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어때?” “응, 클라이언트 PT가 많아. 새 클라이언트들이 많이 늘어나야 할 텐데…” “새 클라이언트 생기면 돈주냐?” “뭐? 무슨 돈?” “아니 고생해서 클라이언트 따오면 애들한테 돈 주냐고…수고했다고 인센티브 같은 거…” “아니” “근데 왜 고생해? 클라이언트 생겨도 돈 못 받는데?” “응?”
헷갈린다. 어떻게 설명을 해야 하나. 밤낮 새로운 클라이언트들을 개척하려고 노력하는 AE들을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
2.
일?
PR 에이전시 사장들 몇명과 술 한잔하는 데 한 사장이 묻는다.
“CK는 잘되요?” “이번 여름은 좀 이상해. 인하우스 비딩이 여름에 몰리는 건 기현상 같은데… 그래서 바빠…” “자랑이잖아. 일 많다구…” “응?”
경쟁비딩을 준비하고 나가서 PT하고 하는 것은 일이 아니잖아. 돈을 벌어야 일 아닌가?
3.
우리 클라이언트?
모 광고대행사 사장님과 회의전 잠깐 잡담.
“TVC가지고는 이제 힘들어. 온라인 쪽에 관심을 많이 가져야겠어…” “그렇잖아도 요즘엔 그쪽에 너무 우후죽순 처럼 에이전시들이 많이 생겨서요…” “그러니까…내 생각에는 뭔가 큰 차별화가 필요하다고 봐. PR 에이전시와 협업을 통해서 메시징을 좀 특별하게 하는게…” “사실 저희도 관심은 있어요. 공부도 하고 있고요…” “알잖아. TVC 클라이언트에게 바이럴 좋다 이야기 못해. 그러면 비싼 TVC말고 바이럴로 가자 하면 완전 X지…그러니까 PR 클라이언트들에게 확장 개념으로 자 이런것도 있다 하고 바이럴을 팔라구…그러면 우리가 지원해 줄 께” “네…”
회의 끝나고 회사 돌아오면서 생각해 보니 기분이 이상하다. PR 에이전시의 클라이언트를 보는 광고회사 사장의 시각이 보이는 듯 해서다. 딱히 틀린말은 아닌데…쪼금 그렇다.
4.
소주 먹을 일
이벤트 회사 사장과 커피 한잔.
“얼마전 OOO회사 OO팀장이랑 소주 한잔 했어. 프로젝트 하기 전이나 하는 중간에 인하우스랑 에이전시가 술 먹으면 이상하게 보잖아. 그래서 프로젝트 다 끝나고 시원하게 한잔했어…” “그래요…잘 하셨어요…”
또 이상하다. 그러면 프로젝트를 같이 안하면 인하우스하고는 소주 한잔 먹을 일이 없는 건가…쫌 과장된 생각이지만 그렇게 생각해 보니 재미있다.
회사나 정부나 항상 홍보 관련 부분(시스템)들은 돌고 돈다. 마케팅이나 영업 처럼 비지니스의 중심축이 아니라는 이유로 홍보파트는 항상 시스템의 우여곡절을 겪는다. IMF때도 그랬고, 기업이나 정권이나 왕보스가 바뀌면 항상 변화를 겪는다.
홍보파트는 보통 CEO와 연결이 많이 되어 있기 때문에 전문경영인 신임 CEO로서 바뀌게 되면 전임 CEO아래에서 일하던 홍보파트장은 자리가 참 아슬아슬해진다. 강력한 충성도를 보이면서 면모를 쇄신하면 살아남는거고…아니면 아웃이다.
이 과정에서 홍보파트장만 교체하면 되는 데 보통 보쓰들은 시스템 자체에 손을 댄다. (이건 분명히 이전 CEO의 시스템에 대한 차별화이지만…회사 전체로서는 기존 자산의 붕괴를 의미할 때가 많다)
기존 CEO가 수동적인 홍보 시스템을 운영해 왔어서 적극적인 홍보 시스템으로 변환하는 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그 반대가 문제다.
이런 경우 신임 CEO가 전임과 차별화를 위해서 내세우는 로직은 “그렇게까지 적극적으로 과도하게 홍보를 할 필요가 있나?”하는 것이다. 이를 기반으로 홍보조직원 예산과 팀을 축소한다. 아웃소싱을 통해서 에이전시 중심으로 시스템을 개선하고, 인하우스에는 에이전시 관리 업무만 일임한다.
