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홍보팀

  • 요즘 누가 신문 보나요? [기업 위기관리 Q&A 224]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얼마전 저희 회사에서 좀 의미 있는 보도자료를 내서 여러 신문에 기사화되었습니다. 그런데 대표님께서는 요즘 누가 신문을 보냐 하시면서 신문에 나는 기사가 별 의미 없다 하시더군요. 그런데 오늘 아침에 저희 회사 관련 부정 기사가 하나 났습니다. 어쩌죠?”

    컨설턴트의 답변

    재미있는 상황입니다. 신문이 죽었다는 이야기는 언론계를 넘어 일반인도 이제 흔히 하는 이야기입니다. 주변을 돌아봐도 종이 신문을 읽는 사람을 만나는 것이 그리 쉽지 않습니다. 온라인으로 기사를 읽는다고는 하지만, 일단 그 예전에 생각하는 신문은 아니라는 것은 확실한 것 같습니다.

    대표께서 신문 기사의 가치를 폄하하시는 환경에서 언론홍보 하기 힘드시다는 것이 고민의 핵심 같습니다. 그렇게 말씀하시는 대표님과 함께 일하기는 진짜 어려울 것 같습니다. 아무리 홍보실에서 노력해 좋은 기사를 만들어도 가치를 인정해 주지 않으니까요. 보람없고, 일하기 불안하시겠네요.

    저는 질문의 후반부에 주목합니다. 그렇게 가치 없는 신문 기사인데, 오늘 자사 관련한 부정적인 기사가 나오게 된 것이죠? 합리적으로 생각해 보면 대표님 반응은 어떠실 까가 그려 집니다. 가치 없는 신문 기사에 자사 관련된 기사가 나왔으니 별 의미 없다 하시겠네요. 자사에 대한 부정 내용이 기사화되었다 해도 누가 그 기사를 읽겠는가 하시겠지요.

    그러나, 대부분 대표님들은 부정 기사에 대해서는 그런 반응을 보이지 않으실 겁니다. 해당 기사에 상당히 불쾌 해 하실 겁니다. 그 기사를 어떻게 하든 삭제, 수정하라고 홍보실에 지시하시겠지요. 그런 부정 기사가 나갈 떄 까지 대체 홍보실은 무엇을 했느냐 하실 겁니다. 일부 대표님들은 흥분하시고 노발대발도 하실 겁니다. 근데 왜 그러시는 걸까요? 왜 다른 반응이실 까요?

    대표님께서 그렇게 다른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대표님께서 언론이나 신문, 기사 가치, 사회적 영향력 등에 대해 평소 깊은 고민이 없으셨기 때문입니다. 언론을 일종의 마케팅 툴로만 생각하시는 것입니다. 내심 기자를 홍보실 사보 직원처럼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그 때문에 언론 기사를 사보 기사처럼 임의로 바꾸거나 삭제해 버릴 수 있다 생각하시는 것이죠.

    먼저 대표님의 언론관이 제대로 된 방향으로 변화할 수 있도록 실무진이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외부 전문가 조언이 필요하면 조력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내부적으로 신뢰받는 시니어 고문 같은 분들이 언론에 대한 정확한 인식을 대표님께 조언할 수도 있습니다.

    신문은 죽지 않았습니다. 앞으로도 죽지 않을 것입니다. 언론은 통제할 수 없습니다. 기자 또한 통제의 대상이 아닙니다. 광고나 돈으로 언론을 살 수 있다는 생각도 도움되는 생각은 아닙니다. 언론과의 관계를 금세 만들 수 있다는 것도 오해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사 홍보실 직원들이 소모적인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도 심각하지만 흔한 오해입니다.

    긍정 기사는 당연한 것이고, 부정 기사는 이상한 것이라는 생각도 버리십시오. 왜 선진국을 비롯한 거의 모든 정부에서 기자들에게 정기적인 브리핑을 할까요? 신문이 죽고 언론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면 왜 그럴까요? 왜 대통령을 비롯한 최고 의사결정자들이 언론을 두려워하고 존중하며 일 할까요? 왜 대형 그룹사 임원들은 취재 중인 출입기자들에게 고개를 숙이며 차량에 오를까요? 왜 많은 기관과 기업들이 신문을 구독하고, 매일 아침 모니터링 해 보고 할까요? 진짜 그들이 죽었을까요?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첫 대응이 성패를 좌우한다? [기업 위기관리 Q&A 222]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문제가 터진 직후 기자들이 연락해 오면 그 때 대응이 참 어렵습니다. 사실관계 확인도 안된 상태에서 기자의 여러 질문을 받으니 매번 제대로 된 답을 하질 못해요. 그렇다고 전화를 안 받을 수도 없고. 첫 대응이 중요하다고는 알고 있는데, 어떻게 해야 잘 대응하는 걸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맞습니다. 문제를 취재하는 기자로부터 최초 전화를 받는 경우 회사의 언론 창구 역할을 하는 홍보담당자는 개인적으로 큰 위기에 봉착합니다. 말씀대로 사실관계 확인이 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기자의 구체적인 질문을 받으면 금세 혼란에 빠지게 됩니다. 더구나 그 문제가 상당히 부정적인 것일 경우 그 어려움은 극에 달하게 됩니다.

