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홍보팀

  • 거짓말 하지 말자

    아침에 출근을 했다. 출입기자가 아닌 낯선 식약청 출입기자에게 전화가 왔다. “홍보팀장님이시죠? 지금 제가 소비자 제보를 하나 받았는데요, 그 회사 제품 OOO에 코끼리 발톱이 들어있다는 내용입니다. 확인 좀 해주시겠어요? 이게 왜 여기 들어있나요?”

    갑자기 기자로부터 이런 전화 문의를 받았다고 상상 해보자. 보통 홍보담당자는 어떻게 답변을 할 까? 진실을 말할까? 변명을 할까? 아니면 거짓을 말할까? 누가 감히 이런 상황에서 거짓말을 할까? 아니다. 실제로는 거짓말들을 많이 한다. 모르거나 확실하지 않은 것에 대해 당당하게 이야기하는 것도 거짓말이다.

    “저희가 창사 50년 동안 그런 희한한 이야기는 처음 들어 봅니다” “이런 경우는 1억 분의 1의 가능성도 없는 사례 같은데요” “저희 공장의 생산과정에서는 절대 그런 이물질이 유입될 수 없습니다” “생산과정의 실수가 아니라 어디에선가 유통과정에서의 문제가 있을 수 있으니 조사를 해봐야 하겠습니다” 등등 홍보담당자들은 거짓말 아닌 거짓말을 종종 한다.

    창사 50년 동안 그런 일이 없었으면 되는데, 바로 그 다음날 작년과 재작년에 그 제품에서 코끼리 발톱을 발견한 사례가 소비자들의 추가 제보로 밝혀지면 어쩔 텐가? 1억 분의 1의 가능성도 없다고 장담한 것은 좋았는데, 기자가 계산해본 결과 하루에 OOO제품의 생산량이 1억 5000만개였다고 밝혀지면 어쩔 텐가. 하루에 하나 정도는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것 아닌가? 1년이면 300여 개가 문제라는 이야기다.

    또, 생산과정에서 절대 그런 물질이 유입될 수 없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지난달 공장 재 개장 행사를 하면서 코끼리곡예단이 공장에서 퍼레이드를 했었다는 기록이 나오면 어떨까? 유통과정에 문제가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식약청 조사 결과 제품의 사전 개봉 부위가 없었다고 밝혀지면 어쩔 건가?

    언론 인터뷰에서 거짓말은 A를 B라고 말하는 것만 해당하지는 않는다. A를 B일 것이라 추측하는 것도 거짓말이다. 또 A를 A’라고 이야기하는 것도 거짓말이다. 항상 A는 A라고 말해야 하고, A인지 아닌지를 확신할 수 없다면 ‘확인해보겠다’고 하고 재빨리 확신할 수 있는 증거와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항상 위기시에 위협적인 언론의 질문을 받으면, 홍보담당자나 대변인들은 사실과 추측을 혼동하는 오류를 법한다. 소위 말하는 ‘100% sure’ 하더라도 ‘증거나 사실’가 없으면 그건 ‘100% lie’다. 결론적으로 기자는 물론 오디언스 전체를 속이려 한 것이 된다.

    우리나라는 사구사회에 비해 비교적 이 거짓말에 관대하다. 따라서 기업의 대변인들도 종종 ‘애드립’ 수준으로 확실하지 않은 말을 포장하곤 한다. 반대로 그렇게 크게 심각하지 않는 사건에 대해서 너무 신중하게 ‘100% sure’를 추구하는 홍보담당자도 ‘답답한 사람’으로 비난하는 기자들도 사실 있다.

    그러나, 홍보담당자나 대변인이 거짓말쟁이(liar)가 되는 것은 그 생명을 잃는 것과 다름 없다. 나중에 그 거짓에 대한 사과를 한다고 그 신뢰성이 다시 살아날까? 아니다. 한번 죽은 사람은 다시 살아 날수 없다. 살아나더라도 그것은 이미 사람이 아니라 좀비(zombie)다.

    위기상황에서 우리와 같은 홍보담당자와 대변인들이 ‘죽지’ 않기 위해서 미디어 트레이닝은 필요하다. 핵심 메시지에 머무는 것이 중요하다. 핵심 메시지를 입증할 수 있는 증거들을 보유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략적인 메시징이 중요하다. ‘100% sure’와 ‘100% true’가 서로 무엇이 다른 것인지를 모르는 홍보담당자나 대변인은 항상 생명을 조심해야 한다. 이게 현실이다.

  • 허둥대지 말자

    대부분의 위기는 예견이 가능하다. 심지어 자연재해도 각종 예보 시스템을 통해 많은 부분 예견은 가능하다. 기업의 위기의 경우 전문가들은 하인리히 법칙(Heinrich’s Law)을 강조한다. 한번의 위기가 발생하기 까지는 이미 그 전에 유사한 29번의 작은 사고가 있었고, 그 이면에는 300번의 이상징후가 감지됐었다는 조사결과를 근거로 한 법칙이다.

    그러면 이 300번의 이상징후에 왜 미리 주목하지 않았을까? 항상 위기가 발생하고 나면 듣는 비판이다. 기업 홍보담당자들은 위기 요소에 항상 주목하고 모니터링 해야 하는 사람들이다. 그 위기요소에 대해 기업내의 최고 의사결정자가 평소 관심을 보이지 않아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하고 더 나아가 공식적/비공식적으로라도 ‘그 위기가 실제로 발생하면 어떻게 커뮤니케이션 관리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개념정립과 플랜을 짜 놓아야 한다.

