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법적 분쟁·수사

  • M&A comm-12(final)

    여론 마당에서는 이겼는데 왜 본 게임에서는 졌을까?

    경험상 M&A Communication의 핵심은 이렇다고 생각한다.

    1. 처음부터 마지막 까지 존재하는 chaos를 communication 활동으로 어떻게 관리하는가?
    2. 다른 M&A 전문가들(컨소시엄멤버들, 자금라인들, 법률자문들, 회계자문들, 경영자문들, 정부 로비스트들 그리고 가장 중요한 비딩에 참석한 기업들의 owner들) 과 어떻게 message와 strategy를 align하는가?
    3. 게임이 진행중일 때는 어떻게 극단적인 performance를 보여주고, 게임이 끝났을 때는 얼마나 완벽하게 평상으로 돌아가는가?

    특히, 3번의 경우 ‘게임시의 커뮤니케이션 활동들로 인한 후유증(!)을 얼마나 깨끗하게 남기지 않는가’ 하는 것이다. (마치, 최근 한라당 경선 과정에서 이후보와 박후보간의 설전이 후보선출 후 후유증을 남기지 말아야 하는 것과 비슷하다) 그러나 사실 이것 처럼 어려운 것이 없다. 어떻게 보면 불가능하다고 봐야 한다. 발을 뺄 장소를 돌아보면서 싸우면 어떻게 이길 수 있는가 말이다. (스파르타!^^)

    왜 이 핵심들에 대해 이야기를 먼저 하는가 하면…우리는 경쟁사에 대한 이런 negative campaign을 끝내고 나서 일정 기간 동안 아주 호된(!) 반격들을 당했었기 때문이다. 그 이후 본사 중국 오피스 PR VP가 한국에 와서 내게 한 말…”Now I understand why they are doing like that…Huh Huh… James, You need to understand them too. Right?”

    결국 경쟁사는 J 소주 인수에 대한 공정위의 조건부 승인을 받아 냈다. 심사 위원 9명중 과반수 이상의 조건부 승인 의사를 반영한 것이다.

    우리의 패배원인을 분석해 보면;

    1. 경쟁사 대비 로비력의 열세 (전략, owner의 의지, 투자, 기존 네트워크…)
    2. 중반 이후 유럽 본사의 관심 소멸 (우리는 중반 이후에 별동대 처럼 싸워야 했다)
    3. 사내 정치적으로 본 프로젝트에 많은 힘이 되어준 AP 사장이 사내적으로 정치적 약화
    4. 우리 회사 사내에 만연한 패배의식
    5. 우리 회사 구성원들의 특수성
    6. 정부차원의 암묵적 관여

    각각의 원인들에 대해 간단하게 부연하면;

    1. 경쟁사 대비 로비력의 열세 (전략, owner의 의지, 투자, 기존 네트워크…)

    우리는 이미 경쟁사와 공정위를 사이에 둔 경쟁에서 무참하게 패배한 전력이 있었다. 경쟁사가 천연 암반수를 강조하는 광고를 개시 했던 90년대 초반, 시장 우위에 있던 우리는 공정위에 경쟁사가 맥주 용수로 강조하는 천연 암반수의 현실에 대해 증거를 제시하면서 과장/허위광고 건으로 공정위에 제소한 적이있다. 분명한 과학적 조사결과에 따른 제소건에 대해 무참하게 어떻게 보면 어이없이 우리는 패배했다. 그 만큼 경쟁사의 공정위 네트워크를 비롯한 대정부 로비력은 강력하다. 한국적인 오너기업이라는 특수성도 존재한다. 일부기자들의 말을 빌리면 “입장을 바꾸어 놓고 생각해 봐. 3조 4500억원을 써내고, 3천 450억원을 인수 보증금으로 넣어 논 기업의 오너가 만약 공정위가 승인 불가 결정을 내리면 그 보증금을 날리게 된다는 위기의식을 가지고 있다면 말이야. 눈이 뒤집히는데 막말로 300-400억원이 아깝겠나? 나 같아도 그렇겠지…” 동의한다. 반면에 우리는 중반 이후로 넘어가는 시점에 겨우 재경위 국회의원 명단을 얻어 각개 전투를 시작했다. 아무리 로비스트가 있어도 로비는 기업에서 하는 것이다. 로비스트는 거간꾼 일 뿐이다. 막판까지 누가 공정위의 해당 건 심사위원단으로 구성될런지…아무도 몰랐다. 극단적으로 우리 회사에서 골프를 치는 최고 경영진은 한명밖에 없었다. 은퇴를 내일모레 남겨둔 임원 분…

    2. 중반 이후 유럽 본사의 관심 소멸 (우리는 중반 이후에 별동대 처럼 싸워야 했다)

    2005년은 벨기에 본사와 브라질 본사간에 한찬 이사진 구성을 통해 파워게임이 진행되고 있던 시절이었다. 현재는 브라질 그룹이 승리를 해서 전세계 경영권을 장악했다. 이 시절에 한국이라는 변방에서 일어나는 소모적(?)인 프로젝트는 당연히 관심 밖이 었다. 또한 본사 차원에서는 경쟁사가 더욱(?) 강력해 진다고 해도 어짜피 2개 회사의 과점 체제하에서 생존(!)은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던 것이다. 본사적인 시각에서는 단편적으로 수억명 인구의 남미 전체 맥주 시장 점유율 60% 이상을 차지하는 초 국경적회사 A사를 인수(합병)하는 금액이 약 9조원 가량이었다. 반면에 세계적으로 성장가능성이 없는 지역주인 소주회사 하나를 인수하기 위해 겨우 인구 4000만명의 변방에 3조 4500억원을 투입한다는 게 말이 되는가. 처음에는 한국 지사 차원에서 이것은 ‘위기’라는 신호를 보내서 주목했었지만… 결국 본사에서는 ‘so what…don’t care…not a big deal…’하는 반응이 오고 있었다.

