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실무자 조언

  • 홍보실에 의지해야 하는 이유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기자로부터 취재 연락이 오면 일단 홍보실을 통하게 만들라는 조언은 이해가 됩니다. 그런데, 홍보실에 의지까지 해야 하는 이유는 뭔 가요. 사실 홍보실은 일선 업을 잘 모르고, 구체적 사안도 파악하지 못하는데요. 그럼에도 언론 취재에 대응 해 홍보실을 의지해야 하나요?”

    컨설턴트의 답변

    결론을 먼저 말씀드리면 비홍보임원들께서는 담당 업무에 있어 전문가라 할 수 있지만, 언론에 대해서는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홍보실에 의지하라는 조언을 드리는 것입니다. 기업에 부서와 담당업무라는 개념이 있는 것은 각자 전문성에 따라 보다 발전적이고 완벽한 결과물을 내기 위함이라고 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언론, 커뮤니케이션, 기자들과의 관계, 정무감각 등에 전문성을 지닌 홍보실은 기업을 대표해 언론 창구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많이 들어 본 슬로건 중에 ‘진료는 의사에게 약은 약사에게’라는 말이 있습니다. 의사와 약사의 경우에도 자신만의 전문분야가 있으니 환자들은 그에 따르는 것이 환자 스스로에게 좋은 선택이라는 의미가 되겠습니다.

    질문 중 ‘홍보실이 잘 모른다’는 말씀을 하신 것 같은데요. 의사와 약사에게도 가장 어렵고 힘든 환자는 자신의 병증에 대해 아무 설명도 하지 않고 치료나 약만 요구하는 경우일 것입니다. 환자가 아무 커뮤니케이션을 의사나 약사에게 하지 않아도 척하니 진료나 약을 대령하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마는,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것이지요. 대언론 커뮤니케이션을 위해서도 실무 임원께서는 홍보실에 상황 및 업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해 주셔야 홍보실이 대언론 커뮤니케이션 전략과 메시지, 매체를 조언드릴 수 있습니다.

    홍보실을 통한 대언론 커뮤니케이션이 비홍보임원 개인에게 유리한 점은 많습니다. 일단, 임원 개인이 언론과 커뮤니케이션 하다 초래할 수 있는 문제나 트러블은 홍보실을 통하게 되면 최소화 할 수 있습니다. 물론 그런 부작용으로 인한 임원 개인의 사후 책임에서도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홍보실을 통한다는 것은 사내적으로 협의와 합의의 과정을 거친다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그 이후 개발된 전략이나 메시지 등은 회사에 이로울 수밖에 없습니다. 모든 문제는 합의되지 않은 임원 개인의 메시지가 언론에 노출되어 회사의 공식입장과 괴리가 만들어지면 생겨납니다.

    그 이외에도 비홍보임원들은 홍보실로 창구를 일원화하면 담당하는 업무에 더욱 충실 할 수 있습니다. 이는 상당한 이점입니다. 기자들로부터 전화를 받아보면 얼마나 기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이 스트레스 받는 것인지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대언론 커뮤니케이션의 업무가 자신의 직무기술서에 들어있지 않다면, 흔쾌히 홍보실로 창구를 일원화하시면 됩니다.

    지구상에서 가장 체계적인 대언론 커뮤니케이션을 실행하는 조직을 미국의 백악관이라고 합니다. 미국 대통령도 예상 못한 기자 질문에 즉답하거나, 언론과의 인터뷰를 자신이 결정하지는 않습니다. 대응 전략과 메시지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 홍보실 리더들의 조언을 항상 청취합니다. 대통령이 무언가 모자라기 때문에 홍보실의 조언을 듣는 것은 아닙니다. 전략이란 전문가간 상호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협의와 합의에 기반해야 진정한 의미가 있기 때문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저희는 위기관리가 필요 없는데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는 사실 마케팅 목적으로 홍보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위기나 부정 이슈 같은 것은 없어서 그런 아젠다가 꼭 필요한 건지는 모르겠습니다. 저희 사업분야가 위기나 이슈와 관련이 적은 유형이라서 앞으로도 별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위기관리가 꼭 필요한가요?”

    컨설턴트의 답변

    일반적인 케이스로 답변을 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일단 ‘우리 회사에게는 위기가 없다’라는 주장을 하는 회사의 경우는 크게 몇가지로 그 이유를 나눌 수 있습니다. 첫째는 상당히 운이 좋게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경우입니다. 십년 또는 수십년에 이르기까지 회사에게 큰 위기나 이슈가 없었다면 그것은 참으로 희귀한 케이스입니다. 회사 구성원들의 운이 참 좋은 것이 틀림없습니다.

