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홍보팀

  • 소비자 소송에 대한 회사의 공식 반응

    경향신문에서 보도한 <개인이 옥션상대 첫 손배소…개인 소송 잇따를 듯> 기사를 보면 소비자 개인 소송에 대한 회사측의 공식입장이 홍보담당자의 멘트로 quotation되었다.

    ㄱ씨는 “개인이 옥션 개인정보유출과 관련,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하기는 이번이 처음일 것”이라며 “‘계란으로 바위치기’가 될 지언정 이번 같은 일이 재발되지 않고, 또 사회적으로 경종을 울리기 위해서라도 꼭 승소하겠다”고 강한 의지를 보였다.

    옥션 O 홍보팀 차장은 “4월초께 피해자(개인정보유출) 2000여명이 회사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집단소송을 진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러나 현재까지 개인적으로 우리회사(옥션)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한 사례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 사건에 대해서는 피해자들에게 거듭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하지만 회사차원에서도 전문 변호사를 선임 대응을 모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본적으로 기업이 어떠한 형태의 소송에 휘말리게 될 때에 홍보팀이 지켜야 할 공식 입장(position)은 low profile이다. 아주 특수한 사례의 경우에는 예외가 있겠지만, 해당 소송과 소송을 제기한 사람, 소송의 범위, 소송 대응 방안, 소송 대응 주체, 소송 대응 전략, 소송 판결 이후의 포지션까지 그 하나 어떤 것도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위 기사에서는 해당사의 홍보팀이 상당히 자세하고 친절하게 해당 소송에 대한 주변 이야기들과 대응방침에 대해 정확하게 커뮤니케이션 하고 있는데, 이는 회사 차원에서 적절하지 않을 뿐 더러, 오디언스에게도 그렇게 좋은 감정으로 받아 들일 메시지들이 아니다.

    기자가 어떻게 물어보던 소송에 관련한 회사의 공식적인 입장은 딱 한가지다. “저희는 현재 계류중인 소송에 대한 어떠한 언급도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죄송합니다.” 추가적인 언급은? 판결이 난 후에 그 결정에 대한 적절한 포지셔을 밝히면 된다. 그때 가서 말하면 된다.

    동시에 거의 비슷한 소송에 처한 하나로텔레콤(현재 SK 텔레콤)의 quotation에서는 숙련된 반응이 실제로 목격된다. (이슈의 중대함에 대한 평가는 일단 제외하고 공식 반응에 대한 부분만 보자)

    28일 하나로텔레콤은 “SK텔레콤이 인수하기 전의 일이지만 하나로텔레콤의 고객들이 우리 회사로 인해 불편함을 겪었다면 그에 대한 책임은 현 경영진의 몫”이라며 “불미스러운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재발을 방지하겠다는 내용의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나로텔레콤의 이런 조치는 소비자단체에서 불매 및 계약 해지 운동까지 벌이겠다는 강도높은 반응이 나오고 있다는 점에서 사태를 수습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하나로텔레콤은 관련 법에 근거한 정당한 TM 영업 행위까지 문제로 삼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법리 해석의 문제가 있기 때문에 지금은 뭐라 밝힐 입장이 아니다”라며 말을 아꼈다.

  • 제품에 코끼리발톱이 들어있다면…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기업&미디어 web@biznmedia.com

    아침에 출근을 했다. 출입기자가 아닌 낯선 식약청 출입기자에게 전화가 왔다. “홍보팀장님이시죠? 지금 제가 소비자 제보를 하나 받았는데요, 그 회사 제품 OOO에 코끼리 발톱이 들어있다는 내용입니다. 확인 좀 해주시겠어요? 이게 왜 여기 들어있나요?”

    갑자기 기자로부터 이런 전화 문의를 받았다고 상상 해보자. 보통 홍보담당자는 어떻게 답변을 할 까? 잘 못 했다 말할까? 변명을 할까? 아니면 거짓을 말할까? 누가 감히 이런 상황에서 거짓말을 할까? 아니다. 실제로는 거짓말들을 많이 한다. 모르거나 확실하지 않은 것에 대해 당당하게 이야기하는 것도 거짓말이다.

    “저희가 창사 50년 동안 그런 희한한 이야기는 처음 들어 봅니다” “이런 경우는 1억 분의 1의 가능성도 없는 사례 같은데요” “저희 공장의 생산과정에서는 절대 그런 이물질이 유입될 수 없습니다” “생산과정의 실수가 아니라 유통과정에서의 문제가 있을 수 있으니 조사를 해봐야 하겠습니다” 등등 홍보담당자들은 거짓말 아닌 거짓말을 종종 한다.

    창사 50년 동안 그런 일이 없었으면 되는데, 바로 그 다음날 작년과 재작년에 그 제품에서 코끼리 발톱을 발견한 사례가 소비자들의 추가 제보로 밝혀지면 어쩔 텐가? 1억 분의 1의 가능성도 없다고 장담한 것은 좋았는데, 기자가 계산해본 결과 하루에 그 제품의 생산량이 1억 5000만개였다고 밝혀지면 어쩔 텐가. 하루에 하나 정도는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것 아닌가? 1년이면 300여 개가 문제라는 이야기다.

    또, 생산과정에서 절대 그런 물질이 100% 유입될 수 없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지난달 공장 재개장 행사를 하면서 코끼리 곡예단이 공장에서 퍼레이드를 했었다는 기록이 나오면 어쩌나? 유통과정에 문제가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식약청 조사 결과 제품의 사전 개봉 부위가 없었다고 발표하면 어쩔 건가?

