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언스들은 표리부동 때문에 실망한다

PR 학계나 업계에서 공통적으로 공감하고 있는 주제가 있다면 ‘기업이나 개인이나 평소 훌륭한 편판 또는 명성(reputation)을 보유하고 있다면 위기(Crisis)시에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인사이트다.

따라서 명성관리(Reputation Management)란 위기관리(Crisis Management)와 뗄 수 없는 연관성을 지난다고 한다. 심지어는 명성관리가 곧 위기관리를 위한 하나의 보험이라는 주장도 있다. 평소 선행을 많이 해 놓아야 위기시에 그 덕을 본다는 뜻이다. [필자주: 선행으로만 명성이 구축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선행이 명성 구축을 위한 하나의 요소가 될 수는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기업들이나 유명인사들은 자의 반 타의 반으로 평소 선행을 통한 명성 구축에 힘쓴다. 즉각적이고 가시적으로 자신에게 도움이 될지는 아직 모르지만, 이렇게 하는 것이 맞는다는 것에 스스로 공감을 하기 때문이겠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평소의 선행 그리고 명성구축의 활동들이 실제 위기시 더 큰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는 경우가 있다. 여러 케이스들을 보면 평소의 명성구축 활동이 해당 위기의 유형과 ‘완전하게 배치’되는 것일 때 가장 그 파괴력이 큰 듯 하다.

예를 들어…

국세청 홍보대사를 하면서 정직하게 세금 내자는 캠페인을 하며 명성을 쌓은 연예인이 갑자기 탈세 용의자로 몰리는 경우 여성 폭력 방지 캠페인에 앞장 서던 연예인이 아내를 폭행해 문제를 빗는 경우 성매매 방지 운동을 나서 하던 연예인이 조직적 성매매와 연루 된 경우 청소년 유해 약물 방지 운동을 이끌던 유명인이 마약으로 적발되는 경우 제3세계 어린이 구호에 앞장 서던 유명인이 현지 어린이 성추행으로 문제가 되는 경우

이런 유형들에 대해 일부 사람들은 ‘평소에 쌓은 명성이 위기시에 더 족쇄가 되어 문제를 더 크게 만드는 게 아닐까?’하는 반론을 제기한다. 물론 일부는 공감한다.

하지만, 이런 유형들의 위기 케이스에서 핵심은 ‘명성’ 자체가 아니다. 평소의 명성구축과 관리 프로세스에 있어 ‘진정성(authenticity)이 없었다’는 것이 핵심이다. 그 부분이 비판 받아야 하고, 그 부분 때문에 많은 오디언스들은 배신감과 실망을 느끼는 것이다.

더 나아가서 ‘모든 기업이나 개인들은 실수 할 수 있다’는 것을 많은 오디언스들은 인정한다는 부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누구든 실수할 수 있고, 그 실수를 인정하고 그 실수에 맞는 개선 의지와 활동을 보여주면 어느 정도 용서의 반응을 이끌어 낼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문제는 위기를 발생시킨 그 주체인 기업이나 개인이 표리부동 했었다는 부분, 그리고 그러한 표리부동에 대해서 심각하게 사과하고 뼈를 깎는 개선 의지를 보여주지 않는다는 부분이다.

위기관리란 아픔을 동반한다. 그 아픔을 위기관리 주체는 외부에서 온 것이라 잘 못 생각한다. 하지만, 그 아픔은 스스로가 생성시킨 것이고, 스스로 받아들여 해소해야 하는 대상이다. 아프지 않고 나을 수 있는
위기란 없다.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컨설턴트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컨설턴트
2009년 국내 최초의 기업 위기관리 컨설팅사 스트래티지샐러드를 창업했습니다. 약 30년간 국내외 300여 개 기업과 조직의 위기, 이슈관리를 자문해 왔으며 위기관리 분야 저서 다섯 권을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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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멘트

2의 “오디언스들은 표리부동 때문에 실망한다”에 대한 답변

  1. sjun 아바타
    sjun

    안녕하세요. 영국에서 마케팅 박사과정에서 공부중인 애독자입니다.
    최근에 정용민 대표님의 블로그를 알게되어 재미있게 읽고 있습니다. ^^

    그런데 오늘 글의 내용중 일부가 제가 전에 읽었던 paper들하고
    약간 다른 부분이 있어, 주제넘지만, 살짝 코멘트를 드리겠습니다. ^^

    첫번째로, reputation하고 선행을 혼용해서 사용을 하신 것 같은데
    제가 알기로는 평판은 선행이라기 보다는 그 사람 or 기업의 professional history
    정도로 이해하는 것이 맞을 것 같습니다.

