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Old columns

초기에 여러 매체에 실었던 칼럼을 모았습니다. 환경은 달라졌지만 위기관리의 원칙이 어떻게 형성되어 왔는지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내일 신문기사에서 내가 한말을 읽는다면?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어린 시절 이런 노래를 불렀던 기억들이 있을 것이다. “텔레비전에 내가 나온다면 정말 좋겠네~, 정말 좋겠네~” 이런 노래를 부르고 자라서인지 많은 어른들은 아직도 자신이 TV에 출연하거나 신문기사에 자신의 이야기가 나오는 것을 내심 대단한 것으로 여기고, 영광스럽게 받아들인다. 그도 그럴 것이 5천만 인구 중 소수의 여론지도층으로 불리는 대단한 분들만 대중매체에서 자주 다루어지다 보니 내 이름을 신문이나 TV에서 발견하면 ‘내가 유명인사가 되는 걸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기 마련인 거다.

    그렇다. 식구들과 명동길을 거닐다, 또는 남산 산책을 하다 ‘나들이 인파 현장 취재’를 나온 TV 기자와 인터뷰를 하는 것은 개인의 영광이고 추억임이 틀림없다. 유명 관광지에서 휴가를 즐기던 중 다가온 지역신문 기자 앞에서 포즈를 취해주는 것은 멋진 기록이 될 것이다. TV나 신문 취재와 관련된 그런 개인적인 재미를 경계하라거나, 폄하하려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회사와 관련 된 취재에 대응하는 부분이다. 회사들은 직원들에게 항상 이렇게 평소 이야기 한다. ‘외부 언론의 취재는 요청을 받은 즉시 홍보실에 알려 홍보담당자들의 가이드에 적절히 따라주십시오.’ 전문가들의 조언과 기업 홍보실의 경험에 의해 대언론 창구를 ‘일원화’하는 것이 항상 회사의 이익에 부합하기 때문이다. 이 가이드라인을 지키지 않고 개인적으로 외부 언론과 인터뷰를 하거나 정보를 주는 직원은 곧 추후 인사조치와 같은 강력한 제재를 받고는 한다.

    분명히 기억해야 할 것은 이러한 가이드라인이 직원들의 자유를 제약하거나, 직원들의 언로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가 아니라는 점이다. 언론사의 기자들에 대해 한번 생각 해 보자. 그들은 하루 종일 민감한 이슈를 다루고, 자신의 기사를 위해 취재원과 기술적인 인터뷰를 주고 받는 전문가들이다. 그들이 기업 내부 직원들에게 취재를 목적으로 다가 올 경우에는 충분한 준비 후 아주 전략적인 접근을 시도한다. 그에 비해 기업 내부 직원들은 어떤가? 충분하게 준비되어 있을까? 기술적으로 취재전문가인 기자의 유도 질문을 피해 갈 수 있을 정도로 훈련 받았을까? 민감한 이슈와 정보를 주고 받기 위해 무엇을 말해야 하고, 무엇을 말하지 말아야 하는지 스스로 익숙하게 분별 가능할까? 아쉽게도 대부분의 직원들은 그렇게 하지 못한다는 게 문제다.

    취재를 시도하는 기자들과의 대화나 인터뷰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주고 받는 친구나 동료들과의 대화와는 그 방식이나 해석에 있어 큰 다름이 있다. 두 사람이 얼굴을 마주하고 대화를 할 때 친구나 동료들은 내가 이야기하는 ‘맥락’을 이해하고 세부 단어나 표현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관심을 두지 않는다. 반면, 취재를 위해 대화를 나누는 기자들은 내가 말한 단어와 표현과 같은 세부사항에 큰 관심을 둔다. 맥락이 어떻든 자신이 쓸 기사나 방송할 보도 영상을 위해 나의 말을 부분 부분 해석해서 가공하곤 한다. 여기에서 문제가 생긴다.

    필자가 만나는 많은 CEO들과 임원들은 이렇게 이야기 한다. “좋은 취지인 줄 알고 기자와 인터뷰 했는데, 내가 긴 시간 이야기 한 내용들은 다 버리고 앞과 뒤만 싹둑 잘라 이상한 표현만 모아 9시 뉴스에 딱 방송 해 버리더라고요. 그 방송 내용 때문에 제가 얼마나 곤란했는지 지금도 생각하면 치가 떨립니다.” 당연하다. 앞에 이야기한 것을 생각해 보시라. 기자는 취재전문가다. 반면에 대부분 인터뷰 대상들은 언론 인터뷰 전문가가 아니다. 따라서 아무 준비 없이, 훈련 없이 마주서게 되면 백전백패가 당연하다. 패배를 예상하고 경기에 나오는 셈이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나? 회사에서 대언론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한 허락된 직원이 아니면 언론과 말 조차 나누면 안 되는 걸까? 기자가 오면 일단 자리를 피해 취재를 거부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일까? 아니면, 말은 하되 사실관계 확인만 친절하게 해 주는 것이 좋을까? 어디에서부터 어디까지가 가능한 것일 것? 앞에 이야기를 들으니 솔직히 고민이 될 것이다.

    일단 기자에게 친절해야 하는 것은 맞다. 회사의 이미지를 위해서도 무뚝뚝하거나 무심한 것 보다는 낫다. 대신 기자가 취재를 목적으로 하는지 어떤지 모르더라도 회사와 관련된 질문을 하면 일단 긴장 할 필요가 있다. 자칫 나의 진심이 가공된 기사 내용으로 수천만 국민들이나 수백만 고객들에게 ‘공표’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그렇다고 벌벌 떨거나 흥분할 필요까지는 없다.

    “O기자님, 죄송합니다. 저는 그 질문에 답변할 위치에 있지 않습니다.” 또는 “저는 그 질문에 답변드릴 수 있는 적절한 담당자가 아닙니다.”라 이야기 하자. 그리고 “제가 홍보실쪽으로 연락을 해 드릴 테니 필요하시면 홍보실의 도움을 받으시길 바랍니다.”라 해법을 제시하자. 이런 답변에 당연히 기자는 번거로움을 느낄 것이다. 그럴 것을 대비 해 이해를 구하자. “기자님의 질문에 답변 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공손하게 이렇게 이야기하고 회사 가이드와 연락 정보에 따라 홍보실쪽에 해당 기자를 연결 해 주면 된다. 이 방식이 직원 개인이나 회사 전체를 위해서도 가장 안전한 대응 방법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언론대응훈련 전문가들은 기업 CEO들과 임원들에게 이렇게 조언한다. “내일 신문기사에서 읽기 싫은 내용이 있다면, 처음부터 그 말을 아예 입 밖으로 꺼내지 마십시오.” 전문가들의 이러한 조언과 회사의 가이드라인을 따르지 않고 무심하게 인터뷰를 한 사람들은 모두 비슷한 공통점을 보인다. 자신의 코멘트를 실은 신문기사나 TV보도를 보고 세상에서 자신이 가장 크게 먼저 놀란다는 점이다. 이러한 충격적인 스릴을 느끼고 싶지 않다면 이제부터 라도 위의 조언과 가이드라인을 명심해야 한다. “텔레비전에 내가 나온다면 정말 좋겠네~”하는 노래 가사는 유치원 시절까지만 딱 유효한 순수한 꿈이 아닐까 한다.

  • 비슷한 위기에도 항상 기업들의 대응은 다르다. 왜 그럴까?

    [Fortune Korea 3월호 기고문/원문]

    비슷한 위기에도 항상 기업들의 대응은 다르다.
    왜 그럴까?

    정용민 대표
    스트래티지샐러드

    현대캐피탈이 경험한 해킹에 의한 고객정보유출 그리고 농협이 경험한 해킹에 의한 전산망 파괴. 이 두 위기는 매우 비슷하다. 거의 같은 시기에 함께 발생했을 뿐 더러 외부 범인에 의한 악의적 해킹이라는 점, 고객정보가 타겟이 되어 도난 또는 공격 받았다는 점, 각 사 규모를 기준으로 볼 때 각각 피해의 규모가 상당했다는 점, 해당 사건이 사업상 민감한 금융권에서 공히 발생했다는 점, 각 사 모두 스스로에게 사상 초유의 사건이었다는 점 등에 있어 상호간 유사해 보이는 사례다.

    그 이외에도 흥미로운 유사함은 더 많다. 현대캐피탈이 고객정보유출사실을 파악한 당시 CEO는 해외에 체류 중 이어서 즉각적인 근거리 위기관리 리더십 실행이 어려웠다는 점과 농협 CEO의 경우에는 비상근이라 즉각적인 현장 위기관리 리더십 실행이 어려웠다는 점 또한 양사간에 비슷한 환경이 아니었나 한다. 이에 대한 근거로 최초 2011년 4월 7일 해커의 협박을 접수한 현대캐피탈은 CEO의 귀국후인 4일 후 4월 10일에야 기자회견을 가졌고, 농협의 경우에도 2009년 4월 12일 전산망 장애 발생 3일 후인 4월 14일에야 CEO 기자회견을 가졌다.

    양사 CEO의 기자회견 형식이나 ‘고객의 피해에 대해 책임지겠다’는 메시지 또한 서로 유사했다. CEO가 고개를 숙여 사과하는 모습 또한 유사했다. 기자회견을 통한 언론과의 커뮤니케이션 내용들을 보면 그 당시에도 양사는 ‘피해규모와 복구시점’등 위기관리에 필요한 핵심적인 상황에 대한 정확한 파악을 미쳐 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점도 상호 유사한 점이다.

    그렇다면 이 양사간 위기관리에 있어 다른 점은 무엇이었을까?

