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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속 시원한 기자회견 어떨까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얼마전 한 엔터테인먼트사 대표가 홀로 기자들 앞에 나와 세 시간 가량 기자회견을 했었습니다. 그걸 보고 저희 회사에서도 그런 허심탄회 한 형식의 기자회견에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만약 앞으로 이슈가 발생되면 회사 대변인을 통해 그런 형식의 기자회견을 해 보는 건 어떨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저희 회사 컨설턴트들은 회사 이슈나 개인 셀럽 이슈를 가지고 의뢰인과 마주하는 것이 일상입니다. 이슈 발생 직후 처음 마주앉게 된 의뢰인은 대부분 깊이 있는 이슈 상황과 자신의 시각 및 입장에 대해 오랫동안 저희에게 설명을 하십니다.

    의뢰인들은 당면 이슈에 대하여 억울함, 슬픔, 고통, 아쉬움, 반성, 후회, 고백 등의 감정도 연이어 쏟아 부어 놓으십니다. 주니어 컨설턴트의 경우 몇시간에 걸친 이 과정에서 의뢰인과 동화되는 경험을 하기도 합니다. 그 미팅을 마치고 나면 주니어 컨설턴트들은 의뢰인의 감정에 공감하면서, 해당 이슈를 의뢰인 관점에서 바라보게 됩니다. 일부는 스스로 의뢰인편에서 상대 이해관계자들을 탓하기도 합니다.

    의뢰인과의 이 같은 미팅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여러 번에 걸쳐 추가 설명과 반복이 교환됩니다. 당연히 그때 그때 감정은 증폭되기도 하고, 일부는 사라지기도 합니다. 경험 있는 컨설턴트들은 최대한 이런 반복의 과정을 이어가려고 합니다. 시간과 반복이 거듭될수록 의뢰인의 상황 판단과 감정 조절이 안정적인 방향으로 진화되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당면 이슈에 대한 초기 대응이 대부분 의뢰인이 ‘불완전한 상태’에서 이루어지게 된다는 것입니다. 초기 대응이 전체 이슈대응의 성패를 가르는 이유가 이 때문입니다. 부정적 이슈가 발생되었을 때, 얼마나 핵심 의사결정자들이 안정적 감정상태에서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대응을 결정할 수 있는가에 따라 이슈관리의 방향은 완전히 달라지게 됩니다. 제대로 준비할 여유도 생깁니다.

    예로드신 형식의 기자회견을 보면, 저는 개인적으로 이슈관리 의뢰인과 마주한 첫 미팅의 장면이 계속 떠올랐습니다. 화자께서는 다양한 배경과 오래된 감정, 사실관계들을 개인적으로 허심탄회하게 설명하셨지만, 그 내용과 커뮤니케이션 방식은 전통적 기자회견을 위해 정제된 형식은 아니었습니다. 일부 시청자들은 그런 파격적 형식이 커뮤니케이션에 오히려 도움이 되지 않았느냐 하시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만약 저희 클라이언트께서 그런 형식의 기자회견을 진행하겠다 하신다면, 저희는 끝까지 재고를 조언하며 말릴 것입니다. 이슈관리 목적과 목표에 있어 그런 형식은 클라이언트가 충실히 그 방향성을 지켜가며 관리하기 어려운 환경(불확실성)을 조성하기 때문입니다. 궁극적으로 클라이언트가 성취해야 하는 최종적 실익에도 어떤 실질적 도움이 될지는 아직도 의문입니다.

    그러한 기자회견은 하나의 퍼포먼스로, 또는 의뢰인이 속시원한 하소연 이벤트로서는 의미가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슈관리 관점에서는 안정적이지 않았던 하나의 시도였다고 봅니다. 그 기자회견 이후로 여론이 바뀌었다고요? 이슈관리는 맨 마지막 결론까지 확인해야 합니다. 최종에 구체적 실질적 실익을 누가 얼마나 성취했는가를 따져 보아야 합니다. 퍼포먼스에 기반한 이슈관리는 아무나 따라해서는 안 됩니다. 특히나 큰 조직이나 기업에서는 더욱 더 신중해야 할 주제입니다. 당연하겠지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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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원칙을 이야기하라고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미디어트레이닝을 할 때 컨설턴트께서 계속해서 ‘원칙으로 이야기하라’ 하시는데요. 제가 이 회사에 20년 이상 다녔는데, 사실 원칙에 대해서는 별로 접해 본적이 없습니다. 실습 질문에는 다양한 주제들이 있는데, 그 주제 각각에 대해 회사가 원칙을 다 수립해야 하는 건지요?”