    둘째 이유라면 회사에게 일부 위기나 이슈로 보이는 케이스들은 있었지만, 그것이 회사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기 때문에 그런 주장을 하는 것 같습니다. 이 또한 운이 좋았던 것이고, 그와 함께 일상적인 위기관리 실행이 계속 이어져 왔을 것입니다. 해당 위기관리 노력들이 위기관리라는 개념으로 정의되지만 않았을 뿐이지, 내부적으로 일관된 노력의 방향성은 있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셋째 이유라면 회사에게 일정 수준 이상의 위기나 이슈가 발생 했었지만, 그것을 사후에 위기나 이슈로 정의하지 않았던 것일 수 있습니다. 실제 회사 내부에서 어떻게 위기와 이슈를 정의하는가는 아주 중요한 의미를 지닙니다. 외부에서 현재 상황이 당신 회사에 위기라고 평을 해도, 회사 스스로 그것은 별 위기가 아니라 정의한다면 그 상황은 위기가 아닌 것입니다. 일종의 골치 아팠던 일, 고생 좀 했던 일, 해프닝 등으로 대신 정의되곤 합니다. 소위 말하는 탄력성(회복가능성)이 좋은 기업의 경우 이런 이유가 많습니다.

    넷째 이유는 해당 담당자나 실무자들이 위기나 이슈에 큰 관심이 없는 경우일 수도 있습니다. 사람은 자기가 모르는 것에 대해서는 존재하지 않았다고 생각할 때가 있습니다. 실무자가 입사하기 전에 큰 위기나 이슈가 발생한 적이 있었다 하더라도 해당 실무자가 그 사실을 인지하고 있지 못하다면 그런 위기나 이슈는 없었던 것이 됩니다. 회사 내부적으로 ‘지난 위기나 이슈로부터 배우자’ 하는 분위기가 아니라면 새로 입사한 직원은 회사에게 어떤 일이 발생 했었는지 알 수 없습니다. 이 것은 모르는 것이지 존재하지 않았던 것이 아닙니다. 잘 못 알고 있는 것이지요.

    이상의 이유들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위기나 이슈를 경험하지 않은 기업은 있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운이 좋아도 그런 상황은 존재할 수 없습니다. 일정 수준 이상의 규모에 이르러 상당기간 사업을 진행한 기업에게 아무런 일도 발생되지 않았다는 이야기는 상식적이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회사에 아무런 위기나 이슈가 없었고, 그렇기 때문에 위기관리나 이슈관리에 대한 준비는 필요 없다는 주장은 상당히 위험한 것입니다. 만에 하나 너무 운이 좋아서 아무런 불상사가 없었다고 해도 위기관리와 이슈관리에 대한 준비는 필수적입니다. 세상에 위기관리나 이슈관리에 대한 준비와 역량 확보가 필요 없는 기업이나 조직은 있을 수 없습니다. 그런 준비와 역량을 확보 하는데 관심이 적거나 귀찮아 하는 기업이나 조직이 있을 뿐이지요.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흔히 위기관리에 대해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지 말라’는 조언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평시 사소한 대응과 관리로 위기의 발아를 방지하면, 큰 위기는 발생되지 않는다는 의미 같은데요. 이게 상식적인 말이라 전사적으로는 강하게 와닿지가 않습니다. 어떻게 좀 피부에 와닿게 할 수 있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재미있는 질문이라 제가 한번 온라인 쇼핑몰을 찾아보았습니다. 그랬더니 호미는 다양한 제품이 많이 팔리고 있더군요. 일반적으로 꽤 쓸 만한 호미는 1-2만원대로 가격대가 있습니다. 반면 가래는 예전 농기구라서 그런지 찾기가 호미 만큼은 쉽지 않았습니다. 큰 삽의 일종으로 일부에서 4-5만원대로 판매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러고 보니 속담처럼 ‘호미(1-2만원)로 막을 것을 가래(4-5만원)로 막지 말라’는 조언은 위기관리 ‘비용’ 또는 ‘부담’으로는 그렇게 차이가 나지는 않는 비유인 것은 맞습니다. 그래서 아마 피부에 와닿지 않는다는 말씀을 하시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래서 일선에서 위기관리를 경험하며 반복적으로 목격해 보면 기업에서는 ‘호미로 막을 수 있는 것을 가래 정로도만 막아도 위기관리는 남는 장사’라는 생각을 많이 하시는 것 같습니다. 당연히 주판을 튕겨보면 그런 위기관리는 상당 수준 남는 장사일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왜 기업은 자사관련 위기를 두려워하고 골치 아파할까요? 고작 가래 가격 정도 수준이라 기회 비용에 비해 보면 결국에는 남는 장사라고 하는데 말이지요.