    ‘100% sure’ vs ‘100% true’
    언론 인터뷰에서 거짓말은 A를 B라고 말하는 것만 해당하지는 않는다. A를 B일 것이라 ‘추측’해 이야기하는 것도 결국은 거짓말이다. 또 A를 A라고 이야기하는 것도 거짓말이 된다. 항상 A는 A라고 말해야 하고, A인지 아닌지를 확신할 수 없다면 ‘확인 해 보겠다’고 하고 재빨리 확신할 수 있는 증거와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항상 위기시에 위협적인 언론의 질문을 받으면, 홍보담당자나 대변인들은 추측과 사실을 혼동하는 오류를 범한다. 소위 말하는 ‘100% sure’라 하더라도 ‘정확한 증거나 사실’이 없으면 그건 ‘100% lie’다. 결론적으로 기자는 물론 오디언스 전체를 속이려 한 것이 된다. 의도했건 아니건 간에.

    우리나라는 서구사회에 비해 비교적 이 거짓말에 관대하다. 따라서 기업의 대변인들도 종종 ‘애드립’ 수준으로 확실하지 않은 말을 포장하곤 한다. 반대로 그렇게 크게 심각하지 않는 사건에 대해서 너무 신중하게 ‘100% sure’를 추구하는 홍보담당자도 ‘답답한 사람’으로 비난하는 기자들도 사실 있다.

    그러나, 홍보담당자나 대변인이 거짓말쟁이(liar)가 되는 것은 생명을 잃는 것과 다름 없다. 나중에 그 거짓에 대해 사과를 한다고 그 담당자와 회사의 신뢰성이 다시 살아날까? 아니다. 한번 죽은 사람은 다시 살아 날수 없다. 살아나더라도 그것은 이미 사람이 아니라 좀비(zombie)다.

    위기상황에서 우리와 같은 홍보담당자와 대변인들이 ‘죽지’ 않기 위해서 미디어 트레이닝은 절대 필요하다. 핵심 메시지에 머무는 것이 중요하다. 핵심 메시지를 입증할 수 있는 증거들을 보유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략적인 메시징이 중요하다. ‘100% sure’와 ‘100% true’가 서로 무엇이 다른 것인지를 모르는 홍보담당자나 대변인은 항상 생명을 조심해야 한다. 이게 현실이다.

    정 용 민

    PR컨설팅그룹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사장
    前 오비맥주 홍보팀장
    前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장
    ICO Global Communication, LG-EDS, JTI Korea, KTF, 제일은행, Agribrand Purina Korea, Cargill, L’Oreal 등 다수 국내외 기업 경영진들 대상 Media Training
    Hill & Knowlton, Crisis Management Training Course 이수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두번째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Training 기법 사사
    네덜란드 위기관리 컨설팅회사 CRG의 Media training/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입력 : 2008년 04월 14일 10:40:23

  • 승산있는 싸움을 등지는 자는 없다

    미국에서 공부할 때 여러 교민분들과 교회나 일터에서 마주치면서 그들의 여러 이야기들을 들었었다. 그분들은 이미 미국에서의 이민 생활을 짧게는 10년에서 많게는 30년까지 하신 분들이었다. 그분들과 친해지면 가장 처음 하시는 말씀이 “내가 한국있을 때는 OO을 했었는데…”다. 교사, 기자, 대기업 회사원, 사업가에서 택시 운전사, 시장 노점상들까지 다양한 경력과 추억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있다.

    지난 주말 업계 대선배와 함께 소주를 한잔 했는데, 이분께서 하신 말씀이 남는다. “요즘 몇몇 애들은 이 홍보바닥에서 한 1년정도 구르고 나서는 자기는 홍보에 대해 더이상 배울게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 더 이상 배울게 없고 나아질 것도 없으니 자신은 무언가 다른 것을 해 봐야 하겠다. 마케팅이나 전략기획쪽이 앞으로 자기가 더 배울게 많다 하는 식으로 이유를 대고 회사를 옮긴다.”

    우리나라 PR에이전시 업계에서 한 2년만 일하다보면 왠만한 인력들은 헤드헌터로부터 전화를 받기 시작한다. 이 업계에는 대리/과장급이 수요와 이동이 많은 법이라 이런 일이 벌어진다. 재미있는 것은 한 2년을 일한 AE에게는 무언가 모를 자신감이 붙는 다는 거다. ‘이정도면 뭐 어디가서 다른 홍보 못하겠어?’하는 초기 경험에 의지한 단순한 자신감이다.

    인하우스의 경우에는 홍보팀에서 일하다 떠나는 쥬니어들의 경우 윗 홍보팀장에게 잘못 보이거나, 그 일이 적성에 맞지 않아 다른 부서로 이동하는 친구들이 적지 않다. 조직특성상 언론관계가 주를 이루는데, 자신은 1-2년이 넘었어도 제대로 출입기자 접대도 못하게 되어 있고, 재량도 없고, 매일 팀장이 지시하는 보조적인 역할만 해야 하니 속이 터지는거다.

    군대시절에 우리 부대는 공수훈련을 받아야 하는 시쳇말로 ‘빽없고 돈없는 놈들이 가는 O뺑이 치는 전방 부대’였다. 내가 상병시절 이등병으로 갓 들어온 나와 나이가 같은 노땅 이등병을 내가 후견하게 되었다. 우리 부대 특유의 전투적 아침 구보에서도 쳐지고, 각종 훈련에서도 굼뜨기 이를때 없어 윗 고참들로부터 많은 지적을 받는 신참이었다. 하루는 이 이등병이 후견인인 나와 상의도 없이 부대 전출 신청을 했다. 화도 나고 놀랍기도 해서 그 동기를 물었다. 그랬더니 하는말이 “저는 좀더 빡센 군대 생활을 하고 싶습니다. 진짜 군대같은 곳에서 구르는 게 낫겠다 싶습니다.” 할말이 없었던 기억이 난다.

    오늘 아침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면서 몇가지 insight들을 정리해 본다. 사람은 싸움에 있어서 이길 승산이 있으면 그 싸움을 즐기는 법이다. 내가 이 바닥에서 최고가 될 자신이 있는 사람의 대부분은 이 바닥에서 어쨋건 승부를 건다.

