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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기 후 명성 회복은 어떻게? [기업 위기관리 Q&A 260]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작년에 저희 회사가 큰 위기를 겪고 나서 이제야 좀 상황이 나아져 가는 것 같습니다. 회사에서는 이제 명성관리를 해서 훼손된 명성을 다시 재건하자는 논의가 진행 중입니다. 여러 아이디어들이 나오는 데요. 위기 이후 명성은 어떻게 다시 회복시킬 수 있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많은 기업들이 위기 이후 명성관리에 대한 고민을 합니다. 사업 연속성 차원에서 훼손된 명성을 보유한 채 아무렇지도 않게 이전과 같이 비즈니스를 영위하기는 어렵기 때문입니다. 경영진은 종종 ‘우리 회사는 원래 그런 회사가 아니었다. 지난 위기 때문에 회사가 그런 식으로 비춰졌을 뿐이다. 실체를 똑바로 알리면 다시 명성이 재건될 것이다’는 확신을 가지기도 합니다.

    그런 기업은 대부분 위기 이후까지도 내부에서 억울함이나 답답함을 토로합니다. 위기관리를 잘 못 해서 자사의 명성이 훼손된 경우라도, 실제로는 공중들이 인식하는 것 보다 훨씬 좋은 회사인데 실수도 하고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기 때문에 명성에 금이 갔다고 보는 것이죠. 위기관리 실패를 위기의 핵심이라고 보는 셈입니다.

    이런 환경에서는 제대로 된 명성회복 활동이 실행되지 못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완전하게 지난 위기 상황에 대한 내부 정의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자사가 경험한 위기관리 실패의 핵심 원인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내부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지 않다면 명성회복은 더욱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지난 위기에 대하여 ‘우리가 운이 나빴다’ ‘참 억울했던 위기였다’ ‘우리는 희생양이었고 마녀 사냥의 대상이었을 뿐이다’는 식의 정의를 사후까지 가지고 있다면 정상적인 명성회복은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위기관리의 실패나 실수에 대해서도 ‘그런 실수는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우리가 준비가 안되어 있어서 그렇지, 준비만 되어 있었다면 제대로 대응할 수 있었을 것이다’ ‘누구라도 그런 경우에는 제대로 위기관리를 하지 못했을 것인다’는 식의 공감대가 내부에 존재한다면 명성회복은 정말 어렵습니다.

    성공적인 명성회복이 기획되고 실행되려면 가장 먼저 지난 위기를 정확하게 복기하고 내부적으로 건강한 정의를 내려야 합니다. 그 위기가 정확하게 어떤 것이었다는 정의 내리기가 필요합니다. 그 정의가 내려져야만 기업 구성원들은 그 위기와 올바르게 마주하게 됩니다. 지난 위기를 제대로 마주할 수 있어야 명성회복의 핵심과 주제도 확정할 수 있습니다.

    위기관리 과정에서의 중요한 문제가 있었다면 그 원인 또한 정확하게 짚어 내야 합니다. 내부 정치적이거나 상호 관계에 의한 자의적 원인 규명이 아니라, 왜 지난 위기관리가 유효하지 못했는가에 대한 객관적 공감대를 형성해야 합니다. 그래야 명성회복을 위한 실행 방식 결정도 가능하게 됩니다.

    문제는 이런 사후에 필요 한 올바른 정의와 원인에 대한 규명 단계가 생략된 채 명성 회복에 나서는 경우입니다. 그런 경우 대부분 지난 위기의 핵심 주제는 외면한 채 ‘이미지’ 중심의 분 바르기가 시도됩니다. 공중이 왜 그런 인식을 가지게 되었는지 보다는 앞으로 어떤 이미지로 비춰져야 할지를 더 고민합니다. 이후 공감대가 생략된 채 다양한 창조성이 실행과 연결됩니다. 이는 마치 중병을 앓고 난 환자가 그 병의 원인을 찾아 완전 치유하려는 노력은 생략 한 채 다시 화장을 하고 새롭게 멋진 옷을 걸치려 하는 모양새와 같습니다. 일의 순서를 생략하면 다시 문제가 돌아옵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밀레니얼과의 위기관리는 어떻게? [기업 위기관리 Q&A 257]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회사에도 90년대생 직원이 이제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런 밀레니얼 직원들과의 일상 업무는 어떻게든 진행 되는데, 위기관리 업무가 힘듭니다. 가이드라인도 종종 먹히지 않을 때가 있고요. 심지어 그들이 위기가 되기도 합니다. 앞으로 이들과의 위기관리를 어떻게 해야 할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상당히 여러 회사에서 유사한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밀레니얼 세대가 계속 입사하면서 이전 세대와의 세대차는 물론, 업무방식과 기업문화가 변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늘고 있습니다. 기업 차원에서 변화라는 것은 언제나 필수적인 숙제입니다. 변화하지 않는 기업이 문제이지, 변화하는 기업이 문제인 것 같지는 않습니다.

    질문에서 위기관리에 있어 밀레니얼 세대와의 협업의 어려움을 이야기 하셨습니다. 일단 가장 많은 고민이 그들에게는 이전과 같이 가이드라인이 제대로 먹히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개인의 소셜미디어 사용에 있어서도 밀레니얼 세대에게는 이전 같은 회사의 가이드라인이 자칫 감시나 간섭으로까지 받아들여 진다고 하소연합니다.

    일부 기업에서는 직원이 이제 기자인 세상이 되어 버렸다는 이야기를 할 정도입니다. 회사 행사 내용이나 회의 내용, 조회나 회식의 상황도 종종 온라인이나 소셜미디어에 공개 되고 있으니까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 같습니다. 경영진이나 팀장의 일거수 일투족이 투명하게 공개되고 있다며, 이런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고민하는 것입니다.

    예전같이 ‘회사 내 정보나 내부 상황에 대해서는 외부로 공개하지 않아야 한다’는 가이드라인이 최근에는 하찮게 여겨지고 있습니다. 그 때문에 외부 위기 보다, 내부 발 위기가 회사 위기 유형 우선순위 상단을 차지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와중에도 하루가 멀다 하고 블라인드에서는 여러 회사 경영진들에 대한 뒷담화가 꽃을 핍니다. 그 중 심각한 내용들이 언론에 기사화가 됩니다.

