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컨설팅·에이전시

  • 대표가 피해자 가족을 만나야 할까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대표께서 최근 발생 한 사내 사고 피해 직원 가족을 직접 만나시겠다고 합니다. 자초지종을 설명하시고, 그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해 이슈를 관리하고 싶어하시는 것 같습니다. 실무진에서는 대표님이 피해자측을 만나는 것을 우려하는데요. 대표님이 만나시는 것이 좋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이슈관리에 있어서 특정 옵션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특정 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질문을 통해 기준을 적용해 보면 ‘대표께서 피해자와 가족을 만나는 것’이 첫번째 옵션이고, ‘대표께서 피해자와 가족을 만나지 않는 것’이 두번째 옵션으로 보입니다. 일단 옵션 분류가 가능 해졌다면, 그 다음은 첫번째 옵션을 실행했을 때 예상되는 사후 상황을 분석해 보실 필요가 있겠습니다.

    그와 함께 두번째 옵션을 실행했을 때의 사후 상황도 분석해 보실 수 있습니다. 그 결과 대표께서 그들을 만나는 것이 나을지 만나지 않는 것이 나을지에 대한 대략적 결정이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만약 현재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할 때 사회적 시각에 기반하여 대표께서 직접 피해자와 가족을 만나는 것이 이슈관리에 도움이 되고, 만약 만나지 않으셨을 때에는 현재 이슈가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예상이 있다면 만난다는 옵션을 선택하는 것이 당연해 보입니다.

    그러나, 사회적으로 해당 이슈에 대한 주목이 일정수준을 넘지 않고 있으며, 피해자와 가족이 상당히 격앙되어 있거나, 일부 순수하지 않은 반응이 예상되어 굳이 대표께서 그들을 만나 얻을 수 있는 실익이 존재하지 않는 경우에는 만나지 않는 두번째 옵션을 선택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하지만, 선택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만약 대표께서 그들을 만나는 것이 좋겠다는 선택이 내려졌다면, 그 다음으로는 대표께서 그들을 대면하여 어떤 행동과 메시지를 전달하실지를 미리 정해 연습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냥 만나기만 한다는 생각은 위험한 것입니다. 허심탄회하게 마음을 표현하겠다면서 메시지를 정하지 않는 것도 경계해야 합니다. 성의를 다하겠다, 마음을 전달하겠다 등의 태도만으로는 해결될 수 없는 것이 이슈입니다.

    구체적 대면 상황을 예상하여 그 각각에 대표께서 반응하셔야 하는 행동을 미리 정해 공유 드려야 합니다. 메시지도 마찬가지입니다. 현장에서 그들이 질문 또는 요구할 수 있는 주제들을 예상하여 그에 적절한 대표님의 메시지를 미리 정해 연습까지 시켜 드려야 합니다.

    반대로 대표께서 지금 그들을 만나시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결정이 내려진 경우, 그렇다면 대표 대신에 어떤 책임자가 그들을 우선적으로 만나야 할 것인가도 선택해야 합니다. 만약 다른 책임자 누구도 그들을 만나지 않는 것이 좋겠다면 모르겠지만, 만약 다른 책임자가 그들을 만나야 하겠다는 결정이 내려지면, 그에 대한 준비와 연습도 대표 때와 동일하게 진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대표나 책임자가 피해자와 그 가족을 만나는 것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만나는 경우 어떤 효과가 새로 발생될 것인지가 더욱 중요합니다. 회사에서 기대하는 실익이 구체적으로 무엇인가를 종합적으로 따져 보아야 합니다. 그로인한 효과와 회사의 실익은 당연히 사회적 시각과 피해자 관점까지를 감안한 교집합 영역에 위치하는 가치여야 합니다. 단순하거나 일방적 이슈관리는 성공할 수 없습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기사로 협박을 하는데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계열사들이 대부분 경험하고 있는 케이스인데요. 지방에 가면 각종 지역 매체들과 단체들이 있습니다. 그들이 지역 공장이나 지사 등에 계속해서 부정 기사나 기사 제보등을 전제로 협박을 합니다. 이들에게 광고나 협찬비를 줄 수밖에 없는 건가요? 어떻게 다른 관리 방법이 없겠습니까?”

    컨설턴트의 답변

    기업들이 자주 그리고 다양하게 질문하시는 주제인데요. 저는 항상 이 질문을 받으면 궁금한 것이 있습니다. 질문하시는 기업에서는 그렇다면 말씀대로 ‘광고나 협찬비를 제공해 원점을 관리하는 방식’ 이외에 어떤 대응 방식을 시도해 보셨는지요? 그들의 협박에 개의치 않거나 기사나 기사제보를 통해 사업상 데미지를 받아도 무시하고 지내는 방식 이외에 어떤 방식을 고민해 보셨을까요? 만약 법적인 대응을 하셨다면 그 후 아무 추가적 갈등은 없었는지요?