    컨설턴트의 답변

    기업 임원을 대상으로 미디어트레이닝을 진행하면서 일정 시간 동안 해당 임원이 맡고 계신 업무나 회사 전반 이슈에 대해 질문을 하고 그에 답하는 연습을 합니다. 그런 경우 임원께서는 특정 주제에 대한 질문에 대해 회사의 원칙을 언급하고 답을 이어 가셔야 하는데, 그 부분에서 어려움을 느끼시는 것 같습니다. 이는 매우 흔한 경우입니다.

    예를 들어 생산환경에서의 안전에 대한 질문을 하게 되면 어떤 기업 임원께서는 “저는 생산 현장에서의 안전이 아주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직원들이 안전해야 고품질의 제품도 생산할 수 있고, 고객도 그로 인해 만족하게 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안전이 모든 근무 환경의 최우선이자 기본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답변을 하십니다.

    이 답변을 들어보면 해당 임원께서는 메시지를 상당히 고민해서 이야기하고 계시는 구나, 말을 잘하시는 구나 하는 느낌을 받습니다. 메시지 속에 회사의 원칙이 일부 들어있다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후에는 이 메시지가 그 임원 개인의 메시지인지, 사내에서 공식적으로 합의된 메시지 인지를 따져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것이 누구의 원칙인지는 그 회사 다른 임원에게 같은 질문을 해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다른 임원은 앞의 임원의 이야기를 듣지 못한 채로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최근 중대재해처벌법이 강화되면서 안전에 대한 관심도 훨씬 커지고 있습니다. 저희 회사도 그에 발맞추어 안전관리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라는 조금 다른 방향의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이런 경우 이 회사의 임원들은 안전이라는 주제에 대해 서로 다른 생각과 방향을 품고 있다고 밖에 볼 수 없습니다.

    반면 같은 질문에 여러 임원들이 거의 비슷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면, 그 메시지는 회사의 공식 원칙을 담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양한 경영주제에 대해 사내적으로 큰 원칙을 마련해 공유하고, 반복 교육하는 활동은 비단 홍보적 목적을 넘어 회사 경영품질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다양한 주제에 대한 큰 원칙들이 제대로 공유 학습되었다면, 어떤 주제에 대한 질문에도 여러 구성원들은 서로 비슷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게 됩니다. 반면, 민감하고 골치 아픈 주제에도 회사의 원칙을 세우지 못하거나, 공유되지 않는다면, 그와 관련한 모든 질문은 회사의 원칙이 아닌, 임직원 개인의 다양한 생각으로만 답변 됩니다. 이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되고, 혼란이 생깁니다.

    최근 회사 내부 블라인드에서 벌어지는 여러 갈등과 충돌 그리고 부정적 해프닝은 대부분 회사의 공유된 원칙 부재 또는 부실 때문입니다. 그에 더해 임원 개인의 사적 생각과 지시들이 공유되면서 더 크게 이슈화 되고 있습니다. 임원들도 메시지를 전달할 때, 그것이 나의 원칙인지, 회사의 원칙인지를 사전에 따져보는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원칙이 없으니 혼란과 논쟁이 끊이지 않는 것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출두하는데도 준비를?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회장님께서 내일 조사를 받으러 출두하십니다. 이미 기자들에게 일정이 알려져 우리도 준비를 해야 하겠는데요. 어디부터 어디까지 준비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변호사는 자기가 알아서 한다고 하면서 그냥 들어가시라 하는데요. 그 외 뭐가 중요할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실제 조사를 받으러 출두 예정인 기업 오너 및 대표님 말씀을 들어보면, 대부분 조사에 대응하여 어떤 논리와 근거로 잘 말씀하실지를 주로 고민하시는 것 같습니다. 물론 조사 목적이나 이후 영향을 감안하면 철저하게 답변을 준비하시는 것은 아주 당연한 것이지요.

    그러나, 그에 더해 출두 과정 전반이 어떻게 언론에 비추어질지에 대해서도 깊은 고민을 해 보시는 것이 좋다는 말씀을 항상 드립니다. 일반적으로 홍보실 차원에서 출두 과정 사전 사후 관리를 담당하고는 하는데요, 그 과정을 연출함에 있어 중요한 포인트를 몇 가지 말씀드리겠습니다.

    맨 처음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되는 장면이 VIP가 출두장소에 도착해 차에서 내리는 모습입니다. 컨설턴트들은 가능한 화려하거나 거래한 차량을 이용하지 마시라는 조언을 드립니다. 초고가의 번쩍이는 세단은 조사받기 위해 출두하는 VIP를 위해 긍정적 이미지를 형성하지는 못합니다. 그래서 전략적인 VIP는 회사차량인 일반 밴이나 중소형 차량을 이용하곤 합니다.

