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위기관리 용어 사전

기업 위기관리와 이슈관리 현장에서 쓰이는 핵심 용어를 하나씩 정의합니다. 각 편은 용어의 정의에서 시작해, 30년 위기관리 컨설팅 현장에서 그 개념이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고 어디서 오해되는지를 짧게 설명합니다. 스트래티지샐러드 정용민 대표가 씁니다.

  • 위기관리 컨설팅이란 무엇인가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이 글은 스트래티지샐러드 「위기관리 용어 사전」에 실린 글입니다. 원문 보기

    위기관리 컨설팅은 기업에 어떤 위기가 발생할 수 있는지를 미리 진단하고, 위기가 실제로 발생했을 때 무엇을 어떤 순서로 결정할지를 설계하는 자문 서비스입니다. 기사를 막거나 여론을 돌리는 일과는 성격이 다릅니다. 그런 기대를 갖고 찾아오시는 경우가 있지만, 그 영역은 애초에 컨설팅으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닙니다.

    네 가지 영역으로 이루어집니다

    첫째는 자문입니다. 이슈나 위기 상황에서 정보를 분석해 상황을 판단하고, 이해관계자별 대응 전략을 설계하고, 메시지를 개발하고, 무엇을 먼저 할지 우선순위를 정하는 일을 함께 합니다. 실행 과정에서 실시간으로 방향을 조율하는 것까지 포함됩니다.

    둘째는 시스템 구축입니다. 위기요소를 진단하고, 위기관리 매뉴얼을 개발하고, 위기관리위원회와 대응 체계를 설계합니다.

    셋째는 트레이닝입니다. 미디어 트레이닝, 대변인 트레이닝, 워크샵, 시뮬레이션을 통해 만들어 둔 체계가 사람의 역량으로 옮겨지도록 합니다.

    넷째는 실행입니다. 위기 국면에서 실제 커뮤니케이션을 함께 수행하거나 창구 역할을 맡습니다.

    진단에서 시작합니다

    제대로 된 컨설팅은 위기요소 진단에서 출발합니다. 회사 안에 이미 존재하지만 아무도 위기라고 부르지 않는 것들을 찾아내 목록으로 만드는 작업입니다.

    진단은 두 가지 기준으로 평가합니다. 발생 가능 빈도와 발생 시 위해 정도입니다. 이 두 축으로 점수를 매겨 최고 위험군을 소수로 추려 냅니다. 나머지는 담당 부서에 오너십을 배분해 평시에 관리하게 합니다.

    굳이 좁히는 이유가 있습니다. 모든 위기에 똑같이 대비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목록이 길어질수록 아무것도 준비되지 않습니다.

    위기관리 컨설팅이 다루지 않는 영역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법적 유불리 판단, 소송이나 조정, 중재 전략, 계약서 작성과 검토, 법령 해석, 형사와 민사 절차에서의 대응 방향은 법률 대리인의 영역입니다. 위기 국면에서 법무 검토와 커뮤니케이션 대응은 나란히 진행되지만 서로 혼동되어서는 안 됩니다.

    사업 연속성 계획과도 구분됩니다. 설비 복구, 생산 대체, 공급망 복원처럼 사업 자체를 되살리는 상황관리 영역은 별도의 전문 분야입니다. 위기관리 컨설팅은 그 상황을 둘러싼 판단과 커뮤니케이션을 다룹니다.

    그리고 사실을 바꾸지 못합니다. 회사에 불리한 사실이 존재한다면 커뮤니케이션이 그것을 없애 주지 않습니다.

    시간이 필요한 작업입니다

    시스템 구축은 몇 주 만에 끝나지 않습니다. 진단, 워크샵, 매뉴얼 통합, 훈련의 순서를 밟아야 하고 각 단계마다 조직 구성원이 실제로 참여해야 합니다.

    짧은 기간에 문서만 받아 보는 방식으로는 성과가 나지 않습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매뉴얼은 위기가 왔을 때 열리지 않습니다. 계획서보다 계획을 세우는 과정 자체가 조직에 남기 때문입니다.

    컨설팅사를 고를 때 확인할 것

    첫째, 하지 않는 일을 분명히 말하는지 보십시오. 무엇이든 해 주겠다는 곳보다 그것은 저희 영역이 아니라고 말하는 곳이 대체로 안전합니다.

    둘째, 평시 서비스가 있는지 확인하십시오. 위기 발생 후 대응만 하는 곳과 진단, 매뉴얼, 훈련까지 하는 곳은 축적한 경험의 종류가 다릅니다.

    셋째, 경영진 곁에서 일해 본 경험을 확인하십시오. 위기관리의 결정적 순간은 실무 회의실이 아니라 최고 의사결정자 앞에서 옵니다.

    넷째, 비밀 유지를 어떻게 다루는지 물어보십시오. 실적을 화려하게 나열하는 곳일수록 우리 회사의 사안도 나중에 어딘가에서 언급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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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이란 무엇인가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이 글은 스트래티지샐러드 「위기관리 용어 사전」에 실린 글입니다. 원문 보기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은 가상의 위기 상황을 설정하고 실제와 같은 조건에서 의사결정과 대응을 실습하는 훈련입니다. 통상 의사결정 그룹이 한자리에 모여 진행하는 워룸(War Room) 형태로 이루어집니다. 매뉴얼이 작동하는지, 조직이 실제로 움직이는지는 해 보기 전에는 알 수 없습니다.