    승산이 보이는 사람은 시간이 갈 수록 근성과 끈기를 가지게 된다. 그리고 결국 이기고 난 후에는 그 근성과 끈기로 아랫 사람들을 판가름 한다. 평생 일을 하면서 수없이 스쳐 지나가는 인력들이지만 이 근성과 끈기로 살아 남는 인력들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세상은 살만한 세상 같다. 모두가 근성과 끈기로 현재의 길에서 성공한다면 얼마나 재미없는 세상이 되겠는가 말이다. 한번 생각해 보자. 내가 이 바닥에서 승산이 있는지…

  • 위기관리의 Mechanics

    기업의 위기관리에 대한 여러 변수들과 주체 그리고 객체들에 대한 역학들을 살펴보자.

    1. 위기는 밖에서 먼저 아는 경우가 많다.

    소비자나 정부 그리고 업계에서 먼저 알고 나중에 우리회사가 제일 나중에 아는 위기들도 많다. 소비자가 클레임을 하면서 위기가 전개된다거나, NGO의 전화를 받으면서 사건이 악화된다. 아침에 출근해 보니 공정위에서 파견한 조사관들이 내 PC의 하드를 뜯어내고 있다거나, 갑자기 회사를 상대로 한 고소장이 날아온다.

    2. 출입기자 이외의 기자들이 들이닥친다.

    평소에 그렇게 친하던 우리 출입들은 어딜갔나? 사회부 기자 선수들이 날아다닌다. 평소에 시경캡이랑도 좀 친해 놓을 걸. 법조출입 기자들은 어떻게 뚫지…도와줘 출입들. 아니 불만제로 PD랑 극작가는 왜 자꾸 번갈아 전화를 거나 이거.

    3. 길다 길어 의사결정

    사장님은 부산 지점에 내려가셨고, 임원들은 다 자리에 없다. 홍보팀장인 내가 전체 집합을 시킬수도 없고, 사장님 전화는 10번을 걸었는데 묵묵부답이시다. 회의중이니까 나중에 걸라는 데 이걸 어쩌나. 일이 터졌다고 소리를 지르고, 강제로 전화를 연결했는데도…일단 서울 올라가서 보잔다. 기자들 전화가 1분에 10통씩 오버랩된다.

    4. 다들 팔짱을 낀다

    법무팀장 잠깐만요…네 왜요? 이게 문제가 터진 것 같은데…엥? 그런거에 왜 기자들이 관심을 두죠? 별거 아닌데? 그리구 우린 할말도 없는데? 아니 그래도 뭔가 우리의 입장이 있어야 하는거 아닌가요? 아니요. 홍보팀장님. 그거 이야기 하지 마세요. 기자들 전화 받지말아요. 그냥 별거아니라고 해서 넘어 가시던가.

    5. 나만 흥분했나?

    사장님, 부사장님들, 아무래도 상황이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내일조간부터 해명광고를 실어야 하겠습니다. 이거봐 홍보팀장, 예산있나? 올해 홍보예산 남은거 있어? 네? 아뇨. 아무래도 이건 특별예산을 끌어와야 하겠는데요. 그럼 어디서 그돈이 나지? 이것봐 마케팅 부사장, 돈 좀 있어? 쩝…이번 분기에 예산 이미 프리징했는데요. 그럼 영업 부사장, 한 5억 어디서 땡길 때 없나? 네? 5억이요? 지금 이번 분기 예산이 이미 5억 초과라서요…흠…그럼 홍보팀장 조중동만 가자. 있는 돈으로 어때?

    6. 본사가 더 괴롭혀

    헬로..디스이스힘 스피킹. 하이..앨리스. 하와유두잉.. 왔? 오케이…오케이…바이 투나잇. 라잇나우? 오케이…두잉마이베스트. 본사에서 퇴근도 안하면서 official statement를 만들어 보내란다. 일단 만들었다. 기자들의 전화는 빗발치는데…홍보팀장인 나는 영문으로 내부보고용(?) statement를 만든다. 고치고 또 고치고…실제 기자들과의 전화통화는 이 statement를 훨씬 넘어선 고차원적인 이야기들이 오가고 있는데…홍보팀장은 기본적이고 아주 드라인 한 문장을 꾸미고 있다. 영어로 보낸 official statement…새빨간 수정본이 온다. 또 고친다. 다시 컨펌. 또 반은 빨갛다. 또 수정. 결국 영문 다섯문장짜리 official statement가 완성됬다. 한국말로 옮겨 놓으니…이건 바보문장이다. 이걸 어따 쓰나?

    7. 직원들이 무서워

    아침이 밝았고, 어제 하루종일 받아쳐냈던 기자들의 통화 내용들이 여러 매체에서 기사화 되었다. 홍보팀장인 내말을 제대로 알아먹은 기자들이 거의 없다. 각자 자기가 이해한 대로 기사를 꾸며 올렸다. 이것봐라…MBC에서는 내가 뒷부분에 한말을 꼭지를 발라 방영한다. 우물쭈물..하는 목소리다. 아침 사내 이메일에서는 마구 항의가 온다. ‘우리회사 홍보팀은 뭘하는겁니까?’ ‘오늘자 부산일보는 보셨나요?’ ‘여기 광주 지역신문 기자가 인터뷰를 하자는데 어떻게 할까요?’ ‘이런 기사를 빼야지 가만히 놔둬도 되는겁니까?’ 죽을라고…이 피끓는 대리 녀석들.

    8. 조금만 기다려 볼까?

