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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96편] 마녀는 물에 뜬다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유럽 중세시대 가장 비극적인 여론몰이와 그로 인한 피해의 역사를 우리는 ‘마녀 사냥’이라 부른다. 수 백 년 지난 지금도 마녀 사냥으로 불리는 여론 몰이와 그로 인한 피해들은 매일 매일 발생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기업들은 어쩌다 여론의 희생양이 될 상황에 맞닥뜨리면 이내 폭력적인 여론의 실제 모습을 목격하고 경악한다. 경영자들은 합리적이지 않고, 감정적일 뿐, 사실에 근거하지 않는 여론을 엉터리라 손가락질한다. 그렇게 대부분은 여론에 손가락질을 하다가 결국 성난 여론의 희생양이 된다.

    위기를 관리하려 노력하는 사람들은 이렇게 이야기한다. “당장 마녀사냥을 멈추어 주십시오!” “저희는 마녀사냥의 희생양입니다. 이런 불행한 역사가 계속되어서는 안됩니다.” 그러나 대부분 이런 메시지는 별반 효과도 없고,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금방 사라져 버린다.

    중세시대 마녀라 의심을 받는 사람을 붙잡아 그가 마녀인지 아닌지 판별하는 다양한 방법이 있었다. 그 중 하나가 마녀의 혐의가 있는 사람을 의자에 묶어 깊은 강물속에 빠뜨려 보는 시험을 하는 것이었다. 당시 사람들은 ‘마녀는 물에 뜬다’고 믿었다.

    물속에 빠져 옴짝달싹 하지 못하게 된 혐의자가 발버둥 치다가 우연히 물 위로 떠오르게 되면 그 혐의자는 곧 마녀라 간주되었다. 사라들은 그를 꺼내 올려 화형 시켜 죽여 버렸다. 반대로 물속에서 고통받던 혐의자가 물 위로 떠오르지 못한 채 죽어버리면 사람들은 그가 마녀가 아니었다 생각하고 시체를 건져 올려 묻었다.

    기억하자. 물에 뜨건 뜨지 않건 모든 결과는 동일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미친 마녀사냥에서 살아 남는 유일한 방법은 무엇일까? 마녀라는 혐의를 받지 않는 것이 유일한 위기관리였을 것이다. 마녀 혐의를 일단 받으면 그 후 그 혐의로부터 벗어날 방식은 극히 제한되었기 때문이다.

    여론 즉, 세상 사람들이 자신을 마녀라고 볼 수 있는 이상한 행동이나 말을 삼가 하는 것이 최선의 위기관리였다는 의미다. 밤중에 아무도 가지 않는 무덤들 사이를 걸어가지 않아야 했다. 별이나 불을 보며 이상한 주문을 외우는 시늉은 하지 않는 것이 좋았다. 기적을 행 하겠다고 거리를 떠들고 다니지 않는 것이 안전했을 것이다. 자신이 진짜 마녀이건 아니건 그렇게 보여 질 일만 하지 않았으면 되었을 것이다.

    진짜 문제는 그런 이상한 행동을 반복하고 이를 통해 마녀라는 혐의를 받게 되는 상황을 초래한 사람이다. 여론을 문제라 부르기 전에 마녀사냥이 횡횡하는 그 시기에 마녀라는 혐의를 받기 충분한 행동을 계속 한 사람이 더 문제라는 이야기다.

    여론을 태풍에 비유하는 사람들도 있다. 거대한 태풍이 다가와 그 속에 갇혀 있을 때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생각해 보자. 몰아치는 폭풍에 주먹질을 하는 것은 의미가 있을까? 바람을 거스리려 여러 노력을 하는 것은 의미가 있나? 태풍에서 살아남는 가장 좋은 위기관리 방법은 태풍을 피해 안전한 곳으로 숨거나 도망가는 것뿐이다.

    역사적으로 셀 수 없이 많은 여러 사건들이 여론과 그로 인한 피해에 기반한 것들이었다. 최근 들어서 여론이라는 것이 그렇게 이상하게 되어 버린 것도 아니다. 많은 선례와 유사사례들이 흔하게 기억됨에도 불구하고 기업과 사람들은 반복해서 여론의 희생양이 되기를 스스로 자처한다.

    여론의 재판에 처하지 않도록 평시 자신을 관리하는 것이 올바른 위기관리다. 최대한 여론의 주목이나 비판을 받지 않도록 모든 일을 제대로 하려 노력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론의 주목을 받게 되면 최대한 여론에 순응하는 것이 그나마 살길이다. 고개를 숙이고, 성의 있는 대책이나 개선안을 발표하는 것이 그를 위함이다.

    여론은 옳다 그르다 하는 판단의 대상이 아니라는 것을 기억하자. 여론을 향해 손가락질하고, 여론이 문제라 이야기한다고 해서 풀릴 문제는 아무 것도 없다. 여론을 대하는 기업이나 유명인들의 자세는 해당 여론이 자사 또는 자신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신속하게 평가하는 것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여론은 자신에게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에 두려워하고 적극 관리해야 한다고 생각하자. 여론이 옳고 그르다는 판단할 필요도 없다. 그런 판단을 할 시간에 빨리 관리 방법을 고민하고, 여론의 주목으로부터 살아남는 실행에 몰두하자. 눈 앞에 나타난 거대한 호랑이 앞에서 그 호랑이가 옳다 그르다 따지다 가는 금세 잡혀 먹힌다는 생각을 해보자는 것이다.

    필자소개

    정용민은 국내 최초로 설립된 위기관리 전문 컨설팅사 스트래티지샐러드의 대표 컨설턴트다. 200여 이상의 국내 대기업 및 유명 중견기업 클라이언트들에게 지난 20년간 위기관리 컨설팅과 코칭, 자문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기업 위기관리 전문서적 [소셜미디어시대의 위기관리], [기업위기, 시스템으로 이겨라], [1%, 원퍼센트], [기업의 입]을 집필했다.

  • 72. 절대 추측 말라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예측과 추측은 다른 의미다. 예측의 의미는 ‘미리 헤아려 짐작하는 것’이다. 사실관계나 상황 정보분석을 기반으로 한다는 느낌을 준다. 미리 사실관계나 상황 정보를 살펴 구체성을 가지고 짐작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반면 추측의 의미는 ‘미루어 생각하여 헤아리는 것’을 의미한다. 미루어 생각한다는 의미에 중심이 있다. 미래의 일에 대한 상상이나, 과거나 현재의 일에 대한 불확실한 판단을 표현하는 일을 의미한다. 상상이나 불확실 한 판단이 그 중심이다.

    위기 상황에서는 종종 위기관리팀 조차 한치 앞도 캄캄해 보이는 경험을 한다. 시시각각 상황이 변하고 이해관계자들이 추가된다. 각 이해관계자의 입장과 움직임이 서로 얽히고 충돌하면서 또 다른 상황이 이어 발생된다. 혼란은 커져 가고, 불확실성은 시간에 따라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이런 상황에서 최고 경영진을 중심으로 하는 위기관리팀이 앞으로 전개 될 상황에 대해 예측하는 가 또는 추측하는 가에 따라 위기관리의 성패가 갈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예측은 경험 있는 내부 전문가들과 외부에서 협업하는 컨설턴트들이 중의를 모아 향후 상황을 정리해야 가능하다.

    일단 상당히 많은 수의 유사 사례들에 대한 전반적 프로세스 분석이 그 기틀이 된다. 이미 유사한 유형의 위기를 경험했던 다양한 기업의 사례들이 우선이다. 그들 각각이 따라야 했던 상황 변화와 프로세스들이 정리되어 자사의 상황에 연결된다. 그렇게 되면 현 상황에서 가장 신경 써야 하는 우선순위나 새로운 변화와 취약 부분을 미리 도출해 내는 예측이 가능해 진다.

    예를 들어 어떤 사회적 문제가 갑자기 불거져 언론과 온라인에서의 반향이 폭발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 위기관리팀이 불타는 외부 언론과 온라인 여론을 분석하고 있기만 해서는 다음 단계의 상황 변화를 예측하기란 힘들다. 지금의 상황은 그 다음 상황을 이끈다. 그렇지만 현 상황을 주목하기만 해서는 다가올 다음 상황을 정확하게 예측하기는 어렵다.

    이런 경우 여러 내 외부 전문가들이 모여 유사 위기 사례들을 기반으로 향후 하루 이틀 중 어떤 상황이 새롭게 발생될지 예측하게 된다. 상당히 극단적이고 민감한 이슈라서 언론과 온라인이 뜨겁다. 여론 방향을 보니 법적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일부 언론에서는 경찰이나 검찰의 책임이나 방관론을 제기하며 비판의 날을 세우고 있다.

    이 상황에서 정상적인 위기관리팀이라면 조만간 경찰이나 검찰에서 모종의 적극적 행동을 취해 올 것이라는 예측을 할 수 있게 된다. 법무와 대관 부서가 신속하게 움직여야 하는 이유가 된다. 로펌과 컨설턴트들의 조언을 들으니 그 논란으로 인한 압수수색과 그 범위 대상 등이 어느 정도 예측 된다. 당연히 자사에서 취할 수 있는 대비나 대응이 예측에 기반해 진행된다.

    이런 예측이 상황별로 시시각각 업데이트 되어야 제대로 위기관리를 할 수 있게 된다. 반면 상상변화에 따라 전혀 예상 못한 상태에서 낯선 상황을 맞기만 하는 기업들은 똑 같은 상황에서 예측보다 추측을 하는 경향이 있다.

    추측에 기반해 정보 보고나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는 기업에서는 이런 표현이 사용된다. “(알아보니) …라고 하는 것 같습니다.” “…까지는 (상황이) 안 갈 꺼 라고 합니다.” “보통 이런 경우에는…하라 하더군요.” 이 표현들을 보면 대부분 제3자 의견을 빌려 자신이 각색 해 보고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원래 화자들이 위기관리팀 내부에 조인 해 더욱 자세한 이야기를 하지 않을까? 그들 스스로도 구체적인 확신이 없다는 의미다. 위기관리 담당자 스스로도 정확한 확신 대신 일종의 바램을 가지고 이야기를 옮겨 각색한다. 말 그대로 추측만 하는 것이다. 아마 이럴 것이다. 이럴 것으로 보인다. 이랬으면 좋겠는데 잘 되지 않겠나? 이게 전부다.

    추측을 기반으로 해 위기에 대비하고 대응을 준비하라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주문이다. 추측은 추측으로 끝나고 실제로는 당황스러운 상황이 다가온다. 반면 예측은 추측이라 해도 하나 하나 검증하는 과정을 거친 후 만들어 진다. 일부 경영진이 추측 하더라도 그에 대해 정확한 예측을 통하게 되면 ‘발생 가능성이 없다.’ ‘크지 않다.’ ‘발생하더라도 이렇게 대응할 수 있다’는 답을 마련할 수 있게 된다.

    정확한 예측은 위기 시 혼란과 혼동을 최소화하는 역할을 한다. 변수를 최소화 하고 통제가능 한 부분과 불가능한 부분을 가려 낸다. 시간에 기반한 타임라인도 수립 가능하다. 당장 우리에게 어떤 새로운 상황이 펼쳐 질 것인지에 대한 생생한 그림을 제시해 준다. 경험과 케이스 분석을 통한 로드맵이 그려진다는 것이다. 대신 추측에만 익숙한 기업은 로드맵 대신 소원을 빈다. 샤머니즘 같은 위기관리를 하는 것이다.

    필자소개

    정용민은 국내 최초로 설립된 위기관리 전문 컨설팅사 스트래티지샐러드의 대표 컨설턴트다. 200여 이상의 국내 대기업 및 유명 중견기업 클라이언트들에게 지난 20년간 위기관리 컨설팅과 코칭, 자문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기업 위기관리 전문서적 [소셜미디어시대의 위기관리], [기업위기, 시스템으로 이겨라], [1%, 원퍼센트], [기업의 입]을 집필했다.

  • 62.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라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위기는 원래부터 통제 가능한 대상이 아니다. 인간이나 조직, 기업이 그러한 위기의 특성을 알기 때문에, 최대한 위기를 관리 해 보려 노력하고 준비하는 것이 위기관리다. ‘해야 하는 것’과 ‘할 수 있는 것’, 이 두 축이 위기관리를 위한 노력의 주제다.