    이에 대한 경험 있는 실무자의 공통된 답은 아마 하나일 것입니다. 그들의 협박을 무시해 받는 피해와 원점관리를 통해 피할 수 있는 기회를 상호 비교해 보고, 그 결과에 따라 의사결정 해 대응하는 것뿐이지요. 그 이외 어떤 대응 방식이 존재한다고 생각하시는지가 궁금한 것입니다.

    그들이 생존하기 위해 지역 기업을 협박하는 이유를 다시 기억해 보아야 합니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그들의 입으로 주장하는 것과 같지 않습니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아주 정확하고 예상 가능한 것입니다. 돈이지요. 그들을 관리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확실하게 이미 정해져 있다는 것입니다.

    고민은 지역 주재 공장이나 지사 차원에서 그들이 원하는 것을 적절하게 제공하지 못하기 때문에 발생되는 것일 겁니다. 만약 그 제공만 적절하다면 자주 협박 받을 이유도 없어질 것이고, 매번 고민해야 하는 고통으로부터도 해방되겠지요.

    쉽게 말하면 제한된 자원으로 다양한 여러 수요(?)를 충족시켜야 하는 것이 숙제라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제한된 자원에 맞게 기준을 세워 그들의 니즈를 충족시키려 노력하는 것 밖에는 별다른 해법은 없습니다. 정해진 기준이라는 것은 그들이 제기하는 주제 심각성이나 민감성을 보다 체계적으로 분석해 따져야 하는 것이지요. 그 주제가 공장이나 지사 수준에 데미지를 줄 수 있는 것인지, 아니면 본사와 여러 이해관계자에까지 데미지를 줄 수 있는 것인지를 판단하는 것 같은 기준입니다.

    그들이 물고늘어지는 주제가 향후 또 어떤 후폭풍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예상도 필요합니다. 그 외 우리 기업이 지향하는 주요 가치와 관련하여 어떤 부정성을 지니고 있는지에 대한 분석도 필요할 수 있습니다. 핵심은 지역의 여러 매체와 단체의 현실적 니즈를 기업이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가 입니다. 그리고 그 니즈가 충족되지 않을 때 돌아올 협박 수준의 행동에 대하여 기업은 어떤 기준을 세워 일관성 있게 대응하는 가 하는 것입니다.

    대부분 같은 고민만 반복하는 기업은 일단 지역 이해관계자 니즈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거나, 이를 등한시 하는 곳입니다. 더욱이 그들의 협박성 행동에 대해서도 해당 기업은 별다른 기준 없이 그때 그때 일관성 없이 대응합니다. 이는 기업 스스로 더욱 더 불확실성과 아비규환의 시장을 활성화시키는 대응 방식입니다. 그들이 간절하게 돈을 원한다는데 돈 이외 다른 대응은 과연 어떤 의미가 있겠습니까? 효과 있는 대응이라는 것은 어떤 것일 수 있겠습니까? 민감하지만 현실적으로 답변 드렸습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기자 질문에 화를 내면?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한 종편 방송 기자가 저에게 반복적으로 전화를 해오면서 귀찮게 합니다. 대표이사이지만 저도 개인 프라이버시라는 것이 있는데요. 이 기자는 상당히 저를 귀찮게 합니다. 나름 자신은 중요한 취재라고 하고 취재 내용도 저에게 민감하기는 하지만 인간으로서 참기 힘드네요. 화를 내면 안 되겠지요?”

    컨설턴트의 답변

    기자 취재에 대응하시는 것은 그 취재 내용을 검토하여 전략적 판단을 먼저 하신 후 진행하셔야 하는 선택적 업무입니다. 만약 취재에 대응하지 않겠다 또는 취재 내용이 우리에게 별 의미 없다는 판단을 하셨다면 취재에 대응하시지 않는 실행을 하시면 됩니다.

    일반적으로 취재 질문에 이유를 설명하고 답변을 하지 않거나, 응대를 하시더라도 원론적 메시지만 반복하는 것이 대응 방법입니다. 이 때에도 전화를 피하거나, 화를 내어 기자에게 취재하지 말라고 하거나 해서는 안 됩니다. 오히려 그런 대응이 기사나 보도를 흥미진진하게 만들어 주기 때문입니다.

