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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기관리 때 피해야 할 것?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위기나 이슈관리를 할 때 꼭 이것만은 피해라 또는 하지 말라 하실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요? 많은 케이스를 다루면서 공통적으로 ‘실패 공식’같은 것으로 말씀해 주실 수 있는 것이 있는지요? 저희가 내부적으로 위기관리 시스템을 만들 때 참고하려고 합니다.””

    컨설턴트의 답변

    제가 클라이언트에게 경계하시라 조언하는 다섯 종류의 위기관리 실패증상이 있습니다. 이들 대부분은 대응 체계(시스템)의 문제입니다. 이 증상은 매우 많은 기업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나타납니다. 평시 위기관리 시스템에 대한 실질적 관심과 투자가 부족했기 때문이지요.

    반대로 이런 증상을 경계하고 실제 대응 시 피해나간 기업은 보다 나은 결과를 도출해 냅니다. 이는 기술이나 기법, 운의 주제가 아니라, 공유된 개념, 팀, 그리고 팀워크와 관련된 주제이기도 합니다. 끊임없이 체계적 위기관리를 강조하는 기업문화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대표이사 이하 핵심경영진의 집착 또한 큰 기반입니다. 위기관리, 더욱 정확하게는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실패하는 기업들이 나타내는 공통적 증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커뮤니케이션 해야 할 때 커뮤니케이션 못합니다. ‘커뮤니케이션 해야 할 때’라는 전제가 여기에서는 핵심입니다. 커뮤니케이션 해야 할 때는 필히 커뮤니케이션 해야 합니다.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아야 할 때에는 전략적 침묵이라고 불리는 것처럼 침묵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실패하는 기업은 커뮤니케이션 해야 할 때 적절한 커뮤니케이션을 하지 못합니다. 답답 해 하기만 하지요.

    둘째, 이미 때가 지나고 나서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합니다. 때늦은 커뮤니케이션이지요. 기업은 큰 위기가 발생될 것을 내부적으로 사전에 인지합니다. 하지만, 그 기간조차 허비하기 때문에, 최초 때를 놓치는 것이죠. 커뮤니케이션 해야 할 때부터 준비하다 보니 늦습니다. 당연히 효과도 사라지죠.

    셋째, 뒤늦은 커뮤니케이션을 하면서도 메시지가 완전하지 않습니다. 허둥지둥 하다 보니 당연히 메시지가 불완전합니다. 제대로 된 정무감각을 담지 못합니다. 이런저런 상황 설명과 해명과 변명을 섞어 합니다. 구체적 문제의 정의를 하지 못합니다. 책임범위나 개선방향 또는 재발방지 대책도 두루뭉실하지요. 커뮤니케이션이 잘 될 턱이 없습니다.

    넷째, 그 불완전 한 메시지를 사내 안팎 여러 창구가 각자 전달/전파합니다. 창구일원화가 되지 않고, 제대로 된 창구를 보유 운용하는 것도 힘들어 합니다. 말이 새고, 여기저기에서 사적 메시지들이 더해집니다. 때때로 이를 통해 공분을 자극해 더 심각한 상황을 만들기도 합니다.

    다섯째, 끝까지 핵심 이해관계자들과 눈높이를 맞추지 못하고 최후를 맞습니다. 가장 먼저 해야 할 눈높이 맞추기를 끝까지 해내지 못하는 것이죠. 이 때부터는 그냥 남은 데미지만 관리하거나, 정신승리를 통해 이만하면 열심히 했다는 결과에 만족하려고 애씁니다. 내부적으로 정치적 해법을 찾기도 합니다.

    이 모든 증상보다 더 중대하고 위험한 증상을 하나 더 꼽으라면, 이를 다 경험하고도, 얼마 후 또 다른 위기가 발생했을 때 동일 유사한 증상을 다시 보여주는 경우입니다. 그 증상을 계속 반복하기만 합니다. 실패에 익숙해지는 것이죠. 이 모든 증상을 주로 관찰하고 경계하기만 해도 완전하게 실패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무조건 경청하라고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사내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들은 대부분 ‘직원의 목소리를 경청하라’고 조언하더군요. 저희 대표님께서는 경영진이 직원들 목소리를 경청하면 사내 커뮤니케이션 문제가 다 해결될 것인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십니다. 사내 커뮤니케이션에서 ‘경청’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컨설턴트의 답변

