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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전자 화성 공장 불산 유출 케이스

    최초 해당 사건이 보도된 싯점이 2013년 1월 28일 오후 늦게(5시 이후)여서 다른 사고와 달리 상당히 특이하다 생각했었다. 사건 최초 발생 싯점이 20여 시간 이전이었다는 후속 보도를 보고 든 첫 생각이었다.

    결과적으로 해당 케이스를 보면 다음과 같은 현장상황이었던 것으로 이해된다.

    27일 오후 1시 31분 불산 탱크 배관 누출 확인 : 소량의 불산 유출

    27일 오후 11시 38분 STI 직원들의 수리 시작

    28일 오전 2시 12분 밸브교체작업 완료

    28일 오전 4시 46분 불산 유출 재발생

    28일 오전 5시 40분 불산 중화작업, 세척 추가 완료

    28일 오전 7시 30분 STI 직원 1인 병원 후송

    28일 오후 1시 30분 병원 후송 된 STI 직원 사망

    28일 오후 2시 42분 삼성전자-경기도에 사고 통보

    28일 오후 3시 30분 경기도 등 관계당국 현장조사 개시

    많은 언론들과 국민들이 유추하듯 최초부터 해당 기업이 ‘사고 내용을 은폐’하려 했었던 것으로 보이기 보다는 ‘늑장 커뮤니케이션’이 좀 더 정확한 표현 같다.

    참고기사: 불산 새는 줄 알고도 9시간 방치‥CCTV 화면 공개

    불산이 샌다는 걸 처음 알게 된 건 지난달 27일 오후 2시.하청업체는 3차례나 빨리 밸브를 교체해야 한다고 알렸지만, 삼성은 첫 보고를 받은지 9시간이나 지나 작업을 승인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일상적인 오작동 또는 고장 등에 대해서까지 감지사항을 세세하게 위기관리팀(삼성전자의 시스템에서는 어떻게 명칭하는지 모르겠다)에게 보고 공유하는 기업들은 흔하지 않다. 그렇게 되면 위기관리팀 자체가 부하가 걸리게 되어 정상적 의사결정이 오히려 어려워 진다.

    시계열로 분석 해 보면 화성공장이나 삼성전자 ‘위기관리팀’에 해당 상황이 정확하게 공유된 것은 아마 늦어도 28일 오전 7시 30분 안팍이 아니었나 한다. 하청업체 직원의 피해 가능성이 인지되면서 일선 작업그룹은 해당 사실을 사내 위기관리팀에 공유했을 것이다.

    오전 7시 30분부터 하청업체 직원이 사망한 오후 1시 30분 동안에 6시간 동안 해당 위기관리팀이 무엇을 했는지 하는 것이 아직 알려지지 않아 안개 속에 있다. 하지만 정확한 것은 그 시간동안에도 해당 사고 사실을 법에 정한대로 관계 당국에 통보하지 않았다는 부분이다. 위기관리팀에서는 이 기간동안 최악의 상황을 예견하기 보다는 하청 업체 직원이 별반 이상이 없이 치료 가능하거나, 퇴원 조치 된다면 일상적인 오작동 또는 고장 케이스로 해당 사건을 마무리 하려고 했었던 것 같다. 이 또한 그리 생산 현장에서는 공개적인 릴리즈 주제가 아니니 일편 이해가 된다.

    문제는 오후 1시 30분경 해당 직원이 사망하면서 일상적 고장 사건이 사망 사건, 곧 위기로 폭발적인 성장을 하게 되는 싯점이다. 지난 6시간 동안 최악의 시나리오를 놓고 이에 대한 초기 대응책들이 마련되어 있었을까? 외부에서 볼 때는 별로 그렇게 준비되어 있어 보이지 않는다.

    직원의 사망과 함께 경찰에게 해당 사실이 공유되고, 경찰측이 소방당국에 해당 사실을 공유하고 나서 이를 감지한 해당 회사는 경기도청에 오후 2시 42분경 사고 사실을 통보했는데, 이 또한 대응이 느렸기 때문이다. 직원 사망을 최악의 시나리오로 놓았다면 이에 대한 외부 사실 공개는 불보듯 뻔 한 것인데, 결과를 놓고 보면 위기관리팀이 이에 대한 준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첫번째 골든타임을 놓치다

    위기관리팀에게는 직원 사망 시간인 오후 1시 30분부터 경기도청 통보 시간인 오후 2시 45분경까지는 또 다른 1시간 15분이 있었다. 이 1시간 15분을 준비된 채 타이밍을 노린 ‘전략적 시간’으로 해석하느냐, 아니면 ‘대응 준비 소요 시간’으로 보느냐 하는데에서 일반적으로 기업의 위기관리 시스템 품질이 가늠된다.하지만 이번 케이스에서는 해당 두가지 옵션이 모두 해당 기업에게 불리하게 해석 될 수 있다.

    만약 해당 1시간 15분이, 더 넓히면 오전 7시반부터 7시간 15분의 시간이 ‘전략적 개입 준비 시간’으로 소요되었다면 해당 기업이 어느정도 ‘은폐 또는 지연’의 의지가 있었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반대로 ‘대응 준비 소요 시간’으로 해당 시간을 소비 했다면 해당 기업의 위기관리팀은 역량이 의심스럽거나, 일선 위기관리 실행자들이 아마츄어라고 해석될 수 밖에 없다. – 이는 기업 위기관리에서 반복적이고 공통적으로 제기되는 딜레마 옵션 ‘악당 vs. 바보’의 옵션이다. [예전 탈크 베이비 파우더 케이스 참조][link updated 2013.2.29. 21:00]

    일단 경찰이나 소방당국이 아니라 ‘경기도청’에 늦게라도 통보한 것 자체는 내부적으로 전술적 고민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분명히 이시간 이전 또는 이후에는 정상적으로 위기관리팀이 제 활동을 개시한 것으로 보인다.

    두번째 골든타임을 놓치다

    하지만, 오후 5시경이 되어 기자들이 해당 사고 사실을 인지하고 해당 기업 커뮤니케이션 부문 측에 최초 사실 확인을 했을 때 당시 커뮤니케이션팀에서 사고 관련 정보를 충분하고 정확하게 인지정리 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일부 보도들이 있다.

    최초 보도 28일 오후 5시 6분 경

    [단독]삼성반도체 화성공장, 불산누출 1명 숨져(1보) (수원=뉴스1) 이윤희 기자입력 2013.01.28 17:06:28

    vs.

    삼성반도체 측은 “사고는 새벽에 일어나 정확한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며 “부상자는 병원 치료를 받고 귀가했다”고 말했다. [삼성반도체 화성공장 불산누출 1명 사망 4명 부상(1보) -연합뉴스 2013.2.28. 2013-01-28 17:29]

    이 최초 멘트가 정확한 사실관계 확인 및 정리를 하기 위한 홀딩 스테이트먼트였다고 해도 문제다. 오전 7시 30분 이후부터 오후 5시경에 이르기 까지 10시간 가까운 기간 동안 공식입장문이 정리가 되지 않았고, 사실확인에 근거한 Q&A가 미쳐 개발되지 않았다면 문제다.

    이런 경우에는 커뮤니케이션팀 자체의 문제라기 보다는 위기관리팀(상위 의사결정기관)의 의사결정이 늦어지거나 혹은 갈팡질팡했거나, 아니면 최초 부터 위기관리팀이나 현장의 정보공유라인에서 커뮤니케이션팀이 누락되었거나 멀어져 있었을 때 발생하는 이상 증상이다.

    결국 해당 기업의 공식 입장문은 오후 6시경에 보도되었다. 뉴스 1의 최초 보도를 기준으로 해도 1시간 후다.

