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이해관계자 커뮤니케이션

  • 위기관리에도 크리에이티브를?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회사는 크리에이티브 사업을 하고 있으며, 평시에도 기발한 마케팅 활동으로 명성이 높습니다. 저희가 볼 때 기존 기업들의 이슈나 위기관리 방식은 지나치게 보수적이고 일반적인 것 같습니다. 좀 더 크리에이티브 한 전략에 기반한 대응 방향성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시는지요?”

    컨설턴트의 답변

    일단 말씀하시는 크리에이티브(창조적 대응)가 어느 정도의 수준인지, 어떤 방식까지 고민 중이신지 확인하기 어려워 정확한 조언을 드리기는 어렵습니다. 단, 제 생각에 이런 고민은 어느 한쪽이 옳다 혹은 그르다의 이분법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성격이라고 봅니다. 또한 기존 기업들의 위기관리 방식이 효과가 없다고 볼 수도 없으며, 반대로 귀사의 방식이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낙관하기도 아직은 이른 시점이라고 생각됩니다.

    중요한 것은 발생한 이슈나 위기의 성격일 것입니다. 사안이 얼마나 심각한지, 어떤 원인과 형태로 발생해 확산되었는지를 잘 판단해야 대응 기조를 잡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제반 맥락에 따라 전략이 세워지는 것이지, 무조건 크리에이티브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전제를 두는 것은 오히려 위험한 생각일 수 있습니다.

    이슈나 위기 자체가 기본적으로 상당한 부정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보수적인 대응과 창조적인 대응 중 무엇을 선택할지는 최고의사결정자의 권한입니다. 관리 활동 전반에 책임을 져야 하는 리더가 판단한 상황에 기반해 대응 방향을 결정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요. 그런 의미에서 무조건적으로 어떤 방향이 맞고 틀린지를 분별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임상적으로 확실한 점은 기존 기업들의 크리에이티브 한 대응 방식이 현장에서 과연 효과적이었는가 하는 평가입니다. 생각보다 그런 방식은 오히려 부정적인 주목만 증폭시키거나, 운이 좋은 경우라도 불필요한 화제만 낳았을 뿐 관리 효과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한 케이스가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시도는 대개 보수적인 기업이 아니라, 스타트업과 신생 기업에서 젊은 경영자 개인의 판단에 의해 실행되곤 했습니다.

    기업의 연력과 규모, 의사결정 구조와 리더의 성향이 주요 변수였다는 의미입니다. 물론 젊은 경영자의 시각에서는 기존 기업들이 매번 고개 숙여 사과하고, 저자세로 일관하며, 합리적 수준을 넘어서는 보상을 하는 모습이 고리타분하고 답답해 보였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방식에 대한 대안이 곧 크리에이티브라고 쉽게 말씀드리기는 어렵습니다.

    우선 자사에서 발생 가능한 위기의 성격과 형태에 대해 보다 깊고 넓게 분석해 보시기 바랍니다. 위기 발생 시 이를 둘러싼 이해관계자들이 어떤 생각과 감정을 느끼게 될지도 세심히 살펴야 합니다. 대응 방식에 대한 판단은 그 이후에 이루어져야 합니다. 저는 심지어 광고대행사 대표님들께도 위기 때는 크리에이티브를 잠시 내려놓으시라고 조언하곤 합니다. 이는 크리에이티브 그 자체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이슈와 위기의 본질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Problem solver? Problem maker?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최근 저희와 관계 있는 한 회사의 위기관리를 전사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습니다. 언론이나 국회나 여러 핵심인사들이 공통적 위기대응 방식을 조언하고 있는데요. 그 회사는 그것을 충분히 알 것 같은데, 결코 그 방식을 따르지 않을 것 같아 보입니다. 이걸 어떻게 봐야 할까요? 이유가 무얼 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기업의 위기 시 언론이나 국회 등 주요 이해관계자들이 제시하는 공통된 해법을 해당 기업이 외면하는 모습에 의구심을 갖는 이들이 많습니다. 외부 시선에서는 해답이 명확해 보이는데, 왜 당사자인 기업은 그 길을 택하지 않는가에 대한 의문입니다.

    그러나 위기관리 현장의 실상은 일반적인 추측과는 사뭇 다릅니다. 심각한 위기에 봉착한 주체는 사실 무엇이 정답인지 이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문제는 그 해답을 인지하는 것과 이를 실제 실행으로 옮기는 것 사이의 거대한 간극에서 발생됩니다.

