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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기관리, 동일한 정의를 공유하라

    기업이나 조직의 위기관리에 있어 가장 시급하고 가장 기본적인 부분이 ‘위기’에 대한 정확한 정의를 전사적으로 공유하는 부분이다. 위기관리에 서투른 기업이나 조직의 내부에 들어가 진단 인터뷰를 해보면 CEO로부터 일선 직원에 이르기 까지 위기에 대한 전혀 서로 다른 정의들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발견하게 된다.

    조직내 위기에 대한 동일한 정의 공유가 꼭 필요한 이유가 있다. 조직은 한 사람으로만 구성되지 않을 뿐 더러 여러 사람들이 각자 다른 생각과 다른 기능들을 하며 움직이고 있다는 현실때문이다. 각자 맡는 책임과 역할 그리고 분야가 틀리기 때문에 하나의 사건이나 사고 또는 이슈를 바라보고 해석하는 기준이 다르기 마련이다. 이런 각기 다른 기준 때문에 위기대응에 있어서 편차나 누락이 발생할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
    예를 들어, 지역 공장에서 화재 사건이 발생해 용역 직원 몇 명이 화재진압 도중 사망한 사건 보고를 한번 설정해 보자. 현지 관리팀장에게는 이 보다 심각하고 막중한 위기가 없다. 사건 보고를 하고 대응 일지를 작성하고, 소방서와 경찰등과 연락을 주고 받으면서 상황을 관리하기 위해 애쓴다. 공장장도 책임이 있는지라 노심초사 밤새워 현장을 방문하고 보고를 받고 본사와 논의 한다.

    본사는 어떤가? 본사 영업부에서는 다음날 아침 출근해 공장화재사건 소식을 듣는다. 자신들에게 관심 있는 생산일정이나 차질여부를 확인하니 생산에는 차질이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냥 그 때부터는 관심이 없어진다. 마케팅은 “우리 공장에 어제 저녁 화재가 났데…”하는 이야기를 듣고 그냥 신제품 론칭 플랜을 만들기에 여념이 없다. 그들에게 지역 공장의 화재와 용역직원의 사망은 별반 ‘위기가 아닌 것’으로 받아 들여진다.
    CEO는 어떤가? 화재진압이 마무리되었다는 보고, 생산에는 별반 차질이 없다는 보고, 사망한 용역직원들에 대해서는 파견업체와 상의해 잘 마무리하겠다는 보고, 지역언론에서는 일부 보도가 있었지만, 전국방송에는 관련 보도가 없었다는 보고 등등을 받고 케이스를 종료 한다. CEO에게도 그 화재와 사망사건은 불행 중 다행일 뿐 각별하게 큰 위기로 받아들여지진 않는다. 회사에서 오직 현장 일선들과 사후 처리 담당자들에게만 위기이고 찜찜하며 골치 아픈 업무로서만 남게 된다.

    물론 어느 한 사건이 발생했을 때 마다 CEO부터 ‘모든’ 직원들이 하나도 빠짐없이 관심을 가지고 함께 밤을 지새워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하지만, 회사 위기의 기준이 공통적인 것이 아니라 자신의 업무와 직책과 관심사에 따라 달리 해석되어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다.

    흔히 각기 다른 위기에 대한 정의를 가지고 있는 조직은 사소한 위기발생시 조직 내부 정보 공유에 빈 공간이나 누락이 발생하는 증상을 보인다. 일선에서는 사건이나 사고를 목격하고 파악하고도 상위자에게 보고 하지 않는 경우다. 보고 없이도 일선에서 어떻게든 마무리를 지어 보려는 습관이 발동된다. 일선에서 조차도 각자 ‘이게 무슨 보고 사항이냐?’ ‘아니야 이건 보고해야 해’ 등등 논란이 발생한다.
    단순해 보이는 지역 사건으로 밤늦게 서울 본사 임원들을 깨우거나, 회사로 모이게 하는 것이 지역 일선에 있는 실무자들에게는 쉽게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만약 그렇게 호들갑(?)을 떨었다가 CEO나 고위 임원들에게 불호령이라도 떨어지면 그 때는 누가 책임을 질 수 있는지 고민하게 마련이다.

