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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디어트레이닝은 왜 효과가 없을까?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기업의 커뮤니케이션 관리(communication management) 관점에서 가장 기본적인 리트머스(평가지) 역할을 하는 것은 미디어트레이닝이라 볼 수 있다. 자사 철학, 가치, 원칙, 경영 전략과 방향성 전반을 그대로 담아 만들어 낸 것을 ‘메시지’라고 한다면, 그 소중한 ‘메시지’를 내외부 이해관계자들에게 제대로 전달하여 성공적으로 공유할 수 있을지를 점검하는 것이 미디어트레이닝이기 때문이다.

    일부 기업은 그러한 미디어트레이닝을 단순 트레이닝으로만 이해해서, 기업 CEO나 경영진이 말하는 훈련, 인터뷰하는 훈련, 위험한 질문을 잘 관리해 내는 훈련, 실제 인터뷰를 준비하는 훈련 등으로 조작적 정의를 내린다. 하지만, 이러한 정의는 미디어트레이닝에 대한 전체를 담지 못하는 완전하지 않은 정의다.

    미디어트레이닝에 대해 기업은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실제 미디어트레이닝을 통해 이상적인 결과를 얻어 내는 경우는 그리 흔하지 않다. 물론, 위에서 예로 든 일부 개념에 기반한 조작적 정의에 의해서는 목적한 소정의 결과를 얻었다고 하는 경우는 많다. 대표께서 핵심메시지의 중요성을 이해하셨다. 부사장들이 언론 인터뷰 경험을 통해, 좀더 전략적이고 안전한 커뮤니케이션을 하게 되었다 등등의 결과가 그런 류다.

    하지만, 더욱 이상적인 미디어트레이닝의 개념을 기준으로 놓고 보자면, 많은 기업은 적절한 효과를 보고 있다고 평가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왜 그들은 미디어트레이닝을 통해 제대로 된 효과를 얻지 못하고 있을까? 미디어트레이닝 이전에 어떤 것이 준비되어야 이상적인 미디어트레이닝이 실행되고, 더욱 나은 결과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될까? 다음과 같은 부분에 좀더 신경 써 보자.

    메시지가 먼저다

    미디어트레이닝을 하는 것이 먼저가 아니다. 미디어트레이닝은 기존에 존재하거나 준비되어 있는 기업의 메시지를 ‘커뮤니케이션하기 위한 훈련’이다. 커뮤니케이션 트레이닝을 커뮤니케이션 하는 방법과 기술에 대한 것이라고 좁게 정의해서는 안 된다. 기업의 메시지가 제대로 정리되어 있지 않다면, 그에 대한 정리 노력을 먼저 하는 것이 맞다. 정해져 있지 않은 메시지가 부재한 상황에서 무엇을 커뮤니케이션 하는 훈련을 할 것인지를 한번 생각해 보자는 거다. 커뮤니케이션은 스킬이 주가 아니다.

    철학, 가치, 원칙이 핵심 기반이다

    가끔 미디어트레이닝에서 훈련용 질문을 하다 보면 “그 주제에 대해서는 저희 원칙이 아직 없습니다” 같은 답변이 나올 때가 있다. 답변자인 임원은 스스로 그 주제에 대해 생각해 보지 않았고, 그에 대해 내부 공론화나 고민이 없었으며, 당연히 정해지거나 합의된 원칙이 아직 없다는 설명을 하는 것이다. 철학, 가치, 원칙 같은 생각의 틀이나 기반이 없는 경우, 메시지는 절대 정상적으로 탄생될 수 없다. 만약 철학, 가치, 원칙이 없는데도 메시지가 뜬금없이 존재한다면, 그 메시지는 적절하거나 유효한 메시지가 아닐 가능성이 많다. 틀이나 기반이 없는데도 존재하게 된 메시지들은 이내 서로 충돌하고, 모순을 이루고, 혼란을 조성할 가능성만 높일 뿐이다.

    근거 없는 메시지는 메시지가 아니다

    메시지만 달랑 준비해서는 제대로 된 미디어트레이닝이 진행될 수 없다.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메시지는 단순하고 짧은 카피문장과는 다른 것이다. “우리는 품질을 최우선으로 생각합니다.” 이런 메시지는 멋져 보이는 카피는 될 수 있어도, 그 자체가 제대로 커뮤니케이션 될 수 있는 형식의 메시지는 아니다. 품질을 우선으로 하는 이유와 철학, 우선 노력, 방식, 투자, 그에 더해 다양한 사례들이 근거로 구축되어 있어야 커뮤니케이션 가능한 메시지가 된다. 근거 없이 메시지만 반복하는 건 사람이 아니라 로봇이다. 기업 커뮤니케이션에서는 더욱 더 의미 없는 것이고.

    완성된 메시지와 근거들이 합의된 것이어야 한다

    훌륭해 보이는 메시지와 그 메시지를 지원하는 다양한 근거들이 있다고 치자. 일견 멋져 보이기만 해서는 아무것도 되지 않는다. 그 메시지와 근거들이 사내에서 얼마나 공유되어 있고, 공감대를 이루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기업 CEO의 메시지와 근거가 여러 임원의 메시지와 근거와 전혀 다르다고 상상해 보자. 경영진의 메시지와 근거를 일선 직원들이 잘 못 이해하고 있다고 상상해 보자. 부서간 메시지와 근거가 각자 다르고, 서로 상충까지 된다면 어떻게 될까? 사내에서 공유되어 공감대를 이루고, 그것이 반복되어 동일 유사한 메시지를 내지 못하는 경우 미디어트레이닝은 허사가 될 확률이 높다.

    개인의 생각도 정렬되어 있는 것이어야 한다

    CEO의 개인적 생각이 있을 수도 있다. 최고경영진 구성원 각자의 개인적 생각도 존재 가능하다. 더 나아가 일선 직원들의 생각도 분명 존재할 것이다. 기업 커뮤니케이션에서 핵심은 그런 구성원 개인의 생각이 최대한 기업의 메시지와 근거에 정렬되어(align)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자기 회사와 관련된 주제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다 같이 비슷한 생각을 메시지로 전달하고, 그와 관련된 유사한 이유와 근거들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순수하게 개인적 주제에 대한 생각에 대한 것이 아니라, 그들이 공히 구성원이 되는 회사와 관련한 주제에 대한 생각에 대한 이야기다.

    새로운 주제도 기존의 메시지에 정렬되어야 한다

    최근 새롭게 사회적 화두가 되고, 기업간에 떠오르는 생소한 주제가 있다고 치자. 그 각각에 대해 실시간으로 자사의 메시지와 근거들을 구성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그러다고 해도, 그런 새로운 주제에 대한 질문에 대해 아무런 답을 못하는 것은 자연스럽지 못한 것이다. 새로운 주제라고 하더라도, 기존 다양한 유사 주제들에 대한 메시지를 기억해 내고, 그에 정렬될 수 있는 큰 방향성의 메시지와 근거는 제시할 수 있어야 기업 커뮤니케이션을 관리할 수 있게 된다. 미디어트레이닝은 그 다음이다.

    항상 회사의 원칙을 기억해 내는 습관이 중요하다

    회사 원칙이나 철학, 가치 등이 제대로 개발되지도 공유되지도 않아 기억나는 것이 없는 구성원이 대다수라면 그건 전혀 다른 문제다. 여기에서 언급하거나 예로 들 가치가 없다. 정상기업의 경우 기업의 원칙은 항상 모든 경영활동 전반에 틀이 된다. 그 원칙이 무엇인지, 우리는 어떤 생각을 같이 하고 있는지를 종종 기억해 내어 메시지와 실행에 적용하는 구성원이 많아야 한다. 그런 원칙을 기억하는 습관이 일상화된 조직에게는 미디어트레이닝이 분명 빛을 발하게 된다. 훈련 과정에서 발견되는 메시지들이 상당한 안정성을 가지는 경우, 그런 습관이 일반화된 기업이라 볼 수 있다.

    애드립을 경계하는 것은 당연하다

    아무 말이나 멋있으면 되는 것일까? 개인의 생각이라도 잘 포장만 하면 될까? 경쟁사도 하는 말을 우리도 하는 것이니 별 문제없을까? 정해진 메시지나 원칙 같은 게 없는 것 같으니, 일단 그럴 듯하게 말해버리면 되는 것일까? 아니다. 개인의 생각을 순발력 있게 그럴듯하게 하는 것을 애드립이라고 본다면, 기업 커뮤니케이션 관점에서는 애드립보다는 침묵이 좀 더 안전한 커뮤니케이션일 것이다. 애드립을 경계하고, 애드립 할 상황이나 주제를 만들지 않는 문화가 중요하다. 그 후에 미디어트레이닝에 임하는 것이 보다 자연스럽고, 당연한 것이다.

    평소 커뮤니케이션 해야 언제든 잘한다

    평소 내부적으로 주요한 경영 주제와 사회적 화두 등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이 잦고 다양하다면, 그에 따라 합의된 생각과 메시지 그리고 근거들이 탄생될 가능성은 높아진다. 서로가 서로의 생각을 구경하고, 평가하고, 공유하고, 공감하는 과정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면 그 생각과 메시지와 근거들은 보다 자연스러워진다. 미디어트레이닝에서 특정 주제에 대해 잘 구성된 메시지로 커뮤니케이션 하는 기업의 경우에는, 내부 커뮤니케이션이 활발하고, 해당 경영진이 반복적으로 그것에 대해 커뮤니케이션 해 왔다는 특징이 있다. “평소 저희가 자주 그렇게 커뮤니케이션 해 와서, 익숙한 주제입니다.” 같은 배경 설명을 하는 경영진이 그런 회사 분들이다. 미디어트레이닝이 효과를 거둘 수밖에 없는 토양인 셈이다.

    이상과 같은 커뮤니케이션 자산이 있는 기업만이 미디어트레이닝을 통한 충분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그와 함께 평시나 위기 시 다름없이 전략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게 된다. 내부에서 완성된 메시지가 외부에 의해 성공적으로 수용되고 평가되게 되면, 그런 상호작용이 기업의 철학, 가치, 원칙의 뿌리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 준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더 강한 기업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반면, 이상과 같은 커뮤니케이션 자산이 부재하거나 부족한 기업의 경우에는 미디어트레이닝이 단순 경험과 기술습득의 기회로서만 유효 해 진다. 그런 경우 대부분 경영진은 미디어트레이닝 때 진행하는 인터뷰 질문에 대한 답을 개인적 생각과 애드립으로 꾸민다.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던 주제에 당황 해 한다. 그와 관련될 것으로 보이는 회사의 철학, 가치, 원칙 같은 것을 찾기 힘들어 한다. 한마디로 준비되지 않은 채 기술만 배우게 되는 것이다.

    기업 커뮤니케이션에는 커뮤니케이션 할 준비가 되지 않은 경영진은 절대 대변인의 역할을 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이 있다. 커뮤니케이션 할 준비가 되지 않은 경영진에게 기술적인 의미로서만 미디어트레이닝을 제공하는 것은 그래서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술적인 미디어트레이닝을 통해 새롭게 대두될 수 있는 (자의적)커뮤니케이션 위험성은 항상 경계해야 한다. 차라리 창구일원화를 하는 것이 더 안전하겠다는 조언이 실무진에서 나오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미디어트레이닝은 기업의 커뮤니케이션 자산을 평가하는 좋은 기회다. 미디어트레이닝을 통해야 기존 커뮤니케이션 자산을 평가하고, 효과를 점검해 보는 리트머스 적용의 기회가 된다. 기업측에서는 “우리의 생각과 메시지 그리고 근거들은 이렇다. 그에 대해 제3자인 전문가들은 어떻게 이해하고 평가할 것인가?”를 묻는 과정이 이상적인 미디어트레이닝이다. 그래야 더 낫고, 더 안전하고, 더 정교한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진다.

    다시 강조하지만, 미디어트레이닝은 단순 기술이나 기법에 대한 것이 아니다. 기존의 커뮤니케이션 자산을 잘 갈고 닦아 제대로 된 미디어트레이닝을 경험하고, 계속해서 커뮤니케이션 자산과 역량을 개선 발전시켜 나가보자.

    관련 개념 · 미디어 트레이닝이란 무엇인가

  • 늑장 대응이라는 것의 의미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위기가 발생했을 때 기업이 그에 대응하는 모습에 대해서는 우선 언론이 평가한다. ‘늑장대응’ ‘우와좌왕’ 좌충우돌’ ‘오리무중’ ‘중구난방’ 등으로 초기 위기관리가 언론에 언급되면 해당 기업은 원래 위기에 이어 2차 위기를 맞게 된다.

    기업 내부에서는 왜 언론이 자신들에게 우호적이지 않은가 궁금 해 한다. 자신들은 나름대로 위기관리를 하고 있는데, 왜 그렇게 조급하게 평가를 내리고, 다양한 압력을 행사하는지에 대해 불만을 가진다. 일부 케이스에서는 최초 위기 상황은 제대로 관리해 나가고 있는데, 언론으로부터의 2차 위기 때문에 더 골치 아프다며 하소연하기도 한다. 여러 적대적 이해관계자들과 수사 및 규제기관들이 개입하기 시작하게 되었으니 그런 하소연도 이해는 간다.

    기업이 위기를 맞았을 때 언론에서 가장 먼저 그리고 중요하게 보는 평가기준은 ‘그 기업이 얼마나 신속하게 대응했는가?’다. 구체적으로는 위기상황이 발생되었을 때 ‘그 기업이 적시에 제대로 된 커뮤니케이션을 시작했는지’ 여부로 위기관리를 평가한다. 위기관리를 상황관리와 커뮤니케이션 관리로 나눌 때, 상황관리에는 일정의 시간이 들어도, 커뮤니케이션관리는 상대적으로 상황관리의 시작보다 빨리 실행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위기가 발생했을 때 기업이 얼마나 적절한 시점에 제대로 커뮤니케이션을 개시했는가를 언론은 주목한다.

    그러나, 기업측에서는 위기대응 차원의 커뮤니케이션에는 시간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내부적으로 정렬된 메시지를 만드는데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언론에서 기대하는 것만큼 빠른 시간에 제대로 된 메시지를 내기가 쉽지 않다고 항변한다. 커뮤니케이션을 개시하기 전에 수많은 확인과 분석이 필요하고 그에는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빨리 하라는 언론과 늦을 수밖에 없다는 기업의 싸움이 시작되는 것이다. 기업은 그에 따라 가능한 빨리 대응하고 커뮤니케이션 하려 애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반적 수준의 타이밍 넘어서서 언론으로부터 ‘늑장대응’이라 평가되는 케이스는 왜 발생될까? 기업 내부에서는 어떤 사정이 있는 것일까? 문제적 평가인 늑장대응의 이유에 대해서 알아보자.

    준비되어 있지 않으니 늦는다

    상식적인 이야기다.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상황이다. 흔히 달리기 경기에 참여한 선수로 비유하기도 하는데. 출발선상에 서 있다가 출발신호가 울리자 마자 뛰어나가는 선수와 그때부터 운동화 끈을 매기 시작하는 선수는 무엇이 다른가? 앞서 출발한 선수가 도착선에 다다를 때까지도 신발끈을 미처 매지 못한 채 출발선에 앉아 있는 선수를 상상해 보자. 아무 준비가 없던 기업은 위기가 발생되면 그와 똑 같은 상황에 처하게 된다. 재빨리 신발끈을 매는 연습을 해야 하나? 아니다. 모든 준비를 마치고 출발선상에 서서 뛸 준비를 하고 있어야 늑장대응이라는 평가를 받지 않을 수 있다.

