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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보실에서 알아서 대응해야 하는 거죠?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언론에서 민감한 회사관련 의혹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홍보실에 계속 기사를 나가지 않게 하라 하고 있습니다. 근데 홍보실은 그 사실관계를 먼저 알려 달라 하더군요. 그래야 대응이 가능하다는 거죠. 근데 그런 건 좀 홍보실이 알아서 대응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컨설턴트의 답변

    외부 언론에서 제기한 의혹이나 비판에 대해 초기 대응에 실패하는 기업들이 공통적으로 보이는 현상이 있습니다. 내부에서 정확한 관련 정보가 제대로 홍보실에 유통 공유되지 못하는 현상이 그것입니다. 홍보실이 알아서 대응해야 하는 것 아닌가 말씀하셨는데요. 홍보실이 알아야 대응할 수 있다는 표현이 더 정확한 표현인 것 같습니다.

    홍보실이 알아야 그런 의혹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습니다. 스스로 알아서 대응할 수 있는 것은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홍보실이 어느 정도 알고 있어야 할까요? 최소한 외부 기자들 보다는 더 많이 알고 있어야 제대로 된 대응이 가능합니다.  정보 한두 꼭지라도 그들보다 더 알고 있어야 합니다.

    위기 시 홍보실이 제대로 역할을 한다 하지 못한다 평가하기 전에 꼭 전제되어야 할 부분들이 있습니다. 홍보실이 제대로 된 대응을 할 수 있도록 사내적으로 얼마나 유효한 정보를 정확하게 홍보실에게 공유했었는가를 먼저 평가해 보라는 것입니다.

    더 나아가 홍보실이 제대로 대응할 수 있도록 관련 부서들이 얼마나 신속하게 자사의 입장을 정리해 주었는가 하는 부분도 평가해 보아야 합니다. VIP가 중심이 되어 얼마나 빠른 입장 정리가 되었으며, 그 입장을 얼마나 제대로 홍보실에 전달해 활용할 수 있게 하였는가를 돌아보실 필요가 있습니다.

    대부분 현장 사례를 살펴보면, 일선 홍보실은 아무런 유효한 정보를 가지지 못 해 외부 언론에 무력하게 당하는 경우가 제일 많습니다. 홍보실이 일부 정보를 가지고 있다 해도 해당 정보가 유효하지 않거나, 기자가 가진 정보보다 훨씬 형편없는 구도 일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자가 최신 미사일을 쏘는데, 홍보실은 화살을 쏘니 게임이 되겠습니까?

    홍보실이 아무리 (나가 싸울 수 있는) 정보를 달라 소리쳐도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는 관련 부서들도 VIP들께서는 살펴보아야 합니다. 각각 사정이 있고 생각이 달라 홍보실에 제대로 된 정보 공유를 하지 않는 것이겠지만, 그것이 제대로 된 홍보실의 대응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수준이라면 그건 정말 큰 문제입니다.

    마감시간에 쫓기는 언론에 대응하며 신속한 정보를 요청하는 홍보실이 대부분입니다. 그러나 실무 부서들과 이슈 관련 부서는 그런 마감시간에 대한 감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 때문에 적시에 전달되어야 할 정보가 제대로 마련되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되게 됩니다. 당연히 결과는 위기관리의 실패로 돌아옵니다. 기자는 마하 3.0으로 날라 다니는 데, 홍보실은 발로 뛰니 뭐가 되겠습니까?

    다시 말씀드리지만, 홍보실이 알아서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홍보실이 알아야 대응할 수 있습니다. 홍보실이 제대로 알아야 제대로 대응할 수 있습니다. 홍보실은 최소한 기자보다 더 많이 잘 알아야 합니다.

    홍보실이 아는 정보는 정확한 것이어야 하고, 유효한 것이어야 하며, 신속하게 마련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이 모든 것이 전부 완전하게 이행되었는데도, 홍보실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면 그것은 진짜 홍보실의 문제일 수 있습니다. 그 외 홍보실이 알아서 하겠지 라는 막연한 미신은 그냥 미신일 뿐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창구일원화가 필요한 이유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기업 임원들을 대상으로 미디어트레이닝을 진행하는 목적은 크게 두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첫째 목적은 언론 접촉이 허락되어 있는 핵심 임원들의 대언론 커뮤니케이션 역량 증진이다. 언론과 전략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기업의 커뮤니케이션 목적을 달성하고자 하는데 그 의미가 있다.

    미디어트레이닝의 다른 두번째 목적은 언론접촉이 허락되어 있지 않은 임원들에게 창구일원화 원칙을 강조하고 그에 따르게 하기 위함이다. 창구일원화란 언론 접촉이 허락되지 않는 임원이나 직원에게 언론이 접근 시 언론 접촉을 전담으로 하는 부서나 인력에게 그 답변 역할을 이양하는 것이다.

    자신의 앞에서 또는 전화로 질문하는 기자에게 임직원이 “저희 회사는 원칙 상 언론과의 커뮤니케이션은 홍보실을 통하게 되어 있습니다. 홍보실을 통해 질문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같은 대응을 하는 것이 창구일원화 실행이다.

    물론 기자가 그런 창구일원화 실행에 맞서 단순히 취재를 포기한다 거나, 순순히 홍보실에 연락해 취재하는 모습을 기대 할 수는 없다. 일선에서의 창구일원화 실행은 완곡한 취재협조 거부라고 할 수도 있다. 기업 차원에서는 준비되지 않고, 전략적인 훈련을 받지 않은 임직원이 자신의 권한과 책임을 넘어서는 언론 커뮤니케이션을 스스로 자제하게 함으로서 기업 커뮤니케이션의 안정화를 꾀하려는 것이다.

    다양한 미디어트레이닝을 통해 창구일원화 개념과 목적 그리고 의미를 공유하다 보면, 창구일원화가 왜 정말 중요한 것인지를 새삼 깨닫게 된다. 일선에서 창구일원화가 중요한 아주 실제적인 이유를 몇가지로 정리해 본다.

    첫째, 임원들이 자사 공식 메시지를 실제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거의 모든 기업들의 공통적인 증상이다. 실제 신제품 출시나 구조조정 같은 이슈를 두고서도 대표이사의 메시지와 임원들의 메시지는 각양각색이다. 미디어트레이닝을 통해 다양한 핵심 질문들을 던져보면 그에 대한 답변이 답변자에 따라 서로 다른 것을 알 수 있다.

    일부 임원은 언론에서 접한 언론측 시각을 자사 공식 메시지라고 착각하기도 한다. 업계 전문가들의 분석 내용을 자사 메시지라고 전달할 때도 있다. 해당 이슈에 대하여 공유된 자사의 공식 메시지가 없어서 발생되는 현상이다. 일부 기업에서는 당면한 이슈에 대해 홍보실이 자세한 공식 메시지를 공유하지만, 그를 꼼꼼하게 이해하고 메시징을 통해 전달할 수 있는 임원들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그들 스스로도 자신들은 담당 실무분야에 대해서는 관심을 두고 있지만, 그에 대해 언론과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 까지 신경 쓸 여유는 없다고 한다. 왜 이런 이슈에 대해 언론과 커뮤니케이션 해야 하는지 그리고 왜 그 일을 자신이 해야 하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그렇기 때문에 기업 내부에서의 언론 창구일원화는 필요하다. 정리되지 않은 각자의 사견을 언론에 전달하는 우는 범하지 않아야 한다.

    둘째, 언론과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은 다른 커뮤니케이션과 전혀 다르다

    임원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것이 언론의 취재 방식을 이해하는 것이다. 왜 기자가 함부로 아무에게나 전화를 걸어오는 지, 왜 자기 필요에 따라 질문을 하고 답을 달라고 닦달하는 것인지 이해하지 못한다. 왜 기자나 PD라는 사람들이 공장을 찾아오고, 출근 길 자기 앞을 가로 막느냐며 화를 낸다.

    일부 임원들은 TV 드라마나 영화에서 본 것 같이 기자를 자유자재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상상한다. 자신의 애드립이나 프레임이 기자에게 엄청난 취재 거리가 될 것이라고 가슴두근거려 하기도 한다. 자사의 정보를 가지고 기자와 게임이나 딜을 하려 하기도 한다.

    이렇게 언론을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고, 언론 커뮤니케이션을 함부로 하려는 임원들이 있다면, 기업에서는 이를 적절하게 관리해야 한다. 매번 부정적인 내부 정보가 언론에 흘러 들어가는 것을 보면서, 그 근본적 이유를 찾지 못해서는 안 된다. 창구일원화가 자사의 강력한 원칙이라는 점을 지속 강조해서 그 원칙을 지키지 않은 임원들은 사후 책임을 묻는 체계가 중요하다.

    셋째, 적절하지 않은 언론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받는 피해는 모두의 것이다

    단순하게 기자에게 말 실수를 좀 했다는 핑계로 사후 피해를 회복시킬 수는 없다. 적절하지 않는 기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이 불러올 상황을 미리 예상하지 못했다면 그는 기업 경영을 할 수 있는 역량이 부족하다는 의미다. 언론을 통해 퍼진 자신의 실수로 피해를 입는 사람들은 직원이나 직원 가족들이 될 수도 있고, 소중한 거래처 일 수도 있다. 투자자들의 피해는 어떻게 할 것인가. 그로 인해 사업의 지속가능성에 큰 데미지를 먹게 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언론에 적절하지 않은 커뮤니케이션을 한 뒤에 이를 위기상황이라 정의하고 위기관리를 시도하는 기업들은 생각보다 많고 흔하다. 그 말 몇 마디 때문에 홍보실은 불철주야 고생 해 그 말을 없던 것으로 만들려 한다. 기자들과 각을 세우게 되거나, 불필요하게 엄청난 광고 협찬비를 지출하기까지 한다.

    자사 임직원들의 입을 먼저 컨트롤 하면, 그로 인해 언론이나 예산을 컨트롤해야 하는 불필요한 상황은 오지 않는다. 자사 임직원의 입은 컨트롤 하지 못한 채 매번 언론을 컨트롤하려는 시도처럼 무의미한 것이 없다. 위기관리 명언에 “욕조가 흘러 넘치면 가장 먼저 수도꼭지를 잠가라”는 말이 있다. 수도꼭지를 잠그지 않은 채 마른 걸레만 산더미처럼 쌓아 놓고 바닥으로 흘러내리는 물을 닦아 대는 모습을 상상해 보자. 창구일원화는 그런 의미에서 수도꼭지를 선제적으로 잠그는 노력이다.

    넷째, 창구일원화가 지켜지지 않으면 다른 것도 마찬가지다.

    사실 창구일원화처럼 쉬운 것이 없다. 기자에게 전화가 걸려오면 홍보실을 팔아 매너 있게 창구를 일원화시키면 된다. 미디어트레이닝을 통해 연습 몇 번 해보면 창구일원화는 쉽게 느껴진다. 창구일원화를 하면 임원들의 마음도 훨씬 편해진다. 책임에서 자유롭기 때문이다.

    기자나 PD가 아무리 집요하게 접근하고 질문해도 창구일원화를 이길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매너 있게 창구일원화를 수백 번 반복하는 기업 임원을 그들이라고 어떻게 할 것인가? 이 기업은 답이 안 나오는 곳이다. 저 기업 임원들은 창구일원화를 철저하게 지켜 취재가 불가능하다. 찌르면 피도 안 나올 것 같다. 이런 기자들의 평가를 받는 기업이 진짜 무서운 기업이다. 체계가 있다는 의미라 서다.

    창구일원화가 제대로 실천되지 않는 기업은 대외비가 지켜질 리 없다. 내부 정보가 외부로 상시 흘러 들어간다. 설화에 책임을 지는 문화도 없을 것이다. 그런 반복적 상황에 대해 문제 의식을 느끼고 단호하게 처분하는 최고경영진이 존재할 리도 만무하다. 최고경영자 스스로 설화를 만들고 적절하지 못한 언론 접촉을 하는 경우는 더 최악이다. 창구일원화가 지켜지는 기업인지 아닌지를 보면 전부를 알 수 있다. 그래서 창구일원화는 중요한 가치다.