    사실 가래로 막아 낼 수 있는 위기는 위기라 정의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호미로 막을 수 있는 위기를 기업들은 종종 간과하다 가래는 커녕 포크레인으로도 막지 못해 고전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심지어 터진 둑을 감당해 내기 위해 포크레인 수십대를 동원해야 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그 포크레인들이 현장의 통합된 지시 없이 각자 터진 둑을 막기 위해 동분서주하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일사불란하게 현장의 지휘를 받기만 하면 포트레인 몇 대로도 물길이 잡힐 텐데, 각자 도생하기 위해 움직이다 보면 포크레인 수십대도 어림이 없게 되는 경우가 돼 버리곤 합니다. 한마디로 사후 위기관리도 못 해 아수라장이 되는 것이지요.

    호미다. 가래다. 그런 고즈넉한 그림을 머릿속에 그리게 되면 위기관리는 상당히 목가적인 모습으로만 임직원 머릿속에 자리잡게 됩니다. 앞으로 위기관리를 그릴 때에는 수십대의 포크레인이 엉겨 붙어 거대한 댐을 막아 서고 있는 모습을 떠올려 보십시오. 호미는 1-2만원이면 충분하지만, 포크레인은 한대당 수천에서 억원대까지 가는 장비입니다. 하루만 빌려도 돈 백만원은 줘야 부릴 수 있다고 합니다. 외주에 대한 비유겠지요. 호미나 가래로 막을 수 있는 위기를 포크레인 수십대로 막아야 할 상황으로 까지 방치한다면 더 이상은 남는 장사가 아닐 것입니다. 가래를 지우고, 포크레인을 떠올려 보시기 바랍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실무자에게 가장 큰 위기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여기 있는 저희가 회사의 위기관리팀입니다. 매뉴얼상으로 각자 정해져 있는 역할과 책임이 있습니다. 저희 회사에게 발생 가능한 다양한 위기들이 있는데요. 전문가께서 보실 때 저희 회사와 관련해 가장 큰 위기라면 어떤 유형일 것으로 보시는지요? 그에 더해 실무그룹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

    컨설턴트의 답변

    회사 관련한 위기는 이미 매뉴얼에 유형분류가 되어 있고, 우선순위까지 주어져 있어서 그 외에 다른 이견이란 있을 수 없겠습니다. 그 보다 제가 드리고 싶은 질문이 하나 있는데요. 위기관리 실무자들이시니까 묻겠습니다. 회사를 대표해 위기를 관리하는 위기관리팀 실무그룹에게 가장 큰 위기란 무엇일까요?

    실무그룹이 관리하기 어려운 수준의 대형 위기가 발생되는 것일까요? 실무그룹이 예상하지 못했던 위기와 맞닥뜨리는 경우일까요? 그런 위기를 맞아 실무그룹이 적절한 역량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일까요? 사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거나, 위기관리 역량을 훨씬 넘어선 대형 위기가 발생했을 때 최선을 다한 위기관리팀을 비난하거나 문제라고 여기는 경우는 일반적이지 않습니다.

    누가 봐도 불가항력이었던 위기는 많이 존재합니다. 물론 정치적으로 사후 평가를 해서 상호간 핑거포인팅하며 책임을 전가하는 상황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대형 위기 시 실무그룹 전반의 무능함을 문제 삼는 경우는 흔하지 않습니다. 사내 모두가 공감대를 형성하게 되기 때문이지요.

    그렇다면 실무그룹에게 진짜 가장 큰 위기란 어떤 것일까요? 바로 실무그룹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적시에 하지 못해내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여기에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이란 회사 경영진이 평시에 실무그룹에게 기대하고 있는 아주 기본적 대응 업무에 대한 것입니다. 대형 위기나 관리하기 복잡한 위기에 대한 희망적인 시각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경영진은 회사의 위기관리 실무팀에게 안정적인 환경 및 상황 모니터링을 기대합니다. 감지된 문제에 대해 빠르고 정확한 보고 체계를 기대하기도 합니다. 매뉴얼에 정해진대로 분석과 보고, 협의 프로세스가 착착 돌아가기를 바랍니다. 경영진 자신들이 최대한 올바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일선 실무진이 효율적 지원을 해 주기를 바라지요.

    대응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부서별로 각자 대응 역할과 책임을 부여했기 때문에, 경영진은 그와 관련 해 실무그룹이 담당 분야와 대상에 대해 전문성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 생각할 것입니다. 예를 들어 위기 시 언론대응을 담당한 홍보팀은 언론사 기자들에 대한 폭넓은 네트워크와 정보력을 당연히 가지고 있을 것이라 간주합니다. 위기 시 온라인 대응을 담당하는 홍보팀은 평시 광범위한 온라인 모니터링과 인게이지먼트 역량을 구축해 놓았을 것으로 볼 것입니다.