    3. 사내 정치적으로 본 프로젝트에 많은 힘이 되어준 AP 사장이 사내적으로 정치적 약화

    본사와의 연결고리가 되어주고, 우리들의 프로젝트 성과에 매주 박수를 보내주었던 AP 사장도 사내 정치적인 입장에서는 자유롭지 못했다. 유러피언이었던 그는 결국 브라질 경영진에게 큰그림을 보지 못하는 인사로 간주되었고…이 프로젝트에 대한 관심이나 지원을 이끌어 내는데 실패했다. 결국 그는 2005년말경에 회사를 떠났다. 현재 세계적인 모 콜라 회사의 유럽사장을 하고 있다. (이 분을 추종하는 유러피언들과 미국인들은 지금 다 그와 함께 일한다…)

    4. 우리 회사 사내에 만연한 패배의식

    시잠점유율을 반전 당한 90년대 중반이후 10년간 반복되어진 시장에서의 실패들은 우리 회사 임직원들에게 뿌리 깊은 패배의식을 만연하게 했다. 이 프로젝트 당시에도…”우린 이제 가망이 없다. 도매상들의 반응을 봐. 이제 우린 진짜 마이너가 되가고 있어…”라는 의식이 밑바닥에 자리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때 뛰어 다니는 우리들을 바라보는 시각은 그리 희망적이지 않았다. 마치 암말기 환자가 그를 위해 신약을 구하러 뛰어 다니는 자식을 바라보는 눈빛이었다 할까…되면 좋지만…하는 그런…

    5. 우리 회사 구성원들의 특수성

    우리회사는 98년 당시 벨기에 회사가 최초 회사를 인수했고, 99년에 현재 J소주가 만들던 맥주회사 C사를 추가 인수해 만든 컴비네이션 회사다. 따라서 주된 사내 구성원들을 분류해 보면 전통적인 D그룹의 O맥주회사 출신들 + J소주에 입사해 C맥주를 만들던 J소주회사 출신들 + 외국회사화 된 이후에 들어온 외국계 기업 출신의 외인부대들이다. 그러나 해당 프로젝트는 J소주 회사의 성공적인 회생을 어떻게 보면 방해하는 프로젝트였다. 물론 경쟁사 인수를 방해 하는 것이 목적이었지만, J소주사에서 볼 때는 훼방꾼이었다. 당연 친정이 J사인 우리회사의 내부 인력들 일부는 어떤 마음이었을까? “거…그렇게 극단적이게까지 우리가 대응할 필요가 있을까…” 이런 반응이 당연하다. 사실 우리측의 정보에 대한 leaking도 일부 존재했다.

    6. 정부차원의 암묵적 관여

    환경적으로 이 부분이 가장 유효하게 경쟁사의 J소주 인수를 가능하게 한 요소라고 본다. 여론과 정치권의 인식은 확연히 다르다. 명분이라는 측면에서 국민경제와 연결이 되어있는 J소주사를 다시 유찰 시키는 것은 곧 정치적인 부담이었다. 또한 외국자본과 민족자본의 논리로 맞서는 구도설정 자체가 정치권에는 명분을 주었다. 참으로 비참한 이야기지만, 아직도 정치권의 명분인식에는 문제가 있다. 항상 그렇지만…우리에게 유리하면 글로벌이고, 불리하면 민족자존이다. 이 ‘암묵적 관여’라는 것이 얼마나 PA부분에서 힘을 발휘하는지…정확히는 겪어 보는 사람만 안다.

    패자는 말이 많다. 그러나 왜 패배했는지에 대한 learning이 없으면 그 다음의 승리는 없다. 패배에 대한 변명이라기 보다는 분석이라고 보면 된다. 이 분석요소들을 뒤짚어 보면 얼마나 경쟁사가 우수했는지를 알수 있다. 승리자는 항상 존경받아 마땅하다.

    마지막으로 PR이라는 것, Communication이라는 것, 그리고 여론이라는 것. 이런 것들이 홀로는 아무런 효과가 없다는 것이다. 여러가지 환경적인 요소들과 부문들이 함께 어우러질 때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단순하고 빈약한 진실을 그렇게 오랬동안 고생하면서 깨달았다.

    기본적으로 사람은 바보다. 경험해야 똑바로 아는 동물이기 때문에…

  • M&A comm-11

    그렇게 말 그대로 투쟁의 3개월여가 지났다. 공정위가 H사의 J사 인수를 ‘공정위’적인 시각에서 검토하여 승인, 불승인을 가리는 운명의 날이 왔다. 2005년 7월 20일.

    그 동안의 우리 내부적 변화라면, 전체적으로 장기전에 지치기 시작했다. 법률자문팀은 공정위에게 우리가 주장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자료들을 제공하면서 우리의 논리를 전달했고, 경제학 자문팀은 왜 H사의 J사 인수가 문제가 예상되는지에 대해 꼼꼼하게 문서를 꾸며 법률자문단을 지원했다.

    법률자문팀은 때때로 여론에서 제시한 (사실은 우리가 개발한) 기사자료들을 직접들고 공정위에 제시하기도 했다. 어떻게든 그들의 판단에 도움이 될 것 같으면 일단 진행하고 변화를 기다렸다.

    최초 본사에서 내려온 방침은 ‘불승인’을 이끌어 내라하는 것이었다. 후반기에 들어가니 법률자문과 경제학 자문팀의 피드백을 받아가면서 점차 ‘조건부 승인’쪽으로 감이 기울어 가고 있었다. (겉으로 말은 안하지만 담당자들과 자문단들이 그냥 공유하는 감이란게 있다…)

    공정위측의 반응은 지속적으로 ‘불승인’이 옳다는 것으로 전해져 오고 있었다. 어느 상황을 따라야 할찌, 용기를 갖어야 할찌, 포기해야 할찌…아무도 결정을 못했다.

