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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대재해법은 어떻게 대응하죠?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올해부터 저희 회사 위기관리 화두는 뭐니뭐니 해도 중대재해처벌법 대응입니다. 이미 여러 회사들이 연초부터 대형 재해를 경험하면서 여론적으로도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관점에서 중대재해법은 어떻게 대응하는 것이 좋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말씀하신 내용 중 중대재해법에 대한 대응이 ‘중대재해 자체’에 대한 대응을 의미하는 것인지 아니면, 그 ‘법의 적용’에 대한 대응을 의미하는 것인지를 확실하게 정의하실 필요가 있겠습니다.

    만약 중대재해 자체에 대한 대응 고민이라면 이전에 이미 해 온 바와 같이 평시 재해 방지 노력을 계속 하시면 되겠습니다. 그것이 아니라 그 법의 적용에 대한 대응을 의미하는 것이라면 그 상담은 로펌과 함께 하셔야 될 사안이라고 봅니다.

    최근 들어 언론을 통해 비춰지는 기업계의 패닉 현상은 아마 기업 스스로 중대재해 자체를 피치못할 상수로 놓고, 그에 대한 법의 적용이 이전 보다 강력해진 것에 대한 두려움에 기반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위기관리 관점에서 이러한 시각이나 패닉은 적절하지 않은 것입니다.

    중대재해를 방지하기 위한 모든 가용 노력을 지속할 수록 중대재해 발생 가능성은 줄게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해가 발생되었다면 그 이전 평시 각고의 노력에 대하여 함께 커뮤니케이션 해야 회사가 정상참작을 받을 수 있게 됩니다. 회사는 중대한 법적 책임과 거리를 둘 수 있게 되며, 그에 따르는 윤리적 여론적 비판에서도 비교적 자유로워질 수 있습니다. 그 과정을 관리하는 것이 곧 위기관리입니다.

    만약 그와 반대로 평시 중대재해를 방지하기 위한 적절한 노력이 선행되지 않는다면, 사고의 발생 가능성은 극대화되기 마련입니다. 당연히 그 때마다 중대한 법적책임은 물론 윤리적 여론적 비판과 비난으로 회사의 위기관리는 실패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떠밀리게 되는 것이지요.

    중대재해법 이전과 이후에 자사에서 달라져야 하는 것이 무엇이 있겠는가 하는 질문에 새로운 답변이 있다면 그것은 어쩌면 지금까지 제대로 된 재해 발생 방지나 대비 노력이 부족했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중대재해법 이전과 이후에 크게 달라질 것은 없습니다. 이전과 같이 해 왔던 노력을 일관되게 지속하면 됩니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관점에서도 그 이전과 이후는 동일합니다. 새로울 것이 없습니다.

    단, 최근 기업의 패닉을 감안하여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차원의 점검 분야를 꼭 하나 꼽으라면, 보다 체계적이고 문제해결 중심의 커뮤니케이션이 재해 발생 직후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 정도입니다. 이를 통해 해당 사고와 그에 대한 회사의 태도를 제대로 이해관계자와 사회 구성원 모두에게 커뮤니케이션 해서 사회적 주목도를 단기간에 해소시켜야 할 것입니다.

    대부분 사고 이후 커뮤니케이션에 실패하는 기업의 경우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체계에 문제가 많습니다. 시점, 순서, 대상, 방식, 메시지, 태도 등이 시회 구성원들에게 만족스럽게 비춰지지 않고, 오히려 부정적 방면으로 그들을 자극합니다. 커뮤니케이션 방식과 방향에 있어서도 실패한 기업은 당면한 문제해결과 거리를 보입니다. 자신의 이해관계 때문이지요.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체계와 문제해결방식의 고민에 대한 준비가 이미 존재한다면 중대재해법 이후 회사가 달라질 것은 없습니다. 패닉에 빠질 일도 아니라는 것이지요.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재발방지 대책이 어때서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공장에서 하도급 직원이 사망하는 사고가 생겼습니다. 예전부터 간간히 일어났던 산재 사고인데요, 이상하게 이번에는 사회적 주목을 끌어 회사가 상당히 곤란 해 졌습니다. 이후 저희 나름대로 재발방지 대책을 발표했는데, 반응이 안 좋습니다. 저희 대책이 어때서 그럴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질문에 일부 답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전부터 간간히 발생했던 유사사고라고 하셨는데요,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을 어떤 대책을 당시 각각 마련하셨는지 궁금합니다. 띄엄띄엄 이라도 지속 발생하는 안전사고라면 그때 그때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 실행하셨을 텐데요, 이번에도 그런 사고가 재발했다면 이전 대책들에 문제가 있었다는 의미 같습니다.

    우리가 흔히 위기관리를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적시에 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하는데요. 이번 케이스에서도 그 정의는 적용 가능할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이전 십년간 유사 안전사고가 10회 있었다면, 유사 재발 방지 대책도 최소한 10회 이상 계획되어 발표되었을 것입니다. 일부는 발표되지 않았더라도 내부적으로 개선책을 실행했겠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10번의 유사 사고가 계속 반복된 이유는 대체 무엇일까 살펴보아야 해결책이 보일 것입니다. 왜 11번째 사고가 다시 일어날 수밖에 없었는지를 확인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만약 그 이전 10회의 재발방지책 각각에 문제가 있었다면 지난 10여년간 회사에서는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찾아 실행하지 못한 것이 됩니다. 물론 ‘적시에 실행’하지 못한 것은 당연하지요.