출입기자들은 에이전시를 통해 간접 관리(?) 하려한다. 그러나 출입기자들이 바보들이 아닌이상 이 시스템에 대한 변화를 감지하게 마련이다. 당연히 기자들이 이러한 기업의 태도에 반감을 가지게 되고, 일선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실수들이 일어나고, 잡음이 생겨난다.
부정적인 기사들이 연이어 쏟아진다. 회사는 에이전시를 닥달한다. 그러면서도 무엇이 문제인지 모른다. 에이전시를 갈아치워 볼까도 구상한다.
결국은 몇개 에이전시를 갈아 치워보거나 컨설팅펌에게 무엇이 문제인지 조사해 달라 요청한다. 에이전시들을 갈아 치울 수록 기자들의 원성과 보답(?)들은 줄을 잇게 된다. 조사결과를 보고하는 컨설팅펌은 ‘출입기자들과의 스킨쉽과 원할한 커뮤니케이션’을 지적한다.
이런 저런 고생을 하고 한껏 부정적인 기사들과 원성들을 떠앉고…이 기업의 홍보시스템은 그 이전과 비슷한 ‘적극적인 인하우스 중심의 시스템’으로 돌아간다. 조심스럽게 예산이나 인원도 늘어나고. 이런 해프닝을 조성한 CEO는 겸연쩍어 한다. 그리고 실무선을 탓 한다. 책임에서 자유로와 지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결론은 다시 그 자리다. 많은 자산 붕괴와 신뢰 하락을 머금고 그대로 그자리에 돌아온다. 이명박 대통령 정부도 이런 기업과 똑같이 제자리로 돌아와 서 있다. 어떻게 기업과 정부가 이렇게 똑같을 수가 있을까…볼 수록 놀란다.
청와대 관계자는 21일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이 대통령이 최근 한 핵심 측근에게 ‘지금 국민 모두가 어려움에 처해 있는데 내가 한가하게 휴가를 가는 게 바람직한 것인지 모르겠다’면서 고민을 토로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李대통령 “이럴때 휴가가도 되겠나”]
위기를 관리하는 주체가 가장 신경써야 할 포지션 중 하나가 ‘위기가 우리의 통제하(under control)에 있다’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하는 부분이다. 자칫 이 부분이 위기의 관리 및 극복에 대한 ‘객기’나 ‘허세’로 비춰지면 절대 안되지만, 적절한 위기관리 방안을 수립했으며 이에 대해 일단 커뮤니케이션 하고 있다면 이런 ‘통제하’ 포지션은 오디언스들과 이해관계자들에게 ‘확신’과 ‘신뢰’를 구축할 수 있는 방법이다.
기업이나 세계 여러나라 지도자들은 자신의 기업이나 국가가 위기에 처했다고 판단될 때 휴가철이 다가오면 고민을 하게된다. 물론 휴가지나 휴가기간에 대한 고민이 아니라 휴가 자체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상 고민이다.
대통령이 위기임에도 ‘불구하고’ 휴가를 떠나자니 국민들이 ‘위기인데도 아랑 곳하지 않고 팔자 좋다’ 말할까봐 신경을 쓰게되는거다. 또 반대로 휴가를 과감하게 포기하자니 그 모습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불안감은 극대화 될 것이 뻔하다. 대통령도 휴가를 반납하고 위기와 싸우는데…정말 문제가 있기는 있나 보다…하게 되는 거다.
이도 저도 못하는게 이 휴가에 대한 형국이다. 그러나 확실하게 대통령이나 기업의 CEO가 위기시 휴가를 가야하는가 말아야 하는가에 대한 전략적 선택의 문제는 ‘위기를 극복할 실질적 대안이 존재 하는가 하지 않은가’에 달려있다 말할 수 있다. 극복을 위한 실질적 대안이 있다면 휴가를 가는 게 좋다. 그 반대라면 휴가를 취소하면 된다. 이 두가지는 추가적인 커뮤니케이션으로 후유증을 제한할 수 있겠다.
문제는 실질적 대안이 없으면서도 휴가를 가는 지도자나, 실질적 대안이 있는데도 그냥 오버액션으로 휴가를 취소해서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는 분들이다. 비전략적인 커뮤니케이션이라 하겠다.