    다섯 번째, 홍보실을 무력화시키는 것은 기업 신뢰를 포기하는 것이다.

    홍보실이 엄연히 존재하는 기업인데도 임원들이 사적으로 언론과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경우가 있다. 홍보실을 우회하는 것을 넘어 결과적으로 홍보실을 무력화시키는 시도다. 자신의 설화로 문제가 발생되면 그 때 가서 홍보실에게 사후 위기관리를 맡기는 경우도 있다. 홍보실이 실제 취재를 했던 기자를 찾아가 만나 무슨 일을 할 수 있나. 일부는 말 실수를 인정하고 사과를 할 것이다. 일부는 그 사실 자체를 부정하거나, 그 말의 진의에 대해 거짓말을 해야 할 때도 있을 것이다.

    기자와 데스크를 때에 따라 회유하려고도 할 것이다. 협찬이나 광고비를 제시하면서 협상을 시도하기도 할 것이다. 일부에서는 소송을 하겠다는 압박도 할 것이다. 결국 서로 얼굴을 붉히고, 상호간에 부정적인 말들이 오가게 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사후 부작용들이 창구일원화를 제대로 지키지 못해 발생한 것이다. 언론 보도를 보는 공중과 이해관계자들은 해당 기업의 메시지를 보고 그 기업을 판단할 것이다.

    신뢰할 수 없는 기업에서 신뢰하지 못할 홍보실이 태어난다. 홍보실 사람들이 허겁지겁 달려와 하는 해명은 믿을 것이 안된다는 평가가 내려질 것이다. 신뢰 없는 홍보실, 거짓말이나 애드립에만 능한 홍보실을 만드는 기업은 그 원인이 무엇인지를 살펴야 한다. 반대로 신뢰받는 홍보실, 공식 메시지로 정확하게 커뮤니케이션 하는 홍보실을 만들려면 무엇을 개선해야 하는지도 함께 살필 필요가 있다. 창구일원화가 그 첫 단추라는 것도 기억하자.

    여섯 번째, 창구일원화는 홍보실을 점점 강력하게 한다.

    기업 내부에서 일관된 창구일원화가 이어지게 되면 대부분의 중요 정보와 공식 메시지들이 홍보실로 취합된다. 중요한 이슈들을 홍보실이 창구일원화 해 대응해야 하기 때문에, 관련 부서들은 홍보실에 협조할 수밖에 없다. 그 과정에서 홍보실은 전략적 커뮤니케이션 구조에 대해 좀더 경험을 쌓을 수 있다. 일선 부서에서 취합된 정보들에 홍보실의 정무감각이 녹아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평소에는 홍보실이 뭐하는 곳인지 잘 모르겠다 하던 부서들도 창구일원화 원칙이 강해지면 강해질수록 홍보실을 새롭게 보게 된다. 평시는 물론 어떤 문제가 발생되던 홍보실로 창구를 일원화해야 하고, 홍보실로 하여금 제대로 대응할 수 있게 자기 부서가 도움을 주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다.

    창구일원화가 제대로 되지 않는 기업에서 홍보실은 아무 힘이 없는 곳이다. 관련 부서에서 언론 커뮤니케이션을 마음대로 하기 때문에, 사실 홍보실 스스로도 구체적 사업 내용이나 공식 메시지를 잘 모르는 경우도 생긴다. 자신들에게는 정보가 전혀 없다는 하소연을 하는 홍보실이 바로 그 때문이다. 창구일원화는 홍보실의 권한과 책임을 강력히 성장시키는 체계다. 정보가 곧 힘이라는 말을 기억해야 한다.

    마지막, 창구일원화는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의 핵심이다.

    평소에 창구일원화가 제대로 지켜지는 기업은 부정 이슈나 위기 발생 시 훨씬 더 나은 대응을 할 수 있다. 위기 상황이 발생되면 기존에 일부 지켜지던 창구일원화 원칙도 무너지게 마련이다. 시급한 언론 취재 요청에 일선에서 자유롭게 대응하게 된다. 정리되지 않는 메시지가 연이어 흘러 들어간다. 해당 위기 상황에 대한 임직원들의 개인적인 생각들이 흘러 넘쳐나간다. 통제불가능한 상황이 되는 것이다.

    강력하게 창구일원화 체계가 안착된 기업은 그와는 다를 수 있다. 위기 상황에 대한 내부 커뮤니케이션 통제가 쉬워진다. 확인되고 준비된 메시지가 공식 창구를 통해 정기적으로 언론에 배포된다. 정보와 커뮤니케이션을 기업 스스로 통제함으로써 언론의 취재 방향이나 앵글들도 간접적으로 통제가 가능해진다. 공중이나 이해관계자들의 인식과 여론도 마찬가지다.

    창구가 무너지고 메시지가 흩뜨려져서는 이슈나 위기관리는커녕 일상적 경영도 어렵게 된다. 창구를 통제하라는 것이 임직원들의 입을 통제하려는 것은 아니다. 언론에서는 해당 기업에 입단속이나 함구령이 내려졌다며 자신들의 취재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하지만, 창구일원화가 일상적인 기업에서 그것은 공식 체계일 뿐이다. 그때 그때 달라지는 꼼수가 아니라는 의미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는 말이 있다. 이슈나 위기관리 그리고 평상시 언론 커뮤니케이션이 잘되고 있는지 어떤 지는 창구일원화 여부를 확인해 보면 알 수 있다. 창구일원화 없는 언론 커뮤니케이션 정상화는 불가능한 것이다. 창구일원화 없이는 이슈나 위기관리를 잘 할 수 없다. 창구일원화 없이는 성공적 경영이란 매우 매우 어려운 과제가 될 것이다.

    관련 개념 · 창구일원화란 무엇인가

  • CEO가 언론을 이해하지 못할 때 보이는 증상들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평소에도 그렇지만 특히 자사에 이슈나 위기가 발생했을 때 최고의사결정권자인 CEO는 언론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불필요한 혼란이나 무리수 없이 순리에 따라 문제를 풀 기회를 빨리 잡을 수 있다. 정상기업으로 분류되는 일부 대기업과 중견기업에서는 공히 CEO의 언론 이해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경향이 있다. 반면 중소기업과 스타트업 같은 경우에는 일부 기업을 제외하고는 언론을 제대로 된 이해하고 있는 CEO가 매우 드물다.

    이는 특정 기업군과 CEO들을 폄하하는 것이 아니다. 기업의 진화 기간과 사회적 책임과 노출 규모 등 여러 사회적 환경에 의해 대기업군 CEO들은 보다 빠른 발전을 한 것뿐이다. 이미 대부분의 대기업들은 여러 번에 걸쳐 사회를 떠들썩 하게 만들었던 경험이 있다. 그 과정에서 얻은 많은 교훈들로 각 회사 CEO들은 훈련되었다. 그런 반복적 경험과 교훈, 훈련이 쌓여 지금과 같은 CEO 언론관을 만들어 낸 것이다.

    대기업에서 오랫동안 임원으로 일하다 중견이나 중소기업 대표로 자리를 옮긴 CEO들은 해당 기업이 기존에 가지고 있는 언론 이해보다 훨씬 더 높은 언론관을 가지고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반대로 스타트업 등에서 일하다 대기업으로 자리를 옮긴 경영진의 경우에는 기존 대기업의 일반적인 언론관을 낯설어 하기도 한다. 오히려 보수적이라 보거나 경직되어 있다는 느낌까지 받고는 한다. 상호간에 차이와 다름이 있다는 의미다.

    이번 주제로는 언론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CEO들이 보이는 공통 증상들을 알아본다. 한가지 논의전에 강조하고 싶은 것은 ‘언론을 제대로 알고 있다’는 의미는 ‘CEO가 기자들을 많이 알고 있고 그들과 매우 친하다’는 의미가 아니라는 점이다. 그것은 그냥 CEO가 기자들과 막역한 사이라는 의미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물론 이슈나 위기가 발생했을 때 하소연하거나 일부 정보를 얻어내기 위해 지인 기자들을 활용할 수는 있다. 일부 친한 기자는 회사 편을 들어 우호적 기사를 내 줄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그런 커넥션이 곧 언론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다는 의미와 같은 것이라 혼동해서는 안 된다.

    그렇다면, 언론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CEO가 보이는 주요 증상들은 무엇일까? 회사에 부정 이슈나 위기가 발생했을 때 특히 그런 이해 수준이 그대로 드러나는 경향이 있으므로 부정적 상황에서 보여지는 증상들을 꼽아 본다.

    첫째, CEO께서 부정기사나 보도를 나가지 못하게 하라 하신다

    기사를 빼라. 못 나가게 하라. 보도를 막아라. 방송 안되게 하라. 이런 지시를 하는 CEO는 언론을 제대로 알고 있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물론 케이스마다 다르지만 집중적으로 해명을 하고, 전략적인 접근을 통해 초기 취재를 완화시키거나 기사나 보도 톤앤매너를 조정할 수 있는 경우도 있을 수는 있다. 하지만, 못 나가게 하라는 지시는 그런 경우에도 불가능하다. 초대형 기업들은 기사나 보도를 쑥쑥 빼는 것 같던데 왜 우리 홍보실은 빼지 못하는가 하고 묻는 CEO도 사실 언론을 잘 모르는 분이다. 초대형 기업도 기사나 보도를 그렇게 쉽게 쑥쑥 빼지는 못한다. 더욱 중요한 것은 자사는 그런 초대형 기업이 아닐 수 있다는 것이다.

    제대로 언론을 이해하는 CEO는 현재 어떤 언론사 어떤 기자가 무슨 주제로 취재를 하고 있는지를 먼저 심도 있게 이해하려 한다. 그리고, 부정 기사나 보도 대응에 있어 목표를 세운다. 어느 주제나 어느 앵글은 가능한 피했으면 한다는 논의로 대응을 시작한다. 최선을 다하지만 해당 기사나 보도를 싹 빼겠다는 생각이나 지시를 하지는 않는다. 언론을 잘 이해하는 CEO는 홍보실과 함께 주로 데미지 컨트롤을 위한 접근을 지시한다.

    둘째, CEO 자신이 언론사 VIP에게 연락해보겠다고 하신다

    평소에 A매체 회장이 내 친구야. B방송 사장이 선배야. 이렇게 이야기하는 CEO들이 주로 이슈나 위기 발생 시 언론사 윗분들에게 전화를 많이 한다. SOS 전화를 하는 셈이다. A매체 기자가 현재 자사에 대한 부정적 취재를 하고 있는데, CEO가 A매체 윗분들에게 전화를 한다고 해당 취재가 사라질 수 있을까? 전화를 받은 그 언론사 윗분들은 이후 취재하는 그 기자를 불러 취재를 중단하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 요즘 같은 언론사 분위기에서 그런 취재 중단 지시가 기술적으로나 정치적으로 가능하다고 보는 CEO라면 언론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물론 단순 하소연을 하고 어떤 도움이나 해명을 시도할 수는 있다. 하지만, CEO의 그런 전화들이 많아질 수록 해당 기사나 보도 대응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가능성은 점점 높아진다. 기사나 보도가 나가기 전 여기저기 언론사 사람들에게 소문을 내고, 압력도 아닌 압력을 행사하려 하면서 노이즈만 대대적으로 일으킨 기업들이 실제로도 많다. 그후 그들은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었을까? 글쎄다.