    이번에도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해 발표하셨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이번 대책이 지난 10번의 대책과 크게 다른 점은 무엇인지도 살펴보실 필요가 있습니다. 그 전에도 그와 같은 대책을 마련했음에도 이번 사고가 발생되었다면 이번 대책 또한 문제가 있을 가능성은 높습니다.

    이번 대책이 이전과는 완전하게 다르다면 공중과 이해관계자들은 다시 이렇게 반응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지난 10회에 걸친 대책은 결국 모두 엉터리였다는 의미 아닌가?”하는 것이죠. 다르게 말하면 지난 10여년간 회사가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이제야 겨우 찾아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겠습니다.

    일반적으로 유사 사고가 계속 반복되는 회사의 경우 내부에서는 이런 마인드가 굳어져 있습니다.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사고는 있을 수밖에 없어요.” “일선을 아무리 교육 훈련해도 엉터리 같이 일하다 사고가 발생되는 경우도 있지요.” “사실 하도급 회사 직원의 사고는 저희 회사에게 책임이 있는 사고는 아니지요.” 등과 같은 생각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그런 생각을 이제는 고쳐 해야 할 시기가 왔습니다. 딱히 법의 강화로 인한 변화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유사 사고의 지속 발생은 기업의 위기관리 품질을 넘어 경영 품질과도 연결된 아주 기본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적극 관리가 필요합니다. 사전에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찾아내 ‘적시’에 했으면 될 일을 비극적인 사고가 터진 후 부랴부랴 살피는 그 습관이 문제입니다. 그리고는 새롭게 사고를 맞아 ‘마땅히 해야 했을 일’을 재발방지대책이라고 발표하고 위기관리를 했다 하는 모습은 더더욱 문제입니다. ‘적시’에 실행하지 못한 ‘마땅히 해야 할 일’이란 위기관리의 실패를 의미합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다른 회사 불구경만 말라고요? [기업 위기관리 Q&A 263]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경쟁사가 최근 몇 가지 부정 이슈에 휩싸여 고생을 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불황임에도 불구하고 저희 회사 매출이 늘었지요. 임원들은 이 기회를 살려 대대적으로 마케팅과 영업을 하자고 합니다. 근데 다른 회사 불구경이 위험한가요?”

    컨설턴트의 답변

    마케팅과 영업 관점에서 호기를 잡아 그 기회를 극대화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단, 위기관리 관점에서 경쟁사에 대한 불구경식 관망은 자칫 위험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드리고 싶습니다.

    최근에 베이루트라는 도시에서 질산암모늄 저장소가 폭발하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특이한 것은 최초 연기가 보이자 그 장면을 여러 주변 사람이 자신의 스마트 폰으로 촬영하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최근 들어 사람들이 사건이나 사고 현장을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기록하고 공유하는 것을 즐기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위기관리 관점에서 이는 적절하지 않으며 매우 위험한 행동일 수 있습니다. 일단 연기가 피어오르거나 폭발음이 나는 경우에는 무조건 그 반대쪽으로 최대한 신속히 이동해야 합니다. 간단히 말해서 연기나 불꽃을 보면 안전한 곳으로 멀리 도망가는 것이 최우선입니다.

    기업의 위기에서도 그런 안전 원칙은 유효하다고 생각합니다. 평소에 얄미울 정도로 경쟁하던 경쟁사가 갑자기 어떤 부정 이슈에 휩싸였다고 할 때 그 경쟁사로서 자사는 어떤 행동을 해야 할까요? 그들의 상황을 그대로 바라보며 고소하다는 듯 웃음을 머금는 것이 최선일까요? 그들의 이슈를 바라보며 그 이슈에 더욱 더 불을 지펴주는 것이 전략적일까요?

    무엇보다도 시급한 위기관리 실행은 자사에게도 그런 유사한 부정 이슈의 조짐이 있는가, 그러한 부정이슈 발발 가능성은 혹시 없는가, 우리에게 유사한 이슈가 발생하면 우리는 저들과 달리 좀더 잘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이 있는가를 살펴보아야 합니다. 그들의 부정 이슈나 위기를 보고 우리를 스스로 살피는 실행이 가장 먼저라는 것이지요.

    대부분의 위기는 유사한 형태로 여러 기업에게 공히 발생됩니다. 특히 같은 동종업계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경우 해당 경쟁사에게만 유독 발생되리라는 위기는 그리 많지 않을 것입니다. 살펴보면 자사에게도 어느 정도 발생가능성과 조짐이 존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강 건너 불구경이 아니라 이런 경우에는 불타는 집의 바로 옆집 같은 마인드로 상황에 대처하는 것이 좀더 전략적일 것입니다.