    삼성전자 “불산 누출 사고 경위 규명해 재발 방지하겠다” (서울=뉴스1) 서송희 기자입력 2013.01.28 18:01:10

    보도 내용을 보면 해당 기업이 최초 기자들의 문의 직후부터 최초 공식입장문 개발을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만약 미리 공식입장문이 작성되어 있었다면 해당 공식입장문은 오후 5시 초부터 보도되었어야 당연하다. 사고관련 브리핑도 28일 오후 7시~7시 30분경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또한 예전 처럼 준비가 되어 있었다면 오후 5시경에는 열렸어야 맞는 활동이었다.

    [결론]

    스트래티지샐러드 위기관리 9단계를 기반으로 해당 케이스의 초기 대응 활동들을 유추 분석해 보면:

    1단계 감지단계 : 이상없음. 초기 대응 진행

    2단계 정보 취합 및 분석 단계 : 일선 대응팀들의 일상적인 정보 취합 및 분석, 상황관리 대응 시행

    3단계 보고 및 공유 : 이 부분부터 문제 있었던 듯. 위기관리팀에게 언제 최초 해당 사실 전체가 공유 되었는지, 커뮤니케이션팀은 그 공유라인에 처음부터 존재했었는지 의문

    4단계 위기관리위원회 의사결정 : 이 부분도 아직 의문 – 일반적으로 준비된 대응이나 개입 같아 보이지 않기 때문. (일부에서 단정하듯 단순 은폐 조작 시도라고 보기에는 현실 상 무리)

    5단계 위기관리 실행준비 : 늘 그렇듯 프로세스에 문제가 있으면 이 단계에서 무리한 골든타임(황금시간)을 잡아 먹음. 이번 케이스에서는 골든타임인 오후 1시 30분~5시 기간을 놓침. (만약 오프라인 마감 시간을 염두에 두고 예전 처럼 의도적으로 타이밍 관리를 했다면 더 큰 문제. 새로운 매체 환경을 이해 못하고 반론권 확보 타이밍을 놓친 셈)

    6단계 위기관리실행 : 늦었다.

    그러나 실행에 있어 이 회사만의 특유의 경쟁력은 보인다.

    삼성전자, 경찰 사고현장 접근도 막았다.

    화성동부署, 10㎞거리 현장도착에 1시간여 지체

    [한국일보]

    삼성반도체 사고 수사 부진…부상자 진술 거부[뉴스1]

    [updated 2013.2.29. 21:00]

    7단계 위기관리 모니터링 및 관제 : 현재까지도 진행 중인 것으로 보임

    8단계 위기관리위원회 업데이트: 진행 중

    9단계 위기관리수정실행 또는 종결: 29일 오후 전동수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 메모리담당[revised 2013.2.29. 21:00] 사장의 사과문이 배포된 것으로 보아 위기관리 대응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보임 -현재 2013년 1월 29일 오후 3시.

    정리를 하자면 은폐 의도가 최초 부터 있었다기 보다는 시스템 적으로 병목이나 단절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커뮤니케이션팀의 대응 타이밍을 보면서 그런 해석에 좀더 확신이 든다. 많은 부분이 이 시스템의 문제다. 위기시 기업은 더 이상 하나의 회사가 아니다. 개인들의 집합체가 된다. 이 사람들을 하나로 잇는 것이 시스템인데 그게 그렇게 만들어지기 어렵다.

    P.S. 위기관리팀 리더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인명에 관한 케이스인데 이런 트릭은 좀 아니라고 본다. 개인적 생각.

    삼성반도체 불산 누출…’은폐 의혹’·’환자 숨기기[MBN]

    (to be updated)

  • 1단계 감지단계 : 항상 알고도 당하는 이유

    위기관리 프로세스 9단계

    1단계: 감지 단계

    사실 위기는 감지만 일찌감치 하면 상당부분을 완화, 방지, 대비 할 수 있다. 이렇게 간단한 개념임에도 불구하고 위기관리에 실패한 기업이나 조직들의 감지 기능은 왜 정상적으로 운용되지 않았을까?

    내부 커뮤니케이션 문제

    일반적으로 감지 기능에 문제가 있는 기업이나 조직에는 평소 내부 커뮤니케이션이나 보고 체계의 문제점들이 선행된다. 아주 흔한 현상이 조직 내 사일로(silo) 현상이다. 위기 감지는 특정 부서가 하지만 위기에 대한 대응은 전사적 또는 주관 및 유관부서의 협업에 의해 진행되는데, 이에 대한 가장 큰 걸림돌이 이 사일로(silo) 현상이다. 왼손이 감지한 일을 오른손이 모르는 현상이다.

    실패를 경계하는 기업문화

    또한 일부는 기업문화에 있어 ‘실패를 두려워하거나’ ‘문제에 대해 항상 책임을 추궁하는’ 분위기를 가진다. 모든 기업이나 조직은 실패하거나 실수 할 수 있다. 하지만, 기업들은 실패나 실수를 내부적으로 허용하고 개선하는 기업과 그런 실패나 실수를 비난하고 처벌하며 금지하는 기업들로 나뉜다. 어떤 기업에서 감지 기능이 충실하게 발휘될 수 있는가는 자명하다.

    일선의 빠른 감지 능력을 정해진 의사결정그룹에 제대로 연결 시킬 수 있어야

    실질적으로 일선에서 위기를 감지하는 빈도나 시기는 기업이나 조직의 최고의사결정기구가 생각하는 것 보다 훨씬 높고 빠르다. 일선 직원들은 종종 이렇게 이야기한다. “일선에서 발생하거나 감지되는 위기요소들을 빠짐없이 위에 보고하다 보면 아마 윗분들은 다른 일도 못하시고 잠도 못 주무실걸요?” 이를 위해 해당 조직은 보고 필터링 기준 체계를 만들거나 보고 대상에 따른 단계를 설정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 또한 제2, 제3의 문제들을 초래한다.

    보고는 정치 행위, 이 딜레마를 풀어야

    기본적으로 감지는 보고를 전제로 하는데, 이 ‘보고’라는 행위 자체가 조직 내에서는 정치적 의미를 가지기 때문에 상당히 민감한 주제다. 보고에는 기본적으로 상위 구성원을 대상으로 할수록 완벽성을 기하게 되는 습성이 있다. 또한 보고에는 항상 책임이 따르게 된다. 이 부분이 감지 기능의 속도나 정확성을 제한하는 또 다른 문제다.

    일부는 조직의 위기 민감성 떨어져

    “우리에게 뭐 특별한 위기요소라는 게 있을 수가 있나?”하는 기업이 있고 “사실 속속들이 들여다보면 여기저기 위기로 발전할 수 있는 문제는 많을 겁니다” 말하는 기업간에는 어떤 다름이 있는 걸까? 많은 위기관리 전문가들이 조직내의 위기 민감성을 극대화 시켜야 실제 위기관리에 성공할 수 있다는 조언들을 한다. 민감해야 적시에 제대로 감지해 낼 수 있고, 위기로 전이 될 수 있는 사안들에 대한 평시 방지 및 완화 노력들이 수반될 수 있다. 간단하게 말하면 문제가 될 일들은 그 이전에 하지 않거나, 진짜 문제가 되지 않도록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문제를 일으키는 부서와 해결 부서가 달라

    위기관리 전담 부서를 만들면 안 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소방서가 존재한다 해서 가정집이나 사무실의 화재 안전에 대한 의식이 없으면 안 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조직 내 위기관리 전담부서가 따로 존재하고 위기 발생 시 모든 프로세스를 전담해 처리한다면 분명 많은 사업 부서들의 위기 민감성은 물론 관여나 책임은 상호 전가되기만 할 것이다. 위기관리 조직은 위기 발생시 전사적으로 위기관리 프로세스를 관제하고 통합 해 관리해 주는 코디네이터와 코치의 역할만을 수행해야 한다. 즉, 문제 해결은 해당 위기의 주관과 유관 부서들의 몫이어야 한다.