    이후 VIP는 기자들이 대기하는 지점까지 이동하셔야 하는데요. 이 과정에서도 VIP의 겉 모습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습니다. VIP께서 옷, 장신구, 시계, 구두나 신발은 어떤 것을 입고 차고 신으셨는지에 대해서도 언론은 주목할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한 ‘적절한’ 사전 준비는 필요합니다. 굳이 화제거리를 만들어서 VIP께서 얻으실 실익은 없습니다.

    그와 함께 VIP와 함께 이동하는 임원이나 변호사들의 표정도 관리 대상입니다. 사회적 논란에 연계되어 조사받게 되신 VIP께서 만약 콘서트에 즐겁게 들어가시는 표정을 하신다면 공중은 어떤 감정을 가지게 될지 예상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더구나, VIP는 진지한 얼굴로 입장하시는데, 주변 임원이나 변호사들이 희희낙락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그건 더욱 재앙입니다. 실제 이런 표정관리 실수가 사내에서 사후에 문제로 거론되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표정도 전략이라고 일부에서는 조사대응에 있어 자신감을 표현한 것이라 주장하곤 하는데요. 이는 적절하지 않은 실행에 대한 아주 적절하지 못한 변명일 뿐입니다. 그리 큰 자신감이라면 조사를 담당한 조사관이나 검사에게 직접 표현하시면 됩니다.

    마지막으로는 기자들 질문에 대한 대응입니다. 일반적으로 “성실하게 조사받겠다.” “소명에 최선을 다하겠다” 정도의 소프트사운딩으로 마무리합니다. 그 외에는 매너 있게 침묵하시면 충분합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재판과정에 폭넓게 배심원제도를 도입하자는 주장을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미 현실에서는 재판이 시작되기도 전에 여론의 법정이 열리고 있습니다. 수많은 공중이 배심원 역할을 하며 유무죄 판결을 미리 내리고 있습니다. 이에 기업 스스로에게 불리한 행동은 절대 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출두과정 같이 짧은 시간 동안에 이미 판결이 나도록 해서는 안 되겠지요.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위기관리의 목적은?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VIP께서 최근 발생된 모 TV의 부정 보도 관련해서 여러 위기관리 전문가를 만나고 계십니다. 각 전문가들에게 어떻게 해야 이번 위기에 대응할 수 있을지 질문하시는 거죠. 각자 여러 조언을 해 주셨는데요. 대표님께서는 이 상황을 어떻게 보시고 어떻게 풀어야 한다고 보시는지요?”

    컨설턴트의 답변

    이번 상황을 내부에서 ‘위기’라고 정의하신 이유를 알고 싶습니다. 아마 회사 최고경영진의 개인적인 이슈가 부정적으로 보도되어서 VIP의 감정이 상하신 것으로 보입니다. 일단 내부에서 위기라고 정의하고 위기관리를 결정하셨으니 답변에서는 위기관리에 대해서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를 물으셨습니다만, 상황에 대하여서는 이미 위기 상황이라 정의하셨으니 그에 따른 관리 전략이나 방식을 논하는 것이 생산적일 것 같습니다. 이번 상황에서 회사와 VIP께서 생각하시는 위기관리의 목적이 무엇인지를 먼저 확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항상 모든 상황이 발생되면, 해당 상황에 대한 판단과 함께, 그것을 위기로 정의했을 경우 위기를 관리해서 성취할 목적을 정확하게 결정하셔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이번 위기를 관리하여 회사의 명성을 회복한다’는 정도의 광범위한 목적은 의미가 적습니다. 보다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목적을 내부적으로 결정하셔야 할 것입니다.

    제가 보기에는 이번 모 TV의 VIP관련 보도는 그 심각성과 구체성이 크기 때문에, 이후 변화되는 상황을 보다 면밀하게 모니터링하셔야 한다고 봅니다. 내부에서 어떤 위기관리 목적을 실제로 결정하셨는지 모르겠지만, 이와 유사한 케이스를 볼 때에 기업들은 “추가 유사 보도를 최소화하고, VIP를 보호하기 위한 대응에 집중한다”는 정도의 목적을 세우곤 합니다.

    여기에서 위기관리의 두 축을 엿볼 수 있는데요, 첫째가 유사보도의 최소화입니다. 이는 홍보실이 주축이 되어 정무적 의사결정에 따라 진행되는 대응 작업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또한 이와 함께 제기된 이슈에 대하여 가능한 회사측에서는 하이프로파일 커뮤니케이션을 자제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유사보도라는 것이 회사측 반박이나 해명이 있을 경우 더욱 증가하는 성격을 가지기 때문입니다. 물론 침묵하라는 의미가 될 수도 있지만, 전략적으로 판단하여 회사의 커뮤니케이션을 최소화하는 것이 위기관리 목적에는 부합합니다.