이른 아침 출근길 운전 중 홍길동 홍보팀장은 알 수 없는 번호에서 걸려온 휴대전화 콜을 받았다. “저 안녕하세요. 저 OO일보 OOO인데요. △△△차장에게서 팀장님 번호 받아 전화하는 겁니다. 급하게 확인 좀 해 주실께 있습니다.” 불길하다. 출입기자가 아니다. “저 O기자님. 제가 운전 중인데요. 바로 회사로 들어가는 데 한 십분 정도 후 제가 이 번호로 전화 드리면 안되겠습니까?” “아…네…저 급하니까. 빨리 전화 주세요.” “근데…확인 하실 게 어떤 일인가요? 먼저 간단하게만 이라도…” “아뇨. 이따 말씀드릴께요. 빨리 전화 부탁합니다.” 딸깍.
홍 팀장은 회사 도착까지 한 십 분간 여러 가지 가정들을 떠 올린다. ‘공장에서 무슨 일이 생겼나?’ ‘우리 제품에 이상이 있어 무슨 제보가 들어간 거 아닌가?’ ‘얼마 전 회사에 M&A설 소문이 도는데..그것 때문인가?” 맑은 아침이지만 갑자기 홍 팀장의 마음에는 구름이 잔뜩 낀다.
사무실에 들어가서 미리 출근해 있는 홍보팀원들을 다 모은다. “여기서 기자들에게 전화 받은 사람 있어?” “무슨 어제부터 도는 이야기 들은 사람?” “사내에 무슨 꺼리가 있을게 있나?” 답변들은 다 한가지로 “아니오”다. 더욱 홍 팀장은 막막해 진다.
홍 팀장은 자신의 자리에 앉아 잠깐 고민 하다가 아까 그 기자에게 전화를 건다. “네..아까 전화 드린다고 했던 OOO입니다.” “네…O팀장님, 저…거기 사장님 이력이 어떻게 되시죠? X대 출신에 예전에 OOOO 활동하시고 하셨지요?” “네..그런데 무슨 문제가 있나요?” “아뇨. 근데 최근에 왜 거기 사장님께서 가지고 계셨던 보유주식을 대량으로 매각하셨지요? 한 80억 원어치 되시는 것 같은데…” “네? 그거야…”
왜, 스트레스 홍보팀장 혼자 받나?
홍 팀장의 머릿속에 불꽃이 튄다. 아 이거 큰 건이다. “O기자님, 무슨 말씀이신지 일단…만나서 이야기하시죠. 제가 계신 그곳으로 찾아가겠습니다.” “아뇨…저희 마감 아시잖아요. 제가 정신이 없어요. 일단 제가 물어보는 부분만 컨펌 해 주세요.” “저희 사장님 관련해서는 제가 말씀드릴 수 있는 부분이 많지 않습니다. 방금 그 보유주식 매각문제도 제가 파악을 해야 답변을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럼…누구랑 이야기해야 하나요? 혹시 CFO분 성함이 어떻게 되시죠? 연락처 좀 알려주시면 제가 직접 통화하고 싶습니다.” “저…O기자님, 그럴게 아니라 제가 알아보고 바로 다시 연락 드리겠습니다. 죄송합니다.”
홍 팀장은 전화를 끊고 손목시계를 내려다 봤다. 8시다. 뭔가 대형 이슈가 터진 것 같은데 사장님이나 임원들이 전원 출근하려면 앞으로 한 10~20분은 더 있어야 한다. 사장님에게 1보를 보고 하자니…너무 아는 게 없다. 사장님에게 전화로 횡설수설하느니 주변 정보들을 더 찾을 필요가 있겠다.
홍 팀장은 평소 친분 있던 같은 OO일보 산업부장과 증권부장에게 주변 정보를 얻으려고 전화를 한다. 그런데 둘 다 전화 통화가 안 된다. 회의 중 인가. 전화해 달라는 문자를 넣어두고. 사장님께 어떻게 보고를 드리고 설명을 드려야 하나 궁리 한다. 최근 정치면과 사회면 그리고 증권면에 어떤 이슈들이 있었는지 세부 모니터링을 팀원들에게 지시했다. 바로 밑 김 과장에게는 재무팀 동기를 통해 왜 사장님이 자신이 보유하던 주식을 매각했는지 정확하게 어느 정도인지 등등을 우회적으로 알아보라 지시했다.