    감지가 느린 것이라기 보다는 보고와 공유가 느린 것

    뜨거운 난로에 팔 뒤꿈치가 닿았다고 해도, 팔 뒤꿈치 피부와 조직에서 느껴지는 뜨거움이 대뇌로 전달 되어야 이에 대한 대응 행동이 일어나게 마련이다. 정상인의 경우 피부에서 감지된 뜨거움을 대뇌가 감지 해 대응하는 시간은 불과 0.1초도 걸리지 않는다. [부드러운 촉각자극은 초당 70 미터의 속도로 전달되고, 통증자극은 초당 0.5~35미터의 속도로 전달] 반면 몸집이 30m에 이르는 고래의 경우에는 꼬리부근에서 감지된 통증을 머리로 느끼는 데에는 최대 1분 정도가 걸린다. 감지가 느린 것이 아니라 보고와 공유가 느린 것이다.

    조직 내부 보고와 공유보다 위기의 전개 속도가 더 빠를 수 있다

    단순 통증이라면 그렇게 큰 문제가 없다. 하지만 느리게 전달된 통증이 치명적인 것이라면 문제다. 내부 보고가 이루어지는 그 시간에도 해당 통증이 빠르게 증가 전이 변화한다면 문제다. 통증의 변이를 시시각각으로 지속 감지 하고 보고와 공유가 연 이어지는 것도 대뇌에는 큰 부하로 작용한다. 분절적 보고와 공유들이 종합적으로 판단될 기회가 줄어든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감지에서 보고와 공유로 이어지는 체계가 기존에 존재하고 정상 운용되는 조직과 그렇지 못한 조직간에는 큰 차이가 있다는 사실이다.

    감지, 일선 직원들만의 몫일까?

    물론 군의 전방 감시와 경계를 보더라도 그 행위의 절반 이상은 일선 감시병들의 몫이다. 전투에 진 것은 용서받을 수 있어도 경계에서 적을 놓친 것은 용서 받을 수 없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그들의 책임과 역할은 대단히 크다. 하지만 그들의 책임과 몫은 경계와 즉각적 보고 (단순 조치 포함)에 한한다. 그 상황에 대한 공유와 의사결정의 역할과 책임은 그 상위 매니져들과 주관 유관 부서들의 협업체가 져야 한다. 더 나아가 심각한 위기의 경우 감지에서 의사결정에 이르는 프로세스 전반은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위기관리위원회가 지는 것이 맞다. 즉, 위기관리 프로세스 전반에 대한 책임은 모든 협업체 자체의 몫이다.

    현실은 어떤가?

    홍보실이 알지 못하는 회사의 문제를 언론이 ‘갑자기’ 기사화 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 기업내에서는 감지 실패를 언론이 기사화하는 과정을 홍보실이 감지 못했다는 것에 집중하곤 한다. 하지만 언론이 부정적으로 지적한 그 사실에 대해 홍보실을 포함 최고의사결정기구 구성원들이 별반 인지를 하지 못하고 있었다면 그것이 근본적으로 더 큰 감지의 문제다. 미리 알아 이해했었더라면 전사적으로 적절한 완화나 방지, 대비 활동이 있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정부로부터 갑작스러운 압수수색이나 수사가 시작되는 경우를 보자. 현실적으로 기업이나 조직의 위기발생에 있어 ‘갑자기’는 그리 흔하지 않아 보인다. 조직내의 아주 극히 일부만 해당 위기를 감지하고만 있었다는 게 문제다. 이런 경우에도 대관이나 법무관련 부서들은 이미 일정 시간 전에 (불과 몇 시간전이라도) 감지를 했었어야 당연한 것이었다. 보고나 공유는 그 다음이다.

    소비자로부터의 불만이 극대화 되는 과정을 살펴보자. 불만이 있는 소비자들의 대부분은 최초로 불만을 제공한 해당 업체를 먼저 컨택하게 마련이다. 업체로부터 해결이 되지 않으면 그 다음으로 그들의 불만을 해소해 줄 수 있는 다른 기관으로 해당 불만을 전달하는 프로세스를 거친다. 일선의 고객상담 또는 고객만족팀은 매뉴얼이나 경험적 감을 통해 대형 위기를 발생시킬 수 있는 소비자 불만사례는 감지와 동시에 우선순위를 부여 해 관리한다. 흔하지 않지만 그렇지 못한 채 소비자관련 위기를 ‘갑작스럽게’ 맞았다면 이는 명확한 감지 기능의 문제다.

    안전사고 또한 마찬가지다. 안전사고가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경우는 생각보다 그리 많지 않다. 안전사고가 (갑작스러워 보이게) 발생하는 좀더 현실적 이유는 평소 안전사고 발생 요소들에 대한 인지나 관리가 적절하게 행해지지 않은 경우이거나, 외부요인에 의해 인위적으로 발생되는 경우들이 대부분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자면 감지는 민감성을 전제로 한다. 민감하지 않았기 때문에 갑작스러운 것이다.

    위기를 경험 한 많은 기업들이 위기 발생 이후 이런 이야기를 종종 한다. “사실 이런 일이 언젠가는 발생할 것 같았어요.” “우리는 솔직히 훨씬 예전에 알았었죠…근데 이렇게 까지 될 줄은 몰랐어요” “실제 겪어보고 나니까 평소에 좀 민감성을 키워야 하겠다 그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런 의미의 이야기들은 대부분 감지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인사이트를 제공하고 있다.

    사전 감지의 중요성 관련 사례

    호텔신라 발칵 뒤집은 사건 발생했다 [한국일보 2013. 1. 2.]

    사라진 100억…공무원 사상 최대 횡령 사건 [SBS 2012. 10. 28]

    고리원전 뇌물 사고은폐 이어 마약사건 ‘충격’ [연합뉴스 2012.9.26]

    `미국판 도가니’ 사건에 美 발칵 [연합뉴스 2011.11.09]

    [2012 스포츠 키워드](2) 반성… ‘고의 볼넷’ ‘고의 패배’ 최악의 승부조작 스캔들 [경향신문, 2012.12.27]

  • 통제센터 없이 손발만 움직이는 위기관리 시스템

    The PR 기고문

    정용민의 Crisis Talk

    통제센터 없이 손발만 움직이는 위기관리 시스템

    정용민 대표 컨설턴트

    스트래티지샐러드

    구미에서 불산 가스 누출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언론을 비롯한 일반 국민들은 그냥 단순 화학원료에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알았다. 며칠이 흐르고 나니 사고 당시 누출된 가스가 상당히 위험한 화학물질이라는 것이 점차 알려지기 시작했다. 지역에서의 피해사례가 속속 드러났다.

    일반적으로 이번 위기는 세가지 질문에 기반 해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첫째, 이전에는 우리나라에 불산 가스라는 화학물질 관련 사고 전례가 없었는가 하는 점이다. 국내에서는 이미 불산 가스관련 사고들이 작은 규모지만 수 차례 발생했었던 전례가 있었다. 심지어는 구미의 해당 업체에서도 몇 년 전 불산 가스 유출로 직원이 부상한 전례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당 업체는 이러한 전례에 아랑곳 않고, 이에 대한 최소한의 방지책 조차 보유하지 않았다.

    둘째, 위해물을 다루는 해당업체나 지역 재난방지주체들이 불산 가스 관련 사고 발생 가능성을 인지하고 발생 형태에 대한 예측이 가능했었는가 하는 부분이다. 일단 발생 형태가 예측 가능했다면, 당연히 그 발생가능 지역인 공장내부에는 적절한 사고 대응 장비나 자재들이 구비되어 있어야 했다. 또한 최악의 상황을 고려해 지역 재난방지주체들은 사고 확산 방지책에 대한 기본적인 준비가 완료되어 있었어야 했다. 하지만, 불산 가스 사고라는 것을 전제로 한 재난대응체계에서는 어떠한 준비성을 찾아 볼 수가 없었다.

