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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보실이 할 수 있는 게 없네요? [기업 위기관리 Q&A 301]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회사에는 큰 규모의 홍보실이 존재합니다. 임원도 두명이나 있습니다. 그런데 항상 이슈나 위기가 터지면 대응을 잘 못해서 골치입니다. 다른 기업 홍보실은 나가서 기사도 막고, 문제도 해결하고 하는 것 같은데 저희 회사 홍보실은 할 수 있는 게 없다고만 하네요?”

    컨설턴트의 답변

    이슈 및 위기관리의 기본으로 들어가 다시 살펴보지요. 위기관리는 크게 상황관리와 커뮤니케이션 관리로 영역을 구분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공장에 불이 났다고 하면 그 불을 끄고, 직원들을 안전한 장소로 대피시키고, 공장내 위험 물질을 보호하고 하는 직접적인 역할을 상황관리라고 합니다. 이와 함께 공장 화재의 원인이 무엇이고, 회사가 어떻게 대응했고, 피해규모와 복구계획은 어떻게 되는지 등을 이해관계자들에게 커뮤니케이션 하는 활동을 커뮤니케이션 관리라고 합니다.

    사내 대부분의 일선 부서들은 각 사업 부문과 관련하여 위기 시 상황관리를 담당하게 됩니다. 말씀하신 홍보실은 커뮤니케이션 관리를 담당합니다. 이 구분을 정확하게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기업 위기관리에 문제가 발생되는 경우를 보면 실무부서들이 제대로 된 상황관리에 실패하거나, 상황관리를 해야 하는 부서들이 상황관리 대신 커뮤니케이션 관리를 시도한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반대로 커뮤니케이션관리를 해야 하는 부서가 상황관리에 몰두하거나, 제대로 된 커뮤니케이션 관리를 하지 못한다는 원인도 위기관리 실패 원인 중 한 부분입니다. 하지만, 앞의 상황관리 실패와 상황관리 부서들의 커뮤니케이션 관리 시도(협업 부재)가 문제인 경우가 훨씬 더 많습니다.

    자사 홍보실이 위기 시 별 역할을 하지 못한다고 생각되면, 몇 가지를 먼저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 위기의 핵심인 상황에 대한 관리가 완벽했을까요? 상황관리를 담당했던 부서들이 커뮤니케이션 관리를 위해 홍보실에게 충분한 정보를 공유했나요? 상황관리와 커뮤니케이션 관리 부서들이 한 팀을 이루어 협업을 제대로 진행했나요? 상호간 업무 분담은 적절했나요?

    이 모든 부분이 잘 진행되었음에도 위기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면, 커뮤니케이션 관리를 책임지는 홍보실의 역량을 의심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제대로 된 상황관리 내용 조차도 외부 이해관계자들에게 적절히 커뮤니케이션 하지 못했다는 의미입니다. 많은 실무부서들이 지원해 주는 데도 홍보실이 자기 할 일을 못해냈다는 의미이기도 할 것입니다.

    그러나 반대로 위 모든 부분이 적절하게 진행되지 못했다면, 이는 상황관리를 책임져야 하는 경영진과 실무부서들이 위기관리 실패의 1차 원인이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상황관리에 실패하고도 커뮤니케이션 관리에 성공하는 경우는 있을 수 없습니다. 이해관계자들을 위해서는 그런 방식으로 성공해서도 안 됩니다. 상당수의 경우 상황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 관리가 어렵고 효과가 떨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이슈나 위기 시 홍보실이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한다면, 먼저 자사의 상황관리와 협업체계를 점검해 봐야 합니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은 그 기반 위에서만 생존할 수 있습니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마법이 아닙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경쟁사는 우리보다 왜 강할까요? [기업 위기관리 Q&A 300]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예전부터 경쟁사가 저희 회사를 아주 심하게 견제해 골치가 아픕니다. 저희는 그런 기업문화가 아니라 대응도 자제하고, 매너 있게 경쟁하려 하는데요. 경쟁사는 그렇지 않습니다. 항상 저희 뒤에서 돌을 던지고, 음모를 꾸미고 해서 악착같이 저희를 힘들게 합니다. 경쟁사는 왜 그리 강할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자사보다 경쟁사가 강해 보이는 원인은 몇 가지 있습니다. 강해 ‘보인다’는 표현을 쓴 이유는 대부분 그렇게 ‘보이는’ 것이지, 실제와는 달랐던 경우가 더 많았기 때문입니다. 기업들이 종종 착각이나 오해를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아마 반대로 경쟁사도 자사를 어느 측면에서 강하다 보고 있을 것입니다.

    그런 오해의 가장 큰 이유는 자사에게 경쟁사 실행팀과 실행 방식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가 없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어렴풋하게 어떤 사람들이 어떤 식으로 움직인다는 심증과 파편적 정보만 있을 뿐, 정확한 물증이나 확증이 없는 경우 자사에게는 두려움이 생깁니다. 자사를 모르는 상대방도 그것은 마찬가지지요. 상대를 모르면 둘 중 하나입니다. 현실과 다른 두려움이 생기거나, 현실에 근거하지 않은 폄하가 만들어집니다.

