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CEO·최고경영진

  • 성공적 CEO를 위한 위기관리 십계명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기업이나 정부나 각종 기관 공히 마찬가지다. 위기가 발생되면 그 위기 발생에 대한 책임 보다는 위기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책임이 더욱 중요 해 진다. 그렇기 때문에 CEO를 비롯한 최고경영책임자는 위기관리를 경영활동에 있어 높은 우선순위로 둔다.

    어쩔 수 없이 발생된 위기라도 CEO가 제대로 위기를 관리해 내면 그의 경영 역량은 높이 평가받는다. 반면 어처구니없는 위기인데도 CEO가 제대로 위기를 관리해 내지 못하면 그는 사회적 비웃음만 받게 된다. 기업의 위기가 딱히 기업 자체에게만 위기가 아닌 셈이다.

    임원이나 직원들은 심각한 위기가 회사에 발생되어도, 그 회사를 떠나버리면 그만이다. 제대로 위기관리를 하지 못했더라도, 새로 옮긴 회사에서 그에 대해 기억하거나 책임을 묻지는 않는다. 그러나 CEO는 다르다. 제대로 위기관리를 하지 못해 사회적으로 주목받은 CEO는 다른 새로운 기회를 찾기가 어려워진다.

    실제로도 우리 역사를 보면 국가적 위기를 제대로 관리하는 데 실패 해 권력을 내놓아야만 했던 불행한 케이스이 있다. 그 외에도 기업의 위기관리가 실패해 그에 대한 책임을 졌던 CEO들은 그보다 훨씬 수가 많다. 심지어 위기의 중심에 서서 위기를 촉발시킨 이후 경영권을 상실하거나, 큰 후폭풍을 경험한 기업 오너들도 존재하는 게 현실이다.

    기업 내부에서 그 누구보다도 위기관리에 관심을 가지고, 어떻게 해야 위기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을지 노심초사할 수밖에 없는 사람이 CEO다. 예기치 못했던 위기가 발생되면 최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이끌어 내는 방식으로 위기를 관리해 내기 위해 지속 연습하고 실행하는 사람도 CEO다. 시종일관 위기관리 전반에 대해 책임을 지고 그 성패에 따라 자신의 역랑과 입지를 인정받게 되는 사람들도 CEO다. 그렇다면, 성공적 CEO가 꼭 지켜내는 위기관리 핵심 원칙은 무엇일까? 크게 열 가지로 추려 보자.

    첫째, 문제 해결자가 되자

    CEO는 문제 유발자(Problem maker)가 되지 말고, 문제 해결자(Problem solver)가 되어야 한다는 이야기는 아주 상식적인 경영원칙이다. 문제는 그 원칙을 지켜내는 것이 무척이나 어려워 보인다는 것이다. CEO의 일거수 일투족에 대해서는 지금이라도 위기관리 관점으로 기준을 세워 스스로 돌아보아야 한다.

    CEO가 문제 유발자가 되어 발생시킨 위기는 관리 예후가 대부분 좋지 않다. 좋지 않은 수준을 넘어 재앙적인 수준으로 결론이 난다. 기업을 둘러싼 이해관계자들도 가장 주목하고 강한 비판을 가하는 위기 유형이 CEO가 발생시킨 위기다. 자신이 문제 유발자가 돼 버린 위기 시에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위기관리가 극히 제한된다. 조직을 움직이기도 어렵다. 당연히 데미지컨트롤은 더욱 더 불가능 해 진다. 진정한 문제 해결자가 되기 위해서는 자신과 관련된 문제는 민감하게 경계해야 한다.

    둘째, 위기관리는 CEO가 하는 것이라 생각하자

    일단 사내 위기관리 교육이나 훈련 그리고 시뮬레이션 할 것 없이 CEO가 가장 먼저 그리고 나중까지 참여해야 한다. CEO가 사내에서 위기에 대하여 그리고 위기관리에 대하여 누구보다도 잘 알고 주변 임직원들에게 질문할 정도의 수준이 되어야 한다.

    질문의 요지는 딱 하나다. “만약에?(Wat if?)”라는 질문을 종종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경쟁사를 비롯한 여러 업계 기업들이 현재 경험하고 있는 이슈나 위기 유형을 꾸준히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그에 대해 계속해 사내 임직원들에게 질문해 보아야 한다. 만약에 우리라면? 만약 우리에게 저런 위기가 발생된다면? 우리는 준비가 되어 있는가? 이 질문들이 회사 위기관리 조직을 움직인다.

    셋째, 평상시 CEO의 위기관리 철학을 반복해 커뮤니케이션 하자

    위기가 발생된 다음 왜 임직원들이 자신의 생각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지 한탄해서는 안 된다. 평소에 위기를 관리하기 위한 CEO 자신의 생각과 철학을 여러 임직원에게 반복해 커뮤니케이션 해 놓아야 한다. 예로 고객 관련된 위기 유형은 다양하다. 그렇다면 그 모든 유형에 대해 평소 CEO가 반복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 위기관리 철학은 “어떤 유형이든 고객이 이로운 방향으로 신속히 해결하자”일 수 있다.

    이런 CEO 철학이 임직원들에게 골고루 이해되고 있다면, 고객과 관련한 위기는 실제 발생되더라도 초기 대응에 있어 정확성과 신속성을 띄게 된다. 지휘관의 의도(Commander’s intent)를 딱히 이야기하지 않아도 이심전심으로 문제 해결 방식을 일선에서 결정할 수 있게 권한이양이 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위기가 발생했을 때 하는 지시보다, 평시에 커뮤니케이션 하자.

    넷째, CEO 스스로 민감성을 극대화하자

    ‘자신이 결정한 내용이 내일 아침 신문 기사에 그대로 실려도 떳떳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항상 여론과 사회적 책임에 주목하며 경영적 의사결정을 하라는 의미다. 그것이 가장 효과적인 사전적 위기관리 방식이기 때문이다. 위기가 일단 발생되면, 위기 발생 이전으로 현실을 돌리는 것은 불가능 해 진다. 위기관리 중 가장 성공적인 위기관리는 위기를 발생시키지 않는 위기관리다.

    그러기 위해서는 CEO가 스스로 가장 민감해야 한다. 물론 그의 민감성은 궁극적으로 조직 전체에 공유되어야 한다. 일부 경영진은 CEO가 너무 민감해서 피곤하다는 푸념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항상 살피고, 조심스럽고, 떳떳하려 애쓰는 모습은 직원들에게 아무리 보여주어도 지나치지 않는다. 실제로 위기 유형이나 트렌드에 민감한 기업들이 위기관리는 잘한다. 무뎌서는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다섯째, 잘된 위기관리 매뉴얼보다 강력한 위기관리팀에 욕심을 내자

    위기는 사람이 발생시킨다. 위기가 발생되었을 때 그 위기를 키우는 것도 사람들이다. 그에 맞서 위기를 관리해 내는 것도 사람들이다. 더욱 정확히는 자사의 위기관리팀이다. CEO의 위기관리 철학과 전략을 그대로 받아 실행해 내는 고마운 존재들이다. 각 실무팀이 주요 이해관계자들을 마크 해 낸다. 홍보실과 같은 커뮤니케이션창구가 회사를 대변해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을 해 낸다.

    위기관리 매뉴얼이라는 두꺼운 서류책이 위기를 관리하는 경우는 없다. 그렇다고 매뉴얼이 전혀 필요하지 않다는 의미는 아니다. 강력한 위기관리팀은 부단하게 훈련받은 팀이다. 그 훈련의 기조와 프로세스는 자사의 위기관리 매뉴얼에 따른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하는 논의 같지만, 중요한 것은 사람이다. 위기관리팀에 투자하는 CEO가 되자.

    여섯째, 사회적 여론과 이해관계자들을 존중하자

    경영을 하면서 CEO는 많은 이해관계자들과 관계를 맺고, 상호간 이익을 주고받고 하며 성장해 왔을 것이다. 주변을 돌아보아 어느 한 이해관계자도 의미 없는 경우가 없다. 위기가 발생되면 그들의 이해관계와 영향력은 극대화된다. 폭발적으로 일희일비 흐름에 따라 움직인다. 친근했던 이해관계자가 낯설게 느껴지게 된다.

    그런 경우일수록 더욱 더 이해관계자의 입장에서 문제의 핵심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그들의 생각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면, 그들이 원하는 방향과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게 된다. 이해관계자를 잘 알고 주목하는 CEO가 문제 해결을 쉽게 한다. 이해관계자와 반목하는 CEO는 다른 결과를 낳게 된다. 그들을 존경까지는 하지 못해도 존중은 해보자. 그래야 산다.

    일곱째, 위기관리는 과감하게 하자

    과감하게 문제를 해결해 버린 CEO는 이후 언론을 비롯해 여러 곳에서 좋은 평가를 받게 된다. 해당 위기는 일단 발생된 것이다. 그에 대한 대응과 관리 방식은 그 위기의 규모나 영향을 압도하는 수준이어야 한다. 그래야만 겨우 자사의 위기관리 노력이 이해관계자들과 공중의 눈에 띄게 된다. 일부에서는 회사는 위기인데 CEO가 스타가 되려 한다는 불만이 나오기도 하다.

    그래도 최대한 과감한 위기관리 방식에 베팅하는 것이 좋다. 사과를 해도 대대적으로 한 번에 끝내자. 기업도 살고 CEO도 산다. CEO가 결정할 수 있는 최대한의 대응 방식을 항상 고민해 보자. 우물쭈물, 스리 슬쩍, 좌고우면 등의 평가를 받아서는 안 된다. 빠르고 과감한 대응에 이길 여론은 없다.