홍 팀장은 고민한다. 사장님께서 출근하셨단다. 사장실로 무겁게 올라가고 있는 동안 휴대전화가 울리기 시작한다. 아까 O기자가 다시 전화를 해 온 거다. “O기자님, 바로 전화 드리겠습니다.” 사장실 복도를 걸어간다. OO일보 증권부 O부장 전화가 울린다. “O부장님, 죄송한데…바로 전화드릴께요” 사장 비서가 사장실로 홍 팀장의 입장을 알리는 순간. 다시 홍 팀장의 휴대폰이 울린다. 아까 재무팀에 자초지종을 알아오라고 지시했던 김 과장의 보고전화다. “어, 김 과장, 뭐래?” “네…팀장님. 이게 좀 복잡하고 심각합니다. 사장님께서….” “알았다”
사장님 앞에 선 홍 팀장이 보고를 한다. “사장님, 오늘 아침 OO일보 측에서 문의가 왔습니다. 사장님 신상과 최근 주식 매각 관련 사안 인데요…” “아. 그거? 벌 것 아니야. 개인적인 일이니까 신경 쓸 거 없다 그래. 왜 기자들이 그런 것에 관심을 갖지? 홍 팀장이 너무 느슨한 거 아니야?”
홍 팀장이 조심스럽게 말한다. “사장님, 제가 보기에 이번 이슈는 상당히 문제가 큰 것 같습니다. 최근 정치 상황과 회사 경영상황과도 연결될 수 있는 이슈이기 때문에 저희가 정확하게 사실을 파악 해야…” “아니..거…당신 일이나 똑바로 해요. 기자들한테도 쓸데 없이 신경 쓰지 말고 지네들 일이나 잘하라고 하고…”
직감적으로 큰 문제다 느낀 홍 팀장은 ‘일단은 막아야겠다’는 결정을 한다. 사장실에서 뛰어 내려오자 마자 홍 팀장은 OO일보로 차를 몰아 간다. 전화가 계속 울려댄다. 전화들을 계속 받으면서 문제가 보통이 아니라는 느낌을 받는다. 헐레벌떡 OO일보 편집실에 들어 선다…여기저기 눈길도 주지 않는 데스크들의 바쁜 모습을 거스르면서 편집국을 돌아다니며 인사를 시작한다…
위기는 팀워크에 대한 도전…
홍 팀장은 어디선가 따르릉 하는 자명종 소리를 들었다. 눈을 뜬 홍 팀장은 온몸이 다 젖어 몸을 일으킨다. 어제 기자들과 마신 술에 머리가 깨지는 것 같다. 오늘은 토요일 아침 9시. 꿈이다. 너무 너무 바빴고 죽을 만큼 고민 됐던 꿈이다. 자신의 홍보팀원들 얼굴이 스르르 머릿속을 스쳐갔다. 이 많은 녀석들은 내가 그렇게 바쁠 때 무얼 한 거야. 사장님은 역시나 관심이 없으시더군. 이거 진짜 그런 일이 생기는 거 아니야… 아침 마음이 너무 심난하다.
홍 팀장은 생각한다. “다음주 출근 하면 꼭 ‘위기발생시 업무분장’을 다시 해 봐야 하겠다. 위기관리 매뉴얼에 있던 업무분장은 도대체 어땠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네. 모니터링은 폭넓게 잘돼가고 있는지, 예전에 알고 지냈던 여러 부장들과도 간만에 전화 한 통씩 돌려봐야지. 그리고…”
대부분의 홍보팀장들은 위기시 이렇게 개인전을 펼친다. 시간과 정보의 압박 때문에 차라리 내가 혼자 하는 게 낫다 생각하는 분들도 있다. 하지만, 홍보팀 내 역할은 분담을 하라고 있는 거다. 혼자 다 하는 게 잘하는 게 결코 아니다. 여럿이서 완벽하게 손발을 맞추는 게 잘하는 거다. 위기는 팀워크에 대한 도전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왜 스트레스를 혼자 받나.