    그러나, 여기까지는 교과서적인 당위성이다. 실제로는 자주 허둥댄다. 당황하고, 긴장하고, 메시지에 대한 의사결정에도 주저한다. 이게 현실이다. 홍보담당자의 위기 대비 유형들을 세가지로 나눠본다.

    전혀 정보가 없는 유형

    기자가 전화를 걸어왔을 때 홍보담당자가 기자로부터 그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처음 듣는 유형이다. 전혀 징후를 모니터링 하지 못했고, 관련 부서로부터의 사전 정보가 없는 유형이다. 이 때 가장 큰 원칙은 ‘기자와 오랫동안 이야기 하지 말라’는 것이다. 일단 기자는 여러 가지 정보들을 먼저 입수해서 무기가 많다. 반면 홍보담당자는 그 무기에 바로 대항할 힘이 없다. 일단 숨을 돌리고, 사건에 대해서만 묻자. 기자는 우리회사의 공식적인 입장을 설명해달라고 한다. 하지만, 정리가 되지 않았을 때 그에 답변을 하면 안 된다. 물론 답답해 보인다. 그래도 책임질 수 없는 실언을 하는 것 보다는 낫다. 자세하게 기자로부터 그가 무엇을 알고 있는지를 파악하고, 그에 대한 우리의 공식적인 입장을 정리해서 빠른 시간 내에 답변을 주겠다고 약속하자. 물론 전화를 끊고 나면 바로 CEO에게 보고를 하고 공식적인 우리의 입장을 정리해 가능한 빨리 답변을 주어야 한다.

    사전 징후를 알고 있었으나 대비를 하지 못한 유형

    이런 경우는 보통 홍보담당자들은 속으로 전화를 받으며 이렇게 생각한다. ‘아! 올 것이 왔구나’ 물론 앞이 깜깜해진다. 긴장을 하게 되고, 자꾸 변명을 하게 된다. 보통 훈련 받지 않은 홍보담당자들의 경우에는 전화를 할 때 진짜 이 사람이 해당 사건에 대해 예견을 하고 있었던 건지 아닌지를 순간적으로 기자들이 판단할 수 있다. 기자에게 홍보담당자가 이미 그 사건을 예견하고 있었다는 느낌을 주면 좋지 않다. 충분히 준비되지 않았으면 항상 후퇴하자. 기자의 전화 대응은 앞서서의 사례와 같이 일단 숨을 돌리고 입장을 정리할 시간을 벌자. 준비가 되었으면 그 때 빨리 다시 통화를 하자.

    어느 정도 시간이 두고 준비를 해온 유형

    이런 유형은 조금 대응방식이 달라져야 한다. 일단 기자에게 전화를 받자마자 전화 인터뷰 자세로 돌입한다. 책상을 정리해 놓고 그 위에 우리의 공식 입장을 정리한 공식 발표문(official statement)과 예상질의응답(expected Q&A) 팩을 가져다 놓고 이야기를 시작하자. 단어의 표현 하나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미디어 트레이닝을 받은 그대로 핵심 메시지 내에서만 머물러야 하고, 예측이나 예단은 절대 경계해야 한다. 예상질의응답에서 예측해 놓지 못한 돌발적인 질문에는 답변을 일단 미루어야 한다. “그 사항에 대해서는 제가 확인해보고 다시 전화 드리겠습니다”라고 말하자. 이미 준비가 되었을 때는 항상 홍보담당자에게 ‘애드립’의 유혹이 따른다. 절대 금물이다. 자극적인 비유나 표현도 자제하자.

    일단 어느 정도 규모 이상의 위기가 발생되면 홍보담당자는 수 십에서 수 백 통의 전화를 짧은 시간 내에 소화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한 매체에서 한 명의 기자가 한 통의 전화만 걸어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일종의 패닉 상황에서 일대일로 답변을 하는 것이 비효율적이고, 위험스러울 때도 있다. 이럴 때는 한꺼번에 입장을 공개하는 공식 발표문 (official statement)를 배포하거나, 기자회견을 자청해야 한다.

    물론 두 방식 모두 철저하게 준비 되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지난 N사의 과자 이물질 파동은 약 한달, 그리고 모 참치 캔의 이물질 파동에도 약 2주간의 준비기간이 홍보담당자들에게 있었다. 준비 기간이 없는 위기는 없다. 문제는 이 기간 동안 무엇을 어떻게 잘 준비하는 것이냐가 문제다. 그래야 허둥대지 않는다.

  • 이것이 High profile이다

    마텔 리콜과 관련 한 작년 케이스다.

    위기 초반에 홍보팀장보다는 CEO가 대중 앞에 먼저 나섰다. TV 신문 대중 매체는 물론 홈페이지, UCC등을 통해서 자신의 사과 성명 비디오를 오픈했다.

    CEO 밥의 메시지
    1. 심정적 동일화 -나도 아이들을 키우고 있는 아버지다. 가장 중요한게 이 아이들의 안전이다.
    2. 문제의 한정 – 지금까지 일어난일을 내가 바꿀수는 없다. 그러나 앞으로 일어날 일을 바꿀수는 있다.
    3. 구체적 개선 방안 – 우리는 이렇게 이렇게 생산과정의 안정성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4. 동참촉구 – 하나라도 더 리콜해달라. 우리의 리콜에 협조해달라.