    평시에는 ‘해야 하는 것’을 성실하게 적시에 해 나가는 것이 위기관리다. 준법하고, 철학과 원칙을 가다듬고, 돌아보고, 가이드라인과 매뉴얼을 교육하고, 훈련과 시뮬레이션을 반복 해 기업 구성원들에게 위기관리 역량을 키워주는 이 모든 활동이 사전적 위기관리다. 어쩌면 이 부분이 진짜 위기관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기가 발생되었다면 이제부터는 ‘할 수 있는 것’을 찾아 해야 한다. 기업 스스로 자신이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처음부터 가르고 나누어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위기가 낯설고, 위기관리에 대해 평시 준비하지 않은 기업일수록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할 수 없는지를 헷갈려 한다.

    예를 들어 최근에 흔해진 기업의 사회적 논란에 대해 살펴보자. 평시에 임직원들에게 여러가지 사회적 이슈를 공유하고, 그에 대한 회사의 원칙을 강조했다. 교육을 하고, 일부 문제가 감지되면 즉각 원칙에 따라 처리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처 살피지 못했던 문제가 드러났다.

    사회적으로 갑자기 우리 회사가 몹쓸 회사가 되어 버렸다. 이 시기에 회사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그리고 ‘할 수 없는 것’은 무엇일까? 일단 현재 부정적인 상황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그렇게는 불가능하다. 현 상황을 그 이전과 같은 평화로운 시기로 돌아가게 만드는 것은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렇다면 우리 회사로 향한 부정적 사회 여론들은 어떨까? 그 여론을 단박에 없애 버릴 수 있을까? 부정 여론을 바로 사라지게 만드는 것은 결코 ‘할 수 없는 일’이다. 단, 회사가 ‘할 수 있는 일’은 그 부정적 여론을 잘 다스려 점차 그들의 공분을 감소시키는 것뿐이다. 이를 위해서는 해당 부정 여론을 관리할 수 있는 대책과 적절한 메시지가 있어야 한다.

    그런 적절한 대책과 메시지를 만들어 내는 것은 회사가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리고 그 대책과 메시지를 실행에 옮기는 활동도 우리 회사가 ‘할 수 있는 일’이다. 이와 같이 위급한 시기에 우리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을 빨리 찾아내 실행하는 것이 사후 위기관리의 핵심이다.

    위기관리에 어러움을 겪는 기업들은 대부분 ‘할 수 있는 일’을 등한시하는 반면 ‘할 수 없는 일’에 집중하려 무리수를 둔다. 왜냐하면 ‘할 수 없는 일’이 위기 시 더 커 보이고 탐이 나기 때문이다. 원래부터 우리 스스로 ‘할 수 없는 일’은 무언가 위대해 보인다. 누군가 나타나 그 ‘할 수 없는 일’을 해주겠다 하면 대단한 일이 라는 생각에 가슴이 부푼다. 그 과정에서 기업들은 종종 무리수를 둔다.

    앞의 예와 같이 사회적 논란에 휩싸인 회사를 다시 예로 들어보자. 사회적 공분을 잘 관리해 차차 그 위세를 감소시키자 말하는 임원이 있다. 그 임원은 말 그대로 자사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하자는 제안을 한 것이다. 대부분 임직원들은 그 건 당연한 것 아니냐 하는 반응이다.

    그러나 공분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2차적 문제가 발생한다는 사실에는 별반 관심을 두지 않는 것 같다. 공분이 계속되고 제대로 된 회사의 대응이 없으면, 관련 기관의 수사나 조사가 시작된다. 경찰이나 검찰 등에서 압수수색을 하게 되고, 국회나 NGO등의 단체가 움직여 대표를 괴롭히게 된다.

    사내적으로 당연하다 했던 공분에 대한 관리가 실제로는 향후 어마어마한 후폭풍을 막아낼 수 있는 노력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대신 그 와중에 어떤 임원이 이런 이야기를 한다. “제가 잘 아는 사람이 있는데, 이번 건과 관련한 경찰과 검찰의 움직임을 우리에게 알려줄 수 있답니다.” 이 이야기를 들은 임원들은 솔깃해 한다.

    “더 나아가서 경찰과 검찰 내사를 무마할 수도 있다 이야기합니다. 한번 위기관리를 맡겨 보시죠” 자사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그것을 제대로 할 생각도 하기 전에, 자사가 ‘할 수 없는 일’을 누군가에게 맡길 생각을 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이런 경우가 무리수를 두는 경우다.

    자사가 ‘할 수 있는 일’을 먼저 찾아 빠짐없이 제대로 하자. 그 과정을 건너뛰거나 대충한 채 ‘할 수 없는 일’에 미련을 두고, 그에 애 닳아 하는 행동은 그만하자. 평시에 위기 상황을 깊이 있게 들여다보면, 위기 발생 시 자사가 ‘할 수 없는 일’이 대부분이다. 그 중에서 자사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할 수 있다’ 생각되는 일을 제대로 찾아 정리해 보자. 그리고 그 ‘할 수 있는 일’에 미리 시간과 인력과 예산을 투자 해 보자. 위기 때 할 수 있는 일이 더 많아 질 것이다.

    필자소개

    정용민은 국내 최초로 설립된 위기관리 전문 컨설팅사 스트래티지샐러드의 대표 컨설턴트다. 200여 이상의 국내 대기업 및 유명 중견기업 클라이언트들에게 지난 20년간 위기관리 컨설팅과 코칭, 자문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기업 위기관리 전문서적 [소셜미디어시대의 위기관리], [기업위기, 시스템으로 이겨라], [1%, 원퍼센트], [기업의 입]을 집필했다.

  • 51. 최고의 로펌을 찾아라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기업 위기는 그 상당수가 최종적으로 법적 판결로 마무리된다. 미국의 전대통령이자 법학자인 오바마가 이야기했던 것처럼 “법정에 가기 전 정치로 많은 것들이 해결되어야 한다”는 이야기는 매우 중요한 교훈을 주지만, 아직도 법적 해결은 최종적 해결 수단으로 상호 선호되고 있다.

    단순 제품 하자나 그로 인해 입은 소비자 피해의 경우에도 그렇다. 유해성 논란으로 대규모 리콜을 할 때도 그렇다. 각종 환경 안전사고도 그렇고, 인사 사건 사고가 발생해도 그렇다. 당연히 이슈 원점인 여러 이해관계자와의 갈등에서도 매번 법적 해결 단계를 피해 나가기는 어렵다.

    최근에는 이에 더해 사회적 이슈로 기업들이 많은 논란에 휩싸이면서, 이로 인해 민감해진 규제기관들의 개입을 가장 위협적 환경변화로 꼽는다. 그래서 기업 위기에 있어 ‘기승전결’이라는 전통의 흐름 대신 이제는 ‘기승전검(檢)’이라는 신조어까지 돈다. 대부분 기업 위기가 발생 후 일정 기간 이후에는 검찰의 조사로 일단락 이루어진다는 의미가 되겠다.

    당연히 이와 같은 환경변화에 있어 위기 시 기업의 ‘법적 대응 역량’은 ‘여론 대응 역랑’과 함께 큰 축을 이루고, 점차 더욱 더 강화되는 현상이 반복된다. 예전 VIP의 검찰 조사에 대응하며 대응 역량을 키웠던 대형 그룹사들의 경험을 이제는 중견 중소기업들까지 이어 경험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의외로 중견 및 중소기업의 위기관리에 있어 기업 구성원들이 좋은 로펌을 활용하는 것을 낯설어 하거나 그에 인색한 경우가 있다. 일단 대부분 경우 로펌의 비싼 비용 때문에 상담이나 수임 요청 자체를 주저한다. 위기 시 비싼 비용을 감당하는 대신 그들로 부터 얻을 수 있는 것은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도 확신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실무진은 위기 시 어떻게 로펌을 핸들링하고 함께 원팀을 이루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자신 없어 한다.

    일선에서 위기관리 업무를 하면서 깨달은 교훈 중 하나가 ‘대두된 위기에 전문성을 가진 좋은 로펌과 함께 하는 위기관리처럼 즐거운 것이 없다’는 것이다. 클라이언트 위기관리에 있어 ‘즐겁다’는 표현을 쓰는 것이 적절한 것 같아 보이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만큼 클라이언트가 만족스러운 위기관리 결과를 얻게 된다는 뜻이다.

    특정 위기 유형에 전문성을 가진 ‘좋은 로펌’이라 했다. 이를 절대로 ‘가장 큰 로펌’이라던가 ‘가장 수임료와 성공보수가 비싼 로펌’이라던가, ‘유력 전임이 수두룩한 로펌’이라는 의미로 받아들이지 않았으면 한다. 심지어 개인 변호사라 해도 ‘좋은 변호사’라면 위기관리에는 큰 도움이 된다. 이에 관해 위기관리를 위해 몇 가지 ‘좋은 포럼(변호사)’의 조건을 꼽아 본다.

    첫째, 변호사들이 여론을 제대로 읽을 수 있는 개인 역량이 있어야 한다. 일부 여론에 반감을 가지거나, 정무적 감각이 부족한 채 법적 논리와 해법에만 몰두하는 변호사가 있는데, 기업 입장에서 위기관리를 할 때는 함께 일하기 매우 힘들다. 여론 관리를 위한 균형적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원팀을 이루기 어렵기 때문이다.

    둘째, 유사 위기 유형을 다양하게 많이 경험한 변호사들이 좋다. 같이 사법고시를 통과하고, 같이 검찰이나 법원 경력을 유사하게 쌓았다 하더라도 변호사 각각은 다르다. 실무 및 개업 후 얼마나 관련 사건을 집중적으로 많이 다루어 보았는지 그래서 중요하다. 변호사니 모든 법에 익숙하겠지 하는 것은 착각이다. 유사 사례에 대한 법적 대응 경험을 중심으로 검토하는 것이 좋다.

    셋째, 의사결정을 위한 커뮤니케이션에 능한 변호사가 좋다. 정보 공유도 당연히 능통해야 한다. 위기관리 의사결정 미팅에 들어와 자유롭게 질문 답변하고 창의적 토론에 적극 참여하는 변호사의 커뮤니케이션 역량은 기업에게 큰 도움이다. 반면 폐쇄적이고, 문서만 바라보는 전형적 변호사들이 조인하는 경우에는 위기관리 진행에 있어 여러 장애와 맞닥뜨리게 된다.

    넷째, 특히 홍보팀과 친하고 상호 서포트 받기 원하는 변호사가 좋다. 위기관리를 두 갈래로 나누면 상황 관리와 커뮤니케이션 관리로 나뉜다. 상황 관리의 경우 여러 분야가 있지만 법적 대응 관리 업무가 큰 축이다. 로펌이나 변호사들의 법적 상황 관리가 위기관리라는 자전거의 앞바퀴라 한다면, 홍보팀이 진행하는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이 그 뒷바퀴가 된다. 로펌이나 변호사가 앞바퀴만 열심히 끄는 역할을 반복하기 보다는 홍보팀과 가까이 협업하며 뒷바퀴가 더욱 잘 돌게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그래야 위기관리가 완전하게 진행될 수 있다.

    최고의 로펌을 찾으라는 조언은 이와 같은 좋은 로펌과 변호사들을 찾아 도움을 받으라는 의미다. 사내 위기관리팀 멤버로서 역할을 다하게 하고,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는 홍보팀과 시종일관 합을 맞출 수 있는 체계를 꾸리라는 의미다. 그래야 위기관리 자전거가 속도를 내며 앞으로 잘 나아갈 수 있게 된다는 이야기다.

    필자소개

    정용민은 국내 최초로 설립된 위기관리 전문 컨설팅사 스트래티지샐러드의 대표 컨설턴트다. 200여 이상의 국내 대기업 및 유명 중견기업 클라이언트들에게 지난 20년간 위기관리 컨설팅과 코칭, 자문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기업 위기관리 전문서적 [소셜미디어시대의 위기관리], [기업위기, 시스템으로 이겨라], [1%, 원퍼센트], [기업의 입]을 집필했다.

     

     

  • 유명인들의 위기관리 실패 공식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소위 ‘셀럽’이라 불리는 사람들이 있다. 일반적으로 연예인, 방송인, 스포츠 스타, 패션 스타, 유명 작가, 예술인, 평론가 등등이 그렇게 불린다. (정치인들은 빼자. 전혀 다른 부류다) 이 글에서는 이들을 유명인이라 통칭하자. 이들 유명인들에 대한 이야기들은 거의 매일 끊임 없이 뉴스 지면과 방송 시간을 장악한다. 그들 하나하나에 대한 일거수 일투족이 뉴스로서의 가치를 지닌다.