    경쟁사뿐 아닙니다. 여타 다른 기업들의 다양한 이슈와 위기에 대해 최대한 주목해야 합니다. 그 이슈나 위기의 원인을 단순화해 재미있는 소재거리로만 삼지 마십시오. 저 회사는 오너가 이상해서 그래. 저 회사는 품질관리가 엉망이지. 저 회사는 원래 갑질로 유명하지. 저 회사는 직원들이 컴플라이언스에 신경 안 써 그런 이슈가 발생한 거지. 이런 단순한 외적 시각은 자사에게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반대로 우리는 어떻지? 진짜 저 회사와 다를까? 우리는 저들 보다 더 나은 역량을 가지고 있을까? 우리는 더 잘 할 수 있을까? 이런 자사에 대한 내적 시각과 그에 대한 점검이 필요합니다. 연기가 피어오르기 시작하는 우리집을 등뒤로 하고 옆집의 불 구경만 하는 형국은 매번 위험할 수 있습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어떤 여론이 위험한가요? [기업 위기관리 Q&A 259]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회사 제품관련 해 일부 언론에서 부정적인 기사를 실었습니다. 온라인이나 소셜미디어를 모니터링 하다 보면 여론을 판정하기가 상당히 어렵습니다. 어떻게 보면 큰 위기 같아 보이고요. 어떻게 보면 그냥 소란 같기도 하고요. 기업에게 위험한 여론은 어떤 것인가요?”

    컨설턴트의 답변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여론은 한덩어리로 판정될 수 없습니다. 그리고 기업이 세운 위기에 대한 정의 또한 하나로 정해진 공통된 답이 없습니다. 따라서 기업 마다 여론을 바라보고 판정하는 기준이 있어야 자사에게 적절한 여론관이 생겨날 수 있습니다. 문제는 기업 내부에 여론을 바라보는 방식이나 태도 그리고 판정의 기준이 전부 또는 일부 제대로 되어 있지 않는다는 데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기업이 위험하다 판정할 수 있는 여론은 몇 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첫번째, 위험한 여론은 폭발적입니다. 세상이 전부 부서지는 듯 폭발이 발생하면 그 주변은 일정 수준 이상 초토화되는 결과를 겪게 됩니다. 기업이 그런 느낌의 부정 여론을 접하게 되는 경우입니다. 모니터링되는 여론의 대부분이 절대적으로 강력하고 심각한 부정성을 나타내는 경우 기업에게 위험한 여론이 생성되고 있다 판정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는 간단히 표현하면 ‘누구나 해당 상황이 아주 심각한 것이라고 보고 있는 경우’입니다. 여론이 눈에 보이는 경우지요.

    두번째, 그렇게 폭발적이지는 않지만, 주요 이해관계자의 추가적 개입을 초래할 수 있는 여론은 위험합니다. 일부 언론이나 온라인에서 일정수준의 부정 여론이 발생했지만, 그것을 그대로 폭발적이라 정의하기에는 조금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러나, 그 부정여론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이내 주요 이해관계자들의 개입이 예상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규제기관, 수사기관, 국회, 시민단체, 노조, 거래처 등이 추가적으로 부정적 여론 형성에 개입해 상황을 악화시킬 것이 뻔한 경우입니다. 일종의 도미노 현상을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세번째, 여론이 아주 자극적이고, 경악할 만한 유형인 경우 위험합니다. 위기에 대한 내용을 접한 공중들이 인상을 찌푸리게 되거나, 술자리 뒷담화 소재가 되거나, 사회적으로 역겨움이 발생되는 경우입니다. 법이나 규정을 어기지는 않았지만, 그런 여론이 초래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기업의 잘못이라는 것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오랫동안 부정적 인상으로 남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 기업이 어떻게 위기관리를 했는 가는 추후 잊히지만, 그 당시 느낌은 공중의 기억으로 남게 됩니다.

    네번째, 위험한 여론은 기업의 VIP가 위험하다 판정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VIP가 위기 시 여론을 너무 민감하게 본다 거나, 반대로 여론을 너무 무시한다며 VIP의 여론관에 의문을 제기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위기관리의 특성을 감안하면 기업 VIP가 보는 여론이 위기관리 성패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사후 평가에도 기준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중요하다 할 수 있습니다.

    위와 같은 몇 가지 위험한 여론의 특징을 보아도 깨닫게 되겠지만, 여론이란 단순 기준으로 정해질 수 있는 성격의 것이 아닙니다. 기업이 스스로 정한 여론에 대한 판정 기준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 기준이 있는 기업과 없는 기업간에는 위기 시 흔들림의 진동 폭이 천지차이가 됩니다. 위기 시 여론을 보며 우왕좌왕, 조변석개, 자중지란 같이 매번 혼란스럽기만 하다면 여론 판정에 대한 기준을 기업 스스로 설정해 보기 바랍니다. 우리 회사에게 위험한 여론은 과연 어떤 모습인가요?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위기관리 비용을 어떻게 아끼죠? [기업 위기관리 Q&A 231]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위기가 발생해서 위기관리를 해 보면 예산이 엄청나게 들기 때문에 항상 고민이 많습니다. 어디에서 예산이 뚝 떨어지는 것도 아니고, 여기저기 예산을 끌어 사후 위기관리에 투입 하는데, 이 작업도 만만하지 않습니다. 어떻게 위기관리 비용을 줄일 수 있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원래 위기관리는 비쌉니다. 역설적이지만 만약에 위기관리가 값싸다면 어떤 기업도 위기관리를 하지 않을 것입니다. 갑이 싸게 먹힌다는 것은 관리해야 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입니다. 그리 위해도가 크지 않다는 의미이죠. 따라서 어느 정도 대형 위기를 관리하기 위해서는 그 만큼 이상의 대형 예산이 소요되는 것은 당연합니다.

