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여러 위기관리 케이스에 참여하신 컨설턴트께 저희가 궁금한 것이 있습니다. 어느 회사가 가장 위기관리를 잘 하나요? 그들의 다양한 성공 포인트를 알려주시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성공 케이스를 분석해서 유사 위기 시에 저희도 따라해보면 좋을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컨설턴트의 답변
위기나 이슈관리에 있어서 성공 케이스와 성공적 기업에 대해 여러 언론이나 기업들이 궁금 해 하시는데요. 위기나 이슈관리의 특성상 그것에 성공한 기업은 잘 알려지지 않습니다. 그들은 부정적인 문제가 발생되기 이전에 문제를 해결했거나, 일부 증상이 발현된 경우에도 신속하게 해결해 버리기 때문이죠. 따라서 일반적으로 알려진 기업 케이스들은 대부분 문제 방지 또는 발생 후 관리에 실패한 유형입니다.
수십년간 일선에서 여러 케이스에 참여해 보고 고민해 보니, 위기나 이슈관리를 잘해 보고 싶은 기업이라면, 여러 케이스에서 발견되는 실패 포인트들에 더 주목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성공한 케이스는 대부분 총체적 성공 포인트들로 이루어져 있어, 구체적으로 벤치마킹 할 수 있는 포인트들을 가려내기가 어렵습니다. 반면, 실패 케이스에서는 상대적으로 구체적 반면교사의 포인트들을 가려내기가 쉽습니다. 실패 이유는 성공 이유보다 더 확실하게 가시화되기 때문이지요.
또한 경쟁사나 다른 기업의 실패 포인트들은 자사의 큰 투자나 손실 없이 얻을 수 있는 아주 소중한 자산이라서 더 가치가 있습니다. 다른 기업을 실패로 이끈 포인트들을 그때 그때 이해하고 경계하게 되면 그들 보다 좀더 성공의 방향으로 나아가게 되는 것이지요.
상당수 위기나 이슈관리에 실패한 케이스에는 아주 선명한 공통점들이 존재합니다. 그 공통된 실패 전례를 밟지 않기만 해도 성공할 수 있는 게임이라는 의미입니다. 저는 이를 ‘기출문제 풀기’라고 이야기합니다. 문제은행 같은 방식으로 같은 문제 유형이 반복되는 시험에서는 누가 기출문제를 더 잘 풀어 보았는가, 이전 틀린 문제를 얼마나 잘 학습해 다시는 틀리지 않는가에서 성패가 갈리는 법입니다.
만점 받은 학생을 벤치마킹 하는 것 보다, 한 두개 틀린 학생의 문제를 평소에 공부해 보는 것이 더 현실적일 수 있습니다. 만약 그들 여럿이 공통적으로 틀린 문제가 명확하다면 더욱 더 도움이 되겠지요. 위기나 이슈관리에서도 그런 노력이 좀 더 유효합니다.
다른 기업의 실패 포인트에 구체적 관심을 두기 보다, 단순히 강 건너 불 구경하듯 하거나. 타사나 자사의 실패 포인트를 내부 공유하고 개선하는 노력을 불편 해 하거나. 반복적으로 목격되는 실패 포인트를 어쩔 수 없는 것으로 치부하며 외면하려 하거나. 실패 포인트에 대한 거리감 때문에 긍정 포인트에만 관심을 두려 하거나 하면, 실질적인 자사 위기 및 이슈관리 역량은 성장되지 않습니다.
위기관리 명언 중 “위기를 허비하지 말라”는 말이 있습니다. 자사 주변의 많은 기업이 경험한 위기나 이슈들은 그 각각이 자사에게 엄청난 조언을 해 주고 있는 셈입니다. 특히 실패했던 포인트들은 자사를 더욱 강하게 만들어 주는 훌륭한 갑옷이 될 수 있습니다. 실패 케이스와 포인트 들에 대한 생각을 바꾸시는 것이 좋습니다. 위기나 이슈관리에 그들은 왜 실패했는가? 이 질문을 계속해 보시기 바랍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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