    홍보팀장 오늘 그건으로 기사 몇개나 났나? 예 TV3사 포함해서 전체 다 났습니다. 아주 분위기가 안 좋습니다. 언제까지 갈 것 같아? 흠…오늘도 기자들이 우리 처리 방침에 대해서 계속 물어오는 걸 보니 며칠 더 갈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그래? 아무래도 조금씩 잦아 들지 않을까? 모르겠습니다. 사실… 홍보팀장. 조금만 기다려보자. 기자들 그동안 조금 잘 다스리고. 거 해명광고 한번 나가면 돈이 너무 많이들어. 광고대행사에서도 조금만 기다리자더라구. 네??? 돈좀 아끼자. 네…

    9. 니가해라 인터뷰

    홍보팀장님이시죠? 저는 KBS OOO인데요. 요즘 이 건 때문에 많이 바쁘시죠? 그래서 그런데 사장님 인터뷰 좀 할 수 있을까요? 네? 사장님 인터뷰요? 그게 좀…혹시 그냥 제가 하면 안될까요? 아뇨…이 사안이 조금 중대한 거라서 될수 있으면 고위 임원급 이상이 해주셔야 하는데요. 잠깐만요. 누가할까??? 임원 그룹이 20명인데…아무도 없다. 맘 놓을만 한 분이. 그리고 이 위기를 잘 알고 있는 분도 거의 없다. 사장님이 안 나서시면 아무도 없다. 회사는 있는데 사람은 없다. 죽겠네…

    10. 거 블로그에 뜬 것 좀 끌어내리지?

    이거봐 홍보팀장. 우리 아들이 어제 그러던데…뭐 온라인상에서 난리가 났다던데? 그거 알아? 네…블로거들과 각종 카페들을 모니터링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그걸 그냥 놔두는거야? 그거 끌어 못내려? 거 들어보니 애들이 거의 장난치는 거더만, 제 정신 아닌 애들도 많고…그거 그냥 놔두기야? 네? 저…블로그는 잘 못 건드리면 아니 건드린 만 못하게 되서요…모니터링하면서 적절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게 전부입니다. 거…참…홍보팀이 문제가 있어. 자기일 처럼 처리를 안하네…당신 이름이 온라인에서 막 욕먹구 있다고 생각해봐. 거 가만히 놔두겠어? 확 그새끼들 모가지를…

    11. 대행사는 뭐한데?

    아니 홍보팀장 잠깐 들어와봐. 우리 대행사에 매달 얼마줘? 천만원? 아니 근데 그렇게 주는 데 왜 기사를 못막아? 그돈 가지구 걔네들 다 뭐해? 어제같이 그런 MBC뉴스 정도 빼줘야 하는거 아니냐? 홍보팀장이 너무 대행사 싸구 도는거 아니야? 대행사는 굴려야 해. 어제 그 MBC 뉴스 사이트에서 못 내리면 일 관두라고 그래. 아니다. 그 대행사 사장 당장 들어오라구 그래. 내가 한마디 해야 겠어. 못하면 관두라구. 한달에 천만원이 누집 강아지 이름이야?

    12. 기자들 술 좀 사줘

    홍보팀장, 거 기자애들 술 좀 사줘. 그냥 소주 한두잔 먹고 털자그래. 홍보팀장이 되가지고 그런거 정도는 알아서 해야 하는 거 아니야? 우리 경쟁사는 아무말 없는데 왜 우리만 이래…당장 오늘 저녁부터 기자들 몇몇 만나서 잘 봐 달라고 하면서 술한잔 사. 네…회사카드 가지고 나가겠습니다. 어…근데 거 예산 잘 한도있게 써라. 50만원 이상은 안된다. 그냥 진동횟집에서 세꼬시 시켜서 한판 먹구…소주 댓 병 까 보내. 괜히 좋은 술집가지 말고. 돈 없어.

    13. 아니 꼭 그런 애들한테 돈 써야 해?

    홍보팀장. 아니 거 뭐야…그 이름도 모르는 찌라시에 광고를 줘야 해? 아무리 200만원이라도 좀 그렇다. 거 그냥 쓰라 그러지? 흠…그게요. 그 친구들이 온라인 사이트를 가지고 있어서 요즘에는 파괴력이 좀 있습니다. 가뜩이나 요즘 네티즌들 반응이 안좋아서 같이 쓸려 넘어갈 수 가 있어서요. 그래도 그렇지…만약에 다른 애들도 달겨들면 어떡해 그때 다 줄꺼야? 지하철에 수십개두 넘던데…어쩔꺼야 그때는? 그래서 그냥 회식비 지원이나 구독료 등으로 풀라고 합니다. 다른데 눈에 안띄게요. 쩝…그러면 200은 너무 많아. 홍보팀장이 가서 한 100이하로 쇼부좀 봐라. 쩝…

    14. 내년도 PR플랜 다됬어?

    홍보팀장. 왜 전화가 이렇게 힘드냐? 아무리 일이 터졌다고 해도…사장님 보고는 들어가야지. 내년도 PR플랜 빨리 완결해. 그거 이번에 마케팅 플랜 하면서 같이 보고해야 해. 듣고있어?

    15. 우리 회사 홍보팀에 실망이야

    인트라넷을 보면 글들이 줄을 잇는다. 홍보팀은 무얼하고 있나요? 기자X들을 왜 관리를 못하나요? 우리 그 많은 광고비는 어디다 쓰나요? 이 OO일보의 O기자는 왜 유독 우리를 더 부정적으로 공격하나요? 혹시 우리 회사라 무슨 억하 심정이 있는건 아닌가요? 나는 우리 회사에 왜 홍보팀이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니네들이 와서 해봐라. 결과적으로 위기 이후에 잘 했다 칭찬 받는 홍보팀은 거의 없다. 긍정적인 기사가 매일 나와도 부정적인 기사 한번은 꼭 인트라넷에서 회자가 된다. 그리고 곧 만만한 홍보팀은 밥이 된다. 안동 지점의 신입사원 까지 욕을 한다…

    # # #

    홍보팀장들은 이런 위기상황에서 몇가지 부류로 나뉜다.

    1. 복지부동형. 욕먹을 짓은 절대 안한다. 전화도 피하면서…그냥 태풍이 지나가길 빈다.
    2. 적극개입형.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다한다. 모든 언론 인맥을 동원하고 24시간 뛰어 다닌다.
    3. 허둥지둥형. 뭘 어떻게 할 찌 모른다. 회의만 하고, 사장님 보고만 들어간다.
    4. 선무당형. 본사와 커뮤니케이션 하면서 본사가 시키는데로 선무당 칼을 흔들어댄다. 조중동 선별 해명 광고에, 기자회견 한다면서 조중동은 챙기면서 연합뉴스를 안부른다.
    5. 막무가내형. 배째라고 한다. 우리는 떳떳하고 피해자라고 항변한다. 정치권에 줄을 대서 해결하려고 까지 한다.

