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CEO·최고경영진

  • 국민과의 소통 정상화 방안

    오늘자 문화일보를 시작으로 보도되는 뉴스들을 보면 대통령은 홍보기획통 측근들과 오찬을 하면서 “국민들과의 소통문제에 있어서 다소 문제가 있지 않았나…”하는 말씀을 하셨다고 한다.

    다시는 이런 제2 그리고 제3의 위기가 재발하지 않도록 특단의 소통대책이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왔다고 한다.

    조선일보 내일자를 보면 대통령의 정치 DNA부재에 대한 쓴 소리가 실려있다. 기존에 정치적이지 않은 대통령의 포지션에 대해서 한계를 지적했다. 특히 “김영삼 전 대통령은 ‘정치는 남이 어떻게 봐 주느냐는 것’”이라고 정치를 정의했다는 흥미로운 소개가 있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人事難’을 거론하면서 새로운 홍보 전문가를 찾고 있는데 마땅한 인사가 없다는 보도도 나온다.

    여러 보도 속 대통령의 의지를 엿 보면서 느낄 수 있는 점은…

    아직까지 ‘국민과의 소통’ 즉 달리 말하면 ‘국민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정상적(?)으로 하기 위한 방향성에 있어 몇 가지 부정확 한 전제들이 있다는 것이다.

    1. ‘본질은 완벽하기 때문에 국민과의 소통만이 문제’라는 뉘앙스의 전제다.
    2. ‘특단의 대책’과 같은 아이디어 중심의 프로그램으로 정부의 ‘국민과의 소통’이 정상화 될 것이라는 전제다.
    3.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정치적 DNA를 가진 (진정한) 홍보 전문가’가 존재 할 것이라는 전제다.

    이는 단순하게 정리를 하면, 1. 본질 2. 시스템 3. 홍보 실행 주체에 대한 전제들이 모두 정확하지 않다는 의미라고 말할 수 있다.

    기업에 있어서도 CEO의 리더십이 기업 전체의 커뮤니케이션을 규정하는 것이 현실이다. CEO의 본질이 커뮤니케이션에 대부분 반영되기 때문이다. 기업 커뮤니케이션의 시스템도 CEO의 비전과 전략을 담아내기 위한 이상적인 시스템으로 개선된다. 또한 일선 담당자들도 작은 CEO가 되어 커뮤니케이션 한다.

    앞으로 제 2와 제3의 동일한 위기를 적절하게 관리 하기 위한 ‘국정 홍보 및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시스템 구축’의 첫 걸음은 대통령이 가지고 있어야 할 ‘국민 중심 철학’의 본질에 대한 재회복이 되야 할 것이라고 본다. Political Mantra를 강력하게 다시 다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 다음이 시스템의 구축이다. 아이디어 중심의 프로그램이 절대 아니다. 대통령의 본질을 충실하게 담아낼 수 있는 그릇과 물꼬들을 만들어야 한다. 최근 서로 핑거 포인팅을 하고 있는 여러 부처들을 커뮤니케이션적으로 통합관리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사람이다. 기본적으로 정치적 DNA를 가진 홍보 전문가는 대통령이 보시기에는 편할 찌라도 국민에게 욕을 먹는다. 일부 정치부 기자들에게는 말이 통하는 사람이 될 수는 있지만, 본질을 전달하는 데 ‘진실성’은 부족해 질 수 있다. 차라리 지금과 같은 CEO형 대통령에게는 ‘쓴소리와 정확한 전략’을 옆에서 이야기 해 주는 ‘국민 DNA의 커뮤니케이션 전문가’가 필요할 것이다.

    그래야…된다.

  • CEO가 나서야 할 때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기업&미디어 web@biznmedia.com

    기업의 위기관리를 보면서 각 기업간에 가장 큰 차이점은 CEO가 앞에 나서느냐 아니냐 인 것 같다. 특히 외국 기업들은 중소기업은 물론이고 초대형 기업들도 어느 정도 규모 이상의 위기시에는 CEO 자신이 직접 나서 공중들과 커뮤니케이션 한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 회장도 아이포드의 가격하락과 관련된 논란시 직접 자신이 나서서 커뮤니케이션 했다. 마텔의 밥 에카르트 회장도 자사의 중국산 장난감에 납 성분이 검출되자 앞에 나서서 사죄를 구하고 리콜에 협조해 달라 요청했다.

    무조건 CEO가 위기시 나서는 것이 좋다는 말은 아니다. 그렇지만 CEO가 나서야 할 때 나서지 않는 것은 더 큰 위기를 초래하는 비전략적 선택이다. 물론 인간적으로는 나서기 싫고 주저할 수 있다.

    언제 CEO가 나서야 하는가? 사례들을 대분 해 보면 첫 번째가 자사의 핵심 사업 가치와 관련 된 위기다. 이런 위기는 보통 논란의 수위와도 많이 연동 되는 데, 해당 위기를 가만히 놔 두거나 CEO가 직접 다루지 않으면 향후 더 큰 문제가 생길 만한 논란에 관련이 있다.