    두번째 이유라면 자사 실행그룹이 경쟁사의 역량이나 공격성을 부풀려 해석함으로써 자사의 부족함에 대한 정상참작을 노리기 때문입니다. 워낙 경쟁사가 악착같고, 편법을 써서 악랄하게 공격해 대니 우리의 정상적 방식으로는 방어해 내기 어렵다고 윗분 들을 설득하는 경우입니다. 아마 경쟁사도 그런 설득의 노력을 거쳐 예전보다 적극성을 띠게 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세번째 이유라면 경쟁사가 실제로 자사를 괴롭히려는 의도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전체 상황의 원인을 경쟁사로 지목하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부정기사가 나오면 이상하게도 그 내용이 경쟁사의 주장과 비슷해 보입니다. 해당 기자가 경쟁사 홍보실장과 막역한 것도 의심됩니다. 결국 경쟁사가 자사를 견제하기 위해 그런 기사를 사주했다고 상상하게 됩니다. 실제로는 경쟁사가 만든 기사가 아닌 데도 그런 해석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가 어떤 이슈를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도, 그 결과가 시원치 않은 경우는 많습니다. 아무리 보도자료나 기획기사를 만들고, 별별 애를 써도 원하는 이슈 개발이 되지 않는 경우가 태반입니다. 하지만, 경쟁사는 어떤 이슈든 간단하게 만들어 내는 것 같습니다. 별로 애쓰지 않아도 엄청난 결과를 도출해 내는 것 같아 보입니다. 이슈를 뚝딱 만들기도 하고, 자신들을 향한 이슈를 흔적 없이 잠재워 버리기도 하는 것 같아 보입니다.

    이런 생각이 들 때에는 좀더 한걸음 물러나 합리적으로 판단하려 노력해 보시기 바랍니다. 실제 어떤 근거나 물증이 있는지 꼼꼼하게 검토해 보시지요. 많은 경우 심증만 있고 물증이 없다 하는데, 그 심증의 뿌리가 어디에 연결되어 있는지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경쟁사에게는 자사가 곧 경쟁사입니다. 그들도 자사를 두려워할 수 있습니다. 서로가 서로를 두려워하는 것이 어찌 보면 경쟁의 기반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무조건 경쟁사가 강해 보이기만 한다면 그건 실제와 다른 상상일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십시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팩트만 제대로 전달하면 되겠죠? [기업 위기관리 Q&A 272]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한 기자가 최근 저희 회사 사업과 관련해 지속적으로 취재를 하고 있습니다. 매일 많은 질문과 팩트를 저희에게 요청하고 있는데요. 사실 저희는 그와 관련해서 아무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그냥 팩트를 제대로 정리해서 전달하면 어떨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평시나 이슈발생 시 그리고 위기발생 시 대언론 창구인 홍보실의 기능에 대한 아주 중요한 주제라고 생각합니다. 특정 이슈와 관련하여 기자가 회사측에 팩트를 요청하는 경우 전략적 홍보실이라면 어떤 대응을 할까요? 말씀하신 것처럼 기자가 원하는 관련 팩트만 잘 정리해서 제공하면 충분한 것일까요?

    기본적으로 홍보실은 언론을 상대로 하여 팩트를 전달하는 것을 넘어 그 의미와 가치를 함께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이 맞습니다. 여기에서 핵심은 ‘의미와 가치’입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어떤 주체에 의해서도 특정 팩트는 한 가지 의미와 가치로만 해석되지 않습니다. 아무리 명백한 팩트라고 해도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는 해석의 가능성은 매우 다양합니다.

    전략적 고민을 하는 홍보실이라면 기자의 그런 자의적 해석 가능성을 최대한 관리하려 노력합니다. 기자는 단순한 팩트만을 원하더라도, 홍보실은 그 팩트를 좀더 깊이 들여다보고 그 위에 의미와 가치를 정리해 기자에게 전달할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그 팩트와 관련된 의미와 가치는 자사 입장에서만 이해되는 성격의 것이면 안됩니다. 홍보실이 건전한 상식을 가지고, 스스로 합리적 의심을 해 가며 팩트를 바라보아야 하는 이유가 그 때문입니다. 홍보실에서는 특정 팩트를 여러 의미로 해석해 보고 가장 합리적 의심이 적은 해석 방향을 빨리 찾아 선택해야 합니다. 당연히 그 방향성은 회사의 방향성과 제대로 정렬될 수 있어야 합니다.

    가끔 기자가 회사측의 해석 내용을 듣고, 그에 대해 비판적 시각을 표현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 경우에는 그 의미와 가치가 상당부분 자사 입장에만 기반할 뿐 건전한 상식과 거리가 있거나 합리적 의심을 거치지 않은 것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는 회사와 홍보실의 정무감각이 부실하다는 의미가 될 수 있습니다.

