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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conBrain 기고문] CEO께서 검찰에 출두하신다고? (마지막편)

    CEO 께서 검찰에 출두하신다고 ? ( 마지막편 )

    정용민 대표

    스트래티지샐러드

    OO 주식회사 홍보실 홍실장 . 홍실장은 새벽 회사에 출근했다 . 사장께서 로펌 이야기를 상당히 신뢰하시는 데 그에 대한 업데이트 된 정보를 좀 듣고 싶어서다 . 사장께서 7 시경 사장실로 들어오셨다는 비서실 전화를 받고 사장실로
    향했다 . 검찰 출두하실 때 어떻게 사전 어랜지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컨펌을 받고 싶었다 .

    “ 음 … 홍실장 . 어제 저녁
    우리 로펌 사람들하고 술 한잔 하면서 이야기 들었는데 , 전반적으로 홍실장 의견과 비슷한 것 같더군 . 지검 앞에서 저번 공항처럼 봉변 당하지 않게만 해주세요 . 그 다음은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 홍실장은 한시름을 놓는다 . 하지만 , 사장께서 “ 알아서 하신다 ” 는
    부분이 약간 마음에 걸린다 .

    일단 홍실장은
    내일 모레 해당 지검 취재를 담당할 기자들이 있는 관할 기자실로 향했다 . 오랜만에 다시 보는 OO 일보 간사에게 인사를 나누고 상황을 설명했다 . 이전 다른 데스크
    기자들에게서 받았던 똑 같은 내용을 조언해 준다 . “ 포토라인 설정해서 간단하게 답변해주시고 들어가시면
    되지 뭐가 어려울 게 있어요 ?” 하는 반응들이다 .

    기자실에다가
    통닭과 찬 맥주캔 몇 박스를 풀고 , 명함을 나누고 , 내일
    한번 더 찾아오겠다고 인사를 하며 나왔다 . 내일은 홍보실 여직원들도 모두 데려와 인절미나 꿀떡을 좀
    돌려야겠다 생각한다 . 회사에 돌아온 홍실장은 기자들의 요구사항이나 협조태도에 대해 사장에게 보고했다 .

    사장은 “ 그러면 믿어도 되겠죠 ? 저번처럼 그렇게만 안되면 되요 . 근데 질문은 뭘 한데 ? 민감한 질문은 하지 말라 그러지 ?” 홍실장이 답변했다 . “ 곧 저희 홍보실에서 주요 예상질문들을 뽑아
    올릴 예정입니다 . 저희가 법무팀과 상의해 만든 답변만 간단하게 반복하시면 됩니다 . 오랫동안 기자들이 잡지 않고 , 제가 시간을 봐 사장님 동선을 관리하겠습니다 .” 사장은 비교적 흡족한 표정을 짓는다 .

    이틀이 지나고
    결국 사장께서 OO 지검에 출두하시는 날의 아침이 왔다 . 오후
    일찍 들어가기로 검찰 측과 이야기를 끝냈다 . 오후가 됐다 . 지난
    이틀 동안 로펌과 법무팀과 함께 모 호텔에 머무르며 검찰의 취조에 대응방안을 마련했던 사장은 상당히 피곤한 표정이다 .

    홍실장은 이미
    오전부터 홍보실 조과장과 김과장을 OO 지검에 파견해 안내와 기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라 지시해
    놓았다 . 홍실장은 지검으로 이동하는 사장의 차 속에 함께 동승해 브리핑 했다 . “ 사장님 , 다시 한번 말씀 드리지만 , 보고 드린 그 답변만 반복하시면 됩니다 . 저희가 최대 3 개 정도 질문 받으시면 그 때 동선 확보하고 이동하시도록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
    사장님은 마치 얼이 나간 사람처럼 얼굴이 심각하고 피곤해 보인다 .

    사장이 탄 검정색
    회사차가 OO 지검 현관에 정차했다 . 사장의 얼굴에 순간 전의 ( 戰意 ) 가 비친다 . 홍실장은 흠칫한다 . 무언가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신다는 느낌이 온기 때문이다 . 홍실장이
    차에서 내리시는 사장님께 마지막으로 속삭였다 . “ 사장님 , 침착
    하십시오 . 정해진 답변만 해주시면 됩니다 . 힘내십시오 .”

    사장은 옷깃을
    여미며 OO 지검 계단을 오른다 . 이미 백명은 넘어 보이는
    취재진들이 진을 치고 포토라인 뒤에서 겹겹이 산을 이루고 있다 . “ 비켜 , 거기 앞에 비켜 ” “ 마이크 치워 !”
    “ 거기 서세요 , 거기 , 거기 ” 여기저기에서 기자들이 함성과 고함들이 오고 간다 . 수천번의 플래시가
    터진다 . 사장의 얼굴은 더욱 굳어간다 .

    조과장이 바닥에
    미리 붙여놓은 녹색 테잎이 눈에 들어오고 홍실장은 사장을 그 자리에 안내하고 사장 뒤에 섰다 . ‘ 사장님 , 제발 …’ 질문을 하게 되어 있던 기자 두 명이 TV 마이크를 꾸러미로 엮어 들고 사장에게 다가왔다 . 질문 시작 .

    “ 이번 검찰조사의 핵심은 OOO 억 원으로 알려진 비자금 때문인데요 . 그게 사실입니까 ?” 사장께서 침묵하신다 . 무언가 말을 하셔도 좋은데 침묵하시니 홍실장이 당황스럽다 . “ 한
    말씀만 해주시죠 . 검찰에서는 그 비자금이 정치권 로비와 신규 사업권 획득에 일부 사용된 정황이 있다고
    하던데요 . 맞습니까 ?” 사장께서 약간 입을 실룩거리신다 . 이윽고 한 말씀을 하신다 . “ 근거 없는 이야기입니다 . 자세한 사항은 올라가서 설명하겠습니다 .” 홍실장은 더욱 더 긴장
    하면서 뒤에서 시계를 처다 본다 .

    한기자가 큰
    소리로 물었다 . “ 이번 내부고발과 검찰조사로 최근 귀사의 성장 원인이 불법로비에 있다는 의견들이 있습니다 . 이에 대해 사장님 생각은 어떤지요 ? ” 사장이 그 기자를 쏘아 본다 . “ 그딴 소리를 지껄이는 사람이나 그딴 소리를 여기 저기 옮기고 다니는 당신 같은 기자들이나 모두 문제라고 봅니다 . 기자 정도면 그래도 고등교육 받을 사람들일 텐데 … 공부들 좀 하시고 … 제대로 알고 좀 말하십시오 !” 기자들 사이에서 잠시 침묵이 흐르다
    이내 사진 플래시들이 수없이 터지기 시작한다 . 홍실장은 그 말을 듣고 어지러워 비틀거린다 . 쓰러질 것 같다 . 사장님을 안전한 곳으로 보내드리고 쓰러져도 쓰러져야
    할텐데 …

    눈치를 챈 조과장이
    달려와 홍실장의 어깨를 잡으면서 사장님께 귓속말을 했다 . ‘ 자 … 사장님
    이제 올라가시죠 . 이동하십시오 .” 홍실장이 몽롱한 기운을
    챙기면서 사장님의 등을 살짝 밀어 앞으로 이동시켜드린다 . 기자들이 따라오면서 마구 질문을 퍼붓는다 . “ 사장님 , 누구에게 로비 하신 겁니까 ?” “ 사장님 , 내부 고발한 OO 임원에게
    한 말씀 하시죠 ” 사장이 기자들을 째려보면서 검찰 엘리베이터를 탄다 .
    홍실장도 안내하는 검찰직원들과 사장을 따라 함께 엘리베이터를 탔다 .