    핵심은 그런 일정 수준의 예산을 어떻게 쓰고, 어떻게 배분하는 가입니다. 가장 효율적인 예산 운용 방식은 사전에 제대로 된 위기관리 체계를 수립하고, 사전 준비를 하는 업무에 상당 비율의 예산을 투입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위기발생 수나 위해도를 상당부분 감소시킬 수 있습니다. 사전 투자가 없었으면 가래로 막아야 했을 위기를 호미로 사전이나 초기에 막을 수 있게 됩니다.

    사전에 위기관리 예산을 투입하는 방식이 위기관리 예산을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이자, 가장 저렴하게 위기를 관리하는 방식입니다. 별 준비나 투자 없이 위기 발생 이후에 사용되는 예산에만 신경을 쓴다면, 그 이후에는 방법이 없습니다. 큰 돈을 쓸수록 위기관리가 가능해지기 때문입니다.

    수억에서 수백억을 쏟아 부어 사후 위기관리를 하면 뭐합니까? 이미 해당 위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과 이미지 그리고 여론들이 그대로 남아 있을 텐데요. 엄청나게 많은 물을 쏟아 부어 불을 껐지만, 이미 집은 탈 때로 다 타버리고 기둥만 남은 모습을 상상해 보십시오. 그런 위기관리를 위해 쏟아 부은 물은 또 얼마나 아까운 것입니까?

    사전에 미리 위기관리 체계 수립에 예산을 쏟아 부었다면, 그런 위기는 발생하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화재가 쉽게 발생하지 않게 된다는 것입니다. 화재가 발생했더라도 소화를 위해 쏟아 부어야 하는 물은 그 양이 훨씬 적을 수 있습니다. 일부는 소실되었더라도, 금새 회복 가능한 수준이 될 것입니다.

    이렇게 어떤 예산 배분이 지혜로운 것인지는 누구나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지혜를 실행에 옮기지 못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발생할지 말지 모르는 위기에 왜 예산을 투입해야 하는가?’ ‘그렇게 예산을 장기간 투입한다고 해서 위기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있나?’ ‘자꾸 조직이 바뀌고, 사람이 이동하는데, 이렇게 위기관리 예산을 쏟아 부어 훈련과 시뮬레이션 하는 것이 소모적 아닌가?’ 같은 일부 내부 반론이 제기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특정 위기가 발생할지 안 할지 모른다는 전제처럼 위험한 생각이 없습니다. 이는 회사를 운명론에 기반해 경영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특정 위기가 발생되지 않게 해야 한다는 전제가 좀 더 올바른 전제입니다. 평소 예산 투자가 위기를 완전하게 방지할 수 있는가 묻는 것도 기본적 고민의 부족에 의한 것입니다. 위기관리는 조금이라도 위기 발생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면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위기발생 자체를 완벽하게 방지한다는 생각은 현실적이지도 않습니다.

    가변적 조직과 인력에 쏟아 붇는 위기관리 예산이 소모적이라 생각하는 것도 그렇습니다. 기업 경영에 있어서 어떤 예산 투입이 영원성을 담보로 합니까? 한번 예산을 투입하면 영원히 효과가 발휘되는 분야가 어디 있습니까? 왜 현재 이 시간에도 60만 대군은 소모적(?) 훈련을 거듭하겠습니까? 왜 발생할지 안 할지 모르는 전쟁에 대비하며 그 큰 국방 예산을 사용합니까? 위기관리 예산은 사전에 써야 가장 효율적입니다. 위기를 제대로 경험해 본 사람들은 모두 공감할 것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발생될 일은 언젠가는 발생된다고요? [기업 위기관리 Q&A 230]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 위기관리에 대한 노력을 평시 게을리하지 않으면 위기가 발생되지 않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닐까요? 만약 평시 그렇게 노력했는데도 불구하고 위기가 여기 저기 터져 버린다면 누가 그런 평시 노력을 열심히 하겠습니까? 안 그래요?”

    컨설턴트의 답변

    군대가 평시 엄청난 훈련을 하고, 큰 예산을 소비하면서도 존재하는 이유도 비슷할 것입니다. 그런 힘이 있는 군대가 존재하기 때문에 주변 국가에서 함부로 전쟁을 걸어오지 못하는 것이지요. 평시 노력을 통해 해당 국가는 상대방이 전쟁하기 쉽지 않은 상대가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영원히 전쟁이 일어나지 않는다고는 볼 수 없습니다. 어떤 문제로든 전쟁이 발발하게 되는 경우는 있을 수 있지요. 그럴 경우 준비된 군대는 발발한 전쟁을 제대로 관리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그 뿐입니다. 준비된 군대는 불필요한 전쟁은 억제하는 한편, 불가피한 전쟁에서는 승리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입니다.