    흔히 제3자들은 위기 주체가 상황의 엄중함을 모르거나 해법을 찾지 못해 방황한다고 생각하여 반복적인 조언을 건네곤 합니다. 하지만 기업은 외부 우려보다 훨씬 민감하게 움직입니다. 기사 속의 단어 하나, 문장 한 줄의 뉘앙스에도 일희일비하며 대응책을 치열하게 고민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명해 보이는 해답이 실행되지 않는 이유는, 그 해법 자체가 자신들이 실행하기 원하는 방향이나 유형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오랜 기간 위기관리 현장에서 목격한 바에 따르면, 기업들은 위기 시 ‘어떻게(How)’라는 방법론적 해답을 찾기보다, 철저히 자신의 ‘호오(好惡, Like or Dislike)’에 기반하여 대안을 쇼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아무리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전략이라 할지라도, 의사결정권자가 ‘하기 싫은(Dislike)’ 방식이라면 그것은 결코 선택되지 않습니다. 일단 리더가 ‘하고 싶다(Like)’는 의지를 가져야만 비로소 그 다음 단계인 ‘어떻게’를 논의하는 구조입니다. 이러한 기조를 거스르거나 변화시킬 수 있는 내부의 위기관리팀은 사실상 존재하기 어렵습니다. 전략적 조언과 설득이 무력해지는 지점이 바로 여기입니다.

    위기관리의 격언 중 “리더는 문제 해결자(Problem Solver)가 되어야지, 문제 유발자(Problem Maker)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또한 위기의 파고 속에서 리더는 조직을 구하는 구원자(Life Saver)로서 전면에 나서야 합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현실의 많은 리더는 문제 해결의 책임을 하부 조직에 위임한 채 뒤로 물러나 있습니다. 임직원들에게 신속한 수습을 주문하며 절치부심(切齒腐心)을 요구하지만, 리더가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실무진이 내놓는 대책은 근본적인 해결이 아닌 미봉이나 모면에 그칠 뿐입니다.

    진정한 위기관리의 성패는 결국 리더의 태도에 달려 있습니다. 리더가 스스로 문제 해결의 주체가 되어, 자신이 ‘하기 싫은 해답’이라 할지라도 이를 수용하고 실행하는 결단을 내릴 때 비로소 위기는 수습의 국면으로 접어듭니다. 위기관리란 단순히 기술적인 대응의 영역이 아니라, 리더가 자신의 책임을 대면하고 ‘옳은 선택’을 실행에 옮기는 결단의 영역이기 때문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말 줄이고 일을 하라?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위기관리에 있어서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배웠습니다. 위기가 발생되면 언론과 많은 이해관계자들이 회사측에 빨리 커뮤니케이션 하라는 주문도 일반적이 되었고요. 그런데, 위기가 발생했을 때 ‘말을 줄이고 일을 하라’는 조언도 있더군요. 이게 대체 무슨 뜻인가요?”

    컨설턴트의 답변

    위기관리 전반에 대한 개념을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위기관리를 자전거로 비유해 보죠. 자전거는 앞바퀴와 뒷바퀴가 있어서 움직일 수 있습니다. 만약 앞바퀴나 뒷바퀴가 없다면, 그 자전거는 정해진 역할을 충실하게 이행할 수 없게 됩니다. 이 비유에서 자전거는 위기관리, 앞바퀴는 상황관리(행동에 기반한 대응) 그리고 뒷바퀴를 커뮤니케이션 관리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즉, 상황관리와 커뮤니케이션 관리가 서로 균형을 맞추어 역할해야 자전거(위기관리)가 제대로 달릴 수 있다는 것이지요.

    좋은 위기관리는 또 계란으로도 비유됩니다. 계란을 위기관리라 할 때, 노른자는 상황관리, 흰자는 커뮤니케이션 관리가 된다는 것이죠. 노른자가 없는 계란? 흰자가 없는 계란? 둘 중 어떤 것이 더 나은 계란인가? 왜 그 둘은 꼭 같이 조화를 이루어야 하는가? 이런 생각이 계란 비유에 담겨 있습니다.

    물론 위기관리에 있어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문제는 위기관리에 있어 실제 기업들이 너무 커뮤니케이션에만 집중하는 경우입니다. 쉽게 말해 “말만 하거나”, “말만 앞서거나”, “말만으로 천냥 빚을 갚으려 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경우이죠. 상대적으로 더 중요한 것은 위기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회사측의 ‘행동(일)’입니다. 실행 그 자체입니다. 단호하고 과감하게 문제를 해결해 버리는 행동, 즉 적절한 상황관리가 선행되지 않는다면, 뒤를 따르는 커뮤니케이션은 제대로 관리될 수 없다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기업에서는 왜 상황관리 같은 행동보다, 커뮤니케이션에 중점을 둘 까요? 노른자는 메추리알 크기로 놓아두고, 흰자는 타조알 크기만큼 부풀리려 하는 걸까요? 이유는 생각보다 간단할 수 있습니다. 커뮤니케이션이 실행보다 저렴하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커뮤니케이션은 간단합니다. 실제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상황을 일단 모면하거나, 지연시키는 효과를 거둔 케이스들도 꽤 되기 때문이지요.

