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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에 여러 매체에 실었던 칼럼을 모았습니다. 환경은 달라졌지만 위기관리의 원칙이 어떻게 형성되어 왔는지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EconBrain 기고문] CEO께서 검찰에 출두하신다고? (마지막편)

    CEO 께서 검찰에 출두하신다고 ? ( 마지막편 )

    정용민 대표

    스트래티지샐러드

    OO 주식회사 홍보실 홍실장 . 홍실장은 새벽 회사에 출근했다 . 사장께서 로펌 이야기를 상당히 신뢰하시는 데 그에 대한 업데이트 된 정보를 좀 듣고 싶어서다 . 사장께서 7 시경 사장실로 들어오셨다는 비서실 전화를 받고 사장실로
    향했다 . 검찰 출두하실 때 어떻게 사전 어랜지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컨펌을 받고 싶었다 .

    “ 음 … 홍실장 . 어제 저녁
    우리 로펌 사람들하고 술 한잔 하면서 이야기 들었는데 , 전반적으로 홍실장 의견과 비슷한 것 같더군 . 지검 앞에서 저번 공항처럼 봉변 당하지 않게만 해주세요 . 그 다음은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 홍실장은 한시름을 놓는다 . 하지만 , 사장께서 “ 알아서 하신다 ” 는
    부분이 약간 마음에 걸린다 .

    일단 홍실장은
    내일 모레 해당 지검 취재를 담당할 기자들이 있는 관할 기자실로 향했다 . 오랜만에 다시 보는 OO 일보 간사에게 인사를 나누고 상황을 설명했다 . 이전 다른 데스크
    기자들에게서 받았던 똑 같은 내용을 조언해 준다 . “ 포토라인 설정해서 간단하게 답변해주시고 들어가시면
    되지 뭐가 어려울 게 있어요 ?” 하는 반응들이다 .

    기자실에다가
    통닭과 찬 맥주캔 몇 박스를 풀고 , 명함을 나누고 , 내일
    한번 더 찾아오겠다고 인사를 하며 나왔다 . 내일은 홍보실 여직원들도 모두 데려와 인절미나 꿀떡을 좀
    돌려야겠다 생각한다 . 회사에 돌아온 홍실장은 기자들의 요구사항이나 협조태도에 대해 사장에게 보고했다 .

    사장은 “ 그러면 믿어도 되겠죠 ? 저번처럼 그렇게만 안되면 되요 . 근데 질문은 뭘 한데 ? 민감한 질문은 하지 말라 그러지 ?” 홍실장이 답변했다 . “ 곧 저희 홍보실에서 주요 예상질문들을 뽑아
    올릴 예정입니다 . 저희가 법무팀과 상의해 만든 답변만 간단하게 반복하시면 됩니다 . 오랫동안 기자들이 잡지 않고 , 제가 시간을 봐 사장님 동선을 관리하겠습니다 .” 사장은 비교적 흡족한 표정을 짓는다 .

    이틀이 지나고
    결국 사장께서 OO 지검에 출두하시는 날의 아침이 왔다 . 오후
    일찍 들어가기로 검찰 측과 이야기를 끝냈다 . 오후가 됐다 . 지난
    이틀 동안 로펌과 법무팀과 함께 모 호텔에 머무르며 검찰의 취조에 대응방안을 마련했던 사장은 상당히 피곤한 표정이다 .

    홍실장은 이미
    오전부터 홍보실 조과장과 김과장을 OO 지검에 파견해 안내와 기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라 지시해
    놓았다 . 홍실장은 지검으로 이동하는 사장의 차 속에 함께 동승해 브리핑 했다 . “ 사장님 , 다시 한번 말씀 드리지만 , 보고 드린 그 답변만 반복하시면 됩니다 . 저희가 최대 3 개 정도 질문 받으시면 그 때 동선 확보하고 이동하시도록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
    사장님은 마치 얼이 나간 사람처럼 얼굴이 심각하고 피곤해 보인다 .

    사장이 탄 검정색
    회사차가 OO 지검 현관에 정차했다 . 사장의 얼굴에 순간 전의 ( 戰意 ) 가 비친다 . 홍실장은 흠칫한다 . 무언가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신다는 느낌이 온기 때문이다 . 홍실장이
    차에서 내리시는 사장님께 마지막으로 속삭였다 . “ 사장님 , 침착
    하십시오 . 정해진 답변만 해주시면 됩니다 . 힘내십시오 .”

    사장은 옷깃을
    여미며 OO 지검 계단을 오른다 . 이미 백명은 넘어 보이는
    취재진들이 진을 치고 포토라인 뒤에서 겹겹이 산을 이루고 있다 . “ 비켜 , 거기 앞에 비켜 ” “ 마이크 치워 !”
    “ 거기 서세요 , 거기 , 거기 ” 여기저기에서 기자들이 함성과 고함들이 오고 간다 . 수천번의 플래시가
    터진다 . 사장의 얼굴은 더욱 굳어간다 .

    조과장이 바닥에
    미리 붙여놓은 녹색 테잎이 눈에 들어오고 홍실장은 사장을 그 자리에 안내하고 사장 뒤에 섰다 . ‘ 사장님 , 제발 …’ 질문을 하게 되어 있던 기자 두 명이 TV 마이크를 꾸러미로 엮어 들고 사장에게 다가왔다 . 질문 시작 .

    “ 이번 검찰조사의 핵심은 OOO 억 원으로 알려진 비자금 때문인데요 . 그게 사실입니까 ?” 사장께서 침묵하신다 . 무언가 말을 하셔도 좋은데 침묵하시니 홍실장이 당황스럽다 . “ 한
    말씀만 해주시죠 . 검찰에서는 그 비자금이 정치권 로비와 신규 사업권 획득에 일부 사용된 정황이 있다고
    하던데요 . 맞습니까 ?” 사장께서 약간 입을 실룩거리신다 . 이윽고 한 말씀을 하신다 . “ 근거 없는 이야기입니다 . 자세한 사항은 올라가서 설명하겠습니다 .” 홍실장은 더욱 더 긴장
    하면서 뒤에서 시계를 처다 본다 .

    한기자가 큰
    소리로 물었다 . “ 이번 내부고발과 검찰조사로 최근 귀사의 성장 원인이 불법로비에 있다는 의견들이 있습니다 . 이에 대해 사장님 생각은 어떤지요 ? ” 사장이 그 기자를 쏘아 본다 . “ 그딴 소리를 지껄이는 사람이나 그딴 소리를 여기 저기 옮기고 다니는 당신 같은 기자들이나 모두 문제라고 봅니다 . 기자 정도면 그래도 고등교육 받을 사람들일 텐데 … 공부들 좀 하시고 … 제대로 알고 좀 말하십시오 !” 기자들 사이에서 잠시 침묵이 흐르다
    이내 사진 플래시들이 수없이 터지기 시작한다 . 홍실장은 그 말을 듣고 어지러워 비틀거린다 . 쓰러질 것 같다 . 사장님을 안전한 곳으로 보내드리고 쓰러져도 쓰러져야
    할텐데 …

    눈치를 챈 조과장이
    달려와 홍실장의 어깨를 잡으면서 사장님께 귓속말을 했다 . ‘ 자 … 사장님
    이제 올라가시죠 . 이동하십시오 .” 홍실장이 몽롱한 기운을
    챙기면서 사장님의 등을 살짝 밀어 앞으로 이동시켜드린다 . 기자들이 따라오면서 마구 질문을 퍼붓는다 . “ 사장님 , 누구에게 로비 하신 겁니까 ?” “ 사장님 , 내부 고발한 OO 임원에게
    한 말씀 하시죠 ” 사장이 기자들을 째려보면서 검찰 엘리베이터를 탄다 .
    홍실장도 안내하는 검찰직원들과 사장을 따라 함께 엘리베이터를 탔다 .

    사장이 한마디
    “ 요즘 기자 XX 들은 머리가 나쁜 거야 ? 버릇들이 없는 거야 ? 에이 … 개 XX 들 …” 홍실장은 눈을 감으면서 생각한다 . ‘ 이제 나도 회사를 관두고 좀 편안한 일을 하고 싶어 …’ 검찰직원을
    따라 검찰 복도를 걸어가면 기도했다 . 다른 삶을 달라고 .