    상황파악이 늦어지니 같이 늦는다

    커뮤니케이션은 상황파악이 미처 되지 않아도 일단 시작은 할 수 있다. “현재 상황을 파악 중”이라는 커뮤니케이션도 가능하다 언제까지 상황을 파악해서 공식입장을 밝히겠다는 커뮤니케이션도 일반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황파악에 시간이 계속 길어지면, 단순 홀딩 커뮤니케이션으로만 상황을 유지하기는 이내 어려워진다. 상황파악과 분석도 체계가 기본이다. 적절한 상황파악이 되지 않고 있다는 것은 해당 위기의 특성을 넘어서 그 기업의 기존 체계관리 수준이 적절하지 못했다는 의미가 된다. 사전에 적절한 체계가 없었다는 이유로 늑장대응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의사결정이 늦어지니 같이 늦는다

    입은 열려 있지만, 뇌가 움직이지 않는 경우를 상상해 보자. 그럴 경우 입에서는 말이 나오지 않거나, 의미 없는 말만 흘러나오게 된다. 의사결정이 되지 않는 것에는 여러 경우가 있지만, 이 또한 내부 체계와 역량에 관련되어 있다.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분석 및 보고 체계가 적절하지 않는 경우. 적절한 분석 보고가 존재함에도 내부 체계에 무리한 병목이나 필터가 존재하는 경우. 최고의사결정권자들이 적절한 분석보고를 받았음에도 의사결정에 주저하는 것이 일반적인 이유다. 그 외에 위기의 특성상 의사결정을 지연할 수밖에 없는 경우도 있다고는 하지만, 극히 희박하다. (대부분 사후 변명인 경우가 더 많다) 그 동안 기업의 입은 벙긋벙긋만 할 뿐 적절한 커뮤니케이션에는 실패하니 늑장대응이라는 평가를 받게 된다.

    메시지 개발에 시간이 걸려 늦는다

    이 또한 체계와 관련된 것일 수도 있고, 실무역량에 대한 것일 수도 있다. 위로부터 의사결정 사항이 하달되었음에도 내부적으로 합의된 메시지 최종본을 적시에 완성해 내지 못하는 경우다. 이런 경우 메시지를 개발하는 실무자와 이를 검토하는 매니저의 층이 빽빽하게 중복되어 있다. 메시지를 다른 부서들과 공유하고 리뷰 받아 수정하는 일을 반복한다. 최초 실무진에 하달되지 않은 의사결정권자의 의도에 따라 최종본에 빨간 편집이 가해지고, 처음부터 다시 메시지 개발이 시작되기도 한다. 일부 기업은 일단 완성되지 않은 사과문이나 해명문을 공개해 놓고, 지속적으로 수정과 편집을 가하기도 한다. 그러니 이를 보도하는 언론은 당연히 늑장대응, 우왕좌왕이라는 평가를 하게 된다.

    메시지의 품질이 떨어지니 늦어 보인다

    메시지를 발표했다고 커뮤니케이션이 되는 것은 아니다. 발표된 메시지가 유효한 것이어야 커뮤니케이션이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메시지에 핵심이 빠져 있거나, 메시지가 부정확한 팩트에 기반해 있거나, 메시지에 거짓이나 숨김이 들어있는 것이 보이거나, 메시지가 이해할 수 없게 되어 있거나, 메시지가 언론이나 이해관계자가 기대하는 방향이 아닌 경우에는 문제가 된다. 기업측에서는 부정적인 언론 및 이해관계자 반응을 접하고 다시 새롭게 구성된 메시지를 준비할 수밖에 없게 된다. 사과를 거듭 반복한다. 여러 커뮤니케이션 아웃렛과 접점에서 각기 다른 커뮤니케이션을 하기도 한다. 총체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이 무너지니 결과적으로는 유효한 대응이 아닌 늑장대응으로 평가받게 된다.

    대응 주체가 정해지지 않아서 늦는다

    상당히 희귀해 보이지만, 종종 목격하는 늑장대응의 이유다. 특정 위기가 발생했을 때 기업 내부적으로 어떤 부서에서 그에 대한 대응을 리드해야 하는지에 대한 정리가 되지 않은 채 시간을 허비하는 경우다. 일단 언론에서 문의가 오니 홍보실이 대응을 하라는 암묵적인 지시가 있겠지만, 실제 대응 주체와 대응을 위한 내부 움직임이 없는 상황에서 홍보실이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 더구나 부서간 사일로까지 겹겹이 존재한다. 이때 홍보실이 하는 커뮤니케이션은 사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이라고도 볼 수 없다. 언론의 빗발치는 문의와 비판이 쏟아져 들어오면 그 때부터 대응 주체에 대한 고민이 시작되니, 언론은 이를 지켜보면서 늑장대응이라고 평가한다.

    경험이 없으니 주저하다 늦는다

    위기상황에서는 그 누구도 정답을 가지고 있지 못하는 것이 당연하다. 정답을 찾으려 시간을 지나치게 허비하는 것은 위기관리 실패의 주요 원인이라 불린다. 위기시에는 신속하게 가용할 수 있는 해답을 찾는 것이 전부다. 해답을 찾고 나면, 그 때부터 해결방안, 해법이 도출될 수 있다. 경험 많은 경영진은 이런 해답을 빨리 찾아낸다. 반대로 경험이 적거나 없는 경영진은 해답 이전에 정답에 집착하고, 여러 해답 중에서도 어떤 것이 더 효과적인 해답이 될 수 있을지 고민하며 시간을 소모한다. 그 예로 보상안이나 개선안을 초기에 내 놓는 기업이 있고, 결정해서 나중에 공유하겠다고 커뮤니케이션 하는 기업이 있다. 위기관리 리더십에 대한 이유로 늦어지니 언론은 늑장대응이라 평가한다.

    비선라인 때문에 늦는다

    이 또한 희귀해 보이지만, 예상외로 흔한 늑장의 이유다. 일단 기업에서 비선라인이 위기대응 의사결정에 참여하거나 영향을 주는 경우는 상당히 흔하다. 문제는 그 비선라인이 위기대응에 있어서 정석에 기반한 우선순위와 상황판단에 반해 상당히 자의적이라는 것이다. 언론과 이해관계자들의 정상적 기대를 무시하거나 간과하고, 무언가 기술적이고 전술적인 대응에 집중하라는 조언을 하면 문제가 된다. 트릭을 써서 상황을 반전시키려 하거나, 커넥션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고도 한다. 기업내 정상대응 라인은 그러한 비선의 자발적 움직임으로 인해 대응 실행에 있어 랙을 경험한다. 무언가는 하고 있는데, 아무것도 이루어지지 않는 이상한 상황이 계속된다.

    일부러 늦는다

    시간을 두고 지켜보자는 의견이 내부적으로 주를 이루는 경우 이런 현상이 발생한다. 섣불리 커뮤니케이션 해서 우리가 얻을 게 없다는 판단이 그 기반일 때도 있다. 여러 복잡한 상황이 겹쳐져 있기 때문에 일정 시간이 흐르면 문제가 희미 해 지거나 섞여 밀려가게 될 수도 있다는 기대를 한다. 때때로 이런 예측이 맞아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그렇게 되지 않을 경우에 뒤늦은 대응은 더욱 대응의 효과를 떨어뜨릴 뿐 아니라, 대응안의 과감성에도 큰 부담을 남긴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는 이야기가 이에 대한 것이다. 가끔은 가래로도 막지 못하게 되어 포크레인을 써야 할 때도 생긴다. 늑장대응이라는 평가는 덤이다.

    이외에도 기업이 위기대응에 늦게 되는 경우 그 이유는 각자 다양하다. 그에 관여했던 사람들은 늑장의 이유로 상황적인 제한이나 특이성을 이야기하기도 하고, 경영진 문제를 추후에 탓하기도 한다. 기업문화에 대해 문제의 뿌리를 찾으려고도 한다. 내부 체계나 역량에 대한 반성은 물론이다.

    서양에서는 “위기를 맞았다는 것이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그 위기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다는 것을 부끄러워하라”는 말이 있다. 그와 비슷한 것으로 동양에서는 “문제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문제를 대하는 방식이 진짜 문제”라는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우리가 흔히 위기관리라는 것을 부정적인 상황이 발생되지 않게 하는 것이라고 정의한다면, 부정적인 위기상황이 최초 발생되면 그대로 그 위기에만 집중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적절한 대응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그 최초의 위기상황에 제대로 기업이 대응하지 못했다는 새로운 위기상황이 추가로 더해지는 꼴이 되니 문제다.

    특히 최초의 위기가 남에 의해 발생되었다면, 기업은 사실 피해자다. 그럼에도 그에 적절하지 않게 대응해서 언론과 이해관계자들의 비판을 받게 되면 그때부터 그 기업은 더 이상 피해자로 남아 있을 수 없다. 정상참작을 받지 못하게 된다. 그것이야 말로 스스로 위기를 자초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위의 여러 이유를 곰곰이 살펴보자. 평시 준비나 훈련 그리고 적절한 고민과 개선들이 이어져 왔다면 절대 경험하지 않을 것들이다. 위기를 발생한 그대로 마주할 것인가? 아니면 그 불타는 위기에 계속해서 휘발류를 부어 나가며 실패로 걸어 갈 것인가는 선택의 문제다.

  • 위기를 없앨 수 있을까?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알려진 바로 티벳에는 ‘걱정을 해서 걱정이 없어지면 걱정이 없겠네’라는 속담이 있다고 한다. 위기관리 관점에서도 ‘걱정을 해서 위기가 없어지면 이세상에 위기가 있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될 때가 있다. 앞의 속담에서는 걱정해서 해결되지 않는 걱정이라면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를 해 주고 있는데 비해, 뒤의 해석에서는 걱정만 해서는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는다는 의미를 좀더 강하게 담고 있는 것이 다르다.

    전문가들을 그에 따라 단순 걱정만 하지 말고, 필요한 대비와 개선을 하라는 조언을 한다. 철저하게 대비하면 위기는 없다는 이야기를 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다르다. 철저하게 대비한다고 해서 위기 자체가 사라지거나, 발생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은 위험하다. 우리는 최대한의 대비를 통해 해당 위기가 발생되지 않게 계속 관리해 가고 있을 뿐이다.

    기업 경영진과 위기관리 관련 상담을 하다 보면 “위기관리 매뉴얼이 효과가 있을까요?”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트레이닝을 하면 효과가 있을까요?” “시뮬레이션은 효과가 있나요?”같은 질문을 받는다. 이 질문의 실제 의미는 매뉴얼이나, 트레이닝, 시뮬레이션을 하면 위기가 미연에 사라지거나, 발생한 후에도 곧 사라지게 만들 수 있을 것인가로 해석된다.

    그에 대한 답은 물론 아니다 뿐이다. 이는 환자의 병을 고친다는 생각을 하는 의사와 병든 환자를 돌본다는 생각을 하는 의사의 경우와 같이 서로 다른 생각을 전제로 한다. 여기에서 병은 위기다. 그리고 하나의 상수(常數)로서 역할을 한다. 그 상수를 없애는 일을 한다고 생각하는 의사는 치료되지 않거나, 병이 악화되는 환자를 계속해서 돌보는 것을 힘들어 하게 된다. 이내 의사라는 직업이나 역할에 대한 자괴감을 가지게 될 것이다. 하지만, 상수로서 자신은 병을 돌보는 일을 한다고 생각하는 의사라면, 환자의 다양한 상황에서 보다 환자를 위한 치료와 배려에 계속해 집중할 수 있을 것이다. 당연히 자신의 업과 역할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생각을 할 수 있다.

    위기관리도 마찬가지다. 위기관리는 다양한 노력을 통해 위기라는 상황을 사전과 사후에 다루는 (돌보는) 것이다. 발생되지 않도록 계속해서 다루고 돌보는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기가 발생되었다면, 정성껏 그 위기를 다루어 내는 일이기도 하다. 그런 관점에서 많은 기업은 평시와 비상시 계속해서 위기를 다루고 돌보는 노력을 한다.

    이번 글에서는 그런 ‘다루고 돌보는’ 관점에서 어떤 노력이 보다 위기관리에 효과적인지를 이야기해 본다. 공통적으로 기업이 생각하고 추진하는 위기관리 노력에 대한 오해나 습관을 중심으로 살펴보자.

    위기관리 매뉴얼은 따끈할 때만 의미 있다

    위기관리 매뉴얼을 몇 십년간 만들어 본 경험에 따르면 기업 위기관리 매뉴얼의 수명은 6개월을 넘지 못한다. 일반적으로 위기관리 매뉴얼을 만들면 회사의 위기관리 체계가 잡힌 것이라고 믿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위기관리 매뉴얼을 수개월에 걸쳐 만들어 완성(?)하고 나면 그 직후부터는 날이 갈수록 구식이 되어 버린다. 매뉴얼에서 가장 중요한 ‘누가?’라는 섹션이 계속해 바뀌기 때문이다. 조직의 구성이나 편제도 바뀐다. 그에 더해 매뉴얼은 아무도 읽어 보지 않은 채 회사 캐비닛과 몇몇 직원의 하드드라이브 속에 숨는다.

    위기관리 매뉴얼이 의미나 가치를 가지려면, 기업 차원에서 계속해서 다루고 돌보는 노력을 해야 한다. 그런 위기관리 노력을 하지 않은 채 방치되는 위기관리 매뉴얼은 현장에서 작동될 수 없다. 현재 자사의 위기관리 매뉴얼 최종 업데이트 일자를 한번 확인해 보자. 무슨 의미인지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강의를 들어 위기관리 하는 기업 없다

    위기관리 강의를 정기적으로 자주 듣는 한 회사가 있다. 그렇게 고위 경영진이 정기적으로 유명한 전문가를 초청해 위기관리 강의를 듣는 데도, 회사에서 발생되는 위기는 끝이 없다. 계속해서 유사하거나 동일한 위기가 반복된다. 경영진이 강의를 그렇게 열심히 듣는데도 왜 똑 같은 위기는 반복  발생될까? 그에 더해 사후에도 위기를 잘 관리해 내는데 어려움을 느끼기까지 할까?

    강의를 듣고 위기관리를 하려는 생각이 문제다. 비행기 조종사가 강의만 듣고 비행기를 조종한다고 생각해 보자. 수영을 해서 바다를 건너가야 하는 사람이 강의만 듣고 깊은 물 속에 뛰어 든다고 생각해 보자. 학습은 학(學)과 습(習)이 합쳐진 말이다. 배움과 익힘이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의미다. 위기관리 관점에서는 오히려 ‘습’ 부분이 더 중요한 경우도 많다. 직원과 경영진의 위기관리 마인드 배양, 위기 의식 고취 등과 같은 목적을 내세우는 강의는 사실 적절한 ‘학’이라 보기도 어렵다.

    위기관리에 대한 학습이 의미나 가치를 가지려면 지속적으로 실질적인 구성원의 고민과 활동 그리고 의사결정과 투자가 뒤따라야 한다. 그것도 한 번에 큰 돈을 써서 위기관리를 하겠다는 구호가 아니라, 지속적으로 다루고 돌본다는 생각이 기반이 되는 꾸준한 익힘이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팀 없으면 위기관리 없다

    위기관리 체계에서는 ‘누가?”라는 개념이 핵심 중 핵심이라고 했다. ‘누군가’ ‘누구든’ ‘모두가’ ‘아무나’ 등의 개념이 회사에 공유되어 있다면, 위기관리는 절대 실패할 수밖에 없다. 그 모든 개념은 ‘아무도’와 연결되기 때문이다. 그에 더해 ‘위기관리팀’이라는 조직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대체 어떻게 위기를 미연에 방지하고, 완화하고, 대비하고, 대응하고, 활동한다는 것일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백에 구십구는 ‘아무도’ 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얻게 될 것이 뻔하다. 물론 모두가 하는 것처럼 보일 수는 있다.

    위기가 언제 발생될지도 모르는데, 상설조직을 보유하라는 것은 현실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을 하는 기업도 있다. 맞다. 위기관리 체계에서 조언하는 위기관리팀이란, 위기관리 매뉴얼에 명시되어 있는 부서별 담당자들과 그들 각각의 책임과 역할에 대한 의미다. 상설조직의 성격이라기 보다는, 위기 시 역할과 책임을 나누어 실행하기 위한 비상조직을 의미한다.