    자사 핵심사업 가치와 관련된 위기 사례 및 CEO 리더십
    -2006년 오비맥주 김준영 사장, 오비맥주 매각설에 대해 공개적으로 출입기자들을 만나 해명
    -2005년 아시아나항공 박찬범 사장, 자사의 파업으로 인한 고객 불편에 대해 직접 대국민 사과문 발표
    -2005년 한국토요타 오기소 이치로 사장, 렉서스 3개 모델 엔진출력 과대표기에 대해 직접 공개 사과
    -2004년 풀무원 남승우 사장, 풀무원 녹즙 관련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직접 나서 해명

    그 다음은 자사의 제품 및 서비스가 소비자들에게 모종의 피해를 입힌 경우다. 물론 사망사건과 각종 형사사건이 개입된 부분에서는 거의 예외 없이 CEO의 리더십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자사 제품 및 서비스 관련 사건 사고
    -2007년 일본 린나이 나이토 야스히로 사장, 자사 제품의 가스 순간온수기에서 발생한 일산화탄소 중독사고로 3명이 사망한 사건에 대해 공개적으로 나서 사과 성명 발표
    -2006년 일본 소프트 뱅크 손정의 사장, 시스템 장애로 소프트뱅크 휴대전화 가입자뿐 아니라 경쟁사인 NTT도코모, KDDI(au) 측에 피해를 끼친 데 대해 사과
    -2007년 에스원 이우희 사장, 자사 직원이 일으킨 불미스러운 사건에 대해 공개 사과
    -2006년 하나로텔레콤 박병무 사장, 자사 서비스 해지지연·하나TV 사업자간 사전협의 미흡에 대해 사과
    -2006년 한국코카콜라 이명우 회장, 자사 제품과 관련 한 협박 사건에 대해 공개적으로 해명

    그러나, 준비되지 않았거나 사과할 마음이 없는 CEO들이 공개적으로 나서 논란을 더욱 확대시키는 경우도 있다.

    그 예로 미국에서 대표적 위기관리 실패 사례로 꼽히는 엑슨 발데즈 호 원유 유출 사건 시 보여준 엑슨사 CEO의 자세는 차라리 앞에 나서지 않았으면 더 좋았을 해프닝이기도 했다. 또한 일본 유키지루시 유업 의 식중독 위기 시 이 회사 CEO 반응도 남달랐다.

    위기시 CEO가 나서 리더십을 가져가야 할 때가 분명 있다. 이는 개인적인 차원이나 조직적인 차원을 넘어서 전략적인 기준을 가지고 선택되어야 한다. 꼭 CEO가 나서야 할 때 CEO 스스로 또는 실무자들이 주저하거나, CEO에게 리더십을 가지도록 제안하지 않는 것은 진정 회사를 위한 선택이 아니다.

    공개적인 CEO 리더십을 표현하면, 언론과 공중들은 그 기업의 진정성과 개선의지에 대한 더욱 큰 확신을 가지게 된다. 그들의 마음에는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겠군’하는 믿음이 심어지게 마련이다. 심각한 위기 시에도 앞에 나서지 않는 CEO들을 바라보면서 언론과 국민은 딱 그 반대의 느낌을 가지게 된다. 기업은 이것을 두려워해야 한다.

    정 용 민

    PR컨설팅그룹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사장
    前 오비맥주 홍보팀장
    前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장
    ICO Global Communication, LG-EDS, JTI Korea, KTF, 제일은행, Agribrand Purina Korea, Cargill, L’Oreal 등 다수 국내외 기업 경영진들 대상 Media Training
    Hill & Knowlton, Crisis Management Training Course 이수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두번째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Training 기법 사사
    네덜란드 위기관리 컨설팅회사 CRG의 Media training/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입력 : 2008년 05월 13일 12:02:58 / 수정 : 2008년 05월 13일 12:04:08

  • Crisis Management Simulation

    어제는 오랜만에 full day crisis management simulation을 진행했다. 클라이언트사의 임원진들이 모두 모여 함께 위기 시나리오들에 따라 실제 위기를 관리하는 활동들을 시뮬레이션하는 세션이었다.

    총 15개의 위기 시나리오들이 방송과 서면으로 하달되었고, 그에 따라 다양한 대응 활동들이 진행되었다.

    항상 이 시뮬레이션을 main controller로서 진행하다가 보면 공통적으로 느끼는 점들이 있다. 이 공통점은 실제 위기시에도 똑같이 목격되는 기업들의 취약점이 아닌가 한다.

    1. 위기관리팀으로 구성되어 한자리에 모인 임원들의 반은 할일이 없다.

    2. 위기 대응의 실무 일은 꼭 한두사람에게 몰린다. 그게 꼭 홍보팀이다.

    3. 증상에 대한 대응에 치중한다. 큰 그림을 보기 힘들다.

    4. 의사결정이 360도로 균형있게 이루어지지 못한다.

    5. 위기관리 전략팀과 실행팀에 갭이 존재한다.

    6. 위기 상황 파악에 있어서도 장소적 시간적 갭이 존재한다.

    7. 역지사지 할 만큼의 여유를 확보하지 못한다.

    8. CEO가 없으면 의사결정이 힘들다. 최소한 의사결정에 한계가 있다.

    9. CEO는 위기시 나서면 안된다는 편견이 공유되어 있다.

    10. 언론을 제일 신경쓴다.

    위기 관리 시뮬레이션의 목적은 다음과 같다.

    1. 위기의식 공유

    2. R&R의 확인

    3. 팀워크 개발

    4. 자신감 확보

    우리의 클라이언트들이 위의 10가지 한계를 극복하고, 아래 4개의 목적을 달성해 만족해 했으면 좋겠다. 어제 시뮬레이션 세션은 클라이언트나 우리 컨설턴트들에게도 매우 만족스러운 세션이었던 것 같다. 시뮬레이션 말미에 임원들 앞에 나서서 자신이 담당했던 stakeholder feedback을 주는 쥬니어 컨설턴트들을 바라보면서…뿌듯했다. 클라이언트와 우리 컨설턴트들 그리고 내가 함께 성장하고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기 때문이다.

