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안전·사고

  • 연초라서 불안한데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연말에도 그랬지만 새해에는 또 어떤 일들이 터질지 벌써부터 조마조마합니다. 전문가들은 기업에게 다가오는 위기를 사전에 관리하라 하더군요. 그런데 점쟁이가 아닌 이상 우리에게 무슨 일이 발생할지를 어떻게 미리 알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그냥 불안불안만 합니다.”

    컨설턴트의 답변

    말씀하신 기조를 살펴보면 ‘회사 스스로 자사에게 어떤 위기가 발생할지를 모른다’는 전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전제가 성립되려면 회사 스스로 자사에게 어떤 위기가 발생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일정수준 이상의 확인 노력이 선행되었어야 합니다.

    우리가 여러 방식으로 자사에게 발생 가능한 위기에 대해 살펴보고 점검해 보고 분석해보고 했는데도 불구하고 아직 모르겠다. 이런 순서여야 그 이야기가 의미 있는 이야기라는 것입니다. 많은 기업들이 연말이나 연초가 되면 새해 경영 슬로건으로 ‘위기관리’를 강조합니다. 흥미로운 것은 많은 기업이 ‘위기관리’를 이야기하지만, 그 모든 기업이 내리는 ‘위기’에 대한 정의는 각자 다르다는 점입니다.

    물론 각각의 회사 특성이 있기 때문에 ‘위기’라는 개념이나 유형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오히려 하나의 위기와 하나의 유형으로 뭉뚱그리는 것이 더 문제일 수 있습니다. 제가 이 부분에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위기와 위기관리에 대하여 항상 강조하고 있지만, 해당 위기에 대한 생각하거나, 확인을 하는 것에는 그렇게 많은 노력을 하지 않는 상황이라는 것입니다. 왜 이 부분은 그리도 동일한가 하는 것입니다.

    자사에서 상상할 수 없는 위기란 실제 존재하지 않습니다. 위기는 미지의 세계에서 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자사가 상상할 수 있는 위기는 발생할 수도 있는 위기입니다. 상상할 수 없는 일은 발생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왜 기업들은 위기가 발생하면 항상 당황 해 하고, 매번 상상할 수 없었던 위기라 이야기할까요?

    그 이유는 평소에 해당 위기에 대한 상상을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못했던 것이 아니죠. 한마디로 관심이 없었다는 것이죠. 당연히 관심을 두지 않았었으니, 위기가 발생하면 놀랍고 낯선 것입니다. 발생할 수 있는 위기는 임직원들이 이미 알고 있습니다. 그들 각자가 생각하는 위험, 위기, 논란, 이슈, 부정적인 환경, 분위기, 관습, 관행, 갈등, 조짐, 느낌 등이 있습니다. 그 줄기를 찾아보는 노력이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와 함께 이미 내부에서 광범위하게 위기로 정의하고 있는 상황도 있을 수 있습니다. 회사가 그 것을 중요하게 생각 해 사전에 관리하는가 아니면 문제로 폭발할 때까지 방치하는가 하는 결정만 남은 경우도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분명히 언젠가는 폭발할 문제를 그대로 안고 있으면서 ‘어떤 위기가 우리에게 발생할지 불안하다’는 말을 한다는 것은 참으로 우스운 것입니다.

    기존에 기업들이 경험했던 위기 케이스들을 지금이라도 다시 들여다보시기 바랍니다. 그 중에서 해당 기업 내부에서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고, 예견이나 느낌도 가지지 못했던 위기가 있었습니까? 정말 VIP와 전직원이 깜깜하게 모르던 위기가 있었을까요? 그 어느 한 명도 문제라 느끼지 않았던 것이 황당하게 위기로 폭발한 경우가 있을까요? 정말 세계 최초로 자사에게서만 유일하게 발생한 위기라는 것이 있기나 한 것일까요?

    새해에는 좀 더 내부를 챙겨 보시기 바랍니다. 어떤 위기가 발생할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내부 임직원들이 이미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가장 자세하고 많이 알고 있습니다. 다만 그들은 그에 대해서 내놓고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을 뿐입니다. 그래서 확실하게 보이지 않는 것입니다. 내가 모르면 위기는 없다? 그건 아닙니다. 모두 알고 있습니다. 새해에는 꼭 한번 확인 해 보십시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공분을 관리하라고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요즘 사회적으로 논란이 된 기업들의 위기를 보면 대부분 여론의 흐름이 공분(public anger)과 연결 되는 것 같습니다. 그 만큼 국민들을 극도로 화나게 만드는 기업의 행위들이 많다는 것인데요. 공분을 관리하는 것도 위기관리가 되겠지요?”

    컨설턴트의 답변

    기업 위기관리를 두 영역으로 굳이 나누자면 상황 관리와 커뮤니케이션 관리로 나눌 수 있겠습니다. 상황 관리란 물리적으로 어떤 행위를 해서 위기를 관리하는 것이 됩니다. 화재 현장에서 불을 끄는 행위도 상황 관리죠. 침몰하는 배에서 승객들을 구출해 내는 행위도 상황 관리 입니다. 법적인 대응을 해서 수사나 사법 기관에 맞서는 행위도 상황 관리입니다. 또한, 위기를 확산 악화 시키는 의도를 가진 원점(개인)을 관리하는 행위도 상황 관리가 됩니다.

    일단 상황 관리가 진행되면, 그에 대해 내외 이해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제대로 커뮤니케이션 하는 전략적 행위는 커뮤니케이션 관리라 합니다. 화재를 진압하는 상황관리를 진행하면서, 화재의 원인이나 피해규모 그리고 피해자 처리 방식에 대해 내외 이해관계자들에게 커뮤니케이션 하는데 이것이 위기 시 커뮤니케이션 관리입니다. 침몰하는 배에서 승객을 구출하면서, 구출 승객 현황에 대해 언론 브리핑을 하는 것도 위기 시 커뮤니케이션 관리입니다.

    수사나 사법기관에 출두하면서 기자와 질의응답을 하는 것도 일종의 커뮤니케이션 관리가 됩니다. 원점과 커뮤니케이션 하면서 위기 상황을 관리하려는 모든 행위도 커뮤니케이션 관리의 일환입니다. 이렇듯 상환관리와 커뮤니케이션 관리가 균형적으로 각각 적시에 제대로 이루어져야 위기관리는 성공적으로 마무리 될 수 있습니다.