    어떤 형식이든 위기관리팀이 지정되지 않거나 존재하지 않는 기업은 위기관리에 분명히 실패한다. 만약 위기관리팀이 구성되어 있더라도, 실질적인 위기관리 훈련이 되어 있지 않으면 실패한다. 그 위기관리팀 구성원이 계속해서 바뀜에도 불구하고 훈련을 업데이트 하지 않은 기업도 마찬가지다. 계속해서 다루고 돌보아야 한다는 생각은 여기에도 적용된다.

    시뮬레이션 해도 위기는 막지 못한다

    시뮬레이션의 전제는 해당 위기가 발생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발생되지 않을 위기 유형을 놓고 시뮬레이션 하는 경우는 없다. 따라서 시뮬레이션이 위기의 발생 자체를 막거나, 사라지게 하는 효과는 있을 수 없다. 또한 예를 들어 고객정보유출 상황을 대비한 시뮬레이션을 한 기업도, 그 직후 제품안전 관련 위기가 발생하면, 시뮬레이션을 통해 대비한 많은 부분이 제대로 실행되지 않는 결과를 얻는다. 위기 유형이 다르니, 대응 조직과 방식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사전에 특정 위기를 대비한다는 전제로 시뮬레이션을 깊이 해 본 기업은 실제 그 위기가 발생하면 시뮬레이션 해 보지 않은 경우보다는 훨씬 더 잘 대응한다. 여러 상황과 이해관계자에 대한 파악, 선제적 상황 이해, 돌발변수 분석, 커뮤니케이션 준비, 대응책에 대한 마련과 예산 산정 및 확보, 인력 편제 등등에 대한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은 무시할 수 없는 조직 역량이다.

    핵심은 그러한 시뮬레이션이 제대로 된 효과를 발휘하려면, 정기적이거나 다양한 위기유형을 전재로 한 시뮬레이션을 위기관리팀이 지속 경험하게 기업이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또한 계속해서 다루고 돌보는 노력에 대한 조언이다.

    트레이닝도 위기를 없앨 수는 없다

    그렇다면 왜 트레이닝을 받아야 하고, 왜 해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이 생긴다. 일부 기업에서는 신임임원이나 대표를 위한 교양 차원의 트레이닝을 실시하기도 한다. 언론을 비롯한 이해관계자와 어떻게 커뮤니케이션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재미있게 전달해 달라는 주문을 한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대해서도 알기 쉽게 트레이닝을 하자고 한다.

    그러나, 트레이닝은 말 그대로 ‘훈련’이다. ‘훈련’은 항상 피훈련자의 적절한 고통과 인내를 필수로 한다. 훈련이 재미있고, 간단하기만 하면 그것은 제대로 된 훈련이 아닐 수 있다. 그에 더해 훈련은 최악과 돌발적인 여러 상황을 전제로 하고, 그에 대한 실질 대응을 학습하는 것이다. 그 부분이 단순 강의와 훈련이 다른 점이다. 위기관리 관점에서 훈련이라면, 우리 회사에 대한 다양한 문제 그리고 대비 차원의 깊은 고민을 함께 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현실적 논의와 대응 방식을 고민하는 ‘활동’이 뒤 따라야 한다.

    하지만 그렇게 해도 트레이닝은 위기를 방지할 수 없다. 단, 위기가 발생되었을 때 훈련된 경영진은 훈련되지 않은 경영진과는 매우 다른 결과를 보여준다. 우선 상황을 악화시키지 않는다. 최대한 신속하게 움직이고 의사결정 해 내려 노력한다. 커뮤니케이션을 통제하려 하고, 메시지를 다듬는데 익숙해져 있다. 상황을 보는 눈이 다르고, 위기관리에 있어 목적과 목표를 배분하는 프로세스를 차근차근 밟는다. 이는 계속해서 다루고 돌보아야만 이를 수 있는 역량인 것은 확실하다.

    위기를 없애려 하는 기업이 실패한다

    이 세상에 단박으로 해결되어 영원히 다시 오지 않는 문제란 없다. 집이나 사무실에 생긴 단순한 벌레도 단박에 영원히 사라져 버리지는 않는다. 위기는 없애려 해서는 관리되지 않는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위기는 마치 죽음과 같이 언젠가는 온다는 생각을 하며, 그 때를 준비하고 기다리라는 조언은 상식이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기업에서는 그렇게 지속적인 투자와 관심이 현실적이지 않다며 반론 한다. 수십년에 한번 발생될까 말까 하는 위기를 설정해 계속 대비하며 시간, 인력, 노력을 투자하는 것은 교과서에서나 주장할 수 있는 것이라 한다. 기업이 돈을 벌어야지, 계속 위기관리만 할 수는 없다는 이야기도 들은 적이 있다.

    트레이닝이나 시뮬레이션은 물론이고, 위기관리 매뉴얼에도 그렇게 장기간의 돌봄은 불가능하다고도 한다. 그래서 한 번 이런 것이라는 경험 정도만 제공할 수 있다는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하기도 한다. 조직적인 입장에서, 그리고 실무자의 입장에서는 충분히 이해되는 이야기들이다. 그것이 회사의 현실일 수 있다.

    그러나, 딱 한가지는 기억해야 한다. 그런 생각들이 바로 위기를 없애려 하는 생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자신들의 마음속에서 위기라는 생각 자체를 없애고(잊고) 싶어하는 것이기도 하다. 계속해서 돌보고 다루어야 한다는 것은 맞지만, 우리 회사의 현실이 그렇게 되지 않는다는 타협은 위기를 조직내에서 잊히게 만들고, 그런 상태만 일정기간 지속되면 위기는 사라지지 않고 되레 찾아오고 만다. 지속적으로 돌보고 다루는 것은 숙제를 제때 한다는 의미다. 엄청나게 밀린 숙제는 언젠가는 복수를 한다. 무서운 말이지만, 실제 현실에 대한 말이기도 하다.

  • 왜 공감에 실패하는가?

    [The PR 기고문]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기업에게 부정적인 이슈나 위기가 발생되었을 때, 이런 상황을 관리하기 위해 필요한 커뮤니케이션의 필수 요소 중 하나가 ‘공감(共感)’이다. 사전적인 의미로 공감을 ‘남의 감정, 의견, 주장 따위에 대하여 자기도 그렇다고 느낌. 또는 그렇게 느끼는 기분’이라 정의하지만, 상식적 개념으로 공감을 이해하는 것이 더 먼저일 것이다.

    특정 상황이 여러 이해관계자에 의해 부정적으로 받아들여지기 시작할 때, 기업이 해야 할 첫 번째 대응이란 무엇인가? 왜 다수 이해관계자가 그 상황을 부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지를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그런 이해가 바로 공감의 기반이 된다.

    이해하지 못한 채로는 공감할 수 없다. 공감하는 모습을 연출하는 피상적 의미의 실행만 가능하게 된다. 이해관계자들은 그런 연출에는 더욱 공감하지 않는다. 기업이 문제를 모면해 보려고 가식적 대응을 하고 있다며 더욱 부정적인 인식이 더해진다. 계속해서 다른 공감을 반복 표현하는 기업의 케이스가 바로 이 때문이다. 이해하지 못하면 제대로 공감할 수 없다는 원칙을 무시하는 것이다.

    평소 경쟁력 있는 기술과 품질 그리고 서비스로 훌륭한 명성을 자랑하던 기업들이 어느 날 부정 이슈나 위기를 마주하게 되면 이를 해결하기 위한 첫 단추인 ‘공감’에는 어이없이 실패하곤 한다. 똑똑한 경영자들은 그 공감이라는 개념에 어색함을 느끼고, 일부는 알레르기를 일으킨다. 이해에 기반한 공감 대신 공감적 표현에만 집중하려 한다. 공감에 실패한 여러 기업은 이슈나 위기 발생 시 ‘공감’이라는 것은 별 효과가 없었다는 주장을 하기도 한다. 왜 어떤 기업은 공감에 실패할까?

    공감 못하는 것이 아니라 공감하기 싫어한다

    상황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공감해야 한다는 조언에 강한 거부 반응을 일으키는 경영진이 있다. 아주 적은 일부는 구체적 상황 정보에 대한 공유를 받고 나서도 기능적으로 공감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이상 증상은 이번 글에서 예외로 한다) 이는 개인적인 기능 장애와 관련한 것이기 때문이다.

    대부분은 감정적으로 공감하는 것에 거부감을 느낀다. 사실 이런 류의 경영진도 상황을 이해하고, 마음속으로는 어느 정도 공감하고 있는 상태에서 거부감을 나타내는 것이라 앞의 경우와는 다르다. 이들은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실질적인 상황 관리 실행이 더 중요하고, 공감이라는 것은 일종의 커뮤니케이션 기술일 뿐이라는 생각을 한다. 따라서, 어떻게 보여지는가 보다, 무엇을 해 주는가가 더 중요하고 절실하다고 주장한다. 이런 생각과 주장은 절반의 진실이다.

    무엇을 하는가에 관련 있는 상황 관리와 어떻게 보여지는가, 무엇을 이야기하는가에 관련 있는 커뮤니케이션 관리는 서로 떨어뜨릴 수 없는 한 쌍이다. 어느 쪽이 우선이고 더 중요하다는 생각은 현장에서는 상당히 위험한 것이다. 왜 적절한 상황 관리와 함께 정확한 공감을 표현하는 데 주저하나? 거부감을 느끼는 진짜 이유는 뭔가?

    그 외에 공감을 탐탁지 않게 생각하는 경영진은 공감하지 못 한다기 보다는 공감 시 예상되는 회사와 자기 개인의 현실적 부담 때문에 공감을 회피하는 경우다. 공감을 커뮤니케이션 하게 되면 주요 이해관계자들이 더욱 큰 기대를 가지고 보상을 요구할 것이라는 판단을 한다. 자칫 내 자신이 책임을 질 수 있는 상황까지 될 수 있는데, 스스로 공감해주게 되면 내 자신의 안위가 불안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굳이 그런 불필요해 보이는 부담을 질 필요가 있겠느냐 한다. 공감하지 않고 또는 공감을 표현하지 않고 선택할 수 있는 다른 커뮤니케이션 옵션이 무엇인지를 찾게 된다. 이런 경우는 상당히 현실적 배경이 존재하는 것이라, 따로 조언할 수 있는 것은 없어 보인다.

    예측하는 능력이 부족하다

    기업, 조직 구성원, 경영진 대부분이 상황을 제대로 예측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공감에 실패한다. 공감 능력은 한마디로 예측하는 능력이다. 현 상황에서 우리 회사가 이런 커뮤니케이션을 한다면, 상황과 관련된 이해관계자들이 이런 방향으로 자신의 생각과 태도를 변화시킬 것이라는 예측이 문제 해결의 핵심이다. 그러나, 그 예측이 실제적이지 않거나, 예측대로 되지 않는 상황과 변수가 발생하는 경우 문제가 된다.

    일부는 절대 하지 않아야 하는 내용의 커뮤니케이션을 해서 이해관계자들을 자극한다. 사후 어떤 예측을 하며 그런 커뮤니케이션을 했는가 물으면 정확한 예측을 하지 않았거나, 잘못된 기대를 했다고 한다.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면 이런 경우는 대부분 상황에 대한 이해를 정확하게 하지 못한 것이다. 의사가 환자의 병세를 정확하게 진단하지 못한 채 약물치료나 수술을 시작해 버리면, 환자의 병세가 더욱 악화되는 경우와 흡사하다.

    다시 다른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해 보지만, 이 또한 제대로 된 상황 이해를 기반으로 하지 않는다면 그 결과는 다시 실패로 이어진다. 시간이 가며 추가적으로 더욱 다양한 커뮤니케이션이 여기저기 채널을 통해 실행되지만, 문제 해결의 기미는 계속 희박 해진다. 설상가상의 상태가 되는 것이다. 상황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그에 기반한 예측 능력이 바로 공감이다. 어느 하나도 생략되어서는 안 되는 아주 중요한 요소다.

    별 준비 없이 커뮤니케이션한다

    공감 부족이나 실패로 지적 받게 된 경영진의 경우, 그 빌미를 제공한 커뮤니케이션을 사전에 제대로 준비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이는 일종의 커뮤니케이션 습관에 대한 주제다. 모든 기업 커뮤니케이션은 준비를 필수 전제로 한다. 제대로 준비되지 않았다면 절대로 커뮤니케이션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자주 한다.

    예전 백악관 커뮤니케이션 참모들은 준비 없는 커뮤니케이션을 ‘로프를 매지 않고 뛰는 번지 점프’에 비유하기도 했다. 준비가 적절하게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이슈나 위기와 관련된 커뮤니케이션을 하게 되니 커뮤니케이션 에러가 생기는 것이다. 자주 있는 직원 대상 타운 홀 미팅도 경영자가 준비 없이 단상 위에 오르니 항상 문제가 생긴다. 공감하지 못할 메시지를 강력하게 커뮤니케이션해서 문제를 만드는 것이다.

    사전에 예상 질문을 깊이 이해하고, 이해관계자인 직원들의 생각에 공감할 수 있었다면, 그러한 커뮤니케이션 재앙 상황은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적절한 준비가 더해졌다면, 그 어려운 직원들의 질문에 회사의 비전과 가치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효과적으로 답변할 수 있었을 것이다. 더 나아가 직원들을 이해시키고, 자신에 대한 호감도를 일정 수준 형성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공감은 시간이 걸린다. 그렇기 때문에 사전에 준비해야 한다. 갑작스럽게 순간적 느낌으로 하는 공감은 진짜 공감이 아니다. 물론 그런 류의 공감도 공감하지 않는 것보다는 나을 수 있지만, 공감 기준으로 보면 권장되는 공감은 아니다. 시간을 가지고, 이해해 보고, 고민해서 공감에 이른 공감이 진짜 공감이다. 준비는 필수다.

    사적 커뮤니케이션과 공적 커뮤니케이션 간 확실한 구분을 어려워한다

    기업 경영진이 직원들에게 하는 커뮤니케이션은 사적 커뮤니케이션인가 공적 커뮤니케이션인가? 경영진이 거래처나 협력처에 하는 커뮤니케이션은 사적인 것인가, 공적인 것인가? 직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이 단체 회식 자리에서 발생한 것이라면 이는 사적인가 공적인가? 거래처와 협력처와 단합대회를 할 때 나눈 커뮤니케이션은 사적인가 공적인가?

    대상, 맥락, 주제 그리고 경우에 따라 사적 커뮤니케이션과 공적 커뮤니케이션이 나뉜다고 생각하는 기업 경영진이 있다. 직원들과의 대화에서 마이크를 잡았을 때는 공적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이고, 이후 혼잣말을 하거나 주변 친한 직원에게 하는 대화는 사적 커뮤니케이션에 가깝다는 생각도 한다. 심지어 기자와의 대화에서 비보도 전제하에 나눈 술자리 커뮤니케이션은 사적 커뮤니케이션이라 주장하는 경영자도 있다.

    한마디로 정의하면, 기업 경영진에게 사적 커뮤니케이션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굳이 사적 커뮤니케이션을 꼽으라면, 자신의 집에서 가족과 나누는 커뮤니케이션이 그나마 안전한 사적 커뮤니케이션이라 할 수 있다. 기업 경영진이 대학 동창과 커뮤니케이션하면서 회사의 이야기를 하거나, 자신의 정치적 관점을 이야기하거나 하는 것도 상당 부분은 공적 커뮤니케이션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개인적으로 사적 및 공적 커뮤니케이션에 구분을 두는 경영자들이 공감을 커뮤니케이션하는 데 있어 실수를 저지른다. 속마음과 겉마음이 다르다는 솔직한(?) 커뮤니케이션을 무심코 해버리는 것이다. 너무 당연하고 기초적 조언이지만, 책임 있는 기업 경영진이라면, 언제나 누구에게나 일관된 공감을 표현하고 유지하는 것이 당연하다. 이는 회사와 함께 자기 자신을 위한 커뮤니케이션 철학이 된다.