    이런 현실을 감안한다면 실무그룹에게 가장 큰 위기는 자사 경영진이 자신에게 기대하는 ‘마땅히 해야 할 일’에 대한 전문성을 가지지 못하는 경우 발생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해내지 못한다면 대응의 ‘적시성’이란 요원한 것이지요. 한마디로 가장 기본적인 것에서부터 위기관리가 꼬여 대응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는 경우가 실무그룹에게는 가장 큰 위기입니다. 새해에는 그 가장 기본인 ‘마땅히 해야 할 일’에 보다 집중해 보는 위기관리 실무그룹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미리 준비를 하면 좋은 점?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실무그룹에서는 이번 이슈가 수면위로 떠오를 때를 대비해 미리 준비하자는 의견이 많습니다. 그러나, 윗선에서는 예산까지 들여 미리 준비해 우리가 실제로 얻을 수 있는 것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 있는지를 물으시네요. 준비해 대응하면 어떤 이익이 있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이슈관리나 위기관리에 있어서 ‘미리 준비해 대응하면 좋다’는 말은 누구나 하고 모두가 공감합니다. 그러나 한발 더 들어가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무엇이 좋은가라는 기본적 질문에는 답변이 빨리 나오지 않는 것 같습니다. 일단 준비해서 대응하면 무엇이 좋은가? 이런 질문 이전에 ‘준비해서 대응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을 가져야 합니다.

    반대로 준비하지 않고 대응하는 것은 당연하지 않은 것이고, 많은 경우 실패로 연결된다는 것이 상식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준비해 대응하는 것이 당연한 이유는 첫째, 준비하지 않은 대응은 대응의 시점이 늦습니다. 문제가 불거진 직후 대응해야 하는 상황에서 회사는 대응을 위한 준비를 그 때부터 시작하게 되기 때문이지요. 100미터 달리기 경기를 하는 상황에서 출발 신호가 울렸는데, 선수가 그 때부터 신발끈을 메기 시작하는 모습을 상상해 보시면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준비해서 대응해야 하는 것이 당연한 둘째 이유는 준비하지 않은 대응은 전략적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대응 전반에 전략성이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사전에 대응을 준비하게 되면 관련 실무자들과 의사결정자들은 좀더 다양한 상황 시나리오를 머리에 그리게 됩니다. 각종 변수나 반응도 더 많이 고민해 볼 수 있습니다. 그에 따라 실제 대응에서는 전략성이 상승됩니다. 준비하지 않고 대응하다 보면 자꾸 이것 저것을 현장에서 시도해 보게 됩니다. 이슈나 위기가 발생한 현장이 실험실이 되 버리는 것이지요. 당연히 공중이나 이해관계자들은 회사가 오락가락 하는 것으로 인식하게 됩니다.

    준비가 당연한 세번째 이유는 준비한 위기관리 주체는 대응에 있어서 유연하게 됩니다. 앞에서도 말씀드린 바와 같이 좋은 전략을 고민해 본 회사는 이슈나 위기 상황이 급격하게 변화하며 불거지는 각종 변수에 대한 대응이 훨씬 유연합니다. 사전에 각종 변수들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지요. 공중이나 이해관계자들이 볼 때 회사가 상당히 침착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네번째 준비가 당연한 이유는 이슈나 위기관리 실행에 있어 대응부서와 담당자간에 역할과 책임이 뚜렷하게 지켜진다는 것입니다. 미리 축구 대회를 준비한 대표팀이 실제 경기에서 일사불란하게 각자 포지션에 주어진 역할을 다하는 것을 상상하시면 됩니다. 준비하지 않고 대응에 나선 회사는 낯선 사람들끼리 모인 동네 축구처럼 경기 시 공을 따라 여러 명이 우르르 몰려 다니기만 합니다. 각 부서에게 어떤 역할과 책임이 맡겨져 있는지, 대변인은 어떤 부서의 누가 되어야 하는 지와 같은 것은 사전에 준비하는 것이 당연한 것입니다.