    일단 가장 기본은 해당 언론 창구가 완벽하게 훈련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적절하게 훈련 받지 못한 홍보담당자가 기자와 말을 섞게 되면 또 다른 문제가 시작됩니다. 적절하지 않은 메시지가 흘러 나가게 됩니다. 이런 애드립 성격의 메시지는 꼭 자극적으로 보도가 되고, 공중들은 황당함을 넘어 공분을 가지게 됩니다.

    그 다음 기본은 적절하게 기자의 질문을 홀딩(holding)하는 자세입니다. 사실관계 확인이 필요한 건이라면, 정확하게 확인해 우리의 입장을 밝히겠다는 커뮤니케이션을 하면 됩니다. 물론 그 이후 신속하게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입장을 정리한 뒤 기자와 재차 커뮤니케이션 해야만 합니다. 그러지 않고 일단 상식차원(?)에서 기자에게 애드립을 전달하고 이후 사실관계 확인을 해 보는 역순 대응을 해서는 절대 안됩니다.

    가끔 홍보담당자가 상황의 심각성이나 여론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상황에서 기자에게 가볍거나 무시하는 투의 메시지를 전달해 문제가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바로 그 다음 기본이 그와 관계된 것입니다. 언론 창구인 홍보담당자는 적절한 민감성과 함께 여론에 기반한 정무감각을 항상 유지해야 합니다. 홍보담당자가 여론을 매일 매일 체크하는 이유가 그 때문입니다.

    언론 창구인 홍보담당자가 그 다음으로 중요하게 갖추어야 할 역량은 위로부터 의사결정을 빨리 이끌어 내는 정치력일 것입니다. 기자들은 취재 시 회사에게 무한한 시간을 허락하지 않습니다. 기사가 준비된 기자는 참을 성이 없습니다. 기자가 제기한 이슈에 대해 회사에서 적절한 시기에 입장을 내지 않으면 그 기사는 그냥 나갈 수 밖에 없습니다. 회사 차원에서는 그 기사에 자사의 메시지를 포함시킬 기회를 잃게 되고, 별도로 커뮤니케이션 해야 하는 부담까지 떠 안게 됩니다. 빠른 의사결정만큼 홍보담당자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 없을 것입니다.

    이렇게 많은 준비와 역량이 요구되기 때문에 기업들은 문제 발생 시 최초 기자의 전화에 무너집니다. 제대로 훈련 받지 못한 창구가 기자 문의를 대충 처리합니다. 사실관계를 잘 모른 상태에서 홀딩하는 법을 알지 못하고 애드립을 전달합니다. 여론을 읽고 충분한 정무감각을 키우지 못한 담당자가 황당한 커뮤니케이션을 합니다. 신속한 의사결정을 이끌어 내는 역량을 채 갖추지 못한 담당자는 소중한 대응 기회를 매번 흘려 보내고 맙니다.

    문제가 발생한 직후 언론에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는가를 보면 해당 기업의 위기관리 체계와 수준을 가늠할 수 있습니다. 제대로 갖추고 있는 기업은 절대 초기 대응에 있어 불필요한 문제를 만들지 않습니다. 문제는 기자가 취재하고 있는 그 문제만으로도 충분합니다. 홍보담당자가 초기 커뮤니케이션에 실패해 또 다른 문제를 만들어서는 절대 안된다는 생각을 하고, 평소에 돌아보기 바랍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오너 패밀리 위기관리도 홍보실이? [기업 위기관리 Q&A 216]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오너 회장님의 아드님이 불미스러운 일에 휩싸여 언론에서 그를 대대적으로 보도했습니다. 당연히 회장께서 홍보실이 앞장서 입장문이나 사과문을 내라 하시고, 기자들을 만나 사정하라 하십니다. 사실 이것도 회사 일이니 홍보실이 위기관리 하는게 맞겠지요?”

    컨설턴트의 답변

    회사의 업무 범위를 어디에서 어디까지 보아야 하는가 하는 논쟁은 일단 접어 두겠습니다. 저의 의견은 기본적으로 외부 의견이며, 내부 상황까지는 알지 못한다는 점을 감안해 주십시오. 기본적으로 회사에 재직하지 않는 오너 회장님의 아들이라면 그 분은 회사 업무의 대상이 될 수 없습니다. 회사 법인과 그 개인간에는 법적 관계가 형성되어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만약 법인과 아무 관계가 없는 사인을 위해 사내 공식 부서인 비서, 홍보, 법무팀 인력이 움직이고, 시간을 투입하고, 비용을 쓰고, 다양한 추가적 이슈를 생산한다면 이는 법적문제의 소지가 있는 위기관리입니다.

    회장님의 아들이 회사에 재직하는 매니저나 임원이라 해도 이야기는 크게 달라지지 않습니다. 단, 그 불미스러운 일이 그 아들이 담당한 업무와 관련된 것이었다면 이는 회사 차원의 위기관리 주제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불미스러운 일이 아드님의 사적 일탈이나 범법 행위였다면 이는 회사 차원의 관리 대상은 아닐 것입니다. 차라리 회사에서는 사규를 적용해 인사 조치나 제재를 부여하는 것이 맞습니다.

