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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302009 Tagged with , 12 Responses

일탈이 진정한 휴식이다

어제까지 일정기간 휴식을 가졌다. 유명 골퍼 미쉘위가 같은 비행기에
타더니, 내려 길이 막히는 데 오바마 대통령이 도착해 그런 것 같단다.
유명인사들과 같은 곳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스토리는 된다. (직업병)

휴식 시간에는 가능한 일탈을 해 보려 하는데…평소에 얼마나 규정대로
살았는지 그게 쉽지가 않다. (우리 직원들도 알겠지만 사실 별로 그러지 않은 듯 한데…) 일탈이라는 것이 흔히들 외적인 규정 때문이라고 생각하는데 사실은 그 반대다.
스스로 자신을 일탈하지 못하게 얽어 매 놓고 있다는 것.

휴가지에서 주로 한 일탈과 행복들.

매일 아침 일어나 이 닦지 않기: 클라이언트 회의도 없는데 왜 이를 닦아야 하지?

아침 먹기 싫으면 안 먹고, 점심 그리고 저녁도 그러기:
Executive Lounge 식사 시간에는 왜 꼭 엘리베이터를 타야 되나 말이다…

아무 때나 잠자기: 해가 중천에 있어도 잠자면서 죄책감(?)
느끼지 않기

최소한의 옷으로 걸어 다니고 쇼핑하기: 법적으로 정한 정도면 충분한데 왜 우리는 항상 성장(

盛粧) 하려 했던가?

햇빛 가리기: 왜 햇빛은 가려야 하나? 저렇게
그냥 걸어 다니는 사람들이 많은데…

아무 언어나 사용하기: 한국어, 영어, 일본어…아무 말이나 하면 되잖아. 왜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보고 말하나.

맨발로 다니기: 길거리 콘크리트 횡단보도 하얀 페인트를 밟는 감촉을 누가 느끼지 말라 했나?

낮술 먹기: 왜 낮에 내가 내 술을 먹는데 모르는 다른 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생길까?

휴대폰 없이 살기: 이 부분은 더욱 깜짝 놀라는 점. 주머니
없는 수영복만 입고 바다에 누워 있는데 진동이 느껴진다…얼마나 일탈하지 못했던가.

이메일 안보고 살기: 이 기간 동안 내가 없어도 지구는 돌지 않나.

TV 안보기: 한국에서는 없으면 못 살듯 한데…왜
휴가 때는 보기도 싫을까?

신용카드 없이 살기: 종이돈이 없으면 안 사고 안 먹으면 된다. 진짜.

시계 없이 살기: 미팅 시간 1분이 넘으면 못
참을 만큼 화가 나는데…정상이 아니었다.

꼽다 보니 이 삶 전반이 모두 일탈을 막고 있다. 아니 더 정확하게는 내 스스로 ‘삶’이 라는 이유로 일탈을 막고 있다. 항상 일탈하지는 못 하는 게 현실이지만…정기적인 일탈은 중요하다
느낀다.

그게 휴식이고 휴가라고 생각했다. 이번 기간을 통한 얻은 인사이트다.

2010년은 가족과 함께 더 많은 정기적 일탈이 있기를…

11월 232009 Tagged with , , , , , , , 2 Responses

협업(collaboration) 시스템에 대한 생각

개념적으로 가장 멋진 프로젝트 형태가 아마 협업(collaboration) 형태가
아닐까 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가장 구현하기 어렵고
품질에 있어서도 의문이 가는 형태가 또 바로 협업(collaboration) 형태다.

생각은 쉬운데 왜 여러명의 전문가/PR AE들이 함께 하나의 일을 하는 게 그리 어려울까? PR 대행사에서 흔히 생각할 수 있는 협업은 아마 제안서 작성이 아닐까 한다.
한번 예를 들어보자.