    좋은 의미와 가치부여는 기자가 팩트와 함께 해석을 접했을 때, 상당수준의 공감과 이해를 형성합니다. 기자의 합리적 의심을 깨는 적절한 해명이 되는 것입니다. 이는 단순한 팩트를 전달한다고 해서 성취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기자가 원하는 팩트를 정리해서 단순히 전달하기만 하는 홍보실은 음식 재료만 전달한 뒤 기자에게 자신이 원하는 음식을 만들어 먹으라고 하는 행위에 비유할 수 있겠습니다. 전략적인 홍보실이라면 재료를 정성껏 조리해서 반조리형태의 음식을 기자에게 전달할 것입니다. 기자가 그 반조리형태의 음식을 제대로 요리 못할 가능성도 있지만, 전혀 동떨어진 ‘괴식’이 만들어 지는 상황은 피할 수 있습니다.

    기사는 단순 팩트의 나열이 아닙니다. 의미와 가치를 항상 챙기십시오. 기자를 통제할 수는 없지만, 전략적 홍보실은 기자에게 영향을 미칠 수는 있습니다. 그 영향이란 수준 높은 의미와 가치 부여 노력을 뜻 합니다. 그 노력 수준이 곧 홍보실의 수준이며, 해당 기업의 수준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슈가 코팅이라는 개념이란? [기업 위기관리 Q&A 266]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언론홍보와 위기관리에서도 슈가 코팅(sugar coating)이라는 개념을 들어 본 적이 있는데요. 이게 약의 쓴 성질을 커버하기 위해 당의(糖衣)를 입힌다는 뜻으로 해석되는데요. 이게 홍보나 위기 및 이슈관리에 어떻게 적용되는 개념인가요?”

    컨설턴트의 답변

    슈가 코팅이라는 개념은 언론 홍보에서는 아주 재미있는 개념으로 해석됩니다. 실제 보도자료나 기타 기사를 염두에 둔 자료를 만들 때 적용되는 개념입니다. 홍보실에서 언론 보도자료를 만들 때 팩트만 주르륵 나열하다 보면 보고서나 논문 같은 형식이 되고, 그 자료를 받아보는 기자가 별 흥미를 느끼지 못하게 되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홍보실이 자료를 ‘슈가 코팅’ 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그 팩트의 진짜 의미를 회사 시각으로 매력적으로 정리해 주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시원(가칭) 맥주의 국내 판매량이 전국적으로 2%P 증가했다는 팩트가 있다면 그 자체로는 별로 기사 매력이 없습니다. 그러나, 그 판매 수치를 더 파고 들어가 각 지역, 성별, 연령 별로 나누다 보면 슈가 코팅 포인트가 나올 수 있습니다 특정 지역, 성별, 연령대에서 매출이 전국평균 보다 훨씬 크게 뛴 결과를 가지고 ‘재미있는’ 기사 앵글을 제공하는 것이지요.

    반대로 위기나 부정 이슈가 발생했을 때에도 슈가 코팅 개념은 적용되곤 합니다. 회사 차원에서 이런 슈가 코팅은 매우 위협적인 것입니다. 예를 들어 한 기자가 자사의 부정 이슈에 대해 심도 있는 기사를 준비하며 자사 홍보실에 문의 해 왔습니다. 공식입장을 묻자 회사측에서 이렇게 답변한다고 가정해 보시지요. “해당 취재 내용이 뭐가 문제인지 잘 모르겠다. 그건 누구나 하는 업계 관행이고, 일부 불법이라는 시각도 있지만 우리가 볼 때에는 큰 문제 아니다.”

    기자는 이 입장을 듣고 그 취재 기사 제목과 말미에 이렇게 보도 합니다. “OOO(회사명), 업계 관행일 뿐 불법 아니다” 기사 내용 자체가 매우 자극적일 때, 회사의 공식입장이 이런 식으로 나오면 해당 부정기사는 결국 더욱 더 슈가 코팅이 돼 버린 것입니다. 독자들이 볼 때 내용도 자극적일 뿐더러 해당 회사의 반응도 황당하고 재미있다 느끼게 되는 것이죠. 당연히 이후 해당 기사는 더욱 더 사회적 주목을 받게 됩니다.

    기본적으로 기자는 부정기사라면 최대한 자극적 내용으로 꾸미려 애쓰게 마련입니다. 해당 회사가 그 주제에 대해 노코멘트 하거나 최대한 로우 프로파일 하면 해당 기사는 독자들에게 그냥 자극적인 내용으로만 단순 인지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황당성이나 재미를 더하는 적절하지 않은 답변으로 그 부정성을 극대화하는 불리한 슈가 코팅은 절대 경계하자는 것입니다.