    이런 경우 일선에서 해결하면서 보고 누락한 사건이나 사고는 그 다음날이나 몇 일 후 보도가 되거나 CEO 귀에 들어가 다시 위기가 된다. “왜 이런 사고가 보고 조차 되지 않았는가?” CEO가 소리치신다. “왜 우리가 보도를 보고 우리 회사의 사건을 알아야 하느냐?”하고 고위 임원들이 지역 담당 임원을 몰아세운다. 이는 사내에서 공유되어 있는 정확한 위기에 대한 판별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사건이나 사고가 발생하는 시간이나 상황이나 환경이나 특수성이 감안되어서는 안 된다. 회사에서 정한 위기의 명확한 정의에 따라 보고했느냐 하지 않았느냐 만을 점검하는 것이 옳다. 명확한 위기 판별 기준을 공유하고, 이에 대해 일관성 있게 위기관리 활동들을 유지 관리 해야 한다. 그래야 시스템의 기본이 살아난다.

    CEO나 오너의 위기에 대한 정의에도 항상 일관성이 필요하다. 실무진들이 모두 “이것은 분명 우리가 정한대로 ‘위기’이며, 이를 관리하기 위해서는 매뉴얼에 정한대로 위기관리리더들이 모여 대응방안을 한시간 내에 결정해야 한다” 준비를 한다. 그런데, CEO가 그 보고를 듣고 “그것이 무슨 위기냐? 내가 보기에는 그냥 지켜보기만 하고 대응할 필요는 없는 것 같은데…”하는 의견을 내 놓으면 시스템에 일관성이 훼손된다.
    더 심각한 경우는 CEO나 오너의 그러한 정의가 매번 상황에 따라, 분야에 따라 달라지고 그 정의의 다양성과 변화가 심각한 케이스다. 그런 현실에서는 실무자들이 매뉴얼에 의지하기 보다는 CEO나 오너의 정의를 듣고 나서야 움직이려는 수동성을 보이게 된다. 멀리 출장 중인 CEO에게 전화를 걸어 이 사건이나 사고를 위기로 대응해야 하는지, 아니면 그냥 무마하고 넘겨 지나 보내야 하는지 조언을 구한 뒤에야 대응을 시작한다. 분명 독립적 위기관리 시스템의 운용에 한계가 만들어진다.

    오너나 CEO로부터 일선 많은 직원들까지 하나의 정의를 공유하고 있어야 위기가 효율적으로 관리 될 수 있다. 명확한 정의가 제시되고 일관된 실행이 전제되어야 위기는 관리된다. 모두가 하나의 기준과 하나의 마음으로 위기를 바라보고 일사분란 하게 움직이는 게 옳다. 많은 기업이나 조직들이 그런 명확한 정의와 공유가 없기 때문에 고생한다. 그래서 위기관리가 아주 못할 짓이라는 내부 평가를 안고 지내게 된다.

  • ‘버럭’의 위기관리 시스템 : 가부장적 조직의 특성

    ‘버럭’의 위기관리 시스템 : 가부장적 조직의 특성

    주행중 화재 ‘품질 빨간불’… 현대차회장 대노 [경향신문, 2010. 11. 14]
    14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은 지난 12일 현대차 주요 임원들을 회장실로 불러들였다. 전날 발생한 아반떼 사고 원인과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서였다. 이 자리에서 정 회장은 간부들을 호되게 질책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한 사고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판매개시된 지 두 달만에 생긴 뜻밖의 사고여서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여진다.

    우리나라 조직들에서 흔히 목격되는 이런 위기관리 시스템에 이름을 하나 붙이자면 버럭위기관리 시스템이라 할 수 있겠다. 이 ‘버럭’ 시스템은 사실 상당한 위력과 효과를 가진다. 실행되지 않던 위기관리 활동들도 VIP의 ‘버럭’ 한방이면 언제 그랬냐는 듯 잘 굴러가게 된다.

    이런 시스템은 다른 조직에서도 목격된다.

