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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년만의 위기, 상시 대비는 낭비 아닌가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최근 공장 지역에 폭설이 내려 모든 출입이 마비 되고 문제가 커졌던 일이 있었습니다. 보통의 위기 상황에는 대비 되어 있는데 이번 것은 십 년 만의 큰 폭설이라 문제였죠. 근데 이렇게 가끔 발생하는 위기에 대해서 항상 대비하고 있는 건 낭비 아닐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상시 준비가 ‘낭비’인지를 판정하려면 먼저 해당 위기로 인해 발생한 ‘유무형 손실 규모’와 그 손실을 방지하기 위해 투여 해 왔던 ‘상시 투자 규모’가 먼저 규정되어 비교 가능해야 할 것 같습니다. 위기관리 학자들의 주장에 의하면 대부분 ‘위기 방지 예산’이 위기 발생 후 ‘손실 비용과 개선 및 정상화 비용’을 합한 것 보다는 적은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물론 이 비교에서도 위기 후 ‘손실의 범위’ 그리고 ‘개선 및 정상화 수준’ 등등이 먼저 규정되어야 하겠지요. 그럼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시죠. 옛말에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 짧은 격언으로 보아도 평소 외양간을 잘 정비해 놓았었다면 소를 잃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에 위기 방지 비용은 상당히 적어 보입니다. 사후에는 사전에 투자했어야 했을 외양간 수리 비용은 동일하게 들고, 잃어 보린 소의 값과 다시 외양간에 키워야 할 새 소의 값까지 들게 되니 이만 저만 손해가 아닌 것으로 산정 됩니다.

    이런 이야기를 기업인들에게 하면 ‘그래도 십 년에서 수 십 년에 한번 발생할까 말까 하는 위기 유형에 대해 상시 대응 준비 한다는 건 현실적으로 낭비’라는 생각을 떨치기 힘들어 합니다. 이런 생각을 하는 기업인들이 실제 위기관리 체계를 만들어 보면 대부분 그 생각이 ‘현실적’이지 않았다는 새로운 생각을 하게 됩니다.

    위기관리 체계는 아주 특정한 세부 유형에 맞추어서만 개발 되는 것이 아닙니다. 많은 기업이나 조직들이 ‘십 년만의 대 폭설’에만 대응 가능한 특별한 위기관리 체계를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대신 ‘(자사 주요 공장 주변의 환경 악화로) 공장이 정상적 기능을 유지할 수 없게 되는 상황’에 대비한 위기관리 체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죠. 그건 폭설을 포함 홍수, 가뭄, 한파, 화재, 지진, 지역 폭동, 테러 등의 세부 위기 유형을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공장은 그러한 비정상적 환경과 그와 관련된 이상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평시 키우는 것뿐입니다. 만약 그러한 이상 상황이 발생하게 되면 공장이 갖추어야 할 것들은 무엇이 있는가 평시 돌아보는 것이죠. 통신, 전기, 용수 공급은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 직원들은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 설비, 자재와 여러 자산들은 어떻게? 거래처들과의 문제는 어떻게? 대체 생산은 어떻게? 현장은 어떻게 대응 관리해야 할 것인가? 등에 대한 여러 대비책들이 수립되고 매뉴얼이 구성되고 가상훈련이 평시 실행되고 하는 것이죠.

    꼭 ‘수십 년만의 폭설에는 어떻게 대응할까?’ 같이 주제를 협소하게 잡지 않는다는 이야기입니다. 수십 년만의 폭설이 온 상황이라 해도 공장의 통신, 전기, 용수가 쉽게 소실되고 그 정상화 방법이 모호하다거나, 직원들이 대부분 보호 받지 못하고 뿔뿔이 흩어지고, 설비와 자재 자산들이 어이없이 소실되어 버렸고, 거래처들이 대체 생산 가능성이 없음에 실망하고 떠나버리며, 현장관리 조차 엉망인 경우들이 생겼다면 이는 기본적 위기관리 체계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증표입니다. ‘십 년만의 폭설’이 문제라기 보다 ‘기본적 위기관리 체계가 부실’한 것이 문제인 것이죠.

    물론 예상보다 크고 생소한 위기가 발생했을 때 생각보다 많은 인력과 자산과 역량들이 투입되어야 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습니다. 일부 대응 체계가 제 역할을 발휘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 것이 위기니까 그에 대한 이해는 가능합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아주 기초적이고 중요한 체계가 대부분 제 역할을 못했다면, 존재하지 않았다면, 그것은 ‘불가항력적’ 위기였기 때문이라고 만은 볼 수 없을 것입니다. 당연히 평시 투자가 낭비라는 말도 하기 힘들어 지는 것이죠. 아무리 큰 위기라고 해도 진행되어야 할 기본 대응은 차근히 진행되는 것이 진짜 위기대응 체계입니다. 처음부터 완전하게 불가항력인 위기는 없습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회사의 이슈나 위기상황을 전부 예측 가능할까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회사와 관계되어 발생 될 수 있는 모든 이슈 및 위기들을 한번 정리해 보려고 합니다. 그 각각에 대한 대비나 관리 대책들도 전부 마련해야 할 것 같고요. 제가 지금 생각 해 보아도 이슈나 위기 유형들이 상당히 다양하게 떠오르는데요. 이걸 어떻게 정리하는 것이 좋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회사의 이슈나 위기상황을 전부 예측해 보신다는 취지는 멋지십니다. 하지만, ‘전부’라는 전제는 좀 과욕이신 것 같습니다. 그 ‘전부’를 예상할 수 있는 방법론이나 그렇게 하고 있는 회사들을 본적이 없어서 그렇습니다. ‘전부 예측해 보겠다’라는 목표 대신 ‘중요한 유형들을 최대한 예측해 보겠다’하시는 것이 좀 더 현실적이라고 봅니다.

    먼저 회사와 관련 해 발생 될 수 있는 이슈들과 위기들은 예측 가능한 선에서 최대한 많고 자세히 조사해 보실 수는 있습니다. 그 방법론은 서베이, 인터뷰, 문서 기록 조사, 탐문 조사 등등의 방식으로 실행됩니다. 대상은 직원들을 비롯, 거래처, 협력업체, 외부 이해관계자 등으로 분리 해 조사 가능합니다. 여러 방법론과 대상들을 중심으로 얻어낸 회사관련 이슈나 위기들을 모두 모아 한자리에 쌓아 보는 작업은 생각보다 의미 있는 작업입니다.

    취합된 많은 수의 이슈 및 위기 유형들을 더 들여다보시면 재미있는 점을 발견하실 겁니다. 답변자들에 의해 공통적으로 여러 번 도출 된 유형들이 존재할겁니다 상당히 많은 내 외부 이해관계자들이 ‘이건 문제가 될 거야!’라고 공히 생각하고 있는 유형들이 발견된다는 것입니다. 그런 유형들은 상대적으로 더 중요한 것들이며 우선순위를 두어 관찰해야 하는 것들입니다.

    그렇다고 일부 답변자가 제기한 소소한 유형들에 대해서는 신경 쓰지 말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그것들을 유형별로 모아 관련 주관 및 유관 부서들로 하여금 분석 하게 해야 하죠. 아주 마이너 한 것이라면 해당 부서에서 해결 해 버리면 그만입니다. 그 밖에도 주관과 유관 부서들이 힘을 합해 사전 관리 할 수 있는 유형들도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렇게 하는 것이 위기관리입니다.

    우선순위를 받은 유형들도 시간을 두어 또 다시 분류해 보셔야 합니다. 보통 두 가지 축으로 재 분류 해보는데요. ‘발생가능성’과 ‘발생시 위해도’를 기준으로 유형별 점수를 매깁니다. 예를 들어 ‘공장화재’ 같은 경우는 자사 전례를 보고 경쟁사 및 동종 업계 사례를 보았을 때 ‘발생가능성’이 그리 크고 빈번하지는 않아 보입니다. 5점 척도라면 아마 1점 정도 받게 되겠지요. 하지만 ‘발생시 위해도’라고 하면 화재 규모와 관련되어 있지만, 자사에게 다른 대체 공장이 없고, 생산 제품이 단일 품목으로 화재 발생 시 직접 매출타격이 장기간 예상된다면 그 위해 점수는 4~5점이 될 것입니다. 이렇게 각 유형들을 잘 살펴서 ‘발생가능성’과 ‘발생시 위해도’가 공히 높은 이슈 및 위기 유형들로 재 분류해 보면 됩니다.