  • [EconBrain 기고문] CEO께서 검찰에 출두하신다고? (2편)

    ECONBRAIN 기고문: 위기 관리 스토리

    CEO께서 검찰에 출두하신다고? (2편)

    정용민 대표 스트래티지샐러드

    OO주식회사 홍보실 홍실장. 홍실장은 공항에서 봉변을 당한 사장께서 지시하신 긴급 대책 회의를 임원들에게 통보했다. 오후 11시. 회의장에는 숙연함이 맴돌았고, 사장의 이마에 붙여져 있는 상처치료용 거즈가 그 무거움을 더하고 있다. 사장이 먼저 말을 꺼냈다. “지금까지 상황은 홍보실 보고를 받아서 어느 정도 알겠는데, 이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뭐가 있나?” 법무실장이 로펌 변호사들과 세부적인 대응 활동들을 브리핑하기 시작한다. 사장께서 고개를 끄덕이시다가 한 말씀 하신다. “그렇게 법적으로만 대응하는 걸로 충분한 거요? 아니면 정치권에도 좀 커넥션을 놓아야 할 필요가 있을까?” 법무실장과 대관팀장이 한마디로 거든다. “사장님, 그건 이렇게 공개 회의상에서 세부적으로 말씀 드리기는 그렇고요, 나중에 따로 말씀 올리겠습니다.” 홍실장은 이런 상황이 맘에 들지 않는다. “홍보실에도 세부적인 활동 사항들에 대해 어느 정도 정보를 공유해 주시기 바랍니다.” 사장은 홍실장에게 가만히 있으라는 눈짓을 보낸다. 일단 회의를 마치고 임원들이 뿔뿔이 흩어졌다. 홍실장에게 사내 커뮤니케이션을 맡은 홍보실 조과장이 다가 온다. 아직 퇴근 이전이다. “실장님, 직원들에게는 어떻게 커뮤니케이션 할까요? 내부 인트라넷에서 도는 이야기들도 심상치가 않네요.” 홍실장은 일단 두고 보자고 조과장을 돌려 보냈다. 뭐든지 지금 알 수 있는 게 없고 파악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니 홍실장은 답답하기만 하다. 출입기자 관계를 담당하는 신부장도 찾아와 하소연을 한다. 오늘 하루 종일 수없이 많은 기자 문의를 받았는데, 무언가 공식적으로 발표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이야기다. 신부장을 따라 들어온 온라인 담당 김 대리는 “소셜미디어상 여론이 극도로 안 좋습니다”한다. 소셜미디어에도 관심을 가져달라는 볼멘소리다. ‘제기랄…뭐라 말할게 있어야지 말을 하지’ 홍실장은 혼자 중얼거린다. 이때 비서실장이 전화를 해왔다. “홍실장님, 공항에서는 상당히 적절하지 못한 대비였습니다. 저희 사장님께서 분명히 직원들 풀어서 기자들 차단하라 하셨는데 그게 제대로 안된 이유가 뭡니까?” 홍실장은 성질이 나서 당장 비서실장실로 달려 올라가 한방 먹이고 싶어진다. 하지만, 여러 이유들을 대면서 설명 하고 전화를 끊었다. “홍실장님, 이번 건은 사장님께서 그냥 넘어가시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마지막 비서실장이 남긴 말이다. 법무실장이 다시 전화를 걸어왔다. “홍실장님, 공항 사고 건에 대해서 들었습니다. 혹시나 해서 그러는데…몇 일 뒤 사장님 검찰 출두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미리 말씀 드리는 건데 오늘 같이 그렇게 기자들 관리하시면 안됩니다. 시간이 좀 있으니 검찰 출두하실 때 기자들 관리 좀 잘해 주세요.” 홍실장은 전화를 끊으면서 이걸 어쩌나 하는 고민에 빠진다.
    그 다음날 아침 홍실장은 OO지검이 있는 OO동으로 향한다. 그 이전에 검찰 출입하는 기자들 몇 명에게 자문을 구했다. 예전 검찰 출입하면서 힘 좀 썼었던 현재 모일간지 데스크에게 찾아가 일단 대처하는 가이드라인을 얻었다. “일단 어른에게 포토라인 정해 거기 서서 몇 말씀 하시고 들어가시라고 해. 그냥 치고 들어가면 또 불상사 난다. 그리고 쓸데 없이 뒷문이나 주차장 통해 몰래 들어가시지는 말라고 해. 그거 이미지 문제야” 이런 조언을 받았다. 검찰 출입 기자실 간사에게 사정을 설명하고 가능한 ‘보기 좋게’ 입장하실 수 있도록 협조를 당부했다. 몇몇 TV기자들에게는 직접 찾아가 고개를 숙이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언제 출두하시는데요?”라고 묻는 질문에는 그냥 웃음으로 답하면서 만약 하시게 되면 잘 부탁 드린다고만 반복적으로 이야기한다. 회사로 돌아와서 홍실장은 법무실장과 대관팀장에게 사장의 검찰 출두 일정에 대해 문의한 뒤 사장실로 올라갔다. 홍실장은 워낙 사장의 성격을 잘 알기에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꺼냈다. “사장님, 이번 공항에서의 문제는 기자들이 원하는 포토라인을 설치하지 않은 것이 기본적으로 문제였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번 검찰 출두 하실 때에는…” 이 말을 듣자 마자 사장께서 말씀 하신다. “나 기자들 앞에 서는 거 못합니다. 이번에도 그 OOOTV 그 카메라 기자 XX는 내가 고소하려다가 말았어. 포토라인이고 뭐고 내가 왜 그 사람들 앞에서 맘에도 없는 이야기 해야 합니까? 내가 로펌 변호사들에게 물어봤어요. 그냥 뒤로 출입하는 곳이 있다고 하더라고, 몰래 들어가서 조사 받고 나올 수 있게 해달라고 했으니 홍보실은 빠지는 게 좋겠어요” 홍실장은 눈을 감으면서 또 올게 왔구나 하고 한숨을 내쉰다. “사장님, 저희는 그래도 대기업입니다. 대기업 사장님께서 그런 모습으로 언론을 피하시는 건 정상적인 모습이 아닙니다. 얼마 전 OO그룹도 그렇고 OOO산업 회장께서도 당당하게 검찰 출두하시면서 ‘문제 없다’ 커뮤니케이션 하셨습니다. 일반적인 방식을 따르시는 게 어떨까 합니다.” 홍실장이 간곡하게 이야기했다. 사장님은 “일단 로펌 쪽 이야기 좀 더 들어보고요” 하신다. 홍보실로 들어서니 기다렸다는 듯이 직원들이 각자 자신들의 담당 분야 이야기들을 가지고 몰려 온다. 출입기자 이야기, 온라인과 소셜미디어 모니터링 이야기, 사내 인트라넷과 커뮤니케이션 이야기, 함께 CSR을 진행하던 NGO에서의 문의 이야기 등등 모든 업무들이 밀려 있다. 일단 법무실 의견을 받아서 회사의 공식입장을 정리했고, 이에 따라 각각 이해관계자 커뮤니케이션을 좀더 적극적으로 실행하라 지시를 내렸다. 메시지에는 한계가 있어도 가능한 이해관계자들의 이야기들을 챙겨 듣고 공감하는 커뮤니케이션을 하라 했다. 단, 아직까지 확정되지 않는 사안들에 대한 추측이나 단정은 절대 피하라고 가이드라인을 주었다. 홍실장은 그날 밤 꿈에서 사장이 OO지검 출입문에 누워 계시는 꿈을 꾸었다. 기자들이 그 위로 셔터를 눌러대고 TV카메라를 가까이 비추고 있다. 손발이 움직이지 않아 마치 가위 눌린 듯 홍실장은 꿈에서 깼다. 새벽 4시 반이다. 회사에 좀 일찍 나가봐야겠다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다음 호에 계속됩니다)

  • [EconBrain 기고문] CEO께서 검찰에 출두하신다고? (1편)

    CEO께서 검찰에 출두하신다고? (1편)