    요즘 직원들은 애사심이 없는 것 같다. 밀레니얼은 가이드라인을 우습게 아는 게 문제다. 아주 몰지각하고 무책임한 직원들이 너무 많아졌다. 일부 기업 임원들은 이렇게 불만을 토로합니다. 위기관리 관점에서 이런 시각에는 기본적인 교정과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위기관리를 위한 가이드라인은 일선 직원들에게 필요하다 하기 전에 대표이사와 임원들이 먼저 채화(體化)해야 하는 것입니다. 상위 1%가 위기관리 가이드라인을 완벽하게 준수하고, 이를 먼저 체화 해서 일상적인 행동과 말을 관리 해 나가는 것이 맞습니다. 최근 발생하는 내부 발 이슈나 위기의 핵심을 보십시오. 말단 직원들이 함부로 말을 옮기기 때문에 위기가 발생했다고 보기 보다는, 그들이 말을 옮겨야겠다 생각이 들 정도로 심각한 위기관리 가이드라인에 반하는 내부자 언행이 선행되었기 때문에 위기가 발생 했을 것입니다.

    단순하게 직원을 기자로 생각해 보십시오. 기자들을 모아 놓고 하지 못할 말이면 직원들에게도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십시오. 부정기사를 좋아하는(?) 기자에 대응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기사가치가 있는 부정이슈를 만들지 않는 것입니다. 외부로 말을 옮기는 직원들에게 대응하는 가장 좋은 방법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상위 1%가 외부로 옮겨도 좋을 말과 행동만 하시면 됩니다. PC(정치적 정도), 회사의 원칙, 준비된 메시지들이 그 재료입니다.

    밀레니얼 직원들에게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시기 전에 상위 1%가 먼저 가이드라인 대로 언행을 관리하셔야 합니다. 가이드라인은 가장 소중한 구명정(life saver)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일단 입장문을 내고 볼까요? [기업 위기관리 Q&A 213]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지금 너무 시끄럽게 된 상태인데요. 이런 상황이니 일단 회사의 입장문을 내고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아무 말 하지 않고 있을 수는 없으니까요. 본사나 대표이사님과 같이 입장을 정리하기 힘들 것 같아 일단 실무자들이 만들어 입장문을 내려 하는 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컨설턴트의 답변

    상황이 상황이니 만큼 그런 필요성을 느끼시는 것도 이해가 갑니다. 무언가 이야기 하라는 내외부적인 압력을 계속 견뎌 내기는 참 힘들죠. 내부에서는 여러 명이 분주하게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도통 정신이 없는데, 바깥에서 보기에는 회사가 아주 한가하게 입 닫고 돌아 앉아 있다는 느낌을 느끼기도 할 것입니다.

    우려되는 문제는 해당 입장문이 내부적으로 공식 확인을 득한 것이 아닌 경우 발생될 수 있는 부작용입니다. 본사나 대표이사로부터 공식 확인을 득하지 않고 입장문을 발표한다 해서 입장문에 ‘본 입장문은 실무자들의 의견일 뿐, 본사나 대표이사의 확인을 득하지 않았습니다’라고 명기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일단 입장문이 발표되면 그 입장문 단어 하나 표현 한 줄은 회사의 공식 입장으로 인정 받게 됩니다. 운이 좋아 그 입장문이 이해관계자들에게 제대로 받아들여지는 경우면 모르겠지만, 또 다른 비판을 받게 되는 경우에는 바로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 질 것입니다.

    그 때 가서 ‘사실 이전 입장문은 저희 회사 공식 입장은 아니었습니다’라고 이야기할 수도 없기 때문입니다. 말 그대로 엉망진창의 상황이 되 버리는 것이죠. 그때 가서 이해관계자들로부터 “이전 입장문을 준비할 때 본사나 대표이사는 왜 관여하지 않았는가?” 같은 질문을 받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더욱 더 난감한 상황입니다.

    따라서 모든 공식 입장문은 본사나 대표이사의 확인을 정확하게 득한 것이어야 합니다. 본사나 대표이사가 아무리 정신 없고 바빠 구체적인 검토가 불가능할지라도, 외부로 나갈 공식 입장문은 실무자들이 나서 최대한 꼼꼼하게 검토 받고 확인 받아야만 합니다.

    한번 뱉은 말은 거두어 들일 수 없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문제된 공식입장문에 대해 미처 검토하지 못했다. 그 부분은 간과했다. 꼼꼼하게 살피지 못했다는 변명은 제대로 된 변명이 아닙니다. 오히려 회사의 위기관리 의지나 진실성이 결여되어 있다는 추가적인 비판을 면치 못할 것입니다.

    경영진 입장에서는 위기를 맞았다는 것을 부끄러워하기 보다는, 그 위기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다는 것을 부끄러워해야 합니다. 위급한 상황에서 모두가 정신을 가다듬고 정확하게 구성된 전략적 입장문을 함께 만들어 내는 노력은 위기관리에 있어 기본 중 기본입니다.

    바쁘시다. 한국에 안 계신다. 연락이 힘들다. 위기관리에 관여하시기 꺼려 하신다. 원래부터 외부 자료를 꼼꼼하게 안 보신다. 현재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고 계신다. 관심이 없으시다. 실무자들의 입장과 다른 입장을 피력하고 계신다. 이렇듯 공식 입장문을 제대로 내지 못한 기업에게는 여러 피치 못할 이유가 있기도 합니다.

    그러나, 본사와 대표이사로부터 일선 직원에 이르기까지 기억해야 할 것은 기억해야 합니다. 기업이 내는 모든 입장문은 공식 입장문입니다. 이를 통해 이해관계자들은 본사와 대표이사와 모든 구성원의 생각을 읽습니다. 당연히 때에 따라 그에 대한 책임도 묻게 됩니다. 따라서 모든 입장문의 내용은 책임 질 수 있는 것이어야 합니다. 원칙은 원칙입니다. 힘든 상황 속에서도 원칙을 지켜낸 기업이 성공합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사과문에 대표이사 이름은 빼도 되죠?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최근 몇몇 기업 사과문을 보니, 대표이사 이름을 빼고 ‘회사명’이나 ‘대표이사 배상’ 정도로 가늠하기도 하더군요. 어떤 기업에서는 사과문을 언론에게만 보내고 홈페이지 게시는 안하기도 하고요. 이래도 별 문제는 없는 거죠?”

    컨설턴트의 답변

    위기관리를 위해 하는 커뮤니케이션은 뚜렷한 목적과 의도가 있는 커뮤니케이션 행위입니다. 일반적 일상 커뮤니케이션과는 다른 부분이 많습니다. 가장 다른 점이 위기 시에는 자사의 커뮤니케이션 활동과 메시지가 이해관계자들에 의해 구체적으로 광범위하게 분석된다는 점입니다.

    일상에선 별 주목받지 못했던 메시지도 위기 시에는 다양하게 해석됩니다. 이해관계자들이 그 메시지의 배경과 의도를 궁금해하기 때문이죠. 이런 폭발적 주목도와 의혹 때문에 기업은 위기 시 자사의 커뮤니케이션 전반에 걸쳐 많은 주의를 기울입니다. 자사의 일거수 일투족이 전부 크게 보여 지기 때문입니다.