    여덟째, CEO가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에 귀 기울이자

    내외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컨설턴트들의 의견을 계속 물고 들으며 커뮤니케이션을 신중하게 실행하자. CEO가 신속하게 나서서 커뮤니케이션 해 해결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는 CEO가 성급하게 나서서는 안 되는 경우가 있다. CEO의 가시성을 처음부터 끝까지 가져가야 하는 경우도 있는 반면, 처음부터 선을 그어 커뮤니케이션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수많은 경우의 수와 변수들을 통합적으로 분석하며, 많은 경험을 가진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컨설턴트들과 내부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들의 의견에 CEO는 의지해야 한다. 성공적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없는 상황관리는 실패한 위기관리로 기억된다. 위기 시에는 평소보다 훨씬 더 신중하게 귀 기울여가며 커뮤니케이션 해낼 수 있어야 산다.

    아홉째, 모든 책임은 CEO가 진다는 믿음을 주자

    위기가 발생되면 기업 구성원들은 누구나 자신과 관련 된 위기관리를 가장 먼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자기 자신에게 피해가 갈 것이 예상되면 회사를 위한 위기관리에는 나서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구성원이 각자도생으로 맞서게 되면 될수록 회사의 위기관리는 실패의 길을 가게 된다.

    이런 부정적인 환경을 방지하기 위해 CEO는 해당 위기관리 전반에 대한 책임을 나서서 지며 강조해 주어야 한다. 위기관리를 위해 투입되는 인력, 예산, 프로세스, 컴플라이언스 등에 대해 최대한 리더십을 발휘해 해결 해 주어야 한다. 마음 편하게 위기관리에 전심 다할 수 있는 임직원의 애사심은 그런 CEO 아래에서 발휘된다. 사후에도 일선에게 책임을 묻는 조치를 하는 것은 좋지 않다.

    마지막, 신뢰를 지키자

    CEO가 위기관리를 하기 위해 커뮤니케이션 해 약속한 내용은 뭐든 지켜내야 한다. 제대로 약속을 지켜내 그 결과를 추후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어야 신뢰를 얻게 된다. 임기응변이나 모면 중심의 약속이 아니었다는 확신을 여러 이해관계자들에게 주어야 한다. 그래야 CEO의 경영 역량이 다시 빛을 낸다.

    같거나 유사한 위기를 계속 반복하는 기업들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대부분 그런 기업은 CEO가 제대로 약속을 지키지 않아서 유사한 위기가 재발되는 것이다. 지키지 않은 약속이 그대로 위기로 다시 드러나게 되면, 그 다음 위기는 어떻게 해도 성공시키기 어려워진다. 계속해서 악순환만 반복된다. 약속을 지켜 신뢰를 얻는 것이야 말로 궁극적인 위기관리다.

    이상은 CEO가 성공적인 위기관리를 위해 명심해야 하는 위기관리 원칙이다. 흔히 일부 전문가들이 “위기는 곧 기회”라는 이야기를 하는데, 자사의 위기 시 기회를 얻는 곳은 경쟁사뿐이라는 생각을 해야 한다. 더구나 한국과 같은 기업 경쟁 구도에서는 경쟁사가 큰 실수를 해 주면 자사는 반사이익을 얻는 형국이 된다. 어처구니없는 자사의 실수를 민감하게 관리해야 하는 이유다.

    CEO로서 어쩔 수 없이 위기를 맞게 된 것은 그렇게 부끄러워해야 할 일이 아니다. 단, 그 위기를 제대로 관리해 내지 못한다면 그것은 장기간 부끄러워해야 할 수밖에 없는 일이 되어 버린다. CEO는 이 결과를 두려워해야 한다. 두려운 만큼 더욱 더 적극적으로 위기와 위기관리에 대한 생각을 다듬고, 연습하고, 훈련하고, 시뮬레이션 해 나가면서 우수한 위기관리팀에 투자해야 한다. 회사를 위하는 것이 곧 자신을 위하는 것이다.

  • 위기관리에서 ‘공감’의 의미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기업이 경험하는 부정 이슈와 위기 상황에서 빠지지 않고 나오는 대응 조언이 있다면 바로 ‘공감(共感)’일 것이다. 공감이라는 단어는 일반적으로도 쓰이지만, 심리학이나 신경학, 철학 등에서도 자주 사용되는 단어인데, 대략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공감이란 ‘대상을 알고 이해하거나, 대상이 느끼는 상황 또는 기분을 비슷하게 경험하는 심적 현상’을 말한다.

    이슈나 위기를 관리할 때 주목해야 할 것은 이슈나 위기는 어느 하나도 스스로 ‘터지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흔히 우리는 “위기가 터졌다”는 표현을 사용하는데, 그 위기는 스스로 터진 것이 아니다. 위기는 ‘사람이 터뜨린 것’이다. 모든 이슈나 위기에는 ‘사람’이 핵심이라는 의미다.

    문제를 발생시킨 사람이 있으니 그 문제는 문제가 된다. 그 이후에는 그 문제에 대해 인지하고 의견을 가지는 더 많은 사람들이 생겨나니 그 문제는 더 큰 문제로 자란다. 말 그대로 사회적 공분이 조성되어 버리면 특정한 영향력을 가진 사람들(이해관계자)이 개입된다. 이 정도 사람들의 상황이 되면 실제 위기가 시작된다.

    사람과 사람이 연결되고, 사람들에 의해 기업이 타격 받게 되는 구도에서, 공감이란 아주 중요한 위기관리의 무기가 된다. 그러나, 현장에서 컨설턴트들이 ‘공감’이라는 단어를 언급하면 대부분 경영진은 그 컨설턴트가 아카데믹하거나, 아마추어라는 시선을 보낸다. 일부 경영진은 “사람들에게 그렇게 공감만 해주면 무슨 사업을 벌 일 수 있는가?”하며 순진한 이야기를 하지 말라고 한다.

    여기에서 기업과 경영진이 가지는 ‘공감’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엿볼 수 있다. 기업 경영에 있어서 공감이란 과연 어떤 의미이고 어떤 효과를 발휘하는 것일까? ‘공감’에 대한 오해를 정리해 가면서 위기관리에 있어 공감의 효과를 들추어 보자. 잘 못 알려진 공감이란 어떤 것들일까?

    첫째, 같이 눈물을 흘리고 슬퍼해 주는 것이 공감이다?

    자사 제품으로 피해를 입었거나 피해를 호소하는 소비자들이 생겼다고 치자. 회사에서 상황을 분석해 보니 해당 제품에 들어가지 말았어야 할 성분이 들어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사실이 드러나면 상당한 문제가 될 것이라는 예상을 하게 된다.

    이 상황에서 위기관리 컨설턴트는 ‘대표이사께서 피해 소비자들을 만나 공감하는 커뮤니케이션을 하시라”는 조언을 한다. 대표와 경영진들은 “공감? 그건 어떤 방식을 의미하나요? 궁금 해 한다. 일부는 대표가 소비자를 만나 손을 꼭 부여잡고 눈물을 흘리며 쾌차를 비는 것이 공감이라 이야기 한다. 일부는 큰 절을 해서 피해 소비자 가족에게 진정성을 보이라는 의미라고 한다. 어느 것이 맞는 것일까? 눈물과 큰절이 곧 공감을 의미하는 것일까?

    공감을 위해 대표이사가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피해 상황에 대한 정확한 이해다. 피해를 입은 소비자 각각이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지를 구체적으로 확인해 이해해야 한다. 그렇게 그들의 피해를 제대로 이해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그들의 기분까지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그들의 의견이나 반응을 예상하게 된다. 그 전반적 이해와 예상에 따라 자신의 커뮤니케이션 메시지, 행동, 반응을 의사결정 하라는 의미다. 이런 생각 없이 단순한 퍼포먼스를 공감으로 떠올리니 거부감이 드는 것이다.

    둘째, 공감한다고 말 하면 법적으로 문제가 된다?

    공감을 해서 법적으로 문제를 더 크게 만든 사례를 한번 찾아보라 하고 싶다. 여기에도 공감에 대한 오해가 있다. 공감을 책임 인정의 의미로 스스로 연결해 절대 공감해서는 안 된다는 결론을 내는 것이다. 이후 소송이 제기되었을 때 상대로부터 ‘이전에 대표가 우리 피해에 공감한 것을 보면 스스로 책임을 인정하는 것’이라는 주장을 들을까 봐 겁을 내는 것이다.

    부정적인 상황에서 상대를 이해하는 것을 책임에 대한 인정으로 볼 수 있을까? 그 상황에서 상대가 느끼는 상황이나 기분을 비슷하게 느껴보는 것이 스스로 길티(유죄)를 인정하는 것이 될까? 그에 따라 전략적인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제대로 했는데, 법정에서 그로 인한 문제가 생기게 될까?

    차라리 법적 우려와 공감에 대한 오해로 절대 공감하지 않는 커뮤니케이션을 고집스럽게 하는 것이 법정에서 더 불리한 것은 아닐까? 공감 받지 못한 상대가 더욱 공격적으로 회사를 괴롭히거나 하지는 않을까? 공감하지 않는 회사의 태도를 바라보며 이슈를 접하는 공중이나 이해관계자들은 과연 어떤 감정을 가지게 될까? 그런 감정이 모여 회사에 어떤 영향력으로 되돌아올까? 공감해서 얻을 것과 공감하지 않아서 얻을 것 중 어떤 쪽이 더 회사에게 유리할 것인가를 따져 봐야 한다.

    셋째, 큰 사업을 위해서는 함부로 공감해서는 안 된다?

