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62025 0 Responses

비합리적 이슈에는 어떻게 대응하나요?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431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사실 이 주제가 어느 정도 합리적이라면 저희가 대응할 가치가 있을 텐데요. 이번에는 좀 너무합니다. 도저히 합리적으로 해석할 수 없는 아주 극단적이고 비합리적인 논란이거든요. 일부 경영진께서는 대응하지 말라 하시기도 합니다. 이렇게 비합리적인 논란은 어떻게 대응하는 것이 좋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먼저 사내에 공유하셔야 할 인식의 기반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인간은 합리적이지 않습니다. 합리적일 수도 없습니다. 다른 인간들이 합리적일 것이라 생각하는 그 인간도 사실은 비합리적인 상상을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비합리적인 인간들이 만들어 내는 논란이 꼭 합리적이어야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지요. 대응도 그와 같은 현실적인 인식을 가지고 하셔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합리적 의사결정에 익숙하신 경영진의 경우 비합리적인 사회적 논란이 발생되어 회사에 피해를 끼치게 되면, 해당 이슈를 정확히 이해하는 것에 조차 큰 어려움을 겪습니다. 해당 이슈가 왜 그렇게 논란이 되는 건지. 그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공중이나 이해관계자들은 왜 그런 반응을 보이는 것인지. 이런 비합리적인 논란에 왜 정부나 정치권 그리고 시민단체들이 개입하려 하는 것인지 이해하기 힘들어 합니다.

우리가 지금까지 목격해 온 기업의 이슈관리 케이스 중에 비합리적 논란의 중심에 위치했던 기업이 합리적 대응을 해서 이슈를 관리해 낸 경우가 있을까요? 비합리적 논란에 합리적 대응을 하는 것은 마치 불타 오르는 기름에 물을 뿌려 불을 끄려는 시도와 유사합니다. 대부분의 불은 물을 압도적으로 뿌리면 꺼지는 법입니다. 하지만, 활활 불붙어 있는 기름에는 절대 물을 뿌리면 안 되지요. 비합리적인 대응에 합리적 대응을 하는 것은 기름불에 물을 뿌리는 것과 동일한 결과를 생산해 냅니다.

불이 붙어 타오로는 기름에는 산소를 차단해 불을 줄여 나가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대응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평소에는 생소한 소화 물질인 모래나 흙을 뿌리기도 하지요. 비합리적으로 보이는 이슈에 제대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기업측에서도 비합리적 대응을 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의미입니다.

우리가 왜 사과 해야 하지? 우리 회사가 실제로 잘못한 게 무엇이지? 저 이상한 사람들에게 왜 우리 회사가 고개를 숙여야 하지? 어찌되었건 우리가 책임을 수용하기만 하면 논란이 잠재워질까? 우리 회사가 이런 전례를 남기면 추후에도 논란이 잦아지지 않을까? 이 같은 합리적 의문은 일단 잠시 미루어 두는 것이 좋습니다. 반대로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공중 또는 이해관계자의 이야기를 최대한 듣고, 해석해서 회사가 인정하거나 받아들일 사회적 책임 또는 명분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칫 비합리적인 것처럼 보이는 대응이라도 명분을 찾아 신속하게 실행하는 것이 낫습니다. 고개를 숙이고, 비난을 수용하는 자세를 취하고, 낮은 자세에서 개선과 재발방지를 약속하고, 최대한 공감한다는 커뮤니케이션을 반복하는 것이 훨씬 나은 예후를 보장합니다. 비합리적 논란에는 절대 땔감을 던져 넣지 마십시오. 산소를 차단해 빨리 불을 끄기 위해 필요한 대응은 곧 공감과 사과 그리고 개선의 약속입니다. 합리적으로 생각하지 말고 실행하십시오. 우리 모두는 합리적이지 않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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