    질문하신 바와 같이 어떤 기업은 사과문에 굳이 대표이사 성명을 넣지 않으려 합니다. 대표이사가 꺼려하시는 경우도 있고, 실무 담당자가 꼭 그렇게 하라는 법은 없다며 대표를 안심시키기도 합니다. 또 어떤 기업에서는 이번 위기가 대표이사 성명을 걸 정도로 심각한 위기는 아니다 정의하기도 합니다. 다양한 이유와 배경으로 인해 사과문에서 대표이사의 성명이 사라지는 것이죠.

    사과나 해명문도 마찬가지입니다. 위기를 관리하기 위해 사과하고, 때로는 해명하면서 기업은 논란에 대응합니다. 그런데, 어떤 사과문은 기자들에게만 배포됩니다. 이 메시지를 기사화 해달라는 것이죠. 반면 고객들이 들락거리는 홈페이지에는 게시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해야 할 필요가 있냐는 내부 공감대를 이룬 것이죠. 언론에게 해명하고 사과했으면 되었다 생각하는 것입니다. 이번 위기를 몰랐던 고객에게 까지 해명 사과하는 것은 오버액션이라는 내부 지적도 있을 수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은 위기관리를 목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하기 전 기업 내부에서 내리는 의사결정의 큰 주제입니다. 물론 대표이사 성명을 꼭 넣어야만 하고, 넣지 않는 경우는 사과하지 않은 것으로 간주한다. 뭐 이런 원칙이나 이론은 없습니다. 사과문이나 해명문을 여기저기 게시하지 않으면 위기관리는 실패다 같은 원칙도 없습니다. 어떤 의사결정이든 기업의 생각과 의도만 잘 전달하면 되는 것이죠.

    그러나, 문제는 바로 그 대목 때문에 만들어 집니다. 기업의 생각과 의도가 종종 있는 그대로 커뮤니케이션 되지 않는 경우 때문이죠. 대표이사 성명을 사과문에 넣지 않아도 별반 주목받지 않으면 괜찮지만, 그 부분이 주목받는 경우 문제라는 것입니다. 이해관계자들이 대표이사 성명을 찾으면서 ‘왜? 다른 기업과 달리 여기는 대표이사 성명을 생략했을까?’하는 의혹을 만드는 경우입니다. 자사의 생각과 의도가 부정적으로 전달되는 결과를 얻게 됩니다.

    ‘왜? 이 기업은 굳이 언론에게만 사과문을 보내고, 고객에게는 직접 사과문을 보여주지 않는 걸까?’ 이런 불필요한 의혹을 생산한다면 해당 사과문 전략은 실패한 것일 수 있습니다. 왜 이 기업은 그때 그때 다른 대응을 할까? 우리가 볼 때에는 모두 비슷한 위기인데, 왜 대응 방식과 범위가 매번 다를까? 어떤 배경과 의도가 있는 것일까? 이런 위기 시 발생되는 의혹은 기업에게 큰 위협이 됩니다.

    자사의 생각과 의도를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목적과 정확하게 정렬시키시기 바랍니다. 위기관리를 하고 싶다면, 자사의 일부 다른 생각과 의도를 드러내서는 절대 안됩니다. 자사의 메시지를 이해관계자들이 잘못 해석하게 만들어서는 안됩니다. 대표이사 성명 하나,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공개하는 행위 하나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전반에 걸친 자사의 생각과 의도를 왜곡 해석되게 만들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어디서 정보가 새죠?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이번 위기관리를 하면서 느꼈는데요. 기자들이 저희도 모르는 내부 정보를 다 알고 있더라고요. 저희 홍보실조차 알지 못하는 내용을 여기 저기 기자들을 통해 듣는 게 정말 고통스러웠습니다. 어디에서 정보가 흘러 나가는 걸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기업에서 흔히 정보 보안을 위해 일선 직원들을 주로 교육하시는 데요. 위기관리 해 본 분들은 공감하시겠지만, 중요 정보는 최상위 중요 경영진에 의해 외부로 흘러 나갑니다. 일선 직원들은 위기 시 중요 정보를 언론 보도를 보고 나서야 아는 경우가 많습니다. 심지어 자사에게 위기가 발생했다는 사실도 모른 채 출퇴근하는 직원들도 많은 게 현실입니다.

    유출 하려해도 유출할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은 직원이 대부분이라는 것입니다. 더구나 중요 정보는 그들이 가지고 있을 가능성도 매우 희박합니다. 중요 정보를 일단 가지고 있는 사람이어야 그것을 유출할 수 있겠지요. 위기 시 중요 정보를 가지는 사람들이 누구일까요? 맞습니다. 중요 경영진입니다.

    그렇다면, 그 경영진은 왜 중요 정보를 그렇게 유출하는 것일까요? 정치적 목적? 해사 행위? 전략적 유출? 글쎄요. 대부분 중요 정보 유출은 실수나 부주의함으로 발생합니다. 정보를 얻은 상대가 위험한 이해관계자라는 사실을 미처 자각하지 못하는 것이죠. 중요 경영진들이 개인적 상황에서 라도 항상 주변을 좀더 돌아보며 커뮤니케이션 하는 습관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그 다음 유출 원인은 자신의 의도를 주관적으로 설정하기 때문입니다. 중요 정보가 바깥으로 흘러 나갔을 때 문제의 경영진은 이런 해명을 합니다. “그런 의도로 이야기했던 것이 아니다” 이 말은 사실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정보 유통 상황에서 화자의 의도는 아무 의미가 없는 것입니다. “그 사람이 그 정보를 그렇게 사용할지 몰랐다”는 말도 의미가 없습니다. 화자가 청자의 의도까지 주관적으로 추정했기 때문이죠.

    또한, 정보 유출에 관련된 경영진은 회사로부터 자신이 의심을 받을 때도 ‘구체적으로 어떤 사람이 자신이 옮긴 정보를 재유출했는지’ 확인하기 어려워합니다. 그간 너무나 다양한 사람을 만나왔기 때문입니다. 사적으로 만났던 지인 기자들도 많고, 투자은행쪽 인사들도 많고, 동창이나 동문들도 수없이 많습니다. 함께 골프 쳤던 사람들도 정리하기 힘들 정도입니다. 어디에서 말이 새나갔을까 심증도 가지 않을 정도면 문제입니다.