    대체 ‘함부로’하는 공감이란 어떤 의미인가? 공감은 정상적 인간과 정상적 인간 사이에서 당연한 것인데, ‘함부로’하는 공감이란 무슨 말인가? 잘못된 공감을 의미하는 것일까? 잘못된 공감은 스스로 상황을 이해하는 데에 오류가 있었거나, 상대를 이해하는 데에 문제가 있었거나, 그 이후 그 잘못된 이해에 기반해 진행한 커뮤니케이션이 실패했다는 결과일 것이다. 그렇다면 공감이 잘 못된 것이 아니라, 자사의 공감 노력이나 역량에 문제가 있었다는 이야기다. 공감은 아무 문제가 아니라는 거다.

    성공적 사업을 위해서는 더욱 더 공감 역량을 키우는 것이 맞다. 상당한 부정 상황이 발생해서 면밀히 분석해 이해 해 본 결과, 적절한 공감에 기반한 전략적 위기관리 실행이 없다면 회사가 사라지게 될 수도 있다는 예상이 나왔다고 치자. 이런 최악의 상황이 예상된다면 전략적인 경영진은 어떤 의사결정을 할까? 공감하는 것 뿐이다. 공감해서 사람들과 이해관계자들에게 정상참작을 받고, 전략적 위기관리 실행에 대해 적절하다는 평가를 받아야 한다.

    큰 문제는 있었지만, 회사가 저렇게 열심을 다해 공감하고 사후 문제 해결에 힘쓰는데 더 이상 회사를 비판할 필요가 있겠느냐는 여론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그것이 곧 회사를 사라지게 하지 않는 위기관리가 된다. 반대로 그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절대 공감하지 않겠다는 고집을 부린다면 그 결과는 어떻게 될지 예상해 보자.

    넷째, 공감이라는 것은 상당히 아마추어적인 것이다?

    공감 역량이 전혀 없는 사람이나 조직을 ‘공감 제로’라고 부른다. 공감제로란 크게 세가지 역량이 떨어지는 존재다. 첫째로 공감제로는 자신(자사)이 다른 사람들에게 어떻게 보이는지에 대한 이해력이 떨어지는 사람이나 기업이다. 앞의 예처럼 문제 제품을 팔았다가 피해를 입은 소비자들이 나왔다고 치자. 그 상황에서 피해자를 비롯해 그 가족과 여러 일반 소비자들이 우리 회사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를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면 위기관리는 어떻게 될까?

    두번째로, 공감제로는 타인들과 상호작용하는 법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 피해자가 생겨버린 부정 상황에서 피해자와 각종 이해관계자들과 어떻게 커뮤니케이션 해야 하는지 모르는 것이다. 문제를 숨기거나, 문제를 인정하지 않고, 피해자를 공격하고, 어쩔 수 없이 겉으로 사과하고, 피해 복구나 문제 해결을 등한시하는 것과 같은 기괴한 행동이 이런 부족한 역량에 기반해서 나오는 것들이다.

    세번째로 공감제로는 상대와 이해관계자의 기분 혹은 반응을 예상하는 법을 전혀 인식하지 못한다. 대응을 기괴하게 하고서도 더욱 악화되는 소비자와 이해관계자 반응에 의아 해 한다. 우리는 하느냐고 했는데 왜 저런 반응이 계속되고 심지어는 악화까지 되는지 궁금해한다. 심지어 저들이 다른 생각이 있어서 우리 회사를 공격하는 것이라고 상상한다. 공감제로 사람과 기업의 전형적 특징이다. 그렇다면 과연 이런 공감 역량 부족이 프로다운 것인가? 공감이야 말로 제대로 훈련된 전략가들만 실행할 수 있는 프로페셔널한 위기관리 방식이다.

    다섯째, 공감이 문제를 해결해 주나?

    공감은 문제를 해결해 준다. 공감하지 않거나 공감하지 못하거나 제대로 공감을 지속하지 않으니 더 큰 문제가 생긴다. 공감 역량이 부족한 주체들이 문제를 더 크게 만든다. 그리고 그 이후에도 자신의 공감부족에 주목하기 보다 사람들의 다른 의도를 의심하며 정신 승리를 꿈꾼다.

    상대가 정치적 조직이기 때문에 자칫 공감했다가는 그들의 의도에 휘둘리게 된다며 공감해서는 절대 안 된다는 주장을 하는 경우도 있다. 여기에서 확인해야 할 것이 있다. 만약 상대의 주장과 커뮤니케이션이 사회적 주목을 받아 많은 사람들로부터 공감대를 얻고 있다면 그들은 상대적으로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는 자사보다 경쟁 우위에 있다는 의미다. 상황을 정확하게 분석해 보면 결국 회사가 공감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만약 상황을 분석해 보니, 상대측 주장과 커뮤니케이션이 사회적 공감대를 별로 얻고 있지 못하다면, 단순한 주장 수준이므로 회사가 공감할 필요가 없다는 의사결정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다. 그들의 입장을 이해해 보아도 비슷한 결과라면 더욱 더 공감은 필요 없을 것이다. 공감하지 않아도 많은 사람과 이해관계자들이 부정적 여론을 형성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면 그 또한 적절한 의사결정이었던 것이다. 반대로 그 과정에서 문제가 더 커지겠다는 분석과 이해 그리고 예상이 계속되면 의사결정은 달라져야 한다. 공감이 문제를 해결해준다는 의미는 공감에 대한 전략적 의사결정이 문제를 해결해 준다는 의미와 같다.

    여섯 번째, 계속 공감만 하면 문제가 해결되나?

    그렇게 된다면 더 큰 문제다. 공감만 하고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공감을 제대로 하게 되면 당연하고 자연스럽게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수순을 밟게 된다. 공감만 하고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는 것은 그 공감이 제대로 된 공감이 아니었다는 의미일 뿐이다. 정확하게 상황을 이해하지도 않았고, 상대를 이해하지 않았고, 이후 상황을 현실적으로 예상해 보지도 못했다는 의미다.

    지속적 공감은 문제해결에 지속적으로 연결되어야 성공한다. 부정적 상황에 대한 단순 모면이나 회피 형식으로 공감하는 것이 실패의 원인이다. 동일한 문제를 반복해 만들어내는 기업의 공통점이 바로 잘못된 공감만 표현하고, 문제 해결 노력은 등한시하는 것이다. 또 다시 문제가 발생되면 똑같이 공감을 표현하거나 더 큰 공감으로 퍼포먼스만 강화한다. 그 이후로 다시 문제 해결 노력을 하지 않는다. 이런 악순환은 반복된다.

    당연히 지속적인 가짜 공감은 공감대를 저하시키게 된다. 더욱 더 크게 공감한다고 해도 그 진의는 계속해서 의심받는다. 문제 해결에 직접 연결되지 않는 공감은 단순한 퍼포먼스 일 뿐, 진정한 공감이 되지 않는다. 회사의 사후 상황 예상 역량에 치명적인 문제가 있다는 의미다. 문제 해결 노력을 제대로 하지 않으니 문제 해결이 안되는 것이다.

    기업과 경영진의 공감 능력 또는 역량은 성공적인 이슈 및 위기관리를 위해 아주 의미 있는 필요충분조건이다. 다른 사람의 생각이나 욕구, 감정과 같은 복잡한 심리 상태에 대해서 생각하고, 추론하는 능력은 기업의 핵심 역량과도 연결된다. 상품개발, 영업, 마케팅, 인사, 기획 등 거의 모든 부서들에게 요구되는 경쟁력이다.

    타인의 마음을 이해하는 능력이 발달한다면 다른 사람의 입장을 배려할 줄 아는 마음이 점점 더 커지는 것이 당연하다. 그런 이해와 배려가 회사와 경영진에게 충만하다면 어처구니없는 부정 이슈나 위기가 발생될 가능성은 현격하게 떨어진다.

    제대로 된 이슈관리와 위기관리를 어려워하며 힘들어 하는 기업 안에는 공감 능력과 역량이 부족한 의사결정그룹이 존재한다. 일부에는 신경학적 문제로 공감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공감 부적응자들은 공감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가지고 있어 스스로 공감을 꺼려 한다.

    경영적으로나 전략적으로 공감은 ‘이해하고 예상하는 능력’이다. 기업과 경영진에게는 아주 소중한 경쟁력이다. 그런 의미에서 공감에 대한 관심은 더욱 더 커져야 한다. 이슈나 위기관리를 넘어 성공적인 기업 경영을 위해서도 공감 능력은 꼭 필요한 자산이다. 

  • 성공적 위기관리를 위한 임원의 일곱가지 실천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위기관리를 최고 경영진이 해야 한다는 의미는 경영진이 현장에서 일선을 제치고 위기 대응 활동을 직접 실행하며 다녀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당연히 실제 위기 대응 활동은 일선 실무자들이 한다. 경영진이 해야 하는 것은 그 실무자들을 위한 대응 방향 설정, 의사결정, 지원, 통합적 관제 역할이 핵심이다. 각자의 역할이 혼동되어서는 성공적 결과는 기대하기 어렵다.

    실제 위기가 발생한 기업에 들어가 내부 이야기를 들어보면, 경영진들은 실무자들이 너무 수동적이고 느리고 답답하다는 불만을 이야기한다. 관심과 역량이 부족하다는 편견을 가지고 ‘그들만’ 교육하고 훈련하려 평소 애쓰기도 한다.

    반대로 실무자들은 위기 시 경영진의 우유부단함에 큰 불만을 제기한다. 일부는 임원들이 너무 현실과 동 떨어진 대응 지시를 해 골치 아프다 하기도 한다. 경영진이 상황파악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의사결정을 주저하고, 지원 대신 일을 더 복잡하게 만든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사실 실무자들은 자신이 현재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 사람들은 현 상황에서 자신의 역할을 왜 해야 하고,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해야 하며, 누구를 대상으로 언제까지 해 내야 하는지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할 뿐이다.