    일부 그룹사에서는 오너 회장의 개인적 문제에 대해 내부 비서, 홍보, 법무실이 예산을 쓰고, 로펌이나 외부 에이전시를 고용해 자문 받는 행위를 배임 행위로 해석하는 곳도 있습니다. 핵심은 위기관리 인력도 마찬가지지만, 예산이 어디에서 지출되는가 하는 부분입니다.

    오너나 오너의 가족 중 하나가 개인 문제에 휩싸였다면, 기본적으로 그 위기관리는 해당 개인이 고용한 로펌이나 에이전시가 맡는 것이 좀더 법적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개인의 이혼소송을 위해 개인 자신이 돈을 내 이혼전문 변호사를 고용하는 형식과 똑같습니다.

    한 기업에서는 오너의 법적 문제가 사회적으로 까지 논란이 되어 오너께서 곤욕을 치르게 되자, 회사를 통해 오너가 개인적으로 위기관리 에이전시를 고용했습니다. 당연히 그 위기관리 에이전시에게 지불되는 모든 비용은 그 오너의 개인 통장에서 입금되는 방식으로 시종일관 위기관리 서비스가 진행 완료되었습니다. 이런 경우가 좀더 안전한 방식입니다.

    오너는 물론 회사 법인과 관련 없는 오너의 가족이 발생시킨 개인의 부정이슈를 관리하기 위해 기업 홍보실과 외부 에이전시, 그리고 심지어 로펌까지 움직이게 되면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비서실, 홍보팀, 법무팀에서 각각의 예산이 지출되고, 다양한 비용결재까지 편법으로 진행되게 되니 위험한 상황이 벌어집니다. 심지어 합의금이나 보상 비용 같은 개인적 금전 지급까지 회사의 공식 예산이나 에이전시를 우회한 방식으로 집행되기까지 합니다.

    기업 홍보팀이 오너와 오너 가족의 위기관리에 투입되는 것이 바람직한 체계는 아니라는 것만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사후에 문제가 될 소지가 다분하다는 것도 기억하십시오. 회장님께서 원하시고, 어찌 보면 직원으로서 당연히 할 수밖에 없는 일이라는 실무자 시각도 이해는 합니다. 그러나, 실무자 스스로도 문제 소지가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실행하더라도 문제 발생 가능성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은 꼭 해야 할 것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로우 프로파일? 쉽지 않나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최근 저희 회사와 VIP등 전반에 걸쳐 언론의 난타가 장기간 이어지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강력하게 반박 했었는데, 그 이후 로펌과 위기관리 회사 조언을 받아 로우 프로파일 하려 합니다. 근데 로우 프로파일 하는 게 너무 쉽고 단순해 보여서요. 너무 성의 없는 거 아닐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서 로우 프로파일(low-profile) 전략의 의미는 사전적 의미인 ‘세간의 주목을 받지 않는다’는 개념을 넘어서는 것입니다. 해당 상황이 자사에게 지속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경우가 기반이죠. 그에 더해 자사가 이슈에 대해 커뮤니케이션 하면 할수록 상황은 악화되고, 장기화 될 수 있는 경우 로우 프로파일 전략은 선택됩니다.

    일반적으로 이슈의 중심에 있는 자사가 정확하게 커뮤니케이션 하면 할수록 해당 이슈는 소멸 또는 완화되어야 하는데 그런 구도가 아닌 경우입니다. 말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경우. 커뮤니케이션을 하게 되면 그에 대한 반박이나 반론이 몇 배 더 불거져 나오는 경우. 마치, 권투경기나 도박판과 같은 환경이 되어 상대가 한마디 하면 우리도 한마디 해야 하는 압력이 가해지는 경우입니다.

    이 경우 전략적으로 한 발자국 물러나 그런 흐름에 섞여 상황을 계속 악화시킬 필요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렇게 해서 자사가 얻는 것이 있다면 모르겠는데, 상황을 더욱 더 악화시켜 버리는 결과만 예상되는 경우 ‘로우 프로파일(low-profile) 하자’하는 전략적 공감대가 형성됩니다.

    그런데, 일선에서 많이 헷갈려 하는 것이 ‘침묵’이나 ‘노 코멘트’가 곧 ‘로우 프로파일’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물론 ‘침묵’이나 ‘노 코멘트’로 해당 상황을 진정 또는 소멸 시킬 수 있다면, 그 선택은 결과적으로 ‘로우 프로파일’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많은 경우 ‘침묵’이나 ‘노 코멘트’는 더욱 더 이슈를 부정적으로 성장시키고, 단순하게 해결 할 수 있는 상황을 최악으로 발전 시키는 결과로 이어지곤 합니다. 이 경우 침묵이나 노 코멘트는 반대로 하이 프로파일(high-profile) 전략이었던 것으로 해석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위험한 것이죠.

    진정한 로우 프로파일이란 어떤 상황에서도 정해진 일정 메시지와 논리를 반복 강조하기만 하는 것입니다. 침묵하거나 노 코멘트 대신 정해진 메시지와 논리를 담담하게 반복하고 반복하는 것이죠. 물론 기자들은 그 메시지를 수없이 들어 왔던 터라 새롭게 뉴스화 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해당 기업에서 메시지를 아예 내지 않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함부로 침묵이나 노 코멘트라 비판하기도 어렵습니다.