    언론과 여러 이해관계자들은 위기상황 이후 기업이 약속한 개선이나 재발방지 대책 등에 중장기적 관심을 가지지 않습니다. 다른 새로운 위기가 연이어 발생되기 때문에, 기업에서는 전술적으로 상황을 보며 대응하려 합니다. 이 전술 자체가 잘못은 아닙니다. 그저 여론의 특성을 기업에서 영리하게 활용하는 것이죠. 이러한 배경으로 인해 커뮤니케이션은 기업에게 위기관리의 아주 유용한 툴이 되고 있습니다. 예산과 노력이 많이 드는 진짜 행동보다 훨씬 가성비 있고 효과적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앞의 비유처럼, 앞바퀴가 사라진 자전거 모양의 위기관리, 노른자 없이 덩그러니 흰자만 담긴 계란을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물론 단거리 운행을 하거나, 일단 삶아 먹는 데 큰 문제는 없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자전거로 천리길을 가고, 그런 계란을 매일 아침 먹게 된다면 어떨까요? 우리는 누구나 무엇이 진짜이고 어떻게 해야 문제가 제대로 해결된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습니다. 그런 건전한 상식에 기반한 위기관리가 진짜 아닌가 합니다. 말을 줄이고 일을 더 하라는 주문은 그래서 중요한 것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소통에 대한 강박?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회사는 평시에도 항상 고객과 진정성 있게 소통하는 것을 경영방침으로 삼고 있습니다. 근데 부정이슈나 위기 때에도 실시간 소통해야 한다는 윗분들 생각이 강해서 고민입니다. 기본적으로 소통이 나쁜 것은 아닌데, 이슈나 위기 시에도 그런 소통이 계속 이어지는 것이 나은 건지요?”

    컨설턴트의 답변

    소통을 여기에서는 편의상 커뮤니케이션이라 부르겠습니다. 커뮤니케이션은 어떤 상황에서도 목적이 될 수는 없습니다. 커뮤니케이션은 그 자체로 수단입니다. 그래서인지, 최근 ‘소통(커뮤니케이션)만능’ 열풍이 불면서 문제나 갈등을 커뮤니케이션으로 풀어야 한다거나, 풀 수 있다 주장하는 분들이 많아졌습니다.

    기업 이슈나 위기관리 분야에서도 커뮤니케이션 만능 분위기는 계속 이어지는 것 같습니다. 많은 경영진이 이슈나 위기 시 어떻게 커뮤니케이션 해야 당면한 문제를 풀 수 있는지 궁금해합니다. 무언가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비책이 있을 것 같다는 기대를 하는 것 같습니다.

    평시에도 그런 오해는 계속됩니다. 직원들과 커뮤니케이션해야 한다는 강박이 생겨나는 것이죠. 사내 많은 문제를 일단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아 생긴 것으로 전제하고 커뮤니케이션을 잘 하면 그런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믿는 듯합니다.

    하지만, 이런 생각과 강박은 근본적으로 잘못된 것입니다. 세상 어떤 중대 이슈나 위기도 커뮤니케이션으로 풀린 케이스는 없습니다. 매번 강조하지만, 커뮤니케이션으로만 단순 해결된 문제였다면, 그것은 중대한 이슈나 위기가 아닙니다. 모든 문제, 이슈, 위기는 커뮤니케이션으로 해결된 다기 보다는 행동으로 해결됩니다.

    기업 부정 이슈나 대형 위기에 있어 해당 기업이 리더십을 가지고 적절한 행동을 해야 문제는 해결됩니다. 인간의 행동에는 자신의 속마음, 진실, 의지, 생각에서 심지어 무의식까지 포함되어 있습니다. 기업의 행동도 마찬가지입니다. 이해관계자와 공중은 기업의 행동을 봅니다. 커뮤니케이션은 그 행동 속에 담겨있는 많은 의미와 진실을 그들에게 전달하여 공감대를 형성하려는 노력 일 뿐입니다.

    적절한 행동이 없는 커뮤니케이션은 표현 그대로 기만입니다. 회사 내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행동은 없이,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하겠다는 생각에 가치를 두는 직원은 없을 것입니다. 이슈나 위기에서 불거진 심각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행동을 미룬 채, 커뮤니케이션에만 열중하는 기업을 누가 신뢰할 수 있겠습니까? 이런 커뮤니케이션 강박은 문제입니다.