    경영진도 마찬가지다. 실무자들이 임원들에게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질문해 오면 그에 적절한 결정과 함께 우리가 실무자들을 어떻게 지원해야 할 것인지를 고민하는 게 좋다. 통합적 관제를 해 가면서 안되는 것을 어떻게 든 되게 지원하고, 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 좋다.

    이번 편에서는 실무자 그룹들이 임원들에게 원하는 위기 시 실천 항목을 크게 7개로 뽑아 정리해 본다. 실무자들은 위기 시 임원들이 어떻게 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하고 있을까?

    첫째, 제발 빨리 마주 앉아 주세요.

    일선에서 팀장에게 문제 발생을 보고 한다. 팀장은 사내 메신저로 임원에게 보고한다. 해당 임원은 보고 받은 사실을 기반으로 관련 임원들에게 문제 발생 사실을 공유한다. 그 중 최고 임원이 사실관계를 좀더 정리해 부사장에게 보고 한다. 부사장도 추가적으로 확인할 내용을 정리해 대표이사에게 보고한다. 대표이사는 좀더 큰 의사결정을 위해 회장에게 보고한다. 이 프로세스를 한번 상상해 보자. 이 프로세스가 완결되어 다시 최초 실무자에게 대응 지시로 돌아오는 기간 까지는 대체 얼마나 소요가 될까?

    위기 발생 시 담당 임원과 대표이사 비서와의 대화를 가상해 보자.

    “대표님께 보고 드릴 게 있습니다. 급하게 대표님을 좀 뵐 수 있을까요.”

    “저 상무님 지금 대표님 중요한 회의 중입니다.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이제 대표님 회의가 끝나셨나요?”

    “아…상무님, 지금 대표님 회의는 끝나셨는데. 해외와 컨퍼런스 콜 하고 계세요.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대표님 컨퍼런스 콜이 이제는 끝나셨나요?”

    “상무님, 죄송해요. 제가 보고는 드렸는데, 지금 화장실 가셨습니다. 조금만…”

    “대표님 돌아오셨나요?”

    “상무님…방금 전 외출하신다고 나가셨습니다. 직접 휴대폰으로 연락해 보시지요.”

    이런 식으로 현실에서는 길고 긴 시간이 보고 대기 행위로 소모된다. 이런 비정상적 상황을 정상화 하기 위해 위기관리 전문가들은 “일단 위기가 발생되면 최고 의사결정자들과 위기관리팀 구성원이 한자리에 신속히 마주 앉으라”는 조언을 한다. 실무진들이 원하는 임원들의 실행 가장 첫번째도 그것이다.

    모두 한꺼번에 한자리에 모여 한 번에 상황을 브리핑하고, 추가 질문과 확인을 진행하며, 신속한 의사결정에 대한 합의를 끝내 달라는 요청이다. 그래야 일선에서도 빨리 대응해서 문제를 관리해 나갈 수 있게 되니 하는 말이다.

    두번째, 의사결정 좀 빨리 해 주세요.

    실패하는 위기관리에는 항상 반복되는 메시지와 평가가 있다. “처음 겪는 사고라 경황이 없었다” “늦어진 것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 “때 늦은 사과” “늑장 대응” 이런 것들에 우리는 익숙하다. 가끔 그런 회사 사람들은 “우리도 최대한 빨리 한 건데, 그걸 가지고 늑장 대응이라고 하다니 정말 억울하다”며 하소연한다. 빠른 대응과 느린 대응을 나누는 기준은 대체 뭐냐 질문한다.

    그에 대한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주요 이해관계자들이 “빠르게 대응했다”는 평가를 할 수 있는 신속함이 그 기준이다. 우리가 중심이 아니라 주변 핵심 이해관계자들의 시각이 중심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우리 나름대로’라는 하소연은 절대 기준이 아니다. 헷갈리지 말자.

    의사결정은 그래서 더더욱 빛의 속도로 이루어져야 한다. 의사결정이 빨라 모든 대응 준비를 하고 적절한 때를 기다리는 것은 가장 이상적인 대응 패턴이다. 그러나 대부분은 대응 준비를 해 놓았는데도 어떤 의사결정이 언제 이루어질지 몰라 모든 일선이 괴로운 게 현실이다. 일선에서는 위기관리가 기다림의 인내에 기반한다며 자조한다. 장시간 대기하며 상부의 의사결정을 하염없이 기다리는 상황을 상상해 보자. 의사결정은 최대한 빨라야 한다.

    세번째, 잡기술에 관심 같지 말아 주세요

    임원들이 위기 시 자꾸 정석 대응 보다는 신기한 비밀 기술을 언급하며 일선에게 정상적이지 않은 대응을 주문하는 경우 일선은 크게 힘들어진다. 이런 경우 임원들은 “대응할 아이디어가 없나?” “뭐든 해야 하지 않을까?” “대응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은 뭘 까?” 같은 질문을 많이 한다. 정해진 대응이라는 것은 명확한데, 그것 만으로는 성이 차지 않는 것 같다.

    밀어내기를 할까? 물타기는 어때? 하드를 OOO을 가지고 다 지워 버리자. 단톡방을 폭파해야 한다. 서류와 자료들을 직원 개인 차량으로 운반해라. 해당 기관에 빨대를 꼽아 놓아라. 엘리베이터를 중지 시키고, 관계 기관 사람들의 진입 시도를 최대한 끌며 방어해라. 가능하다면 무력을 사용해도 좋다. 영장을 복사한다고 하면서 시간을 끌어라. 여러 디테일 한 기술들을 언급하며 모두가 한마디씩 거드는 경우를 상상해 보자.

    결론적으로 이러한 자잘한 기술들은 정해진 정석의 대응을 진행한 후에 고민하거나 이내 생략해도 된다. 그와 같은 기술을 가지고 그것이 곧 위기관리라 착각하면 안 된다. 일선에서는 그런 자잘한 기술에 자신의 시간과 정력을 소비하는 것에 대해 자괴감을 느낀다. 그것이 우리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인가? 이 질문이 대응 전반의 결정에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되어야 한다.

    네번째, 정상적 이해관계자관을 수립해 놓아주세요

    만약 임원들이 언론을 극히 싫어 하거나 규제기관을 적으로 간주한다면 그건 언젠가 문제가 된다. 소비자들을 폄하하거나, 시민단체와 국회를 우습게 안다면 더 큰 문제다. 거래처, 공장 주변 커뮤니티, 직원들과 그 가족들 어느 누구 하나도 정상적 시각을 가지고 바라보지 않으면 안 된다.

    평소 임원들이 가지고 있는 이해관계자를 바라보는 시각, 대하는 자세, 관련한 깊은 고민이 정상화되어 있어야 위기 시 제대로 된 대응이 가능 해 진다. 물론 그와 같은 정상적 이해관계자관은 임원은 물론 일선에도 똑같이 공유되어 있어야 한다. 같은 이해관계자관을 전사 구성원들이 정상적으로 공유하고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이해관계자들을 존경하지 못한다면, 최소한 존중하는 습관이라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위기 시 모든 문제를 푸는 가장 훌륭한 열쇠가 이해관계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이다. 이해관계자들이 위기를 위기라 부르지 않으면 그것은 더 이상 위기가 아니다. 이해관계자들이 우리 회사의 위기대응 방식에 공감하고 칭찬한다면 그 위기관리는 성공한 것이 된다. 나아가서 기회로 이어질 가능성도 생겨난다. 그런 이해관계자를 두려워하고 존중하는 임원들이 제대로 된 위기관리를 한다.

    다섯 번째, 코디네이터와 컨트롤타워 역할에 주목해 주세요.

    기억해 보자. 국가적 위기가 발생했을 때 모든 언론의 공통된 평가와 주된 지적은 무언가? 바로 “컨트롤타워가 없다”는 비판이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일선 실무자들이 궁금해하는 것은 “현재 누가 이 위기관리 전반을 관제하고 있는가?”다. 위기 시 컨트롤타워가 어디에 있고, 누가 컨트롤타워의 핵심인가 하는 것을 일선은 계속 궁금 해 한다.

    컨트롤타워의 역할은 ‘하게 하고, 되게 만드는 것’이다. 일선 대응에 어려움이 있다면 그 어려움을 풀어주는 것이 컨트롤타워의 역할이다. 대응을 주저하는 일선 부서가 있다면 그 부서로 하여금 대응할 수 있게 해 주는 것이 역할이다. ‘안되면 되게 하라’는 의미는 강제로 그것을 하게 만든다는 것이 아니라, 할 수 있게끔 지원해 주라는 의미가 되어야 한다.

    어떤 대응 분야에 혹시 빈틈이 존재하는지를 모니터링 해 가며 확인하는 것도 컨트롤 타워의 중요한 역할이다. 이미 실행한 대응에 대한 이해관계자의 반응을 센싱하는 것도 컨트롤타워의 임무다. 다음 추가 대응이 필요한 것이 어떤 것인지를 챙기는 것도 중요하다. 컨트롤타워 없는 위기관리는 머리 없이 움직이는 몸뚱이와 다를 게 없다. 반대로 정해진 컨트롤타워 없이 임원 개개인이 대응을 지시하는 체계는 마치 머리가 여럿 달린 몸을 떠올리게 한다.

    여섯 번째, 멀리 보며 순리를 따져 주세요

    임원이 일희일비해서는 아무것도 되지 않는다. 조급함을 신속함과 혼동해서도 안 된다. 큰 흐름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현재 불같이 타오르는 이 상황이 지나면 일주일 후에는 어떤 모습으로 변해 있을까? 한달 후는? 일년 후는? 이런 생각과 질문에 집중 해 볼 필요가 있다.

