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CEO·최고경영진

  • 기사 내용에 기분이 좀 나쁜데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가 현재 이슈관리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는데, OO일보에서 오늘 게재한 기사를 보면 좀 기분 나쁜 내용이 들어 있습니다. 경영진에서 이 기사에 대해 강력 대응해야 하지 않느냐 하는 의견이 있습니다. 윗분들이 기사와 기자에게 상당히 부정적인데, 이걸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이슈관리를 해 보셨으니 공감 하시겠지만, 특정 이슈에 대해 회사가 전력을 다해 관리 활동을 펼치는 상황에서는 관련된 수많은 기사가 끊임없이 쏟아지는 경험을 해 보셨을 것입니다. 기사 하나 하나를 꼼꼼하게 읽기도 벅찰 것입니다. 부정적 시각의 기사가 긍정적 시각의 기사 보다 많아서 위기관리팀이 기사를 읽어 보는 과정도 힘들고 어렵습니다.

    이런 통제 불가능 해 보이는 상황에서 부정적 기사는 전략적 기준을 가지고 분류해 관리하는 지혜가 있어야 합니다. 가능한 통제 가능한 부분에 역량을 집중하는 것이 이롭기 때문입니다. 부정적 기사는 일반적으로 세가지로 분류될 수 있습니다.

    첫번째 부정적 기사의 유형은 질문에서 언급하신 대로 ‘기분이 나쁜 기사’입니다. 기사 내용을 보면 경영진이 감정적으로 자극 받을 수밖에 없는 정보나 해석이 들어가 있습니다. 억측이나 오해도 만연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 기사를 읽는 경영진의 감정이 상한다는 것입니다. 의사결정자의 기분이 나빠지니, 마치 이 기사가 현재 이슈관리에 큰 영향을 미칠 것 같아 보입니다. 하지만, 조금 더 담담한 마음으로 기사를 읽어 보면 그런 기사는 의외로 현 상황에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의 기사 일 수 있습니다. 이런 류 기사는 역량을 집중한다는 기준을 가지고 무시하는 것이 성공적 이슈관리를 위해 이롭습니다.

    두번째 부정적 기사 유형은 기사 속 내용 일부가 이슈 상황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형태인 경우입니다. 정확하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아직은 확실하지 않지만, 이런 기사들이 많이 게재되는 경우 이슈 상황이 좀더 부정적으로 변화해 갈 수도 있을 성격의 것입니다. 이는 기본적으로 부정기사로 정의하는 것이 맞습니다. 기사 내용 속 일부 핵심 내용에 대한 수정이나 부연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말 그대로 관리대상이 되는 것이지요.

    세번째 부정적 기사의 유형은 기사 내용이 극도로 자극적이고 부정적이어서 현재 이슈상황에 중대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는 형태입니다. 이런 기사에 대한 대응은 말할 필요도 없이 상당히 적극적으로 관리되어야 합니다. 이런 대응이 언론관계팀의 이슈관리 핵심 활동이 되야 합니다.

    수 없이 쏟아져 나오는 기사에 파묻혀서 기사 내용을 분석해 관리하는 활동을 하게 되면, 이와 같이 기사 유형을 최대한 분석해서 ‘꼭 대응해야 할 기사에만 대응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실제 이슈관리가 진행되는 기업 내부에서는 기사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기분 나쁜 기사’에 의해 경영진이 일희일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로 인해 제한된 역량을 꼭 필요한 대응에 집중시키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는 것이지요. 기분 나쁜 기사가 이슈상황에 항상 부정적인 것만은 아닐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십시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실무자에게 가장 큰 위기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여기 있는 저희가 회사의 위기관리팀입니다. 매뉴얼상으로 각자 정해져 있는 역할과 책임이 있습니다. 저희 회사에게 발생 가능한 다양한 위기들이 있는데요. 전문가께서 보실 때 저희 회사와 관련해 가장 큰 위기라면 어떤 유형일 것으로 보시는지요? 그에 더해 실무그룹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

    컨설턴트의 답변

    회사 관련한 위기는 이미 매뉴얼에 유형분류가 되어 있고, 우선순위까지 주어져 있어서 그 외에 다른 이견이란 있을 수 없겠습니다. 그 보다 제가 드리고 싶은 질문이 하나 있는데요. 위기관리 실무자들이시니까 묻겠습니다. 회사를 대표해 위기를 관리하는 위기관리팀 실무그룹에게 가장 큰 위기란 무엇일까요?

    실무그룹이 관리하기 어려운 수준의 대형 위기가 발생되는 것일까요? 실무그룹이 예상하지 못했던 위기와 맞닥뜨리는 경우일까요? 그런 위기를 맞아 실무그룹이 적절한 역량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일까요? 사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거나, 위기관리 역량을 훨씬 넘어선 대형 위기가 발생했을 때 최선을 다한 위기관리팀을 비난하거나 문제라고 여기는 경우는 일반적이지 않습니다.