    이건희 전 회장 ‘장고 폭발’ 사고에 大怒 [동아일보, 2009. 10. 29]
    MB,
    대북경계에 충격받아 ‘大怒’ [세계일보, 2009, 10. 31]

    이 시스템은 해당 위기의 원인이 ‘정상’이 아닐 때 종종 발현된다. 정상이 아닌 원인들로 인해 해당 위기가 발생했다는 의미다.

    또한 해당 위기에 대한 전조나 사전 논의가 없었거나 또는 해당 논의를 실무차원에서 처리하려 하다 VIP를 놀라게 했다는 의미도 가지고 있다. (사실 보쓰를 놀라게 하는 부하처럼 나쁜 부하들이 없다)

    더욱 중요하게 생각해 볼 부분은 해당 위기에 대한 실제 위기관리가 일선과 전문 그룹에서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반증이라는 의미도 포함한다. (정확하게 위기관리가 잘 되었는데 ‘버럭’ 하실 리가 없다)

    출처: 연합뉴스
    이명박 대통령이 31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일산경찰서를 전격 방문, 일산 초등생 납치미수 사건과 관련해 강도 높은 질책을 한 후 나오고 있다. 왼쪽은 이기태 일산경찰서장. (고양=연합뉴스) 2008. 3. 31.

    앞서 말한 대로 이 ‘버럭’의 리더십과 위기관리 시스템은 분명 효과가 있다. 사후 위기관리에 있어서 조직이 전향적인 자세로 위기관리에 임할 수 있는 임파워먼트를 흡수하게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보면 대형 조직에게는 이 ‘버럭’ 위기관리 시스템이 더욱 더 위기 민감성을 떨어뜨릴 수 있는 단점이 있다. VIP께서만 ‘버럭’하지 않으시면 위기관리에 신경을 쓰거나 실행에 임하지 않게 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는 위기이고 문제지만, 내부 보고 누락이나 언론 관리 등을 통해 VIP의 눈과 귀만 막으면 어느 정도 위기관리(?)가 된다 생각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

    조직이 스스로의 시스템으로 위기를 사전에 방지하고, 적절하게 관리할 생각을 하기 보다 VIP의 얼굴을 바라보고만 있는 꼴이 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

    그러기에 여러 대기업과 조직들에게서 목격되는 이런 가부장적 위기관리 시스템이 찹찹하게만 느껴진다.

  • 핵심 메시지를 확보하는 것이 힘든 이유 : 미디어 트레이닝 팁

    어제 하루 종일 오랜 관계를 맺으면서 코칭 해 온 클라이언트사와 정기 미디어트레이닝을 진행했다. 그 회사는 자사의 모든 위기 요소들을 매년 오딧을 한다. 매년 자사에게 발생 가능한 위기요소들을 선정해서 관련 부서에 이슈 오너십을 부여한다.

    핵심 위기 요소들의 이슈 오너십을 부여 받은 각 부서들은 그 위기 요소를 관리하기 위한 액션 플랜을 개발하고 그것을 전사적으로 공유하면서 실제 관리사항을 업데이트 한다.

    그 과정에서 만일에도 있을 수 있는 대언론 대 이해관계자 커뮤니케이션 훈련을 진행하기도 한다. 이 트레이닝을 수료한 모든 이슈 오너(각 부서의 팀장급과 임원급)들은 결과적으로 매년 연말경에 위기관리 의사결정을 위한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을 CEO와 함께 진행한다. 하루짜리 시뮬레이션이고, 자사의 위기요소들이 최악의 상황에서 현실화 되었을 때 전사적인 팀워크를 통해 의사결정을 진행하고, 대응을 지시하는 프로세스를 직접 경험해보는 거다.

    어제 미디어트레이닝에서 여러 번 토론되고, 코칭되고 한 부분들 중 하나에 대해 이야기를 해 본다. 위기시 대언론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메시지의 신중한 선택과 반복’은 핵심중의 핵심이다.

    국내기업들이나 정부기관들이 가장 힘들어 하고 어렵게 생각하는 부분이 바로 이 핵심 메시지를 반복하는 커뮤니케이션 기법 부분이다.

    개인과 개인의 interpersonal communication 기법과는 약간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달라 낯설게 느껴진다는 것이 어떻게 보면 더 확실한 표현이다. 매 질문에 대한 답변에 핵심 메시지를 반복하는 것은 심리적으로도 어려운 과제다.