    이 문제를 풀 수 있는 순리는 과연 어떤 것일까 질문해 보는 것도 매우 중요한 위기관리 기법이다. 만약 제대로 된 순리를 찾게 된다면 의외로 문제는 쉽게 풀릴 수 있다. 그 순리적 대응이 비록 아프고, 입에 쓴 것이라 할지라도 당면 문제를 풀어내는 데에는 그 이상 가는 명약이 없다고 믿어야 한다.

    대부분 위기관리 실패에는 그러한 순리를 무시하거나, 역행하려는 시도와 실행들이 존재한다. 심지어 그런 순리에 어긋나는 대응을 진짜 위기관리로 착각하는 경우도 있다. 멀리 보면 순리가 보인다. 감정을 스스로 자제하고 합리성과 이성을 확보하는 것은 인간에게 자연스러운 것이 아니라고 한다. 그에 대한 인위적 훈련과 반복적 경험만이 그것을 가능하게 한다고 한다. 임원들에게 아주 필요한 훈련이다.

    마지막, 항상 벤치마크, 벤치마크, 벤치마크 해 주세요

    타사 위기 사례들은 아주 소중한 기출문제로서 의미가 크다. 자사의 전례들도 아주 소중한 위기관리 자산이다. 최근 어떤 위기 발생 트렌드가 존재하는지에 대한 공부가 바로 벤치마크다. 젠더갈등에 대한 관심. 녹화 녹음 캡쳐 트렌드. 내부고발. 블라인드. 소송. 온라인 갈등. 정치적 갈등. 갑질. 폭력. 미투. 사회적 책임. 투명성. MZ세대들과의 위기관리 협업. 법의 강화. 다양한 위기관리 주제와 흐름에 익숙해져야 실제 위기를 제대로 관리하게 된다.

    나는 위기관리 전문가가 아니라서 잘 모릅니다. 그런 위기가 있었나요? 몰랐네요. 그게 뭐지요? 유행어인가요? 우리 회사는 그 회사와 다릅니다. 그런 민감한 내용을 우리가 어떻게 알겠어요? 전례가 있다고요? 솔직히 관심이 없었습니다. 이런 이야기들이 실제 임원의 입을 통해 나와서는 안 된다. 단순히 관심의 여부라고 하기에는 매우 심각한 결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일선 실무자들의 일곱가치 실천 요청을 임원들은 좀 더 귀기울여 들었으면 한다. 이상과 같은 요청 하나 하나를 충실하게 실천해 나가기만 한다면 보다 성공적이고 효율적인 위기관리가 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믿어 보자.

    위기관리는 최고경영진이 한다는 말의 의미도 다시 한번 새겨 보자.

  • 위기관리를 실패하게 만드는 생각들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일단 위기가 발생되어 세상에 떠들썩 하게 알려지게 되면 해당 위기에 대한 위기관리는 99% 실패한다. 진짜 성공한 위기는 세상에 알려지지 않는다. 사전에 관리되어 아예 발생되지 않기 때문이다. 흔히 사람들이 말하는 ‘위기가 곧 기회가 된다’는 말은 그 위기가 사전에 적절하게 관리되어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채 사라져버렸을 때나 적용된다. 실제로 특정 기업의 위기는 그 기업의 경쟁사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뿐이다.

    사전에 일정 수준 관리 노력을 했음에도 어쩔 수 없이 발생되는 위기도 존재한다. 이런 경우에는 해당 기업이 어떤 사전적 노력을 순리에 따라 성실하게 진행해 왔는지를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게 된다. 일종의 정상참작을 꾀하는 노력은 가능하다는 의미다. 그러나, 일부 기업은 자사가 실행한 사전적 노력들이 외부로 커뮤니케이션 하기에 부적절한 성격의 것이라 고민한다. 물론 정상참작은 커녕 그 노력들이 추가로 이슈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그렇게 많고 다양한 위기관리 실패 사례가 있는데도, 그 후 많은 기업들은 그 기출문제를 받아 다시 틀리는 실수를 반복한다. 아예 기출문제(자사 전례 또는 타사 전례)에 관심이 없어 보인다. 별로 새롭지 않은 위기를 반복할 때마다 새로워한다. 언론이나 규제기관의 질문에는 ‘이 문제를 몰랐다’고 답변한다. 사실은 그런 문제를 몰랐던 것은 아닐 것이다. 그 문제가 그런 식으로 불거질 것을 몰랐다는 답변이 좀더 정확할 것이다. 머피의 법칙처럼 ‘잘못될 가능성이 있는 것은 잘못된다.’

    모든 가용한 사전적 관리를 이미 했고, 그 관리 노력에 대하여 정상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 기업에게 공유하고 픈 위기관리 조언을 정리해 본다. 위기 시 하단에 언급되는 위험한 생각들을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 목적이다. 그런 생각들만 하지 않는다면 사후 위기관리와 데미지 컨트롤은 어느정도 가능해진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도 순리를 따르는 실행이 가능해질 것이다.

    과연 주로 어떤 생각들이 위기관리를 처참한 실패로 이끌까?

    첫째,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는 생각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 해 나가고 있다면 그 속에서 ‘준법’이란 별 차별적 의미가 없는 기준이 된다. 모든 개인이나 기업들은 준법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 준법하지 않는 것은 문제이지만, 준법하고 있다고 모든 문제로부터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많은 기업들이 사회적 논란에 처하면 공식 입장문에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의미의 메시지를 낸다. 해당 논란에 있어 ‘법을 지켰느냐?”가 핵심이 아닌 데도, 법을 준수했다는 것을 내심 자랑스러워 한다.

    물론 법까지 지키지 않았다면 그 상황은 그 자체로 종료된다. 더 이상 위기관리나 커뮤니케이션이 쓸모 없어진다. 그렇다고 법만 지켰으니 문제 될 것이 없다는 생각을 해서는 안 된다. 현실적으로도 여론의 법정은 더 폭넓고 깊은 사회적 정무감각을 요구하고 있다. 이제는 ‘적절한가? 적절하지 않은가?’에 따른 판결이 주를 이룬다. 준법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다. 사람이 숨을 쉬고 있다고 강조하지 않는 것과 같다. 그에 더해 사람이 어떤 자세와 생각으로 매너 있게 삶을 영위하고 있느냐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 하는 것 처럼, 기업의 위기관리도 마찬가지다.

    위기가 발생했을 때 기업 스스로 법을 지켰는데 무슨 문제가 있는가? 사람들이 어떤 의도를 가지고 우리를 공격하는지 모르겠다. 우리는 억울하고, 비참한 희생양이다. 마녀사냥이다. 이런 말들이 내부에서 나오는 경우라면 대부분 법만 지키면 문제가 없다는 위험한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 법만 지키는 것이 더 문제인 경우도 있다는 것을 기억하자.

    둘째, 이해관계자를 우습게 아는 생각

    세상에 우습고 쉬운 이해관계자는 없다. 이해관계라는 것이 원래 그렇게 우스운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해관계자 스스로 존재의 이유가 되는 것이 이해관계인데, 그 이해관계를 우습게 본다면 반대로 그 기업이 우스운 것이다. 흔히 기업 경영진이 언론사 기자들을 좋지 않게 생각하며 최근 유행하는 폄하 명칭을 쓰기도 한다. 기자의 수준이나 의도를 비웃고는 한다. 그런 일상적인 편견을 가지고 있는 기업 경영진들은 위기 발생 시 적절한 언론 대응을 어려워하게 된다.

    규제기관이나 국회, 소비자 단체나 시민단체, 투자자, 직원, 거래처 등 많은 이해관계자들은 그 자체로 존중받아야 한다. 기업의 입장에서 그들을 존경하지는 못하더라도 존중하는 자세는 일관되게 견지해야 한다. 그래야 실제 이해관계자와 관련된 위기가 발생했을 때 적절한 해답을 찾을 수 있게 되고, 진정성 있는 자세를 피력할 수 있게 된다. 어색하거나 연기 같은 커뮤니케이션을 하지 않게 된다.

    이해관계자 대부분을 자사가 통제관리 하고 있다는 생각도 위험하다. 대형 로펌을 활용하여 관리하고 있고, 대관 조직을 크게 키워 마사지하고 있다고 자랑하는 기업도 있다. 홍보실이 파워풀 해서 출입기자들은 물론 각종 규제기관 출입기자단까지 열심히 관리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한다. 그런 노력은 필요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해관계자는 계속 두려워하고 존중해야 한다. 그래야 위기를 어느 정도 관리할 수 있게 된다.

    셋째, 우리 회사 임직원이 원팀이라고 하는 생각

    최근 들어 상당히 위험해진 생각이다. 절대 사내 위기관리팀이나 임직원은 원팀이 아니라는 것을 꼭 기억해야 한다. 아마 예전에도 원팀인 적은 없었을 것이다. 위기가 발생되면 모든 사내 구성원들은 자신과 관련된 분야를 먼저 관리하게 된다. 회사가 하나의 목적과 방향을 정해 위기관리에 나서도 그들에게 가장 중요한 우선순위는 ‘내가 얼마나 이 위기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다. 그 후 그런 사전 조건이 충족되어야 임직원들은 회사의 목적과 방향에 따라 위기관리에 나서게 된다.

    최근들어서는 더욱 더 그런 원팀 마인드는 요원 해졌다. 회사가 위기를 맞아 공식 사과를 해도 직원들은 블라인드에서 그와 반대되는 속내를 드러낸다. 회사의 구체적 해명에 대해서 ‘사실은…’이라며 아는 척을 한다. 일부 회사 구성원이 이해관계자를 비웃거나 그들과 맞서 싸우려는 시도까지 하는 것은 이미 오래된 증상이다.