    이 외에도 사전에 준비해 대응하는 것이 당연한 이유는 차고 넘칩니다. 위분들이 구체적으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 물으신 이유는 아마 실무그룹이 사전에 어떤 준비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계획을 물으신 것이라고 봅니다. 좀더 철저하게 준비해 상황이 발생되면 더욱 잘 대응하라는 요청이기도 할 것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잘 안될 것이라는 것을 전제로?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는 아주 훌륭한 기업 철학을 가지고 있고, 각종 원칙과 컴플라이언스 등이 강력해 위기발생 가능성이 타기업에 비해 낮다고 보고 있습니다. 위기관리팀도 매뉴얼 기반으로 잘 훈련되어 있고요.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발전적 비관주의를 견지하라는 조언을 하더군요. 그 이유는 무엇인지요?”

    컨설턴트의 답변

    사실 위기관리는 ‘잘 되어 있다, 다 갖추어져 있다, 잘될 것이다’는 낙관주의에 기반해 있으면 위기 시 현실적 한계와 변수로 더욱 더 어려워질 수 있는 분야입니다. 그 이유는 위기의 특성에 기인하는데요. 위기라는 것은 아무 문제나 이상이 없는 데에서 발생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일단 위기가 발생되었다면 그 원인은 무엇인가 잘 되어 있지 않았거나,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았던 부분이 있었거나, 잘 되지 않았다는 의미일 수밖에 없습니다. 평소 낙관주의를 가지고 있다가 갑작스럽게 위기를 맞게 되는 기업은, 회사와 관련된 비관적 발견이 속속 모습을 드러내는 상황이 되면 이내 발전적이지 못한 비관주의로 빠지거나, 무시, 외면이나 침묵을 선택하게 됩니다.

    물론 ‘우리는 위기를 관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은 필요합니다. 하지만 그런 자신감도 실질적 평시 위기관리 노력과 투자 위에 성립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우선 어떤 문제라도 언젠가는 발생될 수 있다는 전제가 필요합니다. 경쟁사나 타사에게 발생된 위기를 바라보면서 ‘저런 위기가 우리 회사에게도 발생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그에 대비하자’는 공통된 인식이 중요합니다.

    반대로 ‘저 회사라서 저런 위기를 겪는 것이고, 우리는 달라서 저런 위기는 발생되지 않을 것이다’는 인식을 가지게 되면 아무 발전은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억지로 위기의식을 조장하거나, 부풀려서 위기대응에 과도한 투자를 하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위기 요소는 항상 존재하고, 그 요소가 어떤 계기를 맞아 수면위로 떠오르는 시기가 있을 것이라는 사실에 대한 정확한 인식과 확신을 가지라는 것입니다. 그 위기 요소를 구체적으로 들여다보고, 평시에 관리해 나가는 노력을 포기하지 말아야 합니다. 더 나아가 그 위기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발생되면 우리 회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가? 대응에 있어서 무엇이 어떻게 필요한가를 고민해 볼 가치도 있습니다.

    여러 위기 사례를 분석해 보면 위기 이전에는 잘되어 있고, 갖추어져 있고, 잘될 것이라 자랑하던 위기관리 주체가 많습니다. 그러나 위기를 맞은 이후에는 자사에게 잘되어 있었지만 이런 이런 문제가 있었고, 잘 갖추어져 있었지만 그것을 활용하지 못했다, 잘될 것 같았는데 현실적으로는 어려웠다는 사후 해명을 접하게 됩니다. 이는 단순히 회사 자랑만으로 사람들을 속이려 했던 것은 아닐 것입니다.

    평시에 일반적으로 사내에 팽배한 낙관주의는 경계해야 합니다. 대형 위기를 경험해 본 실무자들은 이해할 것입니다. 아무것도 제대로 되는 것이 없고, 대응할 수 있는 방법도 극히 제한되고, 여러가지가 뜻대로 되지 않는 상황이 위기 상황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낙관주의보다는 발전적 비관주의가 보다 나은 자세라고 하는 이유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설마 그렇게 되겠어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전문가들이 다양한 위기유형과 시나리오를 개발해 놓아서 그 내용을 보면 설마 그런 위기가 발생될 수 있을까 하는 것들이 많습니다. 사실 기업하는 입장에서 그렇게 설마 설마하는 모든 상황들에 주목해서 꾸준히 투자하기는 어렵지요. 가능성에 따라 우선순위를 두어야겠지요?”

    컨설턴트의 답변

    말씀대로 우선순위라는 것은 매우 중요한 것입니다. 우선순위 없는 단순 나열이나 분류는 실제 위기나 이슈관리에 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백과사전식 유형 나열일 뿐이지요. 예전 학교에서 시험을 볼 때도 중요한 기출문제들이 있었습니다. 그중 상당수는 이미 여러 번 출제되었던 문제들이지요. 그게 우선순위입니다.

