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야마 생성 과정

연쇄 살인범이 미디어 트레이닝이라는 것을 받았을리는 없지만, 답변 방식에 있어 범인이 자신의 핵심 메시지를 밟고 인파이트 복싱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반대로 기자들은 아웃 파이터 형식으로 인터뷰 질문을 돌려가며 반복하고 있다. 문제는 별로 큰 야마를 건질 수 없는 평이한 질문들일 뿐더러, 답변자도 답변할 내용이나 의지가 별로 없다는 게 조금 그렇다.

기자들이야 가능한 야마를 잡아보려고 트랩을 까는데…그 트랩이 깔린 질문을 받는 사람은 참 난감하다. 어떻게든 기자들은 새로운 야마를 잡아 낼려 하고, 인터뷰이는 이를 극구 피하려 한다.

아무튼 일문일답들을 통해 어떻게 야마가 잡히는 지 한번 살펴 보자.

▣’경기서남부 부녀자 연쇄살인’ 강호순 일문일답 (총 47문)

▶현재 심경에 대해서? (대답없음)

▶유족들에게? 죄송합니다.

▶얼굴 가린 이유는? (대답없음)

▶또 드릴 말씀없나요? 죄송합니다

▶아들에게 한마디? (대답없음)

▶앞으로 참회할 방법 생각한 것 있나요? (대답없음)

▶참회 내용을 책으로 쓸 예정인가? (대답없음)

▶팔곡동 화재 사건 어떻게 생각하나? (대답없음)

▶안에 있는동안 제일 생각난 사람음? (대답없음)

▶아들이나 가족에게 한마디? 죄송합니다.

▶팔곡동 화재사건 인정하느냐? (대답없음)

▶보험사기 혐의는 인정? (대답없음)

▶경찰 수사 받는 동안 힘들었나? (대답없음)

▶반성을 많이 했나? 네

▶어떤 생각을? (대답없음)

▶편하게 심경을 말해달라? 심경 안 편합니다.

▶이렇게 잡힐 줄 몰랐나요? 네

▶씨씨티비에 차 찍힌 것 몰랐나요? 네

▶신경을 써서 다녔나요? 아닙니다.

▶안 잡혔으면 계속 살해할 생각이었나? (대답없음)

▶네 번째 부인 화재 사건 억울하나요? 경찰에 알아보세요.

▶인정하는 건가? (대답없음)

▶가장 후회 되는 점은? (대답없음)

▶책 내겠다는 이야기는? (대답없음)

▶아들에게 인쇄 주기 위한 거냐? (대답없음)

▶가장 후회되는 점은? 사람 죽인 게 후회됩니다.

▶어떤 점이요? 사람 죽인거요

▶의도적이었나? 모르겠습니다.

▶본인도 모르겠다는 말? 후회합니다.

▶충동적이었나? (대답없음)

▶독신 모임에서 만난 여자는 왜 안죽였나? (대답없음)

▶휴대전화 기록 때문인가? (대답없음)

▶반성에 대해 한 마디? (대답없음)

▶유족에게 죄송하다는 말 외에 할 말 없나?

▶여자 죽인거 후회하나? 예

▶카센터와 장모집 화재 사건 억울한가? 안 억울합니다.

▶안 억울하다는 것은 의심 받을 만한 짓 인정하는 것이냐? 카센터는 처음 들어본 거고요. 장모집 건은 오해입니다.

▶어떻게 오해라는 거죠? 경찰한테 물어보세요

▶그 날 부인과 싸우지 않았나요? 아닙니다.

▶그럼 불은 왜 났나? 모르겠습니다.

▶생각나는 사람이나 가족에 대해 한 마디? 유족들에게 죄송합니다.

▶아들에게는? 할 말이 없습니다.

▶하고 싶은 말 없나요 아들에게? 네

▶왜? (대답없음)

▶사진 공개에 대해 불편하다고 했는데 가족 걱정되나? 네

▶지금 손으로 얼굴 가린 것도 그것 때문? (대답없음)

▶마지막으로? 죄송합니다.

이중 유효한 답변들 (답변을 받아 낸 질문들) (총 47문 중 24답)

▶유족들에게? 죄송합니다.

▶또 드릴 말씀없나요? 죄송합니다

▶아들이나 가족에게 한마디? 죄송합니다.

▶반성을 많이 했나? 네

▶편하게 심경을 말해달라? 심경 안 편합니다. ==> 이부분은 압권.

▶이렇게 잡힐 줄 몰랐나요? 네

▶씨씨티비에 차 찍힌 것 몰랐나요? 네

▶신경을 써서 다녔나요? 아닙니다.

▶네 번째 부인 화재 사건 억울하나요? 경찰에 알아보세요. ==> 이 답변으로 블로킹

▶가장 후회되는 점은? 사람 죽인 게 후회됩니다.

▶어떤 점이요? 사람 죽인거요

▶의도적이었나? 모르겠습니다.

▶본인도 모르겠다는 말? 후회합니다.

▶여자 죽인거 후회하나? 예

▶카센터와 장모집 화재 사건 억울한가? 안 억울합니다.

▶안 억울하다는 것은 의심 받을 만한 짓 인정하는 것이냐? 카센터는 처음 들어본 거고요. 장모집 건은 오해입니다.

