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심각한 위기상황을 맞은 기업을 보면, 위기관리 활동의 일환으로 ‘위원회’를 만들고 그에 대하여 커뮤니케이션 하곤 하던데요. 위기관리 관점에서 기업이 ‘위원회’를 구성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위원회’를 구성하는데 있어서 유의해야 할 점도 있겠지요?
컨설턴트의 답변
기업이 위기 상황에 직면했을 때 ‘위원회(committee)’를 구성해 대응하는 방식은 가장 널리 사용되는 위기관리 기법 중 하나입니다. 이러한 위원회 구성의 핵심 목적은 해당 위기에 대해 기업이 진지하고 체계적으로 조사하고, 신속하게 대응하며, 실질적인 개선을 추진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대외적으로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데 있습니다.
특히 위원회를 통한 위기 대응은 이해관계자 피해가 광범위하게 발생했거나, 사회적으로 중대한 논란이 지속되고 있거나, 기업의 브랜드와 명성이 큰 타격을 입은 중대 위기 상황에서 주로 활용됩니다.
이러한 위원회는 그 기능에 따라 조사위원회, 피해복구위원회, 개선위원회 등으로 구분되며, 각각의 고유 역할을 수행합니다. 위원회에는 대외적으로 신뢰받는 외부 인사와 기관, 그리고 내부 핵심 임원들이 함께 참여하여, 공정하고 효과적인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기업 내부 인사의 참여를 전면 배제한 완전히 독립적인 위원회를 구성해 진단 및 조사 기능만을 부여하기도 합니다.
단, 기업이 이미 정부 규제 기관이나 수사 기관의 공식 조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는 독립 조사 기능보다는 개선 방향 제시와 이해관계자 관리에 위원회의 역할이 집중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외부 조사와 병행해 별도의 조사위원회를 구성하는 것은 혼선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위원회의 구성은 여러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우선, 위기 이슈로 인해 기업에만 여론이 집중된 상황에서 독립 위원회의 설치는 공적 시선을 분산시키는 데 도움이 됩니다. 또한, 기업 자체의 신뢰도가 낮은 경우에도 위원회를 통해 외부의 신뢰를 일정 부분 확보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 기업이 향후 유사 위기 재발을 막기 위해 실질적이고 강력한 개선 의지를 갖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도 효과적입니다.
이러한 커뮤니케이션 전략은 ‘제3자 인증효과(Third Party Endorsement)’라는 전문 개념으로 설명될 수 있습니다. 즉, 위기관리 당사자인 기업을 대신해 제3자가 나서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파함으로써 위기관리를 지원하는 방식입니다. 그러나 전문가나 외부 기관이 자발적으로 이를 수행할 경우 부담이 클 수 있기에, 기업이 위원회를 공식적으로 구성하여 제3자의 인증을 제도화하고, 이를 실제 위기관리에 반영하는 것이지요.
다만, 위원회 구성은 위기 발생 후보다 사전적 차원에서 선제적으로 준비해 운영되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인 위기관리 방식이라는 점도 중요합니다. 흔히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방식보다는, 위원회를 통해 ‘외양간을 미리 고쳐 소를 잃지 않도록’ 하는 것이 훨씬 바람직한 대응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모든 위기관리는 사후 대응보다는 사전 예방이 훨씬 더 낫습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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