    불리한 슈가 코팅을 최대한 피해 나가기 위해서는 해당 기사 내용에서 최대한 자극성을 희석시킬 수 있거나, 독자의 공감을 불러 일으킬 수 있는 회사의 핵심 메시지가 필요합니다. 그런 적절한 대응 메시지가 없다면 차라리 노코멘트나 로우 프로파일을 통한 대응이 상대적으로 유효 할 수 있습니다. 기사나 보도를 회사가 오히려 재미있게 만들면 위기관리는 항상 실패합니다. 평시 홍보와 위기관리의 관점은 그렇게 전혀 다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왜 기자들과 친해져야 하지요? [기업 위기관리 Q&A 265]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요즘 저희 홍보팀은 기자를 만나지 않습니다. 가끔 걸려오는 전화도 최대한 피합니다. 대부분 광고 요청이고, 협박성 문의라서 회사 차원에서 거리를 두는 중이죠. 몇 년 그러다 보니 별 문제는 없는 것 같습니다. 기자랑 꼭 친해져야 하는 건 아니죠?”

    컨설턴트의 답변

    최근에 듣고 가장 놀란 질문입니다. 크게 달라진 분위기라 당황스러워 하고 있습니다. 예전 기업 홍보팀 대부분은 기자와의 관계 형성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했기 때문에, 요즘 같이 기자를 만나지 않는 홍보팀이 있다는 것 자체는 놀라움을 넘어 신기함으로 다가옵니다.

    기본적으로 회사 원칙이 그렇고, VIP께서 그런 전략적 지시를 하셨다면 그런 거리두기 형식은 회사 차원에서는 아무 문제가 없을 것입니다. 홍보팀이 아예 존재하지도 않지만, 매출이나 영업이 좋은 기업도 있으니 말입니다. 아무런 커뮤니케이션을 하지 않아도 계속 좋아지기만 하는 회사는 분명 운이 매우 좋은 것이죠.

    문제는 자사관련 부정 이슈나 위기가 발생했을 때입니다. 경험 있는 홍보실무자들은 이해하겠지만, 부정적 상황에서 홍보팀과 친한 기자, 이야기를 들어줄 기자, 신뢰 관계를 가지고 회사의 팩트를 이야기해 줄 기자가 없다는 것처럼 실무적으로 곤란한 경우는 없습니다. 관계자산의 고갈 현상이죠.

    최근에는 자사 입장문이나 해명문을 그냥 여기저기 배포하면 몇 십 개 기사는 나온다고 생각하는 홍보팀도 있습니다. 아예 기자들을 대상으로 그런 메시지를 배포 않고, 온라인이나 소셜미디어 계정에 올리기만 해도 기자들이 다 실어 나른다며 기자 무용론을 주장하는 실무자들까지 보입니다.

    그러나, 일상 홍보도 그렇고, 이슈나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서 일방적 ‘배포’나 ‘확산’으로만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어내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해당 이슈나 위기상황에 대하여 회사의 메시지를 깊이 있게 들어주는 일정 수준의 관계 자산이 존재해야 합니다. 단순 기사를 실어 나르는 기자들 보다, 회사에 제대로 귀 기울여주는 기자들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는 의미입니다.

    기업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소위 말하는 콜드 콜(cold call, 사전 접촉이 없는 방문이나 전화)로만 커뮤니케이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경우는 없습니다. 왜 백악관에서 브리핑하는 미국 대통령이 출입 기자들의 소속과 이름을 외우고 있을까요? 왜 유명 정치인이나 대기업 홍보임원들은 자신의 스마트폰에 수백 수천명의 기자 연락처와 정보를 빼곡히 기록해 놓고 관리할까요?

    질문과 같이 평소에는 기자를 피하고, 요청을 거절하고, 일부 무시하며 시간을 끌며 거리두기를 하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심각한 이슈나 위기가 발생했을 때에는 분명 그 상황이나 구도는 달라질 것입니다. 실제 보면 거리두기에 익숙한 홍보팀에서는 이슈나 위기상황 발발에 대한 두려움을 내심 토로하기도 합니다.

    일과 삶의 밸런스는 분명 중요합니다. 회사를 위해 왜 개인이 많은 노력과 시간을 투입해 기자를 관리해야 하는가 하는 불만도 이해합니다. 정신적으로 힘들고, 할 수 있는 것이 없어 홍보팀을 그만 둘까 한다 하는 하소연도 들어 공감합니다. 그러나, 기억은 하시기 바랍니다. 평소 홍보팀이 어떤 농사를 지어 놓았는지는 이슈나 위기 발발 시 평가 가능합니다. 기업이 평소 어떤 위기관리 체계에 투자 했는지가 그대로 나타나는 것처럼 말입니다. 최소한 해야 할 숙제는 해야 합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기자와 통화하면 왜 위험하죠? [기업 위기관리 Q&A 254]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예전에 미디어 트레이닝을 받았었는데 기자의 취재에 대응할 때는 창구를 일원화하라 더라구요. 대표이사라고 해도 기자와 직접 통화하지 말고 홍보실을 통해 기자와 대화하는 게 안전하다는 거지요. 개인적으로도 그렇고 기자와 통화할 기회가 종종 있는데, 이게 왜 위험한 건가요?”

    컨설턴트의 답변

    미디어트레이닝에서 강조하는 기자와의 대화는 특정 한 맥락을 전제로 합니다. 아주 긍정적이고 상호 우호적인 대화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부정적이고 공격적인 기자의 취재 시도에 대응한다는 맥락을 전제로 합니다.