    기업의 예를 들면, Apple은 굉장히 예쁘면서도, user friendly한 제품들을 만들어서
    소비자들 사이에 좋은 평판을 가지고 있지만, Apple이 선행을 해서 얻은 것은 아니지요.

    개인에게 적용한다면, 일반인은 직장을 옮길때 search firm에서 하는 reputation check하고
    영화배우나 감독이라면, 필모그라피가 reputation이 되겠네요.

    대표님이 말씀하신 기업의 선행과 관련된 개념은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CSR)과 관련이 있어보입니다만, 솔직히 제가 CSR은 잘몰라 확실치는 않네요.

    두번째로, 오늘 글의 주제인 ‘진정성이 없다’는 문제는
    identity와 image라는 개념으로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identity는 한 사람/기업의 실체적 진실(?)이라면 (다양하고, 때론 모순되고, 변할수 있지만),
    image는 타인에 의해 지각된 것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마케팅에서는 주로 광고/브랜딩에서 많이 다루고 있지요.

    여기서 문제는 대표님이 지적하신 identity와 image가 일치하지 않는 경우인데,
    여러가지 원인이 있을 것 같습니다.
    -자신도 모르게 이유없이 다름 사람들에 의해 좋은/나쁜 이미지가 생겨나기도 하고,
    -자신의 행동 (reputation 이나 선행 등등)에 의해서 생기기도 하고,
    -의도적으로 광고 등을 통해 만들어 내기도 하고요.
    -의도적이지는 않지만 좋은 이미지라면 내버려둠으로써 암묵적 동의를 할 수도 있겠고 …

    이중에 특히 문제가 되는 경우라면, 의도적으로 만든 이미지가 실제 identity와
    현저하게 다른경우 인데, 그 실망감에 더해 ‘기만’당했다는 생각을 갖게 되면
    상대방에 대한 credibility 가 훼손되서어, relationship이 단절될 수 있겠네요.

    특히 대표님이 말씀하신 기업/단체가 celebrity endorsement를 사용하는 경우는
    마케터 입장에서는 참 난감한게, 그 연예인의 identity를 모른체 image 만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고 (물론 어느정도 조사는 하겠지만), 통제가 힘들기 때문일 것입니다.
    대표님 다른 블로그들을 읽어보니 in-house PR도 기업의 identity를 정확하게 모르고 communication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더군요. (outsourceing은 말할것도 없겠지만)

    역시 정답은 대표님 말씀처럼, 기본으로 돌아가서,
    identity에 부합하는 image를 communication해야….. 겠지만.
    실천은 역시 항상 어려운 부분입니다….. ^^;;;;

    1. 정용민 아바타

      반갑습니다. 영국에서까지…감사합니다.:)

      맞습니다. 이론적으로 정확하신 지적이십니다. 저도 명성이라는 것이 선행과 동등한 의미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또한 CSR이 명성관리와 전혀 다른 분야라고도 생각하지 않습니다.

      명성이라는 정의와 그 구성요소들은 보통 생각할 수 있는 것 보다 더욱 많은 유형들이 존재하는데요…그 중에 ‘선행’이나 ‘사회적 활동’들 그리고 위 포스팅에서 예를든 ‘endorsement’들도 중요한 요소들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예를들어 주신 애플의 명성 구성 요소들에 대한 것도 이해합니다. (아주 정확하신 비유이십니다. 저도 애플에 대해서 그렇게 생각 합니다.)

      제가 명성과 선행을 혼동하여 사용한 것은 아니고 몇몇 실제 예를 들다보니 그렇게 유형화가 되버렸습니다.

      정체성과 이미지라는 부분에서도 100% 공감합니다. 실제 문제가 그 부분에 있습니다. PR이라는 것이 그러한 괴리 때문에 그 자체가 공격받고 있기도 하지요.

      위기관리에 있어서도 평소에는 잘 관리되던 이미지를 위기시 조악한 정체성이 뚫고 나와 위기관리 자체를 망쳐버리는 사태들이 종종 일어날 정도지요.

      그래서 실천이 어렵다고도 하는데…또 현장에서 보면 생각보다 멋지고 존경할만한 기업들도 꽤있답니다. 정확하게 멋진 이미지와 정체성이 맞아 떨어지는 회사들 말입니다. 🙂

      sjun님, 반갑습니다. 종종 커뮤니케이션 하시지요. 피드백도 많이 주시고…영국 공부 이야기도 전해 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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