    이들에 대한 뉴스가치는 사회적 영향력 측면도 있지만, 상당부분이 재미, 흥미로서의 가치를 지닌다. 그들 대부분은 사실 그런 대중들의 재미와 흥미에 힘입어 돈을 벌고 이름을 높인다. 그래서 그들은 조금이라도 대중들로부터 관심을 받고 싶어한다.

    항상 흥미롭고 재미있는 일을 시도하기도 하고. 자신의 일상을 여러 소셜미디어를 통해 끊임 없이 노출시키려 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소셜미디어가 유행하면서 각종 온라인 버전 유명인들도 배출되고도 있다. 마이크로 셀럽이라는 명칭으로도 불리는데, 그들은 소위 페이스북 스타, 유트브 스타, 인스타그램 스타와 같이 소셜미디어 채널 별로 유명세를 떨친다.

    그렇게 보면 오늘날과 같이 세상 사람들 중 유명인 비율이 많았던 시기가 없었을 것이다. 평소 우리에게 항상 재미와 흥미를 주던 그런 수 많은 유명인들이, 갑자기 대중의 관심을 부담스러워 하고 주목 받기 싫어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바로 자신과 관련 한 위기가 발생 했을 때다.

    평소에는 그렇게 ‘날 좀 보아주세요’하던 유명인이 문제가 생기면 얼굴을 가리고 기자들을 피해 도망 다닌다. 매일 여러 장의 동영상과 사진을 올리며 자신의 일상생활을 보여주던 그가 어느 날 문제가 생기니 ‘여러 관심이 지나치다’ 푸념을 한다. TV카메라를 비롯한 수 많은 카메라 부대 앞에서 예쁘게 웃음지으며 브이자를 그리던 손가락의 형태가 욕설로 바뀐다. 왜 이런 갑작스러운 변심이 생기는 걸까?

    지금 이 시간에도 각종 언론과 온라인에서는 유명인들 중 누군가는 위기를 맞아 위기관리를 하고 있을 것이다. 유명인들의 위기관리 여러 사례들을 통해 꼽아보는 공통적인 실패 공식을 정리해 본다. 이렇게만 하지 않아도 최소한 실패는 하지 않는다. 그렇게 믿어 보자.

    실패공식 1: 사람이 완전히 달라진다

    위기에 휩싸인 유명인들은 이내 눈빛이 달라진다.  표정은 어두워지고, 행색은 평소보다 추레해 진다. 일부러 기술적으로 그런 겉모습을 연출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그건 무조건 옳은 전략은 아니다. 위기 시 그들은 기자들이나 주변 이해관계자들을 날카롭게 대한다. 말도 함부로 하며 흥분을 감추지 못한다. 평소와 완전하게 달라지는 것이다.

    일관성이 핵심이다. 평소에 대중들로부터 받았던 사랑을 계속 기억한다면, 위기 시에도 그 사랑을 잊으면 안 된다. 위기를 잘 관리하면 다시 사랑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믿고 스스로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 예의 바랐던 것처럼 예의 바르게 행동해야 하고, 가려서 말을 했던 것과 같이 위기 시에도 말을 가려 가며 해야 한다.

    위기 시 자신을 쫓아 다니는 기자들을 부담스러워 하지 말고, 그들에게도 예의를 차려야 한다. 그래야 대중들에게 올바르게 보여진다. 민감한 질문을 하는 기자들에게 대항하고 그들을 밀치고 하지 말자. 기자들에게 하는 행동이나 말이 곧 대중들에게 하는 행동과 말이라 생각하고 일관성을 지켜내야 한다.

    실패 공식 2: 신중하게 말하지 않는다.

    위기에 휩싸인 일부 유명인은 일단 말을 하지 않으려 한다. 노 코멘트를 연발한다. 반대로 너무 말을 장황하게 많이 하는 유명인도 있다. 말이 말을 낳는다. 둘 다 좋지 않다. 필요할 때 필요한 말은 해야 한다. 단, 전략적으로 해야 한다. 말 한마디가 자신의 삶을 완전히 뒤 바꾸어 놀 수 있다 생각하며 신중해야 한다.

    어떤 유명인은 자신은 침묵하고 변호사를 내세우기도 한다. 변호사가 신중하게 말을 가려 하는 사람이라면 문제가 적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꽤 있다. 법을 알고 법정에서 실력을 발휘하는 것과, 대중과 언론 앞에서 신중하게 발언하는 것은 전혀 다른 게임이다. 주변 지인이나 가족들이 대신 해 말을 하는 것도 금물이다. 자제시켜야 한다.

    평소 신중하게 말하는 연습을 오랫동안 해 왔던 유명인들은 위기 시에도 신중하게 말할 수 있을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서 가능성이라 이야기한 것을 기억하자. 가능성은 가능성일 뿐이다. 꼭 그렇게 신중할 수 있다는 자신을 갖지는 말라는 의미다. 항상 준비하고 연습해서 위기 시에도 신중하게 발언할 수 있는 역량을 꾸준히 가꾸어 나가자.

    실패 공식 3: 감정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한다

    유명인들은 상당수가 관심 받고 싶어하지만, 그 관심 속에서 고독함을 느끼는 것 같다. 소셜미디어 상에서 자신을 지지하고 좋아하는 수 많은 사람들과 커뮤니케이션 하면서도 제대로 된 커뮤니케이션에는 목말라 하는 것 같다.

    그런 마음속의 공허함들이 위기 시에는 더욱 더 증폭이 된다. 그래서 위기 속 유명인의 감정적인 메시지들은 여기 저기에 뿌려 진다. 위기로 시끄러운 한 밤중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글이나 사진 동영상을 올렸다가 지운다. 누구에게 하는 소리인지 알 수 없는 횡설수설 메시지를 포스팅 한다.

    사람의 감정을 컨트롤 하는 것은 평소에도 힘든 일이다. 위기 시에는 더욱 더 힘들고, 일견 불가능해 보이기 까지 한다. 주변의 도움이 그래서 필요하다. 해당 위기와 상관없는 제 3자 전문가들이 지속적으로 유명인의 감정을 관리해 주고, 감정적 커뮤니케이션이 진행되어 상황을 악화 시키지 않도록 가까이서 지원해야 한다. 아예 자신 스스로 소셜 미디어로부터 떨어져 있는 시간을 가질 필요도 있다.

    실패 공식 4: 대중의 관점 보다 자신의 관점으로 이야기 한다.

    일단 위기가 발생하면 유명인들은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구구절절 한다. 문제는 대중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느냐에 대한 것인데, 자신의 마음이나 생각 느낌 감정을 자꾸 앞으로 내세운다. 위기 때문에 힘들다고 한다. 아프다고 한다. 울었다고 한다. 죽을 생각도 했다는 무시무시한 이야기도 한다.

    그러나 대중은 위기 시 그런 당사자 개인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하는 것이 아니다. 왜 이런 일이 발생했고, 그가 어떻게 이 위기를 정의하고 있는지를 확인하려 한다. 그리고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려 하는지를 보려 한다. 그것만 잘하면 위기관리에는 성공 할 수 있다. 사람들은 다시 예전과 같은 관심과 사랑을 주게 되어 있다. 그러나, 위기관리가 잘 못되니, 예전과 전혀 다른 환경이 조성되는 것이다.

    위기 시 자신의 감정은 커뮤니케이션 주요 주제가 아니다. 대중의 관점에서 상황을 바라보는 연습을 자주 해야 유명세를 오래 지켜나갈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자. 위기 일수록 대중의 생각에 기반해 대중의 언어로만 이야기하자. 그래야 산다.

    실패 공식 5: 감추고 숨으려 한다.

    심지어 얼굴이라도 가리려 애를 쓴다. 이미 모두 알려져 있는 얼굴인데 왜 자기 얼굴을 쥐어 짜며 가리는지 모르겠다. 어떤 유명인은 얼굴에 검정 선글라스를 쓰고 스카프로 칭칭 감싸기도 한다. 검정색 흉측한 마스크로 눈만 내놓은 채 경찰에 출두하기도 한다. 덩치 있는 사람들을 동원해 스크럼을 짜며 취재를 방해한다. 본능적으로 문제를 인정한다는 의미일까?

    어떤 유명인은 문제를 해결 할 생각을 해야 할 시기에 어디론가 숨어 버렸다. 문제를 직접 해결해야 하는 상황인데도 문제 해결 보다는 도피를 선택한다. 거리가 멀어지면 주목도 이내 식겠지 하는 생각을 한다. 그러나, 다시 유명인 생활을 하려면 언젠가는 나타나야 한다. 그 때 나타나 슬쩍 예전 위기를 잊어달라 이야기하는 것은 올바른 전략은 아니다.

    숨지 말고 투명하게 나와 자신이 커뮤니케이션 해야 성공할 수 있다. 문제가 없다면 정확하게 해명을 하면 된다. 문제가 있다면 책임을 진다 커뮤니케이션 하면 된다. 잠깐 몸을 피하거나 숨어 있으면 된다는 조언을 그대로 믿지 말아야 한다. 문제를 더 키울 수도 있고, 논란을 장기화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숨는 것도 사실 힘들다. 힘들게 위기관리 말자.

    실패 공식 6: 법적으로 문제 없다 항변한다

    사실 법적으로 문제 있는 일은 위기가 아니다. 그냥 법적 심판을 받으면 그 뿐이다. 논란의 여지가 없다. 위기관리를 한다 해도 그냥 사과를 하고 법적 판결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전부다. 위기관리 관점에서 법적으로 확실한 문제는 대응할 방법이 별로 없다.

    그러나 대부분의 문제는 법적 논란이 있을 수 있는 회색 영역에 위치한다. 거기에 국민 감정적 논란도 가세한다. 그 외 여러 사회적 아젠다 까지 겹쳐진다. 이런 형국에서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는 주장은 그 효과를 제대로 기대할 수 없다. 여러 각도에서 논란의 소지를 검토해야 한다.

    법적으로 문제 없으니 나는 비판 받아서는 안 된다는 공식은 없다. 수 많은 유명인들이 법적으로 문제가 없거나, 큰 범법을 하지 않았는데도 위기관리를 잘 못 해 삶이 바뀌는 실패를 경험했다. 논란의 중심에 섰다가 만신창이가 되어 버려지는 가혹한 여론의 재판을 받기도 했다. 위기관리 주체는 법정으로 들어가기 전에는 항상 거실을 거친다는 위기관리 명언을 기억하자. 거실에서는 대중과 공감하고, 법에 대한 주장은 주로 법정에서 하자.

    실패 공식 7: 음모론이라 주장한다

    음모론은 대부분 그 근거가 없다. 근거가 있다면 이미 그것은 음모가 아니다. 유명인들이 위기에 빠지면 스스로 느낌은 있는데 물증이 없다는 말을 종종 한다. 그래서 그냥 음모론이라는 주장만 한다. 언론에서 그렇게 주장하는 근거가 뭐냐고 물으면 ‘감이 있다’ ‘추측이다’ ‘보면 모르겠느냐?’ 한다.

    음모론은 그 음모의 주체가 전지전능하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그래야 그 상대가 모든 변수와 이해관계자들을 통제할 수 있고, 음모는 실현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즉, 음모론이다 주장하는 유명인들은 그 음모를 꾸민 주체를 전지전능한 존재라고 찬양하는 셈이다. 자신이 싫어하는 사람을 과대평가 하는 꼴이다.

    함부로 습관적으로 음모론을 주장하지 말자. 주장하는 자신만 초라하고 우스워진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위기관리 관점에서도 별로 소득이 없다. 자신을 지지하는 사람들에게 순간적 단결을 호소하는 정치적 메시지 그 이상도 이하도 될 수 없다. 정치인들이야 말(言)로 정치를 하는 사람들이니 어쩔 수 없지만, 그 외 유명인들은 함부로 음모론이라는 이야기를 하지 말자.

    실패 공식 8: 마녀사냥이라 주장한다

    옛날 중세시대 마녀사냥이라는 현상은 실제로 존재했다. 당시 마녀라고 고발 당한 사람은 대부분 여성으로 알려져 있지만, 아이들이나 남성도 일부 존재했다. 일단 고발당한 사람은 워터 챌린지(water challenge)라는 시험을 받았다. 마녀로 추정되는 피고발인을 의자 등에 꽁꽁 묶어 호수에 빠뜨리는 시험을 했다.

    당시 ‘마녀는 물에 뜬다’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에 이런 어처구니 없는 마녀 식별 시험은 계속되었다. 만약 피고발인이 물속에서 몸을 비틀어 운 좋게 물 위로 떠 오르면 그 사람은 마녀가 틀림 없다 믿었다. 화형장 행이다. 그리고 반대로 몸을 가누지 못해 물 속에서 빠져 숨을 거두면 그 피고발인은 마녀가 아닌 것으로 간주하고 장사를 지냈다. 어떻게 시험을 통과하던 결국에는 모두 죽는 결론으로 끝이 난다.