    일상 홍보나 마케팅 관점에서 볼 때는 그런 방어적이고 체계적인 대응이 일면 갑갑해 보이기도 할 것입니다. 한명이라도 더 많은 기자들을 만나 대화하고 다양한 긍정기사를 양산해야 하는데, 자꾸 창구일원화를 하라 하니 답답한 것이지요.

    다시 질문으로 돌아가 기자의 취재에 대한 대응에 있어 직접 대화가 얼마나 위험한지에 대해 설명 드리겠습니다. 일단 기자는 훈련되어 있습니다. 취재해 본 경험도 일반 회사 대표나 임원과는 비교할 수 없이 많습니다. 그렇게 훈련되고 경험 많은 기자의 공격적 취재에 기업 임원들이 대응하게 되면 어떤 결과가 벌어질까요? 말 그대로 백전백패입니다.

    게다가 공격적 취재대응에 있어 상대적으로 아마추어인 기업 임원들은 갑작스럽게 기자의 전화를 받거나, 기자와 마주하게 되면 순간적으로 공황상태에 빠지게 됩니다. 아무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니 그런 상태가 되는 것은 당연하지요. 그래서 전세계의 많은 미디어 트레이너들이 기업 임원들에게 “일단 시간을 벌라”는 조언을 합니다. 스스로 정신을 차리고, 질의응답을 머릿속에서 정리할 수 있는 짧은 시간이라도 얻어 내라는 의미입니다.

    그러나, 현장에서 경험해 보면 임원들이 잠깐 시간을 벌 수는 있어도 안전한 답변을 금세 정리하지는 못하는 것을 보게 됩니다. 이후 개인적 애드립이나 해석, 공식적으로 인정되지 않는 메시지들이 기자에게 그대로 넘어가게 되지요. 그래서 가능한 기자와의 대화는 홍보실을 통한 창구일원화 원칙으로 대응하라는 조언을 하는 것입니다.

    한번 상상해 보십시오. 지역 공장에서 일하고 있는 기술파트 임원의 휴대폰으로 어떤 기자가 전화를 걸어옵니다. 본사 홍보실은 이 사실을 모르고 있습니다. 그 기술 임원이 전화를 받아 보니, OO일보 기자라고 하면서 갑작스럽게 민감한 내용을 질문합니다. 자, 이 상황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이 기자는 우리 회사에 관해 긍정적 방향의 취재를 하고 있을까요? 부정적 방향의 취재를 하고 있을까요? 어떨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더 높을까요? 당연히 부정적 방향의 취재일 가능성이 매우 높지요.

    그에 더해 해당 기술 임원이 기자의 여러 민감한 질문에 자세하게 답변을 해 준 경우를 상상해 보시지요. 구체적으로 해명하고, 문제에 대해 설명하고, 기술 임원으로서 해 줄 수 있는 말을 다 해주었습니다. 자, 그 다음날 OO일보 기사에는 제대로 해명된 코멘트가 게재될까요? 아니면 자극적이고 부정적인 코멘트가 편집되어 게재될까요? 네, 생각하시는 그대로입니다. 기자와의 대화는 그래서 종종 위험한 것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저희 홍보팀이 그게 될까요? [기업 위기관리 Q&A 250]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컨설턴트께서 평시나 이슈발생 시 대외 언론창구를 일원화하라 하시며 창구일원화를 강조하시는 데요. 사실 저희 홍보팀이 그 정도로 전문적이지가 않습니다. 기자들과의 커뮤니케이션경험도 그리 많아 보이지 않고요. 홍보팀이 그런 수준인데 창구일원화가 어떻게 가능한지요?”

    컨설턴트의 답변

    어떤 계기로 자사 홍보팀에 대한 인식이 그렇게 정해졌는지 안타까울 뿐입니다. 물론 홍보팀과 좀더 깊은 커뮤니케이션을 해 보셨을 것으로 믿습니다. 홍보팀에 기능적 문제가 있다면, 그 문제를 함께 해결 개선하려는 노력은 빨리 해 주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창구일원화 관련해서 홍보팀의 전문성에 의문을 제기하셨습니다. 물론 홍보팀이 언제 어디서나 어떤 이슈에 대해서도 외부 커뮤니케이션 창구 역할을 제대로 해주면 그 보다 훌륭한 것은 없습니다. 문제는 현재 홍보팀이 그런 창구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지에 대한 내적 의문이 있고, 그렇게 해본 경험이 없어 보이기 때문에 발생되는 것 같습니다.

    이슈발생 시 기자들이 여러 임원에게 전화 취재하는 경우를 상상해 보시죠. 임원들이 예전에는 개인적 생각을 기자에게 다양하게 전달해서 혼란을 일으킨 적이 있을 겁니다. 그 이후에는 자사에서 깨달음이 있어서 이제부터는 어떤 임원도 ‘개인적으로’ 기자와 커뮤니케이션 하지 말자. 앞으로는 홍보팀을 공식 창구로 정해 기자에게 그 창구를 통해 회사의 공식 메시지를 전달받게 하자. 이런 창구일원화 체계를 세우게 됩니다.