    정용민 대표
    스트래티지샐러드

    OO주식회사 홍보실 홍실장. 홍실장이 아침에 출근을 해보니 회사가 아수라장이다. 회사 앞 정문에는 건장한 사람들이 모여있고, 몇 대의 버스들이 세워져 있다. 검찰수사관들이다. 홍실장은 재빨리 법무와 대관팀장을 만나러 사무실로 올라갔다. 예상대로 정신 없이 뛰어 다닌다. 법무쪽 과장에게 이야기를 들으니 얼마 전 퇴직했던 전직 고위 임원이 회사에 앙심을 품고 내부고발을 한다고 했는데 그 건이 터진 듯 하단다. 다행히 사장은 일본 출장 중이다. 사장 비서에게 일단 사무실 상황만 사장에게 보고 드리고, 홍보실과 대관팀이 함께 사후 보고 하겠다 말해달라 일러놓았다. 회사 일을 맡고 있는 로펌 변호사들과 회의 중인 대관과 법무팀장을 뒤로 하고, 홍실장은 일단 홍보실로 자리를 옮겼다. 아니나 다를까 기자들이 전화를 울려댄다. “아직까지 저희 홍보실에서는 검찰이 회사를 방문한 이유를 파악 중입니다. 일단 저희가 상황 파악을 하고 입장을 정리해 알려드리죠” 계속 같은 메시지들을 반복할 수 밖에 없다. 일단 로펌 변호사들과 상의가 끝나야 회사 공식입장을 정리할 것 같으니 어쩔 수가 없다. 그래도 기자들은 전화를 계속 울려댄다.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를 해 달란다. 직원들이 술렁이기 시작하고, 몇몇 여직원들은 울음을 터뜨릴 기세다. 보안안전요원들을 일단 정문에 배치했지만, 절대 검찰 수사관들과의 몸싸움은 피하라고 단단히 일러두었다. 자칫해서는 폭력사태까지 벌어질 그런 상황이다. 수사관들이 몇 트럭분량의 하드디스크와 서류들을 들고 떠났다. 그 남은 자리에서 홍실장은 법무와 대관 그리고 재무 관련 부서팀장들과 임원들을 한자리에 불러 모았다. “올게 왔어. 큰일이 난 거야” 부사장이 한숨을 쉰다. 대관팀장이 일어서 이야기한다. “현재 검찰측과 커뮤니케이션 라인을 따고 있는 중입니다. 법무쪽과 로펌 변호사들에게 검찰 조사에 대해 단단히 대비하라고 지시했고, 오늘부터 저희가 태스크포스팀을 만들어 외부장소에서 대책을 마련할 예정입니다.” 부사장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물었다. “사장님께서는 언제 귀국 예정이신가?” 비서가 답한다. “원래는 이번 주말에 오실 예정이신데, 일단 로펌측에서 귀국 일정을 조율해 알려드리겠다고 하니 그때까지 일본에 머무르셔야 할 것 같습니다.” “일단 나도 통화해 보지” 부사장이 회의실 천장을 바라본다. 홍실장이 묻는다. “기자들에게는 어떻게 이야기하는 것이 나을지 고민 중입니다. 일단 오전에 검찰에서 압수수색 나왔다는 건에 대해서는 알고 있는 상태고, 저희 회사 입장을 정리해 달라는 문의가 많습니다.” 부사장이 되물었다. “그것들 좀 빼면 안되나? 기사 좀 안 나오게 말이야” 홍실장은 “불가능합니다. 이게 검찰출입 기자들과 출입기자들이 함께 얽혀 있어서 이런 류의 뉴스는 빼는 것 보다, 저희 공식입장을 빨리 정리해 대응하는 게 옳습니다.” 부사장이 끄덕인다. 갑자기 사장 비서가 회의실로 뛰어 들어온다. “부사장님, 사장님께서 저녁에 귀국하신답니다. 로펌 이야기를 듣지 않고 직접 상황을 보시겠다 하시네요” 부사장과 홍실장이 깜짝 놀라 서로를 쳐다본다. “홍실장, 일단 인천공항으로 뛰어!” 부사장이 소리친다. 홍실장은 홍보실 남자 직원 다섯과 함께 인천공항으로 향한다. ‘사장님도 참…로펌 이야기를 들으실 것이지 말이야. 그리고 이렇게 갑자기 귀국하신다고 하면 어떻게 홍보실에서 기자들 관리를 하냐고…진짜 큰일이야. 기자들이 몰려들 텐데…어떻게 하지?” 일단 공항 기자실로 향했다. 기자들이 모두 몰려든다. “그 회사 사장님이 오늘 저녁 동경에서 귀국하시는 거 맞죠?” 홍실장은 간사 기자를 찾아 인사를 올리고 이야기를 나눈다. 간사 기자는 일단 당신네 사장이 귀국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니, 가능한 사장님 멘트를 딸 수 있게 도와달라 홍실장에게 요청한다. 홍실장은 일단 협의 후 할 수 있는 일들을 지원해 드리겠다 하고 기자실을 나왔다. 홍실장이 일본에서 비행기를 기다리는 사장에게 전화를 한다. “사장님, 일단 귀국하신다는 사실을 공항기자들이 알아버렸습니다. 현재 기자들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이 없네요. 일단 제가 공항기자단과 이야기를 해서 포토라인을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불편하시더라도 포토라인에서 잠깐 짧은 멘트 한번 해 주시면 어떨까요? 그냥 ‘아직까지 말씀드릴 것은 없고 상황을 파악해 보겠다’정도만 말씀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전화 넘어 사장님께서 침묵하신다. “홍실장, 그런 식은 아닌 것 같고, 일단 입국장 앞에 직원들 깔아 기자들 막으세요, 나는 그냥 나갑니다. 어떤 이야기도 안 할겁니다.” 홍실장은 완고한 사장을 설득시킬 수가 없었다. 전화를 끊고 나니 눈 앞이 캄캄해진다. 이윽고 입국장에 사장이 나타났다. 기자들이 몰려든다. 일단 홍실장과 다섯 명의 홍보실 직원들이 사장을 둘러쌓았다. 손과 서류가방들을 들어 카메라 플래쉬와 TV 카메라를 막고 앞으로 전진한다. 기자들 약 100여명이 둘러싼 채 마이크들을 들이대며 소리 친다. OO일보 기자가 소리를 친다. “홍실장, 이런 식으로 하면 안되죠! 사장님을 세워줘요!” OOOTV 기자가 화를 내면서 사장님의 외투를 끌어 당긴다. “사장님, 한 말씀만 해주고 가세요. 저희가 많이 묻지 않겠습니다.” 사장은 홍실장에게 눈을 부라리면서 전진 신호를 보낸다. 이미 홍보실 직원 몇 명은 뒤에 쳐져서 기자들에게 밀려 넘어져 버린 상황. 홍실장이 사장을 오른팔로 감싸 안으면서 TV 카메라를 밀쳐내는 순간. ‘퍼~퍽!’하고 대형 TV카메라가 사장의 이마에 부딪혔다. 뒤에서 달려든 기자들에게 밀려 충돌을 한 거다. 사장의 이마에서 시뻘건 피가 흐른다. 사장이 눈을 뜨지 못하고 당황 한다. 홍실장은 왼손으로 사장의 이마를 막으면서 계속 앞으로 나아간다. 홍실장의 와이셔츠도 피에 젖었다. (다음 호에 계속됩니다)

  • [EconBrain 기고문] 위기관리, 민감한 회사가 잘한다

    ECONBRAIN
    기고문 :
    위기 관리 스토리

    위기관리 , 민감한 회사가 잘한다

    정용민 대표

    스트래티지샐러드

    OO 주식회사
    홍보실 홍실장 . 홍실장이 항상 입에 달고 사는 ‘ 위기관리 .’ 하지만 회사 직원들은 관련 의식이 희박한 것 같아 고민이다 . 항상
    기자가 전화해 오기 전에 사내적으로 보고되는 위기들이 없다 . 일선 영업에서는 항상 지점장이나 직원들이
    쉬쉬하면서 일을 처리해 무마하려고 한다 .