    누가 봐도 불가항력이었던 위기는 많이 존재합니다. 물론 정치적으로 사후 평가를 해서 상호간 핑거포인팅하며 책임을 전가하는 상황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대형 위기 시 실무그룹 전반의 무능함을 문제 삼는 경우는 흔하지 않습니다. 사내 모두가 공감대를 형성하게 되기 때문이지요.

    그렇다면 실무그룹에게 진짜 가장 큰 위기란 어떤 것일까요? 바로 실무그룹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적시에 하지 못해내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여기에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이란 회사 경영진이 평시에 실무그룹에게 기대하고 있는 아주 기본적 대응 업무에 대한 것입니다. 대형 위기나 관리하기 복잡한 위기에 대한 희망적인 시각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경영진은 회사의 위기관리 실무팀에게 안정적인 환경 및 상황 모니터링을 기대합니다. 감지된 문제에 대해 빠르고 정확한 보고 체계를 기대하기도 합니다. 매뉴얼에 정해진대로 분석과 보고, 협의 프로세스가 착착 돌아가기를 바랍니다. 경영진 자신들이 최대한 올바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일선 실무진이 효율적 지원을 해 주기를 바라지요.

    대응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부서별로 각자 대응 역할과 책임을 부여했기 때문에, 경영진은 그와 관련 해 실무그룹이 담당 분야와 대상에 대해 전문성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 생각할 것입니다. 예를 들어 위기 시 언론대응을 담당한 홍보팀은 언론사 기자들에 대한 폭넓은 네트워크와 정보력을 당연히 가지고 있을 것이라 간주합니다. 위기 시 온라인 대응을 담당하는 홍보팀은 평시 광범위한 온라인 모니터링과 인게이지먼트 역량을 구축해 놓았을 것으로 볼 것입니다.

    이런 현실을 감안한다면 실무그룹에게 가장 큰 위기는 자사 경영진이 자신에게 기대하는 ‘마땅히 해야 할 일’에 대한 전문성을 가지지 못하는 경우 발생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해내지 못한다면 대응의 ‘적시성’이란 요원한 것이지요. 한마디로 가장 기본적인 것에서부터 위기관리가 꼬여 대응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는 경우가 실무그룹에게는 가장 큰 위기입니다. 새해에는 그 가장 기본인 ‘마땅히 해야 할 일’에 보다 집중해 보는 위기관리 실무그룹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건전한 언론관은 왜 가져야 하나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정치인들이야 언론에 대해 건전한 철학을 가지고 그들을 대하는 게 당연해 보이는데요. 기업은 기업으로서 영리적 목적을 추구하는데, 왜 언론에 관해 건전한 언론관을 가져야 한다고 하는 걸까요? 기업이 보는 언론은 불가근 불가원 수준이면 되지 않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사회적으로 소통에 대한 관심과 수요 그리고 공급이 대폭 증가하면서, 기업에게도 사회가 정무감각을 요구하는 환경도 정착되었습니다. 예전 정치인은 정무감각이라고 해서 특정 이슈에 대해 국민 여론과 여러 반응을 미리 또는 현장 감지하여 의사결정에 감안했는데, 기업도 그런 동일한 프로세스를 밟게 된 것이지요.

    그러한 정무감각을 따질 때 빼 놓을 수 없는 플레이어가 바로 언론이 되겠습니다. 최근에는 온라인 여론을 비롯 다양하게 여론의 흐름을 확인 할 수 있는 시스템이 생겨나 언론이 중심이었던 예전과는 다른 토양이 되었습니다만 아직까지도 언론의 영향력은 무시할 수 없습니다.

    정치인 중에서도 건전한 언론관을 가지지 못한 정치인은 언론을 대함에 있어 일희일비 하는 모습을 보이고는 합니다. 그때 그때 다른 잣대로 언론을 다루려고도 하지요. 더 나아가 언론을 스스로 통제할 수 있다고 믿는 경우까지 있습니다. 한마디로 그런 정치인은 건전하고 정확한 언론관을 가지지 못한 불행한 분입니다.

    기업의 핵심 경영진이 보다 나은 언론관을 가지게 되면, 기업 차원에서 언론을 대할 때 상당히 안정적인 모습을 띄게 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기사 하나 하나에 일희일비 하지 않게 되지요. 기업을 둘러싼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영향력자 사이에서 아주 의미 있는 역할을 하는 언론 자체에 큰 가치를 두기 때문입니다.