    질문에서 ‘공분’에 대한 이야기를 해 주셨는데, 맞습니다. 최근 들어 사회적 논란관련 위기관리의 주요 목표가 그와 같은 ‘공분 관리’를 목표로 하기 시작했습니다. 예전에는 기업들 스스로 위기관리에 실패했을 때 사후에 가서 결과적으로 ‘공분’이라는 것이 나타난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래서 위기관리만 잘하면 ‘공분’은 좀처럼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여러 케이스들을 보면 위기관리가 채 시작되기도 전에 갑작스럽게 사회적 ‘공분’이 형성되어 버리는 현상들이 빈번해 졌습니다. ‘공분’이 생겨난 이후 위기관리가 시작되는 역전 현상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위기관리의 목표는 이미 만들어진 ‘공분’을 어떻게 관리하는가에 많은 비중을 두게 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이미 만들어진 ‘공분’을 관리하기 위해 이전 보다 한층 가시적이고 극단적인 위기대응을 해 공분을 감소시키기 위한 상황관리와 커뮤니케이션 관리에 몰두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즉각적 퇴진, 경질, 압도적인 피해보상, 처벌 등의 상황관리 유형들이 많아지고 있는 이유가 그 때문입니다.

    문제는 이런 가시적이고 극단적인 상환관리를 통한 위기관리 노력이 일반화 되는 데 있습니다.  위기가 발생했을 때 최고경영자가 퇴진 해 버리면 위기는 관리된다는 믿음이 생겨난 것입니다. 책임자를 경질해 버리면 된다. 책임자를 처벌하면 위기는 관리 된다. 압도적 보상을 하면 위기는 관리 된다와 같은 이상한 공식이 생겨나 버린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공분을 관리하는 기업의 철학과 원칙입니다. 그 철학과 원칙이 제대로 수립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기업은 극적인 공분 관리에 몰두합니다. 그리고 그런 극적 행동들이 곧 위기관리라 착각을 합니다. 당연히 그런 극적 위기와 위기관리는 반복됩니다.

    기업의 법무팀과 로펌이 위기 시 실제 법정에서 형량, 제제수위, 배상범위와 액수 등을 조정 관리하는 역할을 한다면, 기업의 커뮤니케이션 팀은 여론의 법정에서 공분의 수위를 조정 관리하는 역할을 합니다. 변호사들이 법전에 의해 그들을 관리한다면, 커뮤니케이션팀은 자사의 훌륭한 철학과 원칙에 따라 공분을 관리해야 할 것입니다. 극적인 퍼포먼스가 여론의 법정의 법전이 될 수는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106. 일은 스스로 터지지 않는다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일이 터졌다고 이야기하는 사람이 있다. 골치 아픈 일이 터져 힘들다고 한다. 일이 터져서 다른 중요한 것들을 할 겨를이 없다고 하소연한다. 그렇지만, 한번 다시 생각해 보자. 일이 어떻게 스스로 터질 수 있나?

    거대한 사일로가 자기 스스로 폭발하는 경우가 얼마나 있나? 사일로가 갑자기 폭발해 버린 것은 이미 오랜 시간 동안 사람이 사일로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람이 정해진 안전규정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에 사일로는 폭발한다. 사일로가 자기 스스로 폭발해 버리지는 못한다.

    극단적인 소비자가 회사를 상대로 적대적 행동을 하는 경우도 보자. 그 상황과 소비자 불만이 스스로 알아서 곪아 터진 것일까? 그렇지 않다. 회사에서 먼저 제대로 된 고객관리와 커뮤니케이션을 하지 못해 터뜨린 일일 것이다. 회사 담당자들이 정확하게 소비자의 마음을 읽고 고객만족을 위해 열심히 노력했다면 그런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을 확률이 높다.

    직원들이 회사 내부의 문제를 바깥으로 퍼 날라 회사에 큰 데미지를 입히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런 부정적인 상황이 어느 날 갑자기 알아서 터져버린 것일까? 아마 그 보다 훨씬 오래 전부터 직원들의 불만과 비판이 여기저기 존재해 왔을 가능성이 높다. 즉, 그것을 관리할 의무가 있는 경영진이나 담당자들이 제대로 정해진 일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일을 터뜨린 것이다.

    일은 절대 스스로 터지지 않는다. 일은 누군가 사람이 터뜨리는 것이다. 그래서 위기관리에 있어 가장 중요한 중심은 사람이라 한다. 사람이 위기를 터뜨리고, 사람이 위기를 관리한다. 그 사람이 같은 사람인가 아니면 다른 사람인가만 차이가 있을 뿐이다. 사람 없는 위기란 존재하지 않는다.

    위기관리라를 필자는 ‘(사람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적시에 하는 것’이라 정의한다. 아무 것도 대단하거나 어려울 것이 없다. 사람이 해야 할 일을 그때 그때 하는 것뿐이다. 만약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적시에 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앞 예의 위기에서는 위험한 사일로 설비에 대해 마땅히 규정에 따라 안전조치를 취하고, 지속적 관리를 할 수 ‘없었던’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것은 안전담당자 개인의 게으름일 수도 있다. 안전관리팀의 총체적 무능이 이유가 될 수도 있다. 오래된 회사 관행이 이유가 될 수도 있고, 회사의 부족한 예산과 촉박한 작업 시간 때문에 발생한 문제일 수도 있다. 그런 ‘위기관리가 되지 않을 이유’를 시급히 찾아내 개선해야 한다.

    마땅히 실행되어야 할 소비자 관리 문제도 마찬가지다. 그 업무를 담당한 자와 경영진 모두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못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찾아내야 한다. 그것이 일선 직원 개인의 문제인지, 내부 가이드라인의 문제인지, 경영진 철학이나 원칙의 문제인지, 예산이나 환경의 문제인지를 확인해야 위기는 제대로 관리될 것이다.

    직원들의 불만과 해사 행위도 마찬가지다. 직원들을 대상으로 일하고, 커뮤니케이션 하는 모든 실행에 있어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못할 수밖에 없던 이유’가 무엇인지 찾아볼 필요가 있다. 일개 직원 개인의 돌출 행동 이라고만 생각해서는 곤란하다. 그런 생각과 판단으로는 앞으로 발생할 제3, 제3의 직원문제를 방지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일부 기업에서는 ‘그런 문제를 방지하고 관리하기 위해 여러 노력을 해 왔다’ 이야기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그런 노력을 적시에 제대로 하지 못했을 뿐이라는 변명을 붙인다. 노력은 했지만, 그 노력이 위기발생을 방지하지는 못했다는 주장이다.

    이는 위기관리 정의에 있어 ‘적시에 하지 못했다’는 의미로 연결된다. 위기를 방지하기 위한 충분함이 미처 갖추어 지지 못했다는 의미다. 또한 사후 위기관리에 있어 지금 해야 할 일을 적시에 결정하지 못해 실행과 적절하게 연결시키지 못했다는 의미도 된다. 어떤 경우이던, 해당 회사의 위기관리 체계에는 ‘적시에 하지 못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또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그것이 의사결정의 문제인지, 그 이전에 상황판단에 대한 미숙인지, 아니면, 실행 일선의 경험이나 역량이 부족인 것인지, 왜 그 위기관리 업무를 ‘적시에 하지 못하고, 불충분 한 상황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는가’를 꼼꼼히 따져야 한다. 그리고 그 문제의 이유를 개선해야 맞다.

