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실무자 조언

  • 조사 및 수사 대응 커뮤니케이션 전략

    [The PR Times기고문]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기업이 특정 이슈나 위기와 연루되면 담당 기관으로부터 조사 또는 수사를 받게 되는 경우가 생긴다. 이런 경우 검찰, 경찰, 공정위, 국세청, 식약처, 관세청, 지자체 등의 움직임에 따라 해당 기업과 관련된 다양한 부정 기사들이 쏟아지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그로 인해 상당수 기업은 조사 및 수사가 시작되면 전사적인 패닉에 빠진다. 사실 충분히 예상할 수 있던 경우라고 해도 실제 기관의 움직임이 개시되면 기업 내부에서는 두려움과 혼란을 느끼게 된다.

    그러한 기업의 불안정한 심리 상태로 인해 많은 경우 기업 스스로 상황 초기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제대로 수립하지 못하고, 불완전하고 문제 있는 메시지를 전달하여 상황을 악화시키곤 한다. 그렇다면 혼란의 연속인 조사 및 수사 대응 상황에서 기업은 어떻게 커뮤니케이션 해야 할까? 그 전략과 방법론을 정리해 본다.

    첫째, 침묵보다는 홀딩이 낮다

    일부 전문가들은 조사나 수사를 앞둔 기업의 침묵은 곧 유죄를 인정하는 것이라는 이야기를 한다. 그러나 이런 관점도 상황에 따라 맞기도 틀리기도 하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자사에 대한 조사나 수사를 앞두고 있는 현 상황에서 기업이 무엇을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가를 고민해 보는 것이다. 만약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 것이 있더라도 지금 커뮤니케이션 해서 상황을 전환시킬 수 있느냐를 따져볼 필요도 있다. 커뮤니케이션 해서 실질적으로 얻을 것이 있다면 모르겠지만, 별로 얻을 것이 예상되지 않는다면 모든 커뮤니케이션 요구에는 홀딩(시간을 벌기)하는 것이 이롭다.

    둘째, 시끄럽게 하소연 말라

    일부 기업이나 셀럽의 경우 기관의 조사나 수사가 예상되면 오히려 활발하게 언론 접촉을 하고, 무리하게 많은 메시지를 전달해 노이즈를 일으킨다. 당사자는 그렇게 자가발전 한 노이즈가 여론을 형성하여 자신에게 이로운 분위기를 만들어 줄 것이라는 기대를 하는 것 같다. 하지만, 기억해야 할 것은 조사나 수사 주체 기관의 담당자들의 존재다. 그들이 정해진 업무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도 전에 자신의 업무와 관련된 많은 노이즈가 일어나게 되면, 실무자의 특성상 무거운 부담을 느끼게 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한 조사 및 수사 실무자들의 부담감은 상황을 이롭게 만드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셋째, 팩트를 나열하기보다 입장을 정리하라

    기관의 조사나 수사에 대응한다고 하면서 기업이 언론이나 공개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상당히 다양하고 구체적인 팩트를 커뮤니케이션 하는 경우가 있다. 수많은 정보를 쏟아 부어가며 자사의 결백함을 공개적으로 주장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커뮤니케이션 전략에서 유의해야 할 것은 회사가 현재 그 팩트를 누구에게 전달하고 있냐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메시지를 그 대상에게 전달함으로서 자사가 얻을 수 있는 이득은 과연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대부분 유사 케이스에서 기업은 유효한 대상으로부터 가치 있는 이득을 취하지 못한다. 오히려 사회적 노이즈만 극대화 시키며, 그와 동시에 실제 조사 및 수사 과정에서 자사가 기존 주장했던 팩트가 반박 당하는 상황을 맞닥뜨리게 된다. 조사 및 수사를 앞두거나 그에 임한 기업은 자사의 입장만 간단하게 표명하는 것이 훨씬 나은 전략이다. 패를 먼저 공개 할 필요는 없다.

    넷째, 부정기사에는 선별적으로 대응하라

    시종일관 기업은 조사 및 수사에 대응하는 커뮤니케이션을 할 때 로우 프로파일(low profile) 하고 리액티브(reactive) 한 대응을 유지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쉽게 표현하면 가능한 말을 아끼고, 언론이 물어오는 사안에 대해서만 제한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한다는 것이다. 이런 전략을 유지하다 보면 기업 내부에서는 갑갑하다, 너무 안일하다, 보다 적극성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이견이 나오게 된다. 그런 커뮤니케이션 기조는 기업 내 최고의사결정자의 일관된 태도로만 유지 가능하게 된다. 그런 과정에서 말은 아끼되 상황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극히 부정적인 언론 보도에 대해서는 적절한 대응을 해 교정 또는 이해를 도모하는 노력은 해야 마땅하다. 리액티브 대응이 숨어서 말도 못하는 벙어리 대응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다섯째, 일단 진다고 생각하고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짜라

    우리나라 기관이 행하는 조사 및 수사에서 기관이 승리하는 경우는 압도적으로 높다. 그 과정에서 많은 기업이 억울함과 과정의 문제를 토로하고는 하지만 결국 기관은 정해진 목표를 이루게 된다. 기업에서는 전략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할 때 이런 현실을 정확하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 조사 및 수사 대응 커뮤니케이션을 기관 vs. 자사의 권투시합 처럼 커뮤니케이션 하기 보다는, 자사가 기관의 조사 및 수사에 임해 퍼포먼스를 펼치는 피겨스케이팅 같은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이 낫다. 기관 조사 및 수사에 임한 회사가 공중과 이해관계자들에게 ‘어떻게 보여지는 가’에 중점을 두는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짜라는 것이다. 일부 기업은 권투시합 처럼 커뮤니케이션 하다 시합에서 져서 나뒹구는 비참한 모습으로 비춰지는 반면, 일부 기업은 피겨스케이팅 같은 퍼포먼스를 보여주며 결론적으로 신뢰를 유지하며 무게감 있게 일관성은 잘 보여주었다는 느낌을 전달 하는 경우도 있다.

    여섯째, 적을 만들지 말라

    일부 기업은 기관과 기관에서 조사 및 수사를 담당하는 실무자들을 적으로 만드는 자극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하기도 한다. 악의적 조사나 수사라고 한다. 편파적이라고 하고, 모종의 음모가 도사리고 있다는 식으로 커뮤니케이션 하기도 한다. 조사 및 수사 실무자들의 개인정보나 배경을 공개하며 비판 하기도 한다. 이는 기본적으로 일부 정치인들이 활용하는 커뮤니케이션 수법인데, 이를 그대로 기업이 모방하니 문제가 된다. 이슈나 위기상황에서 기업이 명심해야 할 아주 중요한 원칙이 그러한 상황에 처했을 때에는 ‘절대 적을 만들지 말라’는 것이다. 더구나 자사에게 칼을 들이댈 집도의(?)를 적으로 만든다면 그 수술의 결과는 어떻게 될지 상상해 볼 필요가 있다.