    셋째, 예측되는 불산 가스 관련 사고에 적절한 해결책을 알고 있었는가 하는 점이다. 불산 가스를 중화시키기 위해서는 소석회를 배포해 중화작업과 확산을 최소화하는 것이 이미 해결책으로 알려져 있었다. 분명 이는 해당 화학물질을 다루는 업체라면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는 정보였을 것이다. 또한 지역 내에 불산 가스를 취급하는 업체가 존재하는 지역 재난방지주체들 당연 인지하고 있었어야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그에 적절한 해결책인 ‘소석회’ 준비는 구미시에 의해 상당 시간이 흐른 뒤 준비 되 사후약방문 수준에 그쳤다. 위기가 발생 한 후 생각하는 습관 때문이다.

    이번 불산 가스 누출 사고는 한마디로 관련된 위기관리 주체들에게는 이미 전례가 있어 예측이 가능했고, 실제 발생 형태에 대한 인지도 가능했었던 위기다. 더불어 그에 적절한 해결책 또한 이미 상식적으로 공유되었던 위기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당업체나 지역 재난방지 주체들은 거의 아무 대비나, 상황관리 활동 전개에 실패했다. 그 이유는 뭘까?

    생산 시설에서의 사고 발생의 경우 제1차적 위기관리 주체는 해당 기업이 되겠다. 해당 기업은 일반적으로 ‘사고 예방 및 관리 매뉴얼’을 보유하게 마련이다 이에 따라 실제로 사고방지 교육 등을 실시하고 일부는 사고 시 상황관리 연습 또한 실시하는 게 정상이다.

    그 다음 2차 위기관리 주체는 해당 기업이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는 위기나, 이번 사고와 같이 상당 수준 위해성이 있는 사고의 경우 위기관리 리더십을 쥐게 되는 주체다. 일반적으로 소방서, 지역정부, 관련안전기관, 경찰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들은 평소에도 법으로 규정된 안전 설비나 대비수준을 점검하고 계도하는 역할을 하곤 한다.

    마지막 3차 위기관리주체는 중앙정부다. 더 세부적으로 재난방재청이나 사고 관련 감독 정부 부처들이 되겠다. 이번 불산 가스 사고에서는 환경부가 주로 그 역할에 해당했었다. 해당 사고가 국가재난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까지 확산이 되면 이는 국가위기관리 매뉴얼 체계하에 들어가 전정부적인 지원이나 개입이 시작된다.

    문제는 현재의 위기관리 체계가 위기의 규모와 범위 그리고 발생 이후 시계열적 구조로 위기관리 주체를 편성해 놓았다는 부분에서 발생한다. 위기를 관리하는 데 가장 중요한 위기관리통제센터의 역할을 사고 발생 직후부터 릴레이 형식으로 주고 받는다는 데에서 전문성 논란, 책임소재논란 그리고 시간지연의 고질적인 문제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지역 소규모 공장의 일반 화재사고 경우에 까지, 1차, 2차, 3차 위기관리 주체들이 모여들어 소란을 떨 필요는 없다. 또 평소에도 그렇지만 사공이 많다고 배가 올바른 방향으로 빨리 나간다는 법도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일부 전문가들은 일선에서의 CI(Commander’s Intent), 즉, 지휘관 의도(指揮官意圖)에 의지할 수 있도록 일선 위기관리 대응력을 키워야 한다 이야기 한다. 일선 위기관리 담당자들이 현장에서 상황을 가장 정확하게 파악하고 가장 빨리 대응 할 수 있는 그룹이므로 이들의 경험과 감각에 의지하는 것이 성공적 위기관리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불산 가스 누출 사고 시 이러한 CI(지휘관 의도)에 의지하는 위기관리 체계는 또 다른 문제들을 초래했다. 1차와 2차 위기관리주체인 일선 재난관리 기관들의 지휘관들이 각자 다른 판정을 내리고, 잘못된 전문성을 기반으로 나름대로 각기 상황관리 활동을 벌여 불산 가스의 확산과 주민들의 피해를 더 악화 시키는 문제가 발생했다.

    사고 시 가장 훌륭한 위기관리 통제센터는 상황 지역 인근에 세워지는 형식이어야 한다. 현장에서 1차와 2차 위기관리 주체들이 하나의 통합된 위기관리 통제센터를 만들어 각자의 전문성과 대응 활동들을 협업 형식을 통해 실행에 활용해야 한다.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한 주체가 위기통제센터의 협업과정을 리드해야 한다는 부분이다. 일선에서의 대부분의 협업 실패는 이런 리더십 부재가 주된 이유가 된다.

    서로 통제를 주거나 받지 않는 이질적 전문그룹들이 단시간에 모여 하나의 리더십 하에 편제되는 것은 어떻게 보면 이상적 개념으로 보인다. 실제로도 사고 관리를 위해 추대된 위기통제센터의 리더가 협의 지시하는 모든 것에 대한 책임은 궁극적으로는 해당 협업주체들이 각자 져야 한다는 한계들도 있다. 예산에 관한 부분도 마찬가지다. 많은 정부관계자들은 이 때문에 위기통제센터는 여러 기관들이 장시간 협의를 거치고, 최고위층의 인가를 받아 세워질 수 밖에 없고, 이런 과정에 물리적 시간 소요는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한계들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국가차원에서 전문적으로 위기를 관리하는 전담기관이 평소 존재해야 한다. 그리고 그 기관의 위기관리 전문가들이 지역적으로도 파견 또는 배치되어 있어야 한다. 사건이나 사고, 위기 발생시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한 위기관리 전담기관 전문가들이 파견되는 형식이다. 해당 위기의 특수성에 따라 적절한 전문성과 경험이 있는 위기관리 전문가가 1차와 2차 위기관리 주체들의 협업과 통합적 의사결정을 리드해야 한다.

    지금과 같이 소방관들의 일선 CI(지휘관 의도)에만 주로 의지해서는 이번과 같은 특수하고 복합적인 위기에는 적절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없어 보인다. 일부에서는 소방방재기능에 좀더 전문성을 심어주자 하는데 이런 아이디어를 국가와 지역 차원의 위기관리 전담조직 아이디어와 결합하는 것도 좋은 생각이다.

    마지막으로 그보다 더 중요한 위기관리 통제센터의 기능은 지역주민이 스스로 해야 한다고 본다. 지역주민이 자신의 삶과 터전인 지역의 안전에 더욱 더 경각심을 가지고 지역 소재 기업들과 기관, 더 나아가 지역정부와 중앙정부에 대비책 마련을 상시 요구해야 한다. 지역에 대해 가장 잘 아는 지역주민들이 위기발생 이전에 위기관리 통제센터의 역할을 적절히 수행 해 주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 위기 및 이슈 발생시 중요한 3가지 질문들

    기업이나 조직의 위기를 분석 평가하는 방식에 대한 이야기다.

    기업이나 조직이 맞닥뜨린 위기나 이슈에 대해 한번 질문을 해 보자.

    1. 전례가 없던 위기/이슈인가?

    이 질문은 상당히 중요하다. 이번 발생한 위기가 해당 기업이나 조직이 창립 이래 한번도 겪어 보지 못한 것인가를 묻는 것이다. 이 질문에 더해 동종업계나 이종업계 등에서도 한번도 발생한 적이 없었던 위기/이슈인가 하는 부분까지 물어보자. 일반적으로 이런 질문에 기업/조직들은 어떤 답변을 할까?

    2. 위기/이슈 발생 유형을 전혀 예상할 수 없던 형태였는가?