협업이 필요하고 가능한 이유

  • 각 전문가들이 스스로 자신 있는 전문분야가 있다면 함께 모여 더욱 큰 일을 만들 수 있다
  • 꼭 전문가끼리의 협업이 아니더라도 한 명이 만드는 제안 보다는 10명이 만드는 제안이 더
    좋을 것이다
  • 여럿이서 하니 시간이 절약될 것이다
  • 백지장을 골고루 나누어 드니 어느 한 명만 고생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도 협업이 안 되는 이유

  • 각 전문가들이 해당 프로젝트에 대해 계산기를 두드리기 때문. 진짜 전문가들은 이 시간이나
    이 프로젝트 대신에 할 수 있는 다른 것들이 훨씬 더 많아 기회수익 창출에 더 관심이 많음
  • 10명의 협업은 실패할 가능성이 1명이 홀로 할 때 보다 수백 배 더 많아 짐. 사공이 많으니 배가 산으로 가는 법. 강력한 리더십과 방향성 세팅이
    필요한데 보통의 경우 부재 또는 저품질
  • 시간이 더 듦. 왜냐하면 협업을 약속한 전문가들끼리 데드라인을 지키지 않기 때문. 데드라인 관리 하는 담당자를 놓더라도 각기 데드라인이 제 각각이 되는 경우가
    99%
  • 어느 한 명은 꼭 고생해야 함. 협업 시스템에서도 마지막 취합 정리 공유하는 인력들이 있어야
    하고, 그 인력들은 협업 전체 인력 중 극소수이지만 업무량은 극대임


그러면, 어떨 때 협업을 잘 할 수 있을까?

  • 패러노이드 또는 미친개 수준의 리더십이 있어야 함. 협업체들이 각기 고용관계 또는 투자관계
    등으로 묶여져 빠져 나가거나 저항이 불가능 하게 네트워킹이 되어 있어야 함
  • 협업에 참여하는 당사자들이 각자의 개인적 이해관계들을 헌신짝 보듯 하는 우정(friendship) 또는
    파트너십(partnership)이 있어야 함
  • 마지막으로 협업 코디네이션만 하는 추가적인 전문 인력들이 있어야 함 (패러노이드 및 미친개들의 mixture)

이런 인프라가 없으면 어떻게 할까?

그냥 혼자 일 할 것. 언감생심 협업은 입에 담지 말 것.

11월 032009 Tagged with , , 0 Responses

글로벌 PR에이전시와 일하기

최근 파트너사인 모 글로벌 PR에이전시와 함께 상당히
많은 프로젝트들을 한꺼번에 진행해야 해서 무척 바빴다. 기본적으로 우리 회사의 핵심 비지니스도 아닌
부분을 예전의 파트너십 때문에 반은 억지로 진행 하겠다고 수락했었다.

오랫동안 여러 글로벌 PR에이전시들과 함께 동료로서 그리고 파트너로서 그리고 클라이언트로서
일해 보면서 각 글로벌 PR에이전시들에 대한 평가나 시각들도 가지게 되었고, 또 여러 프로젝트를 경험하면서 그들 각각의 일하는 방식이나 수준도 비교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제 프로젝트들을 마무리 하면서 얻은 인사이트들을 몇 개 정리 해 본다. (이제 앞으로
웬만해서는 우리 핵심 비지니스가 아닌 프로젝트는 직접 진행하지 않도록 할 예정이다)

담당 AE가 중요하다.
로컬 에이전시도 마찬가지지만, 글로벌 에이전시라고 다른 게 아니다. 글로벌 에이전시들이라고 해서 연차수가 중요하지 않은 게 아니다. 문제는
우리나라 보다 버블이 더 많은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만한 타이틀과 업무수준이다. 외국인들이라 나이를
묻거나 가늠하기도 힘들지만, 일하는 수준이나 체크리스트에 대한 감각 그리고 현장에서의 우선순위 분배
등을 지켜보면…의문이 드는 선수들이 꽤 있다.

글로벌 PR 에이전시라고
수준이 글로벌 수준은 결코 아니다.
절대 아니다. 글로벌 회사들이 글로벌 네트워크 때문에 글로벌이지, 그 업무수준 하나 하나가 글로벌 수준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어차피
클라이언트는 아무리 대형 클라이언트라고 해도 고작 한두 명이 업무의 대부분을 커버한다. 특히나 한국과
같은 로컬 프로젝트들의 경우에는 전형적으로 이십 대 후반 정도의 여자 AE 한 명과 사실상 일부 관여
하는 남자 수퍼바이저 한 명이 전부다. 이 팀에서 글로벌 파워가 나올 리는 없다. 전문팀의 지원을 받는 것 같아 보이지도 않는다. (물론 1%가량의 초대형 버짓 프로젝트라면 다르겠지만…)

로컬에 대한 이해 없는 글로벌
PR 에이전시는 무용지물이다.