    그런데, 홍보팀은 불안합니다. 이슈가 발생했을 때 여러 임원이 홍보팀에게 계속 언론사 기자 이름과 연락처 그리고 질문 내용을 받아 보내오는 것입니다. 홍보팀장도 사실 자신이 그런 질문 하나 하나에 어떤 답변을 해야 할지 감이 오지 않습니다. 홍보팀 차원에서는 그냥 실무 부서에서 해당 이슈를 잘 아니까, 답변을 대신해 주었으면 하는 마음이 있을 겁니다. ‘이제까지는 실무 부서에서 해 오다가 왜 갑자기 창구일원화라는 이야기를 해서 홍보팀에게 부담을 주는 건가?’하는 불평도 생겨납니다.

    그러나, 기업의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체계와 공적 커뮤니케이션의 가치를 생각해 보면, 창구일원화는 기업이나 조직에게 가장 기본중의 기본이라는 것을 부정할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문제는 그에 대한 실행이지요.

    창구일원화의 유용성과 가치는 비록 자사 홍보팀이 전문성을 미처 지니지 못했다 하더라도 의미가 있습니다. 다른 부서 임직원이 창구일원화를 통해 기자의 질문을 홍보팀에 전달하고 기자가 홍보팀을 통해 답을 받게 하는 체계에 있어 중요한 기업측 이점 중 하나가 ‘시간을 번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기자의 질문을 받은 임원이 기자에게 창구일원화를 설명하고, 홍보팀으로 창구일원화 요청을 하는 순간부터 해당 기업은 보다 좋은 답변을 마련할 시간을 벌 수 있습니다. 전화를 끊고 해당 임원이 홍보팀과 함께 질문에 대한 답을 마련할 시간이 일정수준 주어지는 것입니다.

    일단 홍보팀은 기자에게 사실관계를 확인해 답변 드리겠다는 홀딩을 할 수 있게 됩니다. 이후 해당 임원팀과 홍보팀이 상의 해 답을 마련하고, 체계에 따라 홍보팀이 기자에게 답을 전달하는 프로세스를 거치면, 이전보다 훨씬 안전하고 전략적인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게 됩니다. 창구일원화의 핵심은 홍보팀의 단순 역량이기 보다는 실무팀과 홍보팀의 신속한 협업체계일 것입니다. 협업을 먼저 해보시지요. 홍보팀의 역량은 커질 것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취재 기자와의 통화, 녹취 할까요? [기업 위기관리 Q&A 246]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한 방송사 기자가 우리 회사관련 이슈를 취재하고 있는데요. 하루에도 수 없이 전화를 해 우리에게 질문을 합니다. 홍보실에서 나름 성의 있게 답변해 주고 있는데. 기자가 악의를 가지고 취재한다는 느낌입니다. 앞으로 취재기자와의 통화를 녹취할까 하는 데요, 그래도 되나요?”

    컨설턴트의 답변

    요즘은 고객상담실에서도 모든 고객의 전화를 녹취합니다. 그에 대한 규정을 초기에 알려주며 통화를 개시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예전에는 홍보실에서 기자의 심기를 감안해 녹취하는 것을 주저하기도 했는데, 최근에는 대부분 기자 통화를 녹취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는 기업들이 많습니다.

    아주 중요한 이슈가 발생했을 때는 더욱 취재 내용 전반에 대한 기록과 녹취 및 녹화가 기업측에서는 필수 업무가 됩니다. 방송사를 비롯 소셜미디어를 운영하는 많은 언론이 취재를 통한 녹취나 녹화 기록을 기반으로 보도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반면, 취재원은 아무런 대응 기록 행위 없이 다양한 노출만 감당해야 합니다. 언론은 국민의 알권리를 이야기하면서 자유롭게 보도를 행하는 한편, 취재원은 그로 인한 개인적 모멸감이나 억울감은 감수해야 합니다. 기본적으로 이는 공정하지 않은 게임입니다.

    취재원도 취재 기자의 질문을 포함한 다양한 정보 전달 과정을 기록하는 활동을 하는 것이 당연한 것입니다. 먼저 이는 회사 내부 보고를 위한 기초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이후 보도된 내용의 정확성 비교를 위한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서는 향후 언론중재위 제소나 소송을 위한 근거로도 활용이 가능합니다.

    기본적으로 기록되지 않은 업무는 공식적 업무라고 볼 수 없다는 것도 기억해야 합니다. 기업의 대외 창구로서 홍보실이 행하는 모든 대 언론 커뮤니케이션은 기록되는 것이 맞습니다. 기자와의 대화와 취재 과정 전반도 기록 대상입니다. TV방송 취재에 대응하는 방식으로 기업측에서 자체 TV카메라를 통해 취재 장면을 기록하는 경우도 이에 해당합니다.