    항상 큰일이 발생하면 언론이 가장 먼저 안다 . 그럴 때 마다 영업임원과 해당 일선 책임들에게 “ 어떻게 된 일인가 ? 왜 홍보실에게 사전 공유하지 않았나 ?” 하면 항상 답변은 이렇다 . “ 매번 그런 거 다 홍보실과 공유하면 홍보실 일 너무 많아 못합니다 .” 홍실장은
    이래서 항상 속이 탄다 .

    법무실은 더하다 .
    가끔 검찰출입기자로부터 전화를 받고 회사와 관련된 소송건에 대해 법무실에게 문의 하면 항상 이런 답변이 돌아온다 . “ 관련 소송에 대해서 언론에게 이야기하지 마세요 . 알려줄 수 없습니다 .” 하지만 언론에서는 이미 관련 사실을 모두 기사화 하겠다며 확인 취재를 하고 있다 . 가운데에서 홍실장이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 .

    미리 해당 소송 정보를 홍보실과 공유했었더라면
    대응이 이렇게 까지 지지부진하지는 않았을 텐데 안타깝다 . 법무실과 법률자문회사쪽에서는 무슨 비밀이 그렇게도
    많은지 항상 쉬쉬다 . 위기가 발생했을 때에도 절대 자신들은 책임을 지거나 바삐 움직이지 않는다 . 번지르르 한 일은 자신들이 하고 , 항상 불리하고 어려운 일은 홍보실로
    보내는 미운 동료들이다 .

    CEO 께서도
    그렇다 . 무슨 일이 발생해 홍보실이 갑자기 뒤집어 질 정도가 되면 전화를 걸어와 한마디 하신다 . “ 어 ..? 내가 그거 홍보실에 설명 안 해 줬나 ? 깜박했네 …… 최대한 홍실장이 힘 좀 써봐 . 그건 언론에 나가면 안 되는 건데 말이야 . 기사 빼 , 광고 준다고 하고 …” 홍실장은 한숨만 나온다 . 아무리 언론에 대해 설명을 드려도 30 년 전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신다 .

    전체적으로 조직이 위기에 민감하지가 않다 . 큰 사건이 발생해 언론의 도마위에 올라갈 일이 생기면 그때만 왈가왈부하다 해당 사건이 지나가면 또 모든 민감성은
    사라진다 . 얼마 전 소비자고발 프로그램에 한번 된서리를 맞고난 직후에는 CEO 부터 일선 직원들까지 언론이 무섭다는 것을 아는 듯 하다가 , 몇
    달이 지난 지금은 다시 그 이전으로 돌아갔다 .

    일선에 소비자고발프로그램 취재진이 접촉을 시도하면
    항상 홍보실에 먼저 연락 후 접촉 하거나 , 홍보실로 연결시켜 상황을 파악할 수 있게 해달라 수백번은
    이야기했다 . 공문을 보내 그렇게 하지 않은 언론접촉에 대해서는 홍보실도 책임 질 수 없고 , 해당 직원을 문책할 수 있다 경고까지 했다 .

    하지만 , 그
    몇 주 후 모 TV 소비자고발 프로그램에는 누가 봐도 우리 직원으로 보이는 사람이 하지 말아야 할 이야기들을
    주절 주절 하는 것이 그대로 방송됐다 . 홍실장은 기겁 해서 해당 일선 직원들에게 전화를 돌려 강력하게
    경고 했었다 . 그 때 일선 직원들은 심드렁한 반응을 보이면서 이랬다 .
    “ 실장님도 한번 당해보세요 . 몰래카메라 숨겨 들어왔는지 우리가 어떻게 압니까 ? 몇 가지만 묻겠다 해 그러라 한 것 뿐인데 … 실장님이라도 우리하고
    달랐겠어요 ? 우리도 피해자입니다 .”

    홍실장은 할말이 없다 . 회사 내에서는 항상 언론 취재를 당하면 모든 인터뷰를 진행하고 자료까지 건네준 후 사후보고가 일반적이다 . 그것도 취재를 당한 그날 직접 보고가 아니라 여러 단계를 거쳐서 몇 일 후 홍보실로 흘러 들어오는 적도 다반사다 . 그 때쯤이면 항상 홍보실은 할 수 있는 일이 없게 마련이다 .

    홍실장이 더 황당한 것은 언론 앞에서 실수를 하거나 , 사려 깊지 못한 언행을 한 직원들도 자신들은 피해자라 주장하는 부분이다 .
    CEO 부터 일선 직원들은 언론사와 기자들을 아주 나쁜 종류의 인간들로 치부한다 . 아무리
    설명 하고 메커니즘을 이해시키려 설득 해도 결국은 “ 그래도 우리는 기자가 싫다 !” 한다 .

    CEO 께서도
    항상 소비자고발 프로그램을 언급하시면서 “ 그런 식으로 취재하는 게 언론사로서 할 짓이야 ? 그런 막가파식 취재는 법적으로 문제 없나 ? 일반 기업들이 힘을 합쳐서
    그런 프로그램들 없애기 운동이라도 해야겠어 .” 하신다 . 우리가
    잘못 한 부분에 대해서는 별반 의견이 없으시다 .

    홍실장은 항상 그래서 고민이 많다 . 언론은 언론의 일을 그대로 하고 있는데 반해 우리 회사는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
    문제라 생각한다 . 항상 그런 언론을 탓하기만 할 뿐 우리가 민감성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대응하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

    누구도 회사를 위해 어떤 위기대응 시스템이 필요한지에
    대해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 항상 벌어지는 위기를 어떻게 내부 보고하고 , 공유하고 , 전략을 만들어 대응 할까 하는 생각이 부족하다 . 그 이전에 위기관리라는 것이 자신들이 함께 해야 할 일이라는 생각도 없다 . 그냥
    위기가 발생되면 언론에서 꼬치꼬치 캐물어 오니까 홍보실만 열심히 막아내면 어느 정도 무마 된다 간단히 생각한다 .

    홍보실 자체에서 만들어 내는 위기는 없는데 항상
    위기가 발생하면 홍보실만 바쁘다 . 이물질이 나와도 , 소비자가
    소송을 해도 , 공정위나 국세청 조사를 받아도 , 회사가 악성루머에
    휩싸여도 항상 홍보실만 동분서주한다 .

    조직이 좀 더 민감해졌으면 한다 . 같은 생각을 공유하면서 모든 부분에 있어서 세련된 개선이 있었으면 한다 . 지금보다
    더 많이 서로 소통하고 공유하면서 진짜 위기에 철저하게 대비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홍실장은 계속 기대만 하고 있다 .

  • 위기관리가 힘든 조직들을 판별하는 리트머스

    동아비즈니스리뷰[DBR]에서 내 블로그 포스팅을 BIZ Blogosphere라는 섹션에 실어 주셨다.

    위기관리가 힘든 조직들을 판별하는 리트머스.

    1735016434.pdf

    예전 포스팅 때 보다 몇개의 리트머스 체크리스트를 더 보강했다.

    실무자들이여…Please don’t give up!

    * 본 첨부 기사는 블로그상 공개를 위해 동아비즈니스리뷰측의 사전 허락을 득했습니다.

  • [EconBrain 기고문] 위기관리, 평소 홍보예산을 존중해야

    위기관리, 평소 홍보예산을 존중해야

     

    정용민 대표

    스트래티지샐러드

     


    OO주식회사
    홍보실 홍실장. 홍실장 휴대폰이 울린다. “여보세요?” 전화건너편에서 기자의 목소리가 들린다. “홍실장님, OO경제 조OO입니다. 잠깐 통화 괜찮으세요?” 기자가 회사의 중국시장 진출건에 대해 물어본다. 대외비인데 이걸 어떻게 알았지? 홍실장은 등줄기에 식은땀이 흐르는
    것을 느낀다.

     

    조기자님. 그 소식은 아직 제가 듣지 못했는데요. 한번 내부적으로 그런 움직임이
    있는지 알아보고 전화 다시 드리겠습니다. 죄송합니다.” 기자가
    한마디 하면서 전화를 끊는다. “빨리 알려주세요. 사실 알려주시지
    않아도 이건 나갑니다. 다 저희가 알아봤어요. 후후

     

    지난주 경영진 회의 때 이번 중국 진출건에 대해
    공식적으로 공개할 때까지는 절대 외부 누설하면 안 된다 CEO께서 신신당부하셨는데 이게 어떻게 조 기자
    귀에 들어갔을까? 진짜 세상엔 비밀이라는 게 없다.