토요일에 기자간담회를 하자던가. 기자간담회에 기자들에게 줄 선물을 배지(badge)로 준비한다거나, 외국에서 쓰고 남은 저급 백드롭을 운송해
와 설치를 하려 한다거나, 이벤트에 참가한 소비자들에게 영어로 쓰인 브로슈어를 읽게 하는 글로벌 에이전시들이
있다. 왜냐고 물으면 다른 국가에서도 다 그렇게 했었다는 답변이다. 일부는
본사나 클라이언트 정책상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을 위해 밥을 왜 사야 하는가 물어오거나, 참가 답례품을
주는 것은 비윤리적이다 외치는 곳들도 있다. (그러면 기자간담회는 왜 하는지 모르겠다)

글로벌 PR에이전시들이
로컬 PR에이전시 보다 나은 점들은 3개다. 화려한 리포트, 보다 나은 영어 구사력, 책임은 지지 않고 권한만 있는 포지션.
크게 보면 3개가 전부다. 한 줄의 보고도
가능한 것을 여러 장에 걸쳐 화려한 폰트와 포맷으로 자세하게 오버 리포팅 하는 것을 본다. 내심 부럽기도
하지만, 그것이 프로페셔널리즘의 전부는 결코 아니다. (인하우스
시절 경험으로 보아도 아니다) 네이티브의 영어 실력이(그들에게는
당연한 거 아닌가?) 로컬 클라이언트를 일부 주눅들게 하거나, 엑스팻들을
즐겁게 할 수는 있다. 하지만, PR에이전시는 PR로 말하는 게 맞다. 또한 글로벌 PR에이전시들은 책임은 로컬로 향하게 하고, 자신들의 권한을 더 챙기게
마련이다. 로컬 프로젝트를 위해 그들은 비행기 트립을 하고, 파이브스타
호텔에 묵으며, 화려한 식사를 즐긴다. 프로젝트를 위해 힘을
쓰거나, 땀을 흘리는 대신, 손가락으로 지시를 하거나, 혼자 패닉에 빠져 앉아 있는다.

글로벌 PR에이전시들은
로컬 에이전시들의 갑?
문제의 핵심은 이 부분이다. 글로벌 PR 에이전시
최고 임원들과 마주 앉으면 항상 그들은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파트너야” 하지만, 그들 아래 실무진들은 로컬 에이전시들을 기술적인
을로 본다. 사실 그래야 일이 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일을
잘하기 위해 그러는 것이라기 보다는 예산을 삭감하거나, 적은 예산에 더 많은 unbillable works를 얻어내는 가에 활용을 한다는 데 있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글로벌 PR 에이전시에는 PR practitioner가
많이 있는 것이 아니라 PR administrator들이 많다. 우리나라
회사에도 본사에는 영업 전략과 기획이 있고, 지사에 영업 실행이 있는 것처럼 말이다.

그렇게 보면 글로벌 PR 에이전시들이 대단해 보이는 게 이상한 것은 아니지만…동의할 수는 없는 게 사실이다.

10월 272009 Tagged with , , 4 Responses

강의 교육의 단가에 대한 생각

대학교 강의를 듣고 있는 학생의 입장이자, 강의를
하고 있는 강사의 입장에서 한번 국내 강의 교육의 단가에 대해 한번 생각을 해 본다.

지금 듣고 있는 강의들은 한 학기 3개 강의이고, 각
강의가 학기당 15강 정도가 된다고 하면 총 45강의 수가
되겠다. 학기당 수업료가 약 500만원 정도이니 한 강의당
수업료는 10만원 가량이다.

한 강의당 여섯 명 가량이 듣는데, 학교측은 하나의 강의로 한번에 60만원 가량의 수입을 올리는 셈이다. 교수에게 돌아가는 강의료의
경우 그보다 조금 못할 것으로 보면, 해당 교수는 시간당
10만원도 받지 못하고
박사과정 강의를 이끌어 나가는 거다.