    언론을 제대로 이해하는 CEO라면 심사숙고해서 중요한 시기에 중요한 딜 주제를 가지고 핵심 인사를 선택적으로 접촉하려 노력한다. 지인이라고 해도 가능한 말을 아끼고 걸려온 전화에도 주로 들으려 한다. 여러 유력인사들의 조언을 듣고 겹치는 핵심 인맥을 찾으려 한다. 노이즈 보다는 조용하게 타겟에게 접근하려 한다는 점이 다르다.

    셋째, CEO가 여기 저기에서 이야기를 듣고 언론대응을 지시하신다

    일단 먼저 정확하게 확인하고 넘어가야 할 포인트가 있다. 특정 이슈나 위기가 발생하고 난 이후 기사나 보도를 보고 연락해 오는 지인들은 해당 주제에 대해 깊은 이해가 없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언론에서 다룬 피상적 내용들만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심도 있는 대응이나 전략에 제한이 있을 수밖에 없다. 또한 그들이 원래부터 다양한 이슈나 위기관리 경험을 가진 전문가가 아닐 가능성도 높다. 정무적 감각이나 예전 일부 경험을 바탕으로 조언 할 수는 있지만, 그 조언의 수준이 CEO에게 새로운 경우는 드물다.

    해당 이슈나 위기의 배경이나 세부 정보를 잘 알고 있지 않은 비전문가들이 CEO에게 전하는 조언은 최대한 CEO가 개인적으로 필터링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하나 하나를 매번 위기대응팀에게 전달하고 이것도 시도해 보라 저것도 해 보라 하는 지시를 하면 상황을 관리하기는 점점 더 어려워진다. CEO는 그것이 무엇이든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겠지만, 이슈나 위기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기본이 우선순위를 따져 역량을 집중하는 것이다. 이것 저것이라는 개념이 들어서서는 안된다.

    언론을 제대로 이해하는 CEO라면 최초 정한 이슈나 위기관리 목적에 기반하여 조언을 분별할 것이다. 그것을 실행하면 현재의 위기관리 목적 달성에 도움이 될 것인가? 그것을 하지 않으면 반대로 위기관리 목적 달성으로부터 심각하게 멀어지게 될 것인가? 그것을 꼭 지금 실행해야 할 것인가? 아니라면 언제 실행해도 괜찮을 것인가? 등등에 대한 고민을 할 것이다.

    넷째, CEO가 앞장서 돌아다니신다

    알고 있는 지인 기자들을 죄다 만나서 하소연을 하는 경우다. 심지어 현재 취재중인 기자나 PD를 직접 만나려 시도하기도 한다. 그 기자나 PD와 친한 지인을 찾아 마치 비즈니스 미팅 같이 알음알음 기자와 PD에게 접근한다. 심지어 그런 개인적 어프로치를 회사 홍보실이 모르고 있는 경우도 있다. 홍보실이 일부 알고 있어 위험성을 이야기해도 CEO가 귀기울여 듣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런 CEO들 상당수가 취재 중인 기자나 PD에게 ‘일용할 양식’을 준다. 기자의 질문에 길고 긴 답변을 해 완성도 높은 기사를 선물하고, PD의 질문에 답변하는 CEO의 모습이 방송을 그대로 탄다. CEO가 비즈니스적으로 접근했으니, 기자나 PD도 비즈니스적으로 자신의 역할에 충실한 것이다.

    언론을 제대로 이해하는 CEO는 절대 함부로 개인이 나서지 않는다. 회사라는 조직에서 홍보실이 존재하는 이유를 기억한다. 경험 많고 훈련된 홍보실을 내세워 언론과 공식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한다. 기자를 개인으로 보지 않고 언론사를 대표하는 공인으로 바라본다. 회사와 회사가 그러하듯 공식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하나 하나 제대로 하려 노력한다.

    다섯째, CEO가 예산을 활용하라 하신다

    기자에게 돈을 주라 지시하는 CEO는 한 십년전까지는 일부 존재했던 것으로 안다. 취재를 막으려 예산을 동원하는 경우는 아직도 존재한다. 언론사 광고국을 통해 정보에 접근하려 하기도 한다. 언론사 데스크에게 광고로 딜을 시도하는 경우도 있다. 일부 소규모 매체들의 경우에는 그런 옛적 관행이 존재하는 곳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모든 언론을 그런 식으로 이해하는 CEO라면 그는 언론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제대로 언론을 이해하고 있는 CEO라면 취재 과정에서 갑자기 돈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지는 않는다. 기자나 데스크에게나 돈으로 딜을 하자는 제안은 하지 않는다. 다른 라인을 통해서도 공개적으로 시도하지 않는다. 전문성을 가진 홍보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순리대로 문제를 풀려 노력한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홍보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다. CEO 자신의 마음에 귀를 기울이는 대신.

    여섯째, CEO가 처음부터 로펌들을 불러 언론 대응을 지시하신다

    대형 로펌은 사실 대형 언론사에 대한 법적 대응을 맡는 것을 매우 껄끄러워한다. 이미 해당 로펌에서는 대형 언론사 한두 곳을 대리하고 있기도 하다. 대대적으로 시끄러운 대언론 소송을 맡는 것이 로펌 차원에서는 부담스럽기만 하다. 큰 수입이 되는 소송도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론을 잘 모르는CEO는 초기부터 로펌들을 불러 대대적인 언론사 상대 소송을 지시하고, 취재하는 데스크와 기자를 대상으로 다양한 법적 조치를 강구하라 지시한다.

    언론 대응은 홍보실의 역할이다. 아무리 뛰고 나는 로펌도 자사 홍보실만큼 언론 대응을 잘 하기는 어렵다. 언론을 제대로 이해하는 CEO는 홍보실의 조언을 먼저 듣고, 홍보실의 전략적 대응과 발 맞추어 로펌을 활용하려 할 것이다. 언론 대상 소송이 필요한 상황이라면 소송을 피하지 않는다. 그러나, 소송이나 그로 인한 판결을 최종 목표로 두지 않는다. 언론을 잘 아는 CEO는 그런 법적 제스츄어를 통해 언론과 딜을 성사시키려 한다. 로펌을 단순 송무 대리인으로 활용하기 보다, 협상과 딜을 만들어내는 중간자로 활용하려 한다. 회사와 홍보실, 로펌 그리고 언론이 상호간 윈윈하는 지점을 함께 찾는 것이다.

    일곱째, CEO가 자사 홍보실을 못 믿겠다 하신다

    이슈나 위기가 발생했을 때, 특히 그와 관련한 부정 기사나 보도의 취재가 진행 중일 때, 가장 힘들고 가장 대응에 심혈을 기울이는 부서가 바로 홍보실이다. 그런데 CEO는 왜 그들이 제대로 대응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생각할까? 왜 그들이 대응에 있어 무력하다고 판단할까? 언론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CEE들은 그럴 때 일수록 홍보실에게 회사가 무엇을 어떻게 도와주어야 하는지를 묻는데, 왜 언론을 이해하지 못하는 CEO는 홍보실이 무력하다고만 생각할까? 그간에는 무엇이 다를까?

    그런 다름 때문에 기업 CEO를 비롯 이슈나 위기 발생 시 의사결정을 내리는 그룹은 평소 언론에 대한 이해를 도모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그 이전과 현재 언론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계속 새롭게 업데이트 해 이해해 나가야 한다. 부정기사나 보도에 대응했던 기업들의 사례를 분석해 보면서 어떤 것이 유효했고, 어떤 것이 무리수였는지를 판별해 볼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자사가 그 상황에 처했을 때 제대로 된 이해를 바탕으로 언론 대응에 성공할 수 있다.

    CEO인 자신이 언론사 부장들을 모두 알고 있으니 언론을 나만큼 이해하는 사람이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앞에서도 이야기한 것과 같이 기자들과 친한 것과 부정 이슈나 위기 발생 시 대응해야 할 언론을 잘 아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CEO와 기자가 친한 것을 개인과 개인의 관계로 본다면, 부정 이슈나 위기 시 취재 상황에서는 개인의 관계는 사라지고, 회사와 회사의 관계가 만들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을 이해하자. 자꾸 그 속에 개인의 관점을 투영하거나 개인간 관계에 주로 의존하는 비정상적 어프로치를 주로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하자.

    무엇은 해야 되고, 무엇을 해서는 안 되는지를 먼저 이해해 보자. 그렇게 하기 보다 이렇게 하는 것이 정석이라는 것도 알고 있어야 한다. 평소에는 문제없던 것이 이런 상황에서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조언에도 공감해야 한다. 회사에서 가장 공적 대응 경험이 많은 홍보실을 무한 신뢰할 수 있어야 한다. 그들을 통해 제대로 언론을 이해하고 있는 CEO가 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아야 한다. 그래야 회사가 성공적으로 이슈와 위기를 관리할 수 있게 된다.

  • 누가 요즘 신문을 읽어요?

    [The PR 기고문]

    누가 요즘 신문을 읽어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얼마전부터는 홍보담당자 중에서도 종이신문을 건너뛰는 경향이 생겼다. 회사 PC나 노트북으로 스크랩 서비스 이용이나 온라인 검색이 가능한 데 왜 그 불편한 종이신문을 한 장 한 장 읽어야 하느냐 이야기하는 홍보담당자도 나타났다. 비효율적이라는 이유다.

    아예 종이신문을 접해보지 못한 젊은 홍보 신입도 늘고 있다. 그들에게 “종이 신문을 좀더 접해라. 그래야 전체적인 여론의 흐름을 이해할 수 있다”는 식의 조언은 이제 종이 신문과 같은 꼴(?)이 되어 버렸다. 무슨 말인지는 알겠는데 됐다는 분위기다.

    미디어 트레이닝을 진행하면서 50대 한 임원분으로부터 “요즘 누가 신문을 읽나요?”하는 질문을 받은 적도 있다.  종이 신문은 이미 죽었는데 그 죽은 기사를 읽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냐 하는 거였다. 이 질문에 요즘 기자들이 너무 많다는 이야기까지 따라 나왔다. 죽은 신문에 아무도 읽지 않는 기사를 계속 올리는 수많은 기자들도 이젠 죽었다는 거다.

    신문, 종이 신문, 기사, 기자…이 화두들은 종종 혼동 속에서 언급되고 비판의 대상이 된다. 신문이 죽었을까? 종이 신문이 죽었을까? 기사가 죽었을까? 기자가 죽었을까? 정확하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보다는 전체적으로 ‘다 죽었다’ ‘이제는 사라져가는 사업이고 플레이어들이다’는 이야기로 퉁 쳐진다.

    문제는 이런 혼동에 기반한 논의가 기존 기업 내 언론홍보 기능까지 고사시키는 의사결정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그들이 죽었으니 이제 그 기능은 필요 없다는 의식의 흐름 때문이다. 더구나 기업 커뮤니케이션이나 이슈 및 위기관리 기능에 있어서도 그 중요성이 함께 저하되는 현상까지 보인다. 보지 않은 신문을 통한 문제 제기가 이제는 그 위력을 상실해 가고 있다는 생각이 그 기반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정확하게 우리의 환경을 보자. 언론홍보와 이슈와 위기관리 관점에서 실질적인 실행 환경을 들여 다 보자. 진짜 신문이 죽었을까? 종이 신문은 진짜 계란판의 의미 밖에 없게 되었을까? 기사는 진짜 아무도 읽지 않을까? 기자도 신문과 함께 그 실제 기능을 잃었을까? 답은 글쎄다.

    첫째, 신문은 더욱 더 강력한 힘을 지니게 되었다.

    종이 신문과 신문을 동일어로 사용하지 말자. 실제로 종이 신문의 구독 비율은 형편없이 줄었다. 그렇다고, 해당 신문을 읽는 독자들까지 형편없이 줄었다고는 볼 수 없다. 종이 신문을 비롯하여, 온라인 매체 사이트와 포털 사이트,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유되는 신문 발 정보의 공급과 소비량은 그 이전 보다 엄청나게 늘었다. 신문은 더 강력 해 졌다.

