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감하고 압도적이어야 풀린다?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현재 저희를 둘러싼 논란이 예상보다 훨씬 크게 확산되고, 장기화되는 양상까지 보이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사업 전반에 부정적 영향이 점차 확대되고 있습니다. 이 논란을 잠재울 방안이 없는지 다각도로 논의하고 있는데, 이제는 보다 근본적이고 전략적인 조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됩니다. 어떤 대응이 필요할지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컨설턴트의 답변

장기간에 걸친 특정 논란과 그로 인해 파생된 여러 이슈들로 인해 기업이 큰 고통을 겪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초기 대응을 여쭙기 전에, 우선 그 대응이 얼마나 과감하고 압도적이었는지를 점검해 보시기 바랍니다.

여기서 ‘과감하고 압도적’이라는 표현이 핵심입니다. 대부분의 위기 상황에서, 대응 주체는 대응의 강도와 수준을 놓고 깊이 고민하게 됩니다. 그런데 실제로 논란을 성공적으로 극복한 기업들의 공통점은 바로 그 대응이 매우 과감하고 압도적이었다는 점입니다.

물론 이러한 대응이 말로만 이루어진 형식적인 ‘모면전술’에 그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진정으로 효과적인 대응을 위해서는 강도와 수준을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 사전에 전략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특히 예산 측면에서 보면, 일반적으로 관리 예산은 발생한 이슈나 위기의 심각도에 정비례해야 합니다. 여기에 더해,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이를 방지하기 위해 어느 정도의 추가 예산을 투입할 수 있는지에 따라 대응의 성패가 갈립니다.

저희 경험상, 중대한 위기 상황에서 예산을 아끼고자 하다가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킨 사례가 적지 않았습니다. 반면, 초기부터 과감하게 예산을 투입한 경우에는 예상보다 훨씬 나은 결과를 얻은 사례가 많았습니다.

그렇다면 대응 강도와 수준, 예산 규모를 평가하는 주체는 누구일까요? 기업 내부에서 “이 정도가 충분하다”는 평가를 내릴 수도 있지만, 중요한 것은 언론의 평가입니다. 언론이 ‘충분히 강도 높은 대응’ ‘당연한 대응’이라 판단하고 평가할 때, 여론과 사회 분위기는 빠르게 안정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최근 사례를 보아도 위기관리를 하는 기업들이 정보보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천억 원 투자 선언, 작업장 안전 강화를 위한 대규모(1천억) 예산 집행 발표, 부실 시공 아파트 전면 철거 및 재건축 결정 등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대응은 언론으로부터 ‘과감하고 압도적’이라는 평가를 받았고, 결과적으로 위기 상황도 이전보다 효과적으로 관리되었습니다.

만약 기업이 적극 대응한다고 판단했음에도 위기가 전혀 수습되지 않는다면, 그것은 자사의 대응 강도와 수준이 이해관계자나 언론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음을 의미할 수 있습니다. 기업의 기준에만 맞춘 대응은 실제와 괴리될 수 있으며, 이는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위기를 빠르게 해결하고 싶다면 그에 걸맞은 과감하고 압도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점은 상식입니다. 그리고 그 판단의 기준은 언론과 이해관계자의 눈높이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컨설턴트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컨설턴트
2009년 국내 최초의 기업 위기관리 컨설팅사 스트래티지샐러드를 창업했습니다. 약 30년간 국내외 300여 개 기업과 조직의 위기, 이슈관리를 자문해 왔으며 위기관리 분야 저서 다섯 권을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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