정 용 민
PR컨설팅그룹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사장 前 오비맥주 홍보팀장 前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장 ICO Global Communication, LG-EDS, JTI Korea, KTF, 제일은행, Agribrand Purina Korea, Cargill, L’Oreal 등 다수 국내외 기업 경영진들 대상 Media Training Hill & Knowlton, Crisis Management Training Course 이수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두번째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Training 기법 사사 네덜란드 위기관리 컨설팅회사 CRG의 Media training/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입력 : 2008년 07월 21일 14:50:50 / 수정 : 2008년 07월 21일 14:52:30
이번 기고문에서는 약간 글의 형식을 바꾸어 봤다. 일종의 스토리텔링 스타일인데…피드백을 봐서 재조정을 해야 하겠다. 🙂
홍보팀의 주요 업무 중 하나는 모니터링이다. 오프라인 매체들은 물론이고 온라인 매체와 각종 소셜 미디어들에 대한 모니터링도 홍보팀의 중요한 업무가 됐다. 군대로 치자면 홍보팀의 모니터링 활동은 전방 철책 안에 들어가 있는 수색대의 업무들과 같다. 위기 발생 전조를 실시간으로 입수 분석하여 상부에 보고하고 최초 조치를 취하기 위해 모니터링을 실시하기 때문이다. 일종의 파수견(watchdog) 기능이다.
이미 이전에도 언급했던 것과 같이 전조가 없이 발생하는 위기는 매우 드물다. 거의 모든 위기 사례들에서도 일종의 전조는 분명히 존재했었고, 그러한 전조를 초기에 적절하게 관리하는 데 실패했기 때문에 큰 재앙으로 발전한 사례들이 대부분이다.
일선에서는 이 모니터링을 상당히 시간과 인력이 많이 투입되는 ‘부담스러운 일’로 치부하는 경향이 있다. 또한 어느 정도 ‘연륜’이 쌓인 홍보 실무자들은 이러한 모니터링 업무에서 좀더 자유로워 지려고 노력한다. 홍보팀의 신입 막내들 수준에서 일선 모니터링을 맡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 만큼 많은 스트레스와 부담이 존재한다는 증거다.
전조 없는 위기 없다…‘워치독’중요 위기관리와 같이 모니터링도 잘해봤자 본전이라는 말을 한다. 위기로 전이 가능한 전조를 재빨리 발견했다고 쳐도 보고과정의 지연 또는 보고 후 대응 부재로 인해 결국 ‘욕먹는 일’이 다반사이기 때문이다. 전조를 적시에 잘 발견해서 보고하고, 적절한 처리가 되었다 손 쳐도 모니터링 담당이 한 일은 거의 기억에 남지 않는다. 그 전조를 직접 관리해 해결한 사람이 능력 있다는 평가를 받기 때문이다.
홍보 업무를 하는 분들의 거의 공통적인 환경이겠지만, 아빠가 홍보를 하는 집은 아내와 아이들 모두가 모니터링 담당자가 되곤 한다. 심지어는 부모님들과 가까운 친인척들도 ‘9시 뉴스’에 우리 회사 관련 보도가 나오면 바로 전화들을 걸어오곤 한다.
홍보 담당자들도 사람이다. 이들에게도 24시간이라는 시간이 존재하고, 밤낮이 있다. 이들에게도 모니터링의 사각지대는 있다. 이러한 사각지대 또는 사각 시간대를 치고 들어오는 위기가 꼭 문제다. 출입기자들과 저녁 자리를 가지면서 술잔을 기울이고 있는 9시반 경 CEO로부터 울리는 휴대전화는 홍보팀장들에게는 거의 지옥의 콜이다.
“어이…당신 MBC 뉴스 봤어? 거기에 왜 우리 회사가 그렇게 언급되는 거야?” 이런 식의 질문을 받는 날이면 홍보팀장의 등에는 식은 땀이 흐른다. 아무런 전조가 없었기 때문에 보도가 나가는 것을 몰랐다고 해명 할 수도 없는 노릇 아닌가. “일단 확인 후에 보고 드리겠습니다”라는 말 밖에 어떤 말이 가능할까.