    다른 위기관리의 축을 보면 VIP보호에 집중이라는 목적이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해당 보도와 이후 유사보도의 파급력을 주의 깊게 분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관련 보도 내용이 혹시나 수사기관이나 규제기관의 움직임에 영향을 줄 것인지를 보는 것입니다. 혹시 노조나 시민단체 등을 자극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야 합니다.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을 모니터링하여 혹시나 모를 추가적 개입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해 놓는 것이 필요합니다. 관련한 모든 작업들이 VIP 보호를 위한 대응이 되겠습니다.

    무엇을 하는지가 먼저가 아닙니다. 무엇을 할 것인지 결정하기 위해서는 어떤 결과를 성취할 것인지를 먼저 결정해야 합니다. 위기관리의 목적이 정확하게 설정되지 않으면, 위기대응 방식만 다양해집니다. 서로 충돌하고 혼돈을 일으킵니다. 결과적으로는 정말 중요한 위기관리 목적을 훼손할 수도 있습니다. 그에 더해 위기관리 목적 없이는 사후 평가에 있어서도 기준을 세울 수 없습니다. 무언가는 다양하게 열심히 했는데 결과는 어찌된 건지 모르는 상황을 맞는 것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메시지? 미디어? 뭐가 더 중요하죠?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이슈관리 때 우리의 메시지가 좋으면 언론에서도 잘 보도해 주겠지요? 반대로 우리 메시지가 별 의미 없다면 언론이 보도를 잘 해 줄리는 없을 거고요. ‘메시지가 중요한가, 미디어가 중요한가’ 질문에 대한 대답인 것 같은데요. 미디어 보다 메시지가 더 중요하다는 주장은 어떻게 보시나요?”

    컨설턴트의 답변

    이슈관리, 위기관리, 기업 홍보 및 커뮤니케이션 대부분에 걸쳐 공히 적용되는 개념이지만, 실행과 실행 관리에 있어서 ‘A 또는 B’라는 선택보다는 ‘A 그리고 B’라는 융합의 개념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질문하신 주제에 대한 저의 답은 ‘메시지도 중요하고, 미디어도 중요하다’입니다.

    시즌이 시즌인지라 기업에서 새롭게 커뮤니케이션 부문을 책임지는 자리에 오르신 임원분과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많은데요. 일부 임원들은 이런 관점을 가지고 계신 듯합니다. “언론은 죽었다. 그러니 우리 회사는 홍보에 있어서 언론 이외 채널에 대한 접근을 강화해야 한다.” “신문은 누가 보나, 이제 아무도 보지 않는다. 그러니 이제 온라인 쪽으로 어프로치 해 보라.” “기자들 만날 시간에 온라인을 공부하고, 인플루언서를 만나서 커뮤니케이션 노력을 하라.” 이와 같은 관점과 주장이 어떻게 나오게 되었는지는 이해합니다. 전혀 잘못된 방향은 아닌 것 같습니다.

    하지만, 성공적인 기업의 커뮤니케이션은 ‘기존 미디어와 함께 온라인을 비롯한 다양한 새로운 미디어와 채널들에 골고루 접근한다’는 전략에 기반합니다. 언론이냐 온라인이냐의 선택적 베팅이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기자냐 인플루언서냐 하는 비교도 큰 의미는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기업에서 기업 커뮤니케이션 특정 목표를 달성하고자 할 때, 어떤 타겟 미디어와 이해관계자를 선택해 활용할 수 있는가입니다. 만약 언론을 활용해야 할 필요가 있을 때는 언론을 활용하기 위한 자산과 역량이 있어야 하는 것이고, 인플루언서를 활용해야 할 때는 그와 관련된 자산과 역량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이슈나 위기관리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메시지만 좋으면 모든 언론이 우리의 입장을 제대로 반영해서 잘 다루어 줄 것이라는 믿음은 어찌 보면 반쪽짜리 일 수 있습니다. 우리의 좋은 메시지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공감하는 언론이 많아야 결과적으로 제대로 된 커뮤니케이션도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메시지가 더 중요한 것이냐, 미디어가 더 중요한 것이냐 하는 질문은 이 관점에서 보면 좀 이상한 것이 되겠지요.