    미국 PR계 비조(鼻祖) 중 한명인 아서 페이지(Arthur Page)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PR이란 90퍼센트 옳은 일을 한 뒤, 10% 그에 대해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가 흔히 반복 강조하는 소통(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90퍼센트의 노력을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평소 행동으로 옮기는데 투자하십시오. 이후 그와 관련한 이슈나 위기가 발생된다면, 평소 해왔던 옳은 행동에 대하여 10퍼센트만큼만 제대로 커뮤니케이션 하십시오. 사내에서도 90퍼센트 행동을 마땅히 해야 할 일에 집중하십시오. 그런 경우 직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은 나머지 10퍼센트로도 충분합니다. 이와 다른 소통강박은 절대 경계하셔야 합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원점관리가 곧 위기관리?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가 최근 한 퇴직 직원의 폭로로 골치 아픈 상황을 맞고 있는데요. 앞으로도 추가 폭로를 한다고 합니다. 로펌에서도 내용을 분석해 보고 가능하면 합의하라는 조언을 하더군요. 윗분들은 합의에 대해 거부감을 느끼고 계십니다. 원점관리 차원에서 이 상황에 어떤 조언을 주실 수 있으신가요?”

    컨설턴트의 답변

    국내로만 한정해 놓고 보아도, 일반 공중 대부분이 기억할 정도로 악명 높았던 위기 사례들은 대부분이 원점관리에 실패한 사례였습니다. 우선 ‘원점’이라 하면, 기업과 관련한 부정 이슈나 위기의 중심에 있는 상대방을 의미합니다. 그 상대방인 원점에 대해 주목해야 할 것은 활동성입니다. 그 또는 그들이 계속해서 무언가 여론화를 시도하고 있는지를 살펴보아야 합니다.

    그 다음은 민감성입니다. 원점이 여론화를 시도하기는 하는데, 그 주제나 내용이 여론화해 폭발할 정도로 얼마나 자극적인가 여부지요. 공격성을 살피는 것도 중요합니다. 원점이 반대측인 기업에 얼마나 원한을 가지고 분노에 차 있는지를 점검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확산성과 같이 원점이 어떤 매체나 기관들을 활용하는지에 대한 분석도 중요합니다. 마지막으로 지속가능성도 점검해야 할 요소입니다. 원점으로서 문제제기 활동을 평생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기 때문이지요.

    이런 다양한 분석을 통해, 해당 원점을 신속 관리해야 하는 지, 아니면, 무시할 것인지를 분별해야 합니다. 문제 대부분은 그런 철저하고 정확한 분석이 없거나, 객관적이지 않게 판정하는 경우에 발생됩니다. 이 과정에서 기업 경영진의 사적 의지와 의향이 적용되곤 합니다. 회사를 위해서는 당연히 합의하는 것이 맞는데, 개인적으로 그 상대를 끝까지 골탕 먹이고 싶다는 생각 같은 것이지요. 그런 생각 때문에 많은 기업이 최악의 상황을 마주했던 것입니다.

    원점을 신속하게 관리한다는 것에 대한 의미를 구체적으로 설명하지는 않겠습니다. 그 방식을 몰라서 하지 못하는 경우는 없다고 봅니다. 고민 거리가 있다면, 그렇게 원점과 합의해 버리면 앞으로 다른 원점들도 유사한 건을 계속 제기할 것이고, 그 때마다 합의에 합의를 거듭하게 될 텐데 그래서야 되겠냐는 반론일 것입니다. 그러나, 달리 생각하면, 그렇게 많은 원점이 줄이어 유사 문제제기를 할 가능성이 있다면, 그 문제 자체를 더욱 신속하게 해결하는 게 더 적절한 전략일 것입니다. 문제를 그냥 둔 채 원점관리만 거듭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은 대응이지요.

    원점관리에 대해서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은 없습니다. 원점관리에 거부감을 느끼고 최악의 상황을 맞은 경험이 있는 기업은 대부분 사후 비용과 피해 산정을 하면서 원점관리를 했어야 했다는 결론에 이릅니다. 원점관리를 했더라면 필요 없었을 명성하락, 매출하락, 부정기사들, NGO, 규제기관 및 국회 개입, 수사기관 조사, 언론 이해관계자 대응 비용, 사과광고비용, 온라인에서의 각종 방어 비용, 로펌 활용 비용 등 거대한 영수증에 압도당하기 때문입니다.

    소 읽고 외양간 고친다는 말이 있습니다. 수 천 마리 소 떼를 잃고 폐허가 된 외양간을 재건축하는 상황을 상상해 보아도 그리 현실과 다르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경험상으로 보아도 원점관리는 가장 비용대비 효과적이고, 생산적입니다. 사후 부작용과 장기간의 부담도 가장 적습니다. 최악의 상황은 피할 수 있습니다. 원점관리의 힘이란 그런 것입니다. 아주 전략적인 위기관리의 한 방법이지요.