    이런 마녀사냥으로부터 살아 남는 유일한 방법은 무엇일까? 바로 마녀로 의심받을 일을 하지 않고, 미리 미리 조심하여 고발을 당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것뿐이다. 현재 여론의 재판을 마녀 사냥이라 비유한다면, 여론의 재판장에 끌려 나오지 않으려 항상 조심하며 사는 수 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유명인이라면 더더욱 그래야 한다. 문제의 중심에 서서 “내가 마녀사냥을 당하고 있다”는 주장을 하는 것은 시적이고 현학적으로 보일 수는 있지만, 위기관리 관점에서는 아무 효과가 없다.

    실패 공식 9: 위기 그 자체에만 몰두한다

    위기관리에서 제대로 된 로드맵을 세워 위기를 관리하는 것은 기업에게도 유명인에게도 공히 적용되는 성공의 핵심이다. 해당 위기 자체에만 몰두하게 되면 해당 위기를 왜 관리해야 하는지, 관리해 성공시킬 부분이 무엇인지, 어떤 목표로 위기관리에 임해야 하는지를 간과하게 된다.

    유명인들의 개인적 위기에 있어서 위기관리 목표는 이전과 같거나 유사한 상태로 위기 이후 자신의 상태를 회복시키는 것이 될 수 있겠다. 위기 동안 잠시 비정상적 상태를 경험 할 수는 있지만, 위기관리를 잘 해 자신의 유명세를 어느 정도 이후에는 다시 되 찾는 것이 위기관리 목표가 된다.

    목표가 일단 세워지면 그를 성취하기 위해 큰 그림과 로드맵이 그려진다. 세세한 상황변화에 일희일비 하기보다는 큰 호흡으로 자신이 해야 할 위기 대응에만 전념할 수 있게 된다. 보다 감정적으로도 안정이 되고, 하지 않아야 할 일은 과감하게 중단하게 된다. 유명인들도 개인을 넘어 한층 수준 높은 위기관리가 가능해 지는 것이다.

    실패 공식 10: 위기관리를 기술이라 생각한다

    유명인들은 누구나 자신감이 넘치는 사람들이다 자신이 많은 사람을 알고 그 중 상당히 유력한 사람들도 있게 마련이다. 그래서 그들을 통해 위기를 관리하려고도 한다. 아는 기자들을 통해 언론 플레이를 시도하기도 한다. 법 전문가들을 통해 현란한 논리 싸움을 벌이려 시도도 한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을 기술이라 믿는다.

    하지만, 위기관리는 기술이 아니다. 위기관리는 유명인 자신의 개인 철학과 자신의 삶과 관련 된 원칙을 기반으로 하는 노력이다. 마땅히 내세울 철학과 원칙이 없다고 해도 그 위기를 통해 그와 비슷한 가치를 정립하고 그에 의거해 위기를 관리하려 노력해야 한다.

    눈 앞에 그럴듯한 기술들을 여기 저기 펼치고, 용이 주도하게 보이는 것은 결국 위기를 실패로 이끄는 지름길이다. 대중들은 그렇게 어리숙하지 않다. 영원히 숨길 수 있는 비밀도 이제는 없다. 진정성 있는 자세로 최선의 위기관리 노력을 하는 모습을 보여 줄 때 대중은 다시 사랑을 준다. 그렇게 해야 한다고 스스로 믿어야 한다.

    이상에서 여러 실패 공식들을 살펴 보았다. 유명이라면 이 실패 공식을 보며 반대로만 위기관리를 해 보자. 다른 실패한 유명인들과는 다른 모습으로 위기관리 현장에 설 수 있을 것이다. 더욱 좋은 것은 그럴만한 위기를 만들지 않는 것이다. 위기를 아예 만들지 않겠다는 생각이 최선이다. 항상 조심해가며 살자. 유명인이라면.

  • 46. 언론을 우군처럼 대하라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기업에게 위기가 발생되면 VIP를 비롯 해 많은 임원들이 가장 관심을 두는 것이 바로 언론이다. 평소에는 신문이나 TV를 보지 않던 분들도 위기가 발생하면 뉴스 케이블 방송의 깨알 같은 하단 자막까지 챙겨 보기 시작한다. 그리고는 홍보실에 여러 주문이나 질책을 쏟아낸다.

    왜 이런 기사를 나가게 하는가? 질문하는 분도 있다. 홍보실이 기자나 언론사 데스크가 아닌데 홍보실에게 그런 질문을 한다. 왜 이런 기사를 빼지 않느냐 항의하는 분도 있다. 홍보실이 기사를 관리한다고는 하지만, 무조건 밭에서 무 빼듯 기사를 쑥쑥 뽑아 낼 수 있는 게 아닌데 그런다. 아마 알면서도 그러는 듯하다. 뭐 라도 하라는 말이겠다.

    기업 홍보실은 원래 애사심 없이는 절대 일하지 못하는 부서다. 애사심이 없다면 불철주야 회사를 위해 기사를 관리하려 동분서주할 수가 없다. 일부 VIP와 임원들은 홍보실이 매일 기자를 만나 술을 마시고 주말에는 기자들과 골프를 치고 하는 것이 홍보실 직원들 스스로 좋아서 하는 것이라 오해하기도 한다. 그렇지 않다. VIP 스스로도 그렇게 하고 싶지는 않을 것 아닌가?

    일부 기업에서는 위기 시 언론을 향해 제소나 소송이나 본때와 같은 표현들이 난무하기도 한다. 부정기사를 쓴 기자를 상대로 본 때를 보여주자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언론중재위 이야기가 나오고, 제소 방법에 대해 고민하라는 지시가 떨어진다. 민사 소송을 통해 언론사 데스크와 해당 기자를 끝까지 물고 늘어져 골탕 먹여야 한다는 의견도 튀어나온다. 홍보실에서는 아주 골치 아픈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다.

    위기관리 관점에서 분명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위기 시 기업이 언론을 적으로 대하면서 위기관리에 성공한 경우가 없다는 것이다. 자신에게 향하는 언론의 창을 모두 부러뜨리고 당당하게 승리한 기업은 없다. 언론사 기자 수백명에게 모두 소송을 걸더라도 이길 수 없는 게임이 위기관리다. 만약 그 수백명에게 승소를 하더라도 그 때는 이미 회사가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되 있을 확률이 높다는 게 문제다.

    사람이 고치기 가장 어려운 감정이 바로 ‘싫어함’이다. 위기 시 의사결정 과정에서 VIP가 “싫다” 하면 그 싫음을 극복해 문제가 처리되는 경우가 없다. 사과를 빨리 해야 한다는 조언에 VIP가 “싫다”하면 그걸로 사과는 물 건너 간다. 배상책을 압도적으로 내 놓아 이슈를 종결시키자는 조언이 있어도 VIP가 “싫다”는 반응이면 그걸로 끝이다. 더구나 VIP가 부정기사를 쏟아내는 언론을 향해 “나는 저 언론사와 기자들이 싫다” 반응하면 홍보실은 전략적 대응을 할 수가 없게 된다.

    그래서 위기를 잘 관리할 수 있는 역량 중 하나가 기업 경영진의 언론관이라는 말이 나온다. 평소 언론을 통해 비즈니스 성공을 위한 많은 도움을 받았다면, 위기 시라고 언론을 적으로 대해서는 안된다. 관계라는 것을 그렇게 해쳐서는 기업 차원에서도 앞으로 얻을 것이 없기 때문이다. 내심 부정기사를 게재하는 언론에게 섭섭하고, 화도 나고, 흥분도 되겠지만, 경영진은 보다 전략적인 태도를 견지할 수 있어야 한다. 우선 ‘싫어’ 해서는 안된다.

    위기 시 언론과 맞서 싸워 이겨 위기를 관리할 수 있다면, 많은 위기관리 컨설턴트들은 당연히 맞서 싸우라 조언 할 것이다. 그렇게 해서 위기를 관리 할 수만 있다면, 언론을 처절하게 응징하는 방법이라는 책도 나올 것이다. 위기 시 언론사 기자들을 파멸로 몰아 넣는 방법 이라는 요령서도 나오겠다. 하지만, 그런 책이나 요령서가 없는 이유를 한번 생각해 보자는 것이다.

    위기관리 컨설턴트들 중에서 위기 시 언론과 맞서 싸우라, 그들에게 본 때를 보여 이기라 조언하는 자는 아마 없을 것이다. 언론의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고, 언론관계에 대한 가치와 효율성을 아는 전문가들은 대부분 언론을 전략적으로 다루라는 조언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위기 시 언론을 전략적으로 다루는 방법이 핵심이라는 이야기다.

    이를 위해 평소 많은 기업들은 언론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위기 시 그들과 커뮤니케이션 하는 전략과 방법을 연구 훈련한다. 평소 경영진을 대상으로 이해 도모와 훈련을 통해 위기 시 난장이 서는 것을 방지하고자 한다. 모든 임원이 위기 시 언론 전문가가 되는 것을 경계해 보자는 것이다. 기사를 빼라 넣으라 한마디씩 하는 것이 위기관리에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을 공유하자 하는 것이다.

    위기는 기업의 상위 1%가 관리한다. 그 1%가 얼마나 전략적인 언론관을 가지고 있는가에 따라 큰 성패의 방향이 갈린다. 위기 때 언론을 우군으로 만들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에 대해 평소 많은 생각을 해 놓아야 한다. 투자를 해 놓아야 한다. 그리고 투자를 해야 한다. 언론을 끌어안고, 그들에게 지원을 받아 위기관리에 실패한 기업은 없다. 비즈니스를 아는 경영자들이면 그것이 어떤 의미인지 바로 깨닫게 될 것이다.

     

    필자소개

    정용민은 국내 최초로 설립된 위기관리 전문 컨설팅사 스트래티지샐러드의 대표 컨설턴트다. 200여 이상의 국내 대기업 및 유명 중견기업 클라이언트들에게 지난 20년간 위기관리 컨설팅과 코칭, 자문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기업 위기관리 전문서적 [소셜미디어시대의 위기관리], [기업위기, 시스템으로 이겨라], [1%, 원퍼센트], [기업의 입]을 집필했다.

  • 위기관리 컨설팅 각광 스트래티지샐러드 정용민 대표

    | SNS 여론 재판 시대…남의 실패서 배워라

    [매경이코노미, 2019년 3월 25일]

    스트래티지샐러드 사무실에 선 정용민 대표

    잊을 만하면 터지는 CEO 갑질 사건은 물론 소비자와 기업 간 각종 갈등이 SNS로 번지면서 공론화되기도 한다. 최근에는 유명 연예인의 과거 대화 내용이 유출돼 걷잡을 수 없이 번지며 관련 기업들이 유탄을 맞았다. 이제 위기 대응과 관리는 기업 경영의 중요한 요소가 됐다. 이 와중에 각광받는 곳은 관련 컨설팅 업체다. 스트래티지샐러드도 그중 한 곳이다. 정용민 대표(49)가 2009년 창업한 곳으로 국내 최초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전문회사로 인정받고 있다.

    “1990년대 글로벌 PR 회사에 있을 때 외국 전문가들로부터 위기관리 매니저 교육을 받았는데 이때 틈새시장으로 위기관리 컨설팅이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정작 한국에서는 관심도 없던 때죠. 해외 위기관리 관련 자료를 분석, 연구해 한국 실정에 맞게 매뉴얼을 만들고 모의 시연, 워크숍 등 다양한 시스템과 프로그램을 구축했습니다. 출범 후 10년간 약 300여개 회사가 저희를 찾고 있습니다.”

    기사 URL : http://news.mk.co.kr/v2/economy/view.php?year=2019&no=177803

    관련 개념 · 위기관리 컨설팅이란 무엇인가

  • 스타트업 위기관리, 이렇게만 해라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최근 여러 스타트업 대표들을 만나 이야기 듣고 조언 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대부분 스타트업 대표들은 영민하고 젊다. 상당한 전문성을 가지고 누구보다 열심히 일한다. 남보다 뛰어난 인재들이라 성공도 훨씬 빠르다. 대기업에서 대리나 과장 정도의 자리에 있을 나이에 이들은 수 백 억 원에서 수 천 억 원을 따지고 만진다.