    이런 모든 사전 사후 돌아봄은 바로 사람에 의해 진행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그 사람이나 사람들 스스로 관심을 가졌어야 한다. 그 후 다같이 ‘지금 현재 마땅히 해야 할 일이 어떤 것인지’에 대하여 깊은 고민을 했어야 한다. 공유된 필요성과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꾸준한 투자와 노력을 적시에 다했어야 위기는 발생하지 않게 된다. 그런 사람의 일들이 제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에 위기는 발생된다. 굳이 사람이 위기를 터뜨린다고 이야기하는 이유다.

    필자소개

    정용민은 국내 최초로 설립된 위기관리 전문 컨설팅사 스트래티지샐러드의 대표 컨설턴트다. 200여 이상의 국내 대기업 및 유명 중견기업 클라이언트들에게 지난 20년간 위기관리 컨설팅과 코칭, 자문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기업 위기관리 전문서적 [소셜미디어시대의 위기관리], [기업위기, 시스템으로 이겨라], [1%, 원퍼센트], [기업의 입]을 집필했다.

  • : 95편] 항상 준비하라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위기관리를 다루는 모든 전문가들은 “준비하라”는 말을 빼놓지 않는다. 어떻게 보면 ‘준비’ 그 자체가 위기관리라 해도 지나침이 없어 보인다. 일부에서는 위기관리를 상상 하면서 위기가 발생했을 때 누군가 나타나 그 위기를 단박에 사라지게 해 버리는 마법을 꿈꾼다. 그러나 그런 마법은 현실이 아니다.

    위기는 언제(when)에 대한 이야기다. A라는 위기가 발생한다는 사실은 정해진 것이고, 그 위기가 언제 어떻게 발생되는가가 중요할 뿐이라는 의미다. 이 또한 ‘준비’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그러나, 기업에서는 위기가 발생할 것인지 발생하지 않을 것인지 같은 가능성에 주로 관심을 둔다.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을 할 때 이런 질문이 나온다. “이런 위기가 진짜 발생할 수 있을까요?” “이런 위기는 발생 가능성이 아주 낮습니다.” “이 정도 위기까지 상정해 준비하는 것은 좀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이 질문들은 그들이 해당 위기의 발생 가능성에 대해 주로 주목한다는 의미다.

    A라는 위기의 발생 가능성이 낮다 또는 높다는 그렇게 중요한 기준이 아닐 수 있다. 물론 위기요소진단에서 여러 발생가능 위기 유형들을 펼쳐 놓고, 상호간 발생가능성 고저를 따져보는 것은 진단의 목적 상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어떤 위기도 발생할 수 있다는 생각을 기반으로 살피고 고민하고 준비해야 한다.

    발생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준비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은 적절한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실제 발생한 대형 위기들의 경우 그 위기 발생 전에는 발생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평했던 경우가 많다. 2001년 9월 11일 발생한 미국 뉴욕의 110층 세계무역센터(WTC) 쌍둥이 빌딩과 워싱턴의 국방부 건물에 대한 항공기 동시 다발 자살테러 사건도 그랬다.

    사람들은 지금도 어떻게 그런 형태의 테러가 가능했을까 궁금해 한다. 비행기가 충돌한 거대한 세계무역센터 빌딩이 어떻게 한 순간에 무너져 내렸는지도 미스터리다. 왜 미국정부에서는 발생 직전과 직후 그렇게 속수무책이었는지에 대해서도 이야기가 많다. 누구는 그 사건을 블랙스완(black swan)으로 부른다

    블랙스완(black swan)이란 극단적으로 예외적이어서 발생가능성이 없어 보이지만 일단 발생하면 엄청난 충격과 파급효과를 가져오는 사건을 가리키는 말이다. 이런 위기가 발생하고 나면 이전처럼 발생 가능성이 낮아 준비할 필요가 없었다는 해명은 유효하지 않게 된다.

    위기관리 담당자들은 이렇게도 이야기한다. “그렇게 생각한다면 회사가 엄청나게 많은 유형의 위기에 대해 모든 준비를 다 해야 하는데, 그것은 현실적이지 않다” 하는 것이다. 맞다. 그러나, 그런 시각은 실제 위기관리 체계를 정학하게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하는 이야기일 수 있다.

    위기관리 체계를 구축하며 가장 첫 단계로 진행하는 작업은 ‘발생 가능한 위기 유형들에 대한 분석’이다. 위기요소진단이라는 작업을 통해 도출된 위기유형들을 발생가능성과 위해도를 기준으로 분류하고 카테고리화 해서 우선순위를 부여한다.

    우선순위가 부여 된 위기유형은 아주 간단하게 정리된다. 자사 생산시설에 화재가 발생하는 상황과 관련해 정리되는 위기유형명은 ‘생산시설 화재’가 된다. 좀더 상위분류는 ‘화재’다. 그리고 그 위기유형명 아래 실제 발생 가능한 세부 유형을 정리 한다. 예를 들면, 단순화재, 유해화학물 관련 화재, 폭발성 화재, 테러성 화재 등으로 세부 위기유형을 고민해 정리한다.

    그 다음은 해당 위기들이 발생할 것이라는 가정하에 회사가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 정리한다. 그 과정에서 실무자들은 다양한 세부유형에도 불구, 대응 준비와 방식에는 크게 다른점이 없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세부유형에 따라 일부 유의해야 할 부분과, 중점 두어야 하는 부분은 갈릴 수 있지만, 전혀 다른 준비와 대응 방식이 각각 새로 필요하지는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수많은 위기유형에 대해 하나 하나 어떻게 준비 하고, 대응 체계를 각각 만들 수 있습니까?” 라고 질문하는 실무자는 이런 위기 유형을 상상하고 있을 것이다. OO 공장에 유해화학물질 OOO 운반 차량이 시설 내 진입도중 충돌하여, 유해물질 OOO리터 유출. 그 화학물질이 자연 발화 해 인근 원료 야적장을 태우고, 중앙생산시설로 번짐. 더욱 더 강해진 불길이 원유 보관탱크로 옮겨 붙어 6차례 폭발 발생. 자사 및 협력업체 직원 OO명 현장 사망. 이런 식으로 구체적이고 변수 많은 시나리오를 위기유형이라 착각하고 다양한 대응 체계와 방식을 구상하는 것이다.