    전례가 있었느냐 하는 것과는 약간 다른 의미 인데, 해당 기업이나 조직에서 이번 건과 같은 위기나 이슈발생 시기나, 유형, 방식들을 전혀 예상 할 수 없었느냐가 핵심이다. 전례가 없었어도 위기/이슈발생 가능성을 평가해 충분히 발생 가능한 위기/이슈로 판명할 수 있는 경우들이 있다. 발생 가능성이 높은 시즌이나 시기 등도 도출 가능하다. 유형이나 방식 또한 그렇다. 이에 대한 질문에 기업/조직들은 어떤 답변을 할까?

    3. 위기나 이슈에 대한 관리 및 해결 방법에 대해 전혀 대책이 없는가?

    관리 및 해결 방법이 존재하는가 존재하지 않는가 하는 것은 또 상당히 중요한 질문이다. 많은 기업이나 조직이 문제의 해결방식을 알면서도 위기나 이슈를 적절하게 관리하지 못하는 경우들이 많기 때문이다. 위기나 이슈관리에 실패하는 기업들이 어떻게 해당 문제를 해결할지 몰라 실패하는 경우들은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그 해결책을 알면서도 해결하지 못하고, 해결책을 조금만 고민했었으면 알 수 있었을 텐데 안이하게 생각했었던 경우들이 문제다. 이런 질문에 어떤 답변을 할 수 있을까?

    일단 자사나 업계에 전례가 없었던 위기/이슈라면 어느 정도 정상참작의 여지가 존재한다. (물론 유형마다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여러 가지 상황에 대해 예측이 전혀 불가능했었던 위기나 이슈라면 이 또한 일정부분 감안이 된다. 해결책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 위기나 이슈 또한 그렇다.

    문제는 99% 이상의 위기/이슈들이 이 질문들 중 2~3개 정도에 대해 적절한 답변을 하지 못하는 기업이나 조직에게 발생한다는 것이다. 즉, 전례가 충분히 있었고, 충분하게 예측 가능했었으며, 그 해결책도 정확하게 알고 있었는데도 해당 위기나 이슈를 맞닥뜨리는 사례가 많다는 이야기다.

    최근 구미 불산 유출 사례도 그렇다.

    1. 전례가 있었다. 특히 유사한 불산 가스 유출 사례가 있었다. 해당 기업이나 지역 방재 기관들이 낯설어 하면 안 되는 사례였다.

    2. 불산 가스를 다루는 업체 차원에서는 충분히 발생 가능성을 인지하고, 예측 가능한 위기 유형이었다. 내부 매뉴얼에는 위기관리팀이 명기되어 있었고, 정/부 담당자까지 설정되어 있었다는 것만 봐도 충분히 예측 가능한 위기였다.

    3. 불산 가스 누출 시 해결방법에 대해 정확한 노하우가 존재했다. 하지만, 해당 업체는 소석회를 현장에 준비 해 비치해 놓지 않았다. 지역 방재 기관 또한 미쳐 최악의 상황에 대한 해결책을 준비하지 않았다.

    이상의 3가지 질문들에 대해 해당 업체와 지역방재기관들은 모두 guilty 답변을 한다. 상당히 많고 다양한 위기들이 이렇게 2-3개 질문 이상에 guilty 답변들을 한다.

    최근 대기업들 공히 골치 아파 하는 경제민주화 이슈도 그렇다.

    1. 전례가 있었다. 오너 법적 처벌, 일감몰아주기, 계열사 편법지원, 대기업의 중소기업 업종 진출, 골목 진출, 빵집 논란…등등 분명히 수십 년간 크고 작은 규모의 유사 이슈들이 반복되어 왔다. 분명하게 전례를 통해 해당 이슈를 오랫동안 인지 해 왔었다.

    2. 해당 이슈의 폭발적인 성장에 대해 충분한 예측이 가능했었다. 비단 미국에서의 Occupy Wall Street 상황을 감안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어떤 형태로 우리 기업에게 임팩트를 가져 올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조금이라도 있었으면 예상 할 수 있는 형식으로 연결되는 이슈였다.

    3. 대기업 차원에서 해당 경제민주화 이슈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에 대한 방법을 모르는 것이 아니다. 법무, 기획, 비서, 대관 및 대국회, 대NGO, 대언론 등등의 주관 및 유관 부서에서 해당 이슈에 대응하는 해결책을 확실히 알고 있다. (물론, 오너의 결심이 선행되어야 해서 실현 가능성이 현실적으로 제한되는 것들이 대부분이라는 것은 여기에서는 논외로 하자)

    이상과 같이 경제민주화 이슈도 사실 익숙한 이슈였으며, 어떻게 다가올 것이라는 것을 예상 했고, 해결책도 사실 알고 있으면서도….그냥 당하고만 있을 수 밖에 없는 이슈로 보인다.

    이상의 대표적 상황들을 부정적으로 해석하면…

    해당 기업이나 조직이 위기 발생 이전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고, 위기 발생 이후에도 관리에 별반 의지가 없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상당히 불행한 위기관(危機觀)이며, 불안한 위기관리 환경이다.

    기업이나 조직에게 부정적인 위기나 이슈가 발생하면 항상 이상의 세가지를 스스로에게 물어보라.

    각각에 정직하게 답해보라.

    그리고 무엇이 진짜 문제인지 알아내고 그것을 개선하라.

    진정으로 위기관리를 원한다면.

  • 위기는 항상 유사하다. 기업이나 조직도 서로 그렇다.

    Bhopal gas tragedy 1984 [유투브 동영상]

    보팔 가스 사고(Bhopal disaster)는 1984년 12월 2일에서 3일 사이에 인도 보팔에서 화학약품 제조회사인 미국의 다국적 기업인 유니언 카바이드(다우케미컬이 인수)의 현지 화학 공장에서 일어난 사고이다. 이 사고는 농약의 원료로 사용되는 42톤의 아이소사이안화메틸(MIC)이라는 유독가스가 누출되면서 시작되었다. 사고가 발생된 지 2시간 동안에 저장 탱크로부터 유독가스 8만 파운드(36톤 상당)가 노출되었다. 아직까지 공장을 관리하던 유니온카바이드사의 책임 문제나 소송은 해결되지 않고 있다. [위키피디아]

    최근 구미지역에서 발생한 불산 가스 누출 사고를 보면 1984년도 인도에서와 유사한 상황이 그대로 재현된 것 같아 위기관리 시스템에 대한 주목이 더욱 절실해 보인다.

    28일 시민과 구미소방서 등에 따르면 119소방대는 사고 당시 불산 중화 조치를 하지 않은 채 물만 뿌려 희석시키는 데 그쳤다. 맹독성 화학물질인 불산의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소석회 등을 뿌려야하지만 이를 구하지 못한 것. 이후 구미시가 사고 발생 2시간20여분 만인 지난 27일 오후 6시쯤 소석회 14포대를 확보했으나 교통통제로 현장에 공급하지 못했다. [영남일보]

    현지 언론에 따르면, 해당 업체는 위해가스를 관리하는데 있어 둔감했다.

    1. 불산가스를 중화시킬 만한 소석회를 공장내에 적절하게 배치 관리하지 않았다.

    2. 소방대는 일단 소석회 대신 물을 뿌려 희석 시켰다.

    3. 시간이 흐른뒤 구미시는 소석회 14포대를 확보 했다.

    4. 하지만, 교통통제로 인해 현장에는 공급하지 못했다.

    이 모든 상황들이 ‘준비하지 않아’ 발생한 상황들이다. 예상 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사고를 방지 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사고를 초기에 관리 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미리 통합적으로 시뮬레이션 해 보고 현실적인 제약들을 감안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아무도 그일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

    1984년 유니언카바이드도 그랬었다.

    1. 당시 아무런 사이렌이나 경보도 없었습니다. 사람들은 입과 코, 폐를 찌르는 듯한 고통 때문에 잠에서 깨었습니다.