    수백만 고객이 이들의 서비스를 아끼며 사용해준다. 주변에는 이 성공담을 다루려는 기자들이 몰려든다. 그와 함께 각종 투자자나 멘토들이 그들을 둘러싸고 있다. 처음 조그마한 사무실에서 몇몇이 모여 시작했던 조직이 금새 몸집이 불어나 중소기업 수준에 까지 이른다. 그래서 스타트업 대표들은 대부분 ‘할 수 있다’와 ‘하면 된다’는 정신이 강하다. 스스로를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거다.

    이번 칼럼에서는 이들 스타트업의 위기관리를 위한 아주 중요한 가이드라인을 정리해 본다. 최근 여러 스타트업 대표들과 조직에 의해 발생되는 여러 부정 이슈와 위기 케이스들을 벤치마킹 하면서 다음과 같은 가이드라인을 같이 기억해 보자. 스타트업 위기관리 이렇게만 해 보자.

    첫 번째 가이드라인, 준법(遵法)하라

    간단하다. 법을 지키라는 거다. 스타트업 관련 이슈와 위기 케이스들을 보면, 법을 지키지 않아 발생된 위기가 절반 이상이다. 위기관리 관점에서 법을 지키지 않았다, 더 나아가 범죄를 저질렀다는 전제가 있으며 그에 대한 관리는 상당부분 제약이 된다. 말 그대로 손을 쓰기 힘들어 진다.

    법을 지키지 않은 경우나 대표나 조직 자체가 범죄를 저지른 경우에는 위기관리라는 것이 적용된다기 보다는, 처벌 수위를 조정한다는 표현이 더 어울릴 것이다. 로펌/변호사를 통해 가능한 조사와 재판과정에서 정상을 참작 받거나, 형량을 조정하는 노력만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물론 이 자체를 위기관리라고 부르고 싶다면 어쩔 수 없다.

    일부 스타트업 대표의 경우 개인적으로 다양한 이해관계자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다. 그 지인 중 변호사와 로펌 사람들을 알고 이들에게 개인적 조언을 듣기도 한다. 그 중 일부는 경찰이나 검찰 고위직에 있던 선배들과도 친하게 지낸다. 그러다 보니, 어떻게든 문제가 생기면 이들을 동원 해 위기관리(?)가 가능할 것이라는 막연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다 좋다. 하지만, 평시 모든 과정과 상황에서 준법한다는 생각만큼 완전한 위기관리가 없다는 점은 진리다. 비즈니스를 위한 의사결정 전반에서 항상 기억하자. 법을 지키자.

    두 번째 가이드라인, 여론감각을 키우라

    정무감각이라고도 한다. 여론을 잘 읽을 수 있는 리터러시를 키우라는 의미다. 스타트업 임직원의 경우 상당수가 같은 업계나 경쟁사에 대한 정보나 인식은 충분함을 넘어 치열하게 업데이트 받고 또 하곤 한다. 그러나, 사회 전반에서 어떤 일들이 어떻게 흘러 발생되고 있는지를 그때 그때 정확하게 관망하는 큰 그림을 보는 노력은 사실 아쉬워 보인다. 젊은 직원들은 종이신문이나 TV뉴스를 보지 않은지 오래되었다. 심지어 기업 홍보실에서 일하는 일부 젊은 직원들도 이제는 종이신문을 좀처럼 접하지 않는다.

    신문이나 TV뉴스를 전체적 흐름으로 들여다 보아야 일정기간 후 정무감각이라는 싹이 난다. 다양한 분야와 주체들의 소식들을 듣고, 계속해서 따라갈 수 있어야 여론 감각은 정리가 된다. 그래서 훌륭한 여론감각을 가지고 있는 스타트업 대표들은 좀처럼 문제를 일으키지 않으려 한다.

    불행히도 문제가 발생했다면, 그 문제를 여론의 시각에서 해석하고 자세를 낮춘다. 여론을 두려워하고 이에 맞서려 하지 않는다. 공분이 팽배한 최근 여론 환경에서 쓸데없이 희생양이 되려 하지도 않는다. 진지한 태도로 여론을 다루고, 고개 숙일 줄 안다. 여론 앞에서 창조성(creative)을 발휘하는 무모함을 보이거나, 비아냥거리면서 팬덤을 노리는 술수에 대해서도 당연한 거부감을 느끼게 된다.

    문제는 여론 감각이 부족한 스타트업 대표와 임직원들이다. 이 경우 위기관리 전문가들이 말하는 소위 하지 말아야 할 것들(Don’ts)을 전부 시도해 보며 문제를 키운다. 무언가 기술적으로 위기를 그리고 여론을 관리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가끔 이들은 과연 여론이라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 하며 의아해 해 지는 경우까지 있을 정도다. 훌륭한 여론 감각을 가지면 논란, 이슈나 위기는 대부분 사전과 사후에 관리 가능해 진다. 처신도 똑발라 진다.

    세 번째 가이드라인, 타사 위기에서 배우라

    스타트업 대표들을 똑똑하다. 아마 대부분 학교 시절에 공부도 잘했을 것이다. 학생 때를 기억해 보라. 시험문제를 푸는 경우다. 분명히 그 문제들은 지난 중간고사 때 기출 되었던 똑 같은 문제들이다. 그 문제를 모두 알고 있기 때문에 이런 경우 답을 내는 것은 누워서 떡 먹기일 것이다. 그런데도 이미 나왔던 똑 같은 문제를 죄다 틀린다면 그 학생은 얼마나 멍청한 것인가?

    재미있는 건 우리의 위기라는 것이 바로 그렇다는 것이다. 자사가 현재 겪고 있는 위기는 이미 다른 회사들도 똑같이 경험했던 것이다. 바로 작년 정도에 경쟁사에게 이런 위기가 발생했을 때 그 과정과 사후 관리 방식을 제대로 벤치마킹 했더라면, 그 위기는 우리 회사에게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 스타트업이 기출문제 조차도 틀린다. 더 심각한 것은 그 다음 시험에서도 똑 같은 문제가 나오는데 그 때에도 역시 또 그 문제를 풀지 못한다. 왜 그럴까? 뭐가 문제일까?

    타사의 위기와 위기관리를 벤치마킹하지 않기 때문이다. ‘저 회사가 요즘 골치 아픈 일에 휩싸여 있구나, 차라리 우리에게는 기회가 되는 것 아닐까…’ 이런 생각에만 머무른다면 문제다. 경쟁사나 타사의 위기를 보며 재미있어만 하거나, 고소해 하거나, 흥분해서 우리의 기회라 소리치는 것만 해 왔다면 지금이라도 제대로 배우자. 기출문제는 절대 틀리지 말아야 하겠다는 생각과 오기를 가져보라는 이야기다.

    네 번째 가이드라인, 자사만의 위기를 살펴보라

    타사에게 발생한 위기와 위기관리를 벤치마킹했다고 전부는 아니다. 그 잣대로 자사를 들여다 보아야 한다. 다른 회사에서는 발생한 일이 없거나, 발생할 가능성이 보이지 않지만, 우리에게만 보이고 발생 가능할 것 같은 위기라는 것은 어떤 것이 있을까 살펴 보는 것이다. 일종의 건강검진이다. 모든 위기는 살피지 않아 존재한다. 자신이 모르는 것이 아니라 그에 대해 신경 조차 쓰지 않았기 때문에 살아 성장 해 폭발한다.

    최근 연이어 발생하는 스타트업 사내 갑질 논란들도 그렇다. 스타트업 대표가 딱 한번 그날 아침에 했던 생애 최초의 갑질이 바로 그날 오후에 문제 되는 경우가 있을까? 사회적으로 알려져 문제가 될 정도의 갑질은 최소 수개월에서 수년 동안 이어진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 과정에서 자사와 자신을 돌아보는 기회를 가지지 않았다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다. 사내적으로도 이야기를 듣고, 금하거나 개선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그리해야 하는 것이 당연한데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 더 큰 문제다.

    스티브 잡스도 살아 생전 여러 직원들에게 독설을 했다고 이야기한다. 제프 베조스도 그리 온순한 리더는 아니라는 이야기도 한다. 그래서 그 정도 막말이나 다그침 그리고 일종의 엽기적 행위도 그들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라 자위하는 스타트업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기억하자. 스티브 잡스와 제프 베조스는 그로 인해 창피를 당하고, 자리를 물러나거나, 경찰이나 검찰 조사를 받거나, 불필요한 소송을 당해 자신의 사업을 망치지는 않았다. 스타트업 경영의 목적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하며 자사를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다.

    다섯 번째 가이드라인, 기업문화를 개선하라

    앞의 가이드라인과도 이어지는 조언이다. 스타트업의 기업문화는 다양하고 창조적인 방향으로 조성되고 성장된 경우들이 많다. 임직원들이 자사의 기업문화를 자랑스러워 하기도 한다. 직원들을 위한 많은 편의제공과 배려들로 대기업의 부러움을 사는 스타트업도 생겨나고 있다.

    기업문화는 사람이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좋은 사람들과 좋은 사람들이 모여 하나의 기업문화 방향을 잡아나가는 것만큼 좋은 것이 없다. 그리고 그 조성된 기업문화가 여러 해를 거치면서 자사만의 정신이 되면 그 다음부터는 엄청난 가치를 창출하게 되기도 한다.

    그러나 문제는 기업문화를 구성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일어난다. 회사에서 생각하는 ‘좋은 사람’이 전체를 구성하지 못할 때도 있다. 여러 생각을 하는 다양한 사람들이 회사가 생각하는 ‘좋은 사람’의 범주에서 벗어나 있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상호간 이질감이나 충돌이 발생하기도 한다.

    위기는 그런 사소한 갈등과 충돌에서 발생한다. 앞에서 이야기했던 준법과 여론감각 제고 등 여러 노력을 기울였다 해도, 위기는 원래 사람이 일으키기 때문에 100% 방지하긴 어렵다. 좋은 기업문화는 스타트업 대표의 생각을 일선의 직원들이 정확하게 그대로 이해하고 그에 동의하는 문화다. 건전한 사회적 가치를 기반으로 하는 같은 동질감이 핵심이다.

    당연히 그런 좋은 기업문화는 위기를 사전에 관리할 수 있는 아주 중요한 자산이다. 그러나, 그 기업문화 속에 이물감이 생기거나, 문화 자체가 다른 방향으로 흐르게 되면 위기 발생 가능성은 폭발적으로 커진다. 따라서 스타트업 대표들의 핵심 업무는 기업문화를 잘 조성 관리하는 것이라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여섯 번째 가이드라인, 스타트업에 어울리는 위기관리조직을 구성하라

    대기업은 위기관리위원회나 위기관리팀을 대규모로 꾸미거나, 전문적으로 구성하기도 한다. 그러나 스타트업에게는 그렇게 할 여유나 인적 자원이 풍부하지 못하다. 대부분 스타트업 위기관리는 대표이사와 몇몇 임직원에 의해 즉흥적으로 이루어진다. 일부에서는 위기관리팀이라 부르기에도 민망한 극소수 인력들이 실제 위기관리를 한다.

    스타트업에 어울리는 위기관리조직이라는 것은 이래서 중요하다. 일단 스타트업 사내에서 평시에도 그런 것처럼 빠르고 원활한 상호 커뮤니케이션이 기반이 된 조직이 필요하다. 그 중 자사에게 발생 가능한 위기유형에 따라 유형별 책임과 역할을 부여 한다. 스타트업의 경우 주요 발생 가능한 위기 유형은 대략 10개 유형도 되지 않는다. 즉, 대표이사를 포함해 10명 이하로도 위기관리 조직이 구성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 유형별로 책임과 역할이 오버랩되는 경우가 많아 그 절반 이하로도 조직은 운영이 가능해 진다.

    전문적으로 부족한 분야는 평시에 자문계약을 맺은 외부 전문가 그룹을 비상 시 같은 조직으로 흡수 협업하는 형식을 꾸리면 된다. 중요한 것은 우선 자사에게 발생 가능한 위기 유형과 그 각각에 대한 내부 책임과 역할의 배분이다. 그들 스스로 자신이 위기관리 조직에 속해 있다는 팀 스피릿도 중요하다. 그들에게 훈련이나 시뮬레이션까지 제공할 수 있다면 더 좋다. 일단 위기관리 조직을 가지고 있는 것과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은 상당한 차이가 있다. 위기가 발생되면 그 가치를 알게 된다.