    물론 이슈나 위기관리에 있어서 메시지는 해당 기업의 철학과 원칙, 그리고 전략을 담은 아주 중요한 결과물이자 자산일 수 있습니다. ‘말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는 이야기도 있을 정도지요. 메시지가 중요하지 않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하지만, 언론으로 대변되는 미디어도 그 만큼 중요하다는 의미입니다.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처럼 알아듣는다”는 시쳇말도 있습니다. 상당히 어려운 경지를 의미하지만, 얼마나 기업과 언론 상호간에 공감대가 많으면 그렇게 잘 알아듣는 경지가 되겠습니까? ‘천냥 빚을 갚을 수 있는 우리의 말을 언론과 찰떡처럼 추고 받는 환경’이 회사를 위해서는 가장 이상적인 커뮤니케이션 환경이 아닐까요?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의지가 선행되어야 빠르다?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회사가 당면한 이슈를 관리하기 위해 여러 대응 방안을 두고 고민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내부적으로 어떤 대응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지, 그리고 여러 방안 중 무엇을 우선순위로 두어야 할지 논의만 계속된다는 것입니다. 어떡해야 좀 더 빠르게 결정할 수 있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평소 홍보활동도 그렇고, 이슈나 위기관리에서도 그렇고 ‘신속함’이라는 기준은 아주 매력적인 개념입니다. 이슈나 위기를 관리하려는 기업이 얼마나 신속하게 대응을 실행하는 가는 그 기업의 체계, 경영품질, 실무역량, 지원자산 등에 대한 외부 평가를 가능하게 합니다. 빠르게 대응한다는 것은 일단 해당 기업이 준비되어 있었다는 의미이고, 실행 조직의 경험이 있다는 의미입니다.

    기업에 계신 분들은 아시지만, 어느 하나의 실행이라 할지라도 실무차원에서 계획을 세운 뒤, 의사결정을 위해서는 여러 봉우리의 산을 넘는 지고지난 한 과정을 거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상당수 실행 계획이나 제안이 그 봉우리들을 넘다 사장(死藏)되거나 사라져 버립니다. 이 과정에서 물리적 시간이 허비되는 것은 당연합니다.

    기업이 이슈나 위기관리를 할 때 빠르게 대응했다는 사실은 실무그룹의 대응 계획이 내부 의사결정의 산맥을 훌쩍 뛰어 넘어 버렸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 산맥을 넘게 한 주체가 오너나 대표이사인 경우도 있을 수 있고, 의사결정 조직이 정렬되어 있었을 수도 있습니다. 실행계획이 조직의 방향성(의지나 의도)에 완벽하게 맞추어져 있었을 수도 있습니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이슈나 위기를 관리하려는 기업의 내부에 의지와 의도 같은 방향성 자체가 존재하고 있었는가입니다. 선박이 항구를 떠날 때 정확하게 자신이 목적하는 항구를 정하고 출발했는가 하는 것이지요. 그렇게 목적 항구가 뚜렷한 선박은 중간에 어떤 파도나 기후에도 신속한 대응이 가능할 것입니다. 갑작스러운 변수가 생겼어도 심하게 좌충우돌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반면 목적 항구를 정하지 않은 채, 항해해야 한다는 생각만 가지고 출발한 선박은 다릅니다. 험난한 파도와 기후에 맞닥뜨리면 자꾸 방향을 바꾸며 시간 허비를 반복합니다. 이렇게도 해보려 하고 저렇게도 해보려 하지만, 그에 대한 결정도 주저할 뿐입니다. 변수에 적절한 대응이 불가능 할 뿐 더러, 변수를 일부 극복했다 해도 다시 어디를 향해야 할지 여전히 알지 못합니다. 변수 속에서 맴을 돕니다.

    이슈나 위기관리에 있어서 기업 내부에서 정한 정확한 의지와 의도는 방향성 개념으로서 다양한 관리 활동에 중대한 영향을 미칩니다. 뚜렷한 의지와 의도가 선행되면, 그에 정렬된 실행은 고안도 빠르고, 실행도 거침없이 됩니다. 조직 내부에서는 의지와 의도의 설정을 통해 험난한 의사결정의 산맥을 시원한 평야로 만들어 버리는 것입니다.

    문제는 다양한 대응 방안이 역으로 기업 내부의 의지와 의도까지 만들어 내야 하는 절차를 거치는 경우 발생됩니다. 이 대응은 왜 해야 하는가? 이 대응과 저 대응 중 어떤 것을 해야 하는가? 둘 다 한다면 각각은 언제 해야 하는가? 이런 논의만 이어지는 기업의 경우에는 내부적으로 적절한 의지와 의도 설정이 충분하지 않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항구를 떠나 망망대해를 떠돌기 싫다면, 의지와 의도를 초기에 완전하게 정해 공유해 놓을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야 빠르게 갈 수 있습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변화와 개선은 적극적으로?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회사가 이번 이슈관리를 위해 사과와 함께 약속한 통 큰 개선 사안들이 있습니다. 그 이후 내부 고민을 해 가며 하나 하나 개선을 하고 있는데요. 일부에서 신속하게 개선 사안이 가시화 되지 않는다고 회사를 비판 하기 시작했습니다. 개선 내용들을 오버해서 커뮤니케이션 해도 될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말씀하신 오버 커뮤니케이션의 의미를 정리해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예를 들어 그 오버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개념의 정의가 ‘침소봉대’라고 한다면, 현재 상황에서 그러한 오버 커뮤니케이션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부정 이슈를 관리하기 위한 개선 약속이었기 때문에, 핵심적인 약속을 성실히 지키고 있다는 커뮤니케이션 정도가 적절할 것입니다.

