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양돈협회에서 해당 질병을 멕시코 독감이라 불러 달라 하니 그래야 겠다. (사실 왜 양돈협회와 농협이 일간지에 돼지 독감을 멕시코 독감으로 개명해 불러달라 광고를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이런 이슈는 공중에게 이렇게 오픈해서 공공연히 커뮤니케이션 할 이슈라기 보다는 주요 정부부처와 언론에 막후 협조 로비를 해야 하는 이슈 아닐까?)
아무튼 세계각지의 반응들을 보면 상당히 심각한 이슈임에는 틀림 없어 보인다. 재미있는 것은 이에 대응하는 (위기를 관리하는) 국민들의 스타일이다.
멕시코를 비롯한 미국 및 일본, 홍콩 등지의 외신들을 보면 많은 국민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멕시코 독감이라는 이슈를 자신에게 직접 연결된 위기로 인식하고 보다 적극적인 위기관리를 실행하고 있다는 의미다. (국민 각 개인이 위기관리의 주체라고 볼 수 있다)
공항에서의 스캐닝 시스템도 상당히 적극적이고, 정부차원에서도 단계별로 분야별로 시스템을 갖추어 해당 위기를 관리하려 노력하는 모습이다. (조직과 정부들 또한 위기관리 주체다)
반면에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서울시내를 걸어다녀봐도 마스크를 한 시민들을 별로 찾아 볼 수 없다. 백화점 버스에서 어떤 할머니가 재채기를 해도 자신의 코를 막거나 외면하는 사람들이 없다. 우리나라 국민들은 이번 멕시코 독감 이슈가 자신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위기라는 생각을 아직 하지 않는 듯 하다. (실제로는 국내에도 감염자들이 공식적으로 존재하고 엄연히 한국은 멕시코 독감의 오염국가들 중 하나다.)
그런의미에서 우리나라 국민들은 이번 이슈에 있어 위기관리의 주체가 아니라 객체다. 누군가 해당 위기를 관리해 주겠지 하는 믿음이 그 기반이다. 당연히 관련 조직들이나 국가에게 부담이 부가적으로 더해지게 마련이다. 국민들은 그냥 이 이슈에 있어서 레프리고 옵저버다. 정부에서 성공적으로 위기를 관리하기에는 너무 큰 부담인 환경이다.
돼지고기를 잠시 사먹지 않거나 (오해에 근거하던 아니던…), 타미플루를 사들이건, 보건소에 전화를 걸어 문의를 하던 이 모든 것은 소극적인 위기관리의 방법들이다.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동시에 위하는 적극적 위기관리 방식이 아니다.
사회의식이나 위기관리 의식이 다르기 때문에 외국에서 검증된 위기관리 방식이 우리나라에서 항상 통하지는 않는다. 이 부분에 대해 깊은 생각없이 일대일로 위기관리 법칙을 대응하는 것에는 분명 한계가 있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