    일곱 번째 가이드라인, 위기관리 역량을 키워보라

    사소한 트레이닝인 미디어트레이닝도 받지 않고 기자들을 만나고 기자들과 인터뷰를 하는 스타트업 대표들이 아직도 상당히 많다. 심지어 아무 준비 없이 국정감사장에 나가기도 한다. 사적인 자리에서 개인적으로 친한 기자들과 대화 하는 것을 보면 스타트업 대표들은 마치 열정 있는 영업사원 같아 보인다. 자사 핵심역량과 비전에 대해서 열변을 토하는 것을 보면서 스타트업의 멋을 느끼기도 한다.

    그러나 위기가 발생 했을 때에는 모드 변경이 필요해진다. 평시 유지했던 영업직원 포지션은 위기관리를 위해서는 전략적 커뮤니케이터의 포지션으로 변경 해야 할 필요가 생기는 것이다. 미디어트레이닝을 통해 제대로 훈련 받지 못한 스타트업 임직원들은 위기 시 자신의 모드변경에 곤란함을 느낀다. 심지어 대변인훈련을 받지도 않는 대표나 홍보팀 직원이 위기 시 창구 역할을 한다.

    이들이 평시와 같이 커뮤니케이션을 하다 보니 위기 시 황당한 메시지와 구설들이 마구 쏟아져 나온다. 위기관리 조직이 평시 위기관리 훈련과 시뮬레이션을 해 보지 못하는 경우 위기가 발생하면 그 위기에 낯섦을 느낀다. 이는 전방 병사들이 제대로 된 훈련을 받지 못해 적의 포성이 울리고 총탄이 날아오니 우왕좌왕 하며 낯설어 하는 모습과 같다. 위기관리 역량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평시에 고민하는 스타트업이 되어 보자. 준비는 절대 배반하지 않는다.

    앞에서부터 순서대로 꼽아보면 일단 자사에게 발생 가능한 위기를 100개라고 보았을 때, 준법을 하게 되면 대략 그 절반은 사전에 관리 가능해 진다. 눈에 뻔히 보이는 위법이나 탈법이 확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 후에는 나머지 50개 정도의 위기 유형만 관리하면 된다.

    그 후 여론감각을 키워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을 수 있지만, 여론적으로 민감해 질 수 있는 위기 유형을 찾아 개선해 보자. 다시 그 절반이 줄어들게 된다. 최근에는 이 준법과 여론 사이의 회색지대에 있는 위기유형이 스타트업 사이에서 유행이기 때문에 상당 수의 위기유형을 발라 낼 수 있게 될 것이다. 이제 남은 위기유형은 약 25개정도일 것이다.

    이 중에서 타사의 위기를 통해 나타났던 기출문제들을 빼보자. 대략 절반 안팎이 이미 타사와 경쟁사들이 경험했었던 것들일 것이다. 말 그대로 기출문제다. 다시 나타나면 제대로 풀 수 있어야 한다. 그 이전에 기출문제가 다시 제출되지 않도록 사전 관리 가능해야 한다. 이 후 이제 남은 위기유형은 12~13개 정도가 된다.

    남은 12-13개의 위기유형 중에서 자사만의 위기를 꼼꼼히 찾아 보자. 사전 관리와 사후 대비를 통해 제대로 관리 영역으로 끌어 들일 수 있는 위기 유형을 하나 하나 찾아 해결해 보자는 거다. 그 중 절반은 해결 대상이 될 것이다. 자, 이제 남은 위기 유형은 6-7개 정도다.

    그 다음 조직 내 사람들을 잘 관리하고 기업문화를 좋게 관리해 보면 다시 절반 정도의 위기 유형은 줄어들게 될 것이다. 기억하자. 위기는 사람이 일으킨다. 스타트업 대표라면 여러 멘토들에게 사람 조심하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 보았을 것이다. 기업문화 관리를 통해 해결 가능한 위기유형을 발라 내면 이제 남은 위기유형은 3-4개 정도뿐이다.

    자사에 어울리는 위기관리 조직을 만들게 되면, 사전과 사후 위기관리를 통해 또 그 절반을 관리영역으로 끌어 들일 수 있게 된다. 그리고 그 위기관리 조직이 제대로 된 위기관리 역량을 키우게 된다면 발생 가능한 위기유형은 다시 절반으로 줄어든다. 그러면 최종 몇 개가 남게 되는 걸까? 제로에 가깝다.

    이런 다단한 노력들이 쌓이고 유지되면서 결국 위기는 관리되는 것이다. 일부 스타트업 대표들 중 위기관리는 아직도 스킬이나 내공이라 생각하는 분들이 있는데 이는 큰 오해다. 평시 스스로 돌아보는 노력과 투자에 등한시 하다, 막상 일이 발생하면 지인들을 통해 해결해 보려는 무리수를 두는 경우도 있는데 위험하다. (기억해보라, 일반 스타트업 대표보다 훨씬 오래되고 탄탄한 네트워크를 가진 기라성 같은 재벌 총수들도 대부분 문제에 연루되면 옥고를 치렀다.)

    자신과 회사를 위한다면 이상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진지한 자세로 노력해 볼 필요가 있다. 평시 성공적으로 비즈니스를 이끌어 왔던 자신의 리더십이 위기관리에서도 빛나야 한다 생각 할 필요가 있다. 어렵게 키워온 회사가 사려 깊지 못했기 때문에 발생된 논란 한 두 개로 흔들리고 무너진다는 것을 상상해 보자.

    그렇게 인터뷰를 요청하고, 좋은 기사를 써 주겠다 약속 했던 기자들이 전부 등을 돌리고, 낯선 공격적인 기자들만 몰려오고, 자신의 휴대폰을 폭격하는 상황을 상상해 보자. 자사 서비스를 사랑했던 팬덤 고객들 수만 명이 하루아침에 안티로 돌아서는 상황을 상상해 보자.

    같이 밤을 새우고 고생하며 가족 같았던 임직원들이 하루 아침에 악랄한 소송의 상대방이 되고, 내부고발을 하며 회사에 폭탄을 던지는 경우를 상상해 보자. 경찰과 검찰, 공정위와 국세청, 관세청 사람들이 회사 사무실에 꽉 들어차 있는 상황도 상상해 보자. 회사 일로도 눈코 뜰새 없이 바쁜 임직원들이 계속 조사를 받으러 다니고, 일부는 옥고를 치르고 하는 경우를 상상해 보자.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일은 발생 가능한 것이다. 평시 일관되게 최악을 상상하며, 최선의 대비를 하는 자세를 상상해 보자. 상상만으로도 든든하지 않은가? 하면 된다. 이루어진다. 스타트업 정신처럼 말이다.

     

  • 상식을 뛰어 넘는 위기관리 전략들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우리가 어떤 상황을 보고 평할 때 “상식적이다” 또는 “상식적이지 않다” 하는 표현을 쓰는 경우가 있다. 상식과 비상식이라는 표현은 위기관리를 평가하는 단계에서도 종종 쓰이는 표현이다.

    일반적으로 평가하는 사람 대부분이 특정 위기관리 행태를 보고 위기관리 주체가 그 상황에서 그렇게 대응하는 것에 대해 별 특이한 점을 느끼지 못한다면 보통 ‘상식적이다’는 표현을 쓴다. 적절한 싯점에 기업 대표가 앞으로 나와 사과 기자회견을 하는 것을 보면서 우리는 ‘상식적’이라는 생각을 한다. 어떤 문제를 발생시킨 책임이 있는 기업이 일간지에 사과광고를 하는 것을 볼 때도 우리는 ‘상식적’이라 생각한다. 별 다른 이상한 점이 없다는 표현이다.

    반면 문제의 기업 대표가 나와 사과 기자회견을 해야 하는 싯점인데도 아무런 반응이나 움직임이 없으면 우리는 ‘비상식적이다’라 이야기한다. 대응방식이 특이하기 때문에 어떤 내부 문제가 있을까 더욱 더 관심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다른 경우에는 대부분 사과광고를 했는 데, 이번 경우에는 전혀 사과할 생각이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도 많은 사람은 고개를 갸웃하면서 ‘비상식적’이라 궁금해한다. 왜 그런 결정을 내렸을까?

    상식적이다. 비상식적이다. 이 두 상반된 표현만 보고서는 어떤 것이 좋은 것이고, 어떤 것이 나쁜 것이다라는 기준은 보이지 않는다. 대신 이상하지 않다와 이상하다라는 기준만 있을 뿐이다. 물론 위기관리는 공중의 상식 바탕위에서 기업이 그 때 그 때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 의미에서는 상식적이다는 평가가 위기관리 주체인 기업에게 그리 나쁜 평가는 아닐 것이다.

    그런 일반적 생각을 벗어나 실제 현장에서 우리의 상식을 뛰어 넘는 위기관리 전략과 방식들을 몇개 정리해 본다. 현장에서 같이 위기를 관리하면서도 위기관리 주체인 기업의 속내를 전부는 알 수 없기 때문에 당시에는 갸우뚱 했던 ‘비상식적’ 위기관리 전략과 방식들이다. (해당 위기관리가 성공이다 실패다 하는 평가보다는 일반적이지 않았다는 기준으로 구경 해 보자)

    1. 위기관리 위원회를 방치하는 전략

    대형 사고가 발생했다. 사망자도 나왔고, 대대적 언론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경찰이 초기부터 개입했고, 여러 관계기관이 사고원인을 밝히기 위해 투입되기 시작했다. 외부에서는 빨리 해당 기업의 책임 있는 대표가 사고 원인과 책임에 대해 설명해 주기 바랬다.

    또한 사망자 가족과 동료들이 회사측에 자세한 사고 설명을 요구하고, 장례식을 포함한 보상 대책에 대해서도 이야기 나누기 원하고 있다. 그러나 회사측에서는 아무런 외부 반응을 하지 않고 있다. 사고 직후 일부 기자들을 불러 모아 고개 숙이는 사과 기자회견을 했지만, 기자들의 질문에는 아무런 의미 있는 답변조차 내 놓지 못했다. 사망자 가족들은 울분을 터뜨리며 회사의 안이한 대처를 강하게 비판하기 시작했다. 언론에서는 유가족의 이야기를 자세하게 보도하며 회사에 대한 부정기사들을 올리고 있다.

    온라인에서도 비슷한 비판 여론이 발생해 해당 기업에 대해 정부의 강한 제재가 필요하다는 요구들이 끓어 넘치기 시작했다. 업계 전문가들도 하나 같이 왜 해당 기업이 그렇게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고 있는지 비상식적이라는 지적을 한다.

    정부의 조사가 진행되는 한달여 기간이 지났다. 그간 해당 기업의 대표이사를 비롯한 위기관리팀은 사회적 공적이 되었다. 무능하고, 안일하고, 우왕좌왕하며, 아무런 힘이 없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그 대표이사와 위기관리팀은 실제로 어떤 의사결정도 할 수 없는 위치에 있었던 것이다.

    기업 오너와 이사회에서는 대표이사에게 대응 잘하라 하는 지시만 내려 보냈을 뿐 그 외 실질적인 위기대응 방식에 대한 결재를 해 주지 않았다. 당연히 사과광고나 사망자 보상이나 그 외 여러 위기관리 대책들이 입안과정에서 머무르며 진행되지 못했다. 그로 인해 사회적 공분만 생성된 상황이 되어 버렸다.

    그러던 중 언론의 대대적 최후 반격이 시작되었다. 대표이사 윗선에 대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의견들이 여기저기에서 나오기 시작했다. 그날 직후 기업 오너와 이사회에서는 대표이사를 신속히 경질하고 주요 위기관리팀 멤버들을 교체했다. 전투 중 장수를 바꾸지 말라는 상식을 뒤엎은 결정이었다.

    오너와 이사회에서는 신임 대표이사에게 이전의 무능했던 위기관리를 답습 말고, 신속하게 위기를 마무리 하라는 명령이 내려졌다. 이미 정부의 조사결과도 나왔고, 회사의 책임 부분도 이전보다 명확 해졌다. 사망자 유가족들도 이미 지쳐 있었고, 협상은 전문적 일선 팀에서 어느 정도 밑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새롭게 출발한 대표이사의 위기관리팀은 바로 사과광고를 내고 유가족과의 협상 타결을 공지했다. 이전에 얼굴도 비추지 않았던 대표이사와 위기관리팀을 원망하던 유가족들은 바로 유가족을 찾아와 협상을 마무리한 새 대표이사에게 감사했다. 결국 이 회사는 유동적 상황을 참고 견디다가 위기관리팀을 교체해 새롭게 어프로치 하는 비상식적인 전략을 구현했다. 내부적으로는 경질해야 했던 대표이사를 위기를 빌어 정리하고 몇몇 핵심인사에게도 책임을 물었다는 소득(?)이 있었다는 후문이다. 모든 것이 계획에 의한 비상식적 전략이었다.