    2. 참사가 일어난 날 밤에 어떠한 안전 장치도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3. 유니언 카바이드는 인구가 밀집한 지역에 유해한 시설을 설치해두면서도 비용을 줄이기 위해 검증되지 않은 설계방식을 도입했으며, 치명적인 메틸이소시안염을 안전한 시설에 보관하지 않았고, 안전 체계를 방치했으며, 안전관리 직원 숫자와 교육을 줄였습니다.

    4. 유니언 카바이드와 현 소유주인 다우 케미컬은 그들의 책임을 부인하며, 이름 모를 근로자에게 책임을 돌리고 있습니다.

    6. 다우-카바이드는 자신이 배출한 가스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의학적인 정보를 공개하여 의료진이 희생자를 살리게 해야함에도 기업 비밀이라는 이유로 이를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7. 유니언 카바이드는 인도를 떠나며 보팔의 공장을 방치했습니다. 그 결과 버려진 수천 톤의 유해한 화학물질이 20년이 지난 아직도 주민들의 식수를 오염시키고 있습니다.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겪고 있지만, 다우-카바이드는 여전히 오염 정화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8. 유니언 카바이드는 이러한 대재앙을 유발한 이유로 기소되었지만, 인도 법정에 서기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현재, 유니언 카바이드는 인도 법령에 의해 국제적으로 수배중인 도망자입니다.

    [Source: 네이버 오픈백과]

    위기는 항상 유사하다. 그 이전도 그 이후도. 시스템을 갖추지 않는 기업이나 조직도 서로 유사하다.

  •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시뮬레이션 준비를 위한 사전 브리핑은 어떻게?’

    클라이언트사 실무자들에게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은 자신들의 프로젝트 진행 결과를 내부로 공유하는 아주 중요한 이벤트다. 또한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진행 이후 대부분의 기업 CEO 및 임원분들은 자사 위기관리 체계에 대해 좀 더 현실적 시각들을 가지시게 되므로 위기관리 업무를 진행하는 데 있어 상당한 지원을 획득할 수 있는 가능성이 극대화된다.

    시뮬레이션 진행을 위한 모든 준비들이 끝나면 시뮬레이션의 내용과 진행방식에 대해 사전에 해당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에게 브리핑을 해야 한다. 일부 여러 번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을 진행 해 보신 기업에서는 ‘불시에’ 진행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는 극히 일부 숙련된 위기관리 체계를 가진 기업들에만 한 한다. 일반 기업들이 ‘불시에’ 시뮬레이션을 진행하게 되면 이후 상당한 후폭풍(?)이 실무자들에게 다가온다.

    시뮬레이션에 대한 사전 브리핑은 일반적으로 시뮬레이션 진행 일주일 전 시점에서 진행된다. 보통 시뮬레이션 진행을 지휘할 메인 컨설턴트가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의 소개, 시뮬레이션에서 다루어 질 시뮬레이션용 이슈 소개, 기본적인 대응 체계 안내, Q&A의 순으로 브리핑을 진행한다. 브리핑시에 중요한 점은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이 모두 모여야 한다는 것이다. 한 명이나 한 부서만이라도 빠지게 되면 시뮬레이션 당일 상당한 빈 구멍이 발생하게 된다. 만약 브리핑을 실시하지 않는 경우에는 시뮬레이션 당일 절반의 시간은 혼돈(chaos)의 시간으로 허비하게 되니 주의하자.

    시뮬레이션 사전 브리핑에 대해 클라이언트사에서 가장 많이 질문하는 것은 “시뮬레이션 때 하달 될 시나리오들을 전부 공유해야 하는가?”하는 부분이다. 이에 대한 답은 항상 ‘아닙니다’다.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이 시나리오들을 미리 공유하고 그 스토리라인을 모두 숙지하고 있으면 이는 시뮬레이션이 아니다. 보통 공공기관에서 위기관리 연습 또는 훈련을 진행할 때 참석자 대부분이 시간대별로 진행될 시나리오들을 숙지하고 이에 따라 시간을 재가면서 움직이곤 하는데 이는 정확한 의미에서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은 아니다.

    대신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에게는 시뮬레이션 때 다루어질 이슈들에 대해 공유는 가능하다. 대략적으로 어떤 류의 위기가 발생할 것이다라는 그림을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이 그릴 수 있게만 해주면 된다.

    예를 들어 실제 최초 시나리오가:

    ‘2012년 11월 11일 오전 11시, OO시에 위치한 자사 OO공장 내에서 원인미상의 폭발사고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현재 오전 11시 30분 검은 연기가 공장위로 불꽃과 함께 치솟고 있으며, 이를 진화하기 위해 공장 내 소방팀이 출동해 119 소방서와 함께 진화작업을 펴고 있다. 아직까지 해당 폭발로 공장 내 직원들의 피해사실은 정확하게 집계되지 않고 있으나, 작업일지로 보아 30여명이 해당 장소에서 작업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이렇게 준비되어 있다면 시뮬레이션 사전 브리핑에서는 ‘공장 화재 및 폭발 사고가 다루어 질 것입니다’로 간단하게 브리핑하면 된다.

    일반적으로 6시간 기준의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에서는 2-3개정도의 각기 다른 위기 이슈들을 선정해 운용도 가능하다. 물론 하나의 이슈만 가지고 깊이 있게 대응을 하는 시뮬레이션도 가능하다. 예를 들어 ‘공장 화재 및 폭발 사고’와 ‘노조파업’과 ‘환경오염관련 논란’등의 각기 다른 이슈들이 한번의 시뮬레이션에서 통합적으로 진행될 수 있다는 것이다. 어떤 주제들로 시뮬레이션을 통합 디자인 할 것인가는 물론 클라이언트 실무 담당자와 컨설턴트들이 함께 결정한다.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브리핑에서 가장 중요한 준비물은 ‘위기관리 매뉴얼’이다.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에게 이번 시뮬레이션을 위해 자사의 기존 위기관리 매뉴얼을 잘 숙지하고 참가하라는 요청을 해야 한다. 간단하게 ‘공장 화재 및 폭발 사고’ 이슈와 관련해 컨설턴트가 매뉴얼을 보여주면서 토론을 하기도 한다.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이라 할찌라도 대부분은 평소 위기에 대하여 깊이 있게 생각해 볼 기회가 없었던 분들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그들에게 처음부터 깊이있고 다양한 체계감각을 요구하면 안된다. 성심껏 그들에게 설명하고 반복 토론하는 것 밖에 다른 수가 없다. 위기관리 시스템을 만드는 방식은 성공을 위한 일종의 소모전이다]

    사고가 발생하면 어떤 이해관계자들이 중요한지, 내부적으로 사고관리는 어떤 부서가 주관이며 유관인지, 사상자 처리는 어떤 부서에서 하는지, 유가족 등에 대한 고지는 어떤 부서가 하는지, 사고관련 보험이나 복구자금 관리는 어떤 부서에서 하는지, 생산이 불가능하게 된 제품들에 대해 생산과 물류 비상 기획은 어떤 부서가 진행해야 하는지, 언론, 거래처, 고객, 직원, 정부기관 등과 같은 각각의 이해관계자 관리와 커뮤니케이션은 각각 어떤 부서가 리드해야 하는지 등등에 대해 설명해 보고 함께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다.

    여기에서 한가지 실무자들이 이해해야 할 것은 위기관리 업무를 하고 있는 직원들 외에 다른 직원들이나 임원들은 평소에 ‘어떤 위기가 우리에게 발생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을 거의 해 본적이 없는 사람들이라는 사실이다. 따라서 가능한 상세하게 현실적으로 발생 가능한 위기에 대해 잘 설명해 주어야 한다. 생각해 본적도 없는 위기이기 때문에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대응 R&R(role & responsibility)를 따져 본적이 없는 것도 당연하다. 대응 프로세스를 모르는 것도 당연하다. 이에 대한 인지를 높여주는 것이 시뮬레이션의 큰 목적이니 참을성을 가지고 반복 설명해 이해를 도모해야 한다.