    자사에게 유리한 여론에만 공감한다

    공감을 하긴 하는데, 적절하지 않은 여론에만 공감하는 경우도 있다. 당연히 자신이 공감하지 않는, 공감할 수 없는 여론을 구분한다. 우리 회사를 지지하는 일부 여론이 있는데, 이런 여론에는 정말 진정성 있게 공감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다. 대신 우리 회사를 비판하고 공격성을 나타내는 다른 여론에는 맞서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더 나아가 자사 팬덤을 활용해서 자사가 공감할 수 없는 여론을 공격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는 경우도 있다.

    이를 선별적 공감이라고 하는데, 상당히 위험한 습관이다. 대부분의 음모론과 피해자 포지셔닝이 이런 습관에 기인한다. 여론을 정확하게 판단하는 것도 상황에 대한 이해의 핵심 부분이다. 어떤 여론을 진짜 여론이라 판단해 결정하는지에 따라 이슈나 위기 관리 성패가 갈리는 경우도 많다. 사실 기업 이슈나 위기 케이스의 경우에는 여론이 첨예하게 대립하거나 여론을 판단하는 데 있어 애매모호한 상황이 흔하지는 않다.

    문제는 그런 일반적 기업 관련 여론을 보는 시각이다. 정치권에서 커뮤니케이션 하던 경력을 가진 경영진의 경우 종종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일반적 여론을 정치적 관점에서 해석하고 분류한다. 기업 경영진에 대한 이슈화가 정치적 배경 때문이라고 본다. 정치권에서 누군가가 우리 회사를 못마땅하게 생각해서 문제를 조장한다고 생각한다. 특정 정치 세력이 회사를 흔들고 있다고 본다. 그런 조언이 내부에서 다양하게 퍼질수록 문제 해결을 위한 공감은 사라진다. 기업 이슈와 위기 관리에서 매우 위험한 시각이 바로 정치적 시각이다.

    당면 이슈의 최종 파급력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다

    이슈 초기에 지금 같은 결과로 이어질 것을 정확히 알았으면 처음부터 충분히 공감했을 것이라 주장하는 경우가 있다. 이렇게까지 될 줄은 몰랐다는 의미다. 만약 이렇게 될 것을 알았다면 다르게 대응했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하기 위함이다.

    최악의 상황과 결과를 설정하고, 그를 방지하는 데 모든 노력을 집중하라는 조언이 이런 경우에 적용된다. 문제는 정말 자기 회사가 이렇게 될 줄 전혀 몰랐던 것인가다. 알았지만, 그렇게 되지 않기를 바라는 희망이 더 컸던 것은 아닐까? 반대로 정말 이렇게 될 줄 몰랐다면, 그에 대한 책임은 누구에게 있나? 혹시 상황 분석과 이해 그리고 예측 역량에 큰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닐까?

    대부분의 경우 사후에 “이렇게 될 줄 알았다면 다르게 대응했을 것”이라 주장하는 기업은 초기에 결과를 알았더라도 끝까지 적절하게 공감하지 않았을 확률이 크다. 사후 주장은 일종의 자기합리화라는 것이다.

    공감의 경험이 부족하다

    개인적 주제로 내려가서 기업 경영진의 평소 공감 경험과 습관은 아주 중요한 이슈 관리 자산이 된다고 볼 수 있다. 복잡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신 스스로의 이해도를 높이는 것이 우선이다. 이를 기반으로 각각의 이해관계자 시각에서 ‘일리(一理)’를 골라 찾아보는 습관을 들여보는 것이 좋다.

    특정 이해관계자 시각이 일단 마음에 들지 않고 이해되지 않아도, 일리(一理), 즉 어떤 면에서 그런 대로 타당하다고 생각되는 이치를 찾아보는 연습을 해보는 것이다. 모든 것에는 일리가 있다는 생각을 반복하고 그 일리를 찾아 이해하려 애쓰다 보면 공감에 익숙한 경영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이슈나 위기 관리 이전에도 유용한 평소 습관에 대한 이야기다.

  • 여론을 읽고 있나요?

    [The PR 기고문]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기업에서 위기나 이슈를 관리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기반 체계가 여론 모니터링 시스템이다. 예전에는 신문, TV, 잡지 등과 같은 전통매체가 당시 발생한 위기상황이나 이슈를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를 모니터링 하는 것이 주를 이루었다. 수년전부터는 온라인상 각종 창구들과 소셜미디어 공간에서의 의견들, 주요 이해관계자 접점에서의 이야기들을 포함한 보다 진일보한 여론 모니터링 시스템을 활용한다.

    위기나 이슈에 대응하기 위해 기업은 여론을 읽고 이해하려 애쓴다. 경험 많은 전문가와 경영진은 그 여론 속에 답이 있다는 사실을 잘 안다. 특히 주요 이해관계자들이 현재 자사에 대하여 화를 내고 있다면, 그 성냄의 이유가 무엇인지를 필히 들여다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를 정확하게 이해하지 않고는 적절한 대응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기업은 여론을 진짜 이해하고 있을까? ‘여론 모니터링’이라는 이 중요한 체계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생각하고, 어떤 식으로 받아들여 실행에 적용시키고 있을까? 그들이 생각하는 여론이라는 것이 실제 여론 그대로의 모습인 것일까? 더 나아가 기업의 모니터링 체계는 여론을 정확하게 분석하고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일까? 기업은 진짜 여론을 분석하고 이해한 채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리고 있는 것일까? 그에 대한 몇 가지 주제를 다루어 본다.

    표현되지 않으면 여론 아니다

    아무도 그 존재를 알지 못한다면, 그것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라는 말이 있다. 여론은 일단 공개적으로 적극 표현된 의견으로 한정된다. 이해관계자들이 침묵하는 상황을 여론으로 분석하거나 이해하기는 어렵다. 일부 기업에서는 여론 모니터링 결과물에 대하여 충분하게 여론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을 품기도 한다. 자신 또는 주변 사람들이 생각하고 느끼는 여론과 모니터링 된 여론이 다르다는 지적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일정 수준 이상 표현되지 않은 의견을 여론이라 보기는 어렵다. 그리고 여론으로 볼 의미도 사실 없다.

    숨어있는 의견도 여론은 아니다

    어떤 기업 경영진은 일반인이 신경 써서 찾더라도 찾기 어려운 특정 커뮤니티에 올라온 포스팅 하나에 주목하며 대응을 심사숙고한다. 그 외 일반적으로 공개 유통 확산되고 있는 의견 보다 그 특정 포스팅 의견 하나가 더 고통스러웠던 것이다. 그 포스팅을 열람한 불과 수백명의 사람들도 같은 의견을 가지는 것은 아닐까 노심초사했다. 여론은 일단 널리 공개되어 있는 의견을 의미한다. 공개는 되었지만 저 구석에 숨어 독을 품는 의견은 모니터링과 트레킹의 대상일 뿐, 여론으로 정의되기는 힘들다. 그 숨어있는 의견을 여론이라 이해하고 그에 기반해 대응하게 되면, 대다수가 이해하기 어려운 대응의 모습을 띄게 된다. 무엇이 더 중요한가에 대한 이야기다.

    언론이 곧 여론은 아니다

    얼마전 까지만 해도 언론 반응을 여론으로 간주하는 습관이 분명 있었다. 따라서 언론에서 사과하라는 의견을 내면, 기업은 (언론 앞에서) 사과해야만 했다. 언론이 문제를 따지면, 그에 따라 개선책을 마련해야 했다. 하지만, 점차 전통 언론의 영향력이 감소하는 것으로 인식되고, 언론 보도 품질이 저하된다는 지적이 일상화되자, 기업은 더 넓은 공간에서 여론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온라인과 소셜미디어 그리고 팬덤의 목소리에 기대는 비율이 점차 높아졌다. 종종 언론의 의견과 그 외 공간에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이 다르다는 것을 목격하게 되었다. 기업이 어떤 목소리에 의지해야 하는지가 새로운 전략적 고민 주제가 된 것이다.

    여론은 무지(無知)하다

    사람들이 특정 이슈에 대해 깊이 알지 못한 채 각자 느낌으로만 여론을 조성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기업이 있다. 그들이 정확한 정보를 기반으로 이슈를 이해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그 의견은 큰 의미 없다 이야기하기도 한다. 그와 더불어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하고 더 나은 이해를 도모하면 그 사람들은 자사에 대한 비판을 멈출 것이라 생각하기도 한다. 일부에서는 저토록 무지한 사람들과는 맞서 싸워야 이 이슈관리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믿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여론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 여론은 기본적으로 무지를 기반으로 한다. 자극이나 감정, 느낌이 여론의 최초 기반이다. 신속히 이슈를 관리해 내고 싶다면, 그 무지에 기반한 여론을 존중하고 그 여론을 날 것 그대로 다루는 대응을 해야 한다.

    여론은 변덕이 심하다

    기업이 중대 위기나 이슈를 관리할 때 스스로 일희일비하게 되는 원인 중 하나가 여론의 변덕이다. 언론도 그에 따라 춤을 출 때가 많다. 어떤 의견에 주목하는가에 따라 여론이 서로 엇갈린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기업은 그렇기 때문에 의미 있는 여론 변화를 찾아가며 모니터링을 지속하는 트레킹 작업을 한다. 이전 여론과 새로운 여론을 비교해 가며, 의미 있는 추이를 살핀다. 자사의 대응에 대한 평가의 의미로도 여론의 변화를 추적한다. 여론의 변덕은 그 자체로는 자연스러운 것이다. 문제는 그 여론의 변덕을 보며 기업측이 따라 변덕을 보이는 경우 발생한다.

    여론은 이해하기 어렵다

    여론을 잘 알고, 이해하고 있다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자신을 여론전문가라고 소개하는 사람도 있다. 여론조사 등의 리서치 업무를 오래 해 왔기 때문에 여론에 대해서는 전문가라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여론은 누구도 이해하기 어려운 대상이다. 할 수 있다, 해 보았다, 잘한다는 주장과 실제 당면한 여론을 이해하는 것은 다른 이야기다. 여론이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에 기업은 더욱 더 다양하고 입체적인 모니터링 체계를 갖춘다. 대다수 의견에 대한 방향성을 기반으로, 중요 의견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가 뒷받침되게 분석 체계를 운용한다. 실시간 변화하는 여론을 꾸준하게 트레킹하면서 의사결정을 개선, 감안, 강화하는 등 노력을 반복할 뿐이다. 여론은 이해하려 노력하면서 최선을 다할 뿐이지, 점을 치거나 예언을 하는 식으로 대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여론은 긍부정만으로는 이해되지 않는다

    대부분 여론 모니터링 체계는 현재 여론을 분석하여 긍정과 부정 비율에 주로 집중하는 경향을 보인다. 소위 찬반 비율을 가지고 회사가 관리해야 하는 위기나 이슈상황을 바라보는 것이다. 하지만, 긍정과 부정 여론 비율을 가지고 무슨 의사결정이 가능한가? 위기나 이슈는 일단 부정 여론을 두껍게 깔고 시작하는 게임이다. 미세하게 긍부정 비율이 흔들리는 것도 큰 의미가 없을 때가 많다. 위기나 이슈관리 대응에 대한 의사결정을 할 때 중요한 것은 ‘여론이 왜(why)’에 대한 인사이트다. 그들은 왜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하는가? 그 부정적 의견은 왜 발생되었는가? 그 ‘왜(why)’를 깊이 있게 분석해야 해결책에 대한 감을 잡을 수 있게 된다.’ 왜(why)’가 기업에게 ‘어떻게(how)’와 ‘무엇(what)’을 해야 하는지를 알게 해 준다.

    그렇게 여론은 항상 답을 준다

    여론 속에 답이 있다는 이야기는 계속 반복할 수밖에 없다. 이슈관리를 위해 여론을 잘 읽다 보면 이 어려운 시기에 우리 회사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 한 개의 의견, 백 개의 의견, 천개의 의견이 계속해서 비슷한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면 그 의견 속에 답이 있다는 의미가 된다. 경험 많은 이슈관리 실무자들은 그 방향성에 대한 프레임이 이미 설정되어 있는 사람들이다. 유사 케이스들을 다루면서 이렇게 하는 것이 사람들이 바라는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 여론 모니터링은 그런 경험 많은 실무자들과 경영진에게 마지막 확신을 주기 위한 작업일 때도 많다. 좋은 모니터링 시스템과 훌륭한 의사결정자들의 조합만큼 완벽한 체계가 없다.

    여론에 대한 존중이 중요하다

    위기나 이슈대응 회의에서 여론을 조작한다는 표현은 잘 쓰지 않지만, 내심 여론을 우리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만들거나 틀거나 해야 한다는 이야기는 종종 나온다. 홍보실에게 여론을 우호적으로 만들 방안을 마련하라는 지시를 하기도 한다. 하지만, 일단 여론이 한쪽으로 기울어진 채 시작하는 기업 위기 및 이슈 상황에서는 기울어진 여론을 반대쪽으로 기울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경영진도 그런 불가능성을 알지만, 무엇이라도 해서 여론을 순화시키라는 지시를 하는 것일 수도 있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여론을 대하는 최고경영진의 자세다. 여론을 존경하라고는 조언하지 못하겠지만, 진지한 존중은 필요하다. 더 나아가 여론을 두려워하는 것이 회사를 위해서도 좋다. 여론 때문에 역사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죽기도 했고, 정부와 기업들이 무너졌다. 여론을 함부로 좌지우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은 무모한 욕심이거나 상상일 뿐이다.

    여론은 자주 다루어 보아야 익숙해진다

    이 또한 경험에 대한 이야기다. 특정 위기나 이슈 상황이 발생되었을 때 집중해 들여다보는 여론은 적응하기에도 시간이 걸리고, 이해하는 대에도 도움이 필요하다. 평소 꾸준히 여론을 읽으며 사업을 진행해 왔다면, 보다 신속 정확하게 이해가 가능 해 지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평소 운용하는 여론 모니터링 체계가 반복에 반복을 거듭하면서 완전한 상태로 구동되고 있으면, 위기나 이슈 시 즉각적인 활용이 쉽다. 실무자들도 분석과 트레킹 그리고 보고의 숙련도가 높아져 있게 된다. 여론을 평소에 모니터링하면, 불필요한 위기나 이슈에 휘말릴 가능성도 줄어들게 마련이다. 조직 자체가 민감성을 지니게 되기 때문에 전반적인 정무감각이 성장한다. 기업 자체가 사려 깊게 된다.

    이 밖에도 여론에 대한 기업의 이해와 태도의 이야기는 다양하다. 흥미로운 것은 여론에 대한 기업의 태도와 이해의 수준이 위기관리나 이슈관리의 성패를 나눈다는 사실이다. 이는 경험적으로도 아주 실전적인 원칙이다. 반면 여론을 폄하하고 잘못 이해하고 자의적으로 해석하려 하고, 심지어 여론을 마음대로 움직여 보려 하는 기업은 상당히 고통받는 것을 가까이서 지켜보아 왔다.

    일부 경영진은 기업이라는 곳에는 기업의 목표가 있는 것인데, 여론에 휘둘려서 갈팡질팡하게 되면 어떻게 사업적 성공을 거둘 수 있는가 하는 주장을 하기도 한다. 여기에 대해서는 할 말이 많지만, 일단 기업의 목표가 여론에 반하거나 충돌하게 되는 경우라면, 그 기업의 목표는 누구에게도 바람직하지 않은 것일 가능성이 높다.

    또한 여론이 강력하게 비판하는 사업을 고집 세게 밀어 부쳐서 성공하는 경우 또한 그리 흔하지 않다. 성공한 많은 기업은 여론에게 지지 받으며 사업적으로 성공하려 애써온 곳들이다. 여론은 기업을 살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한다. 기업이 살아 숨쉬고 진정으로 성공하기 원한다면, 여론을 제대로 보아야 한다. 여론이 이야기해 주는 답을 찾아보아야 한다. 여론이란 정치인이나 공무원들만 신경 써야 하는 주제가 아니다. 기업이 여론과 친해질 수록 위기나 이슈가 적어진다. 그리고 위기나 이슈와 마주했을 때 그것들을 더 잘 관리해낼 수 있게 된다. 여론은 우리에게 답을 주는 친절한 교사가 되는 것이다.