    어떻게 진행합니까

    위기 상황을 단계별로 나눈 시나리오가 준비됩니다. 참가자들은 제한된 정보와 제한된 시간 안에서 판단을 내리고, 그 판단에 따라 다음 상황이 전개됩니다. 진행자는 언론 문의, 규제기관 연락, 소셜미디어 확산, 내부 동요 같은 변수를 상황에 맞춰 투입합니다.

    참가자는 실제 위기 시 의사결정에 참여할 사람들로 구성합니다. 대리 참석은 훈련의 의미를 없앱니다. 결정할 사람이 그 자리에 없으면, 실제 위기에서도 결정은 나오지 않습니다.

    시뮬레이션은 정기적으로 실시해야 효과가 유지됩니다. 한 번 해 보고 끝내면 조직의 기억은 몇 달 안에 흩어집니다.

    시뮬레이션이 드러내는 것

    시뮬레이션의 목적은 잘하는 모습을 확인하는 데 있지 않습니다. 무엇이 작동하지 않는지를 찾는 데 있습니다.

    실제로 자주 드러나는 것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정보가 위로 올라가지 않습니다. 현장은 알고 있는데 의사결정 그룹은 모릅니다. 둘째, 결정이 내려지지 않습니다. 참석자들이 서로의 판단을 기다립니다. 셋째, 결정이 아래로 전달되지 않습니다. 정해졌는데 실행 조직은 모릅니다.

    이 세 가지는 매뉴얼을 아무리 정교하게 써도 발견되지 않습니다. 사람이 모여 실제로 해 봐야 보입니다.

    잘못 설계된 시뮬레이션의 특징

    첫째, 시나리오가 자사와 무관한 경우입니다. 일어날 법하지 않은 상황을 다루면 참가자들이 몰입하지 않습니다. 위기요소 진단에서 나온 실제 후보로 시나리오를 만들어야 합니다.

    둘째, 정답이 정해져 있는 경우입니다. 진행자가 원하는 답으로 유도하면 훈련이 아니라 시연이 됩니다.

    셋째, 결과를 인사 평가에 쓰는 경우입니다. 참가자들이 평가받는다고 느끼면 실수를 감추게 되고, 실수를 감추면 배울 것이 없어집니다.

    넷째, 사후 정리를 하지 않는 경우입니다. 시뮬레이션의 가치는 훈련 자체가 아니라 이후의 복기와 개선에 있습니다. 무엇이 막혔는지 기록하고 매뉴얼과 체계에 반영하는 데까지 가야 한 번의 훈련이 완결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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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 위기 시 사과문은 무엇을 갖춰야 하는가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이 글은 스트래티지샐러드 「위기관리 용어 사전」에 실린 글입니다. 원문 보기

    위기 시 사과문은 무엇에 대한 사과인지를 회사가 스스로 정확히 서술하는 문서입니다. 다만 사과의 성패는 문장에서 갈리지 않습니다. 그 사안을 둘러싼 맥락을 회사가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가, 그리고 사실을 확인한 과정을 밖에서 믿을 수 있는가. 사과의 수용 여부는 이 두 가지에서 이미 결정됩니다.

    맥락을 읽지 못한 사과는 닿지 않습니다

    사과가 진정한 것으로 받아들여지려면, 사과의 전제가 되는 맥락을 기업이 정확히 이해하고 있어야 합니다. 사람들이 무엇에 분노하고 있는지, 어느 지점이 건드려졌는지, 무엇을 기다리고 있는지에 대한 이해입니다. 이 이해가 없거나 일부라도 부족하면 사과의 수용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같은 사안이라도 사람들이 문제 삼는 지점은 회사가 생각하는 곳과 다를 때가 많습니다. 회사는 절차상 하자가 없었다고 설명하는데 밖에서는 태도를 문제 삼고 있거나, 회사는 피해 규모를 이야기하는데 밖에서는 왜 미리 막지 못했는지를 묻는 식입니다. 이 어긋남을 알아차리지 못한 채 쓴 사과문은 아무리 정성껏 써도 빗나갑니다.

    이러한 맥락 해석 능력을 전략적인 용어로 정무감각이라고 부릅니다. 여론과 공감을 읽어 내는 기업의 해석 역량을 뜻합니다.

    정무감각은 개인의 재능이라기보다 상당 부분 기업 문화에 속합니다. 그리고 최고의사결정자가 실제로 지닌 정무감각에 크게 좌우됩니다. 평소 밖의 시선을 살피지 않던 조직이 위기 상황에서만 갑자기 여론을 정확히 읽어 내기는 어렵습니다. 사과 직전에 급히 갖출 수 있는 역량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사과가 실패하는 또 하나의 이유

    맥락을 읽었다 해도 남는 문제가 있습니다. 사실을 확인한 과정을 밖에서 믿을 수 있는가입니다. 사과가 받아들여지지 않는 원인을 대개 표현에서 찾지만, 실제로는 사실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사실을 확인한 과정을 신뢰할 수 없어서 실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사과문을 쓰기 전에 점검해야 할 것은 문장이 아니라 절차입니다. 사실관계를 누가 어떤 방식으로 확인했는지, 그 과정을 밖에서 납득할 수 있는지가 먼저입니다. 이 부분이 취약하면 아무리 정제된 문장을 내놓아도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머리와 가슴을 함께 겨냥해야 합니다

    사과는 논리적 납득과 정서적 수용을 동시에 목표로 설계됩니다. 사실관계 설명만으로는 결코 충분하지 않습니다. 정서적 차원의 응답이 별도의 축으로 준비되어야 합니다.