    이런 시나리오는 유형명이나 세부유형을 정리한 후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단계에서나 고안될 수 있는 것이다. 911 테러에 대한 대비를 했었다면, 해당 위기유형명은 ‘항공기를 이용한 테러’가 될 것이다. 더 큰 분류로는 ‘테러’ 범주에 들어가는 세부 항목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위기유형에 따라 올바른 준비를 하는 것이 핵심이다. 위기유형에 대한 오해는 그만해야 한다.

    필자소개

    정용민은 국내 최초로 설립된 위기관리 전문 컨설팅사 스트래티지샐러드의 대표 컨설턴트다. 200여 이상의 국내 대기업 및 유명 중견기업 클라이언트들에게 지난 20년간 위기관리 컨설팅과 코칭, 자문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기업 위기관리 전문서적 [소셜미디어시대의 위기관리], [기업위기, 시스템으로 이겨라], [1%, 원퍼센트], [기업의 입]을 집필했다.

  • 44. 이해관계자들이 원하는 바를 하라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기업이 평소 사업을 영위하며 성장하기 위해서는 사회 환경적인 이해관계를 스스로 적절하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업 시민 의식이라던가,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같은 경영 개념이 나온 기반이 그 때문이다. 기업을 둘러싼 사회 환경적 이해관계자들은 고객, 직원, 언론, 정부, 시민단체, 지역 커뮤니티, 온라인/오프라인 공중, 투자자, 거래처 등 각 기업 특성에 따라 그 수와 범위와 다양성에 많은 차이가 있다.

    위기관리 관점에서도 평소 자사를 둘러싼 이해관계자 각각의 특성을 잘 분석 해 이해하는 작업이 선행되는 것이 좋다. 모든 위기에는 그 상황에 의해 영향을 받는 이해관계자들이 생겨난다. 평소 안정적으로 관리해왔던 이해관계가 아닌, 새롭고 충격적이고 부정적인 이해관계가 생겨나 일부 또는 전부의 이해관계자들에게 영향을 끼치게 되는 것이다.

    기업 위기관리는 해당 상황이나 문제를 풀기 위한 직접적 상황관리도 중요하지만, 그 주변에 걸쳐 있는 다양한 이해관계를 제대로 관리하는 이해관계자 관리 또한 중요하다. 다양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노력은 그 기반이다. 해당 위기로 손상, 변형, 악화되는 이해관계자들과의 이해관계를 복원하기 위해 노력하는 활동이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이해관계자 관리가 되겠다.

    예를 들어 최근과 같이 연이은 자동차 발화 위기를 겪고 있는 기업에게 주요한 이해관계자들은 어떤 그룹이 될까? 우선 발화사고를 경험한 고객이 최우선 이해관계자가 될 것이다. 그 외 모든 고객들이 그 다음 이해관계자가 되고, 해당 브랜드에 관심을 보이던 잠재적 고객들이 그 다음 이해관계자가 될 것이다.

    그 외 위기관리 관점에서 부가적 이해관계자들이라면 해당 이슈를 다루는 정부와 수사기관, 국회, 언론, 온라인 커뮤니티, 일반 공중 등이 될 수 있다. 그에 더해 딜러사들과 본사 그리고 직원들도 내부 이해관계자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연속적으로 자동차에 화재로 인명과 안전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해당 기업이 가장 중점적으로 연구, 집중해야 하는 이해관계자들은 ‘고객’이다. 그 중 특히 화재 사고를 당한 고객들은 위기관리에서는 ‘원점’이라 불리며 가장 시급하게 관리해야 하는 대상으로 분류된다. 원점에 대한 정확하고 사려 깊은 관리 없이는 위기는 절대 짧은 시간 내에 관리되어지지 않는다. 그 원점이 모두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의 사후 대응을 고민해 신속 실시하고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이 원점관리의 첫걸음이다.

    그 다음은 혹시나 자신의 자동차도 위험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주차장 진입까지 거부당하며 당황 해 하는 일반 고객에 대한 관리가 두 번째가 되겠다. 그들에게 어떤 지원을 해 그들의 우려와 당황스러움을 해소시켜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것이다. 추가적으로 잠재 고객들에게는 어떤 관리가 필요할까? 자사의 브랜드에 관심을 보이던 잠재 고객들의 마음 속을 이해해 보려 노력해야 한다. 이 위기와 관련 해 자사가 어떤 대응과 정책 그리고 원칙을 보여주어야 잠재 고객들이 고개를 끄덕일지 상상해 보는 것이다.

    이렇듯 모든 위기에는 이해관계자들이 새롭게 나타나고, 그들에 대한 관리의 우선 순위와 시급성이 정리될 수 있다. 그에 따라 관리 순위나 비중을 배분해 신속히 실행하는 팀워크는 그 다음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위기 시 그들 이해관계자들의 이야기를 가까이서 세세하게 듣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기업들은 주로 모니터링과 인터뷰, 소프트사운딩과 같은 다양한 방식과 채널을 통해 주요 이해관계자의 이야기를 들으려 노력한다. 직접적으로 이해관계자들을 만나 이야기를 듣기도 하고, 언론이나 온라인 상에서 주장되는 이해관계자들의 이야기를 분석 해 듣는다. 그들이 이야기하는 핵심을 제대로 챙겨 위기 대응에 기반을 삼는 노력을 하기 위해서다.

    위에서 예로 들었던 자동차 화재 위기 케이스에서도 이런 전략은 동일하게 적용 가능하다. 사고를 입은 고객과 사고를 입을까 우려하는 많은 고객들, 그리고 아직도 자사 브랜드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잠재 고객들의 이야기를 정확하게 들어야 위기는 관리 될 수 있다.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들이 원하는 바를 회사가 따라 하면 문제는 상대적으로 쉽게 풀릴 수 있다.

    ‘들어서 행하는’ 이런 간단한 위기관리 원칙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다면, 그 기업의 의사결정에는 밖으로 알려지지 않는 다른 내부적 이해관계가 간섭 하기 때문일 것이다. 예를 들어 추가적인 이익 손실에 대한 우려, 실행 예산의 제한, 내부 정치적 갈등, 딜러사와의 사후 이슈, 법적인 고려 등에 의해 ‘들었지만 행하지는 못하는’ 상황이 연출된다는 것이다. 이런 현실에도 원칙은 원칙이다. 이해관계자가 원하는 바대로 문제를 해결하면 위기는 잘 관리될 수 있다.

    필자소개

    정용민은 국내 최초로 설립된 위기관리 전문 컨설팅사 스트래티지샐러드의 대표 컨설턴트다. 200여 이상의 국내 대기업 및 유명 중견기업 클라이언트들에게 지난 20년간 위기관리 컨설팅과 코칭, 자문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기업 위기관리 전문서적 [소셜미디어시대의 위기관리], [기업위기, 시스템으로 이겨라], [1%, 원퍼센트], [기업의 입]을 집필했다.