    건전한 언론관을 지닌 기업은 결코 언론을 통제가능한 대상으로 보지 않습니다. 물론 통제관련 권력을 보유한 정치인들과는 다른 입장이지만, 그럼에도 흔히 이야기하는 광고나 협찬을 통한 언론 통제에 대해서도 일정 선을 긋습니다. 그렇게 언론을 핸들링해서 기업이 중장기적으로 얻는 실익이 많지 않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영리한 것이지요.

    기업이 언론을 정확하게 바라보고, 건전한 철학을 바탕으로 언론을 중요한 플레이어로 상대한다면 기업은 언론과 성공적으로 공존할 수 있습니다. 평시나 위기시에도 그 기반 위에서 기업은 보다 전략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언론과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게 됩니다. 기업이 언론과 성공적으로 공존하게 될 때 상호간에는 신뢰(trust)가 자리잡게 되기 때문입니다.

    기업이 건전한 언론관을 보유하게 되면 될수록 기업과 언론간에는 신뢰가 두껍게 쌓이게 됩니다. 그러한 자산은 기업 경영을 넘어 해당 기업이 가진 사회적 가치까지 성장시켜 줍니다. 일부 잘못된 언론관을 가진 정치인 일수록 점차 결핍되어지는 것은 자신에 대한 국민의 신뢰입니다. 그들에게서 기업은 반면교사를 얻어야 할 것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뭘 해야 하고 하지 말아야 하나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가 지금 겪고 있는 이 부정적 상황을 이해하시지요? 급하니 간단하고 직접적으로 묻겠습니다. 지금 우리 회사는 무엇을 해야 하나요?”

    컨설턴트의 답변

    기업 위기 시 대응 차원에서 기업이 해야 하는 옵션 유형은 크게 네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째, 침묵하는 것입니다. 아무 대응도 하지 않으면서 면밀하게 상황을 주시하는 것이지요. 상당히 많은 경우 기업들은 침묵 대응을 옵션으로 결정합니다. 상황이 과도하게 가변적이거나, 적정 수준의 사회적 주목이 없거나, 너무 중대한 상황으로 의사결정이 어려운 경우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여기에서 핵심은 상황을 지속 주시하며 대응 준비를 완료하고 침묵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단순히 패닉에 빠진 침묵이나, 안하무인 또는 묵묵부답형 침묵과는 전혀 다른 의미입니다.

    두번째 대응 유형은, 꼭 해야 하는 대응만 선별해서 대응하는 형태입니다. 이 선택을 결정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A라는 대응을 하지 않는다면, 현 상황은 이후 어떻게 발전 또는 소멸될 것인가를 예측해 보면 됩니다. A대응을 하지 않는다면 현 상황은 극단으로 치닫게 될 것이라는 공통된 내부 의견이 있으면 이 대응을 선택하는 것이지요. 반대로 이를 실행하면 현 상황은 곧 소멸될 것이라 예측되면 당연히 선택해야 할 것이고요.

    세번째 대응 유형은, 안 하는 것 보다는 좋겠지만, 상황 변화에 큰 영향을 주기는 어려운 대응을 하는 형태입니다. 대부분 이런 대증치료식 대응은 딱히 실효성을 가진 대응 방식이 여의치 않을 때 많이 목격됩니다. 이런 대응이라도 해야 경영진이 마음에 안정을 느끼게 되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이 세번째 유형의 대응으로만 위기관리가 진행되게 되는 경우입니다. 실효가 적은 다양한 대응 실행은 조직의 역량과 사기를 저하시킵니다. 그 시간에 더욱 집중적 주목과 역량 강화를 기해 실제 크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꼭 해야 하는 대응’을 찾아야 하는 데, 그 가능성을 약화시키는 것이 문제입니다. 한마디로 덜 중요한 것들을 중심으로만 위기관리를 시도한다는 것이지요.

    네번째 대응 유형은, 실행하더라도 별 효과가 없거나, 심지어 아무 효과도 없는 대응을 하는 형태입니다. 세상 어떤 기업이 별 효과 없는 실행을 굳이 선택해서 하겠는가 하겠지만, 실제 상당수가 이 네번째 대응 유형에 상당한 공을 들입니다. 이는 위기관리의 영역을 넘어선 선택일 수 있습니다. 정치적인 실행들이 계속되는 것이지요.

    이런 경우는 위기 이후 여러 경영진이 받게 될 평가나 책임에 대비한다는 방향성을 가집니다. 외견으로 다양한 실행을 해서라도 ‘이렇게 다양하게 열심히 대응했음에도 불구하고…’라는 사후 평가를 기대하자는 취지입니다. 일견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필요한 위기 대응일 수는 있습니다.