    위기관리에 대한 기업 구성원의 노력도 그와 똑같습니다. 스스로 부주의해서 발생되거나, 무관심해서 발생되거나, 어떤 이유 건 어처구니없는 이유 때문에 발생될 수 있는 다양한 위기는 평시 위기관리를 통해 상당부분 방지될 수 있습니다. 관리 가능성이 커지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발생될 위기가 발생하지 않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발생될 위기는 언젠가는 발생됩니다. 잘 준비된 기업의 위기관리 역량은 위기 발생을 전제로 해서도 훈련되고 준비됩니다. ‘위기가 발생되면’이라는 전제를 걸고 모두가 훈련하는 것입니다.

    우리 회사가 모든 안전 규정과 시설관리 규정을 준수하고, 국가가 정한 기준 보다 훨씬 높은 방재 투자를 하고는 있지만, 만약 시설에 화재가 발생된다면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이런 질문을 하며 평시 시나리오를 개발하고 시뮬레이션을 실행해 보는 것입니다.

    “우리는 모든 것이 완벽하기 때문에 그런 위기 발생을 전제로 시뮬레이션 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을 하지는 않는다는 것이지요. 잘된 회사에서는 만에 하나라도 그런 위기가 발생된다면 그 때는 우리가 제대로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화재는 수십년에 한번 일어날까 말까 하는데, 평시 우리가 대응 준비까지 지속해야 하는 것은 소모적”이라고 생각하는 경영진도 그런 회사에서는 찾아보기 힘듭니다.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경영진이 이상해 보이는 내부 분위기가 있기 때문이지요. 대신 ‘화재는 지금과 같은 관리 체계 하에서도 어떻게 든 발생될 수 있으므로…’라는 전제와 공감대가 확실하게 존재합니다.

    발생될 위기는 언젠가는 발생됩니다. 우리는 그 ‘언젠가’를 확실하게 모를 뿐입니다. 그래서 ‘어떻게 든’ 그런 위기가 발생할 수 있는 원인을 먼저 찾아 관리하려 하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기는 발생될 수 있습니다. 평시 노력이 일부 의미 없어 보이거나, 소모적으로 보일지라도 보다 정확한 이해와 전제를 공유하며 꾸준한 대응 노력의 지속이 필요합니다. ‘이 정도면 되었다’란 이야기는 위기관리에 어울리지 않는 것입니다. 대신 ‘만약에?’라는 이야기를 반복해야 합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뭐가 그렇게 복잡한가요? [기업 위기관리 Q&A 217]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가 내부에서 위기관리 매뉴얼을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이 매뉴얼을 좀 점검해 달라 요청 드렸는데요. 구체적으로 고민하고 추가되어야 하는 사항들이 그렇게 많나요? 그게 더 고민입니다. 뭐가 그렇게 복잡하고 다양한가요?”

    컨설턴트의 답변

    물론 위기관리 매뉴얼을 무조건 두껍고 자세하게 만드는 것을 권장하지는 않습니다. 가장 이상적인 분량은 위기관리위원회 구성원들이 머릿속으로 암기나 기억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도 이야기합니다. 어떤 기업에서는 십여 페이지 정도 되는 문서를 두고도 위기관리 매뉴얼이라 합니다. 반대로 위기관리 매뉴얼이 수천에서 만 페이지를 넘어서는 기업도 있습니다.

    심지어 거의 모든 상황에 따른 구체적인 대응 매뉴얼을 분책해서 전집 형식으로 보유하고 있는 기업도 있습니다. 어떤 기업의 위기관리 매뉴얼이 어떤 기업의 것보다 낫다 부족하다 평할 수는 없습니다. 단, 해당 매뉴얼이 실제 위기 시 효용성이 있는지가 핵심입니다.

    검토 요청하신 매뉴얼의 경우 대부분의 위기대응 주체와 프로세스 그리고 발생가능 유형에 대한 내용들이 잘 정리되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위기 발생 유형 별로 좀 더 고민을 해 중요한 필수 요소들을 추가해 보시라는 조언을 드린 것입니다.

    예를 들어 자사 생산시설에서의 대형 화재라는 위기유형이 있다고 상정해 보시죠. 화재 발생 시 감지 시스템이나 채널, 경로 등을 상상해 보시기 바랍니다. 화재 발생. 이게 끝이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화재에 대해서도 여러 고민이 필요합니다. 단순 시설 화재도 있을 수 있지만, 인명 피해를 동반한 화재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에 더해 유독성 물질과 혼합된 화재의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폭발을 동반하거나, 대규모 인근 커뮤니티에 피해를 줄 수 있는 화재도 있을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한 고민은 매뉴얼 이전에 필요합니다.