    오히려 읽기 싫은 기사가 너무 많이 노출되어 지겹고 괴로울 지경 까지 환경이 변했을 뿐이다. 신문 발 정보 없이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는 이슈가 어떻게 존재할 수 있나? 기존 신문들이 한 일주일 아무 취재나 정보 공유 없이 사라져 버린다면, 현재 같은 사회 상황이 지속될 수는 있을까? 만약 신문이 죽었다면 그들이 눈 앞에서 사라져도 아무 문제나 변화는 없어야 하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닌가.

    실행 차원에서도 기업 내 분위기를 보면 재미있는 현상이 목격된다. 평소 다양한 보도자료를 통한 기사화에 별 반응 없는 임원들이 많아 졌다. 신문을 아무도 안 보는데, 거기에 보도자료를 뿌려 기사를 얻어 내는 것도 이제 그만할 때가 되었다 이야기한다. 그런 생각이 합리적인 것 아니냐는 동의 요청까지 이어진다.

    그 후 해당 임원의 문제와 관련된 신문 기사가 실리면 반응은 어떨까? 합리적 기준을 가지고 계속 이야기하자면 해당 신문은 아무도 보지 않을 것이니, 아무리 자신의 이야기라 해도 신경 쓰지 않으면 될 일이다. 그러나, 대부분 현실은 다르다. 해당 임원은 그 신문에 주목하고, 어떻게 든 처리해야 한다며 홍보실과 로펌을 두루 찾는다. 그 임원은 왜 그러는 걸까? 아무도 보지 않는 신문 일 뿐인데.

    둘째, 종이 신문은 청와대가 읽는다.

    청와대만 종이 신문을 볼까? 국회와 의원실에서도 본다. 정부 부처와 산하 기관들이 모두 종이 신문을 본다. 규제기관을 비롯하여 경찰과 검찰 같은 다양한 수사기관도 종이 신문을 읽는다. 환경단체와 시민단체는 어떤가? 그리고 다른 매체의 수많은 기자들은? 진짜 종이 신문은 모두 계란 판 정도의 의미만으로 전락했나?

    기업 내에서는 어떤가? 회장과 대표이사, 주요 임원들이 종이 신문을 본다. 그들 가정에서도 종이 신문을 읽기도 한다. 홍보실이 임원들로부터 듣는 익숙한 말이 있다. “그거 지면에도 났습니까?” 이 질문의 진짜 의미는 무엇인가? 아직도 온라인 보다는 지면에 더 신경 쓰는 최고의사결정자들이 존재한다는 의미다.

    기업이 합리적 사고를 한다며 무시하는 종이 신문에 실린 기사로 인해 규제 조사와 수사를 받게 되는 경우를 무시할 수 있는 기업이 있을까? 아침 받아 본 종이 신문에 실린 기사를 보고, 회사로 문의해 오는 국회 인사나, 환경이나 시민 단체 사람들을 무시할 수 있을까? 매일 같이 종이 신문 지면에 도배되는 기사를 읽는 청와대 관계자들을 기업이 계속 무시할 수 있을까? 특정 종이 신문에 실린 기사를 보고 따라서 취재를 시작하는 기자들의 전화는 아무것도 아닌가?

    지면을 확인하며 이야기하는 경영진을 무시할 수 있는 부서는 얼마나 있을까? 그 앞에서 ‘이미 종이 신문은 죽었습니다. 아무도 종이 신문을 읽지는 않으니 신경 쓰지 않아도 됩니다’ 당당하게 이야기 할 수 있는 임원은 몇이나 될까? 그 이야기에 그렇구나 하며 종이 신문을 쓰레기 통에 던져 버리는 회장과 대표이사는 몇이나 될까?

    셋째, 가짜 기사와 나쁜 기사 때문에 기사는 빛난다

    굳이 일반화의 오류라는 표현을 쓸 필요도 없다. 모든 기사가 가짜이며 나쁘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은 누구나 안다. 다만, 자신이나 자사에게 불리하거나 부정적 내용이면 그 기사는 가짜이며 나쁘다 해석된다. 그리고는 요즘은 가짜뉴스와 나쁜 뉴스가 너무 많아 문제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면 수십년 전 예전에는 가짜나 나쁜 뉴스가 전혀 없었을까? 그 때는 정말 저널리즘이 살아 있어서 가짜나 나쁜 뉴스가 발붙일 곳이 없었을까? 모든 독자들이 기사를 보며 전부 진짜이며, 좋은 뉴스구나 감탄하기만 했을까? 그런 상황이 오히려 가짜다.

    부정확한 기사, 품질이 떨어지는 기사, 일부러 왜곡된 시각을 집어넣은 교묘한 기사는 분명 존재한다. 그것도 이전과 같이 존재해 왔던 것이다. 그런 수준 낮은 기사는 자신과 자사의 미디어 리터러시를 지속적으로 키워 나가면 걸러 낼 수 있는 대상일 뿐이다. 반복적으로 수준 낮은 기사에 휘둘린다면 자신이나 자사의 리터러시 수준을 의심하는 것이 맞다.

    우리는 몰라도 대중이 그런 수준 낮은 기사에 휘둘린다 믿는 것도 문제다. 그렇지 않다. 이슈나 위기관리 관점에서 대중, 공중, 이해관계자에 대한 정확한 시각와 평가는 아주 중요한 대응 커뮤니케이션의 기반이다. 상대를 우매한 그룹으로 보는 시각으로는 어떤 커뮤니케이션도 성공할 수 없다.

    차라리 수준 낮은 기사 때문에 수준 높은 기사의 가치는 빛나게 되었다. 제대로 된 기사는 이전보다 훨씬 더 강력한 영향력을 가지게 되었다. 진영논리 속에서도 뼈아픈 기사는 의미 있는 충격을 미친다. 겉으로는 그 기사를 가짜이고 나쁜 뉴스라 폄하해도 시린 부분을 사라지게 할 수는 없다. 그때나 지금이나 군계일학은 계속 존재한다. 오히려 기사 아웃렛 환경이 확장되면서 군계일학의 기사나 기자의 사후 취재담이 세상에 알려질 확률은 더 늘었다. 당연히 그 내용이 기업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수배로 높아졌다. 기사가 죽었다며 안일하게 바라볼 환경은 절대 아니라는 의미다.

    넷째, 기자를 무시하며 이슈나 위기관리에 성공한 기업 없다

    기자를 건너 뛰자는 논의를 진행하는 기업도 생겨났다. 왜곡을 일삼는 기자를 상대하지 말고, 온라인과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중과 이해관계자들을 직접 상대하자는 제안도 나온다. 어차피 온라인과 소셜미디어에 자사 입장이 게시되면, 그걸 기자들이 받아쓸 텐데, 왜 골치 아프게 기자에게 까지 자료를 보내야 하는지 질문하는 기업도 생겨났다.

    한마디로 기업을 취재하는 기자들에 대한 대우나 평가가 이전 보다 낮아진 것이다. 그렇다면, 그 현상을 가지고 기자가 죽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을까? 진짜 기자들은 아무 의미 없는 이해관계자로 무시해 버릴 수 있을까? 자사가 뿌린 소셜미디어 게시물을 주어 먹는 하이에나 정도로 폄하하면 아무 문제는 없을까?

    이에 대한 답은 간단하다. 실제 대형 이슈나 위기가 발생했을 때 관련된 취재를 하는 기자들을 무시하는 실험을 해 보면 된다. 기자들의 전화를 받지 않으면 된다. 기자들의 방문을 막아 철통방어를 해보자. 어쩌다 연락된 기자에게 묵비권이나 거짓 정보를 흘려 괴롭혀 보자. 대신 소셜미디어로 잘 정리된 내용을 게재한 뒤, 알아서 해석해 기사 쓰라 가이드 해보자. 그 결과가 소중한 교훈이 될 것이다.

    각각의 기사에게도 그랬던 것과 같이, 유리하고 좋은 기사를 쓴 기자는 진짜 기자라 하고, 반대인 기자는 나쁜 기자라 하며 비속어를 써 비아냥 거리는 것이 오히려 문제다. 그런 편향된 시각이 기자들에 대한 전략적 대응 기반을 무너뜨린다. 기자를 폄하하고, 기자를 차별하게 되기 때문이다. 기자의 취재 방향과 수준을 제대로 보지 못하게 만드는 사내 환경을 스스로 조성하니 문제다. 제대로 된 대응을 하고도 사후 아무 평가를 내부로부터 받지 못하게 되니 악순환은 계속된다. 기자가 죽었다고 확신해 보자, 과연 무슨 일이 벌어질까?

    기업 홍보나 마케팅도 마찬가지고, 이슈관리나 위기관리에 있어서도 공히 적용되어야 하는 룰이 있다. ‘A 또는 B 또는 C’라는 ‘or’ 주장과 생각은 경계해야 할 필요가 있다. ‘신문과 기자가 죽었으니 우리는 이제 온라인과 소셜미디어에 집중해야 한다’ 같은 주장은 경계해야 하며 실질적이지 않은 주장이라는 의미다.

    얼핏 보면 상당히 전략적이고 효율적인 주장 같이 보이지만, 실제로 A나 B가 죽었을 리 없고, 더욱 더 강력해지고 있다면 C에 집중하는 것이 정상적 대안은 아니라는 것은 누구나 이해가능 한 것이다. 가장 전략적인 룰은 ‘A와 B와 C 모두를 제대로…’라는 ‘and’ 시각에 기반한 것이다. 신문, 종이 신문 기사, 기자 그 어떤 것도 죽은 것이 없다. 완전하게 사라지지도 않았으며, 그 다양한 영향력은 계속 변화할 뿐 아직도 기업에게는 치명적인 수준으로 생생하다. 그러니 ‘and’룰도 계속 유효하다.

    신문과 기자들이 죽었기 때문에 회사 내 언론홍보 기능을 없애자 하는 기업은 몇 년 후 아주 뼈아픈 교훈을 가진 후 스스로 다시 언론 홍보 기능을 일으켜 세워야 할 것이다. 신문과 기자들의 영향력이 사라졌다는 생각으로 기업 이슈관리와 위기관리 기능을 축소한 기업도 이내 마찬가지 환원의 심각한 고통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실제 환경과 영향력 구도에 대한 시각이 부실한 기업은 그러한 폐지, 축소, 충격, 환원의 고통을 계속해서 반복한다. 홍보실 직원들이 불철주야 언론 홍보를 너무 잘했더니, 스스로 인기 좋은 기업이 된 줄 알고 이후 홍보실을 축소한 예전 기업들도 그랬다. 이슈나 위기를 초반에 잘 관리하던 실무진이 고생하던 기업에서는 자사 스스로 ‘발생될 이슈나 위기가 없는 기업’이라는 환상을 가지기도 했다. 그 후 위기관리 시스템을 오래도록 방치했고, 그 기업들도 몇 년 후에는 똑같았다. 그런 불필요하고 고통스러운 반복을 경험하지 않으려면 살아있는 신문과 기자들을 정확하게 바라보고 전략적으로 대응해 나가는 것이 옳다. 지금까지 내내 그래왔듯.

  • 위기관리 역량강화를 위해?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개인적으로 위기관리 업무를 하면서 홍보실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점점 위기는 늘어가는데 반해 위기관리 역량은 좀처럼 늘지 않아 고민입니다. 위기관리를 더욱 잘 해 나가기 위해 실무자에게 필요한 것, 노력해야 하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얼마전 모 그룹사 전 계열사의 홍보팀 임직원이 다 함께 모여 위기관리 워크샵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 때 각 계열사 홍보임원과 팀장들이 같이 이야기했던 실무자의 위기관리 역량에 대한 인사이트를 공유하는 것으로 답을 대신 할까 합니다.