모니터링 후 신속 보고로 연결돼야 홍보팀장이 출장이나 휴가를 가면 꼭 문제가 터지는 회사도 있다. 모니터링 보고를 받을 수 있는 국내면 모르겠는데, 시차가 다른 해외출장 때 라든가, 유럽이나 남태평양 섬에서의 모니터링은 정말 곤욕이 아닐 수 없다. 정기적으로 회사 일을 점검한다고 느려 터진 인터넷을 통해 이메일 체크를 해보지만 이미 일이 번진 후다. 한국에 남아 있던 홍보팀원들은 임원들과 CEO들에게 내외부적으로 융단폭격을 받아 엉망진창인 상태가 되었고, 초기 대응이라고 한 일들이 완전히 ‘멍청한’ 대응들로 반향이 일고 있다. 이런 경험을 해 본 홍보책임자 분들이라면 아마 ‘차라리 한국에 돌아가고 싶지 않다’는 느낌도 받았을 것이다.
기업에서 홍보팀 같이 일년 365일 24시간 불안한 상태로 대기하는 팀은 없을 것이다. 그 만큼 CEO분들은 홍보 조직을 가엾이 여겨 주었으면 한다. 위기관리라는 것이 잘 되도 본전이고, 잘 못 되면 큰 실책으로 남는 것이기 때문에 이들의 24시간 대기 모드에는 우울함이 저변에 깔려 있다. 조마조마한 것이다.
실무자들은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시스템을 업그레이드 시킬 필요가 있다. 좀 더 체계적인 오프라인 온라인 통합 모니터링 시스템이 절실하게 요구된다. 예전처럼 인력을 대규모로 투입해 진행하는 것도 좋지만, 좀 더 효율적인 방식을 연구해야 할 필요도 있겠다.
모니터링을 모니터링에서만 끝내기 보다는 좀 더 신속한 보고체계와의 연계, 그리고 최고 의사결정권자의 의사결정에 충분한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하는 분석 보고 시스템의 도입 등이 좀 더 나은 위기관리 시스템의 기본 골격이 되겠다. 오늘 이 시간에도 자신의 회사를 둘러싼 환경을 모니터링하고 있는 홍보담당자들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정 용 민
PR컨설팅그룹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사장 前 오비맥주 홍보팀장 前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장 ICO Global Communication, LG-EDS, JTI Korea, KTF, 제일은행, Agribrand Purina Korea, Cargill, L’Oreal 등 다수 국내외 기업 경영진들 대상 Media Training Hill & Knowlton, Crisis Management Training Course 이수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두번째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Training 기법 사사 네덜란드 위기관리 컨설팅회사 CRG의 Media training/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N사의 ‘위기(?)’가 계속되고 있다. 보통 위기(Crisis)에 대한 정의는 각 회사마다 각기 다르지만 객관적으로 보았을 때 N사의 일련의 해프닝들은 종합적으로 위기임에 틀림없다.
위기관리(Crisis Management)는 위기 상황 자체를 관리하는 것을 의미한다. 제품을 수거하고 이물질을 검사하고, 원인을 밝혀내고, 배상을 결정하고…하는 프로세스를 위기관리라고 한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은 위기관리 프로세스 전반에 걸쳐 우리회사는 이렇게 위기를 정의하고 대응하고 있다는 사실들을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이다.
따라서 위기관리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은 하나이며, 따로 존재할 수 없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최근 N사의 대응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는데, 오늘은 어떤 분이 “문득 왜 이렇게 유독 N사에게만 해프닝들이 연이어 벌어지는지?”를 물어왔다. 아마 어제 또 터진 애벌레 사례 때문이겠다.
물론 음모론을 이야기 하신 것은 아니다. 어떤 정치적 편향성이다 뭐다 하는 것에도 나는 기본적으로 시각을 같이 할 수는 없다. 그냥 기업으로서 왜 이런 일련의 해프닝들이 N사에게만 집중되는 듯이 ‘보이는지’를 한번 살펴보자.
우리나라 식음료 업계의 구조를 먼저 감안해야 한다.
1. 라면시장에서 N사의 시장점유율은 70%에 이른다. 이는 유사 과점형태로 가장 강력한(?) 경쟁사인 S사에 비해서도 판매량은 약 5배가량 우위에 있다. 이 의미는 순수 소비자 컴플레인의 수를 단순 비교해도 경쟁사보다 5배가 더 많다는 뜻이다.