    일반적인 개인과 개인의 대화를 한번 보자. (홍길동과 친구인 이몽룡의 대화)

    홍길동: 룡아, 우리 한잔 하자. 근데 한잔하기 어디가 좋을까?

    이몽룡: 강남역 근방이 어때? 맥주한잔 하기 좋은 장소가 있거든.

    홍길동; 그래. 그러면 이번엔 네가 사는 거야?

    이몽룡: , 언제 네가 산적 있냐? 매번 내가 사곤 했지?

    홍길동: 알았어. 그러면 내가 산다. 이번에는거기가 어디야. 같이 가자.

    이몽룡: 오케이. 오늘 운이 좋은데? 가자.

    보통 개인과 개인의 대화는 진행이 되어가는 직선형의 모습을 띈다. 무엇보다도 연이어 진행이 된다는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위기시 기업의 대언론 커뮤니케이션은 직선형이 되면 안 된다. 대언론 위기 커뮤니케이션의 경우에는 Spiral(나선형)의 모습을 띠어야 한다. 반복적으로 홈베이스를 밟는 답변이 지속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공장에 화재가 발생한 기업의 대변인이 언론과 대화하는 모습을 한번 보자.

    기자: 오늘 공장에 화재가 발생했는데, 그 피해규모가 어마어마하다고 들었다. 소방서 측에 의하면 화재원인이 방화로 추정된다던데? 회사의 공식입장은 무엇인가?

    대변인: 우선 이번 화재에도 불구하고 직원들과 다른 핵심 설비부분이 안전하다는 것이 불행 중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화재 원인은 아직 확실히 밝혀진 부분이 없다. 원인 파악을 위해 소방서 측과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

    기자: 공장 직원 숙소 쪽에서 불길이 먼저 시작되었다고 들었다. 그러면 그때 숙소에 있던 직원들이 방화를 한 것으로 볼 수도 있지 않은가?

    대변인: 다시 한번 이야기 하지만, 화재원인이 아직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소방서와 함께 원인을 파악 중이다.

    기자: 내가 취재하기로는 회사 내에서 화재 전날 회식이 있었고, 몇몇이 취해 다투고 싸움을 벌인 적이 있다던데, 이런 직원들의 다툼과정에서 화재가 발생했다고도 볼 수 있지 않을까?

    대변인: 화재원인이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는 어떤 추측도 할 수가 없으니 양해해달라. 소방서측과 협력해서 가능한 빨리 화재 원인을 알아낼 것이다.

    기자: 상식적으로 보아도 어떻게 직원 숙소에서 발화가 되었다는 데 직원들이 하나도 다치지 않았을까? 이는 일부 직원들이 고의로 방화를 하고 자리를 피했기 때문이 아닌가?

    대변인: 반복적으로 말씀 드려서 죄송하다. 확실한 원인 규명을 위해 현재 최선을 다하고 있다. 확실한 원인이 밝혀지면 그때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

    기자: 아니…자꾸 그런 식으로 말을 피하지 말아라. 내부적으로도 파악된 사실들이 있을 것 아니냐. 소방서측에서도 이미 직원 방화로 추정된다는 이야기를 기자에게 하던데…

    대변인: 확실하게 말씀 드리지만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밝혀진 원인이 없다. 소방서 측과 긴밀하게 협조 중이니 빨리 확실한 원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아직 밝혀지지 않은 사실에 대해서 언급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으니 양해 부탁한다.

    기자: 자꾸 이런 식이면 그냥 소방서 관계자 멘트 따서 쓸 거다. 마지막으로 묻는다. 회사측에서는 직원 방화 가능성이 절대 없다고 보고 있나?

    대변인: 현재 조사 중이다. 소방서측과 긴밀하게 협조해서 가능한 빠른 시간 내에 원인을 규명할 것이다. 섣불리 원인을 추측하거나, 추측된 원인에 대해서 공식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아무 도움이 안 된다는 생각이다. 잠깐만 기다려 달라. 미안하다.