    상당히 고민을 많이 한 수준있는 메시지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어떻게 생산시설을 개선해 다시는 이런 일들이 벌어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는가 하는 개선 방안의 구체적인 제시였다.

    N사에게도 도움이 되었으면 해서 다시 한번 리뷰를 해 본다.

  • 위기관리에서의 심리학

    위기를 관리하는 주체로서 인하우스가 가지는 마음은 분명 주변의 공중들과는 다르다. 문제는 이렇게 다른 심리로 인해서 ‘편향된’ 의사결정을 내릴수도 있다는 것이다. 위기관리의 실패사례에서는 이런 ‘인하우스만의 심리’ 때문에 기인한 것들이 많이 눈에 띈다. 다양한 위기 사례에서 배우는 ‘인하우스만의 심리’에 관해 정리를 해본다.

    1. 면역적 심리

    인하우스에서 수십년을 일하다보면 자주 반복되는 위기들에 면역이 생긴다. 운이 좋게 자잘한 위기들이 반복되면서 인하우스에게는 면역력을 높여준다. ‘뭐 이런걸 가지구…’ ‘너무 언론에서 민감한거 아닌가?’ ‘다…넘어가게 되있어’하는 심리다. 이는 위기상황을 예견한 후 실제 발생까지 시간이 조금 흐를 때도 만들어 지는 심리다. 긴급성이나 심각성이 점점 희석되어서 막상 외부로 알려진 후에는 인하우스만 도리어 담담해 지는 상황이다. (현재 한달동안 이 위기를 대비해 온 N사의 내부 심리도 이럴 것으로 예상된다)

    2. 피해 의식

    자기가 희생양이라고 생각하는 심리다. 위기를 겪은 인하우스들을 나중에 만나보면 “사실 우리가 잘 못한 거죠. 우리가 더욱 잘해야 죠”하는 이야기를 개인적으로 진솔하게 하는 분이 드물다. 많은 부분들이 “그게 사실은 OO일보하고 우리 회장이 사이가 나빠져서 그런거야” “그게 식약청 선수들이 조금 오바해서 그렇게 일이 커진거라구” “그 넘의 소비자단체 애들이…” 이런 피해의식에 빠진다. 상당히 자기중심적인 해석이다.

    3. 책임 전가 성향

    위기는 홍보팀만의 것이 아니다. CEO와 최고경영진 그룹을 비롯해 홍보팀, 법무팀, HR, 마케팅, 영업, 생산, 자금, 감사까지…거의 모든 key function이 위기관리의 주체다. 그렇지만, 가시적으로 나서서 위기를 관리하려는 부문은 홍보팀으로 한정된다. (사실 일이 터지면 할일은 홍보팀이 할일이 제일 많다)

    이 과정에서 한술 더 떠서 각 부분들은 최소한의 책임도 회피하려고 한다. 법무팀은 함부로 외부에다가 이야기하지 말라는 경고를 홍보팀으로 계속 보내오면서 메시지를 컨트롤하려고만 한다. 생산팀에서는 우리 제품에는 아무 문제가 없는데 홍보팀이 언론 관리를 잘 못하고 있는거 아니냐면서 압력을 준다. 영업 각 지점에서는 홍보팀이 어떻게든 기사들을 좀 막아야 영업직원들이 일선에서 조금 숨을 돌리는 거 아니냐고 한다. HR에서는 홍보팀에게 부정적인 기사를 내부 인트라넷에 게시하지 말고 잠시 모니터링 공유 사이트를 휴지하라고 요청을 한다. 마케팅에서는 홍보팀이 적절하게 언론을 장악하지 못해서 우리 브랜드 자산가치가 얼마가 떨어졌다고 투덜댄다.

    중요한 것은 이 위기가 우리 모두의 위기라는 공유감이다. 내부에서의 책임전가는 가장 흔히 일어 날뿐 아니라, 각 자 간의 생존방식이겠지만, 절대 경계해야 할 심리다.

    4. 도피 심리

    ‘이 정도면 된거아니야?’하는 심리다. 우리가 사과성명도 냈고, 사과광고도 냈어, 그리고 제품도 회수 폐기하고 있어…그런데 우릴보고 뭐를 더하라는거야??

    인터뷰? 사장인 내가 그런 부정적인 일로 인터뷰를 해야 하나? 홍보팀장은 뭐하는 사람이야? 이럴때 인터뷰 하라고 월급주는 거 아냐?

    몰라. 몰라. 나는 최선을 다했어. 앞으로 향후에 일어나는 일들은 내 소관이 아니야. 나도 고생할만큼 했다고…

    가장 기본적인 심리다. 이해도 가고 나도 사실 이렇게 해봤다. 그런데 결과는 안좋다. 많이.

    5. 보상 심리

    우리가 이 일로 이렇게 손해를 봤다. 이를 마크하려면 우리가 시장점유율을 얼마를 더 올려야 하고, 이번분기 타겟은 어떻게 더 드라이브를 걸어서라도 성취해야 하고….

    우리가 이렇게했는데..우리에게 온게 뭐야? 소비자들은 이렇게 했어도 우리를 싫어해. 그러면 이왕 이런거 이렇게 안해도 됬었던거 아니야?

    보상받으려는 심리 때문에 또 다른 실수와 위기가 초래된다. 위기는 분명 벌금이다. 내가 잘 못해서 내는거다. 억울하게 뺏긴게 아니다.