  • 메시지와 잡담의 차이

    [The PR 기고문]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기업의 핵심임원들과 미디어트레이닝이나 메시지 워크샵을 진행하면, 각 사별 그리고 이슈별로 다양한 사례와 입장 그리고 구체적 사실관계에 대한 유익한 토론을 하게 된다. 때로는 주어진 이슈에 반하는 완전하지 않은 대응 논리 때문에 메시지에 결핍감을 함께 느끼기도 하고, 반대로 아주 충실한 논리와 팩트를 기반으로 해 구성된 훌륭한 대응 메시지에 같이 놀라기도 한다.

    이번 글에서는 현장에서 주로 고민거리인 메시지 결핍 및 오류 현상에 대해 정리해 본다. 일반적으로는 갑작스럽게 이슈가 발생되면, 기업 내부에서 미처 입장을 적시 정리하지 못하여 메시지 오류가 발생한다고 보기도 하는데. 그 외에 이슈 대응 시 메시지 오류에는 더 많은 이유와 원인이 존재한다.

    왜 일부 기업은 언론이 돌발 이슈를 취재하는 경우, 기자보다도 준비되어 있지 못할까? 기자는 이미 해당 이슈에 대한 기사 프레임을 짜서 기업측에 문의하는데, 기업에서는 왜 그 프레임을 이해하기는 커녕 그에 더한 더 심각한 프레임을 스스로 만들어 허둥댈까? 기업은 왜 메시지 전달 대신 기자와 잡담을 하며 소중한 기회마저 놓쳐 버리는 것일까? 왜 그럴까?

    첫째, 메시지에 대한 개념정립이 중요하다

    기업 대표나 핵심 임원은 스스로 외부와 내부 메시지에 대한 집착을 보다 키워야 한다고 본다. 평시를 넘어 이슈나 위기발생 시 가장 중요한 통제가능자산은 자사의 메시지뿐이다. 이슈나 위기는 기업의 메시지로 관리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현재같이 통제가능자산이 점차 사라지고 있는 환경에서, 자사의 적절한 대응 메시지는 상당한 효과를 발휘하는 소중한 이슈 및 위기관리 자산이다.

    대표와 임원의 경우 공식적으로 전달하는 메시지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상식처럼 보인다. 하지만, 사석에서의 메시지와 공석에서의 메시지를 일관되게 유지하는 것, 정무감각을 키워 여론이 듣고 싶어하는 메시지를 선별 강조하는 것, 사소한 메시지라도 기업차원의 것이라면 항상 주의하고, 주의하도록 감독하는 것과 같은 노력은 더욱 강화해야 하겠다. “말을 하다 보면 그럴 수도 있지…”라던가, “요즘 기자들은 삐딱하게 말을 해석한다”, “언론에게 어떤 음모가 있어서 우리 메시지를 왜곡하고 있다”는 식으로 자사의 실수를 감싸기만 해서는 안 된다.

    둘째, 기업의 메시지를 항상 고민하자

    내외부 메시지 전달의 문제를 단순하게 메시징 스킬의 문제로만 치부해서는 안 된다. 현장에서 더 많이 부딪치는 한계는 당면 이슈에 대하여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철학이나 원칙이 부재하다는 문제 때문이다. 기반이 없고 고민이 부족했기 때문에 메시지를 구성하려고 해도 감이 오지 않는다. 말 그대로 메시징 스킬만 그에 적용해 버리면, 알맹이 없이 화려하기만 한 거짓말이 떠오르게 된다.

    최근 현장에서 가장 많은 한계를 드러내는 대표적 내부 이슈는 ‘(사내)차별’, ‘(사내)성별간 갈등’, ‘(사내)세대 차이 및 갈등’, ‘(사내)상하간 커뮤니케이션 단절’ 등이다. 외부이슈로는 ‘ESG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실체)’, ‘갑질 및 불공정 거래 논란’, ‘경영진 불법행위 논란’, ‘우수인력 및 기술 정보 유출 논란’. ‘중대재해처벌법관련 논란’등이다. 이와 관련된 구체적 질문을 하면 경영진은 두가지 답변 스타일로 나뉜다. 장황하게 법 또는 사실관계 설명을 하고, 누구든 만들어 낼 수 있는 원칙론적 입장을 메시지로 구성해 전달하는 스타일이 있다. 그 외에는 개인적 생각을 정리해서 기업의 메시지로 보이게 전달하는 스타일이 있다. 그러나, 두 스타일 모두 해당 이슈에 대하여 기업의 부족한 고민의 현황만 드러내 보여줄 뿐이다. 메시지가 없어 메시징을 하지 못하는 형국인 것이다.

    셋째, 발전된 정무감각에 기반한 메시징을 지향하자

    기업이 스스로 ‘하고 싶은 말을 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위험하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더 구체적으로 대표이사 OOO이 하고 싶은 말을 기업의 입을 빌려 하는 것은 더욱 위험할 수 있다. 기업은 하고 싶은 말 이전에 기업으로서 해야 할 말을 해야 한다. 따라서, 흥분하거나 화를 내는 메시지는 기업 메시지로 적절하지 않다. 자사 이익을 강변하며, 상대를 적대시하는 메시지도 기업 메시지로는 적절하지 않다. 법적으로 문제없다는 식의 단편적 상황판단에 기반한 메시지도 적절하지 않다.

    발전된 정무감각이 기반 된 기업 메시지는 일단 온화하다. 차분하다. 자사보다 주요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공감에 기반한 메시지를 더 많이 한다. 객관적이고 중립적으로 보이려 노력한다. 책임을 광범위하게 이해하고 인정하는 모습을 담는다. 해법을 제시하고 더 나아진 미래를 약속한다. 이런 모든 메시지는 이슈나 위기가 발생했을 때 핵심 이해관계자들이 듣고 싶어하는 것이다. 이런 메시지 기반을 벗어나 이해관계자들을 놀라게 하거나, 당황스럽게 하는 메시지라면 분명 문제가 있는 것이다. 이를 사전에 예상하고 걸러내는 능력이 곧 정무감각이다.

    넷째, 끊임없는 공유로 일관성을 유지하자

    아무리 좋은 메시지라도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으면 그것은 메시지가 아니다. 기업 내에서 우리가 멋지고 훌륭한 철학과 원칙을 가지고 당면 이슈나 위기를 관리하겠다 결심하더라도, 누군가 나서서 공개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해 공유하지 않는다면, 그 철학과 원칙은 아무 의미가 없다. 사내에서도 훌륭한 철학과 원칙에 기반해 잘 구성된 메시지는 지속적으로 공유되어야 한다. 임직원들이 수없이 반복되는 메시지에 평소 이미 익숙해져 있어야 한다.

    “대표께서 언론 인터뷰나 외부 발표를 통해 전달하신 메시지를 참고하시지요” 당면 이슈에 대하여 딱히 대응 메시지가 떠오르지 않는다는 임원에게는 이런 조언을 할 때가 있다. 외부로는 대표께서 상당히 활발하게 자사 메시지를 전달하시는데, 자사 임직원에게는 그에 대해 구체적 설명이 되지 않는 기업이 이렇다. “대표께서 강조하시는 것 같은데, 사실 저희 계열사 차원에서는 그에 대한 이해나 실행방안이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이와 같은 사후 이야기가 나와서는 안 된다. 깊게 고민하여 구성된 메시지는 필히 공유되어야 한다. 그 반복을 통해 내외부에서 일관성을 갖추어야 한다.

    다섯째, 메시지는 시시각각 바뀌면 안 된다

    앞에서도 일관성이라는 가치에 대하여 설명 했지만, 기업 철학과 원칙이 조변석개한다는 느낌을 주어서는 절대 안된다. 이슈나 위기 대응에 있어서도 지난 번에는 A 같은 행동과 메시지를 전달한 기업이, 유사 이슈나 위기가 다시 발생하자 이번에는 B 같은 전혀 다른 행동과 메시지를 전달한다고 생각해 보자. 유사 이슈나 위기를 가지고 왜 지난번과 이번 간에 다름이 있는가 하는 질문에 답 해야 하는 새로운 상황을 마주하게 된다. 이 자체가 문제다.

    기업 내외부를 통틀어 예측가능성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직원이 생각하기로 ‘우리에게 소비자관련 이슈가 발생되면 우리 회사는 당연하게 이렇게 대응하고 그에 대해 커뮤니케이션 할 거야’ 라는 일관된 확신이 있어야 한다. 이와 더불어 소비자, 관계기관, 소비자단체, 정치인, 언론이나 온라인 여론 등도 비슷한 예상을 하며 확신을 가지게 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런 공통된 예측과 기대 그리고 확신이 반복되면, 해당 기업의 이슈나 위기는 점차 관리하기 쉬워지는 방향으로 진화할 수 있다.

    여섯째, 메시지를 체화 해서 보여주는 경영진이 필요하다

    대표이사와 경영진은 내 외부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노출이 상대적으로 많은 위치의 사람들이다. 자신이 구성하고 있는 기업의 철학과 원칙 그리고 여러 중요 이슈에 대한 메시지가 있다면, 이를 꾸준하게 가시화 시킬 수 있는 사람들도 이들이다. 환경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하면서 스스로 대중교통을 고집하는 기업인이 있다. 컴플라이언스를 강조하며 골프나 해외출장을 간소화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기업인도 있다. 소비자를 최고로 생각한다는 메시지를 더욱 가시화하기 위해 소비자들과의 만남을 정기화 하는 기업인도 있을 수 있다.

    반면 기업의 메시지와 기업인의 실천에 있어 전혀 다른 갭(gap)을 노려 취재하는 언론도 있다. 예를 들어 안전하게 관리되어 깨끗한 수돗물을 마시자는 메시지를 계속 전달하고 있는 관련 공기업이 있다고 치자. 한 언론이 그 공기업 수십 명 경영진의 자택에서도 실제로 수돗물을 마시는지 취재한다면 어떨까? 그 중 90퍼센트 이상이 시판 생수를 식수로 하고 있다면, 해당 기업의 메시지와 경영진의 실천은 어떤 의미를 가지게 될까? 돌아보면 언론이 기업이나 조직을 비판하는 보도 상당수가 이런 표리부동 현상에 기반하고 있다. 불완전 메시지와 불완전 체화 현상을 지적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일곱째, 메시지를 보면 그 회사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자

    맨 앞 조언과도 맞닿아 있는 이야기다. 기업이 평소 광고나 슬로건, 보도자료 등을 통해 이해관계자들에게 전달하는 일상적 메시지는 부정 이슈나 위기가 발생되면 완전하게 검증된다. 가족과 같은 회사를 주창하는 기업이 실제로 핵심 이해관계자들을 가족으로 생각하고 있는지는 이슈나 위기 상황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환경을 보호해 후손들에게 더 나은 환경을 물려주자 주장하던 기업에게 환경 관련한 부정 이슈나 위기가 발생되면, 그 주장도 확연하게 검증된다.

    여기에서 핵심은 평시 메시지가 아니라, 그에 기반한 이슈 및 위기 시의 메시지다. 평시 반복 주장하던 메시지들을 부정적 상황에서도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는 기업은 훌륭한 기업이다. 최대한 그 메시지를 지키려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는 기업도 훌륭하다. 최소한 평시 메시지에 대한 돌아봄이 있고, 그에 정렬된 대응과 메시징을 기억하는 것은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아주 중요한 핵심이다. 그런 노력이 없다면 이해관계자들은 상황에 대한 매번 새로운 대응 메시지를 보고 그 회사를 판단하게 될 것이다. 그 새로운 메시지가 다시 그 기업을 정의하게 된다.

    이렇게 기업의 메시지는 개인의 메시지와는 다른 측면이 다분하다. 기업 철학과 원칙 그리고 정무감각이라는 수준 높은 역량을 기반으로 깊이 고민된 메시지는 큰 가치를 지닌다. 구성원의 수와 다양성으로 인해 해당 메시지의 공유와 반복의 중요성도 개인의 것과 비교하면 훨씬 크다. 공유와 반복을 통해 형성되는 일관성도 아주 중요한 자산이 된다. 모든 이해관계자들에게 안정감을 주고 그 안정감이 모여 신뢰를 형성해 주기 때문이다.

    지속적 메시징과 그를 체화 한 경영진의 실천이 다시 커뮤니케이션 된다면 더욱 이상적이다. 그런 노력들이 더욱 더 기업 메시지의 가치를 높여준다. 기업의 메시지를 경영 품질의 리트머스라고 보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부정 이슈나 위기를 맞은 기업이 전달하는 메시지를 꼼꼼하게 챙겨 분석해 보자. 그 메시지를 보며 그 기업이 현재 어떤 수준인지를 최대한 살펴보자. 메시지의 문제가 단편적으로 메시징 스킬의 문제라고 할 수 있는 것인지? 메시지의 문제가 숙련되지 않은 화자(spokesperson)의 개인적 부족이라고 할 수 있는지? 해당 기업 메시지에 대한 이해관계자들의 비판과 원성이 단순하게 음모론 때문이라고 치부할 수 있는지? 자애롭게 ‘그럴 수도 있지’하며 눈 감아 줄 수 있는 현상인지를 따져보자.

  • 직원 대상 커뮤니케이션, 생존 전략은?

    [The PR 기고문]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근래 들어 가장 증가하는 이슈 유형이 기업 대표 및 임원이 직원들과 커뮤니케이션하는 도중 발생되는 ‘부정적 논란’이다. 이는 내부 커뮤니케이션 미디어라 오해되는 ‘블라인드’의 활성화 때문이기도 하지만, 전반적으로 MZ로 대표되는 젊은 직원층과 상대적 올드 세대로 칭해지는 대표 및 임원층간의 커뮤니케이션 에러가 근본적 원인으로 볼 수 있다.

    일단 사회적 맥락에 있어 그 두 계층간에는 아주 큰 차이가 존재한다. 예전에 아무렇지도 않았던 일부 맥락과 표현이 이제는 아주 위험한 것이 되었다. 예전에는 없었던 맥락과 표현이 이제는 일반적인 것으로 여겨지는 경우도 많아졌다. 대표와 임원 중 상당수는 아직도 그런 변화에 적극적으로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그에 더해 리더로서 기업 내에서 대 직원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한다는 역할에도 제대로 적응하거나, 준비되어 있지 못하니 부정적인 갈등과 논란은 계속된다.

    이번 글에서는 기업 대표 및 임원께서 직원들과 커뮤니케이션 할 때 기억해야 할 전략적 조언을 정리해 본다. 계속해서 이런 조언을 듣고, 기억하고, 실행하다 보면 언젠가는 직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이 보다 안전해지고, 그 자체를 전략적 목적을 성취하는 효과적 기회로까지 승화시킬 수 있게 될 것이다.

    첫째, 지금 하는 커뮤니케이션의 목적이 뭔가 생각해 보자

    내 앞에 직원 100여명이 앉아 있다고 치자. 줌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는 직원들도 백여명에 이른다고 치자. 이 부담스러운 커뮤니케이션 현장에서 대표인 내가 커뮤니케이션 하는 목적이 무엇인가를 생각해 보자는 것이다.

    혹시 이번 커뮤니케이션을 통하여 대표 자신 또는 임원 자신의 재직 기간을 단축시키는 것이 목적인가? 이번 커뮤니케이션을 통하여 잠잠하던 직원들로부터 공분을 촉발하는 것이 목적일까? 나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회사 명성 및 이미지를 비참하게 훼손하는 것이 목적일까? 문제를 만들어 사후 언론 협찬 예산을 극대화하거나, 내부 직원간 상호 갈등을 조장하는 것이 내부 커뮤니케이션의 목적일까? 절대 아닐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와 같은 부작용을 현실에서 마주하는 기업 리더들이 아직도 계속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기억하자 이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나는 무엇을 얻기 원하는가?