    빨리 준비했다 vs. 준비되어 있지 못했다

    현대캐피탈은 외부로 보도자료를 통한 공식 커뮤니케이션을 시작한 8일 고객들에게 해당 사실을 이메일로 각각 고지하고 만일에 대비한 안전대책들을 커뮤니케이션 했다. 농협은 12일 농협 카드 서비스 문제 발생 후 1주일 만인 18일 오전 ‘카드 이용에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는 내용의 첫 SMS 메시지를 고객들에게 발송했다.

    이 부분은 한 기업이 위기 시 이해관계자 커뮤니케이션 우선순위 설정과 실행에 있어 간과한 부분 때문에 생긴 다름이 아닌가 한다. 아직도 많은 기업들은 고객관련 위기 발생시 가장 중요한 이해관계자가 고객임을 인정하면서도 커뮤니케이션 실행 우선 순위를 언론보다 뒤로 놓고 있거나, 미쳐 고려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한국전력의 2011년 갑작스러운 순환정전 사태에서도 전략 소비자들인 국민들에 대한 즉각적인 커뮤니케이션은 생략됐었다. 추후 순환전정시 대국민 커뮤니케이션을 SMS로 실시간화 하는 체계를 갖춘 것이 그나마 사후 개선이라 볼 수 있다.

    불안을 관리했다 vs. 불안을 조성했다

    현대캐피탈 CEO는 기자회견에서 “(고객님들께서) 질책은 하시되 또 지나친 불안도 하지 않으셨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고 했고 “계속 확인 되로 추가로 알려드리도록 하겠다”면서 위기 상황에 관한 자사의 성실한 커뮤니케이션 태도에 대해 계속 강조 했다. 불필요한 추측들과 불안을 최대한 방지하기 위한 노력이었다. 농협 CEO는 기자회견장에서 기자들이 보는 앞에서 자신도 피해자라면서 이렇게 이야기했다. “부장 당신이 전화한 것 아닌가, 그렇지? 난 그렇게 받았는데? 어쨌든 간에 속이지 말고 확실하게 이해 갈 수 있도록 하고 그래야지. 자꾸 거짓말 하고 그러면 자꾸 일이 커진다니까. 그러니까 이제는 절대로 뭐 숨길 필요 없어.” 불필요한 추측과 고객들의 불안을 관리한다는 측면에서는 큰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모든 창문들이 하나의 목소리를 냈다 vs. 여러 창문들이 다른 목소리를 냈다

    현대캐피탈은 추후 기자들과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도 가능한 하나의 창문(window)전략을 사용해 커뮤니케이션 하려 했으며, 일부 전문 분야에 있어서도 여러 개의 창문(multi windows)들을 통하기는 하지만 동일한 목소리를 언론에게 전달했다. CEO와 모 담당임원의 쿼테이션을 단 기사들을 분석 보면 마치 한 사람이 이야기 한 것처럼 그 메시지 구성과 표현이 유사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농협은 이미 기자회견 시부터 대언론 홍보부서와 전산담당그룹 핵심 인사들이 언론에게 노출되면서 언론의 접근을 효과적으로 차단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농협도 타의에 의해 여러 개의 창문들(multi windows)이 뚫렸지만 하나의 목소리를 결국 내보내지 못했다. “건방진 놈들, 쓰고 싶은 대로 쓰라고 해. 원 없이 쓰라고 해”하는 모 임원의 목소리가 언론에 기사화 되기까지 했다.

    신중하게 말을 아꼈다 vs. 지속적으로 개런티 했다

    현대캐피탈은 지속적인 정보 업데이트에 있어서 그 정확성을 가능한 확보하기 위해 상당한 노력과 지속적인 논리적 해명을 했다. 전반적인 언론들의 추측과 의문제기에 있어 그 대응 논리를 커뮤니케이션 하는 데 열중했다. 해킹된 고객정보의 규모의 변화에 대한 지적에 대해서도 CEO부터 동일한 논리를 가지고 설명 해 해명하고자 했다. 반면 농협은 초기부터 상황에 대한 자사의 완벽한 통제력을 과시하려 했었던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시스템 복구 시점에 대해 고객들과 언론에게 믿음을 주는 데 실패하는 실수들을 연이어 범했다. 14일 “오늘 안으로 다 복구됩니다.” → 18일 “22일까지 복구하겠습니다.” → 22일 “약속 못 지켜서 죄송합니다. 이달 말까지 복구하겠습니다”와 같은 커뮤니케이션 프로세스들로 언론의 추측과 의문들을 증폭시킬 수 밖에 없었다. 이는 이전 천안함 피격이나 연평도 피격 사태에서 국방부가 실수했던 커뮤니케이션 형식과 유사한 부분이다.

    위기를 통제하려 했다는 느낌을 주었다 vs. 정보를 통제하려 했다는 느낌을 주었다

    현대캐피탈과 농협은 기자회견상에서 공개된 초기 상황 이외에 추가적이고 세부적인 사안들은 “경찰이 수사중인 관계’로 인해 “알려드릴 수 없다’는 포지션을 초반 견지했었다. 그럼에도 이러한 동일한 대응방식에 대해 언론의 반응은 상당 부분 달랐다. 언론들은 이 중 유독 한 기업에게만 ‘모르쇠’ ‘입다문’ ‘의문’ ‘속수무책’ ‘미궁’등의 표현을 적용했다. 해당 기업이 위기상황을 ‘통제하에 놓고 있다(under control)’는 강한 신뢰를 언론에게 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또한 대언론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도 ‘수사 중인 사안이라 언론에 공개할 수 없다’는 원칙적 메시지가 ‘공익과 빠른 문제 해결을 위해 언론이 잠시만 한 박자 기다려달라’는 협조요청 차원의 자세로 커뮤니케이션 되어야 맞다. 반면 많은 기업들은 ‘언론이 이런 사항까지 알 필요는 없으니 밝히지 않겠다’는 취지로 ‘경찰 수사’ 사실을 활용한다는 느낌을 준다. 이로 인해 상황은 더 심각해 진다.

    모 언론기사에 따르면 위의 한 기업의 임원들은 기자회견장에서 계속되는 기자들의 상황 확인 요청에 ‘수사 중’이라는 전제를 한 뒤 취재진에게 “요즘 기삿거리가 없는 것 같다”거나 “기자들이 할 일이 없는 게 아니냐”고 농담 반 진담 반의 발언을 하기도 했다 한다. 이는 곧 취재 일선의 기자들을 대상으로 해당 기업 스스로 ‘별 것 아닌데 언론이 너무 과잉대응하고 있다’는 포지션을 커뮤니케이션 하기에 충분한 정황이 돼 버린 것이다. 당연히 위기 전반에서 언론의 시각이나 해석이 좋을 리 없다.

    이상의 전반적 위기관리 체계와 실행의 문제점들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부분에 대한 고민과 개선 활동이 있어야 하겠다.

    위기관리 리더십의 체계화 “CEO가 없어도 위기는 관리 되어야 한다”

    CEO가 언제 어디에서 무엇을 하건 초반의 위기관리 실행은 일사 분란하게 이루어지는 체계가 훌륭한 위기관리 체계다. 딱히 비상시 선조치 후보고하는 형식만을 빌리자는 것이 아니라, 초기 위기대응에 있어서 CEO부재 등을 감안해 차상위자에 대한 위기관리 위원회 의사결정권을 명시적으로 부여하는 체계가 필요하다. 이를 통해 CEO부재시라도 초기부터 위기관리 리더십을 이음새 없이 확보할 수 있다.

    주요 위기발생 가능 상황에 따른 이해관계자 커뮤니케이션 실행 체계 구축 “평소 커뮤니케이션 하던 대로만 하라”

    현재 국내기업들이나 공기관들의 위기관리 체계 중 대고객 또는 대국민 직접 커뮤니케이션 체계가 아직 전사적 위기관리 체계 속으로 들어오지 않고 있다는 부분이 문제다. 평시 영업이나 마케팅, 고객부문 등에서 활용하던 SMS, 이메일, 카톡, 트위터 등의 다양한 고객 커뮤니케이션 채널들을 위기관리 시에도 활용할 수 있는 체계적 전환(convert) 노력이 필요하다. 미리 준비된 채널을 활용해 위기 시 고객과 적극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게 하자.

    이해관계자들의 불안과 감정을 관리하는 체계 “위기 시 공중들의 흥분과 감정이반을 스스로 조장 말라”

    위기 시 모든 이해관계자들은 흥분한다. 정확한 정보에 목말라 한다. 이에 대응하는 기업의 기본 커뮤니케이션 자세는 첫째 그들의 흥분된 감정에 대한 공감이다. 그 후 우리 기업이 현 상황을 통제하고 있다는 신뢰를 주는 동시에 모든 커뮤니케이션 되는 메시지들을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하나의 팩트와 메시지라도 커뮤니케이션 이전에 360도로 신중히 검증해 보고 ‘이 메시지가 이해관계자들에게 흥분과 불안을 증폭시키지는 않을까?’여부를 사전에 판단하는 프로세스를 꼭 거쳐야 한다.

    여러 개의 창문에서 하나의 목소리가 들려 나오게 하는 체계 “모든 책임자들은 적절히 훈련 받아라”

    CEO부터 말단직원까지, 영업에서 총무와 IT까지, 임직원은 물론 그들의 가족들에게 이르기 까지 수천에서 수만 개의 창문들이 공식적인 하나의 메시지만을 이야기하게 하는 체계가 극단적이지만 이상적인 기업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체계다. 이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조직 내에서 책임 있는 부문의 리더들이라면 위기 발생부터 종결까지 필히 동일한 목소리를 서로 일관되게 견지해야 한다. 끊임 없이 기업 메시지 전파 공유 체계를 세우고, 이를 기반으로 트레이닝을 수없이 진행하는 기업들은 이러한 체계를 꿈꾸기 때문이다.