    재미있는 것은 사전에 아무리 브리핑을 자세하게 하고, 반복하고, 위기관리 매뉴얼을 숙지시켜도 실제 시뮬레이션이 시작되면 대부분의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은 자신의 역할과 책임을 까맣게 잊어먹게 되는 현상이다. 이는 위기관리가 암기나 학습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경험으로 획득해야 하는 경험지라는 것을 알게 해 준다. “해봤어? 해보고 이야기 해!”하는 경험지에 대한 이야기다. 시뮬레이션은 그래서 필요하다.

    다음 글에서는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시뮬레이션 리허설은 어떻게?’를 다루겠습니다

  • 모든 기업 위기 속에는 ‘사람’이 있다.

    기업의 모든 위기 속에는 항상 ‘사람’이 존재한다. 만약 관련된 ‘사람’이 존재하지 않는 상황은 기업 위기로 정의되기 힘들다. 위기 속에 ‘사람’이 없다는 것은 사회적으로 해당 상황이 별반 부정적인 임팩트를 가지지 못한다는 의미다.

    따라서 기업 위기관리에 신중하고 정교한 대비를 하는 기업에게는 이 ‘사람’에 대한 평소 관심과 철학 그리고 분석업무가 존재한다. 실제 위기가 발생하면 해당 상황에 몰두하는 기업들과는 달리 그 상황을 둘러쌓고 연계되는 ‘사람들’에게도 관심을 둔다.

    예를 들어 아파트 집에 화재가 났다고 치자.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세 아들딸들이 무사히 빠져 나왔지만 집에 붙은 불은 꺼지지 않고 있는 상황을 그려보자. 이 상황 속에도 ‘사람’이 있다. 어떤 사람들인가?

    • 불 붙은 집의 가족들이 사람들이다.
    • 그리고 그 불을 끄러 달려오는 소방관들도 사람들이다.
    • 아파트 옆집과 윗집 그리고 아랫집들에 사는 주민들도 사람들이다.
    • 아파트를 관리하고 있는 관리인들도 사람이다.
    • 그 불 구경을 하고 있는 구경꾼들도 사람들이다.
    • 그 현장에는 없어도 집에 불이 난 가족들의 친인척 그리고 친구 지인들도 사람들이다.
    • 그 주택의 보험을 책임지고 있는 보험회사 직원도 사람이다.

    하나의 ‘주택 화재’라는 상황에 여러 사람들이 연계되어 있다. 준비된 기업은 이와 같은 상황에서 오직 ‘불(상황)’에만 관리를 집중하지는 않는다. 그 사람들을 바라보고 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이야기하기 마련이다.

    • 소방관들은 “이 집 주인이 누구입니까? 왜 이 화재가 발생했습니까? 어떤 종류의 불입니까? 피해 상황은? 집안에 아무도 없는 겁니까?” 묻게 마련이다.
    • 주변 집들의 주민들은 “우리 집까지 불이 옮겨 붙으면 큰일인데? 왜 이런 화재가 났지? 그 집 주인은 어디 있어? 정말 화가 나네…”하는 감정을 가지고 이야기를 나누기 마련이다.
    • 아파트 관리인들도 구경꾼들도 수 없이 많은 질문들과 나름대로의 이야기들을 나누게 마련이다. “가족들이 저 안에 있다던 데요? 아녜요, 다 나와서 무사하데요. 집안 가재도구는 어떡해? 철수 집은 이제 망했네. 보험은 들어 놓았다나? 이제 이사 가겠구나…”
    • 그 밖에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하나의 상황에 대해 각자의 생각들과 궁금증 그리고 주장들을 펼치게 마련이다.

    준비된 기업들은 하나의 상황과 관련된 여러 사람들과 하나 하나 커뮤니케이션 한다.

    • “저희는 무사합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 “불이 갑자기 벽에서 불꽃이 튀어서 났습니다. 저희가 보기에는 누전인 것 같아요”
    • “불은 곧 꺼진답니다. 소방관들이 와서 거의 다 끄고 있어요”
    • “가재도구는 문제인데…보험을 여러 개 들어 놓아서 아마 곧 해결이 될 겁니다”
    • “옆집 피해도 가능한 해결책을 마련해 드릴께요. 죄송합니다”
    • “여보, 철수야, 영희야, 순희야…우린 괜찮다. 다 잘될 거야. 아빠만 믿어!”

    준비되지 않은 기업들은 그 상황에만 몰두하고 주변 사람들을 볼 여력이 없다. 여러 사람들의 여러 이야기들을 들으면서도 자기 설움에만 바쁘다. 당황스럽기만 하고 말문이 막혀 아무 이야기도 못하고 숨어만 있게 된다.

    스스로 정신을 차리고 주변을 둘러보면 이미 불은 꺼졌지만, 주변 사람들의 분노는 극에 달해 있고, 동네 방내 온갖 루머들은 이미 진실이 되어 버렸다. 친인척들과 지인들은 TV뉴스에서 그 장면을 보고 울음을 터뜨리면서 생사 확인 전화들을 여기저기 해 댄다. 자기 가족식구들 조차 정신적 충격을 받아 시름거리기 시작한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의 타이밍을 놓친 뒤의 일이다.

    위기를 제대로 관리하는 기업은 위기 속에서 사람을 본다. 그리고 그 사람들과 위기에 대해 대화한다. 이를 위해 그 ‘사람들’을 공부하고, 그들과 대화하는 법을 익힌다. 그들이 듣기 원하는 내용들을 그들이 기대하는 자세와 태도를 가지고 이야기한다.

    위기 속 사람을 보자. 전국에 불을 꺼버리면서도 침묵하고, 살아 있지 않은 전기와 숫자만 바라보는 ‘상황관리’에만 몰두하는 위기관리 1.0적인 시각에서 좀 더 진화하자. 그래야 사회 구성원 모두가 행복하다.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자.

  • 위험과 위기에 대한 회피 본능을 제약하지 말라

    위험 또는 위기에 대한 둔감성

    위기관리 컨설팅을 하면서 거의 모든 조직 내에서 넘어야 하는 장애물이다.

    위 동영상은 어제 성추행협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칸 IMF 총재의 조사 결과를 발표하는 뉴욕주법원의 기자회견장. 주의 깊게 볼 부분은 단상에 있던 법원 직원들과 단상 아래에 있던 기자들의 움직임이다.

    평소 지진이 잦지 않은 동부임에도 불구하고 평소와 다른 진동이 느껴지니 본능적으로 위험을 피하는 행동을 아주 자연스럽게 한다. 예전 미국유학 시절에도 학교 내에 화재비상벨이 울리게 되면 모든 강의는 중단되고, 교수들을 비롯해 모든 학생들이 일단 빌딩 밖으로 대피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공부하기 싫은 녀석들은 화재비상벨을 누르고 도망가는 일도 있을 정도.

    한국에서는 이런 자연스러운 위험 회피 본능이 서로간에 우스개 거리로 여기지는 듯 하다. “뭐 그 정도 가지고 허둥 대면서 도망가기 까지…”하면서 허세를 보여주는 것이 멋져 보인다. 조직도 마찬가지다. 위험이나 위기에 대한 민감성을 의도적으로 제약하거나, 환경적으로 가치 절하하는 태도를 보인다. 평소 위험이나 위기를 이야기하면 나이브한 사람 취급을 하기도 한다.

    평소 제대로 된 위험이나 위기 회피 본능이 있었어야, 실제 위험이나 위기가 다가오면 ‘멋지게 침착할 수 있다’라는 사실을 생각 해 본적이 별로 없는 거다.

