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관리에 실패하는 대표적인 이유들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기업이 태어나서 성장하고 발전해 나가는 과정에서 종종 피치못하게 맞닥뜨려야 하는 것이 ‘이슈’다. 이슈라는 것은 위기로 정의하기에는 시기적으로 이른 단계의 부정적 상황을 의미한다. 점진적으로 위기로 나아가게 되는 성격을 띤다. 이슈의 지속기간은 짧게는 며칠에서 길게는 수년에 걸칠 때도 있다. 때때로 이슈인 것으로 보였던 상황이 하나의 해프닝으로 마무리될 때도 있다.

그러나 중대한 이슈의 경우에는 적절한 관리 실행이 없을 경우에는 해당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현저하게 훼손시킨다. 쉽게 말하면 더 이상 기업이 사업을 유지할 수 없게 만든다. 또 어떤 경우에는 사업의 유지 정도는 되겠지만 해당 이슈로 인해 입은 큰 데미지로 점차 성장동력이 소실되어 간다.

이렇게 중요한 이슈관리를 어떤 기업은 성공하고, 어떤 기업은 실패한다. 성공의 이유는 비교적 단순한다. 반면에 실패의 이유는 제 각각이다. 이슈관리에 실패한 많은 기업에게 어떤 공통적 증상이 있었는지를 알아보는 것은, 실패를 경계하기 위한 사전 반면교사의 의미로 중요해 보인다. 다양한 이슈를 경험한 기업 중 실패한 기업은 어떤 이유로 인해 실패를 반복했을까?

첫째, 이슈관리가 장기전이라서 당한다.

위기관리는 단시간내에 자사의 역량을 집중해서 의사결정하고 실행해서 마무리 짓는 경향을 보인다. 위기 시에는 심각성이나 위급성을 사내에서 누구나 인지하게 된다. 긴장한 많은 임직원이 하나의 방향에 주목하기도 쉽다. 자신들이 현재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일정한 답이 있는 게임이다. 누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평소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온 기업에게는 답이 있다. 예산이나 인력 투입에 있어서도 우선순위가 있고, 조직적 지원이 가능한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슈관리는 장기전이라 자사 역량 집중이 그리 쉽지 않다. 간헐적으로 관심 가져주는 경영진이 지속적인 역량 투입은 주저한다. 언제 본격화될지도 모르고, 언제 끝나게 될지도 모르는 이슈에 계속해 수도꼭지를 틀어 놓고 있을 수는 없다고 한다. 임직원의 긴장도나 주목도도 현저하게 떨어진다. 게다가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답이 관점이나 경험에 따라 분분하다. 답이 없다는 이야기가 회자된다. 누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가 그리 정확하지 않다. 당연히 예산이나 인력투입이 쉽지 않다.

그래서 많은 실패한 기업은 특정 이슈가 이슈 차원에서 머무르다 위기로 발화되는 흐름을 적절히 차단하지 못한다. 그런 기업 내에서는 “괜히 긁어 부스럼 만들 필요 있는가?” “아직 그렇게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데, 우리가 나서서 떠들썩 하게 관리하는 게 맞는 것인가?” “앞으로 많은 변수가 있는데, 이 상황이 우리에게 큰 데미지가 될지는 아직 확신하기 어렵지 않나?” “이 이슈는 깨끗하게 해결되기 어려운 성격인데, 우리가 이슈관리를 한다고 해서 해결할 수 있을까?” 같은 현실적 질문들이 돌아다닌다.

결국 대부분의 경우에는 평시 의사결정 라인에서 ‘두고 보자’ 또는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기다려 보자’ 등으로 이슈대응의 기조가 귀결된다. 물론 이 대부분은 갑작스럽게 이슈가 위기의 성격을 띄며 폭발되면 “미리 이런 부분이라고 관리해 놓았으면 이 정도까지는 안 되었을 텐데” “그때 바로 관리를 했어야 하는 것이었네” “어차피 언젠가는 맞고 가야 하는 것이었으니 어쩔 수 있나’하는 사후담으로 이어진다. 로마의 작가 푸블릴리우스 시루스는 “강물을 가장 쉽게 건너는 방법은 강의 시작점에서 건너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슈관리는 이슈 시작 초기에 할수록 성공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의미로 해석해 보자.