내가 강의를 하고 있는 모 대학의 경우 15번의 강의를 하는 강사에게 한 학기 약 250만원 가량의 강사료를 지급하는 것 같다. 각 강의당 17만원 가량이 지급되고, 시간당 강의료는 5만 5천원 가량이다.

학생수가 50명이니 한 명의 학생은 나의 강의에 대해 시간당 1100원씩을 지불하고 있는 셈이다. 정말 저렴한 강의다.

외부강의를 나가면 보통 시간당 30-50만원 가량을 지불하는 곳들이
많은데, 외부 강의 한 단위당 수강 인원을 50-100명
가량으로 보면… 수강생 한 명이 강사에게 지불하는 돈은 시간당 끽해야 5~6천원을 넘지 않는다.

보통 책 하나 가격이 1만원 가량인데 비해 강의료는 너무 싸다. 우리나라는 책도 물론 싸다.

대학 졸업생들이나 대학원 졸업생들이 사회에 나오면 별로 활용 가능하지 못하다는 평가들도 어느 정도 이해가 가는 부분이다. 교육도 어떻게 보면 재화인데…이렇게 싸구려 재화들이 제공되는
교육 환경에서 무엇을 더 바랄 수 있나 하는 거다.

한번 돌려 생각해 보면 그 정도의 ‘싸구려’ 강의들을 듣고서도 그 나마 학생들이 그 정도라도 지식적인 소양을 갖추는 것이 차라리 대단한
게 아닐까 한다. 스스로 열심히 공부했기 때문이겠다.

책과 강의처럼 싼 게 없는 한국이 과연 행복한 곳일까?

10월 192009 Tagged with , , , , , , , , , , , , , 14 Responses

PR AE와 업무 효율성

지난주 글로벌 파트너와 우리 코치들이 사후 fee 계산 문제로 여러
개의 이메일을 주고 받는 것을 반복하기에 글로벌 본사 임원에게 이메일을 했다. “이렇게 높은 hourly fee를 청구하는 담당자들끼리 부가가치가 생산되지 않는 일로 시간을 허비하면 되겠나?”했다. 홍콩의 담당자 하나가 아주 개념이 모자라 생긴 일이다.

여러 AE들과 일을 하다 보면 이렇게 시쳇말로 ‘돈 안 되는 일’에 자신의 업무 시간을 많은 부분 할애하는 것을
본다. PR AE라면 시간을 분단위로 쪼개 쓰는 게 맞는다고 배웠다.
그래서 그에 반하는 업무 프로세스나 비효율성은 절대 받아들이거나 이해하기가 힘들다.

효율적으로 일하지 못하는 AE들의 유형을 한번 보자. (이 부분은 미처 깨닫지 못하거나 몰라서 안 했던 부분도 있을 테니 알게 되면 일단 실행하자)

  • 클라이언트나 내부 회의 시 예쁜 공책이나 플래너에다 회의 내용을 적는다. 랩탑에다
    실시간으로 회의 내용을 정리해 회의 종료와 함께 이메일 공유하면 안될까?

  • 회의 때 회의 자료를 다 복사해서 보면서 회의한다. 프로젝터는 뒀다
    뭐 하나? 복사시간도 빌링 가능한 시간이다. 아르바이트나
    인턴을 시킨다? 그건 빌링 가능한 시간 소모가 아닌가?

  • 회의를 한 시간 넘게 한다? 전체 참석 인원의 수 X 시간당 Fee X 회의 소요 시간을 계산해서 CEO에게 현금으로 받을 수 있다면 오케이. 그 정도 가치가 있는
    회의인가 물어보란 말이다.

  • 회의 시간에 10-20분씩 늦는다.
    늦은 AE에게 기다린 인원 수 X 시간당 Fee X 기다린 시간을 청구하라. 자신이 결재 가능하면 늦을 것.

  • AE가 담배를 밖에 나가 줄창 피거나 하루 종일 증권놀이를 한다? 할말 없다…………………….

  • 시니어 AE가 제본이나 복사를 한다.
    뭐 하는 선수일까?