    일곱째, 법정에서 이야기하라

    여론의 법정에서 이야기하라는 조언이 아니다. 실제 법정에서 이야기하는 것으로 커뮤니케이션은 대신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단, 공중과 이해관계자를 대상으로 하는 커뮤니케이션은 기관의 조사 및 수사에 임하는 자사의 입장과 해명 노력에 대한 것이면 충분하다. 특히 이해관계자들이 궁금해하는 조사 및 수사 과정 및 이후의 변화, 영향 등에 대해서는 성실하게 커뮤니케이션 할 필요가 있다. 영역을 넓히면 대 이해관계자, 대 직원, 대 거래처 등의 범 내부 커뮤니케이션 노력은 훨씬 강화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 외 사안과 팩트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법정에서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이 좋다.

    여덟째, 좌충우돌 말고, 좌고우면 말라

    기관 조사 및 수사에 임하게 되면 기업 내부에는 정말 말그대로 혼란의 시장을 방불하게 하는 환경에 조성된다. 넘치도록 다양한 첩보나 검증되지 않는 설들이 난무하게 된다. 의사결정그룹의 감정을 자극하는 다양한 정보들이 공유된다. 문제를 풀어주겠다는 브로커들도 나타난다. 유효한 압력을 행사해 주겠다는 선수들도 모습을 드러낸다. 실시간으로 부정적 보도들이 이어지고, 회사도 모르는 내용들이 신문과 방송을 타며 이어진다. 이런 혼란속에서 대부분 기업은 좌충우돌한다. 대응 전략이나 일관성이라는 개념은 잊혀진다. 아침 의사결정이 다르고, 오후가 다르다, 저녁에는 또 바뀐다. 많은 대응 지시가 내려오지만, 실제 실행 되는 경우다 적다. 의사결정이 계속 흔들리는 동시에 이 결정이 적절한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깊어진다. 일단 혼란의 환경에서는 아무 의사결정을 하지 않아 보는 것이 나은 경우가 많다. 의사결정을 잠시 미루며 침전의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다. 의사결정이 조금 흔들려도 공중 및 이해관계자들 눈에는 엄청난 진동처럼 보이게 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아홉째, 할 수 있다면 백그라운드 브리핑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할 수 있다면’이다. 능력 있고 신뢰 받는 대변인이 있다는 전제다. 기관의 조사 및 수사 과정에서는 기관측 실무자도 언론 커뮤니케이션을 한다. 법적으로 일부 논란이 있을 수 있는 정보들이 이를 통해 언론에게 흘러 들어 가기도 한다. 이런 소스발 정보는 기자에게 아주 좋은 기사 재료가 된다. 이런 정보의 흐름은 조사 및 수사를 받는 기업에게는 불리하고 부정적인 환경을 만드는 위협이 된다. 이런 경우 기업에서도 기자를 대상으로 하는 백그라운 브리핑을 한다. 기자들이 궁금 해 하는 기관발 정보에 대한 기업의 입장을 기업 대변인이 설명해 주는 방식이다. 기자들을 통해 여론에 영향을 주는 목적의 보도를 만드는 것과 기자들을 이해시키고 교육하는 것은 전혀 다른 것이다. 후자의 경우 제대로 할 수만 있다면 기업에게는 상당한 도움이 된다. 기업에게 정확하고 적절한 정보만 있다면 기관측 소스의 일부 무분별하고 부적절한 커뮤니케이션 시도를 제한하는 결과까지 생산할 수 있다. 여기에서 조사 및 수사에 대응하는 실무그룹인 로펌과 대변인과의 튼튼한 협업은 핵심이다.

    마지막, 길게 보자

    기관의 조사 및 수사로 회사의 운명이 끝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자. 일정 기간이 흐르고 결과가 나오더라도 회사의 사업은 지속가능해야 한다. 조사 및 수사에 대한 승부에만 너무 몰두해서는 큰 그림을 보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 단기간 몰입하다 보면 중장기적으로 회사가 유지해야 하는 가치가 희석될 수도 있다. 일부 기업이 기관의 대규모 조사 및 수사에 임해서 보다 의연하고 발전적인 모습을 계속 보여주는 것도 그러한 커뮤니케이션 전략의 일환이다. 조사 및 수사는 일시적이고, 사업은 영원하다는 믿음을 가지고 길게 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이상과 같이 기관의 조사 및 수사에 대응하며 검토해 보아야 할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정리했다. 현장에서 조사 및 수사에 대응하는 실무자들과 의사결정자들을 만나보면 대부분이 일관된 대응을 가장 어려워한다. 이는 마치 태풍으로 마구 흔들리는 바다에 뜬 배위에서 체스를 놓는 느낌과 같다. 계속해서 체스판이 흔들리니, 체스 말들이 쓰러지기를 반복한다. 일관된 게임이 진행 될 수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럴수록 기업 내부에서는 조사 및 수사 실무에 대응하는 로펌과 커뮤니케이션 그룹 그리고 전체적 의사결정그룹간 3각 협력이 중요하다. 그들만 튼튼하게 엮여 움직이게 되면 체스판이 흔들려도 게임은 진행 할 수 있다. 그들의 협력이 강하면 일희일비가 준다. 반면 일사불란함은 극대화된다. 그리고 그 기반에는 안정감 있는 의사결정그룹의 심리상태가 유지되어야 한다. 누구나 불안하고 억울하고 화나고 힘 들지만, 그럼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듯한 의사결정자들의 담담함은 실제로 아주 큰 가치를 발한다. 모든 이슈 및 위기관리는 정신력이 기반이 된다. 조사 및 수사 대응 커뮤니케이션도 예외는 아니다.

  • M&A 커뮤니케이션 실행 10대 원칙

    [The PR Times기고문]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최근 들어 기업간 M&A를 비롯한 경영권 관련 이슈가 다수 발생하고 있다. 이슈관리 분야에서 M&A 커뮤니케이션은 그 의미나 중요성에 있어 아주 흥미로운 프랙티스다. 딜을 둘러싸고 기업간 커뮤니케이션 전쟁이 벌어지기 때문에 상당히 역동적인 프로젝트라는 특성이 있다. 딜과 그에 기반한 플레이어들의 커뮤니케이션 전쟁이 언론 기사의 수를 극대화시킨다.

    이에 따라 오프라인 및 온라인 여론의 주목도는 높아진다. 딜 관련 다양한 시각의 프레임이 설정되고, 예상 시나리오가 판을 친다. 민감한 주제가 폭로되거나 공개되면서 그와 관련된 여론이 요동친다. M&A에는 항상 존재하는 인수측과 피인수측 그리고 그 딜을 둘러싸고 있는 이해관계자 플레이어들이 각자 자신만의 전략을 가지고 커뮤니케이션 한다. 언론에서는 이런 상황을 두고 고차방정식이라 부른다.

    그만큼 자사만의 전략만 가지고는 상황을 통제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경쟁측과 주변측의 구도를 잘 읽고 변화를 따라가면서 자사의 전략을 유연하게 운용해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다. 제대로 이를 실행하려면 실행조직이 고도화되어 있어야 한다는 전제도 있다. M&A딜이 구성되고 개시되면 그에 따라 필수적으로 진행되어야 하는 M&A 커뮤니케이션, 플레이어는 어떤 원칙에 주로 주목해야 할까?