    구성 요소는 세 가지입니다. 첫째, 무엇에 대한 사과인지 명시해야 합니다. “심려를 끼쳐 드려 죄송합니다”는 사과가 아닙니다. 심려를 끼친 것이 아니라 무엇을 잘못했는지를 회사가 먼저 서술해야 합니다.

    둘째, 누구에게 하는 사과인지 밝혀야 합니다. 피해자, 고객, 임직원, 지역사회는 각각 다른 것을 기다립니다. 모두를 향한 사과는 아무에게도 닿지 않습니다.

    셋째, 무엇을 할 것인지 담아야 합니다. 피해 회복 조치와 재발 방지 방안이 없는 사과는 문장으로 끝납니다. 다만 지킬 수 없는 약속은 담지 않아야 합니다. 지켜지지 않은 재발 방지 약속은 다음 위기에서 그대로 되돌아옵니다.

    발표 전에 피해자를 먼저 만나야 합니다

    실무에서 자주 빠뜨리는 절차입니다. 대외 발표 이전에 피해자 또는 그 대표를 대상으로 사전 브리핑을 진행해야 합니다.

    피해자가 언론 보도로 결과를 처음 알게 되면, 그 순간 사과는 회사의 일방적 발표가 됩니다. 반대로 사전에 공유하고 피해자가 요구하는 추가 조사를 수용해 그 결과까지 포함해 발표하면, 같은 내용이 전혀 다르게 받아들여집니다.

    사과가 역풍을 부르는 경우

    첫째, 평시 언행과 어긋나는 경우입니다. 사과의 신뢰도는 평소 경영진이 해 온 말과 직접 연동됩니다. 앞서 말한 정무감각이 평시에 드러나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평소 밖의 시선과 어긋난 발언이 쌓여 있다면, 같은 사안을 두고 실수였다고 해명해도 구조적으로 신뢰받지 못합니다.

    둘째, 조건이 붙는 경우입니다. “만약 불편을 느끼셨다면”, “일부의 오해가 있었다면” 같은 표현은 사과의 효력을 없앱니다.

    셋째, 시점이 늦거나 주체가 맞지 않는 경우입니다. 여론이 이미 형성된 뒤의 사과는 압박에 못 이긴 것으로 읽힙니다. 최고경영자가 나서야 할 사안에 실무 부서 명의의 사과문이 나오면 회사가 사안의 무게를 모른다는 신호가 됩니다.

    첫 입장과 최종 발표는 다릅니다

    사안 발생 직후의 첫 입장에는 자체적인 결론을 담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이 단계에서 회사가 밝힐 것은 사과의 의지와 조사를 어떻게 진행하겠다는 약속까지입니다.

    사실관계와 책임자 처분, 재발 방지책은 조사가 끝난 뒤 한꺼번에 발표합니다. 이때 경영 책임자의 직접 사과가 함께 이루어져야 합니다. 결론을 나눠서 조금씩 내보내면 그때마다 새로운 국면이 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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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기관리위원회란 무엇인가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이 글은 스트래티지샐러드 「위기관리 용어 사전」에 실린 글입니다. 원문 보기

    위기관리위원회는 위기 상황에서 회사의 최종 의사결정을 담당하는 기구입니다. 실행 조직이 아니라 결정 조직이며, 위기의 심각성이 일정 수준을 넘어섰을 때 가동됩니다. 모든 위기에 위원회가 열리는 것은 아닙니다.

    위기 대응 조직은 단계로 나뉩니다

    잘 설계된 위기관리 체계는 대응 조직을 하나로 두지 않습니다. 심각성에 따라 가동되는 조직이 달라지고, 조직마다 책임자와 권한이 다릅니다.

    가장 아래에는 상황을 처음 감지한 부서와 그 사안에 가장 관여도가 높은 주관부서가 있습니다. 사안이 커지면 실무대응그룹(위기관리팀)이 소집됩니다. 주관부서를 중심으로 유관부서와 홍보, 법무 등 실행팀이 합류하고, 필요하면 외부 자문이 참여해 초기 대응과 상황 관리를 총괄합니다.

    사안이 더 커지면 위기관리위원회가 열립니다. 사업부문장 또는 최고경영자가 위원장을 맡고, 사업부문장 그룹과 실무대응그룹이 함께 들어옵니다. 물리적으로 모이는 공간이 위기관리센터(워룸)입니다.

    이 구분이 중요한 이유는 분명합니다. 작은 사안에 최고경영자가 매번 소집되면 조직은 지치고, 큰 사안에 실무자만 남으면 결정이 나오지 않습니다.