    7월 20일. 공정위의 심사평가단이 회의를 시작했다. 총 9명으로 구성된 정부 및 민간전문가 그룹이 H사의 J사 인수가 과연 반시장적 반소비자적인지 아닌지를 그 자리에서 판단을 해 결정을 내리는 수순이다.

    아침부터 기자들에게 돌아가면서 전화가 온다. 한 기자마다 한 30분에서 한시간 단위로 계속…

    하루종일..”우리는 불승인을 간절히 원합니다. 시장과 소비자들을 위해 현명한 결정을 기대합니다.”라는 멘트를 수백번 반복했다.

    오후가 또 지났다. 점심을 먹지도 않고 시시각각 현장에서 보고되는 그리고 나의 핸드폰 문자로 찍히는 우리 정보통들의 업데이트를 받으면서 마음을 졸였다.

    우리 정보통들의 현장 반응 스케치들도 시시각각 또는 소스별로 달라 어떤게 정확한 것인지 알길이 없다. 맨처음에서도 언급한 것과 같이 M&A Communications의 가장 큰 특성은 Chaos다.

    퇴근시간이 지났다. 현장에서 “결심이 아마 저녁에나 날 것 같다”는 소식이 들린다. 8시가 되니 모두가 지쳤다. 같이 자리에서 맘을 졸이던 상무 두분이 나에게 저녁이나 먹으면서 기다리자는 제안을 한다.

    회사앞 밥집에서 저녁을 먹으면서…서로 누가 말하지도 않았는데…맥주에 소주를 섞어 돌리고 있었다. 주거니 받거니…

    “최선을 다했으면 된거야. 결과는 그 다음이지. 결과가 좋으면 좋은거고, 아니면 그건 네가 부족해서 그런게 아니니까…너무 마음 졸이지 마라”

    상무님의 위로를 받지만…아직도 기대는 지지 않는다.

    9시경이 되니…내 휴대폰에 문자가 갑자기 폭증 한다. 약간 취한 술김에 문자들을 연속적으로 확인했다.

    ‘조건부 승인 될 듯…’ ‘조건부 승인 분위기…’ ‘조건부…’

    암울했다. 조건부라니…승인이면 승인이고 불승이면 불승인이지…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도 아니고…뭐 이딴…바로 사장님에게 휴대폰으로 보고를 드렸다. “예, 정팀장 알겠습니다. 수고했어요”

    그후로 부터 10여분후…마치 댐이 터진듯 출입기자들의 전화가 밀려왔다. 상무님들과 시끄러운 밥집에서 조용한 곳으로 자리를 바로 옮겨 기자들의 질문에 답했다. (이미 승인, 조건부승인, 불승인에 맞추어 official statement가 정해져 있었다…)

    답변은 “공정위의 판결에 유감이다. 조만간 가능한 대응 조치를 강구하겠다” 이상이다. 하지만 기자들이 누군데 이런 판에 밖힌 ‘버터’ 답변에 만족하고 전화를 끊을까…여러가지 물어 본다. 거의 급히 소설들을 만들 기세다.

    친한 몇몇 기자들은 질문 말미에 한마디씩 위로의 말을 던진다…또 같이 공정위의 결정에 대해 말도 안된다는 반응으로 나의 우울함을 같이 해주었다.

    “수고했어. 고생두 했고…이젠 좀 쉬어라” “당신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 쫌 쉬어 이젠…” “왜 울어? 정신을 차리고 그냥 집에가…괜히 화난다고 술 푸지 말고…”

    내가 울고 있었나보다…지금까지 반년간 고생했던 날들을 생각하면서…만났던 기자들의 얼굴들을 하나둘씩 떠올리다 보니…눈물이 난 거 같다. 또 모두 쉬라는 말을 한마디씩 공히 해주는 걸 보니…혼자 뛰어 다녀야 했던 내가 그동안 안쓰럽기도 했나보다.

    많은 것들을 배우고, 경험하고, 성장했던 기간이었다. 원 없이 최선을 다했다.

    밤 11시경…기자들의 문의가 잦아들면서 정신을 차리고 주변을 돌아보니 두분의 상무님들과 그동안 우리에게 호의적인 입장을 견지해준 기자들 여러명이 나를 둘러 보고 앉아 있었다.

    그래 내일도 해는 뜰꺼야…

    거기에 모인 모든 사람들은 그날…모두 필름이 끊기도록 ‘뒷풀이’를 했다. 쓸쓸한 뒷풀이를 함께해 준…고마운 보쓰들..고마운 기자들…

    (다음편은 마지막편으로 왜 우리가 결과적으로 패배했는지에 대한 정리를 하겠습니다)

  • M&A comm-10

    우리는 이 프로젝트를 Plan B라고 불렀다. Plan B팀은 공정위가 H사의 J사 인수를 승인하는 것을 막아내라는 것이 미션이었다. Plan B팀은 크게 로비스트 및 법률 자문 그룹, 경제학 자문 그룹 그리고 PR자문그룹으로 구성되었다.

    공정위에 대상으로 우리와 시장의 입장을 개진하고, 커뮤니케이션 라인을 구성하는 것이 법률자문 그룹이 하던 일이었다. 전직 공정위 간부 출신의 법률 자문 그룹단이 지원을 개시했다.

    경제학 자문 그룹은 국내 최고학부의 fair trade 관련 교수들로 구성되었다. 이들은 왜 H사의 J사 인수가 반시장적이고 반 소비자적인지 어떻게 공정한 경쟁을 해할 것인지를 학문적으로 규명하여 공정위측에 전달하는 것이 주 업무였다. 물론 법률자문단을 통한 의견 전달이었다.

    우리 PR그룹은 수면하에서 움직이는 것을 전제로 하여, 끊임없이 우리의 주장을 지면과 화면으로 끌어 올리라는 명령을 받았다. 여론을 움직여 공정위에게 영향을 주겠다는 의지였다.

