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홍보팀

  • 창구일원화? 그건 너무 쉬운데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창구일원화가 상당히 중요하다고 여러 전문가들이 강조를 하더군요. 근데 저희는 창구일원화가 잘 되어 있어요. 그게 그렇게 어렵지도 않고요. 다른 기업에서는 창구일원화가 그렇게 어려운가 보죠?”

    컨설턴트의 답변

    원래 이런 주문이 있습니다. 위기가 발생 했을 때에는 모든 조직원이 하나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주문이 실제로 현장에서 구현되는가? 구현될 수 있는가 하는 것이죠. 불가능합니다. 저도 수 십 년 동안 수 많은 조직들을 지켜 보았지만 하나의 조직이 한 목소리를 내는 현상을 본적이 없습니다. 대표이사와 임원들간에도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이 어떻게 보면 더 현실적인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일단 한 조직이 하나의 목소리를 내지는 못한다는 것을 인정하자는 것입니다. 그러니 그 차선책으로 창구를 일원화하자는 것이죠. 기업의 경우 그 창구는 홍보실이 될 것입니다. 이슈나 위기가 발생했고, 언론의 집중적인 취재 대상이 되어 버리면 해당 조직에서는 창구를 일원화 해서 대응하자는 것입니다. 물론 평소에도 그러면 좋고요.

    홍보실 이외에는 어떤 부서나 임직원이라도 언론의 취재에 응하면 안됩니다. 기자들로부터 전화를 받거나, 회사 앞에서 기자들에게 둘러 쌓인 임직원이라면 누구나 이렇게 이야기 해야 합니다. “저희 규정상 언론으로부터의 문의는 홍보실을 거치게 되어 있습니다. 홍보실을 통해서 그 질문에 답변을 드리겠습니다.” 또는 “저는 그 질문에 답변드릴 위치에 있지 않습니다. 홍보실을 통해서 답변을 받아주시기 바랍니다. 죄송합니다.” 이런 류의 답변 방식이 바로 창구일원화 방식입니다.

    이런 답변을 아주 쉽게 생각하는 조직도 있습니다. 편하고 쉬울 정도로 규정이 오랫동안 실행되어 왔다면 참 훌륭한 조직입니다. 그러나, 이런 답변 방식을 쉽게 생각하는 대부분의 조직은 실제로 창구일원화 실행 경험을 해 보지 않았기 때문인 경우들입니다. 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쉽다고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창구일원화 훈련을 해 보면 임원들과 직원들 대부분이 쉽지 않다, 어렵다, 힘들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우선 창구일원화를 목적으로 정해진 답변을 반복한다는 것이 자연스럽지가 않습니다. 스스로 못 견딜 만큼 부자연스럽습니다. 동일하거나 유사한 말을 기자에게 뻔뻔하게(?) 반복하는 과정이 너무 힘들게 느껴진다는 것입니다. 스스로 생각해도 자신의 답변이 너무 성의 없어 보입니다. 기자가 화를 내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도 있습니다. 하지만, 예의 바르게 정해진 답변을 반복 반복 반복하는 임직원들이 조직에서는 필요합니다.

    대표이사나 기업의 오너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창구일원화에 예외는 없습니다. 종종 대표이사는 그 규정에서 예외가 될 수 있다 생각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아래 임직원들은 창구일원화를 위해 부단히 고생을 하고 있는데, 대표이사께서는 편안하게 기자들의 전화를 받으시고, 일부 적절하지 않은 답변을 하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힘들게 만들어 온 창구일원화 원칙은 깨져 버립니다. 지금까지의 모든 커뮤니케이션 관리 노력들이 수포로 돌아갑니다. 따라서 창구일원화에 예외는 없다는 생각은 매우 중요합니다.

    또한 제대로 훈련 받지 못하고, 그냥 창구일원화란 쉬운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을 하는 임원들이 있는 조직도 위험합니다. 실제로 기자 역할을 하는 전문가들이 창구일원화가 제대로 되고 있는지 임원들을 대상으로 시뮬레이션 해보면, 열에 일곱 여덟 가량의 임원들은 어떻게든 기자에게 답을 줍니다. 아주 미세한 정보의 조각이라도 전달을 하고 맙니다. 이건 자신의 의견이라는 말꼬리라도 붙입니다.

    기자와의 심리적 싸움에서 지고, 부적절한 답변들을 하게 됩니다. 오프더레코드를 외치거나, 기자에게 기사를 쓰지 말아달라고 까지 애원하기도 합니다. 심지어는 자신이 어떤 답을 주었는지 끝까지 잘 모르기도 합니다. 기사나 보도가 나오면 자신의 뜻이 아니었다고 변명도 합니다.

    이런 상황들은 수 많은 조직에서 발생하는 아주 흔한 실수들입니다. 지속적으로 반복됩니다. 그래서 많은 기업들과 조직들이 설화에 빠집니다. 그러지 않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임직원들을 훈련해야 합니다. 훈련 없이는 실행 할 수 없습니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은 통제입니다. 훈련을 통한 창구일원화가 그 기본이고요.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기업의 입

    증명사진_기업의 입 입체 표지

    얼마전 지인들과 저녁을 하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미디어트레이닝을 해서 먹고 사는 사람이 다른 외국 사람들이 지은 미디어트레이닝 책을 보고 있다는게 이상하지 않나?”

    그게 이상하다고 느낀게 그 때가 처음이었습니다. 그 다음날 부터 기존 제가 썼던 미디어트레이닝 칼럼들과 실제 우리 회사에서 클라이언트들에게 제공하는 미디어트레이닝 서비스 내용들을 정리하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20년의 시간동안 미디어트레이닝 현장에서 기업 대표와 임원들과 나누었던 많은 질문들과 고민들을 하나 하나 기억 해 묶었습니다.

    얼마전 한 기업 대표님과 임원분들에게도 이런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왜 기업이 언론을 두려워할까요? 왜 기자를 찜찜하다며 피할까요?”

    대표님과 임원분들은 그 질문에  ‘그 이유에 대해서 생각해 본적이 없는걸…’하는 눈빛이었습니다.

    “기업이 언론을 두려워하고 피하는 이유는 크게 두가지입니다. 첫번째는 기업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둘째는 언론과 커뮤니케이션 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아서 입니다.”

    대부분 언론을 두려워 하고 피하는 사람들의 이유도 그와 같습니다. 기업이나 사람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했고, 그에 대해 언론과 커뮤니케이션 할 준비가 되어 있다면 언론을 두려워하거나 피할 이유는 없습니다.

    제 책 ‘기업의 입’은 마땅히 해야 할일을 이미 한 기업들을 위한 책입니다. 단지 그에 대해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에 준비되어있지 않은 기업들을 위한 조언입니다.

    기업의 입은 직접적으로는 대변인(spokesperson)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광의로는 기업의 철학과 원칙 그리고 자세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중요합니다.

    이 책은 기업을 대표해 공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대변인, 자신 스스로를 위해 공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유명인, 클라이언트를 대신해 공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는 에이전트 모두를 위한 기본이 되었으면 합니다.

    제 책 ‘기업의 입’ 프롤로그로 책을 위해 고생하신 코치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감사합니다.

    ****************************

    기업의 입_The Mouth of Corporation

    프롤로그

    90년대 후반 어느 날이었다. IMF로 한국이 전세계에서 가장 우울하고 위태한 나라들 중 하나이던 당시였다. 내가 다니던 홍보대행사에게 한 글로벌 합작회사 클라이언트와 관련된 업무 요청이 들어왔다. “일본에서 자사 아시아태평양 경영진들과 홍보담당자들을 모아 위기관리 세션 및 미디어 트레이닝(media training)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귀 에이전시에서 이번 트레이닝을 지원할 컨설턴트를 한 명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다른 외국인 컨설턴트들과 협업해서 트레이닝을 진행해주었으면 합니다.”

    당시 담당 컨설턴트였던 나는 그 클라이언트를 위해 일본 행 비행기에 올랐다. 도쿄에 가보니 한국에서 온 클라이언트사 한국지사(합작사)대표와 홍보실장이 나를 반겼다. 한국인이라고는 나와 홍보실장, 딱 둘이었다. 며칠간의 트레이닝은 방송 기자 출신 영국인 컨설턴트와 일본계 미국인 컨설턴트들이 영어로 진행되었다. 물론 미디어 트레이닝 속 실제 질의응답 훈련도 영어로 진행되었다. 내가 맡은 역할은 한국지사의 한국인 홍보실장에게 질의응답들 중 일부를 한국어로 묻고 돌아온 한국어 답변을 분석해 코칭 해 주는 것이었다.

    같은 한국인끼리 여러 외국인들이 보는 앞에서 기자역할을 하는 내가 한국어로 질문하고, 그 홍보실장은 한국어로 답변했다. 메인 컨설턴트인 영국인이 내게 이렇게 물었다. “제임스, 어때? 이 홍보실장은 정확하게 준비된 핵심메시지를 전달하는 것 같아?” 며칠간의 트레이닝은 이렇게 마무리되었다.