    사장이 한마디
    “ 요즘 기자 XX 들은 머리가 나쁜 거야 ? 버릇들이 없는 거야 ? 에이 … 개 XX 들 …” 홍실장은 눈을 감으면서 생각한다 . ‘ 이제 나도 회사를 관두고 좀 편안한 일을 하고 싶어 …’ 검찰직원을
    따라 검찰 복도를 걸어가면 기도했다 . 다른 삶을 달라고 .

  • 위기관리, 동일한 정의를 공유하라

    기업이나 조직의 위기관리에 있어 가장 시급하고 가장 기본적인 부분이 ‘위기’에 대한 정확한 정의를 전사적으로 공유하는 부분이다. 위기관리에 서투른 기업이나 조직의 내부에 들어가 진단 인터뷰를 해보면 CEO로부터 일선 직원에 이르기 까지 위기에 대한 전혀 서로 다른 정의들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발견하게 된다.

    조직내 위기에 대한 동일한 정의 공유가 꼭 필요한 이유가 있다. 조직은 한 사람으로만 구성되지 않을 뿐 더러 여러 사람들이 각자 다른 생각과 다른 기능들을 하며 움직이고 있다는 현실때문이다. 각자 맡는 책임과 역할 그리고 분야가 틀리기 때문에 하나의 사건이나 사고 또는 이슈를 바라보고 해석하는 기준이 다르기 마련이다. 이런 각기 다른 기준 때문에 위기대응에 있어서 편차나 누락이 발생할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
    예를 들어, 지역 공장에서 화재 사건이 발생해 용역 직원 몇 명이 화재진압 도중 사망한 사건 보고를 한번 설정해 보자. 현지 관리팀장에게는 이 보다 심각하고 막중한 위기가 없다. 사건 보고를 하고 대응 일지를 작성하고, 소방서와 경찰등과 연락을 주고 받으면서 상황을 관리하기 위해 애쓴다. 공장장도 책임이 있는지라 노심초사 밤새워 현장을 방문하고 보고를 받고 본사와 논의 한다.

    본사는 어떤가? 본사 영업부에서는 다음날 아침 출근해 공장화재사건 소식을 듣는다. 자신들에게 관심 있는 생산일정이나 차질여부를 확인하니 생산에는 차질이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냥 그 때부터는 관심이 없어진다. 마케팅은 “우리 공장에 어제 저녁 화재가 났데…”하는 이야기를 듣고 그냥 신제품 론칭 플랜을 만들기에 여념이 없다. 그들에게 지역 공장의 화재와 용역직원의 사망은 별반 ‘위기가 아닌 것’으로 받아 들여진다.
    CEO는 어떤가? 화재진압이 마무리되었다는 보고, 생산에는 별반 차질이 없다는 보고, 사망한 용역직원들에 대해서는 파견업체와 상의해 잘 마무리하겠다는 보고, 지역언론에서는 일부 보도가 있었지만, 전국방송에는 관련 보도가 없었다는 보고 등등을 받고 케이스를 종료 한다. CEO에게도 그 화재와 사망사건은 불행 중 다행일 뿐 각별하게 큰 위기로 받아들여지진 않는다. 회사에서 오직 현장 일선들과 사후 처리 담당자들에게만 위기이고 찜찜하며 골치 아픈 업무로서만 남게 된다.

    물론 어느 한 사건이 발생했을 때 마다 CEO부터 ‘모든’ 직원들이 하나도 빠짐없이 관심을 가지고 함께 밤을 지새워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하지만, 회사 위기의 기준이 공통적인 것이 아니라 자신의 업무와 직책과 관심사에 따라 달리 해석되어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다.

    흔히 각기 다른 위기에 대한 정의를 가지고 있는 조직은 사소한 위기발생시 조직 내부 정보 공유에 빈 공간이나 누락이 발생하는 증상을 보인다. 일선에서는 사건이나 사고를 목격하고 파악하고도 상위자에게 보고 하지 않는 경우다. 보고 없이도 일선에서 어떻게든 마무리를 지어 보려는 습관이 발동된다. 일선에서 조차도 각자 ‘이게 무슨 보고 사항이냐?’ ‘아니야 이건 보고해야 해’ 등등 논란이 발생한다.
    단순해 보이는 지역 사건으로 밤늦게 서울 본사 임원들을 깨우거나, 회사로 모이게 하는 것이 지역 일선에 있는 실무자들에게는 쉽게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만약 그렇게 호들갑(?)을 떨었다가 CEO나 고위 임원들에게 불호령이라도 떨어지면 그 때는 누가 책임을 질 수 있는지 고민하게 마련이다.

    이런 경우 일선에서 해결하면서 보고 누락한 사건이나 사고는 그 다음날이나 몇 일 후 보도가 되거나 CEO 귀에 들어가 다시 위기가 된다. “왜 이런 사고가 보고 조차 되지 않았는가?” CEO가 소리치신다. “왜 우리가 보도를 보고 우리 회사의 사건을 알아야 하느냐?”하고 고위 임원들이 지역 담당 임원을 몰아세운다. 이는 사내에서 공유되어 있는 정확한 위기에 대한 판별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사건이나 사고가 발생하는 시간이나 상황이나 환경이나 특수성이 감안되어서는 안 된다. 회사에서 정한 위기의 명확한 정의에 따라 보고했느냐 하지 않았느냐 만을 점검하는 것이 옳다. 명확한 위기 판별 기준을 공유하고, 이에 대해 일관성 있게 위기관리 활동들을 유지 관리 해야 한다. 그래야 시스템의 기본이 살아난다.

    CEO나 오너의 위기에 대한 정의에도 항상 일관성이 필요하다. 실무진들이 모두 “이것은 분명 우리가 정한대로 ‘위기’이며, 이를 관리하기 위해서는 매뉴얼에 정한대로 위기관리리더들이 모여 대응방안을 한시간 내에 결정해야 한다” 준비를 한다. 그런데, CEO가 그 보고를 듣고 “그것이 무슨 위기냐? 내가 보기에는 그냥 지켜보기만 하고 대응할 필요는 없는 것 같은데…”하는 의견을 내 놓으면 시스템에 일관성이 훼손된다.
    더 심각한 경우는 CEO나 오너의 그러한 정의가 매번 상황에 따라, 분야에 따라 달라지고 그 정의의 다양성과 변화가 심각한 케이스다. 그런 현실에서는 실무자들이 매뉴얼에 의지하기 보다는 CEO나 오너의 정의를 듣고 나서야 움직이려는 수동성을 보이게 된다. 멀리 출장 중인 CEO에게 전화를 걸어 이 사건이나 사고를 위기로 대응해야 하는지, 아니면 그냥 무마하고 넘겨 지나 보내야 하는지 조언을 구한 뒤에야 대응을 시작한다. 분명 독립적 위기관리 시스템의 운용에 한계가 만들어진다.

    오너나 CEO로부터 일선 많은 직원들까지 하나의 정의를 공유하고 있어야 위기가 효율적으로 관리 될 수 있다. 명확한 정의가 제시되고 일관된 실행이 전제되어야 위기는 관리된다. 모두가 하나의 기준과 하나의 마음으로 위기를 바라보고 일사분란 하게 움직이는 게 옳다. 많은 기업이나 조직들이 그런 명확한 정의와 공유가 없기 때문에 고생한다. 그래서 위기관리가 아주 못할 짓이라는 내부 평가를 안고 지내게 된다.