    모두 상당한 시간들과 열정을 투자하면서 최선을 다했다. 우리는 매주 금요일 오전 9시부터 3-4시간씩 weekly review meeting을 몇달간 계속했다. 이 자리에는 아시아태평양 사장과 아태지역 법률, 경영 및 PA자문 담당임원들을 포함해 우리 로컬의 Plan B팀까지 약 20여명이 함께하는 대규모 전략회의였다.

    이 회의에서는 지난 한주 동안 각 팀들이 진행한 활동들과 그 결과 보고, 그리고 향후 활동 계획들과 예상 결과등을 순서대로 발표했다. 또한 공정위의 심사 과정에 대한 변화들에 대해 업데이트 받는 시간들이었다. 영어와 한국어가 섞여 열리는 회의였고, 몇명의 통역 비서들이 배석했었다.

    PR팀에서 4개월간 진행했던 600여개 이상의 기사들이 이 자리에서 하나 하나 리뷰되었고, 그 방향성에 대해 공유가 되었다. 가끔씩은 법률자문이나 경제학 자문팀에서 “너무 과한것 같다…”할 정도로 PR팀은 공격적이었고, 적극적이었다. 그 만큼 PR팀은 절실했다. 열정이 많았다는 표현이 더 어울렸다.

    PR팀 퍼포먼스의 백미는 두가지였다. 그 첫째가 S방송사 아침뉴스 시간에 약 10여분 이상 동안 H사의 J사 인수 이슈들을 우리의 시각을 중심으로 이슈 추적형식의 보도를 따냈던 것이다. 마침 그날이 금요일이었고, 시간대도 우리가 weekly review meeting을 진행하는 바로 그 시간이었다.

    우리팀은 회의를 진행하면서 회의실 벽면의 대형 TV를 켜놓고 있었다. 마침내 보도가 시작되었고, 20여명의 우리 회사 내외국인들이 그 보도를 한참동안 감상(?)했다. 한국인 사장과 임원들은 그 보도를 지켜보면서 가끔씩 “와~” “어휴~”하면서 너무 심하게 우리편을 들어주는 뉴스제작팀을 놀라와했다. (당시 호 선배 회사의 한 클라이언트도 이 보도 때문에 S방송사에 강력하게 컴플레인 한 것으로 안다…죄송…어쩔수 없었어요~)

    보도가 끝나고 아태지역 사장인 P사장이 말문을 열었다. “Great. excellent job, guys” 그는 해당 보도가 우리가 말하고 싶은 모든 키메시지들을 훌륭하게 담아내었다는 것을 치하했다. 이 보도이후에 공정위측의 반응에 대해 보고해달라고 법률자문팀에 주문했다. 한국인 사장께서는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면서 “수고했다” 웃어주었다. 사실 직장생활은 이 맛에 한다. 새벽까지 힘들어 혼자 울기도 했었는데…사장의 이런 웃음이 다시 전의를 불타게 했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우리는 그로부터 얼마후 K방송사 보도를 하나 더 추가했다.

    두번째 백미는 모 메이저 리서치 회사를 통해 주류도매상들의 반응을 조사해서 발표하게 작업을 한 것이다. 시장 당사자인 우리가 진행하는 도매상 반응조사는 언론에서 공정성을 평가 받지 못하기 마련이다. 따라서 우리는 리서치 회사가 단독으로 이슈를 조사해 발표하는 형식으로 지원을 했다.

    기자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사실 이 아이디어는 출입기자들이 궁금해 하는 바로 그 점에 착안한 것이다. 기자들은 우리에게 “너희들이야 경쟁사이니까 경쟁사가 인수하는 것을 싫어하겠지만, 도매상들은 어떤 반응이냐? 만약 도매상들이 반대한다면 그것이 시장의 여론 아니겠느냐?” 그렇다 항상 이슈관리에서 답은 기자들에게서 나오곤 한다. 기자들이 논리적으로 궁금해 하는 것을 채우기만 하면 이슈관리는 반은 성공한다고 본다.

    조사결과가 여러 매체에 언급이 되고 전체적인 분위기가 반 H사 정서로 굳어지고 있었다. H사에서는 이 리서치의 배후가 누구냐에 촛점을 맞추어 우리를 매도했지만 그 증거는 없었다. 몇몇 기자들도 이 자료 자체에 대해 신뢰를 두지 않는 기자들도 있었지만, 그들의 개념정립에는 도움이 되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서 법률자문이나 경제학 자문팀에 속한 변호사들과 교수들도 PR이 얼마나 이슈관리에 있어서 강력한 포스를 발휘하는 지 직접 목격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고 말했다.

    2005년 당시의 회사생활은 “우리가 우리 회사를 살릴 힘이다”라는 생각에 너무나 행복했다. 우리회사를 사랑하고 직원들과 그 가족들을 생각하면서 어금니를 깨물고 다녔다. 그 만큼 당시 경쟁상황은 비장했었다…

    ((P.S.)) 보통 오전에 인터뷰들을 했는데 얼굴이 말이 아니다. 하긴 바로 몇시간전까지 술을 마셔대고 있었을 때니까…이젠 쉬고 싶다. 진짜…

  • M&A comm-8

    플랜 B 캠페인

    새벽까지 술을 마시고, 새벽같이 일어났다. 다른날들 보다 더 일찍 회사에 출근했다. 오전에 예정된 대책 회의를 위해서 준비를 했다. PR팀에서는 어떤 대응을 제안할 수 있을까?

    사장님이 주재하는 회의에 본사에서는 컨퍼런스콜로 들어와 있었다. 사장님은 경쟁사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소식을 간략하게 브리핑했다. CFO께서는 경쟁사가 제안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 인수금액에 대해 정확한 액수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일단 3조원대는 넘는다는 이야기 뿐. 일부 중역들은 “미쳤군…미쳤어…”라고 중얼거렸다.