    6. 복귀 심리

    자…자…다 다시 시작합시다. 지금까지일들은 다 잊고…자기가 맡은일을 다시 최선을 다해 시작합시다.

    복귀를 하는 것은 좋은데, 위기를 발생시켰던 그 부분에 까지 다시 복귀를 한다. 위기시에는 이게 문제다 했던 것들도 잔잔해 지면 그 정도의 문제로는 보이지 않게 마련이다. 그냥 지금까지 해왔던 데로…

    사람들은 다 똑같다. 이 글을 쓰는 나도 그렇다. 그래서 공감이 간다.

  • 위기속의 홍보팀

    인하우스 생활을 하면서 가장 당황스러웠던 것들 중 하나가 바로 ‘위기관리’였다. 자세히 말하자면 나를 당황스럽게 만드는 것은 ‘위기’ 그 자체가 아니었다. 그 위기를 바라보는 사내의 ‘시각’과 ‘자세’들이었다.

    오늘 아침 지면과 방송에 도배가 된 모 제과업체의 이물질 사건을 바라보면서…인하우스 시절 그 당황스러움이 다시 떠올랐다.

    식음료회사에는 가장 바쁜 파트 중 하나가 고객상담실이다. 보통 한팀을 꾸려 운영을 하거나 몇명이 맡아서 전화를 받기도 한다. 몇몇 회사들은 아예 이 파트를 아웃소싱해서 운영하는 곳들도 있다는 소리를 들었다. (하지만 의사결정 권한이 없는 아웃소싱 업체들의 경우 그냥 ‘접수’가 목적일 뿐 ‘해결’은 해주지 못하니 한계가 있겠다)

    한번은 전화가 걸려왔다. 보통 출입기자들은 내 휴대폰으로 전화를 주는데, 사무실 전화로 돌려 받은 전화는 모 주간지 기자였다. “홍보팀장님이세요? 안녕하세요. 저는 OOO신문 OOO기자라고 하는데요. 거기 OO에서 OOO이 나왔다는 제보가 있어서요…그거에 대해 좀 취재를 해볼라고 하는데요…”

    이 전화를 받고 처음 드는 생각은 ‘뭐야. 이거…’였다. “O기자님, 그것과 관련해서 자세히 설명좀 해주시겠습니까? 뭐가 나왔다구요?”

    “아니…거기서 OO만들죠? 거기서 OOO이 나왔다구요. 한 소비자가 저희쪽에 제보를 했어요. 거기 소비자상담실에다가도 신고를 했는데 뭐 접수 받기만 하고 처리가 되는 둥 마는 둥 했다더라구요…근데 어떻게 여기에 이런게 들어갈 수가 있지요?”

    “O기자님, 저희가 좀더 자세하게 알아볼수 있도록 그 제품을 저희에게 보내주실 수 있으시겠습니까? 저희가 분석을 해서 원인규명을 해보겠습니다. 보통 이런경우는 제품 생산과정에서 혼입이 된 건지, 유통과정이나 소비자측에서 혼입이 된 것인지가 먼저 규명이 되어야 하거든요…”

    “제품은 없고, 사진만 있어요. 이거 이메일로 보내드릴테니까. 잘 보시고 전화주세요” (딸깍)

    이메일이 왔다. 아주 잘 찍은 사진에는 심난한 광경이 들어있다. ‘f……u….c…..k…..’

    보쓰에게 보고를 했다. 생산중역들에게 단체 이메일을 보내 ‘어떻게 여기에 이런게 들어갈 수 있는지 설명을 해달라’고 했다. 그리고 소비자 상담 담당자를 불러 ‘이런 신고가 이전에 있었냐’고 물었다. 이메일들이 왔다갔다 하고, 전화를 몇통하고, 회의를 몇분동안 선채로 해야했다.

    나를 당황하게 만든건…이런 1차 반응들이다.

    보쓰: Fuck…이거 못나가게 막어. 어디야 이거 취재한다는데가?
    소비자상담실: 어….네…그거 한 한달전인가 신고 접수된거예요. 우리 영업직원 보내서 제품 수거 분석할려고 했는데…만나기를 거부하고 해서…계속 try해보라고 했는데…
    생산담당: 어?? 그게 들어갈수가 없는데…이상하네. 실제 제품을 봐야 하겠는데요?

    기자에게 이야기 해 줄 답이 없다. 이 관계자들의 답변을 종합해서 메시지를 만든다면…

    “한달전에 접수된 사건으로, 저희가 제품을 직접 보고 분석을 해봐야 확실한 원인규명이 되겠습니다. 제발 쓰지는 말아주세요…네?” 이런 멍청한 답변이 된다…

    더욱 당황스러운 것은 그들의 관여는 여기에서 ‘끝’이었다는 거다. 이제부터 홍보팀에서 알아서 해야 하는 일이 되버린거다. 그들은 그냥 자문이었지, 위기관리의 실행자가 아니었다. 그 이후 수십통의 전화와 몇번의 기자미팅 그리고 여러가지 활동들을 통해 일단…상황이 어느정도 종료가 되었다.

    그러자 이런 공통적인 2차 반응들이 나왔다. 더욱 당황스러움.

    “잘했어. 근데 얼마나 들었어?”