    누가 들어가야 합니까

    결정 권한을 가진 사람이 들어가야 합니다. 보고할 사람이 아니라 결정할 사람입니다. 참석자들이 모두 “확인해 보겠습니다”라고 답한다면 그 위원회는 기능하지 않습니다.

    위원장이 자리를 비울 경우를 대비한 대행 순서도 미리 정해 두어야 합니다. 위기는 위원장의 일정에 맞춰 발생하지 않습니다. 대행 원칙이 없는 조직은 위원장이 출장 중이라는 이유로 반나절을 흘려보냅니다.

    규모는 작을수록 좋습니다. 참석자가 늘어날수록 결정 속도는 느려지고 정보 유출 위험은 커집니다.

    결정과 실행을 나누는 이유

    위기 상황에서는 두 가지 일이 동시에 일어나야 합니다. 방향을 정하는 일과 정해진 방향을 실행하는 일입니다. 이 둘을 같은 사람들이 하면 어느 쪽도 제대로 되지 않습니다.

    위원회는 방향을 정합니다. 무엇을 인정하고 무엇을 보류할지, 누가 대변인이 될지, 어느 이해관계자를 먼저 다룰지를 결정합니다. 실행은 실무대응그룹과 각 부서가 맡습니다.

    결정과 실행이 분리되면 위원회는 상황 변화에 따라 방향을 조정할 여유를 갖습니다. 실행에 매몰된 조직은 방향이 틀렸다는 사실조차 알아차리지 못합니다.

    위원회가 작동하지 않는 조건

    첫째, 소집 기준이 없는 경우입니다. 어느 정도 사안이면 위원회를 여는지가 정해져 있지 않으면, 열어야 할 때 열리지 않고 열지 않아도 될 때 열립니다.

    둘째, 최종 결정자가 빠진 경우입니다. 위원회에서 합의한 내용이 나중에 뒤집히면 이후의 모든 논의가 무의미해집니다.

    셋째, 전문가에게 결정을 미루는 경우입니다. 법무, 홍보, 외부 자문이 각자의 관점에서 조언하는 것은 정상입니다. 그 조언들 사이에서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이 위원회의 일입니다. 전문가들끼리 합의하도록 맡겨 두면 결정은 나오지 않습니다.

    넷째, 평시에 한 번도 모이지 않은 경우입니다. 잘 운영되는 위원회는 위기가 없을 때도 정기적으로 만나 위기 요소를 점검하고 대비 상태를 확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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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기관리 매뉴얼이란 무엇인가: 위원회의 근거가 되는 문서입니다.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이란 무엇인가: 위원회가 실제로 움직이는지 확인하는 방법입니다.
    위기 시 이해관계자 우선순위는 어떻게 정하는가: 위원회가 내리는 첫 판단입니다.
    CEO 위기관리 가이드 50

  • 위기관리 매뉴얼이란 무엇인가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이 글은 스트래티지샐러드 「위기관리 용어 사전」에 실린 글입니다. 원문 보기

    위기관리 매뉴얼은 위기가 발생했을 때 회사가 그 위기를 어떻게 다룰 것인지를 미리 정해 둔 문서입니다. 영어로 옮기면 how to handle our corporate crises에 해당합니다. 특정 부서의 문서가 아니라 전사적으로 필요한 문서이며, 매뉴얼을 갖춘 것과 위기관리 역량을 갖춘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매뉴얼과 무엇이 다른가

    실무에서 가장 자주 혼동되는 두 문서입니다. 두 문서는 별도로 만들어지지만, 조직과 프로세스와 역할 체계를 공유하며 서로 연동됩니다. 위기관리 매뉴얼이 상위 체계이고,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매뉴얼은 그 체계 안에서 커뮤니케이션 실행에 집중합니다.

    위기관리 매뉴얼은 위기 자체를 어떻게 다룰 것인가를 다룹니다. 사고 수습, 피해자 대응, 생산과 영업의 조정, 법적 대응, 규제기관 신고, 복구 절차가 모두 여기에 들어갑니다. 따라서 대상은 전사입니다. 생산, 안전, 품질, 법무, 인사, 영업, 대관, 재무, 정보보안, 고객서비스, 커뮤니케이션 부서가 각자의 역할을 갖습니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매뉴얼은 그 위기를 어떻게 알릴 것인가를 다룹니다. 영어로는 how to communicate about it입니다. 대변인 지정, 창구일원화, 이해관계자별 메시지, 언론 응대, 기자회견 운영, 사과문의 원칙이 여기에 들어갑니다. 대상은 커뮤니케이션 부서와 대변인, 그리고 최고경영자입니다.

    이 구분이 중요한 이유는 분명합니다. 커뮤니케이션 매뉴얼만 만들어 두고 위기관리 체계를 갖췄다고 여기는 기업이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런 조직은 말할 준비는 되어 있으나 정작 위기 자체를 다룰 준비가 없습니다. 반대로 대응 절차만 정해 두고 커뮤니케이션을 뒤로 미룬 조직은, 잘 수습하고도 그 사실을 알리지 못해 평가받지 못합니다.