    그와 반대로 취재 내용이 민감하고 위협적이라서 우리가 대응해야 하겠다는 판단이 섰다면, 전략적 대응을 위하여 최선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기자의 취재를 중단하게 할 수는 없습니다. 단, 기자의 취재 질문에 준비된 답변을 하여 우리 핵심 메시지를 기사에 포함하도록 해야 합니다. 그 외에 취재를 피하거나 기자에게 화를 내거나 하는 것은 전략적 대응 방식이 아닙니다. 그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실익이 없기 때문이지요.

    질문에서 기자에게 화를 내고 싶다는 말씀을 하셨는데요. 그냥 마음속 감정으로만 남겨두시고, 실제 취재 대응에서는 차분하게 핵심 메시지를 반복하시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특히나 방송 같이 취재원의 목소리나 모습이 그대로 보도될 수 있는 경우에는 더욱 정제된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합니다. 방송을 통해 자신의 목소리를 듣고, 행동을 보게 될 수많은 사람들을 생각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특정 회사를 대표하는 고위 임원으로서 사람들이 생각하고 기대하는 그대로의 메시지와 모습이 방송되는 것이 회사나 자신을 위해 좋다는 생각을 하셔야 합니다. 일부에서는 기자와의 질의 응답 전반에 대하여 격투기나 권투시합 정도의 이미지를 떠 올리는 분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기자의 취재가 자신을 아프게 하고, 힘들게 하고, 흥분하게 한다는 것이지요. 그에 대한 반발로 기자를 어떻게 든 공격해 케이오 시키고 싶어하는 마음이 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누가 이기는 가에 대해 주로 신경을 쓰게 되는 것이지요. 당연히 이런 경우 화가 납니다.

    그러나, 기자와의 질의 응답을 피겨 스케이팅이나 체조라고 상상해 보시면 어떨까 합니다. 앞의 경우 처럼 누가 이기는 가에 중점을 두는 것이 아니라, 나의 말과 행동이 관중에게 어떻게 보여질 것인가에 대해 더욱 신경 쓰면 좋다는 의미입니다. 신문기사나 방송 보도를 통해 보여지는 나의 말과 행동이 회사의 소비자, 직원, 거래처, 경쟁사, 규제기관, 지역 커뮤니티, 노조, 투자자 들에게 어떻게 해석될 것인가를 생각하여 대응하자는 것입니다. 아무리 화가 나도 나는 꼭 멋지게 트리플악셀에 성공해 보이겠다는 생각 정도면 어떨까요?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신속한 대응이 최고죠?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대표님도 그러시고, 전문가들도 위기가 발생되면 신속하게 대응하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십니다. 현장에서도 신속한 대응을 모토로 삼고, 계속해서 신속 대응하는 시스템을 만들어 나가고 있습니다. 신속함이 위기관리의 생명이라고 보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컨설턴트의 답변

    원래 신속 대응이라는 개념은 재난이나 재해, 그리고 군사작전 등에서 주로 사용되는 말이었습니다. 그 개념이 바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도입되어 신속하게 커뮤니케이션 하라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지요. 사실 재난, 재해, 군사작전에서 신속한 대응은 절대적 가치를 지닙니다. 피해를 줄이고 전략적 목적을 빨리 달성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서는 이 개념을 조금 더 주의 깊게 해석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위기를 관리하기 위해 커뮤니케이션 한다는 목적에 주목해야 하겠습니다. 물론 사건, 사고 등과 관련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은 당연히 신속하게 커뮤니케이션 해야 하겠지요. 그와 달리 사회적인 이슈나 점차 변화되어 가는 부정적 상황, 논란 등에 대해서는 신속한 커뮤니케이션이 절대선은 아닙니다.

    그래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서는 신속함이라는 개념과 함께 적시성(timely)이라는 개념이 강조됩니다. 이 적시성은 매우 실현하기 어려운 개념입니다. 특정 논란이 생겨 점차 확산되어 가며, 그 양태가 계속 바뀌는 불안정한 상황을 두고 적시성을 결정하는 것은 실제로는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입니다. 그 누구도 대응에 적절한 타이밍을 정확하게 특정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신속성이란 이에 비해 상대적으로 쉬운 개념입니다. 일부 위기관리 매뉴얼을 보면 사고발생 이후 30분 이내, 1시간 이내, 24시간 이내 등의 대응 활동 시각이 명시되어 있습니다. 가능한 가장 신속하게(ASAP)라며 훈련을 독려하기도 합니다. 빠르게 움직이고 빠르게 대응하는 것은 적시성을 따져가며 대응하는 것보다는 상대적으로 쉽고 간단한 것입니다.

    적시성의 실행이 어려운 이유는 또 있습니다. 적절한 대응 타이밍을 결정하기 위해서는 매우 다양한 지표들이 분석되어야 합니다. 거기에도 신속함이라는 개념은 물론 적용됩니다. 신속하게 다양한 지표들을 발견하여 분석하고 이를 통합적으로 파악해 가며 대응 타이밍을 결정하는 것이지요.