  • 지금 어떻게 워룸에 모이라는 거죠? : 실제적인 워룸 역학

    오전 9:00 기업 위기관리 리더(상무)가 위기관리 위원회 소집을 명령했다. 그날 새벽 5시(한국시간) 미국 LA지사 물류창고에서 대규모 화재가 발생했다는 지사의 보고가 있었기 때문.

    새벽부터 CEO에게 1차 상황보고를 끝낸 위기관리 리더(상무)는 CEO로 부터 즉각 ‘위기관리 위원회’를 소집해 세부 대응책들을 마련해 보고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상무는 출근시간직후 전사적으로 위기관리 위원회 멤버들인 각 부서 임원들과 주요 팀장들에게 본사 20층 워룸(대형 컨퍼런스룸)에 집합하도록 명령했다.

    오전 9:10 20층 워룸에는 물류팀장 한명만 앉아있다. 상무는 “다들 어디간 거죠? 아직 다른 분들은 출근 안 했나?” 물류팀장은 “글쎄요. 다들 집합공지는 받았을 텐데요? 제가 다시 전화해 보겠습니다”

    오전 9:20 다섯 명의 팀장들이 모였다. 전체 20명의 임원들과 팀장들 중 15명이 아직 집합하지 않았다. 인사팀장이 다가와서 이야기한다. “현재 마케팅 이사와 마케팅 팀장은 CF촬영 때문에 호주 출장중이라네요. 그리고 생산부사장님과 법무팀장은 휴가 중이고요, 인사 부사장, 해외영업팀장, 홍보팀장은 오늘 지방출장이 있어 각각 부산, 대구, 제주에 있습니다. 8분만 더 모이면 전체가 됩니다.”

    오전 9:30 총 10명의 임원들과 팀장들이 모였다. 왜 이렇게들 늦게 워룸에 집합하느냐 물어보니 다들 이유들이 있다. ‘애가 아파서 출근이 늦었다’ ‘어제 회식 때문에…’ ‘오전에 일찍 처리할 업무들이 있어서’ ‘미국지사와 통화하느냐고…’ ‘기자들에게 전화 받느냐고…’ 다들 얼굴에 불만이 가득하다.

    오전 9:35 위기관리 리더(상무)가 새벽에 발생한 미국 지사의 사고에 대해 브리핑을 했다. 이와 관련해 분사에서 처리하거나 대응해야 하는 전략과 여러 가지 업무들을 분장하고, 업무 데드라인을 설정했다. 다들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면서 무언가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별로 이번 위기가 그들에게 피부에 와 닿는 것 같지 않다.

    위기관리 리더인 상무는 이렇게 생각한다. ‘직원들이 회사 업무에 대한 오너십들이 부족해. 자신들에게 맡겨진 위기관리 역할과 책임도 모르고, 관심조차 없어. 오늘 같은 경우에도 위기관리 위원회가 워룸에 집합하는데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어. 대응 회의에도 관심이 없고, 별로 위기관리를 하고 싶지 않아 하는 듯 해. 총체적인 문제야. 심각해…’

    이런 경우 직원들은 반응은 사실 자연스러운 것이다. 그들에게는 근본적으로 서두르거나 데드라인에 신경을 쓸 동기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평소 업무에도 몇몇 특수업무 부서만 빼놓고는 시간이나 분단위로 데드라인에 신경을 쓴 경험들이 별로 없다. 이런 현실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무조건 위기관리 위원회 멤버들을 욕하거나, 탓하기만 해서는 답이 나오질 않는다.

    그러면 어떻게 이런 워룸 환경을 개선할 수 있을까?

    • CEO가 소집시간에 맞추어 정확하게 워룸에 들어와 초기 10분을 지켜보거나, 초기 브리핑과 당부의 말씀을 전달한다.
    • 매뉴얼상에 위기관리 위원회 멤버들이 소집 당시 워룸 참석이 불가능할 때에는 하위 매니저들이 임무를 대신해 참석케한다.
    • 원활하게 회의를 진행할 수 있도록 적절한 크기의 원탁 테이블을 중심으로 모여 앉게 한다.
    • 위기관리 매뉴얼과 R&R관련 문서들을 배치한다.
    • 위기관리 위원회 멤버들은 전원 노트북을 사용하게 한다. 데스크탑에서 근무하는 환경에서는 위기관리 위원회 멤버들이라고 해도 위기시 자신의 데스크에서 떠나기가 힘들다.
    • 위기관리 위원회 멤버들은 워룸에 체류하는 동안 데스크 전화를 어시스턴트들이 받아주거나, 홍보팀과 같은 일부는 데스크 전화를 자신의 휴대폰으로 포워딩 세팅 한다.
    • 워룸내 원할한 무선 인터넷, 복수의 프린터와 팩스, 복사기 등을 설치한다. (모두 무선 세팅+위기관리 위원회 멤버들의 노트북과 연동 세팅)
    • 필요한 웹사이트들과 인트라넷, 보고서, 동영상 및 기차 자료들을 모두 함께 열람 할 수 있도록 여러 개의 프로젝터들을 설치해 여러 개 스크린들에 쏘아 놓는다. (스피커 포함)
    • 필요 시 여러 TV 뉴스들을 비교 상영할 수 있도록 대형 TV들을 복수로 설치한다.
    • 상황들을 적어 공유할 수 있도록 모든 벽면에 대형 포스트잇 챠트들을 붙이거나, 대형 화이트보드를 설치한다.
    • 음료, 커피와 간단한 허기를 해결할 수 있도록 스낵코너를 세팅한다.

    그래도 가장 근본적이고 중요한 핵심 하나가 남았다.

    위기관리 리더인 임원이 조직에서 실제 파워를 가진 사람이어야 한다는 점. 그러면 많은 부분이 열악해도 스스로 해결될 수 있다.

  • 위기관리, 벽을 허물어라

    (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119)

    위기관리, 벽을 허물어라

    실제 위기관리 자문을 위해 기업 내부에 들어가 관찰해 보면, 일부 기업에서는 급박한 위기 상황에서도 부서간 넘기 힘든 벽이 존재하고 있는 것을 목격하곤 한다. 보통 위기시에는 힘을 하나로 뭉쳐야 한다는 것이 원칙이라지만, 실제 부서간의 강한 벽은 조직을 하나로 뭉치게 하는데 큰 가로막으로 작용한다.

    이런 부서간 장벽은 의도적인 것일 때도 있고, 일부는 제대로 된 관심을 기울이지 않기 때문일 경우도 있다. 이런 류의 장벽이 사내 정치적인 이유로 인해 의도적으로 형성되어 있다면 아무리 위기시라도 그 장벽을 단숨에 허물기는 쉽지가 않다. 단, 평소에 위기관리 시스템에 대한 관심이 적었을 경우에는 조금만 신경을 쓰면 그런 장벽을 확실하게 허물고 하나로 뭉치는 목표가 쉽게 달성된다.

    보통 부서간 비의도적 장벽이 존재하는 기업에게 위기가 발생되면, 보고라인이 뿔뿔이 흩어져버리는 특성이 있다. 보고라인의 정점은 CEO이지만, 각 부서가 각자 두서없이 통합되지 않은 정보들과 위기대응 방안들을 보고해댄다. 마케팅은 PR부서가 현재 무엇을 어떻게 해가고 있는지 업데이트 받지 못한다. 법무팀이 움직이는 방향을 PR이 알지 못하거나, 고객관리팀이 대응하는 방식에 대해 법무팀이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다.