    매뉴얼이 담아야 하는 것

    매뉴얼의 출발점은 정의입니다. 우리 회사에서 무엇을 위기로 볼 것인가를 먼저 정합니다. 브랜드에 영향을 미치는가, 평판과 이미지에 영향을 미치는가, 정상적인 사업 활동에 영향을 미치는가, 나아가 회사의 존립이나 관계사에까지 영향을 미치는가. 이런 판별 기준이 있어야 현장에서 판단이 섭니다.

    다음은 심각성 구분입니다. 모든 위기를 같은 무게로 다룰 수는 없습니다. 사안의 규모와 파급력에 따라 단계를 나누고, 단계마다 가동되는 조직과 대응 수준을 연동시킵니다.

    그리고 조직입니다. 누가 감지하고, 누가 주관하며, 어느 단계에서 실무대응그룹(위기관리팀)이 소집되고, 어느 단계에서 위기관리위원회가 열리며, 위기관리센터(워룸)를 언제 여는지를 정합니다.

    마지막으로 프로세스입니다. 감지에서 시작해 상황파악, 초기대응, 보고, 의사결정, 대응실행, 추이확인을 거쳐 종결과 사후평가, 개선으로 이어지는 흐름을 단계별로 정리합니다. 연락망은 별첨이지 본체가 아닙니다.

    매뉴얼만으로 부족한 이유

    매뉴얼은 문서이고 위기는 사람이 관리합니다. 그 사이의 거리를 메우는 것이 훈련입니다. 위기관리에 실패한 기업 중 상당수는 매뉴얼이 없었던 곳이 아니라 있었는데 쓰지 못한 곳입니다.

    실무자가 매뉴얼을 찾지 않고도 첫 한 시간을 움직일 수 있다면 그 조직은 매뉴얼을 제대로 갖춘 것입니다. 반대로 매뉴얼을 찾아 읽어야만 움직일 수 있다면 아직 준비되지 않은 것입니다.

    매뉴얼이 죽는 조건

    첫째, 갱신하지 않는 경우입니다. 조직이 바뀌고 사업이 바뀌면 매뉴얼의 전제도 바뀝니다. 담당자 이름이 절반 이상 맞지 않는 매뉴얼은 이미 문서가 아닙니다. 법령에 근거한 신고 기한이나 적용 기준도 개정되므로 주기적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둘째, 너무 두꺼운 경우입니다. 분량이 늘어날수록 실제로 읽는 사람은 줄어듭니다. 위기 상황에서 펼쳐 볼 수 있는 분량인지가 기준이 되어야 합니다.

    셋째, 남의 것을 그대로 가져온 경우입니다. 다른 회사의 매뉴얼은 그 회사의 위기 요소와 조직 구조를 전제로 만들어졌습니다. 형식은 참고하되 내용은 자사의 위기요소 진단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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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디어 트레이닝이란 무엇인가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이 글은 스트래티지샐러드 「위기관리 용어 사전」에 실린 글입니다. 원문 보기

    미디어 트레이닝은 경영진과 대변인이 언론을 상대할 때 필요한 판단과 화법을 실습으로 익히는 훈련입니다. 말솜씨를 다듬는 과정이 아닙니다. 질문에 담긴 구조를 읽고, 답할 것과 답하지 않을 것을 순간적으로 가르는 훈련입니다.

    질문을 분별하는 훈련

    숙련된 기자의 질문에는 확인하려는 사실과 끌어내려는 발언이 함께 들어 있습니다. 이 둘을 구분하지 못하면 확인해 주지 않아도 될 것까지 확인해 주게 됩니다.

    실제 현장에서 반복되는 질문 형태가 있습니다. 여러 질문을 한꺼번에 쏟아붓는 방식, 같은 답변이 반복될 때 감정을 자극하는 방식, 둘 중 하나를 고르라고 강요하는 방식, 현장에 없는 제3자의 말을 인용하는 방식, 잘못된 전제를 깔아 두고 묻는 방식, 확언을 요구하는 방식, 아직 일어나지 않은 상황을 가정해 묻는 방식입니다.

    이 가운데 가장 위험한 것은 잘못된 전제를 깔아 둔 질문입니다. 전제를 그대로 두고 답하면 그 전제를 인정한 것이 됩니다. 훈련의 핵심은 이런 질문을 만났을 때 전제부터 바로잡고 답변으로 넘어가는 습관을 몸에 붙이는 것입니다.

    메시지를 유지하는 훈련

    열 개의 질문에 열 개의 다른 답을 하면 기사에는 가장 자극적인 하나만 남습니다. 무엇을 반복할지 정하고 그것을 흔들리지 않고 지키는 것이 훈련의 중심입니다.

    질문에서 핵심 메시지로 넘어가는 연결이 특히 중요합니다. 이 연결이 어색하면 회피로 보이고, 자연스러우면 설명으로 읽힙니다. 같은 내용이라도 어떻게 이어 붙이는가에 따라 전혀 다르게 전달됩니다.

    답변의 길이도 훈련 대상입니다. 질문보다 답변이 훨씬 길어지면 하지 않아도 될 말이 섞여 들어갑니다.

    습관을 교정하는 훈련

    훈련의 상당 부분은 새로운 기술을 익히는 것이 아니라 이미 몸에 밴 습관을 걷어내는 데 쓰입니다.