    커뮤니케이션 분야는 매우 다양합니다. 개인 간 커뮤니케이션에 대해 전문성을 가진 분들도 있는 반면, 조직이나 기업 커뮤니케이션에 대해 전문성을 지닌 분들도 있습니다. 현장에서 느끼는 큰 문제 중 하나는 커뮤니케이션 주제, 흔히 ‘소통’이라고 불리는 분야에 대한 맥락이나 주체 간 차이를 상당 부분 무시한 일반적인 조언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그 중 가장 큰 혼동은 개인 간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조직 및 기업 커뮤니케이션에 그대로 적용하려는 현상입니다. 개인 간 커뮤니케이션에서 핵심 주제인 경청, 수용, 사과, 약속 등의 개념이 조직이나 기업에게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믿는 것이지요. 그러나 실제로 그런 무분별한 적용은 조직이나 기업에게 더 다양한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기업 커뮤니케이션 관점에서 사내 커뮤니케이션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사실 ‘경청’이 아닙니다. 물론 경청 없는 기업문화는 건강하지 않은 것임에는 틀림없습니다. 다만, 기업은 사내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경청 이전에 기업의 철학과 원칙을 굳건하게 세워야 합니다. 회사의 뚜렷한 철학이나 원칙이 적절하게 존재하지 않은 상황에서 실행으로만 진행되는 경청은 큰 의미가 없습니다.

    기업의 철학과 원칙은 비바람이 부는 기업 현장에서 믿을 만한 등대가 됩니다. 어떤 환경에서도 기업이 지향해야 할 방향을 꿋꿋이 밝혀줍니다. 사내 커뮤니케이션에서 어떤 주제가 부상하더라도 그 주제에 대한 해석과 정의, 그리고 대안적 답변은 기존 보유한 기업의 철학과 원칙에 따라 정해진 대로 커뮤니케이션되어야 합니다. 그런 철학과 원칙 기반의 커뮤니케이션은 직원들에게도 적절한 예측 가능성과 행동 및 사고 기준으로 효과를 발휘하게 됩니다.

    그러나 일부 기업 내부에서는 기업의 철학과 원칙이 대표의 개인적 철학과 원칙으로 혼동되기도 합니다. 기업의 철학과 원칙이 대표의 철학과 원칙과 일치하면 가장 이상적입니다. 반면, 기업의 철학과 원칙이 부재한 환경에서 대표의 철학과 원칙이 그 자리를 대신하는 경우에는 다양한 사내 커뮤니케이션 쟁점들이 생겨납니다. 일정 기간 후 새로운 대표가 임명되면, 새로운 철학과 원칙이 다시 커뮤니케이션됩니다. 이런 반복 때문에 직원들은 계속 바뀌는 기준과 방향성에 혼란스러워 합니다.

    기업의 철학과 원칙이 부재한 상황에서 이루어지는 경영진의 경청은 긍정적으로 해석하면 그냥 ‘이벤트’로 볼 수 있겠습니다. 부정적으로 해석한다면 이는 ‘더욱 큰 혼란의 초래’라고 할 것입니다. 경청한 내용을 경영진이 어떤 기준을 가지고 정의하고 해석할 것인지 아무도 모르는 상태에서 무슨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할까요? 대부분의 기업 경영진이 단순 ‘애드립’, ‘얼버무림’, ‘동문서답’ 수준의 사내 커뮤니케이션을 한다는 평가를 받는 근본 이유에 대해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사내 커뮤니케이션은 이벤트나 기술로 해결되지 않습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의지가 선행되어야 빠르다?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회사가 당면한 이슈를 관리하기 위해 여러 대응 방안을 두고 고민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내부적으로 어떤 대응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지, 그리고 여러 방안 중 무엇을 우선순위로 두어야 할지 논의만 계속된다는 것입니다. 어떡해야 좀 더 빠르게 결정할 수 있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평소 홍보활동도 그렇고, 이슈나 위기관리에서도 그렇고 ‘신속함’이라는 기준은 아주 매력적인 개념입니다. 이슈나 위기를 관리하려는 기업이 얼마나 신속하게 대응을 실행하는 가는 그 기업의 체계, 경영품질, 실무역량, 지원자산 등에 대한 외부 평가를 가능하게 합니다. 빠르게 대응한다는 것은 일단 해당 기업이 준비되어 있었다는 의미이고, 실행 조직의 경험이 있다는 의미입니다.

    기업에 계신 분들은 아시지만, 어느 하나의 실행이라 할지라도 실무차원에서 계획을 세운 뒤, 의사결정을 위해서는 여러 봉우리의 산을 넘는 지고지난 한 과정을 거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상당수 실행 계획이나 제안이 그 봉우리들을 넘다 사장(死藏)되거나 사라져 버립니다. 이 과정에서 물리적 시간이 허비되는 것은 당연합니다.