    첫째, 전체적인 로드맵을 가지고 의연하라                                                                                  

    여기에서 먼저 강조하고 싶은 것은 ‘로드맵’이 아니다. ‘의연함’이다. 로드맵은 자사 의사결정자들에게 그 의연함을 가지게 하는 하나의 의지 대상이다. 물론 로드맵의 의미가 그 외에 없다는 것은 아니다. 로드맵은 일단 자사가 추진하는 딜 관련 목적과 목표를 포함한다. 로마 철학자 세네카가 “어느 항구로 항해하는지 모른다면, 어떤 바람도 유리하지 않다.”는 조언을 했다. 로드맵은 이번 딜에서 자사가 도착해야 할 항구를 정하는 것이다. 어떤 바람이 자사에게 유익한 것이지도 정한다.

    그 항구에 도착하기 위해 지나쳐야 할 것들과 극복해야 할 것이 골고루 정리되어 있는 것이 로드맵이다. 길을 미리 아는 의사결정자들은 보다 의연 해 질 수 있다. 실제 딜에서는 일희일비 하지 않는 의사결정자처럼 위대한 플레이어가 없다. 로드맵을 통해 항구를 정하고 보다 의연해지자. 의연한 커뮤니케이션만 시종일관 실행하자.

    둘째, M&A 딜 자체에만 집중해 커뮤니케이션 하라

    M&A커뮤니케이션은 M&A딜을 성공시키기 위해서 존재한다. 그 이외 목적으로 M&A커뮤니케이션을 혼동하지는 말아야 한다. 경쟁사나 피인수사를 단순하게 괴롭히는 것으로 M&A 커뮤니케이션을 착각해서는 안 된다. 어느 한쪽에서 도발을 하니 그에 대해 응전을 해야 한다는 의사결정도 위험할 뿐이다.

    자극이나 상황적 도전이 있으면 그에 대해서는 반응하기 보다 대응해야 한다. 해당 자극이나 상황적 도전을 면밀하게 검토해서 M&A딜에 중대한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인지를 판별하는 것이 우선이다. 만약 그것이 그런 중대한 영향이 없는 것이라면 과감하게 무시하는 것도 가치 있는 대응이다.

    셋째, 도움되지 않는 노이즈는 자제하라

    경쟁사나 피인수사의 도발과 노이즈에 항상 아무 반응도 하지 말라는 의미는 아니다. 눈과 귀를 막고 있는 모습이서는 안 된다. 하지만, 앞서 조언한 대로 딜 자체에 중대한 또는 유의미한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상대의 움직임에는 적절한 커뮤니케이션 대응을 해야 한다. 어찌 보면 당연한 조언인데, 이를 분별하는 것이 어려워 실행에 혼동이 매우 많다.

    자사에게 유리한 여론과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전략적 노이즈 메이킹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를 결정하기 위해서는 현재 자사의 경쟁 구도에 대한 판정이 우선이다. 만약 자사가 딜에 있어서 유리한 위치에 있다면 과도한 노이즈 메이킹은 과욕이 된다. 반대로 자사가 열세의 위치에 있다면 최대한 딜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노이즈 메이킹을 시도하는 것은 전략적인 것이다.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단어 또한 ‘딜에 대한 영향’이 되겠다. 단순 노이즈는 그냥 노이즈일 뿐이다.

    넷째, 상대측의 의도에 끌려 들어가지 말라

    딜의 구도에 있어 열세에 있는 상대측 노이즈 메이킹은 면밀하게 모니터링 하는 것이면 대부분 충분하다. 열세에 있는 측이 노이즈 메이킹을 할 때 목표로 하는 것 중 하나는 항상 상대측의 참전을 이끌어 내는 것이다. 노이즈 메이킹에 노이즈 메이킹으로 상대가 대응해 주기를 바란다. 그래야 사회적으로 시끄러움을 극대화 해 주목을 이끌어 내서 딜의 구도를 바꿀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간단히 표현해 “날 좀 보소!”하는 열세측 노이즈 메이킹에는 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에 반응하며 커뮤니케이션 하며 눈길을 주기 시작하면 이미 상대측의 전략적 목표를 달성해 주기 시작했다는 의미가 된다. 이런 경우 열세측은 스스로 노이즈 메이킹을 해도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는 상대를 오히려 두려워하게 된다. 아무리 찍어도 상대가 넘어가기는 커녕 움직이지도 않으면 자신의 전략을 바꾸게 된다. 노이즈가 계속 변화하니 이해관계자들만 피곤 해 진다.

    다섯째, 프론트 그룹을 분별하라

    자사나 상대측이 M&A 커뮤니케이션 성공을 위해서 프론트 그룹을 활용하는 경우도 많다. 여러 구도상 직접적인 커뮤니케이션이 불가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자사에게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한다는 목적을 가지고 프론트 그룹을 움직여 간접 커뮤니케이션을 한다. 여기에서 기억할 것은 자사에서도 프론트 그룹을 비밀리에 움직이는 것처럼, 상대기업에서도 프론트 그룹은 기본적으로 비밀리에 운용된다는 사실이다.

    갑자기 어떤 관련 단체가 딜과 관련된 커뮤니케이션을 하며 개입하는 경우에는 그 단체나 개인이 프론트 그룹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득정 언론도 가끔 프론트 그룹 역할을 한다. 그 프론트 그룹을 철저하게 분석해서 그에 대한 대응 방안은 마련하는 것이 좋을 때가 많다. 그러나, 그 어떤 프론트 그룹도 자신이 어느 측을 대변하는지 공개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해당 프론트 그룹을 공격하거나 제한하려는 시도는 다양한 민감성 및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여기에서도 핵심은 해당 프론트 그룹의 행동과 메시지가 이번 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지 판단해 대응하는 것이다.

    여섯째, 이해관계자와 영향력자의 개입을 경계하라

    인수자와 피인수자, 그리고 주변 이해관계자 플레이어들이 딜을 두고 각자 다양한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그에 이어지는 노이즈가 서로 충돌하며 혼란을 일으키게 되면 될수록 추가적인 이해관계자나 영향력자들의 개입 가능성은 높아진다. 부정적으로 판이 커진다는 것이다.

    M&A딜은 자사의 더 나은 성공을 위한 목적으로 실행하는 데, 그 과정에서 과도한 노이즈 메이킹으로 인해 회사가 중장기적 데미지를 얻게 되면 이는 본전 보다 못한 결과인 셈이다. 일부 딜과 관련한 M&A 커뮤니케이션이 상호 폭로전과 규제기관 자극, 사법기관 개입유도 등으로 번지는 경우가 있다. 이내 정치권이 나서기 시작하고, 시민단체들까지 추가 투입되면 해당 딜은 산으로 간다는 의미다. 열세인 측이 딜을 깨기 위한 목적으로 하는 유인작업이 아니라면 경계해야 할 실행이다.