    또한 기존 메시지와 논리의 반복 외에, 잘못된 정보에 대한 일부 교정 커뮤니케이션도 로우 프로파일 영역입니다. 중요한 팩트 오류에 대해서는 해야 할 말을 제한적으로 하는 것이죠. ‘우리가 언론의 모든 보도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다’는 전제의 강조입니다.

    문제는 이런 로우 프로파일을 일관되게 실행하는 것이 생각보다 무척 어렵다는 것입니다. 동일한 메시지와 논리만 반복하고, 불리한 팩트에 대한 교정만 추가 하면서도 세간의 주목을 받지 않는다. 이 약간은 모순적 전략이 로우 프로파일입니다. 그 만큼 실행자들도 혼란스러울 수 있습니다.

    로우 프로파일은 곧 링에 올라 강한 챔피언과 마주해 끝까지 쓰러지지 않고, 가드를 완전히 유지하며 맷집에 의지하는 전략과 같습니다. 위기를 관리하는 기업 VIP와 위기관리 조직이 강한 정신력으로 하나의 전략적 목적을 일관되게 취할 때만 가능합니다. 숙련된 홍보실 창구가 유효하게 가동되어야 가능합니다. 창구일원화는 기본입니다. 이 중 하나라도 무너지면 실패하는 것이 로우 프로파일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미디어트레이닝 딜레마

    정용민

    2020년 1월 6일  ·

    미디어트레이닝 딜레마. 예전에 한번 정리 했었는데. 다시 업데이트 (대부분 고민은 반복)이하 가상의 대화.

    홍보실: “저희 임원들이 기자들에게 이상한 이야기를 흘려서 골치에요. 리킹 방지. 입 조심. 강조 좀 부탁드려요”

    트레이닝 중 미디어트레이너: “임원분들 창구 일원화 하셔야 합니다. 안 그러시다가 큰 일 난 경우 많습니다”

    임원: “우리 홍보실이 그 창구 역할을 제대로 할 역량이 있는 지 모르겠어요”

    홍보실 임원: “그렇게 창구일원화 하게 되면 홍보실 업무가 너무 많아져요. 사실 저희도 모르는 분야가 많아요. 적절하게 부서별로 좀 쳐내 주면 좋겠는데…”

    미디어트레이너 :”그럼 다양한 창구를 홍보실에서는 어떻게 관제하실건가요?그리고 원래 취지가 리킹방지와 입조심이었잖아요?”

    홍보실 임원 : “좋은 이야기는 부서 차원, 문제 있을 이슈는 홍보실. 그렇게 하면 어떨까요?”

    부서장: “우리가 이슈가 될지 안 될지 그걸 어떻게 판단해요. 우린 그저 아는 범위 내에서 기자에게 이야기 하는 건데…”

    미디어트레이너: “아는 범위 내에서 하시는 답변도 위험합니다”

    홍보실 임원: “아무튼 개념 없는 부서들 뒤 치닥거리 하느냐고 너무 힘들어요. 뭐든 일이 터질 때 되야 공유를 하고…”

    부서장 : “근데 홍보실은 왜 안 물어 봐요? 업무를 좀 알려고 해야 알려 주죠. 홍보실 사람들은 기자 만난다고 얼굴도 보기 힘든데…기자들에게는 대체 무슨 정보를 주는 건지.”

    홍보실 팀장: “그건 그렇고. 요즘 밀레니얼 세대 직원들에게는 어떻게 입조심을 시켜야 할지 고민이에요. 조금만 뭐라 가이드하면 불평 나오고, 블라인드가 시끄러운데…”

    미디어트레이너 : “그래도 회사의 공식 규정은 가지고 계셔야 하죠. 교육도 하시고”

    홍보실 팀장: “직원들이 뭐 하지 마라. 뭐 하면 안된다. 이걸 아주 싫어해요.”

    미디어트레이너 : “그럼 위로 임원들로 부터 일선 직원들까지 모두 창구 통제가 안되는 거네요. 대표님 생각은 어떠신지요?”

    홍보실임원 : “그런 걸로 대표까지 뭐…다 홍보실이 해야 할 일이죠”

    미디어트레이너: “아니죠.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해 주셔야 할 것 같은데요. 대표이사께서”

    홍보실팀장: “그래도 기자들이 예전 같지 않아서 다행이에요. 직접 취재도 적고. 임원들 번호아는 기자들도 점점 줄어들고. 고발프로그램들도 좀 죽었고…”

    미디어트레이너: “아…네…”훈훈하게 웃으며 끝.

    풀리지 못할 딜레마들.

  • 좋은 대변인 이전에 좋은 사람?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가 이번에 위기를 경험하면서 대 언론 창구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홍보실에 좀더 전문적인 대변인 조직을 꾸미려고 합니다. 대변인 훈련이나 지속적 훈련을 통해 전문적인 창구를 관리하자는 것이죠. 그런데 좋은 사람이 먼저 되야 한다는 이야기는 또 뭔 가요?”

    컨설턴트의 답변

    일단 대변인(대 언론 창구)에 대해 간단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많은 위기관리나 기업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들이 조언하는 대 언론 커뮤니케이션 시스템 중 이런 부분이 있습니다. “상황이 위중 할수록 기업의 모든 구성원들은 하나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 조직이 일심동체가 되어 같은 생각과 같은 메시지를 외부 언론과 이해관계자들에게 일사불란하게 전달하라는 조언입니다.