    위기관리를 위해서는 상황에 대한 정확한 판단과 그에 기반한 대응 옵션의 우선순위화가 아주 중요합니다. 꼭 해야 하는 대응만을 선별적으로 실행해야 한다는 원칙을 세우는 것도 좋겠습니다. 모든 주목과 역량을 집중해 단순화해야 합니다. 제한된 조직 역량을 분산시키며 효과 적은 대응에만 몰두하게 하지 마십시오. 차라리 기다리며 때를 노리는 침묵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것도 기억하십시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전화를 꺼 놓으면 어떨까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솔직히 기자에게 할 말이 없는 상황입니다. 어떻게 이야기해도 해명하기가 어렵거든요. 그런데 기자들은 계속해서 홍보담당자와 대표이사에게 문의 전화를 걸어옵니다. 하나 하나 대응하기도 힘들고 해서 전화를 모두 꺼 놓고 받지 말자 하려고 하는데요. 괜찮겠지요?”

    컨설턴트의 답변

    노 코멘트는 코멘트라는 유명한 말이 있습니다. 이상한 말이지요. 노코멘트는 대체 어떤 코멘트인 것일까요? 부정 이슈나 위기 시 노 코멘트는 해당 의혹이나 문제의 책임을 인정한다는 ‘길티(guilty)를 인정하는 코멘트’라고 합니다. 지금 질문하신 상황에서도 회사 스스로 책임을 인정하시기 때문에 해명할 여지가 없다고 하시는 것 같습니다.

    따라서 당분간 기자들의 취재 전화를 받지 않는 기계적인 ‘노 코멘트’를 하는 것은 책임을 그대로 인정한다는 ‘코멘트’로서 해석 될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훈련 받은 기자는 어느 한쪽의 주장이나 정보만을 그대로 받아 기사화 하지 않습니다. 그 이슈에 상대방이 존재한다면 당연히 그쪽을 연락하여 해당 이슈에 대한 그들의 주장과 정보를 접수해 함께 기사화 하게 됩니다.

    문제는 상대가 있는 이슈임에도 그 상대가 해당 이슈에 대한 자신의 주장이나 정보를 기자에게 제공하지 않는 경우 발생합니다. 기자가 일정 노력을 해도 취재원의 주장과 정보를 입수할 수 없다면, 기사는 그냥 일방의 주장과 정보를 기반으로 꾸며지게 됩니다. 단, 기자는 기사 말미에 ‘이에 대한 해명 요청에 상대측은 답하지 않았다” 또는 “기자의 취재를 피하고 거부했다”는 요지의 문구를 같이 싣게 되지요.

    그 기사를 읽은 독자들은 어떤 쪽이 문제이고 책임 있는 곳인지를 쉽게 판단합니다. 만약 양측 주장과 정보가 서로 충돌하고 양쪽 모두 이해가 가능한 입장이라면 독자들은 그 이슈에 대한 판단을 일정 기간 유보하기도 합니다. 양측에 모종의 갈등이 존재하는구나 하는 정도의 판단을 하는 것이지요.

    반면, 어떤 한쪽 주장과 정보가 구체적으로 실린 기사를 접하고, 그 말미에 상대측의 노 코멘트나 취재 회피 등의 입장만 발견하게 되면 독자는 대부분 상대측이 책임을 인정하고 있다는 판단을 내리게 됩니다. 상대측에서는 이러한 상황을 우려해야 합니다. 초기부터 이렇게 프레임이 굳어지게 되면 이후 입장을 바꾸어 적극 대응을 꾀하더라도 결과가 좋지 않게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홍보담당자의 경우에는 자신의 업무 연속성도 생각해야 합니다. 평시에는 바쁜 기자가 전화를 받지 않아도 열심히 연락해 긍정적인 홍보활동을 하던 담당자가, 부정 이슈나 위기가 발생되면 기자들의 당연한 취재 연락을 피하는 상황을 입장 바꾸어 생각해 보자는 것입니다. 홍보담당자는 어떤 상황에서도 일관성 유지와 신뢰성 확보가 가장 중요합니다.

    자신이 어렵고 힘들 때 기자의 연락을 피한다면 그 이슈나 위기는 지나가겠지만, 그 이후부터 홍보담당자 개인에 대한 이슈나 위기는 시작될 것입니다. 대표이사는 이슈나 위기 시 청구일원화 차원에서 기자 연락을 피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홍보담당자는 대표이사와는 다른 대응을 해야 합니다. 대변인의 진정한 역할이 무엇인지를 다시 한번 기억해야 합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현장의 목소리에 답이?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직원들은 사실 위기관리나 이슈관리 경험이 없습니다. 그래서 매번 문제가 불거지면 대표인 저와 경영진이 하나에서 열까지 다 지휘를 해야 합니다. 일선 직원들에게 위기관리 개념이 생기기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릴까요? 언제까지 저희가 모든 것을 결정해 주어야 하는지요?”