  • 위기는 범죄랑은 다르다

    최근 여러 식품 기업들 그리고 대형 그룹사들의 연이은 ‘위기’ 발생으로 이쪽 PR업계에서는 ‘위기관리 서비스’ 수요가 대폭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일련의 상황들을 목격하신 기업 경영진분들의 ‘위기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셨고, ‘남의 일 같지가 않다..’는 공감대가 형성이 된 결과가 아닌가 한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몇개 상황은 정확하게 ‘위기’라고 단정 짓기에는 약간 찜찜한 케이스들이 섞여 있다. 기본적으로 ‘위기’와 ‘범죄’는 분명히 구분해야 한다. 사건이나 이슈의 본질이 다르다. 그리고 그에 대한 대응 또한 확연하게 달라야 한다.

    물론 인하우스의 입장에서는 그게 그거일 가능성이 많다. 위기를 ‘부정적인 이슈 및 사건’으로 해석해 놓은 위기관리 매뉴얼에서도 그런 생각을 구경할 수 있다.

    PR이나 이슈관리, 위기관리 등 모든 커뮤니케이션 활동들은 절대 흔들리지 않아야 할 전제가 있다. ‘커뮤니케이션 주체인 기업이나 조직이 올바르다(right)’는 전제다. 기업의 실수나 부주의로 소비자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해도…’비록 이번 사건이 있었지만…우리는 소비자들을 위해서 더욱 좋은 제품을 만들어 제공해야 한다고 믿는다’는 옳은 생각(right thinking, mantra)이 커뮤니케이션의 근간이다.

    “아이..시끄럽게 생겼네. 재수가 없어. 거 소비자 하나 지독한 놈 만나가지고 여럿 고생하네..” 이런 생각이 근간을 이루고 있다면 진정한 ‘위기관리’는 불가능하다. 도리어 이런 생각을 깔고 커뮤니케이션 하면 오디언스들은 자연스럽게 그 나쁜 생각을 느끼게 되고 위기는 더욱 더 심각하게 전환된다.

    더구나…기업의 범죄일 경우에는 할말이 없다. 위기관리의 대상 자체가 아니다. 회사 스스로 잘못을 인정하고 사법적인 처리를 기다리는 수 밖에 없다. 위기는 ‘관리’를 통해서 ‘더욱 완전한 회사’가 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범죄를 저지른 기업에게는 ‘이런 회생의 기회’를 줄 수도 없고, 주어서도 않된다.

    일본의 유끼지루시 식품이 미국산 쇠고기를 일본산 쇠고기로 repack을 해서 팔려다가 적발이 됬었다. 옳바른 생각을 가진 기업이라면 ‘위기관리’가 가능했다. 그러나 이 사건은 ‘옳바른 생각’에 기반한 것이 아닌 ‘범죄’였다. 옳바른 사회라면 이런 범죄 기업에게는 ‘회생의 기회’를 박탈해야 한다. 일본 사회는 이러한 생각을 현실로 옮겼고, 이 회사는 도산했다. 어떻게 보면 이 사회의 결정은 사회차원의 ‘위기관리’라고 본다.

    모 회사가 가입자들의 정보를 가지고 장사를 하다가 적발되었다. 분명 기업의 범죄다. 옳은 생각이 아니었다. 이 기업에게 지금 어떤 ‘위기관리 전략과 전술이 필요한가?’하는 질문은 아무 의미가 없다. 사회적인 위기관리에 대한 물음에만 답변을 하면된다.

     

  • Microtrends-Microtargeting 시대의 Message Management

    Microtrends-Microtargeting 시대의 Message Management

    오늘자 서울신문 함혜리 논설위원의 글 ‘[씨줄날줄] 마이크로타기팅‘을 읽으면서 (별로 동의 하지는 않지만) 이 Microtargeting이라는 것이 앞으로 커뮤니케이션 실행에 있어서의 대세가 된다면…우리는 어떻게 message management를 해야 할 까? 생각해 봤다.

    함위원은 그 글에서:

    마이크로타기팅은 ‘마이크로트렌드’에 기반한 마케팅 기법이다. 마이크로트렌드란 메가트렌드처럼 동질적이지 않은 고도로 세분화된 변화들을 가리킨다. 힐러리 클린턴 진영의 수석전략가였던 홍보전문가 마크 펜은 저서 ‘마이크로트렌드, 미래의 큰 변화를 이끄는 작은 힘’에서 현대사회는 몇개의 큰 트렌드가 아니라 극도로 다양화된 수백, 수천개의 미세한 트렌드로 있으며 고도로 다양화되고 개별화된 수요에 대응할 때 성공이 보장된다고 했다. 소비자들에게 155개의 다른 선택권을 제공하는 스타벅스, 한가지 제품으로 50가지의 수요를 충족시켜 주는 아이팟 등이 마이크로트렌드를 성공적으로 적용한 사례다.

    라고 이야기했다. 참고로 마크 펜은 버슨마스텔러의 CEO다. 클린턴 선거자문을 거쳐 힐러리를 최근 까지 보좌하다가 ‘불미스러운’ 클라이언트 회동건으로 자문직에서 사임했다. 국내에도 이 책은 번역이 되어 소개되어 있다.

    개인적으로 이 Microtrends라는 주제를 들여다 보면서 예를 들어 40대 늦깎이 게이족, 30대 비디오게임족, 10대 뜨개질족…등등이 과연 오늘만의 이야기 인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또한 이 micro가 세상을 어떻게 움직인다는 것인지…현상적인 몇몇 사례 (스타벅스의 메뉴수 등)로 아직까지 이 micro들이 세상을 변화시키고 있다는 논리는 약간 비약이라는 생각이 들었었다.

    함위원은 글에서 microtargeting이라는 개념에 관심을 보였다. microtargeting은 우리 PR에게 더욱 난감한 문제임에 틀림없다. Target이 있는 곳에 message가 존재해야 하는데…Microtargeting은 Micromessaging을 요구하게 되기 때문이다.

