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블로그가 성공할 수 없는 이유들

지난 주 몇몇 PR 담당자들과 블로그와 기업 블로그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서 느낀 개인적인 insight들을 정리해본다. 결론은 ‘어설픈 기업들은 제발 블로깅 하지 말아라’다.

1. 개인과 달리 기업에서는 블로거로서 하나의 목소리를 가지기 힘들다
– 위기시나 신제품 출시 같이 간간히 있는 이슈에도 하나의 목소리를 정확하게 내지 못하는데, 일상적인 블로깅에서 한목소리를 실시간으로 가져간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각 부서별 의견들을 align하는 초강력 시스템 없이는 힘들다.

2. 기업 블로그를 담당하는 개인 또는 소수의 팀이 영속적이지 못하다
– 기업에서 job security가 어디 있나. 운영자가 퇴사를 하거나 다른 부서로 이동하면 블로그 자체가 달라질 가능성이 많다. 운영 스킬도 시시때때로 들쭉날쭉해진다.

3. 외부 대행사를 사용하면 티가 난다
– 냄새나는 블로그는 싫다. 예를들어 정부 블로그에서 애니메이션 캐릭터들이 블로깅을 하면 누가 이 블로그를 공무원들이 블로깅하고 있다고 보나. 대행사가 하는거지.

4. 컨텐츠에 재미는 있을찌라도 흥미를 유지하기는 힘들다
– 하다못해 UCC를 만들어도 사진을 찍어 올려도 품질이 좋을 가능성이 많다. 광고대행사 UCC대행사들을 통해 품질 좋고, 개인스럽지 않은 프로페셔널 컨텐츠들을 과시할 수는 있다. 그렇지만…왜 우리가 이 컨텐츠를 자주 반복적으로 접해야 하는지에 대한 자발적 동기 부여에는 부족하다.

5. 블로그 운영 규정 또는 블로그 자체도 영속적이지 못하다
– 어떤 이슈나 사건이 있을때마다 블로그 운영 규정이 바뀔수 있다. 사장님이 바뀌어도. 마케팅 임원이 바뀌어도. 이랬다 저랬다 할 가능성이 개인 블로그 보다 더 많다. 심지어 인사 이동 시즌때면 아예 블로그가 없어질 가능성도 많다.

6. 컨텐츠에 의견이 들어가는 게 아니라 입장이 들어간다
– 개인 블로거들은 자신의 진정성이 담긴 의견을 포스팅한다. 하지만 기업은 조직의 입장이 우선이다. 기업 블로그 운영팀의 의견이 들어가면 끝이다. 따라서 딱딱하고 재미없다.

7. 기업 블로거의 유연성이 떨어지고 신중하다
– 기업 블로그 운영자가 자유롭게 애드립을 할 수 있나? 항상 피상적이고 긍정적인 댓글만 달면 되나? 조직은 개인보다 유연할수 없다. 따라서 흥미가 적다.

8. 작은 실수나 에러도 비판의 대상이 된다
– 오탈자. 모호한 표현. 남을 비하하는 표현. 개인이 하면 뭐…그냥 한다. 기업이 하면 이건 아니다.

9. 자주 공격받는다
– 기업이 하는 비지니스와 연결이 되어 있기 때문에 항상 비판받을 각오를 해야 한다. 소비자 접점에서 무슨일이 언제 어떻게 벌어질찌 아나.

10. Engagement의 주체가 모호하다
– 기업 블로그를 방문한 블로거들이 여기서 누구랑 대화를 하는가에 대해 모호할 때가 많다. 회사랑 이야기 하고 있는 건지…블로깅을 대행한 대행사 아르바이트랑 댓글을 주고 받고 있는건지…이 회사 사장님은 과연 자신의 기업 블로그에 들어오긴 하시는건지…모르겠다.

11. 인간미가 없다
– 기업은 개인에게 그냥 기업이다. 인간적인 관계를 맺고 시간을 내서 오프라인에서 만나고 싶은 연인이 될 수는 없다. 태생적으로.