    마지막 날 밤, 도쿄 호텔에서 그 홍보실장과 단 둘이 맥주를 마셨다. “왜 내가 영어로 기자 인터뷰를 해야 하지? 한국 기자들이 영어로 질문할 리 있어? 한국 언론에 대해서 영국인이 무얼 알까?” 그 홍보실장의 이야기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IMF로 많은 한국 회사들이 영어로 이야기하는 외국인들에게 소유권이 넘어가던 시기였다. 그들이 기준이 되던 시기였다. 하지만, 나는 반대로 한국에서 한국어로 한국적인 미디어 트레이닝을 진행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던 순간이었다.

    그 후 이십 년 가까운 시간이 흐른 현재 나는 그때의 꿈에 따라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컨설팅사를 차려 일하고 있다. 당시 나와 같았던 컨설턴트들 수십 명과 함께 현재는 국내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국적 미디어 트레이닝을 제공하고, 한국적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컨설팅과 자문을 진행한다. 이제는 한국에 있는 글로벌 기업 임직원들도 더 이상 외국어로 미디어 트레이닝을 받지 않게 되었다.

    더 이상 한국과 중국의 언론환경을 혼동하는 외국인 컨설턴트들과 일하지 않는다. 이제는 글로벌 파트너사의 컨설턴트들도 한국적 위기관리와 미디어 트레이닝을 진행하는 우리를 존경한다. 그들이 한국에 와서 할 수 없는 트레이닝과 자문을 우리가 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최초의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컨설팅사를 설립한지도 8년이 지났다. 우리 컨설턴트들은 연간 최소 70~80회 이상의 미디어 트레이닝을 진행한다. 국내 대기업에서 대변인 역할을 하는 고위 임원들은 이제 일대일로 미디어 트레이닝을 받는다. 기업 신임 임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훈련을 받기도 한다. 우리를 통해 미디어 트레이닝을 받는 기업과 조직 리더의 수는 연간 최소 1000여명이 넘는다. 그간 수천 명의 한국 내 기업 및 조직 리더들과 함께 ‘메시지의 전략성’에 대해 이야기해왔다는 것을 나는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20년전 일본 도쿄에서 품었던 컨설턴트의 작은 꿈이 한국 내 시장을 만들었다.

    하지만, 아직도 갈 길은 멀다. 이 책을 쓰는 현재도 정부 부처의 한 고위 관료는 기자들과 ‘오프더레코드(비보도전제)’를 기대하면서 역사에 남을 엄청난 실언을 했다. 셀 수 없이 많은 셀러브리티들이 경찰과 검찰 조사를 향해 들어가며 기자들에게 다양한 실언과 냉소를 뱉어 내고 있다. 많은 기업들이 언론의 부정적 취재에 대응한다면서 앞뒤 맞지 않는 어처구니 없는 메시지를 계속 쏟아낸다. 국회 청문회나 국정감사에서의 답변은 더욱 더 당황스럽다. 연이은 사회적 공분(公憤)은 식지 않는다.

    기존 지상파를 넘어 인터넷언론과 종편들이 생겨나면서 뉴스 보도의 방향성은 사회 비판과 이를 기반으로 한 부정적 여론화에 집중되고 있다. 사회적 공분이 언론을 먹여 살리는 셈이 되어 버렸다. 이를 위한 언론의 취재 경쟁은 가열되고 취재 기법들은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기자들의 취재욕심은 하늘을 찌른다. 당연히 맥락이 보도되기 보다는 취재원의 입에서 나온 단어, 표현, 사례 한 조각에 쌍 따옴표가 붙여진다.

    소셜미디어의 출현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의 발전으로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은 더 이상 공적 커뮤니케이션과 사적 커뮤니케이션이 분리되지 않는 사회가 되었다. 기업과 조직을 대변하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에게 더 이상 개인적 생각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그들의 모든 말은 자의건 타의건 보도와 공유를 전제로 하는 벌거벗은 환경이 되었다.

    모든 게 바뀌었다. 하지만, 한가지는 아직도 크게 바뀌지 않아 보인다. 기업이나 조직을 대표하는 고위 리더들의 ‘전략적 커뮤니케이션’ 마인드가 그렇다. 아직도 그 전지전능한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는 기자들 앞에서 ‘비보도전제’를 외치며 허심탄회하게 이야기 하는 리더들이 남아 있다. 다가오는 TV 카메라와 PD와 육박전을 마다하지 않는 리더들이 남아있다. “내가 못할 말을 했나? 그렇다고 내가 틀린 말을 했나?”하며 적절하지 않은 말을 기자에게 전파하는 분들이 여기 저기 남아있다.

    몇 시간에서 며칠만 지나면 금방 거짓말로 들통날 이야기를 뻔뻔하게 보일 정도로 기자들에게 설명하고는 입을 다물어 버리는 리더들이 아직 존재한다. 기업이나 조직의 일선은 고발 프로그램 PD와 기자들에게 무참하게 짓밟힌다. 홍보실을 통하면 답이 나오지 않는다는 경험을 한 노련한 PD와 기자가 ‘준비되어 있지 않는’ 일선 직원들에게 접근한지 오래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기업이나 조직의 일선은 아직도 상당 부분 방치되어 있다.

    잠입취재, 비밀녹화와 녹취, 일선 직원들과의 인터뷰, 여러 소스를 통한 자료 취합, 소셜미디어에 대한 취재, 확인되지 않은 분절적 정보에 대한 즉각적 기사화, 아니면 말고 풍의 온라인 언론들… 유사 이래 현재와 같이 기업이나 조직을 위협했던 미디어 환경은 없었다. 당연히 기업과 조직도 그에 따라 변화해야 한다. ‘기업의 입’을 훈련하고 준비해야 옳다.

    위기관리 컨설턴트로서 두 번째 꿈이 있다면, 기업이나 조직의 커뮤니케이션으로 인해 국민들이 스트레스 받지 않는 환경을 만드는데 일조하는 것이다. 기업이나 조직에게 커뮤니케이션은 관리해야 하는 대상이다. 그 리더나 창구의 입을 잘 관리하면, 지금과 같이 언론을 관리하려는 무모한 행동은 하지 않아도 된다. 국민들은 언론 기사나 보도를 통해 황당한 스트레스를 받을 일이 없어지게 될 것이다.

    국민이 원하는 메시지, 소비자가 기대하는 메시지, 수 많은 이해관계자들이 당연히 들어야 하는 메시지로 커뮤니케이션을 관리하는 기업과 조직이 많아져야 한다. 리더들은 그러한 실행을 반복해서 스스로 신뢰와 권위를 쌓아 나가야 한다. 더 나아가 원칙을 이야기하고, 철학을 이야기하는 훌륭한 리더십이 많아져야 한다.

    한국적 미디어 트레이닝이란 한국을 좀 더 살만한 나라, 불필요한 스트레스가 없는 사회, 기업과 조직이 실제로 존경 받는 환경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통해 언론이 보도하는 뉴스를 ‘재미없게’ 만들어 보자. 사회적 공분이 사라질 것이다. 모두가 행복해 질 것이다.

    ‘행복하게 살자’는 단순한 가훈을 걸어 놓고, 남을 먼저 행복하게 만들려고만 노력하는 건 아닌지 되돌아 보게 하는 우리 식구들에게 이 책을 통해 감사하고 싶다. 멀리서 새로운 커뮤니케이션을 공부하는 자랑스러운 딸 다운과 매일 아침 남편의 구두 끈을 손수 메주는 지극 정성의 아내 지현에게 항상 감사한다. 이 책을 위해 자료를 관리하고, 후배 미디어 트레이너로서 상당 부분을 정리 해 준 스트래티지샐러드 송동현 부사장과 조아름, 강명석 컨설턴트, 강소이 코치에게도 감사한다. 이와 함께 한국을 행복하게 만드는 의미 있는 노력에 매일 정진하고 있는 스트래티지샐러드 모든 컨설턴트들 하나 하나에게도 고마움을 전한다. 모두 행복하자.

    2017. 6. 7.

    정용민 씀

    증명사진_기업의 입 표지

  • 홍보팀이 모든 걸 알 필요가 있나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문제가 발생하면 그와 관련된 충분한 정보를 홍보팀과 공유하라고 하셨는데요. 반대로 홍보팀이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으면 더 위험하다고 봅니다. 언론에게 불필요한 정보가 전달될 수도 있으니까요. 홍보팀도 그냥 제한된 정보만 알고 있어야 제 역할을 하지 않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말씀 내용 중 ‘홍보팀의 제 역할’이라는 의미가 궁금합니다. 만약 그 의미가 ‘홍보팀은 회사에서 전달하라고 하는 정보만 언론에 전달하는 그 자체에만 충실하면 된다’는 것이라면 그 주장은 맞을 수도 있겠습니다. 쉽게 말해 회사 홍보팀을 단순히 언론을 향한 메시지 전달 창구로만 사용하신다면 그렇다는 것입니다. 물론 골치 아픈 회사의 문제가 제대로 풀릴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그와 달리 ‘홍보팀의 제 역할’을 ‘전략적 판단과 실행을 기반으로 홍보팀이 위기관리에 있어 일정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미로 말씀하셨다면 ‘제한된 정보 공유’는 종종 독(毒)이 될 것입니다. 더 나아가서 회사를 더욱 더 부정적인 상황으로 이끌게 되는 비전략적인 개념일 수 있습니다. 다시 한번 말씀 드리지만, 회사에게 부정적 이슈나 위기 발생되면 그와 관련 한 모든 정보는 홍보팀과 충분하게 공유되어야 결론적으로 이슈관리에 도움이 됩니다.