    그러나, 오버 커뮤니케이션의 개념이 개선 내용에 대한 적극적이고 구체적이며 신속한 커뮤니케이션이라면 그러한 오버 커뮤니케이션은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우리 회사가 약속 대로 언제 어떻게 개선을 실시 또는 완료했다는 업데이트 된 커뮤니케이션은 절대 앞의 예와 같은 오버 커뮤니케이션은 아닙니다.

    새롭게 그 개념을 정리하자면 적극적, 선제적 커뮤니케이션이라고 해도 되겠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이슈관리 케이스에서 회사들이 언급한 개선과 변화의 약속이 실제로는 사후에 적극적으로 커뮤니케이션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적극적 커뮤니케이션을 하지 않는 이유들은 다양합니다. 가장 흔한 이유는 약속대로 개선은 했지만, 지난 부정 이슈로 인한 개선임을 강조해 가면서 이해관계자에게 이전 기억을 되살리게 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내부 의견에 따른 것입니다. 개선은 개선, 그러나 지난 부정 이슈의 기억은 더 이상 자극하지 말자는 것이지요. 이 의견에도 일견 의미는 있습니다.

    다른 이유로는 이슈를 관리하기 위해 서둘러 약속은 했는데, 실제 개선 작업을 준비하고 나서다 보니 문제가 생긴 경우입니다. 생각 보다 개선이 쉽지 않거나, 개선에 있어서 예상치 못했던 막대한 예산이나 인력 등의 실질적 장애와 맞닥뜨린 것이지요. 이런 경우 적극적 커뮤니케이션은 불가능해지고, 가능한 조용히 시간이 지나 가기만을 바랄 수밖에 없게 됩니다.

    그 외 흔치 않은 이유로는 회사가 이미 했던 약속을 단순하게 이슈나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활용한 레토릭으로서 간주하고, 실제 개선 활동에는 나서지 않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커뮤니케이션 할 내용 자체가 없는 것이지요. 이런 경우에도 개선에 대해서는 회사가 상당기간 침묵하게 됩니다.

    이해관계자를 짧은 시간 동안 속일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오랜 기간 동안 완전하게 속이기는 실제로 매우 어렵습니다. 개선을 약속했다면 개선을 정확하게 해서 다시는 종전과 같은 문제가 발생되지 않게 하는 것이 정상적 이슈관리이자 위기관리입니다.

    적극적으로 구체적이며 신속한 커뮤니케이션이 따라주면 이는 명성관리 차원에서도 의미 있는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성공적 이슈관리와 위기관리는 사후 개선과 변화로서 결실을 맺게 됩니다. 정확한 의미로서의 오버 커뮤니케이션은 그 과정에 있어 아주 기본적인 활동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근거를 만들어 놓으라고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현재 쟁점 사안에 대해서는 저희 내부에서도 검토가 있었습니다. 근본적 문제라기 보다는 자칫하면 사회적으로 논란을 일으키겠다는 시각이 있었지요. 그래도 방향이 정해졌기 때문에 추진한 것인데, 이게 실제로 논란이 되네요. 그런데 이 상황에서 ‘근거’를 강조하시는 건 무슨 의미인가요?”

    컨설턴트의 답변

    실제로 최근 기업에서는 사업적 의사결정을 하면서, 내부적으로 정무적 감각을 동원하여 향후 논란 소지에 대한 검토까지도 미리 해 보는 것이 일반화 되었습니다. 자사 또는 타사 케이스에서 그런 과정을 거치지 않고 맞닥뜨린 어려운 상황들을 많이 목격했기 때문이지요. 그런 정무적 검토 과정을 거친다는 것은 일단 대단한 것입니다.

    질문을 들어보면 회사에서도 이미 쟁점 가능성에 대해 의사결정 이전에 인지를 하신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 보다 중요한 것은 인지된 쟁점 가능성을 놓고 회사에서는 구체적으로 어떤 해명 또는 반박의 근거를 만들어 놓았는가 입니다. 만약 정무적 검토를 통해 쟁점 가능성을 인지만 했을 뿐이고, 이후 해당 쟁점에 대한 자사 주장의 근거를 만들어 놓지 않았다면 그 과정의 의미는 사라져 버린 것입니다.