     

    홍실장은 CEO에게
    올라갔다. 회의 중 쪽지를 들이밀어 겨우 면담을 가질 수 있었다.
    CEO
    께서 무슨 일이야? 또 왜 얼굴이 사색이
    되서…” 홍실장은 OO경제의 현재 취재사항들을 설명해드렸다. CEO께서 얼굴이 굳는다. “그게 어떻게 기자 귀에 들어갔지?” 마치 홍보실을 의심하는 듯한 눈치다. 홍실장은 고개를 저으면서
    저희도 잘 모르겠습니다. 증시쪽에서 나갔는지어디서 어떻게 그런 이야기가 돌았는지…”

     

    CEO께서
    물으신다. “그럼 이걸 어떻게 해야 해? 이게 지금 나가면
    중국쪽 파트너랑 다 계약이 흔들리는데……그것 좀 막을 수 없어? 2-3주만이라도? 공식 발표 그 때 해야 하는데 말이야홍실장은 여러 생각을 하고 일단 해보겠다 하면서 자신의 사무실로 내려왔다.

     

    홍실장은 다시 고민에 빠졌다. 데스크를 만나봐야 하나? 조기자를 일단 찾아가서 사정을 해 봐야겠지?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지 이번 건을 그냥 넘겨줄까? 비즈니스 사항이라서
    지금 기사가 나가면 사업이 완전 무산되니 양해해달라 해야 하나? 지난달 OO경제와 광고지원건으로 얼굴 붉힌 적이 있는데 이게 영향을 미치겠지? 생각이
    마구 복잡해진다.

     

    조기자에게 전화를 건다. “조기자님, 제가 해외사업쪽에게 알아봤습니다. 이게 전화로 할 건은 아닌 것 같고, 어디 계세요? 제가 그리로 가겠습니다.“ 홍실장은 차를 몰고 여의도로 향한다. 조기자가 바쁘니 차나 한잔 하면서 빨리 끝내라 한다. 홍실장은 조기자를
    만나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엠바고를 부탁한다. 조기자는 세부 계약사항에 대해 설명을 듣고는 그래요? 제 기사 욕심
    때문에 사업이 망가지면 안되죠. 그 대신 제가 정보보고를 올려놓았으니까, 홍실장이 우리 데스크에게 설명을 좀 자세히 해 주는 게 나을 것 같아요. 물론
    저도 설명하겠지만홍실장은 감사하다 이야기 하고 OO경제
    신문사로 향한다.

     

    어이홍실장. 웬일이야? 오랜만에
    회사에 다 들어오고?” OO경제 강부장이 반갑게 인사 한다. “, 다름이 아니고요. 조기자에게 이야기 들으셨을지 모르겠는데, 저희 해외사업관련해서…” 강부장은 단박에 얼굴색이 변하면서 한마디
    한다. “그렇게 큰 건을 우리가 그냥 알면서 넘길 수가 있나? 아무리
    당신네 사업에 문제가 생긴다 뭐다 해도 말이야.” 홍실장의 얼굴도 굳어간다.

     

    당신네
    얼마 전에 우리에게 뭐라고 했어? 아니 창립기념이라서 특집 몇 개 한다 했는데 뭐 다른데 가서 알아보라고
    했다면서? 당신이 소위 실장인데 홍보예산이 얼마야? 그 까짓
    특집 광고 치맛단 하나 못 달 정도야? 우리가 지금까지 당신네 도와준 게 얼만데? 이건 자세가 안된 거지…”

     

    홍실장은 올게 왔구나 하면서 고개를 숙이고만 있다. 사실 그 때 광고지원은 홍보실 내부적으로 충분히 가능했었다. 그런데, 갑작스럽게 CEO께서 홍보예산을 가지고 문제를 제기하셔서 갑작스럽게
    모든 광고지원 예산이 일시 정지된 거다. 당시 홍보실에서 강력하게
    OO
    경제의 광고지원만은 진행해야 하겠다 의견을 개진했으나 CEO께서 이런 단 한마디로 잘라내셨었다. “광고 지원 가지고 홍보하려면 홍보하지 마세요. 다른 회사들은 광고예산
    한푼 없어도 홍보만 잘 하더구먼…”

     

    홍실장은 강부장에게 급작스럽게 홍보예산에 문제가
    있어서였지, 우리가 OO경제를 가치 있게 보지 않는 것이
    아니다는 의미로 설명을 하고, 선처를 구한다. 강부장은 자신은
    그냥 기사를 만드는 사람이니 더 이상 귀찮게 하지 말라 하면서 자리를 뜬다. 강부장의 뒤통수를 바라보면서
    한참을 서있는데, 저쪽에서 광고국장이 다가온다.

     

    홍실장님, 이쪽으로 잠깐 와 보세요. 홍실장님. 이번에 우리가 OO경제 OOO행사를
    하는데 거기 메인 스폰이 필요하거든요? 혹시 홍실장님께서 힘 좀 발휘해 주실 수 있습니까?” 홍실장은 또 고민에 빠진다. ‘이걸 가지고 강부장에게 어필해 기사를
    좀 연기할 수 있을까?’ 광고국장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자신이 최선을 다해서 문제를 해결해 보겠다 약속
    한다.

     

    홍실장은 잠깐 신문사 복도로 나와 CEO에게 전화를 건다. CEO께서 할 수 없지 뭐. 예산을
    써서 막을 수만 있다면, 그래 얼마 정도면 될 거 같아?” 홍실장이
    지원할 예산대를 이야기한다. CEO께서는 할 수 없지 뭐. 큰 액수지만 그렇게 합시다. 지원해 주세요. 대신 그 기사는 일단 공식발표 이전까지는 나가면 안됩니다.” 이렇게
    상황이 심각해 지니 CEO께서는 체념 하신 듯 예산을 풀어 주신다.

     

    홍실장은 회사로 들어오면서 생각한다. “최초 광고지원을 했었으면 이런 일을 잘 풀 수라도 있잖아.
    때 아껴보겠다고 한 금액이 지금 스폰 지원 금액의 10분의 1
    안 되는데, 뭐가 도대체 예산활용의 효율성이겠어? 단순히
    눈 앞의 몇 푼 아껴보려고 하다가, 수억이 날라가는 상황 아닌가? 이렇게
    기준 없이 홍보예산을 변덕스럽게 가져가면 어떻게 위기관리를 하나…” 홍실장은 담배연기를 뿜어 내면서
    한숨을 쉰다.  


  • [EconBrain 기고문] 위기관리, 조직 일선을 주목하라


    위기관리, 조직 일선을 주목하라

     

    정용민 대표

    스트래티지샐러드

     

    OO주식회사
    홍보실 홍실장. 최근 홍실장은 바빴다. 몇 달 전 모 TV 탐사보도 프로그램에서 홍실장 회사 주요 매장의 일선 직원들을 인터뷰 해 갔기 때문이다. 매장 직원들이 제각기 다른 제품설명을 한 부분들이 교묘히 편집되어 고발성 프로그램으로 고스란히 방영 되었다.

     

    몇몇 직원은 몰래 카메라 형식으로 치명적 취재를
    당하기도 했고, 다른 일부 직원들은 공식적으로 PD가 취재
    중이라 밝혔음에도 여러 애드립을 섞어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방송이 나오자 마자 CEO께서 당장 홍실장을 불렀다. “어떻게 된 거야? 왜 취재하고 있다는 것 조차 몰랐어?” 홍보실은 뭐 하는 거야?”

     

    홍실장은 더 이상은 안되겠다 싶어 답변했다. “사장님, 소비자고발 프로그램류의 경우 사전에 어떤 취재를 어떻게
    누구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사실을 탐지해 내기가 거의 불가능합니다. 그리고, 취재방식이 몰래 카메라를 사용하거나, 잠입 취재하기 때문에 현장에서도
    직원들 자신도 취재 당했다는 사실 조차 모르는 경우가 태반입니다. 본사 홍보실에서 이를 하나 하나 걸러낼
    수 있는 확률은 거의 없습니다.”