둘째, 대응 분야를 갈라서 보다 실패한다

이슈관리야 말로 전사적 대응으로 통합성이 핵심이다. 물론 위기관리는 더 말할 것도 없지만, 이슈관리에 있어서는 이상하게 대응 분야를 갈라치기 해서 논의를 하는 경우가 많다. 특정 이슈를 바라보며 정의 할 때에 해당 이슈를 ‘언론 관련 이슈’ ‘소송 관련 이슈’ ‘대관 관련 이슈’ ‘노조 관련 이슈’ ‘소비자 관련 이슈’ 등으로 분류하고 대응 분야를 좁게 정의해 대응 담당을 나눠줘 버린다.

그러나 어떤 이슈도 순수하게 언론만, 소송만, 규제기관만, 노조만, 소비자만으로 제한되는 성격의 이슈는 없다. 만약 그렇게 제한되는 이슈라면 그것은 중대한 이슈일 가능성이 적다. 차라리 하나의 해프닝이나 컴플레인, 단기 갈등 수준으로 마무리된다. 문제는 중대한 이슈를 그렇게 단순히 바라보는 경우에 발생된다.

상당수 부정 이슈는 언론에서 규제기관으로 소비자로 국회로 소송으로 불규칙하게 연결된다. 마치 여러 겹 세워진 도미노 무더기처럼 속도가 붙으면 사방팔방 이해관계자들의 참전(參戰)이 이루어진다. 최초 해당 이슈가 언론관련 이슈이기 때문에 홍보팀에서만 관리하라는 의사결정을 한 기업은 도미노 파도를 접하게 되면 바로 관리 동력이 상실된다. 어디에서 이 파도를 끊어 내야 하는지 고민하다가 완전한 실패와 마주하게 된다.

이슈관리 분야, 담당부서, 방식을 단순화하지 말아야 한다. 통합적으로 다양한 이슈관련 부서들이 정기 대응 미팅을 하게 유도하는 것이 낫다. 실시간은 아니더라도 신속한 정보 및 상황 공유가 관련 담당자들에게 제공되어야 한다. 홍보가 법무를 돕고, 법무가 대관을 지원하고, 노무가 홍보와 마주하게 해야 한다. 같이 진행하는 협진을 통해 아직은 잠재하고 있는 이슈를 따라가며 관리해 나가야 한다. “나쁜 습관을 바꾸려 할 때 우리가 즉시 실천할 수 있는 행동은 반대로 하는 것이다.”라는 말이 있다. 가르지 말고, 통합해 보자. 조직적으로는 귀찮아도 그게 낫다.

셋째, 이슈관리에 승리와 패배가 있다고 보다 실패한다

이런 생각은 해당 기업 경영진의 이해관계자관(觀)을 반영하는 것이다. 자사가 전개하고 있는 사업분야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이해관계자를 일단 ‘적’으로 간주하고 ‘싸워서 이겨야 한다’는 생각을 하는 경우 대부분 이슈관리는 실패하게 된다. 이슈관리는 기본적으로 승리와 패배의 게임이 아니다. 어떤 이해관계자이던 자사가 때려 쳐부수어야 하는 원수 같은 이해관계자는 아니다. 이해관계에 있어 일정한 갈등이 있을 뿐, 그 이해관계자들은 절대 적이 아니다.

이해관계자를 적으로 보는 기업의 내부에서는 특정 이해관계자들을 ‘정치적 집단’ ‘합리적이지 않은 집단’ ‘의도적이고 악의가 있는 집단’ 또는 심지어 ‘미친 사람들’로 까지 폄하한다. 당연히 그런 비정상적인(?) 사람들에 대한 기업측 대응은 극단적이고, 공격적이며, 기교 및 기술적이 된다. 마치 첩보영화 007이나 테러집단에 맞서는 특공대 같은 비장함까지 내 보일 때도 있다. 그러나, 세상은 그런 환경도 아니고 그와 같이 실현되지도 않는다.