  • 시니어 AE가 번역을 한다. 왜
    그러는데? 아무리 영어가 좋다 해도…

  • 이메일은 회사 책상에서만 확인 가능하다 믿는다. 스마트 폰 중 공짜
    폰도 수두룩하다. 넷북은 와이브로와 함께 저렴하다. 마련하자.

  • 지방에 가면 인터넷 접근이 용이하지 않다고, 부사수에게 일을 부탁한다. 노 익스큐즈. 요즘엔 고속도로 휴게소에도 공짜 인터넷 된다.

  • 클라이언트나 기자 미팅을 전철과 버스를 갈아타고 서서 다닌다. 이
    시간도 빌링 가능한 시간이다. 자신의 hourly fee가
    전철비나 버스비 정도라면 오케이.

  • 택시를 타고 이동시 졸거나 밖을 구경한다. 이동시간도 빌링 가능한 시간이다. 클라이언트와 전화라도 하자.

  • 하루 일과인 9 to 6동안 빌링 가능하거나 빌링에 포함된 시간이
    대략 70%가 넘지 않는 AE들은 그냥 놀고 있다는 의미다. 조만간 집에서 놀 가능성이 많다는 의미다.

멋진 선배들은 모두 하루 하루 한 시간 한 시간을 정확하게 쓴 사람들이다. 성격이나
습관 때문에 시간관념이 없다는 것은 핑계다. 정확한 사수를 만나거나 악랄한 CEO를 만나면 금새 고쳐지는 핑계다. 그런 사람들을 만나지 못했었다는
것은 개인적으로 분명 불행이다. 행운이 아니다.

9월 112009 Tagged with , , , , , , , , , 6 Responses

성질이 나빠야 빠르다

개인적으로 내 성질이 급하다고들 한다. 내 스스로의 생각도 그렇고
직원들과 다른 동료 선후배들의 평가도 그렇다. 이메일이나 웬만한 문서는 그냥 시작하면 끝을 보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한다. 일해야지 하고 하루 이틀 썩히면 좀이 쑤셔서 더 고통스럽다.

대행사에서 임원을 할 때는 여러 AE들을 밤낮으로 쪼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않았나 한다. 이메일 답변이 실시간으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그
AE의 책상으로 달려가기도 했다. 바빠 휴대전화를 걸어 받지 않으면 ‘당신은 파업 중이야?’했다. 어제
맡긴 제안서에 가닥이 잡히지 않았으면 회의실에서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왜 시간을 팔아 일하는 AE들에게 제안서가 수일에 걸쳐 만들어야 하는 노동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런던과 일하고, 뉴욕과 일하고, 일본과
일하고, 홍콩과 일하고, 가끔씩은 베트남이나 대만과 일을
한다. 하지만, 이들과의 이메일이나 전화통화가 우리의 삼성동과
을지로 그리고 수서의 클라이언트 커뮤니케이션과 다르거나 느려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시간을 파는 AE라면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성격과 생각 때문에 같이 일하는 선수들을 당연히 곤욕이다. 제기랄
어떤 사장은 이메일을 하루 한번 열어보기도 한다는데, 누구는 메신저도 못하시는데, 저 양반은 그 흔한 사우나나 스포츠마사지도 안받아서 전화는 항상 온이어야 하니 그럴 만도 하다.

일이 있으면 토요일 새벽이나 일요일 저녁이라도 뚝딱 해치워서 시차가 다른 뉴욕에 날리고 잠 들어야 하니 고달플
꺼다. 그 놈의 ‘뚝딱’이
부담이 되기도 할 거다. 항상 사무실에 ‘빨리 빨리 해서
보냅시다’…하는 소리 듣기 싫을 거다.

하지만…

그렇게 같이 힘들어야 클라이언트가 행복하다. 그렇게 하니 뉴욕이나
홍콩이나 일본에서 까지 연락이 오고 같이 일을 하자 한다. 으레 히 한국…하면 멀리 있고 시차와 언어도 틀리니 어느 정도 기대치가 낮겠지만 그런 기대치에만 맞추면 안 되는 거다. 국내에서 보다 더 빠르고 정확해야 살아 남는 거다.