    컨설턴트의 답변

    대표님의 말씀만 들으면 일선 직원들에게는 위기관리 개념이나 경험이 전혀 없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가장 먼저 그런 대표님의 느낌이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지는 다시 확인해 보실 필요가 있겠습니다. 대표님께서 보시는 일선직원들과 실제는 다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일선 직원들은 하루에도 여러 자잘한 이슈를 핸들링하고 있을 것입니다. 각 부서에서 계속 불거지는 사소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서로 머리를 맞대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딱히 어떤 역량과 경험을 이슈나 위기관리라고 정의해야 하는 가에는 이견이 있을 수 있지만, 확실한 것은 일선 직원들에게 문제해결 경험이나 역량이 전무하다고는 보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상당수 대표님들이 일선 직원의 위기관리 및 이슈관리 역량과 경험에 의문을 표시하시기는 합니다. 그러나, 실제 컨설턴트들이 회사 내로 들어가 인터뷰나 토론을 해 보면 그 일선 직원들은 매우 실질적 경험과 함께 이상적 솔루션을 머릿속에 넣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현장에 답이 있다는 이야기의 위기관리 버전쯤 되겠습니다.

    그렇다면 왜 대표님이 일선직원들을 못미더워 하는 것일까요? 일단, 특정 이슈나 위기가 발생하면 대표님을 비롯한 경영진의 감정이 격해지며 리스닝 태도가 급격하게 저하되는 것이 원인 중 하나입니다. 흥분해 있는 경영진에게 다가가 일선의 판단과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는 용기 있는 직원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당시 경영진 눈에는 일선 직원들이 매우 수동적인 주변인처럼 느껴지게 되겠지요.

    두번째 이유는 이슈나 위기 발생 시 경영진은 스스로 해결책과 세세한 대응을 고안해 내려 애쓰기 때문입니다. 일선에서는 매일 그리고 유사 반복하고 있는 해결책이 있는데도, 경영진은 실행을 지시해야 한다는 강박 때문에 머리를 싸매고 별도의 해결책을 창조해 내려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간단하게 일선직원들에게 “어떻게 대응하면 좋겠습니까?”라고 일단 물어보십시오. 예상외로 실질적인 대응안이 거론될 수 있습니다.

    세번째 이유는 평소 일선과 경영진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 없는 경우가 상호간 오해 이유가 되겠습니다. 조직내에 심각한 사일로가 있거나, 병목현상이 존재하거나, 상호간 뿌리 깊은 불신이나 폄하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다면 그 어떤 이슈나 위기관리도 그 효과를 내기 어렵습니다. 일선이 실질적 해결책을 거론해도 경영진이 듣지 않고, 경영진이 담대한 대응을 지시해도 일선이 팔짱을 끼는 상황을 상상해 보십시오.

    일선 직원들이 이슈나 위기관리에 전혀 관심이 없다고 보는 것에는 신중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반대로 일선 직원들에게 답이 있다는 생각을 하는 편이 보다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일선에게 계속 의견과 해결책을 물어보시고, 그들의 열정과 의지를 치하해야 합니다. 경영진은 그들의 위기관리를 지원하기 위해 존재한다는 개념을 불어넣으십시오. “뭐든 해 보라!”거나 “아무것이든 일단 해 보라!”는 것 보다,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그리고 “무엇을 도와줄까?” 물어보십시오. 이슈나 위기가 관리되기 시작할 것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대행사가 제대로 안 움직이네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가 얼마전부터 이슈관리를 위해 홍보대행사를 고용해서 같이 일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벌써 몇 개월이 지났는데도 제대로 된 전략이나 메시지를 가지고 움직이지 않는 것 같습니다. 대행사가 일을 잘 못하는 것인지 안 하는 것인지 궁금할 정도입니다. 대행사를 어떻게 핸들링해야 할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대행 업계에서 흔히 하는 말로 ‘대행사는 인하우스 담당자만큼만 일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현재 이슈관리를 위해 고용한 대행사가 회사 생각대로 움직여주지 않는다면 가장 먼저 인하우스 담당자를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담당자가 대행사에게 이슈관리를 위한 회사의 고민을 얼마나 충분하게 공유했는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슈관리를 위해 경영진이 생각하는 방향성과 관리 전략에 대해서는 먼저 내부 담당자가 확실하게 이해하고 있어야 합니다. 담당자가 정확한 자료를 다양하게 보유하고 있으며, 그것을 적시에 대행사에게 제공해 주고 있어야 합니다. 더 나아가서 지속적으로 이슈관리 상황을 업데이트 해 주어 대행사가 신속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대행사가 이슈관리를 위해 제대로 움직이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경우, 이상과는 반대의 현상이 꼭 끼어 있습니다. 무려 인하우스 담당자가 존재하지 않는 경우도 있고, 담당자가 너무 주니어 레벨이라 회사와 경영진의 생각이나 자료를 전혀 공유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슈 자체에 대한 담당자의 이해도가 스스로 떨어지는 경우에는 어떤 대행사도 적절하게 운용하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내부 담당자도 다른 부서로부터 지속적으로 이슈 상황을 업데이트 받지 못하고 있다면 대행사는 더욱 더 소외되게 마련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슈관리는 보통 인하우스 경영진이 이슈관리 대행사와 직접 함께 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담당자는 행정이나 실행 관제 수준의 업무를 담당하며, 경영진이 정기적으로 이슈상황을 대행사에게 직접 업데이트하고, 자신들의 전략을 반복 공유합니다. 중요한 자료 또한 그때 그때 바로 제공합니다. 그렇게 되면 대행사는 움직이지 않을 수 없게 됩니다. 즉, 무언가를 해 낸다는 의미가 되겠습니다.