    결론은 모두다 위기가 끝나고 나면 욕을 먹는다. 그게 홍보팀장들의 운명이다.

  • 위기관리는 철학이다

    무슨 봉창 두들기는 소리냐 하겠지만 경험상 ‘위기관리는 기업의 철학이 한다’는 사실을 자주 반복적으로 깨닫게 된다. 위기를 통해서 기업은 성장한다. 그러나 어떤 기업은 위기를 통해서 더욱 교묘 해 져간다.

    시민단체나 블로그스피어의 많은 사람들은 위기 시 해당 기업의 진정성에 곧 잘 의문을 제기한다. “과연 저 기업이 이번 사태에 대해 우리에게 진정으로 잘 못을 사과하고 있는가?”하는 의문이 들기 때문이다.

    사실 기업 내에서 어떤 의사결정이 어떻게 내려지는 지 일반 국민들은 모르고 결코 알 수도 없다. 그들이 오직 보고 느낄 수 있는 것은 기업이 위기에 처해 어떤 행동을 하고 어떤 말을 하는가가 전부다.

    이런 현실에서 많은 기업들과 홍보실무자들이 위기관리를 ‘기술(skill)’적 측면에서 접근한다는 것이 놀랄만하다. 철학은 1970년 PR학자인 “Pearson’이 언급했던 것처럼 ‘Damn the public (공중들에게 엿이나 먹으라고 해)’ 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는 기업이 아무리 위기관리의 기술(skill)을 연마한 듯 진정한 위기관리가 가능 할까 하는 게 의문이다.

    자사의 제품에 문제가 발견돼 정부기관으로부터 리콜 명령을 받았다고 치자. 언론이 이를 대서특필해서 1주일이 넘는 기간 동안 홍역을 치르고 나니 시장점유율이 그만 반 토막 나버렸다. 전문경영인 CEO에게는 내심 이런 마음이 들기 마련이다. “하필 왜 내가 CEO로 있을 때 이런 일이 생긴담. 타이밍이 아주 나빴어…” 또는 “이게 다 언론 때문이야. 그 것들이 조금만 조용 했어도 대충 넘어갈 수 있는 일이었는데 말이야…” 또는 “어느 시민단체들이나 비이성적이고 극단적인 면이 있는데 이번에는 그걸 통제를 못 했어…” 인간이기 때문에 이런 마음이 들 수도 있다.

    문제는 이런 생각이 위기관리 프로세스를 지배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CEO는 위기가 닥쳤을 때 기업의 철학을 쳐다 보아야 한다. 수십 년 간 우리가 외부공중과 내부 식구들에게 공유해 온 우리의 철학이 무엇인지를 기억해야 한다.

    사실 진정성만 100% 통한다면 자잘한 위기관리의 skill 따위야 큰 문제가 될 수 없다. 우리 회사의 기업 철학이 그 동안 ‘소비자를 그 무엇보다 우선한다’는 소비자 중심 사상이었다면, 위기관리는 그 철학에 충실하게 그냥 행동하는 것이다. 별도의 고민과 의사결정이 무슨 필요가 있나? 성실하게 기업의 철학을 따라 의사결정을 내린 후 ‘우리는 위기에 임해 우리의 철학을 따랐을 뿐’이라 이야기 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기업 철학에 기반한 성실한 접근은 해당 기업을 공중들에게 ‘친숙한 친구 또는 같은 편’으로 느껴지게 만든다. 흔히 위기시에 기업은 공중들을 관리의 대상이자, 극복해야 할 대상(敵)으로 생각하곤 하는데,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기업은 이미 위기관리에 실패한 기업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많은 기업들이 입으로는 ‘소비자’를 이야기 하면서도 ‘손익계산서’를 들여다 본다. ‘소비자가 믿을수 있는 기업’이라고 외치면서 막상 위기가 닥치면 ‘신뢰’를 저버린다. ‘품질’을 지상명제로 한다는 기업이 ‘잘 못 된 제품’을 그냥 덮으려고 한다.

    여러 위기관리와 미디어 트레이닝 세션을 진행하면서 안타까운 것들이 이것이다. 가엾은 홍보실무자들은 잠을 줄이고, 시간을 쪼개가면서 위기관리 시스템을 만들고 있고, 미디어 트레이닝을 받아 위기관리 일선에서의 사소한 실수들을 없애려 하고 있다. 그러나 기업의 철학이 제대로 발휘하지 않는 위기관리에 있어서 일선 홍보담당자의 분식(粉飾) 커뮤니케이션이 무슨 의미가 있고, 어떤 효력을 발휘할 수 있는가 의문이다.

  • 아무도 믿지 말자

    한 기업 내에서 외부와의 공식적인 커뮤니케이션을 매일 매시간 하고 있는 부서는 어딜까? 홍보 부서다. 홍보 부서가 외부로 전달하는 모든 정보는 공식적이면서 정확한 정보다. 그리고 그 정보의 진실성에 대한 책임은 기업 전체가 진다.

    반면 다른 부서들은 어떨까? 마케팅이나 영업부문의 정보는 대부분 외부 공유를 위한 것이기 보다는 내부 공유를 위한 것이다. 더욱 이 정보가 외부공유에 적절하지 않다는 것은 그 정보에 기업 스스로의 주관성이 많이 개입해 있다는 것이다.