    모든 것이 불명확하더라도 최대한 전략적 판단을 하는 체계 “위기 카운슬을 보유하라”

    위기 시 이해관계자들만 흥분하고 감정이 불안해 지는 것은 아니다. 위기를 맞은 해당 기업은 항상 그들 이해관계자들보다 더 큰 흥분과 패닉을 경험하게 된다. 이 때문에 지나고 보면 ‘왜 그랬었을까?’ 하는 불완전한 위기 대응을 초기에 진행하는 경우들이 많다. 전략적이지 않은 메시지들이 함부로 커뮤니케이션 되는 일도 다반사다. 이럴 때를 대비해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위기 관리 카운슬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슬픔과 패닉에 빠져있는 유족들을 위해 사후 절차를 담담하게 정리해 주고, 프로페셔널 하게 조언해 주는 카운슬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혼자 해결하는 시대는 갔다.

    평소 위기에 대한 정의와 그에 대한 민감성을 극대화 하는 체계 “평소 위기를 싫어하며 피하지 말라”

    모든 위기는 기업에게 ‘싫은 것’이다. 인간은 누구나 ‘싫은 것’에는 관심을 가지려 하지 않는다. 더 나아가 그 ‘싫은 것’을 위해 시간을 투자하고 그 것을 위해 고민하는 것은 ‘더 싫은 것’으로 받아 들인다. 그러나 문제는 실제로 그 ‘싫어했던 것’이 눈앞에서 벌어지는 상황이다. 이때 대부분의 조직 구성원들은 자신들이 이 상황을 예견해 방지하지 못했다는 당연한 후회나 반성보다는 이 ‘싫은 것’에 대한 폄하와 무시로 일단 이 상황에서 벗어나고자 모든 심리적 노력을 한다.

    문제는 이런 반응들이 위기 시 언론을 포함한 중요한 이해관계자들에게 정확하게 커뮤니케이션 된다는 부분이다. “해당 기업이 이번 위기를 대수롭지 않게 보고 있다” “별 것이 아닌데 언론이 불안을 증폭시키고 있다”는 갈등들이 벌어지는 원인이 이 때문이다. 기업은 위기 그 자체보다는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관심과 관리를 위해 평소 극도로 민감해져야 한다. 이전의 그 ‘싫은 것’을 ‘관리해야 하는 것’으로 바꾸어 받아들이고 이를 위해 지속적으로 훈련 받아야 한다. 기업 위기관리 체계의 경쟁력은 여기에서 시작한다.

    결국, 이상의 예로 든 양사는 위기 이후 각자 ‘전사적 위기관리 시스템’의 개선과 업그레이드에 나섰다. 모두 잘 되었으면 한다. 타산지석. 반면교사. 벤치마킹…모든 이전 사례와 경험들은 자사는 물론 타사들에게도 생생한 교훈을 준다. 이 세상에는 두 가지 부류의 기업들이 있다. ‘교훈을 찾아내 개선하는 기업’과, ‘개선하지 않는 기업’이다. 개선 여부에 따라 앞으로 누가 위기관리에 성공할지는 자명하다.

  • 위기 이전에 커뮤니케이션을 관리하라

    [HR Insight 기고문] 위기관리를 위한 커뮤니케이션

    위기 이전에 커뮤니케이션을 관리하라

    정용민 대표 / 스트래티지샐러드

    기업에 위기의 기운이 드리우면 항상 먼저 조직내부에 이상 증상이 나타난다. 이 또한 일종의 전조(前兆)라고 보겠는데, 이런 전조현상을 발견하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해결해 나가는 데 실패하면 기업들은 바로 위기에 봉착하게 된다.

    과연 위기를 앞두면 우리 주변에 어떤 이상 증상들이 나타날까? 한번 살펴보자.

    첫째, 예전보다 직원들간의 커뮤니케이션이 늘어난다.

    조직 내 커뮤니케이션이 늘어난다는 것은 일단 좋은 현상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급박하게 늘어나는 직원들간의 커뮤니케이션은 기업 차원에서 아주 유심히 분석 해 보아야 한다. 표면적으로 어떤 커뮤니케이션 주제가 생겨난 것도 아닌데, 눈에 띄게 직원들이 삼삼오오 몰려있다. 온라인 쪽지들이 갑자기 많이 오가고, 흡연실이 아닌 다른 장소에서 흡연을 하고, 커피를 마신다. 한 명의 직원이 일과 시간 동안 여러 그룹과 함께 돌아 다닌다.

    평소와 다르게 이런 현상이 증가한다면 해당 기업은 위기가 다가옴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모든 위기는 커뮤니케이션 수요를 증폭시킨다. 문제는 위기 시 커뮤니케이션 수요의 증가에 기업 스스로가 공급을 통해 그 수요와 공급의 밸런스를 적절하게 관리하는 데 실패할 때다. 이상의 커뮤니케이션 량의 증가도 커뮤니케이션 수요와 공급간의 밸런스가 깨져있다는 데 문제가 있다. 직원들간에 물음표와 정확하지 않은 느낌표들만 무수할 뿐 적절한 커뮤니케이션 공급이 없으면 해당 기업은 위기에 한발자국 가까워지는 셈이다.

    둘째, 조직 내부 상하 커뮤니케이션이 급격하게 줄어든다.

    평소와 달리 말들이 조심스러워 지는 상황이다. 임원들이나 팀장들간 눈치만 오간다. 임원들의 표정이 어두워 진 듯하지만 그 이유를 자세히 물을 사람은 없어 보인다. 임원들 스스로도 딱히 팀장들 또는 직원들과 별반 해야 할 이야기들이 없으니 침묵한다.

    많은 책임자들은 커뮤니케이션을 하면서 자산이 항상 ‘솔루션(해결책)’을 주어야 한다 착각하곤 한다. 기업에 위기 상황이 다가오면 책임자들은 해당 위기에 대한 솔루션을 찾으려 애쓰게 마련이다. 이 의미는 해당 위기가 확실하게 관리될 때 까지는 확실한 솔루션을 가지고 커뮤니케이션 하는 데 주저하게 된다는 의미다. 자신이 없다는 의미다.

    이러한 상황에서의 근본적인 문제는 상호간 커뮤니케이션 량은 줄었지만, 각자가 해석하는 맥락의 혼동은 훨씬 증가한다는 데 있다. 설명 없는 임원의 갑작스러운 반차를 보면서도 아래 직원들 사이에서는 많은 상상과 해석들이 난무하게 된다. 상호간 나름대로의 상상과 해석들이 복잡해 지면서 기업은 위기로 한발 더 전진한다.

    셋째, CEO의 가시성(可視性) 또한 감소된다.

    평소에는 직원들과 직원식당에서 항상 점심을 하시던 CEO가 갑작스럽게 오랫동안 식당에 나타나지 않으신다. 주변 이야기를 들어 봐도 근래 CEO를 오래 뵌 사람들이 별로 없다. 출근하시고, 회의 등에는 참석하신다고 하는데 예전 같지 않으시다. 그러고 보니 매달 한번 본사 직원들과 함께하던 ‘직원과의 대화’ 행사도 몇 달간 건너 뛰었다.

    당연히 기업의 최고책임자는 위기 시 가장 바쁜 사람이 된다. CEO가 바빠지지 않는 위기는 사실 위기가 아니다. CEO 스스로 자신의 역량과 시간을 위기관리에 집중하는 것에 대해 누가 뭐라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를 위해 자신이 만든 이전과 다른 커뮤니케이션 공백 또한 관리의 대상이라는 것은 인식해야 한다.

    위기관리는 상황관리와 커뮤니케이션 관리가 함께 가는 것이 맞다. 상황을 극복하고 관리하기 위해 몰두하고 있는 동안 대부분의 조직과 사람들은 커뮤니케이션 관리를 잊는 게 문제다. 상황이 너무 위중하니 커뮤니케이션 따위야 하면서 관리 우선순위에서 멀어지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그렇게 커뮤니케이션 관리에 실패하면서 기업은 항상 위기로 점점 더 빠져들게 된다.

    이런 이상증상들을 발견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냥 가만히 한 발자국씩 다가오는 위기를 앉아 기다리는 것이 최선일까? 아니라 생각한다면 커뮤니케이션을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그럼 커뮤니케이션 관리를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들은 무엇일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커뮤니케이션을 ‘관리해야 하는 것’으로 인식하는 마음가짐이다. 위로는 CEO로부터 신입 직원에 이르기 까지 모든 커뮤니케이션은 관리 해야 한다는 일치된 생각을 할 필요가 있다. 커뮤니케이션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계획’을 세워 진행해야 한다. 그냥 그때 그때 상황에 맞춘 즉흥적인 커뮤니케이션은 최소화 하는 노력들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CEO가 직원들을 만나 진행하는 커뮤니케이션을 관리하겠다 생각하면, 해당 미팅들에 대해 일관된 래포(미팅분위기)와 핵심 메시지를 미리 마련하거나 준비시켜 드려야 한다. 일정을 관리해서 우선순위를 부여하고, 직원들의 비율들을 적절하게 관리하는 등의 계획과 노력이 필요하다.

    위기 시에는 CEO의 말아 올린 와이셔츠 소매 조차도 많은 커뮤니케이션을 한다. 넥타이를 풀고 정장구두가 아닌 걷기 편한 캐쥬얼 구두를 신고 지점을 방문하는 모습은 직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관리하기 위한 노력이다. 염색하던 머리 색을 하얀색으로 바꾸는 일상적인 활동도 직원들과의 커뮤니케이션과 직접적으로 연계되어 있기 때문에 관리되어야 한다. 모든 커뮤니케이션은 관리되어야 한다.