    이슈관리를 위해 가장 중요한 가치는 ‘내부에서 합의되는 것’입니다. 이슈를 바라보는 정의는 그냥 정의가 아니라 ‘내부적으로 합의된 정의’여야 합니다. 이슈관리 전략과 메시지도 그냥 전략과 메시지가 아니라 ‘내부적으로 합의된 전략과 메시지’여야 합니다. 이슈관리를 위한 대응 계획도 그냥 대응 계획이 아니라 ‘내부적으로 합의된 대응 계획’이어야 합니다. 대표이사의 것이 다르고, 경영진 각각의 것이 다르고, 그들과 담당자의 것이 서로 다른 경우에 대행사는 전혀 엉뚱한 생각을 하게 됩니다. 회사에서 내부적으로 모든 것을 합의해 공유해 주지 않는다면 아무것도 나아질 것이 없는 것이 당연한 것입니다.

    대행사도 일부 역량이나 철학이 적절하지 않은 곳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내부적으로 고민해서 그런 대행사를 고용했다면 그에 대한 책임도 회사가 지게 됩니다. 열등한 대행사를 일부러 고용하는 실수를 하는 기업은 없다고 봅니다. 일단 함께 일하기로 정했다면 대행사를 믿고, 그에 적절한 내부 합의와 공유 상황을 점검해 보시기 바랍니다. 대행사를 관리하는 체계를 개선해 보고, 담당자에게 더욱 더 정확한 정보와 지원을 제공해 주십시오. 담당자가 이슈관리에 성공할 수 있는 수준으로 강력 해져야, 대행사는 그 만큼 일을 합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저희 회사는 외국기업인데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는 글로벌 기업입니다. 본사주도의 이슈 및 위기관리 체계를 가지고 있지요. 문제는 국내의 색다른 이해관계자 환경과 문화입니다. 부정 이슈가 발생하면 글로벌 대응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도 그냥 글로벌 가이던스에 따라 이슈 대응을 해야 하겠지요?”

    컨설턴트의 답변

    현실적으로 부정 이슈가 발생하였을 때 해당 이슈를 관리하지 않는 것과 관리할 수 없는 것에는 다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글로벌 기업의 경우 대부분 아주 훌륭한 이슈 및 위기관리 철학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에 기반하여 정기적 훈련과 시뮬레이션으로 지속적인 준비를 하기도 합니다. 위기관리 명언 중에 ‘예방하지 못하면 준비하라(Prevent or Prepare)’라는 말이 있는데, 대부분의 글로벌 기업들은 이 개념에 충실하려 노력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글로벌 본사와 국내 지사간 협업 체계입니다. 오래전 기업들이 진취적으로 전세계에 뻗어 나가던 시절, 글로벌 기업의 이슈 및 위기관리 시스템은 중앙집권적 체계였습니다. 로컬(해외 지사 주재 지역) 특수성이나 차이를 인정하기 보다는, 본사가 정한 원칙과 프로세스에 따라 메시지와 타이밍까지 통제했습니다. 당연히 지사는 본사의 지시에 따라 로컬에 본사 이슈대응 방식을 단순 딜리버리하는 수준의 역할에 충실했습니다. 이슈를 관리하려 했지만 관리할 수 없는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이후에는 점차 로컬발 이슈나 위기가 증가하면서(민감도가 늘면서) 글로벌 본사에서 위기관리팀이라는 것을 만들어 해외 지사에 대형 위기가 발생하면 팀을 파견했습니다. 지금도 그런 팀 파견제도를 운영하는 글로벌 기업이 있습니다만, 글로벌 본사 직원들이 아무리 위기관리 전문가라 해도 문제 발생 이후 국내에 입국해 지사 위기관리팀과 협업한다 해서 크게 달라지는 것이 없었습니다. 글로벌 본사와 대응 미팅 시 애를 먹었던 시차나 현장 감각 공유 부담이 좀 줄었다는 것 밖에 큰 개선은 없었습니다.