    관련 개념 · 원점관리란 무엇인가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싸울 준비를 다하고 싸우라?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회사에서도 평시에 위기에 대한 이해와 위기관리에 대한 준비를 강조하고 있는데요. 준비라는 것이 말은 간단한데, 어디에서 어디까지 준비해야 할지, 그리고 구체적으로 어떤 준비를 해야 할지에 대한 내부 의견이 분분합니다. 기업내에서 위기관리에 대한 준비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손자병법을 보면 전쟁에서는 ‘지(地)와 계(計)’가 중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쉽게 이야기하면, ‘지(地)’는 전쟁이 벌어지는 지리적 환경과 조건을 의미합니다. 위기관리에서는 자사에게 발생될 위기를 둘러싼 이해관계자 환경과 반응을 예측해 보는 것을 의미할 수 있습니다. 만약 자사 대표제품과 관련된 특정 품질관련 위기가 발생된다면, 고객, 유통 및 거래처, 규제기관, 정부, 언론, 내부직원, NGO 등이 어떻게 반응하게 될 것인지에 대한 이해가 사전에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그 다음 ‘계(計)’는 전쟁을 시작하기에 앞서 승패를 미리 헤아리고 계산하는 모든 전략과 계획을 의미합니다. 앞의 지(地, 환경)에서 그러면 어떤 전략과 계획을 세워서 싸움(위기관리)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것이지요. 품질문제 원인과 영향을 분석해서, 해당 제품을 대대적으로 리콜해야 할 것인지, 단순히 교환 환불 처리해야 할 것인지, 그 외 보상이나 다른 베네핏을 고객들에게 제공해야 할 것인지 등에 대한 생각을 해 놓는 것이죠. 그와 함께 어떤 메시지와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택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도 미리 하는 것입니다.

    질문에서 궁금 해 하신 사전 준비는 이 영역에서 벗어나지 않습니다. 특정 위기를 상정하고, 그와 관련된 이해관계자들의 인식과 반응을 예측합니다. 그리고 그 문제를 풀 수 있는 대응책과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준비입니다. 그렇다면, 이 단계에서 위기관리 실무자들은 이런 질문을 할 것입니다. “예상되는 모든 위기에 대해 각각 준비를 따로 해야 하는 것인가?”

    그에 대한 답은 “아니오”입니다. 예상되는 위기 유형을 모아 보면, 그에 대한 환경이나 대응 방식은 유사한 몇가지로 추려 질 수 있습니다. 상당히 많은 환경과 준비 부분이 오버랩 되는 것이지요. 이해관계자들의 특성이나 반응 방식에도 일정한 흐름이 있습니다. 반응 수위가 강하거나, 중간이거나, 약하다는 정도의 분류가 가능하지요. 대응 전략에 있어서도 하이프로파일과 로우프로파일, 또는 전면적 대응과 제한적 대응과 같은 분류가 가능합니다.

    실제 위기발생 이후 변화하는 환경과 반응들을 보며, 준비했던 지와 계를 분류된 바에 따라 상응해 그때 그때 변화 적용시킬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수백 개 각기 다른 준비는 필요하지 않습니다. 나무집을 짓는 목수가 집의 규모와 형태에 따라 연장과 도구를 수백 개 가지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준비된 것들로 적절히 바꾸어 적용해 나가면 된다는 것이지요.

    손자병법에서 손자는 또 이렇게 강조합니다. “싸울 준비를 다 하고 나서 싸워라.” 이 부분이 가장 중요한 싸움의 원칙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회사는 또는 우리 위기관리팀은 위기를 관리할 준비가 잘 되어 있는가? 위기관리를 바로 시작 할 수 있게 준비되어 있는가?를 내부에서 계속 점검해야 하는 것이지요. 기술적으로는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을 실시해보면, 자사 위기관리팀이 얼마나 준비되어 있는지를 점검할 수 있습니다. 시뮬레이션을 통해 발견한 개선점이나 헛점을 평시 발견해서 준비 수준을 더욱 완벽히 하는 것이지요. 그래서 준비의 완성은 시뮬레이션이라고도 합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위기관리를 위해서는 무엇이라도?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최근 몇몇 기업을 보면 자사 위기관리를 위해 상당히 특이한 실행을 해 더 큰 논란을 만드는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이상 대응이나 수습책을 마구 실행하는 것이 트렌드가 되가는 느낌까지 있습니다. 현장에서 보시기에도 그런 트렌드가 느껴 지시는 지요?”

    컨설턴트의 답변

    일단 최근 들어 기존의 전통적 위기관리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일반적 원칙이 상당부분 무너지고 있다는 느낌은 받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어느 정도 금도라고 할까요? 넘지 말아야 할 선이라는 것이 있었던 것 같은데, 최근에는 그런 선을 넘는 위기관리와 커뮤니케이션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지요.