    커뮤니케이션 관리를 위해 그 다음으로 인식해야 할 것은 이 세상 모든 것은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을 수 없다(You can not NOT communicate!, 필자주: NOT이 2개임)’는 명제다. 직원들 차원에서도 이런 인식을 일관되게 가져가야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

    직원 스스로 매일 5분씩 지각을 하는 것도 곧 ‘커뮤니케이션’이다. 다른 동료직원들과 상사들에게 그 직원 스스로가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는 셈이다. 흡연실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는 직원도 자신 스스로 커뮤니케이션 하고 있는 것이고, 다른 동료들과 달리 혼자 점심을 먹으러 다니는 직원도 나름대로의 메시지들을 주변에 전달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해석하는 것은 물론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들이며, 그 의미가 어떻게 형성되는가 하는 것은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커뮤니케이션은 무서운 것이고, 적극 관리해야 마땅한 주제다.

    마지막으로 커뮤니케이션 관리를 위해 인식해야 할 것은 앞에서도 이야기한 커뮤니케이션의 수요와 공급에 대한 ‘밸런스’ 부분이다. 모든 수요와 공급은 상호간에 밸런스가 맞아야 관리된다 볼 수 있다. 직원들간에 궁금한 부분이 있다면 회사는 적극적으로 그런 커뮤니케이션 수요를 충족시켜 주어야 한다. 반대로 회사를 이끌어 가는 CEO가 원하는 커뮤니케이션 수요는 언제든 어떠한 일이 생기든 임원들과 직원들에 의해 충족되는 것이 맞다.

    항상 문제는 이 커뮤니케이션 수요와 공급이 서로 맞지 않거나, 어느 한쪽이 부재할 때 발생한다. 따라서 많은 성공한 회사들은 대부분 오버 커뮤니케이션(over communication)한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직원들과 회사간의 커뮤니케이션에 공백이 생기지 않게 하는 것이다. 성공한 기업의 CEO들은 직원들에게 수백 번에서 수천 번 같은 말들을 반복한다. 이는 직원들을 괴롭히기 위해서가 아니라, 직원들에게 이것이 중요한 원칙이라는 것을 정확하게 각인 시키기 위해서다. 커뮤니케이션을 반복하고 반복하고 반복하면서 해당 메시지를 강조하는 기법이다.

    직원들 사이에서도, 상하간에서도, CEO부터라도 ‘최대한’ 커뮤니케이션 해야 한다. 이를 통해 위기 시 사내 커뮤니케이션 수요와 공급의 밸런스를 확보하는 것이다. 기업 내 모든 구성원들이 끈끈한 연대감을 가지게 되는 방법으로 이 ‘오버 커뮤니케이션(over communication)’은 매우 유용한 방식이다. 물론 모든 구성원들이 이와 관련한 하나의 공통된 인식을 지닐 때 실현과 관리 가능하다.

    위기 시 모든 직원들은 이상과 같은 ‘관리’ 마인드로 무장해야 한다. 그래야 더욱 강한 조직이 되고, 목적을 위해 응집된 위기관리 역량을 발휘 할 수 있다. 기업이 위기를 관리하지 못하는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많은 기업들의 위기관리 실패 사례들을 분석해 보면 그들 중 대부분의 기업들은 ‘커뮤니케이션 관리’에 실패한 기업들이다.

    회사가 어려움에 처했을 수록 커뮤니케이션 해야 한다. CEO 스스로 어렵다 생각할 때 커뮤니케이션을 관리하자. 우리 회사가 어렵다 이야기 하기 전에 직원 스스로 일상적인 커뮤니케이션 관리에 힘쓰자. 위로부터 아래까지, 또 아래에서부터 위로, 내부에서 외부로, 그리고 외부에서 내부로 유통되는 모든 커뮤니케이션을 일관되게 관리하고, 이를 반복하고, 반복하고, 반복하자. 이 자체가 위기관리이며, 위기를 관리하기 위한 커뮤니케이션의 핵심이다.

    주변을 둘러보자. 이상 증상이 발견되고 있는가? 그렇다면, 지금 이 순간부터 빨리 관리하자. 빨리 함께 같은 인식을 마련하고, 빨리 실천해 보자. 우리가 하는 이 관리된 실천 또한 밖에서는 하나의 ‘메시지’로 해석된다는 점을 잊지 말자. 지금까지 성공하는 회사의 ‘위기 관리’에 대한 이야기였다.

  • 커뮤니케이션이 곧 희망이다!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기고문)

    커뮤니케이션이 곧 희망이다!

    사람들은 즐겁고 기쁜 일이 있을 때 좀 더 많이 떠들고 들썩거린다. 그러나 즐거워 떠드는 많은 사람들의 모습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사실 그들의 웃고 떠듦 그 자체에서 즐거움을 얻는 다른 사람들이 더 많다는 것을 알게 된다.

    어떤 현자(賢者)는 이렇게 이야기했다. “우리의 인생이 행복하기 때문에 웃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웃기 때문에 행복한 것이다.” 맞다. 많은 사람들과 기업들은 먼저 행복과 희망을 찾아 노력하며 기다린다. 조금만 생각을 바꾸면 스스로 먼저 웃고 커뮤니케이션 하면 그와 함께 희망과 행복이 부록으로 온다는 것을 경험 할 수 있는데, 잘 그러지 못한다. 어렵다.

    어떻게 커뮤니케이션 해야 희망이 선물로 다가 올 수 있을까? 기업 구성원 각자 나름대로 웃고 떠들기만 하면 되는 걸까? 어떻게 떠들썩한 회식을 좀 해볼까? 봄이 오는데 야유회를 대대적으로 가야 할까? 아쉽지만, 이런 행사들이 정답은 아닐 수 있다.

    기업과 기업 구성원이 진행하는 커뮤니케이션은 특정한 목적을 가져야 하는 법이다. 목적 없는 커뮤니케이션은 잡담이고 어지러운 방담이다. 우선 우리가 커뮤니케이션 하는 목적을 정확하게 정의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에 대한 답은 벌써 나와 있다. ‘희망’을 가지고 공유하기 위한 목적을 가지는 커뮤니케이션이 우리에게는 필요하다는 게 답이다.

    그 다음에는 그 뚜렷한 목적에 부합하는 ‘메시지’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어떤 메시지가 ‘우리가 희망을 가지는 데’ 유용한 메시지들일까? 가만히 최근 우리에게 선물된 긍정적 변화들을 잔잔하게 살펴보자. 무엇이 나아졌고, 어떤 것이 새롭게 성취되었나? 그리고 우리는 그런 긍정적 변화들을 어떻게 창조해 내었나? 앞으로는 또 어떤 변화들이 새로운 선물들로 다가올까? 한번 다같이 생각해 보자. 옹기종기 모여 떠들어 보자.

    좋다. 즐겁고 긍정적인 변화들이 여러 메시지들로 표현되었고, 또 공유할 가치가 있는 것들이라고 취합되었다면 거의 다 된 것이다. 예를 들어 “우리회사 화장실이 최근 들어 더 깨끗해 졌어요!””회사 식당의 밥맛이 아주 약간 좋아졌어요. 그 이유는 모르겠지만”과 같은 사소한 메시지들도 좋다. 목적에 충실한 메시지들이니까.

    “올해 매출목표를 걱정했는데, 상반기 상황이 좋을 것 같다는 예상들이 여기저기 나오고 있네요. 감사한 일이죠?” “새로운 거래처가 두 개나 들어왔어요. 거래금액이 크진 않아도 나름 의미가 있는 프로젝트네요. 멋질 것 같아요”하는 비즈니스적인 메시지들도 나쁘지 않다. 목적에 정렬되어 있는 메시지들이니 좋다.

    마지막으로 이제는 이런 메시지들을 공유하고 발전시키는 아이디어를 짤 때다. 다 같이 즐겁게 이야기 나누는 기회를 만들어 보는 거다. 최근 몇 년간 해왔던 딱딱하고 연례적인 행사를 말랑말랑하게 만들어 자유롭게 웃고 떠들게 기획해 봐도 좋겠다. 창사이래 한번도 시도해 보지 못한 ‘아주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기회를 만들어 보면 어떨까? 우리가 희망을 가지는 데 유용한 기회와 행사나 캠페인이라면 오케이다. 이를 위한 우리의 메시지가 공유될 수 있으면 오케이다. 화장실이 깨끗해 졌다는 메시지로 희망을 찾는다면, 사내 화장실 ‘美’ 경연대회를 열어봐도 좋겠다. ‘화장실이 깨끗해야 회사가 성공한다’는 내용의 책이나 저자를 섭외 해 기업성공과 화장실론에 대해 즐겁게 이야기 나누는 것도 좋겠다.

    독자들이 눈치를 챘을 수도 있겠지만, 이상의 과정 전반에서 즐거움(Fun)이라는 것은 핵심이다. 사람은 탄생직후 선(善)과 악(惡)을 따지기 전에 먼저 호(好)와 오(惡)에 익숙해졌었다. 즐거움은 가장 전형적인 호(好)의 표현이다. 즐거워 망한 기업은 없다. 특히 기업 내부 커뮤니케이션에서 즐거움이 핵심인 이유다. 미국 사우스웨스트항공의 직원들이 왜 그렇게 즐겁게 일하는지에 대한 답이다. 봉급이 많아 회사를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는 데 주목하자.