    보통 경쟁사보다 전국 시장점유율에서 뒤지는 기업의 마케팅이나 영업부문은 주관적으로 전국 권역별 판매나 브랜드별 판매를 분리해 내부 공유하는 트릭을 쓴다. 나름대로 직원들의 사기를 위한 것이기도 하고, 부분적인 접근 전략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는 오직 내부정보일 뿐 외부에 밝힐 수 있는 정보는 아니다. 큰 그림을 보기 원하는 기자들에게는 객관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생산관리 부문은 어떨까? 이 세상 어느 회사에도 우리 생산 부문의 생산성이 경쟁사보다 떨어진다거나, 품질관리 수준이 열악하다고 홍보팀에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생산부문은 없다. 우리의 품질 관리 수준은 업계 초고 수준이다. 1000만개당 1개 이하로 품질 이상 비율을 관리한다. 절대 품질내부에 이물질이 들어가거나 잘 못된 제품이 출하되지 않도록 우리는 세계 최고의 적외선 inspector를 2중 3중으로 설치해 놓았다… 이런 이야기가 생산관리 부문의 주된 메시지다.

    재무부문에서도 누구 하나 홍보팀에게 다가와 “사실 우리가 진행한 유상감자가 이런 이런 연유다”라는 내용을 솔직하게 알려주진 않는 법이다. 인사부문이나, 총무, 기획 등 모든 담당자들이 홍보담당자들에게 조차 나름대로의 ‘홍보’를 하고 있는 데서 문제가 생긴다.

    위기가 발생 했을 때 홍보담당자는 기업 내부에서 ‘기자’가 되어야 한다. 철저하게 부문에서 전해오는 정보들을 객관성과 진실성을 기준으로 분석해야 한다. 100% sure와 100% true간에 명확한 선을 그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홍보담당자는 거짓말쟁이가 되고, 기업은 부도덕한 악덕 기업이 돼버린다.

    홍보팀을 둘러싼 부문들이 홍보팀을 속이고 있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그들은 단지 내부에서만 공유할 수 있는 디자인 된 정보와 외부로 공유해도 될 떳떳한 정보간의 차이를 모를 뿐이다. 이를 필터링하고, 이해하는 것이 홍보담당자의 임무라는 이야기다.

    문제는 가끔 일부 CEO들께서도 이렇게 객관적이지 않는 내부의 정보를 기자들에게 흘리시는 분들이 계시다는 거다. 홍보담당자들은 이런 경우 참으로 곤혹스럽다. 사장님의 화두를 가지고 달려드는 기자들에게 떳떳하게 줄 수 있는 객관적인 정보가 없기 때문이다. 그냥 내부에서 공유하고 있는 디자인 된 정보를 제공하게 되면 당장 객관적인 정보를 들이미는 경쟁사로부터 반격을 받게 될 것이 뻔하다. 그렇다고 사장님께서 정확한 이야기를 하신 것이 아니라고 발뺌을 하면 사장님은 무엇이 될까?

    항상 각 부문이나 CEO로부터 나오는 정보는 다시 한번 홍보담당자들이 검증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외부로 커뮤니케이션 할 때는 항상 객관적이고 입증이 가능한 정보만을 선별해 전달 할 필요가 있다. 홍보담당자는 그래서 바쁘다. 일단 거짓말쟁이가 되고 나서 그 정보의 소스에게 손가락질을 해 봐도 그 때는 이미 늦은 것을 알기 때문이다.

  • 기자를 찜(?) 쪄 먹을 수는 없다

    미디어 트레이닝을 받으면 위기시나 논란 시에 공격적인 기자를 찜 쪄먹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는 분들도 있다. 반대로는 이런 트레이닝을 해 봤자 악의 섞인 기자의 공격을 막아내기는 역부족이니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다.

    분명한 것은 어떤 홍보담당자도 기자를 속여 큰 여론의 흐름을 돌려 놓을 수는 없다는 것이다. 우리가 미디어에 대해서 알고, 우리의 핵심 메시지를 알고, 인터뷰 스킬을 알고, 여러 위기대응 전략에 대해 익숙하더라도 큰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다.

    도리어 그 큰 흐름을 거스르려고 시도할수록 그 흐름은 커져만 가고, 결국 자사에게 부메랑으로 돌아온다.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주장할 것은 주장하고, 동감하고, 반론하는 수준이 홍보담당자와 대변인에게 맡겨진 최대의 역할이다.

    물론 우리의 핵심 메시지를 사수하지 말라는 말이나, 우리의 역할을 과소 평가하라는 말은 절대 아니다. 우리가 미디어 트레이닝을 통해 갖추어야 할 것은 준비된 메시지와 좀더 전략적인 대응 시스템과 능력이다. 이 시스템과 능력은 우리의 메시지를 적시에 정확한 대상에게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한 밑바탕이다.

    여론의 흐름은 운명이다. 누구도 그 것의 방향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다. 하지만, 우리가 목격한 위기들은 ‘그러지 않아도 되는데’ 여론을 거스르는 사례들이 많다. 이 싯점에서 사과를 하고, 용서를 빌 때가 되었는데, 침묵을 한다. 우리는 아픈데 심한 말로 우리를 두 번 죽인다. 책임지지 못하거나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사실을 강조해서 우리를 혼란스럽게 한다. 이런 불필요한 트러블을 만들지 말자는 게 요지다.

    이러한 스킬은 우리의 회사가 우리의 제품이 그리고 우리의 직원들이 공명정대하게 움직이고 있을 때만 빛이 난다. 만약 어디 한 곳이라도 숨기고 싶거나, 지나치고 싶을 때는 이러한 스킬이 아무리 뛰어나도 그 효력은 미지수가 된다.

    위기시에 홍보담당자에게 맡겨진 역할은 입(口)의 역할이다. 팔과 다리의 역할이 아니다. 팔과 다리는 따로 놀고 있는데 입만 올바른 메시지들을 뇌까릴 수는 절대 없다. 아무리 언변이 좋아도 성난 공중을 이해시키고 안정시키기는 힘들다.

    위기시에 공중들은 기업의 말을 먼저 듣는다. 그리고 이해한 반대로 어떻게 그 기업이 움직이는지를 본다. 말과 행동이 서로 맞지 않으면 당연히 적대감과 배신감은 더 깊어진다. 이런 상황에서 ‘멋진 말과 알맹이 없는 메시지들’은 꺼져가는 불씨에게 뿌려지는 휘발유의 역할을 한다.