    일반적으로는 관련 이해관계자들의 여론이나 움직임이 중요한 지표 중 하나가 됩니다. 광범위한 매체와 온라인 소셜미디어 여론도 좋은 지표가 됩니다. 전반적 흐름과 함께 추이를 살펴가면서 최대한 전략적으로 효과적인 대응 타이밍을 결정하는 것입니다. 보통 이 과정에서 기업들은 어려움을 겪습니다. 경험도 부족하고, 지표들을 분석하는 체계도 부실할 수 있습니다. 지표에서 이야기하는 내용을 해석하는 것도 어려워합니다. 따라서 적시성을 결정하는 프로세스에는 경험 많은 전문가들이 투입되고 있습니다.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조직은 우수한 조직입니다. 그러나 적시성을 따져 대응 타이밍을 절묘하게 결정해 실행하는 조직은 이상적인 조직입니다. 그 적시성을 따져보면 그 조직이 얼마나 경쟁력 있는 인력, 경험, 지표 분석 체계, 그리고 합리적 의사결정 체계를 보유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적시성은 그래서 멋진 개념이자 위기관리 조직 평가를 위한 리트머스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기자 질문의 가치를 따져보라고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얼마전 업계 행사에 회사 대표로 참석했는데요, 당시 현장 기자들이 저에게 몰려 회사관련 이슈를 집중적으로 캐묻더군요. 갑작스러워 저도 당황하며 혼란스러웠습니다. 다행히 관련 부정 기사는 나오지 않았는데 쏟아지는 질문 어떻게 답변해야 할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공개된 장소에서 대규모 또는 소규모 기자들을 만날 수밖에 없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여기에서 회사 대표로 참석한 임원분이 지켜야 할 가장 중요한 질의대응의 기준은 ‘기자 질문이 해당 행사 주제와 관련이 있는가’ 입니다. 어떤 질문이라도 행사와 관련되지 않은 것이라면 답변 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이는 얼핏 생각하면 기자 질문에 대해 임원이 답을 회피하려는 것으로 보일 것 같지만, 자신이 행사에 참석한 이유를 먼저 떠올려 보면 왜 답변하지 않아도 되는지를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기본적으로 기자의 ‘모든’ 질문에 회사 임원이 ‘전부’ 답변해야 할 의무는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기자 질문의 가치입니다.

    행사 주제와 관련되지 않은 질문은 현장에서 답변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은 상식입니다. 별도로 인터뷰를 요청하거나, 회사 공식창구인 홍보실을 통해 질문을 전달하라 가이드 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러지 못하고 임원 자신이 성심껏 아는 범위 내에서 기자 질문에 응하게 되면 문제가 벌어집니다.

    그 외 공개된 장소에서 경쟁적으로 전달되는 기자의 질문은 곰곰이 들어 보면서 개개 질문에 대한 가치 판단을 해 보십시오. 대부분은 현장에서 바로 답변하지 않아도 될 성격의 것입니다. 기자들은 종종 새로운 이슈에 대한 질문을 하기 때문에, 그에 대한 답변 또한 새로울 수 밖에 없습니다. 새로운 답변에는 시간이 걸리는 것이 당연합니다. 이럴 때 임원은 홀딩 메시지를 전달하곤 합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결정되는 대로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같은 메시지가 대표적입니다.

    만약 기자 질문이 과거 문제에 대한 것이라면, 그 또한 대응은 쉽습니다. 기존 전달되었던 회사의 공식입장을 그대로 반복하면 충분합니다. 한발자국 더 나아갈 필요도 없습니다. 심지어 문제 해결 과정의 업데이트에 대한 건에 대해서도 긍정적이고 발전적인 방향만 일부 덧붙이면 충분합니다.

    기자 질문 내용이 자신이 답변할 성격의 것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임원 자신이 직접 담당하고 있는 분야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어떤 경우에는 그 질문 내용에 대해 자신이 파악하고 있는 것이 부족 할 수도 있습니다. 기자 질문에 대해 전혀 준비하고 있지 못한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모든 경우를 예상하면서 기자 질문에 대해 자신의 기준을 적용 해 가치를 판단하십시오.