  • 사람들의 기억을 어떻게 지우죠?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몇 년 전 저희 회사 제품 관련 해 온라인상에서 난리가 난적이 있습니다. 그 때는 일단 사과하고 소비자들에게 환불과 피해보상을 했습니다. 그 후 저희 제품 문제가 아니라는 결론이 났죠. 문제는 지금도 그것이 계속 회자되고 제품 문제라는 인식이 남아 있다는 겁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실제 위기관리를 하면서 가장 어려움을 겪는 시기를 그 위기가 폭발적으로 확산되는 활성화 시기라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요. 사실은 그 위기가 마무리 된 그 후가 더욱 더 장기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시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 후유증 때문이죠.

    일단 제품에 문제가 있다는 논란으로 위기를 겪은 경우, 그 논란이 어떻게든 사라지게 되어도, 해당 제품에 대한 인식은 남습니다. 회사는 극심한 매출부진과 브랜드 문제를 장기간 경험하게 됩니다. 그 후 어떻게든 해당 제품이 문제 없는 것이라는 인식의 전환을 위해 여러 시도를 해 보아도, 여의치 않은 경우들이 많습니다.

    공중들은 해당 논란에 대한 기억과 그로 인해 공분했던 기분만을 주로 기억합니다. 상당한 자극이고 분노이자 역겨움인 경우에는 더욱 더 그 기억은 장기화 되고 두고 두고 회자됩니다. 그 논란이 결국 근거 없는 것이었거나, 잘못된 사실관계 때문에 부풀려진 것이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와도 대부분 그 결론에 대해서는 기억하지 않습니다. 해당 회사가 그것에 대해서는 적극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기 때문이고, 그에 따라 일반적인 공중들의 인식 체계는 그리 굳어져 버립니다.

    위기를 관리할 때 가장 중요한 대응방식은 초기에 인식을 악화시키지 않으려 노력하는 것입니다. 공중의 인식이 악화되기 전 가능한 빠른 시간 내에 해당 회사의 위기관리 대응이 단호하게 실현되어, 회사의 위기 조치, 원인규명, 배상 조치, 개선 및 재발방지 대책을 쏟아내야 합니다. 그 시간이 길면 길수록 해당 논란은 생선 같이 상해 비린내를 피우게 됩니다. 당연히 공중들은 그 상한 비린내를 기억하게 되지요.

    그 다음으로 중요한 대응 방식은 해당 논란의 원인을 정확하게 규명하고, 그 원인에 대해 회사측의 책임이나 문제가 없다면, 그 사실에 대해 강력하게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기업들은 초기 대응으로만 위기관리 대부분을 가늠하려고 합니다. 그 이후 추가적으로 원인조사결과나 책임을 다룬 결론이 나오는 경우에는 로우 프로파일로만 대응합니다. 재차 부정적인 인식이 연장되는 것을 꺼리는 것이죠.

    앞에서도 말씀 드린 바 같이 공중은 논란의 결과를 대체적으로 기억 하지 않습니다. 해당 회사의 책임이 아니라는 결론이 나왔는데도, 그에 대해 회사가 적극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는다면, 그 최초 논란에 관한 기억만 영원히 생존할 가능성은 더욱 더 높아집니다.

    회사의 책임이 아니었다는 결론이 나왔을 때 해당 회사는 더욱 더 사활을 걸고 오버 커뮤니케이션 해야 합니다. 언론에서 재미 없다고 다루어주지 않는다 해도, 보다 적극적으로 해당 결론을 퍼블리시티 하려 노력해야 합니다. 아픈 기억을 다시 끌어내고 싶지 않다 생각하는 만큼, 결론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을 극대화 해야 합니다. 그래야, 그나마 조금 더 많은 공중이 해당 논란의 결론을 기억할 수 있게 됩니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최초에는 일단 하이 프로파일로 사과하고, 결론이 나오면 억울해도 조용하게 있는 용두사미(龍頭蛇尾) 전략은 종종 공중에게 논란 그 자체만을 기억하게 만드는 주된 원인입니다. 결론이 나왔을 때 최초 용머리에 배가되는 하이 프로파일 커뮤니케이션을 해 보십시오. 그 안에 많은 이해관계자들이 깨달아야 하는 중요한 가치들이 있다면 더욱 더 좋습니다. 스토리를 만들어 보십시오. 결론에 대한 오버 커뮤니케이션을 절대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위기 후 예후가 많이 달라질 것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원점관리라는 개념 말인데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위기를 촉발하고 그 관련 논란을 확산 시키는 사람이나 단체 등을 원점이라 정의할 때 말입니다. 그 원점을 가장 우선 관리하라고 하시더군요. 근데 대부분 그 사람이나 단체와의 합의나 관리를 주로 말씀하시는 것 같습니다. 진짜 원점은 사실 그 사람이 제기한 ‘문제 그 자체’가 아닐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맞습니다. 위기관리에서 위기 시 기업이 신속하게 잘 관리해야 한다 하는 ‘원점(source)’은 사람, 단체 그리고 말씀하신 그 문제 자체를 포함 한 의미로 쓰입니다. 일단 위기가 수면위로 떠올라 공격성을 가지게 되었을 경우 시급히 관리해야 하는 대상은 그 문제를 제기하고 활성화 시키는 사람이나 단체 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위기의 원점이라는 개념으로서는 그 사람이나 단체가 제기하는 문제 그 자체가 원점일 것입니다.

    불행히도 집에 화재가 발생했다고 가정해 보시죠. 일단 그 화재가 발생한 지역이 큰 저택의 한 구석인 안방이라면 그 안방이 화재의 ‘원점’이 되겠습니다. ‘발화점’이라고도 하죠. 그 발화점을 중심으로 하는 소방 작업은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안방에 인화물질이 남아 있다면 더더욱 해당 발화지점에 대한 철저한 소방작업은 필수입니다.

    그와 함께 추가적으로 화재 지역이 확산되지 않게 조치하는 것 또한 위기관리 관점에서 중요한 부분입니다. 만약 안방에서 발화된 불이 자신의 꼬리에 붙은 채 놀라 여기 저기 집안을 돌아다니는 강아지나 고양이들을 잡아 붙은 불을 꺼주는 것도 중요할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곧 집 전체와 집 안팎으로 불이 여기 저기 번져 나가 최악의 상황을 맞을 것이 뻔하기 때문입니다.