    기업이 이슈나 위기관리를 할 때 빠르게 대응했다는 사실은 실무그룹의 대응 계획이 내부 의사결정의 산맥을 훌쩍 뛰어 넘어 버렸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 산맥을 넘게 한 주체가 오너나 대표이사인 경우도 있을 수 있고, 의사결정 조직이 정렬되어 있었을 수도 있습니다. 실행계획이 조직의 방향성(의지나 의도)에 완벽하게 맞추어져 있었을 수도 있습니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이슈나 위기를 관리하려는 기업의 내부에 의지와 의도 같은 방향성 자체가 존재하고 있었는가입니다. 선박이 항구를 떠날 때 정확하게 자신이 목적하는 항구를 정하고 출발했는가 하는 것이지요. 그렇게 목적 항구가 뚜렷한 선박은 중간에 어떤 파도나 기후에도 신속한 대응이 가능할 것입니다. 갑작스러운 변수가 생겼어도 심하게 좌충우돌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반면 목적 항구를 정하지 않은 채, 항해해야 한다는 생각만 가지고 출발한 선박은 다릅니다. 험난한 파도와 기후에 맞닥뜨리면 자꾸 방향을 바꾸며 시간 허비를 반복합니다. 이렇게도 해보려 하고 저렇게도 해보려 하지만, 그에 대한 결정도 주저할 뿐입니다. 변수에 적절한 대응이 불가능 할 뿐 더러, 변수를 일부 극복했다 해도 다시 어디를 향해야 할지 여전히 알지 못합니다. 변수 속에서 맴을 돕니다.

    이슈나 위기관리에 있어서 기업 내부에서 정한 정확한 의지와 의도는 방향성 개념으로서 다양한 관리 활동에 중대한 영향을 미칩니다. 뚜렷한 의지와 의도가 선행되면, 그에 정렬된 실행은 고안도 빠르고, 실행도 거침없이 됩니다. 조직 내부에서는 의지와 의도의 설정을 통해 험난한 의사결정의 산맥을 시원한 평야로 만들어 버리는 것입니다.

    문제는 다양한 대응 방안이 역으로 기업 내부의 의지와 의도까지 만들어 내야 하는 절차를 거치는 경우 발생됩니다. 이 대응은 왜 해야 하는가? 이 대응과 저 대응 중 어떤 것을 해야 하는가? 둘 다 한다면 각각은 언제 해야 하는가? 이런 논의만 이어지는 기업의 경우에는 내부적으로 적절한 의지와 의도 설정이 충분하지 않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항구를 떠나 망망대해를 떠돌기 싫다면, 의지와 의도를 초기에 완전하게 정해 공유해 놓을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야 빠르게 갈 수 있습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부정 기사들은 어떻게 판별하죠?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회사와 관련된 부정기사가 가끔 언론에 게재되곤 하는데요. 매번 그 부정성을 판단하는 것이 참 어렵습니다. 어떤 임원은 이 기사가 부정적이니 적극 조치를 하라 하시고, 다른 임원은 별것 아니라고 하시고 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부정기사를 어떻게 판별하는 것이 좋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부정기사에 대한 기준이나 정의는 사실 기업마다 자체적으로 어느 정도 공감대가 있을 것입니다. 명시적으로 이것이 판별 기준이다 하는 것이 정리되어 있지는 않아도, 반복적으로 대응 또는 무시했던 부정기사 유형에 대하여는 홍보실이 알고 있을 것입니다.

    현장에서 보면 부정기사 중 상당수를 차지하는 것이 ‘기분 나쁜’ 기사입니다. 경영진 대부분이 기분 나빠 할 내용이 기사화 된 것이지요. 문제는 그 기분 나쁨이 기사의 하자와 연결되어 있지 않는 경우입니다. 기사에서 언급된 수치, 정보, 멘트 등이 사실에 부합하는 경우 해당 기사에 대해 마땅한 조치나 대응은 제한됩니다. 단순히 기분 나쁘다는 것으로 회사가 나서는 것도 어찌 보면 이상하게 보일 것입니다.

    그 다음으로 흔한 부정기사 유형은 부정성이 다분한데 비해, 그 기사에 대한 이해관계자나 다른 언론의 반응이 별로 보이지 않는 경우입니다. 찻잔 속 태풍과 같은 기사로 사라져 버리는 것이지요. 이런 경우에는 어느 회사나 부정성을 높게 보지는 않습니다.

    그와 달리 아주 심각한 부정기사들을 판단하는 일반적 기준은 몇 개 있습니다. 첫째 기준은 회사 사업에 중대한 피해를 줄 수 있는 기사입니다. 예를 들면 회사가 대형 M&A를 추진하고 있다는 정보를 들은 기자가 너무 일찍 기사를 써버린 경우입니다. 그 기사 때문에 그간 추진해 온 M&A가 수포로 돌아가게 된다면 그 기사는 아주 큰 부정성을 가진 것이지요.

    둘째 기준은 해당 부정 기사 이후에 점점 더 부정성이 커져서 규제 또는 수사 기관 등과 같은 주요 이해관계자들이 개입하게 되는 기사 같은 경우입니다. 예를 들어 회사의 특정 사업의 문제를 지적한 기사로 인해서 국세청이나 검찰이 본격적인 조사에 나서게 되는 경우지요.