    모든 상황관련 정보는 물론 그 이슈를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에 대한 주관 및 유관 부서들의 의견과 전략들도 홍보팀과 완전히 공유되어야 하겠습니다. 최고의사결정자의 위기관리 방향과 기본적 원칙에 대한 것들도 당연히 홍보팀과 공유되는 것이 좋습니다.

    모든 유효한 정보들을 취득한 홍보팀은 전사적으로 합의된 전략적 방향성과 단계에 따라 자신들이 무엇을 어떻게 커뮤니케이션 할 것인가를 고민할 것입니다. 이 이후부터 실행되는 홍보팀의 커뮤니케이션이 바로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이 됩니다.

    현 상황에서 우리 회사는 무엇을 커뮤니케이션 해야 하는가? 어떻게 커뮤니케이션 해야 하는가? 누구에게 커뮤니케이션 해야 하는가? 어떤 메시지가 현 상황에서 유효할 것인가? 어떤 메시지는 위험할 수 있을까? 그 다음 단계를 준비하려면 어떤 사전적 커뮤니케이션 노력이 필요할 것인가? 이 모든 과정에서 우리 회사는 어떻게 신뢰를 획득하고 유지할 수 있을까? 이런 커뮤니케이션 로드맵이 홍보팀 내부에서 개발되고, 전사적으로 다시 공유되어야 합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제한된 정보’만을 공유 받은 홍보팀은 이슈 발생 시 언론에 의해 금방 형편없는 창구라는 평가를 받게 될 것입니다. 일단 기자들보다 더 제한된 정보를 가지고 있다면 전혀 커뮤니케이션을 하지 못하게 되 버립니다. 이런 홍보팀이 일부 사실과 다른 정보를 가지고 있거나, 업데이트 되지 않은 정보를 가지고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한다면 이는 곧 재앙이 됩니다.

    기자들은 이내 회사를 대변하는 홍보팀을 신뢰하지 않게 됩니다. 당연히 홍보팀의 메시지는 곧바로 쓰레기통으로 들어갑니다. 대신 유효한 다른 창구들을 찾아 나서게 됩니다. 몇몇 언론에서는 홍보팀의 주장을 그대로 보도하면서 사실과 다른 부분을 강조할 것입니다. 종종 “거짓말한다” “오락가락한다” “억지주장을 한다”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회사들을 보면 그 속에는 ‘제한된 정보만을 공유 받는 홍보팀’이 존재합니다.

    경영진 차원에서 ‘홍보팀을 믿지 못하겠다’ 생각하는 경우도 있을 수는 있습니다. “홍보팀 직원들은 기자를 매일 만나던데, 아주 민감한 정보를 홍보팀과 공유하게 되면 언제 어떻게 기자에게 그 정보가 전달될지 알 수가 없지 않습니까? 홍보팀이 차라리 아무것도 모르면 그런 불상사는 생기지 않을 테니까 하는 말입니다.”하는 말도 이해는 됩니다.

    그러나 홍보팀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기본적으로 프로로서 ‘훈련’ 되어 있다는 것도 이해하셔야 합니다. 그들 대부분이 ‘애사심’에 기반해 여러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벌이고 있다는 사실도 인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만약 그럼에도 불구하고 홍보팀을 믿지 못하겠다면 그 홍보팀은 활용하지 않는 것이 낫습니다. ‘신뢰하지 못한다면 쓰지 말고, 일단 쓰기를 결정했다면 신뢰해야 한다’는 원칙을 떠올려 보시기 바랍니다.

    이를 위해 평소 경영자들은 신뢰할 수 있는 홍보팀을 만들기 위해 더욱 더 큰 관심과 투자를 기울일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홍보팀 차원에서도 평소 경영자로부터 최대한 신뢰 받을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해야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즉, 질문하신 내용은 정보의 제한 여부가 핵심이 아니라, 홍보팀 신뢰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가 합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2017년 위기관리 무엇을 해야 할까?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매년 연말이면 흔히 ‘다사다난(多事多難)이라는 표현들을 쓴다. 말 그대로 지난 한 해 동안 여러 가지 일도 많았고 어려움도 많았다는 의미일 것이다. 매년 말이 되면 필자도 한 해를 돌아 보면서 여러 지난 프로젝트들을 하나 하나 정리해 보는 시간을 가진다.

    이슈관리나 위기관리라는 것이 어느 하나 똑 같은 것이 없다. 발생 상황만 놓고 보면 이전의 것과 동일해 보이던 이슈나 위기도 점차 상황이 진행되고, 환경이 그에 따라 조변석개(朝變夕改)하다 보면 어느 순간 이전의 그것과는 전혀 다른 성질의 것이 되어 버린다. 당연히 대응 체계나 방식 그리고 전략들도 따라서 바뀌어야 한다.

    이슈나 위기를 관리하는 주체 또한 모두가 다르다. 체계적으로 훈련 되어 있고, 그간 실제 이슈나 위기를 관리 해 본 역량이 풍부한 기업이 있다. 반면에 어떤 기업은 규모에 비해 실제 대응 체계나 역량이 다른 유사 규모의 기업들에 비해 모자라는 곳도 있다. 홍보, 대관이나 법무 등과 같은 여러 주요 기능이 탄탄한 기업이 있는 반면에, 실질적인 형태의 법무나 대관 담당자가 하나도 없는 기업도 있다. 홍보팀의 경험이나 훈련 수준도 제 각각이다. 국내기업이나 외국기업이냐에 따라 서도 이슈나 위기를 보는 관점이 서로 다르다. 생산 조직을 품고 있는 기업과 그렇지 않는 기업이 또 각기 다르다. 서비스업이 다르고, IT가 다르고, 또 그 중에서 스타트업들의 이슈나 위기관리가 모두 다르다.

    따라서, ‘이슈나 위기관리란 이런 것이다’라고 하나로 정의하기는 점점 힘들어 진다. 어떤 기업에게는 절대적인 선으로 보이던 대응 전략이 다른 어떤 기업에게는 실패로 가는 지름길이 되어 버린다. 기업 문화 또한 다르니 심각한 이슈가 발생 했을 때 ‘대표(오너)가 가시성을 보이셔야 할 때 입니다”라는 아주 당연한 조언이 조직내 광풍을 일으키는 경우도 생긴다. 어떤 상황이라도 각각의 조직에 맞추어 각기 다른 대응 조언과 전략을 강구해 내야 하는 어려움이 생기는 이유다.

    2016년 한 해를 돌아보면서도 수많은 기업들은 각기 다른 ‘다사다난’의 의미를 새길 것으로 보인다. 어떤 기업은 ‘다사다난’은 했어도 그렇게 큰 어려움은 없었던 해로 기억 할 수 있을 것이고, 어떤 기업에게는 다시는 돌아보기 싫은 최악의 해로 기억되기도 할 것이다.

    필자가 여러 해 이슈 및 위기관리 프로젝트들을 통해 많은 기업들과 대화하고 조언하고 직접 대표 및 임원들과 마주하면서 반복적으로 느껴왔던 인사이트들을 연말과 연초를 맞아 정리해 본다. 다양한 기업과 더욱 다양한 형태의 이슈와 위기들을 다루며 기억나는 주로 아쉽고 아팠던 공통적인 인사이트들을 중심으로 정리해 본다. 기본적으로 위기관리는 실패학에 기반한 개선(Kaizen) 전략이 좀 더 실질적으로 기업들에게 도움이 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미디어트레이닝 받지 마라.

    언제부터 인가 이슈나 위기관리 프로젝트들을 이야기하면 많은 인하우스에서 우선적으로 미디어트레이닝을 주로 생각한다. 물론 이슈나 위기관리 관점에서 미디어트레이닝이라는 것이 그 체계와 관련 없거나 기본이 아니라는 의미는 아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많은 기업들이 아무런 준비 없이 미디어트레이닝을 실행 한다는 것은 문제다.

    트레이닝 시 대표이사나 임원들에게 회사의 주요 이슈들을 질문 해 보면 내부적으로 별반 정리된 핵심 메시지가 없는 경우들이 많다. 오히려 “이 경우 우리 회사가 어떤 메시지와 논리로 언론과 이야기 해야 하는지?” 외부 컨설턴트들에게 묻는 임원들도 있다. 이건 사실 문제다.

    미디어트레이닝은 어찌 보면 회사 내부적으로 일정 수준 이상 주요 이슈에 대한 포지션과 핵심 메시지들을 셋팅 한 후 그 각각을 검증해 보는 기회이여야 한다. 이미 만들어져 내부 공유되어 있는 메시지와 논리 그리고 근거들을 대표와 임원들이 자유자재로 전달할 수 있는 수준을 만들기 위해서 진행하는 것이 더 이롭다. 아무런 준비나 커뮤니케이션 팩 조차 없이 진행하는 미디어트레이닝은 이제 최소화 되어야 하겠다.

