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현 상황에서 저희 내부에서는 침묵하자는 임원들과 해명하자는 임원들로 나뉘어 있습니다. 그래서 대표께서도 확실하게 입장을 못 정하시는 것 같습니다. 전문가가 보실 때 지금 저희는 침묵이 나을까요? 해명이 나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질문에서 먼저 답을 찾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어떤 것을 해야 더 나을까?”라고 하셨습니다. ‘더 낫다’는 의미는 누구에게 더 낫다는 것일까요? 일단 ‘회사측에게’ 더 낫다 (더 이롭다)는 것 같습니다. 그 다음 회사측에게 ‘더 낫다’란 의미는 상대적인 것이라서 “OO보다 더 낫다”라고 볼 수 있습니다. 즉, 침묵보다 해명이 더 회사에게 더 나은가? 아니면, 해명이 침묵보다 더 나은가?라는 형식의 상대적 옵션을 전제로 하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현상황에서 침묵할 때의 결과를 예상해 보시지요. 언론, 이해관계자, 공중사이에서 당면한 부정이슈에 대한 상당한 수준의 왈가왈부가 일어날 것입니다. 그에 더해 이 상황에서 왜 저 회사는 침묵하는가? 라는 비판이 따라올 것입니다. 그런 일반적 분노가 계속 쌓여 가거나, 이어져 나가겠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침묵’의 대응이 만들 최악의 상황을 예상해 보지요. 회사의 존립을 위태롭게 할 수 있는 것일까? 만약 그 정도가 아니라면 어느 정도까지 데미지를 가져올 것인가? 같은 결과를 예상하는 것입니다. 그럼 일단 기준점이 마련되었습니다.
이제는 해명할 때의 결과를 예상해 보지요. 초기 상황은 앞의 상황과 같이 많고 다양한 왈가왈부가 있습니다. 그에 대해 회사가 해명할 때 그 해명은 중대 쟁점들을 무력화 또는 약화시킬까요? 아니면, 오히려 끓는 기름에 물 붓는 것 같이 기존 쟁점을 더 다양화, 악화시킬까요? 여기에 해명 대응의 핵심이 있습니다. 깨끗이 해명해 낼 수 있다면 당연히 해명해야 하겠지요.
그러나, 만약 불완전 해명을 통해 유효한 결과를 이끌어 내지 못할 것이라면 (그것이 예상된다면), 어떤 옵션이 상대적으로 더 나을까는 이때 고민해야 하는 것입니다. 침묵을 유지해 논란을 끝까지 견디었을 때가 더 나을까? 해명해서 논란이 다양화되고, 꼬리에 꼬리를 물고, 다시 끝까지 해명하는 상황이 반복된 후가 더 나을까? 이 두가지 예상 결과를 상호 비교해 보는 것입니다.
수십년간 일선에서 경험한 바로는 최선의 대응은 해명을 통해 쟁점을 소화(消火) 시키는 것입니다. 그런 유효한 해명이 가능한 주체나 케이스에는 그것이 유일한 옵션입니다. 그러나 그것이 불가능한 주체나 케이스에게는 해명 보다 침묵이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오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런 옵션에는 설명한 바와 같이 유효하지 않은 해명보다는 완전한 침묵이 ‘상대적으로’ 더 낫다는 회사내 공감대가 필요합니다. (절대적으로 낫다는 것은 절대 아니지요!)
진짜 현실에서는 어떨까요? 일단 불완전 해명을 여러 번 해 전장을 최대화하고, 최악의 상황까지 논란을 지속 장기화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와 함께 초기에는 침묵했지만, 논란의 지속적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불완전 해명 옵션으로 다시 돌아가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렇게 잘못된 선택과 포기, 환원으로 휘청댄 케이스들은 전부 최악의 결과를 감내해야 했었습니다. 상대적으로도 최악의 옵션을 선택한 것이지요.
관련 개념 · 전략적 침묵이란 무엇인가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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