    셋째 기준은 부정기사가 기업 오너나 대표이사를 직접적인 타겟으로 하는 경우입니다. 기사 내용이 그리 부정적이 아니라 하더라도 가장 윗분이 기분 나쁘다 하시면 그 기사는 심각한 부정기사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대표이사께서 자신의 신상에 대해 잘 정리해 준 기사를 두고, 자신의 가족사항이 언급되었으니 강력하게 대응하라 하는 경우와 같은 것이죠. 사실 생각보다 이런 부정기사 판단과 대응이 많습니다. 어쩔 수 없는 현실이지요.

    모든 부정기사 판단 기준에 있어 핵심은 해당 기사만 보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대신 해당 기사가 끼칠 파장이나 확산력을 판단해야 합니다. 이 기사에 적극 대응하지 않았을 때 발생될 이후 상황을 예상해 보는 것이지요. 단순히 몇 분이 기분 나쁘다는 것으로는 대응이 오히려 전략적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예상되는 이후 상황이 그리 심각하지 않다면 대응하지 않고 다른 접근을 하는 것이 더 이로울 수 있습니다. 그런 경우에는 그 기사를 쓴 기자도 자신의 기사에 한계가 있었다는 것을 인정할 것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비합리적 이슈에는 어떻게 대응하나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사실 이 주제가 어느 정도 합리적이라면 저희가 대응할 가치가 있을 텐데요. 이번에는 좀 너무합니다. 도저히 합리적으로 해석할 수 없는 아주 극단적이고 비합리적인 논란이거든요. 일부 경영진께서는 대응하지 말라 하시기도 합니다. 이렇게 비합리적인 논란은 어떻게 대응하는 것이 좋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먼저 사내에 공유하셔야 할 인식의 기반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인간은 합리적이지 않습니다. 합리적일 수도 없습니다. 다른 인간들이 합리적일 것이라 생각하는 그 인간도 사실은 비합리적인 상상을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비합리적인 인간들이 만들어 내는 논란이 꼭 합리적이어야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지요. 대응도 그와 같은 현실적인 인식을 가지고 하셔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합리적 의사결정에 익숙하신 경영진의 경우 비합리적인 사회적 논란이 발생되어 회사에 피해를 끼치게 되면, 해당 이슈를 정확히 이해하는 것에 조차 큰 어려움을 겪습니다. 해당 이슈가 왜 그렇게 논란이 되는 건지. 그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공중이나 이해관계자들은 왜 그런 반응을 보이는 것인지. 이런 비합리적인 논란에 왜 정부나 정치권 그리고 시민단체들이 개입하려 하는 것인지 이해하기 힘들어 합니다.

    우리가 지금까지 목격해 온 기업의 이슈관리 케이스 중에 비합리적 논란의 중심에 위치했던 기업이 합리적 대응을 해서 이슈를 관리해 낸 경우가 있을까요? 비합리적 논란에 합리적 대응을 하는 것은 마치 불타 오르는 기름에 물을 뿌려 불을 끄려는 시도와 유사합니다. 대부분의 불은 물을 압도적으로 뿌리면 꺼지는 법입니다. 하지만, 활활 불붙어 있는 기름에는 절대 물을 뿌리면 안 되지요. 비합리적인 대응에 합리적 대응을 하는 것은 기름불에 물을 뿌리는 것과 동일한 결과를 생산해 냅니다.

    불이 붙어 타오로는 기름에는 산소를 차단해 불을 줄여 나가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대응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평소에는 생소한 소화 물질인 모래나 흙을 뿌리기도 하지요. 비합리적으로 보이는 이슈에 제대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기업측에서도 비합리적 대응을 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의미입니다.