    위기관리 매뉴얼 좀 그만 만들자

    위기관리 매뉴얼도 그렇다. 많은 기업들이 이제 매뉴얼을 가지고 있을 만큼 갖고 있다. 문제는 그 매뉴얼이 존재한다 하지 않는다가 아니다. 문제는 해당 매뉴얼을 만들어만 놓고 공유하거나 활용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정기적으로 교육 훈련이나 시뮬레이션을 통해 업데이트 하지 않는 다는 것이 문제다.

    몇 해마다 습관적으로 겉장부터 매뉴얼을 새로 만드는 기업들이 있다. 담당자가 바뀌면 다시 만든다. 더 슬픈 상황은 갑자기 위기관리 매뉴얼을 만들겠다고 여기저기 매뉴얼 자문을 얻고 다니는 경우다. 그런 경우 필자는 이런 질문을 한다. “내부적으로 어떤 위기 상황을 예상하시고 있어서 그러신가요?” 대부분의 기업들은 이 질문에 “아니오”라고 답한다. 그로부터 그 회사는 몇 개월 후 바로 대대적으로 언론에 회자되곤 한다. 엄청난 위기와 맞닥뜨린 것이다.

    실제로 해당 기업의 실무자와 실무 임원들은 위에서 내려온 ‘위기관리 체계를 구축하라’는 지시의 이유를 잘 몰랐을 수도 있다. 일단 위에서 ‘위기관리’를 말씀 하시니 먼저 매뉴얼이라도 만들어야 하겠다 판단했을 것이다. 위에서 바랬던 위기관리 체계란 문서 더미인 매뉴얼이 아니었을 수 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매뉴얼이 핵심이거나 문제가 아닐 수 있다. 좀 더 내부에서 진의를 확인하고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더욱 절실한 준비 방식을 찾아야 할 필요가 있다.

    온라인 소셜미디어 포기하지 말자

    수년전만 해도 소셜미디어를 포함한 온라인 위기관리 대응은 ‘통제(control)’ 개념을 기반으로 진행되었다. 온라인을 통제한다는 개념보다는 그에 대응 하는 조직이나 채널 그리고 메시지들을 중심으로 하는 ‘통제 가능한 부분들에 대한 통제’ 개념이었다. 이는 지금도 아주 당연한 핵심 개념이다.

    문제는 그간 제대로 된 조직, 채널, 메시지들을 보유하지 못한 기업들에게서 발생했다. 여러 번에 걸쳐 당하다 보니, 그리고 여러 기업들이 온라인에서 쓰러지는 것을 보다 보니 다른 생각이 드는 게다. ‘온라인은 무엇으로도 답이 없다’하는 자포자기가 여럿 보인다. 차라리 체계를 만드는 수고를 하기 보다 사후에 청소를 하는 업무로 온라인 위기관리를 정의하는 곳들도 생겨 났다. ‘누가 무엇을 하더라도 온라인 위기를 제대로 관리할 수 있을까?’ 하는 질문을 하기 전에 ‘우리는 기본적으로 어떤 대응 체계와 역량을 갖추었는가?’에 대한 끊임없는 점검과 반복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한다. 그래야 맞다.

    법무팀과 로펌에만 목 메지 말자

    VIP 위기나 대형 위기가 발생하게 되면 커뮤니케이션팀은 사내 법무팀이나 로펌 등과 함께 일하게 되는 상황이 벌어진다. 위에서는 협업을 통해서 좀더 나은 대응과 환경 조성을 원한다. 그러나 실상으로 많은 경우가 커뮤니케이션팀이 법무팀이나 로펌과 완전하게 협력하기는 힘들다. 이 고민과 관련 해 몇 차례에 걸쳐 기고를 했었지만, 기본적으로 변호사들의 성향이 대부분 그렇게 협조적이거나 커뮤니케이션에 익숙하지는 않다. 또, 그들이 다루는 이슈의 성격에 따라서도 커뮤니케이션팀과 공유 하지 않는 부분들이 더 많다.

    힘든 건 커뮤니케이션팀이다. 특히나 법조 기자들이 시시각각 변화하는 상황들에 대해 커뮤니케이션팀에게 문의 하게 되면 커뮤니케이션팀 수준에서는 제대로 된 설명이나 입장을 피력하기가 힘들다. 당연히 입을 다물게 되거나, 별 의미 없는 메시지들로 시간을 허비한다. 위에서 기대한 협력을 통한 보다 나은 위기관리는 요원해 진다.

    이제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들도 법을 공부해야 한다. 그렇다고 법과 관련된 자격증이 없는 상황에서 변호사법 위반 소지가 있을 만한 경계를 넘는 업무까지 하라는 의미는 아니다. 최소한 현 상황과 법적 쟁점들을 제대로 이해하고, 이와 관련한 향후 법적 대응 프로세스를 기본적으로 이해하는 수준이면 충분한다. 더 나아가서 법무팀이나 로펌에게 문의할 때 핵심을 짚어 뽑아 낼 수 있으면 더욱 좋다. 법조 기자들을 보자. 법이라는 것이 그리 어렵거나 취득 불가능한 지식이 아니다. 평소 관심을 가지고 여럿이 다양한 이슈들을 들여다보며 공부하는 것으로도 상당 수준 이해가 가능하다. 앞으로는 법을 아는 커뮤니케이터가 성공할 것이다.

    홍보실은 홍보만 하지 말자.

    기업내부에서 홍보실이 가장 가시적인 리더십을 보여 줄 수 있는 분야가 바로 이슈나 위기관리다. 홍보실에서 고위임원으로 은퇴하신 어떤 분의 말을 빌리자면 “이슈나 위기관리 체계를 사내에서 구축하는 프로젝트는 다분히 정치적인 것”이라며 “최고경영자들에게 홍보부문의 실질적인 업무와 위상을 그대로 보여 줄 수 있는 아주 중요한 방법”이라고 했다.

    한 대기업 홍보임원은 “외부 컨설턴트를 활용하는 가장 큰 이유는, 우리(홍보실)가 내부에서 할 수 있는 말과 할 수 없는 말을 적절히 나누어 전달 한다는 데 있다”라고 했다. 그분은 “전략적으로 외부 컨설턴트들을 활용해 사내 최고 의사결정자들에게 영향을 미치려 노력하는 것도 프로로서의 한 기술”이라고 했다.

    이는 맡겨진 업무, 그리고 제한된 역할을 뛰어 넘어 기업 커뮤니케이션을 내외부를 아우르는 경영 커뮤니케이션으로 성장시키기 위한 비전을 가지는 홍보 임원들의 이야기다. 이슈나 위기관리라는 분야의 뿌리는 원래 경영학이었다. 커뮤니케이션 부분에서 이를 주로 다루는 것은 다분히 전술적이고 한국적인 업무 분장 환경에 기반한다고 볼 수 있다. 이를 기존과 같은 미봉책, 방어, 커넥션에 기반한 모면 등으로 해석하는 데에는 이제 문제가 있다.

    이런 현실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서 정치적인 역량 강화의 포석으로 이슈나 위기관리 업무를 다루어 보자. 책임질 수 없고, 책임지기 어려운 ‘실행’에 대한 부담에서 조금만 벗어나 보자. 대신 체계를 논하고, 프로세스와 관제를 홍보실이 담당하면서 변신을 꾀해 보자. 전문 담당 분야에 기반해 사내에서 역할과 책임을 나누어 배분하고, 이를 관제 통제 하는 역할에 보다 집중해 보자. 더 나아가서 평가하고, 환류관리하는 위기관리 시스템을 지휘 해 만들어 보자. 현재와는 다른 더욱 더 강력한 조직적 위치를 점하게 될 것이다. 이 개념은 이미 낯선 것이 아니다.

    2017년은 2016과는 다를 것이다. 달라야 한다. 물론 좋은 의미로의 다름이 되어야 한다. 아무것도 스스로 바꾸지 않으면서 많은 것이 바뀌기를 바라는 것은 정말 부질 없는 짓이다. 개인적으로도 올 해 여러 이슈 및 위기관리 프로젝트들을 통해 얻은 아픈 인사이트들을 내년에는 최대한 실무에 적용 해 비슷한 실패를 방지 해 볼 생각이다. 클라이언트와 더욱 더 관련한 인사이트를 나누고 경계할 것이다. 우리 모두 스스로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 비선(秘線)에 의한 위기관리라뇨?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얼마 전 모 규제기관이 저희 회사를 조사 중이라는 첩보가 입수되었습니다. 그래서 내부적으로 관련 부서들이 사실을 확인하려 노력하는 동시에 조사 대비를 개시했습니다. 그런데, 대표께서 아무일 없을 것이라 자신하시더군요. 이게 말로만 듣던 비선(秘線)에 의한 위기관리일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실제 대기업은 물론 중견이나 일부 중소기업에게 까지 소위 말하는 ‘비선(秘線)’들은 실제로 존재합니다. 비선(秘線)이라는 의미는 일반적으로 ‘몰래 맺고 있는 관계’를 뜻하는데요. 위기관리 관점에서 좀 더 알기 쉽게 이야기하면 ‘공식 위기관리 매뉴얼에 적시되지 않은 인사나 조직이 위기를 관리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비선의 유형은 생각보다 다양합니다. 일반적으로 ‘사외이사’, ‘고문’ ‘자문’ 등의 비상근 인사들도 그 일종입니다. 그나마 이들은 대부분 특정 관련 분야에 전문성이나 명성 그리고 커넥션들을 보유하고 있는 분들입니다.