    기업에게는 일반적 성적 취향자, 양성애자, 동성애자, 동물에 대한 성적 취향을 지난 자, 사물에 대한 성적 취향을 지닌자, 어린이에 대한, 노인에 대한, 사체에 대한, 킹키적인 취향, 가학적(새디스트, 메조키스트)..이런 수백개의 성적 취향을 지닌 microtarget들에게 서로 다른 micromessage들을 전달해야 한다는 ‘압박’이다.

    ‘우리는 전통적 가정의 가치를 중시합니다.’ ‘우리는 개인의 성적취향을 그 대로 존중합니다.’ 이 두가지 상치되는 메시지만 놓고 보아도 어떻게 상호 배타적이지 않게 존재하고 효과를 발휘할 수가 있을까 말이다.

    어떻게 큰 밧줄을 서로 얽힘없이 만들어 message에 있어 synergy를 만들 수 있을까?Micromessage+Micromessage+Micromessage+Micromessage+…. = Mega Corporate Message를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발이다. 밧줄처럼 잘 꼬아서…?

  • 위기관리의 Mechanics

    기업의 위기관리에 대한 여러 변수들과 주체 그리고 객체들에 대한 역학들을 살펴보자.

    1. 위기는 밖에서 먼저 아는 경우가 많다.

    소비자나 정부 그리고 업계에서 먼저 알고 나중에 우리회사가 제일 나중에 아는 위기들도 많다. 소비자가 클레임을 하면서 위기가 전개된다거나, NGO의 전화를 받으면서 사건이 악화된다. 아침에 출근해 보니 공정위에서 파견한 조사관들이 내 PC의 하드를 뜯어내고 있다거나, 갑자기 회사를 상대로 한 고소장이 날아온다.

    2. 출입기자 이외의 기자들이 들이닥친다.

    평소에 그렇게 친하던 우리 출입들은 어딜갔나? 사회부 기자 선수들이 날아다닌다. 평소에 시경캡이랑도 좀 친해 놓을 걸. 법조출입 기자들은 어떻게 뚫지…도와줘 출입들. 아니 불만제로 PD랑 극작가는 왜 자꾸 번갈아 전화를 거나 이거.

    3. 길다 길어 의사결정

    사장님은 부산 지점에 내려가셨고, 임원들은 다 자리에 없다. 홍보팀장인 내가 전체 집합을 시킬수도 없고, 사장님 전화는 10번을 걸었는데 묵묵부답이시다. 회의중이니까 나중에 걸라는 데 이걸 어쩌나. 일이 터졌다고 소리를 지르고, 강제로 전화를 연결했는데도…일단 서울 올라가서 보잔다. 기자들 전화가 1분에 10통씩 오버랩된다.

    4. 다들 팔짱을 낀다

    법무팀장 잠깐만요…네 왜요? 이게 문제가 터진 것 같은데…엥? 그런거에 왜 기자들이 관심을 두죠? 별거 아닌데? 그리구 우린 할말도 없는데? 아니 그래도 뭔가 우리의 입장이 있어야 하는거 아닌가요? 아니요. 홍보팀장님. 그거 이야기 하지 마세요. 기자들 전화 받지말아요. 그냥 별거아니라고 해서 넘어 가시던가.

    5. 나만 흥분했나?

    사장님, 부사장님들, 아무래도 상황이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내일조간부터 해명광고를 실어야 하겠습니다. 이거봐 홍보팀장, 예산있나? 올해 홍보예산 남은거 있어? 네? 아뇨. 아무래도 이건 특별예산을 끌어와야 하겠는데요. 그럼 어디서 그돈이 나지? 이것봐 마케팅 부사장, 돈 좀 있어? 쩝…이번 분기에 예산 이미 프리징했는데요. 그럼 영업 부사장, 한 5억 어디서 땡길 때 없나? 네? 5억이요? 지금 이번 분기 예산이 이미 5억 초과라서요…흠…그럼 홍보팀장 조중동만 가자. 있는 돈으로 어때?

    6. 본사가 더 괴롭혀

    헬로..디스이스힘 스피킹. 하이..앨리스. 하와유두잉.. 왔? 오케이…오케이…바이 투나잇. 라잇나우? 오케이…두잉마이베스트. 본사에서 퇴근도 안하면서 official statement를 만들어 보내란다. 일단 만들었다. 기자들의 전화는 빗발치는데…홍보팀장인 나는 영문으로 내부보고용(?) statement를 만든다. 고치고 또 고치고…실제 기자들과의 전화통화는 이 statement를 훨씬 넘어선 고차원적인 이야기들이 오가고 있는데…홍보팀장은 기본적이고 아주 드라인 한 문장을 꾸미고 있다. 영어로 보낸 official statement…새빨간 수정본이 온다. 또 고친다. 다시 컨펌. 또 반은 빨갛다. 또 수정. 결국 영문 다섯문장짜리 official statement가 완성됬다. 한국말로 옮겨 놓으니…이건 바보문장이다. 이걸 어따 쓰나?

    7. 직원들이 무서워

    아침이 밝았고, 어제 하루종일 받아쳐냈던 기자들의 통화 내용들이 여러 매체에서 기사화 되었다. 홍보팀장인 내말을 제대로 알아먹은 기자들이 거의 없다. 각자 자기가 이해한 대로 기사를 꾸며 올렸다. 이것봐라…MBC에서는 내가 뒷부분에 한말을 꼭지를 발라 방영한다. 우물쭈물..하는 목소리다. 아침 사내 이메일에서는 마구 항의가 온다. ‘우리회사 홍보팀은 뭘하는겁니까?’ ‘오늘자 부산일보는 보셨나요?’ ‘여기 광주 지역신문 기자가 인터뷰를 하자는데 어떻게 할까요?’ ‘이런 기사를 빼야지 가만히 놔둬도 되는겁니까?’ 죽을라고…이 피끓는 대리 녀석들.