    우리가 왜 사과 해야 하지? 우리 회사가 실제로 잘못한 게 무엇이지? 저 이상한 사람들에게 왜 우리 회사가 고개를 숙여야 하지? 어찌되었건 우리가 책임을 수용하기만 하면 논란이 잠재워질까? 우리 회사가 이런 전례를 남기면 추후에도 논란이 잦아지지 않을까? 이 같은 합리적 의문은 일단 잠시 미루어 두는 것이 좋습니다. 반대로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공중 또는 이해관계자의 이야기를 최대한 듣고, 해석해서 회사가 인정하거나 받아들일 사회적 책임 또는 명분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칫 비합리적인 것처럼 보이는 대응이라도 명분을 찾아 신속하게 실행하는 것이 낫습니다. 고개를 숙이고, 비난을 수용하는 자세를 취하고, 낮은 자세에서 개선과 재발방지를 약속하고, 최대한 공감한다는 커뮤니케이션을 반복하는 것이 훨씬 나은 예후를 보장합니다. 비합리적 논란에는 절대 땔감을 던져 넣지 마십시오. 산소를 차단해 빨리 불을 끄기 위해 필요한 대응은 곧 공감과 사과 그리고 개선의 약속입니다. 합리적으로 생각하지 말고 실행하십시오. 우리 모두는 합리적이지 않으니까요.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왜 저렇게 위기관리를 할까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경쟁사 때문에 저희도 골치가 아픕니다. 같은 업계에서 비슷하게 취급받는 것 같아서죠. 그 회사에서는 계속 생산사고가 이어지고, 노조와의 관계도 안 좋고, 제품이나 여러 서비스 등에 있어서도 조용할 날이 없습니다. 대체 저 회사는 왜 저렇게 위기를 관리하는 것일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위기관리 아포리즘 중 “기업은 위기관리를 몰라서 못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경쟁사를 예로 드셨는데요, 자사에도 이 아포리즘은 공히 적용되는 것입니다. 경쟁사가 왜 저렇게 위기관리를 잘 못하는지 궁금해 하셨는데요. 어떻게 해야 더 이상 이런 위기가 계속되지 않을 것이라는 위기관리 방식에 대해서는 경쟁사 구성원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알고 있는데 왜 하지 못할까요? 위기를 반복 경험하지 않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 왜 그들은 그대로 하지 못하는 것일까요? 그 이유에 답이 있습니다. 알고는 있지만 하지 못하는 그 이유를 먼저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이 위기관리의 첫걸음입니다.

    경쟁사 구성원의 면모를 보면, 수십년간 그 회사에서 생산업무를 담당하고 현재까지 지휘하는 임원이 있을 것입니다. 수십년간 안전 문제를 책임지며 일해온 담당 팀장과 임원도 있을 것입니다. 노사문제를 직접 담당하며 노심초사 해 온 담당 팀장과 임원도 있을 것입니다. 수십년 그 업무를 그 회사에서 담당해 왔던 그 사내 전문가들이 과연 위기관리에 대해 알지 못할까요?

    그 회사 임원 중에는 외부에서 수혈된 전문가도 많을 것입니다. 여러 대기업에서 자기 업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해 커리어를 키워온 임원이 많습니다. 그런 그들이 어떻게 해야 당면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는지에 대해 감을 잡지 못할 리는 없습니다. 제대로 알고는 있지만 내부적으로 공론화하지 못하고, 눈치를 살펴 말을 아껴야 하는 상황 때문입니다. 그 이유가 중요한 것이지요.

    대표이사나 심지어 오너의 경우에도 그런 사정은 같습니다. 이렇게 반복되는 위기를 어떻게 해야 단박에 해결할 수 있는지 또는 점진적으로라도 해결해 나갈 수 있을지에 대해 그들도 알고는 있을 것입니다. 문제는 그런 방식으로 위기를 관리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여의치 않다’는 것이지요. 여기에서 핵심은 ‘현실적으로 여의치 않다’는 의미입니다.

    그렇게 ‘현실적으로 여의치 않은’ 이유를 더 구체적으로 들어보면, 그렇게 위기관리를 하려면 예산이 많이 필요하다. 인력을 추가 투입해야 한다. 장기간 관심을 쏟아 부을 조직이 필요하다. 그러다 보면 우리 회사의 경쟁력이 대폭 약화될 것이다. 왜냐하면 비용이 증가하고, 인력이나 조직 운영이 부담 되고, 여러 경영적 문제들이 새로 발생될 것이다. 이런 생각 때문에 자신이 알고 있는 방식으로의 위기관리가 실제로는 실행되지 않는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위기가 반복되는 기업을 볼 때 저 기업이 위기관리에 대해 잘 몰라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보다는, 위기관리를 제대로 해 내지 못할 내부적 사정이 있다고 봐야 합니다. 반복되는 위기를 그대로 방치해서 잃는 것이 개선이나 방지 작업을 통해 잃는 것보다 적거나 상대적으로 조금이라도 유익하다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위기관리를 잘 못하는 것처럼 보이는 회사가 더 내부 경영적 위기관리를 열심히 하고 있는 것일수도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물론 바람직한 위기관리는 아니지만 말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저는 알려지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는 이 회사 대표가 되기 전 여러 번 대기업 대표를 거쳤을 때도 언론을 통해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저는 경영 퍼포먼스가 가장 중요하다 생각하는 사람이에요. 그래서 일부러 언론을 통해 홍보하거나 제 개인이 알려지는 것을 그리 즐기지 않습니다. 제가 언론을 안 만나도 되겠지요?”