    행사 현장에서 쏟아지는 기자들의 갑작스러운 질문에 대한 답변은 전부 소프트 톡으로 가늠하는 임원들도 많습니다. 수고가 많으십니다. 식사들 하셨습니까? 날씨가 참 좋습니다. 죄송합니다 제가 다른 일정이 있어서 좀 지나가겠습니다. 이런 소프트한 인사 메시지 정도가 현장에서는 정중한 답변의 가치를 지니는 경우도 있다는 것을 기억하십시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사과문을 계속 고치는데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경쟁사의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을 유심히 분석하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그 회사에서 문제 발생 후 홈페이지 등에 게시한 사과문인데요. 최초 공개 이후 계속 수정에 수정을 반복해 게시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계속해서 사과문을 수정하는 것은 왜일까요? 효과가 있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실제 위기관리 현장에서 보면 흔한 경우입니다. 일반적으로 사과문은 최초 게시 공개한 뒤에 해당 위기 상황이 종료되면 게시를 거두어 들이는 것이 상식입니다. 하지만, 일부 기업은 말씀 대로 최초 사과문 공개 이후 수정을 계속해 재개시를 반복합니다. 어떤 경우에는 버전이 10개 이상 넘어 가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런 사과문 수정 게재의 가장 큰 목적은 ‘내부 만족’인 것 같습니다. 의사결정자들이 읽어 보실 때 불편함 없는 상태까지 수정을 반복하는 것이지요.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관점의 목적은 거의 없다고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계속 수정되는 사과문을 따라가며 읽어 볼 만큼 사람들은 한가하지 않습니다. 대형 위기의 경우에는 최초 사과문을 기반으로 언론 기사가 나가버리면 그만입니다. 이후 원문을 수정한다 해서, 사과문에 대한 기사까지 수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일부 기업에서는 수정된 사과문을 가지고 이전 기사들을 수정하려는 시도를 해 보기도 합니다. 일반적인 실행은 물론 아니지요.

    사과문을 계속 수정 게시하는 기업의 공통적 내부 상황은 앞에서 말씀드린 ‘내부 만족’ 이외에 몇 가지 특징을 가집니다. 첫째 그런 기업은 사과문 구성에 익숙하지 못한 기업인 경우입니다. 위기가 발생되어 사과문을 써야 하는 상황이 오면 이전 다른 기업의 사과문을 찾아 읽어 보고 따라 쓰는 기업도 있습니다. 사과문 작성이 낯설다 보니 계속해서 문장 표현 하나 하나가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둘째 사과문 수정이 많은 기업은 해당 위기와 위기관리에 대한 전반적 이해나 전략설정이 부족한 기업입니다. 가장 중요한 사실관계 확인에 누락이나 오류가 있는 경우 사과문 수정 필요성은 극대화됩니다. 대응 전략에 있어서도 반박이냐 사과냐 수용이냐 무시냐 등 많은 내부 논의가 계속되게 되면 사과문은 오락가락하게 됩니다. 일부 기업에서는 사과문이라는 제목 아래 본문에는 대응 반박 내용이 주를 이루기도 하는데, 그런 실행은 이 때문입니다.

    셋째 사과문 수정을 계속하는 기업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자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기업입니다. 화자 관점에서 주로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고, 그 마저 광고와 비슷한 형식이라는 이해를 가집니다. 심지어 사과문 수정 게재를 스스로 자사가 메시지를 통제하는 과정이라 착각하기도 합니다.

    사과문은 최초 제대로 된 내용을 담아 한 번에 끝내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만약 피치 못해 수정해야 한다면, 수정 내용과 이유를 정확하게 밝힐 수 있어야 합니다. 대부분 사과문에 실은 정보의 수정 정도가 그 대상이 되겠습니다. 그 외에 사과문을 계속 수정하는 행위는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관점에서 권장되지 않는 실행입니다. 위기에 더해 앞에서 말씀드린 회사의 문제까지 그대로 노출하기 때문입니다.

    관련 개념 · 위기 시 사과문은 무엇을 갖춰야 하는가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위기관리 대행사 좀 소개해 주시죠?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갑작스럽게 이런 일이 발생해 저희가 정신이 없습니다. 듣자 하니 위기관리 대행사가 있다고 하던데, 그쪽에 위기대응을 맡겨 볼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같이 일을 하면 바로 위기대응이 가능해질까요? 빨리 만나보고 싶은데, 혹시 소개해 주실 수 있는 곳이 있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위기관리에 있어서 ‘사전적인 위기관리가 가장 중요하다’는 개념은 누구나 동의할 것입니다. 사전적 위기관리는 해당 위기가 발생되지 않거나, 완화되도록 평시에 지속적인 관리 노력을 기한다는 의미가 되겠습니다. 이와 함께 해당 위기가 실제 발생되는 상황을 예상하여 만반의 대응 준비를 한다는 의미도 있습니다.