    일곱째, 플랜B는 미리 준비하라

    로드맵은 도착해야 할 항구를 정하는 작업이라 한다면, 플랜B는 조금 있으면 지나가야 할 바다 위 큰 암초에 대한 대응을 정리하는 작업이다. 이를 얼마나 돌아서 우회해야 하는지, 바위를 부수고 건너가야 하는지 아니면 배를 들고 넘어가야 하는지 등을 다양하게 결정하는 것이다. 이는 사전에 미리 정리될수록 좋다. 만약 그 바위에 대해 정확하게 알고 있다면 사전적으로 미리 플랜B를 만들어 대응 방안을 정리하면 된다.

    하지만 만약 해당 바위가 어떻게 생겼는지 잘 파악하지 못했다면, 멀리 큰 바위가 보일 때라도 배를 세워 미리 대응안을 마련하는 것이 좋다. 보이는 바를 토대로 큰 바위의 모습과 주변 환경을 파악하고 이에 대한 대응 방안을 짜는 것이다. 가장 좋지 않은 것은 그 큰 바위에 부딪혀 좌주(坐洲) 당한 채 대응 방안을 마련하는 경우다. 일이 벌어지면 이미 때는 늦은 것이다.

    여덟째, 정보와 자료를 취합해 정리하는 팀을 꼭 두라

    M&A 커뮤니케이션에서도 특히 그렇지만, 모든 이슈관리 및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실행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고 소중한 인력이 ‘정보 취합 및 자료 정리’ 담당자들이다. 그러나, 실제로 현장에서 보면 M&A딜과 같은 고위의사결정 주제에서는 종종 ‘정보 취합과 자료 정리’를 담당하는 실무 그룹이 배제되거나, 간접적으로 운용되는 경우가 많다.

    의사결정자들은 자신이 시속 100km로 달려나가는 것 같은데, M&A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하는 실무자들은 시속 10km 정도로 움직인다는 느낌이 든다면 꼭 확인해 보아야 하는 부분이다. 실시간 이루어지는 의사결정그룹의 의사결정에 대해 정보를 취합하고 실제 자료를 정리하는 엉덩이 무거운 그룹이 존재하는 가를 확인해 보아야 한다. 훌륭한 총을 쏘려 해도 총알이 충분해야 가능하다. 멋진 차가 달려 나가려고 해도 좋은 가솔린이 있어야 한다. 빈 총을 보고 왜 총이 나가지 않느냐 소리치지 말자. 가솔린이 없어 움직이지 못하는 차에게 왜 달리지 않는가 묻지 말자. 정보와 자료는 M&A커뮤니케이션의 총알이자 가솔린이다.

    아홉째, 창구는 가능한 일원화하라

    누구든 어떤 메시지든 언제든 아무렇게라도 커뮤니케이션 해야 한다는 믿음이 있으면 M&A 커뮤니케이션에 관여해서는 안된다. 뭐든 해야 딜에 이롭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을 하는 플레이어도 마찬가지다. 대응보다는 반응에 몰두하는 플레이어도 좋지 않다. M&A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모든 실행은 통제와 통제가능성에 기반한다. 만약 통제되지 않을 커뮤니케이션을 하게 되면 득보다는 실이 어마어마하게 커질 뿐이다. 대부분 실익이 없다.

    커뮤니케이션 전략의 통제, 메시지의 통제를 위해 자사 창구를 일원화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어떤 메시지도 자사 커뮤니케이션 창구를 통해 나갈 수 있도록 내부 프로세스를 만드는 것이 유리하다. ‘업계 관계자에 의하면’ ‘딜에 정통한 관련자에 의하면’ ‘익명을 요구한 고위 관계자에 의하면’ 같은 언론 기사를 좋아하는 의사결정자는 M&A커뮤니케이션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분이다. 답답하고 갑갑하고 생각대로 자사 창구가 움직여 주지 못한다 해도 계속해서 정보와 자료를 공유하며 창구를 가르쳐 확보 활용하는 것이 좋다.

    마지막,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도 전략이다

    가장 실행이 어려운 전략이 바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 대응’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처럼 쉬운 것이 어디 있는가 하겠지만, 현실에서는 그 정반대다. 가장 어려운 대응 방식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대응이다. 일단 자사가 스스로를 통제하지 못할 때에는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대응 전략이다. 어떻게 든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이 더 쉽게 느껴지지 때문이다. 아무 커뮤니케이션을 하지 않고 상황을 관망하는 전략은 답답하고, 화가 나고, 안달이 생기기 때문에 곧 그 전략을 포기하게 된다.

    M&A딜 자체에 집중해 불필요한 커뮤니케이션은 하지 않는 것이 중장기적으로 유리한 경우가 많다. 딜 자체에 우직하게 매달려 꼭 해야만 하는 커뮤니케이션만 미리 준비해 실행하는 주체가 성공한다. 경쟁사나 피인수자의 노이즈 메이킹에 거리를 유지하는 딜 주체는 상대를 두렵게 한다. 필요하지 않거나 유해한 영향력자들이 딜에 개입할 환경을 만들지 않는 주체는 전략적이다. 딜을 성공시키기 위해 떠들썩하게 만들어야 하는 위치에 있지 않다며, 조용하고 신속하게 딜이 마무리되도록 커뮤니케이션 지원을 하는 것이 최고다. 그럴 때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충분히 중요한 것을 하고 있는 셈이 된다.

  • 블라인드에 제가 답변을?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회사 직원들이 블라인드에서 매우 활발히 커뮤니케이션 합니다. 그러던 중 가끔 잘못 알려진 내용을 가지고 논란이 일어나고 하던데요. 대표이사인 제가 설명이나 해명하는 글을 직접 올리면 어떨까 합니다. 글을 보고 있으면 정말 신경 쓰여서 좀 바로잡고 싶어 그렇습니다. 어떻게 보세요?”

    컨설턴트의 답변

    개인적으로 정확한 팩트를 공유해 근거 없거나 잘못된 논란을 잠재우고 싶으신 마음은 이해합니다. 바로 사실관계를 규명하면 논란이 사라질 텐데, 블라인드라는 환경도 그렇고, 거기에서 대화하는 직원들의 스타일도 그렇고 어떻게 해야 최선일까 고민하시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몇 가지 그런 의미에서 고민해 보셔야 할 것이 있습니다. 대표께서 블라인드 대화에 직접 개입하시고, 그곳에서 대화를 나누시기 시작하는 경우입니다. 만약 그 이후에도 지속해서 개입과 대화를 하신다면 모르겠습니다만, 그것이 현실적으로 어렵고, 민감할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해 보아야 하겠습니다. 선별적으로 어떤 이슈에는 해명하고, 어떤 이슈에는 해명하지 않고 하는 경우에는 그런 실행이 직원들에게 어떻게 느껴질지도 같이 고민해 보아야 합니다.