    제대로 된 과정을 거쳐 의사결정이 되었다면, 현재 사회적으로 논란이 된 여러 쟁점에 대해서 회사는 하나 하나 해명이나 반박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 실행을 하는가 하지 않는가 하는 것은 그 때 그 때 상황에 따라 다시 의사결정해야 하는 주제이지만, 아무튼 해명이나 반박이 가능할 자사의 근거는 정확하게 확보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회사의 결정으로 심각한 사회적 논란이 생길 수 있고, 그 논란에 의한 데미지가 해당 의사결정을 통해 얻을 수 있을 이득 보다 심각할 것으로 판단된다면, 그 의사결정은 하지 않아야 하지요.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단 의사결정을 해야만 했다면, 차선책으로 이후 발생될 쟁점에 대한 해명이나 반박의 근거를 최대한 많이 끌어 모아 놓는 것이 좋다는 의미입니다.

    일부 기업에서는 논란이 발생되면 회사가 제시하는 사후 근거로 “OOO를 하겠다” “OOOO를 도입하겠다” “OOO쪽으로 개선하겠다” 등으로 미래형 계획을 고안해 냅니다. 그러나, 그 보다 나은 회사는 각 쟁점에 대하여 “그런 시각이 있을까 봐 OOO를 이미 했다” “그런 우려 때문에 미리 OOO를 취했다” “만의 하나 가능성도 해소하기 위해 OOOO를 완료했다”등의 과거 완료형 근거를 다양하게 제시합니다. 이 둘 간의 차이는 실제로 어마어마한 것입니다.

    다양한 시각에 기반한 정무감각의 발현, 그리고 그에 따른 쟁점의 사전 확보 분석, 그에 더한 쟁점별 회사 주장의 근거 쌓기 노력. 이런 과정은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 있어 선제적으로 일상화되어야 하는 노력들입니다.

    논란이 발생되고 나서 챙겨보는 근거는 쓸모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미래형, 희망형, 공약형 근거들은 효과가 적은 경우가 많습니다. 혹시나 그 중에 너무나 당연하게 이미 완료 했어야 하는 과정이 있다면 이는 더 큰 문제가 됩니다. 기본적으로 갑작스럽게 고안된 근거는 조악할 수 밖에 없습니다. 숙제는 미리 미리 해야 합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비합리적 이슈에는 어떻게 대응하나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사실 이 주제가 어느 정도 합리적이라면 저희가 대응할 가치가 있을 텐데요. 이번에는 좀 너무합니다. 도저히 합리적으로 해석할 수 없는 아주 극단적이고 비합리적인 논란이거든요. 일부 경영진께서는 대응하지 말라 하시기도 합니다. 이렇게 비합리적인 논란은 어떻게 대응하는 것이 좋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먼저 사내에 공유하셔야 할 인식의 기반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인간은 합리적이지 않습니다. 합리적일 수도 없습니다. 다른 인간들이 합리적일 것이라 생각하는 그 인간도 사실은 비합리적인 상상을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비합리적인 인간들이 만들어 내는 논란이 꼭 합리적이어야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지요. 대응도 그와 같은 현실적인 인식을 가지고 하셔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합리적 의사결정에 익숙하신 경영진의 경우 비합리적인 사회적 논란이 발생되어 회사에 피해를 끼치게 되면, 해당 이슈를 정확히 이해하는 것에 조차 큰 어려움을 겪습니다. 해당 이슈가 왜 그렇게 논란이 되는 건지. 그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공중이나 이해관계자들은 왜 그런 반응을 보이는 것인지. 이런 비합리적인 논란에 왜 정부나 정치권 그리고 시민단체들이 개입하려 하는 것인지 이해하기 힘들어 합니다.

    우리가 지금까지 목격해 온 기업의 이슈관리 케이스 중에 비합리적 논란의 중심에 위치했던 기업이 합리적 대응을 해서 이슈를 관리해 낸 경우가 있을까요? 비합리적 논란에 합리적 대응을 하는 것은 마치 불타 오르는 기름에 물을 뿌려 불을 끄려는 시도와 유사합니다. 대부분의 불은 물을 압도적으로 뿌리면 꺼지는 법입니다. 하지만, 활활 불붙어 있는 기름에는 절대 물을 뿌리면 안 되지요. 비합리적인 대응에 합리적 대응을 하는 것은 기름불에 물을 뿌리는 것과 동일한 결과를 생산해 냅니다.

    불이 붙어 타오로는 기름에는 산소를 차단해 불을 줄여 나가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대응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평소에는 생소한 소화 물질인 모래나 흙을 뿌리기도 하지요. 비합리적으로 보이는 이슈에 제대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기업측에서도 비합리적 대응을 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의미입니다.