    8. 조금만 기다려 볼까?

    홍보팀장 오늘 그건으로 기사 몇개나 났나? 예 TV3사 포함해서 전체 다 났습니다. 아주 분위기가 안 좋습니다. 언제까지 갈 것 같아? 흠…오늘도 기자들이 우리 처리 방침에 대해서 계속 물어오는 걸 보니 며칠 더 갈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그래? 아무래도 조금씩 잦아 들지 않을까? 모르겠습니다. 사실… 홍보팀장. 조금만 기다려보자. 기자들 그동안 조금 잘 다스리고. 거 해명광고 한번 나가면 돈이 너무 많이들어. 광고대행사에서도 조금만 기다리자더라구. 네??? 돈좀 아끼자. 네…

    9. 니가해라 인터뷰

    홍보팀장님이시죠? 저는 KBS OOO인데요. 요즘 이 건 때문에 많이 바쁘시죠? 그래서 그런데 사장님 인터뷰 좀 할 수 있을까요? 네? 사장님 인터뷰요? 그게 좀…혹시 그냥 제가 하면 안될까요? 아뇨…이 사안이 조금 중대한 거라서 될수 있으면 고위 임원급 이상이 해주셔야 하는데요. 잠깐만요. 누가할까??? 임원 그룹이 20명인데…아무도 없다. 맘 놓을만 한 분이. 그리고 이 위기를 잘 알고 있는 분도 거의 없다. 사장님이 안 나서시면 아무도 없다. 회사는 있는데 사람은 없다. 죽겠네…

    10. 거 블로그에 뜬 것 좀 끌어내리지?

    이거봐 홍보팀장. 우리 아들이 어제 그러던데…뭐 온라인상에서 난리가 났다던데? 그거 알아? 네…블로거들과 각종 카페들을 모니터링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그걸 그냥 놔두는거야? 그거 끌어 못내려? 거 들어보니 애들이 거의 장난치는 거더만, 제 정신 아닌 애들도 많고…그거 그냥 놔두기야? 네? 저…블로그는 잘 못 건드리면 아니 건드린 만 못하게 되서요…모니터링하면서 적절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게 전부입니다. 거…참…홍보팀이 문제가 있어. 자기일 처럼 처리를 안하네…당신 이름이 온라인에서 막 욕먹구 있다고 생각해봐. 거 가만히 놔두겠어? 확 그새끼들 모가지를…

    11. 대행사는 뭐한데?

    아니 홍보팀장 잠깐 들어와봐. 우리 대행사에 매달 얼마줘? 천만원? 아니 근데 그렇게 주는 데 왜 기사를 못막아? 그돈 가지구 걔네들 다 뭐해? 어제같이 그런 MBC뉴스 정도 빼줘야 하는거 아니냐? 홍보팀장이 너무 대행사 싸구 도는거 아니야? 대행사는 굴려야 해. 어제 그 MBC 뉴스 사이트에서 못 내리면 일 관두라고 그래. 아니다. 그 대행사 사장 당장 들어오라구 그래. 내가 한마디 해야 겠어. 못하면 관두라구. 한달에 천만원이 누집 강아지 이름이야?

    12. 기자들 술 좀 사줘

    홍보팀장, 거 기자애들 술 좀 사줘. 그냥 소주 한두잔 먹고 털자그래. 홍보팀장이 되가지고 그런거 정도는 알아서 해야 하는 거 아니야? 우리 경쟁사는 아무말 없는데 왜 우리만 이래…당장 오늘 저녁부터 기자들 몇몇 만나서 잘 봐 달라고 하면서 술한잔 사. 네…회사카드 가지고 나가겠습니다. 어…근데 거 예산 잘 한도있게 써라. 50만원 이상은 안된다. 그냥 진동횟집에서 세꼬시 시켜서 한판 먹구…소주 댓 병 까 보내. 괜히 좋은 술집가지 말고. 돈 없어.

    13. 아니 꼭 그런 애들한테 돈 써야 해?

    홍보팀장. 아니 거 뭐야…그 이름도 모르는 찌라시에 광고를 줘야 해? 아무리 200만원이라도 좀 그렇다. 거 그냥 쓰라 그러지? 흠…그게요. 그 친구들이 온라인 사이트를 가지고 있어서 요즘에는 파괴력이 좀 있습니다. 가뜩이나 요즘 네티즌들 반응이 안좋아서 같이 쓸려 넘어갈 수 가 있어서요. 그래도 그렇지…만약에 다른 애들도 달겨들면 어떡해 그때 다 줄꺼야? 지하철에 수십개두 넘던데…어쩔꺼야 그때는? 그래서 그냥 회식비 지원이나 구독료 등으로 풀라고 합니다. 다른데 눈에 안띄게요. 쩝…그러면 200은 너무 많아. 홍보팀장이 가서 한 100이하로 쇼부좀 봐라. 쩝…

    14. 내년도 PR플랜 다됬어?

    홍보팀장. 왜 전화가 이렇게 힘드냐? 아무리 일이 터졌다고 해도…사장님 보고는 들어가야지. 내년도 PR플랜 빨리 완결해. 그거 이번에 마케팅 플랜 하면서 같이 보고해야 해. 듣고있어?

    15. 우리 회사 홍보팀에 실망이야

    인트라넷을 보면 글들이 줄을 잇는다. 홍보팀은 무얼하고 있나요? 기자X들을 왜 관리를 못하나요? 우리 그 많은 광고비는 어디다 쓰나요? 이 OO일보의 O기자는 왜 유독 우리를 더 부정적으로 공격하나요? 혹시 우리 회사라 무슨 억하 심정이 있는건 아닌가요? 나는 우리 회사에 왜 홍보팀이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니네들이 와서 해봐라. 결과적으로 위기 이후에 잘 했다 칭찬 받는 홍보팀은 거의 없다. 긍정적인 기사가 매일 나와도 부정적인 기사 한번은 꼭 인트라넷에서 회자가 된다. 그리고 곧 만만한 홍보팀은 밥이 된다. 안동 지점의 신입사원 까지 욕을 한다…

    # # #

    홍보팀장들은 이런 위기상황에서 몇가지 부류로 나뉜다.