    오늘 기사들을 보면서…얼마나 이 회사 홍보팀이 힘들까 생각한다. 홍보팀이 무슨 죄인가? 항상 악역을 해야하고, 힘들게 집에 못들어가면서 사건을 해결해야 하는데…그래서 소방수라고도 불리는데. 회사에서는 홍보팀을 좀더 잘 대우해 줘야 한다. 이들이 거의 유일한 위기관리 실행자다.

  • 제대로 된 PR선수 만들기: Investment

    제대로 일하는 PR담당자 하나를 만드는데 드는 비용은 얼마일까? 문득 어제 혼자 퇴근을 하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 AE들 하나 하나를 생각하면서 이러한 질문에 갈증이 일어 났는데…한번 계산을 해본다.

    맡기면 일 하나 똑부러지게 할 수있는 10년차 홍보담당자를 키우기 위해서는 얼마의 투자가 필요할까?

    1. 년봉: 10년치 평균 년봉 약 5억
    2. 기자 media get together 비용: 일주일에 2번 X 1회 평균 20만원 X 4주 X 12개월 X 10년 = 1억 9천만원
    3. 포토세션을 통한 경험 주기: 년간 포토세션 2회 X 1회 평균 포토세션 비용 약 1000만원 X 10년 = 2억
    4. 기자간담회를 통한 경험 주기: 년간 기자간담회 1회 X 1회 평균 비용 약 1000만원 X 10년 = 1억
    5. 프레스투어를 통한 경험 주기: 년간 해외 프레스 투어 1회 X 1회 평균 비용 약 2억 X 10년 = 20억
    6. 이슈/위기관리를 통한 경험 주기: 년간 위기관리 프로젝트 1회 X 1회 평균 비용 약 3천만원 X 10년 = 3억
    7. 정기 미디어트레이닝: 년 1회 미디어 트레이닝 X 1회 비용 1천만원 X 10회 = 1억
    8. 정기적인 PR, 브랜드, HR, M&A, Crisis Mgmt 등의 세미나/교육 참여: 년간 2회 X 1회 참가비용 약 100만원 X 10년 = 2천만원
    9. 실무능력강화를 위한 서적구입: 월 3개 서적 구입 X 서적 평균 가격 15000원 X 12개월 X 10년 = 5백 4십만원
    ————————————————————————————————-
    중간합계액: 34억 1천 5백만원

    10. 기타 소요비용 잡비: 전체 금액의 15% 가량 = 약 5억 1천 2백만원 더하기
    ————————————————————————————————–
    총합계: 39억 2천 7백만원

    결론으로 말하자면,

    제대로 일할만한 선수를 하나 만드는 데는 약 40억원의 투자가 필요하다. 물론 이 금액에는 머리나쁜 실무자의 자질로 인한 예상외 비용, 열정 없는 실무자에 의한 중간손실 비용등은 빠진 순수 투자액이다.

    일잘하는 선배들은 그동안 4-50억을 먹고 자란 ‘비싼’ 사람들이다. 무시하지 말 것.

    회사에서는 돈 없으면서 어디 선수 없나 찾지 말 것. 꿈도 꾸지 말 것.

    박봉에 유혹하지 말 것. 택도 없음을 알 것.  

  • 큰 맥락을 읽으면서 일해야지…

    나의 전직장에 대해 어제부터 모 케이블 뉴스 채널에서 조지기에 나섰다. 어제 이른아침 뉴스로 뜬 나의 전직장 이야기들. 참 심란하다.

    뭐, 개인적인 이야기니까 그 회사 분들에 대해서는 자세히 이야기 하기 싫다. 그렇지만 참 답답하다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 이쪽 바닥에서 제대로 밥벌어 먹는 선수들이라면 다들 이해가 되지 않는 대응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위기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맥을 짚는 거다. 한의사가 환자 진찰을 할때 이사람이 죽을병인지 아니면 그냥 원기가 부족한 건지 맥을 짚어 알 듯이 홍보담당자도 위기가 일어나면 맥을 제대로 짚어야 한다.

    회사가 골로 갈 만한 위기인데 홍보담당자들이 “안심해도 될 일. 무시합시다”라고 맥을 짚으면 완전히 재앙이 되는 거다. 뭐 간단히 지나가는 감기인데 항암제를 쓰라는 오바는 아니다. 단지 맥을 짚어서 이게 어떤 위기인 줄을 알아야 그에 맞는 약을 쓸수 있고, 더큰 화를 방지할 수 있다는거다.

    해당 뉴스에서 단독보도로 상당히 민감한 내용 (아마 그쪽 업계에서는 이 보다 민감한 이슈들이 거의 없다)이 장장 몇분에 거쳐 방송이 되었다. 왜 이 방송을 미연에 감지를 못했을까? 전화인터뷰까지 했는데 왜 사전에 적절한 조치나 메시지 전달에 실패했을까?

    일단 방송이 나왔다면 왜 후속보도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에 즉각 착수하지 못했을까? 왜 임원은 바로 그 방송사 보도국장을 만나지 않았을까? 이틀간 한 방송사에서 총 18개의 꼭지를 방송하는 데도 속수무책일까? (처음봤다. 삼성특검도 이 수준은 아니다)

    가슴이 아프다. 떠나온 회사인데 왜 신경을 쓰냐고 모 기자가 나에게 그랬다. 그래도 그게 아니지.

    여러가지 노력을 땀 흘리며 회사를 생각해서 했는데도 안되는 걸까. 아니면 시도도 하지 않은 것일까. 에이전시만을 움직이라고 푸쉬한건 아닐까. 책임지기가 두려워 복지부동한건 아닐까.