    여러 기업들이 사내의 그런 노이즈를 사후 관리해 보려고 소송이나 내부감사 역량을 집중해 보기도 했다. 그러나, 아마 대부분 공감하듯 그런 직원들의 일탈을 적절하게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 것이다. 계속해서 그런 직원들은 존재하며 활동할 것이고, 기업들은 반복해서 고통 받을 것이다.

    임직원은 위기 시 절대 원팀이 아니라는 생각을 전제로 놓고 위기관리 프로세스를 관리해 나가는 수밖에 없다. 공유에 불필요한 정보나 커뮤니케이션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 평소에 내외부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직원의 사적 커뮤니케이션이 어떤 의미가 있고, 어떻게 평가받을 수 있는지를 교육하고 훈련하는 것도 필요하다. 물론 그런 노력도 별 효과가 없을 것이라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그러나, 그런 노력을 하지 않은 채 소란을 겪는 것보다, 그런 노력을 성실하게 했음에도 소란을 겪게 되었다는 포지션이 훨씬 낫다. 명분이라도 있다.

    넷째, 우리만 알고 있다는 생각

    글쎄다. 세상에 우리만 아는 정보가 얼마나 될지 모르겠다. 일단 우리가 알고 있다면 모두가 알 수 있다는 의미도 된다. 세상에 세명이 그 비밀을 알고 있다면, 그 세명이 다 죽은 후에야 비밀은 지켜진다는 옛말도 있다. 요즘 같은 세상에서 대외비라는 것이 과연 존재할 수는 있는 것인지가 더 의문이다.

    그래서 일부 기업은 투명성을 강조한다. 누드 커뮤니케이션이라고 해서 발가 벗겨져 있는 것처럼 투명하라는 요구를 사내적으로 하기도 한다. 세계적인 모 거대 기업에서는 ‘공개할 수 없는 문서는 만들지 말라’는 원칙을 세워 따르고 있다고도 한다. 위기가 발생했을 때 이런 원칙은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요즘같이 녹음, 녹화, 캡쳐, 공유가 일상화된 환경에서 우리만 아는 정보란 존재 자체가 불가능한 것이다. 정보가 사람을 통해 알려졌다면, 사람을 통해 유출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공개되었을 때 회사가 크게 데미지를 입을 정보라면 그 정보 자체를 생성하지 않는 것이 당연하다. 관리만 하면 된다는 생각을 하는 기업은 위기 시 큰 낭패를 겪게 된다. 이 정보가 외부로 알려져도 우리가 떳떳할 수 있을까? 이 질문을 계속해 가며 투명 해 지려 노력해야 한다.

    다섯째, 털어도 먼지 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

    기업 경영진의 그런 생각과 각오는 충분히 이해가 간다. 그러나 대단하다는 의미 이외에 실질적인 위기관리 효과는 찾기 어렵다. 기업 대표께서 ‘저희는 문제가 될 행동을 절대 하지 않고, 의사결정에 있어서도 강력한 컴플라이언스를 바탕으로 합니다’라고 이야기하는 경우가 있다. ‘저희 회사는 글로벌 회사라서 세세하게 모든 부분에 구체적인 컴플라이언스 규정을 적용하고 있어서 문제가 생기는 것이 원초적으로 불가능 할 정도입니다’라고 자랑하는 홍보임원도 있다.

    우리가 시쳇말로 ‘털어서 먼지 않나는 것 없다’는 말을 전면으로 부정하는 기업은 위험한 생각을 하는 셈이다. 이세상에 모든 것은 계속해서 털어 대다 보면 먼지가 난다. 물론 먼지의 다소에는 차이가 있겠지만, 먼지가 나지 않는다는 자신감은 위기관리에 있어서 경계해야 할 생각이다.

    털면 먼지는 나게 되어 있으니, 그에 대응해서 가장 좋은 사전적 위기관리 방법은 ‘털릴 상황을 만들지 않는 것’이다. 우리 스스로 아무 문제가 없는데, 왜 그렇게 조심스러워 해야 하는가 하는 질문이 나올 수도 있다. 그러나, 기업 위기관리에서 조심스럽고 안전한 선택을 하는 것과 그를 위한 노력을 계속하는 것은 아주 중요한 위기관리 핵심이다. 위기관리 관점에서 하늘을 우러러 부끄럼이 없다는 기업만큼 부끄러워해야 할 기업은 없다.

    마지막, 어떻게 든 되겠지 하는 생각

    위기를 관리하는 것은 평소 임직원들이 지속적으로 훈련 받았 어도 매번 어려워한다. 위기관리 경험이 많은 경영진도 때때로 패닉에 빠진다. 몇 년 전에는 보기 힘들었던 희한한 논란이 요즘 들어 일상화되기도 한다. 같은 업계 경쟁사들이 하나 둘 비슷한 위기에 엮여 들기도 한다. 언제 우리 회사가 그 다음 케이스가 될지 조마조마하다. 어떻게 든 되겠지 하는 생각은 다가오는 위기를 그냥 흘려 보내겠다는 의미와 같아 위험하다.

    절대로 어떻게 든 잘 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는 것이 더 이롭다. 아무리 훈련 했어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하자. 잘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은 스스로의 마음속에 넣어두는 것이 좋다. 모든 대응이 다 잘되고 나서 사후 감사로 대신해도 좋다. 일단 위기가 발생되면 모든 것이 안되고 불가능해지는 것처럼 느껴진다. 제대로 되어 가는 구석이 하나도 없는 것처럼 불안해진다.

    어떻게 해도 어렵고 힘들 것이다. 제대로 되지 않는 것이 어찌 보면 당연할 것이다. 위기관리에 실패할 가능성이 훨씬 높을 것이다. 이런 비관주의적 생각이 위기관리의 성공을 이끈다. 단, 비관적인 생각이 행동을 지배하게 놓아두는 것이 아니라, 그런 비관적 전제를 넘어서려는 실질적 노력이 압도적으로 기해져야 한다. 잘 되지 않기 때문에 이런 정도의 노력은 필요할 것이라는 생각이 훨씬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온다.

    이상의 다양한 생각들은 인간적으로 보면 일견 당연하고 상식적인 것일 수 있다. 하지만, 위기라는 이상하고 부정적인 환경에서는 그런 생각이 위험한 결과로 이어지게 된다. 위기 시에는 좀더 다른 생각과 문제를 심각하게 만들지 않겠다는 일관된 경계심이 필요하다. 비슷한 위험한 생각을 반복하지 않아야 위기관리에 있어 보다 나은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 위험한 생각을 하나 하나 찾아 버리는 연습을 해 보자.

  • 무조건 들으라고요? [기업 위기관리 Q&A 330]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최근 다른 기업들도 골치를 앓고 있지만, 직원 커뮤니케이션이 점점 핫 이슈가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다양한 경영 이슈에 대하여 MZ세대 직원들이 경영진을 대상으로 커뮤니케이션 하고 있는데, 그걸 받아들이는 경영진이 어려움을 겪네요. 그런데 무조건 들으라고요?”

    컨설턴트의 답변

    무조건이라는 단어는 이슈관리를 비롯 대부분의 경우 적절하지 않은 표현이지만, 직원 커뮤니케이션 분야에 있어서는 ‘무조건’이라는 단어를 사용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여기에서 ‘무조건’이라는 의미는 직원들의 이야기를 듣기 이전에는 어떤 선입견이나 편견도 가지지 말고 열린 마음으로 시작하라는 뜻입니다.

    직원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경영진이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이 바로 선입견이나 편견을 가지고 커뮤니케이션에 임하는 자세입니다. 요즘 젊은 직원들은 말이야…, MZ세대는 이렇다고 하던데…, 우리 때와는 정말 다른 것 같은데… 등과 같은 생각이 모두 경계해야 할 것들입니다. 일단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면 객관적인 듣기가 불가능해질 뿐 아니라, 그 이후 이해하기로 넘어가는 단계에서도 큰 장애를 겪게 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흔히 공감하라는 말을 많이 합니다. 공감하기 위해서는 먼저 이해해야 합니다. 이해할 수 있어야 공감이 되기 때문이지요. 또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이전에 충분한 듣기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제대로 듣기 않고 서는 제대로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경영진의 듣기가 아주 중요하다 강조하는 것입니다.

    직원들의 이야기를 듣기 싫어하고, 제대로 듣지 않고, 잘 못 듣기까지 하는 경우 직원 커뮤니케이션의 성공은커녕, 문제가 사내 이슈로 이어지게 됩니다. 최근 기업들이 직원 커뮤니케이션에 관심을 두는 이유는 직원들과의 커뮤니케이션 오류가 회사의 부정 이슈나 위기로까지 발화되는 여러 사례들이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직원 커뮤니케이션을 바로 이슈나 위기관리 관점에서 바라보게 된 것이지요.

    직원들과 커뮤니케이션을 제대로 해야 불필요한 이슈나 위기가 발생되지 않는다고 경영진이 생각하기 시작한 것은 일견 고무적인 것입니다. 그러나 그 중 대부분은 ‘그럼 어떻게 해야 직원들과 잘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을 것인가?’를 두고 재차 고민을 하게 됩니다. 그에 대한 가장 현실적인 조언은 ‘제대로 듣기’ 또는 ‘무조건 듣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아무런 선입견이나 편견을 두지 말고 담담하게 직원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아야 합니다. 경영진은 말을 줄이고, 직원들의 이야기를 늘려야 합니다. 직원들로 하여금 자유롭게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그 시종에 걸쳐 경영진은 세세하게 듣고 이해하려 노력해 보아야 합니다. 공감까지 가지 않더라도 직원들은 자신을 이해하려 노력하는 경영진의 모습을 보고 싶어 할 것입니다.