    일반적으로 단일 업종 회사 기준 상위 우선순위를 차지하는 ‘중요 이슈 및 위기 유형’은 대략 10여개 안팎에 이르곤 합니다. (각 사별로 다름이 존재합니다) 이제 그 각각에 대해서는 좀 더 깊이 있는 분석과 발생 시나리오 개발, 완화, 방지책 마련, 발생 대비 및 대응책 마련을 만들어야 합니다. 명확하게 많은 사람들이 해당 문제의 발생을 예상 하고 있고, 그것이 발생되면 회사의 존립을 위태롭게 할 만한 유형들이라면 꼭 선택해 집중 관리해야 하는 것이죠.

    그 다음은 조직인데요. 해당 중요 이슈 및 위기 유형들을 ‘누가?(who?)’ 관리해야 하는지에 대해 역할과 책임을 나누고 관리 조직을 만드는 업무가 그 다음입니다. 10여개 중요 이슈 및 위기 유형이 있다고 해서 각각의 위기관리 조직이 10여 개가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그들 모두를 공히 관리하는 역할과 책임이 있는 큰 조직은 단 하나입니다. 보통 위기관리팀 또는 위기관리위원회 등으로 다양하게 불리는 단일 관리조직을 의미합니다.

    그 조직이 구성되면 그 다음은 무엇을 할까요? 훈련을 합니다. 그 조직으로 하여금 각각의 중요 이슈 및 위기 유형을 이해하게 만들고, 이에 대한 각종 대책들을 이해 해 실행할 수 있게 도와주라는 것입니다. 또한 발생될 수 밖에 없는 것이라면 발생 직후부터 정해진 바 대로 일사분란 하게 대응할 수 있게 해당 조직을 훈련해야 하겠습니다.

    세계적인 복서 마이크 타이슨은 이런 말을 했었습니다. “누구나 그럴싸한 계획을 가지고 있다. 얻어 맞기 전에는 (Everybody has a plan until they get hit)” 이 말은 우리에게 두 가지 교훈을 줍니다. 평소 매뉴얼(플랜)만으로 만족하지 말라. 현실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훈련하고 훈련하고 훈련하라.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1%_원퍼센트

    단행본 표지 띠지

    1%_원퍼센트

    [1%_원 퍼센트 소개]

    [저자: 정용민, 출판사: ER북스, 2015.5.]

    최근 발생한 백수오 파동, 땅콩 회항, 리조트 붕괴사고, 공연장 환풍구 붕괴사고, 여객기 추락 사고, 고객개인정보 유출… 매년 국내에서 발생하는 기업 위기 유형과 특성을 들여다보면 하나의 큰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충분히 예측 가능했던 상황에 대한 ‘무관심’이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기 보다는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아 발생한 위기라는 점이 공통점이다.

    신간 <1%_원퍼센트>는 기업의 핵심 인력 1%를 지칭하는 의미로 붙여진 제목이다. 국내 대기업과 중견기업들의 전체 직원수 기준 핵심 임원들의 비율은 1% 내외. 중소기업의 경우에도 실제 회사에 위기가 발생했을 때 이를 관리하는 핵심 인력은 1%안팎에 머무른다. 신간 <1%_원퍼센트>는 이 핵심 인력 1%에게 “평소에 관심을 가지고 조직과 자신의 위기관리 경쟁력을 키우라”고 강하게 조언한다.

    기업 내 1%의 경쟁력이 곧 위기관리 성패를 가른다고 지적한다. 위기관리에 성공한 기업들과 실패한 기업들간의 차이를 핵심 인력 1%간 품질의 차이로 정리했다. 국내 최초로 설립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컨설팅사 대표인 저자 정용민은 이 책에서 20년간의 위기관리 자문 경험을 기반으로 기업 핵심 인력 1%를 위한 위기관리 가이드라인을 총 50개로 정리했다.

    완벽 대비를 장담하는 임원은 다시 보라 / 주말 아침 갑자기 임원들을 소집해 보라 / 위기 때 홀로 보고하는 임원은 돌려 보내라 / 최고의 로펌을 고용하라 / 싸워야 할 때는 과감하게 치고 나가자 / 급할 때는 회의를 무르고 홀로 결정하라 / 일사불란은 상상 속에만 존재한다 / 위기관리를 감사(監査)로부터 자유롭게 하라 등과 같이 현장에서 얻은 실전적 경험을 기업의 핵심 인력1%들에게 조언한다.

    저자는 서문에서 이 책은 “위기 시 기업 내 1%들이 외롭지 않게 하기 위해 쓰여졌다”고 소개한다. 위기 시 아무도 정확하게 조언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스스로 분석하고 듣고 결정하고 지시하며 책임져야 하는 CEO를 비롯한 핵심 임원들의 외로움과 공포에 주목하고 있다. 저자는 이들에게 위기관리 10대 비밀 또한 귀띔해준다.

    이 10개의 위기관리 비밀은 저자가 수많은 국내외 위기관리 케이스를 분석하여 정리한 공통적 성공 요인들이다. 준비하니 강하다 / 소통을 지속 훈련한다 / 문제가 생기면 마주 앉는다 / 잘 듣는다 / 빠르다 / 전략으로 움직인다 / 과감하고 단호하다 / 스스로를 완벽히 관제한다 / 위기관리를 관리한다 / 실천한다.

    저자는 이 10개의 위기관리 비밀을 실제 케이스들로 엮어 더욱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가이드라인 50개에 연결된 총 50개의 위기관리 성공담들은 이 책을 읽는 CEO와 핵심임원들에게 이 모든 원칙들이 더 이상 이론이 아니라 이미 실제 1%기업들에 의해 ‘실행된 가치’라는 가르침을 주고 있다.

    “아픈 사고를 기억하자”, JR-West / 재발하는 위기의 싹을 잘랐다, CJ CGV / 회장의 수치감으로 위기를 관리, KT / 원점관리(原點管理), LG전자 / 예방접종으로 성공, 유한킴벌리 / 공격 대신 공경을 행하다, 토요타 / 빠른 확신에 대한 과시, 파리바게뜨 / 위기에 맞서 자신감을 커뮤니케이션, 삼성전자 / 내 직원은 내가, 금호아시아나그룹 / 뉴욕타임즈 칼럼에 빨간펜을 들다, 월마트 / 새벽 6시 회장의 사과, 코오롱 / 훈련된 컨트롤타워의 힘, 한진해운 / 회장이 홍보실을 먼저 찾았다, 두산그룹 등 50개 국내외 대기업 및 유명인들의 실제 위기관리 성공사례들을 자세히 설명했다.

    저자는 이 책 <1%_원퍼센트>의 에필로그로 재미있는 비유가 담긴 우화를 소개한다. 아주 옛날. 산속에서 마을로 내려온 야생 호랑이에게 큰 피해를 입은 ‘위기(危機)’라는 이름의 마을과 ‘관리(管理)’라는 이름의 마을에 대한 이야기다.

    동일한 피해를 경험한 마을 중 ‘위기(危機)’ 마을 사람들과 이장은 고민한 끝에 평생 호랑이를 잡으러 다니던 호랑이 사냥꾼을 불렀다. 호랑이 사냥꾼은 ‘위기(危機)’ 마을 사람들을 모두 한자리에 모아 놓고 호랑이 그림을 보여 주며 조심하라는 이야기를 했다. 마을 사람들은 이제 호랑이를 조심해야 하겠다고 일상으로 돌아갔다.

