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중심으로 이해하자?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는 이번 위기상황을 중대한 보안위기라고 봅니다. 오랫동안 꾸준하게 보안관련 투자를 해 왔지만, 충분하지 않았던 것 같고요. 이번 경험을 통해 좀더 나은 보안체계를 구축하고 운영해 보자는 것이 저희 내부 분위기입니다. 컨설턴트께서는 이번 위기를 어떻게 보고 계신지요?”

컨설턴트의 답변

기업이 위기와 마주했을 때, 그 위기를 어떻게 정의하는지는 위기관리에 있어서 아주 중요한 첫 단추가 됩니다. 기업 스스로 해당 위기를 어떻게 정의하는가에 따라서, 관리의 성패가 갈릴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질문하신 임원께서는 이번 자사의 위기를 ‘중대한 보안위기’로 정의하신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 정의 속에는 아주 중요한 ‘사람’의 개념이 빠져 있습니다.

흔히 위기를 맞은 기업들은 각 위기를 보안위기, 품질위기, 서비스위기, 안전위기, 환경위기, 법적위기, 명성위기 등등으로 정의하고 그 의미를 확정하려 합니다. 그러나, 모든 위기에 있어서 중요한 핵심은 그 위기와 관련된 ‘사람’입니다. 사람이란 해당 위기로 인한 피해자를 의미할 때도 있습니다. 그 외에도 그 위기 때문에 우려하는 사람, 실망하는 사람, 화가 나는 사람, 슬퍼진 사람, 적대적으로 바뀐 사람, 손해를 입은 사람 등 여러 유형의 사람들을 포함합니다. 이 부분에 초점을 맞추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이번 건을 보안위기라 정의하다 보면, 그 안에 사람을 보지 못할 가능성이 많습니다. 회사가 나름대로 보안체계를 업그레이드하면 위기가 사라질 것이라는 해법에 집중하게 될 겁니다. 물론, 그 문제의 뿌리를 개선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 위기로 인해 피해를 받았다고 생각하거나, 우려하고 있거나, 불안 해 하고, 화가 나 있는 사람들을 제대로 마주할 수 있을 때에야 위기는 관리될 것입니다. 따라서 보안위기는 곧 고객관련 위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다른 예로 아파트를 짓는 건설사도 마찬가지입니다. 갓 지은 아파트에 물이 새고, 벽에 금이 가고, 배선 문제로 전기가 나가고, 방문이 닫히지 않는다는 등의 문제가 발생되었다고 해 보시죠. 그 상황을 위기로 판단한 건설사에서는 대부분 그 위기를 ‘품질위기’라 분류합니다. 자신들이 지은 아파트 품질에 문제가 있으니, 제대로 된 품질로 하자를 개선시켜야 한다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죠.

그러나, 그 위기도 사실은 고객관련 위기입니다. 그 건설사 아파트 브랜드를 좋아하고 신뢰했던 고객에 관련된 위기가 발생된 것이지요. 고객측에서는 그 위기를 ‘안전위기’라고 정의하기도 합니다. 자신들의 안전이 부실한 시공으로 위협받고 있다고 여기는 것이지요. 건설사는 고객과 이렇게 서로 다른 눈높이를 맞추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위기관리 전과정에 상당한 고통을 받게 될 것입니다.

기업이 경험하는 대부분의 위기는 고객, 직원, 투자자, 노조, 거래처 등과 관련된 것일 수 있습니다. 사람이 각 위기의 중심이라는 의미입니다. 위기 속에는 항상 사람이 있습니다. 그 사람들을 제대로 보지 않으려 하거나, 보지 못해서는 위기도 제대로 관리될 수 없습니다. 사람들을 정확하게 보고 마주해야 합니다. 사람들을 이해시키고, 만족시키면 많은 문제가 풀릴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컨설턴트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컨설턴트
2009년 국내 최초의 기업 위기관리 컨설팅사 스트래티지샐러드를 창업했습니다. 약 30년간 국내외 300여 개 기업과 조직의 위기, 이슈관리를 자문해 왔으며 위기관리 분야 저서 다섯 권을 썼습니다.

Communications as Ikor에서 더 알아보기

구독을 신청하면 최신 게시물을 이메일로 받아볼 수 있습니다.

코멘트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Communications as Ikor에서 더 알아보기

지금 구독하여 계속 읽고 전체 아카이브에 액세스하세요.

계속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