    위기관리를 위해 일을 해 주는 회사 또는 대행사에 대해서도 그러한 개념은 적용 가능합니다. 막상 위기상황이 발생되어 위기관리 대행사를 찾으면 시기상으로 이미 늦어버린 선택이 됩니다. 일정 기간 대행사들을 만나고 평가하고, 함께 이번 위기에 대하여 정보를 공유하고, 팀을 꾸리고, 대응 준비를 하고 하는 물리적 시간이 과도하게 허비되기 때문입니다.

    진짜 카우보이는 말이 뛰기 전에 붙잡아 안장을 올려 놓고 그 위에 앉아 있는 법입니다. 이미 달리기 시작한 말을 쫓아가며 안장을 던져 올리려 뛰어다니는 카우보이는 제대로 된 카우보이가 아닌 셈이지요. 위기관리 대행사와는 평시에 관계를 맺어 놓고, 다양한 정보교류를 하고 있어야 상대적으로 빠르고 정확한 위기대응 협업이 가능합니다.

    위기관리 대행사에서도 갑작스럽게 클라이언트의 위기를 수임하게 되면, 매우 많은 전제조건들을 확인해야 하는 집중적 노력이 필요합니다. 해당 회사의 이해관계자들을 이해해야 하고, 창구를 점검해야 하고, 각 창구의 대응 역량도 평가해야 합니다. 대응 할 수 있는 논리와 전략은 무엇인지도 논의해야 합니다. 대응을 위한 각종 자료도 수집, 편집, 개발해야 합니다. 창구 역할을 대행하는 경우에는 더 많은 전제조건이 붙습니다. 자문을 위해서도 위기관리 대행사의 시니어 컨설턴트들은 상당한 기간 동안 해당 위기상황에 대하여 들여다보고 여러 소프트사운딩을 진행해야 합니다.

    이 모든 준비업무는 상당한 시간을 필요로 합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런 시간을 제공하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위기 대응이 지연되고, 초기대응이 완전하지 않은 모습으로 나타나는 이유가 ‘시간이 모자라기’ 때문입니다. 시간이 모자라기 때문에 “일단 시작하고 봅시다”, “먼저 이 것만이라도 합시다”, “뭐든 빨리 할 수 있는 것을 합시다” 같은 전략적이지 않은 선택이 실행으로 이어집니다. 위기 대응 일선에서는 무언가는 마구 하고 있는데, 이 대응을 왜 하는 것인지, 이것보다 중요한 대응은 어떤 것인지, 누가 이 대응을 하는 것이 맞는 것인지에 대하여 계속 혼동을 느끼게 됩니다.

    위기관리 대행사는 위기 발생 직후 바로 투입 시킬 수 있는 소방수가 아닙니다. 만약 자사에 아무 경험이나 체계가 없어서 위기관리 대행사로부터 일부 지원이라도 받는 것이 목적이라면 모르겠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위기관리 대행사는 사전 위기관리의 구성 요소라고 생각해야 보다 나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가장 실패하기 쉬운 위기관리 대행사 활용방식은 위기가 발생되었을 때 대행사 사람들을 불러 명함을 나누고 대행사 소개를 듣는 것입니다. 위기관리나 이슈관리에 있어 콜드콜(임의로 여기저기 문을 두들김) 만큼 실패를 보장하는 실행은 없습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쉿, 비밀로 해주시겠어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이렇게 설명 드리기도 사실 조심스럽습니다. 극비로 진행되고 있는 건이라서요. 이번 상담하시면서 비밀준수계약에도 서명하셨지만, 이 건 관련 내용은 꼭 비밀로 해 주셔야 합니다. 다른 몇몇 대행사들과도 상담하며 비밀준수계약을 했습니다. 비밀로 해 주실 수 있지요?”

    컨설턴트의 답변

    비밀준수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면 기억나는 명언이 있습니다. “세명이 비밀을 알면, 그 세명이 다 죽어야 비로서 비밀은 비밀이 된다”는 말입니다. 기본적으로 비밀준수는 노력에 의해 가능하게 되는 것이 아닙니다. 우선 비밀은 그 만큼 해당 건을 극소수만 알고 있어야 한다는 전제가 있습니다. 그런 경우에도 비밀은 준수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비밀준수계약에 서명했다고 해서 비밀이 준수되는 것도 아닙니다. 일단 비밀이 새 나가 버리면 계약 내용을 들어 소송을 해도 얻을 수 있는 실익은 비밀준수 시와는 비교할 수 없이 적습니다. 비밀준수계약은 비밀을 지켜야 하겠다 결심한 주체에게만 일부 유효할 뿐입니다. 그 외에는 보다 조심해야 할 것이라는 경고의 의미 정도입니다.