    ‘관리(管理)’ 마을에서도 이장과 마을사람들이 밤을 새우며 대책을 이야기했다. 다음날 아침부터 마을 사람들을 모두 힘을 모아 마을 주변에 돌담과 가시나무 덩굴을 쌓았다. 무기를 만들어 나누어 주며 호랑이 잡는 법을 훈련했다. 밤마다 횃불을 들고 순시를 돌았다. 크게 짖는 사나운 개들을 사왔다. 마을 아낙네들과 어린이들에게는 호루라기를 나누어 주었다. 호랑이가 무서워한다는 쑥향과 모닥불들도 마을 군데 군데 펴 놓아 호랑이 접근을 막았다. 모두가 다음 호랑이의 출몰을 예상하고 이에 대비하는 모든 준비를 마친 것이다.

    저자는 이 두 마을의 우화를 들며 기업 내 핵심 인력 1%에게 마지막 생각 거리를 주고 있다. 저자는 “우리나라 기업들은 사회를 시끄럽게 하는 대형 위기가 발생하면, 전문가들을 불러 위기관리 강의를 듣기만 할 뿐, 실제적인 위기관리 시스템에 대한 관심과 투자 등의 실천은 어려워한다” 지적했다. 그는 이 책의 취지에 대해 “기업 내 핵심 인력인 1%들의 ‘실천’에 대한 사고 전환과 실질적 관심이 절실 해 이 책을 쓰게 되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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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_원퍼센트

    목차

    1%의 위기관리 비밀 1 ■준비하니 강하다

    If보다 When으로 접근하라
    실전 case 1 아픈 사고를 기억하자 JR서일본
    민감하고 민감하고 민감해져라
    실전 case 2 10배로 미안하다 SK텔레콤
    우리 회사에 영향을 미치는 그룹을 잘 살펴라
    실전 case 3 “저도 세 아이의 엄마예요” 제약사 맥닐
    평소 노력과 투자 없이는 커넥션도 없다
    실전 case 4 소송에 팬덤으로 맞서다 타코벨
    위기의 싹을 먼저 발견한 직원을 표창하라
    실전 case 5 재발하는 위기의 싹을 잘랐다 CJ CGV
    완벽 대비를 장담하는 임원은 다시 보라
    실전 case 6 회장의 수치심으로 위기를 관리 KT

    1%의 위기관리 비밀 2 ■소통을 지속 훈련한다

    항상 최악은 감안하고 있는지 질문하라
    실전 case 7 본사가 사라져도 끄떡없다 모건 스탠리
    주말 아침 갑자기 임원들을 소집해 보라
    실전 case 8 원점관리(原點管理) LG전자
    직원들의 입을 하나로 만들자
    실전 case 9 잘못을 정확하게 고백해 성공 대한생명
    평소 훈련으로 인한 땀이 위기를 관리한다
    실전 case 10 실천으로 커뮤니케이션 산텐제약

    1%의 위기관리 비밀 3 ■문제가 생기면 마주 앉는다

    다운(down)되지 않으면 위기가 아니다?
    실전 case 11 임원의 막말에 빛의 속도로 대응 IAC
    빨리 워룸을 만들어라
    실전 case 12 나쁜 소식을 적극 떠들어 성공 마텔
    위기 때 홀로 보고하는 임원은 돌려 보내라
    실전 case 13 피해자 입장에서 위기관리 덕성여대와 줄리어드
    좀 더 지켜보자는 임원이 더 위험하다
    실전 case 14 여론에 의지한 초강수로 성공 다음카카오
    위기 시 모든 정보는 항상 세 번 확인하라
    실전 case 15 신뢰를 지키기 위해 신뢰의 상징을 치다 NBC

    1%의 위기관리 비밀 4 ■잘 듣는다

    위기 시 주변 인문학도의 말을 듣자
    실전 case16 논란보다 핵심에 집중 GS칼텍스
    위기일수록 이해관계자들에게 귀 기울여라
    실전 case 17 고객의 이름을 부르며 ‘Sorry’ 여성용품사 o.b.
    최고의 로펌을 고용하라
    실전 case 18 흑묘백묘(黑猫白猫) 가리지 않았다 GM
    평소 믿을만한 사람과만 일하라
    실전 case 19 여론의 나침반을 읽었다 한화 이글스
    외부 전문가에게 ‘쇼핑 리스트’를 구하자
    실전 case 20 예방접종으로 성공 유한킴벌리
    광고로 해결하자는 제안은 경계하라
    실전 case 21 소비자가 묻고 오너가 답했다 신세계 이마트
    위기일수록 리스닝은 최고의 전략이다
    실전 case 22 공격 대신 공경을 행하다 도요타

    1%의 위기관리 비밀 5 ■빠르다

    ASAP(As Soon As Possible) 위기관리 불변의 원칙
    실전 case 23 빠른 확신에 대한 과시 파리바게뜨
    살아 움직이는 위기를 똑바로 바라보라
    실전 case 24 의사가 제 병을 고치다 블랙야크
    첫 대응에 가능한 최대 역량을 집중하라
    실전 case 25 위기에 맞서 자신감을 커뮤니케이션 삼성전자
    준비하지 않으니 빠를 턱이 없다
    실전 case 26 1시간 플랜으로 성공 메리어트호텔

    1%의 위기관리비밀 6 ■전략으로 움직인다

    위기 시 로드맵을 먼저 관리하자
    실전 case 27 1주간의 실험으로 여덟 토끼를 롯데마트
    노코멘트는 유죄에 대한 인정이다
    실전 case 28 한 장의 사진으로 구사일생 빌 클린턴
    위기 시 기업을 최대한 인간화하라
    실전 case 29 내 직원은 내가 금호아시아나그룹
    하이 프로파일과 로우 프로파일을 이해하라
    실전 case 30 내가 책임지겠다 소프트뱅크
    위기 시 CEO의 노출은 전략에 기반해야 한다
    실전 case 31 멕시코만에서 일부러 비를 맞다 버락 오바마
    훈련된 대변인은 위기 시 천군만마와 같다
    실전 case 32 전쟁을 위해 강력한 대변인 그룹을 준비 이스라엘
    싸워야 할 때는 과감하게 치고 나가자
    실전 case 33 <뉴욕타임즈> 칼럼에 빨간펜을 들다 월마트

    1%의 위기관리 비밀 7 ■과감하고 단호하다

    책임이 없다면 위기도 없었다. 따지지 말자
    실전 case 34 뼈를 내 놓아 고객신뢰를 다시 사다 베네세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라
    실전 case 35 11개의 지원군에게 SOS 매일유업
    급할 때는 회의를 무르고 홀로 결정하라
    실전 case 36 새벽 6시 회장의 사과 코오롱
    위기 시 100% 확실한 것은 없다
    실전 case 37 무모함으로 위기관리 루돌프 줄리아니
    과감하되 여론이 공감할 수 있게 하라
    실전 case 38 생즉사 사즉생(生卽死 死卽生)으로 살아남다 오비맥주

    1%의 위기관리 비밀 8 ■스스로를 완벽히 관제한다

    지시한 대로 실행되리라 상상 말라
    실전 case 39 준비하고 있었던 듯 빨랐다 페덱스
    일사불란은 상상 속에만 존재한다
    실전 case 40 물 흐르듯 위기 관리 안랩
    위기 시 직원들의 생존본능에 주목하라
    실전 case 41 CEO를 읍참마속 보잉
    전시에는 장수를 바꾸지 말라
    실전 case 42 정확하고 풍부한 소통으로 변화 애플
    제대로 된 관제탑에 투자하라
    실전 case 43 훈련된 컨트롤타워의 힘 한진해운
    상황을 계속 업데이트받고 질문하라
    실전 case 44 엄마의 목소리를 따랐다 보령메디앙스
    CEO 부재나 유고에도 대비하라
    실전 case 45 보스 없이도 위기관리팀은 움직인다 현대캐피탈

    1%의 위기관리 비밀 9 ■위기관리를 관리한다

    위기관리 예산은 미리 설정하라
    실전 case 46 “내가 해결 한다” 이데일리
    위기관리를 감사(監査)로부터 자유롭게 하라
    실전 case 47 거대 신문을 단박에 없애 위기관리 루퍼트 머독 회장
    떠들썩하게 도움을 구하지 말라
    실전 case 48 회장이 홍보실을 먼저 찾았다 두산그룹
    위기 후 섣불리 나서지 말라
    실전 case 49 일간지 기고문 사표에 사내 메모로 대응 골드만삭스
    시스템을 갖춰 위기를 이겨내자
    실전 case 50 교과서에서 배운 그대로 테스코

    1%의 위기관리 비밀 10 ■실천한다

    실천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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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9. 핵심 이해관계자 ‘원점관리(原點管理)’로 성공, LG전자

    정용민 스트래티지지샐러드 대표

    예상치 못했던 갑작스러운 사고가 일요일 이른 아침 발생했다. 제대로 상황 파악도 힘든 시간에 이 회사는 정신을 차렸다. 사고로 얽혀있는 이해관계자들의 실타래를 들여다보며 그들의 우선순위를 정했다. 현장에서 슬퍼하고 아파하는 주요 이해관계자들을 신속 관리했다. 위기의 원점과 관련 있는 이해관계자 관리 없이 언론과 규제기관만 먼저 관리하려는 우를 범하지 않았다. LG전자 이야기다.