최근 몇몇 해외 파트너들이 ‘우리가 한국에서 몇 개 에이전시들을 리뷰
했는데 너희가 가장 잘한다(excellent) 여러 명이 이야기를 해서 그러는데 혹시 우리 일을
맡아줄 수 있겠니?’하는 이메일들을 보내왔다. 회사 선수들과
이런 이메일들을 받아 보면서 같이 기뻐한다.

그런 기쁨은 고통 때문에 오는 거다.

그리고…더 정확하게 이야기 하자면 CEO인 나의 성질이 나빠서다. 급한 이유다.

지금 이 시간에도 빛의 속력으로 날고 있는 우리 선수들 화이팅!

9월 102009 8 Responses

감사합니다.

항상 궁금합니다. 어떤 분들이 이렇게 많으신건지. 일반적이지도 않은 주제에 대해 관심을 두시는 건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9월 092009 8 Responses

‘왜?’냐 물으면 어떻게 대답할까?

예를 들면 맑스의 구조주의적 사고의 내면적 흔적이 레비트로스의 다양성의 구조주의적 결함
자본론 읽기 문제틀 세련된 적용으로 인하여 체계적으로 완전한 구조주의로 변형했는가의 여부에 대한 문제,
또는 소위 자율적인이론적 실천 고립시키려는 명백한 관념론적인 접근,
또는 자신의 추종자들에 의해 반역사적인 이론적 사변의 범람으로 인정받는역사적인 (the
historical)’
역사주의(historicism) 대한 처참한 혼돈,
심지어 맑스주의 장치 내에서 헤겔의 유령 대신에 스피노자로 대체하려는 잘못된 시도 등이다.

Why?

모 유명대학의 교수님께서 번역하셨다는이런 류의 책을 하나 읽고 있다. 박사과정 수업을 위해서 하나의 챕터를 읽고 있는데 아무리 반복해서 읽어도 이해는커녕 신경이 거슬려서 화가 난다.

한국과 미국에서 정상적인 교육과정을 마친 사람인데도 한글이 이해가 안되니 미칠 노릇이다. 과연 이 책을 번역했다고 알려진 이 교수님은 진짜 이 내용들을 모두 이해할까 궁금하다.

커뮤니케이션 되지 않으면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은 것이다. 이해되지 않으면 아무 쓸모도 없는 책이다. 학식이 딸리고 공부를 게을리하거나 머리가 나쁘거나, 이해력이 모자라 윗글들을 이해하지 못한다 하면 할말은 없다. 하지만, 신경질이 나는 걸 참을 수가 없다.

왜 이렇게 번역을 했을까? (각 장을 찢어 번역해 모은 것 같은데 번역을 담당했던 석사 과정 학생들을 한번 만나 보고 싶다. 어디서 영어를 이따위로 배운 거냐 물을거다)

Why?

보통 PR에이전시나 컨설팅 사에서는 Hourly Professional Fee 개념이 있다. 한 명의 AE나 컨설턴트가 클라이언트를 위해 사용하는 시간을 Billable Hour라고 하는데 그 기준이 되는 시간당 수임료다. 보통 시니어 AE의 경우 USD200-300을 기준으로 하는데 한국 돈으로는 25-35만원가량 된다.

오늘 아침에 대학원 수강신청을 하려고 총 100만원 가량을 날렸다. 대학교 사이트에 들어가서 수강신청을 하기 위해 수강신청 전용 프로그램을 다운받았다. 재 부팅을 하라 해서 했다. 문제가 있다고 해서 다시 지우고 다운로드를 받았다. 패치를 깔라고 해서 또 패치를 추가로 깔았다.

학번을 치고 들어가서 수강신청을 시도하니 에러메시지가 이유없이 뜬다. 팝업 창을 껐다 켰다 반복하면서 열 번 가량 재시도를 했다.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학교측에 전화를 걸었다. 상황을 설명하니 문제를 알아보고 전화를 준단다. 전화가 왔다. 회사 PC로 사용하셔서 그런 거 같다고 네이트온을 통해 원격 점검을 해 보겠단다.