    다른 비선 유형으로는 전혀 회사와는 인연이 없어 보이는 ‘오너의 지인’들도 해당합니다. 수면 하에서 움직이는 유형들인데요. 전현직 사법기관이나 규제기관장, 정치인, 언론인들이 주로 이에 해당합니다. 아예 그 배경이 미스터리인 분들도 있습니다. 그런 분들은 물론 전직 인사라고 해도 실제 그 이름이 밖으로 드러나는 것을 원하지 않는 특징들이 많습니다.

    또 다른 비선 유형으로는 지인들로부터 소개 받은 외부 전문가 그룹인 경우도 있습니다. 이 경우는 일반적으로 일정 시간이 흐르면 내부 임직원들에 의해 그 존재가 알려지곤 합니다. 사내 위기관리 조직과 갈등이나 충돌이 벌어지기도 하죠. 때때로 중간지점에서 협업이 시도되기도 하고요.

    이 비선들이 실제 활동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당연히 그런 전적들이 있으니 회사 최고의사결정자들이 신뢰하는 것이죠. 사실 위기관리에 있어서 가장 성공적인 대응은 위기 자체를 사전에 방지 차단해 버리는 것입니다. 그런 면에 있어서 일부 강력한 비선은 그 효력을 발휘하곤 합니다.

    그러나 비선에 의한 위기관리는 그보다는 훨씬 더 많은 문제를 야기합니다. 첫 번째 가장 큰 문제는 ‘위기 시 공식 조직의 위기관리를 무력화 또는 활동을 제한시키는 결과’를 만든다는 것입니다. 비선이 움직이면, 항상 공식 위기관리 조직들과 활동이 상호 충돌하거나, 오버랩 되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때대로 반대로 움직이기도 합니다. 공식 조직은 움츠려 들게 마련입니다. 위기대응의 의사결정 프로세스에서도 공식 조직은 종종 무시됩니다. 동력을 상실하게 됩니다. 공식 조직이 표류하게 되는 것이죠.

    비선의 두 번째 문제는 위기관리의 투명성을 제한하게 되는 것입니다. 가장 큰 문제가 위기관리 예산의 문제입니다. 법적으로도 문제가 될 수 있는 예산들이 투입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투명하거나 합법적인 예산 활용이 불가능합니다. 전략에도 투명성이 없습니다. 무언가는 진행되는 데, 공식적으로 회사 조직에서 전달할 수 있는 메시지도 빈약하고 불투명해집니다. 주요 이해관계자들이 볼 때 그 회사는 불투명한 위기관리 주체가 됩니다.

    비선의 세 번째 문제는 위기관리 실패 시 책임에 대한 것입니다. 당연히 위기관리 과정에서 투명성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그에 대한 평가도 불가능합니다. 실제로 비선이 움직여서 문제가 해결 된 것인지, 아니면 다른 변수가 작용한 것인지 판단할 수가 없습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실패 했을 때 비선보다는 가만히 있었던 공식 조직이 그 실패의 책임을 지게 되는 경우입니다.

    마지막 비선의 문제는 사내 공식 위기관리 조직의 역량 성장을 막고, 중장기적으로 파괴한다는 것입니다. 어떤 문제가 발생해도 ‘비선’만을 신임하는 오너나 대표이사가 있다면, 공식 조직은 그 존재가치를 상실하게 됩니다. 가끔 홍보실장들이 모이면 “우리 홍보실은 별 힘이 없어요. 위기 시 오너나 대표이사를 만날 수도 없어요. 그들이 홍보실 의견을 듣지 않아요.” 하는 하소연들을 하곤 합니다. 공식 조직인 홍보실은 최고의사결정자들에게 ‘신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반대로 오너나 대표이사들은 또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우리 홍보실은 엉터리에요. 전략도 없고. 허구한날 기자들 접대나 하는 사람들인 걸요.” 이쯤 되면 이는 상호간의 문제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비선이 설치게 되기 좋은 토양이 되는 것입니다.

    가장 좋은 환경은 오너나 대표이사가 사내에서 공식적인 위기관리 조직을 키워 지속가능 한 체계로 위기를 관리해 나가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는 것입니다. 더 좋은 환경은 그에 더해 현존하는 공식 위기관리 조직들이 최고의사결정자들에게 완전하게 신임 받을 수 있도록 평시 역량을 발휘하는 것입니다. 비선은 항상 그 사이를 노립니다. 빈자리를 채우려 하는 것이죠.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홍보팀이 뭘 알아야 위기관리를 하는 거 아니에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최근 저희 VIP와 회사관련 온갖 루머와 논란들이 계속 불거지고 있습니다. 사법기관에서 조사까지 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요. 언론에서 계속 사실관계 확인 요청이 들어오는데 저희 홍보팀은 실제로 할말이 없습니다. 뭘 알아야 답변도 하는데 말이죠. 이게 정상은 아니죠?”

    컨설턴트의 답변

    실제로 VIP나 고위임원들과 관련 된 논란이 불거지면 가장 골치 아픈 게 홍보팀입니다. 일상적 비즈니스 논란에 대해서는 관련부서나 담당자를 거쳐서 사실관계 확인도 가능하고, 입장정리가 일선 차원에서 어느 정도 이루어질 수 있는데요. VIP들과 관련된 논란에 대해서는 사실관계 확인 자체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죠.

    언론에서는 논란이 발생하면 바로 사실관계 확인 요청을 해 옵니다. 그 시간이 논란 최초 발생 후 1 시간도 걸리지 않습니다. 그에 비해 내부에서 홍보팀을 이끌고 있는 임원이나 팀장이 직접 VIP에게 연락을 하거나 그의 사무실 방을 찾아 들어가 해당 논란을 확인할 수 있는 경우가 많지 않다는 것이 문제죠.

    운이 좋아도 VIP와 가까운 핵심 임원의 입을 빌어서 VIP의 심중을 가늠할 수 있을 뿐입니다. 그 심중의 대부분도 자세한 사실관계 확인 정보들이라기 보다는 ‘기사가 안 나갔으면 좋겠다’ 또는 ‘왜 쓸데 없는 소리들을 하는지 모르겠다’는 정도의 주문형식이 많습니다. 홍보팀 입장에서는 더욱 더 골치 아픈 내부상황이 돼버리는 거죠.

    기업 위기관리와 개인 위기관리는 기본적으로 성향이 많이 다릅니다. 개인 위기관리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개인의 정확한 사실관계 공유입니다. 해외 셀러브리티들의 경우 언론을 통해 자신과 관련된 논란이 발생하면 가장 먼저 찾는 것이 자신의 ‘퍼블리시스트(publicist)’입니다. 우리 말로는 ‘홍보담당자’라고 하는데요, 대변인 역할도 하면서 언론과 커뮤니케이션 하는 창구를 의미합니다. 이 퍼블리시스트는 대부분 해당 셀러브리티와 평소 가장 가깝게 지내던 지인 전문가인 경우들이 많습니다. 허심탄회하게 논란과 관련된 자신의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대상입니다.

    완벽하게 상황을 파악한 이 퍼블리시스트들은 클라이언트인 셀러브리티를 위해 변호사를 접촉하거나, 언론 데스크들에게 전화 해 설명 하거나, 공중의 주목을 핸들링하기 위한 전략적 스턴트나 이벤트들을 기획 실행하기도 합니다. 이런 모든 위기관리 활동들은 정확한 사실관계 확인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들이죠.

    그러나, 국내 기업 VIP들의 경우 이렇게 개인적으로 퍼블리시스트를 고용해 활용하는 분들은 거의 없습니다. 최근 사례에서 보면 일부 VIP께서 검찰 조사에 임해 언론에 대응하기 위해 자기 회사의 전임 홍보임원에게 자문을 요청해 보는 정도가 현재 한국의 개인 위기관리 수준입니다. 기본적으로 자신의 회사와 개인인 자신을 위기 시 분리해야 하겠다는 개념도 아직은 미비한 케이스들이 많습니다.

    논란의 중심에 서서 VIP는 침묵합니다. 최소한 내부적으로 훌륭하게 구축된 홍보팀의 역량을 활용해야 하겠다는 생각도 못합니다. 대신 VIP는 개인적으로 지인들에게 하소연이나 의견을 청취하는 것이 전부입니다. 전직 고위 판검사나, 전직 장차관, 전직 언론사 데스크, 교수나 고위 공무원들에게 전화를 돌리며 대응을 상의합니다. 본능적으로 이해는 되는 대응활동이지만, 결과는 그리 긍정적이지 않으니 문제입니다.

    반면 VIP로부터 아무런 정보도 공유 받지 못한 홍보팀은 회사의 이름까지 거명되는 부정적 논란에 질질 끌려만 다닐 뿐입니다. 한두 번 전화해 사실관계 확인 요청을 해본 기자들은 해당 홍보팀이 아무 정보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믿는 순간 개인적으로 VIP를 접촉하려고만 애 씁니다. VIP를 안다고 하는 주변인들을 직접 취재합니다. 이때부터는 외부 기자들이 내부 홍보팀보다 사실관계 확인의 수준이나 범위에 있어 월등한 위치에 섭니다. 홍보팀은 이제 유명무실해 집니다.