    그들이 진행하는 커뮤니케이션에도 위에서 제시한 정확한 규정작업과 프로세스가 존재했다. 행복한 직장을 만들자는 목적을 세웠고, 메시지로 ‘즐거움’을 택했고, 창조적인 활동들로 즐거움을 꾸준히 공유했다. 결국 그들은 지구상에서 가장 즐거운 회사가 되었고, 직원들은 행복하게 되었다. 즐겁게 커뮤니케이션 하는 그 과정이 곧 희망이다. 꼭 한번 믿고 실천해 보자!

  • 회사에서는 자율성이 가장 무서운 규정이다

    자율성(Autonomy)

    1 . 자기 스스로의 원칙에 따라 어떤 일을 하거나 자기 스스로 자신을 통제하여 절제하는 성질이나 특성.
    2 . <생물> 생물체의 조직이나 기관이 중추 신경과 연락이 끊어져도 독립하여 활동할 수 있는 성질.
    [출처: 네이버 국어사전]

    프로페셔널 서비스를 제공하는 펌(firm)에서 이 자율성이라는 부분은 구성원들에 대한 존경(respect)를 전제로 한다. 코치로서 코칭의 기본 자세이기도 하기 때문에 회사에서 내 자신을 지속적으로 존경(respect)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는 것은 상당히 중요하다.

    회사에서 해당 구성원 각각에게 자율성을 부여하는 것은 일단 일상 부분에서의 자율성과 클라이언트 업무 부분에서의 자율성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일상 부분의 자율성은 회사가 각 구성원에게 ‘당신은 프로페셔널이기 때문에 회사에서 강제적인 일상 규제를 하지 않아도 스스로 일상 활동을 통제하고 관리 가능하리라 생각한다’는 메시지를 기반으로 한다. 따라서 출퇴근이나 야간업무, 주말근무에 있어, 그리고 휴가와 휴무 및 재택근무의 선택권에 있어 개인이 거의 모든 자율권을 가지고 있다.

    아침 10시나 오후 2시에 출근을 해도 다른 구성원들은 그 구성원에 대해 어떠한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다. 재택을 선택해 재택근무를 하는 것에 대해 경영진 누구도 ‘No’라 이야기 하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은 이 부분에 상당히 매력을 느끼는 것 같다. 자유로운 근무환경이라는 것에 극렬한 관심과 부러움을 보이는 것이다.

    클라이언트 업무 부분에서의 자율성은 회사가 각 구성원에게 ‘당신은 프로페셔널이기 때문에 클라이언트 만족에 대한 모든 결정과 실행에 있어 스스로를 통제 관리 할 수 있다 생각한다’는 메시지를 기반으로 한다. 프로페셔널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의 경우 각 AE나 코치가 담당하는 클라이언트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회사 내부 통제력보다 클라이언트의 통제력이 훨씬 강한 경우가 많다. 그런 의미에서 클라이언트와 함께 일하는 프로들은 스스로를 그들의 니즈와 움직임에 철저하게 맞출 필요가 있고, 그러는 것이 당연하다는 원칙이다.

    자신의 결정에 따라 클라이언트와 커피를 마시기 위해 아침시간을 소비할 수도 있다. 클라이언트에게 워크샵을 요청해서 함께 1박 2일 워크샵을 다녀와도 된다. 필요하다면 클라이언트 사무실에 가서 중요한 업무를 며칠간 함께 할 수도 있다. 모든 결정에 대해 경영진이 ‘No’하는 경우는 없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많은 클라이언트들이 재미있다. 업무에 큰 지원과 도움이 된다 하는 말들을 한다. 클라이언트의 프로 통제력들이 강화된다는 느낌을 그들 스스로 받기 때문이다.

    프로 개인적 입장에서 보자. 실제로 정확한 의미의 자율성을 부여 받게 되면, 프로가 아닌 사람과 프로인 사람이 가시적으로 갈리게 된다. 또 각 프로들이 업무의 스피드와 정확성, 부가된 업무량등에 있어서도 차이가 나기 때문에 자율성에 있어 그렇게 많은 특혜를 받지 못해 보이는 프로들도 나타난다.

    안타까운 일부는 자율성을 몇 주 못 가 ‘방종’으로 잘 못 해석한다. 아주 당연한 이야기다. 이 자율성 원칙을 비판하는 많은 비판자들이 극히 우려하는 현상이 실제로 발생하는 것이다. 편한 마음에 술을 새벽까지 마시고 아침에 재택근무 공지를 하는 선수들도 생겨난다. 개인적인 볼일로 오후를 비우는 건들이 나타날 때도 있다. 새로운 클라이언트들로 회사가 바쁜 것을 알면서도 며칠 휴가를 내는 선수도 생긴다. 이런 현상 때문에 회사는 갈등을 한다. 이들에게 자율성을 부여하는 것이 맞는 것일까 하는 고민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런 자율성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을 지속적으로 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일부 방종의 모습을 나타내는 선수들도 좀 더 제대로 된 프로로 가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자율성을 정확하게 지키는 진정한 프로들이 아직 대부분이라면, 일부의 방종은 금세 자율 정화가 되기 마련이다. 후배들이 볼 때나 선배들이 볼 때 A는 프로고 B는 방종이다라는 공감대가 내부에서 생겨나기 때문에 지속적 커뮤니케이션만 존재하면 금세 태도의 변화는 일어 난다.

    좀더 중요한 원칙은 이러한 자율성을 부여하기 위해서는 기본적 ‘프로’근성과 가이드라인에 순응하는 disciplined 인재를 먼저 고용해야 한다는 원칙이다. 프로가 될 만한 선수를 고용해야 한다. 태생적으로 프로가 되지 못할 선수들도 있기 때문이다. 버스에 같은 목적지에 도착하기 원하는 승객들만을 골라 태우는 거다. 자율성 부여를 위해서는 이 부분이 철저하게 전제되어야 한다.

    사실 프로 개인으로서 자율성은 상당히 힘든 주문이다. 차라리 아침 9시에 출근해 오후 6에 퇴근하라 회사가 강제해 주는 것이 더 편하다 생각할 수도 있다. 정해진 휴가를 가야 하고, 재택은 안되고, 바쁘지 않아도 사무실에 아침부터 나와 온라인 쇼핑을 하며 시간을 보내는 것이 더 안락할 수 있다. 자율성은 경험해 본 사람만 안다. 훨씬 힘들고 많은 생각을 해야 하며, 스스로 프로답지 못하다는 자괴감까지 경험하게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또한 개인이 프로로 성장하기 위한 과정이라고 본다. 이런 힘듦을 통제하고 관리하는 경험에 익숙해야 좀더 나은 클라이언트 서비스 통제와 관리가 가능하다. 시간관리가 가능해진다. 품질관리에 있어 나름대로의 싸이클을 관리할 수 있다. 자율성을 경험하면서 몇 년을 잘 보내면, 후배들에게도 더욱 엄격한 선배로 비춰진다. “저 선배는 언제 일하는 거야? 어떻게 그렇게 빠를 수 있어? 주말에도 일했나 봐?”하는 좀 다른 수준의 존경이 부여되곤 한다.

    직원들에게 이렇게 이야기한다. “회사 아침 출근 시간에 늦을까 뛰지 말고, 클라이언트 일을 위해서만 뛰라”고 한다. 그리고 또 이렇게 이야기한다. “자율성이 잘 지켜지고 있는지의 여부는 클라이언트가 판단한다. 에이전시 경영진은 그 클라이언트의 판단에 기반해서 판단한다.” 가만히 생각해 보라. 이게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 환경인가. 자율성이란 잘 모르고 경험해 보지 않아 부러운 것일 수도 있다.

  • 쥬니어 시절이 심각하게 중요한 이유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강의에서 이런 저런 화두들을 던져보면, 대학생들이 생각하는 그들만의 커리어와 현실간에는 많은 다름이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80년대 대학생들이 상상하던 커리어관이 30년이 지난 지금까지 별반 달라진 게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그 만큼 그들에게 선배들은 새로운 환경에 대한 업데이트를 소홀히 해 준 게 아닌가 한다. 교수님들이야 실제 직장생황을 다양하게 해 보신 분들이 아니라 그분들에게 커리어나 회사생활들에 대한 이야기를 요구하기에는 무리가 있으니 이해해야 한다.

    학생들이 가지는 막연한 커리어관에 있어서 “학교를 졸업하고 취직을 하면 과연 몇 년간 직장생활을 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상당히 비현실적이라는 부분이 흥미롭다. 군대에 가도 언제쯤 제대를 한다는 것을 알거나 세고 생활하곤 하는데 그에 대한 감이 떨어진다는 게 재미있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군대를 갔다 온 일반적 대졸남자신입이라고 한다면 나이대가 약 26~27세가 된다. 기업에서 가장 고민되는 나이인 30대 후반에 이르는 데는 10년여 안팎이다. 실질적인 진퇴를 고민해야 하는 나이인 40대 중반이 되려면 20년도 채 남지 않은 나이다. 절대 길지 않은 기간이다.

    대졸 신입 중 “내가 10년 내 어떤 가시적 성공을 거두지 못한다면 나는 생존하기 힘들 것이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궁금하다. 그 짧은 기간 동안 어떻게 쉬거나 즐기거나 놀 수 있나 하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은 더더욱 적다. 물론 커리어에서의 성공이 인생의 성공은 아니다. 분명히 그렇다. 하지만, 일단 커리어를 가졌고 성장시키고자 하는 마음과 열정이 있는 신입들에게는 제대로 된 커리어의 관리와 성장은 필수다.

    좀 더 현실적인 이야기를 하자면, 직장인들이 제대로 일을 정확하게 열심히 하는 기간은 전체 커리어 기간 20년을 기준으로 보았을 때 신입 초기 3~5년간이라는 이야기들을 많이 한다. 쥬니어 시절이 곧 전체 커리어의 방향을 결정짓고, 성장할 수 있는 자양분을 흡수 할 수 있는 아주 소중한 기간이라는 의미다.

