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이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사람은 ‘잃을게 없는 사람’이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위기관리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 위기가 발생했다. 그 위기에는 항상 위기관리 주체가 있게 마련이다. 그 위기관리 주체는 왜 위기를 관리해야 할까? 위기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자신(자사)에게 큰 위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스스로 잃을게 많다는 것이다.
위기를 둘러싸고 존재하는 위기관리 주체와 그 주변 여러 이해관계자들을 비교해 보자. 위기관리 주체만큼 위기가 발생했을 때 잃을게 많은 측이 없다. 주변 이해관계자들은 ‘별로 잃을게 없다.’ 그래서 위기 때 이해관계자들이 무섭다 하는 것이다.
그 중 해당 위기로 의한 직접 피해나 고통을 주장하고, 그에 대한 이슈를 확산시키는 소수 이해관계자를 ‘원점’이라 한다. 위기는 해당 원점의 적대성, 적극성, 활동성, 영향력 등 여러 특징에 따라 그 크기와 파장이 결정된다. 이 ‘원점’을 건너뛰고서는 제대로 된 위기관리가 어려워진다. 위기 상황과 그로 인한 사회적 파장이 일정수준 이상 커지면, 관리되지 않은 원점은 ‘더 이상 잃을게 없는’ 보다 강력한 이해관계자로 자리매김한다.
흔히 변호사들은 쌍방간 법적 갈등을 중재하기 전 자신의 의뢰인에게 이렇게 이야기한다. “그냥 적당하게 합의 하시죠. 그게 지루한 소송을 거치는 것 보다 결과적으로 더 낫습니다.” 하지만, 조언에 처음부터 고개를 끄덕이는 의뢰인은 적어 보인다. 감정이 상해 있기 때문에 어떻게 해서든 이기고 싶어한다. 상대를 파괴하거나 본 때를 보여주어야 한다 생각한다. 많은 소송이 이 때문에 활성화 된다. 결국 소송 갈등 쌍방은 상당한 것을 잃은 후 판결을 받는다. 그것이 돈이건, 시간이건, 노력이건, 명성이나 사회적 위치이건 잃는 게 많은 측은 결과적으로 항상 더 불리하다.
위기관리에서 원점관리도 이와 비슷한 감정 때문에 어려움을 반복한다. 초기 기업은 해당 원점을 법적으로 주로 대한다. 법적 문제가 없다거나 경미 하다는 식으로 원점과 커뮤니케이션 한다. 원점이 그런 대응으로 인해 관리 될 가능성은 없다. 그 이후 기업은 보다 강력한 법적 대응을 원점에게 예고한다. 원점에게 싸움을 시작하자 하는 것이다.
이때까지만 해도 기업은 오히려 ‘자사는 잃을게 없으며, 법적 대응을 통해 이길 확률이 높다’ 생각 한다. 하지만, 원점이 본격적 적대감을 활성화 하면 상황은 달라진다. 온라인과 소셜미디어를 통해 해당 이슈가 공표되고 확산된다. 온라인 상 공분은 쉽게 만들어 진다. 언론이 이에 주목해 취재를 시작하고 이슈를 더욱 더 확산시킨다. 점점 더 많은 공중이 원점의 주장에 공감한다. 소비자를 포함 시민단체나 정치인들이 슬슬 해당 이슈에 관여 하게 되고, 점차 해당 기업에게 부정적인 피해들이 실제 발생되기 시작한다.
이 정도 상황이 악화되면 해당 기업에서는 두 주장이 대두된다. “더 이상 원점을 방치하면 안 된다. 지금이라도 빨리 원점을 관리해 더 이상 상황이 악화되지 않게 하자”는 원점관리 주장이 하나다. 또 다른 하나는 “여기까지 상황이 악화된 이상 이제 와 무슨 원점을 관리하나. 원점에 대한 법적 대응을 더욱 강력하게 하고, 그 외 부분에서 위기관리 하자”는 원점관리 포기 주장이다.
이 두 주장이 맞부딪히는 상황에서 기업이 어떤 의사결정을 하는가는 최고의사결정권자 판단에 달려 있다. 하지만, 앞에서도 말했듯이, 강력하게 살아 움직이는 원점을 방치한 채 주변적으로 진행되는 위기관리는 큰 한계와 마주하게 되니 문제다. 해당 원점이 새로운 이슈들을 지속적으로 쏟아내게 되므로, 위기관리 주체인 기업은 그 새 상황을 따라가기에도 바쁘게 된다. 그리고는 이내 입을 닫게 된다. 위기관리 자체를 포기하는 형상이 되어 버리는 것이다.
반대로 해당 위기의 원점을 초기에 모든 노력을 다해 관리 성공하게 되면, 그 다음 위기관리는 상당부분 쉽고, 효과적으로 진행된다. 추가적으로 대두되는 새로운 상황을 최소화 할 수 있게 된다. 추가적으로 뛰어드는 이해관계자를 사전에 제한할 수 있게 된다. 결과적으로 상대적으로 짧은 시간 내에 데미지를 적게 입은 상태에서 위기를 관리 종결시킬 수 있게 된다.
반면, 원점을 장기간 방치하고, 심지어 위기가 종결될 때까지 막대한 피해를 입으면서도 원점관리를 거부해 해당 기업이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생각해 보자. 문제 원점에 대한 법적 대응으로 몇 년 후 기업에게 유리한 판결이 내려지더라도 결국 기업이 얻는 것은 무얼까? 그간 파괴된 기업 명성이나 매출 하락, 영업 데미지, 교체된 경영진, 기업의 법적 조사와 수사 등 여러 살풀이로 인한 피해는 어떻게 보상받을 수 있을까?
세상에서 가장 바보 같은 사람은 ‘잃을게 없는 상대와 맞서 싸우는 잃을게 많은 사람’일 것이다. 원점은 싸움의 대상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자. 원점은 관리의 대상이고, 어떻게 관리해야 문제가 크게 악화되지 않을 수 있을까에 먼저 집중해야 한다 생각하자. 보다 영리해지자. 감정을 관리하면서 담담하게 손익을 따져 비교해보자.
필자소개
정용민은 국내 최초로 설립된 위기관리 전문 컨설팅사 스트래티지샐러드의 대표 컨설턴트다. 200여 이상의 국내 대기업 및 유명 중견기업 클라이언트들에게 지난 20년간 위기관리 컨설팅과 코칭, 자문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기업 위기관리 전문서적 [소셜미디어시대의 위기관리], [기업위기, 시스템으로 이겨라], [1%, 원퍼센트], [기업의 입]을 집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