    블라인드는 기본적으로 익명 대화방입니다. 그곳에서 ‘내가 대표이사’라는 전제로 대화를 이끌어 나가고, 설명이나 해명을 하는 것은 생각보다 만만하지 않습니다. 회사와 대표이사로서 얻을 수 있는 실익이 상당히 제한될 것입니다. 그럼에도 직접 개입하고자 하신다면 계속해서 끝까지 개입하셔야 하고, 중간에 개입을 포기 중단하시게 되면 최초 개입하지 않으신 경우보다 실익은 더 적을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대표께서 경험하시고 계신 상황을 푸는 방법은 이렇습니다. 우선 블라인드에서의 특정 논란에 대하여 대표이사께서 관심이 생기신 경우에는 홍보와 인사부서 관련 업무 담당라인을 불러 그들의 실무적 조언을 먼저 들어 보셔야 합니다. 논란의 핵심이 무엇이고, 현재 그 반향이 실제 어떤 수준이며, 그 주제에 대한 다양한 직원의 생각은 어떻게 형성되어 있는지 들어 보실 필요가 있습니다.

    그 후에는 실무자그룹이 가이드 하는 것을 따르시면 됩니다. 그 실무자 그룹은 블라인드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을 것입니다. 일희일비 하지 않고, 유사한 사례들을 수없이 목격하고 경험했을 것입니다. 대표께서는 그들의 실무적 의견을 들어 보시고, 그들이 조언하는 방식으로 커뮤니케이션 하시는 것이 가장 안전하고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믿으셔야 합니다.

    대부분 실무자들은 블라인드 내 직원들의 첨예한 대화에 대표님이 직접 개입하시는 것을 조언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여러 다양한 방식으로 그 주제와 관련된 소통 이벤트를 만들거나, 기회를 만들어 간접적으로 설명 또는 해명하는 것을 권장드릴 것입니다. 그와 같이 블라인드에서 소통 주제를 선정하여, 회사에서 통제가능한 준비된 커뮤니케이션을 실행하는 것이 일반적인 실행입니다.

    블라인드도 그렇고 소셜미디어도 그렇고 여러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채널에서 발생한 이슈의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담당 실무그룹의 이야기를 먼저 깊이 있게 참고하시는 것이 좋다는 점을 강조 드리고 싶습니다. 여기에 이슈관리를 위한 커뮤니케이션 명언이 적용됩니다. “이슈가 발생했을 때에는 반응하지 말고, 대응하라!” 먼저 폭 넓게 들어 보시고, 준비해서 전략적으로 대응하셔야 한다는 것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실익 없는 커뮤니케이션은 노이즈?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이번 이슈에 대한 해명을 다양하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많은 채널을 통해 구체적 설명을 하고 우호 관계가 있는 영향력자들을 통해서도 회사 입장을 전파하고 있습니다. 저희 대표께서도 필요하면 공개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하려 하시는데요. 현재 전략에서 특히 주의해야 할 것이 있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이슈 관리를 위해 다양하게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은 현재 적절한 대응으로 보입니다. 그렇게 적극적인 대응을 할 수 있을 만큼 회사 입장이 잘 정리되었다는 의미이고, 우호적 채널과 영향력자들도 평소 제대로 관리해 오셨던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적극적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이슈를 관리할 때 한가지 신경 쓰셔야 할 것은, 대응의 실행 수와 범위에 너무 집착하지는 않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해명을 위한 보도자료의 숫자를 극대화하거나, 활용하는 채널과 영향력자 수를 최대화하려는 데에 대응 역량을 주로 집중하는 경우라도, 전략적 분별은 필히 전제되어야 합니다.

    대표님의 경우에도 해명을 위해 여러 인사를 만나고, 다양한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여러 공개 커뮤니케이션 기회를 만들고 하는 것은 좋습니다. 하지만, 그런 하이 프로파일 노력에도 전략적 분별은 우선이 되어야 합니다.

    이슈 상황과 성격에 맞춘 회사의 전략적 분별이 없거나 부족하다면, 자칫 그러한 하이 프로파일 노력은 이슈와 관련된 정보의 통제 불가능한 확산과 논란의 과도한 지속이라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간단히 말하면 스스로 대대적으로 해명하려 하다가, 더욱 더 많은 주목과 관심만 받게 되고, 그런 노력이 부정 이슈의 소멸 보다는 오히려 지속 현상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이슈 대응을 위한 하이 프로파일 노력에서 전략적 분별이라는 것은 어떤 것일까요? 간단히 설명하자면, 하이 프로파일이라는 개념으로 진행하고자 하는 각 커뮤니케이션 행위를 놓고 사전에 ‘이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실익은 무엇인가?’를 꼭 스스로 확인해 보자는 겁니다.

    사실 하이 프로파일의 목적이라는 것은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노력을 통해 이슈관리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지요. 해당 커뮤니케이션을 가능한 많고 다양하게 실행하는 것 자체가 목적은 아닙니다. 질문처럼 현 이슈에 대해 대표님이 공개적 커뮤니케이션을 하시려 한다면, 사전에 ‘이를 통해 회사와 대표께서 얻을 수 있는 실익은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계산하셔야 합니다. 또한 ‘그와 같은 실익을 다른 노력을 통해서는 전혀 기대할 수 없을까?’는 다음 질문이 되겠습니다. 그런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예상되는 손해나 위험은 어떤 것이 있을까?’도 고민해 볼 가치가 있습니다. 아주 첨예한 이슈에 있어서는 ‘예상 실익이 함께 예상되는 손해나 위험을 충분하게 상쇄시키고도 남는 수준의 것인지?’도 확인해야 할 경우가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손해보다 실익이 크다면 일단 그 커뮤니케이션은 전략적인 것이라 볼 수 있다는 의미지요.

    커뮤니케이션의 양, 빈도, 대상의 수와 범위 등에 취하지 마시라는 조언입니다. 압도적 대응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경우에도 전략적 분별은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충분한 실익을 기대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만 선별적으로 실행해야 한다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그런 전략적 선별을 거친 커뮤니케이션 실행이야 말로 많고 다양할수록 의미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전략적 선별이 생략된 단순한 물량 공세는 이슈나 위기관리에 있어 희망과는 반대되는 결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일단 개선 약속만 하면?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이번 사건에 대하여 내부 논의 결과 재발방지를 위한 확실한 개선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래도 여론이 좋지 않으니, 개선에 대한 약속은 하자는 의견이 있는데요. 내부적으로는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할 것을 알더라도, 일단 여론관리를 위해서는 개선하겠다 이야기하는 것이 낫겠지요?”

    컨설턴트의 답변

    기업들이 위기 상황에서 자주 겪는 고민 중 하나는 개선책이 이미 존재했다면 발생하지 않았을 문제에 직면했을 때입니다. 예상 가능한 위기라 하더라도 현실적인 개선 방안이 부족해 부정적 상황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기업이 평소 악의 없이 운영해 왔더라도 불가피하게 맞닥뜨리게 되는 이슈와 위기의 특성을 보여줍니다.