2. 사입(주인이 가게내 판매를 목적으로 진열하는 것)이라는 측면에서도 보통 맘앤팝(소형가게로 우리나라 유통점 수의 대다수를 차지)의 경우 여러개의 라면을 동시 진열 판매하지 않는 경우들이 많다. 진열 공간의 한계때문에 가장 많이 팔리는 must stock 제품만이 선별적으로 진열 판매된다. 따라서 경쟁사의 제품들이 제한된 공간에 진열 판매될 가능성은 N사에 비해 매우 적다.
그 다음이 context 적인 측면이다.
3. N사의 생산과자에서의 이물질 발견을 시작으로 연이어 터진 여러 이물질 보고들로 소비자들의 해당 제품 및 연관 제품들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다는 점이다. 예전같으면 그냥 버리고 넘어갔을 여러 사소한 이물질들도 절대 지나치지 않는 분위기가 됬다.
4. 최근 N사의 부적절한 대응으로 화가난 일부 소비자들이 더욱 색안경을 쓰고 이슈들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이럴때 일수록 low profile해야 하는 부분도 있는데 어설픈 수위 변화들이 난감한 상황을 연출한다.
그 다음은 시스템적인 부분이다.
5. 좀더 강력하게 유사한 소비자 컴플레인들을 관리해야 하는 싯점인데도, 처리방식이나 규모가 이전과 그리 다르지 않다. 다른 기업 같았으면 CEO의 재량으로라도 강력하고 즉각적 배상진행으로 일정기간 소비자 컴플레인 노출 비율을 급격히 하락 안정 시킬수도 있는데 그렇게 하고 있어도 계속 터지는 것인지…잘 모르겠다.
6. 생산과정에서의 품질관리에 여전히 한계를 들어내고 있는것은 아닌가. (회사에서는 아니라는 포지션이지만…누가 아나…)
마지막으로 언론의 역할 부분이다.
7. 현재 N사와 관련된 제보나 해프닝은 기사 꺼리가 된다. 언론은 이 꺼리를 어느정도 찬반적인 시각에서 즐긴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저런 이유들로 N사는 괴롭다. 개인적으로 인하우스 시절을 떠올리면서 “내가 만약 N사 인하우스였으면 어땠을까…?” 생각하면… 답이 없다. 회사의 철학이나 시스템을 실무자들이 움직일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CEO를 탓하기도 뭐 하다. CEO 마음대로 조직이 변화하는 데는 시간과 열정 그리고 참여가 소비되야 한다. 그런데 지금 N사에게는 그런 여유로운 소비 환경이 미처 주어지지 않고 있다.
결론은 low profile 같다. 아무리 생각해도…태풍의 중간에서 아무리 노를 저어봤자…힘들기만 하다. 이 세상 어떤 컨설턴트들을 데려다 놓아도…지금 N사에게 해 줄 수 있는 조언은 low profile일 것이다. 이젠 위기관리의 문제가 아니다. 팔자와 운의 영역인 듯 하다.
보통 기업 소송등과 관련해서 CEO에게 법원 출두명령이 떨어지면 출두하기 전 일정기간 동안 그 CEO는 회사 법무팀과 법률 자문 컨설턴트들과 예상질의응답 내용에 대해 숙지를 하곤 한다. 법정에서는 CEO의 답변 하나 하나가 모두 법적인 책임을 가지기 때문에, 주요한 이슈들에 대한 일관성 있고 논리적인 답변내용의 준비는 필수적이다.
위기시 ‘여론의 법정’에 서는 CEO나 회사 대변인들에게도 이와 똑같이 예상질의응답의 준비와 숙지과정은 꼭 필요하다. 예상질의응답의 개발 목적은 언론과 커뮤니케이션을 함에 있어서 CEO나 대변인 그리고 홍보담당자들이 ‘놀라거나 당황하지 않고 같은 목소리로 답변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어떤 위기가 발생했을 때 회사의 입장과 대응방안을 발표하는 대변인이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놀라거나 당황’하게 되면 해당 커뮤니케이션의 실패 가능성은 매우 커진다. 모든 관련 이슈들을 대변인과 홍보담당자들은 모두 숙지하고 있어야 하고, 논리적으로 답변할 수 있어야 한다. 위기관리에 있어서 위기관리 주체인 기업이 해당 위기를 통제(control)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속적으로 공중에게 주는 것은 위기관리의 가장 중요한 기본 포지션이다.