    질문에서 다른 대행사들과도 비밀준수계약을 맺었다 하셨는데, 그런 경우라면 더욱 더 비밀준수 가능성은 낮아집니다. 동일한 비밀을 여러 이해관계자들이 안다면 해당 비밀 유출 시 유출 경로를 판단하기는 무척 어려워집니다. 반대로 비밀을 유출하는 주체는 활동이 훨씬 수월 해 집니다.

    말씀하신 내용이 그렇게 극도의 비밀을 준수해야 하는 성격의 것이라면, 해당 건에 대해 설명한 대상을 최소화하셨어야 합니다. 그렇게 때문에 위기나 이슈관리의 경우 비밀에 관한 건은 대부분 기업이나 셀럽이 여러 로펌이나 대행사를 만나지 않습니다. 비밀스러운 건은 대행사 쇼핑을 통해 처리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의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행사들을 만나 보기 원한다면, 상당히 제한되고 구조화된 설명과 질문을 통해 대행사에 대한 판별만 단기간에 실시하는 것이 좋습니다. 일반적으로 해당 비밀 건에 대해 여러가지를 설명하고, 자유롭게 대행사와 질의 응답을 나누게 되면 불필요한 수준의 구체적 비밀내용이 공유되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비밀과 관련한 건은 기본적으로 소프트사운딩(전문가의 이야기를 다양하게 들어보는 조사)같은 성격이 되면 안된다는 것입니다. 엄격하게 통제되는 인터뷰 같은 것이어야 합니다.

    그와 더불어 신뢰 못할 대상과는 해당 비밀 관련 내용을 공유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해야 합니다. 대행사 쇼핑을 하더라도, 각 대행사에 대해 정확하고 내밀한 사전 분석을 실행하고 소수 인력과만 만나 통제된 인터뷰를 진행하는 것이 낫습니다. 최소한 대행사측에게 대행사 소개를 부탁하는 수준의 콜드 미팅(상대를 모르고 하는 미팅)이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비밀은 자신의 입을 떠날 때부터 이미 비밀이 아닙니다. 그 비밀이 여러 상대에게 알려지면 더욱 더 비밀로서의 가치는 떨어집니다. 만약 그런 과정에서 보다 신중한 접근이 없으면 그렇게 지키려던 비밀은 이내 광고의 성격으로 변형까지 됩니다. 비밀준수는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대충해도 가능한 것은 더욱 더 아닙니다. 그래서 많은 비밀은 비밀로서의 가치를 잃게 되는 것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가만히 있는 것도 대응인가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내부에서는 지금 여러 논의가 많습니다. 상대 측에서 자꾸 사실과 다른 언론 플레이를 하고 있어서 그에 대해 우리가 무언가 대응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고요. 또 일부 의견은 그냥 무시하고 가자 하는 의견도 있습니다. 침묵하는 것도 대응이라 하는데,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지요?”

    컨설턴트의 답변

    일반적으로 기업이 침묵하는 경우는 상황이 자사에게 불리하거나, 가변성이 많거나, 당시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는 등 자사가 커뮤니케이션 하기에 적절하지 않은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이런 경우 굳이 커뮤니케이션 하게 되면 상황이 자사에게 더욱 불리하게 되거나, 가변성을 더 키우거나, 사실관계 외 여러 노이즈가 추가되는 결과가 예상되기 때문에 회사 스스로 커뮤니케이션을 통제하는 것이지요.

    그러나, 대응 전략으로서 의도적 침묵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상대가 존재하는 이슈대응시 상대 의도대로 자사가 움직이게 되는 경우입니다. 상대가 싸움을 걸어오면 대부분 기업은 그에 이내 반응하게 됩니다. 자사의 그런 반응을 상대가 이미 의도한 것인 경우, 게임 주도권은 상대에게 넘어가게 됩니다. 따라서, 이를 간파한 기업이라면 상대 도발에도 반응하지 않고 침묵으로 대응합니다. 상대의 의도를 무시하는 것입니다.

    상대의 노이즈 메이킹에 대응해야 하는가 대응하지 않아야 하는가 하는 판단은 자사가 대응하였을 때 과연 어떤 실익을 얻을 수 있는가에 대한 확인이 전제됩니다. 구체적 실익이 예상되지 않거나, 그 실익이 경쟁 커뮤니케이션에서 중요한 의미가 없을 때에는 침묵을 통한 무시 전략이 유효 할 수 있습니다.

    반면, 상대의 의도에도 불구하고 자사가 강력 대응하는 경우 확실한 실익이 존재하고, 그 실익이 판을 흔들거나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면 그 대응은 의미가 있습니다. 침묵 보다 더 나은 대응이 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쉽게 비유하면 그런 경우는 상대가 하룻강아지여서 범 무서운지 모르는 경우라고 할 수 있겠지요. 압도적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상대의 최초 의도를 무력화 할 수 있다면 강력한 대응은 좋은 선택입니다.