    그 문제의(?) 강아지와 고양이 꼬리에 붙은 불을 잡아 꺼주지 않은 채, 여기 저기 따라다니며 방바닥에 소화기만 뿌려댄다 해서 화재가 곧 통제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불은 여러 장소에 더 심하게 옮겨 붙습니다. 그 화재를 전이 확산하는 주체를 필히 관리하라는 의미로 위기관리 전문가들이 원점과 원점관리를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질문하신 그 ‘문제 자체’는 곧 안방에서 타오르는 최초 불 그 자체입니다. 당연히 관리해 다시는 발화 되지 않도록 조치해야 합니다. 만약 그 안방의 인화물질을 그대로 방치한 채 눈에 보이는 불만 끄다가는 또 다시 언제 제 2 그리고 제3의 화재가 발생할지 모르게 될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기업이 어떤 위기를 맞았을 때 원점관리 차원에서 그 발화된 위기를 그대로 들여다 보는 것은 중요합니다. 해당 위기가 자사의 불법적 행위 때문이라면, 보다 준법적인 체계를 갖추어 문제를 해결하고 재발을 방지하는 것이 맞습니다. 해당 위기가 일부 비윤리적 임원들에 의한 것이었다면, 그 직원들을 규정에 따라 조치하고 다시는 유사 행위가 반복되지 않게 하는 것이 옳습니다.

    최선은 다했는데, 그럼에도 미비한 안전 시스템이 위기를 통해 발견되었다면, 더욱 더 안전 시스템을 개선 강화 발전 시켜 나가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원점관리일 것입니다. 기업 문화나 관행이 문제가 되어 부정적 이슈가 되어 자사에 타격을 주었다면, 그 기업문화나 관행을 시원하게 개혁하는 수 외에 더 나은 원점관리는 없을 것입니다.

    진짜 원점인 그 문제를 외면하거나 그대로 보존 한 채, 그 문제를 지적하는 사람이나 단체만을 관리하려 노력 하는 것은 진정한 의미의 원점관리나 위기관리가 당연히 아닙니다. 더구나 그 문제를 지적하는 사람이나 단체를 ‘적’으로 간주하고 그에 대해 적대적 입장을 견지하는 것은 문제를 더욱 악화 시키는 대응입니다.

    실제 케이스들을 보면 내부고발 형식을 띠고 기업의 문제를 지적한 사람에 대해 그 사람 자체를 반 기업적인 자로 공격하는 이슈관리 전략을 구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문제를 폭로하는 사람의 신뢰를 떨어뜨려 언론이나 규제기관 또는 시민단체들이 그의 주장을 믿지 않게 만들려는 목적입니다.

    그러나, 보다 성공적인 위기관리를 위해서는 해당 문제를 원점관리 차원에서 신속 개선하고 해결하는 동시에, 문제를 지적하고 나온 사람이나 단체를 끌어 안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상당히 어렵고 까다로운 주문일 수는 있지만, 그렇게 하는 것이 명성, 재무, 노력, 신뢰, 이미지 등의 관점에서 보다 성공적인 위기관리의 모습이 될 것입니다. 보여지는 것이 곧 실체가 되기 때문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사내에 위기관리팀이라는 걸 만들어야 하나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위기관리 전문가들에게 물어보면 모두가 사내에 ‘위기관리팀’이 필요하다고 하던데요. 부서를 하나 새로 만든다는 게 만만치가 않거든요. 실제로 ‘위기관리팀’이라는 걸 어떤 부서 형태로 몇 명이나 두어 만들어야 하는지요?”

    컨설턴트의 답변

    전문가분들의 조언이 기본적으로 맞습니다. 성공적 위기관리 관점에서 위기관리팀의 존재는 핵심 중 핵심이지요. 하지만 위기관리팀을 ‘구성’하는 것과 새로 ‘설치’하는 것에는 조직적으로 큰 다름이 있다고 봅니다.

    가끔 클라이언트들로부터 이런 질문을 받습니다. “위기가 매일 매일 발생하는 게 아닐 텐데, 별도로 위기관리팀을 설치하면 그 소속 직원들은 매일 어떤 일을 해야 하는 건가요?” 이에 대한 답변은 여러 내용이 있지만, 이번에는 과연 위기관리팀을 새로 설치해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좀 드리고 싶습니다.

    대부분의 기업에서 기존 조직과 별도로 위기관리팀을 설치 한다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습니다. 물론 위기관리를 위한 중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체계를 원하는 기업은 그렇게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조언드릴 수 있는 것은 ‘설치’ 보다는 ‘구성’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여러 부서들의 장과 그 차상위자들을 일단 선정 해 지명하는 것이 첫 단추입니다. 그들이 모인 부서간 ‘통합체’를 ‘위기관리팀’이라고 칭하는 구성작업이 그 다음이죠.

    비슷한 예로 지역에서 구성되는 ‘자체 소방단’을 생각해 보시죠. 식료품 가게를 하는 분, 이발소를 하는 분, 푸줏간을 하는 분, 연탄 가게를 하는 분 등등이 모여 화재 시 대응 하는 자체 소방단을 구성하지요. 평시에는 각자의 일을 하다가, 화재가 발생하면 열 일을 제쳐 놓고 일단 화재를 진압하는데 서로의 힘을 모읍니다. 이런 체계를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기업 내에서도 기획, 법무, 대관, 홍보, 생산, 기술, 마케팅, 영업, 인사 등등의 부서들에서 지명된 임직원들이 하나의 통합체를 만들어 위기에 대응합니다. 이를 ‘위기관리팀’이라 부르죠. 새로 또는 별도로 팀을 구성해 매일 매일 위기관리 작업을 할 수도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이런 통합체가 최선이 될 것입니다.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위기관리 매뉴얼도 기본적으로는 이렇게 구성된 위기관리팀이 움직이는 방식과 프로세스를 정리해 놓은 것입니다. 당연히 이들은 위기관리를 위해 잘 훈련되어야 합니다. 이들의 민감성, 전략성, 경험, 훈련 수준, 정무감각 등이 해당 기업의 위기관리 경쟁력이 됩니다.

    그러면 VIP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요? 최고임원그룹은 위기관리팀에 속해 있어야 하는 걸까요? 네, 맞습니다. 어떤 기업의 위기관리 매뉴얼을 보면 전사적 위기관리팀장으로 CEO를 지명해 놓고 있습니다. 또 다른 어떤 기업은 부사장급을 자사의 위기관리팀장으로 지명해 놓고 있습니다. 어떤 형태가 이상적인가 하는 데에는 여러 시각이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위기관리팀장은 최대한 ‘권한부여’가 된 분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쉽게 말하면 위기가 발생했을 때 즉각적 의사결정이 조직내에서 가능한 분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일부 기업에서 위기관리팀 구조가 옥상옥(屋上屋)으로 설계된 곳들도 있습니다. 부서별 통합체인 위기관리팀이 존재하는데, 그 위에 최고위 임원들의 위기관리 위원회라는 것이 별도로 존재합니다. 더 독특한 곳에서는 그 위에 CEO가 별도로 존재합니다.