    기자는 일부 한 두 번 속여서 (거짓말을 해서) 기사를 쓰게 하거나 쓰지 않게 할 수는 있다. 그러나 공중을 완벽하게 속일 수는 없다. 현재와 같은 다매체 그리고 개인 매체 시대에 있어서 100% pros와 cons는 존재하지 않는다. 섣부른 일선 기자의 ‘찜 쪄 먹기’는 우리 기업과 그 기자를 한 꺼 번에 나락으로 내 모는 위험 천만한 모험이다.

  • 허둥대지 말자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기업&미디어 web@biznmedia.com

    대부분의 위기는 예견이 가능하다. 심지어 자연재해도 각종 예보 시스템을 통해 많은 부분 예견은 가능하다. 기업의 위기의 경우 전문가들은 하인리히 법칙(Heinrich’s Law)을 강조한다. 한번의 위기가 발생하기 까지는 이미 그 전에 유사한 29번의 작은 사고가 있었고, 그 이면에는 300번의 이상징후가 감지됐었다는 조사결과를 근거로 한 법칙이다.

    그러면 이 300번의 이상징후에 왜 미리 주목하지 않았을까? 항상 위기가 발생하고 나면 듣는 비판이다. 기업 홍보담당자들은 위기 요소에 항상 주목하고 모니터링 해야 하는 사람들이다. 그 위기요소에 대해 기업내의 최고 의사결정자가 평소 관심을 보이지 않아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하고 더 나아가 공식적/비공식적으로라도 ‘그 위기가 실제로 발생하면 어떻게 커뮤니케이션 관리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개념정립과 플랜을 짜 놓아야 한다.

    그러나, 여기까지는 교과서적인 당위성이다. 실제로는 자주 허둥댄다. 당황하고, 긴장하고, 메시지에 대한 의사결정에도 주저한다. 이게 현실이다. 홍보담당자의 위기 대비 유형들을 세가지로 나눠본다.

    전혀 정보가 없는 유형
    기자가 전화를 걸어왔을 때 홍보담당자가 기자로부터 그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처음 듣는 유형이다. 전혀 징후를 모니터링 하지 못했고, 관련 부서로부터의 사전 정보가 없는 유형이다. 이 때 가장 큰 원칙은 ‘기자와 오랫동안 이야기 하지 말라’는 것이다. 일단 기자는 여러 가지 정보들을 먼저 입수해서 무기가 많다. 반면 홍보담당자는 그 무기에 바로 대항할 힘이 없다. 일단 숨을 돌리고, 사건에 대해서만 묻자. 기자는 우리 회사의 공식적인 입장을 설명해달라고 한다. 하지만, 정리가 되지 않았을 때 그에 답변을 하면 안 된다. 물론 답답해 보인다. 그래도 책임질 수 없는 실언을 하는 것 보다는 낫다. 자세하게 기자로부터 그가 무엇을 알고 있는지를 파악하고, 그에 대한 우리의 공식적인 입장을 정리해서 빠른 시간 내에 답변을 주겠다고 약속하자. 물론 전화를 끊고 나면 바로 CEO에게 보고를 하고 공식적인 우리의 입장을 정리해 가능한 빨리 답변을 주어야 한다.

    사전 징후를 알고 있었으나 대비를 하지 못한 유형
    이런 경우는 보통 홍보담당자들은 속으로 전화를 받으며 이렇게 생각한다. ‘아! 올 것이 왔구나’ 물론 앞이 깜깜해진다. 긴장을 하게 되고, 자꾸 변명을 하게 된다. 보통 훈련 받지 않은 홍보담당자들의 경우에는 전화를 할 때 진짜 이 사람이 해당 사건에 대해 예견을 하고 있었던 건지 아닌지를 순간적으로 기자들이 판단할 수 있다. 기자에게 홍보담당자가 이미 그 사건을 예견하고 있었다는 느낌을 주면 좋지 않다. 충분히 준비되지 않았으면 항상 후퇴하자. 기자의 전화 대응은 앞서의 사례와 같이 일단 숨을 돌리고 입장을 정리할 시간을 벌자. 준비가 되었으면 그 때 빨리 다시 통화를 하자.

    어느 정도 시간을 두고 준비를 해온 유형
    이런 유형은 조금 대응방식이 달라져야 한다. 일단 기자에게 전화를 받자마자 전화 인터뷰 자세로 돌입한다. 책상을 정리해 놓고 그 위에 우리의 공식 입장을 정리한 공식 발표문(official statement)과 예상질의응답(expected Q&A) 팩을 가져다 놓고 이야기를 시작하자. 단어의 표현 하나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미디어 트레이닝을 받은 그대로 핵심 메시지 내에서만 머물러야 하고, 예측이나 예단은 절대 경계해야 한다. 예상 질의응답에서 예측해 놓지 못한 돌발적인 질문에는 답변을 일단 미루어야 한다. “그 사항에 대해서는 제가 확인해보고 다시 전화 드리겠습니다”라고 말하자. 이미 준비가 되었을 때는 항상 홍보담당자에게 ‘애드립’의 유혹이 따른다. 절대 금물이다. 자극적인 비유나 표현도 자제하자.

    일단 어느 정도 규모 이상의 위기가 발생되면 홍보담당자는 수 십에서 수 백 통의 전화를 짧은 시간 내에 소화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한 매체에서 한 명의 기자가 한 통의 전화만 걸어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일종의 패닉 상황에서 일대일로 답변을 하는 것이 비효율적이고, 위험스러울 때도 있다. 이럴 때는 한꺼번에 입장을 공개하는 공식 발표문 (official statement)를 전체 출입 기자들에게 배포하거나, 기자회견을 자청해야 한다.

    물론 두 방식 모두 철저하게 준비 되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지난 N사의 과자 이물질 파동은 약 한달, 그리고 D 참치 캔의 이물질 파동에도 약 2주간의 준비기간이 홍보담당자들에게 있었다. 준비 기간이 없는 위기는 없다. 문제는 이 기간 동안 무엇을 어떻게 잘 준비하는 것이냐가 문제다. 그래야 허둥대지 않는다.