    이런 식으로 핵심 메시지들을 반복 반복 반복하면서 포지션을 흩뜨리지 않는 대화 방식이 대언론 위기 커뮤니케이션의 형태다. 경험해 보지 않으면 낯설다. 트레이닝을 받은 사람만 자연스럽게 반복할 수 있다.

    아주 공격적인 미디어트레이닝을 경험한 대변인들은 기자의 공격적인 질문 방식을 들으면서 실시간으로 캐치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 답변하면 위험할 수 있는 모든 질문 방식을 이해할 수 있다. 또한 더 나아가서 위기시 우리 회사에게 유리한 우리만의 메시지에 철썩 같이 달라붙어 있을 수 있다. 기업을 구성하는 CEO부터 말단 직원들까지 위기시에는 동일한 메시지만을 반복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게 된다.

    결론적으로 추측이나, 루머, 오보, 오해, 잘못된 비난, 제2와 제3의 또 다른 위기들로부터 자유로워 질 수 있다. 낯설지만 도전해보고 경험해보고 익숙해 질만한 가치가 있다는 이야기다.

  • 문화재청의 흔들린 포지션/메시지 : 광화문 현판 균열 이슈

    문화재청 박영근 문화재활용국장은 “지금 당장 새로운 현판 제작에 들어간다고 해도 목재 건조 기간 등을 고려할 때 빨라야 내년 봄쯤이 (완성시기가) 되지 않겠냐”고 반문하면서 “지금은 현판 균열 현상에 대한 면밀한 분석을 하고 그 결과를 보고 나서 (현판 교체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연합뉴스, 2010. 11. 8.]

    광화문 현판 균열 논란에 대응하는 문화재청의 메시지를 보면, 초기 대응에 있어서 내부에서 정확한 포지션이 구축되지 않았었거나, 그 포지션이 변화했다는 느낌을 받는다. 위의 11월 8일자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문화재청은 ‘현판 균열의 원인을 분석한 뒤 그 결과에 따라 차후 조치를 판단한다’는 포지션과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이런 포지션과 메시지는 기업이나 조직이 해당 이슈에 관해 확실한 원인 파악이 되지 않았을 때 전달하는 아주 원칙적이고 안전한 형식이다. 문제는 이런 포지션과 메시지가 최초부터 전달되지 않았다는 부분이다.

    문제가 불거진 11월 4일자 같은 연합뉴스 보도를 보자.

    문화재청 관계자에 따르면 광화문 현판에 사용된 목재는 우리나라 고유수종인 육송으로서 재료의 특성상 수축과 팽창을 반복하며, 특히 가을철 건조한 날씨에는 건조 수축으로 미세한 균열이 발생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라는 것이다.
    (중략)
    그러면서 문화재청은 같은 육송으로 제작한 덕수궁 현판 ‘대한문’에도 열두 줄에 이르는 세로 균열이 발견되며, 이번 복원 이전 콘크리트 광화문에 걸렸던 1968년 박정희 전 대통령의 친필 ‘광화문’ 한글현판에도 수많은 세로 균열이 발견된다는 점을 들었다. [연합뉴스, 2010. 11. 4.]

    최초 문화재청측의 공식 포지션은 한마디로 ‘일반적인 현상’이라는 것이었다. 광화문 현판만의 별 특이한 문제가 아닌데도 논란이 일고 있다는 메시지들이 핵심이었다. 얼핏 보면 문화재청의 이 포지션은 문화재청이 확실한 원인을 파악하고, 그 원인에 대해서 아무런 특이점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것을 전제로 하는 듯 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8일 포지션을 보면 문화재청은 광화문 현판의 원인을 4일 당시에는 유관과 추측으로만 파악했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그런 유관과 추측으로 아주 강력한 포지션을 성급하게 설정했었고 발표한 것이다.

    이는 국민들로 하여금 문화재청의 전문성에 대한 의심을 가지게 하는 이슈관리의 실패사례가 아닌가 한다. 항상 반복적으로 목격되는 실패원인에 또 걸린 듯 하다. 최초 확실한 상황파악과 분석 없이 성급한 포지션 구축과 메시지 전달이 그 실패의 원인이다.

    너무 성급하고, 흥분해있었던 게 아닐까?

  • CNG버스 폭발 : 누가 위기관리 주체일까?