    그러나 제가 수십년간 수백 회사들과 같이 일하면서 찾아본 결과, 그렇게 전 임직원이 하나의 목소리를 내는 기업은 만나 본적이 없습니다. 심지어 대표이사와 핵심 임원 간에도 문제된 이슈를 바라보는 시각이 다릅니다. 그에 대한 메시지도 각기 다양합니다. 누가 정해주지 않아 메시지가 제 각 각인 것도 아닙니다. 전략적 마인드를 지닌 홍보실이 핵심 메시지 팩을 여러 임원에게 공유해도 일부 임원은 그를 무시하고 각자 목소리를 냅니다.

    기자들은 기업을 취재할 때 언론 창구인 대변인을 가장 먼저 찾지 않습니다. 여러 관련 인사들을 먼저 취재하는 것이 당연한 순서입니다. 관련 인사들을 넘어 주변 인사까지 취재를 다 마치어야 어느정도 윤곽을 잡게 됩니다. 대변인을 찾는 시기는 그 때 이후 정도입니다. 질문도 취재한 문제에 대해 기업 대변인의 공식 입장 정도를 묻는 수준입니다.

    만약 기업 전 구성원이 하나의 목소리를 낼 수 있었다면, 기자는 취재가 불가능할 것입니다. 소위 답이 나오지 않는 조직이라 생각할 것입니다. 누구에게 전화해 물어봐도 동일한 설명과 답을 하는 상황을 상상해 보면 이해될 것입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실제 그럴 수 있는 기업이 없습니다. 그러니 기업측에서는 대 언론 대응에서 쓴 잔을 마십니다.

    그런 조언은 이제 잊으십시오. 모든 조직 구성원은 하나의 목소리를 낼 수 없다. 이것이 정확한 현실입니다. 대신 차선책을 찾아야 합니다. 그래서 제안되는 것이 ‘언론 창구의 일원화’ 입니다. 모든 조직 구성원이 무리하게 하나의 목소리를 내려 하지 말고, 모두가 창구 일원화에만 일단 협조하라. 모든 언론과 이해관계자 커뮤니케이션은 정해진 창구가 도맡아 한다. 이 개념이 차선책입니다.

    기자가 어떤 직원에게 연락해 질문해도 “저희 규정상 언론과의 커뮤니케이션은 홍보실을 통하게 되어 있습니다. 홍보실로 연락하시어 그 질문에 대한 답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이 말만 반복하는 수 백 수천, 수만 임직원이면 충분합니다. 이것이 창구 일원화 시스템입니다.

    일단 일원화된 창구를 책임진 대변인은 그러면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요? 맞습니다. 평소 전문적인 훈련과 가이드라인에 대한 학습, 일상적 정보관리와 자료 준비 등등이 기본입니다. 그러나, 그 보다 더욱 더 중요하고 근본적인 가치가 있습니다. 먼저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이죠.

    좋은 대변인은 곧 좋은 사람을 의미합니다. 좋지 못한 사람이 대변인 자리에 앉으면 문제가 됩니다. 일부 대변인 역할을 하는 언론 창구가 논란을 일으키는 경우는 기술적 측면을 넘어 사람의 문제가 더 크고 다양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기자와의 관계와 커뮤니케이션 이 모든 것은 사람과 사람의 일입니다. 좋은 사람이어야 대변인 역할을 충실하게 할 수 있는 자질이 있다 하는 이유입니다.

    공감할 수 있고, 여론을 그대로 이해할 수 있고, 기자의 마음을 읽을 수 있고, 언론의 생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으며, 커뮤니케이션과 메시지의 중요성을 알고 있다면 일단 그 대변인은 좋은 사람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 반대로 모든 것이 불편하고 어렵기만 하다면 그 대변인은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한 노력을 먼저 해야 합니다. 그래야 회사가 살 수 있습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상식적으로 말이 돼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내부에서는 지금 언론에서 의혹을 제기하는 부분이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완전히 날조된 내용이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있거든요. 일단 언론 경고 차원에서 로펌을 통해 사실이 아니라 감조를 했습니다. 컨설턴트께서 보실 때 기사 내용들이 상식적으로 말이 되나요?”

    컨설턴트의 답변

    위기관리 컨설턴트들에게는 나쁜 습관이 하나 있습니다. 클라이언트의 주장을 딱 절반만 믿는 것이죠. 물론 전부를 믿지 않는다고 부정적 의미로 상대를 의심만 하거나, 삐딱하게 바라본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일단 클라이언트의 주장을 그대로 주장으로만 받아들인다는 것입니다.

    위기관리를 하는 매니저들께서 항상 기억해야 할 것은 주장과 사실은 전혀 다른 의미라는 점입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주장은 여러가지가 나올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실은 하나입니다. 운 좋게도 정확하게 사실에 근거해 사실과 동일한 주장이 있다면 가장 이상적일 것 같지만, 또 현실적으로는 그렇지 만도 않습니다.

    일단 주장은 사실에 근거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위 질문을 보더라도 자사에서는 해당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지 ‘사실이 아니다’라는 확실한 근거가 있다고는 느껴지지 않습니다. 만약 그것이 명백한 사실이라면 바로 제시할 수 있는 증거나 사실관계 확인 방식이 필히 존재해야 합니다. 최소한 그렇게 주장하는 홍보담당자나 위기관리 담당자 자신이 직접 어떤 방식이라도 사실임을 확인했던 것이어야 합니다. 나 이외의 다른 사람에게 들은 주장은 그냥 그의 주장일 뿐입니다.