    사장님은 각 부문에서의 타격예상치를 산정하라고 지시했고, 이에 대한 대응을 강구하자고 했다. 본사에서는 이를 위해 플랜B팀을 빠른시간내에 만들어 실제 활동을 진행하라고 지시했다.

    본사 변호사들은 이번 경쟁사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대해 ‘독과점법’ 저촉 사실을 강조했다. 그들의 경험에 의하면 일단 공정거래위원회측에서 이러한 대형 독과점 합병을 간과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었다.

    사실 80-90년대 D그룹이 O맥주를 가지고 전체 맥주시장 점유율 70%에 올랐을 때, 경쟁사는 지금의 H사 아니라 J소주사였다. J소주사는 당시 소주만을 가지고 서울에서 거의 90%이상의 시장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던 공룡이었기 때문이다. D사는 우리 맥주가 이렇게 잘 팔리는 데 소주만 있으면 이 주류시장을 다 장악할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 반대로 J소주사는 우리의 시장장악력을 맥주에도 펼치고 싶었던거다.

    그래서 90년대 초반 J소주사는 JC맥주사를 설립 새로운 맥주를 본격 생산하기 시작했다. 이에 대한 대응으로 D사는 강원도 지역의 소주사인 K사를 전격 인수해서 G소주를 출시했다. 재미있는 것은 모기업의 시장장악력에 힘입어 J사의 맥주와 D사의 소주는 출시 직후부터 가파른 시장점유율 장악을 기록했다. 만약 신생 단일 기업이 각각 소주와 맥주를 출시 했었다면 전혀 가능하지 않았던 상황이었던거다.

    이런 성장의 뒷면에는 끼워팔기(Bundling Sales)가 유효했다. D사의 맥주와 J사의 소주는 Must Stock Product라고 불린다. 도매상들이 이 둘 중 하나가 없으면 장사를 하기 힘들고 이 두개의 제품으로부터 경영 이윤이 대부분 생산되는 것이라는 뜻이다. 당연 D사와 J사는 자신의 도매상 장악력을 십분 활용하게 되었고, 맥주 10박스에 소주 2-3박스식으로 끼워팔기가 당연하게 진행되었던 것이다.

    이를 메이저와 마이너의 번들링이라고 한다. 그러나 우리 본사에서 보는 시각은 이번 경쟁사의 J사 인수를 ‘메이저와 메이저의 번들링’으로 예상했다. H사의 맥주는 전국 60%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고, J소주사는 전국 소주시장의 반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또한 재미난것은 H맥주사는 영남지역에서 80-90%의 시장점유율을 올리고 있는데 반해 J소주사는 그 지방에서 마이너중의 마이너였다. 반대로 H맥주사가 고전을 하는 서울 및 수도권 지역에서는 J소주사는 90%이상의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볼때는 메이저와 메이저가 합병하는 것이고, 지역적으로는 메이저와 마이너가 환상적으로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다는 예측이었다. 이는 엄격하게 볼때 공정거래법에 저촉되어 공정한 경쟁을 제한하는 상황이 도래되는 것이다.

    일단 PR팀에서는 이렇게 보고했다. “가능한한 최대로 경쟁사의 J사인수에 대한 반공정거래 여론 분위기 및 시각을 조성하겠습니다.”

    여러 중역들이 뇌까렸다. “여론에 공정위가 움직일까? 흠…”

    내가 이야기했다. “제가 공무원들과 일을 해 본 경험에 의하면, 공무원들은 여론을 가장 신경쓰여 합니다. 자신들의 결정이 아주 조용하고 클린한 환경에서 이루어지길 바라는 거지요. 그렇다고 우리가 경쟁사의 반시장적 합병을 수수방관하고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는다면 이는 직무유기라고 봅니다. 제가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서라도 양사의 합병 반대여론을 조성해보겠습니다. 허락해주십시오.”

    컨퍼런스콜로 회의에 참석하던 본사 아시아 퍼시픽 사장이 말했다. “Our goal is Blocking. You Must Block!”

    블로킹…블로킹이다. 우리에겐 현실적인 옵션이 세가지가 있었던거다. 공정위의 완전 인수 승인, 공정위의 조건부 인수 승인, 그리고 공정위의 불승인. 이 세가지였다. 그러나 본사의 명령은 불승인으로 이끌라는 것이었다. 블로킹…

    회의가 끝나고 내 자리로 돌아와 앉았다. ‘최고의 팀이 필요하다. 나 혼자서는 이번 일을 모두 해낼수 없어…예산도 필요하고…’ 온통 걱정뿐이었다.

    상무님과 사장님이 내려와서 나에게 말했다. “얼마가 들던 최고의 팀을 꾸며라. 경쟁사가 최고의 팀을 가지지 못하게 어떻하든 팀을 구성해라. 최고로.”

    오케이. 예산도 본사에서 일부지원을 통해 충분하게 확보해준다고 약속을 받았다. 가자…

    내 일생의 마지막 대형 프로젝트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기로 맹세했다….

  • M&A comm-6

    파이낸셜 타임즈(FT)로부터의 변수

    3월 1일…2월 새해 연휴에도 나는 쉬질 못했었다. 부모님들이 와 계시는데도 나는 내 서재방을 왔다 갔다 하면서 유럽 본사와 컨퍼런스콜을 해야 했다. 이게 뭐하는 짓인지. 아주 유럽본사는 안달복달을 한다. 아직 인수의향서를 제출하기 전이라서 나에게 프레스를 넣지는 않지만, 무조건 모른다 아니다라고 말하라고 반복적으로 당부한다. (이미 한국기자들은 기정사실화 하고 있는 것들에 대해 유럽의 한 조그만 도시에 앉아 있는 사람들은 모르쇠 타령이다….)

    휴일이 지나고 출근을 하니 모니터링이 불이 난다.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즈가 J기업 최대 채권자 중 하나인 투자은행 G사의 보도자료를 인용하여 “J기업의 자산가치는 지난 2년간 성공적 경영으로 기존 25억불에서 36억불로 상승했다”는 평가 리포트를 내 놓은 것이다.