    무조건 들어 보십시오. 듣고 듣고 또 듣다 보면 조만간 이해하게 됩니다. 정상적인 이야기라면 공감으로 이어지는 기간도 생각보다 짧을 수 있습니다. 직원들의 이야기가 이해되기 시작하면 그 때부터 경영진은 회사의 원칙을 찾아 기억하고, 직원들의 이야기에 적용시켜 보아야 합니다. 그렇게 되면 공감이 개인적 공감을 넘어 회사의 공감으로 까지 연결됩니다. 듣기, 이해하기, 공감하기라는 큰 흐름 속에 회사의 원칙은 아주 중요한 노(oar, 櫓)가 될 것입니다. 문제 해결의 방향과 속력을 정해주는 바로 그 노(櫓) 말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처음과 마지막의 차이? [기업 위기관리 Q&A 325]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가 이번 위기관리를 하고 나서 복기를 해 보니, 저희가 마지막에 결정해 실행했던 대응을 상황 초기에 실행했더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있습니다. 그렇게만 되었으면 그리 오랫동안 불필요하게 많은 비판을 받지는 않았을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시나요?”

    컨설턴트의 답변

    미국의 유명한 투자 전문가 하워드 막스가 이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현명한 사람이 처음에 하는 일을 바보는 마지막에 한다.” 하워드 막스의 표현이 좀 거친 면은 있는데, 그 인사이트는 위기관리 현장에서도 실제로 지속 발견되는 진리입니다.

    질문에서도 마지막에 실행했던 것을 처음에 했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 이야기하셨는데, 저 또한 그에 동의합니다. 그리 했어야 했다는 내부적 깨달음만 있다면 향후에는 좀 더 나은 의사결정이 될 것이라 믿습니다.

    기본적으로 왜 기업들은 마지막 단계에서 할 수 있던 위기관리 실행을 초기에는 실행하지 않거나, 실행할 엄두를 내지 못한 것일까요? 의사결정권자들이 하워드 막스의 표현대로 현명하지 못해서일까요? 아닙니다. 기업에서는 그렇게 의사결정 하지 못할 실제적 이유가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그런 실제적 이유를 꼼꼼하게 찾아보아야 좀더 나은 위기관리가 가능해집니다. 가장 큰 이유는 아마 상황 판단에 대한 정확한 확신이 없기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이 상황이 향후 어떤 방향으로 어디까지 진행될 것인지를 예측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던 것이지요. 당연히 이런 경우 의사결정은 미뤄집니다.

    두번째 이유는 마지막에 해야만 하는 실행을 알면서도 상황을 보며 점진적으로 실행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기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대표이사의 사과 같은 경우를 마지막에 실행해야 할 순서로 꼽는 경우 같은 것이지요. 초기 상황에서 대표이사가 먼저 앞서 나가면 나중에 상황이 악화되었을 때 쓸 카드가 소진된다 믿었던 겁니다. 결국 그에 따라 마지막 단계에서 대표이사 사과가 실행되어 위기관리가 완료되었던 것이죠.

    세번째 이유는 마지막에 해야만 할 실행 내용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입니다. 현재 주어진 상황에 대한 관리에 집중하기 때문에 최종적으로 상황이 악화되었을 때 어떤 대응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신경 쓰지 못했던 것이지요. 결국 상황이 극단으로 치닫게 되자 부랴부랴 최고 수준의 실행을 고안해 진행하게 된 것입니다.

    이러한 이유들은 주로 공통된 기업 내부 기반에서 발아됩니다. 그 기반은 ‘원칙 없음’이라는 기반입니다. 위기는 기업이 원칙으로 관리하는 것입니다. 사전 위기관리도 해당 기업의 원칙이 적용되는 한 성공적으로 이루어집니다. 사후 위기관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위기 상황이 발발했을 때 기업의 원칙이 없거나 불확실하다면 그 위기관리 대응은 적절한 유효성을 가지기 어렵습니다. 맨 마지막 상황에 실행할 수 있을 대응이라면, 초기 상황을 관리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실행할 수도 있다는 의미가 됩니다. 그 실행 시점을 언제로 결정하는 가는 원칙에 의해서만 결정 가능합니다. 하워드 막스 또한 원칙을 기준으로 현명한자와 그렇지 못한자를 나누었을 것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CEO가 한가해야 한다? [기업 위기관리 Q&A 312]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대표님께서는 어떤 이슈나 위기가 발생되면 일선에서 바로 발로 뛰십니다. 홍보실이나 대관 그리고 다른 어떤 부서 임원들 보다 더 빠르게 이슈관리 실행을 하십니다. 워낙 이해관계자 네트워크가 좋으시죠. 그런데 위기 시 CEO가 한가해야 한다는 조언은 어떤 의미인가요?”

    컨설턴트의 답변

    상당히 이상한 조언 같습니다만, 부정 이슈나 위기가 발생되었을 때 안정적 대응을 위해서는 최고의사결정권자가 한가해야 합니다. 감정 또한 상당히 안정된 상태를 유지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온전히 상황파악과 그에 의한 의사결정에만 몰두할 수 있는 상태를 지향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말씀처럼 최고의사결정권자인 CEO가 이슈나 위기를 관리하려고 일선에서 뛰어다니시는 경우에는 어떤 일이 주로 발생될까요? 일단 대응의 우선순위에 대한 혼동이 옵니다. 되는대로 무언가 한다는 마인드는 전혀 전략적이지 않습니다. 의사결정 시간이 늘어지거나, 진행되지 않는 것도 CEO가 바쁜 상황에서 주로 발생됩니다.

    CEO가 위기대응을 직접 하며 소중한 시간을 사용하게 되면, 회사의 위기관리팀과의 폭넓은 정보공유나 커뮤니케이션이 불가능 해집니다. 뛰어다니시는 CEO만 바라보면서 위기관리팀은 무엇을 해야 할지 잘 모른 채 시간만 허비하게 됩니다.

    이슈나 위기대응을 위해서는 수많은 의사결정이 있어야 합니다. 실시간으로 우선순위 판단도 필요합니다. 잘 훈련된 위기관리팀이 있다해도 구체적 대응 지시에 CEO는 눈코 뜰 새가 없습니다. 우선 마음이 급해 CEO가 일선을 뛰려 하시겠지만, 조금만 더 차분하게 주변을 돌아보고 위기관리팀과 함께 움직인다는 마음가짐이 중요합니다.

    만약 회사내에서 CEO 밖에 대응 업무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상당히 그 결과는 암울할 것입니다. 평소 이슈나 위기 대응에 대한 팀 단위 훈련이나 체계가 없었다는 반증이기 때문입니다. 이슈나 위기대응은 한 개인이 매달려서 성공할 수 있는 성격의 업무가 아닙니다. 잘 훈련된 위기관리팀이 일사불란 하게 움직여도 성공하기 어려운 아주 복잡한 게임입니다. 그런 현실에서 이리저리 뛰어다니시는 CEO가 스스로 해 낼 수 있는 대응이란 상당히 제한될 수밖에 없습니다.

    CEO가 한가해야 한다는 의미는 CEO가 이슈나 위기 대응에 관심을 두지 말라는 의미가 아닙니다. 오히려 온전히 제대로 된 관심을 투여하면서 우선순위 분별과 의사결정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개인보다 팀이 동시에 움직일 수 있도록 지휘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차분한 감정 상태를 유지하며 큰 그림을 볼 수 있어야 하며, 두세 단계 너머를 바라보려 노력해야 합니다. 겉으로는 한가해 보여도 그래야 관리 결과를 성공에 보다 가깝게 이끌 수 있습니다.

    위기관리팀을 구성하는 임직원들도 CEO가 손수 바깥으로 다니시며,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 나누며 다양한 대응 활동을 하는 것을 바라보고만 있어서는 안 됩니다. CEO가 보다 해야 할 일에 집중하실 수 있도록 양질의 조언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합니다. 팀 차원에서 우선순위를 정해 지속적으로 의사결정을 구해야 합니다. 반복적으로 CEO에게 질문하고 의견을 들으려 해야 합니다. 위기관리는 팀 플레이의 게임입니다. 개인 플레이로는 해결되지 않음을 다 같이 기억해야 합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스스로를 먼저 통제하라? [기업 위기관리 Q&A 310]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이번 이슈관리에서 외부 이해관계자들을 설득시키는 것이 참 어려웠습니다. 그래도 저희 임직원들이 다양하게 협업해 커뮤니케이션 하며 이슈관리를 지속해 그나마 상황이 나아졌습니다. 그 과정에서 임직원들을 통제하는 것도 무척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스스로를 먼저 통제하라는 말이 와 닿습니다.”

    컨설턴트의 답변

    이슈관리나 위기관리에서 기업의 진정한 힘은 ‘스스로를 통제하는 것’으로 부터 나온다고 합니다. 반면 그 힘이 약한 기업은 스스로를 통제하는 것을 포기한 채 남들(외부 이해관계자들)을 통제하려 합니다. 스스로를 통제할 수 없는 기업은 남도 제대로 통제할 수 없기 때문에 이슈나 위기관리에서 애를 먹게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 내부 현장에 들어가보면 이러한 ‘스스로에 대한 통제’ 가치에 대해서는 크게 중요성을 느끼지 않는 경우가 많아 놀라게 됩니다. 일부 기업은 ‘스스로에 대한 통제’를 당연한 상수라고 보며 이슈나 위기를 관리하려 합니다. 실제로는 전혀 스스로 통제되지 않는 상황임에도 그런 착각을 합니다.

