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마음대로 안 되네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도 평시 나름대로 열심히 위기관리 시스템을 만들고, 대응팀이 훈련도 하고 여러 준비를 했었습니다. 그런데도, 막상 위기가 발생되니 제대로 잘 안 되는 것이 너무 많습니다. 위기관리를 잘 하는 기업들은 어떤 비법이라도 있는 걸까요? 저희 스스로 한계를 느끼고 있습니다.”

컨설턴트의 답변

기업이 위기와 같은 부정적 상황을 마주했을 때, 과연 스스로 통제가능한(controllable)한 것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통제가능한 것을 스스로 통제할 때, 말씀하신 것처럼 ‘마음먹은 그대로의’ 결과가 나오게 될 텐데요. 그 통제가능한 것은 무엇일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완전하게 통제가능한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위기관리가 마음대로 잘 안 되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겠지요. 기업의 위기 시 기업을 구성하는 임직원들은 통제가능한 자산일까요? 평소 직원 만족도가 그리 높았는데요? 자사 담당기자들은 통제가능한가요? 그렇게 친한 기자들이 많았는데 말이죠.

오래된 거래처나 대관에서 담당하던 규제기관과 국회는 어떤 가요? 평소 자문 교수들과도 그리 좋은 관계를 다져왔다 생각했는데, 그 중 누구 하나 회사를 지지하는 언론 기고문을 써주는 것도 부담스러워 하더군요. 소셜미디어로 대변되는 온라인 여론은 어떤 가요? 통제는 말그대로 언감생심 아닌가요? 실제로 위기 시 주변을 돌아봤을 때 통제 가능하다는 느낌이 드는 대상이나 주제를 찾기는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저도 개인적으로 자사의 ‘커뮤니케이션’은 위기 시 그나마 통제 가능하다고 보고는 있습니다. 하지만, 더욱 정확하게는 자사의 맥락 이해, 공감, 전략에 기반한 메시지와 타이밍 같은 ‘커뮤니케이션 시도 행위’가 통제 가능한 것이지요. 그 메시지가 전달되어 커뮤니케이션 목적이 달성 되는가는 또 다른 의미입니다. 커뮤니케이션 전반도 통제 불가능한 영역이지요. 통제가능한 영역보다 통제 불가능한 영역이 훨씬 크니, 이조차 마음대로 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기 시 그나마 스스로 통제 시도라도 할 수 있는 상황 관리와 커뮤니케이션 관리에 보다 집중할 필요는 있습니다. 이 부분들까지 포기해 버린다면, 위기관리란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지요. 통제 시도를 해 볼 수 있는 상황 관리와 커뮤니케이션 관리를 당연히 제대로 해 위기관리 목적에 한발자국이라도 나아가게 해야 합니다. 사실 이 부분이 곧 위기관리라고 불리는 영역입니다.

그러나, 현장에서 보면 여러 기업 경영진은 전혀 통제할 수 없는 대상과 주제에 보다 많은 관심을 가지곤 합니다. 통제가능 할 수 있는 대상과 주제에만 집중하는 데에도 체계와 역량이 모자람에도, 마음은 온통 통제 불가능한 쪽에 가 있습니다. 물론 회사 스스로 그것이 통제 가능하다 믿는다면, 통제 시도를 하는 것 자체에는 문제가 있을 수는 없다고 봅니다.

핵심은 무엇이 통제 가능한지, 통제 가능하지 않은지에 대한 분별이 먼저라는 것이지요. 통제 희망과 통제 가능은 전혀 다른 개념입니다. 희망보다 가능의 영역을 평소에 늘려 놓는 것, 이를 위한 꾸준한 시도와 역량 구축이 비법입니다. 즉, 마음대로 되지 않을 영역을 확인해 아주 조금이라도 줄여 보려는 준비가 중요하다는 의미이죠.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컨설턴트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컨설턴트
2009년 국내 최초의 기업 위기관리 컨설팅사 스트래티지샐러드를 창업했습니다. 약 30년간 국내외 300여 개 기업과 조직의 위기, 이슈관리를 자문해 왔으며 위기관리 분야 저서 다섯 권을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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