    위기가 발생하면, VIP중 위기관리를 위해 주변 지인들에게 사적으로 조언을 구하거나, 사정을 설명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VIP께서 기억하 셔야 할 것은 위기 시 모든 정보는 기본적으로 수류탄처럼 위험한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우리가 폭발가능한 수류탄을 조심스럽게 다루는 것처럼, 정보는 위험한 것이므로 시종일관 조심스럽게 다루어야 합니다. 위기 시 여기 저기 정보를 옮기는 것은 안전핀이 제거된 수류탄을 여기 저기 옮기는 것과 같은 아주 위험한 행위입니다.

    아무리 그들이 믿을 만하고, 믿을 만한 위치에 계신 분들이라고 해도, 이미 안전핀은 제거되었기 때문에 그 정보의 위험성은 영원히 사라지지 않습니다. 여기에 더해 자신의 의도를 주관적으로 설정하지 마십시오. 그들의 의도 또한 주관적으로 추정하지도 마십시오.

    위기 시 VIP께서 외부로 옮긴 말이 기사화되고, 음성이 보도되고, 문자와 흐린 영상이 공유되는 상황이 되면 안됩니다. 특히 믿었던 기자나 언론계 인사들이 VIP의 말을 옮기는 상황을 만들어서는 안됩니다. 그들이 나쁜 것이 아니라, VIP 스스로 안전핀을 제거하신 그 부주의함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입을 전략적으로 컨트롤 했다면 모든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 뿐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전략 커뮤니케이션, 무엇을 얻을 것인가?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이슈관리나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을 흔히 전략 커뮤니케이션이라 부른다. 물론 PR이나 기업 커뮤니케이션 전반을 전략 커뮤니케이션이라 칭하기도 하지만, 특히나 첨예한 이슈와 위기 상황 속에서 ‘전략’이라는 개념은 커뮤니케이션의 아주 중요한 기반이 된다.

    그러나 실무자들은 물론 경영자에게 까지도 이 ‘전략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개념에는 각자의 해석에 따른 주관성이 혼재되어 있다. 일부는 ‘내가 그렇게 하고 싶기 때문에 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전략 커뮤니케이션을 실행한다. 느낌이 왔고, 경험 때문에 그렇게 하는 것이 전략적이라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다양한 상황분석과 여러 케이스들을 통한 반면교사를 기반으로 이렇게 하는 것이 전략 커뮤니케이션이라 제안하기도 한다. 물론 앞의 경우와 같이 느낌이나 경험으로 판단하는 주관성 정도는 아니지만, 이 또한 그대로 전략 커뮤니케이션이라 부르기에는 아쉬움이 있다. 전략 주체에 대한 고민이 부족한 경우라면 더 그렇다.

    일부에서는 결과가 좋다면 그것은 전략 커뮤니케이션이었기 때문이라는 결과론을 주장하기도 한다. 일단 무언가를 시도해 보았더니 생각보다 훨씬 더 나은 결과가 도출된 경우를 그렇게 부른다. 결국 그 시도 자체에 어떤 전략이 있었는지를 복기해 보면서, 그야말로 절묘한 전략 커뮤니케이션이었다고 안도하거나 평가한다. 그 중 또 일부는 반대로 결과가 좋지 않았을 경우에는 ‘노이즈 마케팅’의 성과도 있다는 사후 평가까지 한다. 어찌 보면 전략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것이라 기 보다는 실행 평가를 통한 생존 전략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혼란스러운 개념과 주장들을 뒤로하고, 경영적 또는 실무적으로 보다 간단하게 전략 커뮤니케이션을 추구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주어진 상황에 대한 입체적 분석과 이를 둘러싼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이해 노력이 전제되는 것은 다른 경우들과 똑같다. 이를 기반으로 현 상황에서 우리가(회사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 누구를 대상으로 해야 하는가? 그것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누가 언제 해야 하는가? 등과 같은 여러 논의가 시작될 때가 바로 하나의 핵심 질문이 필요한 때이다.

    이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무엇을 얻을 것인가?

    이 질문이 전략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가장 중요한 뼈대이고 틀이 된다.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정확한 목적과 목표의 설정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망망대해로 배를 띄워야 하는 상황에서 우리 배가 어디를 향해야 할 것인지를 적시에 설정하자는 것이다. 그래야 그 이후 우리의 배가 어디쯤 나아가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고, 그 목적지에 언제 도달할 수 있을지를 점검할 수 있게 된다. 중간 중간 어떤 노력을 더해야 보다 효과적으로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을지에 대한 생산적 고민도 이어지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이슈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는 실행을 구상할 때에 가장 먼저 “이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무엇을 얻을 것인가?”의 질문을 반복해야 한다.

    전략적 답변이 나와야 전략 커뮤니케이션도 가능

    부정적인 상황에서 특정 언론을 통해 자사의 보다 구체적인 입장을 표명했으면 좋겠다 라는 내부 방향이 설정되고 있다면, 그 때 “이 OO신문을 통해 커뮤니케이션하여 우리는 무엇을 얻을 것인가?”는 질문을 해 보자.

    OO신문의 경우 “국내에서 가장 영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우리 회사와 관련 한 주요 이해관계자들이 가장 신뢰하고 있는 매체이기 때문에, 현재와 같이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이 매체가 우리 회사 이슈를 다루어 준다면 보다 정확한 이해 도모와 프레임 설정이 가능 해 질 것이다” 라는 답이 나온다면 일단 그 시도는 전략적인 것이라 볼 수 있다.

    전략적으로 실행하지 않는 것도 전략 커뮤니케이션

    어떤 매체의 취재와 인터뷰 요청에 대표이사가 직접 대응해야 하겠다 라는 내부 의견이 있는 경우에도 그에 대한 질문은 동일하다. “대표이사께서 해당 매체의 취재에 대응하여 인터뷰 또는 코멘트를 한다면 이를 통해 무엇을 얻을 것인가?”하는 질문이 필요하다.

    그에 대해 “그 매체의 경우 기존 보도 성향을 분석해 보면 우리 회사와 대표이사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강한 곳이기 때문에, 대표이사의 직접 컨택이나 인터뷰 또는 코멘트는 자칫 현 상황에서 위험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답이 나온다면, 그 실행은 하지 않는 것이 낫다. 이 결정 또한 전략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것이고 그 스스로도 전략 커뮤니케이션이다.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는 것도 전략이다.

    더 나은 실행을 선택하는 것도 전략 커뮤니케이션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당 매체가 대표이사 출퇴근 시 매복 인터뷰를 시도하고, 언젠가는 대표이사의 가는 길을 막아 설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가 있다고 해 보자. 그런 경우에도 질문은 필요하다. “매복 인터뷰를 끝까지 무시하고 강하게 반발한다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답변이 필요 해 진다.