    그리고 상식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 것은 그렇게 큰 의혹으로 번지지도 않습니다. 상식이라는 것도 주관적이라 여러 종류의 상식이 있고요. 일부 공중이라도 자신이 생각하는 상식에 기반해 해당 의혹이 그럴 듯하다 하면 그것은 상식적으로 말이 되는 셈입니다. 그 상식을 뭐라할 수는 없는 것이겠지요.

    또한, 진짜 확인된 사실이 있고, 그에 기반한 주장이라면 그것은 항상 이상적일까 하는 것에도 의문을 품어야 합니다. 실제 확인된 사실이 완전하게 불리한 사실이라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사실을 정확하게(?) 반영해 주장해야 할까요? 아닐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위기관리는 물 건너가게 되는 상황도 있을 수 있으니까요.

    모든 주장은 그냥 주장일 뿐입니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이 관점은 아주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사실과 주장은 다를 수 있습니다. 아니, 어딘가는 필히 다른 것입니다. 더구나 사실관계 확인, 즉 팩트에 대한 검증을 건너 뛴 주장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관점에서 경계의 대상입니다. 종종 문제가 여기에서 발생합니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하는 홍보실 창구가 계속 일방적 주장을 이어간다 해보죠. 그 분에게 현장에서 여러 취재를 완료한 기자가 이렇게 묻습니다. “O홍보실장께서는 사실관계 파악을 해 보셨습니까?” “그 피해자를 직접 만나 보신 적이 있습니까?” “그 문서 원본을 정확하게 보고 말씀하시는 건가요?” “지금 논란인 의혹들에 대한 모든 반박 팩트를 가지고 계십니까?” 이런 질문에 정확한 답을 내 놓을 수 없는 창구가 대부분일 것입니다.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주변 관계자들을 직접 만나보고, 문서 원본을 확인하고, 모든 팩트들을 가지고 있다 해도 어려운 것이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입니다. 언제든 다른 사실이나 사람 그리고 증거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별다른 선제적 과정도 거치지 않고, 의혹에 대한 대응 회의에서 몇몇 임원들이 사적으로 이야기한 내용을 팩트로 오인하고, 그에 기반해 강력한 주장을 한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시도입니다. 이는 모래위에 쌓는 성을 넘어, 거품위에 집을 짓는 셈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너무 오버한 것 같은데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몇 달 전 회사 내부에 민감한 문제가 생겼었습니다. 당시 저희 홍보임원이 철저히 대응 준비해야 한다 해 여러 부서들이 고생했습니다. 그런데 그 후 아무 문제도 불거지지 않고 그냥 조용히 넘어갔습니다. 문제는 사내에서 홍보실이 오버 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건데요. 오버 한 거죠?”

    컨설턴트의 답변

    기업뿐 아니라 국가 차원에서도 특정 위기가 최초 예상과 달리 조용하게 지나가면 사후 평들이 다양하게 나오고는 합니다. 예를 들어 태풍이 서울을 관통한다 해서 여러 비상대책과 인력 동원으로 며칠 난리를 쳤는데, 막상 태풍이 하루 전 충청도에서 사라져 버리는 것 같은 케이스죠. 이후에 정부를 비판하는 측에서는 정부가 제대로 예상도 못하고 괜히 시민들 불편만 주어 무능하다는 지적을 합니다.

    반대의 경우도 있습니다. 이번 태풍은 충청도 근방에서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해서 아무런 준비를 하지 않은 경우입니다. 막상 당일 보니 더욱 강해진 태풍이 서울을 관통해 버린 겁니다. 막대한 피해가 발생 해 시민들은 분노를 토로합니다. 정부가 안이하게 대처하다가 비참한 인재를 만들었다 비판하는 것이죠.

    몇 개월 전에도 이 같은 유사한 경우가 실제 있었습니다. 당시 정부 고위관계자는 이렇게 이야기했었습니다. “무대책 보다는 과잉 대책이 낫다” 이 말은 위기관리 관점에서 상당히 의미 있는 원칙입니다. 위기 대응을 위한 시민들의 불편과 예산의 투입이 대책을 세우지 않아 발생된 재산과 인명의 피해를 압도할 수는 없습니다.

    운이 좋아 매번 위기가 자사를 피해간다는 것은 내심 위안을 삼을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매번 대응을 준비하는 그 노력을 폄하하거나 사후에 비판하고 그 위기관리 리더십을 부정적으로 평가해서는 제대로 된 위기관리를 할 수 없습니다.