     

    CEO께서
    상당히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질문 하신다. “그러면 다야? 홍보실
    차원에서 어떤 대비책을 마련할 수 없겠어? 또 이런 취재 나오면 손 놓고 그냥 당할 건가?” 홍실장은 이런 상황들을 겪으면서 깨달은 바가 있어 이렇게 답변했다. “있습니다. 저희 매장과 공장 그리고 각 지점별 일선직원들까지 가능한 철저하게 미디어트레이닝을 시키도록 하겠습니다. 앞으로 기자나 PD 또는 작가들이 취재 해 올 때 일선에서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들에 대해 알려주고 트레이닝을 실행하겠습니다.”

     

    CEO께서
    고개를 끄덕이신다. 홍실장은 오랜만에 제대로 된 큰 프로젝트를 시작하는구나 하는 느낌이 들면서 어깨가
    무거워진다. 홍실장은 평소 알고 지내던 위기 커뮤니케이션 컨설턴트들을 몇 명 만나 자문을 구했다. 한 컨설턴트는 이렇게 이야기했다. “회사가 직원들에게 왜 그렇게
    인터뷰했느냐, 왜 그런 말 했느냐 하고 비판 하려면최소한
    그들 일선직원들에게 적절한 교육과 트레이닝을 통해 언론과 커뮤니케이션 할 때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에 대해 익숙해지게 만든 이후에 해야죠홍실장은 고개를 끄덕인다. ‘맞다,
    우리가 언제 우리 직원들에게 어떻게 언론 커뮤니케니션 해야 하는지 알려주기나 했었나? 그들을
    일방적으로 욕할 수는 없지…’

     

    홍실장은 위기 커뮤니케이션
    컨설팅사를 선정하고 파트너십을 이루었다. 이 컨설팅사의 여러 컨설턴트들과 함께 홍실장 회사 일선 직원들을
    대상으로 그룹별 미디어트레이닝 계획을 세웠다. 수 천명 직원들을 일대일로 트레이닝 할 수는 없지만, 지역별로 직급별로, 담당업무별로 그룹을 만들어 실제상황을 설정하여
    미디어트레이닝을 실시했다. 홍실장은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연이은 트레이닝을 실시한다는 게 몸은 피곤하지만, 보람도 매우 크다 느꼈다.

     

    홍실장은 개인적으로도 일선 각 지점장들과 지역
    책임자들을 만나 현지의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어 좋았다. 지역언론에 대한 이야기들과 위기시 지역언론의
    움직임들 그들의 니즈에 대한 이야기도 들었다. 지역별로 본사에 협조를 요청하는 사항들에도 귀를 기울여
    주었다. 지역별로 트레이닝이 끝나면 그 트레이닝을 받은 직원들과 컨설턴트들을 데리고 생맥주집에 모두
    모여 맥주한잔씩을 하면서 이야기를 이어갔다.

     

    지역의 일선직원들이 이런 말을 해주었다. “이번 트레이닝을 통해서 우리가 얼마나 준비되어있지 않았는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단순하게 TV에서 보았던 인터뷰와 고발 프로그램들이 참 많은
    준비와 노력들이 필요한 일이구나 하고 느꼈지요.” “이제 조금 마음이 놓입니다. 실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이정도 밖에 없으니, 본사의 지원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 아주 중요한 깨달음이었습니다.” 홍실장은 이들의 이야기를 하나 하나 꼼꼼하게 받아
    적었다.

     

    주요 트레이닝 분야는 이렇다. 언론에 대한 이해 부분을 설명해주었다. 특히 최근 기업에게 위협적인
    탐사보도 프로그램의 특성과 그들의 취재방식에 대한 이해의 시간을 가졌다. 또한 이런 취재방식에 맞서서
    일선에서는 어떤 초기대응활동을 해야 하는지를 공유했다. 일선에서 언론에 대응하는 12단계의 프로세스를 설명해주고, 이를 카드형식으로 인쇄해 직원들에게
    배포했다.

     

    이후 일선직원들을 대상으로 일대일 인터뷰 실습을
    실행했다. 일선직원들과 책임자들이 상당히 긴장하면서도 실제 배웠던 내용들을 기반으로 전략적으로 답변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홍실장은 좋았다. 일부 아직도 실수 하는 직원들이 눈에 띄지만, 그들도 돌아서면서 내 말 한마디가 우리 회사에 큰 영향을 줄 수
    있겠구나하는 깨달음을 얻고 있는 것 같아 마음이 놓였다.

     

    장장 두 달간의 전국일주 트레이닝을 마치고, 컨설턴트들과 홍실장은 서울로 돌아왔다. 많은 깨달음과 호응을 얻어
    기분이 좋다. 회사 위기관리 시스템의 밑단을 괴었다는 성취감이 생겼다.
    컨설턴트들도 현장에서 더욱 더 많은 가능성을 엿보았다면서 멋진 보고서를 제출해 주었다.

     

    홍실장이 CEO앞에서
    결과보고를 한다. “OO개 지점과 OO개 공장 일선 직원들과 책임자들을 대상으로 한 미디어트레이닝이 성공적으로 실시 완료되었습니다.” CEO께서는 그간의 트레이닝 장면들과 결과보고를 흡족하게 들으시고는 한마디 하신다. “아주 잘된 것 같다는 느낌이 들고, 트레이닝 내용도 적절했던 것 같군. 일선 직원들의 반응 또한 설문지를
    보니 완벽하고 도움이 많이 되었다는 내용이고…” 홍실장은 고개를 숙이면서 치하에 감사했다.

     

    CEO께서
    마지막 한마디를 덧붙이신다. “홍실장, 그럼 이제 소비자고발류
    프로그램에서 취재 나오면 완벽하게 막아낼 수 있겠지? 이제 일선에서 저번처럼 헛소리 하거나, 멍청하게 당하는 일은 없겠지?” 홍실장은 웃으면서 한마디로 대답했다. “사장님, 사장님도 미디어트레이닝을 받으셔야 하겠습니다.” 사장도 같이 웃는다. 그 의미를 알고 있다는 뜻이다. 



  • 홍보담당자, 이럴때 회사의 안티가 된다!

    회사를 홍보하는 게 아니라 회사에 대한 100만 안티를 양성하는 언론관계 홍보담당자의 행동들.

    * 아주 일부 홍보담당자들의 실수니 재미있게 보고 넘어 갔으면 합니다.

    • 기자간담회에 주요일간지 3-4개만 초청하기
    • 해외 프레스투어 조중만 데리고 가기
    • 사과광고 조선에만 싣기
    • 데스크와 출입기자 저녁식사를 당일 오후 5시 반에 캔슬하기 (사장이 컨퍼런스콜 해야 한다면서…)
    • 어렵게 어랜지 한 기자 모임에 대행사만 달랑 내 보내기 (인하우스 팀장이 갑자기 바쁘다면서…)
    • 힘들게 어랜지 한 기자간담회 당일 오전 10시에 취소하기 (대행사보고 캔슬 콜 하라 하기…)
    • 기자 측에서 부킹 한 데스크 vs. 회사임원 골프 회동을 전날 캔슬하기 (출장가야 한다면서…)
    • 관심 없다는 일간지 기자 스토킹 해 겨우 인터뷰 어랜지 했는데…사정 상 다음 달에 하자 하기
    • 기자에게 기사 하나 만들어 주겠다 하고, 데드라인에 글자수까지 틀리게 만들어 대충 해 보내기
    • CEO 인사 보도자료 내고 기자가 사진 달라니까…오늘 아침에 찍어서 내일 사진 나온다 하기
    • 해외 프레스투어 가면서(오면서) 주요 일간지만 비즈니스석 태우고 나머지는 이코노미석 태우기
    • 설날이나 추석 선물 보낸 다고 기자 바쁜데 스토킹 해서 주소 따고는 선물 안 보내기
    • 주소 따고 선물은 보내는데…자사 상품권 (신도림동 창고에서 집적 교환용) 보내기
    • 기자에게 취재 전화오면 대행사로 연락하라고 안내하기
    • 기자가 어렵게 말 꺼낸 부수확장 의뢰 받고 단박에 면박주기
    • 사진 기자들 어렵게 불러 포토세션 하다가 “모델 가야 하니 빨리 좀 찍으라” 핀잔하기
    • 기자간담회 못 온 기자에게 전화해서 “어제 같이 밥까지 드시고 나서 이러실 거냐?” 핀잔하기
    • TVC 200억 쓰면서 신문사 데스크 앞에서는 지면광고 없다며 ‘광고 집행 효율성’ 토로하기
    • 언론사 캠페인 협찬 제안 가격 3분의 1로 깎고 나서 대금은 3개월 만기 어음으로 하겠다 하기
    • 기사 청탁해서 어렵게 기사 만들고…바로 안면몰수+입 닦기
    • 부정 기사 쓴 기자 기자실에서 불러다 놓고 핀잔 주기
    • 기자에게 다른 기자 욕하기

    .
    .
    .
    .