    대표이사가 취재하는 기자에 대해 공격성을 드러내거나, 무시하거나, 회피하거나 하는 모습들이 그대로 보도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갑작스러운 취재 시도가 있다면 보다 매너 있는 현장 핸들링은 필요하며 준비해야 한다. 이를 통해 해당 이슈에 대해 우리 회사가 떳떳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을 것이다.”는 답변이 있다면 보다 안전한 사후 실행이 가능해진다. 전략 커뮤니케이션이다.

    일단 대다수가 전략적으로 일치한다면 전략 커뮤니케이션

    특정 매체가 우리 회사에 대하여 지속적으로 악의적 보도를 이어 나가고 있는데, 이에 대한 강력한 법적 대응이 필요할 것 같다 라는 내부 의견이 있을 때는 또 어떻게 해야 할까? 이때도 마찬가지로 ”우리가 그 매체를 대상으로 명예훼손 소송을 하여 궁극적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를 질문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 우리 회사와 관련된 진실이 밝혀 질 것이고, 그로 인한 회사의 손해도 어느 정도 회복되고, 추가 손해도 방지할 수 있게 될 것이다”라는 답변이 있을 수 있다. 그러한 답변이 대부분이라면 그렇게 실행하는 것이 우리 회사에게는 전략 커뮤니케이션일 수 있다.

    그럼에도 실행 후 득과 실을 정확하게 따져야 전략 커뮤니케이션

    반면 다른 일부에서 “만약 우리가 그 매체에 소송을 한다면, 그들은 우리에 대한 더 심도 있는 다양한 논란들을 취재해 보도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그 주제와 관련하여 검찰이나 국세청 조사가 개시될 가능성이 높다. 추후 소송에 이긴다고 해도 그를 포함 사후 전반적 손해에 대한 복구는 거의 불가능 해 질 것으로 보인다.”라는 의견이 있다면 그 소송의 실행은 득보다 실이 많은 것이다. 실행해서 얻을 수 있는 실질적 소득이 없다. 따라서 소송하지 않는 것이 우리회사에게는 전략 커뮤니케이션이 된다.

    문제를 예상 해 사전에 개선할 수 있어야 전략 커뮤니케이션

    사회적 논란으로 시끄러워진 상황에서 우리 회사 대표이사가 직접 기자회견을 마련하여 해명하고, 기자들의 다양한 질문에 대해 답해 논란을 일격에 해소시켜야 하겠다는 내부 의견이 있는 경우를 상상해 보자. 그에 대해 질문이 따라온다. “대표이사가 주도하는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 회사가 얻을 것은 무엇인가?”

    이에 대해 “대표이사가 현 상황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앞으로 나서서 해명하지 않으면 상황은 더욱 더 악화되어 극단적 단계에까지 이를 수 있으므로 대표이사가 기자회견을 하는 게 좋겠다”라는 답변이 나올 수 있다. 일부에서는 “대표이사가 기자회견을 하는 것은 좋은데, 대표이사께서 사실 질의응답이 가능할 정도로 준비되어 있지 않다. 만약 이 상태에서 대표이사가 기자들의 여러 질문을 받으면 더 큰 문제가 발생될 가능성이 높다”는 답변도 더 해 질 수 있다.

    그 후 추가 논의를 거쳐 대표이사가 기자회견을 통해 해명은 하되, 구체적 질의 응답은 실무 고위 임원이 대표이사와 함께 대응하는 것으로 마무리 짓는다면 이 실행은 보다 전략 커뮤니케이션에 가까워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전략 커뮤니케이션이 어려울까?

    이상과 같은 일반적이고 단순한 내부 논의가 이어질 수 있음에도 왜 현실에서는 기업의 전략 커뮤니케이션이 힘들고 어려울까? 어떤 장애물이 있기 때문일까? 전략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실행하지 못하는 기업에게는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다.

    첫째, 핵심 질문에 대한 답변이 실제로는 전략적이지 않다.

    ‘우리가 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무엇을 얻을 것인가?’ 질문에 대해 대부분의 답변은 있지만, 그럴 듯할 뿐 실제로는 전략적이지 않은 답변인 경우가 있다. “우리가 OO 온라인TV에 명예훼손 소송을 해서 무엇을 얻을 것인가?”하는 질문에 대해 “우리가 이번 기회를 통해 강력하게 OO 온라인 TV에게 소송 대응한다면, 다른 언론들이 우리 회사를 두려워하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다른 매체에서 기획 중인 추가 보도는 상당수 제한될 것입니다.”와 같은 답변이 나오는 경우를 생각해 보자.

    실제로 해당 온라인 방송은 특정 정파성을 나타내며 소송에 굴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는 곳이다. 이전 사례들을 보아도 다른 기업들이 다양하게 소송 대응을 해도 공격성을 늦추지 않는다. 또한 그들이 연속 보도하는 내용이 다른 다양한 방송과 신문에서 계속 중계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그렇다면 앞과 같은 답변은 피상적일 뿐 실질적인 전략적 답변은 되지 못한다. 더 나아가 답변이 ‘우리나라 저널리즘의 정상화를 위하여…’ 또는 ‘이번에 본때를 보여주어야…” 등과 같은 동떨어진 답변들로 이어 지면 전략 커뮤니케이션과는 점점 멀어져 가게 된다.

    둘째, 내부적으로 전략보다 VIP의 의지가 더 중하다.

    전략적 질문과 전략적 답변은 다 좋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VIP께서 그 실행을 간절하게 원하시기 때문에 어떻게 든 실행해야 한다. 실행해야 하므로 그 실행에 대한 왈가왈부는 하지 말자. 이런 경우에도 전략 커뮤니케이션은 불가하다.

    실무 차원에서는 그 실행이 진행되고 나서 추후 반응과 결과를 예측하고, 그에 대한 사후 데미지 컨트롤을 준비하는 것이 최선이다. 만약 그 결과가 예상보다 좋다면 이는 VIP의 선견지명이고, 결과가 좋지 않다면 이는 우리의 전략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이해관계자들의 문제라고 프레임을 짜는 것과 같은 경우다.

    셋째, 당연한 것을 두고 왜 전략적 질문과 답변을 반복하나?

    문제가 발생되면 당연히 기자회견을 하는 것이고, 대표이사가 앞으로 나가 고개 숙여 사과하는 것이고, 정해진 대로 리콜 해야 하고, 다른 기업들과 똑같이 사과문을 업로드 해 커뮤니케이션 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일반적 생각을 하는 경우다.

    이슈나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서 더 나아가 전략 커뮤니케이션 전반에서 ‘무조건’ ‘당연히’ ‘정해진 대로’ ‘남들과 똑같이’와 같은 전제는 경계해야 할 필요가 있다. 전략 커뮤니케이션에서는 다양한 상황, 대상, 주체, 메시지, 자산, 실행 역량, 실행자, 실행 방식. 실행 시기, 그 외 많은 변수 등에 대한 다각적 고민과 검토가 전제되어야 한다. 이를 게을리하고 당연히를 외치지 말자.