    2013년 11월 16일 오전 8시 45분. 서울 삼성동 38층짜리 아이파크 아파트에 LG전자 소속 헬리콥터가 충돌해 추락했다. 이 아파트 24∼26층에 충돌한 후 추락해 버린 헬기에 탑승해 있던 조종사와 부조종사 2명이 사망했다.

    이 사고로 아파트 21층에서 27층까지의 창문들이 깨지고 외벽이 상당 부분 부서졌다. 피해를 본 아파트 21∼27층에는 주민 27명이 있었으며 이들은 모두 사고 직후 신속하게 대피했다. 당시 아파트 26층에 있던 여성 1명은 충격에 놀라 병원으로 옮겨져 안정을 찾았다.

    이날 오후 LG전자는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사고 헬기에 탑승했던 기장과 부기장 두 분께 깊은 애도와 함께 유가족께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올린다”고 했다. 또한 “사고 피해를 입은 아파트 주민 여러분께도 머리 숙여 사과 드린다”고 밝혔다.

    LG전자는 이 사고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입은 핵심 이해관계자를 두 그룹으로 설정한 것이다. 첫째는 추락 사고로 유명을 달리 한 조종사와 부조종사 그리고 그들의 가족들. 둘째는 갑작스러운 충돌로 재산적 정신적 피해를 입은 충돌 아파트 입주민들이었다. LG전자는 위기관리의 핵심인 ‘원점관리’에 초기부터 집중하는데 성공했다.

    우선 LG전자는 유가족들과 협의해 장례식을 4일장으로 치르기로 했다. LG전자 임직원 장례를 돕는 위원회도 장례식장에 파견 해 지원했다. ‘회사장’에 준하는 수준으로 장례식을 치렀다. 장례식 비용 일체 부담은 물론 합동 영결식까지 전폭적으로 지원했다. 이를 통해 LG전자 조직 전체가 유가족들에게 정성스러운 조의를 커뮤니케이션 했다.

    유가족 협의와 동시에 LG전자는 헬기와 충돌 한 아파트 입주민들과도 만나 피해보상을 위해서 최대한 노력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피해규모를 파악하기 위한 조사팀을 각 피해 가정에 방문시켰다. 또한 대체 거주지 마련을 위해 사고 지역 관할 구청인 강남구청과 긴밀히 협의했다.

    LG전자와 오랜 관계를 맺고 있던 사고 지역 인근의 호텔 2곳에 각각 임시 거처를 마련해 총 8가구 32명이 임시로 지낼 수 있도록 조치를 취했다. 충돌 층인 24층 위아래 가정에 대해서는 시공사와 협의 해 사고 다음날부터 바로 임시복구를 시작했다.

    이처럼 갑작스러운 사고에 대응해 LG전자는 이례적으로 신속히 움직인 것으로 평가 받는다. 당일이 일요일 휴일 이른 아침이었음에도 불구 LG전자의 위기관리팀은 재빠르게 움직여 ‘원점관리’를 실행했다. 임시거처를 마련해 아파트 피해 주민들을 이동시키는 데 사고 후 정확히 4시간여 밖에 걸리지 않았다. 슬픔에 잠겨있는 헬기 조종사 유가족들과의 장례 절차와 예우에 대한 협의도 채 하루가 걸리지 않았다. 사고 지역 관할 구청과의 협의도 일사불란 했다. 임시거처 비용을 누가 지불할 것인가 우려하는 구청직원들에게 “LG전자가 지불한다”는 약속을 하며 빠른 협조를 구했다.

    LG전자는 상황을 정확하고 빠르게 우선순위를 정해 파악 해 대응 했다. 사고 후 핵심 이해관계자들을 시끄러운 언론이나 으르렁거리는 정부규제기관들로만 한정하지 않았다. 실제 피해를 입어 고통스러워 하고 슬퍼하는 실제 이해관계자들을 먼저 꼽아 살폈다.

    유가족들이나 피해 주민들에게는 사고 직후 한 시간이 1년같이 길게 느껴진다는 사실을 공감한 것처럼 LG전자는 빨랐다. 주저하거나 고민하기 보다는 전향적으로 통 크게 핵심 이해관계자들에게 빠른 확신을 주었다.

    만약 LG전자가 사고 초기에 피해 유가족에게 적절한 장례 절차와 예우를 표하지 못했었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피해 입주주민들에게 적절한 임시 거처를 제공하는 대신 초기 그들의 불만을 막는 데만 몰두했었으면 어땠을까? 언론 인터뷰를 통해 사과를 하며 머리를 조아리면서도 실제 원점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는 많은 위기관리 사례에 비추어 볼 때 분명 LG전자의 헬기 추락 사고 위기관리는 의미가 있다.

    최소한 LG전자는 현장에서 울고 아파하는 핵심 이해관계자들을 그대로 놓아둔 채로 ‘국민에게 죄송하다’는 말을 하지는 않았다. 유가족과 피해 가족들을 만나지도 않은 채 ‘조의와 위로를 표한다’ 말로만 사과하지도 않았다. 임시 거처를 걱정하는 실무 구청직원들을 회유하려 하지 않았다. 경찰이나 여러 조사기관의 질문에만 답한 것이 아니라 핵심 이해관계자들에게 먼저 성심껏 답을 해 위기를 관리했다. 위기관리에 있어서 우선순위를 메길 수 있는 능력. 위기관리 성공 능력의 핵심이라고도 할 수 있다.

    위기관리는 상황 관리와 커뮤니케이션 관리로 나뉩니다. 이 글은 위기 발생 후 기업, 정부, 공기관등이 위기관리를 위해 실행 한 커뮤니케이션 중 하나의 성공 포인트만을 잡아 예시한 것입니다. 즉, 이 원 포인트가 해당 케이스 위기관리 전반의 성공을 대변하고 있지는 않음을 알려드립니다.

  • 동아일보 코멘트 : [@뉴스룸/염희진]사과의 기술

    기업 위기관리 전문가인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는 “먹거리 안전사고에 대해서는 실무진이 나름의 시스템을 가지고 빠른 대응을 해왔다”며 “반면 최근 발생한 불공정 거래 행위는 실무진이 처리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결국 기업 오너 경영인의 의지 문제다”라고 말했다. [동아일보. 2013. 5. 20. [@뉴스룸/염희진]사과의 기술]

     

     

     

  • 위기 발생 시 회장의 노출 전략 사례

    위기 발생 시 회장의 노출 전략 사례

    지난 2월 17일 밤 발생한 경주 리조트 붕괴 사고와 관련 하여 리조트 소유주인 코오롱 그룹의 이웅렬 회장은 그 다음날인 18일 아침 6시경 현장을 방문했다. 직접 사과문을 읽고 머리를 숙여 사죄한다는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했다.

    관련하여 현직 회장이 사고 현장에 직접 신속하게 등장하여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을 리드했었던 사례들이 있었는지 한번 최근 사례들을 중심으로 조사 해 보았다.