    어찌 보면 그냥 스스로 당황스러움을 즐기고 있는 건 지도 모르겠다.

  • 어떤 매뉴얼이 필요할까? : 디테일 vs. 임파워링

    사무실 복도를 걷다가 불이 붙은 휴지통을 발견했다. 이 회사직원 A군을 위해 다음 중 어떤 위기관리 매뉴얼이 필요할까?

    디테일 매뉴얼

    위기상황 136-1-C형 위기
    평 직원은 누구나 (CEO 및 임원은 위기상황 136-1-A 매뉴얼을 적용 / 팀장급은 위기상황 136-1-B 매뉴얼을 적용) 복도(회사소유 빌딩 복도는 위기상황 178-22-A 매뉴얼을 참고 / 임대 건물 복도는 위기상황 178-22-B 매뉴얼을 참고)에서 휴지통(담배 재떨이가 설치된 휴지통의 경우는 위기상황 221-11-A 매뉴얼을 참고 / 담배 재떨이가 설치되지 않은 일반 휴지통의 경우는 위기상황 221-11-B 매뉴얼 참고)에서 화재상황을 발견 시 (완소 가능성이 있는 화재의 경우 11-2-A / 반소 가능성이 있는 화재의 경우 11-2-B /일부 소실이 예상되는 단순 화재의 경우 11-2-C 매뉴얼 참고) 자신이 위치한 곳에서 우측으로 3M 이내에 설치된 소화기 (소화기의 종류에 따라 A형은 443-22-A / B형은 443-22-A/C형은 443-22-A 매뉴얼 참고)를 오른손으로 5초 이내에 파지하고 (5초 이내 파지가 불가능한 예외 사항 12가지는 본 매뉴얼 1,245~1,255 페이지 참조 적용) 우측 엄지와 검지 및 중지로 작동을 시도한다. (이때 소화기가 작동이 안 되는 시에는 담당자인 OOO 총무팀 소속 직원 연결 확인 휴대전화 010-XXXX-XXXX) 분사 프로세스는 우선 안전핀을 제거한 뒤 OOO압력수준을 유지하며 소화기를 OO도 좌측 전방으로 기울인 뒤 분사한다. 분사 기간은 대형 화재의 경우, 중형화재의 경우, 소형 화재의 경우 따라 각각 OO초, OO초,OO초로 달리하며, 회당 분사 간격은 대형화재의 경우 중형화재의 경우, 소형 화재의 경우 OO초, OO초, OO초를 넘지 않는다. (예외 조항은 본 매뉴얼 1989~1300 페이지 참조) 화재 소멸의 확인 방식은 별도로 본 매뉴얼 1434~1500페이지의 확인 과정과 확인사항들에 따른다. # # #

    임파워링 매뉴얼

    위기상황: 화재
    화재상황을 목격한 직원은 누구나 가능한 빠른 시간 내에 가능한 수단과 방법 그리고 인원을 동원하여 화재를 진압한다. # # #

    실무자들은 위의 매뉴얼에 안도하고, 실제로는 아래 매뉴얼 대로 움직인다. 위의 매뉴얼은 평시 안도감과 준비됐다는 느낌을 준다. 어떤 매뉴얼을 선호하는 지는 실무자와 내부 정치적, 문화적 결정에 따라 달라진다.

    요즘 고민 중인 이슈.

  • 구태의연한 위기관리 방식의 반복: 소나기는 피하고 보자!

    구태의연한 위기관리 방식의 반복: 소나기는 피하고 보자!

    “여보세요. 이숙정 의원이십니까.” “…. . “이숙정 의원이십니까.” “…. 네.” “이번 일이 논란이 되고 있는데 입장을 듣고 싶어 연락드렸습니다.” “….”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에선 폭행한 사실이 없다고 했는데요. 맞습니까.” “인터뷰한 적 없습니다.” “CCTV에 잡힌 화면은….” “다른 일을 하고 있어서 이만 끊겠습니다. 뚝.”
    [
    중앙일보]

    여러 기업이나 유명인들이 위기와 맞닥뜨렸을 때 내부적으로 공공연하게 제안되거나, 공감되는 조언들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소나기는 피하고 보자’하는 전략이다.

    이’소나기 피하기 전략’은 일단 몇 가지 상황적인 제약에 근거해 공감된다.

    • 첫째는, 시기적, 상황적으로 위기관리 주체에게 극도로 불리한 상황인 경우.
    • 둘째, 오프라인은 물론 온라인 등에서 너무 감당하기 힘든 신상 털이 진행되고 마녀사냥으로 급격하게 상황이 진행되는 경우.
    • 셋째, 여러 루트를 통해 대응하기에는 일단 때를 놓친 경우.
    • 넷째, 위기관리 주체가 대응할 상황이 되지 않는 경우(신체적, 정신적)
    • 다섯째. 위기관리의 경험상 그렇게 하는 것이 보통 그나마 괜찮았다 기억하는 경우.

    전반적으로 이런 ‘소나기 피하기 전략’에 공감하는 기업이나 유명인들은 심리적으로 그나마 편하고 단순한 선택을 하는 것이다. 심리적으로 스스로 왈가왈부 하는데 에서 드는 힘듦과 이 과정에서 상처들이 더 커질까 봐 심리적으로 이를 꺼리는 듯하다. 보통 “뭐 좋은 스토리라고 우리 스스로 나서서 왈가왈부 할 필요가 있나?”하는 공감대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인간의 본성에 따른 위기관리는 항상 그렇다. 타조가 심리적으로 불안하면 머리를 모래에 파묻는 것을 보며 웃지만, 인간도 실제 위기시 그와 다름이 없는 행동을 한다. 본성이기 때문에 이를 멍청하다 할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이렇게 ‘소나기가 지나가길 바라는 전략’이 발생시키는 문제점을 생각해 봐야 한다는 거다. 일단 소나기를 피하는 전략을 선택하는 기업이나 유명인들은 이런 새로운 위기 상황을 맡게 된다.

    1. 위기관리 주체의 메시지는 절대적 SOV(Share of Voice)의 열세를 경험한다.
    2. 위기관리 주체가 의도적으로 형성한 ‘정보의 진공’을 다른 부정적 소스들이 채우는 것에 경악한다.
    3. 위기관리 주체의 의도와는 상관없는 전혀 다른 새 루머들이 연이어 생산되는 것에 분통을 터뜨린다.
    4. 위기관리 주체를 파는 많은 이름 모를 매체들과 SNS 유저들이 나타나 자신을 괴롭게 한다.
    5. 일정기간이 흐른 후 전혀 사과나 개선의지 표명이 통하지 않는 상황을 발견하고 좌절한다.
    6. 최악의 상황을 경험하고 나서는 자신을 하나의 희생양으로 포지셔닝 하고 모든 것을 포기한다.
    7. 결국 다른 이해관계자들의 극단적이고 부정적 압력에 떠밀려 비참하게 사과하고 비굴하게 용서를 구한다.

    위기가 발생하면 주변 수많은 이해관계자들로부터의 정보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이런 폭발적 상황 속에서 위기관리 주체가 얼마나 전략적 메시지를 공급해 의미 있는 SOV를 빨리 확보하는 가가 위기관리 초기 단계의 가장 중요한 핵심이다.

    기업이나 유명인들이 위기시 “평소 우리 블로그나 트위터 계정이 포털에 게시되지 않았던 것이 도리어 다행이다”라 안위해서야 되겠는가? 그렇게 간절하게 기다리던 블로그 방문자들과 트위터 팔로워들을 하루 아침에 부담스러운 저주의 대상으로 간주해서 되겠는가 말이다.

    성공을 위해 본능과 한번 싸워보면 어떨까?

    [이숙정 의원의 트위터와 블로그. 2011년 2월 6일 현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