    이런 구조의 특징은 내부적으로 위기관리팀이 관리하는 수준의 위기들과 위원회 그리고 CEO를 포함한 차원의 대응 위기 유형들간에 상하 구분이 잘 되어 있어야 합니다. 문제라면 각 팀, 위원회, CEO간 위기 발전 단계에 대한 정의가 합치되지 않을 때 혼란이 생기고, 의사결정 단계가 다층화 되어 의사결정에 걸리는 시간이 물리적으로 길다는 게 문제입니다. 말 그대로 권장되지 않는 구조이지요.

    기업 내 위기관리팀의 구조나 위치 등에 대해서는 회사마다의 사정과 현실에 따라 달리 할 수는 있습니다. 다만, 다음과 같은 몇 가지 필수 원칙은 참고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첫째, 위기관리팀 구성원들 스스로 자신이 구성원인 것을 인지하고 있어야 함. 둘째, 그들은 부서별로 부서내와 전사적으로 권한부여가 된 자들이어야 함. 셋째, 그들은 여러 발생가능 시나리오에 근거해 반복적으로 훈련 받은 그룹이어야 함. 넷째, 위기관리팀 구성이나 위치는 각 회사의 특성에 맞추어져야 하나, 초기대응의 신속성과 역할과 책임 배분의 문제는 절대 없어야 함. 마지막으로, CEO 및 최고위임원들은 위기관리 경험(직간접)을 최대한 보유해야 함. 이상과 같은 원칙만 따른다면 위기관리팀의 설치나 구성은 각 사에서 자유롭게 결정하시면 될 것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왜 거의 다 ‘인재(人災)’라고만 하죠?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국가나 기업과 관련 된 대형 사고가 발생하면 대부분 언론에서 ‘인재(人災)’라고 비판 하더군요. 당한 조직에서는 나름 최선을 다했다고 하는데, 바로 인재(人災)라고 평가해 버리니 그 책임이 더욱 더 가중되는 것 같습니다. 왜 대부분의 사고가 인재(人災)라 불리나요?”

    컨설턴트의 답변

    반대로 질문 드리겠습니다. 인재(人災)의 반대말은 천재(天災)일 텐데요. 천재(天災)의 발생 가능성이 인재(人災) 발생 가능성과 비교해 얼마나 될까요? 인재(人災)의 발생 가능성은 거의 존재하는 사람의 수와 맞먹는다고 봅니다. 반대로 사람이 관여되지 않고 자연 스스로 움직여 사고를 만들어 내는 경우는 당연히 그 수나 가능성이 매우 적습니다. 물론 피해 수준이나 영역은 인재(人災)에 비교할 수 없이 거대할 수는 있습니다. 즉, 인재(人災)라 자주 평가되는 것은 천재(天災)에 비해 인재(人災)의 발생 빈도가 훨씬 높아서 그렇습니다.

    두 번째로, 흔치 않은 천재(天災)라 할지라도 그 재앙을 예상이나 예측하고 사전에 대비하는 과정에 있어서 사람의 역할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지진이라는 천재(天災)는 사람들이 충분히 예상이나 예측할 수 있습니다. 최소한 예상이나 예측 둘 중 하나는 가능하죠. 그렇다면, 이에 대비한 적절한 대응 및 생존 체계에 대한 필요성이 생깁니다. 이런 체계는 누가 만들어야 할까요? 그 책임은 사람에게 있습니다.

    강진이 발생했을 때 대응 체계가 잘 되어 있어서 단 한 명도 다치지 않은 케이스가 있고, 동일한 진도의 강진이 발생했을 때 수천 명이 사망한 케이스가 있습니다. 앞의 대응 결과는 순수하게 운으로만 가능했던 것은 아닐 것입니다. 말 그대로 사람이 천재(天災)를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게 되겠지요. 뒤의 케이스는 어떻습니까? 앞의 케이스와 비교해 너무 차이가 납니다. 그렇다면 어디에 다름이 있었을까요?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대응 체계에 문제가 있고, 그 준비나 운용에 실패한 사람들에게 책임을 묻게 되겠지요. 그 책임을 다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 사고는 인재(人災)라고 불릴 수 밖에 없습니다.

    세 번째 이유는 실제로 사고 시 사람들이 문제를 최악의 상황으로 만드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얼마 전 대규모 화재가 발생했는데, 그 현장의 관리 회사가 스프링쿨러나 경보 체계를 사고 며칠 전에 꺼놓은 경우가 있었죠. 물론 그 회사가 대규모 화재를 예상하고도 그런 일을 했었을 리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사람들이 제대로 규정을 따르지 않아 일을 키운 것은 틀림이 없습니다. 대부분 이런 유형의 사고는 사람들이 정해진 규정이나 맡겨진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는 사회에서 빈번합니다.

    인명을 구조해야 할 사람들이 인명을 구조하지 않습니다. 안전을 관리해야 하는 사람들이 안전을 관리 하지 않습니다. 문제를 발견해서 사전에 조치해야 하는 사람들이 문제 발견에 관심이 없습니다. 적군의 침략을 경계해야 할 사람들이 경계를 소홀히 합니다. 사람들이 자신에게 맡겨진 일을 제대로 하지 않기 때문에 이런 경우 인재(人災)라 평가 받게 됩니다.

    결론적으로 대부분의 사고는 인재(人災)일 가능성이 많습니다. 얼핏 천재(天災)라고 생각되는 몇몇의 대형 재앙에서도 사람들의 책임은 상당부분 존재합니다. 순수한 천재(天災)란 존재하기 어렵다는 의미일수도 있습니다. 사람은 위기를 우선 스스로 관리해야 하는 의무가 있습니다. 이 관점이 재난관리의 가장 기본 관점입니다. 그 의무를 다하지 못했을 때에는 인재(人災)라는 평가를 받아도 별 할 말이 없습니다.

    인재(人災)라는 억울한(?) 평가를 받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앞에서 이야기한 인재(人災) 발생 가능성을 최소화 하면 됩니다. 먼저, 순전히 사람들이 발생시키는 사고의 빈도를 줄여나가기 위해 부단하게 노력 해야 합니다. 끊임없이 규정과 가이드를 숙지 시키고, 교육 훈련을 반복하고, 감시와 단속을 반복하는 것이 그런 노력이죠. 많은 선진 국가나 기업이 일상적으로 하고 있는 사회적 위기관리입니다.