    둘째, 제대로 커뮤니케이션 되지 않는 것이 당연하다

    소통은 기본적으로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다. 하지만 수단으로 활용하기에는 너무 불확실성도 크고 효과적이지도 않아 보인다. 대표인 내가 ‘아’라고 이야기하면 직원들도 ‘아’라고 알아들었으면 좋겠는데, 그렇게 되지 않는 게 기본이다. 커뮤니케이션은 제대로 되는 것이 오히려 이상한 것이다.

    기업 리더는 직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제대로 되지 않는 것이 기본이라는 생각을 항상 기억해야 한다. 이를 위해 보다 철저하게 준비하고 전략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하려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조급함을 버리고 일관되게 꾸준히 커뮤니케이션 해야 한다. 일부 기업 리더들은 한번의 타운홀 미팅을 뼈저리게 실패한 뒤 절대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겠다는 결심을 한다. 그런 상황을 만들지 않아야 하겠다는 생각을 먼저 해 보자.

    셋째, 공감 능력은 곧 예측 능력이다

    아. 그렇구나. 그렇게도 생각할 수 있겠구나. 흥미로운 생각이네. 좀더 설명을 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등과 같이 직원의 이야기를 수용하고 공감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일부에서는 회사가 우리 직원들의 이야기를 듣겠다는 식으로 회사의 리스닝을 강조하지만, 그 보다 중요한 것은 회사가 직원인 우리에게 어떤 이야기를 해 주는 가이다.

    회사가 직원들에게 해 줄 이야기가 전략적으로 잘 준비되고 전달된다면, 정상적인 상황에서는 그에 대한 직원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기회는 온다. 그 과정에서 가장 유효하고 안전한 커뮤니케이션 방법은 공감해 주는 것이다. 관심을 가져주는 것이다. 의미를 찾는 것이다. 모든 주장에는 일리(一理, 어떤 면에서 그런대로 타당하다고 생각되는 이치)가 있다. 그 일리를 찾자. 만약 이 부분이 생략되거나 무시된다면 내부 커뮤니케이션은 산으로 가게 된다. 시끄럽게 된다. 그러니, 미리 직원들의 생각을 예측해 보고 최대한 공감하려 애쓰자.

    넷째, 분노는 시간이 해결하지만, 미워함은 시간으로도 해결되지 않는다

    소통하기 전에 일단 대표 자신과 임원을 직원들이 좋아하게 만들자. 그게 어렵다면 호감이라도 가지게 만들어야 한다. 그것도 힘들다면 최소한 직원들이 내 자신을 싫어하거나, 두려워하거나, 미워하지 않게 만드는 것이 최선이다. ‘괜찮은 분’ 정도면 사실 가장 좋다.

    일단 직원들에게 그런 감정을 만들어 내지 못한다면, 해당 기업 리더의 소통 노력은 폭력이 되거나, 혐오를 생산하게 된다. 운이 좋아도 직원들이 아무 관심을 가지지 않게 만들 뿐이다. 내부 커뮤니케이션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먼저 기업 리더를 호감 있게 바라보는 직원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것도 소통을 위한 사전 준비다.

    다섯째, 합리적 원칙은 큰 무기

    직원들은 항상 회사로부터 무언가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어한다고 했다. 기업 리더가 내부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함에 있어 회사 여러 주제에 대하여 합리적 원칙을 적용했던 전례들을 다양하게 제시하는 것이 좋다. 이를 통해 회사의 합리적 원칙에 대한 반복적인 강조를 이어 나가는 것이다.

    각각의 주제에 있어 회사가 생각하는 합리적 원칙들이 일관되게 적용되고, 반복된다면, 직원들은 이를 통해 회사의 방향성, 우선순위, 전략 등을 이해하게 된다. 회사의 미래를 예측하게 된다. 자신들이 회사의 미래에 어떻게 적응해야 하고, 기여해야 하는지도 그러한 원칙들의 이해로부터 가능하게 된다.

    여섯째, 준비, 준비, 준비

    내부 커뮤니케이션도 외부 언론이나 주주 커뮤니케이션 등과 같이 사전에 철저하게 준비하고 준비해야 한다. 준비되지 않은 커뮤니케이션은 전략적이지 않은 커뮤니케이션이다. 다양한 직원의 질문을 예상하고 분석해야 한다. “왜 우리 급여 수준이 이래요?”, “이번에는 왜 인센티브가 없어요?”, “왜 임원들은 인센티브를 더 받아요?”, “좋은 인력들 다 빠져나가는데 어떻게 할거에요?”, “우리 회사는 미래가 있나요?” 등과 같이 기업 리더들이 받기 싫은 질문까지 예상하고 준비해야 한다.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의 반대말은 ‘허심탄회’다. 위와 같은 최악의 질문들을 대하면서 기업 리더가 허심탄회하게 진정성을 전달한다고 하다가 수많은 실제 리더들이 곤경에 처하곤 했다. 진정성도 준비해야 빛을 발한다. 갑작스럽게 떠오르는 개념이나 표현 또는 비유는 종종 독(毒)이 된다.

    일곱째, 세 사람 이상에게 피드백 받자

    리더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좋은 메시지와 비유가 다른 사람에게는 전혀 다르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자. 특히나 MZ세대들은 기업 리더가 전달하는 표현과 맥락에 익숙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농담이 농담이 아닌 경우가 그 때문이다.

    이를 위해 안전성을 극대화하려면, 준비된 질문과 답변을 세 사람 이상에게 동시에 보여주고 피드백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그 여러 조언자들을 연령대나 성별에 따라 나누어 보아도 좋다. 실제로 그렇게 여러 사람에게 피드백을 받아 보면, 꼭 몇 개 이상의 위험할 뻔 한 내용이 나타난다. 그 내용을 그대로 커뮤니케이션 했다면 발생될 수 있었던 부정적 결과를 미연에 방지한 것이다.

    여덟째, 내일 뉴스에 실린다고 생각하자

    직원들은 우리 회사의 출입기자라는 생각을 하는 것이 좋다고 계속해 강조하고 있다. 기자에게 하지 못할 이야기라면 직원에게도 하면 안 되는 환경이 되었다. 우리 끼리 만 알고 있자는 개념이 사라진지는 꽤 되었다. 일부 리더들은 그렇다면 직원과도 진정성 있게 구체적인 소통을 하지 말라는 것이냐는 질문을 한다. 하지만, 여기에서 핵심은 진정성이나 구체적 소통 부분이 아니다. 안전하게 준비된 메시지로 커뮤니케이션 목적을 달성 시킬 수 있는 것이냐 여부가 핵심이다.

    내부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리더가 실수했으면 바로 사과하고 수정하는 것이 좋다. 직원들을 존중한다는 의미에서 가능한 반말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리더가 하고 싶은 말 보다, 꼭 해야 하는 말만 하는 것이 좋다. 갑자기 떠오르는 비유나 사례에 독이 있다고도 했다. 오늘 직원들에게 한 리더의 말이 내일 아침 신문에 실린다고 해도 별 문제 없을 그런 커뮤니케이션이 기본이다.

    아홉째, 면대면은 가능한 최소화하자. 서면이 기본이다

    우리는 흔히 글로벌 기업 CEO가 공개적인 장소에서 프리젠테이션을 하고 투명하게 이해관계자들과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을 본다. 그리고 일부 우리 기업 리더들은 그러한 소통 마인드를 부러워하며, 일부에서는 그것을 그대로 따라 소통을 시도하곤 한다. 하지만, 아주 잘못된 오해가 있는데, 글로벌 기업의 성공한 CEO들도 기본적으로는 내부 직원들과 텍스트로 커뮤니케이션 한다는 사실이다.

    일반적인 경영자에게는 구두 커뮤니케이션 보다 텍스트 커뮤니케이션이 훨씬 안전하고 효과적이다. 잘 짜여진 텍스트라면, 그 효과는 더욱 크다. 자주 직원들과 얼굴을 맞대고, 구두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현재 상황에서 어떤 커뮤니케이션 형식을 빌어 커뮤니케이션 해야 회사의 커뮤니케이션 목적을 좀 더 잘 성취할 수 있는가를 살펴야 한다.

    열째, 한 방으로 완성되는 소통 없다

    GE의 전설적인 경영자 잭웰치가 한 말이 있다. “중요한 메시지는 천번이라도 말하고, 하고, 하고, 또 하세요” 어떻게 같은 메시지를 천번이나 반복한다는 것인가? 하지만, 그렇게 열심히 반복 반복해야 겨우 커뮤니케이션이 가능 해진다는 의미를 그와 같이 표현한 것이다.

    직원들과의 연례 타운홀 미팅으로 이룰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목적은 얼마나 될까? 매월 CEO 레터를 보낸다면? 주간단위로 회사 방송에 출연하여 백문백답을 한다면? 돌아가며 직원들과 티미팅을 한다면? 그런 한두번의 이벤트로 회사의 커뮤니케이션 목적을 얼마나 달성할 수 있는가 한번 생각해 보자. 중요한 것은 반복이고, 일관성이다. 이를 통해 회사의 준비된 커뮤니케이션 메시지가 축적되고 자산화 되어야 한다. 천 번 이야기해서 안된다면? 이 천 번 이야기하도록 하자.

  • 전략적 타운홀 미팅을 위한 가이드라인

    [The PR 기고문]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중국으로 스카웃 되가는 우리 회사 인력 중 진정한1류는 없다” “경쟁사로 인력이 이동한다고 하면, 그것이 오히려 당신들에게는 기회 아닌가?”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는 것이 이치다” 이런 이야기는 시니어 임원간의 사적 술자리에서 나온 이야기가 아니다. 기업 경영진이 직원들과 소통하기 위해 마련한 타운홀 미팅에서 직원들에게 전달된 메시지다.

    이런 메시지의 오류는 그대로 참석 직원들에 의해 블라인드에 도배가 된다. 그 뜨거운 평가를 일부 언론에서는 긁어 기사화한다. 다시 그 기사는 여러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국내외로 공유된다. 예전에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회사 내 조회 내용이나 회의실 담화 내용이 그대로 공유되는 일도 다반사다.

    소통을 위해 진행한다던 타운홀 미팅이 제대로 된 소통은 커녕 불필요한 부정 이슈를 생산하는 것이다. 회사는 힘들어지고, 그 소통을 진행했던 경영진은 곤경에 빠진다, 직원들은 예전에 없던 불만과 황당함을 느끼게 된다. 대체 왜 타운홀 미팅이라는 것을 해 가지고 이런 분란을 만드는 가 하며 타운홀 미팅을 중단하자는 이야기까지 나오곤 한다.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타운홀 미팅은 그렇다면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준비를 위한 원칙이나 인사이트는 어떤 것이 있을까?

    첫째, 직원들을 이제는 기자라고 생각하자

    직원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자신만의 개인 미디어를 가지고 생활하는 기자들이다. 언론사에 적을 두고 기사로 월급을 받지는 않는다지만, 직원들은 마음만 먹으면 회사내 어떤 이슈라도 개인 미디어를 통해 공개할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들이라 생각해야 한다. 그 내용이 부정적이라면 더욱 더 공개의 의지는 커지게 된다. 기자와 다를 것이 없다.

    가끔 기자와 인터뷰나 기자회견을 하게 되면 경영진은 상당한 준비를 한다. 질문을 예상하고, 답변을 정리하고, 그 답변의 파장을 예측하고 점검 검증하는 작업을 거친다. 일부 경영진은 중요한 인터뷰나 기자회견을 위해 상당한 시간을 투자해 사전 실습해 보는 트레이닝을 거치기도 한다. 직원들을 기자라고 생각하게 되면, 그들과의 타운홀 미팅을 위해서도 엄격한 준비를 하게 될 것이다.

    둘째, 직원들을 이해하자

    경영진이 말로만 이해하고 공감하겠다 해서는 안 된다. 이해하지 못하면서 이해하는 척하는 것이 더 부자연스러운 것이다. 멀리서 직원들을 바라보기 보다 그 안에 들어가 이야기를 많이 들어 보면서 이해하려 해 보자. 그들의 관심과 화두가 무엇인지를 이해하려 노력해 보자. 회사와 관련해 어떤 생각을 하는지를 중심으로 살펴보자.

    직원들이 어떤 스타일의 소통방식을 좋아하는지 또는 싫어하는지를 알기 위해 노력해 보자. 경영진의 생각이나 개념이 그들에게 이질적일 수도 있다는 점을 받아들이자. 그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그들이 공감할 수 있는 내용에 집중한 소통을 해야 한다는 원칙을 항상 기억해야 한다.

    셋째, 그들의 질문을 공부해 보자

    경영진이나 타운홀 미팅을 준비하는 팀에서 만든 예상질문에만 의지하지 말자. 최소한 다른 기업이나 경쟁사의 타운홀 미팅에서는 어떤 주제의 질문이 나왔는지도 살펴보자. 직원들을 사전에 이해해 보려는 노력의 과정에서 들었던 질문도 챙겨보자. 풍부한 예상질문을 하나 하나 꼽아 보면 직원들의 진짜 관심과 생각을 구경할 수 있다.

    다양한 질문들을 정리해 분석해 보면 어떻게 답변을 주어야 하는지에 대한 감도 생기기 시작할 것이다. 만약 여기저기에서 취합한 특정 질문이 중복된다면 그에 대한 우선순위는 당연히 더 높아져야 한다. 답변을 준비함에 있어서도 더욱 신중한 자세가 필요해지는 것이다.

    넷째, 질문에서 핵심 메시지를 찾자

    질문을 다양하게 많이 접해보면 그에 적절한 핵심 메시지를 정리하는 것도 보다 쉬워진다. 질문 속에 답이 있다는 말을 흔히 하는데, 실제로 질문이 좋은 답을 정리하게 해 주는 법이다. 회사 경영진이 하고 싶은 말과 직원들이 듣고 싶어하는 말이 일치되거나 많은 부분 오버랩 된다면 그 보다 좋을 수는 없다.

    하지만, 회사와 직원간 원하는 메시지가 일부 다르더라도, 가능한 접점을 찾아 핵심 메시지화 하려는 노력은 해 보아야 한다. 다른 부분을 이야기하기 보다, 같은 부분을 찾아 이야기하는 커뮤니케이션 습관을 들여보자.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고 이야기하는 것만큼 좋은 소통 자세가 없다.

    다섯째, 답변을 마련했다면 검증 받자

    소통에 대해 허심탄회하면 된다는 생각을 하는 경영진이 아직도 많다. 그러나 기업 커뮤니케이션에서 강조하는 전략적 커뮤니케이션 관점에서 보면 허심탄회란 비전략적 커뮤니케이션이라는 의미일 뿐이다. 아무 준비나 숨김 없이 마음을 터 놓는 소통은 사실 가족끼리도 그 결과를 장담하기 어려운 방식이다. 어떻게 든 되겠지 해서는 안 된다. 속마음을 이해해 주겠지 상상해서도 안 된다.

    타운홀에 참석해 질의응답을 진행하는 경영진은 자신이 마련한 답변이라 할지라도 다른 주변인이나 전문가들에게 사전 검증을 받아보는 시간을 갖는 것이 안전하다. 자신이 간과했던 부분을 다른 사람들에게 부탁해 찾아보고 발견하여 조언해 달라 하는 것이다. 미리 다양한 검증을 마친 메시지는 안전할 수밖에 없다. 소통을 완성시켜주기 위한 준비를 하는 것이다.

    여섯째, 적절한 답이 떠오르지 않는다면 일단 공감하자

    모든 질문에 모든 답변을 마련해 나가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아무리 노력해 준비했어도 예상 못한 질문을 직원으로부터 받을 수 있다. 그에 대해 순간적 생각이나 떠오르는 상을 가지고 답변하게 되면 자칫 문제의 답변으로 전이될 수 있다. 타운홀 미팅은 모든 질문에 답을 주려는 목적의 미팅이라기 보다는, 다양하고 새로운 직원들의 이야기를 듣기 위한 목적도 있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따라서, 생각지 못했던 질문이 나오는 경우에는 그 질문을 곰곰이 새기면서 공감하는 자세의 답변으로 가늠하는 것이 좋다. 좀더 생각 해보고 답을 마련해 보겠다고 진실되게 이야기하는 것도 좋다. 고개를 끄덕이면서 공감을 표시하고. 새로운 시각이나 생각거리를 주어 감사하다는 표현을 하는 것이 좀 더 좋은 답변이 된다.