    넷째, 무언가는 어떻게 든 해야 하니까

    VIP께서 현재와 같은 상황에 대해 화를 내고, 억울해하고, 슬퍼 하고 하니, 빨리 실무선에서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상황도 현장에서는 흔하다.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냐며 계속 질문이 내려온다. 임원들께서는 어떻게 든 해 보라며 다그친다. 실무진에서는 어쩔 수 없다. 무언가를 어떻게 든 실행해야 한다.

    이 상황에서 전략적 질문? 전략적 답변? 토론과 고민과 논의? 다 의미 없다. 일단 해보고 나중에 생각해도 생각을 하자 한다. 회사의 위기를 관리하기 전에 실무진 자신에 대한 위기가 더 크게 다가온 셈이다. 무언가를 어떻게 든 해 내지 못하면 자신에게 재앙이 될 꼴이다. 이런 상황에서 전략 커뮤니케이션은 쉽게 무시될 수밖에 없다.

    이와 같이 전략 커뮤니케이션은 어떻게 보면 쉽고, 또 어떻게 보면 불가능해 보이기도 하다. 그것이 쉽게 느껴지는 기업과 그것이 전혀 말도 안 되는 불가능으로 느껴지는 기업간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이슈나 위기가 발생했을 때 그에 대한 대응을 ‘착, 착, 착’하는 기업이 있는 반면, 말 그대로 대응을 ‘호떡집에 불 난 듯’하는 기업이 있다. 앞의 기업은 평소 여러 번 준비와 훈련을 해 본 곳일 것이고, 뒤의 기업은 그와 관련해서는 아무런 준비와 훈련이 없었던 곳일 것이다.

    전략 커뮤니케이션은 그렇게 준비와 훈련의 반복으로 점차 쉬워져 가는 역량이고 자산이다. 누군가가 뇌는 근육이라고 했다. 근육을 계속해서 쓰면 강해지듯, 뇌도 계속해서 집중적으로 써야 강해진다는 의미다. 기업의 전략 커뮤니케이션 근육도 그와 같다고 생각한다. 이슈나 위기가 닥쳐서 쓰려 하다 보면 전략에 힘이 안 들어 가고 마비가 오고 쥐가 난다. 짜증도 난다. 하지만, 무엇이든 계속해서 해 보면 는다. 이슈나 위기관리를 위한 전략 커뮤니케이션도 그렇다.

  • 자, 우리가 무엇을 하면 좋을까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현재 상황과 논란에 대해서 이미 아시죠? 그와 관련해서 위기관리 컨설턴트의 의견을 듣고 있습니다. 자, 컨설턴트 입장에서 우리가 무엇을 하면 좋을까요? 어떻게 이 위기를 관리할 수 있을까요? 아이디어를 주시면 좋겠습니다.”

    컨설턴트의 답변

    결론부터 말씀 드리면, 위기관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what to do)’에 대한 것이라기 보다는 ‘무엇을 하지 않아야 하는가(what not to do)’에 대한 것이라고 봅니다. 이 의미는 위기가 발생하기 이전과 이후에 공히 적용되는 아주 중요한 개념입니다.

    많은 기업들은 평시에 위기 시 기억해야 할 ‘해야 할 것(do’s)’과 ‘하지 말아야 할 것(don’ts)’에 대한 학습을 합니다. 여러 위기관리 케이스들을 통해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에 대한 생각을 미리 미리 가다듬는 것이죠.

    여기에서 핵심은 ‘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평소부터 기업 구성원 모두가 하지 말아야 할 것에 집중해 민감성을 유지하면 위기는 좀처럼 발생되지 않습니다. 하지 말아야 한다 느껴지는 행동들을 진짜 하지 않게 되기 때문입니다. 위기의 뿌리나 소재가 사라지는 환경이 되는 것이죠.

    불행하게도 위기가 발생 되어도 ‘하지 말아야 할 것’에 대한 기억은 중요합니다. 그래야 일단 발생된 위기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는 행동이나 대응을 하지 않게 되기 때문입니다. 위기는 근본적으로 흘러 가는 특성을 가집니다. 그 흘러가는 속력을 가속화 시켜 이내 사라지게 만드는 것이 전략적 위기관리입니다.

    반대로 흘러가는 위기를 붙잡아 더 키우고, 흘러가는 위기를 자극 해 폭포처럼 반복해 용솟음 치게 만드는 것이 비전략적 위기관리입니다. 이런 비전략적 위기관리에서는 항상 위기관리 주체가 ‘하지 말아야 할 것’을 한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준비되지 않은 채 말을 한다거나. 결과를 지켜보자 해 놓고 스스로 이를 못 기다린다거나. 사과를 하고 나서도 불안함을 느껴 사과를 반복한다거나. 감정적으로 위기관리 주체가 안정화 되지 않는다거나. 위기관리를 할 경영진이 온라인이나 소셜미디어상에 감정적 글을 쓰고 지우고를 반복한다거나. 귀가 얇아 여러 훈수를 그대로 실행하려 시도한다거나 하는 등 수 많은 위험한 위기대응이 바로 ‘하지 말아야 할 것’을 망각하기 때문입니다.

    최소한 위기 시 대표이사와 임직원 모두가 ‘하지 말아야 할’ 위험한 대응만 하지 않아도 최악의 상황은 피할 수 있습니다. 모두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몰입해 있을 때 우선 우리가 “이런 이런 대응은 하지 말자”하는 대표이사의 리더십이 있어야 합니다.

    얼핏 ‘하지 말아야 할 것을 챙겨라’하는 주문이 상대적으로 수세적이고, 보수적인 것처럼 보여질 수도 있습니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서는 무언가 치고 나가 해야만 하는 일이 있다는 생각도 할 수 있습니다. 그것이 그르다는 말이 아닙니다. 종종 그런 조언을 할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먼저 ‘하지 말아야 할 것’에 대한 인식은 필히 챙겨야 한다는 것입니다. ‘하지 말아야 할 것’에 대한 챙김이 전제된 후에 ‘해야 할 일’을 돌아보는 순서가 더 안전하다는 것입니다. ‘하지 말아야 하는 일’을 일단 하게 되면 그 때는 더 이상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됩니다. 그 때가서 ‘해야 할 일’을 해도 빛이 나지 않습니다.