    홍보 커리어에 있어서도 초기 쥬니어 시절은 매우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신문과 방송을 모니터링 하는 법을 배우고, 클리핑을 하고 복사를 하면서 혼이 나고, 기자를 만나 가슴 두근거리고, 첫 번째 보도자료를 쓰면서 울고 웃는 배움과 단련의 시간이 중요하다. 일생을 좌우할 수 있는 기간이다. 사무실 청소를 해도 신나고, 야근을 하면서 세상을 내가 움직인다는 착각을 하는 뒤돌아 보면 멋진 시간들이다.

    충분하게 성장할 수 있는 쥬니어들에게 가장 중요한 자산은 선배, 멘토, 사수다. 그들이 나에게 어떤 가르침을 주는지, 어떤 세부적인 업무지침과 피드백을 주는지에 따라 같은 쥬니어들도 커리어 지속기간이 달라질 수 있다. 쥬니어들에게는 방임하는 선배들이 주변에 많으면 절대 성공하기 힘들다. 입사 후 3~5년간 듣기 싫은 소리, 현실적인 피드백, 자존심 상하는 정확한 평가가 주어져야 오랫동안 성공하면서 성장 가능하다.

    시니어들 중에서도 쥬니어 시절 제대로 정확하게 일하는 법을 배우지 못한 불행한 분들을 보라. 중도에 커리어를 바꾸면서 전문 커리어 분야에서 생소함을 느끼고 정확한 가이드라인을 아래에 내려주지 못하는 분들도 있다. 반대로 너무 협소한 커리어 분야에 집중하느냐 좀더 큰 그림을 보는데 한계를 드러내는 분들도 있다. 그분들을 보면서 반면교사를 삼아라. 절대 욕만 하면서 똑같이 성장하지 말아라.

    이 처럼 초기 3~5년을 제대로 보내지 못하면 나머지 10~15년간이 불행하다. 부족하고,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더 외로워진다. 요즘 젊은 직원들을 보면 반대로 그들도 팀장이나 임원 앞에서 서슴없이 말하고, 뒤에서 가차없이 평가 한다. 앞으로 10년이 더 지나면 지금보다 더 한 신입들이 내 자신을 평가하게 된다. 그 때 외로우면 안 된다. 불행할 수는 없는 거 아닌가? 쥬니어 시절을 정확하게 보내야 향후 새로운 직원들에게도 정확한 리더십을 보여줄 수 있다. 행복할 수 있다.

    현실적인 커리어관에 대한 이야기를 적어 봤다.

  • (EconBrain 기고문) 위기관리 시스템, 협업하라! 협업하라!? 협업하라?

    위기관리
    시스템 , 협업하라 ! 협업하라 !? 협업하라 ?

    정용민 대표

    스트래티지샐러드

    OO 주식회사 홍보실 홍실장 . IT 팀 임원이 홍실장에게 SMS 를 보내왔다 . 사내 위기관리 위원회 멤버들에게 함께 발송하는
    단체 SMS 다 . ‘ 코드 레드급 위기 발생 . 위기관리 위원회 소집 @ 워룸
    ASAP’ 홍팀장은 바로 IT 팀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 통화
    중이다 . 아마 그는 수많은 임원들과 통화를 연달아 하고 있을 것이다 .

    홍팀장은 본사 21 층에 설치된 워룸 ( 위기통제센터 ) 으로
    달려 올라갔다 . 워룸에는 벌써 법무실장을 비롯한 몇몇이 웅성거리고 있다 . 법무실장이 홍실장을 보더니 이야기한다 . “ 고객정보 누출이에요 . 해커 소행 같데요 . IT 에서 브리핑하겠지만 , 이번 건은 약간 심각해 보이는데요 ?” 홍팀장은 ‘ 올 것이 왔구나 …’ 하는 생각이 든다 .
    몇 달 전 경쟁사의 고객정보 유출 위기를 보며 홍팀장은 ‘ 만약 우리에게 이런 위기가 발생하면
    어떻게 해야 하나 ?’ 하는 이슈를 사내에 제기했었다 .

    당시 사장은
    “IT 팀은 우리의 보안 상황도 잘 점검하라 ” 고 단순하게 지시하셨을
    뿐이었다 . 도리어 “ 이번 경쟁사 위기를 우리의 기회로 만들어
    좀더 고객 신뢰를 강조하고 , 시장점유율 확장이 필요하다 ” 는
    분위기가 많아 홍팀장을 당황하게 만들었던 기억이 있다 .

    홍팀장은 수척한 IT 팀장의 브리핑을 들었다 . 아직까지는 기자들이 관련 사실을 알지
    못해 문의가 없는데 , 언제 기자들의 콜이 시작될는지 불안하다 . 홍팀장은
    조급해서 워룸에 모여있는 사장을 비롯한 임원들에게 질문했다 . “ 이 상황에 우리의 책임이 얼마나 있습니까 ? 우리 보안 관리 체계에 문제가 있는 건가요 ? 아니면 , 우리는 완벽한데 불가항력적으로 해커들에 의해 당한 건가요 ?” IT 실장이
    홍팀장을 바라보면서 난처한 표정으로 이야기한다 . “ 반반입니다 ……”

    길게 설명들을
    하지만 , 따져보면 보안체계에도 사실 문제가 있었고 , 해커들의
    수법도 상당히 고도화되어 있었던 거였다 . 완전한 포지션이 나올 수가 없는 상황이다 . 사장은 심각한 표정으로 “ 일단 해커들하고는 연락이 닿지 않는다 했으니 , 우리 나름대로의 대응 안을 만들어야 하겠습니다 . 홍보팀은 우선 기자들에게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강구해 보세요 . 법무쪽에서는 관련해서 예상되는 우리측의 법적 책임과 대응안을 한번
    강구해 보고요 . 기획에서는 이와 관련해 경찰쪽과 어떻게 커뮤니케이션 할지에 대해 안을 마련해 준비하세요 .”

    기획팀장이 홍실장에게
    다가와 한마디 한다 . “ 경찰에 아는 라인 좀 있어요 ? 이런
    건 어디 누구를 찾아가야 하나 ? 112 에 신고해야 하는 건가 ?” 홍실장이
    황당한 표정을 짓자 기획팀장은 혼잣말로 “ 제길 … 연간 KPI 조정작업도 바빠서 죽겠는데 … 에휴 ” 하면서 흡연실로 향한다 .

    법무실장은 홍실장에게
    전화 해 법무실의 입장을 설명한다 . “ 홍실장님 , 저희 법무에서는
    이번 이슈 관련해서는 가능한 기자들이 기사를 쓰지 않게 해야 한다 생각합니다 . 나중에 큰 문제가 될
    수 있어요 . 특히 우리가 책임 져야 하는 부분이 어디인지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기자들의 책임론이 나오면
    문제입니다 .” 홍실장이 다시 되물었다 . “ 기자들이 기사를
    쓰지 않게 하는 방법이 있으면 좀 알려주세요 . 제가 25 년
    홍보일 하면서도 그런 묘안을 찾지 못했습니다 .”

    사장도 홍실장에게
    전화를 걸어왔다 . 오늘 오전에만 50 통 넘는 전화를 주고
    받았다 . “ 홍실장 , 내가 기자회견을 해서 이 사실을 먼저
    기자들에게 알리는 건 어떻게 생각해요 ? 우리 책임이 아니라는 것을 초반에 강조할 수 있지 않을까 ?” 홍실장은 난감해진다 . “ 사장님 ,
    기자회견은 준비가 필요합니다 . 저희가 언제 이 사실을 최초 인지했었는지 , 해커들과의 커뮤니케이션 내용은 무엇이었는지 , 우리의 보안시스템에는
    아무 문제 없었는지 , 법적 책임에 대한 입장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되는지 등등을 미리 리뷰하고 철저하게
    준비해야 기자회견이 가능합니다 . 그 이전에는 저희 홍보실도 적극적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할 수 없습니다 .”

    사장은 “ 그렇겠지 . 그러면 홍보실에서 일단 준비를 하면서 , 필요한 정보가 있으면 법무 , IT, 기획 등하고 협업 하도록 해요 . 빨리 결정해서 알려줘요 . 나의 의견은 우리가 먼저 치고 나가자 하는
    겁니다 .” 사장님은 항상 이렇게 간단 하다 .

    홍실장은 사장이
    준비하라 지시하신 내용들을 위해 법무실장에게 문의 했다 . 법무실장은 이미 로펌과 연속회의를 하는 중이라
    전화를 받지 못한다는 비서의 연락이 왔다 . 급하니 십 분이라도 연락을 하자 하니 , 사장의 지시사항이 또 따로 있어 연결이 힘들겠단다 . 기획실도 지금
    화재가 난 듯 통화불능이다 . 경찰 네트워크를 찾는다더니 , 정신이
    없는 모양새다 . IT 팀은 더욱 아수라장이다 . IT 실장은 이미
    다른 회사를 알아보고 있다는 이야기까지 들린다 . IT 팀원들과 협력업체 직원들은 떼로 몰려 사무실에서
    서성거리기만 한다 .