    생산시설 직원들로 꾸려진 안전팀, 화재진압팀, 인명구조팀 등등 여러 역할분담과 책임 그룹이 있을 것입니다. 이에 대한 고민도 좀더 다양하게 진행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예를 들어 구체적으로 해당 팀들이 관리할 수 있는 화재의 수준과 성격은 어떤 것일까요? 인근 소방서 신고와 출동 후 관리는 어떤 팀이 담당해야 할까요? 생산시설로 몰려드는 언론과 공공기관은 어떤팀이 관리하나요?

    일하던 직원들이 화재 경보를 듣고 사무동에서 나와 안전장비를 착용하고 인원점검을 해야 하는 안전 지역과 점검 방식은 어때야 하나요? 실제 대형 화재가 발생했을 때 그 집합장소는 진짜 안전할 수 있을까요? 협력업체 직원들이 생산시설 도처에 많은 데, 그에 대한 관리와 안전지역 이동은 어떻게 또 관리해야 하나요?

    생산시설 인근 상가와 아파트 등 커뮤니티와는 어떤 팀이 어떤 채널을 통해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나요? 소방서와 경찰 그리고 관공서들과는 누가 창구 역할을 해야 할까요? 매뉴얼에 공장장이 그 모든 창구 역할을 도맡게 되어 있던데, 그것이 실제로 가능할까요? 몸이 열 개가 아닌데 말이죠.

    몰려오는 기자들을 위해 생산시설 외곽에 취재 지원공간을 만든다 매뉴얼에 써 있는데요. 그 위치는 어디로 해야 하나요? 그 지역에 연결될 인터넷과 전기 시설, 휴식시설 등은 누가 어떻게 마련할 수 있을까요? 지역 커뮤니티에게 피해가 갈 때 그에 대한 보상은 어느 수준에서 어떤 방식으로 가능할까요? 실제로 더 나은 매뉴얼을 위해서는 이런 현실적 고민이 수 없이 더 필요할 것입니다.

    위기관리 매뉴얼이 상식 수준에서 피상적으로 정리된 것인지, 아니면 다양하고 구체적인 고민을 기반으로 정리된 것인지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어떤 매뉴얼이 위기 시 실제로 살아 움직일 수 있을까 고민해 보자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고민을 제대로 정리하자는 것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여론이 심상치 않은데요? [기업 위기관리 Q&A 211]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어제 발생한 저희 회사 사건이 여러 언론에서 다루어 지면서, 온라인까지 번져 아주 난리인 듯합니다. 그래서 저희가 여기 저기 모니터링 해 보니 여론이 심상치가 않더군요. 이 정도면 큰 사건인 거죠? 저희가 대대적으로 대응을 해야 하겠지요?”

    컨설턴트의 답변

    일단 회사에서 공통적으로 그런 공감대가 있다면 그건 큰 위기인 것을 맞습니다. 위기관리에 있어서도 어느 정도 본능적 감각이 유효할 때가 있지요. 일종의 동물적 느낌이랄까요? ‘엄청나게 큰 야수가 저 바위 뒤에 숨어 있는 것 같아.’ 이런 조심스러운 느낌이 위기관리에도 도움은 됩니다.

    그러나, 조금 더 체계적인 고민을 하실 필요는 있다고 봅니다. 기업 경영을 본능이나 동물적 느낌으로만 좌우하기에는 한계가 있으니까요. 일반적인 말씀을 드리자면, 위기를 경험한 기업들은 자사와 관련된 여론을 실제 여론 수준 보다 훨씬 크게 확대 해석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반면 타사의 위기와 관련된 여론은 실제 수준 보다 훨씬 적게 해석하기도 합니다.

    자사 관련 여론을 보다 크게 해석하게 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위기가 발생했을 때 해당 기업에서는 그 위기만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죠. 다른 주변 환경이 눈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자사와 관련된 언론 기사 하나 하나를 골라 보게 되죠. 심지어 평소에는 읽지 않던 기사 댓글까지 모두 챙겨 읽습니다. 온라인 여기 저기를 돌아다니면서 자사명이나 문제 이슈 키워드를 쳐서 여론을 읽으려 합니다.

    당연히 어떤 위기가 발생하면 그 위기에 대한 주목도는 폭발적으로 상승합니다. 평시와는 전혀 다른 여론 환경이 펼쳐지는 것이죠. 잔잔한 호수 같았던 기업 주변 환경에 마치 쓰나미가 몰려오는 느낌이 들 겁니다. 세상 사람들이 모두 우리를 바라보고 있고, 손가락질하기 시작했다는 느낌이 드는 거죠.

    그러나, 현실은 어떨까요?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우리 회사 이름을 네이버에서 찾아가며 우리 회사 관련 기사를 읽어주지 않습니다. 각종 온라인 사이트에서도 우리 회사 이름을 쳐서 포스팅을 찾고, 그 아래 악성 댓글까지 다는 수고를 하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더구나 그런 수고를 시간대별로 반복하거나 지속하지도 않습니다.