    일곱째, 가능한 부정적인 표현이나 감정은 피하자

    직원들에게 잘 보이려고 그렇게 하자는 것이 아니다. 기업 커뮤니케이션 목적이 훼손된다면 타운홀 미팅의 실행 가치가 없어지기 때문에 불필요한 해석이나 감정을 일으키지 말자는 것이다. 젊은 직원들에게 그들보다 나이 많은 경영진은 항상 불편하고 어렵고 어색한 대상이다. 그런 경영진의 입에서 부정적 표현이나 감정이 쏟아져 나오면 그 결과는 뻔하다. 좋은 이야기만 해도 커뮤니케이션 목적을 완전하게 달성하기가 어려운데, 부정적인 이야기로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

    일부 타운홀 미팅에서 실수하는 경영진의 특징은 대부분 화가 나 있다는 것이다. 진짜 분노까지는 아니지만, 특정주제에 대한 이견을 기반으로 일부 직원들의 극단적 의견에 불만을 가졌던 분들이 많다. 타운홀이라는 기회(?)를 통해 직원들의 생각을 바꾸어 주어야 하겠다는 생각을 한다. 최소한 다른 시각이라도 알려주어야 하겠다고 마음먹는다. 그러지 말자. 뜻대로 되지 않을 뿐 아니라, 종종 문제만 만든다.

    여덟째, 도중에 말 실수가 있었다면 현장에서 교정하자

    말을 하다 보면 실수가 있을 수도 있다. 문제는 그 실수를 나중에 교정하려 하거나, 실수에 아랑곳하지 않으니 발생된다. 경영진이 답변을 하다가 실수했다고 생각되는 표현이나 내용이 있었다면, 바로 실수를 인정하고, 다시 올바른 표현이나 내용으로 대체하려 노력해 보자. 사람은 실수에는 때때로 관대하다. 특히 그 실수를 인정하고 교정할 줄 아는 사람은 좋게 보게 된다.

    현장에서 자신이 실수를 깨닫지 못했더라도, 그 실수를 알아채고 이야기해 주는 주변인을 만들어 놓으려 해야 한다. 경영진이 무서워서 함부로 그의 실수에 대하여 이야기하지 못하는 분위기라면 문제는 언제든 발생될 수 있다. 이런 경우는 타운홀 미팅도 성공하기 어려운 기업 문화를 가진 곳이라고 볼 수 있다. 자유롭게 실수에 대해 이야기하고 수용하고 사과하고 교정하는 분위기는 정말 중요하다.

    아홉째, 타운홀 미팅의 목적을 항상 기억하자

    타운홀 미팅이 목적 그 자체는 아닐 것이다. 타운홀 미팅을 통해 소통을 하고 싶다고 하는데, 소통도 사실 목적은 아니다. 소통은 수단일 뿐이다. 기업 커뮤니케이션에서 목적을 확실히 정하는 것은 전략을 정하는 첫 단추다. 타운홀 미팅을 통해 회사는 무엇을 얻기 원하는가? 이에 대한 정확하고 적절한 질문이 있어야 한다.

    신임대표로서 첫번째 진행하는 타운홀 미팅이라면 신임대표가 자신을 소개하며, 직원들에게 새롭게 강조하고 싶은 것을 이야기하고, 직원들이 궁금해하는 것에 대해 비전 있는 답을 해 주는 것이 목적이 될 수 있다. 새로운 변화를 목전에 두고 있는 경우라면 대표가 그 변화의 필요성과 목적에 대해 설명하고, 직원들이 가진 변화에 대한 관심사를 들어보는 기회를 마련한다는 것이 목적이 될 수 있다. 단순히 멋지게 발표하고, 훌륭하게 답 해주고, 직원들을 감동시키는 것이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마지막, 블라인드에 어떤 말이 실릴지 미리 상상해 보자

    기자와 인터뷰나 기자회견을 하고 나면 그 결과로 기사화된 제목과 내용에 관심을 두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기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을 훈련하는 미디어트레이닝에서도 “내일 실릴 신문기사를 예상하며 기자의 질문에 답하라”는 조언을 한다. 기사화되면 좋지 않을 메시지는 아예 입 밖으로 내보내지 않으면 된다. 반대로 기사화하기에 적절한 메시지만 말하자는 것이다.

    타운홀 미팅 후 또는 타운홀 과정에서 나오는 직원들의 반응을 예상해 보는 것은 도움이 된다. 직원들이 어떤 반응을 해 주었으면 하는 가에서부터 전략을 짤 수도 있을 것이다. 그들의 반응을 예상해 답변을 마련하고, 핵심메시지를 정리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만약 블라인드에 실린 직원들의 반응이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거나, 상당히 부정적인 것뿐이라면, 어디에서부터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를 살펴야 한다.

    직원들의 이상한 사후 반응에 크게 놀랐다면 그 타운홀 미팅은 실패한 것이다. 그 실패 원인을 제대로 살펴 개선하지 못한다면 그러한 놀라움은 다시 계속될 것이다. 모든 사람들과 모든 환경이 어려워질 것이다. 그러한 두려움을 가진 꾸준한 준비가 성공적인 타운홀 미팅을 만드는 기반이 될 것이다.

  •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이 실패하는 이유

    [The PR 기고문]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위기관리란 위기를 관리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위기관리 커뮤케이션이란 위기관리 주체가 위기를 어떻게 관리하고 있는지를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의 가장 중요한 전제는 위기관리 그 자체라는 것이다. 따라서 정확한 의미의 위기관리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도 존재할 수 없다는 의미가 된다.

    많은 사람들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위기관리에 성공하기를 바라고 기대한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을 보고 위기관리가 성공했는지, 실패했는지를 판정하려 하기도 한다. 더 일부는 위기관리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을 같은 것으로 보거나, 자주 혼동하기도 한다. 그러나, 현장에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을 자문하다 보면, 위와 같은 자잘한 개념적 오류와 혼동이 위기관리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되는 상황을 종종 접하게 된다.

    절대 변하지 않고, 바뀌어서도 안 되는 가장 확실한 개념은 하나다. 제대로 된 위기관리만이 제대로 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을 가능하게 한다는 것이 진리라는 사실. 반면 위기관리만 제대로 되었을 뿐,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은 제대로 되지 않은 경우라면, 전반적 위기관리는 실패한 것으로 판정된다. 위기관리 범위내의 노력들이 완벽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위기관리는 실패했는데,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만 성공한 것 처럼 보여지는 경우가 있다면 이는 고도의 속임수일 가능성이 높다. 정확한 의미의 위기관리가 아니었다고 보는 것이 맞다.

    이번 글에서는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이 실패하는 다양한 실무적 원인에 대해서 돌아본다. 이전에도 여러 번 언급했던 내용들이지만, 종합해서 실패 원인을 곱씹어 가며 개선 또는 변화를 다시 시도해 보아도 좋을 것이다. 위기관리는 어느 정도 잘 했다고 보는데, 왜 우리 회사의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은 잘 안되는 것일까?

    첫째 이유, 상황파악이 어렵고 늦다.

    상황파악이 되지 않고, 되더라도 너무 늦어 버리면 위기관리 자체도 적절하게 될 가능성은 사라진다. 심지어 언론이나 온라인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상황에 대해 속속들이 알고 더 나아가 여론을 형성해 나가는 시점에 기업 내부에서는 전혀 갈피도 못 잡고 있다면 백전백태가 뻔하다.

    온라인과 소셜미디어가 활성화되면서 위기 시 기업에게 요구되는 신속한 상황파악과 입장 정리 압력은 더욱 가중되어 간다. 그렇다고 시간에 쫓긴 정확성 떨어지는 상황파악이나 입장정리는 더욱 위험 해 졌다. 돌발 상황에 처한 기업을 향한 입장 정리 압박과 정확성의 요구. 이 압력을 적절하게 적시에 핸들링해 내지 못하는 기업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실패한다.

    둘째 이유, 정무감각의 부실 또는 부재

    돌발 상황이 발생했을 때 그에 대한 사회적 여론 추이 또는 방향성을 예상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면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의 실패 가능성은 높아진다. 특히 의사결정을 하는 고위경영자 그룹내에서 해당 상황에 대한 적절한 이해가 떨어지면 결과는 더욱 암담 해 진다. “이 상황이 왜 문제인걸까?” “지금 온라인에서 하는 이야기들이 전혀 이해가 안 되는데?” “왜 사람들이 이렇게 화를 내는 걸까” “이건 일반적 상황 같은데, 반응이 이상하네?”같은 소리가 나오면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은 불가능 해 진다.

    여기에 온라인 공중이나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보는 의사결정자의 시각에 존중이 없으면 더욱 더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은 어려워진다. 평소 공중 및 이해관계자관을 정확하게 형성 해 일상적 사업에 반영하고 있어야 위기 시 커뮤니케이션이 최소한이라도 가능해 진다. 기업에게 정무감각이란 여론을 읽고 이해하며 그에 따르는 감각을 의미한다. 일부라도 위기 시 여론을 읽지 않고 무시하며 그에 맞서 싸우려고 까지 한다면 재앙이 된다.

    셋째 이유, 비선의 개입

    올바른 정무감각이 형성되어 있는 의사결정그룹이 존재하는 기업에게는 비선이나 요행, 기술, 편법은 필요하지 않게 된다. 그러한 무리수가 절실한 기업은 제대로 된 정무감각을 보유하지 못한 곳이다. 여론이 이해되지 않고,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고 보기 때문에, 누군가 무언가 마술을 보여주었으면 하는 기대를 하게 되는 것이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은 분명한 주체가 존재한다. 해당 위기를 관리하고 있는 핵심 주체인 기업이 커뮤니케이션의 주체다. 이 중간에 누군가가 끼어들고, 무언가가 뿌려지고, 어떤 일들이 더해지면 상황은 통제불가능한 구역으로 진입하게 된다. 위기관리가 제대로 될 수 없게 된다는 의미다. 이를 바라보는 공중과 이해관계자들은 더욱 더 혼동에 빠지게 된다.

    넷째 이유, 과감성 및 진정한 태도의 결여

    언젠가부터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을 매우 유효한 기술이나 기법으로 여기는 시각이 생겨났다. 사과를 하는 방법에 대해 공부하는 곳도 있다. 그러나, 가만히 생각해 보면 사과하는 법을 배우기 전에, 사과할 일을 만들지 않을 방법을 고민하는 것이 순서 아닌가? 제대로 사과할 줄 아는 기업이나 사람은 사과할 일을 아예 만들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있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은 기술이나 기법이 아니다.

    위기관리를 위해 커뮤니케이션 하는 대응책, 개선책, 재발방지책, 보상책 등의 다양한 내용을 잘 분석해 보면, 그 중 상당수가 슬로건, 의지표명, 카피성, 근거미비 한 성격의 것들이다. 일단 현 상황을 잘 넘겨보자는 전술적 의도가 다분하다. 일반적으로 이런 태도의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기업의 경우 얼마가지 않아 비슷한 위기상황을 다시 경험하게 된다. 이전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이 전부 거짓말이 되는 셈이다.

    다섯째, 위기관리 리더십의 결여

    일부 기업에서는 사과문이나 해명문에 자사 대표이사 이름을 넣는 것을 꺼리는 경우도 있다. 마케팅 차원의 위기였으니 마케팅 임원이 사과하라는 이야기도 나오는 경우가 있다. 기업의 모든 경영활동에 책임을 지는 대표이사가 위기관리 과정에서는 사라진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도 스스로 화자가 되거나 등장하지 않는다. 이런 경우 기업이 약속한 개선이나 재발방지책이 제대로 준수되어 결실을 이룰 가능성은 현격히 낮아진다. 공중이나 이해관계자들도 이를 알고 있다.

    심지어 과감한 개선책과 재발방지대책을 발표하고 고개 숙였던 대표이사가 다음 인사에서 교체되기도 한다. 이전 대표이사가 약속한 내용을 끝까지 책임지고 달성하는 신임 대표이사는 드물다. 일각에서는 위기관리 비용보다 인사 비용이 더 저렴하다는 자조적인 이야기도 나온다. 위기관리 리더십까지 이야기하기에는 어울리지 않는 수준의 경우들이 있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이 잘 될 리가 없다.

    여섯째, 전통적인 매체 개념의 고수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을 정의할 때 일부 기업에서는 부정적 기사나 보도를 빼고 막아내는 것이라 정의하거나 상상하는 곳도 있다. 우리 회사에 부정적인 뉴스들을 막아내면(?) 진짜 위기는 오지 않거나 사라진다고 믿는 임원이 아직도 있다. 가능한 부정적인 것은 막아내고 빼 버려야 제대로 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이라는 인식이 여태 존재한다.

    그런 임시처방에 주로 신경 쓰느냐 실제로 신속하게 결정해 발표해야 할 회사의 입장과 여러 대응책 마련은 계속 지연된다. 감정적으로 신경 쓰이는 부정적 기사만 계속 의사결정그룹내에 공유된다. 평소 읽지 않던 기사들을 꼼꼼하게 들여다보며 기자가 쓴 단어 하나나 표현 한 줄에 법적 대응을 이야기한다. 이 때 중요한 것은 빨리 자사의 입장을 마련해 후속 기사들이 우리 회사의 입장을 충분히 담을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막고 빼고가 먼저가 아니다. 전부도 아니고.

    일곱째, 일희일비의 만연

    사과문을 수십번에 걸쳐 수정해 게시하는 기업도 있다. 사과를 했다가 이내 법적으로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입장을 바꾸는 기업도 있다. 심지어 하나의 사과문에 깊은 사과와 반성 그리고 법적 대응을 함께 이야기하는 그로테스크한 기업도 있다. 기업 대표가 무릎 끓은 사진을 릴리즈 하며 커뮤니케이션 하기도 한다. 각종 소셜미디어에 회사 오너나 대표이사가 감정적 글을 써가며 여론에 맞서기도 한다.

    의사결정그룹이 얼마나 일관성 있고 안정적인 태도를 보이는가에 따라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의 품질은 큰 영향을 받는다. 그런 무게감 있는 고품질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은 공중과 이해관계자로부터 신뢰를 이끌어 낸다. 아이디어나 재미가 기반이 아니라, 원칙과 철학이 기반이 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은 위기 시 일희일비하지 않는 경영진에 의해서만 가능하게 된다.

    여덟째, 일선 실무진의 전문성 부족

    언론팀의 팀장이 기자들을 잘 모른다거나, 온라인 팀장을 맡은 지 얼마 안 되어 온라인 생태계를 아직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면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의 실행은 어려워진다. 평소 실무그룹이 얼마나 이해관계자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키워 놓았는지는 위기가 발생되면 여실하게 드러난다. 위기관리나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을 하기 위해 대행사나 여러 협력사들을 동원하기도 하지만, 기업 내부 실무진의 이해관계자 이해도나 실무역량은 결과물의 품질을 크게 좌우하는 키 역할을 한다.

    위기관리 명언 중에 “위기 시에는 플랜과 싸우지 말고 상황과 싸우라”는 말이 있다. 대부분 플랜과 싸우는 상황이 벌어지는 경우는 기업 내부 실무 그룹의 역량이 부족한 경우다. 역량 있는 실무진은 상황과 싸운다. 상황을 예상하고 움직인다. 무엇이 중요한 것인지, 어떤 것이 꼭 필요한 것인지, 무엇을 해야 그 실행이 가능해지는지에 대한 경험적 이해와 통찰이 있어야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도 성공한다.