    사장이 지시한
    사항들을 정리하기 조차 힘들다 . 홍실장은 이전에도 이랬던 것처럼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음을 느끼고
    또 다시 심란해 진다 . 만약 지금 기자에게서 전화가 오면 뭐라 답변 해야 할까 ? 상황 파악도 제대로 안된 홍보실장이라고 또 엄청난 비판을 받을텐데 …

    사장이 전화를
    다시 걸어왔다 . “ 홍실장 , 어떻게 준비는 좀 되었어 ?” 홍실장이 작은 목소리로 “ 사장님 ,
    현재 법무 , 기획 , IT 모두 연락 조차 안됩니다 . 제가 찾아가봐도 어디들 있는지 만날 수가 없어요 . 협업이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 사장은 화나 소리를 친다 . “ 홍실장 ! 이봐요 ! 당신 뭐 하는 사람이야 .
    사장 말이 말 같지 않아 ? 무슨 일이 있어도 하라면 해야지 ! 그 사람들이 연락이 안되고 만날 수 없는 게 뭐에요 ? 그렇게 협업에
    익숙하지 않으니 홍보실이 문제지 … 쯧쯧 ”

    홍실장은 변명도
    힘들어 가만히 전화기 넘어 사장의 성화를 듣고 있다 . 그 때 홍실장의 휴대전화가 울린다 . 휴대전화에는 OO 일보 ooo 기자의
    전호번호가 뜬다 . 분명 이 전화는 그 전화일 것이다 . 홍실장은
    숨어 버리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다 . 홍실장은 사장이 소리 치고 있는 전화를 살포시 내려 놓고 휴대전화의
    배터리도 빼버린다 . 내 자신을 위한 위기관리인 셈이다 .

  • PR 에이전시 AE, 이렇게만 하면 실패한다

    우리 회사 코치들과 친한 PR 에이전시 AE들을 대상으로 정기적으로 조인 워크샵을 진행하기로 했다. 에이전시 쥬니어 PR담당자들을 대상으로 Job, Career, Service, Process, Vision, Values 그리고 Kaizen….에 대한 이야기들을 나눈다.

    그 첫 세션으로 PR에이전시 AE로서 가져야 할…더 정확히 말해서는 ‘경계해야 할 나쁜 태도와 습성’에 대해 이야기를 공유했다.

    그들은 선배의 이런 조언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그들은 10년 후 어떤 시니어들로 성장해 있을까? 그들이 그 때까지 PR업무를 하고는 있을까? 혹시 실패해 있지는 않을까?

    피그말리온 효과를 생각하면 항상 좋은 이야기를 해주고 싶지만, 최근에는 방시혁씨의 독설이 유행(!)이라 해 한번 강하게 내용을 꾸며 봤다. 항상 건승.

    PR AE, 이렇게만 하면 실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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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conBrain 기고문] 위기관리, 담당자에게 권한을 부여하라!

    위기관리 , 담당자에게 권한을 부여하라 !

    OO 주식회사 홍보실 홍실장 . 전사적으로 위기관리 시스템을 다시 한번
    점검하라는 사장의 지시가 떨어졌다 . 최근 천안함과 서해안 무력 충돌로 인해 최고경영진의 위기 의식이
    높아진 까닭이다 . 심지어 회사 일부에서는 미국의 911 사태
    수준의 위기를 상정하고 그에 대한 대비책을 세워야 하지 않겠느냐 하는 이야기들도 나오고 있다 .

    홍실장은 일단
    기존 위기관리 매뉴얼과 실제 위기를 관리했던 자사 케이스들을 모아 분석을 시작했다 . 기존 관계를 맺고
    있던 외부 컨설턴트들을 불러 함께 작업을 시작한 거다 . 사장께서는 “ 빠른
    시일내에 위기관리 시스템 점검을 마치고 , 개선 및 강화안을 가져오라 ”
    다그치신다 .

    컨설턴트들이
    홍실장에게 기존 시스템 점검을 위해 위기관리팀으로 지정되어 있는 24 명의 부서장들을 인터뷰 하고 싶다
    했다 . 홍실장은 그 말을 들으니 마음이 무겁다 . 평소에도
    여러 경영 컨설턴트들이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온갖 인터뷰들을 진행해 사내에 인터뷰에 대한 거부감이 강했기 때문이다 .

    “ 아니 우리가 뭐 일하러 회사를 다니지 , 컨설턴트들에게 인터뷰 해 주려고
    회사를 다닌답니까 ?” “ 이 프로젝트 기획한 부서가 어디야 ? 왜
    우리만 이렇게 반복적으로 귀찮게 해 ?” “ 감사 받는 것도 아니고 , 이렇게
    많은 자료를 어느 세월에 준비해 준답니까 ? 프로젝트 하는 팀이 알아서 자료 좀 챙겨주면 안 되요 ?” 이런 불만들이 가득하다 .

    홍실장은 컨설턴트들에게
    “ 가능한 인터뷰 대상을 축소해달라 ” 부탁한다 . 홍실장은 위기관리팀에 속해 있는 24 명의 부서장들에게 인터뷰 목적과
    가능시간을 알려달라 이메일 했다 . 주간경영회의 시간에도 발언권을 얻어 사장 앞에서 여러 부서장들에게
    협조를 구했다 . 일주일이 지났다 . 아무도 답변이 없다 . 홍실장은 비서들에게 전화를 걸었다 . 일부는 아직 일정을 정해 주시지
    않았다는 반응이고 , 일부는 이메일에 대해 별반 답변이 없으시다는 반응이다 . 시간은 흐른다 .

    2 주가 흘러 여러 비서들의 협조와 사장을 통한 압력 (?) 을 통해 겨우 3 분의 2 정도 부서장들의 인터뷰 일정을 잡았다 . 인터뷰 시작 . 컨설턴트들이 소회의실에서 주재하면서 일정에 따라 부서장들을
    인터뷰 시작했다 . 하지만 , 결국 예상대로 갑작스러운 일정들이
    끼어들어 인터뷰의 대부분이 정해진 일정에 진행되지 않는다 . 홍실장은 컨설턴트들에게 또 양해를 구한다 . “ 가능한 분들만 인터뷰 하고 , 일정이 급박하니 다른 연구방법으로
    대체하는 게 어떨까요 ?”

    컨설턴트들이
    고민 끝에 홍실장 회사의 기존 사례 분석들을 기반으로 문제점 및 개선점을 도출하기 위한 일일 워크샵을 제안했다 .
    24 명의 위기관리팀 소속 부서장들을 한자리에 모으자는 뜻이다 . 홍실장은 다시 난감해진다 . 부서장 전체를 한자리에 하루 동안 묶어 놓는다는 것이 말이 쉽지 거의 불가능한 태스크 (?) 기 때문 .

    홍실장은 다시
    각 부서장 비서들의 협조를 얻어 위기관리 시스템 개선 워크샵 일정을 어랜지 한다 . 여기 저기 홍실장에게
    볼멘소리가 터져 나온다 . “ 주말에는 좀 쉽시다 ” “ 미국 출장과
    겹치는데 어떻게 해요 ?” “ 아무리 사장님이 하라 하셨어도 우선순위가 있는 거 아닙니까 ?” 홍실장은 이런 내부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데에도 힘들다 . 반론을
    제기하는 것도 힘에 부친다 .

    운 좋게 일단
    워크샵 일정 확보 . 3 분의 1 의 부서장들이 여타 사정으로
    워크샵에 불참의사를 밝혀왔다 . 홍실장은 컨설턴트들에게 “ 이
    정도 모일 수 있는 것도 기적 ” 이라며 협조를 당부했다 . 컨설턴트들과
    부서장들의 워크샵이 시작되었다 . 일부 참석한 부서장들은 활발하게 자신의 부서에서 위기관리에 필요한 사항들을
    개진한다 . 일부는 역시 침묵하거나 , 랩탑으로 다른 업무를
    진행 중이다 . 홍실장은 속이 부글거리기 시작한다 . ‘ 이게
    어떻게 마련한 자린데 …’

    다음주 월요일 . 사장이 홍실장을 호출한다 . “ 홍실장 , 지난달 이야기했던 위기관리 시스템 개선 프로젝트는 어떻게 됐어 ?” 홍실장은
    “ 사장님 , 그렇지 않아도 지난 주말 피닉스파크에서 전체 부서장들과
    워크샵을 진행 했습니다 . 이번 주말에 1 차 리포트가 보고될
    예정입니다 .” 라 답했다 . 사장은 약간 짜증을 낸다 . “ 프로젝트가 너무 느려 … 당장 지금이라도 위기가 발생하면 당신이 책임질
    거야 ?” 홍실장은 빨리 마무리 짓겠다 하고 사장실을 떠났다 .

    홍실장은 컨설턴트들을
    쪼기 시작했다 . 수요일까지 내부 리포트 리뷰를 하자 했다 . 수요일이
    되니 컨설턴트들이 여러 밤을 세워 마련한 개선안을 가지고 왔다 . 홍실장은 컨설턴트들을 데리고 회의를
    위해 12 층 회의실들을 돌아 다닌다 . 빈 회의실이 없다 . 예약을 해 놓지 않은 게 불찰이었다 . 홍실장은 회의실 사용 예약기록이
    없는 빈 회의실 문을 열었다 . 세네 명 팀장들이 담배를 피우며 잡담을 나누고 있다 . 홍실장이 양해를 구했다 . “ 홍보실에서 위기관리 프로젝트로 이 회의실을
    잠깐 사용해야 하겠는데 , 여러분들이 좀 회의실을 비워 줄 수 있겠어요 ?”

    회의실에 있던
    마케팅 팀장이 홍실장을 바라보면서 말한다 . “ 저희도 회의 중입니다 . 꼭
    이 회의실을 쓰셔야겠어요 ?” 그 옆 프로모션팀장이 거든다 . “ 요즘
    홍보실 프로젝트 때문에 윗분들이 힘들다고 난리신데 , 회의실로 저희들에게까지 압박을 주십니까 ? 홍보실 구석에 회의할 수 있는 공간 있잖아요 ?” 홍실장은 주먹을
    꽉 쥐면서 한마디 한다 . “ 이게 내가 혼자 좋자 하는 일입니까 ? 사장님께서
    관심가지시고 회사를 위한 일 아니십니까 ? 회의실 내주는 게 그렇게 힘듭니까 ? 너무 하네요 .”