    즉, 회사가 위기 시 느끼는 여론의 심각성이나 주목도는 실제 그것과는 크게 다른 경우가 종종 있다는 것이죠. 위기관리 관점에서는 일단 여론에 대한 해석을 실제보다 약간 크게 받아들이는 것이 대응에 있어 나은 경우가 있습니다. 부정 여론을 폄하하거나, 실제보다 적게 해석해서 생기는 문제보다는 반대로 일정 수준 확대 해석해 대응하는 것이 더 안전하다는 것이죠.

    하지만, 그 해석의 규모가 실제보다 너무 극대화된다면 그 또한 좋은 대응 방식은 아닐 수 있습니다. 위기 대응에 있어서 압도적 대응이나 하이 프로파일 대응이 가끔 좋은 해결방안이 되는 경우도 있지만, 실제보다 너무 극대화된 여론 해석으로 자칫 과잉 대응이 발생하게 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 또한 전략적이지는 못하다는 판정이 가능합니다. 정확한 여론 분석이 아닌 것이죠.

    다양한 여론 분석을 위기 시 진행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여러 기준을 가지고 다른 유사 사례들과도 연동되는 여론의 비교 분석이 필요한 이유가 바로 그 때문입니다. 큰 그림을 보며 추이를 지속적으로 비교 분석하면서 돌발변수들을 관리해 나가는 노력도 그래서 필요합니다. 단편적이거나 단기적인 판단 보다는 종합적이고 중장기적 판단을 위한 노력도 필요합니다. 제3자 의견을 다양하게 들어 보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홀로 자신(자사)에 대한 이야기만 들여다보고 있는 것은 때때로 위험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상황 브리핑은 얼마나 해야 하죠?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얼마전 한 사고 위기관리 케이스를 보니, 해당 회사가 상황 브리핑을 한번이 아니라 여러 번 하면서 기자들과 커뮤니케이션 하더군요. 저희 대표님께서 위기관리를 위해서는 그렇게 하는 것이 꼭 필요한 것이냐 질문하시던 데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컨설턴트의 답변

    위기가 발생하면 자사는 물론 주변 이해관계자 사이에서 엄청난 정보 수요의 폭발을 경험합니다. 아무 유효한 정보가 없는 상태라서 이해관계자의 정보 수요는 폭발하죠. 위기관리를 하는 기업 스스로도 획득한 정보가 없어 커뮤니케이션 못하는 것인데, 이해관계자들은 기업에서 정보를 숨기거나 변형시키고 있다는 느낌을 가지는 게 문제입니다. 전반적으로 기업이 해당 위기를 제대로 관리 못하고 있다는 평가까지 하게 되는 것이죠.

    기업 차원에서는 아무리 극심한 정보 공급 수요의 불균형 상황이라 해도 자사가 해당 위기를 제대로 관리하고 있다는 커뮤니케이션은 해야 한다는 것이 과제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위기 발생 초기 충분한 정보를 보유하고 있지 않아도 기업에서 일단 커뮤니케이션은 시작하는 것입니다. 그것을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이라 합니다.

    최초 충분한 정보를 자사가 보유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면 “충분한 정보를 획득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정보를 획득하면 추가로 커뮤니케이션 하겠다”는 자사의 의지를 먼저 커뮤니케이션 합니다. 한 마디로 “기다려 달라”입니다. 이런 초기 커뮤니케이션을 홀딩(holding)이라 합니다.

    그 후 실제 정보가 하나 둘 취합되면 무엇을 해야 할까요? 지금까지 정리된 위기 상황 관련 정보를 일단 정리해 자사의 입장 및 대응 사항과 함께 커뮤니케이션 합니다. 앞에서 홀딩하면서 약속한 커뮤니케이션이기 때문입니다. 이 때부터는 자사의 입장과 대응 사항들이 함께 전달되게 됩니다. 기업에서는 이 시기까지 대략적인 위기관리 전략과 대응 방안을 만들고, 실행을 개시해야 합니다.

    그 후 추가적으로 정보가 계속 들어옵니다. 기업은 그 전과 같이 일정 기간 종합된 정보를 정리해 기존 자사 입장과 대응 방안과 함께 다시 이해관계자들에게 전달합니다. 만약 변화된 상황이 있다면, 그에 따른 자사의 변화된 입장과 대응 방안을 추가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상황 브리핑을 언제까지 해야 할까요? 그 기준은 상황의 변동성 그리고 그에 따른 이해관계자의 정보 수요 여부에 따라 정해질 것입니다. 상황이 계속 변동되고 있다면, 그 상황이 어느 정도 정리되는 시기까지는 브리핑을 제공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이해관계자들의 정보 수요가 함께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만약 위기 상황이 이미 초기 마무리된 경우라면, 해당 건에 대한 브리핑은 한번이나 최대 두 번 정도로 진행합니다. 현재 진행 중인 사고 상황 같은 경우가 아니라면, 대부분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으로의 브리핑은 제한적으로 한 두 번에 끝납니다. 위기 유형마다 다른 기준이 있는 것이죠.