    비록 사고 발생 지점이 서울 시내이지만 시내버스 제작이나 안전점검 등 권한과 책임은 지식경제부와 국토해양부 등에 있어 마땅히 적극적으로 취할 조치가 없다는 점도 서울시에 답답함을 더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가스 용기 부분을 직접 검사할 권한이 없어 신속하고 적극적인 조치에 어려움이 있다”며 “우선 서울시내 CNG버스 7천234대에 대해 가스안전공사, 시내버스 조합을 통해 8월 중 일제 안전점검을 하겠다”고 밝혔다.[연합뉴스]

    이번 CNG버스 폭발 사고를 보면서 궁금한 점이 하나 있다. 위기관리 주체가 누가 되어야 하고, 어떻게 해당 위기를 관리 중인가 하는 부분이다.

    그냥 상식적으로만 꼽아봐도 해당 버스 회사, 시내버스 조합, 서울시, 가스안전공사, 지식경제부, 국토해양부, 경찰 등의 많은 주변 관계자들이 존재하는데 이들 중 누가 위기관리 주체인가?

    이들 중 누가 피해를 입은 피해자들과 커뮤니케이션 하고 있을까? 누가 CNG 버스의 안전이나 개선책에 대해 커뮤니케이션하고 있을까? 누가 일반 승객들의 두려움을 케어 해야 할까?

    위기는 있는데 해당 위기를 관리할 주체가 없다. 발목이 잘려나간 피해자는 있는데 그 피해자에게 다가와 커뮤니케이션 하는 주체들이 없다. 승객들이 두려워하는 데 안심을 시키려 하거나, 개선 하겠다 적극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하는 주체가 없다.

    주체가 있다 주장을 해도…일반국민이 모르면 없는 셈이다. 그렇지 않나?

  • 상식, 이성과 논리가 사라진 아노미 : 천안함 사태

    국책연구소의 한 연구원은 “X선 회절, 중성자 회절 분석 등을 사용하면 발견된 알루미늄 합금의 제조 국가를 구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냉전 시절 서방 선진국과 러시아, 중국이 당시로써는 핵심 군사기술이었던 알루미늄 합금 기술을 각자 독자적으로 개발했기 때문에 구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서방 선진국과 러시아, 중국이 알루미늄 합금 제조에 집어넣는 원소가 각각 다르다. 다만 발견된 알루미늄 합금이 서방 국가 제품으로 판명 나더라도 북한과의 연계성이 없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북한은 이미 지난 2003년 우라늄 농축시설 제작에 필요한 알루미늄 합금을 독일 회사에서 수입하려다 적발된 적이 있다.

    군 당국은 북한이 보유한 중어뢰 중 상당수가 중국제와 구소련제인 어(U)-3G, TYPE 53-59, TYPE 53-56, ET-80A 등이어서 천안함 침몰현장에서 중국이나 러시아제 알루미늄 파편이 나올 수 있다고 본다.

    또 이란과의 군사 커넥션에 의해 이란제 신형 어뢰가 사용돼 이란제 합금 파편이 나올 수도 있다. [조선일보]

    조선일보에서 인용한 국책연구소 연구원이라는 분의 주장 (또는 기자의 해석과 부연 설명)을 보면 참 재미있다. (정치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논리적인 이야기로만 보자. 제발 관계없이 무조건 정치적 댓글 다시는 분들 좀 없었으면 한다. )

    이 연구원 또는 기자의 주장을 요약 해 보면:

    * 여러 분석을 실행해 보면 해당 알루미늄 조각의 제조 국가 판별 가능
    * 서방 선진국, 러시아(구 소련), 중국, 이란 등 제조 국가 각각 판별 가능
    * 서방국가에서 제조 된 알루미늄이라도 북한과의 연계 없다 단정 불가능
    * 중국에서 제조된 알루미늄이라면 북한 연계 판단 가능
    * 러시아(구 소련)에서 제조된 알루미늄이라면 북한 연계 판단 가능
    * 이란에서 제조된 알루미늄이라면 북한 연계 판단 가능

    이렇게 총 6개의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물론 기자에 의해 정리되었기 때문에 오리지널 주장이 어떤지는 모르지만, 기사에 인용된 전문가 의견 또는 기자의 설명은 이렇다.