    컨설턴트의 답변

    사실 기업 대표이사가 언론과 가깝게 지내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대표 개인의 정치적 판단에 기반한 실행이라고 봅니다. 국내 그룹사 상황을 보아도, 오너가 계신 상황에서는 계열사 대표들이 언론을 통해 많이 알려지고, 기자들과 가깝게 지내는 경우가 그리 흔치 않은 것도 그러한 판단 때문이지요. 이는 개인 커리어 전략일 수도 있고, 개인 성향이나 여러 이유가 있어 무엇이 옳다 그르다 할 수는 없는 주제입니다.

    그룹에서 성공적인 계열사를 이끌고 계시던 경우에는 굳이 언론을 통한 개인이나 회사관련 커뮤니케이션을 하지 않아도 별 문제가 없을 수 있습니다. 잘 나가는 기업에게 굳이 딴지(?)를 거는 언론이 일부 있다고 해도, 무시해서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 기반 일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대표는 개인 성향이나 선호를 넘어 회사 상황과 조건 등 여러 전략적 판단도 함께 해야 할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새롭게 부임한 중견기업 상황이 예전 그룹 계열사 경우와는 전혀 다를 수 있을 것입니다. 직원과의 관계, 노조와의 관계, 대형 거래처와의 관계, 지역 정부와의 관계, 국회와의 관계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의 관계가 예전 경우와 많이 다른 상황이 펼쳐지는 경우지요. 심지어 그룹 시절에는 홍보실이 알게 모르게 언론과의 관계를 잘 유지 관리했는데, 중견기업에 와 보니 홍보실이 적절한 역할을 해 주지 못하며 다양한 논란을 방치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담당기자들도 새롭게 부임한 대표에 대하여 궁금해할 것입니다. 새 대표이사가 추구할 회사 비전이나 투자전략에 대한 질문도 많을 수 있습니다. 이전 대표가 제대로 된 이해관계자 관리를 하지 못했던 상황이라면 새롭게 부임한 대표에게 거는 기대는 더욱 클 수도 있지요. 딱히 언론뿐 아니라 직원이나 노조 그리고 비즈니스 파트너들도 대표이사에 대한 비슷한 호기심을 가질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가장 유효한 커뮤니케이션 방식들 중 하나가 언론을 통한 커뮤니케이션입니다. 대표이사가 직접 담당기자들과 자리를 마련하여 새로운 회사의 방향성에 대하여 설명하는 것이지요. 깊이 있는 인터뷰를 하기도 합니다. 여러 데스크를 만나 새로운 변화에 대해서 의견도 주고받습니다. 이를 통해 다른 이해관계자들에게 대표이사의 메시지가 의미 있게 전달되고 확산되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입니다.

    만약 새로운 기업 상황을 보았을 때 대표이사가 언론과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아도 별 문제가 없겠다는 판단이 있다면 그 이전의 기조는 유지하실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그렇게 될 상황이 아니라면 대표이사가 직접 나서 주시는 것이 회사를 위해 필요한 결정일 수도 있습니다. ‘나는 (절대) 하지 않는다’ 보다는 상황에 따라 ‘마다하지 않겠다’가 이상적인 대표이사의 입장입니다. 보다 전략적인 대표이사의 고민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언론 플레이가 좀 효과가 있을까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회사에서 경쟁사를 견제하기 위한 언론 플레이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고위 경영진에서는 우리가 압도적으로 언론 플레이를 해서, 경쟁사의 적대적 시장 행위를 분쇄하라고 하시는데요. 저희가 전략적인 방향을 설정하여 언론 플레이를 하면 그것이 효과가 있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먼저 ‘언론 플레이’라는 표현에 대해서는 사용하시는데 조금 더 신중하셔야 하겠습니다. 그 표현속에는 기업이 언론을 단순히 플레이의 도구로 생각하거나, 최소한 언론을 컨트롤할 수 있다는 생각이 전제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엄격한 기자 앞에서 그런 단어를 사용하실 때는 상당히 주의하셔야 하겠습니다.

    질문 내용만 들어서는 어떻게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을 하실 것인지에 대해서는 알 수 없어 그 효과 유무를 미리 예상할 단계는 아닌 것 같습니다. 그 보다 먼저 이해하셔야 할 부분은 자사가 그런 적대적 언론 커뮤니케이션을 시작하게 되면, 그 이후에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사의 상황 통제력은 지속해서 약화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일단 자사가 경쟁사를 겨냥한 언론 커뮤니케이션을 시작해 초기 성과를 만들면, 일반적으로는 그 경쟁사도 자사를 향한 언론 커뮤니케이션을 곧 시작하게 될 것입니다. 당연히 자사에게는 그에 대한 방어나 해명 커뮤니케이션까지 실행해야 하는 상황이 추가됩니다. 양사간 상호전이 심각해지면, 자연스럽게 해당 쟁점과 관련한 전문가들도 커뮤니케이션에 참전하게 됩니다.