    사례별로 조사를 해 보아도 현직 회장이 직접 현장에 신속 이동하여 스스로를 노출한 위기는 흔히 목격할 수 없다. 각 위기의 성격과 각 회장 개인간 차이는 존재하지만, 최고의사결정자의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리더십에 대해서는 주목 해 볼만한 케이스라고 본다.

    그리고 이 다름들로 부터는 어떤 인사이트가 있을까?

  • 주요 이해관계자들의 트위터 커뮤니케이션

    주요 이해관계자들의 트위터 커뮤니케이션

    2013년 7월 7일 발생한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의 아시아나 항공기 추락 사고 관련 주요 이해관계자들의 트위터 커뮤니케이션들을 모아 보았다. 비교를 통해 특징들을 알 수 있다.

    참고로 조사주체인 NTSB와 한국 정부 계정들의 경우 해당 사고와 이해관계가 엮여 있는 직접적인 이해관계자 그룹으로 볼 수 없어 일단 비교 대상에서 제외 했다.

    해당 비행기가 추락한 공항인 샌프란시스코 공항의 트위터 커뮤니케이션: 탑승객들을 향한 공감 메시지 있음

    추락한 비행기 제작사인 보잉의 트위터 커뮤니케이션 : 탑승객들을 향한 공감 메시지 있음

    추락한 비행기 엔진 제작사인 프랫 앤 휘트니사의 트위터 커뮤니케이션: 탑승객들을 향한 공감 메시지 있음

    협력사의 트위터 커뮤니케이션: 탑승객들을 향한 공감 메시지 있음

    경쟁사의 트위터 커뮤니케이션: 탑승객들을 향한 공감 메시지 있음

    경쟁사의 트위터 커뮤니케이션: 탑승객들을 향한 공감 메시지 없음. 아주 드라이.

    사고 당사자인 아시아나 항공(미국)의 커뮤니케이션: 탑승객들을 향한 공감 메시지 있음

    사고 당사자인 아시나아 항공 (한국)의 트위터 커뮤니케이션: 탑승객들을 향한 공감 메시지 없음. 추후 아시아나 미국의 트윗을 RT함으로 가늠

    법적으로 Guilty를 인정하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에 초기부터 탑승객, 피해자, 사망자 그리고 그 가족들에 대한 공감과 조의, 쾌유 기원 등의 메시지들이 빠진 것이 아니라는 분석을 가능하게 하는 트위터 비교.

    만약 법적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했었다면, 유사한 책임을 질 수도 있는 주요 이해관계자인 SFO, 보잉, 프랫 앤 휘트니 같은 회사들도 엄격하게 fact 커뮤니케이션에만 집중 했었어야 했을 것.

    단순 문화간 차이라고 보기에도 무리. (국토교통부와 외교부의 당일 공감적 커뮤니케이션 메시지들과 비교해 보면 문화 차이는 아닌 듯)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교과서에는 아주 상식적인 가이드라인이 위기발생 초기 왜 유독 한국에서만 지켜지지 않았을까?

    사소한 실수라기 보다는 체계와 훈련 그리고 가이드라인의 품질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가 해서다.

  • 을(乙)의 반란? 혹은 갑(甲)의 추락?

    정용민 대표,
    스트래티지샐러드

    을의 힘이 갑자기 켜져 버린 건 아니다. 갑의 힘이 형편없이
    사라져 버린 것도 아니다. 기업이 사회화 되며 기업을 둘러싼 이해관계자들이 제 힘을 발휘하게 되었을
    뿐이다. 소셜미디어로 대변되는 사회적 힘이 공분을 발생시키는 기업들에게는 직접적 위력으로 작용하게 된
    것이다. 이런 변화를 따라 진화하지 못한 기업들이 문제다. 진화하지
    못한 기업에게 위기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얼마 전 대기업 임원이 비행기내에서 항공사 승무원을 폭행하는 사건이 있었다. 단지
    기내식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가해진 승무원에 대한 일방적 폭행이었다. 이내 해당 사실이 온
    사회에 알려지게 되어 그 임원이 재직중인 기업은 국민들에게 사과를 하는 한편 해당 임원을 보직해임까지 해야 했다.
    갑의 횡포라는 지적을 면하기 위해서였다.

    그 후 얼마 되지 않아 지역에서 제과사업을 하는 기업의 회장이 서울의 특급호텔 주차요원을 폭행하는 사건도 있었다. 주차구역에 대해 상호 시비가 일어 격노한 회장이 주차요원의 뺨을 내리친 사건이다. 이 또한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후 해당 기업과 회장은 ‘갑의 횡포’로 정의되어 곤란한 지경에 이르렀다. 거래처들이 제품 주문 계약을
    해지하기에 이르렀고, 결국 해당 기업은 사업을 중단하기에 이르렀다.

    청와대에도 이런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다. 청와대 전 대변인 모씨는
    대통령의 방미 기간 동안 청와대 출입기자들과 함께 대통령을 수행했다. 이 과정에서 자신을 지원하던 ‘을’인 현지 인턴 여직원을 성추행 했다는 혐의를 쓰게 된다. 미국 경찰을 피해 한국으로 홀로 귀국한 그 ‘갑’에 대해 청와대는 경질을 발표했지만, 청와대와 대통령에게 까지 큰
    부정적인 비판은 이어졌다.

    국내에서 가장 큰 유업회사인 모 사의 경우에는 뿌리 깊었던 갑을 분쟁이 폭발한 케이스였다. 대리점들에게 가해졌던 밀어내기 등의 불공정 거래 압박이 도를 넘었던 것이다.
    일부 대리점들이 피해를 주장하면서 본사 정문 앞에서 몇 달간 시위를 했었고, 이윽고 해당
    기업의 한 영업사원이 피해 대리점주에게 욕설을 하는 녹음 파일이 온라인에서 퍼지며 공중들의 주목을 받게 되었다.
    결국 이 회사도 국민들에 대한 사과와 해당 영업직원을 해임하게 이르렀다. 그 뿐 아니라
    각종 정부 규제기관의 주목을 받고 아주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전에는 없었던 갑과 을의 공격적
    프레임 속에서 고통 받게 된 것이다.

    누가 갑과 을의 프레임을 만들었나?

    왜 이런 일련의 유사한 일들이 계속될까? 누가 각각의 사건들에 대해
    처음부터 갑(甲)과 을(乙)의 프레임을 정해 어떻게 사회적 공분을 조성했을까? 돌아보면 이런
    일이 예전에는 없던 전혀 새롭고 독특한 것들이었을까?

    단순하게 경제민주화 논의가 최근 거세졌기 때문만은 아니다. 경제민주화
    바람 이전에 지금과 같은 갑을 논쟁이 없었던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을(乙)의 힘이 최근 들어 갑자기 폭발적으로 커졌다고 보기도 힘들다. 그 이전에 많은 소위 을(乙)들은 여러 경로들을 통해 참을 수 없는 갑(甲)들의 횡포를 지적하고 고발해 왔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갑(甲)의 힘이 추락했다고 볼 수 있을까? 그렇게
    보기에도 힘들다. 아직도 비즈니스 현장에서는 일관되게 갑(甲)의 위치와 관계는 지속되고 있을 뿐이다.

    이해관계자가 진화했다

    아무것도 바뀌거나 새로운 것이 없다면 지금과 같이 ‘을(乙)의 반란’으로 일컬어지는 사회현상은
    어떻게 나타난 것인가? 왜 그렇게 된 것인가? 무엇이 가장
    큰 변화였던 것일까? 그 변화의 핵심은 크게 세가지로 꼽을 수 있다.

    첫째, 사회적 이해관계자들(stakeholders)의
    정체성이 점차 진화해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예전만 해도 한국사회에서 이해관계자들이란 그 구분만 존재했었지, 실체적 생각 표현과 행동은 제한되어 있었다. 기업들에게는 이렇게
    유명무실한 이해관계자들이 당시까지만 해도 그리 위협적이지 않았다.