    모든 과정을 기록에 남기십시오. 단, 기자에게 사전에 분명한 원칙을 설명하실 필요는 있습니다. 기자의 정확한 취재에 가능한 도움을 주기 위함이라는 것을 강조하시면 됩니다. 상호간 불필요한 오해나 이해 부족을 없애는 방법이라 설명하십시오. 기자는 좀 더 자신의 생각을 가다듬게 되고, 최소한 예의를 차려 정확하게 질문할 것입니다.

    반대로 이를 원칙적인 업무로 잘 유지하기 위해서는 홍보실 창구 역할을 하는 대변인도 전문적 훈련을 받아야 합니다. 지금까지 겉으로는 기자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기 위해 녹취 하지 않는다 했지만, 내심으로는 대변인 자신의 답변에 더 문제가 있을 수 있어 대변인 스스로도 녹취가 부담스러웠던 경우가 있을 것입니다. 훈련을 통해 그간의 찜찜함을 없애고 보다 완벽을 기해야 합니다.

    이런 쌍방의 고질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상호간 녹취는 원칙이 되어야 합니다. 대변인의 더욱 품질 높은 전략적 커뮤니케이션 실행을 담보하기 위해서라도 녹취는 필요해 보입니다. 녹취는 양날의 검입니다. 누가 누구를 협박하기 위해, 추후 소송 시 입증을 위해서만 실행한다는 단편적 생각은 이제 버려야 합니다. 품격 있는 취재와 품격 있는 취재 대응이 핵심이 되어야 모두가 발전할 수 있습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팩트와 주장은 뭐가 다른 가요? [기업 위기관리 Q&A 238]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얼마전 어떤 이슈를 가지고 취재하던 기자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기자가 질문하길래 열심히 해명했더니, 그건 우리측 주장일 뿐이고, 팩트를 제시하라 하더군요. 저희가 그와 관련한 고소 고발 기록도 있고 해서 해명 한 건데, 더 이상 어떤 팩트가 필요 한 걸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일상 홍보를 하건, 이슈나 위기관리를 위해 기업의 창구 역할을 하건 모든 커뮤니케이터는 항상 자신이 전달하는 메시지가 팩트인지, 주장인지 또는 더 나아가 의견인지를 정확하게 구별해야 합니다. 현장에서 보면 자사 메시지 속에서 팩트와 주장을 헷갈려 하거나, 의견을 포함한 주장을 팩트라 여기는 분이 많습니다.

    예를 들어 미성년자가 들어오면 안되는 술집에서 경찰이 다가와 한 손님에게 질문하는 경우를 생각해 보시죠. “혹시 미성년자 아니십니까?” 이런 질문에 답변자는 “보면 몰라요? 제가 동안이지만, 나이 서른입니다”라고 이야기합니다. 이런 경우 이 답변자의 메시지는 단순 ‘주장’입니다. 자신은 그게 ‘팩트’라 생각하겠지만, 그 메시지 자체는 당시 상황에서 주장일 뿐입니다.

    경찰이 다시 묻습니다. “그래도 신분증을 보여주시죠.” 일부 답변자는 “내가 서른살인데 왜 신분증을 보여주어야 하는가”며 다툽니다. 그렇지만, 반대로 “여기 제 주민증 보시죠. 맞지요?”하며 근거를 제시하는 경우도 있을 겁니다. 이 경우 비로소 답변자의 주장은 근거를 기반으로 하는 팩트가 됩니다.

    기자가 묻습니다. “회사가 이런이런 나쁜 짓을 했지요?” 홍보담당자가 답변 합니다. “김기자님, 저희는 그런 적이 없습니다. 저희는 그런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저런저런 활동을 해 왔습니다. 그런 문제가 발생될 수 없습니다.” 보시죠. 이 답변에서 팩트는 어느 부분일까요? 팩트를 찾을 수가 없습니다. 이 답은 주장과 의견이 혼합된 답일 뿐입니다. 물론 답변한 홍보담당자는 사실을 이야기한 것이라며 분통이 터지겠지요.

    기자가 묻습니다. “OOO씨 아시죠? 이분이 회사로부터 이런이런 피해를 입었다고 하는데, 이에 대한 회사 공식입장은 무엇입니까?” 홍보담당자는 이렇게 답변 합니다. “그분은 저희 회사로부터 이미 소송이 걸려 있는 분입니다. 소송 과정에 영향을 끼치기 위해 그런 억지주장을 하는 것입니다. 소송 내용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그런 적이 없습니다.” 이 답변은 어떨까요? 소송이라는 것도 팩트고 소송 내용을 보면 전후 배후 설명이 잘 되어 있으니 팩트에 기반한 메시지 같지요? 하지만, 아닙니다. 이 또한 소송을 둘러 싼 양측의 다른 주장일 뿐입니다. 질문에 대응한 팩트는 메시지에 들어 있지 않습니다.