▶어떻게 오해라는 거죠? 경찰한테 물어보세요

▶그 날 부인과 싸우지 않았나요? 아닙니다.

▶그럼 불은 왜 났나? 모르겠습니다.

▶생각나는 사람이나 가족에 대해 한 마디? 유족들에게 죄송합니다.

▶아들에게는? 할 말이 없습니다.

▶하고 싶은 말 없나요 아들에게? 네

▶사진 공개에 대해 불편하다고 했는데 가족 걱정되나? 네

▶마지막으로? 죄송합니다.

하나 마나 하는 질문들을 뺀 다음 그나마 트랩이 있는 질문들 (24 질문 중 트랩있는 질문은 12답)

▶아들이나 가족에게 한마디? 죄송합니다.

▶반성을 많이 했나? 네

이렇게 잡힐 줄 몰랐나요? 네

▶씨씨티비에 차 찍힌 것 몰랐나요? 네

▶신경을 써서 다녔나요? 아닙니다.

▶네 번째 부인 화재 사건 억울하나요? 경찰에 알아보세요. ==> 이 답변으로 블로킹

▶가장 후회되는 점은? 사람 죽인 게 후회됩니다.

▶의도적이었나? 모르겠습니다.

▶카센터와 장모집 화재 사건 억울한가? 안 억울합니다.

▶안 억울하다는 것은 의심 받을 만한 짓 인정하는 것이냐? 카센터는 처음 들어본 거고요. 장모집 건은 오해입니다.

▶어떻게 오해라는 거죠? 경찰한테 물어보세요

▶사진 공개에 대해 불편하다고 했는데 가족 걱정되나? 네

결론적으로 건질 수 있었던 야마들 (의미있는 12답 중 야마 가능 3답)

이렇게 잡힐 줄 몰랐다.
사람 죽인 게 후회된다.
사진 공개로 가족 걱정된다.

이 중 그나마 새롭게 잡을 수 있는 야마 (이상 3답 중 진짜 야마 가능성은 1답)

이렇게 잡힐 줄 몰랐다.

최종 뽑은 이 야마도 사실 별로 기사꺼리가 못 된다. 결국 이 질의응답 기사보고는 킬(kill).

참 힘들다. 불행한 이슈이지만…이 부분은 학습의 소재로만 이해하자.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컨설턴트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컨설턴트
2009년 국내 최초의 기업 위기관리 컨설팅사 스트래티지샐러드를 창업했습니다. 약 30년간 국내외 300여 개 기업과 조직의 위기, 이슈관리를 자문해 왔으며 위기관리 분야 저서 다섯 권을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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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멘트

6의 “힘든 야마 생성 과정”에 대한 답변

  1. 임윤복 아바타

    강호순 사건 야마 올라오는 거 보면 보통 ‘그’의 한 마디를 야마로 뽑아서 쓴다는 것을 알 수 있었는데.
    이렇게 체계적으로 보니깐…기자들도 참 대단하다는…하지만 호순씨가 더 대단한 거 같아요. 쓸데없는 말은 안하는군여…

    1. 정용민 아바타
      정용민

      사실 현재 보도 야마들을 보면 강호순이 직접 자신의 입으로 기자들에게 이야기 한 것들은 몇 안되고, 강호순을 면접했던 제 3자들의 입으로 전해지는게 보통 야마로 잡히지요. 그건 그 만큼 정보가 제한되어 있다는 겁니다. 당연히 제한된 정보소스를 통해 더욱 선정적인 야마들로 경쟁을 하겠지요.

  2. 빠야지 아바타

    PR이라는 제가 잘 모르는 분야에 대해서 언제나 알기쉽게 알려주셔서 RSS로 열심히 받아보고 감사해 하는 독자(?) 입니다. “태클”처럼 보일까봐 망설였습니다만, 업계에서 관용어처럼 쓰일 것이라는 것은 이해가 됩니다. 하지만 예전 포스트의 “카이젠”이나 오늘 포스트의 “야마”는 다른 말로 바꿔서 해주시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해서 외람되지만 짧게 글 남깁니다. 정용민님처럼 신뢰감과 영향력 있으신 분이 운영하시는 블로그라면 좀 뭐랄까… 수많은 팬들과 독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조금 고려해 주시면 좋지 않을까 해서 말씀드렸습니다. 기분이 상하지는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1. 정용민 아바타
      정용민

      🙂 빠야지님. 죄송합니다. 그냥 업계 용어라서 일부 사용을 했습니다. 야마라는 말을 딱히 어떻게 고쳐 표현할 수 있을지 한번 고민해 보겠습니다. (지금도 한 몇분 머리를 굴려 보았는데…딱히…하지만, 한번 노력하겠습니다)

      카이젠에 대해서는 이 용어가 경영학 용어로도 사용되고 있는 다국적 표현이기 때문에 앞의 사례와는 약간 다른게 아닌가 합니다. 물론 일본어가 근간이라 불편하시다면 가능한 ‘개선’으로 표현토록 하겠습니다.

      피드백에 감사합니다. 🙂

    2. 빠야지 아바타

      죄송하다구 하시니 제가 더 죄송합니다.
      기분 나빠하시지 않는 것 많으로도 감사할 따름입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 많이 부탁드리겠습니다.

    3. 정용민 아바타

      아뇨. 전혀 안그렇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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