    그 다음은 사고를 예상 예측하고, 그에 적절한 다양한 방식의 대응 체계를 구축하는 사전 노력을 하는 겁니다. 쓰나미가 예상되면 방파제를 높입니다. 화재가 예상되면 안전점검을 강화하고 경보 및 소화 체계를 강화합니다. 홍수나 지진이 예상되어도 마찬가지입니다. 감지, 초기대응, 사후 생존, 사후 복구 등에 대한 체계를 꾸준하게 업그레이드 하는 것이 인재(人災)를 최소화 시키는 방법입니다.

    마지막으로 필요한 것이 사람들 개개인이 규정과 체계를 잘 따르면서 상시 관리해 나가는 노력입니다. 해야 할 일을 제대로 적시에 하는 것입니다. 어렵지 않습니다. 이런 기본적인 노력과 준수를 진행하지 않기 때문에 사고가 발생합니다. 이런 경우들은 분명 인재(人災)입니다. 인재(人災)라는 평가가 많다는 것은 곧 사람들에게 문제가 많다는 의미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성공한 위기관리 케이스는 어떤 것이 있나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회장님께서 저희 회사 직원들에게 위기관리 마인드를 심어주라 하셨습니다. 담당 임원으로서 제가 준비하는 데 힘든 게 많네요. 혹시 성공한 위기관리 케이스들을 아시나요? 어떤 회사가 가장 위기관리를 잘 하나요? 몇 개 알려 주실 수 있으시죠?”

    컨설턴트의 답변

    위기관리 업무를 하면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가 바로 그런 내용입니다. “위기를 성공적으로 관리한 케이스를 알려주세요”라는 질문을 받으면 참 곤란해 집니다. 정확하게 말해 성공한 위기관리는 ‘위기를 발생시키지 않는 관리’이기 때문입니다. 일단 위기가 발생했다면 그 케이스는 어떻게든 성공하고는 거리가 있다는 의미입니다.

    우리가 모르고 있는 위기가 곧 성공적 위기관리의 작품입니다. 기업이나 조직이 어떤 문제를 수면 하에서 시스템적으로 방지 완화 시켰다는 의미거든요. 소리소문 없이 말이죠. 외부 이해관계자들이 알 방법이 없는 그런 위기가 성공적이라면 성공적인 위기관리라 하겠습니다.

    공장 화재 같은 경우는 어떨까요? 화재가 일어나지 않게 평소 안전 상태를 꾸준히 점검하고 화재 발생 시 초기 진화가 가능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면 화재 발생 가능성은 최소화되겠지요. 만에 하나 화재가 발생하더라도 초기 진화로 외부 이해관계자들에게 떠들썩하게 알려지지는 않을 겁니다.

    제품 하자는 어떻습니까? 제품에 발생한 하자가 있다면 그 문제를 스스로 신속히 해결해 고객들에게 대규모 컴플레인을 받거나, 규제기관으로부터 리콜 권고를 받지 않는 것이 성공한 위기관리죠. 스스로 해결해서 고객들을 잘 관리하면 그 외 여러 사람들이 해당 제품하자 문제를 알 수 있을 리 없습니다.

    거래처 이슈는 어떻습니까? 제대로 된 거래처 관계를 관리하고 있으며, 간간히 발생하는 거래처들과의 갈등을 제대로 풀어 나가면서 좋은 관계를 형성해 왔다면 세상을 시끄럽게 하는 갑질 문제는 발생하지 않을 겁니다. 일부 악의적인 거래처가 시끄럽게 해도 회사를 잘 아는 다른 많은 거래처들이 문제가 커지도록 놓아두지는 않을 겁니다.

    반대로 어떤 암묵적인 의도를 가지고 발생시킨 위기에 대해서는 결코 성공적인 위기관리란 있을 수 없다고 봅니다. 사내에서 암묵적으로 업계 경쟁사들과 가격담합을 하면서 발생시킨 공정위로부터의 대형 과징금 폭탄 케이스를 상상해 보시죠. 분명히 범법의 의도가 있었던 케이스입니다. 이런 케이스에서 성공한 위기관리란 무엇일까요? 연이은 행정소송을 통해 과징금액을 최소화 하는 것이 성공일까요? 고객들에게 각인된 ‘나쁜 회사’ 이미지는 관리대상이 아닐까요?

    임직원들이 대규모 공금을 유용하거나 횡령하다 내부고발이 들어가 검찰 수사를 받게 되는 경우는 어떻습니까? 사내 고질적 성희롱 문화를 개선하지 못하고, 가해자들을 감싸다가 대대적으로 언론에 의해 문제가 되는 회사가 있다면 어떨까요? 식중독균이 우글거리는 아이들 먹거리를 만들어 속여 팔다 걸린 회사는 어떻습니까? 이런 회사들에게 성공적 위기관리란 어떤 의미이겠습니까? 그들의 그 생각이 과연 진정한 의미의 ‘성공’이라 볼 수 있을까요?

    가장 성공적인 위기관리는 위기를 미연에 방지해서 발생시키지 않는 관리입니다. 그 다음으로 그나마 성공으로 간주할 수 있는 위기관리는 위기가 피치 못하게 발생했을 때 가능한 빠른 시간 내에 피해를 최소화 시키는 관리입니다.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기준은 ‘시간’입니다. 위기상황의 지속시간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요즘 회자되는 연예인의 스캔들을 한번 상상해 보시죠. A라는 연예인과 B라는 연예인은 인기도 비슷하고, 발생한 스캔들도 비슷한 유형이라고 전제해 보시죠. 연예인 A는 스캔들의 상대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언론과 온라인으로부터 엄청난 관심과 비난을 10일간이나 감수해야 했습니다. 수많은 공방전으로 위기관리를 지속 해 결국 경찰 수사에서 무혐의로 부담을 덜었습니다. 하지만 그간 받은 엄청난 비판과 이미지 손실로 복구할 수 없는 지경이 되었을 겁니다.

    반면 연예인 B같은 경우에는 최초 스캔들 상대를 압도적으로 관리해서 사건이 보도된 이틀만에 문제를 해결해 버립니다. 언론에서 후속 취재를 하는데 아무도 해당 스캔들에 대한 문제 제기를 하지 않습니다. 잠깐 들끓었던 온라인이 점차 잠잠해 집니다. 팬들이 해당 스타를 지원하고 나섭니다. 일부 자극적 기사는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해당 연예인은 정상적인 활동을 개시합니다.

    이 둘 중 ‘비교적’ 성공한 위기관리는 어떤 것인지는 분명합니다. 일반 기업이나 조직도 마찬가지입니다. 위기를 발생시키지 않는 것이 가장 성공적 위기관리지만, 막상 위기가 발생하면 신속하게 초전에 승리를 거두는 체계와 역량을 가진 곳이 성공합니다. 그것이 위기관리 시스템의 구축 목적입니다. 비교적이라도 위기관리에 성공해 보자 하는 겁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