    정 용 민

    PR컨설팅그룹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사장
    前 오비맥주 홍보팀장
    前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장
    ICO Global Communication, LG-EDS, JTI Korea, KTF, 제일은행, Agribrand Purina Korea, Cargill, L’Oreal 등 다수 국내외 기업 경영진들 대상 Media Training
    Hill & Knowlton, Crisis Management Training Course 이수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두번째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Training 기법 사사
    네덜란드 위기관리 컨설팅회사 CRG의 Media training/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입력 : 2008년 04월 07일 13:38:23 / 수정 : 2008년 04월 07일 13:40:26

  • 김치 파르페

    세스가 Meatball Sundae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세스가 자기 Meatball Sundae를 구입한 독자들과 전화 컨퍼런스를 한다는 군요.

    지난 몇주간 미디어 트레이닝과 위기관리 수업을 몇 차례하고 여러 기업들의 홍보실무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자꾸 이 세스 고딘의 Meatball Sundae가 생각이 났습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은 여러 문답에 있었습니다.

    • 왜 N사 홍보팀은 소비자 컴플레인이 최초 발생했을 때 부터 언론에 공개 되었을 때 까지의 한달간 Expected Q&A와 Talking Points 전략들을 더욱 정교하게 개발하는 데 실패했을까?
    • 왜 D사 홍보팀은 식약청이 간단하게 확인할 수 있는 ‘거짓말’을 할 수 밖에 없었을까?
    • 왜 S사는 지렁이 빵이 자작극일 경우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뒷흥정을 했다는 의혹에 휩싸여 있을까?
    • 왜 리콜을 소비자들을 ‘위한’ 하이프로파일 전략이라고 생각할까?
    • 왜 우리나라의 CEO는 위기시에 맨 앞에 나서지 않는가?
    • 왜 우리 홍보팀은 위기가 벌어지면 제일 홀로 바쁠까?

    그리고 홍보 컨설팅을 하면서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하고 나면 똑같이 Meatball Sundae가 생각이 납니다.

    • 그래? 이번 신제품 컨셉이 뭐지? 어떤 차별성을 강조할껀가?
    • 클라이언트사에서 하필이면 그런 메시지를 전달했으면 좋겠다고 고집하시는 이유가 뭔가?
    • 실제 다른 경쟁사들이 이런 이야기를 전혀 안 하고 있나?
    • 진짜…이 메시지가 진실인가?
    • 꼭 이 프로그램을 해야하는 이유가 사내 정치적인 이유말고는 하나도 없는건가?
    • 예산 없이 한국을 대표하는 종합지에 1면을 헐어 떡하니 나가고 싶다는 그 욕심은 이해를 하지만…왜 대기업은 돈이 많이 드는 여러 종합적 커뮤니케이션 활동들을 전방위로 하고 있을까… 생각해 본적은 없나?

    세스 고딘이 홀로 Meatball Sundae를 실제로 만들어 ‘Disgusting’하다고 평가를 했습니다. 저는 김치를 파르페에 얹어서 비슷한 PR적 비유를 하고 싶습니다.

    위기관리나 기업의 운영에서 ‘경영철학’은 가장 중심이고, 성공의 핵심 요인입니다. 브랜드 PR에 있어서도 강력한 경영철학을 근간으로 한 강력한 차별화가 핵심입니다.

    각종 마케팅 교과서가 ‘성공한 위기관리’ ‘성공한 마케팅’ ‘성공한 브랜드 PR’에 대해서 단편적인 이야기들을 해 주고 있지만, 꼼꼼히 분석을 해보면 그들은 일선의 trick을 통해서 성공한 것이 아닙니다. 그들에게는 강력한 철학이 있었고, 공유가 있었다. 우리가 환호(wow)하는 그들의 성공방식은 그들에게 너무나 당연한 것이었습니다.

    아무나 위기관리에 성공하는 게 아닙니다. 아무나 성공적인 기업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아무 브랜드나 기회를 잘 잡아 성공할 수 있는 것도 아니지요. 철학이 없는 기업에게 ‘실무자들의 뼈를 깍은 단순한 노력들은’ 그냥 파르페위의 김치처럼 서로 어울리지 않습니다…절대…

  • CEO 사진 촬영과 식은땀의 추억

     

    일반 기업 포토세션을 할 때는 위의 사례와는 약간 다르게 그렇게 시끄럽지가 않습니다. 포토세션 설정의 문제로 촬영 이전에 의견이 약간 분분하다거나 촬영을 마친 기자와 마치지 못한 기자간에 요구사항이 달라 시끄러운 사례들은 있지만…이렇게 연예쪽의 사진 촬영 풍경과는 많이 다릅니다.

    인하우스에서 가장 어색한(?) 일 중 하나가 CEO를 언론이 사진 촬영하는 경우입니다. 인터뷰를 마치고, 또는 기사 배경으로 쓰려고 언론사에서 CEO 사진 촬영 의뢰가 들어올 때가 있는데…이때 CEO가 협조적이시지 않을 때가 많다는 게 문제입니다. 일단 어렵게 시간을 내었어도 사진 기자의 요구에 응하는 CEO의 태도가 홍보담당자들을 바늘방석으로 만들기도 합니다.

    촬영중에도 표정관리가 힘드셔서 불평을 하시거나 촬영 시간을 길게 느껴 불편해 하시곤 합니다. 연예인들이야 표정설정에 프로들이니까 자연스럽지만 일단 CEO분들은 극히 드뭅니다. 앞에서 쓸데없는(!) 이야기로 CEO분의 표정을 풀어 드려야 하는 홍보담당자에게는 번죽있는 말빨이 중요합니다.

    사진 기자가 “자연스럽게…사장님…자연스러운 표정으로요…”하는데 이 때 CEO의 표정을 바로 풀기 위해서 홍보담당자는 무슨 짓을 무슨 말을 해야 할까요? 매번 식은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