    현장에서 보면 상대의 도발에 제대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상대보다 강력한 명분과 유리한 사실관계 확보, 경쟁력 있는 대응 역량(예산 포함), 난타전도 감내할 수 있는 내부 결속, 실행팀의 자율성, 전사적 맷집(장기간의 혼란도 견뎌내는 펀더멘털) 등이 기반이 되어야 합니다. 물론 이러한 자산을 가지고도 때때로 전략적 침묵을 선택하는 기업도 있습니다. 이는 상황에 대한 전략적 판단에 의한 것이지요.

    하지만, 많은 기업은 그러한 기반이 충분하지 못함을 스스로 알고 있습니다. 일부 또는 상당 부분이 부족한 경우 단편적 대응은 아예 대응하지 않는 것만 못한 결과를 생산해 내는데, 그것이 문제입니다. 그런 경우에는 전략적으로 침묵을 선택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이롭습니다. 만약 상대 또한 위와 같은 기반에 부족함이 있다면, 그 도발은 조만간 둔화될 수 있습니다. 반응하기 보다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며, 상대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자사에 대한 이해가 우선이라는 의미가 되겠습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흔히 위기관리에 대해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지 말라’는 조언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평시 사소한 대응과 관리로 위기의 발아를 방지하면, 큰 위기는 발생되지 않는다는 의미 같은데요. 이게 상식적인 말이라 전사적으로는 강하게 와닿지가 않습니다. 어떻게 좀 피부에 와닿게 할 수 있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재미있는 질문이라 제가 한번 온라인 쇼핑몰을 찾아보았습니다. 그랬더니 호미는 다양한 제품이 많이 팔리고 있더군요. 일반적으로 꽤 쓸 만한 호미는 1-2만원대로 가격대가 있습니다. 반면 가래는 예전 농기구라서 그런지 찾기가 호미 만큼은 쉽지 않았습니다. 큰 삽의 일종으로 일부에서 4-5만원대로 판매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러고 보니 속담처럼 ‘호미(1-2만원)로 막을 것을 가래(4-5만원)로 막지 말라’는 조언은 위기관리 ‘비용’ 또는 ‘부담’으로는 그렇게 차이가 나지는 않는 비유인 것은 맞습니다. 그래서 아마 피부에 와닿지 않는다는 말씀을 하시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래서 일선에서 위기관리를 경험하며 반복적으로 목격해 보면 기업에서는 ‘호미로 막을 수 있는 것을 가래 정로도만 막아도 위기관리는 남는 장사’라는 생각을 많이 하시는 것 같습니다. 당연히 주판을 튕겨보면 그런 위기관리는 상당 수준 남는 장사일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왜 기업은 자사관련 위기를 두려워하고 골치 아파할까요? 고작 가래 가격 정도 수준이라 기회 비용에 비해 보면 결국에는 남는 장사라고 하는데 말이지요.

    사실 가래로 막아 낼 수 있는 위기는 위기라 정의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호미로 막을 수 있는 위기를 기업들은 종종 간과하다 가래는 커녕 포크레인으로도 막지 못해 고전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심지어 터진 둑을 감당해 내기 위해 포크레인 수십대를 동원해야 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그 포크레인들이 현장의 통합된 지시 없이 각자 터진 둑을 막기 위해 동분서주하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일사불란하게 현장의 지휘를 받기만 하면 포트레인 몇 대로도 물길이 잡힐 텐데, 각자 도생하기 위해 움직이다 보면 포크레인 수십대도 어림이 없게 되는 경우가 돼 버리곤 합니다. 한마디로 사후 위기관리도 못 해 아수라장이 되는 것이지요.

    호미다. 가래다. 그런 고즈넉한 그림을 머릿속에 그리게 되면 위기관리는 상당히 목가적인 모습으로만 임직원 머릿속에 자리잡게 됩니다. 앞으로 위기관리를 그릴 때에는 수십대의 포크레인이 엉겨 붙어 거대한 댐을 막아 서고 있는 모습을 떠올려 보십시오. 호미는 1-2만원이면 충분하지만, 포크레인은 한대당 수천에서 억원대까지 가는 장비입니다. 하루만 빌려도 돈 백만원은 줘야 부릴 수 있다고 합니다. 외주에 대한 비유겠지요. 호미나 가래로 막을 수 있는 위기를 포크레인 수십대로 막아야 할 상황으로 까지 방치한다면 더 이상은 남는 장사가 아닐 것입니다. 가래를 지우고, 포크레인을 떠올려 보시기 바랍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