    고객관리팀이 접수한 심각한 고객 컴플레인이 PR에게 공유되지 않고, 법무팀에게만 연결되어 진행된 후 더욱 악화되어 언론에 접수 공개되는 경우들이 이런 내부 원인 때문이다. PR팀은 전혀 해당 사실에 대해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아서 초기대응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생산은 해당 고객의 컴플레인의 원인을 그때부터 알아보기 시작하고, 회사의 공식대응은 계속 지지부진 늘어진다.

    이런 조직에서 위기관리를 해 나가는 모습을 지켜보면, 마치 옆을 보지 못하도록 눈가리개를 씌운 말들이 앞만 보고 섞여 뛰어가는 엉터리 경마의 느낌을 받는다. 서로 부딪히기도 하고, 서로 앞을 가로막으면서, 자기의 앞길만 신경을 쓰는 판국이 된다.

    반대로 조직내에 제대로 된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한 기업들을 위기시 여러 말의 말들이 일렬로 함께 끄는 마차 행렬 같은 느낌을 준다. 각자가 앞을 보고 달리지만, 하나의 축에 일렬로 서 주어진 각자의 역할에 최선을 하다는 모습이다. 한눈에 그들이 어떤 일을 어떤 방향으로 하고 있는지 눈에 들어오는 것도 특징이다.

    CEO는 스스로 자신이 보고 받은 내용들이 하부 부서 상호간에도 공유 되어 있으리라는 믿음을 가지게 되는데 이 부분도 문제가 된다. CEO는 위기대응을 지시하면서도 이 부서가 현재 업데이트된 정보를 가지고 있다 오해 하게 되기 때문이다. 아무 업데이트 된 정보 없이 CEO로부터 일방적인 대응 지시를 받은 부서는 관련 정보와 배경을 확인하기 위해 역으로 다른 부서들을 돌아다니면서 귀동냥을 하게 된다. 대응 시간은 길어지고, 대응의 품질은 하락한다.

    CEO는 이런 부서들을 바라보면서 왜 무엇 때문에 이렇게 대응이 느리고, 형편없을까 고민하게 된다. 문제는 부서간 실시간 정보공유와 업데이트가 CEO 보고 ‘이전’에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부분이다. 프로세스의 전후가 바뀌고 누락되었기 때문이다.

    많은 위기관리 전문가들은 위기가 발생하면 사내에 위기관리위원회를 소집하는 것을 가장 첫 번째 단계로 제시한다. 이는 각 부서의 책임자들이 해당 위기를 관리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면대면 상황에서 공유 한다는 의미다. 위기관리위원회는 실제 오프라인 공간에서 얼굴을 마주하고, 위기가 완전하게 관리 될 때까지 함께 하면서 실시간으로 정보와 상황들을 공유하고 기록하고 업데이트해야 한다.

    위기관리위원회는 보통 CEO 또는 위기관리매니저(Crisis Manager 또는 Chief Risk Officer)에 의해 소집되고 리드된다. 구성에 있어서는 일반적으로 각 부서들의 책임자들이 참석한다. 중요한 실무관련 팀장급들도 배석이 가능하다. 또한 일부 부서 책임자가 부재시에는 차순위 책임자가 대신하여 위기관리위원회에 참석하고 부서 고유의 역할을 대행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보고시간과 지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직접 CEO가 위기관리위원회를 지휘하고 현장에서 초기 상황보고부터 경청하기도 한다. 하지만, 조금 더 효과적인 방식은 위기관리 매니저가 모든 상황정보와 전략적인 포지션 세팅을 완료하고, CEO에게 세부적 브리핑을 하는 프로세스다. CEO가 스스로 위기관리에 대한 프로세스와 전략도출에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CEO 스스로의 생각에 빠져 위기대응을 지시할 가능성을 경계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CEO는 이런 ‘공유된’ 정보들 중 우선순위에 따라 필터링 된 보고를 받고, 큰 대응 방향을 지시하는 것이 옳다. 일부 CEO들은 대응 보도자료 문구 하나, 해명문 표현 몇 개, 해명광고 대상 매체 선정등 세부적인 일선의 위기대응 활동까지 관여 하곤 하는데, 이는 효율적이지도 생산적이지도 않은 일이다.

    위기시 기업의 위기관리는 CEO의 강력한 리더십, 위기관리 위원회의 발전적인 협업, 그리고 실무그룹들의 실질적인 실행력이 가장 중요한 성공의 열쇠다. 그 어느 부분이라도 모자람이 있으면 위기관리에 성공하는 것은 무척 힘들어진다.

    한번 평소에라도 우리 회사내부의 보고라인과 정보 공유 형태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살펴보자. 부서간 전문화가 분명 바람직하고 이상적인 것이지만, 이런 전문화가 부서간의 커뮤니케이션 단절과 격리를 뜻해서는 안 된다. 기술적으로 부서별 전문화라는 것은 실행역량에 있어서 전문성을 보유하는 쪽으로 발전해야 하겠다.

  • 기업 vs. 검찰 : 기업이 검찰 발표에 맞설 수 있을까?

    검찰이나 규제기관들과 관련된 기업 위기시 사내 의사결정회의에 들어가보면 항상 중요한 논쟁 주제가 하나 있다.

    우리가 검찰의 주장이나 공소 내용에 대해서 조목 조목 반박 해도 될까?”

    이런 부분이다. 이미 검찰측 보도자료나 기자간담회를 통해 전체적으로 브리핑 된 상황. 그리고 그 브리핑 내용을 통해 전국 모든 매체에서 자사에 대한 부정적 보도와 기사들이 쏟아지기 시작하는 상황에서 기업이 취할 수 있는 포지션은 두 가지다.

    Guilty or Not guilty

    잘못을 인정하는 Guilty 포지션을 취한다면 당연 검찰측의 주장과 공소 내용에 대해서는 일부분 또는 전체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사과와 해명을 하는 게 일반적이다.

    문제는 기업측에서 Not guilty를 주장할 때다. 물론 로펌에서는 어느 정도만 되면 일단 not guilty 주장을 축으로 해 밀고 나가자 하지만, 홍보쪽에서는 검찰 발표 뒤 강력하게 검찰의 주장 하나 하나와 공소 내용에 대한 반론을 제기해야 하는지 침묵해야 하는지는 항상 고민이다.

    기업 내부 의사결정자들 중 일부는 ‘검찰의 심기를 건드려서 좋을 게 없다’ 하는 의견을 견지한다. 그러나 또 일부에서는 ‘억울하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검찰의 주장이 틀렸다. 그러니 조목 조목 깨끗하게 받아 치자’ 하는 의견으로 맞선다.

    이런 경우 결정에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주체는 오너 또는 CEO의 의중인 듯 하다. 그분께서 “강력하게 대응하자”하시면 법적 대응과 커뮤니케이션 대응이 모두 하이 프로파일로 가게 마련이다. 그리고 그 반대시라면 커뮤니케이션 대응은 일부 한걸음 물러서곤 한다.

    그래도 홍보담당자들은 고민이다. 오너/CEO께서 “억울해서 못 살겠다. 강력하게 대응해 맞받아쳐라!”하셨는데…전략적으로 검찰의 주장을 맞받아치는 모양새나 후폭풍을 고민해야 봐야 하기 때문이다.