    팀장들이 한마디로
    답한다 . “ 저희도 회사를 위해 지금 이 회의를 하고 있거든요 ?” 홍실장은
    컨설턴트들에게 회사 주변 커피샵으로 가 회의 하자며 그들을 데리고 밖으로 향했다 . 홍실장은 힘이 없다 . 사내에서 그 누구도 홍보실에게 힘을 실어준 적이 없다 . 누구는 홍보실이
    조직내에서 움직이기 때문에 같이 움직여야 한다고도 조언한다 . 하지만 ,
    홍실장은 이런 상황의 원인이 홍보실에 있는지 , 아니면 사장을 비롯한 다른 환경에 기인하는지
    알고 싶다 . 왜 홍보실이 회사의 중대한 일을 하면서도 이렇게까지 힘을 얻지 못하고 떠다녀야 하는지가
    고민인 거다 .

  • [EconBrain 기고문] 사람이 있어야 위기를 관리하지!

    사람이
    있어야 위기를 관리하지 !

    정용민 대표, 스트래티지샐러드

    OO 주식회사 홍보실 홍실장 . 새벽 홍실장 핸드폰에 전화가 울린다 . 출근 준비 하던 홍실장이 칫솔을 입에 물고 전화를 받는다 . “ 홍실장님 , 여기 LA 인데요 , 큰일이
    났습니다 . 저희 미국 서부 물류창고에 화재가 나서 대부분의 제품들이 손실 됐습니다 . 저희 매뉴얼상에 본사 위기관리팀장에게 연락하도록 되어 있는 것 같아서 먼저 보고 드립니다 . 이메일로 관련 상황과 사진 그리고 보고서를 보내드렸습니다 .” 홍실장은
    일단 관련 상황을 CEO 에게 보고 드렸다 .

    CEO 께서는 “ 관련 보고 지사장에게 들었어요 . 우리가 어떤 대응을 해야 하는지 홍실장이 빨리 위기관리팀 소집해서 논의하고 보고해 주었으면 합니다 .” 지시하셨다 . 홍실장은 일단 사내 비상연락망을 통해 오전 6 시 30 분 위기관리팀을 구성하는 각 부서장들에게 SMS 를 일괄 발송했다 . 오전 7 시경
    회사로 이동 .

    회사 위기관리
    매뉴얼상 정해진 대로 위기관리팀 구성원들이 집합해야 하는 위기통제센터 본사 20 층 대회의실 . 7 시 30 분이 지나는 데 아무도 없다 . 물류팀장이 허겁지겁 들어온다 . 미국지사들과 핸드폰이 뜨겁도록 연락
    중이다 . 홍실장은 “ 다들 언제쯤 모일 건가 ? 사장님께서 빨리 상황 분석해 보고하라고 하셨는데 …” 하고 중얼거린다 . 홍보실 팀원들이 다시 각 소집대상 임원들과 팀장들에게 전화를 돌린다 .

    홍실장은 오전
    8 시가 되자 마음이 더욱 조급해진다 . “ 위기관리팀 총원이
    원래 몇 명이야 ?” 위기관리팀 서브 리더를 맡고 있는 조부장이 보고한다 . “ 사장님 빼고 하시면 총원 24 분입니다 . 현재는 물류팀장과 법무팀장 두분 빼고 22 분만 모이시면 될 듯 …” 옆에 있던 물류팀장이 덧붙인다 . “ 실장님 , 제가 아까 보고 받기로는 일단 마케팅쪽하고 , 영업쪽하고 , 기획쪽에 사람들이 많이 없을 것 같습니다 . 협력업체 컨퍼런스나 해외
    광고 촬영 때문에 임원들과 팀장들이 많이 빠져있다던 데요 ?” 홍실장은 “ 빨리 누가 빠지고 누가 들어올 건지 확인해 ” 조부장에게 지시했다 .

    오전 8 시 30 분 . 위기관리통제센터에 10 명 가량이 차기 시작했다 . 먼저와 기다리던 물류팀장과 법무팀장은
    다른 구성원들을 기다리다 지쳐 잠시 밖에 나가는 것 같더니 들어오지 않는다 . 홍실장은 “ 어떻게 된 거야 ? 실제 총원이 얼마야 ?” 소리 지른다 . 조부장은 땀을 흘리며 보고한다 . “ 실장님 저희 팀원들이 전화 돌려 확인한 바로는 오늘 집합 가능 인원은 총
    15 명 정도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 홍실장이 다시 소리친다 . “ 근데 왜 10 명 밖에 안되 ?” 조부장이
    난처하게 이야기한다 . “5 명이 아직 연락이 안되고 있어서 조금만 기다려 주시면 …”

    결국 3 명이 연락이 안 되는 채로 오전 9 시가 되어 위기관리팀의 회의가
    시작되었다 . 홍실장이 한마디 한다 . “ 저희가 최초 비상연락망
    활용해 소집 정보 드린 게 오늘 오전 6 시 반입니다 . 그런데
    집합하시는데 2 시간 반 이상이 걸렸습니다 . 다른 회사들은
    위기발생 직후 한 시간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연구하고 훈련한다 하는데 우리는 이게 뭡니까 ? 문제가
    많다고 봅니다 .”

    출장중인 기획부사장을
    대신해 기획팀장이 이야기에 끼어든다 . “ 저희 매뉴얼상으로는 비상연락망을 통한 위기관리팀 소집명령과 소집완료는 1 시간 이내로 한다 ” 되어 있습니다 .
    하지만 이 부분이 현실적이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 우리가 모두 사무실에 있을 때는 문제가
    없을 듯 한데 , 이번과 같이 야간이나 주말 또는 통근 시간대에 소집이 걸리면 한 시간 내에는 소집이
    불가능할 가능성이 더 많습니다 .” 여기저기에서 동의하는 볼멘 소리들이 나온다 .

    홍실장은 “ 일단 소집기간과 관련된 규정은 추후 논의해서 개선 방향 마련하도록 하겠습니다 .
    그리고 오늘 위기관리팀을 소집한 이유는 …” 확보된 상황을 브리핑하려 하는 순간 여기저기에서
    전화가 울려댄다 . 위기통제센터에 참석한 임원들과 팀장들에게 전화가 빗발치는 거다 . 물류팀장과 법무팀장은 아예 화상 컨퍼런스콜을 해야 한다면서 화상회의실로 돌아간 지 오래다 . 모두가 위기상황을 보고받고 , 그에 대한 대응을 각자 생각해 하달하고
    있는 상황이다 .

    홍실장이 제지
    하기 시작했다 . “ 전화 그만 하세요 . 전화 다른 직원에게
    맡기시고 일단 상황파악과 의사결정을 먼저 진행합시다 .” 이에 대해 영업임원이 한마디 한다 . “ 내가 지금 영업에 수급 결정을 안 해주면 더 문제가 커지는데 이 자리에서 내가 다른 일을 어떻게 합니까 ?” 마케팅에서 서브로 참석한 팀장 하나가 조심스럽게 물어온다 . “ 저 … 실장님 . 아주 급하게 사장님께서 지시하신 자료와 이메일을 확인해야
    하는데 제 자리에 잠깐 가서 이메일 확인하고 다시 오면 안될까요 ?” 홍실장은 짜증이 나기 시작한다 .

    이미 위기통제센터
    내부에서는 참석 인력들 조차 통제가 안되고 있다 . 각 부서별로 해당 위기를 위기로 인식하지 않거나 , 별로 우리 부서와 관련 있는 위기라 생각하지 않는 구성원들이 많다 . 또한
    평소에 노트북을 가지고 일하는 환경이 아니라 , 위기시 위기통제센터에 모여 회의를 진행하는 것에 상당한
    ‘ 격리감 ’ 을 느낀다 . 휴대전화는
    위기시에 더욱 더 자주 울린다 . 이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

    CEO 가 홍실장 휴대폰으로 전화를 걸어왔다 . “ 홍실장 , 아까 새벽에 이야기한 거 어떻게 돼가고 있습니까 ? 대응방안 간략하게
    정리한 게 있어요 ?” 홍실장은 숨을 죽여가며 이야기한다 . “ 사장님 , 곧 보고 드리겠습니다 . 위기관리팀이 모인지가 얼마 안돼서 현재 논의
    중입니다 . 오전 중으로 보고 드리겠습니다 .” CEO 가 화난
    듯 대꾸한다 . “ 아니 그런 이야기가 나옵니까 ? 미국에서는
    벌써 상황이 심각해진 모양이던데 , 우리 내부에서 상황파악과 의사결정이 그렇게 느려서 말이 됩니까 ?”

    홍실장은 위기관리팀을
    대상으로 해 간략하게 브리핑을 마치고 , 각자 사무실로 돌아가 각 팀별 대응 방안을 마련해 11 시 30 분 정각까지 취합하게 도와달라 부탁했다 . CEO 에게 그나마 상황을 업데이트 해 드리려 사장실로 올라나기 사장실 앞에 각 팀별 대기자들이 여럿이다 . 각기 대응방안을 각자 보고하고 있다 . 홍실장은 사장 비서 옆 간이
    의자에 걸 터 앉으며 생각한다 . ‘ 매뉴얼이 있으면 뭐하나 , 사람이
    없는 데 … 사람들이 각자 다른 생각으로 다른 일들을 하고 있는데 … 위기관리가
    될 턱이 있나 ?’ 그렇게 또 하루가 지나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