    기업들은 그 중 실제적 강제력을 가진 일부 이해관계자들인 정부, 규제기관, 언론 등에 대한 직접적이고 일차적 위협만을 그것도 제한적으로 인정했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일반 소비자나 해당 기업의 고객들이 진화하고 있다. 그들의
    사회적, 윤리적 눈높이가 점차 높아지면서 기업에게는 점차 두려워해야 하는 이해관계자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소비자 단체 라던가 사회 활동 단체들의 영향력 또한 주목 받고 있다. 예전에는
    대부분의 소비자 및 사회 활동 단체들이 그들 고유 활동보다는 일부 정치적 활동들에 주된 관심을 보여 막상 기업들에게는 그리 큰 위협요소로서 그
    영향력이 충분하지는 않았었다. 지금은 크게 달라졌다. 기업의
    잘못에 따라 언제라도 불매운동이나 단체소송을 리드할 수 있을 만큼 부쩍 진화해 버렸다.

    거래처들의 활동은 어떤가? 예전 거래처들의 생각은 막상 자신들이 힘들고
    어려워도 거래 기업들이 잘되기만 한다면 일정기간 참고 견딜 수 있고, 견디는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들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많이 달라졌다. 함께 상생해야
    사회적, 경제적 거래관계자 영원할 수 있다는 생각들이 들어선 것이다.
    거래하는 기업이 사회적으로 중대한 문제를 일으켰다면 자사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 하기 위해 거래 중단을 고려하는 것도 이제는 일반화되어
    버렸다. 서로에게 영향력을 끼치는 수준으로 많은 이해관계자들은 성장한 것이다.

    소셜미디어가 그들에게 힘을 부여했다

    최근과 같은 변화의 두 번째 원인은 소셜미디어로 대표되는 ‘개인 미디어’ 시대와 ‘국민 기자’ 시대의
    출현이 되겠다. 간단하게 표현하면 10년전만 해도 수십에서
    수백 개 정도로 가늠되던 신문, 방송, 잡지 등의 언론매체
    수가 소셜미디어가 출현하면서 개인 언론매체의 수를 포함 해 그 수가 수천만 개에 이르게 된 셈이다.

    지금 이 시간에도 트위터를 하고, 카카오톡에서 대화를 하고, 페이스북을 읽고, 유투브 동영상을 보고 있는 수천만의 국민들이 모두
    자신의 매체를 가지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사실을 정확하게 바라봐야 한다. 그들이 곧 매체의
    주인이고 매체를 운영하는 기자가 되어 버린 것이다.

    예전만해도 자신의 불만이 사회적 공분(public rage)을 만들어
    낼 사회적 도구나 미디어는 존재하지 않았다. 자신의 억울함들을 대중언론에 제보 해도 성공률은 거의 없었다. 정부나 관계기관들에 대한 투서도 그리 영향력을 부여해 주지는 못했다. 주변
    사람들에게 하소연 해보고, 아는 사람들을 찾아 다니는 것이 할 수 있는 전부였다. 하지만, 지금은 손가락 하나로 몇 분이면 자신의 억울함을 사회적
    ‘공분’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 매체 환경이 주어져버렸다. 이제 기업들에게는 매 시각 휘발유 통 위에서 불꽃 저글링(juggling)을
    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이 도래 한 것이다.

    반면 기업은 따라 진화하지 못했다

    현재와 같은 ‘갑과 을’ 이슈화가
    가능했던 마지막 주요 원인은 바로 기업이나 조직 자신에게 있다. 앞의 두 가지 큰 사회적 변화에 힘입어
    기업이나 조직 스스로도 발 빠른 진화 모색과 실현이 있었어야 했다. 이해관계자들의 광폭 성장에 맞추어
    그들에 대한 관계 맺기나 명성관리 노력들이 더욱 더 강화되었어야 했다.

    소셜미디어로 대변되는 다(多)매체, 다(多)기자 환경에 맞추어 기존 위기관리 체계들을 혁신적으로 개선해 놓았어야 했다. 사후
    위기관리에 집중했었던 과거 체계들을 사전적이고 선제적인 문제 해결 체계로 조직화 했었어야 했다. 오너나
    임직원의 약자에 대한 폭행과 성추행들의 일탈행위들은 기본적으로 기업의 위기라고 하기에는 너무 그 수준과 형태가 저급한 것이었다. 그러나 해당 기업이나 조직은 이렇게 수준 낮은 위기에도 흔들리고 스스로 사후 피해까지 자초했다. 밀어내기와 같은 불공정 거래도 그간 오랫동안 유지되어 왔다는 사실을 기업 스스로 몰랐었다 할 수는 없다. 이런 상황에 까지 이르러 회사를 흔들거리게 하는 문제가 되기 전 스스로 해결해 깨끗하게 털고 가는 경영적 결단이
    선행했었어야 했다. 이 모든 것이 앞서 여러 사회적 진화를 따라가지 못한 기업들 스스로에게 원인이 있다고
    볼 수 밖에 없다.

    휘발유 통 위에서 불꽃을 돌리고 있는 기업들

    자 이제 그러면 앞으로는 어떤 환경들이 또 펼쳐질까? 기업이나 조직들에게는
    이 바람이 한 순간 지나가는 것이 될까 아니면 지속적으로 자신들을 감쌀 뜨겁고 지루한 햇볕이 될까? 필자를
    비롯한 전문가들의 결론은 대부분 현재와 같은 진화의 환경은 더욱 더 강화되며 지속화 할 것이라는 의견들이다.

    우선 청와대를 비롯한 정부와 국회의 시각들이 현재와 같은 진화를 상당히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라 보고 있다. 원래 경제민주화라는 정치적 화두 또한 이러한 여러 진화의 흐름을 읽고 이에 부응하기 위해 도출 된 개념이었다. 이전 기업들에게 제한적으로 위협적이었던 정부 규제기관들이나 국회의원들도 이제는 좀더 적극적인 이해관계자들로서의
    활동성을 배가하고 있다. 점차 많은 기업들이 사회적 공분이나 여론형성에 따라 검찰, 공정위, 국세청 등의 내사, 조사, 규제, 처벌 대상이 될 것이다. 더욱
    더 많은 기업의 오너나 CEO들이 사회적 공분을 형성하는 동시에 국회의 각종 청문회의 출두명령을 받게
    될 것이다.

    더욱 더 많은 소비자들과 고객들 그리고 거래처들이 직접적 기업 압박을 시도할 것이다. 사실 최근과 같은 ‘갑과 을’의
    프레임은 그 시작에 불과한 것이다. 앞으로 단순 갑을 관계를 넘어, 사회적
    윤리, 운영 철학, 일선에서의 서비스 품질, 제품 신뢰, 거래 투명성, 오너의
    개인적 행위 등과 같은 수많은 기업 이슈들이 사회적 공분의 촉발제가 될 것이다. 이를 통해 직접적으로
    매출하락, 주가하락, 임직원 법적 조치, 기업 명성과 이미지 하락, 비즈니스 연속성 훼손, 직원들의 사기 하락, 거래처들의 이탈, 과도한 위기관리 비용발생 등의 악순환이 반복될 것이다.

    앞으로 기업들이 진화되는 사회 환경 속에서 살아 남기 위해서는 좀더 빨리 사회적으로 따라 진화하는 방법 밖에는
    다른 수가 없다. 빠른 유속의 강물 위에 머무르며 떠내려가지 않기 위해서는 흐르는 물의 유속보다 훨씬
    빠른 헤엄침이 가능해야 한다.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다 해도 그 자리에서 밀려 내려가지는 않아야 하겠다는
    내부 공감대가 필요하다. 의식의 개선과 발전이 필요한 시점이 되었다.

    진화할 것인가? 도태되어 사라질 것인가?

    또한 이와 함께 전사적으로 사전적이고 선제적인 위기관리 체계를 빨리 구축해야 한다. 기존 오프라인 중심으로 맞추어 개발되어 있던 기업 위기관리체계를 소셜미디어 이후 변화된 사회적 수준과 체계에
    맞추어 신속하게 업그레이드 해야 하겠다. 이제 언제든 기업이나 조직은 휘발유 통 위에 머무르고 있다는
    개념적 정의 위에서 평소 해결해야 마땅한 문제점들을 꼭 해결 해야 하는 시점에 정확히 해결해 나가는 노력들이 시급하다. 이를 통해 현재와 같은 갑과 을 프레임과 이를 넘어 예측되는 많고 다양한 사회적 위기에 적극 대응해야 하겠다.