    어떤 기업에서는 ‘스스로의 통제’보다는 외부 이해관계자들과 공중에 대한 통제가 훨씬 더 시급하고 유효하다 생각하며 관리 노력을 그에 주로 집중합니다. 그런 경우 소외된 ‘스스로에 대한 통제’는 시간이 지나갈수록 점차 그 위해성을 드러냅니다.

    이슈나 위기관리 과정에서 기업 경영진이 자사 직원들이 현재 무엇을 하고 있는지 잘 파악하지 못한 채 대응 지시를 내리는 경우도 흔합니다. 현재 상황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는 파악하려 하면서 자사 임직원들이 그를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것이지요.

    일부 경영진은 ‘직원들이 현 상황을 관리하기 위해 무언가는 하고 있겠지’하는 막연한 상상만 합니다. 그보다 지금 우리가 무언가 결정해서 지시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믿습니다. 일단 경영진이 적절한 지시만 내린다면 일선 직원들은 일사불란하게 실행할 것이라고도 믿습니다. 그러나 종종 그런 믿음은 현실과 다르기에 문제가 생깁니다.

    경영진이 이슈나 위기 시 자사 직원들이 정확하게 무엇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실시간으로 모를 수는 있습니다. 실제로도 실시간 단위로 보고받을 수 있는 체계의 효과적 운영은 매우 어렵습니다. 그러나, 일선에서 실행을 담당하는 직원들을 평소 훈련하고 전문화하여 위기 시 각자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적시에 하게 만드는 체계의 구축은 실제로 가능 합니다. 그 체계 속에서 ‘스스로를 통제하고 있다’는 경영진의 자신감은 실질적인 것으로 매우 중요합니다.

    스스로를 통제하고 있는 기업은 사소한 이슈나 위기를 발생시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스스로를 통제하는 기업은 어떠한 이슈나 위기가 발생해도 초기부터 일사불란 할 수 있습니다. 스스로 통제되는 기업 내에서 경영진은 일선이 무엇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반대로 일선에서는 경영진이 어떤 전략으로 어떠한 지시를 내릴지 예측할 수 있습니다. 스스로에 대한 통제 없이 이슈나 위기를 제대로 관리한다는 것은 기술적으로 불가능해 보입니다. 어쩌다 보니 운이 좋아 상황이 관리될 수는 있겠지만, 두 세번 성공하기는 어렵습니다. 기업에서 스스로를 통제하기 위한 체계 구축에 보다 우선적 관심을 두어야 하는 이유가 그 때문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기자에게 법적 조치를 취해도 되겠죠? [기업 위기관리 Q&A 295]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한 기자가 저희 회사와 관련하여 매우 부정적인 기사를 썼습니다. 분명히 해명했는데도 일부 정확하지 않은 사실을 기사에 넣어 자극적으로 저희 회사를 다루었습니다. 경영진이 로펌과 상의하여 강력하게 대응하라 하는데요. 기자에게 법적 조치를 취해도 되겠지요?”

    컨설턴트의 답변

    최고경영진이 강력한 법적 조치를 취하라 하셨다면 그에 대한 실행은 해야 하겠습니다. 최고경영진이 보실 때 해당 기사가 사업연속성 측면에서 부정성이 강하다 인식하셨기 때문에 그런 수준의 대응을 지시하신 것이겠지요.

    하지만, 질문하신 임원께서는 현재 언론창구를 담당하며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을 실행하는 위치에 계시니 여러 고민이 많으실 것이라고 봅니다. 일단, 기자에게 법적 대응을 하기 전 몇 가지 사전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은 인지하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일단 해당 기자와 함께 그 위 데스크와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 노력을 기하는 것이 기본이겠습니다. 그런 노력이 제대로 통하지 않았으니 부정기사는 탄생한 것이겠지만, 그 직후에도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은 필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온라인에 게재된 기사를 일부 수정하는 선에서 합의를 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것은 합의를 이루는 것입니다.

    정확하고 합리적인 해명과 대응 메시지를 제대로 전달하는 것 또한 기본입니다. 그러나 실행 일선에서는 이 부분을 상당히 어려워하지요. 일단 기업측에서 기자의 취재 범위와 수준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합니다. 스스로도 정확한 반박 정보를 가지지 못할 때도 많습니다. 자사에서는 사실이라 믿는 정보가 실제로는 사실이 아닌 경우도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결국 기자에게는 대응 답변을 정확하게 주지 못하거나, 인정에 주로 호소하게 됩니다. 유효한 대응이 아닌 것이죠.

    이런 일련의 기본적 노력을 모두 충실하게 실행한 뒤, 법적 대응을 논의해도 늦지 않습니다. 법적 대응을 실행하기 위해서도 과연 어떤 것이 사실인지를 회사가 정확하게 확인하고 있어야 합니다. 그에 기반해 기자의 기사 내용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사실과 다른 것인지를 판단해야 합니다. 더 나아가 그 다름을 통해 기자에게 어떤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을지를 확정해야 합니다. 많은 기업들이 이런 과정을 쉽게 건너 뛰거나, 대충 정리하여 법적 대응을 결정하는 데, 그러면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로펌의 자문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일부에서는 일단 회사가 법적 대응을 천명하면, 해당 기자가 위축되고, 다른 언론사들이 따라서 유사한 내용을 취재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 이야기합니다. 물론 그렇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목적의 법적 대응이라면 더욱 더 앞 노력과 과정을 제대로 해 놓아야 할 것입니다.

    흔히 회사가 언론에 재갈을 물리려 한다고 기자들이 비판합니다. 회사측에서는 그것이 튼튼하고 제대로 작동하는 재갈이어야 효과가 있을 것입니다. 약하고, 부실해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그러한 무모한 시도부터 더 큰 문제를 발생시킵니다. 사실관계 파악이 정확한 기자를 향한 그런 어설픈 시도는 재앙을 불러올 수도 있습니다. 쉽게 결정할 일은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법인과 개인을 분리하라는 의미는? [기업 위기관리 Q&A 268]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대표님께서 이 회사를 세우시고 100% 지분을 가지고 계시는데요. 얼마전 크게 이슈가 발생하자 대대적으로 사과하셨습니다. 대표님은 자신이 곧 회사라는 생각을 가지고 그리 하신 것 같은데요. 법인과 개인을 분리해 대응하라는 건 어떤 의미인가요?”

    컨설턴트의 답변

    국내 기업의 위기관리에 있어 큰 특징 중 하나가 대표이사 개인과 법인을 서로 분리하지 않고 하나로 혼동하여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한다는 것입니다. 케이스별로 대표이사 개인이 연루된 위기 형태가 많아서 그런 혼동이 생기는 것 같은데, 무조건적 혼동은 적절하지 않은 관행입니다.

    우선 대표 개인과 관련된 위기 유형에서는 당사자 개인이 사과하고 재발방지나 개선을 강조하는 커뮤니케이션은 적절합니다. 그러나 법인이 사업 과정에서 법인과 관련된 위기를 맞았을 때 대표의 개인적 사과는 다시 고려해 보아야 하는 주제입니다.

    질문에서 언급하신 것처럼 대표 개인이 곧 법인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하셨는데, 그 생각은 정확하지 않고 위기관리 관점에서도 옳지 않은 관점입니다. 법인은 법인이고, 대표이사나 대주주라고 해도 개인은 그냥 개인일 뿐입니다.

    만약 이번에 대표께서 사과하신 그 위기 유형이 대표 개인의 실수나 개인의 업무상 문제로 인한 것이었다면 그 사과는 적절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외 법인 차원의 책임이 있는 것이었다면 법인 차원의 사과가 더 적절했을 것입니다.

    일반 기업이 사과문에서 대표이사 성명을 하단에 기재하는 것은 대표이사의 개선이나 재발방지 의지를 강조하기 위함 일 뿐 대표이사의 개인적 사과의 의미는 아닙니다. 이를 법인 문제에 대한 개인적 사과로 해석해서는 안됩니다.

    최근 이를 혼동하는 중소기업 법인의 사과 형태가 많이 보입니다. 그런 류의 사과는 종종 온라인 및 소셜미디어 상에서 이루어지는데, 소셜미디어 공간 특성 상 대표이사의 개인적 사과 표현과 레토릭이 주된 기반이 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는 적절하지 않은 사과입니다.

    일단 대표는 정확하게 법인 대표이사로서의 책임 인정과 개선 및 재발방지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대두된 문제에 대해 스스로 정의를 내리고, 그에 대한 조치를 약속하는 것은 좋습니다. 대표이사 스스로가 문제로 보여 지기 보다 문제의 해결사로서 자신을 포지셔닝 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회사는 원칙과 규정을 세우는 것입니다. 대표이사는 사과문에서 자사의 원칙과 규정 그리고 더 나아가 철학을 커뮤니케이션 해야 합니다.

    온라인이나 소셜미디어를 통해 하는 사과라고 해도 대표이사는 해당 위기가 대표 자신의 것인지, 법인의 것인지를 가장 먼저 분리해 판단하십시오. 분리가 된다면 그에 합당한 사과를 할 수 있습니다. 만약 법인 차원의 위기가 발생했을 때, 사과속에서 대표이사만 보이고 법인인 회사가 보이지 않는다면 문제입니다. 그 사과 속에 대표이사의 개인적 스토리들과 메시지 표현들로 점철된다면 그것도 문제입니다. 위기 시 법인은 대표이사 개인의 책임과 결별해야 하고, 대표이사는 법인의 책임과 거리를 두어야 삽니다. 혼동하면 할 수록 둘 다 망가집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