    내가 그 회사를 떠나오기 전 작년 초여름 모 회사분이 내 앞에서 이렇게 말했었다. “부정적인 기사가 나온다고 우리 매출이 떨어지나? 사람들은 냄비근성이 있어서 그냥 잊게 마련이지. 실무자로서는 나쁜 기사가 신경쓰이고 제대로 일을 못한게 아닌가 자괴감도 생기고 하겠지만…회사차원에서는 그렇게 큰 일은 아니야”

    진짜 그럴까. 이번 연이은 방송이 별 것 아닐까. 네트워크가 그리고 관계가 왜 필요하고,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아직도 모를까. 위기시에 누가 무슨 일을 어떻게 해야 잘하는 것인지를 지금은 알까.

    흔히 교과서에서 사례로 드는 모든 에피소드들이 자꾸 목격이 된다. 큰 배움이다.

  • 전화 인터뷰도 중요하다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기업&미디어 web@biznmedia.com

    사실 홍보담당자들은 하루에도 몇번씩 길거나 짤막한 전화 인터뷰에 임하고 있다. 기자들에게 걸려오는 전화의 대부분이 공식적 비공식적 ‘인터뷰’라고 해도 무리가 없다. 간단한 판매수치 확인에서부터 우리 회사의 입장을 설명해야 하는 등 회사의 공식적인 메시지들이 전화를 통해 커뮤니케이션 된다.

    위기상황이 발생해 마감시간이 다급해지면 이러한 전화 인터뷰는 기자에게나 홍보담당자들에게 더욱 절실해진다. 오늘은 우리가 언론과의 전화 인터뷰를 어떻게 관리하고 임해야 하는지에 대해 살펴본다.

    먼저 언론사와 기자 이름 그리고 연락처를 파악하자
    전화 인터뷰다. 명함을 나눌 겨를이 없다. 인터뷰에 임하기 전에 그 반대편의 기자가 누구인지를 모르면 안 된다. 어느 매체의 누구인지 그리고 전화가 끊기면 다시 통화를 시도할 때 필요할 전화번호를 확보하자. 모르면 공손하게 확인하자, 기자도 이런 절차를 거부하지는 않는다.

    가능한 준비시간을 벌자
    바로 준비 없이 인터뷰에 나가는 것은 갑옷을 입지 않은 채 전쟁터에 서는 것과 같다. 시간을 끌라는 의미가 아니다. 한 5분이라도 키 메시지를 정리할 시간을 가지자는 거다. 마음속에서 내가 해야 할 이야기들을 정리해 보자는 거다. 크게 심호흡을 할 시간이라도 가지자.

    인터뷰 세팅을 먼저 하자
    오직 전화 인터뷰에만 집중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자. 개인사무실이 있다면 사무실 문을 닫자. 책상 위가 어지러우면 정리를 하자.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서류들을 뒤적이면서 전화 인터뷰를 할 수는 없다. 만약 주변 직원들로부터 훼방을 받을 수 있다면, 격리된 회의실로 들어가자. 온전히 집중할 수 없으면 실패할 가능성은 커진다.

    메모를 활용하자
    TV인터뷰와는 틀리다. 편안하게 앉거나 서서 좀더 편안하게 사고할 수 있다. 주요 답변을 적은 메모장을 커닝하면서 답변도 가능하다. 수치를 읽어 줄 수도 있다. 특히 위기 시에는 불필요한 사설들을 제거하기 위해 정확하게 정해진 공식 발표문 (Official Statement)을 읽어 내려가기만 할 때도 있다. 메모를 활용하고 안하고는 상당히 다르다. 충분히 활용하자.

    앞에다가 키 메시지를 적어 써 놓자
    책상 앞에다가 크게 키 메시지를 적어 보면서 답변을 하자. 죽어도 이 메시지는 말을 해야 한다 하는 것이 있을 때 적극 활용하자. 전화로 통화를 하면서 저 메시지를 언제 날려야 하는가를 생각해보자. 기회가 온다면 적극적으로 반복해서 키 메시지를 전달하자. 훈련된 인터뷰이는 기자에게 잘 정돈된 홍보인으로 보이게 마련이다. 항상 일관된 메시지를 정확하게 전달하기 때문이다.

    깨끗한 발음으로 간결하게 말하자
    가끔은 사투리가 친근함을 더해줄 때도 있다. 특히 기자와 같은 고향 출신이라면 이러한 발음은 자연스러움이다. 그러나 회사를 대표해 인터뷰를 할 때 지나친 사투리나 안 좋은 발음은 득이 안 된다. 깨끗하고 명확한 발음으로 이야기하자. 길게 질질 끌면서 이야기 하기 보다는 단문으로 간단 간단하게 이야기 하자. TV와의 전화 인터뷰라면 사운드 바이트(sound bite)에도 신경 쓰자.

    애매모호하거나 미묘한 표현은 피하자
    똑 같은 뉘앙스의 말을 해도 얼굴을 맞대고 이야기하는 것과 전화너머로 이야기 하는 것에는 해석상의 차이가 있기 마련이다. 이것은 때로는 전화 인터뷰의 장점이 되기도 하지만 그 반대인 경우가 더 많다. 불필요하게 여러 가지로 해석될 수 있는 선문답류는 절대 전화 인터뷰에서는 금물이다. 만약 기자가 어떤 특정 표현을 확인하려고 하면 더욱 긴장해서 의혹을 완전히 불식 시키도록 노력해야 한다.