    그러면 북한이 연계되지 않았다 결론 내릴 수 있는 시나리오나 가능성은 하나도 없는 것 아닌가? 혹시
    그 알루미늄이 한국제라야 겨우 북한연계가 불가능한 걸까?

    만약 이 국책연구원과 기자가 전문가로서 좀 더 정확하게 메시징을 하려 했다면 이렇게 했어야 하는 게 아닐까?

    “여러 분석을 통해 알루미늄 조각의 제조국가를 규명할 수는 있다. 하지만, 해당 알루미늄이 어떤 국가에서 제조되었는지 밝혀진다 해도 그 결과가 천안함의 침몰 원인을 밝힐 수 있는 정확하고 결정적 단서로서의 가치는 없을 것이다.”

    이번 천안함 사태를 보면서 이전 광우병 사태와 상당히 비슷하다 생각하는 여러 공통점들의 하나가 이런 부분들이다. 정부는 포지션과 메시지가 다르고, 좌충우돌하며, 자칭 전문가라는 여러 사람들은 무분별한 시나리오들을 개발해 대고, 그것들을 언론에서는 취향대로 취사 선택해 확대 재생산하고, 온라인에서는 상식과 비상식이 폭발적으로 상호 충돌한다.

    상식과 이성 그리고 논리가 실종된 아노미가 바로 이런 모습 아닌가?

  • 위기관리는 유행이면 안된다: 일본내 위기관리 유행

    위기관리 전문가를 찾는 일본 기업이 급증하고 있다. 대규모 리콜 사태로 위상이 추락한 도요타를 타산지석 삼는 것으로 풀이된다.

    위기관리 컨설팅은 미국 등 서구 기업들에게는 보편적으로 보급돼 있지만, 아직 일본 기업들에게는 생소한 분야. 그러나 일본 기업들은 이번 도요타 사태를 계기로 평소에 위기 관리 능력을 키우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깨닫게 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5일 전했다. [아시아경제]

    월스트리트저널이 일본내에서 위기관리 전문가들을 찾는 일본기업들이 늘고 있다는 기사를 게재했다. 토요타 리콜 사태의 영향이라고 해석했다.

    위기관리라는 것이 하나의 ‘유행’으로 해석되거나 접근되는 것은 상당히 위험한 발상이다. 다만 일본기업이 타산지석으로 삼아 개선에 나서고 있다는 현상은 상당히 고무적이다.

    우리나라에서도 과거 농심 새우깡, 동원F&B 참치, 삼립 단팥빵등의 일련의 B2C위기로 인해 타사들로부터의 위기관리 서비스 수요들이 반짝 증가했었다. 그러나 위기관리가 유행이 아니라 기업의 지속가능경영의 측면에서 꾸준한 접근이 필요하다 생각한다.

    물론 기업이나 개인이나 ‘자극’은 항상 중요하다.

  • 소셜미디어 관여: 어디까지가 좋을까?

    최근 코치들과 클라이언트들의 공통적인 고민은 ‘일단 소셜미디어를 시작은
    했는데…얼마나 관여를 해야 하는가?”하는 것이다.

    특히 트위터상 대화에 대한 관여에 있어서, 그 관여도를 개인의 그것 수준으로 가져가야 하는가? 아니면 선별적으로 관여해야 하는가?에 대한 깔끔한 잣대가 없다는
    뜻이다. 물론 소셜미디어를 기업을 Humanize하는 방식으로
    기업에서 운영하겠다고 하면, 개개 대화에 대한 관여는 필수적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관여 빈도와 수준에 대해서는 분명히 고민할 여지가 존재한다.

    기업 소셜미디어 운영에 있어서 분명 시간적, 인적 운용상의 한계로 일정수준 이상의 개개
    관여 및 대화가 불가능한 규모가 될 때를 생각해 보자. 개인 트위터들도 팔로워가 일정 수준 이상 넘어가면
    소위 말하는 listening도 힘든 경우들이 생겨나고 있다.

    기업 블로그에 있어서 물론 방문하여 댓글을 남기거나 트랙백을 거는 사람들과의 기본적인 대화는 필수적이지만, 그 분량과 깊이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게 되면 어떤 기준을 수립해 대응해야 하는가 고민해야 한다.