    ‘해야 할 일’이 무엇일까를 묻기 전에, 우리가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이 무엇일까 먼저 질문 해 보십시오. 모든 ‘하지 말아야 할 것들’에 대한 공감대가 정확하게 형성된 다음에 그 기반 위에서 다음 ‘해야 할 일’에 대한 생각을 논의하시기 바랍니다. 이 순서를 필히 기억해 주시기 바랍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정상 국가는 알겠는데, 정상 기업이라뇨?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위기관리 컨설턴트께서 말씀하실 때 ‘정상 기업’이라는 이야기를 하시는 데요, 저희가 최근 북한이 ‘정상 국가’가 되어 가고 있다는 이야기는 들은 바 있습니다. 그런데 ‘정상 기업’이라는 건 어떤 의미인가요?”

    컨설턴트의 답변

    맞습니다. 북한의 경우 최근 우리나라와 미국 그리고 다른 주변국가들과 예전과는 다른 외교 정책을 펼치고 있어, 전문가들이 북한이 이전과는 다른 모습으로 점차 정상국가의 모습을 갖추어 나가고 있다는 해석을 하고 있습니다.

    예전 북한은 우리나라는 물론 미국이나 다른 서방 국가들과 정상적이지 않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외교적 수사 대신 막말이나 선동적인 메시지를 내보내며 다른 나라들이 볼 때 낯설고 기괴한 모습으로 비추어 지기도 했지요.

    다른 나라의 생각이나 우려에는 아랑곳 않고, 자신들이 하고 싶은 일들을 마음대로 했습니다. 그리고 그에 대해 심각한 주목을 하는 나라들에 대해 적대감을 드러내며 또 다시 정상과는 거리가 멀게 해석될 수 있는 이상한 커뮤니케이션을 해 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글로벌 수준의 정상적 외교 관례를 일부 존중하기 시작했습니다. 미국을 포함한 다른 나라들과 정상 차원에서 예를 갖춘 외교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기 시작했습니다. 해외 언론들과 질의 응답을 일부 시도하기도 하고요, 상식적 움직임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런 변화는 물론 정확한 목적과 전략이 있기 때문이겠지요.

    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언론을 외부 이해관계자의 한 예로 들자면, 기업이 정상 기업의 모습을 미처 갖추지 못했을 때 기업과 그 경영진들을 언론을 단순히 귀찮고,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곤 합니다. 언론의 취재를 받게 되면 거부감을 느끼고, 기자에게 막말이나 몸싸움을 시도하기도 합니다.

    과도한 법적 대응을 통해 언론에 대항합니다. 경영진은 여러 커넥션을 이용해 언론 취재나 보도 자체를 무산시키려 노력합니다. 외부 에이전시를 써서 언론을 비롯한 외부 이해관계자들을 조정하거나, 통제해 보려는 시도도 해 봅니다.

    환경이나 사회적 관점, 그리고 상식에 맞추어 자사와 자신을 바꾸려 하기 보다는 자신을 중심으로 외부 환경과 사회적 인식을 조정해 보려 노력하는 것입니다. 이런 기업의 경우 언론을 통해 비추어 지는 모습은 상당히 기괴하고, 부정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시청자나 독자들이 혀를 내 두를 정도로 그 실체를 드러내게 되는 것이죠.

    ‘아무리 그래도 저 회사가 저럴 줄은 몰랐다’ ‘제품이나 서비스가 유명해서 그럴 줄 몰랐는데, 회사와 경영진은 영 아니구나’ ‘실망이다’ 이런 반응이 회사를 향하게 됩니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여론이나 시각에 아랑곳 않고 지속적으로 자신들이 하고 싶은 대로 행동하는 기업도 여전히 존재합니다. 여론이 편파적이고 비이성적으로 자신을 비판하고 있을 뿐이라 생각하죠.

    이런 기업들도 이제는 점점 정상 기업이 되기 위한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 생각합니다. 언론과 여론에 대해 존경심을 가지고, 사회 구성원으로서 자사와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해야 한다 생각할 수 있어야 합니다. 주변 이해관계자들의 생각과 의견에 귀 기울일 수 있어야 합니다. 준비되고 정제된 메시지로 그들과 전략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최소한 ‘정상 기업’이라는 이미지와 인식을 외부에 심어줄 수 있습니다. 일부 경영진이 이런 말을 하더군요. “이미지니 인식이니 하는 것은 그냥 허상일 뿐입니다. 중요한 것은 실체입니다. 우리는 아주 좋은 품질의 제품을 잘 만들어 팔고 있어요. 그것이 곳 실체라고 생각합니다.” 네, 맞습니다. 그 좋은 실체를 이왕이면 제대로 커뮤니케이션 하시라는 말씀을 드리는 것입니다. 그래야 정상 기업이라는 인정을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하루 빨리 정상 기업이 되십시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기사를 막을 수 있을까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한 일간지 기자가 저희 회사에 대해 아주 안 좋은 내용을 취재하고 있다는 첩보가 있습니다. 그래서 요즘 경영진 네트워크를 총동원 해 해당 언론사와 기자 주변에 대한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혹시 이 기사를 막을 방법은 없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기사를 막는다는 표현이 아직도 유통되고 있다는 사실에 먼저 놀라고 있습니다. 먼저 몇 가지 역질문을 드리겠습니다. 해당 기자의 기사를 ‘막기만 하면’ 그 중대한 이슈는 영원히 다른 언론에서도 기사화되지 않을 주제인가요? 혹시 다른 기자가 그 사실을 확인하게 되도 굳이 기사를 쓰지 않을 만한 평범한 주제인가요?

    해당 기사 주제가 정말 문제라고 생각하고 계신 것인가요? 그렇다면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하실 의향은 없으신 가요? 만약 그 문제가 이미 해결되어진 것이라면, 해당 기자에게 그 문제가 확실하게 해결되었다고 이야기할 수는 없을까요?

    위기관리라는 것을 몇 십 년 전에는 언론의 기사를 빼는 것 정도로 여기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질문에서 말씀하신 것과 같이 부정보도를 ‘막는다’는 개념으로도 이해를 하고 계시는 이유가 그 때문입니다. 당시 국내 언론사는 현재와 같지 않고, 수도 몇 개 되지 않았던 시절이었고, 인터넷이라는 온라인 공간도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 막고 빼고 하는 식의 위기관리는 일견 유효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환경에서 그 막고 빼기 같은 활동은 더 이상 진정한 위기관리가 아닙니다. 예전의 유효함이 사라진지 오래입니다. 물론 부정기사를 취재하는 기자와 성실하게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은 기본입니다. 그러나, 그 목적이나 활동으로 기사를 영원히 막을 수는 없게 되어 버렸습니다.