    을이 반란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 아니다. 갑의 힘이 약해져 추락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오직 변화한 것은 주변 이해관계자들이고, 주변에
    일상화된 매체뿐이다. 그리고 변화한 많은 환경 속에서 아직도 진화하지 않고 있는 기업들 스스로가 문제의
    핵심이다. 빨리 맞추어 진화하자. 시간이 없다.

  • 좀 더 두고 보자는 임원이 더 위험하다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CEO들을 위한 위기관리 가이드라인 50-

    좀 더 두고 보자는 임원이 더 위험하다

    위기 발생 시 누구는 좀 더 상황을 지켜보자고 한다. 두고 보자는 제안 자체는 아무 문제가 없다. 단, 언제까지 지켜볼 것인가에 대한 답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더 나아가 최악의 상황을 대비한 대응 준비를 완료하고 대응 시점을 기다리는 것이 맞다. 계속 지켜보자고만 하는 임원들은 다른 이유가 있어 위험할 수 있다.

    기고문 보기 : http://www.econovill.com/jym

    좀 더 두고 보자는 임원이 더 위험하다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위기 발생 시 누구는 좀더 상황을 지켜 보자 한다. 두고 보자는 제안 자체는 아무 문제가 없다. 단, 언제까지 지켜볼 것인가에 대한 답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더 나아가 최악의 상황을 대비한 대응 준비를 완료하고 대응 시점을 기다리는 것이 맞다. 계속 지켜보자고 만 하는 임원들은 다른 이유가 있어 위험할 수 있다.

    회사에 ‘큰 위기’가 발생하면 다르다. 누구나 이건 어마 어마한 위기라 정의(定義)내리는 것이라면 더욱 그렇다. 모두가 해당 사건을 완전한 위기로 정의해 버리면 해당 회사는 빠져 나갈 구멍이 없는 셈이다. 당연 위기를 관리하기 위해 전사적으로 빨리 움직이게 된다. 예를 들어 생산시설이 대형 폭발을 일으켜 자사 및 협력업체 직원 여럿이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치자. 이는 해석이나 정의가 필요한 문제가 아니다. 신속히 상황을 관리하고 커뮤니케이션 관리에 나설 수 밖에 없다. 여기에 지체란 있을 수 없다.

    문제는 유해물질 유출 같은 점진적이고 일상에서 벗어난 일탈적 사건이 발생하면 나타난다. 이 상황이 회사에 큰 위기인가 아닌가에 대해 내부에서 해석과 정의 내리기 논란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이 물리적 시간이 소요된다. 물론 상황관리는 서둘러 진행 하지만 그 외 필요한 여러 대응들은 느려진다. 커뮤니케이션 관리는 때를 놓치고 생략된다. 이후 운이 나빠 해당 상황이 여론의 주목을 받게 되면 그 때부터 해당
    회사는 이를 위기라 정의 내리고 때 놓친 대응을 성급히 시도한다.

    위기관리 시스템 관점에서 보아도 위기 발생 시 기업 자체가 느린 것이 아니라, 기업 내부에서 해당 위기에 대한 해석과 정의 내리는 과정이 지체돼 느려 보이는 것이다. 위기라는 것이 정형화되어 있는 것이 아니어서다. 위기라는 것이 발생 직후부터 분초를 다투면서 계속 진화(進化)하기에 더 골치 아프다. 파악할 수도 없고 걷잡을 수도 없는 위기에 많은 기업들이 당하는 셈이다.

    위기 발생 직후 기업들 내부에는 두 가지 그룹들이 떠 오른다. 패닉에 빠져 있는 임원들이 한 그룹이고 ‘일단 조금 두고 봅시다’ 이야기하는 그룹이 다른 하나다. 초기에는 그럴 수 밖에 없다. 충분한 상황 파악과 사실관계 확인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패닉에 빠져있는 그룹은 해당 위기와 직접 관련이 적은 부서들인 경우들이 많다. 해당 위기에 대해 자세한 정보나 경험이 없어 허둥대는 셈이다. 그래도 이들은 시간이 흐르면 자연히 관리된다.

    반면 ‘일단 조금 두고 봅시다’ 이야기하는 부서들은 해당 위기에 직접 관련이 있는 대응 부서들인 경우들이 대부분이다. 대응을 위한 정확한 확인의 시간을 벌기 위해 실무그룹으로서 ‘조금 더 두고 보자’는 입장을 견지하는 것이다. 이는 위기 발생 초기에 당연하게 필요한 신중한 접근이자 입장이다.

    적정 시간이 흘러 상황 파악이 일정 수준 이상 완결되고, 내부적으로 대응 논의가 나오게 되면 그 후 ‘좀 더 두고 보자’는 입장들은 다른 의미를 가지게 된다. 성공적 위기관리를 지향하는 CEO라면 이 시점에서 ‘좀 더 두고 보자’는 임원들의 주장이 실제 어떤 의미인지를 ‘빨리’ 해석해 내야 한다. 대부분 기업들이 이 해석 과정에서 또 실기(失期)를 하기 때문이다.

    이 때 CEO는 ‘언제까지 두고 보아야 하는가?’를 위기관리 주관과 유관 임원들에게 질문해야 한다. 정확한 시점에 대한 정의와 그 시점을 판단하기 위해 그들이 세운 기준을 요청해야 한다. 어떤 형식으로라도 정확한 시점에 대한 판단기준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좀더 두고 보자’라는 주장은 상당부분이 무력감과 혼돈에 뿌리잡고 있다 해석할 수 있다. 이는 매우 위험한 징조다. 이때는 CEO의 경험적 감(感)과 회사의 철학에
    기반한 원칙 중심의 위기관리 대응에 빨리 나서야 한다.

    그들이 정확한 시점과 시점 판단 기준을 제시하더라도 CEO는 “최악의 상황을 대비한 대응 준비를 완료하고 그 시점을 기다리라”는 가이드를 주어야 한다. 상당히 많은 기업들이 위기 시 지켜보기만 할 뿐 대응을 준비하지 않아 문제를 키운다. 모든 대응 준비를 완료하고 시점을 판단하는 것이 더 나은 위기관리 체계다.

    계속 ‘조금만 더 지켜 보자’고만 하는 임원은 문제다. 지켜보다 상황이 최악이 되면 그 때부터 대응을 준비하는 기업은 더 큰 문제다. CEO의 위기관리 리더십은 이런 판단과 순서 정렬과 이에 소요되는 몇 시간 속에서 빛난다.

  • 위기관리? 몰라서 못하는 게 아니다

    The PR 기고문

    정용민의 Crisis Talk

    위기관리? 몰라서 못하는 게 아니다

    정용민 대표 컨설턴트

    스트래티지샐러드

    위기관리는 크게 두 축으로 구성된다. 상황관리와 커뮤니케이션 관리가 바로 그 두 축이다. 어느 한 축만 제대로 서지 못해도 위기관리라는 집은 무너져 버린다. 상황관리는 무슨 의미고, 커뮤니케이션 관리란 무슨 의미일까?

    쉽게 남대문 화재 사건을 예로 들어보자. 국보 1호인 남대문에 갑자기 불이 났다. 가장 먼저 달려와 불 붙은 남대문 처마에 물을 품어대는 소방수, 경찰들이 있다. 가능한 화재를 빨리 진화해 우리의 소중한 국보를 화마로부터 지켜내려고 사력을 다해 상황을 관리하는 사람들이다. 이 사람들이 하는 일이 바로 상황관리다.

    남대문 화재와 맞서 싸우는 상황관리자들 주변도 한번 상상해 보자. 화재를 구경하는 많은 시민들이 있다. 현장으로 뛰어 나와 살피는 관련 정부기관들이 있다. 카메라를 메고 출동한 TV와 현장을 취재하는 많은 기자들이 있다. 이러한 이해관계자들에게 누군가는 커뮤니케이션을 해 주어야 한다. 이를 도맡아 상황실을 차리고 언론들에게 브리핑 하고, 관련 정부기관들에게 협조 요청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 사람들이 하는 일이 바로 커뮤니케이션 관리다.