    더 큰 문제는, 일단 부정적 상황이 발생한 뒤 기업의 대응 방식이 여론의 주목을 받게 되는 데 있습니다. 이제 여론은 기업이 이 상황을 어떻게 관리하는지,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는지 세심하게 지켜보게 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은 과연 현실적 개선 방안이 없다는 사실을 솔직히 커뮤니케이션할 것인지, 아니면 실현 가능성을 떠나 우선 개선을 약속하는 것이 옳은지에 대한 딜레마에 빠지게 됩니다.

    대부분의 기업이 어려운 결정을 내리는 과정에서, ‘개선 약속’이 필수적이라는 압박감을 느끼곤 합니다. 약속을 하지 않으면 들끓는 여론을 잠재울 수 없다는 인식 때문입니다. 그래서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더라도, 기업들은 일단 ‘개선을 통해 재발 방지를 하겠다’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이 약속이 진정 이루어질 가능성이 희박함을 내부적으로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약속의 핵심은 완벽한 결과가 아닌, 기업의 실질적 노력에 있습니다. 개선이 현실적으로 완전하지 않다면, 가능한 부분에서 최선을 다하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능한 영역에서 실행에 옮길 수 있는 개선 노력을 강화하고, 유사 사건이 재발할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줄여가는 것이야 말로 진정성 있는 위기관리를 위한 ‘약속 이행’이라 할 수 있습니다.

    반면, 단순히 여론 관리 차원에서 약속을 커뮤니케이션하려는 접근은 오히려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기자들이 질문할 때마다 “개선하겠다”고 응수하고, 구체적 실행 방안 없이 “향후 5년간 100억 투자” 또는 “대규모 개선 위원회 추진” 같은 피상적 메시지로만 대응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기업에 더 큰 부담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일부 실무자들은 여론과 언론이 사건 자체는 기억하더라도, 개선 약속은 잊히기 마련이라는 경험담을 이야기하곤 합니다. 그러나 이는 절반의 진실일 뿐입니다. 개선을 통한 재발 방지 약속은 실제로 성실하게 이행했는지 여부에 따라 금세 평가받게 됩니다. 유사한 이슈와 위기가 다시 발생할 경우, 여론은 기업의 약속 이행 여부를 더욱 엄중히 평가하게 됩니다. 일부 기업들이 특정 이슈에서 부정적 이미지를 고착화하게 된 원인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오랜 기간 동안 약속을 단지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수단으로만 사용하고, 진정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병은 소문을 내라 던데?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회사 사건으로 상당히 시끄러운 상황에서 어떻게 든 이 이슈를 관리해 보기 위해 대응을 전담해 줄 대행사를 선정하려고 합니다. 일단 롱리스트를 뽑아서 쇼트리스트를 추렸고요. 경쟁 비딩 방식으로 하나의 대행사를 선정하려고 하는데요. 전문가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컨설턴트의 답변

    부정이슈가 이미 발발하여 떠들썩 한 가운데, 관리를 대행할 대행사를 공개 비딩을 거쳐 선정하는 경우는 그리 흔치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일단 기업 내부에서 그런 사무 행정적인 절차를 밟을 수 있는 여유가 있다면, 그 상황은 중대한 부정이슈 상황은 일단 아닌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비유를 하자면, 집이 불에 타고 있는데, 소방수 역할을 할 사람들을 뽑는다는 공고를 내는 셈이니까요.

    그럼에도 그런 절차를 밟는다면, 대부분은 이미 상당부분 이슈 진척이 되어 버린 경우일 것입니다. 물론 이슈발생부터 현재까지의 대응활동이 내부 평가상 그리 이상적이지 않았다는 판단이 있기도 할 것입니다. 즉, 이미 절반 이상 잿더미가 돼 버린 불타는 집을 두고, 사람을 모집한다는 것은 화재 대응 보다는 이후 잿더미를 치우거나, 새로운 집을 건축하기 위한 역할을 원하는 것이 되겠지요.

    일부 기업은 이슈관리를 위해 대행사를 선정할 때, 경쟁 비딩 보다는 인적 네트워크에 의한 비밀 위임을 합니다. 경쟁 비딩 과정에서 부정이슈 관련 정보가 불필요하게 오픈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조심스러워 하는 것이지요. 시간적 여유가 없는 것은 당연하고요. 그래서 대부분은 전 과정에서 비밀준수를 통한 수면하 위임 진행을 주로 합니다. 이 정도 업무는 상대적으로 신속히 끝낼 수 있어서 시간 제약을 많이 받지는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 이슈가 발생한 시점에 대행사를 선정하는 행위는 일단 적절한 대응 타이밍은 놓쳤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아무리 전문가 그룹을 조인 시켰다 해도, 해당 이슈에 관련한 내외부 상황을 분석하고 이해하는 데에는 물리적 시간이 소모됩니다. 급한 작은 불은 함께 끌 수 있을지 몰라도, 전반적으로 큰 불을 잡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런 결과는 대행사 품질에 대한 원인 보다는, 현실적 제약이 주된 원인입니다. 어떤 기업과 대행사도 그런 제약을 극복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부정 이슈가 발발하고 나서 알려지는 대행사 선정 시도들은 대부분 좋은 결과를 내지 못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일단 급해서 인력의 지원을 보강하는 데 의미를 둔다면 모르겠습니다. 불을 끄는 일손이 모자라 더 여러 사람과 양동이를 준비하는 것은 좋은 시도입니다.

    하지만, 더 많은 인력과 양동이를 준비해서, 어디부터 불을 어떻게 끌 것인지 미처 결정되지 않았다면, 인력과 양동이 보강의 의미는 반감됩니다. 새로 강화된 인력이 불이 난 집을 살피고 들여다보는 시간이 오래 걸리거나, 기존 불을 끄고 있던 집 가족과의 협력에 문제가 있거나, 집주인으로부터 제대로 된 지시사항을 전달받지 못해 양동이에 물만 채우고 있거나 한다면 그 대응 결과는 뻔한 것이 되겠지요. 그래서 미국 카우보이들에게는 “제대로 된 카우보이는 달리는 말에 올라타려 하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고 합니다. 큰 의미지요.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잘 쓰인 공식성명서(official statement)란?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이슈나 위기 대응을 위한 커뮤니케이션 방식으로 입장문, 사과문, 해명문 등을 포함하는 공식입장문 형식의 포맷화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각 형식에서 다루는 케이스가 달라 정형화된 기준 포맷을 정하는 것은 어렵겠지만, 잘된 공식성명서라는 것은 대략 어떤 모습인가요?”

    컨설턴트의 답변

    이슈나 위기에 대한 대응방식으로 기업이나 조직이 커뮤니케이션 하는데 있어 중추역할을 하는 것이 말씀하신 공식성명서(official statement)입니다. 이것에는 케이스 유형 및 대응 전략에 따라 사과를 목적으로 하는 사과문, 해명을 목적으로 하는 해명문, 그리고 자사 입장을 설명하는 입장문 등으로 나뉠 수 있습니다.