    아홉째, 위기관리 예산 개념의 혼동

    위기관리를 위한 예산을 철저하게 비용으로만 보는 시각이 있다. 일부는 아주 불필요하게 지출되는 비용으로 본다. 문제는 현재 부정이슈로 회사가 불타오르고 있다는 것인데, 불을 끄는 데 필요한 비용을 쓰는 것이 아깝다는 셈이다. 실무자들은 더욱 더 위축된다. 어차피 결재가 나지 않을 비용이기 때문에, 대응에 비용을 투입하지 않으려 한다. 정확히는 비용을 투입하지 못한다.

    위기대응을 위한 지시사항에는 상당한 비용이 동반되는 것이 대부분이라, 그 지시사항을 실행하지 못하고 주저하게 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추후 감사 대상이 될 수도 있는데, 상황이 급하다고 대응 비용을 투입하자 하는 이야기도 하기 어려워한다. 위기관리만큼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도 예산은 들어간다. 예산 없이는 위기관리 없는 것처럼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도 그렇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은 공짜가 아니다. 다른 모든 것처럼.

    마지막, 반면교사나 벤치마킹의 부재

    다른 기업이 당했던 일을 똑같이 당하는 기업은 어떻게 보아야 하나? 다른 기업이 이미 잘 관리했던 위기 상황을 제대로 관리해 내지 못하는 기업은 어떻게 볼 수 있나? 공중과 이해관계자에게는 차리리 익숙한 위기 상황에 홀로 놀라고 당황스러워 하는 기업은 어떤 기업인가? 공중과 이해관계자들이 대부분 이해하고 있는 트렌드와 여론을 낯설어 하는 기업은 어떤가? 계속해서 바뀌는 사회 환경과 달리 아직도 수 십년 전 상황에 머물러 있는 기업에게 위기관리란 어떤 것인가?

    “처음 당하는 상황이라 경황이 없었습니다.”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 발생해서 대응이 적절하지 못했습니다.” “흔치 않은 상황이라 모두가 당황했습니다.” 등과 같은 이야기들이 얼마나 피상적인 변명인지를 잘 알지 못하는 기업도 있다. 좋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은 다른 기업 그리고 자사의 예전 케이스들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분석해 낸 기업만이 할 수 있는 귀중한 실행이자 결과물이다. 항상 살피고, 고민하고, 기억하는 기업의 습관은 그래서 필요하다.

  • 강력한 홍보실이 만드는 10대 가치

    [The PR Times기고문]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어느 정도 규모에 이른 중소기업과 스타트업 경영진과 미팅을 하면 종종 비슷한 고민 주제들을 놓고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그 중 대표적 고민이 ‘우리 회사에게 홍보실이 필요한 건가?’ ‘홍보실을 구성한다면 어떻게 구조를 만들어야 하는가?’ ‘홍보실을 운영하면 어떤 점이 좋은가?”하는 아주 현실적인 주제들이다.

    일부 기업 경영진은 예전 자신이 대기업에서 일할 때 홍보실이 하는 일을 보았는데, 이제는 그와 비슷한 역할을 해 줄 직원들이 자신에게도 필요하게 된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한다. 어떤 경영진은 아직까지 홍보실이 필요한지는 모르겠는데, 몇몇 부정 기사에 대해서는 신경이 쓰인다는 이야기도 한다. 회사가 홍보실까지 꾸릴 사이즈가 되지 않아서 어떤 레벨의 홍보담당자를 고용해야 할지에 대해서 고민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 중요한 고민을 하는 기업 경영진에게 컨설턴트가 단순히 ‘큰 회사도 대부분 홍보실을 운영하고 있으니 대표님 회사도 하시는 게 좋을 겁니다’ 같은 일반적인 조언을 할 수는 없다. 경영진이 고민하는 것은 회사가 지속적으로 발전하는데 있어서 홍보실이 과연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확인이다. 그리고 제한된 현실속에서 어떤 구조로 홍보인력을 고용 또는 활용해야 가장 이상적인 투자대비 생산성이 도출될 수 있을까 궁금해하는 것이다.

    이번 글에서는 그런 고민을 가진 기업들이 홍보실을 왜 구성하고 운영해야 하는지에 대해 돌아보고, 현실적인 영역에서 강력한 홍보실을 구성해 운영하게 되면 회사가 얻을 수 있는 새로운 가치에 대하여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강력한 홍보실은 다음과 같은 가치를 회사에 선물하게 된다.

    첫째, 강력한 홍보실은 회사에게 세상을 보는 눈을 달아준다

    홍보실을 구성하면 이후 가장 먼저 홍보실로부터 받아 보게 되는 것이 매일 아침 전달되는 언론과 온라인 여론 모니터링 보고서다. 자사에 대한 이야기, 경쟁사에 대한 이야기, 규제나 환경에 대한 이야기, 기타 관련된 정보들이 매일 매일 그리고 때때로 시간에 맞추어 경영진에게 보고된다.

    이전에는 경영진이 시간 날때 개인적으로 자사 관련된 내용을 포털에서 찾아보고, 소셜미디어를 읽어보고 했다면, 이를 전담하는 조직이 생겨서 보다 전문적으로 실시간에 가깝게 트레킹 해주게 된다는 것이다. 물론 모니터링 된 정보와 환경변화에 대한 일선의 조언도 함께 얻게 된다.

    둘째, 회사에게 기업 커뮤니케이션 전략에 대한 생각을 가능하게 해 준다

    회사가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을 이전에는 대표와 핵심 경영진이 필요할 때마다 가다듬었다고 한다면, 홍보실이 구성되면 그들이 전담해 기업 커뮤이케이션 활동을 디자인하게 된다. 우리 회사가 왜 커뮤니케이션 해야 하는가? 어떤 대상에게 언제 커뮤니케이션 해야 하는가? 그들과는 각각 어떤 메시지를 기반으로 커뮤니케이션 해야 하는가? 그러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어떤 결과를 창출할 것인가를 사내적으로 합의하게 해 준다.

    이전의 회사 커뮤니케이션이 단편적이고 단기간으로 이어지는 성격을 가졌다면, 홍보실은 그런 실행을 보다 지속적으로 중장기화 해서 꾸준히 관리하게 해 준다. 기업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전략, 플랜, 실행계획 등과 같은 단어를 자주 접하게 된다.

    셋째, 회사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속 시원 하게 할 수 있게 해준다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 대표 중 자사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해 언론을 통해 이야기 하고 싶어하는 경우가 많다. 이전에는 개인적으로 아는 기자를 찾아 다니거나, 회사를 찾아오는 매체 광고 담당자를 통해 광고비를 지급하고 인터뷰나 기사를 실어 보기도 했다. 보도자료 배포라는 서비스를 사서 포털에 자사 보도자료를 도배도 해 본다.

    그러나 홍보실이 구성되어 강력한 역할을 수행하게 되면 홍보실은 회사가 그렇게 하고 싶어하던 이야기를 다양한 방식으로 속 시원 하게 전달해 준다. 단순히 일방적 게재나 도배가 아니라, 기자들을 이해시키고 그들의 지원을 받아 보다 품질 높은 제3자 인증을 이끌어 내준다. 살아있는 기사와 의미 있는 보도들을 다양하고 지속적으로 생산해 내게 된다.

    넷째, 이해관계자들을 돌아보는 정무감각을 키워준다

    기업 경영진에게 중요하게 강조되는 가치 중 하나인 정무감각은 강력한 홍보실 없이는 정상적인 형성과 관리가 불가능하다. 홍보실을 이끄는 임원이나 팀장급 인력은 여론을 항상 접하고 있기 때문에 회사 경영진이 사회적 여론에 맞서 의사결정 해야 하는 경우 적절한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인력들이다.

    평시에도 다양한 사회적 여론과 흐름을 사내에 공유해 주는 홍보실 인력들은 기업 경영진에게 살아있는 정무감각의 소스다. 홍보실이 없었을 때에는 내부 사정과 입장이 의사결정의 주요 기반이 되었다면, 홍보실이 역할을 발휘하게 되면 외부 여론과 다양한 3자 시각들이 투입되게 되어 보다 안전하고 이상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하게 된다.

    다섯째, 회사가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가리게 해 준다

    정무감각이라는 것이 보다 발전되면 사내적으로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확실하게 규정하게 해준다. 경영진을 포함한 전직원이 자신의 의사결정과 활동의 기준을 보다 확실하게 설정하게 된다는 의미다. 당연히 이런 기업의 경우 내외부 이해관계자들에게 모범적인 회사로 인정받게 된다.

    홍보실이 역할을 발휘하게 되면 언론에게도 이전보다 회사의 모습을 체계적으로 갖추게 되었다는 인정을 받게 된다. 언론관계에 있어서도 회사가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확실하게 가리는 모습을 보여주게 되어 신뢰를 받게 된다. 이전에는 믿지 못할 회사가 믿을 만한 회사로 비춰진다. 언론에게는 비로소 정상기업으로 인정받게 되는 셈이다.

    여섯째, 일원화된 창구를 운용하게 됨으로써 핵심 경영진의 업무를 덜어준다

    이전에는 대표나 핵심임원이 기자들을 만나고, 기타 이해관계자와 시간을 보내며 힘들어 했다면, 홍보실이 역할을 발휘하게 된 이후에는 경영진의 그런 부담은 상당히 줄어든다. 경영진은 이전보다 더 많은 시간을 더욱 중요한 경영적 의사결정에 투자하게 되는 것이다.

    창구를 홍보실로 일원화 해 얻게 되는 가치도 상당하다. 준비된 전략적 메시지가 하나의 창구에서 커뮤니케이션 되니 불필요한 노이즈나 루머나 실수가 사라진다. 내부적으로 합의되지 않은 이야기가 흘러 나가는 일도 줄어든다. 회사는 회사의 메시지를 전략적으로 컨트롤 함으로서 보다 큰 신뢰를 얻게 된다.

    일곱 번째, 폭넓은 언론관계망을 형성해 평시 이슈를 관리해준다

    강력한 홍보실을 이끄는 임원이나 팀장은 평시에 지속적으로 기자들과 커뮤니케이션하고, 다양한 기회를 창출해 언론과의 폭넓은 네트워크를 구축한다. 인간적 이해와 연대를 이끌어 낸다. 당연히 보다 많은 기자들이 회사에 대하여 정확한 정보를 상시 접하게 되고, 깊은 이해를 할 수 있게 된다.

    이전에는 기자에게 회사 관련 정보나 이해가 부족 했기 때문에 발생했던 오해나 억측 같은 것들이 최소화된다.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갈등이 대부분 사라진다. 탄탄한 언론 네트워킹은 회사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큰 도움이 되기도 한다. 쌍방향적인 상생의 환경을 창조하게 되는 것이다.

    여덟 번째, 실제 이슈나 위기 시 큰 도움을 받게 된다

    실제 부정적인 이슈나 위기가 발생했을 때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경험 많고 전략적인 의사결정자들이 경영회의에 빡빡하게 포진하고 있더라도, 그들의 의사결정을 실행으로 정확하게 구현해 내는 실무 그룹이 없다면 아무 의미가 없다. 손발 없이 홀로 서있는 머리를 상상해 보면 된다.

    제대로 된 홍보실은 이슈나 위기 발생 시 회사의 정확한 관리 실행을 가능하게 하는 조직이다. 입장을 정리하고, 해명문이나 보도자료를 다듬고, 내부적으로 이를 결재 받고, 자료를 핵심 타겟 기자들에게 배포하고, 설명하고, 보도와 기사를 이끌어 낸다. 기자회견을 준비해 진행한다. 그 외 다양한 실행까지 일선에서 해 낸다. 그 어려운 시기동안 홍보실 수장은 회사를 위해 대변인 역할을 해 낸다. 이슈나 위기관리를 실제로 해 본 경영진은 안다. 잘 준비된 홍보실이 얼마나 가치 있는 일을 하는지.

    아홉 번째, 회사의 명성과 이미지를 일관되게 관리할 수 있게 해준다

    홍보실이 제대로 역할을 하게 되면 회사는 일희일비 하지 않게 된다. 일관성을 지니고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 전략 실행을 통해 통합적인 기업 명성과 이미지를 측정 관리한다. 중장기 플랜에 따라 회사가 어떤 것을 언제 해야 하는지를 정하게 된다.

    단순하게 제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해 이득을 남기는 기업에서 더 나아가 사회적 책임을 이해하고, 훌륭한 기업 시민이 되는 모습을 스스로 표현하게 된다. 이를 통해 다양한 이해관계자들로부터 적절한 이해와 지원을 이끌어 낸다. 이 노력이 상당기간 이어짐에 따라 해당 기업은 사회적으로 큰 의미를 획득하게 된다. 홍보실의 노력은 그러한 결과를 만들어 낸다.

    열 번째, 더 큰 회사로 지속 성장하게 도와준다

    사회적으로 아주 튼튼한 갑옷을 부여받은 기업은 큰 책임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 당연하다. 그 과정에서 홍보실은 회사를 위해 더욱 강력한 힘을 발휘하게 된다. 사회적 이해, 인정과 신뢰를 회사의 성장과 연결시키는 활동을 하게 되는 것이다.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가 시장에 안착되기 쉬운 환경을 조성해 준다. 기존 제품이나 서비스의 훌륭한 명성을 더욱 더 강화 시키기도 한다.

    소비자, 투자자, 규제기관, 정부, 국회, NGO, 지역 커뮤니티, 거래처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와도 균형감 있는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게 된다.  일부 이해관계자와 갈등이 발생되면 이전보다 훨씬 더 쉽게 상호 호혜적인 해결책을 이끌어 내게도 된다. 그러한 우호적 사회환경을 조성하는 정지작업을 하는 사람들이 홍보실 사람들이다.

    단기간에 이익을 쫓아 기업가치를 높이고, 이를 신속하게 레버리징 해서 고이익을 남긴 엑시트를 꿈꾸는 일부 기업이나 스타트업 경영진의 경우에는 위에 설명한 홍보실의 가치가 별로 매력적이지 않을 수도 있다. 그렇게 중장기적으로 노력을 해야 얻을 수 있는 가치는 자신에게 필요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와 달리 일반적이고 정상적인 기업 경영활동을 하는 경영진의 경우에는 강력한 홍보실의 구축과 운영이 가져올 근본적 가치와 이후 펼쳐질 환경에 대하여 정확하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 왜 글로벌적으로 성공한 많은 기업들이 기업 커뮤니케이션을 소중하게 생각하는지 들여다보아야 한다.

    왜 그들이 자국 본사에 대규모 홍보실을 꾸리고 있는지, 그리고 그에 만족하지 않고, 시장 지역별로 국가별로 상당수 규모의 홍보실과 인력을 거느리고 있는지를 살펴볼 필요도 있다. 왜 그들은 매일 매일 수많은 로컬 시장의 여론을 읽으며, 로컬 언론이나 이해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커뮤니케이션 되는 메시지에 그렇게 어마어마한 공을 들이는지도 벤치마킹 해 볼 필요가 있다. 왜 그들은 그런 일을 위해 상당한 예산을 쏟아 붓는 것일까?

    그 이후에 그렇다면 왜 우리는 그와 달리 홍보실의 역할을 이해 못하고, 그들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고민만 하며, 성공한 기업만큼 자사 홍보실을 통해 가치를 제대로 만들어 내지 못하는지에 대해 토론해 보자.

    의외로 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의 오너 엘론 머스크는 자사의 홍보실을 오래전 없애 버렸다. 얼마전 개인적으로 인수한 트위터에서도 기존의 홍보실 인력들을 내보냈다. 한마디로 홍보실이 없어도 자신과 자신의 회사는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나타낸 것으로 해석된다. 일부 국내 기업과 스타트업도 엘론 머스크의 그런 홍보실 무용론에 관심을 가지는 경우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단 한국은 미국과 사회 및 이해관계자 환경이 다르다. 함부로 극단성을 따라해서는 그 결과를 장담할 수 없게 된다. 그에 더해 자사가 엘론 머스크 만큼의 맷집을 지녔는지 확인해 볼 필요도 있다. 더 나아가 엘론 머스크 같은 스타일로 회사를 경영하기를 진정 원하고 있는지도 경영진 스스로 자문해 볼 필요도 있겠다. 극단적인 케이스를 따라하기에는 리스크가 너무 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