    최근에는 일부 글로벌기업이 위기발생 시 상당부분 대응역할을 로컬 자체에 권한이양(empowerment)하려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따라 해외 지사내 의사결정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집중적 위기관리 훈련과 시뮬레이션 경험을 제공하고 있지요. 훈련받은 경험 있는 경영진이 글로벌본사의 기존 원칙에 따라 해외지사에서 초기 대응 전반을 손수 지휘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지속적인 본사와의 교감은 있겠지요. 이는 소위 ‘지휘자의 의도(commander’s intent)’ 개념에 기반한 체계인 만큼 여러 진전은 있었다고 보여집니다.

    글로벌 기업에서 위기관리를 하는 여러 경영진과 실무팀장이 가지는 고민은 대부분 유사합니다. 부정 이슈나 위기발생 시 적시대응이 어렵다. 본사 가이던스가 너무 강력해 적절한 메시지를 내기 어렵다. 기자의 추가질문이나 자료요청에 응대가 거의 불가능하다. 국내기업처럼 이해관계자 스킨십이나 수면하 대응이 정책적으로 불가능하다 등 여러 고민이 비슷비슷합니다.

    글로벌 본사가 수십년간 위기관리 체계에 대하여 여러 고민을 하며 이런 저런 시도와 개선을 꾀한 것 처럼, 로컬에서 관련 업무를 하는 구성원들도 깊은 고민을 통한 나름의 개선 시도를 해 보는 것은 중요하다고 봅니다. 로컬 경영진이 국내 상황과 변화를 들여다보며 얼마나 스스로 깊이 고민하고 예방 또는 대비를 하고 있는지 점검해 보십시오. “글로벌 기업이라 이슈나 위기관리는 그런 식으로 밖에 할 수 없습니다. 그게 현실이니 결과가 어떻든 충실하게 그에 따르면 됩니다.”는 생각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습니다. 순수한 이슈나 위기관리 관점에서는 말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대표님이 위기관리를 잘 몰라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요즘 저희 업계에서 여러 이슈와 위기상황이 계속 발생하고 있습니다. 실무진들은 매일 상황을 모니터링 하니까 저희 회사에도 유사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겠다 하며 노심초사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저희 대표와 경영진들이 위기관리를 잘 모른다는 거죠. 어떻게 해야 할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제 경험상 실제 기업 내부의 상황을 보았을 때, 실무자들이 그렇게 이야기하는 경우 십중팔구는 ‘내부 커뮤니케이션의 부재’가 핵심 원인이었습니다. 실무자는 대표를 포함한 경영진의 생각을 정확하게 알지 못하고, 반대로 대표와 경영진은 현재 실무자들이 어떤 우려를 가지고 있는지 알지 못하기 때문에 발생되는 상호간 오해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제가 알고 있는 대부분의 기업 대표와 경영진은 자사 이슈과 위기에 대하여 거의 매일 매일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관심이 없다는 것은 실무자들처럼 매일 노심초사하지 않는다는 의미와는 조금 다른 것입니다. 대표와 경영진이 매일 의사결정하는 내용 속에도 이슈나 위기관리 영역이 들어 있습니다. 만약 그들이 그런 의사결정을 하지 않았거나 미루었다면 실제 이슈나 위기가 발생할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어떤 경영자는 하루 하루가 이슈관리와 위기관리의 연속이라고 고민을 토로합니다.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날이 거의 없다는 이야기도 합니다. 대두된 문제를 그때 그때 해결하려 의사결정하는 그룹의 사람들이 경영진입니다. 그들을 문제해결자(problem solver)로 부르는 이유가 그 때문이지요.

    그렇다고 현재 실무진의 생각이 완전하게 틀렸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단, 실무자들이 고민하고 실행해야 하는 위기관리와 대표와 경영진이 해야 할 위기관리의 모습과 영역이 약간 다르다는 점을 이해하셨으면 합니다. 그 둘 간의 다름이 합쳐져 완전한 전체를 이루게 됩니다.

    그러한 완전한 전체의 모습을 정확하게 그리고 운용하기 위해서는 서로가 함께 자사 이슈와 위기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나누어야 합니다. 함께 모여야 위기관리가 시작된다는 위기관리 명언이 있습니다. 서로 사일로로 나뉘어 각자 다른 생각을 하고 다른 고민에 빠져 있다면 전사적 위기관리는 불가능 할 뿐입니다.

    이제 부터라도 함께 모여 자사 이슈와 위기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누는 세션을 개최해 보십시오. 대표가 생각하는 문제는 무엇인지, 경영진이 우려하는 것들은 무엇인지, 실무자들은 또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서로 확인하고 이해해야 합니다. 그런 노력들이 여러 번 반복되어 이어져야 자사만의 ‘위기관(위기를 보는 시각)’이 생기게 됩니다. 정해진 ‘위기관’이 제대로 공유되어 있다면 실제 위기 발생 시 대응 시간을 대폭 단축할 수 있습니다. 지금 상황이 위기냐 아니냐는 지루한 토론을 단박에 건너뛰게 되기 때문입니다.