이해관계자를 만나보고, 들어보고, 그들의 우려, 불만, 요구에 대해 고민해 보고, 성실하게 이를 반복하는 태도를 보여줄 때 이슈관리 예후가 더 낫다. 그들과 함께 문제를 풀어보자는 경영진의 강한 의지와 태도 결정이 주효하다. 그들을 먼저 이해하게 되면 그들을 어느 정도 존중할 수 있게 된다. 그들이 우리의 사업과 관련하여 왜 반대하거나, 우려를 표하고 있는지를 근본적으로 이해하고 존중하게 되면 제3의 길을 찾을 수 있다. 서로가 윈윈하지는 못하더라도 서로 동시에 지지(lose)까지는 않는 다른 길은 찾을 수 있다.

넷째, 특정 한 두 이해관계자는 자신들 편이라 착각하다 당한다

자기 회사가 소비자들에게 상당한 베네핏을 제공하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기존 사업분야에서 소비자들이 가지고 있던 고질적 불만을 자사가 해결해 주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소비자들은 대부분 자사를 지지하고, 만족해하고 있어서 자사의 팬덤을 이루고 있다고 자랑스러워한다.

그러나, 그에 이어지는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런데도 불구하고 언론이 이상하게 적대적이라 한다. 규제기관들이 자사를 못 잡아먹어 안달이라고도 한다. 법이 잘 못되었다고 지적한다. 자사 사업으로 밥그릇을 뺏길 처지에 있는 사회적 이해관계자들이 무리하고 있다고 화를 낸다. 특정 문제를 제기하는 NGO나 협회만 없으면 살 것 같다고도 한다.

이슈관리에 성공한 기업은 학생으로 치면 모든 교과 과목에서 골고루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고 있는 기업으로 비유할 수 있다 소비자에게 좋은 평가를 받는 기업은, 언론이나 규제기관, 주변 이해관계자, NGO, 노조 등에게도 비교적 균일한 평가를 받고 적절한 이해관계 관리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렇지 못한 기업들과 비교해보면 상대적 차이는 뚜렷하게 나타난다.

소비자나 언론, 규제기간 한 두 이해관계자의 지지만 가지고 기업이 이슈관리나 사업을 성공시킬 수 있는 가능성은 극히 낮다. 이슈관리에 성공하고자 하는 기업은 어느 한 이해관계자의 지지에만 집중하려 하기 보다는, 다양한 주요 이해관계자 관리 역량을 골고루 강화시키는 것이 급선무다.

우리는 언론관계는 크게 생각하지 않는다, 온라인에만 집중하려 한다와 같은 이야기를 이슈관리 현장에서 종종 듣는다. 그러나, 사업이나 이슈관리는 A or B or C 가 아니다. 반대로 A and B and C가 상대적으로 더 안정적이다. 선택과 집중이 더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하는 기업도 있다. 하지만, 그러려면 선택과 집중으로 이슈관리에 성공할 만큼의 맷집이 전제되어야 한다. 대부분 기업은 맷집은 커녕 유리턱이어서 문제다.

다섯째, 특정인을 데려오면 이슈가 관리된다고 하다 실패한다

기업에 따라 모셔오는 인사는 천차만별이다. 규모 있는 기업은 각종 사법 규제기관에서 큰 자리를 하던 명망 있는 분들을 모셔 오기도 한다. 직전에 자사를 수사하던 검찰이나 경찰 담당자를 과감하게 빼 오기도 한다. 그 외에도 언론사 출신 데스크를 모셔 오거나, 국회나 NGO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가들을 자사 이슈관리를 위해 스카우트 하기도 한다. 그들을 모아 놓으면 수십 수백명에 이르는 기업도 탄생했다. 상식적으로 보면 그런 규모의 이슈관리팀이라면 웬만한 규제기관이나 언론은 게임 상대도 되지 않는 것이 맞다.