    • [최강] 우리 회사에 대해 잘 모르는 기자 스토킹 해서 결국 위의 짓 다하기
  • [EconBrain 기고문] 위기관리의 패러독스, 이 이중적 역설

    위기관리의 패러독스 , 그 이중적 역설

    정용민 대표

    스트래티지샐러드

    OO 주식회사
    홍보실 홍실장 . 업무평가 기간이다 . 사장께서 홍실장을 불러
    여러 이야기를 하신다 . “ 작년 한 해부터 올해 초까지 홍보실에서 잘 한 것 같은데 …OOO TV 에서 취재를 나온 것은 약간 문제가 있었다 . 왜 TV 방송 하나 제대로 관리를 못하나 . 홍보실에 그런 걸 잘 막아내
    주어야 마케팅이나 영업이 더욱 힘을 받아 일을 할 수 있는 데 .”

    홍실장은 식은땀을 흘리면서 변명 아닌 변명을 한다 . “ 사장님 , 사실 그것도 저희측에서 사전에 그쪽 취재진과 어느 정도
    이야기를 나눠 그나마 그 정도로 단순 보도 된 것입니다 . 원래는 상당히 심도 있게 취재를 하겠다 해서
    저희 홍보실이 애 많이 썼습니다 .” 사장은 머리를 좌우로 저으며 다시 한번 이야기 한다 . “ 우리가 살기 위해서는 홍보실이 더욱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봅니다 . TV 나
    신문이 우리 회사에 대해 부정적 기사나 보도를 하는 것을 완벽하게 막아내야 자격이 있다고 봅니다 . 올해와
    내년에는 부정적 기사 0% 를 기대합니다 .”

    홍실장은 사장실을 나서면서 한숨을 내쉰다 . ‘ 사실 말이 나왔으니까 말이지 … 우리 홍보실에서 사전에 막아낸 위기들이
    얼마나 많은 가 말이야 . TV 취재만 해도 올해 들어서만 대여섯 번이었는데 홍보실 직원들을 지방까지
    파견해 가면서 막아냈는데 … 그런 부분은 하나도 인정 안 해 주시니 정말 섭섭하군 …”

    홍실장이 이끄는 홍보실 인원은 총 10 명이다 . 이들 중 주로 언론에 대응하면서 소위 언론 위기관리를
    하는 직원들은 홍실장을 포함 5 명이다 . 홍실장은 물론 , 이들 중 몇몇은 한 달에도 대여섯 번씩 벌어지는 위기상황으로 집에 들어가지 못하는 경우들이 다반사다 . 일부는 지방지와 지역방송사들을 대상으로 인맥을 엮어가면서 , 위기에
    대비하고 있다 . 당연히 해당 지역에서 이슈가 발생하면 바로 지역에 투입이 되고 , 2-3 일간 현지에서 고군분투한다 .

    각종 지점과 영업현장에서의 문제들 , 소비자 불만들과 고발들 , 마케팅 프로모션 쪽에서 벌어지는 각종 논란과
    트러블들이 주요 위기 요소들이다 . 화난 소비자까지 커버하지는 못해도 ,
    이에 주목하는 언론사 기자들을 커버는 해야 한다 . 소비자만족 팀에서나마 초기에 일을 잘
    처리해 주면 홍보실 잡일이 줄 텐데 , 100 건에 대여섯 건은 홍보실이 도맡아 해결해야 하는 중증 컴플레인이니
    어쩔 수가 없다 .

    이런 위기들을 홍실장과 그 인력들이 열심히 방어 (?) 아닌 방어를 하고 있는데도 그 결과에 대해서만 평가를 받는다는 게 홍실장은 너무 안타깝다 . 10 을 잘 막아내도 하나만 자칫 잘못 막아내면 완전히 사내에서 역적이 되는 신세다 . 일 잘한다 하는 평가도 위기관리 실패 한번이면 다 도루묵이다 .

    홍보실 직원들 사이에서는 이런 말이 돈다 . “ 차라리 저희가 위기 9 개를 못 막아내다가 하나만 제대로 막아내는
    게 더 평가가 좋을 것 같습니다 .” 하는 의식이다 . 예전 홍실장이
    초급 직원 시절에는 선배들이 일부러 위기를 초기에 막지 않는 트릭을 부리기도 했었다 . 그 당시 홍보실장이었던
    왕실장은 종종 이런 말을 했었다 . “ 너무 깨끗하게 위기를 초기에 해결해 버리면 사후에 우리의 존재의
    중요성을 알릴 수 있는 방법이 없어 . 그러니 어느 정도 위기를 바라보다가 사내에서 문제의식을 깨닫게
    되면 그 때 구원투수처럼 나타나는 게 우리에게 더 나은 거야 ”

    홍실장은 그 선배의 이야기에 담긴 뜻을 다시 한번
    기억해 보며 고개를 끄덕인다 . ‘ 아 … 그래서 그 때 회사에게
    심각해 보이는 위기였는데도 윗분들은 그렇게 느릿느릿 대응했었구나 … 그게 사는 길이었어 …” 하고 혼잣말을 한다 .

    위기관리에 있어서 몇 가지 역설 (paradox) 들이 있다 . 그 중 하나가 이런 부분이다 . 해당 부서가 사전에 위기를 일선에서 잘 발견해 조치를 취하거나 , 해결하고 , 관리해내면 , 조직에서는 그 위기가 ‘ 원래 위기가 아니었다 ’ 는 생각을 하게 된다 . 당연히 힘들게 성공적으로 위기관리를 한 직원들은 평가에 있어 아무런 이득을 얻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

    반대로 위기를 사전에 모니터링 못하거나 , 대응 조치의 시기를 놓쳐서 실제적 위기로 조직에게 일정 임팩트를 가한 위기에 대해서는 , 사후 위기관리가 진행되어 그 문제가 해결되면 ‘ 위기관리를 잘 했다 ’ 하는 평가를 해당 조직이 부여 받게 된다 .

    당연히 사전 위기 방지활동이나 초기 대응에 대해서는
    별반 관심이 없어지게 마련이다 . 아무리 일선에서 고생을 해도 “ 그런
    일이 있었어 ? 해결 된 거 보니 별 것 아니군 ” 하는 반응이나
    평가가 떨어지니 고생할 동기나 보람이 없는 거다 .

    아무리 전문가들이 ‘ 위기는 사전에 방지하는 것이 최선 ’ 이라 말 하지만 , 현실에서는 말이 안 되는 이야기다 . 현실에서는 차라리 ‘ 가시적이고 실제적인 임팩트가 없는 위기는 위기가 아니다 ’ 라는 주장이
    더 설득력 있다 . 특히나 사장님의 피부에 닿지 않는 위기는 위기가 될 수 없는 거다 . 그에 따라 사장님의 피부에 닿는 위기관리 또한 필요한 거다 .

    홍보실 인력들이 일주일에 하루 이틀씩 집에 못
    들어가고 , 불철주야 고생을 하고 , 일부는 기자들과의 술자리에
    건강이 무너져 가도 , 현실적으로 사장과 타 부서 임원들이 볼 때는 ‘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 으로 보인다 . 심지어 일부 임원들은 ‘ 홍보실은 술 좋아하고 , 사람 좋아하고 , 놀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인 곳 ’ 이라는 이야기를 공공연히 하고 다닌다 .