    자기가 팔 물건에 대해 자기가 값을 올려 놓은 것이다. 최초 기자들은 자산가치를 약 2조원대 초반쯤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이런 일반 감정가를 거의 두배로 올려 놓은 것이다. 이때부터 기자들은 이 3조 5-6천억원이라는 산정 가치가 어떤 사실에 근거한 것인가를 놓고 취재에 열을 올렸다.

    그러나 기자들에게 중요한 것은 G사의 관련 리포트 발표 이유였다. 왜 하필 G사는 J사와 민감한 관계임에도 불구하고 인수의향서를 제출하기전에 이런 논란꺼리가 생길만한 리포트를 발표했는가?

    파이낸셜 타임즈는 어느 투자전문가의 말을 빌어 “G사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3조원대가량의 돈을 내고 J기업을 사는 곳은 없을 것”이라는 멘트를 후반에 달았었다.

    G사는 이전에도 J사의 사내기밀 유출을 통한 채권확보 및 매각추진 혐의로 재판을 받은적이 있었다. 물론 혐의 없음으로 판결이 났지만, 전문가들은 다 아는 사실이다. 만약에 혐의가 발견됬다면 G사는 프로가 아니겠지.

    어째든, 각 컨소시엄은 이번 G사의 발표에 대해 촉각을 곤두 세웠다. 기존에 세워둔 투자 플랜이 흔들리는 순간이었다. 어디서 약 1조원 가량을 더 구할 수 있을까? 그리고 과연 1조원을 더 쏟아 부어 넣어도 수익성이 있을까…

    본사와 우리 모든 컨소시엄 멤버들이 컨퍼런스콜을 했다. 본사측에서 회의 초반에 G사의 발표에 대해 이야기하자 누군가가 뇌까렸다. “Fuck… Fuck… Fuck…” 콜에 참여한 모든 전문가들이 “말도 안되는 소리”라는 데 동감을 하는 분위기 였다. 그러나…어찌하랴. M&A 비딩은 숫자뿐만 아니라 서로간의 기싸움인데…

    기자들은 각각의 컨소시엄들이 과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고, 과연 어느 정도선이 적정가일까라는 데 촛점을 맞추고 있다.

    비딩전에 우리가 쓸 가격에 대해서 말해주는 컨소시엄이 어디 있나? 그래도 기자들은 각 컨소시엄을 간 보고있다.

    “당신네 컨소시엄은 J기업을 어느정도 가격대로 보고 있나? 아니 그냥 어느정도대로만…”

    “글쎄요. 아직 인수의향서도 제출하지 않았는데 말씀드리기는 불가능한데요. 일단 인수의향서를 내고 예비실사(Due Dilligence)를 거쳐 봐야 하지 않겠어요? 중요한것은 G사의 일방적인 산정 기준과 액수에는 동의할 수 없다는 거지요”

    “그래. 그렇지? 말도 안되지? 이 자식들…아주…”

    기자들은 전반적으로 G사에 대한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우리가 나서 적극적으로 그리고 공격적으로 G사를 치받을 수는 또 없었다. 거의 모든 컨소시엄들이 침묵하면서 긴장하기 시작하는 순간이었다.

    결론적으로 보면 G사의 언론 플레이는 상당히 효과적이었다. 그 시기 측면, 그리고 그 파급력은 진짜 성공적이었다. G사의 내공이 보이는 활동이다. 발표 직후에도 G사는 여론에 흔들리지 않는 강건함을 보여 주었다. 일단 입에 물은 쥐의 숨이 끊어 질때까지 절대 입을 벌리지 않는 큰뱀과 같은 느낌을 받았다.

    옆에서 본 G사의 커뮤니케이션 전략은 ‘우리가 꼭 하고싶은 말만 한다.’ 그러나 ‘크게하거나 여럿에게 하지 않는다.’ ‘다만 우리의 메시지를 왜곡하거나 오해하는 언론에게는 선별적으로 적극 대응한다.’ 이렇다. 투자기관으로서 당연하고 상당히 이상적인 커뮤니케이션 전략이라고 본다. 이들에게 공중과의 Goodwill 이라던가…뭐 이따위의 PR기초 논리는 쓸모없다. (이 사실은 내가 2000년대 초반 잠깐 G사의 press officer를 해 봤기 때문에 잘 안다…)

    아무튼 결과적으로 G사는 정확하게 자신들이 원하는 투자금을 받아냈다. 힘들게 돈을 마련해 지불해야 했던 H사는 그 금액을 전략에 근거한 자랑스러운 금액으로 보지만….글쎄다…

    두고 볼일이다.

    P.S. 이 G사의 움직임에 대한 부정적 여론은 지속적으로 관리되어 하반기에 전면적인 네가티브 캠페인의 한 축을 차지하게 된다. G사에게도 사실 약간 미안한 감이 없지 않다…

  • M&A comm-2

    2004년 년말. 2005년 PR 플랜을 사장과 임원들에게 프리젠테이션했다. 당시 사장은 캐나다인 M사장. M사장은 나와 Marketing Director를 자리에 남게 했다.

    “오늘 한가지 내가 너희 둘에게만 알려주고 싶은게 있어. 우리가 J 프로젝트에 인볼브 하기로 했다. 우리 회사에서는 나와 너희둘만 아는 것이니까 이 사항은 extremely, extremely, extremely confidential이다. 이와 관련해서 커뮤니케이션 플랜을 미리 짜두는 게 좋겠다. 본사에서 너에게 연락이 갈꺼야.”

    나는 자리에 돌아와 앉았다. 재미있는 일이 시작되는구나. 자 이제 시작이다.

    몇주동안 커뮤니케이션 플랜을 짰다.