    이런 트렌드가 생겨나고 있는 이유는 기업 내 의사결정그룹이 점차 ‘정치화’되어 가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기업인으로서 기업 이슈나 위기상황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최근에는 흡사 정치인의 시각으로 기업 이슈나 위기상황을 해석하는 곳들이 많아진 것이지요. 이는 자사 위기관리를 위해 영입한 정치권(대관) 인사들이 기업내에서 위기관리관련 의사결정그룹에 보다 적극 참여하면서 생긴 변화라고 보여집니다.

    기존 기업이 하던 이슈나 위기관리 패턴과 전혀 다른 정치적 의사결정 방식이 기업 최고경영진에게는 보다 신선하고 창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방어적, 수동적이었다고 느껴졌다면, 이제는 오히려 공격적, 적극적인 위기관리라 느껴지는 것이지요. 반면 이를 바라보는 이해관계자들은 이전과 같기 때문에, 갑작스럽게 변화된 기업의 위기관리 방식에 이질감을 느끼고 그것이 다시 논란으로 재발되곤 합니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서도 변화는 있어 보입니다. 기존에는 기업이 이슈나 위기관리를 위해 여론을 듣고, 분석하고, 그들의 목소리에 따라 입장을 정리하고, 메시지를 그들에게 맞추는 방식의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주로 몰입했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일부 기업의 커뮤니케이션을 보면, 여론을 변화시키려 하고, 기업의 목소리를 최대한 증폭시켜 여론에 영향을 주려 합니다. 언론이나 소셜미디어 관련자들을 통제 매수 활용해서라도 프레임을 만들어 보려고 하기도 합니다. 기존 대기업에서 언론관계로 불리던 수준의 노력을 넘어서는 다양한 지휘 통제력을 추구하는 것이지요. 이는 정치권에서 흔하게 목격되는 커뮤니케이션 방식입니다.

    이해관계자들이 볼 때 특정 기업 위기관리 실행에서 갑자기 이질감이 느껴진다는 것은, 그 실행을 결정한 의사결정그룹 내에 새로운 분위기가 생겼다는 의미입니다. 기업의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의 방식이나 내용에서도 이질감이 느껴진다면, 그 커뮤니케이션 타겟은 이해관계자 자신들이 아니라 다른 특정인(들)이라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최근 같은 변화가 좋은 결과로 이어지려면 기업은 스스로 더욱 올바른 정무감각을 강화하는 쪽으로 발전해 가야 합니다. 정치적 음모와 기술, 공작 등과 같은 노력에서 벗어나 여론, 원칙, 철학, 품격을 추구하는 위기관리와 커뮤니케이션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준법은 물론입니다. 현 상황만 극복해 보자. 어떻게든 뭐든 해 보자. 못할 것 없다. 일단 하고 나서 보자. 여기저기 동원해 보자. 기업 경영자들께서는 위기관리 미팅에서 이런 이야기들이 나오면 좀더 신중하게 다시 생각해 보시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위기관리는 절대 위기를 만들지 않습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범인과 해결사의 차이?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회사에 불미스러운 일이 생겼고, 그로 인해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대표이사가 책임지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고요. 일단 그런 주장을 포함해 종합적으로 대응방안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대표가 책임지라는 주장은 좀 너무 한 거 아닐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불미스러운 일이라는 것의 정의를 보면, 사전적으로는 발생된 일이 ‘아름답지 못하고 추잡한 데가 있다’는 뜻이 되겠습니다. 법적으로 처벌 대상인지 아닌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는 상태인 듯하고요. 윤리적이나 도덕적으로는 상당한 문제가 있다는 느낌이 드는 그런 상황에 처하신 것 같습니다.

    일반적으로 그런 불미스러운 일을 포함해 해당 기업이 사회적으로 지탄의 대상의 되는 경우에는 항상 그에 대한 ‘책임’이라는 화두가 떠 오르게 됩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일종의 문제해결 방식으로 책임을 정의하기도 합니다. 피해자나 그 주변인들의 경우에는 사과, 배상, 처벌이라는 개념으로 책임을 정의할 때도 있습니다. 그 외 이해관계자들의 경우에는 책임을 최소한의 위기관리 방식으로 바라보기도 합니다. 종합적으로 볼 때 책임이라는 것은 문제 해결에 한발자국 나아갈 수 있는 계기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여기에서 핵심은 ‘책임을 누가 지는가?’에 대한 것일 겁니다. 일단 불미스러운 일을 만든 그 당사자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볼 수 있겠지요. 문제상황을 두고 굳이 범인과 해결사를 나눈다면, 당연히 불미스러운 일을 만든 사람이 범인이 되겠습니다. 따라서 불미스러운 일에 대한 책임은 해당 범인이 지는 것이 마땅합니다.