    기자를 가르치려 드는 태도, 기사나 질문을 비난하는 반응, 오프 더 레코드를 시도하는 버릇, 질문이 끝나기 전에 답을 시작하는 조급함, 경쟁사를 언급하며 갈등 소재를 스스로 제공하는 발언이 대표적입니다. 이런 습관은 본인이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실습 장면을 녹화해 다시 보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자신의 답변 영상을 처음 보는 경영진은 대부분 놀랍니다. 스스로 생각한 태도와 화면에 담긴 태도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시선, 표정, 침묵의 길이 같은 비언어 요소도 이 과정에서 함께 점검합니다.

    강의와 훈련은 다릅니다

    미디어 트레이닝의 본질은 실습입니다. 강의만 듣고 끝내면 아무것도 남지 않습니다. 실제로 질문을 받고, 답변하고, 그 장면을 복기하는 과정이 있어야 훈련입니다.

    질문자 역할을 맡는 사람도 중요합니다. 현직 기자의 질문 방식을 아는 사람이 압박 수위를 조절하며 물어야 실전에 가까워집니다. 친절한 질문만 오가는 세션은 훈련이 아니라 예행연습입니다.

    한 번으로 끝나지도 않습니다. 미디어 트레이닝은 기술 습득이 아니라 감각 유지에 가깝습니다. 훈련한 지 오래된 경영진은 실제 상황에서 훈련하지 않은 사람과 크게 다르지 않게 반응합니다. 언론 환경도 몇 년 단위로 바뀌고, 경영진이 바뀌면 조직의 훈련 이력은 개인에게 이전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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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 예상질의응답팩이란 무엇인가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이 글은 스트래티지샐러드 「위기관리 용어 사전」에 실린 글입니다. 원문 보기

    예상질의응답팩은 위기 상황에서 나올 수 있는 질문과 그에 대한 회사의 답변을 미리 정리해 둔 문서입니다. 실무에서는 흔히 Q&A팩이라고 부릅니다. 보도자료가 회사가 하고 싶은 말을 담는다면, 예상질의응답팩은 상대가 물을 말을 담습니다.

    무엇을 담습니까

    질문과 답변만 담는 것이 아닙니다. 네 가지가 함께 들어가야 문서로서 기능합니다.

    첫째, 지금까지 확인된 사실입니다. 답변만 있고 근거가 없으면 상황이 조금만 달라져도 쓸 수 없습니다. 확인된 것과 확인 중인 것을 구분해 적어야 합니다.

    둘째, 반복할 핵심 메시지입니다. 통상 세 개를 넘지 않게 정합니다. 질문이 어디로 흐르든 돌아올 지점이 있어야 합니다.

    셋째, 쓰지 말아야 할 표현입니다. 무엇을 말할지만큼 무엇을 말하지 않을지가 중요합니다. 법적 부담이 있는 단어, 확언으로 읽히는 표현, 책임 범위를 넓히는 문장을 미리 걸러 둡니다.

    넷째, 법적 검토 완료 여부입니다. 검토를 거치지 않은 답변이 섞여 있으면 문서 전체를 신뢰할 수 없습니다.

    답변을 미리 정해 두는 진짜 효용

    예상질의응답팩의 목적은 준비한 문장을 그대로 읽는 데 있지 않습니다. 실제 질문은 준비한 것과 조금씩 다르게 들어옵니다.

    효용은 다른 곳에 있습니다. 답변을 만드는 과정에서 회사가 답할 수 없는 질문이 무엇인지 드러납니다.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지점, 부서 간에 말이 다른 지점, 법무와 홍보의 판단이 갈리는 지점이 문서를 만들며 보입니다. 이것을 위기 발생 전에 발견하는 것이 핵심 효용입니다.

    질문 목록을 만들 때는 가장 아픈 질문부터 씁니다. 답하기 곤란한 질문을 빼놓고 만든 문서는 실전에서 무용합니다.

    대변인에게 건너가는 문서입니다

    예상질의응답팩은 서랍에 두는 문서가 아닙니다. 기자회견이나 인터뷰 직전, 대변인에게 건네는 준비 브리핑의 뼈대가 됩니다. 확인된 사실, 핵심 메시지, 예상 질문과 답변 방향, 금지 표현이 한 장으로 정리되어 대변인의 손에 들어가야 합니다.

    그래서 문서를 만든 뒤에는 답변할 사람과 함께 읽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실무자만 알고 있는 문서는 현장에서 다른 말이 나오게 만듭니다.

    팩이 무용해지는 조건

    첫째, 오래된 경우입니다. 사실관계는 계속 바뀝니다. 위기 국면에서는 하루 단위로 갱신해야 합니다.

    둘째, 방어 논리만 담은 경우입니다. 회사 입장만 나열한 문서는 상대의 질문에 대응하지 못합니다. 질문하는 쪽의 관점에서 다시 읽어 보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셋째, 분량이 지나친 경우입니다. 위기 상황에서 펼쳐 볼 수 있는 분량인지가 기준이 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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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 창구일원화란 무엇인가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이 글은 스트래티지샐러드 「위기관리 용어 사전」에 실린 글입니다. 원문 보기

    창구일원화는 위기 상황에서 외부로 나가는 모든 메시지를 지정된 하나의 창구와 책임자를 통해서만 내보내는 원칙을 말합니다. 목적은 커뮤니케이션의 통제가 아니라 일관성 확보입니다. 같은 사안에 대해 회사가 여러 목소리를 내는 순간, 그 불일치 자체가 새로운 기사가 됩니다.