    플랜의 아웃라인은 크게 나누어 4단계로 나누었다.
    1. 컨소시엄 확정 이전~확정
    2. 컨소시엄 확정~입찰제안서 제출
    3. 우선협상대상자 선정~확정
    4. 확정이후

    각 기간들에는 각각 Plan A와 Plan B가 있었다.
    1. 컨소시엄 확정 이전~확정
    – A: D컨소시엄 참여
    – B: D컨소시엄 불참

    2. 컨소시엄 확정~입찰제안서 제출
    – A: D 컨소시엄 메이저 쉐어 홀더
    – B: D 컨소시엄 마이너 쉐어 홀더

    3. 우선협상대상자 선정~확정
    – A: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
    – B: 우선협상 대상자 비선정

    4. 확정이후
    – A: 인수성공
    – B: 인수실패

    그러면 먼저 1단계 커뮤니케이션 전략에 대해 알아보자.

    M&A Communication은 기본적으로 완전한 Chaos 상황에서 진행되어야 한다는 데 어려움이 있다. 이 세상 아무도 당장 무엇이 어떻게 변화할찌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거의 모든 변수를 관리 해야 한다. 따라서 Plan A와 Plan B의 설립은 매우 중요하다. 1단계에서의 Chaos는 당장 우리가 컨소시엄에 참여할 것인가 말것인가를 고민하면서 대두된다.

    컨소시엄 참여 여부에 대한 확실한 결정이 내려지기 전에는 어떠한 speculation도 금물이며 언론에서 이와 관련한 언급이 되어지는 것이 절대 바람직하지 않다. 이는 본사차원에서 큰 문제다. 컨소시엄 참여 고려 조차도 언급되면 안된다. 만약 컨소시엄에 참여를 하지 않을 때를 철저히 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왜 당신회사는 D컨소시엄에 참여하지 않았습니까?” 언론으로 부터 이런 질문을 받지 않기 위한 포지션이 1단계의 핵심이다. low profile이다.

    컨소시엄 참여가 확정되면 Plan A에 따라 언론으로부터 ‘확정적 문의(99% 확정적 취재가 되어 있고 본사로부터의 컨펌만을 원하는 문의)’가 올 때만 컨소시엄 참여 여부만을 간단하게 Yes 정도로 컨펌해준다.

    컨소시엄 불참이 결정되었을 시에는 Plan B에 따라 “우리 회사는 마켓 루머에 대해 코멘트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는 메시지를 키메시지로 한다. (컨소시엄 참여 고려 여부는 컨소시엄 핵심 관계자만을 빼놓고는 아무도 모르기 때문에 제 3자에 의해 고려 자체가 언론에게 컨펌되는 일은 없다)

    Plan B 상황에서는 당연히 본연의 업무와 상황으로 복귀하여 해당 비딩에는 전혀 연관없는 일상적 커뮤니케이션 활동으로 돌아가게 되어있다.

    2단계

    이 단계는 컨소시엄 참여가 확정되어 입찰제안서를 제출하는 과정이다. 이 기간내에는 컨소시엄 구성-각각의 컨소시엄들이 인수의향서 제출-예비실사(Due Dilligence)-입찰제안서 제출 같은 일련의 세부 단계들이 존재한다.

    그러나 Plan은 A와 B두가지로 대분된다. 우리가 컨소시엄의 메이저 쉐어 홀더가 되느냐 마이너가 되느냐 하는 것이다. 메이저라면 우리가 커뮤니케이션 창구가 되어야 한다. 당연히 메시지의 분량, 적극성, 전달횟수가 늘어난다. 주요 메시지는 “왜 우리 컨소시엄이 본 비딩에 참여했는가?” “왜 우리 컨소시엄이 J회사를 인수하는데 있어서 가장 적합한 컨소시엄인가?” 단, 컨소시엄 구성 멤버들에 관한 자세한 사항(심지어는 마이너 멤버들의 사명, 참여 쉐어…)에 대한 거론은 안된다. 가능 메시지는 ‘OO기업이 중심이된 OOO 컨소시엄’ 정도다.

    또한, 우리 컨소시엄이 앞으로 J를 인수하면…하는 식의 만약 가능하다면…식의 예상 메시지 전달도 금물이다. “우리는 J 인수를 위해 가장 적합한 컨소시엄이며 인수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 정도가 키 메시지다.

    Plan B 상황은 마이너로 참여하는 경우이며 이 상황에서의 키 메시지는 “본 컨소시엄에 관한 사항은 컨소시엄의 주체인 OO회사에게 문의 하십시오”다. 이게 다다. 컨소시엄에 관한 어떠한 사항도 언론에게 전달되면 안된다. 사실 이 기간에는 전달 할 정보도 없다. 이 기간에는 커뮤니케이션 전방 인력들에게는 절대 고급 정보가 오지 않는다.

    3단계

    이단계는 입찰제안서를 제출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이 되고 나서 부터 공정위등의 인수 허가를 받는 과정이다. 입찰제안서란 간단히 말하면 얼마에 이 회사를 사겠다하는 제안이다. 물론 어떻게 자금을 조달하고 어떻게 운영하겠다는 플랜도 들어있다. 우선협상대상자란 비딩주체가 각각의 컨소시엄들의 입찰제안서를 검토 후 가장 큰 금액을 제안한 컨소시엄 (가장 적합한 인수주체)으로 선정된 컨소시엄을 의미한다. 보통 1개만을 정하지 않고 2-3개 복수로 선정한다. 이는 1위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후에 추가적인 협의에 불성실할 경우를 대비한 것으로, 1위 컨소시엄에게 2-3위 컨소시엄은 압력으로 작용한다.

    이 단계에서의 큰 위협은 공정위의 리뷰 및 인가 과정이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이 되었다 하더라도 시장의 공정경쟁을 제한하는 기업합병이면 이는 공정위원회로 부터 인가를 얻지 못한다. 이 인가 결정은 일련의 분석 검토와 여론수렴을 거쳐 결정된다.