바빠서 그러니 전화로는 수강신청이 안되냐 물었다.
된단다.
자기에게 그냥 부르란다. 세 과목의 이름을 부르는 데 1분도 걸리지 않았다. 수강신청이 완료되었단다.
뭔가.
그 허비한 3시간은?

왜 이 학교는 전화로 1분만에 되는 수강신청을 받기 위해 수천 만원을 들여 사이트와 소프트웨어 그리고 패치들을 더덕 더덕 설계해
놓았을까? 무슨 쓸모로?

Why?

모 대학교 강의를 위해 학생들의 출석부를 프린트 하기 위해 그 대학 홈페이지에 들어갔다. 교직원 인트라넷이라는 게 있다. 학생 출석부를 클릭하니 여러 개의 Active X들을 다운받아야 한다. 그리고 프린트를 하기 위해서는 또 프린트용 프로그램을 다운받아야 한다.

모든 프로세스를 아무 반항(?)없이 따랐다. 하지만, 계속 프린팅이 안 된다. 프린트 클릭을 하니 자꾸만 팝업창이 꺼져버린다. 또 여러 번 반복 시도를 했다. 실패다. 또 수십 만원을 날렸다.

왜 학교 사이트들은 다른 어떤 사이트보다 복잡하고 수많은 프로그램과 패치들을 더덕더덕 포진시켜 놓았을까? 학생들은 아무런 불만이나 이의제기가 없나? 이 또한 지식에 대한 과시인가?

왜?

이렇게 물으면 뭐라고들 답할까?
스트레스다.

9월 082009 Tagged with , , , , , , , , 8 Responses

시간 약속…농경 시대 벗어나기

비즈니스를 위해 필요한 미팅이나 여러 가지 데드라인들에 대한 약속들을 하면 항상 느끼게 되는 점이 몇 개 있다. 일단 많은 사람들이 정확한 시간을 상호간에 합의하지 않은 채 약속을 잡는다는 거다.

“내일 점심이나 같이 합시다”
“내일 모레쯤 드래프트를 보시게 해드릴게요”
“아마 다음주 초쯤에 될 것 같습니다. 화요일까지는 어떠세요?”

이런 식이다.

막상 점심을 약속한 내일이 오면 서로에게 전화를 한다. “오늘 몇 시에 어디서
만날까요?”

이런 대화에서도 정확한 시점은 사실상 정해지지 않는다.

“응, 한 12시경에 고려삼계탕에서
보죠. 연락할게요”

12시에 맞추어 고려삼계탕에 들어가면서 전화를 한다. “어디십니까? 저는 고려삼계탕에 들어왔습니다.”

“응? 빨리 왔네. 일단 자리잡고 기다리세요. 내 곧 갈게. 여기 삼거리 돌고 있어요”

12시 15분이 되어서야 서로 악수를 하고 식사 주문을 한다.

이런 게 너무 싫어서 보통 이렇게 약속을 할라 치면…”내일 모레 몇 시까지
드래프트를 주실 거죠? 미리 정확한 시간 좀 정해 주세요”

이런 표정이 나온다.

‘아이…정말…이 사람은 왜 이렇게 깐깐해? 지금 그게 언제 될지 내가 어떻게 정확하게 개런티를 하냐고…참…일하기 힘드네…’

미팅에 늦는 게 너무 싫어서 한 10분 이전에 도착해 기다리고 있으면 그로부터 20여분 후에 미팅에 들어서면서 이런 반응이다.

“(이 사람…사업 시작했다던데 일이 없나?)
어이 오랜만이에요. 그래 요즘 어때요?”

같이 프로젝트를 하는 선수들에게 이렇게 물으면…”당신, 오늘 11시까지 오기로 했잖아? 아직도
출발 안 하면 어떻게 해?”

“대표님, 죄송해요. 제가 12시까지는 갈 테니 일단 먼저 진행하시죠. 제가 없어도 별 문제는
없을 텐데요. 죄송해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시계는 어떤 의미인가? 시간이란 어떤 가치인가? 약속이란 또 어떤 책임인가? 일부 시간과 약속에 대해 생각하는 모습들을
지켜보면…우리들이 아직도 18~19세기 조선 농경시대에
살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느낌이 든다.

전혀 익숙해지지 않는 옛 습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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