    운이 좋아 여러 경로로 기사를 막았다고 해도 문제는 사라지지 않습니다. 그 주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는 이상 해당 주제는 여기 저기 언론에 의해 추가적으로 취재될 것입니다. 한둘은 막을 수 있다 해도 완전히 영원히 막을 수는 없다는 의미입니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실무자들은 이렇게 반문할 것입니다. “일단 이번에는 막고 봐야 죠. 이 기사가 나갈 것을 뻔히 알면서도 막는 노력을 하지 않을 수는 없는 것 아닙니까?” 이런 반응에 대해서도 이해는 합니다.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그 노력을 하는 가에 대해서 그 자체를 부정적으로 평하는 것은 아닙니다. 할 수 있다면 해야 하겠지요.

    핵심은 해당 문제를 완전하게 해결하기 위한 노력에 좀 더 전사적인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기사를 하나 둘 막고 빼고 하는 노력도 실무자 차원에서는 중요하겠지만, 그 보다 더 근원적이고 중요한 위기관리에 좀 더 관심을 가지자는 것입니다.

    문제 해결 의지가 있고, 문제를 해결했고, 문제가 재발되지 않는다는 내부적 확신이 있다면 그 자체로 위기는 관리된 것이라는 생각을 해야 하겠습니다. 운 좋게 노력해서 뺀 기사로 인해 그런 노력과 확신이 지체되거나 생략되어 버리는 것은 위기관리 관점에서 최악의 결과입니다.

    지금까지 많은 기업들이 부정 기사를 막고 빼고 하는 활동에만 집중하면서, 정말 중요한 그 부정적 문제의 해결이나 해소에는 관심을 두지 않았기 때문에 유사한 문제들이 반복되는 것입니다. 고질적인 부정기사들이 양산되는 이유도 그 때문입니다. 매번 끌려 다니며 고개를 조아리는 홍보실이 계속 존재하는 것도 그 때문입니다. 위기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채 최악의 상황으로만 마무리되는 증상이 계속되는 것도 그 때문입니다.

    기사를 보지 마시고 문제를 보십시오. 기사를 막으려는 노력의 몇 십 배 노력을 문제를 해결하는 데 써 보십시오. 기사를 빼는데 드는 예산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드는 예산보다 저렴하다는 유혹에서 빨리 벗어나십시오. 기사는 뺄 수 없다. 기사는 막을 수 없다. 그냥 이렇게 생각하시고 위기를 관리하십시오. 그래야 회사가 삽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그 때 그때 대응하면 되잖아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회사에서 우려하는 이슈가 조만간 생길 듯합니다. 그런데 자꾸 사전에 내부 공유를 해야 대처나 대응이 가능하다고들 이야기하더군요. 우리 경영진은 비밀이 새 나갈까 봐 가장 우려가 큽니다. 사전에 정보 공유는 힘든데, 그때 그 때 이슈가 불거지면 대응하면 되지 않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군에 비유를 해 보면 좀 더 이해가 빠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군은 주적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우리가 누구를 상대로 전쟁을 하고 있고, 할 것인가에 대한 개념을 정의해 놓는 것이죠. 그것이 정해져야 그 적에 대한 분석이 정확하게 가능해집니다. 그게 기반이 되어 다양한 대비 대응책들이 세워지고, 전략과 작전 그리고 전술 개념이 확립되는 것이죠.

    기업의 위기관리에 이 비유를 적용해 보겠습니다. 자사내에 훌륭한 위기관리팀이 준비되어 있다고 가정해 보시죠. 그 위기관리팀에게 자사에 어떤 이슈가 발생할 것이라는 것을 구체적으로 정확하게 정의해 주어야 여러 이후 위기관리 작업이 준비되고 훈련될 수 있다는 의미가 됩니다.

    지금과 같은 경우는 잘 훈련되어 있는 위기관리팀에게 “앞으로 모종의 부정 이슈가 생길 겁니다”라는 정도의 설정 밖에 불가능한 상황으로 보입니다. 이는 60만 대군에게 “어떤 나라가 침공을 할지는 모르지만 곧 누군가가 침공해 올 것입니다”와 같은 설정과 같습니다. 군은 상당히 혼란스럽겠지요.

    적이 북한인지, 중국인지, 일본인지 아니면 러시아나 예상치 않던 호주에서 미사일을 날린 것인지 전혀 감이 없게 될 것입니다. 더 위험한 것은 ‘상대가 북한을 의미하는 것 같다’ 라는 단순 가정을 군이 하는 경우입니다. 실제로 이와 달리 중국에서 갑자기 미사일을 날리게 되면 뒤통수를 맞는 형국이 돼 버립니다.

    또한, 이런 경우 위기관리팀은 앞으로 어떤 이슈가 발생할지 알지 못할 뿐 더러, 이슈 유형에 따라 제대로 된 준비도 하지 못하는 상황이 됩니다. 해당 이슈가 제품과 관련한 것인지, VIP에 관한 것인지, 규제기관과의 갈등인지, 단순히 언론을 통한 부정기사의 발생인지, 인사적인 문제인지…아무런 정보가 없기 때문에 제대로 된 준비가 불가능 해집니다. 각기 다른 형태에 따른 대응 준비는 물론 심지어 관련 타사 사례들을 미리 이해하는 것도 불가능합니다.

    경영진에서 하는 우려도 이해는 갑니다. 그러나 단순히 활을 쏠 때도 시위를 당길 시간과 과녁에 대한 생각은 사전에 필요합니다. 그때 그때 대응하면 되지 않나 하는 생각은 현장에 있는 실무자들에게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시각입니다. 그때 그때 되는 것은 세상에 아무것도 없습니다. 위기 시에는 대응을 위한 준비 시간을 얼마나 단축시킬 수 있는지가 위기관리 성공의 관건이 됩니다. 빠른 대응이란 사전 준비가 이미 완료되었을 때만 겨우 가능한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비밀이 유출되는 경우를 경계하셨는데요. 저희 위기관리 경험 상 대부분의 고급 정보(비밀)은 고위 경영진과 그 주변으로부터 주로 흘러 나가고는 했습니다. 일단 일선 실무진들은 단순 상황정보를 뛰어 넘는 정보는 보유하고 있지 못합니다. 그런 정보는 위기관리팀에게도 공유 주제가 될 수 없습니다.

    만에 하나 그런 정보를 실무자들이 유출하더라도 경영진이 유출하는 것과는 신뢰도에 큰 차이가 생깁니다. 파장이 다릅니다. 비밀 준수에 대해 큰 우려를 하신다면 가장 먼저 핵심 임원들 스스로가 주의해야 합니다.

    위기관리팀을 믿을 만한 사람들로 구성해야 하는 것은 그 다음입니다. 그리고 그들에게 정확한 상황정보라도 공유해야 합니다. 그래야 주적이 누구인지, 어떤 방식으로 언제 전쟁을 시작할지를 미리 감안해 준비할 수 있습니다. 그래야만 회사가 살 수 있습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