    일단 위기관리를 위해 리더십을 보인 그 홍보실의 의도가 무엇이었는지 공감해 보시기 바랍니다. 홍보실이 불필요한 대비를 통해 소중한 예산이나 인력을 탕진하고 싶었던 것일 까요? 전문성 없이 별반 발생 가능성이 없던 상황을 위기로 오인해 호들갑을 떨었던 것 일까요? 이번을 뼈아픈 교훈(?) 삼아 다음 위기 상황이 예상될 때에는 아무런 대비를 하지 않고 있어야 하는 것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그 반대죠. 위기에 대비하려 임직원들이 준비 작업을 해 보았다면 그 것은 비용이라기 보다는 투자라 보시는 것이 좀더 발전적인 시각입니다. 다음 번에는 더 잘 그리고 더 신속하게 준비 할 수 있게 되기 때문입니다. 호들갑은 조직의 민감성 강화 측면에서도 아주 중요한 가치입니다. 평소 일부러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이라는 호들갑을 떠는 기업들도 많습니다. 모두 피가 되고 살이 되는 과정이었을 것입니다.

    외국 학생들이 어학연수 하는 미국의 한 대학교 건물에서 어느 날 수업 중 갑자기 화재 벨이 울렸다고 합니다. 교수의 지시를 받은 많은 학생들이 신속히 운동장으로 뛰어 나가는 반면, 한국 유학생들은 느릿 느릿 주변을 돌아보며 대피를 하지 않더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연기나 냄새도 없고 불이 눈에 보이지도 않는 걸 보면 분명히 화재 벨이 오작동 한 거죠. 외국 학생들이 순진 한 거죠” 같은 반응이었다고 합니다.

    이런 이야기나 개인의 특성이 자칫 영리해 보일지 몰라도, 위기관리 관점에서는 절대 경계해야 하는 사고방식입니다. 화재 벨이 울리면 당연히 대피 해야 한다는 원칙을 기억해야 합니다. 연습의 목적에서도 뛰어 나가는 것이 맞다 생각 해야 합니다. 운동장에 뛰어 나가 있는 학생들을 멍청하다 손가락질 해서는 안 되는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합니다. 준비를 강조한 홍보실은 자기가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한 것뿐 입니다. 위기관리란 스스로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적시에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우리 회사에는 위기가 없는데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회사에서는 열심히 일하는 홍보실 직원들이 있습니다. 기자들과 관계가 좋아서, 왠만한 부정 기사는 척척 알아서 뺍니다. 그 덕분인지 지난 몇 년 간 회사에는 그리 큰 위기가 없었어요. 그 외 특별히 위기관리라는 게 필요한가요?”

    컨설턴트의 답변

    매우 흥미롭습니다. 말씀 나눌 주제가 여럿이지만 그 중 몇 개만 먼저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부정기사가 곧 위기’라는 도식에서 하루 빨리 벗어 나시기 바랍니다. 부정기사는 그 자체만으로는 위기가 아닙니다. 일부 부정기사는 자사가 스스로 보기 힘들었던 블라이드 스팟을 찾아 개선의 기회를 제공해 주는 역할도 합니다.

    무조건 ‘부정기사는 위기다’라는 도식을 상식처럼 공유하는 기업에서는 반대로 부정기사가 없으면 우리에게는 위기가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니 문제입니다. 평소 살피고 개선하고 예방하고 방지하는 위기관리 노력이 허술해질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홍보실이 아주 열심히 기사를 빼 부정기사가 없다고 하셨는데요. 그렇게 본다면 반대로 홍보실이 일을 전혀 안 해도 부정기사 발생 가능성은 줄어들 것입니다. 홍보를 하지 않아서 기자들이 해당 회사를 모르고 홍보실 사람들의 존재도 모르면 부정기사를 쓸 정도도 주목하지 않게 되겠죠. 그러나 이는 정상적인 대안은 아닙니다.

    둘째, 홍보실 스스로 ‘위기관리는 곧 부정기사를 빼는 것’이라는 생각을 바꾸셔야 합니다. 물론 회사에 대한 기자의 부정적 시각을 어떻게 든 교정해 보려는 노력이나 시도는 당연한 것입니다. 그러나 부정기사를 빼고는 홍보실이 해야 할 위기관리를 다 했다 자평하는 것은 문제입니다.

    사내 각 부서가 대응하고 있는 외부 이해관계자들 중 언론처럼 문제의식을 가지고 꾸준히 문제점을 지적하는 이해관계자는 드뭅니다. 대관 업무 부서에서는 국회나 규제기관 등에서 관심 가지는 이슈를 찾아 사전 보고하고 대응 개선을 내부적으로 제안합니다. 영업에서도 고객들의 잠재 이슈를 찾아 개선 제안합니다. 이와 같이 홍보실에서도 언론에서 관심을 두고 문제 의식을 투영하는 이슈들을 사전에 찾아 내부적 대응 개선을 제안할 수 있어야 합니다.

    부정기사가 빠졌다고 해당 문제까지 없어져 버리는 것은 아닙니다. 문제의 뿌리는 남아 다시 싹을 틔우고 계속 여기 저기 언론의 주목을 또 받게 될 것입니다. 그 때마다 홍보실은 연이어 기자를 만나고 기사에 대한 작업들을 무한 반복해야 할 것입니다. 이런 측면에서 봤을 때 홍보실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위기관리는 언론의 시각에서 문제를 바라보고 사전에 그 문제를 개선 관리하는 전략적이고 선제적인 노력이어야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기업에서는 문제가 오랫동안 없는 것으로 보이면 그 문제를 다루는 사내 기능을 축소해 버리는 성향이 있습니다. 노사 분규가 없는 기업은 노사관계 담당자들이 극소수로 차차 줍니다. 안전 문제나 사고가 장기간 없던 기업에서는 관련 담당자를 최소화합니다. 언론을 담당하는 홍보실도 비슷한 최후를 맞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홍보실이 열심히 부정기사를 빼다 보니 경영진이 우리 회사에게 위기는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기 때문이죠.