    무조건 많은 대화와 관여, 최대한의 정보전달, 가능한
    성공적인 설득, 긍정적인 대화 디자인에 너무 집착하다 보면 도리어 생산적인 대화가 불가능 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내부적으로 가능한 원칙을 가지고 관여와 불관여 그리고 모니터링 분석 체계를 가지고 좀더 여러 사람들이 깊이 고민해야 할 일이다. 아르바이트나 핵심 인사 몇 명이 개인적으로 운영 하는 기업 소셜미디어가 바람 직 하지 않은 이유가 여기 있다.

    항상 명심해야 할 것은 기업 소셜미디어는 공적인 공간이고, 기업을 대표/대변하는 매체다. 좀더 많은 고민들과 원칙들 그리고 그에 근거한 정제된
    실행들이 필요하지 않을까?

  • 비정상적인 어프로치: 타이거 우즈

    보이콧의 가장 큰 이유는 기자회견에서 우즈가 질문을 받지 않는다고 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일방적으로 받아쓰라는 것이고 기자로서는 매우 모욕적인 일이다. 기자회견이라고 하기도 어렵다. 회원수 950명인 골프기자협회의 바르텐 쿠펠리언 회장은 “질문은 기자로서 매우 중요한 일이며 우즈가 기자의 역할을 한정하는 것은 우리의 신념과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기자협회는 참가 기자수를 30명 정도로 제한한 것에도 반발했다. 참가자는 우즈 측과 개인적으로 가깝거나 비즈니스로 관련되어 있는 사람들이 많다. 기자협회가 참가자 수를 더 늘려달라고 요청했지만 우즈 캠프는 3명만을 늘려 주는데 그쳤다. [조인스닷컴]

    우즈는 왜 기자회견을 하려 하는 건지 궁금하다.

    질문을 받지 않는다.
    담당기자단 950명 중 30명 정도로 참석 기자를 제한 한다.
    30명의 참석 기자도 우호적인 기자들로 한정한다.

    이 세가지 원칙을 가지고 어떤 결과를 기대하는 지 궁금하다. 타이거 우즈를 지원하고 있는 Publicist들이 문제일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타이거 우즈와 그 핵심 측근들이 일방적으로 그렇게 요구를 하고 있는 듯 하다.

    당연히 골프기자협회는 보이콧을 할 수 밖에 없고, 해야 당연하다. 기자회견에서 우즈가 읽어 나갈 스테이트먼트는 현장에 있지 않아도 받아 쓸 수 있다. 우즈는 왜 이렇게 일방적인 커뮤니케이션을 고집할까? 아직도 포지션이 바뀌지 않았을까?

    이렇게 상당히 비정상적인 어프로치를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할 다른 셀러브리티들과 기업들도 있을까?

    차라리 가만히 있으면 잊혀질 일을 왜 스스로 나서서 재폭발하게 만들까?

  • What If? 왜 필요 없이 말할까?

    사상자들이 필수 안전장구를 거의 갖추지 않고 시험을 한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이번 사고는 규정위반에 따라 피해 규모가 더 커졌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군 관계자는 “규정대로 방탄복과 방탄모를 착용했더라도 이번처럼 대구경 폭발사고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았을 것”이라며 “현재 착용하는 방탄복 등은 7.62㎜ 등 소구경용에만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이 언급은 규정대로 방탄복 등을 착용했다 하더라도 이번처럼 대구경 폭발이 일어날 경우에는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는 의미로, ADD나 군에서 이 같은 사실을 알고도 제대로 된 안전규정을
    만들지 않았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연합뉴스]

    참 답이 없는 답변이다. 기자들이 군관계자에게 what if를 묻지는 않았을 텐데…그 관계자는 what if에 대하여 이야기했다. 군측에 전혀 도움이 되거나 유리한 논리나 사실이 아닌데도 what if 답변을 했다.

    했었다면
    했더라도
    하지 않았었더라면
    하지 않았더라도
    ….
    만약

    민감한 시기에는 절대 피해야 하는 표현들이다. 필요 없으면 말하지 말라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