    언론이 여러 전문가 시각들을 계속해서 보도하는 한 규제기관, 시민단체, 정치단체와 고객들까지 쟁점에 관여하며 연이어 참전하게 될 것입니다. 결국에는 예상하지 못했던 많은 이해관계자 각각의 통제되지 않는 커뮤니케이션이 상호 충돌하며 전혀 다른 방향으로 쟁점이 진화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최초 자사가 목표했던 상황과는 많이 다른 상황이 새롭게 생겨나기도 합니다.

    물론 운이 좋거나 전략적으로 탄탄한 로드맵을 가지고 언론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쟁점 형성에 성공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이 그렇게 쉬운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단순히 언론 커뮤니케이션을 해 보자 했다가,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을 마주하게 되며, 새롭게 부상한 여론과 공중의 시각에 당황 해하는 기업들이 많습니다.

    일반적 수준을 넘어서는 과격하고, 극단적인 쟁점화 시도는 대부분 사후 후유증까지도 초래합니다. 쟁점 관련 커뮤니케이션이 마무리된 이후까지 소송이나, 부정적 이미지, 소문, 업계 평가와 같은 후유증이 이어집니다. 더욱 재수가 없으면, 경영진이 주요 쟁점과 관련하여 실행한 커뮤니케이션이나 활동 때문에 법적 조치까지 받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모든 싸움에는 공격과 반격이 오고 가는 것이 상식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강력하게 언론을 활용하여 쟁점을 만들고, 경쟁사의 적대적 시도를 초기에 꺾어 버리겠다는 생각 그 자체는 문제가 없습니다. 그러나 보다 메타적 관점에서 경쟁사 반격과 그 주변 이해관계자 그리고 공중의 순차적 또는 돌발적 개입 등에 대한 선제적 예측과 대응방안 수립 없이는 함부로 그러한 활동을 시작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수면 하에서 기사 몇 개 내서 경쟁사를 견제해 보겠다는 수준의 생각만으로 시작해서는 절대 안됩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언론을 움직이는 게 어려운가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는 스타트업이지만, 창업 대표님이 유력 가문 출신이시라, 언론계, 정치계에 두루 발이 넓으십니다. 아는 언론사 임원들도 꽤 계시죠. 그래서 저희 대표님께서는 현재 이슈 관련해서 언론을 핸들링 하는 것이 왜 어려운지 모르겠다 하시네요. 언론을 움직이기는 게 그리 어려운가요?”

    컨설턴트의 답변

    스타트업이라고 해도 일단 이슈관리나 위기관리 또는 언론홍보 등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언론을 바라보는 경영진의 관점을 보다 정확히 정돈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소위 언론관(言論觀)이라고 하지요. 기업 내에서 의사결정을 하는 경영진이 공히 정확한 언론관을 수립하는 것은 언론과 관련된 기업 니즈가 있을 때 대응 이전 가장 먼저 필요한 선제조건이라고 봅니다.

    저희는 업의 특성상 언론에 대한 기업 경영진의 생각을 다양하게 접할 때가 많습니다. 언론을 단순 사회악이라 폄하하는 임원도 있는 반면, 언론을 사회와 기업에게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이해관계자로 간주하는 임원도 있습니다. 언론이 아주 부패했고, 엉터리 같은 사람들로 채워져 있다 생각하는 임원도 있지만, 언론은 언론이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이고, 언론이 그나마 견제해 주기 때문에 사회가 돌아간다는 생각을 하는 임원도 있습니다.

    상황과 조건에 따라 어느 쪽이 주로 옳다 그르다 할 수는 없는 것이기는 하지만, 핵심은 기업 경영을 해 나가는데 있어 과연 어떤 언론관이 회사와 자신에게 도움이 될 것인가를 고민은 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문제는 경영자로서 언론관에 대한 의미 있는 고민과 설정이 없는 경우입니다.

    언론과 전혀 관련 없이 기업 업무만 묵묵히 해 나가면 언론관이라는 것에 그리 큰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것입니다. 하지만, 기업을 경영해 보신 분들은 아시지만, 어느 정도 기업의 수준이 되면 언론은 상당히 중요한 의미의 이해관계자가 된다는 것에 동의하실 것입니다. 그렇게 갑작스럽게 이해관계자로 부상하는 언론을 내내 낯설어 하거나, 무조건 피하거나, 폄하하거나, 공격하려 한다면 문제가 생기게 됩니다. 따라서 정확한 언론관은 경영자 스스로 미리미리 챙겨 놓아야 하는 주제일 것입니다.

    질문에서 말씀하시기로는 대표님께서 언론계에 발이 넓으셔서 웬만한 부정이슈의 경우에는 간단하게 언론을 핸들링 하실 수 있다는 의미 같습니다. 부정이슈가 기사화되지 않도록 언론사의 여러 아는 임원들에게 연락도 하시고, 만나 하소연도 하시면 관련 내용이 사라지게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하시는 것 같습니다.