만약 사고로 사망자들이 발생했다면 정확하게 그 사망자들이 몇 명이고, 그 사망자들과 기타 부상자들을 어떻게 처리했는지에 대한 확실한 정보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또한 한 단계 더 나아가서 이들에게 어떤 배상을 실시할 것인지 또 더 나아가서 이러한 사고 상황이 재발하지 않기 위해 어떤 실질적 대책을 마련해 실시할 것인지를 모두 메시지로 준비해서 기자들 앞에 서야 한다.
피해상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허둥대는 모습을 보이거나, 처리에 있어서도 무질서하게 뒤죽박죽 메시지들을 흘리게 되면 문제가 커진다. 이런 상황에서 배상 계획이나 개발 방지 계획 등은 발표를 해도 당연히 신뢰가 가질 않게 된다.
갑옷이냐? 화살비냐?
위기가 발생했으면 일단 그 상황을 관리하는 부서의 활동과 병행해서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들은 해당 위기를 둘러싼 예상질의응답을 개발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물론 이 전에 어떤 포지션을 가지고 위기관리를 할 것인지에 대한 확실한 합의가 CEO를 위시로 해서 전체 사내에 존재해야 한다.
정해진 포지션을 기조로 해서 작성된 예상질의응답은 충분히 많고 다양해야 한다. 각각의 질문에 대한 답변은 공식적인 성격을 가지기 때문에 논리적이어야 하고, 전략적으로 디자인 되어야 한다. 물론 최후에 법적인 리뷰도 실행해야 한다. 일부분의 사소한 표현이나 메시지 내용들이 추후 불필요한 소송의 빌미를 제공하거나, 소송에서 불리한 증거자료로 활용되지 않도록 하는 안전장치가 미리 필요하다.
개발된 예상질의응답은 상당히 집중적인(intensive) 세션을 통해 빨리 공유 되어야 한다. 사내에서 대변인의 역할을 실행하는 전문가의 경우에는 예상질의응답의 내용의 대부분이 생소한 부분이 아니기 때문에 1~2시간 정도의 세션을 통해서도 많은 부분의 논리적인 답변 내용 습득이 가능하다.
이러한 예상질의응답 팩의 경우 외부전문가들의 지원을 받을 수도 있다. 가장 이상적인 팩 개발 방식은 다년간 위기를 관리한 경험이 있는 위기관리 전문가들이 함께 모여서 내부와 외부의 시각을 한자리에 모으는 방식이다. 예상질의응답을 내부인사들끼리만 만들다 보면 분명히 너무 내부 중심적인 답변 태도와 메시지들이 주를 이루게 되는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 팩을 개발하는 당시의 상황은 상당히 촉박한 시간적 압박을 느끼게 되고, 정확한 상황 판단에 한계를 느낄 수 있으며, 분위기에 있어서 흥분되고 격앙되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표현과 메시지들을 완성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기본적으로 언론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날카로운 질문들에 대한 답변의 내용들은 기업 내부의 홍보전문가들이 취합을 하고, 그 내용을 메시지화 하는 단계에서는 외부 전문가들의 지원이 필요하다. 내부의 이해관계자들 보다 좀 더 차분하게 제3자의 시각을 견지하는 그들의 인풋은 위기 시 예상질의응답을 더욱 효과적으로 만들어 주는 경우가 많다.
위기시 완벽한 예상질의응답 팩은 전시 갑옷에 비할 수 있겠다. 모든 화살을 완벽하게 막아 낼 수 있으면 가장 좋겠지만, 치명적인 부분이라도 잘 막아내 주는 그런 갑옷이라도 고마울 따름이다. 반대로 예상질의응답 팩을 개발하지 않거나 공유하지 않고 언론 커뮤니케이션에 임하는 것은 벌거벗은 채로 화살비를 맞는 것과 같다. 운이 좋으면 살겠지만, 죽을 확률이 더 많은 도박이다.
정 용 민
PR컨설팅그룹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사장 前 오비맥주 홍보팀장 前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장 ICO Global Communication, LG-EDS, JTI Korea, KTF, 제일은행, Agribrand Purina Korea, Cargill, L’Oreal 등 다수 국내외 기업 경영진들 대상 Media Training Hill & Knowlton, Crisis Management Training Course 이수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두번째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Training 기법 사사 네덜란드 위기관리 컨설팅회사 CRG의 Media training/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