    대별된 이 세가지 공식성명서에 공통 적용되는 가이드라인은 세가지입니다. 첫째, 이슈와 위기를 관리하는 기업이나 조직이 ‘현재’ (확인하여) 알고 있고, 그에 기반해 해당 기업이나 조직이 ‘현재’ 커뮤니케이션 하고 싶은 모든 것을 담아야 합니다. 단, 여기에서 ‘모든 것을 담으라’는 조언이 글을 최대한 구체적으로 길게 써야 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글의 분량이나 형식은 핵심이해관계자의 이해수준을 절대 넘어서면 안 되겠지요.

    첫 조언에서는 ‘현재’라는 의미에 주목해야 합니다. 기업이나 조직이 알고 있는 것 중 ‘현재’ 알려져 있는 정보를 정확하게 적시한다는 의미입니다. ‘미리’ 또는 ‘더욱 풍부하게’ 또는 ‘더욱 구체적으로’라는 조언 대신 ‘현재’라는 건조한 조언을 강조하고 있다는 것을 기억하십시오.

    둘째는, 자사(조직) ‘입장’을 정해 커뮤니케이션 해야 합니다. 위에서 언급한 자사가 커뮤니케이션 하고 싶은 것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이 자사의 입장(position)입니다. 이에 따라 상황에 대한 수용, 사과, 반박, 비판, 적극 대응, 개선, 재발방지 등 여러 가치들이 핵심 이해관계자에게 커뮤니케이션 되기 때문입니다. 입장이 빠진 글은 제대로 된 공식성명서가 될 수 없습니다. 일부 하소연, 불만 토로, 협박, 협조 요청, 비아냥으로까지 해석되는 기업이나 조직의 대응 글이 최근 목격되는데, 이런 실행은 보다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셋째는, 현 상황에 기반해 예상되는 모든 질문에 대한 답이 공식성명서 안에 적절하게 들어가 있어야 합니다. 공식성명서를 제대로 읽은 기자를 포함한 이해관계자라면, 공식성명서를 통해 중요한 궁금증이 대부분 해소될 수 있어야 합니다. 만약, 이해관계자들이 공식성명서를 읽고도 이해되지 않거나, 중요 질문에 대한 답을 찾지 못하거나, 심지어 새로운 의문이 생겨 질문이 추가된다면 그 공식설명서는 불완전한 것입니다. 사전에 기업이나 조직의 예상질문에 대한 분석과 고민이 부족했다는 의미지요.

    잘된 공식성명서는 이후 불필요한 논란을 새로 만들어 내지 않습니다. 그 성명서에 의해 핵심 이해관계자의 의혹, 분노, 혼란이 상당부분 정리됩니다. 그들이 해당 기업이나 조직의 생각(입장)을 이해하게 됩니다. 더 나아가, 그 생각을 신뢰, 지지하게 됩니다.

    공식성명서 하나만으로도 뜨거웠던 논란이 진화되고, 이해관계자의 오해가 풀리며, 상황이 안정되어 나가는 방향의 전환이 가능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 만큼 신중하게 분석하고 고민해 커뮤니케이션 해야 하는 대응 방식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위기관리, 예상과 예측의 의미란?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위기관리 컨설턴트들이 위기를 예상하라 예측하라 등 다양한 조언을 하는데요. 저희가 내부에서 위기관리 시스템을 만들려고 할 때도 ‘예상’과 ‘예측’의 개념을 자주 혼동합니다. 예상 가능한 것과 예측 가능한 것의 차이는 뭔가요?”

    컨설턴트의 답변

    사전적 의미로 보면 ‘예상’과 ‘예측’간에는 미묘한 차이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 차이는 위기관리 관점에서는 하늘과 땅만큼의 중요한 의미를 지닙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위기관리 시스템에는 ‘예상’보다는 ‘예측’을 위한 노력이 기반이 되는 것이 맞습니다. 예상이란 일반적 판단이나 느낌에 관련한 것이기 때문에, 그 예상만 가지고 대응 체계를 만들려면 과도한 노력과 투자가 투여됩니다.

    예측이라는 것은 위기관리 관점에서, 예상되는 위기상황에 대하여 몇 개 스텝을 더 들어가서 보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경영권분쟁이 예상된다면, 관련 이해관계자나 대략적 방향성은 예상단계에서 정리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예측 단계에서는 그에 더해 구체적 이해관계자 분석과 분쟁화 시나리오 및 단계, 그리고 각 시나리오에 관련된 공격과 방어 방법론, 기간, 공격 또는 방어 예산 등이 대략이라도 예측됩니다. 따라서 예측한 것들은 위기관리 시스템에 연결하기 훨씬 쉽고 간단 해 지는 것이지요.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는 과정에 조언을 드리자면, 예상은 기본이고 그 예상되는 위기유형이나 상황을 놓고 예측까지 최대한 해 내는 것이 시스템 완성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상당수 기업이 평소 자사 위기 유형을 놓고 ‘예상’ 단계에서만 머무르는 경향이 있습니다. 머릿속으로 우리 회사에는 어떤 어떤 위기들이 발생될 수 있을 것이라는 수준이 그 예상의 수준입니다.

    회사에 오랜 기간 근무한 분들의 경우 어느정도 예상 수준이나 범위가 정리되어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예상 수준만으로는 위기 대비나 대응 체계를 바로 갖출 수는 없습니다. 예상에서 예측까지 진화할 수 있어야 대비나 대응 체계 연결이 가능합니다. 그런데도 왜 기업들은 예상 단계에서만 머무를까요?

    예상할 수 있는 위기를 실제 대응하기는 어렵습니다. 반면 예측할 수 있는 위기는 대응할 수 있습니다. 만약 예측할 수 있었는데도 대응하지 못했다면, 그 대응 실패의 원인은 위기관리 영역 이외에 존재한다는 의미가 됩니다. 그렇게 구체적으로 예측 가능했는데도 대응하지 못했다? 이에 대한 이유를 대응 조직이나 역량 등에서 찾는 것은 의미 없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이 거기에서 실패 이유를 찾으려 합니다.

    그보다는 내부적으로 왜 대응하지 못했는가 또는 왜 제대로 대응할 수 없었는가에 대한 답을 찾아 공론화해야 합니다. 대부분 그 실패 이유와 답은 위기관리 교과서에서는 언급되지 않는 성격의 것입니다. 그만큼 그것을 공론화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입니다.

    기업이 예측할 수 있음에도 예상만으로 위기관리를 바라보는 것은 다 그 때문입니다. 위기관리 실무자들은 그런 경우 플랜B를 세워 스스로 가능한 것만 우선 추려 대응하려 노력하기도 합니다. 현장에서 실무단에서의 위기관리가 흔한 이유입니다. 위기를 예측하는 것은 그만큼 어렵습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구체적 근거만이 신념을 구성한다?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대표님께서는 언론 인터뷰 때 큰 그림만 주로 언급하십니다. 가끔 기자들이 구체적 질문을 해도 큰 관점의 말씀만 하십니다. 대표님께서는 자세한 사안은 담당 부서에서 답하고, 자신은 큰 방향성만 언급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하시나 봅니다. 어떤 조언이 가능 하실 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때에 따라 주제에 따라 그런 답변이 유효할 때가 있고, 그렇지 못한 경우가 있습니다. 일단 대표님의 생각은 기본적으로 유익한 방향일 수 있습니다. 대표께서 방향성, 긍정적 미래, 해법 등을 기자들에게 전달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대표께서 각각에 대하여 구체적 수치나, 방법론, 트렌드까지 과도하게 느껴질 만큼 자세하게 언급하는 것이 인터뷰나 기자회견을 더 혼란스럽게 할 수도 있으니, 역할분담 차원에서는 좋은 생각이십니다.