    1. 복지부동형. 욕먹을 짓은 절대 안한다. 전화도 피하면서…그냥 태풍이 지나가길 빈다.
    2. 적극개입형.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다한다. 모든 언론 인맥을 동원하고 24시간 뛰어 다닌다.
    3. 허둥지둥형. 뭘 어떻게 할 찌 모른다. 회의만 하고, 사장님 보고만 들어간다.
    4. 선무당형. 본사와 커뮤니케이션 하면서 본사가 시키는데로 선무당 칼을 흔들어댄다. 조중동 선별 해명 광고에, 기자회견 한다면서 조중동은 챙기면서 연합뉴스를 안부른다.
    5. 막무가내형. 배째라고 한다. 우리는 떳떳하고 피해자라고 항변한다. 정치권에 줄을 대서 해결하려고 까지 한다.

    결론은 모두다 위기가 끝나고 나면 욕을 먹는다. 그게 홍보팀장들의 운명이다.

  • 위기관리는 철학이다

    무슨 봉창 두들기는 소리냐 하겠지만 경험상 ‘위기관리는 기업의 철학이 한다’는 사실을 자주 반복적으로 깨닫게 된다. 위기를 통해서 기업은 성장한다. 그러나 어떤 기업은 위기를 통해서 더욱 교묘 해 져간다.

    시민단체나 블로그스피어의 많은 사람들은 위기 시 해당 기업의 진정성에 곧 잘 의문을 제기한다. “과연 저 기업이 이번 사태에 대해 우리에게 진정으로 잘 못을 사과하고 있는가?”하는 의문이 들기 때문이다.

    사실 기업 내에서 어떤 의사결정이 어떻게 내려지는 지 일반 국민들은 모르고 결코 알 수도 없다. 그들이 오직 보고 느낄 수 있는 것은 기업이 위기에 처해 어떤 행동을 하고 어떤 말을 하는가가 전부다.

    이런 현실에서 많은 기업들과 홍보실무자들이 위기관리를 ‘기술(skill)’적 측면에서 접근한다는 것이 놀랄만하다. 철학은 1970년 PR학자인 “Pearson’이 언급했던 것처럼 ‘Damn the public (공중들에게 엿이나 먹으라고 해)’ 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는 기업이 아무리 위기관리의 기술(skill)을 연마한 듯 진정한 위기관리가 가능 할까 하는 게 의문이다.

    자사의 제품에 문제가 발견돼 정부기관으로부터 리콜 명령을 받았다고 치자. 언론이 이를 대서특필해서 1주일이 넘는 기간 동안 홍역을 치르고 나니 시장점유율이 그만 반 토막 나버렸다. 전문경영인 CEO에게는 내심 이런 마음이 들기 마련이다. “하필 왜 내가 CEO로 있을 때 이런 일이 생긴담. 타이밍이 아주 나빴어…” 또는 “이게 다 언론 때문이야. 그 것들이 조금만 조용 했어도 대충 넘어갈 수 있는 일이었는데 말이야…” 또는 “어느 시민단체들이나 비이성적이고 극단적인 면이 있는데 이번에는 그걸 통제를 못 했어…” 인간이기 때문에 이런 마음이 들 수도 있다.

    문제는 이런 생각이 위기관리 프로세스를 지배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CEO는 위기가 닥쳤을 때 기업의 철학을 쳐다 보아야 한다. 수십 년 간 우리가 외부공중과 내부 식구들에게 공유해 온 우리의 철학이 무엇인지를 기억해야 한다.

    사실 진정성만 100% 통한다면 자잘한 위기관리의 skill 따위야 큰 문제가 될 수 없다. 우리 회사의 기업 철학이 그 동안 ‘소비자를 그 무엇보다 우선한다’는 소비자 중심 사상이었다면, 위기관리는 그 철학에 충실하게 그냥 행동하는 것이다. 별도의 고민과 의사결정이 무슨 필요가 있나? 성실하게 기업의 철학을 따라 의사결정을 내린 후 ‘우리는 위기에 임해 우리의 철학을 따랐을 뿐’이라 이야기 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기업 철학에 기반한 성실한 접근은 해당 기업을 공중들에게 ‘친숙한 친구 또는 같은 편’으로 느껴지게 만든다. 흔히 위기시에 기업은 공중들을 관리의 대상이자, 극복해야 할 대상(敵)으로 생각하곤 하는데,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기업은 이미 위기관리에 실패한 기업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많은 기업들이 입으로는 ‘소비자’를 이야기 하면서도 ‘손익계산서’를 들여다 본다. ‘소비자가 믿을수 있는 기업’이라고 외치면서 막상 위기가 닥치면 ‘신뢰’를 저버린다. ‘품질’을 지상명제로 한다는 기업이 ‘잘 못 된 제품’을 그냥 덮으려고 한다.

    여러 위기관리와 미디어 트레이닝 세션을 진행하면서 안타까운 것들이 이것이다. 가엾은 홍보실무자들은 잠을 줄이고, 시간을 쪼개가면서 위기관리 시스템을 만들고 있고, 미디어 트레이닝을 받아 위기관리 일선에서의 사소한 실수들을 없애려 하고 있다. 그러나 기업의 철학이 제대로 발휘하지 않는 위기관리에 있어서 일선 홍보담당자의 분식(粉飾) 커뮤니케이션이 무슨 의미가 있고, 어떤 효력을 발휘할 수 있는가 의문이다.