    또한 회사 입장에서 볼 때 발생 가능성을 기준으로 하되, 발생시 예상되는 데미지를 두번째 기준으로 삼아 입체적 우선순위를 부여하셔야 합니다.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지만, 일단 발생된다면 회사에 크나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기 유형에는 상당한 우선순위를 부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발생 가능성이 높다고 분류된 위기 유형들을 보면 또 의외로 미연에 방지 또는 해결해 버릴 수 있는 성격의 것들이 많습니다. 최소한 위기 유형별로 관리 임무를 담당 부서에 배분시킬 수도 있습니다. 전사적으로 매달려 관리해야 할 수준이 아닌 것은 과감하게 해결해 버려야 조직적 부하가 해소됩니다.

    질문에서 설마라고 하셨습니다만, 우리 옛말에 “설마가 사람 잡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설마라는 개념은 발생 가능성이 낮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나, 그 가능성 낮은 사건이 발생되어 ‘사람을 잡게’되는 결과는 발생 시 데미지가 대단히 크다는 의미일 수 있습니다. 즉, 사람을 잡을 수 있는 설마의 위기 유형은 필히 관심을 두셔야 합니다.

    이에 더해 여러 기업에서 궁금해하는 부분이 있는데, 자사에게 발생 가능한 위기 유형을 수십개에서 수백개 뽑아 우선순위에 따라 분류하고, 다시 그 각각의 대응 프로세스와 방안을 만들어야 하는가 입니다. 우선 간단하게 답을 말씀드리면, 그렇지 않습니다.

    특성과 우선순위에 따라 분류된 위기 유형A,B,C,D가 있다고 해 보시죠. 그 각각에 대해 대응하는 프로세스를 각각 정리하다 보면 대부분 실무자들은 그것들이 상당부분 서로 유사하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모든 위기 유형의 대응 주체가 일정하기 때문에 각기 다른 유형이라도 대응하는 프로세스는 일정할 수 밖에 없는 것이 당연한 것입니다. 유형별로 전혀 다른 주체나 프로세스 그리고 대응방안이 수없이 다양하게 준비될 필요는 없다는 것이지요.

    핵심은 어떤 위기 유형이 우리 회사의 가장 중요한 관리 대상인지를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관리 주체인 위기관리팀이 그 다양한 위기 유형을 실제와 유사한 환경에서 반복해서 관리해 보는 시뮬레이션을 해 보면 됩니다. 그때 그때 유형에 따른 변수들을 놓고 의사결정 해 보자는 것입니다. 대응 주체, 프로세스와 대응 방식은 거의 유사하지만, 변수에 따른 의사결정 내용은 천차만별일 수 있으니 그에 대한 경험과 투자를 좀 더 해 보셨으면 합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급한데 어떻게 안될까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가 중요한 발표가 있어서 일단 핵심 메시지팩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각 이해관계자별 메시지도 다변화해야 합니다. 더해서 각 이해관계자별로 예상질문을 뽑고 거기에 핵심 메시지 기반 답변까지 준비해야 하겠습니다. 시간이 없으니 이 모든 작업을 한꺼번에 진행 할 수 있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기업 커뮤니케이션 실무자들이 가장 힘들어 하는 작업이 아마 이 핵심 메시지 및 예상질의 응답집의 개발일 것입니다. 사실 이런 구체적이고 구조적인 커뮤니케이션 준비를 하는 기업들은 상당히 소수입니다. 관련 작업을 준비하신다고 하니 일단 상당히 선진적 커뮤니케이션 정책을 가진 기업이라고 봅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과 같이 왜 실무자들이 해당 작업을 힘들어 할까요? 질문대로 시간이 촉박하다는 것도 큰 원인이 됩니다. ‘급하다고 바늘 허리에 실 매어 쓸까’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차근차근 준비해야 한다는 의미가 되겠지요. 또 다른 비슷한 명언으로 ‘말 앞에 마차 놓지 말라’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이 의미는 바쁘더라도 순서를 따라 차근차근 해 나가라는 이야기가 되겠습니다. 순서가 뒤죽 박죽되어 버리는 내부 소통 체계가 힘듦의 나머지 원인입니다.

    일단 이 작업에서는 핵심 메시지가 가장 먼저 완성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회사 내부에 정확한 정보가 공유되고, 그에 기반한 일정 분량의 토론과 정리작업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위로는 CEO 또는 해외 본사가 있는 곳에서는 그 곳의 생각과 입장을 포함해 실무적 그리고 전문적 시각에 기반한 생각과 입장 조언들이 추가되어야 합니다. 실제로도 이 핵심 메시지 개발 기간이 가장 길게 소요됩니다. 커뮤니케이션 전략이 제대로 다듬어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핵심 메시지가 완성되면 그에 연결된 이해관계자 메시지와 예상질의 응답집은 상대적으로 신속하고 쉽게 만들어집니다. 핵심 메시지에 기반해 메시지를 다변화하는 작업이기 때문입니다. 좀더 효율적인 핵심메시지 개발 방식은 가장 먼저 다양한 이해관계자별로 예상질의들을 전부 뽑아 놓고, 그에 대한 답변을 하나하나 개발해 나가는 것입니다. 이후 그 답변을 전체적으로 모아 중복과 충돌을 제거해 보면 최후에 핵심 메시지들이 오롯이 남게 됩니다.