    논란이 발생했고 이를 관리하기 원하는 VIP라면 가능한 빠른 시간 내에 홍보팀 임원을 부르십시오. 그에게 필요한 사실관계들을 정확하게 공유하십시오. 변호사에게 사실관계를 설명하듯 홍보 임원에게도 육하원칙에 따라 자세하게 설명 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다음 대응 전략과 방안에 대해 홍보임원의 의견을 들어 보십시오. 이 프로세스가 개인 위기관리의 가장 첫 기본입니다.

    숙련된 홍보팀은 그때부터 힘을 받아 움직일 수 있습니다. 전략적으로 메시징 해서 커뮤니케이션을 관리해 나갈 수 있습니다. 외부 기자들 보다 한 단계 더 많고 정확한 정보를 가지고 언론 관계를 효율적으로 리드할 수 있습니다. VIP를 보호하기 위한 다양한 전략들이 구사될 것입니다. 내부 컨설턴트인 홍보팀을 믿으십시오. 그들에게 보다 정확한 정보를 업데이트 하십시오. 그래야 회사와 VIP개인 모두가 살 수 있습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VIP와 관련 된 의혹이 불거졌는데 어쩌죠?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검찰에서 A회사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인데요. 그 회사와 저희 VIP가 관계가 조금 있으신 모양입니다. VIP께서는 관련한 의혹이 억울하다는 입장인데요. 회사 차원에서 이 의혹을 좀 확실하게 털어내는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하지 않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일단 개념을 다시 정리해 보시지요. 해당 의혹이 회사와 관련된 사업적 의혹인 경우인가요? 아니면 VIP의 개인적 관련 의혹인가요? 만약 회사와 관련된 사업적 의혹이라면 회사 홍보팀이 창구가 되어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에는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VIP의 개인적 의혹이라면 회사 홍보팀이 창구 역할이 되는 것에는 기본적으로 문제가 있습니다.

    종종 국내 기업들에서 VIP가 오너인 경우 VIP의 아주 개인적 의혹에도 회사 차원의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지곤 합니다. 오너 개인과 법인의 이슈를 분리하지 않는 관행입니다. 그 개인이 오너이기 때문이라고 할지라도 정상적인 관여는 아니라고 보여집니다.

    특히, 위 질문과 같이 자사 이슈가 아니고 VIP께서 현재 조사 대상인 A사와의 개인적 관여 의혹에 대한 것이라면 더더욱 회사 차원의 개입은 위험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홍보팀이나 관련 위기관리를 담당하는 팀에서는 어떤 대응을 해야 할까요? 사실 “이번 이슈는 VIP 개인 이슈입니다. VIP께서 이슈관리 대행사를 고용하시면서 개인적으로 대응하시죠. 저희 회사차원에서는 개입하지 않겠습니다”라고 VIP에게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겠습니까?

    회사 차원에서는 가능한 그런 경우 VIP에게 ‘침묵’을 조언해야 합니다. 사법적으로 의혹의 대상이 되었을 때는 실제 사법기관의 조사를 위한 요청을 받기 전까지는 침묵하시는 것이 좀더 안전합니다. 일부 언론 기사를 통해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해도, 개개적 대응과 장황한 해명 보다는 침묵을 유지하시는 것이 자신을 위해 낫다는 것을 지속 조언해야 합니다.

    가능한 빠른 시간 내에 VIP께서는 사법기관 조사에 대응하기 위해 법적 자문을 받으시고 변호사 선임준비를 하시는 편이 낫습니다. 물론 그 의혹이 단순 의혹으로 끝난다면 다행입니다. 하지만 사법기관에서 그 의혹을 조사하기 위해 출두 요청을 해오는 경우 적극적으로 대응 할 수 있도록 미리 준비를 하시는 것이 좋다는 의미입니다.

    더욱 주의해야 할 것은 회사의 홍보팀입니다. 기자들에게 여러 질문을 받고 취재를 받고 하니 “이 의혹에 대해서 우리도 무언가 확실하게 해명 해야 하지 않을까?”하는 생각들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확실하게 해명하자’는 충정심(?)은 이해합니다. 하지만, 그 해명 활동은 더욱 더 사법기관의 주목을 끄는 밑밥이 되곤 하니 문제입니다. 마치 “여기 좀 더 봐주세요. 저희 VIP는 아무 잘 못이 없는걸요? 지금 오해하고 계시는 거예요!”하는 결과가 될 가능성이 많습니다.

    법적 문제는 법적인 절차와 대응을 통해 푸는 것이 기본이라는 생각을 하셔야 합니다. 커뮤니케이션적인 문제는 커뮤니케이션적인 절차와 대응을 통해 푸는 것도 기본입니다. 이해관계자 관점에서도 기본은 동일합니다. 고객과 관련된 이슈는 고객을 중심으로 푸는 것이 맞습니다. 직원은 직원을 중심으로, 언론은 언론을 중심으로, 거래처는 거래처를 중심으로 푸는 것이 기본입니다.

    문제가 커지거나 장기화 되는 경우는 고객과 관련된 이슈를 관리한다고 언론을 동원하는 경우입니다. 언론관련 이슈를 관리하기 위해서 검찰과 법원을 동원하는 경우입니다. 거래처를 관리하기 위해서 다른 이해관계자를 활용하는 경우도 한번 상상해 보시죠. 닭 잡는 데 소 잡는 칼을 쓴다고도 하지요. 접근 방식이 잘 못된 케이스들입니다.

    사법기관의 수사과정에서 어떻게라도 의혹 선상에 올라 있다면 ‘침묵’하십시오. 언론을 대상으로 하는 커뮤니케이션으로 별반 얻을 것이 없습니다. 홍보팀은 일단 뒤로 빠지고, 법무팀이나 VIP가 고용한 로펌이 대응을 준비할 수 있도록 지원하십시오. 관련 이슈에 대한 대외 커뮤니케이션은 메시지 하나 하나를 관리하면서 전반적으로 로우 프로파일하는 포지션을 선택하십시오.

    무조건 나가서 떠들며 소리지르는 것이 홍보팀의 역할은 아닙니다. 전략에 따라 상황에 따라 하이 프로파일 할 것인지, 로우 프로파일 할 것인지를 고민해 선택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일선 대응에 있어 스스로 통제 하는 대신, 내부적으로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를 VIP에게 조언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VIP 자신에게 개인적으로 연락 해 오는 기자들에게는 어떤 답을 해야 하는가? VIP인 내가 억울해 미치겠는데, 이 억울함을 어느 정도 풀 수 있는 방법은 없겠는가? VIP께서 참고인 자격으로 검찰 출두 요청을 받으셨는데 이 경우 출두 당시 기자들에게는 무어라고 이야기해야 하는가? 어떤 절차에 따라 현장에서 기자들과 이야기하고, 어떤 모습으로 청사에 입장해야 하는가? 이런 절실한 질문들에 대해 적절한 답변과 조언 그리고 활동 지원에 집중해야 하겠습니다. 이는 곧 동중정(動中靜)의 준비를 의미합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대표님이 기자와 통화 중 실수를 했는데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큰일이 났습니다. 대표님께서 오늘 출근 중 기자 전화를 받으셨나 봅니다. 개인적으로 30분 가량 통화하시면서 몇몇 민감한 주제에 대해 강하게 이야기 하신 모양입니다. 사후에 대표님께서 걱정이 되셨는지, 홍보실에 연락 해 기사를 못 나가게 하라 하시는데요? 가능할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불가능 할 가능성이 훨씬 높습니다. 대표님께서 확실하게 기자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셨기 때문입니다. 기자 입장에서는 그런 중요하고 민감한 취재를 하고도 기사를 쓰지 않는다면 스스로 자격이 없는 셈입니다. 놀라운 것은 이런 리더들의 말실수 케이스들이 예상보다 훨씬 많다는 것입니다.

    일단 발생한 상황이기 때문에 관리에 최선은 다해 보시되, 차후 이런 유사 상황이 재발되지 않을 수 있는 체계를 만드시기를 조언 드립니다. 이번 케이스에서 문제와 개선 방안은 무엇일까요?

    첫째, 기자로부터의 갑작스러운 전화는 위험하다는 인식을 대표님과 모든 임직원들이 가져야 합니다.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진행되는 모든 커뮤니케이션은 위험합니다. 둘째, 예상치 않았던 기자의 질문에는 답변을 꼭 상세하게 해 줄 의무가 없다는 것도 아셔야 합니다. 이 조언은 무조건 기자의 질문에 묵비권이나 노코멘트를 행사하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대신 답변을 준비할 시간을 요청하시는 게 순서입니다.

    셋째, 어렵게 어렵게 답변을 준비할 시간을 버셨다면 신속하게 홍보실과 답변 방식과 메시지에 대해 상의 하셔야 합니다. 위에서 문제는 기자의 전화에 대해 리더께서 선 조치 하신 후, 후 내부 공유하신 것입니다. 상당히 위험한 행동입니다. 기자의 전화에 대해서는 어떤 리더시더라도 (답변을 위한 시간을 벌은 후) 선 내부 공유하시고, 후 조치 하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위의 질문과 같이 오랫동안 민감한 주제로 인터뷰 하시고, 홍보실에게 “기사를 못 나가게 하라” 지시 하시는 것은 리더로서 참 창피한 행동입니다. 리더 스스로 특정 내용이 ‘기사로 나가서는 안 된다’ 생각하시면 그 내용을 입 밖으로 꺼내시지 않으면 됩니다. 이건 당연한 상식입니다.