  • 아무도 믿지 말자

    한 기업 내에서 외부와의 공식적인 커뮤니케이션을 매일 매시간 하고 있는 부서는 어딜까? 홍보 부서다. 홍보 부서가 외부로 전달하는 모든 정보는 공식적이면서 정확한 정보다. 그리고 그 정보의 진실성에 대한 책임은 기업 전체가 진다.

    반면 다른 부서들은 어떨까? 마케팅이나 영업부문의 정보는 대부분 외부 공유를 위한 것이기 보다는 내부 공유를 위한 것이다. 더욱 이 정보가 외부공유에 적절하지 않다는 것은 그 정보에 기업 스스로의 주관성이 많이 개입해 있다는 것이다.

    보통 경쟁사보다 전국 시장점유율에서 뒤지는 기업의 마케팅이나 영업부문은 주관적으로 전국 권역별 판매나 브랜드별 판매를 분리해 내부 공유하는 트릭을 쓴다. 나름대로 직원들의 사기를 위한 것이기도 하고, 부분적인 접근 전략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는 오직 내부정보일 뿐 외부에 밝힐 수 있는 정보는 아니다. 큰 그림을 보기 원하는 기자들에게는 객관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생산관리 부문은 어떨까? 이 세상 어느 회사에도 우리 생산 부문의 생산성이 경쟁사보다 떨어진다거나, 품질관리 수준이 열악하다고 홍보팀에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생산부문은 없다. 우리의 품질 관리 수준은 업계 초고 수준이다. 1000만개당 1개 이하로 품질 이상 비율을 관리한다. 절대 품질내부에 이물질이 들어가거나 잘 못된 제품이 출하되지 않도록 우리는 세계 최고의 적외선 inspector를 2중 3중으로 설치해 놓았다… 이런 이야기가 생산관리 부문의 주된 메시지다.

    재무부문에서도 누구 하나 홍보팀에게 다가와 “사실 우리가 진행한 유상감자가 이런 이런 연유다”라는 내용을 솔직하게 알려주진 않는 법이다. 인사부문이나, 총무, 기획 등 모든 담당자들이 홍보담당자들에게 조차 나름대로의 ‘홍보’를 하고 있는 데서 문제가 생긴다.

    위기가 발생 했을 때 홍보담당자는 기업 내부에서 ‘기자’가 되어야 한다. 철저하게 부문에서 전해오는 정보들을 객관성과 진실성을 기준으로 분석해야 한다. 100% sure와 100% true간에 명확한 선을 그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홍보담당자는 거짓말쟁이가 되고, 기업은 부도덕한 악덕 기업이 돼버린다.

    홍보팀을 둘러싼 부문들이 홍보팀을 속이고 있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그들은 단지 내부에서만 공유할 수 있는 디자인 된 정보와 외부로 공유해도 될 떳떳한 정보간의 차이를 모를 뿐이다. 이를 필터링하고, 이해하는 것이 홍보담당자의 임무라는 이야기다.

    문제는 가끔 일부 CEO들께서도 이렇게 객관적이지 않는 내부의 정보를 기자들에게 흘리시는 분들이 계시다는 거다. 홍보담당자들은 이런 경우 참으로 곤혹스럽다. 사장님의 화두를 가지고 달려드는 기자들에게 떳떳하게 줄 수 있는 객관적인 정보가 없기 때문이다. 그냥 내부에서 공유하고 있는 디자인 된 정보를 제공하게 되면 당장 객관적인 정보를 들이미는 경쟁사로부터 반격을 받게 될 것이 뻔하다. 그렇다고 사장님께서 정확한 이야기를 하신 것이 아니라고 발뺌을 하면 사장님은 무엇이 될까?

    항상 각 부문이나 CEO로부터 나오는 정보는 다시 한번 홍보담당자들이 검증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외부로 커뮤니케이션 할 때는 항상 객관적이고 입증이 가능한 정보만을 선별해 전달 할 필요가 있다. 홍보담당자는 그래서 바쁘다. 일단 거짓말쟁이가 되고 나서 그 정보의 소스에게 손가락질을 해 봐도 그 때는 이미 늦은 것을 알기 때문이다.

  • 어제 같은 오늘은 없다

    일단 위기가 벌어지면 한가지 포기해야 할 것이 있다. 어제는 오늘과 같을 것이라는 인식이다. 다시는 위기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는 게 사실이고 현실이다. 이 사실을 확실히 인식하고 공유해야 제대로 된 위기관리가 나온다. 이러한 이해는 위기관리의 성패에 대한 평가에도 영향을 주는 근간이기 대문에 매우 중요하다.

    방탄유리의 기능을 한번 생각해 보자. 방탄유리가 테러리스트의 총알을 막아내기는 하지만, 그 방탄유리 자체에는 다시 돌이 킬 수 없는 큰 흠집을 남긴다. 기업의 위기관리도 마찬가지다. 예상되는 최악의 결과만 피했다면 위기관리는 어느 정도 성공한 것이라고 자평 하는 게 전부다.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기업의 위기 상황을 소비자나 중요한 stakeholder들의 머릿속에서 깨끗이 지울 수 있는 방법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가끔 위기관리 서비스를 의뢰하면서 일부 클라이언트는 ‘위기 이전의 상황으로의 회귀’ 또는 ‘아무일 없는 듯 하게 조용한 언론 반응’을 목표로 삼아 SOS를 친다. 이 지구상 어떤 위기관리 회사도 이런 마술을 부릴 수는 없다. 어느 인하우스도 마찬가지다.