    공유된 위기관을 가진 기업은 위기관리에 있어서도 그렇지 못한 기업보다 상대적으로 빠르고 정확합니다. 평소 고민했던 위기에 대한 솔루션을 그대로 실행하게 될 확률이 훨씬 더 높아집니다. 우리가 ‘미리 준비한 듯 빠르고 적절하게 대처했다’고 평가하는 케이스들이 있을 것입니다. 그런 우수한 결과는 평소 함께 모여 앉아 이야기하는 사소한 노력들에 기반합니다. 지금이라도 모여 앉아 보십시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사회적 목소리를 내면 안 되나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해외 서적을 보면 기업이 사회적 또는 정치적 목소리를 내 주는 것이 오히려 기업 명성이나 브랜드에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를 하더군요. 그래서 저희도 사회적 목소리를 좀 내는 것이 어떨까 계획 중입니다. 다양한 사회 이해관계자들과의 관계 형성을 위해서도 좋겠고요. 괜찮겠지요?”

    컨설턴트의 답변

    우리나라 기업들 사이에서 약간 혼동이 있는 개념이 이 ‘목소리’라고 생각합니다. 전문가들이 목소리(voice)를 내는 것에 대해 다양한 조언을 하고 있는데, 이를 받아들이는 기업에게 기본적 혼동이 있어 원래 지향했던 바를 제대로 이루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기업이 착각하는 것이 이 ‘목소리’ 개념에 있어서 화자가 누구인가 하는 부분입니다. ‘목소리’라고 하면 누군가 화자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 상식인데요. 해외 전문가들이 조언하는 ‘목소리’의 화자는 기업과 브랜드를 의미합니다. 사람이 아닌 기업이나 브랜드가 어떻게 목소리를 내는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될 텐데 이 부분이 혼동의 시작이 됩니다.

    더 나아가 ‘목소리’를 해당 기업의 오너나 대표이사가 직접 내는 것이라 생각할 때도 있습니다. 물론 기업이나 브랜드의 철학과 의지를 기반으로 한 사회적 메시지가 흘러 넘쳐 오너 또는 대표이사의 입으로도 동일한 메시지가 목소리화 되는 것은 상당히 이상적인 것입니다.

    그러나 기업이나 브랜드의 사회적 메시지를 오너나 대표이사만 주로 내는 것은 한번 생각해 볼 주제입니다. 기업이나 브랜드의 목소리는 잘 보이지 않는 반면 오너나 대표이사의 목소리만 가득하다면 이는 효과나 방향성에 있어 의문이 드는 실행입니다. 이와 같이 목소리를 내는 주체에 대한 혼동은 첫번째 문제입니다.

    두번째 혼동은 공적 메시지와 사적 메시지에 대한 것입니다. 공적 메시지란 기업 내부에서 합의된 메시지를 의미합니다. 반면 사적 메시지는 개인이 스스로 정한 메시지를 의미하지요. 기업 내에서 합의된 메시지는 개인의 사적 메시지보다 절대적으로 안전합니다. 그 합의 과정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논의와 검증을 거친 것일 가능성도 높습니다. 그에 비해 사적 메시지는 그렇지 못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기업 오너나 대표이사가 개인적으로 소셜미디어 등에 사회적 메시지를 피력하는 것이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닙니다. 그 메시지가 자신이 재직하고 있는 기업 내부에서 이미 합의된 메시지라면 그 메시징은 전략적인 공적 메시지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문제는 개인의 그 소셜미디어 메시지가 전혀 합의되지 않은 순수한 개인의 메시지 일 경우 발생됩니다. 기업은 기업 오너와 같은 의미가 아닙니다. 기업의 생각이 곧 기업 오너의 생각이라고 보아서도 안 됩니다. 공적 메시지와 사적 메시지간의 자발적 분별은 그래서 중요합니다.

    꼭 필요하다면 기업이나 브랜드가 사회적 목소리를 내게 하시기 바랍니다. 기업 오너나 대표이사는 그 목소리를 일관되게 따라 가고, 사회적 흡수력을 높여 주기만 하면 됩니다. 그 순서를 혼동하여 반대로 가게 하지 마십시오. 그에 더해 자신의 개인적 목소리를 기업과 브랜드의 목소리로 혼동해서도 안 됩니다. 그건 그렇고, 혹시 자신의 목소리는 그저 개인의 목소리일 뿐, 자신의 기업과는 아무 상관없다는 생각을 하는 오너나 대표이사님은 안 계시겠지요? 설마 아직도 그런 분이 계실 리가 있을까요?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