    첫 번째 조언은 ‘신문을 보라’는 것입니다. 이 의미는 단순히 신문 종이를 보라는 것이 아니라, 회사 뉴스 이외에 홍보담당자라면 그리고 위기관리를 하고 있다면 전체 사회 현상을 매일 함께 읽고 보고 따라가라는 의미가 되겠습니다. 최근 기업 위기관리에 있어 강조되는 기업의 ‘정무감각’에 대한 조언입니다.

    두 번째 조언은 ‘실무자 시절부터 공감하는 것에 익숙해지라’는 것입니다. 흔히 홍보담당자는 언론과만 공감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를 넘어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공감하는 노력을 해 보라는 조언입니다.

    세 번째 조언은 ‘실무자 시절부터 팩트를 잘 파악하는 훈련을 하라’는 것입니다. 위기 시 불완전 정보를 가지고는 절대 위기관리를 못합니다. 사실과 의견을 분리할 줄 알아야 합니다. 기대를 사실과도 혼동하지 않아야 합니다. 모든 정보는 크로스체킹 해 완벽성을 갖출 수 있어야 합니다..

    네 번째 조언은 ‘누구보다도 회사와 관련된 정보를 제대로 알려 노력해라’입니다. 무조건 기자보다는 더 알아야 한다는 것이죠. 당연한 기본입니다..

    다섯 번째. ‘언론관계는 기본이다. 충실하라’입니다. 최근 일부 홍보 실무자들이 언론관계를 기피하거나, 건너뛰려 하는 성향을 보이는데 그에 대한 조언입니다. 언론관계는 전부는 아니지만 기본은 됩니다. 기본 없이 그 위에 탑이나 건물을 쌓기는 어렵겠죠.  

    여섯 번째, ‘온라인 전반을 오프라인과 통합해 이해해라’ 입니다. 앞으로 온라인발 위기가 훨씬 더 증가하게 될 테니 이 또한 전체를 볼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죠.  

    일곱 번째. ‘내부고발이나 외부 위기원점의 관리에 있어 그 사람의 다친 마음을 조직적으로 케어 해 주는 회사의 노력이 매우 중요하다.’입니다. 직원들과 주변 이해관계자들의 소리에 평소 좀 더 관심을 갖자는 조언입니다. 전략적인 인사이트죠.

    여덟 번째. ‘뭐든 사전에 하자.’입니다. 일이 알려지고 나서 관리하는 건 지는 위기관리라는 것이죠. 매번 위기관리 담당자들이 뒤늦게 뒤처리를 해야 하는 상황은 가능한 피하자는 것입니다. 위기관리의 진정한 의미를 보아도 위기관리는 사전적 위기관리에 주로 비중을 둡니다. 공중에게 알려진 위기보다는 알려지지 않은 위기라 좀더 성공적인 위기관리라는 말도 있습니다.

    아홉 번째. ‘매뉴얼 가이드라인을 좀 더 상시 교육하고 훈련하자.’ 위기 시 기업 조직은 절대 통제되지 않는다는 것을 사전에 전제 해 평시 교육과 훈련에 집중하자는 것입니다. 사실 홍보실이 위기를 발생시키는 경우는 극히 드뭅니다. 그 외 다른 사업 조직들이 위기를 만들어 내는 것을 홍보실이 관리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당연히 여러 사업 조직들도 위기관리에 스스로 관심을 가지고 평시 교육과 훈련에 동참해야 합니다.

    마지막 열 번째. ‘사일로를 깨자.’ 조직이 위기 때 일사불란 하기는 커녕 우리가 즐기는 안주 ‘낙지탕탕’ 처럼 갈갈이 흩어져서는 안된다는 의미입니다. 재미있는 비유이지만, 항상 접시 위에서 각자 꿈틀거리는 낙지탕탕을 보며 위기관리 조직을 떠올리는 것은 그렇게 유쾌한 경험은 아닙니다. 그래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하자는 것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64. 청와대가 신문을 읽는다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어떤 미디어 전문가는 신문이 죽어간다 또는 신문이 죽었다 공공연히 이야기한다. 학자들이나 관계기관 조사를 보아도 신문 구독 또는 열독률은 계속 감소해만 간다. 독자들 사이에서도 누가 요즘 신문을 읽나? 나는 최근 종이 신문을 넘겨가면서 읽어 본 기억이 없다 이야기한다.

    이런 일반화된 인식들은 기업 경영진에게도 일정한 영향을 미친다. 이 때문에 경영진은 홍보실의 기능을 통해 어떤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가에 대해 평소 의문을 제기한다. 다들 죽었다 이야기하는 신문에 주로 매달려 있는 자사의 홍보실이 어리석어 보이는 것이다.

    언론에 아무리 우리 제품 기사를 내 보아도, 해당 제품 판매가 지지부진한 것을 보라. 예전 같이 소비자들이 신문을 보지 않는데 왜 우리가 기자들을 출입기자 또는 담당기자라 부르면서 굽실거려야 하는가 홍보실에 묻는다. 신문에 싣던 광고를 걷어 낸 지는 이미 오래 되었다.

    기업 홍보실은 그들 대로 이런 딜레마 속에서 갈피를 잡지 못한다. 신입 홍보실 직원은 언론관계 중심의 홍보업무를 꺼려하기 시작했다. 예전처럼 언론관계가 과연 홍보실의 노른자 업무인지에 대해서도 내부적으로 이야기가 나온다. 젊은 신입들은 온라인 홍보가 훨씬 강력하며, 시장의 트렌드까지 반영하고 있어 진부한 언론 홍보는 자신이 하고 싶은 업무가 아니라 이야기한다.

    이런 상황은 사실 자연스러운 변화다. 그런 변화들은 환경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을 뿐 더러, 기업의 속성과도 확실히 맞닿아 있다. 기업은 기업만의 목적이 있다. 효과나 효율이 떨어지면 그것이 언론이건 무엇이건 언제든 돌아서 더 나은 효과와 효율을 찾게 되어 있다. 그에 따라 부서 기능과 직원들의 업무 영역의 비중이 달라지는 것도 당연하다.

    단, 흥미롭고 놀라운 것은 평소 이런 생각과 태도를 가지던 경영진과 직원 대부분이 자사에게 위기가 발생하면 그 생각과 태도를 180도 바꾼다는 점이다. 평소 생각과 태도가 위기 시에는 전혀 다른 생각과 태도로 완전히 변화되는 것이다.

    아무도 보지 않는다 했던 신문에 게재된 자사에 대한 부정 기사를 보면 경악을 하기도 한다. 스스로 생각했을 때 ‘아무도 보지 않는다’ 했던 신문 아닌가? 그 ‘아무도 보지 않는 신문’에 실린 기사를 보는 사람이 어디 있다고 그렇게 놀라고 화를 내는 것인지 그 이유가 궁금하다.

    종이 신문에 실릴 자사 관련 기사를 빼라 홍보실에 지시도 한다. 평소 읽어 본적 없다던 경영진이 왜 ‘그깟’ 종이신문에 실린 부정 기사 몇 줄을 그리 두려워하는지 알 수 없다. 종이에서 해당 기사를 빼면 자신의 심리적 효과 외 어떤 최종 효과를 얻을 수 있는지도 좀처럼 말하지 못한다.

    어떤 임원은 이렇게 이야기한다. 신문 기사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그 부정기사가 온라인과 각종 소셜미디어에 퍼져 궁극적으로 회사에 영향을 미치니까 하는 말이라 한다. 그렇다면 평소에는 왜 생각이 달랐을까? 아무리 신문에 기사를 내도 ‘아무도 보지 않고’ ‘별 영향도 없다’ 했지 않았나? 이제 와 위기가 발생하니 신문 기사가 온라인과 소셜미디어에 영향을 줄까 왜 우려하나?

    그들이 정말 일관되게 미디어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태도를 유지하고자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신문에 자사 관련 부정기사가 아무리 실려도 눈 하나 꿈적하지 않아야 한다. 아무도 보지 않는 죽은 신문에 난 기사를 두려워할 필요는 없으니까 말이다.

    온라인이나 소셜미디어로 해당 부정 기사가 확산되는 것도 우려 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기존 신문이 그리 큰 영향력을 지니고 있다 믿지 않았으니까. 신문은 죽었고, 아무도 보지 않을 뿐 아니라, 영향력도 예전 같지 않다 생각했던 평소 기억을 되살려 보라. 그런 무력한 신문에서 광고를 과감히 빼고, 출입기자에게 등 돌리던 평소 태도를 위기 시 유지해 보라는 것이다.

    문제는 사실 기업 경영진이 평소와 위기 시 각기 다른 생각을 한다는 데 있는 것이 아니다. 문제는 위기 시 신문을 비롯한 언론이 분명한 영향력을 가진다는 사실을 굳이 평소 외면하는 그 태도다. 외면하려 했던 습관이다. 평소 관심 투자 없이 위기 시 천운을 기대하는 욕심이 문제다.

    위기 시 기업의 부정 기사는 청와대가 읽는다. 경찰도 검찰도 읽는다. 공정위도 국세청도 식약처도 관세청도 읽는다. 지자체들이 읽는다. 국회 각 정당과 국회의원들도 읽는다. 각종 단체나 NGO들도 해당 기사를 꼼꼼하게 읽는다. 거래처와 투자자들이 찾아 읽는다. 직원들과 그 수많은 가족들이 기사를 읽는다. 격분해 있는 위기 원점들이 또 읽는다.

    아무도 읽고 보지 않는 신문에 그리고 언론에 왜 관심을 두어야 하는가? 왜 효과와 효율이 떨어지는 매체에 투자하고 열과 성을 다해야 하는가? 홍보실은 왜 그 무식한 짓을 계속 하는가? 이렇게 묻는 경영진은 진짜 위기 시에도 그렇게 생각할 수 있을지 스스로에게 먼저 질문해야 할 것이다. 진짜 신문이 죽었다 생각하나?

    필자소개

    정용민은 국내 최초로 설립된 위기관리 전문 컨설팅사 스트래티지샐러드의 대표 컨설턴트다. 200여 이상의 국내 대기업 및 유명 중견기업 클라이언트들에게 지난 20년간 위기관리 컨설팅과 코칭, 자문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기업 위기관리 전문서적 [소셜미디어시대의 위기관리], [기업위기, 시스템으로 이겨라], [1%, 원퍼센트], [기업의 입]을 집필했다.

  • 63. 언론과 여론을 혼동하지 말라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위기 시 기업 경영진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대상은 아마 언론일 것이다. 위기 시 언론이 부정적인 태도로 위기 상황을 연이어 보도하는 것만큼 경영진들에게 괴로움을 주는 것이 없다. 평시에는 신문이나 TV를 보지 않던 경영진들도 위기가 발생하면 자사와 관련 된 기사나 보도 하나 하나를 챙겨 본다. 그리고 대부분 한마디씩 그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래서 전통적 기업 위기관리에서는 언론에 대한 관리에 상당히 많은 신경을 썼다. 아직도 일부 기업 경영진들은 위기 시 언론관리가 곧 위기관리인 것으로 착각을 한다. 언론만 잠잠하면 아무 일도 없었던 듯이 위기가 사그라들 것이라 믿는 것이다. 그 중 일부는 그렇기 때문에 홍보실이 사내에서 위기를 관리하는 유일한(?) 부서라고 지명 하기도 한다.

    홍보실 임직원들은 위기가 발생하면 당연히 언론을 바라본다. 실시간으로 기사와 보도를 챙기고 관련된 기자에게 전화를 걸고 이메일을 보낸다. 가급적 부정적 표현이나 자극적 내용들을 기사와 보도에서 빼내보려 부단히 노력한다. 표면적으로는 그런 기사나 보도 때문에 위기가 관리되지 않고, 그에 자극 받은 정부, 국회, 규제기관, NGO, 고객 등의 이해관계자들이 새롭게 개입하게 된다는 이유를 댄다.