    어디까지가 창구일원화의 범위인가

    언론 대응만 해당한다고 생각하기 쉬우나 범위는 그보다 넓습니다. 실무에서는 다음을 모두 포함합니다.

    언론의 취재 문의와 인터뷰 요청, 회사가 운영하는 공식 소셜미디어 채널의 위기 관련 게시물, 투자자와 주주의 문의, 규제기관과 정부부처의 공식 문의, 거래처와 유통 채널의 문의, 소비자와 시민단체의 항의 및 입장 요청, 그리고 임직원 대상 내부 공지까지입니다.

    내부 공지가 포함되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임직원에게 보낸 메시지는 하루 안에 밖으로 나갑니다. 내부용과 외부용의 내용이 다르면 그 차이가 곧 문제가 됩니다.

    개인적인 발언이라는 구분은 없습니다

    창구일원화가 발령되면 임직원 개인이 언론이나 소셜미디어, 지인을 통해 위기 관련 내용을 말하거나 게시하는 것은 금지됩니다.

    이 원칙이 엄격한 이유가 있습니다. 일단 기자와 말을 섞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하는 모든 발언은 회사의 공식 메시지로 받아들여집니다. 개인적인 생각이라거나 아는 범위에서 말한다는 구분은 성립하지 않습니다. 받는 쪽에서는 회사 사람이 한 말일 뿐입니다.

    그래서 실무 지침은 단순하게 정합니다. 문의를 받으면 답하지 말고 상대의 성명과 소속, 연락처를 파악해 담당 부서로 전달할 것. 이 한 줄이 전 임직원에게 전달되어야 합니다.

    창구를 좁힐수록 정보는 더 필요해집니다

    창구일원화를 실패하게 만드는 가장 흔한 원인은 정보 부족입니다. 창구는 좁혔는데 그 창구에 정보를 주지 않으면, 담당자는 답할 것이 없어 침묵하게 되고 결국 다른 경로가 열립니다.

    창구를 하나로 모으는 결정에는 그 창구에 사실관계를 신속히 전달하는 체계가 따라와야 합니다. 현장에서 확인된 내용이 담당 부서에 도달하는 경로가 없으면 창구일원화는 형식으로만 남습니다.

    대변인 지정과 함께 작동합니다

    창구일원화가 부서 차원의 원칙이라면, 대변인 지정은 사람 차원의 결정입니다. 어느 부서로 문의를 모을지와 그 부서에서 누가 얼굴을 내놓을지는 함께 정해져야 합니다.

    둘 중 하나만 정해진 조직은 실제 상황에서 멈춥니다. 창구는 있는데 말할 사람이 없거나, 말할 사람은 있는데 문의가 여러 부서로 흩어지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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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기관리 시 대변인이란 무엇인가: 창구를 맡는 사람의 역할입니다.
    예상질의응답팩이란 무엇인가: 창구가 준비해 두는 답변 자산입니다.
    홀딩 커뮤니케이션이란 무엇인가: 창구가 내보내는 첫 발화입니다.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 전략적 침묵이란 무엇인가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이 글은 스트래티지샐러드 「위기관리 용어 사전」에 실린 글입니다. 원문 보기

    전략적 침묵은 지금 말하지 않는 편이 위기관리 목적에 더 부합한다고 판단해 선택한 침묵을 말합니다. 실익과 손실을 저울에 올려 내린 결정이라는 점에서, 판단 자체가 멈춰 버린 마비 상태와는 다릅니다.

    겉모습은 같아도 안에서 벌어지는 일이 다릅니다

    밖에서 보면 전략적 침묵을 택한 기업과 단순히 마비된 기업은 둘 다 조용합니다. 그러나 안에서는 전혀 다른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전략적 침묵을 택한 조직은 이미 판단을 마친 상태입니다. 지금 말하면 어떤 질문이 따라붙는지, 그 질문에 답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 말하지 않으면 어떤 해석이 생기는지를 검토한 뒤 침묵을 고른 것입니다. 언제 말할지도 함께 정해 둡니다.

    마비된 조직은 그 검토를 하지 못한 상태입니다. 누가 판단할지가 정해져 있지 않거나, 사실을 확인할 경로가 없거나, 책임을 지려는 사람이 없어서 아무도 움직이지 않습니다. 결과적으로 조용할 뿐입니다.

    완전한 무응답은 아닙니다

    전략적 침묵을 특정 사안에 대해 말하지 않기로 하는 선택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회사가 모든 소통을 끊는다는 뜻이 아닙니다.

    실무에서는 말하지 않는 이유를 밝히는 형태로 운영됩니다. 법적 절차가 진행 중이어서 결과가 나오기 전에 언급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설명하거나, 현재 공개하기 어려운 사안이며 공개 가능한 시점이 되면 알리겠다고 말하는 방식입니다.

    침묵의 이유를 밝히지 않은 채 입을 닫으면 그것은 노코멘트가 됩니다. 노코멘트는 곧 코멘트이며, 문제를 인정한다는 뜻으로 번역됩니다.