그러나, 그렇게 인사들을 모셔왔다고 해서 기업의 이슈관리가 완전히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다. 실제로 그렇게 해서 성공했다는 기업들도 그리 많지 않다. 그런 인사들이 없었다면 지금의 상황과는 완전하게 달랐을까를 되새겨 보면 알 수 있다. 지금의 상황과 비슷했겠다고 판단된다면 그 이슈관리팀은 큰 의미를 제공하지 못한 셈이다.

물론 이슈관리는 사람이 한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이슈관리팀이라도 ‘내부적으로 합의된 전략과 의사결정’이 전제되지 못하면 그 팀은 영혼 없이 움직이는 모습을 면치 못한다. 더욱이 소싯적 큰 일을 해 보신 분들이 각자 개인적으로 나서서 문제 해결을 시도하다 보면 또 다른 문제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 창구가 다양화되어 논란은 잦아들지 않게 된다. 메시지는 중구난방이 되고, 이해관계자의 인식은 계속해서 부정성을 더하게 된다. 기억하자. ‘합의된 전략과 의사결정’이 핵심이다. 훌륭한 이슈관리팀에게 제대로 움직일 수 있는 영혼과 방향성을 주자는 것이다.

이슈관리는 위기관리에 비해 관리에 성공할 수 있는 특징들이 있다. 이슈관리가 장기전이라 당한다는 이야기를 앞서 했지만, 성공한 기업에게는 차라리 이슈관리가 장기전이라서 초기 대응해 완전히 관리해 낼 수 있어 좋다 생각할 수도 있다. 위기관리는 분초를 다투는 게임이라 제대로 된 관리가 힘들다는 생각을 하며 이슈관리가 더 낫다고 하는 것이다.

위기관리팀과 시스템을 정확하게 보유하고 있는 기업에게는 이슈관리가 그리 특별한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를 듣기도 한다. 매일 매일이 이슈의 연속이라 차라리 경영에 가까워 특별할 것이 없다는 의미다. 어떤 기업은 “우리가 매일 이렇게 의사결정을 해서 이슈관리를 해 나가고 있으니 그나마 현재 성공한 우리가 있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이슈관리의 상시성과 지속성에 대한 이야기다.

전문적으로 이슈화 단계를 나눌 때 발아기, 성장기, 개화기, 휴면기와 같은 4단계 분류를 한다. 이슈관리 효과를 기준으로 보면 이슈가 발아기 일 때 관리하면 가장 예후가 좋다고 평가한다. 관리에 따르는 조직적, 여론적 부담이나 관리 예산의 규모는 뒤로 가면서 증가한다. 물론 기업 명성이나 이미지, 신뢰, 사업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데미지 또한 뒤로 가며 증가한다.

이 4단계 이슈화 단계 분류에서 더욱 주목해야 할 것은 4단계가 일직선 흐름이 아니라는 것이다. 맨 뒤 휴면기에서 이슈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그 휴면기가 앞으로 돌아와 다시 발아기를 맞을 때도 있을 수 있다. 휴면기에 머무르던 이슈가 갑자기 성장 또는 발화되어 버리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여기에서 ‘환류관리’ 개념이 생긴다. 지속적 환류관리다. 진짜 이슈관리에 성공한 기업은 지속적으로 환류관리 해야 할 이슈의 유형을 줄여 나가는 기업이다. 제대로 된 이슈관리를 통해 장기간 부담이 될 이슈를 하나 하나 빼 나가는 어프로치를 한다. 증가되는 환류관리가 싫어서 그 마이너스 어프로치를 좀 더 꾸준하게 해 나가는 것이다.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컨설턴트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컨설턴트
2009년 국내 최초의 기업 위기관리 컨설팅사 스트래티지샐러드를 창업했습니다. 약 30년간 국내외 300여 개 기업과 조직의 위기, 이슈관리를 자문해 왔으며 위기관리 분야 저서 다섯 권을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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