    이 단계의 Plan A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 경우다. 이 경우에는 “왜 우리가 J 인수를 위한 가장 적합한 컨소시엄인가?”만을 간단하게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다. 일단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이 되면 비딩주체에 의해 어떠한 언론 플레이도 불가능하도록 못을 박게 된다. 언론 플레이등을 심하게 해서 비딩 자체에 어떠한 영향을 주게 한다면 이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자체에 대한 취소 사유가 된다. 또한 공정위의 결정에 대한 어떠한 영향을 미칠려는 활동도 금지된다. 모든 눈이 이 우선협상대상자를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Plan B의 경우는 우리 컨소시엄이 우섭협상대상자가 되지 못했을 때를 가정한다. 물론 이 플랜의 가능성은 항상 더 높다. Plan B의 세부 Plan에는 또 두가지가 존재한다. 하나는 우리 사업/시장과 상관없는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었을 때, 또 하나는 우리 사업/시장에 위협을 주는 컨소시엄이 선정되었을 때다. 첫번째 경우에는 그냥 일상적인 상황으로 복귀한다. 두번째 경우는 소위 말하는 negative campaign이다.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여 경쟁사의 해당 기업 인수를 저지 또는 견제하는 것.

    4단계

    이 단계는 비교적 간단하다. Plan A는 인수성공시. 이때부터는 커뮤니케이션 메시지에 대한 외부적 제약이 덜해진다. 우리 컨소시엄이 어떻게 이 회사를 성장시켜 나갈 것인가에 대한 청사진을 공개할 수도 있다. Plan B상황은 경쟁사가 해당 회사를 인수한 최악의 시나리오다. 이 단계에서는 “왜 경쟁사의 해당 기업 인수가 반시장적이고 반소비자적인지를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이다. 이단계의 Plan B는 3단계의 Plan B-B와 연결된다.

    간단하게…(비록 장황은 하지만)…M&A 전과정에서의 커뮤니케이션 전략과 메시지 플랜에 대해 열거해 봤다.

    요약을 하자면, M&A는 Chaos 상황을 기반으로 한다. 메시지는 항상 확정적이면 안되고 조심스러워야 한다. (코에걸면 코걸이..귀에 걸면…) 그리고 모든 변수를 관리하고 미리 대비해 메시징을 관리해야 한다. 이상이다.

    다음편 부터는 실제 M&A가 진행되면서 벌어지는 예상치 못한 변수와 이를 관리하기 위한 뒷 이야기들을 시작해 보겠다.

  • M&A comm-1

    오늘 부터 좀 더 Professional communiction 분야에 관한 글을 올려볼까 한다.

    현재 직장으로 일터를 옮겨서도 많은 경험을 했지만, 가장 기억에 남고 의미가 있는 작업은 M&A Communication Project 였다.

    왜 이 프로젝트가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있느냐 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M&A Communication 주체로서의 다양한 포지션

    1. 컨소시엄 예비 멤버로서의 커뮤니케이션
    2. 컨소시엄 멤버로서의 커뮤니케이션
    3. 컨소시엄 탈퇴자로서의 커뮤니케이션
    4. 경쟁사의 M&A 견제자로서의 커뮤니케이션
    5. 해당 M&A로 인한 시장 피해자로서의 커뮤니케이션

    이렇게 다양한 포지션들을 거쳤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Chaos 상황에서의 커뮤니케이션이 진행되었다.

    두번째 특징이라면,

    전략적으로 견제해야 하는 M&A 주변 타겟들도 지속적으로 변화했다는 것이다.

    1. 경쟁 컨소시엄
    2. 일본맥주회사들
    3. 우선협상대상자로서의 경쟁사
    4. M&A 소재 회사
    5. 미국계 투자회사
    6. 경쟁사의 지원 인력들 (법률자문, 투자 컨소시엄…)
    7. 공정거래위원회
    8. 지방 소주회사들
    9. 재경위 소속 의원들
    10. 각종 공정거래 관련 경제학 및 법률 오피니언 리더들

    세번째 특징이라면,

    다양한 M&A Communication 지원의 mix 활동이었다는 것이다.

    1. 강력한 언론/여론 지원(예비멤버 포지션부터 시장 피해자 포지션까지…그리고 그 이후까지)
    2. 공정위 관계 지원
    3. 재경위 소속 위원 관계 지원
    4. 학계 전문가 지원

    해당 M&A 프로젝트 전반의 전개 순서는 다음과 같았다.

    1, 컨소시엄 참여 검토단계
    2. 컨소시엄 참여 결정단계
    3. 인수의향서(LOI) 제출단계
    4. 예비실사단계
    5. 인수제안서 제출단계
    6.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단계
    7. 공정위의 검토 인증 단계
    8. 인수확정단계
    9. 사후 대응 단계

    우리 회사는 5단계 직전에 컨소시엄에서 탈퇴했다. 따라서 5단계 이후부터는 참여자가 아닌 견제자로서만 활동을 하게되었다.

    보통 다른 컨소시엄 멤버들의 경우 우리와 같이 M&A 프로젝트 중반에 해당 프로젝트를 포기하게되면, 이로써 M&A Communication이 종료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우리의 유일한 경쟁사가 해당 M&A 매물을 인수하게 되었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경쟁사의 M&A 성사를 견제해야만 했다.

    앞으로 해당 프로젝트 경험을 쓰면서 많은 Confidentiality 제약들에 유의해야 하겠다. 또한 다양하게 상호이익등이 갈등관계에 있는 관련 기업들의 실명을 거론하는데도 유의를 해야 하겠다.

    평생 한번 경험하기 힘들 것 같은 이러한 프로젝트. 맨 처음부터 맨 끝까지, 웃으면서 때론 울면서 최전방에서 이끌었던 경험자로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잊혀지는 기억들을 붙잡아 매어 놓고 싶다. 그게 이글들을 시작하는 오직 한가지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