    그러나, 그런 역할은 내부적으로 사전에 잘 분배되어야 하고, 구체적 내용을 대표님과 담당부서들이 공히 잘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는 전제가 있습니다. 만약 대표님이 구체적 내용을 잘 파악하고 계시지 않은 상태에서 큰 방향성이나 미래, 긍정, 해법과 관련한 메시지를 하신다면, 불안한 상황이 만들어지게 됩니다. 반대로 대표께서 담당부서가 잘 설명할 것이라며 구체적 답변을 미루셨는데, 해당 부서는 전혀 그에 대한 내용을 모르고, 설명도 불가능한 경우에는 더 큰 혼란이 오겠지요.

    여기에서 문제는 역할분담의 시스템이 전제되지 않은 상황에서 큰 그림만을 레토릭으로 말씀하시는 대표님의 커뮤니케이션 스킬일 것입니다. 대표님 같은 기업의 리더는 메시지에 자신의 신념만을 집어넣기 보다는, 그 신념을 구성 구축하게 된 근거들을 임팩트 있게 언급해 주시는 형태의 답변이 가장 권장됩니다.

    예를 들어 자사 사업분야와 환경에 대한 자신의 굳은 신념을 강조하시는 대표께서는 그런 환경보호 신념을 가지게 되신 이유나 계기를 잘 설명하실 수 있어야 합니다. 가시적인 이유나 계기가 유효하게 전달되면 커뮤니케이션은 성공하게 됩니다. 기자가 공감하게 되니, 그의 기사를 읽는 독자들도 그렇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일부 경영진은 기업의 환경보호라는 것이 현재 세계적 트렌드이고, 환경을 보호하지 않으면 비판 받고, 법이나 규제 측면에서도 필수 활동이기 때문에 자사가 환경을 보호하겠다는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을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당연한 것을 꼭 그리 구체적으로 설명까지 해야 하는 것인가 되묻기도 하지요. 이는 신념은 있는 것 같아 보이는데, 그 신념을 구축하는 근거가 희박함을 나타냅니다. 그 부실하게 구축된 신념을 큰 그림이라며 커뮤니케이션 하니 불안한 상황은 계속되는 것이지요.

    큰 그림을 말씀하시는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닙니다. 큰 그림을 잘 커뮤니케이션 하시려면 일단 역할분담이라는 시스템이 내부에서 상식이 되게 하시고, 그와 동시에 대표님 자신도 구체적 근거들을 확실하게 챙기셔야 합니다. (실제 말씀을 하시는 것과는 다른 주제입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대표님이 말씀하시는 큰 그림(신념)을 어떤 구체적 근거들이 지원할 수 있는지 미리 고민하시고, 그에 대한 내부 공유와 이해도모를 실행하시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말보다 행동이 앞서야 한다는 교훈은 그에 대한 것일 수 있습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이해할 수 없는 위기는 어떻게?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대표님과 저희 임원 대부분 나이가 50대입니다. 요즘 골치 아프게 불거지는 이슈는 대부분이 이해하기도 어려운 것들입니다. 온라인 소셜미디어 생태계도 모르겠고. 거기 의견들을 봐도 무슨 의미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이런 위기나 이슈를 관리할 수 있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기업의 대표와 임원들께서 위기나 이슈 대응을 위해 ‘해야 할 일’에 대해 우선 생각해 보시지요. 어떤 상황이 발생되어 그것이 위기나 이슈로 내부에서 판정된다면, 그에 준한 사내의 기준이라는 것이 먼저 존재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 기준이라는 것은 이미 수년에서 수십년에 걸쳐 사내에서 합의된 상황판단 기준이 되겠지요.

    그 후 위기나 이슈로 판정된 상황 자체에 대한 이해를 좀더 깊게 하기 위해 대표나 임원들은 여러 정보채널과 내외부 자문그룹을 활용해 왔을 것입니다. 온라인 소셜미디어 생태계를 이해하지 못하시겠다 하셨는데, 보다 중요한 것은 여러 상황정보와 전문가의 의견을 귀 기울여 듣는 것입니다. 현재 당면 이슈의 배경이나 논리가 옳다 그르다의 의미로 받아들이기 보다는, 현재 그 이슈가 자사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으며, 앞으로 어떤 영향까지 줄 수 있는가에 대한 관점에서의 이해가 중요합니다.

    적절한 상황에 대한 조언 듣기가 끝났다면, 사내적으로 전례와 여러 기준에 따라 대응방안을 결정하고 지시하시는 것이 대표와 임원들의 역할이 되겠습니다. 실행의 큰 방향성과 실무진이 보고하는 장애물을 제거해 주는 것이 그 다음 역할이 되겠지요. 물론 지속적으로 변화되는 환경을 보고 받고, 관제그룹의 업데이트를 확인하시는 것도 중요합니다.

    사람은 자신이 잘 모른다고 생각하면, 일단 두려워집니다. 그리고, 그 대상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더 하게 된다고 합니다. 자신이 충분히 알고 있는 영역에서의 게임이 심리적으로 좀더 편하고 안전하게 느껴지는 것은 당연하지요. 그런 이유로 최근 이해하기 어려운 이슈에 대해 경영진이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역할을 다하지 못하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먼저 이해를 하려고 하시는 거죠.

    사후 그런 경영진에서는 “우리가 사전에 이해하고 있었다면, 좀 더 이슈대응을 잘 했을 것”이라던지  “우리가 이미 그런 마이너 쟁점을 알고 있었다면, 더 이상한 것 아닌가?” 같은 이슈관리 실패 이유를 거론하십니다. 물론, 인간적으로 보면 그런 이해부족과 익숙하지 않음은 자연스럽고 일반적인 것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업을 위해 위기나 이슈를 대응하기 위해서는 좀더 다른 시각을 평소에 만들어 놓으실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당장 내가 이해하지 못해도, 그 이해 안 되는 쟁점이나 논리가 우리 회사에 어떤 실질적 영향을 미칠지를 확인하여 상황을 정의하기. 그 후 적절하게 정의된 상황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신속하게 들어보고, 회사의 의사결정 기준에 따라 대응을 결정 지시하기. 이 프로세스를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이미 오래전 그리스 한 철학자는 “바보도 의견은 가지고 있다”고 했습니다. 현장에서는 그처럼 보이는 화자나 의견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것이 우리 회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인식을 하셔야 적절한 대응이 가능하게 될 것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