    기업 위기관리 101 교과서나 컨설턴트들이 원칙으로 이야기 하는 부분은:

    기업이라면 어떠한 경우라도 정부나 규제기관과 가능한 맞서지 말라.

    또 다른 딜레마가 주어진 셈이다. 어떻게 해야 하나? 오너/CEO, 검찰, 원칙, 여론 등의 사이에서 홍보담당자들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모두를 만족 시킬 수 있는 어떤 혜안이 있을까?

    각 기업 사례마다 변수들이 많이 있겠지만 몇 가지 가이드라인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의견을 균형 있게 청취하고 판단하라. 로펌측의 이야기 또는 위기관리 컨설턴트측의 이야기등 어느 한쪽의 이야기에만 비중을 두지 않기 위해 가능한 노력하라.

    2. 오너/CEO의 흥분과 분노를 적절하게 관리하라. 흥분과분노의 상태에서 커뮤니케이션 결정을 하지 않게 관리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타이밍을 일정기간 늦추더라도 사내 흥분과 분노는 빨리 제거해야 한다.

    3. 홍보담당자들은 해당 위기와 관련된 핵심 이해관계자들의 반응을 가능한 가시적으로 체크하고, 평가해서 의사결정에 반영시켜야 한다. 그래야 커뮤니케이션 메시지 수위를 결정가능하다.

    4. 만약 검찰에 맞서기로 했다면 표현에 신중에 신중을 기하라. 너무 디테일 하게 반박하지 않는 것도 필요하다. 입장을 바꾸어 해당 검사와 부장검사들이 보도자료나 홈페이지 반박문을 접했을 때 인상 찌푸릴 정도면 실패한 셈이다.

    5. 만약 검찰에 맞서기로 했다면 로펌을 통해 관련 검찰측과 사전 사후 교감을 진행하라. 일종의 예방접종효과를 기하라는 뜻인데, 갑작스러운 하이 프로파일 전략으로 검찰측을 놀라게 하지 말라는 이야기다.

    6. 모든 메시지들을 51%의 표현 중심으로 가라. 검찰이 ‘새빨간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식으로 100% guilty를 주장하면 힘들어진다. 물론 검찰측에서 전혀 사실무근인 사항에 대한 브리핑 내용에 대해서는 가능한 교정을 목적으로 반론 할 필요는 있다. 또한 완전하게 허위의 언론보도는 정정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이를 부풀려 검찰측이 완전히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주장 수위는 항상 경계해야 한다.

    어렵다. 그래서 힘들다. 하지만, 차분하게 여러 생각을 해보고 이해관계자들을 바라보면 어느 정도 답이 나온다. 오랫동안 일을 잘 해온 홍보담당자라면 누구든 그런 답을 구할 수 있게 마련이다.

  • 위기시 의사결정 시스템 3 가지 유형 : Where are you?

    위기시 의사결정 시스템 3 가지 유형 : Where are you?

    여러 클라이언트사들과 함께 실제 위기관리 실행 코칭을 시작하면 “이 기업 조직내부에서는 어떻게 위기 상황 파악과 보고 그리고 의사결정 및 실행이 이루어 지고 있는가?”하는 프로세스를 가장 먼저 살펴보게 된다.

    위기 발생시 목격되는 (평시에도 그러리라 예상) 기업들의 대표적인 의사결정 시스템의 모습은 다음과 같이 세가지로 구분된다.

    1. Silo System

    시스템 측면에서는 가장 불완전하다. 각각의 부서들간에 다른 곳들이 무엇을 어떻게 왜 하고 있는지 모르는 상황이 벌어진다. CEO께서는 모든 부서의 보고를 받아 전체적인 상황을 그림 그리시는 반면, 부서들끼리는 서로 우리가 어디까지 위기 대응을 하고 있는지 큰 그림이 없다.

    주요증상(대화)

    1) 마케팅 팀장: “우리 이 상황에서 법무법인은 쓰고 있는거야? 어디 쓰는 줄 알아?”

    홍보 팀장: “글쎄, 원래는 율촌을 썼었던 것 같은데…지금은 모르겠는데?”

    2) 홍보 팀장: “사장님에게 이건 빨리 보고해서 대응 지시 받아야 하는 사안 아닐까?”

    사장 비서: “팀장님, 아까 오전에 마케팅에서 그거 관련해 보고 드린 것 같은데요?”

    2. Collaboration System

    위기시 가장 흔한 시스템이다. 일부 관련 부서들끼리는 정보를 공유하거나 업데이트하지만, 보고들에 있어서는 취합이나 통합적 분석 없이 각 그룹별로 CEO에게 진행하는 경우다. 이때도 CEO께서는 어느정도 큰 그림을 그리시나, 실행이나 전반적인 업데이트에 있어서 구멍이 날 확률들이 높다.

    주요증상(대화)

    1) 마케팅 팀장: “우리 마케팅하고 홍보팀하고 이번 상황과 관련해 이야기 좀 합시다. 우리쪽에서 관리하는 소셜미디어는 어떻게 해야 되요? 지금 이 싯점에서?”

    홍보 팀장: “아…소셜미디어가 있었구나? 그거 우리 팀원들하고 소셜 담당자하고 만나서 이야기 하라 그러시죠. 근데 영업쪽에서는 상황 파악했나?”

    영업 팀장: “저희는 생산이랑 아까 사장님실에서 보고했는데요? 전량 리콜 준비하라 하시던데…이야기 못들으셨어요?”

    3. Integration System

    가장 이상적인 시스템이다. 간혹 이런 시스템을 운용하는 외국기업들이 눈에 띤다. 의사결정에 있어서 평소 부서간 Silo가 전혀 없고, 대화와 토론을 즐기는 문화에서 가능하다. CEO가 의사결정과 상황 분석에 있어 어느정도 실무그룹에게 임파워먼트를 주고 있기도 하다. 사내 위기관리팀의 구성과 훈련이 잘되어 있고, 상황 파악과 공유도 빠르고 구멍이 없거나 적다. 모두가 큰 그림을 적절히 공유한다.

    [추가] 여기에서는 위기관리매니저(Crisis Manager)의 역할과 역량이 매우 중요하다. 위기관리매니저는 사내에서 임파워먼트를 극대화할 수 있는 고위임원이 가장 적절. 각 부서들의 헤게모니 충돌과 사일로 신드롬을 대부분 해결 가능하고 대응 활동들의 조정과 결정 역할을 CEO를 대신해 해 줄 수 있는 트레이닝 받은 임원이 가장 이상적이다. 해당 위기상황과 현재 대응 수준들을 가장 잘 알고 있는 매니저다. 이때문에 CEO가 의지한다.
    주요증상(대화)

    1) 위기관리 매니저: 사장님께 보고드렸습니다. 사장님께서 저희 제안에 만족하시고요 다음과 같이 지시하셨습니다. 홍보팀은 소셜미디어와 출입기자 모니터링 계속해 주세요. 영업에서는 리콜 준비하면서 영업사원들 교육 개시하시고, 마케팅에서는 빨리 광고대행사 불러서 해명 및 리콜 광고 준비하세요. 재무에서는 마케팅과 협력해서 광고예산 확보바래요. 기획도 재무랑 마케팅 도와주시고. 인사쪽에서는 내부 인트라넷에 홍보팀과 협업해서 커뮤니케이션 바랍니다….”

    다른 부서들: 네. 네. 네. 네. 네. 네. 네. 네.