    TV기자와의 전화 인터뷰는 매우 어렵다
    일단 어렵다는 말에 주목하자. TV의 경우 시간이 촉박할 때 종종 전화 인터뷰를 취한다. 녹음 사실을 미리 알려주는 경우가 대부분 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간간히 있다. 미처 사운드 바이트(sound bite)나 어투, 메시지에 신경을 쓰지 못하고 ‘당하는’ 수가 많다. 공무원들의 경우 이런 전화 인터뷰로 실수하는 경우가 많은데, 무조건 TV기자에게 전화가 오면 100% ‘녹음’되고 있다고 생각해버리자. 그러면 실수는 준다. 각별히 신경써서 정확하게 키 메시지만을 이야기하고, TV 기자의 추임새에서 자유로워 져야 한다.

    경험상으로 기자와 통화를 할 때는 일어서서 하거나 회의실내에서 살살 걸어 다니면서 하는 경우가 많다. 자연스럽게 메시지가 더 잘 정리되는 것 같기 때문이다. 모 그룹 홍보실의 부장도 항상 자기 책상 앞에서 일어서 있는 모습을 자주 본다. 개인마다 틀리겠지만, 언론과의 전화 인터뷰는 여자친구나 아내와 이야기하는 것과는 분명 틀린 것 같다.

    정 용 민
    PR컨설팅그룹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사장
    前 오비맥주 홍보팀장
    前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장
    ICO Global Communication, LG-EDS, JTI Korea, 제일은행, Agribrand Purina Korea, Cargill 등 다수의 국내외 기업 경영진들에게 Media Training 서비스 제공
    Hill & Knowlton, Crisis Management Training Course 이수(도쿄)/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세계 최대 맥주회사인 InBev Corporate Affairs Conference in Miami에 참석해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의 Mr. Isherwood에게 두번째 Media Training 및 Crisis Simulation Training 기법 사사/ 네덜란드 위기관리 컨설팅회사 CRG의 Media training/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입력 : 2008년 02월 19일 18:46:46 / 수정 : 2008년 02월 19일 18:47:25

  • 어느 홍보선배와의 대화

    어느 홍보선배와의 대화

    홍보업계에서 나보다 한띠가 더 많으신 대선배와 함께 어젯밤 맥주를 하면서 대화를 나누었다. 모 대기업들과 광고대행사를 넘나들면서 실전 홍보에 있어서 몇 안되는 ‘선수’로 꼽히는 분이다.

    몇가지 그 선배의 말들 중에 insight들이 있어서 podcasting 대신에 녹취를 재구성 해 본다.

    개인적으로 홍보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관계같아. 인간과 인간의 좋은 관계는 배신하는 법이 없다. 좋은 관계와 인연들이 결과들을 만들어 내지. OO그룹 O사장과 OOO 방송사 O부장은 고등학교 선후배야. 나랑 O사장도 같은 고등학교 선후배지. 나랑 OO대행사 O사장은 같은 직장에서 일했었고, 그 O사장이 과장이 었을 때 이 O사장도 경쟁사 과장이었어. 이런 저런 관계로 지금은 인하우스와 대행사로 서로 밥을 주고 받아 먹게 되었지. 기자와의 관계에 있어서도 여러 관심과 시간등을 투자한 만큼 돌아온다고 믿어. 지금까지 그런 기브앤테잌이 성공의 비결이지.

    외국계 기업 인하우스나 에이전시들은 한국에서의 이런 전통적인 환경을 비판하곤 하는데요?

    다 경험해 보지 않았기 때문이야. 자기네들이 진짜 해봤으면 그런말을 하겠어? 나 과장시절에 그 때 우리회사가 법정관리로 넘어가느냐 마느냐 하는 시절이었지. OOO이 그 때 우리회사 자문을 하고 있었어. 그 때 자문단들이랑 정부쪽이랑 우리 회장에게 요청한 사항이 하나 있었다. 현재 처럼 어려운 상황에서 언론이 떠들면 힘들다. 그러니 회사에서 언론을 어느정도 무마할 수 있다면 적극 지원을 검토하겠다는 거야. 내가 불려 올라갔어. 회장이 묻더군. 할수있냐? 그래서 내가 그랬어. 할수있습니다. 믿어주세요. OOO자문단이 다시 묻더군. 진짜 할수 있습니까? 내가 그랬어. 할수있다구.

    바로 한국은행 기자실로 달려갔어. 솔직히 기자들에게 도와달라고 했어. 우리 회사와 국가경제, 소비자들을 생각해달라고 했어. 그때는 시기적으로도 절실했었지만, 나는 한국은행 기자실에 모인 기자들을 바라보면서, “아 됬다. 할수 있다”고 느꼈지. 모두 잘아는 친구들이었기 때문이야. 기자들이 모두 이해를 해주고 간사 기자도 큰 흐름을 잡아주는 거야. 회사를 살리는 것은 회사가 수십년간 쌓아온 관계란 것을 그때도 절실히 깨달았다. 이전에 그런 것들이 없었으면 그 회사는 이미 없어졌겠지.

    홍보가 회사를 살릴수 있다는 것이 중요한 것 아닌가? 홍보담당자가 무력하지 않다는 것. 관계를 위기시에 적극 활용 할 수 있다는 것. 그것을 통해 회사가 살아날 수 있다는 것. 이게 결과지 뭐가 결과야.