    과자 내 이물질 사건을 보도하는 언론을 어떻게 침묵하게 할 수 있을까? 예전 군사독재 시절처럼 지금은 상상할 수도 없는 단순 무식한 방법으로 기사를 긁어 내기라도 하면 되나? 수백 만개의 블로그와 커뮤니티 사이트들에서 복제되고 논의되는 정보의 흐름을 청평댐 강물 막듯이 막아버리면 될까?

    일단 위기가 발생되면 기업은 상처를 입게 마련이다. 그 상처가 깊을 것으로 예상될수록 사후관리 보다는 사전 예방에 힘쓰면 된다. 그러나 일반적인 기업들은 어떤가? 우리 평생 또는 CEO 재임 기간 중에 한번 일어날까 말까 하는 그런 ‘심각한 위기’에 대해 선뜻 예산을 들이고 싶어하진 않는다.

    기업의 위기 요소 진단 (crisis vulnerability audit)을 해보면 이런 기업내의 현실의식은 뚜렷하게 그 형체를 나타낸다. 진단을 할 때 가장 기준이 되는 것은 위기의 발생가능성과 발생시 위해성의 두 축이다. 간단히 말해서 한 기업에게 발생 할 수 있는 모든 위기적 유형들을 다 끌어 내서, 그 중에서 가장 발생가능성이 높고, 발생시 위해성이 높은 것을 제일 중점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활동이 이 진단이다.

    위기 요소들을 진단해 보면 어느 기업이나 거의 90% 이상을 기존 홍보담당자들이 알고 있고, 이미 겪었던 일들이 주요 위기 유형으로 대두된다. 이에 대한 기업의 반응은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쳇, 돈을 들여서 진단을 해봐도 딱히 별다른 게 없다”하는 축과 “우리가 예견했던 결과 그대로다. 문제가 있는데도 개선하지 못한 우리가 문제다”라고 하는 축이다.

    전자의 경우 우리는 이렇게 물어본다. “그렇게 자주 반복적으로 이런 위기들이 발생했었는데, 왜 계속 재발이 되는 건가요? 사전에 대비를 해서 통제할 수는 없을까요?” 이런 경우 답변은 여러 개이지만 가장 안타까운 답변은 이런 것들이다. “예산이 없어서요” 또는 “이게 본질적인 문제가 있는 부분이거든요”

    기업이나 사람은 불행히도 자잘한 위기를 통해 면역력을 기르게 된다. 어머니께서 해 주신 밥에서 머리카락이 자주 나오는 집의 경우 손님이 소스라치게 놀라는 밥 속의 머리카락도 그 집 식구들은 대수롭지 않게 뽑아 내고 먹는다.

    이런 부정적인 면역력을 개선하는 첫 단추는 CEO의 의지와 결단이다. 위기가 벌어지면 결코 그 이전으로 되돌아 갈 수 없다는 사실. 현재 우리가 예전 같다 생각을 해도 절대 그렇지 않다는 현실을 인식한 CEO의 개선 리더십이 매우 중요하다. 절대 어제 같은 오늘은 없다. 내일도 오늘 같지는 않을 것이다.

  • 김경해 사장의 CEO 블로그를 바라 봄…

    김경해 사장의 CEO 블로그를 바라 봄…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김경해 사장님께서 CEO 블로그 <Big Think, Big PR>을 오픈하셨다. 그는 47년생이다. 예순을 넘긴 그 연세에 블로그를 하실 예정이시란다. 하루 24시간이 모자란 우리 같은 젊은 사람들도 블로그 하나 운영하기가 멀리 사시는 부모님 찾아 뵙기 만큼 힘든데…그분도 예외는 아니시리라 믿는다.

    매일 새글을 올리시거나 밤을 세워 댓글을 다시지는 못하시겠지. 그렇지만…그는 젊은 AE들이 팀블로그를 꾸민다는 이야기를 들으시고 ‘축하 글’을 적어주셨다. “어떻게 나도 내 블로그를 만들어 볼 수 있냐?” 물으셨다. 가끔 미국에서 전해오는 PR2.0 관련 워크샵이나 세미나 invitation을 나에게 forward 해주시기도 한다. 그 만큼 관심이 있으신 게다.

    그를 처음 뵜을 때 그에게서 받은 느낌은 단순히 ‘신사’였다. 회사 인턴들에게까지 극존대를 쓰시는 신사. 미국 대학원 시절 보내드린 이메일 몇통으로 나는 그 노신사 앞에서 job interview를 보게되었고, 그에게서 나의 비전을 찾았다.

    지금까지 업계에서 그 만큼 PR을 사랑한 사람을 본 적이 없으며, 그 만큼 전문적 경험을 쌓아온 그 연배의 CEO를 만나보지 못했다. 그 만큼 엘레강스하고 때로는 아카데믹한 영어를 쓰시는 분과 같이 일 해 본적이 없다.

    내가 쥬니어일 때는 업계의 아버지(Father of Public Relations in Korea)로서 그 분이 아니라, 가까운 CEO로서의 그를 보면서 아쉬움이나 안타까움이 없지 않았었다. 그러나 이제 내가 자라보니 우리나라 PR 1 세대로서 그 만한 분이 없었다는 사실이 자랑스럽다. 그리고 더욱 명확한 것은 그는 그의 세대가 져야 할 짐을 그 당시에 적절하게 짊어졌었다.

    이제는 역사의 길로 걸어가시는 그에게 PR2.0, Blogger Relations, Podcasting, YouTube, Corporate Blog들은 차세대들이 짊어져야 할 짐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 된 PR 에이전시의 CEO로서, 가장 권위있는 위기관리 전문가이자 PR 컨설턴트로서, 인생의 큰 선배로서 그의 글에서 나는 ‘역사(History)’를 읽는다.

    잔잔하게 남겨진 그에 대한 스토리 (His story), 곧 역사 (Histroy)를 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