    위기시 사내 대화와 스트레스 지수를 가만히 기억해 보면 우리는 과연 어떤 시스템속에 있는지 느낄 수 있다. Where are you?

  • CEO 트윗 논쟁에 대한 핵심: 혼란스러움의 개선

    CEO 트윗 논쟁에 대한 핵심: 혼란스러움의 개선

    [출처: 미도리의 온라인 브랜딩]

    이번과 같은 CEO들의 트위터상 논쟁은 앞으로도 계속될 현상이기 때문에 그 때마다 새록 새록 이야기를 할 주제들은 점차 없어지겠다. 단, CEO 트윗의 문제는 무엇인지 이런 논쟁의 원인은 무엇인지를 좀더 전략적으로 들여다 볼 필요는 있다고 본다. (홍보담당자들 중심에서)

    미도리님의 블로그에서도 읽게 되었지만, 실무자들이 바라보는 여러 핵심 중 하나는 기업 CEO의 트윗과 트윗을 통한 논쟁을 기업 홍보팀에서는 어떤 의미로 받아들여야 하는가 하는 부분이다.

    아직까지 회사에서는 어떠한 경우에도 CEO 트윗에 대한 공식 논평이나 방어, 지지 메시지를 전달하지 않는 것을 전략으로 하는 듯 하다. CEO 트윗에 대한 기업의 입장은 ‘개인의 활동일 뿐’이라는 포지션으로 보인다. 이 포지션만으로 보면 멋지다. 훌륭하다.

    관련 포스팅: 트위터 하는 CEO vs. 모니터링 하는 홍보팀

    하지만, 문제는 CEO께서 진짜 기업 홍보실이 원하는 것처럼 ‘자신 개인의 트윗’만 하시고 계신가 하는 점이다. 또 자신에 대한 이야기만을 트윗 할 수 있는 현실적 환경인가 하는 것이다. 더 나아가서 자신 개인의 트윗만 하더라도 전혀 기업에 부담을 주지 않을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한 개선은 상당한 관점의 변화를 필요로 한다. 기업 홍보팀이 CEO를 위해 존재하는가? 아니면, CEO와 기업 홍보팀이 공히 기업 자체를 위해 존재하는가? 하는 관점의 선택이 필요하다. 만약 기업 홍보팀이 CEO를 위해 존재한다는 관점이라면 (기업=CEO 일체론) 지금과 같은 홍보팀의 상황관리는 어쩔 수 없어 보인다. 그러나 CEO와 홍보팀이 기업 자체를 위해 존재한다면 지금과는 다른 상황관리가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

    지금과 다른 상황관리란 전략적인 가이드라인 개발과 시스템 공유다. 그 대상은 CEO다. CEO는 회사의 이름을 달고, 실명을 달고 생활하는 한 언제나 공인이다. 이 사실은 오프라인이나 온라인이나 동일하다. 스스로 싫다 해도 회사를 대표하는 대변인이다. 대변인은 회사에서 정해준 (허락된) 가이드라인과 시스템을 따라 커뮤니케이션 해야만 한다.

    만약 그런 복잡한 가이드라인이나 시스템에 머무르기 싫다면 (안철수씨 처럼) CEO는 지금이라도 ‘비실명’ 트윗을 하면 된다. 그때 가서는 개인적인 이야기만 해도 된다. 비실명하에서는 누구도 자신과 기업을 비난하지는 않게 된다. 기업에게도 부담이 없다.

    결론적으로 이번 상황에는 ‘혼란스러움’이 핵심인 듯 하다. CEO 스스로도 자신의 실명 트윗을 운영하는데 있어 매번 혼란스러워 보인다. 그 트윗을 바라보는 기업 홍보팀의 입장도 혼란스러울 뿐이다. 트위터리안들과 많은 공중들도 그 혼란스러움을 들여다보고 또 혼란스럽다.

    일부에는 ‘CEO가 위기나 논란이 아니라고 생각하시면 그건 사실상 기업에게 위기나 논란이 될 수 없다’ 이야기 하기도 한다. 극단적 현실성이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에 고개를 끄덕이기 전에 해당 CEO나 홍보팀은 아무리 그래도 마음 한구석이 찜찜한 게 사실 아닐까? 그러면 문제는 있다는 거 아닌가?

    기업에게 부담이 되는 혼란스러움을 줄이는 방법은 CEO와 홍보팀이 모여 앉아 전략적인 이야기를 나누어 보는 것으로 시작했으면 한다. 이젠 더 이상 ‘개인적 활동’이라는 포지션은 버리고, 좀 더 진중하게 상황을 바라보는 게 어떨까 한다. 모여 앉아 덕담으로 시작해 전략을 공유하는 게 좋겠다.

    이정환닷컴에서 이정환 기자께서 지적하신 마지막 부분에 특히 공감하면서 ‘좌충우돌’이라는 표현에는 고개가 끄덕여 진다.

    [출처: 이정환 닷컴]

  • 위기관리 코칭 회사의 커버범위는 어디까지인가?

    기업위기요소영역

    View more presentations from James Chung.

    최근 H그룹, T그룹, C그룹 등의 압수수색 케이스들을 보면서, ‘위기관리 코칭 회사의 커버 범위는 어디에서 어디까지 인가?’하는 고민과 자괴감이 깊어진다.

    사실 위기관리 코칭 회사가 평시에 클라이언트 기업을 위해 제공하는 ‘위기요소진단(Crisis Factor Audit, Crisis Vulnerability Audit)등은 보통 한국기업의 특성상 오너나 CEO 개인만 알고 있거나, 그 주변핵심인사들에게만 인지되고 있는 위기요소들까지는 진단하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이 때문에 많은 한국 기업들이 ‘위기요소진단’ 자체를 한계가 있다 비판하거나, 별반 소용없다 폄하하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인정해야 하는 것은 기업 오너나 CEO에게만 제한적으로 관련 있는 요소들은 요소진단을 통해 발견 하더라도 딱히 개선할 수 있는 여지가 없다는 사실이다. 실무자들이 알아서도 안되고, 알아보았자 소용없는 위기요소들이 실제로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 하는 이야기다.

    대신 우리 실무자들이 전사적으로 발견하고 인지하고 완화작업 할 수 있는 위기요소들에 도리어 충실할 필요가 있다는 거다. 시스템적인 위기요소의 경우에는 오너나 CEO의 강한 개선의지가 있을 때만 개선될 수 있기 때문에 약간은 한계가 느껴지기도 하지만, 상시적이거나 단편적인 위기 요소 영역에 관련된 위기들은 충분히 완화와 개선이 가능하다.

    결론적으로 한국적 기업환경 내에서는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사업이 Crisis-free의 환경을 지향한다기 보다는 Less-crisis 환경을 목적으로 해야 한다. 충분히 미연에 방지하거나, 완화하거나, 완충작업 할 수 있는 위기들을 주로 관리해서 불필요한 조직의 부담을 최대한 감소 시킨다 하는 생각이 필요하다.

    또한 오너 또는 CEO 그리고 사내 핵심관계자들만이 인지하면서 품에 안고 있는 위기 요소들은 실무자가 대행해서 해결할 수 없음을 인정하고, 그에 대한 위기관리 리더십은 그들 스스로 가져가야 한다는 점을 평소에 공유해야 할 필요가 있다. (개선하자는 제안보다는 이 부분이 좀더 현실적이다) 로펌 또한 그들 중 하나이자 위기관리의 최후 보루가 되니 그들에게도 R&R을 지정하는 것이 좋다.