    우리가 왜 사과 해야 하지? 우리 회사가 실제로 잘못한 게 무엇이지? 저 이상한 사람들에게 왜 우리 회사가 고개를 숙여야 하지? 어찌되었건 우리가 책임을 수용하기만 하면 논란이 잠재워질까? 우리 회사가 이런 전례를 남기면 추후에도 논란이 잦아지지 않을까? 이 같은 합리적 의문은 일단 잠시 미루어 두는 것이 좋습니다. 반대로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공중 또는 이해관계자의 이야기를 최대한 듣고, 해석해서 회사가 인정하거나 받아들일 사회적 책임 또는 명분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칫 비합리적인 것처럼 보이는 대응이라도 명분을 찾아 신속하게 실행하는 것이 낫습니다. 고개를 숙이고, 비난을 수용하는 자세를 취하고, 낮은 자세에서 개선과 재발방지를 약속하고, 최대한 공감한다는 커뮤니케이션을 반복하는 것이 훨씬 나은 예후를 보장합니다. 비합리적 논란에는 절대 땔감을 던져 넣지 마십시오. 산소를 차단해 빨리 불을 끄기 위해 필요한 대응은 곧 공감과 사과 그리고 개선의 약속입니다. 합리적으로 생각하지 말고 실행하십시오. 우리 모두는 합리적이지 않으니까요.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언론에서 소통을 하라는데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회사에게 며칠간 언론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일단 최초 해명은 했는데, 언론에서는 회사가 더 나서서 소통하라 요청하고 있습니다. 추가 의혹에 대해 답을 계속 내 놓으라는 거죠. 저희가 다시 나서야 하는지, 아니면 지금처럼 침묵해야 하는지 고민입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부정이슈가 발생했을 때 침묵이냐 대응(커뮤니케이션)이냐 기본적 입장을 정리하는 데에는 많은 변수 검토가 필요합니다. 자주 말씀드린 것과 같이 ‘무조건’ 정해진 원칙은 없습니다. 소통이라는 말이 평소에는 상당히 긍정적 의미로 들리지만, 부정 이슈가 발생했을 때는 그 의미는 전혀 다를 수 있습니다.

    일단 침묵이냐 대응이냐 하는 입장을 결정할 때에는 해당 이슈의 성격을 잘 살피셔야 합니다. 이슈 성격상 회사가 나서서 커뮤니케이션 할수록 논란이 커지는 유형이 있고, 그 반대가 있을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회사가 지금 커뮤니케이션 대응을 했을 때 ‘얻는 것’이 많을까, ‘잃는 것’이 많을까 하는 판단입니다. 만약 회사가 대응 커뮤니케이션을 해도 논란이 잦아 들지 않을 것이라 예상되면 차라리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는 것이 나을 수 있습니다.

    대응 커뮤니케이션을 한다면 그 커뮤니케이션 대상은 어떤 이해관계자인지도 고민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만약 규제나 수사기관의 조사를 받고 있는 상태에서, 회사가 다양한 쟁점에 대해 커뮤니케이션 대응을 하는 것은 자칫 관련 기관을 자극할 수 있기 때문에 권장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회사가 실컷 기관을 자극해 놓고, 그 커뮤니케이션 대상은 소비자들이었다고 해명한다 해도 기관과의 관계는 좋지 않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그 다음 대응 커뮤니케이션을 한다면 어떤 메시지와 논리, 그리고 근거를 제시할 것인가 하는 고민도 필요합니다. 일반적 이슈관리 경험상 사회적으로 논란이 된 회사가 그 엄청난 불을 잠재울 수 있는 양질의 메시지, 논리와 근거를 마련해 제시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만약 제시 가능한 메시지, 논리 그리고 근거들이 부분적이거나, 상충되거나,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라면 차라리 대응하지 않는 경우가 더 나을 수도 있습니다. 그 대안으로 일부 회사는 ‘깊은 사과’를 합니다. 사과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불을 꺼보려 하는 것이지요.

    그에 더해 예상하셔야 하는 것은 회사가 커뮤니케이션 할 때와 하지 않을 때를 각각 예상하여 어떤 대응이 현재 논란에 대한 언론의 관심과 기사를 줄어 들 게 할 것이냐 하는 것입니다. 초반에 제대로 커뮤니케이션 했다면, 그 후 추가로 여러 번의 커뮤니케이션은 필요 없게 될 것입니다. 어쨌든 시간이 흘러 갈수록 언론의 기존 관심은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반대로 회사가 계속 해명 하고, 반론을 제시하고, 새로운 반박을 하고, 가시적 행동을 하면, 언론의 관심은 장기화되고 기사량은 줄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일부 언론에서 부정 이슈와 연관된 회사에게 ‘소통하라’ 요청하는 것은, 회사측 시각에서 보면 더 많고 다양한 기사 주제를 내 놓으라는 언론의 주문과 같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말씀드린 바와 같이 침묵하는가 대응 커뮤니케이션을 하는가 하는 결정에는 많은 변수 검토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비유적으로 활활 타오르는 불을 끄는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땔감을 더 이상 넣지 않는 것일 수 있습니다. 반대로 만약 무언가를 던져 넣어 불을 끌 수 있는 경우라면 당연히 그리 하는 것이 나은 결정일 수도 있습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