    일부 기업에서는 핵심메시지와 질의응답집을 개발하는 작업을 단순한 메시지 다듬기 등으로 인식하는데, 이는 완전하지 않은 생각입니다. 핵심 메시지 자체를 일부에서는 실효성은 크지 않지만 보고를 위해서는 필요한 내용이라 여기기도 합니다. 핵심 메시지를 하나의 레토릭으로 해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모두 잘못된 개념입니다.

    핵심 메시지 작업을 통해 많은 선진 기업들은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구성합니다. 자사의 당면 주제를 정확하게 바라보는 과정, 이해관계자들과 상호 커뮤니케이션 하는 과정, 이해관계자들의 예상 반응을 사전에 예상해 보는 과정 등을 순서대로 거치는 작업입니다. 이는 기업이 인지적으로 공감 능력을 강화하는 노력이기도 합니다. 차근차근 순서를 챙겨 신속하게 진행해야 하는 작업이라 실무자들은 힘들다 하지만, 꼭 필요한 작업입니다. 전략 없는 커뮤니케이션은 공허하고, 핵심 메시지 없는 커뮤니케이션은 단순한 노이즈이기 때문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대표의 메시지가 자연스럽지 않다는데?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는 직원들과 타운홀 행사를 종종 개최합니다. 전문가 조언에 따라 준비를 하고 리허설도 한 대표께서 직원들과 질의응답을 진행하는데요. 반응을 보면 대표의 메시지가 자연스럽지 않다, 판에 박힌 말뿐이라는 평입니다. 미리 준비한 것이라 자연스럽지 않다는 문제는 어떻게 풀 수 있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질문처럼 직원들 반응인 ‘자연스럽지 않다. 판에 박힌 말뿐이다’는 평가 이유를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그것이 만약 커뮤니케이션 스타일에 대한 것이라면, 그 부분은 대표의 보다 많은 연습과 노력으로 자연스러움에 가까워질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기업을 경영하는 대표가 꼭 TV 앵커나 MC같은 연예인 스타일의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가져야 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그 안에 진정성만 있다면 커뮤니케이션은 성공할 수 있습니다. 마음 속 진정성이 표출되는 데 방해가 될 수 있는 부분의 스타일 개선 정도가 필요하다는 의미입니다.

    사실 직원들은 대표의 커뮤니케이션 스타일에 대해 평가하는 것이 아닐 것입니다. 미리 전문가들과 준비하고 리허설도 했다고 하니 대표의 커뮤니케이션 스타일이 직원들에게 극한 비호감을 주는 수준까지는 아닐 것입니다. 그들이 자연스럽지 않다고 평가하는 이유를 잘 들여다보아야 합니다.

    직원들의 불만과 아쉬운 평가는 대표가 타운홀 미팅을 통해 전달하신 메시지 내용이 그들에게 만족스럽지 않았기 때문일 가능성이 더 큽니다. 직원들은 자신이 질문하는 내용을 통해 대표에게 받고 싶은 답변의 윤곽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표께서는 열심히 준비하고 리허설까지 하셨다고 했지만, 그 준비의 대부분은 대표께서 ‘어떻게 보여 질 것인가?’에 주된 초점을 맞추었을 것입니다.

    앞으로 직원들에게 좀더 나은 평가를 받으려면, 그 준비 내용을 ‘무엇을 어떻게 이야기해야 하는가?”에 보다 집중해 보시기 바랍니다. 직원들이 질문하는 다양한 주제들을 분석해 보고, 그 각각에 따라 회사가 전달할 수 있는 메시지, 전달해야만 하는 메시지를 정리해 보십시오. 회사가 할 수 있는 말과 해야 할 말에 직원들이 듣고 싶어하는 말을 최대한 접합해 보십시오. 중요한 핵심은 ‘직원들이 듣고 싶어 하는 말’에 대한 공부입니다.