    기자 입장에서는 취재 대상 조직의 최고의사결정자가 한 말에 대해 재차 의문을 품을 이유가 없습니다. 그 조직의 리더가 주장한 의견은 곧 그 조직의 공식 의견으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습니다. 리더가 기자에게 설명한 정보는 그 조직이 기자에게 전달하겠다고 작심한 정보라고 간주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해당 정보를 기사나 보도에 써도 된다는 허락을 상당 수준 받았다는 의미가 됩니다.

    가끔 기자에게 말실수 하신 리더께서 이런 요청을 하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김기자…생각해 보니 아까 한 이야기는 민감한 것 같으니 내 얼굴을 봐서라도 기사로는 쓰지 말아주세요. 부탁합니다.” 이 말을 들으면 기자는 아마 몸 속에서 아드레날린이 분비 될 겁니다. ‘아, 특종이구나’ 취재대상인 조직의 리더가 그런 말씀을 하실 정도면 큰 선물을 받은 셈이 됩니다.

    일부 리더는 이런 말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김기자…이 정보는 자네만 알고 있어. 다른 사람한테는 이야기 말고. 그러니까….” 이 또한 위험한 행동입니다. 아마 이 이야기를 들은 기자는 ‘이분이 나를 신뢰하시는구나.’하는 생각보다 ‘이 분이 참 순진하시구나’하는 생각을 할지도 모릅니다.

    어떤 리더는 이렇게도 말하십니다. “이런 이런 내용이 있는데요. 기사는 쓰지 마시고요. 혹시 기사를 쓰시더라도 제 이름이나 신분은 노출되지 않았으면 합니다.” 이런 독특한 요청은 기자들에 의해 어떻게 해석될까요? 이분이 조직에 무슨 악감정이 있나 보구나. 이렇게 내부고발을 해 주시는걸 보니.’하는 생각을 할겁니다.

    리더들이 스스로 생각하는 것과 기자들이 해석하는 것이 완전히 다르다는 이야기입니다. 리더는 기자에게 부주의해 보이거나, 순진해 보이거나, 조직에 대해 충성하지 않는 것처럼 보여져서는 안됩니다. 아주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문제는 이런 아주 당연한 원칙과 생각들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발생합니다.

    내부적으로 다시 한번 가이드라인을 정확하게 공유하시고, 대표이사를 중심으로 모든 임직원이 실행 원칙을 강하게 재인식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실제적 경험이 필요하다면 반복해서 훈련해 보는 기회를 제공하십시오. 왜 우리 조직 내에서 당연한 원칙과 상식이 지켜지지 않는지 대표이사를 중심으로 심각하게 고민해 보는 기회를 가져야 차후 유사한 해프닝들이 반복되지 않습니다. 한번은 실수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동일한 실수는 반복되어서는 안됩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위기관리, 성악설과 성선설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조직의 모든 커뮤니케이션은 관리(manage)되어야 한다’는 말이 있다. 우리가 종종 이야기하는 커뮤니케이션 매니지먼트(communication management)를 의미한다. 기업이나 조직의 모든 구성원들이 진행하는 커뮤니케이션이 모니터링 되고, 분석, 평가되어 개선의 여지가 있다면 개선 시키려는 노력들이 지속적으로 쌓여야 한다는 개념이다. 이와 함께 사전에 커뮤니케이션 메시지들을 구성하고, 이를 공유하여 전사적으로 모든 구성원이 하나의 목소리(one voice)를 낼 수 있도록 체계화 한다는 개념이기도 한다.

    누구든 실수 할 수 있다. 성악설. 

    실제 현장에서 커뮤니케이션 매니지먼트가 잘되어 있는 기업들은 공통된 특징이 있다. 대표이사와 고위임원들 스스로 ‘누구든 자칫 커뮤니케이션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문제의식이 기본 공감대를 이루고 있다. 아무리 실무 경험 많은 임원이라 해도 숙련된 이해관계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에서 자칫 실수 할 수 있고, 그 실수가 결국 자사에게 큰 피해로 되돌아 올 수 있을 것이라는 두려움을 공유한다. 당연 일반 직원들과 각 이해관계자 창구인 영업, 마케팅, 인사, 기획, 대관, 법무, 생산, 지점 및 지사, 고객센터 등등이 언제든 커뮤니케이션을 잘 못해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일종의 ‘성악설’에 기반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기업들은 부단히 커뮤니케이션을 통제하고 관리하려 노력한다. 새로운 이슈나 문제들에 대해 매번 중앙집권식으로 대응 메시지와 근거들을 구조화해 개발한다. 개발된 메시지와 근거들은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규정된 각 이해관계자 창구들과 체계적으로 공유된다. 평소 반복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훈련을 받은 창구들은 공유 받은 메시지들을 정확하게 상호간 다름 없이 이해관계자들에게 전달한다. 이런 경우 외부에서 여러 이해관계자들이 볼 때에 그 기업은 ‘정확하게 하나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커뮤니케이션 매니지먼트가 지향하는 바가 바로 이것이다.

    커뮤니케이션 매니지먼트는 성악설에 기반

    커뮤니케이션 매니지먼트가 잘 구현되는 기업이나 조직들은 거의 빠짐없이 최고경영진과 홍보팀 스스로 ‘커뮤니케이션 매니지먼트’의 중요성을 공감한다. 홍보팀이 중심이 된 중앙집권식의 커뮤니케이션 메시지 분석 개발 공유 활동이 원활하다. 가끔 홍보팀이 적시에 대응 메시지와 근거들을 공유해 주지 못하면 이해관계자 창구들은 커뮤니케이션을 홀딩(안전하게 미루며 약속함)할 정도로 홍보팀을 의지한다. 그리고 각각의 이해관계자 창구들은 철저하게 훈련되어 있거나, 지속적으로 훈련 받는다. ‘각 개인의 실수를 최소화 해서 조직이 피해를 받는 경우를 최소화한다’는 개념이 공히 체화 되어 있는 것을 본다.

    반면 커뮤니케이션 매니지먼트가 일부 또는 상당부분 부실한 기업이나 조직들은 어떨까?

    알아서 잘하겠지. 성선설. 

    대표이사와 고위임원들이 ‘성선설’과 유사한 개념을 보유하고 있다. ‘우리 회사에서 일한 직원인데, 어떻게 회사에 피해를 입히는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겠어. 어느 정도 알아서 잘 하겠지’라는 막연함에 주로 의지한다. 어떻게 보면 기업 커뮤니케이션은 관리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나 관심이 희박한 경우일 수도 있다. 당연히, 이런 기업이나 조직에서는 사전적 대비나 훈련 등은 생략되거나 무시된다. 아예 관심이 없는 기업이나 조직도 있다.

    문제 직원 조치 후 다시 성선설에 기대

    이런 곳에서는 항상 문제들이 발생한다. 예를 들어 자사의 지방 한 지점을 방문해 아주 민감한 취재와 인터뷰를 해 간 방송사 이야기를 듣게 된다. 지사를 책임지는 매니저가 자신이 아는 범위 내에서 인터뷰를 진행해다는 사후 보고를 받게 된다. 본사에서 실제 방송된 보도를 보니 회사와 관련 해 경악할 만한 위험한 정보들을 기자에게 다 털어 놓는 인터뷰 내용이 보인다. 대표이사와 고위임원들이 크게 화를 낸다. 부주의 한 그 개인을 인사조치 하라는 명령이 내려온다. 홍보팀에게는 왜 해당 방송을 그대로 나가게 했느냐면서 언론 통제 요구를 한다.

    회사의 공식 페이스북을 운영하는 팀이 있다. 회사 브랜드를 위해 필요하다 해서 페이스북에 회사명을 달아 공식적으로 운영하는 것이다. 어느 날 회사 공식 페이스북에 황당한 내용이 올라왔다. 자사 제품의 주요 소비자층을 폄하하면서, 정치적으로 민감한 주제에 대해 회사의 입장과는 전혀 다른 지지표현을 해 사회적 논란을 일으킨 것이다. 오프라인 언론에서 해당 해프닝에 대해 회사의 입장을 듣기 위해 쏟아지는 수많은 연락을 받고 나면 고위임원들이 문제의 포스팅 내용을 알게 된다. 대표이사와 임원들이 다시 노발대발하기 시작했다. 온라인 운영을 담당하는 직원과 팀장을 인사조치를 한다. 담당 임원이 사과문을 낸다. 곧 왜 이런 불필요한 일을 만드는 거냐고 하면서 페이스북 운영을 중단시킨다.