    1. 대변인에게 아무런 정보도 주지 않는 전략

    이 회사에서는 평소 대표이사와 핵심 임원들이 입을 모아 이렇게 이야기했다. “홍보실에 정보를 주면 어느 새 언론에서 알아 버려 위험합니다. 홍보실에서는 자신들이 흘린 정보가 아니라고는 하는데 아무래도 의심이 갑니다. 그래서 홍보실에게는 아무런 중요한 정보도 공유하지 않아야 합니다. 그래야 정보가 흘러 나가지 않게 됩니다.” 이에 대해 홍보실은 하상 억울하다는 반응이다.

    이번 위기가 발생했을 때도 그랬다. 홍보실은 말 그대로 아무것도 알 수 없었다. 기자들이 여기저기에서 연락 해 와 이번 위기에 대해 처음 인지하기 시작했다. 상황을 파악해 보고 어떻게 된 것인지 입장을 정리해 알려 주겠다 하며 전화를 끊은 홍보실장이 대표이사에게 문의했다.

    대표이사는 “그게 좀 그렇게 되었다”는 식의 답변 뿐이다. 급한 홍보실장이 여러 논란에 대해 질문 하자 대표이사는 마케팅 실장에게 자세한 이야기를 들으라 한다. 홍보실장이 마케팅 실장과 다른 연관 부서장에게 미팅을 요청했다. 그런데 대부분이 신속한 미팅은 일정상 어렵다는 반응이다. 유선상으로 관련 문제에 대한 정보를 달라고 했지만, 다들 주저하면서 대표이사와 같이 미팅을 해야 하지 않느냐는 이야기를 한다.

    기자들은 계속 회사의 공식입장을 내라 재촉한다. 몇몇 부서장에게 하소연했지만 그 부서장들은 “홍보실에서 알아서 해야 할 일 아닌가?” 또는 “그러라고 홍보실이 있는 건데 뭘…” 이런 반응이다. 결국 마감 때까지 아무런 입장도 언론에 전달하지 못했다. 당연히 극단적이고 부정적 기사들이 쏟아져 나왔다.

    대표이사와 핵심 임원들은 그래도 세부 정보들이 언론에 흘러 들어가지 않은 게 그중 다행이라는 생각을 한다. 자세한 정보를 홍보실에 모두 공유했었다 면 아마 보도와 기사가 더욱 더 풍성 해졌을 것이라 상상하는 것이다. 어차피 부정기사는 다른 부정기사가 밀어낸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경영진들이기 때문에 모든 건 시간이 해결해준다 보고 있다.

    여러 후속기사들이 나오면서 상황이 좀더 악화되는 것 같더니, 갑자기 정치권에서 큰 스캔들이 터졌다. 점차 언론의 관심 밖으로 회사의 위기가 멀어 지기 시작했다. 홍보실은 위기발생 직후부터 아무런 정보도 메시지도 정리하지 못했다. 이윽고 위기에 대한 주목이 거의 사라져 버렸다. 경영진은 자신의 전략이 맞았다고 이야기하며 홍보실은 정보를 가지고 있으면 안된다 이야기했다. 홍보실을 통해 정확한 정보와 입장을 정리해 전달해야 제대로 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는 상식을 이 회사는 의심했던 것이다.

    1. VIP가 절대 나타나지 않는 전략

    다른 회사 VIP들은 PI라는 계획까지 세워가면서 언론홍보와 온라인 홍보를 하고 있는데, 왜 우리 회사는 그렇게 VIP를 띄우지 않느냐 내부적으로 의아해하는 임원도 있었다. 일부에서는 VIP를 공개적으로 띄워보았 자 뭐 좋을 게 있느냐 면서 차라리 은둔의 경영자라는 말을 즐기시라 조언 하기도 했다.

    출입기자들은 물론 거의 아무도 VIP의 실제 얼굴을 본적이 없다. 스냅사진으로 흐릿하게 찍힌 사진이 유일하게 언론에서 가지고 있는 사진이다. 가끔 회사에 대해 좋은 기사가 나왔을 때에도 VIP 사진이 없어 언론에서 사용하지 못한다는 불평이 들린다.

    홍보실에서는 비서실에게 릴리즈 가능한 VIP 증명사진 파일을 좀 공유 해 줄 수 있느냐 문의했지만, 아무런 답변도 돌아오지 않았다. 할 수 없이 기자들에게는 VIP께서 언론을 통해 실속없이 홍보되는 것을 꺼려 하신다. 워낙 겸손하셔서 언론에 나서시는 것을 사양하신다는 논리로 양해를 구하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VIP와 관련된 이슈가 발생했다. 많은 언론이 VIP와 관련된 이슈를 대대적으로 보도하기 시작했다. 언론에서는 기사와 보도에 사용할 수 있는 사진을 찾기 시작했다. 그러나 대부분 기사에 싣기에는 선명도나 형식이 어울리지 않았다. 홍보실에게 사진자료를 달라는 요청이 언론으로부터 쏟아져 들어왔지만 평소에도 없던 사진이 릴리즈 될 리 만무했다.

    결국 검찰에서 VIP소환 일정을 잡았다. 기자들이 상당한 관심을 가지고 VIP 실제 모습을 보려고 당일 몰려 들었다. 그러나 VIP는 검소한 복장을 하고, 이른 시간에 몰려 있는 기자들을 뚫고 민원인인 듯 검찰로 입장했다. 주변 기자들은 아무도 그가 VIP라는 것을 알지 못했다. 결국 검찰의 조사를 받고 유유히 빠져나오려던 VIP는 기자들의 불심검문(?)에 걸렸다. 아무런 준비를 하지 않은 VIP였지만, 비서실과 경호원의 호위 아래 차에 태워졌고 급하게 검찰청사를 떠나는데 성공했다.

    VIP와 경영진은 입을 모아 평소 VIP가 외부로 알려지지 않았던 덕분에 검찰 출입과정에서 다른 VIP같은 곤경(?)은 경험하지 않았다며 성공했다는 평가를 한다. 괜히 여기저기 얼굴이 팔리는 것이 꼭 좋은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를 한다. 책임 있는 기업 VIP로서 외부 이해관계자들과 관계를 맺는다 또는 리더십을 가시화한다 등의 상식적인 전략이 의심받는 순간이었다.

    1. 배상이나 보상을 최대한 지연시키는 전략

    어떤 배상이나 보상의 책임이 생기면 해당 기업은 가능한 빠른 시간내에 그 책임을 행하는 것이 위기관리에 있어 상식처럼 보인다. 그러나 한 회사는 그런 책임이 있음에도 상당한 시일을 허비하며 그 요구를 하는 이해관계자들과 지루한 줄다리기를 진행하고 있다.

    여론이나 언론은 점점 더 악화되고, 협상에 지쳐가는 이해관계자들이 추가 이슈를 제기하면서 회사를 궁지에 몰아넣기 시작했다. 여기저기에서 왜 그렇게 협상이 지지부진한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었고, 일부에서는 회사가 보다 전향적 자세를 보이라는 요구를 한다.

    회사 협상팀에 소속된 임원들은 반면 이런 생각을 한다. ‘협상은 끌면 끌수록 상대가 조바심을 내고, 이내 지치게 되는 법입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들의 의지나 에너지가 고갈되죠. 거의 마지막 지경에 다달았을 때 우리에게 유리한 협상안을 지속 제공하면 그걸 상대가 받을 가능성은 높아지죠. 이것이 협상전략입니다.’ 홍보실은 이런 협상전략에 대해 좌불안석이 되어 있다.

    그러나 대표이사는 협상팀의 전문성을 믿는다면서 그들의 전략을 지지하고 있다. 결국 대표이사와 협상팀이 예상하던 상황이 되었고, 협상 내용은 회사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종결되었다. 그러나 그 기간이 상당했고, 그 동안 회사에 대한 부정기사와 부정 여론 또한 막대했다. 이제부터는 홍보실이 잘 해서 다시 이미지를 턴 어라운드 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 부정적 상황을 최소화 하라는 위기관리 전략이 그들의 목표와는 달랐던 것이다.

    1. 배상 비용을 차라리 법적 대응에 쓰는 전략

    결국 주판을 두들겨보니 마지막까지 법적 자문 비용과 대응 비용에 쓴 예산이 최초 배상에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던 예산보다 많이 나왔다. 최초부터 배상을 진행 해 빨리 일을 끝내자는 임원들은 이렇게 해서 결국 얻은 게 무엇이냐 회사에 따지기 시작했다.

    반대로 처음부터 법적 대응을 통해 배상책임을 최소화하거나 없애 보자 제안했던 임원들은 결과적으로 큰 예산을 쓰기는 했지만, 배상에 대한 책임을 면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는 이야기를 한다. 배상이라는 것이 기록에 남기 때문에 전례가 될 수 있어 이렇게 라도 대응해서 처리한 것이 최선이었다는 이야기도 한다.

    대표이사는 결과적으로 예산은 초과되었지만, 법적 대응은 잘 한 것이라는 이야기로 사내 논란을 잠재웠다. 홍보실에서는 그간 입은 회사 명성과 데미지를 걱정하고 있다. 그러나 그 걱정은 회사 구성원 대부분이 공유하는 것은 아니었다. 여러 부서에서도 법적 대응이 좋은 결과로 돌아왔다면서 법무팀을 칭찬하고 있다. 결국 홍보실을 비롯 초기 배상을 통해 빨리 위기를 관리하자 했던 임원들은 순진한 아마추어가 되어 버린 것이다.

    1. 사내 비리나 문제를 대대적으로 발표하는 전략

    일반적으로 사내 비리 이슈나 문제는 회사 스스로 어떻게 든 외부로 새어 나가지 않게 하려 한다. 그것이 상식이다. 만약 밖으로 일부가 새어 나가도 그에 대해 부정하거나 컨펌 하지 않고 대응을 로우 프로파일로 한다.

    그러나 이번에는 달랐다. 회사의 비리 문제를 대대적으로 발표하고, 검찰에 고발 조치와 함께 뼈를 깎는 개선책을 내 놓겠다 하이 프로파일하며 커뮤니케이션 하기 시작한 것이다. 대표이사의 강력한 지시 사항이어서 홍보실도 발표를 하며 고개를 갸우뚱했다.

    당연히 회사가 발표한 비리문제에 대해 언론과 여론의 질타가 이어졌고, 나름대로 발표한 개선책은 그리 주목 받지 못했다. 검찰은 물론 국회에서까지 그 문제에 주목하고 회사 책임자를 소환하는 등 난리가 벌어졌다. 고객들과 주변 이해관계자들도 화를 내며 회사에 대한 실망을 표현하기 시작했다.

    왜 그런 이상한 결정을 했을까? 대표이사가 사내 비리 척결에 대한 의지가 강해 그런 결정을 했을까? 사내에서 도는 이야기는 달랐다. 전임 대표이사가 해당 비리에 깊숙이 연결되어 있다는 이야기가 도는 것이다. 신임 대표이사가 이사회에 자신을 어필하기 위해 전임 대표이사와 관련된 비리 내용을 공개하고 커뮤니케이션 한 것이라 한다. 결국 파벌을 거느리고 신임 대표이사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려던 전임 대표이사는 구속되었고, 그 사내 파벌은 자취를 감추었다.

    홍보실은 그 과정에서 힘든 고민이 많았고, 언론으로부터 엄청난 공격을 받았지만, 사내에서 이번 위기관리는 아주 성공적이었다 평을 하고 있다. 회사내 정치적 문제들이 깨끗하게 정리되었다는 것이다. 위기를 바라보는 시각이 이렇게 같은 회사에서도 다를 수가 있다.

    1. 위기 때 대형 프로모션으로 위기를 관리하는 전략

    홍보실에서는 절대 그것이 상식적이지 않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상당히 심각한 위기에 빠져 있는 회사가 마케팅부서의 아이디어를 듣고 대형 할인 프로모션을 개시한 것이다. 마케팅에서는 일종의 주목분산 전략이라고 하면서, 회사가 감내할 수 있는 최대 수준의 할인을 제공하면서 매출을 자극하고 있는 것이다.

    영업에서도 일단 이전 위기상황에서는 판매가 전혀 안되던 상태였는데, 대대적 프로모션을 개시하니 하나 둘 다시 고객들이 매장을 찾기 시작했다며 반색하기 시작했다. 결국 몇 달간 매출이 위기 이전보다 훨씬 좋아졌고, 언론에서도 이 결과를 보도하기 시작했다. 일부 언론에서는 소비자들이 바보라 지적하면서 그 회사의 위기관리 전략이 비상식적이라 비판했다.