    구체적으로 다양하고 깊이 있는 사례를 들어 대표님이 다시 생각하시게 노력할 수도 있겠지만, 일단 현재 의미 있는 조언은 가능한 범위와 수준 내에서 대표님이 해당 부정 이슈를 잘 관리해 보시라고 할 수 밖에 없습니다.

    보다 정확한 언론관은 경험에서 나올 수 있습니다. 많은 대기업 홍보임원들은 그러한 경험을 기반으로 기업과 자신에게 유익한 언론관을 스스로 구성했습니다. 그를 위해 수십년을 보내신 분들도 있습니다. 핵심은 무엇이 현실인지를 먼저 경험하시면, 그를 기반으로 어떤 언론관을 가져야 회사와 자신이 발전적이 될 수 있는지 다시 생각하실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 외 질문에 직접적인 답을 드리면 언론은 기업이 컨트롤이나 핸들링 하는 대상이 아닙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임기응변도 위기관리 아닌가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대표님께서 위기관리에 대해 말씀하시면서, 평소 여러 인력을 대상으로 시간과 예산을 투자해 위기관리 체계를 만드는 것도 좋지만, 상황이 발생했을 때 임기응변을 통해 즉각 문제를 해결하는 역량도 필요하다 하십니다. 임기응변 개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컨설턴트의 답변

    대표님께서 말씀하신 취지에 동감합니다. 현장에서 실제 위기관리를 다양하게 실행하다 보면 말씀하신 임기응변만큼 효과 있고, 유연한 대응 방식은 없는 것 같습니다. 상황에 맞추어 대응 방식을 적절하게 결정해 실행하는 방식은 이슈관리나 위기관리에서 매우 의미 있는 대응 방식이라고 봅니다. 임기응변에 익숙하지 않은 조직보다 익숙한 조직이 훨씬 관리 실행에 있어 수월함도 느낄 것입니다.

    그러나, 문제나 한계도 있습니다. 임기응변이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단수나 소수 리더들이 ‘아이디어’나 ‘감각’을 가지고 대응 방식을 선택하여 실행에 연결시키는 형태인데요. 그렇게 지혜롭고 기발한 위기관리 리더십이 존재하지 않을 때의 임기응변은 또 다른 의미가 됩니다.

    정해진 위기관리 리더십이 없이 여럿이 모여 각자 임기응변을 실행하다 보면 아주 다양한 난맥상을 목격하게 되는 것이죠. 외부에서 볼 때는 오합지졸이 따로 없습니다. 정해진 각본 없이 여러 배우가 무대위로 올라가 각기 개인기를 뽐내는 장면과 비슷하지요. 어느 방향으로 대응이 흘러가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점점 헷갈리게 되고, 이 대응을 왜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내부적 논란이 생깁니다.

    한마디로 임기응변은 위기관리 리더십을 가진 분이 상당한 경험과 감각을 가지고 리드하지 않는 이상 이슈나 위기관리에 큰 도움이 되지는 못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런 멋진 리더십이 이슈나 위기가 갑작스럽게 발생했을 때 적시적소에 위치하여 관리활동을 이끌 수 있어야 도움이 됩니다. 임기응변을 결정하시고 리드하셔야 할 대표이사가 해외출장을 위해 장시간 비행 중 대형 위기상황이 발생해 버린 경우에는 내부적 패닉이 올 수 있겠지요.

    또한 이슈나 위기 상황 중 리더의 임기응변이 상황을 관리할 수 있게 되는 경우는 상대적으로 이슈나 위기가 소규모 및 단기간 지속되는 경우라는 한계도 있습니다. 아이디어 하나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면 그 문제는 매우 심각했던 것으로 보기는 힘들겠지요.

    이와 같은 여러 가능성과 제한 때문에, 많은 위기관리 전문가들은 조직적 체계에 더 큰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임기응변에 능한 대표이사와 리더들 스스로 조직적 체계와 훈련 그리고 경험을 바탕으로 부정상황을 관리하는 팀워크를 지향하라 하는 것입니다. 상황적으로 유효한 임기응변을 일사불란하게 실행에 연결시킬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 지속적으로 그 근육을 키우라 조언합니다. 일부 구성원이 바뀌더라도 신속하게 자신의 역할과 책임을 이해하고, 이미 구축되어 있는 체계에 소프트랜딩 해서 체계 속에서 정해진 임무를 수행하게 하라는 것이지요. 임기응변은 그러한 훈련된 대응 체계 위에서 더욱 큰 빛을 발휘할 수 있을 것입니다. 결국 이슈나 위기 발생 시 임기응변만 기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지요.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