    다시 한번 이야기하지만, Crisis-free란 헛된 꿈이다. 지향하지 말자.

  • [EconBrain 기고문] CEO께서 검찰에 출두하신다고? (2편)

    ECONBRAIN 기고문: 위기 관리 스토리

    CEO께서 검찰에 출두하신다고? (2편)

    정용민 대표 스트래티지샐러드

    OO주식회사 홍보실 홍실장. 홍실장은 공항에서 봉변을 당한 사장께서 지시하신 긴급 대책 회의를 임원들에게 통보했다. 오후 11시. 회의장에는 숙연함이 맴돌았고, 사장의 이마에 붙여져 있는 상처치료용 거즈가 그 무거움을 더하고 있다. 사장이 먼저 말을 꺼냈다. “지금까지 상황은 홍보실 보고를 받아서 어느 정도 알겠는데, 이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뭐가 있나?” 법무실장이 로펌 변호사들과 세부적인 대응 활동들을 브리핑하기 시작한다. 사장께서 고개를 끄덕이시다가 한 말씀 하신다. “그렇게 법적으로만 대응하는 걸로 충분한 거요? 아니면 정치권에도 좀 커넥션을 놓아야 할 필요가 있을까?” 법무실장과 대관팀장이 한마디로 거든다. “사장님, 그건 이렇게 공개 회의상에서 세부적으로 말씀 드리기는 그렇고요, 나중에 따로 말씀 올리겠습니다.” 홍실장은 이런 상황이 맘에 들지 않는다. “홍보실에도 세부적인 활동 사항들에 대해 어느 정도 정보를 공유해 주시기 바랍니다.” 사장은 홍실장에게 가만히 있으라는 눈짓을 보낸다. 일단 회의를 마치고 임원들이 뿔뿔이 흩어졌다. 홍실장에게 사내 커뮤니케이션을 맡은 홍보실 조과장이 다가 온다. 아직 퇴근 이전이다. “실장님, 직원들에게는 어떻게 커뮤니케이션 할까요? 내부 인트라넷에서 도는 이야기들도 심상치가 않네요.” 홍실장은 일단 두고 보자고 조과장을 돌려 보냈다. 뭐든지 지금 알 수 있는 게 없고 파악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니 홍실장은 답답하기만 하다. 출입기자 관계를 담당하는 신부장도 찾아와 하소연을 한다. 오늘 하루 종일 수없이 많은 기자 문의를 받았는데, 무언가 공식적으로 발표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이야기다. 신부장을 따라 들어온 온라인 담당 김 대리는 “소셜미디어상 여론이 극도로 안 좋습니다”한다. 소셜미디어에도 관심을 가져달라는 볼멘소리다. ‘제기랄…뭐라 말할게 있어야지 말을 하지’ 홍실장은 혼자 중얼거린다. 이때 비서실장이 전화를 해왔다. “홍실장님, 공항에서는 상당히 적절하지 못한 대비였습니다. 저희 사장님께서 분명히 직원들 풀어서 기자들 차단하라 하셨는데 그게 제대로 안된 이유가 뭡니까?” 홍실장은 성질이 나서 당장 비서실장실로 달려 올라가 한방 먹이고 싶어진다. 하지만, 여러 이유들을 대면서 설명 하고 전화를 끊었다. “홍실장님, 이번 건은 사장님께서 그냥 넘어가시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마지막 비서실장이 남긴 말이다. 법무실장이 다시 전화를 걸어왔다. “홍실장님, 공항 사고 건에 대해서 들었습니다. 혹시나 해서 그러는데…몇 일 뒤 사장님 검찰 출두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미리 말씀 드리는 건데 오늘 같이 그렇게 기자들 관리하시면 안됩니다. 시간이 좀 있으니 검찰 출두하실 때 기자들 관리 좀 잘해 주세요.” 홍실장은 전화를 끊으면서 이걸 어쩌나 하는 고민에 빠진다.
    그 다음날 아침 홍실장은 OO지검이 있는 OO동으로 향한다. 그 이전에 검찰 출입하는 기자들 몇 명에게 자문을 구했다. 예전 검찰 출입하면서 힘 좀 썼었던 현재 모일간지 데스크에게 찾아가 일단 대처하는 가이드라인을 얻었다. “일단 어른에게 포토라인 정해 거기 서서 몇 말씀 하시고 들어가시라고 해. 그냥 치고 들어가면 또 불상사 난다. 그리고 쓸데 없이 뒷문이나 주차장 통해 몰래 들어가시지는 말라고 해. 그거 이미지 문제야” 이런 조언을 받았다. 검찰 출입 기자실 간사에게 사정을 설명하고 가능한 ‘보기 좋게’ 입장하실 수 있도록 협조를 당부했다. 몇몇 TV기자들에게는 직접 찾아가 고개를 숙이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언제 출두하시는데요?”라고 묻는 질문에는 그냥 웃음으로 답하면서 만약 하시게 되면 잘 부탁 드린다고만 반복적으로 이야기한다. 회사로 돌아와서 홍실장은 법무실장과 대관팀장에게 사장의 검찰 출두 일정에 대해 문의한 뒤 사장실로 올라갔다. 홍실장은 워낙 사장의 성격을 잘 알기에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꺼냈다. “사장님, 이번 공항에서의 문제는 기자들이 원하는 포토라인을 설치하지 않은 것이 기본적으로 문제였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번 검찰 출두 하실 때에는…” 이 말을 듣자 마자 사장께서 말씀 하신다. “나 기자들 앞에 서는 거 못합니다. 이번에도 그 OOOTV 그 카메라 기자 XX는 내가 고소하려다가 말았어. 포토라인이고 뭐고 내가 왜 그 사람들 앞에서 맘에도 없는 이야기 해야 합니까? 내가 로펌 변호사들에게 물어봤어요. 그냥 뒤로 출입하는 곳이 있다고 하더라고, 몰래 들어가서 조사 받고 나올 수 있게 해달라고 했으니 홍보실은 빠지는 게 좋겠어요” 홍실장은 눈을 감으면서 또 올게 왔구나 하고 한숨을 내쉰다. “사장님, 저희는 그래도 대기업입니다. 대기업 사장님께서 그런 모습으로 언론을 피하시는 건 정상적인 모습이 아닙니다. 얼마 전 OO그룹도 그렇고 OOO산업 회장께서도 당당하게 검찰 출두하시면서 ‘문제 없다’ 커뮤니케이션 하셨습니다. 일반적인 방식을 따르시는 게 어떨까 합니다.” 홍실장이 간곡하게 이야기했다. 사장님은 “일단 로펌 쪽 이야기 좀 더 들어보고요” 하신다. 홍보실로 들어서니 기다렸다는 듯이 직원들이 각자 자신들의 담당 분야 이야기들을 가지고 몰려 온다. 출입기자 이야기, 온라인과 소셜미디어 모니터링 이야기, 사내 인트라넷과 커뮤니케이션 이야기, 함께 CSR을 진행하던 NGO에서의 문의 이야기 등등 모든 업무들이 밀려 있다. 일단 법무실 의견을 받아서 회사의 공식입장을 정리했고, 이에 따라 각각 이해관계자 커뮤니케이션을 좀더 적극적으로 실행하라 지시를 내렸다. 메시지에는 한계가 있어도 가능한 이해관계자들의 이야기들을 챙겨 듣고 공감하는 커뮤니케이션을 하라 했다. 단, 아직까지 확정되지 않는 사안들에 대한 추측이나 단정은 절대 피하라고 가이드라인을 주었다. 홍실장은 그날 밤 꿈에서 사장이 OO지검 출입문에 누워 계시는 꿈을 꾸었다. 기자들이 그 위로 셔터를 눌러대고 TV카메라를 가까이 비추고 있다. 손발이 움직이지 않아 마치 가위 눌린 듯 홍실장은 꿈에서 깼다. 새벽 4시 반이다. 회사에 좀 일찍 나가봐야겠다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다음 호에 계속됩니다)

  • 위기관리, 평소 실행에 투자하라

    위기관리, 평소 실행에 투자하라

    (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118)

    위기관리, 평소 실행에 투자하라

    기업 위기관리는 의사결정에서 실행까지 고른 관심과 투자가 밑바탕 된 시스템 구축 노력에 의해 그 품질이 결정된다. 특히 실행에 있어 기업이나 조직들은 ‘위기관리 예산’을 평소에 책정하지 않는데, 실제 위기발생시 가장 걸림돌이 되는 이슈들 중 하나가 이 ‘예산’부분이다.