    그러나, 그런 범인에 대한 기업의 해결사 역할이 충분하지 않다고 볼 때, 피해자와 이해관계자들은 종종 해당 범인과 함께 더 큰 책임을 질 사람을 찾게 됩니다. 기업은 왜 범인을 처벌하지 못하고 있나? 기업이 그렇게 불미스러운 일을 저지를 수 있도록 범인을 왜 관리하지 못했나? 관리 부실의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 하는 추가 질문을 하게 되는 것이지요. 숨겨져 있는 해결사를 찾는 것입니다.

    위기관리를 둘러싸고 나타나는 이런 시각 변화와 주장 격화는 아주 기본적인(default) 것입니다. 따라서 리더가 책임 져야 하는 상황을 만들지 않기 위해서는, 리더가 항상 해결사의 역할을 적절하게 수행하면서 범인을 정확하게 벌하는 모습을 커뮤니케이션 해야 합니다. 문제는 그게 그렇게 말처럼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일단 기업이 불미스러운 일과 마주했을 때, 기업과 리더가 해결사, 불미스러운 일을 만든 사람을 범인으로 단칼에 정의하기 어려운 상황이 많습니다. 그에 더해 불미스러운 일을 만든 사람이 기업내에서 아주 중요한 사람이거나, 심지어 리더 자신인 경우에는 더욱 더 범인과 해결사의 구분은 힘들게 됩니다. 기업은 이 때문에 스스로 범인과 해결사의 명확한 구분과 처벌의 기회를 놓치게 됩니다.

    그 두루뭉술 해 보이는 대응은 시간이 지날수록 이해관계자들에게 ‘모두 같은 범인’이라는 생각을 같게 합니다. 이때는 이미 대응 타이밍을 놓친 셈입니다. 다시 이전으로 돌아가 범인을 처벌하겠다며 해결사를 자처해도 통하지 않는 상황이 되어 버린 것이죠. 문제가 발생되면 위기관리 주체가 항상 기억해야 하는 기본적 주문이 있습니다. ‘스스로 범인이 될 것인가? 해결사가 될 것인가?’ 이는 흔히 비판 받는 꼬리 자르기와는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그 주제는 다음 기회에 다루겠습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시끄럽게 해서 좋을 게 없죠?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회사와 관련해 위기가 발생되었을 때는 ‘시끄럽지 않게’ 넘기는 것이 최고인 듯싶습니다. 최초 위기로 인해 파생되는 여러 문제들이 최소화될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저희는 시종일관 ‘시끄럽게 해서 좋을 게 없다’는 생각으로 위기관리를 합니다. 시끄럽게 해서 좋을 게 있겠어요?”

    컨설턴트의 답변

    흥미로운 질문입니다. 질문에서는 ‘시끄럽지 않게’와 ‘시끄럽게 하지 않기’라는 두 방향성을 같은 의미로 말씀하신 것 같습니다. 그러나, 사실 ‘시끄럽지 않게’라는 의미는 위기상황을 둘러싼 이해관계자들의 자발적 침묵이나 무관심이 기반 되어야 가능한 현상이라고 봅니다. 위기를 관리하는 회사가 노력한다고 해서 ‘시끄러울 상황’이 ‘시끄럽지 않게’ 흘러갈 가능성은 희박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해관계자 대부분이 신경 쓰지 않을 상황에 대해 스스로 ‘시끄럽게 만들어서’ 주목을 끌고, 상황을 악화시키는 기업은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최초 주요 이해관계자들이 주목 않는 성격의 상황이라면, 기업에서 그것을 ‘위기’로 정의하지는 않겠지요. 그냥 해프닝 수준으로 보는 것이 적절할 것입니다.

    반면 ‘시끄럽지 않게 하기’라는 것은 위기관리 주체의 전략과 관련된 것입니다. 흔히 침묵, 로우프로파일, 또는 리액티브 대응이라고 하죠. 이는 아주 조용한 상태를 추구한다는 의미라기 보다는, 최초 시끄러움을 최대한 제한하고, 자극하지 않아 그 시끄러움이 점차 줄어들도록 유도한다는 의미입니다. ‘굳이 상황을 더 시끄럽게 만들지는 않겠다. 그것을 위해 우리 스스로 커뮤니케이션이나 노출을 최소화해 보겠다’ 하는 것이지요.

    하지만, 이슈나 위기 특성에 따라 일정하게 ‘시끄럽게 해야’ 문제가 빨리 풀리게 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이는 상황과 전략에 대한 것인데요. 위기 상황에서 위기관리 주체가 가만히 있는 포지션만 계속 유지하면, 결과적으로 자사의 위기관리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에 해당됩니다. ‘이 상황에서는 커뮤니케이션을 꼭 해야 하겠다. 대대적으로 해야 하겠다. 그래야 이번 위기관리에 성공할 수 있다’는 생각이 기반 되는 것이지요.