    불을 끄는 사람들과 화재 원인과 진압에 대해 이야기해주는 사람들이 바로 상황관리와 커뮤니케이션관리라는 두 축을 이루는 사람들이다. 이들의 관리업무들이 일사불란 진행되면 해당 위기관리는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혹 어느 한 축이라도 생략이나 모자람이나 실패가 있다면 어떤 상황이 발생할까? 일단 상황관리가 되지 않는 화재현장을 상상해 보자. 소방수는 물론 주변 아무도 불타는 남대문을 바라만 볼 뿐 불을 끄려 하지 않는 상황 말이다. 위기관리에 성공할 수가 없다. 이런 와중에 커뮤니케이션관리를 한다고 여러 지엽적인 이야기들로 언론과 정부기관과 시민들에게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나? 상황관리 없는 커뮤니케이션 관리는 곧 ‘허위고 사기며 나쁜 짓’이다.

    반대로 화재를 진압하는 사람들은 많은데, 주변 어느 누구도 커뮤니케이션 관리를 하지 않는 경우를 상상해 보자. 우리의 소중한 남대문에 왜 불이 붙었는지? 누가 방화를 한 것인지? 현재 관리주체들은 어떻게 화재를 진압하고 있는지? 전소가 되거나 반소가 되면 남아 있는 남대문을 어떻게 할 것인지? 혹시 이 화재가 북한의 의도된 소행은 아닌지? 남대문 화재를 둘러싸고 일어나는 여러 의문, 억측, 루머, 논란들을 어느 누구도 정확하게 해명 해 주지 않는다면 이 위기는 관리되었다고 볼 수 없다. 커뮤니케이션 관리 없는 상황관리는 ‘우둔하고 멍청한 짓’이다.

    올해 들어 그룹사들을 비롯한 여러 기업의 생산시설에서 상당수준 이상의 안전관련 위기들이 줄줄이 발생하고 있다. 그 원인을 보자면, 전반적으로 생산시설들이 노후화 되어 안전 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주장도 있고, 국민들의 안전관련 관심이 높아진 결과라고 보는 주장도 있다. 언론에서 거의 매일 생산시설 안전사고 관련 뉴스들을 속보형식으로 연이어 보도하는 트렌드에도 일정 부분 연관이 있어 보인다.

    사고를 겪은 기업들에게는 사후 위기관리에 있어 공통점들이 목격된다. 많은 기업들의 사례에서 빠지지 않는 논란이 ‘(유해물질 누출을) 적시에 보고하지 않았다’ ‘(사고에 대해) 은폐시도를 했다’ ‘(사고 관련 정보에 대해) 함구령을 내렸다’ ‘(언론과 정부기관의 현장 방문을) 저지하고 시간을 끌었다’는 위기관리 활동들에 대한 비판이다.

    흥미로운 것은 평소 생산안전관련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을 진행해 보면, 대부분의 훈련 받은 기업 안전관리 담당자들은 실제와는 다르게 대응했었다는 사실이다. 시뮬레이션 상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현장 담당자들은 법적 규정에 따라 관계기관에 ASAP 통보를 한다. 상황관리팀이 상황을 수습하고 피해를 최소화 하는 활동들을 진행한다. 상부 위기관리위원회에 상황보고와 정보 공유를 한다. 공장 내 커뮤니케이션 대응팀은 공장을 방문하는 정부관계자들과 언론들을 대상으로 브리핑을 실시하고 상황실을 만들어 그들의 문의와 확인에 협조한다. 인터뷰가 필요할 시에는 회사에서 정한 현장 대변인이 기자들을 만나 전략적으로 상황을 브리핑한다. 평소 이렇게 시뮬레이션은 완벽하게 진행이 되곤 한다.

    그렇게 완벽하게 훈련 받고 스스로 시뮬레이션까지 진행한 현장 생산안전관리 담당자들이 왜 실제 위기 시에는 그와 정반대로 움직이는 걸까? 왜 관계기관에 통보하는 것을 꺼리고 가능한 시간을 미루는 작업을 할까? 상황관리팀이 현장을 수습하는 동안 왜 내부정보공유와 보고가 일부는 지연되고, 일부는 누락되고, 일부는 왜곡되며, 일부는 허위로 진행될까? 왜 공장에 들이닥치는 정부관계자들과 기자들을 피해 도망 다니거나, 왜 그들을 몸으로 밀쳐내면서 물러서라 소리칠까? 왜 흥분한 상태에서 기자들에게 상황을 제멋대로 브리핑하고, 하지 않아야 할 설명들을 그리도 자세하게 할까? 왜 그럴까?

    생산안전관리를 책임지고 있는 현장 전문가들이 사고 시 위기관리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라’ 허둥대거나 전략적이지 못하게 행동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 필자의 경험에 의한 판단이다. ‘몰라서 못하는 것’이 아니라 ‘너무 잘 알아서 안 하는 것’이라는 표현이 좀더 적절하다 생각한다. 이 세상에 자신이 맡은 분야의 업무를 잘하고 싶지 않는 사람들이 누가 있겠나? 누구나 완벽하지는 않아도 최선을 다해 위기관리를 하려고 하게 마련이다.

    하지만 적절하게 가이드가 주어진 위기관리 업무를 ‘하지 않는’ 이유는 필히 존재한다. 이는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위기관리 매뉴얼과 실제 현장과의 가장 큰 괴리에 대한 부분이다. 일단 기본적으로 생산안전관련 사고는 ‘책임 소재’에 대한 논란이 가장 큰 핵심이다. 누가 보더라도 현장에서 생산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직원들이 곧 그 ‘논란의 소재’가 된다. 그런 논란의 중심에 있는 실무자들은 현재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상황관리에 최선을 다해야 할 필요는 스스로 느낀다.

    반면 적극적이거나 디테일 한 커뮤니케이션 관리는 사실 그들의 ‘생존 또는 사후평가’에 있어 상당히 위협적인 업무로 느껴지게 마련이다. ‘이런 사고가 한 두 번이 아닌데 이번에도 그냥 상황관리 잘해 넘기면 될걸 무슨 좋은 일이라고 윗선 또는 관계기관에 통보까지 해 호들갑을 떨어야지?’하는 생각은 어떻게 보면 당연해 보인다.

    외부 커뮤니케이션 관리에 있어서도 그렇다. 상황을 잘 설명하고 원인에 대해 구체적으로 이야기 할 수록 생산안전관련 담당자가 빠져 나갈 구멍은 줄어든다. 스스로 무덤을 팔 수 있는 대정부 및 대언론 커뮤니케이션을 적극적으로 할 이유가 그들에게 있다 생각하는 것이 더 이상해 보인다.

    또 구체적 언론 브리핑을 하더라도 본사에서 “왜 그렇게 자세하고 친절하게 브리핑 해서 우리 회사의 입지를 좁혔나?”하는 사후 핀잔도 두려움의 대상이다. “누가 당신보고 그렇게 자세하게 설명 해주라고 했습니까?”하는 비판을 사내에서 받아 살아남을 직원은 없다. 평소 시뮬레이션과는 다른 정치적, 생존적, 개인적 노이즈들이 현장을 지배하게 되는 것이다.

    사고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많은 기업들이 최근 전문가들을 찾아 강의 요청을 하고 있다. 생산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 달라고 한다. 생산안전관련 위기관리에 대한 노하우(?)를 전수해 달라고 한다. 하지만 필자의 생각은 다르다. 현장 전문가들이 ‘알면서도 하지 않는 이유’, 더 정확한 표현으로는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이유’를 각 사가 정확히 진단하고 찾아내 해결해 주는 활동이 더 절실하다. 눈에 보이지 않는 원인을 찾아 해결하지 않은 채 대형 강의장에서 진행하는 각성 강의만으로는 생산안전사고에 있어 성공적 위기관리의 실현은 절대 불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