    그러나 내심 홍보실에서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VIP와 경영진들의 질책이다. “우리 회사 홍보실은 부정 기사 관리도 제대로 잘 하지 못해서 무능력하다.” “다른 기업에서는 그런 부정기사를 잘 빼내던데, 우리 홍보실은 무엇을 하는지 모르겠다” 이런 비판을 받는 것을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다.

    그 증거로 내부 질책이 두려운 홍보실 사람들은 위기 시 기자들에게 이렇게 하소연 한다. “기자님 기사 때문에 제가 잘리게 생겼습니다.” “저 좀 한번 살려주신다 생각하시고 기사 좀 어떻게 안될까요?” 이런 하소연은 언론 부정 기사를 관리함을 통해서 홍보실에 대한 내부 시각을 관리하기 위한 것이다. 우리가 흔히 떠 올리는 회사를 위해 언론을 관리한다는 생각은 사실 그 다음이다.

    기업이 위기 시 언론을 관리하는 활동들을 하며 종종 혼동하는 것이 이 부분이다. 언론을 여론이라 생각하고 동일시 하는 것이다. 물론 언론은 여론을 반영한다. 때로는 언론이 여론을 이끈다. 그렇지만 정확하게 언론은 여론 그 자체가 아니다. 상당부분 비슷할 수는 있어도 정확하게 일치한다고는 볼 수 없다.

    기업은 위기 시 기본적으로 여론을 읽어야 한다. 언론을 여론이라 착각해 언론만을 읽어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다. 언론만을 읽고서 내리는 위기관리 의사결정은 실제 여론을 관리하는 데 있어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언론을 여론으로 착각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위험하다.

    더구나 최근 같이 공중 개인들의 직접적 태도와 감정들이 다양하게 분출되는 여러 온라인과 소셜미디어 채널들을 등한시 해서는 안 된다. 사내로 연결되는 콜센터 전화, 이메일 내용들도 모니터링 해야 한다. 매장에서의 고객반응들도 모니터링 해야 한다. 거래처들의 이야기도 들어야 한다. 사내에서 공유되는 이야기도 위기 시 경청해야 한다. 기업이 운영하는 이해관계자 접접(POC: Point of Connection)을 총 가동해 그로부터 인입(引入)되는 진짜 여론을 통합적으로 읽어야 한다.

    현장에서 위기관리를 하다 보면 최근 언론이 실제 여론을 반영하지 못하거나, 충분히 담지 못하거나, 심지어 여론과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경우들이 늘고 있다. 이는 예전과 달리 언론이 여론을 충실하게 반영하지 못하게 된 것이라기 보다는, 예전에는 보이지 않던 여론이 이제는 보여지기 때문에 언론과 여론의 기존 간극이 드러나게 된 것일 뿐이다. 예전에도 그 간극은 정확하게 존재했었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예전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명언에 이런 말이 있었다. “언론이 없으면 위기도 없다” 상당히 언론 중심적인 위기관리관이었지만, 그 때는 그것이 통했던 시절이었다. 그 만큼 언론 이외에는 공중들이 기업의 부정 이슈를 접할 채널들이 다양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 이야기는 이제 완전히 바뀌어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 근본으로 돌아가서 “여론이 없으면 위기도 없다”는 이야기가 더욱 더 당연해진 것이다. 언론이 없는 위기는 있을 수 있지만, 여론이 없는 위기는 있을 수 없다. 여론이 없는 언론은 기본적으로 무력하다. 따라서 기업은 위기 시 폭넓게 여론을 바라보아야 한다.

    아직도 위기 시 언론만을 바라보며 일희일비하는 회사는 좀더 위기 시 여론을 통합적으로 바라보는 회사의 체계와 실무자의 습관 그리고 경영진의 경험을 키워야 한다. 더 이상 언론이 여론의 정확한 리트머스가 아니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언론은 여론이라는 퍼즐을 구성하는 아주 중요한 퍼즐조각들 중 하나일 뿐, 그 퍼즐 자체도 아니고, 퍼즐의 그림 전체를 보여주지 못한다는 정확한 여론관과 언론관을 정립해야 한다. 더욱 더 크게 다양하게 보자.

    필자소개

    정용민은 국내 최초로 설립된 위기관리 전문 컨설팅사 스트래티지샐러드의 대표 컨설턴트다. 200여 이상의 국내 대기업 및 유명 중견기업 클라이언트들에게 지난 20년간 위기관리 컨설팅과 코칭, 자문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기업 위기관리 전문서적 [소셜미디어시대의 위기관리], [기업위기, 시스템으로 이겨라], [1%, 원퍼센트], [기업의 입]을 집필했다.

  • 51. 최고의 로펌을 찾아라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기업 위기는 그 상당수가 최종적으로 법적 판결로 마무리된다. 미국의 전대통령이자 법학자인 오바마가 이야기했던 것처럼 “법정에 가기 전 정치로 많은 것들이 해결되어야 한다”는 이야기는 매우 중요한 교훈을 주지만, 아직도 법적 해결은 최종적 해결 수단으로 상호 선호되고 있다.

    단순 제품 하자나 그로 인해 입은 소비자 피해의 경우에도 그렇다. 유해성 논란으로 대규모 리콜을 할 때도 그렇다. 각종 환경 안전사고도 그렇고, 인사 사건 사고가 발생해도 그렇다. 당연히 이슈 원점인 여러 이해관계자와의 갈등에서도 매번 법적 해결 단계를 피해 나가기는 어렵다.

    최근에는 이에 더해 사회적 이슈로 기업들이 많은 논란에 휩싸이면서, 이로 인해 민감해진 규제기관들의 개입을 가장 위협적 환경변화로 꼽는다. 그래서 기업 위기에 있어 ‘기승전결’이라는 전통의 흐름 대신 이제는 ‘기승전검(檢)’이라는 신조어까지 돈다. 대부분 기업 위기가 발생 후 일정 기간 이후에는 검찰의 조사로 일단락 이루어진다는 의미가 되겠다.

    당연히 이와 같은 환경변화에 있어 위기 시 기업의 ‘법적 대응 역량’은 ‘여론 대응 역랑’과 함께 큰 축을 이루고, 점차 더욱 더 강화되는 현상이 반복된다. 예전 VIP의 검찰 조사에 대응하며 대응 역량을 키웠던 대형 그룹사들의 경험을 이제는 중견 중소기업들까지 이어 경험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의외로 중견 및 중소기업의 위기관리에 있어 기업 구성원들이 좋은 로펌을 활용하는 것을 낯설어 하거나 그에 인색한 경우가 있다. 일단 대부분 경우 로펌의 비싼 비용 때문에 상담이나 수임 요청 자체를 주저한다. 위기 시 비싼 비용을 감당하는 대신 그들로 부터 얻을 수 있는 것은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도 확신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실무진은 위기 시 어떻게 로펌을 핸들링하고 함께 원팀을 이루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자신 없어 한다.

    일선에서 위기관리 업무를 하면서 깨달은 교훈 중 하나가 ‘대두된 위기에 전문성을 가진 좋은 로펌과 함께 하는 위기관리처럼 즐거운 것이 없다’는 것이다. 클라이언트 위기관리에 있어 ‘즐겁다’는 표현을 쓰는 것이 적절한 것 같아 보이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만큼 클라이언트가 만족스러운 위기관리 결과를 얻게 된다는 뜻이다.

    특정 위기 유형에 전문성을 가진 ‘좋은 로펌’이라 했다. 이를 절대로 ‘가장 큰 로펌’이라던가 ‘가장 수임료와 성공보수가 비싼 로펌’이라던가, ‘유력 전임이 수두룩한 로펌’이라는 의미로 받아들이지 않았으면 한다. 심지어 개인 변호사라 해도 ‘좋은 변호사’라면 위기관리에는 큰 도움이 된다. 이에 관해 위기관리를 위해 몇 가지 ‘좋은 포럼(변호사)’의 조건을 꼽아 본다.

    첫째, 변호사들이 여론을 제대로 읽을 수 있는 개인 역량이 있어야 한다. 일부 여론에 반감을 가지거나, 정무적 감각이 부족한 채 법적 논리와 해법에만 몰두하는 변호사가 있는데, 기업 입장에서 위기관리를 할 때는 함께 일하기 매우 힘들다. 여론 관리를 위한 균형적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원팀을 이루기 어렵기 때문이다.

    둘째, 유사 위기 유형을 다양하게 많이 경험한 변호사들이 좋다. 같이 사법고시를 통과하고, 같이 검찰이나 법원 경력을 유사하게 쌓았다 하더라도 변호사 각각은 다르다. 실무 및 개업 후 얼마나 관련 사건을 집중적으로 많이 다루어 보았는지 그래서 중요하다. 변호사니 모든 법에 익숙하겠지 하는 것은 착각이다. 유사 사례에 대한 법적 대응 경험을 중심으로 검토하는 것이 좋다.

    셋째, 의사결정을 위한 커뮤니케이션에 능한 변호사가 좋다. 정보 공유도 당연히 능통해야 한다. 위기관리 의사결정 미팅에 들어와 자유롭게 질문 답변하고 창의적 토론에 적극 참여하는 변호사의 커뮤니케이션 역량은 기업에게 큰 도움이다. 반면 폐쇄적이고, 문서만 바라보는 전형적 변호사들이 조인하는 경우에는 위기관리 진행에 있어 여러 장애와 맞닥뜨리게 된다.

    넷째, 특히 홍보팀과 친하고 상호 서포트 받기 원하는 변호사가 좋다. 위기관리를 두 갈래로 나누면 상황 관리와 커뮤니케이션 관리로 나뉜다. 상황 관리의 경우 여러 분야가 있지만 법적 대응 관리 업무가 큰 축이다. 로펌이나 변호사들의 법적 상황 관리가 위기관리라는 자전거의 앞바퀴라 한다면, 홍보팀이 진행하는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이 그 뒷바퀴가 된다. 로펌이나 변호사가 앞바퀴만 열심히 끄는 역할을 반복하기 보다는 홍보팀과 가까이 협업하며 뒷바퀴가 더욱 잘 돌게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그래야 위기관리가 완전하게 진행될 수 있다.

    최고의 로펌을 찾으라는 조언은 이와 같은 좋은 로펌과 변호사들을 찾아 도움을 받으라는 의미다. 사내 위기관리팀 멤버로서 역할을 다하게 하고,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는 홍보팀과 시종일관 합을 맞출 수 있는 체계를 꾸리라는 의미다. 그래야 위기관리 자전거가 속도를 내며 앞으로 잘 나아갈 수 있게 된다는 이야기다.

    필자소개

    정용민은 국내 최초로 설립된 위기관리 전문 컨설팅사 스트래티지샐러드의 대표 컨설턴트다. 200여 이상의 국내 대기업 및 유명 중견기업 클라이언트들에게 지난 20년간 위기관리 컨설팅과 코칭, 자문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기업 위기관리 전문서적 [소셜미디어시대의 위기관리], [기업위기, 시스템으로 이겨라], [1%, 원퍼센트], [기업의 입]을 집필했다.

     

     

  • 실제 VIP들의 언론 인터뷰, 그 차이들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필자는 주로 기업 VIP들을 대상으로 미디어트레이닝과 위기관리 워크샵 그리고 시뮬레이션을 진행한다. 최근 대기업 회장 몇 분을 위해 심도 있는 언론 인터뷰 트레이닝을 진행하기 위해 새로운 조사 분석을 진행했었다. 한국을 대표하는 그룹사 및 중견사 오너, 회장, 부회장, 대표이사, 계열사 대표 등의 공개된 언론 인터뷰들을 다량으로 취합 해 비교 분석해 본 것이다.

    지난 20년간 기업 VIP들을 대상으로 미디어트레이닝을 진행해 오면서 VIP들에게 직접 받은 인사이트도 많지만, 새로운 조사 분석을 통해 받은 VIP들로부터 인사이트 또한 상당히 소중하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많은 기업 VIP들이 언론을 대하는 태도와 커뮤니케이션 특징은 과연 완벽할까?