    언론이 항상 우리 회사의 입맛대로 움직이고, 부정기사는 잘 안 쓰고, 위기도 별로 없는데 홍보실 예산은 왜 그렇게 커야 하는가 하는 질문이 나오기 시작할 것입니다. 홍보실에 왜 저렇게 많은 인력이 필요한가 고개를 갸우뚱 하는 경영진이 나타납니다. 곧 부정기사를 열심히 빼는 것이 위기관리 인 줄 알고 노력해 온 홍보실이 오히려 위기를 맞는 결과로 마무리됩니다. 현재 관리하고 있는 위기를 정확하게 보고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그 것이 진짜 회사의 위기인지 말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기사를 막을 수 있을까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한 일간지 기자가 저희 회사에 대해 아주 안 좋은 내용을 취재하고 있다는 첩보가 있습니다. 그래서 요즘 경영진 네트워크를 총동원 해 해당 언론사와 기자 주변에 대한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혹시 이 기사를 막을 방법은 없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기사를 막는다는 표현이 아직도 유통되고 있다는 사실에 먼저 놀라고 있습니다. 먼저 몇 가지 역질문을 드리겠습니다. 해당 기자의 기사를 ‘막기만 하면’ 그 중대한 이슈는 영원히 다른 언론에서도 기사화되지 않을 주제인가요? 혹시 다른 기자가 그 사실을 확인하게 되도 굳이 기사를 쓰지 않을 만한 평범한 주제인가요?

    해당 기사 주제가 정말 문제라고 생각하고 계신 것인가요? 그렇다면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하실 의향은 없으신 가요? 만약 그 문제가 이미 해결되어진 것이라면, 해당 기자에게 그 문제가 확실하게 해결되었다고 이야기할 수는 없을까요?

    위기관리라는 것을 몇 십 년 전에는 언론의 기사를 빼는 것 정도로 여기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질문에서 말씀하신 것과 같이 부정보도를 ‘막는다’는 개념으로도 이해를 하고 계시는 이유가 그 때문입니다. 당시 국내 언론사는 현재와 같지 않고, 수도 몇 개 되지 않았던 시절이었고, 인터넷이라는 온라인 공간도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 막고 빼고 하는 식의 위기관리는 일견 유효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환경에서 그 막고 빼기 같은 활동은 더 이상 진정한 위기관리가 아닙니다. 예전의 유효함이 사라진지 오래입니다. 물론 부정기사를 취재하는 기자와 성실하게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은 기본입니다. 그러나, 그 목적이나 활동으로 기사를 영원히 막을 수는 없게 되어 버렸습니다.

    운이 좋아 여러 경로로 기사를 막았다고 해도 문제는 사라지지 않습니다. 그 주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는 이상 해당 주제는 여기 저기 언론에 의해 추가적으로 취재될 것입니다. 한둘은 막을 수 있다 해도 완전히 영원히 막을 수는 없다는 의미입니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실무자들은 이렇게 반문할 것입니다. “일단 이번에는 막고 봐야 죠. 이 기사가 나갈 것을 뻔히 알면서도 막는 노력을 하지 않을 수는 없는 것 아닙니까?” 이런 반응에 대해서도 이해는 합니다.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그 노력을 하는 가에 대해서 그 자체를 부정적으로 평하는 것은 아닙니다. 할 수 있다면 해야 하겠지요.

    핵심은 해당 문제를 완전하게 해결하기 위한 노력에 좀 더 전사적인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기사를 하나 둘 막고 빼고 하는 노력도 실무자 차원에서는 중요하겠지만, 그 보다 더 근원적이고 중요한 위기관리에 좀 더 관심을 가지자는 것입니다.

    문제 해결 의지가 있고, 문제를 해결했고, 문제가 재발되지 않는다는 내부적 확신이 있다면 그 자체로 위기는 관리된 것이라는 생각을 해야 하겠습니다. 운 좋게 노력해서 뺀 기사로 인해 그런 노력과 확신이 지체되거나 생략되어 버리는 것은 위기관리 관점에서 최악의 결과입니다.

    지금까지 많은 기업들이 부정 기사를 막고 빼고 하는 활동에만 집중하면서, 정말 중요한 그 부정적 문제의 해결이나 해소에는 관심을 두지 않았기 때문에 유사한 문제들이 반복되는 것입니다. 고질적인 부정기사들이 양산되는 이유도 그 때문입니다. 매번 끌려 다니며 고개를 조아리는 홍보실이 계속 존재하는 것도 그 때문입니다. 위기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채 최악의 상황으로만 마무리되는 증상이 계속되는 것도 그 때문입니다.

    기사를 보지 마시고 문제를 보십시오. 기사를 막으려는 노력의 몇 십 배 노력을 문제를 해결하는 데 써 보십시오. 기사를 빼는데 드는 예산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드는 예산보다 저렴하다는 유혹에서 빨리 벗어나십시오. 기사는 뺄 수 없다. 기사는 막을 수 없다. 그냥 이렇게 생각하시고 위기를 관리하십시오. 그래야 회사가 삽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