    회사 내부에서는 이렇게라도 위기를 관리했다는 것에 의미를 두자는 분위기다. 어차피 팔리지 않을 제품을 프로모션을 통해 털어 냈다는 것도 의미 있다는 이야기를 한다. 홍보실에서는 실제 문제가 된 건에 대해서는 회사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서, 프로모션에 심취해 있는 회사 분위기를 개선해 보려 노력했다.

    그러나 대표이사는 이렇게 라도 긍정적 결과들이 이어지면 위기는 관리되는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 고객들은 어차피 프로모션에 넘어가게 되어 있다며, 멋진 위기관리 아이디어를 낸 마케팅을 치하하고 있다. 결국 위기 상황에서의 프로모션은 상식적이지 않다 이야기했던 홍보실과 몇몇 임원들에게는 부정적이고 소극적인 사람들이라는 평가만 돌아왔다.

    이상의 상식을 뛰어 넘는 위기관리 전략들을 보면, 과연 우리가 공유하는 상식이라는 것이 어떤 것일까 하는 고민을 하게 된다. 그 상식이 곧 성공적이라거나 적절한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하게 된다. 반대로 상식을 뛰어 넘거나 비상식적이라 불리는 것들이 무조건 나쁘거나 위험한 것일까에 대한 생각도 다시 하게 된다.

    같은 위기라도 각 회사마다 각기 위기관리 목표는 다르기 마련이다. 그 목표가 일부 정치적일 수도 있고, 그 목표 자체가 비상식적일 수도 있다. 그것이 현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당연히 위기관리 전략도 종종 상식을 뛰어 넘거나 비상식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무엇은 옳고 무엇은 그르고의 문제라기 보다는, 사내에서 어떤 위기관리 목표를 세우고 있는가에 대한 충분한 내부 공유가 필요하다는 정도가 중요한 교훈이 되겠다.

  • 알면서도 못하는 위기관리, 그 100개 증상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더피알 제100호 발간을 축하하면서 위기관리와 관련한 특별한 리스트를 만들어 보았다. 100번을 강조해도 모자라지 않을 고질적 100대 위기관리 실수(Don’ts) 리스트.

    1. 어떤 위기가 발생할 거라는 걸 알면서도 대비 하지 못한다.
    2. 올 것이 왔다 생각한다.
    3. 내가 (우리가) 그럴 줄 알았다 생각한다.
    4. 우리가 몰라서 대비 못 한 게 아니라 하소연한다.
    5. 알았는데도 막상 일이 벌어지면 당황한다.
    6. 일선에서는 진짜 놀라 허둥대느냐 상황 파악이 잘 안된다.
    7. 가끔은 언론이나 온라인보다 회사의 위기 상황 감지가 더 느리다.
    8. 위기관리팀이 제대로 구성이나 소집되지 않는다.
    9. 위기관리팀이 서로 유선과 무선 그리고 메신저로만 커뮤니케이션 한다.
    10. VIP와는 상황 초기에 통화가 잘 안된다. 계속 통화 중이다.
    11. 일선과 임원들이 부서별로 각자 대책을 마련한다.
    12. 위기관리팀은 있는데, MC역할 하는 임원이 정해 있지 않다.
    13. 위기관리팀이 소집은 되었는데, 상황파악에 하소연을 상당시간 동안 반복한다.
    14. 해당 위기상황과 관련한 사내 원칙이나 철학이 없다. 입장에 연결이 안된다.
    15. 예전에 유사 위기를 겪은 기억은 있는데, 어떻게 대응했는지 아무도 잘 모른다.
    16. 위기관리팀에 VIP가 참여하지 않는다. 결정내용을 VIP에게 따로 리뷰 받아야 한다.
    17. 일선에서는 위기 상황관련VIP보고용 파워포인트를 만드느냐 눈코 뜰 새가 없다.
    18. 언론과 온라인이 들끓기 시작했는데, 별반 입장정리가 안된다.
    19. 홍보실 일선에서는 홀딩메시지를 넘어 조금씩 애드립이 나오기 시작한다.
    20. 일부 임원들이 홍보실에게 일단 기사를 막으라고 한다.
    21. 몇몇 기사라도 막아보려 데스크를 방문하느냐 홍보임원이 위기관리팀 미팅에 참석 못한다.
    22. 공장, 매장, 지점, 지사, 온라인, 언론 창구, 대관 창구들이 하나씩 무너져 가고 뚫린다.
    23. 내외부 전문가들과 전직 임직원들이 개인 주장들을 언론에 전한다.
    24. 언론에서는 왜 아무런 공식 입장을 내 놓지 않느냐 추궁한다.
    25. 잘 모르는 실세들이 위기관리팀 미팅에 등장해 선문답을 한다.
    26. 핵심 임원들이 여기저기에서 언론이나 온라인 부정 게시물을 받아 VIP에게 일러 바친다.
    27. 홍보실을 건너 뛰고 여러 대응방안들이 강구된다. (특히 언론 중심)
    28. VIP의 의중을 아무도 모르는 듯 하다.
    29. VIP께서 홍보실은 지금 뭘 하고 있는가 물으신다.
    30. 사내에서 별별 루머가 돈다. 정치적으로 책임을 전가하려는 조짐이 보인다.
    31. 이슈를 크게 만들고 있는 원점에게 소송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32. 배상, 보상, 리콜, 사죄, 책임….이런 이야기가 금지어가 된다.
    33. 로펌의 의견을 중심으로 여론을 무시, 회피한다.
    34. 일부 일선에서는 확실한 지시가 내려오지 않자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일을 시도해 본다.
    35. 공식입장문을 쓰라 했는데, 여러 부서가 달려 들어 각자 초안을 잡는다.
    36. 홍보실이 쓴 초안을 가지고 법무, 대관, CS, 비서실 등에서 한참 리뷰한다.
    37. 완전히 수정된 당황스러운 입장문이 홍보실로 내려온다.
    38. 공식입장문의 적절하지 않은 메시지로 인해 더 큰 공분이 조성된다.
    39. 일단 사과광고라도 하자는 의견이 나온다.
    40. 예산을 가지고 여러 부서가 고민하고 다툰다.
    41. 사과광고에 실을 문구를 마케팅팀이 광고대행사로부터 초안을 받아온다.
    42. 매체력을 기준으로 사과광고를 일부만 한다. 예산이 없다는 이유를 댄다.
    43. 제외된 언론에서 쏟아지는 비판 때문에 홍보실만 더 힘들게 된다.
    44. 일부 언론에서 홍보실에서 애드립 한 메시지를 침소봉대해서 부정 기사들을 만든다.
    45. 위기관리팀 회의에서 전체 출입 매체들을 대상으로 사과광고를 한번 더 하자 한다.
    46. 사과기자회견 이야기가 나오니, VIP가 나가지 않겠다 하신다.
    47. 사과기자회견을 열었는데, VIP께서는 질의응답에 참여 안 하신다.
    48. 준비 덜 된 사과 기자회견을 한다. 질의 응답에서 기자들이 화를 낸다.
    49. 사과기자회견을 했는데, 오히려 부정기사들이 더 나온다.
    50. 장기간 여론이 잠잠해 지지 않자 정부기관이 나선다.
    51. 압수수색을 받는다. 그리고 또 받는다.
    52. 관련자들과 VIP를 대상으로 하는 소환 조사가 개시 된다.
    53. 소환 받은 정부기관 정문 앞에서 핵심 인사들이 다시 사과를 한다.
    54. VIP께서 개인 인맥을 동원하기 시작한다.
    55. VIP에게 훈수 두는 여러 전직관료들과 영향력자들이 어지럽게 움직인다.
    56. 완전하게 공식 위기관리팀과 외부 비선그룹의 실행이 이원화 및 다원화된다.
    57. 비선 그룹이 어지럽게 접근 하면서 언론에는 더 많은 정보들이 흘러 들어간다.
    58. 정부조사 기관별로도 검증되지 않는 정보들이 흘러 나와 기사화된다.
    59. 회사가 온라인과 소셜미디어 상에서 우스꽝스러운 주제로 다루어 진다.
    60. VIP와 핵심 임원들이 홍보실에게 온라인에서 무엇이라도 해 대응하라 한다.
    61. 다급해진 홍보실은 온라인에서 밀어내기, 물타기, 인플루언서, 유명 지인들을 통해 뭐든 한다.
    62. 시민단체와 여러 이해관계자 공분이 없어지지 않으니 내부에서는 이제 침묵하자 한다.
    63. 뒤 늦게 향후 시나리오를 챙겨보자는 이야기가 나온다.
    64. 위기관리팀에서 천천히 정신승리 관점이 개진된다. 일부에서는 음모론까지 보고한다.
    65. 약간 늦은 감 있지만 지금이라도 확실하게 원점을 관리하자는 의견이 다시 무시된다.
    66. 대신 강력한 대응, 무대응, 무시, 참고 견디기 의견이 득세한다.
    67. 소송 대응을 한다는 목적으로 VIP와 로펌만의 미팅이 많아진다.
    68. 로펌을 계속 바꾼다.
    69. 홍보실과 대관부서에서는 그 이후 별반 정보를 공유 받지 못한다.
    70. 홍보실에서 출입 및 지인 기자들을 통해 정보 입수 보고하나, VIP에게 도달하지 못한다.
    71. 위기관리팀이 붕괴된다. VIP와 핵심 임원들만 모처에서 모인다.
    72. VIP 가족들도 홍보실과 여러 실행부서에게 다양한 지시를 내린다.
    73. 문의 기자들에게 “드릴 말씀이 없다”는 메시지만 반복하게 된다.
    74. 홍보실이나 관련 임원들이 몰랐던 스토리들이 여기저기서 기사화 된다.
    75. VIP 출두를 앞두고 커뮤니케이션 전략이나 조언을 짰으나, VIP를 뵐 수가 없다.
    76. 출두 시 포토라인 앞에서 몇 마디 하시기로 했는데, VIP가 당황하시어 그냥 밀고 들어가셨다.
    77. VIP께서 조사를 마치고 나오시다가 기자의 질문을 몇 개 받으셨는데 실수를 하셨다.
    78. 여기 저기에서 위기 상황과 관련해 추가 제보들이 이어진다.
    79. 블라인드와 카카오톡 등에서 민감한 사내 정보들이 지속 업로드 된다.
    80. 무분별한 사내 정보 유출을 금하라는 내부 공문이 또 외부로 공유된다.
    81. 영업직원을 중심으로 일선에게 보낸 위기 대응 지시사항 문자가 공유된다.
    82. 아직도 민감한 시기인데 마케팅 부서에서 슬슬 다시 프로모션을 시작한다.
    83. 일부 온라인 매체 기사를 네고 해서 뺐는데, 그게 소문이 나서 장이 섰다.
    84. 홍보실에서 어떻게든 관리해 보려 불철주야 기자들과 만남을 가진다. 청구서는 쌓여간다.
    85. 원점관리를 위해 투자했으면 좋았을 큰 예산을 사후 로펌에게 지급한다.
    86. 위기관리를 위해 지출한 예산을 사후에 감사(監査)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87. 일반 부서들은 체념하고 현장으로 돌아가 일찍 퇴근한다. 일부 부서만 계속 긴장이다.
    88. 주가가 약간 반등하고 있다면서 위기 종결을 이야기한다.
    89. VIP 주변에서 이 정도면 선전한 것이라 정의하는 사람들이 나오기 시작한다.
    90. 일부 부서들이 제 역할을 처음부터 해 주었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91. 획기적인 기업 이미지 턴어라운드 플랜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광고 중심)
    92. 일부 임원들이 실형 수준 판결을 받고, 과징금이나 벌금을 추징당한다.
    93. 집단 소송의 대상이 되어 지루한 재판이 시작된다.
    94. 몇몇 일선에서 위기관리 실행하던 임직원들이 과로를 하고, 사표를 낸다.
    95. 그 와중에 다른 위기상황이 추가로 터진다. 다시 앞의 프로세스를 반복된다.
    96. 위기관리 실패라며 홍보임원과 위기관리 담당 임원을 경질한다.
    97. VIP가 위기상황에서 누가 무엇을 했는지 정확히 모른다. 위기관리팀의 존재도 잘 모른다.
    98. 매뉴얼 때문이라며 위기관리 매뉴얼을 만들라고 지시한다.
    99. 정치권, 행정부처, 검찰, 국세청, 식약처…등등의 출신인사들을 대거 영입한다.
    100. 얼마 후 다시 똑같은 위기관리를 반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