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일부 전문가들은 위기 발생 시 공감을 표현하게 되면 반대파의 의견에 회사가 동의하는 것으로 간주될 수 있다며 주의하라 하더군요. 책임을 인정하는 의미도 될 수 있다고도 하고요. 위기 발생시 회사의 충분한 공감이라는 것이 곧 동의를 의미하는 걸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이 주제 또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오래된 논쟁 주제입니다. 공감에 주의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고, 충분한 공감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일견 어느 쪽도 일리는 있습니다. 즉, 상황에 따라 공감의 의미는 달라질 수 있다는 시각이 더 정확하겠습니다.
그러나, 몇 가지 함께 생각해 볼 부분은 있습니다. 일단 위기가 발생했을 때 기업이 피해자나 여러 이해관계자들에게 표현하는 공감이 곧 동의와 같은 의미인가 하는 질문입니다. 공감의 표현 방식이 정확하다면 공감이 곧 동의를 의미한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일단 공감이라는 것은 이해를 전제로 합니다. 그 부분이 핵심이라고 봅니다.
위기 발생 시 기업이 인간화 되어야 한다는 관점에서, 기업이 표현하는 공감은 ‘우리 기업이 인간적으로 여러분의 생각과 감정을 이해하고 있다’는 커뮤니케이션입니다. 이런 표현에 따라 이해관계자들은 ‘저 기업이 인간적으로 우리를 이해하기는 하는구나’하는 느낌을 가지게 됩니다.
반대로 공감에 대한 표현이 없는 기업의 경우 이해관계자들은 ‘저 기업은 우리를 인간적으로 전혀 이해하지 않고 있다’는 느낌을 가지게 됩니다. 당연히 마음을 닫고, 그후 그 기업의 어떤 메시지에도 귀를 기울이지 않습니다. 위기관리를 위한 커뮤니케이션 자체가 불가능 해 지는 상황이 되는 것이죠.
기업이 공감을 표현한다면 법적으로 책임을 인정한다는 것일 수 있다는 시각도 케이스별로 다름이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그렇지 않다고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공감이란 주요 이해관계자들의 생각과 느낌에 대한 정서적 이해를 의미합니다. ‘여러분이 그렇게 생각하고 계시다는 것을 우리(기업이)가 이해하고 있습니다’며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입니다. 그 내용과 표현에 어떤 책임 인정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기업이 일단 공감을 표현하면 문제가 해결되는 것일까요? 주요 이해관계자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열면 위기 상황이 달라 질까요? 공감의 표현이 즉각적 문제 해결의 단초가 된다 거나, 위기 상황을 관리하는 특효약이 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공감의 표현은 가장 기본적인 인간 됨됨이에 대한 것일 뿐입니다. ‘일단 저 기업이 인간적인 자세는 되어 있군. 이제부터 대화를 해 볼 수 있겠군’하는 정도의 분위기 기반을 만드는 효력은 있습니다.
그 후 전략적 메시징으로 문제해결과 배상 또는 보상에 대한 내용, 개선 및 재발방지에 대한 내용이 따라야 실질적 위기관리를 위한 커뮤니케이션이 진행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간단히 정리하면 공감하지 않은 채 전달하는 메시지들은 수용성이 낮고, 충분한 공감을 한 후 전달하는 메시지들은 수용성이 높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우리는 여러분을 인간적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이제 함께 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를 해 봅시다. 이 것이 공감의 진짜 의미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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