    일반적으로 위기가 발생하면 오너 또는 CEO 승인을 얻어 특별예산으로 일단 급한 불을 끄고 보는데, 이런 프로세스는 실무자들에게나 매니저들에게 상당한 사후 부담으로 되돌아 온다.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 맘이 다르다는 이야기를 굳이 거론하지 않아도, 실제로 사후 예산관리에 있어서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이 보다 더욱 더 등한시 되는 부분은 평소 위기관리 실행에 대한 대비와 투자다. 일부 기업 CEO들 중에는 ‘홍보(더욱 정확하게 말해서 언론관계)는 별로 영양가 없다’고 아주 단편적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있다. 왜 우리가 신문사나 방송사에게 이런 저런 듣기 싫은 이야기를 들어 줘야 하느냐 반문한다. 가난해진 언론사에게 우리가 왜 봉이 되어야 하는가 실무자들을 몰아 세운다.

    대관업무 또한 마찬가지다. 국세청, 공정위, 검찰, 식약청 등을 비롯 관련 정부부처와 규제기관들에 대한 관계 관리에 대해서도 딱히 좋은 시선을 투여하지 않는 CEO들이 있다. 이 때문에 평소 대관업무 실무자는 활동 예산에 있어 과도한 눈치를 보게 되고, 당연히 그 관계의 품질은 위기관리에 적절하지 않은 수준에 머무를 수 밖에 없다. 일부는 그런 식으로 하려면 하지 않는 게 좋다는 평가까지 받기도 한다.

    NGO들과의 관계도 마찬가지고, 투자자관계, 지역주민관계, 소비자관계, 직원관계 등등에 이르기 가지 어느 한 구석 중요하지 않은 관계들이 없다. 평소 우리 기업이 이런 관계 관리에 얼마나 많은 관심과 투자를 했는지는 위기가 발생하면 여실하게 그 수준이 들어난다. 실무자들이 항상 하는 목마르다는 소리가 실무자 개인의 영위를 위한 것이나 과도한 엄살이 아니었음을 위기시 CEO들은 이해하게 된다.

    기업 홍보를 하지 않는 것도 하나의 전략이 될 수 있다. 기자들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그냥 끈만 놓지 않는 선에서 건조하게 운용 가능하다. 대관이나 다른 NGO 관계들도 오너나 주요 핵심 임원들의 개인적 커넥션으로 대체 가능할 수도 있다. 관계라는 것이 항상 부서지기 쉽고 신경을 많이 써야 하는 것이라 평소에 그에 대한 제한적 관리만 진행해도 별문제는 없어 보인다.

    하지만, 위기가 발생하게 되면 그런 관계의 필요성은 폭발적으로 상승한다. 한국과 같은 인적 관계의 틀 안에서 기업이 대형위기에 대응하는 방식은 평소의 고품질 관계 자산 없이는 상당부분 제약 되는 것이 불 보듯 뻔하다. 일부 외국기업들은 이런 부분에서 상당한 제약을 실제 경험한다. 따라서 대형 위기가 발생하면 이런 유사 커넥션을 가지고 있다 주장하는 에이전시나 코디네이터를 찾으려고도 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번 한번의 위기관리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경영이라는 토대 위에서 우리가 어떻게 앞으로 이런 상황들을 관리해 나가야 할까 하는 점이다.

    위기시 구입한 관계가 얼마나 자사에게 도움이 될까 생각해 보자. 아주 없었던 관계 자산을 일부 대신해 줄 수는 있겠지만, 그 특정 관계 이외에 다른 여러 이해관계자들과의 관계들은 또 어떻게 구입 해야 하나? 그렇게 구입한 관계가 중장기적으로 자사에게 어떤 자산이 될 것인가? 말 그대로 쓰고 버리는(disposable) 관계는 아닐까?

    기업내 위기관리 실무자들 또한 우리 회사가 우리의 주요 이해관계자들과의 관계에 있어서 얼마나 큰 자산을 가지고 있는지를 계량화하는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우리의 관계 자산에 대한 측정과 평가가 필요하고, 그런 결과들이 퍼포먼스와 연계되도록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 더 나아가 그 결과들을 향후 년도의 관계 자산 관리 개선점들로 보완 강화하는 활동도 필요하겠다.

    즉, 위기관리 실무자들이 집중적으로 노력해야 하는 부분은 이러한 관계 자산에 대한 일선 관리와 이에 대한 내부 셀링이다. 위기관리에 있어서 적시의 의사결정이나 전략적인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은 사내의 최고경영진들과 외부 전문가들에 의해서도 어느 정도 가닥을 잡을 수 있다. 하지만, 그들에 의해 지시된 전략적 실행방법들이 실무진들에 의해 ‘실행불가능’으로 구현되지 못하는 상황이 오면 안 된다. 그에 대한 책임은 순수하게 실무자인 자신이 짊어져야 한다.

    기업내부 위기관리팀과 함께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을 진행해보면 의사결정자들이 단기간 내에 상황을 파악하고 나름대로의 의사결정을 내려 지시하는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이런 프로세스를 더욱 더 빠르고 정교화 하기 위해서 이런 시뮬레이션들을 정기적으로 실시한다. 매번 많은 개선사항들을 통해 그 역량을 업그레이드하면서 위기에 대응하는 훌륭한 의사결정 프로세스를 구축하고 자랑스러워 한다.

    하지만 시뮬레이션을 통해 도출되는 강력한 실행 명령들을 바라보면서 과연 저런 높은 수준의 지시들이 실제 실무자들에게 ‘실행 가능함’으로 받아들여 질까 하는 의문을 가질 때가 있다. 평소의 투자와 관리 없이 무조건 명령으로만 실행될 수 있는 활동들이 아닐 때가 많다는 뜻이다. 평소 검찰과 커뮤니케이션 라인이 없었는데 갑자기 “검찰과 막후 논의 하라”는 명령을 어떻게 실행할 수 있나 말이다.

    관계 관리는 그 형성부터 유지 강화까지 부단한 관심과 투자 그리고 전사적 노력이 필요하다. 그렇지만, 그런 활동들은 분명 가치가 있다. 비록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위기시 확실한 효과를 보여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외적 자산이다. 또한 한 걸음 더 나아가 관계를 평소에 관리하는 그런 활동들이 곧 기업 명성과 이미지를 형성해 나가는 밑바탕이 된다. 평소에도 아주 소중한 자산이 된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