    전략적 침묵이 유효한 경우

    첫째, 말할수록 논점이 늘어나는 사안입니다. 해명이 새로운 질문을 만들고 그 질문이 다시 다른 사안으로 이어질 때는 대응 자체가 확산의 연료가 됩니다.

    둘째, 상대가 회사의 반응을 기다리고 있는 경우입니다. 반응이 곧 상대의 다음 행동을 위한 재료가 되는 구도에서는 응답하지 않는 편이 나을 때가 있습니다.

    셋째, 시간이 회사 편인 사안입니다. 조사 결과나 판단이 나오면 상황이 정리되는 경우, 그전에 미리 말하는 것은 실익이 적습니다.

    판단의 조건

    전략적 침묵은 조건이 갖춰졌을 때만 전략이 됩니다. 누가 그 판단을 내렸는지가 분명해야 하고, 언제까지 침묵할지가 정해져 있어야 하며, 상황이 바뀌면 즉시 전환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이 셋 가운데 하나라도 빠지면 그것은 전략이 아니라 회피에 가깝습니다. 그리고 회피는 시간이 지날수록 비용이 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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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홀딩 커뮤니케이션이란 무엇인가: 침묵 구간을 만들지 않는 방법입니다.
    노코멘트는 해도 되는가: 말하지 않는 이유를 밝히는 형식입니다.
    입장문, 해명문, 사과문은 어떻게 다른가: 말하기로 정했을 때의 문서 선택입니다.
    위기관리 108수

  • 홀딩 커뮤니케이션이란 무엇인가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이 글은 스트래티지샐러드 「위기관리 용어 사전」에 실린 글입니다. 원문 보기

    홀딩 커뮤니케이션은 사실 확인이 완전하지 않은 위기 초기 국면에서, 침묵도 확정 발표도 아닌 중간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내보내는 최소한의 공식 메시지를 말합니다. 이때 발표하는 문서를 초기 입장문(Holding Statement)이라고 부릅니다.

    세 가지가 뼈대입니다

    초기 입장문에는 세 가지가 반드시 들어갑니다. 상황을 인지하고 있다는 것, 현재 대응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확인되는 대로 알리겠다는 업데이트 약속입니다.

    이 셋이면 충분합니다. 원인을 설명할 필요도, 책임 소재를 밝힐 필요도 없습니다. 아직 확인되지 않은 것을 말하지 않으면서도 회사가 이 사안을 다루고 있다는 사실을 전달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입니다.

    실무에서는 위기를 인지한 뒤 한 시간 이내에 이 발화를 내보내는 것을 목표로 삼습니다. 완성도보다 시점이 중요한 문서입니다.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과 다릅니다

    위기 초기에 기업이 침묵하면 그 공백을 다른 사람들이 채웁니다. 목격자의 추측, 내부자의 전언, 경쟁 관계에 있는 쪽의 해석이 회사의 설명보다 먼저 자리를 잡습니다. 나중에 정확한 설명을 내놓아도 이미 형성된 서사를 뒤집기는 어렵습니다.

    특히 피해야 할 것이 노코멘트입니다. 노코멘트는 곧 코멘트입니다. 취재에 응하지 않고 자리를 뜨고 전화를 받지 않는 태도는 문제가 있다는 신호로 자동 번역됩니다.

    같은 상황에서도 쓸 수 있는 표현은 있습니다. 사실관계를 파악 중이며 확인되는 대로 발표하겠다고 말할 수 있고, 법적 검토가 진행 중이어서 지금 단계에서 말하기 어렵다고 설명할 수 있습니다. 말할 수 없는 이유를 밝히는 것과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은 전혀 다르게 받아들여집니다.

    한 번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초기 입장문을 내보냈다고 홀딩 커뮤니케이션이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약속한 시점이 오거나 새로운 사실이 확인될 때마다 후속 발표를 이어 가야 합니다.

    목적은 침묵 구간을 만들지 않는 데 있습니다. 첫 발표 이후 며칠간 아무 소식이 없으면, 회사가 숨기고 있다는 해석이 자리를 잡습니다. 확인된 것이 없다면 확인된 것이 없다는 사실이라도 알려야 합니다.

    홀딩이 실패하는 경우

    첫째, 지킬 수 없는 약속을 담는 경우입니다. 내일까지 결과를 알리겠다고 해 놓고 지키지 못하면 그 자체가 새로운 문제가 됩니다.

    둘째, 확정되지 않은 내용을 슬쩍 담는 경우입니다. 원인을 짐작해 언급하거나 책임 범위를 미리 그으면, 나중에 사실이 달라졌을 때 번복해야 합니다.

    셋째, 홀딩 상태를 지나치게 오래 유지하는 경우입니다. 확인 중이라는 말만 반복되면 회사가 시간을 끌고 있다는 인상을 줍니다. 홀딩은 다음 발표로 넘어가기 위한 다리이지 머무는 자리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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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기관리 골든타임이란 무엇인가: 첫 발화의 시점을 다룹니다.
    전략적 침묵이란 무엇인가: 말하지 않기로 선택하는 경우와의 차이입니다.
    입장문, 해명문, 사과문은 어떻게 다른가: 홀딩 이후 이어질 문서들입니다.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