    ‘시끄럽지 않게 하기’와 ‘시끄럽게 하기’ 사이에는 어떤 다른 전제들이 있을까요? ‘시끄럽지 않게 하기’가 기본 되는 위기관리의 경우에는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 메시지가 여의치 않을 때가 대부분입니다. 아무리 고안된 메시지를 가지고 커뮤니케이션 해도 자사에게 예상되는 실익이 없는 경우가 되겠습니다. 이때는 질문처럼 내부적으로 ‘시끄럽게 해서 좋을 게 있나?’ 같은 이야기가 주로 나옵니다.

    ‘시끄럽게 하기’가 위기관리의 중요 전략이 되는 경우는, 기업에서 고안해 낸 확실하고 효과적인 메시지가 존재합니다. 그 메시지를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을 경우, 더 큰 위기상황이 추가되는 경우에도 해당합니다. 말 그대로 시끄럽게 해야 문제가 풀리는 경우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가장 이상적인 상황은 당연히 질문 그대로 ‘시끄럽지 않게’ 넘어가는 경우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위기상황의 특성과 함께 이해관계자들의 선택에 달린 것이기 때문에 주로 우연에 의지하는 것입니다. 그에 비해 ‘시끄럽지 않게 하기’와 ‘시끄럽게 하기’는 완전한 전략에 대한 것입니다. 선택에 대한 것이고, 전략적 메시지의 유무, 그 메시지가 위기관리에 유효한지에 따라 결정됩니다. 시끄럽게 해도 좋을 것은 있을 수 있습니다. 꼭 조용해야만 한다는 의미에만 주목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위원회를 만드는 이유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심각한 위기상황을 맞은 기업을 보면, 위기관리 활동의 일환으로 ‘위원회’를 만들고 그에 대하여 커뮤니케이션 하곤 하던데요. 위기관리 관점에서 기업이 ‘위원회’를 구성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위원회’를 구성하는데 있어서 유의해야 할 점도 있겠지요?”

    컨설턴트의 답변

    기업이 위기 상황에 직면했을 때 ‘위원회(committee)’를 구성해 대응하는 방식은 가장 널리 사용되는 위기관리 기법 중 하나입니다. 이러한 위원회 구성의 핵심 목적은 해당 위기에 대해 기업이 진지하고 체계적으로 조사하고, 신속하게 대응하며, 실질적인 개선을 추진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대외적으로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데 있습니다.

    특히 위원회를 통한 위기 대응은 이해관계자 피해가 광범위하게 발생했거나, 사회적으로 중대한 논란이 지속되고 있거나, 기업의 브랜드와 명성이 큰 타격을 입은 중대 위기 상황에서 주로 활용됩니다.

    이러한 위원회는 그 기능에 따라 조사위원회, 피해복구위원회, 개선위원회 등으로 구분되며, 각각의 고유 역할을 수행합니다. 위원회에는 대외적으로 신뢰받는 외부 인사와 기관, 그리고 내부 핵심 임원들이 함께 참여하여, 공정하고 효과적인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기업 내부 인사의 참여를 전면 배제한 완전히 독립적인 위원회를 구성해 진단 및 조사 기능만을 부여하기도 합니다.

    단, 기업이 이미 정부 규제 기관이나 수사 기관의 공식 조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는 독립 조사 기능보다는 개선 방향 제시와 이해관계자 관리에 위원회의 역할이 집중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외부 조사와 병행해 별도의 조사위원회를 구성하는 것은 혼선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위원회의 구성은 여러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우선, 위기 이슈로 인해 기업에만 여론이 집중된 상황에서 독립 위원회의 설치는 공적 시선을 분산시키는 데 도움이 됩니다. 또한, 기업 자체의 신뢰도가 낮은 경우에도 위원회를 통해 외부의 신뢰를 일정 부분 확보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 기업이 향후 유사 위기 재발을 막기 위해 실질적이고 강력한 개선 의지를 갖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도 효과적입니다.

    이러한 커뮤니케이션 전략은 ‘제3자 인증효과(Third Party Endorsement)’라는 전문 개념으로 설명될 수 있습니다. 즉, 위기관리 당사자인 기업을 대신해 제3자가 나서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파함으로써 위기관리를 지원하는 방식입니다. 그러나 전문가나 외부 기관이 자발적으로 이를 수행할 경우 부담이 클 수 있기에, 기업이 위원회를 공식적으로 구성하여 제3자의 인증을 제도화하고, 이를 실제 위기관리에 반영하는 것이지요.

    다만, 위원회 구성은 위기 발생 후보다 사전적 차원에서 선제적으로 준비해 운영되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인 위기관리 방식이라는 점도 중요합니다. 흔히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방식보다는, 위원회를 통해 ‘외양간을 미리 고쳐 소를 잃지 않도록’ 하는 것이 훨씬 바람직한 대응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모든 위기관리는 사후 대응보다는 사전 예방이 훨씬 더 낫습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