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강남구 잔반 남기지 않기 메시지
강남구에서는 연초부터 잔반 남기지 않기 운동을 벌이고 있는데 초기 포스터의 메시지를 보면 약간 고개가 갸우뚱 해진다. (상당히 오래 전 찍어 놓은 사진인데 그 이후에는 메시지가 변경되었다)
이 포스터의 메시지를 보면 “남은 반찬을 재사용 하지 않기 위해 적당한 양을 제공하여 드립니다.” 라고 친절하게 설명해 주고 있다. 문제는 앞부분이다. 적당한 양을 제공하는 이유가 ‘남은 반찬을 재사용 하지 않기 위해’라는 의미로 해석 가능하다.
남은 반찬을 재사용 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적당한 양을 제공받아 모두 소진하라는 의미로 받아 들여 질 수 있다. 교수님 한 분과 식당에서 식사를 하다가 둘이 동시에 ‘저건 좀 아니다’라는 소리를 질렀다.
현재는 문구가 수정된 것으로 보인다. 최초부터 핵심메시지인 ‘적당한 양을 제공해 드린다’는 부분이 먼저 강조되는 게 맞았다.
2. 질병관리본부 신종인플루엔자 마스크 관련 메시지
일부 전문가들은 손을 씻는 것 보다 개개인이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좀 더 효과가 있다는 이야기를 한다. 물론 둘 다 하면 더욱 좋겠다.
그런데 질병관리본부에서 최초부터 지속적으로 전달해 온 마스크 착용에 대한 메시지 또한 고개가 갸우뚱 해진다.
[출처: 질병관리본부, 신종인플루엔자 국민행동요령]
이 메시지를 놓고 보면 마스크를 착용하라는 권고대상을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이 있는 자’로 이야기하고 있다. 물론 메시지의 취지를 곰곰이 생각해 보면 가능한 타인에게 전이하지 못하게 봉쇄한다는 의미가 있겠지만…메시지란게 곰곰이 씹어 깊이 해석을 해야 하면 안되지 않나.
당연히 이런 가이드라인을 얼핏 들은 사람들은 지하철이나 버스 안에서 마스크를 한 사람을 ‘환자 또는 이상 증상을 보이는 자’로 간주하는 경향이 있다고 본다.
옆자리에 마스크를 하고 앉아 있는 얼굴 벌건 아저씨 옆에는 앉지를 않는다 던가, 마스크를 하고 일반적인 재채기를 하게 되면 돌아오는 눈길이 따갑고 한다. 마스크를 쓰면 이상한 눈총을 받게 되니 가뜩이나 불편한 마스크를 누가 선뜻 쓰려 하겠나.
신종인플루엔자 예방을 위해 ‘모두가 가능한 마스크를 착용하는 게 좋다’고 메시지를 전달하는 게 더 낫지 않나 말이다. 그래야 너도 나도 마스크를 착용하는 데 거리낌이 없지 않을까.
메시지들은 당담자들이 먼저 심사숙고 해서 만들었겠지만…그 메시지를 읽거나 접하는 오디언스가 또 심사숙고 해서 재해석을 하게 하면 안 된다는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