    모든 커뮤니케이션의 성공 확률을 높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오디언스가 듣고 싶어하는 메시지가 무엇인지를 미리 알고 준비하는 것입니다. 오디언스에 대한 공부가 커뮤니케이션 준비의 상당부분을 차지해야 합니다. 만약 회사가 직원들이 듣고 싶어하는 말을 충분히 이해하고, 그에 대한 회사의 공감과 노력 그리고 해결방안들을 순차적으로 준비해 제시한다면 직원들은 이전보다 나은 평가를 할 것입니다. 타운홀 미팅이 형식적인 것이 아니라 매우 생산적이라는 평가까지 할 것입니다.

    정리해보자면 타운홀 미팅에 대한 직원들의 반응은 대표의 커뮤니케이션 스타일에 대한 것 보다는 대표께서 전달하는 메시지가 자신들이 원하는 메시지와 거리감이 있다는 의미일 수 있습니다. 메시지에 보다 집중하시면 점차 평가는 개선될 것입니다. 자칫 자연스럽지 않다는 평가 때문에 준비 과정을 생략하고 허심탄회 하게 직원들과 소통하겠다는 생각은 매우 위험합니다. 기업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전략의 반대말이 허심탄회입니다. 절대 경계하셔야 합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저희 대표님을 위한 짧은 조언은?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최근 기자들 사이에서 저희 회사 주목도가 커졌습니다. 그래서 대표님과 주요 임원들을 대상으로 미디어트레이닝도 진행할 예정인데요. 오늘도 대표께서 관계기관 주최 행사에 참석하십니다. 당연히 기자들이 저희 대표님을 취재할 텐데요. 대표님께 짧게 조언해 주실 수 있는 것이 있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아주 원칙적 조언이라 조금 거부감을 느끼실 수도 있을 텐데요. 대표님의 직무기술서를 한번 확인해 보시지요. 대표님의 주요 직무가 ‘기자들과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으로 서술되어 있지 않을 겁니다. 물론 회사를 대표하는 최고임원으로서 회사와 관계 있는 이해관계자들과의 원활한 소통은 의무가 맞습니다. 하지만, 기자 취재에 응대하는 1차적 행동이 주요 업무 영역에 있다고는 볼 수 없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기자와 회사를 대표해 커뮤니케이션 해야 하는 직무는 누구의 것일까요? 홍보실 임직원들의 직무입니다. 바로 그 직무를 수행하기 위해 그들이 존재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기자들과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 공간에는 항상 홍보실 임직원이 배석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오늘 그 행사에서도 홍보실 임직원이 대표님 주변에 머무르며 취재기자들을 안내 관리하겠지요.

    대표이사님은 그 홍보실 임직원들의 가이드를 그대로 따르시면 됩니다. 홍보실을 건너뛰어 자신의 메시지를 개인적으로 낸다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다는 것을 이해하실 것입니다. 오늘 행사의 취지를 따져보십시오. 대표님이 언론의 취재에 대응해야만 하는 성격의 행사인 것인지요? 그렇지 않다면, 취재에 응대하지 않으셔도 된다는 의미입니다.

    만약 반대로 기자의 취재에 꼭 응할 필요가 있는 성격의 상황이라면 준비된 답변을 활용하십시오. 준비라는 작업은 내부적으로 합의된 메시지를 정리해 기자에게 전달하기 위한 것입니다. 그런 메시지는 그 자체로 안전합니다. 문제는 합의되지 않은 채 개인적으로 마련해 전달하는 사적 메시지입니다. 항상 그런 메시지는 문제를 만들 소지가 다분합니다.

    실제로 대부분의 기업 대표께서는 적절하지 않는 상황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을 때에는 구체적인 답변을 하지 않습니다. 스스로 준비되어 있지도 않았을 테이고, 꼭 답변을 해야 하는 상황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기자들도 그런 특수한 상황에서는 대표께 구체적이거나 깊이 있는 답변을 받는 것을 예상하지 않습니다. 그냥 취재 과정으로 생각하며 질문하는 것뿐입니다. 그 과정에서 서로가 예의만 지키면 문제는 없습니다.

    고대 로마의 명연설가였던 카토(Cato the younger)가 오늘의 대표님들께 도움이 될 조언을 이미 한 바 있습니다.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침묵하고 있기 보다 말하는 것이 좋다는 확신이 들 때만 나는 말한다.” 기자들에게 둘러싸여 계실 때 이 조언의 의미를 잘 새겨 보시기 바랍니다.

    대표님께 ‘침묵’은 아주 중요한 기본이고 원칙입니다. 단, 그 기본과 원칙보다 ‘말을 해서 얻을 것이 더 많다는 확신’이 생길 때만 말씀하십시오. 그때에는 미리 준비해서 합의하에 마련한 메시지를 적극 활용하시면 됩니다. 기자의 질문에 우선 답변하시는 것은 기본이 아닙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