    사장과 임직원들이 이런 위기 인식과 위기관리
    의식을 가지고 있는 기업이나 조직은 제대로 된 위기관리 시스템이나 평가를 수립 진행하기 힘들다 . 상당히
    소모적이고 구태적인 시스템으로만 운영이 가능할 뿐이다 . 이런 조직에서 전문적이거나 성공적인 위기관리
    담당자들 또한 살아남기 조차 힘들다 .

  • 글로벌 기업들에게 주는 토요타의 선물

    정용민 대표
    / 스트래티지샐러드

    세계 자동차 사상 최대의 리콜. 토요타 자동차가 2010년 얻은 가장 큰 오명이다. 이 하나의 위기 케이스를 바라보는
    기업들의 자세들은 제 각기 다른 듯 하다. 그러나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비판이 아니라 반면교사다. 특히 글로벌 기업을 지향하는 많은 한국 기업들이 이번 토요타 케이스에서 가장 빨리 벤치마킹 해야 하는 부분은
    바로 ‘글로벌 위기관리 프로세스와 시스템’이다.

    특히 지금까지 내수에 집중했음에도 국내에서의 위기관리 조차 익숙지 않은 한국의 기업들이 글로벌로 시장을 확대하면서
    나타나는 위기관리 역량 부재 현상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토요타의 경우에는 글로벌 시장을 개척한지
    오십여 년이 지났음에도, 글로벌 차원 위기에 대응하는 방식에 있어 낯섦과 실수들을 경험했다. 이 낯섦과 실수들을 반면교사 삼아 글로벌 비즈니스 시작 단계에 있는 한국 기업들은 하루 빨리 위기관리 시스템을
    글로벌화 하는데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글로벌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에 있어 이번 토요타 케이스가 한국의 글로벌 기업들에게 던지는 질문들은 다음과 같다.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선물들이 아닐까 한다. “자~글로벌을 지향하는 한국 기업들이여…!”

    글로벌
    위기가 발생하면 상황 관리와 커뮤니케이션 관리의 주도권 또는 오너십을 어떻게 분배 할 것인가?

    국내에서
    발생한 위기라면 문제가 없겠지만, 시차가 다르고 이해관계자들과 문화가 다른 시장들에서 동시에 발생한
    위기는 누가 주도해야 하는가 하는 질문에 답이 필요하다. 많은 지사들과 더 많은 에이전시들에게 무조건
    본사의 일방적 지시에만 따르라 한다고 해결 되지는 않을 테니.

    글로벌
    위기관리 위원회의 경우 본사에서 누가 어떤 방식으로 실시간 통합해 관리 할 것인가?

    현재 세계
    각국의 위기 요소들이 실시간으로 본사에 보고되고는 있는가? 정기적으로 글로벌 위기 요소들에 대한 충분한
    검토와 대응 의사결정이 가능한 미팅이 존재하고 있나? 아니라면 혹시 위기 이전에 이를 위한 시스템이
    구축 가능할까? 일단 누가 글로벌 위기 관리 위원회를 리드할 것 인가라도 고민해 보자.

    글로벌
    차원의 위기가 발생하면 누가 앞에 나서 커뮤니케이션 할 것인가?

    글로벌 위기에 도요다 아키오
    처럼 본사 CEO가 직접 나설 수 있나? 아니면 로컬 CEO들을 현지에서 대변인으로 각자 활용할 것인가? 그들이 의회에
    나가 공격적인 질문을 받아 낼 수 있나? 해외 거래처나 현지 소비자들 그리고 호전적 현지 언론들과 커뮤니케이션
    하는데 있어 주저하지 않을 수 있나? 만약 역량을 사전에 확보해야 한다면 그들을 누가 어떤 방식으로
    로컬 상황에 맞게 트레이닝 또는 코칭 할 것인가 생각 해보자.

    위기
    커뮤니케이션의 하나로 글로벌 시장에서 사과 해야 한다면 어느 시장부터 어떤 순서로 각각 누가 진행할 것인가?

    단순히
    최대 시장에서 최소 시장 순으로 사과를 진행 할 것인가? 1-2위 시장과 본국 시장에서의 사과 커뮤니케이션으로
    가늠할 것인가? 소외된 다른 중소규모의 시장에서는 누가 어떻게 커뮤니케이션을 실행해야 하며, 어떻게 그들의 불만을 적절히 관리해야 할 것인가 연구해 보자.


    국가마다 커뮤니케이션 방식과 문화가 다르고 전략에도 차이가 있어야 하는데 이 모든 차이들을 어떻게 현지화 하면서도 통합적으로 관리할 것인가?

    사내에 지역 전문가들을 보유하고 있는가? 각 국가에서 사업을
    실행하고 있는 팀들이 얼마나 사전에 현지화되어 있는가? 그 지역에서 누가 위기관리 전략을 구상하고 커뮤니케이션하며
    본사와 긴밀한 관계를 맺어 통합적 위기관리를 실행할 사람인가 한번 돌아보자.

    현지
    시장의 경영진들은 위기시 어떤 역할을 각각 담당해야 할까?

    세부적으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나? 그들은 모두 위기시 그들의 역할에 대해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나? 그들
    각각이 위기관리에 필요한 역량과 경험들을 보유하고 있는가? 토요타 북미 판매법인 COO 짐 렌츠(Jim Lentz) 같은 준비된 경영진을 벤치마킹
    하라. 위기시 덜 준비된
    일부의 사소한 잘못과 실수가 글로벌 차원에서 큰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지는 않을까 경계하자.

    해외
    의회청문회 (특히 미국 상하원)에 대한 대응과 최고위 경영진의
    준비는 어떻게 할 것인가?

    최고경영진이 상징적으로라도 해외 의회 청문회에 참석해야 하는 사태가
    온다면 과연 어떻게 할 것인가? 그들이 해당 국가에서 도요다 아키오 같이 의회를 대상으로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을
    진행 할 수 있을까? 만약 CEO의 활용이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
    판단된다면 어떤 논리와 예비 플랜이 존재하는가? 그리고 대체 인사는 과연 누가될 수 있나 궁리해보자.

    주요
    시장에서만 에이전시 도움을 받아야 할 것인가? 아니면 글로벌 차원에서 단수 및 복수 에이전시들로부터
    도움을 획득해야 하는가?

    토요타의 경우 미국내 로비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회사를 적극 활용했다. 수개의 광고대행사를 글로벌 각국에서 위기시 활용하고 있다. 우리는
    어떤 원칙을 가지고 에이전시들과 글로벌 차원의 위기 관리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할 것인가? 기존 에이전시들과의
    통합적 활용은 어떻게 진행해 나갈 것인가 검토 해 보자.

    소셜미디어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어떤 언어로 진행 해야 하는가? 다국어로 모든 글로벌 자산을 통합적으로 운용해야
    할까?

    토요타의 경우 다국어로 유투브 동영상을 제작해 공유하고 있다. 물론 트위터, 유투브, 페이스북
    등을 활용한 활발한 소셜미디어 커뮤니케이션은 이번 토요타 위기관리의 핵심이었다. 과연 우리의 소셜미디어
    자산(assets)은 글로벌 위기 극복을 위해 적절한 수준과 품질인가 한번 진단해 보자. 세부 액션 플랜은 그 다음이어도 된다. 절대 위기시 소셜미디어를
    침묵하게 하지 말자.

    글로벌
    위기시 각 현지 지원을 위한 위기관리 특별 예산의 생성과 배분 프로세스 그리고 확정에 대한 속도는 어떻게 확보 할까?

    현실적 이야기가 가장 중요한 이야기다. 예산을 누가 어떻게
    얼마나 확보해서 얼마나 빨리 집행 할 수 있을까? 예산이 없으면 위기관리도 없다. 글로벌 차원과 시스템 관점에서 미리 확정하고 준비해 보는 것이 낫지 않을까?

    우리 기업들로부터는 이상과 같은 현실적이고 중요한 질문들에 대한 자신 있는 답변이 도출될 필요가 있고, 그에 대한 실행 가능한 대안들이 수립되어야 한다. 이제 비판만 말고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실행해보자. 그래야 한국의 글로벌 기업들이 토요타 보다 더 나아질 수 있다. 이번 케이스가 토요타가 우리 기업들에게 주는 선물이라는 진짜 이유가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