    중요한 것은 위기가 발생했을 때 기업이 정보 부족을 이유로 입을 다물고 있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기업이 위기 시 경계해야 할 것이 바로 ‘정보의 진공’ 상태입니다. ‘정보의 진공’ 상태가 되었는데도 기업에서 적절한 커뮤니케이션이 없다면, 그 진공 상태는 다른 비공식적, 적대적 이해관계자들의 무책임 한 정보들로 곧 채워지니 문제가 됩니다.

    일단 그렇게 다른 정보들로 최초 공간이 채워져 버리면 그 다음에는 기업에게 상당히 힘든 싸움이 시작됩니다. 그런 환경에서 싸우기 때문에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은 실패합니다. 소위 말하는 기울어진 운동장이 되는 것이죠. 그 때문에 일부 기업은 지속적으로 브리핑을 시도합니다. 전략적인 것이죠.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너무 오버한 것 같은데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몇 달 전 회사 내부에 민감한 문제가 생겼었습니다. 당시 저희 홍보임원이 철저히 대응 준비해야 한다 해 여러 부서들이 고생했습니다. 그런데 그 후 아무 문제도 불거지지 않고 그냥 조용히 넘어갔습니다. 문제는 사내에서 홍보실이 오버 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건데요. 오버 한 거죠?”

    컨설턴트의 답변

    기업뿐 아니라 국가 차원에서도 특정 위기가 최초 예상과 달리 조용하게 지나가면 사후 평들이 다양하게 나오고는 합니다. 예를 들어 태풍이 서울을 관통한다 해서 여러 비상대책과 인력 동원으로 며칠 난리를 쳤는데, 막상 태풍이 하루 전 충청도에서 사라져 버리는 것 같은 케이스죠. 이후에 정부를 비판하는 측에서는 정부가 제대로 예상도 못하고 괜히 시민들 불편만 주어 무능하다는 지적을 합니다.

    반대의 경우도 있습니다. 이번 태풍은 충청도 근방에서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해서 아무런 준비를 하지 않은 경우입니다. 막상 당일 보니 더욱 강해진 태풍이 서울을 관통해 버린 겁니다. 막대한 피해가 발생 해 시민들은 분노를 토로합니다. 정부가 안이하게 대처하다가 비참한 인재를 만들었다 비판하는 것이죠.

    몇 개월 전에도 이 같은 유사한 경우가 실제 있었습니다. 당시 정부 고위관계자는 이렇게 이야기했었습니다. “무대책 보다는 과잉 대책이 낫다” 이 말은 위기관리 관점에서 상당히 의미 있는 원칙입니다. 위기 대응을 위한 시민들의 불편과 예산의 투입이 대책을 세우지 않아 발생된 재산과 인명의 피해를 압도할 수는 없습니다.

    운이 좋아 매번 위기가 자사를 피해간다는 것은 내심 위안을 삼을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매번 대응을 준비하는 그 노력을 폄하하거나 사후에 비판하고 그 위기관리 리더십을 부정적으로 평가해서는 제대로 된 위기관리를 할 수 없습니다.

    일단 위기관리를 위해 리더십을 보인 그 홍보실의 의도가 무엇이었는지 공감해 보시기 바랍니다. 홍보실이 불필요한 대비를 통해 소중한 예산이나 인력을 탕진하고 싶었던 것일 까요? 전문성 없이 별반 발생 가능성이 없던 상황을 위기로 오인해 호들갑을 떨었던 것 일까요? 이번을 뼈아픈 교훈(?) 삼아 다음 위기 상황이 예상될 때에는 아무런 대비를 하지 않고 있어야 하는 것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그 반대죠. 위기에 대비하려 임직원들이 준비 작업을 해 보았다면 그 것은 비용이라기 보다는 투자라 보시는 것이 좀더 발전적인 시각입니다. 다음 번에는 더 잘 그리고 더 신속하게 준비 할 수 있게 되기 때문입니다. 호들갑은 조직의 민감성 강화 측면에서도 아주 중요한 가치입니다. 평소 일부러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이라는 호들갑을 떠는 기업들도 많습니다. 모두 피가 되고 살이 되는 과정이었을 것입니다.

    외국 학생들이 어학연수 하는 미국의 한 대학교 건물에서 어느 날 수업 중 갑자기 화재 벨이 울렸다고 합니다. 교수의 지시를 받은 많은 학생들이 신속히 운동장으로 뛰어 나가는 반면, 한국 유학생들은 느릿 느릿 주변을 돌아보며 대피를 하지 않더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연기나 냄새도 없고 불이 눈에 보이지도 않는 걸 보면 분명히 화재 벨이 오작동 한 거죠. 외국 학생들이 순진 한 거죠” 같은 반응이었다고 합니다.

    이런 이야기나 개인의 특성이 자칫 영리해 보일지 몰라도, 위기관리 관점에서는 절대 경계해야 하는 사고방식입니다. 화재 벨이 울리면 당연히 대피 해야 한다는 원칙을 기억해야 합니다. 연습의 목적에서도 뛰어 나가는 것이 맞다 생각 해야 합니다. 운동장에 뛰어 나가 있는 학생들을 멍청하다 손가락질 해서는 안 되는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합니다. 준비를 강조한 홍보실은 자기가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한 것뿐 입니다. 위기관리란 스스로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적시에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