    가장 빈도가 많은 순서로 몇 가지 큰 특징들을 정리해 본다. (VIP의 실명이나 기업을 유추할 수 있는 내용은 없앴다)

    첫째, VIP의 커뮤니케이션 스타일 특징: 자신감에 차있어 개인의 메시지를 주로 낸다.

    이런 스타일의 VIP들은 일단 기자들과 말 나누기를 즐긴다. 그렇다고 기자들을 찾아 다니는 것은 아니지만 기자들이 인터뷰를 의뢰하면 대부분 인터뷰에 응한다. 기자들에게 좋은 인상을 준다. 인터뷰 과정에서 기자에게 인간미를 보이고, 친근감을 느끼게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메시지들이 개인적 메시지라서 문제 소지가 있다. 개인의 생각을 기업의 생각으로 치환해서 설명한다. 상당히 민감한 이슈에도 자신의 허심탄회한 생각을 그대로 이야기한다. 모든 메시지에 자신감이 기반이 되어 말투나 표현이 강하다. 비속어도 섞는다. 상당히 극단적 사례 여러 개를 제시한다. 속 이야기도 오고 가고, 너무 세부적인 뒤 배경을 기자에게 길게 설명한다.

    일반적으로 이런 스타일의 VIP들은 답변 내용이 매우 길다. 세부적이고, 개인적이다. 배석한 홍보임원들이 조마조마해 한다. VIP께서 조금만 기업 차원의 메시지에 대한 고민과 상의를 하셨으면 하는데, VIP께서 그 과정을 건너 뛰시고 자신의 생각을 그대로 내보이시니 문제다. 인터뷰 사전에 자신의 생각을 홍보임원에게 쭉 서술하시고, 그 중 민감하거나 회사의 입장과 갈등이 있을 것 같은 내용이나 표현은 피드백을 통해 교정 받으시는 것이 좋다. 홍보실은 그럴 때 쓰셔야 한다. 절대 개인이 회사가 아니라고 먼저 생각하셨으면 한다.

    둘째, VIP의 커뮤니케이션 스타일 특징: 언론을 싫어하는 모습이 그대로 드러난다

    재계 또는 업계 신년회나 정부주관 행사 등에 참석하는 기업 VIP들 중 언론 포비아의 모습을 그대로 드러내는 경우다. 평소에도 언론 인터뷰는 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 분들이다. 어쩔 수 없이 공개 행사에 참석했다가 많은 기자들에게 둘러 쌓일 때부터 문제가 나타난다.

    언론과 기자를 싫어하더라도 표정이나 몸짓에서 그런 감정이 드러나면 안 되는데, 그대로 드러내는 VIP들이 있다. 일반적 취재 접근인데 손을 휘 젓거나, 기자를 째려 본다. 바쁜 걸음으로 기자 사이를 비켜 빠르게 걷는다. TV카메라나 사진 기자들이 따라 붙는 것을 극도로 부담스러워 한다. 동행하는 홍보실 사람들은 그 때부터 보디가드의 역할을 시작하게 된다. VIP께서 부담스러워 하시니 어쩔 수가 없다.

    그렇게 그냥 기자들을 따돌리면 좋았는데, 건물 바깥에서 차량을 기다리거나 엘리베이터가 오지 않는 정지상태에서 기자들의 쏟아지는 질문을 받는 경우가 벌어진다. 가장 좋지 않은 경우는 이 와중에도 단답형으로 기자들의 질문에 툭툭 답을 하시는 경우다. 그 단답으로 기사 한 면이 꾸려진다.

    이런 스타일의 VIP께서는 평소 기자들의 앰부시 인터뷰 시도나 단체로 따라 붙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응 한 담담한 대응 방식을 연습하셔야 한다. 표정이나 몸짓 관리도 물론이다. 언론은 적이 아니라는 생각도 필요하다.

    셋째, VIP의 커뮤니케이션 스타일 특징: 언론을 잘 이해하고 언론을 활용한다

    특정 대형 그룹사 부회장들과 사장들이 대표적으로 이런 스타일이다. 어떤 장소에서 기자들이 몰려 들어도 자신이 경험하고 훈련 받은 대로 일관되게 응대한다. 메시지를 상당히 아끼는 대신 부드럽게 인간적인 모습으로 기자를 대한다. 기자들에게 일용한 양식은 주지 않아도, 괜찮은 분이라는 느낌은 준다.

    자신의 입에서 나온 말 한 두 마디가 회사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내내 한다. 어떻게 말을 해도 언론에서는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는 가능성에 주목한다. 팽팽하게 날 선 질문이 쏟아져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오늘 일찍들 나오셨네요” “넘어지십니다. 발 조심하세요” 등으로 자신의 메시지를 대신한다.

    특히 따라오는 기자들을 뒤로 하고 자신의 승용차에 오를 때에도 다시 한번 돌아서서 젊은 기자들에게 허리를 굽혀 인사한다. “미안합니다” “자 수고를 하세요” “감사합니다” 라는 말을 고개 숙여 한다. 이런 스타일의 VIP들은 기자들 질문을 받을 때 질문 하는 기자의 얼굴을 바라보고 눈을 마주치는 VIP도 꽤 된다. 이런 VIP들에게는 별도의 훈련이나 가이드라인이 필요 없을 수도 있다. 단, 한 순간이라도 방심하면 안 된다는 긴장감의 지속적 유지가 관건이다.

    넷째, VIP의 커뮤니케이션 스타일 특징: 소규모 인터뷰와 기자회견에서의 태도가 다르다

    이 스타일은 위험 한 스타일은 물론 아니다. 언론 인터뷰에서도 다양한 장소와 상황에 따른 래포 형성이 필요한 것이기 때문에 이런 스타일은 상당히 세심한 VIP라 볼 수 있다. 소규모로 기자 몇 명을 대상으로 식사와 함께 진행하는 질의응답에서는 사적으로 친근감을 주는 톤앤매너로 커뮤니케이션 한다.

    메시지에 있어서도 기자들과만 공유하고 싶은 백그라운드 정보들이 전략적으로 디자인 되어 전달된다. (맨 앞의 VIP 스타일과 다른 점은 해당 정보나 메시지가 회사 내부에서 결정된 공식적인 것이냐 여부다. 개인의 판단에만 기반 한 정보나 메시지는 무조건 위험하다) 미리 준비된 스토리 라인이 있다. VIP 자신의 말이 길어지면 그 스토리라인을 기억하면서 메시지를 자연스럽게 반복한다.

    똑같은 VIP라도 기자회견과 같이 다수의 기자들과 큰 행사장에서 마주했을 때에는 헤드 테이블에 올라 답변 하면서 완전하게 커뮤니케이션 스타일을 바꾼다. 답변 문장은 훨씬 짧아지고, 핵심만을 담고 있다. 자연스럽게 미리 준비된 핵심 메시지들을 정리해 이야기한다. 여기에서 자연스러운 것에 주목해야 한다.

    이런 자연스러움은 해당 VIP가 메시지를 완전하게 이해하고 있고, 그에 공감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런 경우 VIP의 생각을 먼저 홍보실이 세부적으로 잘 정리 구조화 해서 예상질의응답 팩을 만들어야 한다. 물론 IR측면, 법적 측면, 여론 측면, 사내 측면, 실무 측면 등 회사의 공식적인 리뷰는 필히 거쳐야 한다. VIP께서 완전하게 해당 메시지 구조를 이해하시게 만 만들면 성공하는 케이스다.

    다섯째, VIP의 커뮤니케이션 스타일 특징: 메시지를 암기해서 인터뷰 한다

    기본적으로 완벽을 추구하는 경우다. 그렇지만, 앞의 스타일과 달리 자연스러움이 모자라다. 자신의 메시지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는 것을 알고는 있는데, 그 메시지를 자유자재로 전달하는 데에는 상당한 부담을 가지는 경우다.

    이런 경우 실제 인터뷰나 기자회견 모습을 보면 대부분의 메시지가 암기된 형식으로 딱딱하게 구두 서술된다. 당연히 시선은 허공에 떠 있고, 손의 움직임도 부자연스러워 진다. 준비된 답변 내용을 읽으셔도 될 듯 한데, 자연스럽게 말하는 모습을 원하시기 때문에 답변을 암기하신다.

    자신의 메시지에 있어 실수 하지 않겠다는 그 생각은 매우 전략적인 것이다. 이런 경우의 VIP는 몇 차례에 걸친 인터뷰 훈련과 예상에 없는 질문을 받고 그에 답하는 기술 훈련을 반복해 보기를 권장한다. 미리 짜여 진 질의 응답 연습은 이런 경우 도움이 되지 않는다. 현장과 유사한 상황에서 자유로운 질의 응답을 반복해 암기보다는 이해에 기반한 메시지 전달 경험을 쌓아드려야 한다.

    여섯째, VIP의 커뮤니케이션 스타일 특징: 개인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하려 한다

    여러 기자들이 모여 있는 전시장이나 행사에서 한 기자에게 다가가 이야기 나누는 VIP 스타일이 있다. 물론 그 대상이 된 기자는 기분이 좋고, 특종의 기회를 잡아 행복하겠지만 다른 기자들은 그 반대가 된다. 홍보실은 그 중간에서 바늘방석이 된다.

    대부분 VIP가 특정 기자에게 다가가게 되면, 다른 기자들이 추가적으로 따라 붙게 된다. 거기에 주변 실무 임원들이 재차 따라 붙는다. 행사장에서 VIP를 둘러싼 인막이 두세 겹 형성된다. 당연히 VIP와 기자간의 대화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불만스러워 하는 기자들이 둘러싼 그 속에서 VIP의 메시지가 따라붙은 실무 임원의 메시지와 서로 교차된다. 기자의 질문이 잘 못 이해되고 이내 어수선하게 VIP의 메시지가 샌다. 추후 어떤 오보가 나와도 이상하지 않는 상황이 돼 버리는 것이다.

    이런 경우에는 홍보실에서 보다 체계적인 현장관리 노력을 해야 한다. 물론 VIP가 개인적으로 움직이시기 때문에 사전 준비가 되지 못했다 하더라도 그런 상황이 재발되면 안 된다는 점은 꼭 조언 해야 한다. 특정 기자에게 다가가지 마시라는 점. 여러 기자가 있을 때 여러 답변자가 함께 엉키면 위험하다는 점. 꼭 기자들에게 전달하고픈 메시지가 있으시면 공개적 공식 질의응답을 진행하시라는 점을 말씀 드리고 연습시켜 드려야 한다.

    일곱 째, VIP의 커뮤니케이션 스타일 특징: 기자의 질문에 집중하지 않는다

    흔치 않은 스타일인데, 실제 일부 VIP 중 기자회견 같은 중요한 장소에서 기자의 질문에 정확한 답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물론 답변 못한 채 침묵하는 것이 아니라, 미리 준비해 드린 메시지를 질문과 관계 없이 읽는 듯 얼버무리는 것이다. 일단 VIP께서 질문한 기자의 질문 내용을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셨기 때문이기도 하고, 이해는 하셨어도 스스로 정확한 답변을 마련하지 못했을 가능성도 있다.