    왜 기업은 기자의 질문에 종종 정확한 팩트를 제시하지 못할까요? 달리 생각 해 보면 정확하게 팩트를 제시하지 못할 경우이기 때문에 그것이 이슈이고 위기 상황이라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단순하게 팩트를 제시해 기자의 의혹이 풀려 버린다면, 그건 이슈도 위기도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팩트를 제시하지 못할 상황이기 때문에 필수적으로 전략이 필요한 것입니다.

    문제는 자사 메시지 속에서 주장과 의견 그리고 팩트를 제대로 분별 못하는 경우입니다. 이슈나 위기 발생 시 CEO는 물론 경영진 모두에게 그런 엄격한 분별이 있어야, 겨우 전략적 메시징이 가능해집니다. 팩트는 매우 귀합니다. 이슈나 위기 시 팩트를 풍부하게 가진 쪽 승산이 훨씬 큽니다. 주장과 의견만으로는 싸움에서 절대 이길 수 없습니다. 팩트를 보다 소중하게 여겨야 하겠습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아무 말도 하지 말라고요? [기업 위기관리 Q&A 233]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어렵게 미디어트레이닝을 위해 전문가를 모셨는데, 좀 놀랐습니다. 저희 회사 임원들이 좀 나가서 기자들에게 제대로 인터뷰도 하고 메시지를 던지는 걸 생각했는데, 창구를 일원화 하라네요. 그럼 임원들은 아무 말도 하지 말라는 건가요?”

    컨설턴트의 답변

    대표이사를 포함 대부분 임원들께서는 자신의 직무기술서를 잘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회사를 대표하여 상시적으로 대언론 커뮤니케이션을 진행 한다”와 비슷한 직무기술이 있는지 확인해 보십시오. 아마 대부분 직무기술서에는 그런 비슷한 문장도 들어 있지 않을 것입니다.

    종종 미디어트레이닝을 진행하기 전에 질문을 합니다. “여기 모인 임원들 중에서 회사에서 공식적으로 대언론 커뮤니케이션을 하도록 허락받은 분들 손들어 보시겠습니까?” 몇 명은 손을 듭니다. 부서를 물어보면 모두 홍보실 소속 임원들이죠. 그렇습니다. 홍보실 임원이나 소속 직원은 회사를 대표해 언론과 상시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해야 하는 포지션의 사람들입니다. 그 외에는 아니지요.

    ‘그래도 내가 고위임원인데 기자에게 연락이 오면 모른다 할 수 있나? 내 경험과 능력이 과소 평가될 텐데…’ 이런 생각을 하는 임원들이 계실 것입니다. 아닙니다. 차라리 “저희 회사 규정 상 언론과의 커뮤니케이션은 홍보실을 통하게 되어 있습니다. 홍보실을 통해 공식적으로 인터뷰나 코멘트 요청을 해 주시지요”라고 기자에게 가이드 하는 것이 고위임원의 보다 전략적 응대 방식입니다.

    ‘내가 이 정도 위치에 올랐는데, 하고 싶은 말도 제대로 못 해서야 되겠나?’라는 생각을 하는 고위임원들도 계실 겁니다. 아닙니다. 기업의 책임 있는 고위임원은 하고 싶은 말을 하기 보다는 해야 할 말만 가려서 하는 것이 보다 전략적인 행동입니다. 자신은 물론 회사를 위해서입니다.

    ‘아는 범위 내에서 기자 질문에 답변해 주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렇게 생각하는 임원들도 꽤 계십니다. 하지만, 임원들의 많은 실패담에는 ‘아는 범위 내에서…’라는 전제가 붙습니다. 일단 준비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그리고 홍보실과 협의된 공식 메시지가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아는 범위내에서 하는 답변’은 위험한 것입니다.

    그 답변에 자신이 책임을 져야 한다 생각해 보십시오. 그 위한 고위임원의 자리를 걸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 보십시오. 아마 쉽게 아는 범위를 찾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생각보다 더 많은 말 실수와 맥락이 생략된 쌍따옴표 들이 기업이나 조직 고위인사들을 재앙으로 몰아가곤 합니다. 쉽게 그리고 간단하게 생각했던 임원들이 안타깝게도 제물이 됩니다.

    준비되지 않은 모든 대언론 커뮤니케이션은 위험하다는 생각을 하십시오. 자신이 준비되어 있지 않다면 항상 창구는 일원화해야 합니다. 회사 내에 준비된 부서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그 부서인 홍보실로 창구를 일원화하는 것이 모든 임원에게 요구되는 ‘유일한’ 미디어트레이닝 원칙입니다.

    전세계 어떤 글로벌 기업도 자사의 모든 임원 개개인이 기자들과 자유롭게 통화하고 만나서 이야기 나누고, 인터뷰나 코멘트를 하게 허락되는 곳은 없습니다. 그것은 개인의 자유가 아닙니다. 대신 글로벌 기업 대부분의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매뉴얼이나 미디어 응대 가이드라인에는 공통적 원칙이 존재합니다. 창구일원화. 그 이하도 그 이상도 필요 없습니다. 창구일원화 이외에 기자에게는 아무 말씀도 하지 마십시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