    선진적인 커뮤니케이션 매니지먼트가 실현되지 않는 기업이나 조직들은 이런 해프닝들이 반복된다. 하지만, 매번 그에 대한 개선은 개인 처벌과 사후 핑거포인팅과 혼동에 묻힌다. 기본적으로 경영진들은 해당 문제를 ‘일부 직원 개인의 문제’나 ‘일선 직원의 말실수’ 정도로 치부한다. 그러니 전사적이거나 체계적인 개선이 있을 수 없다. 회사의 문제가 아니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위기관리의 문제는 모두 조직의 문제. 개인적 문제 아니다

    가만히 생각 해 보자. 일선 직원이 회사에 해를 끼치는 커뮤니케이션 행위가 반복된다. 그렇다면 이건 어느 개인 하나 둘의 문제일 수 없는 것 아닌가? 그럼에도 기업이나 조직 차원에서 스스로 커뮤니케이션을 관리해야 하겠다는 동기가 부여되지 않는다면 이는 문제 아닌가? 물론 기업이나 조직에서는 해당 논란을 ‘직원 개인의 사소한 실수’로 폄하해야 금방 논란이 진화될 것이라는 생각을 하기 때문에 이 해프닝을 조직의 문제가 아닌 개인 문제로 간주할 수는 있다. 하지만, 그런 개인 문제로의 처리가 반복된다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 진다.

    기업이나 조직의 모든 커뮤니케이션은 철저하게 관리되어야 맞다. 그래야 기업이나 조직은 여러 이해관계자들에게 일관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이는 기업의 비즈니스 전반과 사회적 생존 자체에 큰 영향을 미치는 아주 중요한 기업 경영 체계라 볼 수 있다. 즉, 이에 대한 관심이 적은 기업이나 조직은 대부분 실제 경영 품질도 그리 높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도 잘못된 커뮤니케이션으로 사회적 논란을 자주 만드는 기업이나 조직 내부에 들어가보면 그런 경우들이 대부분이다.

    스스로 입을 통제하지 않고 왜 이해관계자들을 통제하려 하나?

    기업이나 조직 구성원들의 ‘입’을 제대로 관리하자. 우리 스스로 ‘우리의 입’을 잘 관리만 하면, 그 다음에 쓸데 없이 무리하게 ‘이해관계자들을 관리하려는 시도’를 할 필요가 없어진다. 언론 커뮤니케이션 훈련을 잘 받은 창구가 공유 된 회사의 메시지를 정확하게 기자에게 전달하기만 한다면. 무리하게 홍보팀이 사후 방송사나 신문사를 찾아 다니면서 살려 달라 하고, 광고 예산을 빌미로 언론을 통제 시도하는 무리수는 필요 없게 된다.

    규제기관에 전달하고 커뮤니케이션 하는 창구가 제대로 훈련 받아 정확하게 커뮤니케이션 할 수만 있다면. 사후에 규제기관을 찾아 다니며 재 해명 하고, 법적으로 로펌의 자문을 받아 지루한 대응을 하는 수고들을 상당 부분 방지할 수 있다.

    기업의 공식 온라인 채널들을 매일 매일 운영하며 커뮤니케이션 하는 창구들이 제대로 훈련 받아 정확한 기업의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면. 사려 깊지 못한 포스팅 메시지에 기업이 사과문을 올리고, 고객 숙여 사과 하고, 더 나아가서 예산을 집행 해 만든 채널을 폐쇄하거나, 온라인 제작물을 폐기하는 비생산적 상황들은 방지할 수 있게 된다.

    기업이나 조직 구성원들이 진행하는 모든 커뮤니케이션에서 문제가 발생한다면 그것은 엄격하게 해당 기업이나 조직 자체의 문제다. 경영 품질의 문제다. 최고경영진이 가지고 있는 커뮤니케이션 매니지먼트 개념의 부실이 문제다.

    더 이상 기업이나 조직 구성원들의 잘못된 커뮤니케이션을 ‘단순 실수’라고 칭하거나 ‘뭐 좋은 일이라고 개인의 실수를 자꾸 거론 하는가?”하며 사후 개선 기회를 소멸시키는 문화를 만들지는 말자. 다시 한번 이야기하지만, 기업이나 조직의 모든 커뮤니케이션은 관리되는 것이 맞다. 그래야 옳다.

     

  • 로펌 변호사를 언론 창구로 활용해도 될까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회사에 송사와 관련 한 건이 있어서요. 관련해서 회사가 수임한 변호사를 언론 창구로 활용할 생각입니다. 저희 홍보실이 관련 법적 지식이 많지 않아 이번에는 그 변호사가 언론 창구 역할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도 변호사니까 언론의 취재에 잘 대응하겠죠?”

    컨설턴트의 답변

    위험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일반적으로 검사나 판사 출신 변호사들이 예전 공직에 있을 때 언론 접촉 경험이 있어 언론 창구 역할도 잘 할 것 같아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더 많습니다. 개인적으로 저희가 현직 고위 검사들을 대상으로 미디어트레이닝을 해 봐도 일부 검사들의 경우 훈련된 언론 대변인이 되기에 무리가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물론 감각이 있는 일부 검사나 판사 출신 변호사들의 경우 언론과 훌륭한 프로관계를 맺고 있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위기 발생시 단순히 외부 변호사에게 언론 창구 역할을 위임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 질문하신 것과 같이 사내 홍보실이 해당 소송 내용을 모르고, 여러 법적 절차에 대한 지식이 부족해 법조 기자들의 질문에 적절한 답변을 내 놓지 못할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가능한 법조 기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홍보실이 주체가 되어 서면으로 하던가, 아니면, 변호사의 지원을 받아 홍보실이 대리하는 것이 훨씬 안전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당연히 이슈가 된 회사 소송 건에 관해 위기관리팀에서 충분한 정보를 홍보실장에게 공유해야 합니다. 홍보실장은 빠른 시간 내에 해당 소송 정보들을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최악의 여러 예상질문들을 뽑아 그에 대해 변호사들과 함께 꼼꼼하게 답변을 마련해 기자들의 질문에 대비해야 합니다.

    변호사들의 경우 해당 소송과 관련하여 지나치게 많은 정보를 알고 있는 경우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 의미는 지나치게 많은 정보를 기자에게 말할 수도 있다는 의미입니다. 변호사들이 공직 시절 경험한 특수한 상황에서의 대언론 커뮤니케이션 개념이 변호사 시절에도 통하리라 기대해서는 안됩니다. 실제로 일부 변호사들이 언론의 집요한 취재에 대응 해 기자에게 정보를 거래하거나, 실수로 불필요한 정보를 말해 버리는 해프닝들이 일어나곤 합니다.

    만약, 그래도 어쩔 수 없이 외부 변호사를 해당 건에 대한 언론 창구로 활용해야 한다면, 필히 해당 변호사를 대상으로 집중적인 미디어트레이닝을 제공해야 합니다. 이는 기업 홍보실의 몫입니다. 최소한 홍보실 직원이나 외부 컨설턴트가 기자역할을 하면서 해당 변호사에게 아주 예민한 질문들을 던지며 집요하게 공격 해 답을 이끌어 내는 ‘스트레스 테스트’라도 이수 시켜야 합니다.

    많은 기업들이 이런 상황에서 다음 같이 질문 합니다. “상황이 발생 해 정신이 없는데, 어느 시간에 홍보실이 훈련 준비를 하고, 변호사가 어떻게 시간을 내서 훈련을 받습니까? 현실적이지 못해요” 맞습니다. 막상 상황이 발생했는데, 옹기종기 모여 앉아서 기자의 답변에 대응하는 훈련을 하고 있는 것. 이 장면을 보면 한심하다 생각하는 경영진도 있을 겁니다.

    위기관리 분야에 이런 상황을 빗대어 하는 말이 있습니다. “달리는 말에 올라 타려고 하지 말아라” 이 말은 곧 미리 준비하라는 의미입니다. 사전에 위기 발생이 감지되면 대변인 역할을 해야 할 사람을 정하고, 그를 대상으로 해당 상황에 대한 집중적 미디어트레이닝이나 대변인 트레이닝을 실시해 두라는 의미입니다. 달리고 있는 말에 올라타는 것은 숙련된 카우보이에게도 힘든 일입니다. 하지만, 준비 안된 기업들은 항상 그런 흉내를 냅니다.

    정리하자면, 첫째 조언은 ‘아무리 경력 있는 변호사라도 언론 창구 역할을 맡기는 것에는 회사의깊은 고민이 있어야 한다’입니다. 그들의 경력은 법조 경력일 뿐 언론 창구 경력이 아닙니다. 검찰이나 법원의 대변인 역할을 하셨던 분들도 대부분 순환보직이었을 뿐 장기간 경험은 아닙니다.

    둘째 조언은 ‘가능한 홍보실이 언론 창구 역할은 해야 한다’입니다. 제한된 정보와 메시지라도 준비해서 천천히 언론 창구 역할을 하는 것이 준비 안 된 변호사에게 창구를 맡기는 것 보다 훨씬 낫습니다.

    셋째 조언은 ‘피치 못 할 상황이라면, 어떻게 해서든 해당 변호사를 대변인 수준으로 빨리 훈련하라’입니다. 위기나 이슈 발생 시 완벽하게 준비되지 않은 언론 창구만큼 취약한 체계가 없습니다. 바쁘다고 그냥 운(運)만 기대하고 있어서는 안됩니다. 물론 모든 상황을 막론하고 누가 언론 창구를 하더라도 변호사와 홍보실이 일사불란하게 협업해야 한다는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입니다.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