    문제는 이런 동문서답형 답변이 한자리에서 반복되는 경우다. VIP는 세부 사실관계를 모를 수도 있다. 하지만, 만약 팩트를 모른다면 실무 임원에게 확인해 가며 답변 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렇게 하지 않고 반복적으로 동문서답을 하게 되면 문제가 된다. 만약 VIP께서 기초적이지만 중요한 핵심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계시다면 더욱 더 큰 문제다. 자질문제가 대두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스타일의 VIP의 경우, 프롬프터를 읽으며 하는 프리젠테이션은 나름대로 선방한다. 연습을 거쳐서 눈동자를 자연스럽게 향하며 대형 프롬프터를 읽는 것에 익숙한 것이다. 그러나, 기자들과의 질의 응답은 변수가 많고, 실질적인 사업의 이해와 구체적 정보를 가지고 있어야 답변이 가능한 것이기 때문에, 당황스러운 답변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런 경우가 가장 미디어트레이닝이나 인터뷰 트레이닝이 필요한 케이스다. VIP들 중 2-4세 분들의 경우 실생활에서 공격적이거나 까다로운 질문을 받아본 경험이 일반인과는 다르기 때문에 개인적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기업 리더로서 전략적 언론 커뮤니케이션을 위해서는 부단하게 노력하고 훈련과 연습을 해 보아야 한다. 완벽에 왕도는 없다.

    마지막, VIP의 커뮤니케이션 스타일 특징: 완벽하게 준비 된 채로 커뮤니케이션 한다.

    매우 희귀한 VIP 케이스다. 일단 이런 VIP들은 다른 분들에 비해 연령이 상대적으로 젊다. 40-50대 VIP들이 대부분이다. 이분들은 자신의 언론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많은 준비와 노력과 연습을 한다. 이런 VIP들이 많아 지는 것이 한국 기업 환경을 위해서도 바람직하다.

    이런 VIP들의 인터뷰를 보면 몇 가지 가시적 특징이 있다. 일단 메시지가 산만하지 않다. 몇 가지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방사형으로 전개되고, 이런 메시징이 시종 일관 자연스럽게 반복된다. 언론에게 키워드 중심의 헤드라인 메시지를 주는 것에 익숙하다. 멋진 메시지를 두 세 번 반복해서 기자들에게 이것이 헤드라인 감이라는 느낌을 준다.

    기술적 측면에서는 중요한 답변은 패킹(packing)해서 답한다. “첫째, 둘째, 셋째…” 이런 식 답변으로 정리 해 주어가며 답한다. 또한 이런 VIP 상당수는 숫자를 자유자재로 활용한다. 일단 정확한 숫자를 기자들에게 제시하면서 논리를 이끌어 가니 기자들은 이 VIP가 ‘실무에 밝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 숫자들이 의미 없는 과시 목적이 아니라 자신의 논리를 지원하기 위한 경우일 때는 완벽함에 이른다.

    그 외 이런 VIP들은 시선처리나 몸짓, 목소리 톤과 느낌, 말의 속도, 인간미나 기자들에 대한 예의와 인사 등 어느 하나 흠을 찾기 어렵다. 비교적 젊은 VIP라서 카메라 녹화를 해 보아도 군더더기가 없다. 준비된 핵심 메시지를 자신의 스타일 대로 정리 해 정확하고 알기 쉽게 전달할 줄 안다. 이런 VIP들은 태어났다기 보다는 만들어진 경우가 많다. 하지만, 아주 일부는 타고 태어났다는 평도 하기는 한다. 타고 태어난 분들도 마찬가지로 공통점은 부단히 노력하고 연습해 본다는 것이다.

    이상이 이번 여러 케이스들을 통해 카테고리 화 한 스타일 들이다. 기업간 차이도 있고, 또 VIP개인간 특성 차이도 있다. 대대로 가족적 스타일 특성도 물론 있었다. 홍보실의 VIP 주변 관리와 현장 지원 역량에도 일부 차이는 있었고, 긍정 또는 부정 이슈의 차이도 있었다. 필자가 주목한 부분은 VIP 개인의 커뮤니케이션 스타일에 집중했던 것이라 전체적 스타일을 일반화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마지막으로 기업 VIP들을 대상으로 미디어트레이닝 할 때 가장 반복적으로 강조하는 몇 가지 조언들을 더하며 마무리 한다.

    1. VIP께서는 인터뷰나 가지회견을 앞두고 홍보실에서 제공한 예상질의응답집을 필히 세세하게 읽고 이해하시고 그에 기반해 연습해 보십시오. (제발 읽어 보십시오!!!)
    2. 다른 것은 몰라도 언론과의 커뮤니케이션에서는 홍보실을 무조건 의지 하십시오. 그들의 이야기를 잘 들으시고, 현장에서 그들과 합을 맞추십시오. (특히 앰부시나 돌발 상황)
    3. 개인의 메시지와 기업의 메시지를 혼동하시지 마십시오. 개인이 전달하고픈 메시지도 홍보실에게 먼저 이야기 해 보시고 피드백을 구하십시오.
    4. 언론과 기자들을 불편해하고 싫어한다는 느낌을 주실 필요는 없습니다. 평소 언론관을 객관적 중립적으로 유지하려 애쓰십시오.
    5. 인간적으로 기자들을 대하십시오. 전략적으로 활용하십시오.
    6. 창구일원화와 메시지 컨트롤을 항상 염두에 두십시오. VIP의 모든 말은 기사화 됩니다.
    7. 준비하고 연습하십시오. 이를 지속 반복하십시오.

    한국의 기업을 이끌어 나가는 VIP들은 현재 그대로도 우수하다. 많은 경험과 좋은 철학에 기반 해 강력한 리더십을 보인다. 실제 경쟁력 있는 성과와 사회공헌으로 존경 받는다. 그렇기 때문이라도 VIP는 전략적으로 언론과 커뮤니케이션 하려 노력해야 한다.

    자신은 물론 회사와 수만에서 수십만에 이르는 직원들을 생각하면서 신중하고 안전하게 스스로 커뮤니케이션 해야 한다. 있는 그대로 준비 없이 하는 자연산 커뮤니케이션의 시대는 이제 사라졌다.

  • 46. 언론을 우군처럼 대하라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기업에게 위기가 발생되면 VIP를 비롯 해 많은 임원들이 가장 관심을 두는 것이 바로 언론이다. 평소에는 신문이나 TV를 보지 않던 분들도 위기가 발생하면 뉴스 케이블 방송의 깨알 같은 하단 자막까지 챙겨 보기 시작한다. 그리고는 홍보실에 여러 주문이나 질책을 쏟아낸다.

    왜 이런 기사를 나가게 하는가? 질문하는 분도 있다. 홍보실이 기자나 언론사 데스크가 아닌데 홍보실에게 그런 질문을 한다. 왜 이런 기사를 빼지 않느냐 항의하는 분도 있다. 홍보실이 기사를 관리한다고는 하지만, 무조건 밭에서 무 빼듯 기사를 쑥쑥 뽑아 낼 수 있는 게 아닌데 그런다. 아마 알면서도 그러는 듯하다. 뭐 라도 하라는 말이겠다.

    기업 홍보실은 원래 애사심 없이는 절대 일하지 못하는 부서다. 애사심이 없다면 불철주야 회사를 위해 기사를 관리하려 동분서주할 수가 없다. 일부 VIP와 임원들은 홍보실이 매일 기자를 만나 술을 마시고 주말에는 기자들과 골프를 치고 하는 것이 홍보실 직원들 스스로 좋아서 하는 것이라 오해하기도 한다. 그렇지 않다. VIP 스스로도 그렇게 하고 싶지는 않을 것 아닌가?

    일부 기업에서는 위기 시 언론을 향해 제소나 소송이나 본때와 같은 표현들이 난무하기도 한다. 부정기사를 쓴 기자를 상대로 본 때를 보여주자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언론중재위 이야기가 나오고, 제소 방법에 대해 고민하라는 지시가 떨어진다. 민사 소송을 통해 언론사 데스크와 해당 기자를 끝까지 물고 늘어져 골탕 먹여야 한다는 의견도 튀어나온다. 홍보실에서는 아주 골치 아픈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다.

    위기관리 관점에서 분명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위기 시 기업이 언론을 적으로 대하면서 위기관리에 성공한 경우가 없다는 것이다. 자신에게 향하는 언론의 창을 모두 부러뜨리고 당당하게 승리한 기업은 없다. 언론사 기자 수백명에게 모두 소송을 걸더라도 이길 수 없는 게임이 위기관리다. 만약 그 수백명에게 승소를 하더라도 그 때는 이미 회사가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되 있을 확률이 높다는 게 문제다.

    사람이 고치기 가장 어려운 감정이 바로 ‘싫어함’이다. 위기 시 의사결정 과정에서 VIP가 “싫다” 하면 그 싫음을 극복해 문제가 처리되는 경우가 없다. 사과를 빨리 해야 한다는 조언에 VIP가 “싫다”하면 그걸로 사과는 물 건너 간다. 배상책을 압도적으로 내 놓아 이슈를 종결시키자는 조언이 있어도 VIP가 “싫다”는 반응이면 그걸로 끝이다. 더구나 VIP가 부정기사를 쏟아내는 언론을 향해 “나는 저 언론사와 기자들이 싫다” 반응하면 홍보실은 전략적 대응을 할 수가 없게 된다.

    그래서 위기를 잘 관리할 수 있는 역량 중 하나가 기업 경영진의 언론관이라는 말이 나온다. 평소 언론을 통해 비즈니스 성공을 위한 많은 도움을 받았다면, 위기 시라고 언론을 적으로 대해서는 안된다. 관계라는 것을 그렇게 해쳐서는 기업 차원에서도 앞으로 얻을 것이 없기 때문이다. 내심 부정기사를 게재하는 언론에게 섭섭하고, 화도 나고, 흥분도 되겠지만, 경영진은 보다 전략적인 태도를 견지할 수 있어야 한다. 우선 ‘싫어’ 해서는 안된다.

    위기 시 언론과 맞서 싸워 이겨 위기를 관리할 수 있다면, 많은 위기관리 컨설턴트들은 당연히 맞서 싸우라 조언 할 것이다. 그렇게 해서 위기를 관리 할 수만 있다면, 언론을 처절하게 응징하는 방법이라는 책도 나올 것이다. 위기 시 언론사 기자들을 파멸로 몰아 넣는 방법 이라는 요령서도 나오겠다. 하지만, 그런 책이나 요령서가 없는 이유를 한번 생각해 보자는 것이다.

    위기관리 컨설턴트들 중에서 위기 시 언론과 맞서 싸우라, 그들에게 본 때를 보여 이기라 조언하는 자는 아마 없을 것이다. 언론의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고, 언론관계에 대한 가치와 효율성을 아는 전문가들은 대부분 언론을 전략적으로 다루라는 조언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위기 시 언론을 전략적으로 다루는 방법이 핵심이라는 이야기다.

    이를 위해 평소 많은 기업들은 언론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위기 시 그들과 커뮤니케이션 하는 전략과 방법을 연구 훈련한다. 평소 경영진을 대상으로 이해 도모와 훈련을 통해 위기 시 난장이 서는 것을 방지하고자 한다. 모든 임원이 위기 시 언론 전문가가 되는 것을 경계해 보자는 것이다. 기사를 빼라 넣으라 한마디씩 하는 것이 위기관리에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을 공유하자 하는 것이다.

    위기는 기업의 상위 1%가 관리한다. 그 1%가 얼마나 전략적인 언론관을 가지고 있는가에 따라 큰 성패의 방향이 갈린다. 위기 때 언론을 우군으로 만들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에 대해 평소 많은 생각을 해 놓아야 한다. 투자를 해 놓아야 한다. 그리고 투자를 해야 한다. 언론을 끌어안고, 그들에게 지원을 받아 위기관리에 실패한 기업은 없다. 비즈니스를 아는 경영자들이면 그것이 어떤 의미인지 바로 깨닫게 될 것이다.

     

    필자소개

    정용민은 국내 최초로 설립된 위기관리 전문 컨설팅사 스트래티지샐러드의 대표 컨설턴트다. 200여 이상의 국내 대기업 및 유명 중견기업 클라이언트들에게 지난 20년간 위기관리 컨설팅과 코칭, 자문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기업 위기관리 전문서적 [소셜미디어시대의 위기관리], [기업위기, 시스템으로 이겨라], [1%, 원퍼센트], [기업의 입]을 집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