12. 항상 의심스럽다
– 기업 블로그의 모든 메시지는 블로거들이 그냥 NAKED 하게 받아들이진 않는다. 메시지의 목적을 의심하고 진위를 검증한다. 이런 일상적인 필터링이 블로거들을 지치게 하고 무의식적으로 스트레스 받게 한다.

아직도 많은 기업들이 블로그를 홈페이지로 착각한다. PR을 광고로 생각하는 것 처럼…

관련 기사: 기업 블로그가 실패하는 까닭은? [헤럴드 경제]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컨설턴트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컨설턴트
2009년 국내 최초의 기업 위기관리 컨설팅사 스트래티지샐러드를 창업했습니다. 약 30년간 국내외 300여 개 기업과 조직의 위기, 이슈관리를 자문해 왔으며 위기관리 분야 저서 다섯 권을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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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멘트

7의 “기업블로그가 성공할 수 없는 이유들”에 대한 답변

  1. 짠이아빠 아바타

    ^^ 재미있는 글 잘 봤습니다.
    무려 12가지나 뽑으셨네요.. 그런데 저는 조금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습니다. 위에서 고민해주신 수많은 약점과 문제와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기업의 커뮤니케이션 활동은 변화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 중 블로그도 하나의 툴일뿐이죠. 기업마다 상황이 모두 다르기에 목표하는 바가 다르고 활용하는 방법도 모두 다릅니다. 바로 그점이 개인 블로그의 자유로움과 많은 차이가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이 드네요.
    저는 가급적 많은 기업이 어떤 방식이든 블로그를 통해 소비자들과 소통하는 것이 신문에 광고를 뿌리는 것보다는 더 생산적이라고 생각하는 입장입니다. ^^ 그걸 무어라고 부르던 그건 그리 중요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드네요.. ^^

    1. 정용민 아바타

      네..맞습니다. 동의합니다. 제가 이야기하려 했던 것은 기업들이 선뜻 기업 블로깅에 나서지 못하거나 나서지 않으면서 꼽는 주된 이유들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었습니다. 이래서 저래서 기업 블로그는 아닌 것 같다…하면서 조직원들이 꼽는 이유들이죠. 근본적으로 조직에서 두려워 하는 부분들이기도 하고요. 기업 커뮤니케이션 활동이 변하고 있다는 것, 블로깅이 더욱 생산적이고 비용대비 효과적이라는 것 100% 동감합니다. 🙂 위의 12가지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다면 더더욱 좋겠죠…어떡해서든 말입니다.

  2. 미도리 아바타

    글쎄요..PR을 광고와 혼돈할리 없는 것처럼 홈페이지와 블로그를 구분하지 못하는 무지한 기업이 있을까요? 그런 곳은 정말 블로깅을 하지말아야겠지요. 기업 블로그가 왜 항상 흥미로워야할까, 왜 공격을 두려워할까? 기업 담당자는 왜 유연하지 못하다고 생각할까? 저는 이 모두가 가능성으로 열려있고, 절대 성공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1. 정용민 아바타

      사실 단어는 달리쓰는데…인식은 거의 비슷하다고 생각하는 분들이….진짜 계시더라구요. 🙂 🙁

  3. 제너럴 모터스(General Motors),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월마트(Wal-Mart)는 해당 산업에서 최고가 아니거나 세련된 이미지는 아닐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들은 블로그를 갖고 있다. 애플 컴퓨터는 세련됨의 상징이지만 블로그를 전혀 하지 않는다. 나이키는 최고의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는 일등 기업이지만 블로고스피어에서는 침묵한다. 국내 기업도 마찬가지이다. 중소 기업에서 제품 홍보를 위해 블로그를 운영하는 경우는 많지만 대기업에..

  4. 철산초속 아바타

    “항상의심스럽다” 정말 와닿네요..ㅋㅋ

    1. 정용민 아바타
      정용민

      의심스럽죠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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