    홍보하시면서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많으시죠?

    한번은 아… 이동네였다…맞아 맞아. 여기 근처에 한 빠가 있었어. 모 경제지 당시 편집국장이 내 고등학교 선배였는데, 그 때 술자리로 나를 불러낸거야. 나는 자기가 불렀으니까 내가 계산은 안해도 되겠다 했는데, 사람들이 하나 둘 늘더니 내가 계산하는 분위기가 되더라고. 일단 계산을 하고 그 다음날 우리 회사 부장한테 결제를 올렸는데 이러는거야. “야 일개 과장이 편집국장을 만나면 부장인 나는 누굴 만나야 하는거냐?” 엄청 깨더라고. 근데 부르는데 안 나가나? 그리고 그날 부장이 함께 참석했으면 돈이 그걸로 끝나겠어? 그런데도 계속 기분 나쁘다고 깨는거야. 결국은 ‘다시는 직급에 맞지 않는 분들과 술자리 하지 않겠다’고 서약서 비슷한 걸 쓰고 결제 받았다. 그 부장선배…기억이 난다.

    현재 에이전시쪽에 문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나는 FEE가 너무 싸다고 생각해. 이런 FEE 구조를 가지고는 업계 성장이 안되지. 한번은 내가 어떤 클라이언트에게 기사를 내보겠다고 했어. 인하우스에서 “결과물에 따라 성공 베이스로만 FEE를 드리겠습니다”하는거야. 나야 고맙지. 속으로 땡큐라고 했어. 결국 기사들이 쏟아지는 거야. tv 프로그램도 잡히고… 성공 베이스로만 FEE 수준이 어마 어마해진거지. 인하우스가 당황을 하더라고 그러더니 그만하래. 예산문제가 있으니 이젠 됬다나. 성공 베이스로 기사 사이즈를 광고비 만큼만 받아도 업계가 살만 할텐데…광고에 비해 PR은 업무량 대비 너무 FEE가 작아. 그게 가장큰 문제다.

    AE들의 문제로는 어떤 부분을 가장 주목하시나요?

    설이 다가왔어. 기획기사를 묶으라고 우리 직원들에게 이야기했어. 설날 효도선물 ‘부모님께 효도선물 어떤게 있을까?”라는 야마로 여러 소비재 회사들을 묶을라고 했지. 만들어서 여러 신문과 TV에 까지 밀어 넣을라고 했어. 근데 웃기는거야. 다른 회사 홍보담당자들이 협조를 안해. 왜 니네가 우리 제품 정보를 달라고 하느냐, 협조해 줄수 없다 등등…핑계가 많은거야. 아니 홍보담당자가 같이 묶어서 같이 주목받자는 것을 왜 거부하는거야. 예전에 수입차 시장이나 식품 업계등에서는 함께 홍보담당자들이 큰 테마를 가지고 묶어서 기사를 많이 제공했었잖아. 근데 요즘엔 이런 선수들이 없어. 드믈어. 다 자기네들 도꼬다이 할라고 해. 잘하지도 못하면서…함께 묶이기도 싫은거지. 선수들끼리 커넥션들도 부족하고. 전혀 함께 뭔가를 만든다는 생각이 없는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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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배가 맥주를 마시신다. 훈제족발 안주를 드시는데…이가 불편하신지 앞이빨로 족발을 씹으신다. 분명 선배의 시절은 이젠 가고 있다. 그 선배의 어금니 처럼…

    “이제는 너 같은 연배 선수들이…제대로 좀 만들어 나가야 하는거야…알아?”

    한 십년후에는 나도 다른 후배를 하나 앉혀 놓고…비슷한 이야기들을 하겠지. 그게 세월이니까. 멋진 선배가 되야 할 텐데. 능력과 실력이 있는 선배.

    건강하세요. 선배.

  • Thank You

    Thank You

    감사합니다.

    인하우스 시절에는 이 “감사합니다”라는 말은 인하우스가 들어야 하는 것이라고 막연히 생각했었다. 에이전시에게 큰일을 주었으니 당연히 에이전시는 인하우스에게 감사함을 느껴야 하겠지 라고 생각했다.

    설날이나 추석 때 집으로 배달되어 오는 에이전시들의 선물을 보면서 이들이 나에게 얼마나 ‘감사하고 있는가’에 대해 생각하곤 했었다.

    어제 저녁 한 클라이언트 홍보팀과 저녁을 했다. 인하우스 팀장님께서 식사가 시작할 즈음에 봉투 하나를 꺼내셨다. “저희의 마음입니다. 그냥 마음이에요…”

    사각봉투속에는 카드안에 클라이언트 인하우스 전원이 친필로 빼곡히 적은 “감사합니다”는 말들이 적혀 있다. 얼마전 20시간동안 클라이언트에게 홍보실무 교육을 진행했었는데…이에 대한 감사의 말들을 적어 주신거다.
     
    강사료가 만약에 1000만원이었다고 해도 이 보다 기쁘지는 않았을 것 같다. 클라이언트로부터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들어보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다른 사람들은 잘 모를수도 있다. 현장에서는 그러지 않았지만…마음속에 눈물이 났다. 사실 내가 더 고맙고 감사했다.

    평생 이 일을 하면서 클라이언트들로 부터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듣고 살수 있기를…훌륭한 클라이언트들에게 진정 고마움을 느낄수 있기를…

    P.S. 덕분에 어젯밤은 과음을 했다. 기쁜 과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