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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A 이 혼란스러움은 어떻게?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가 A기업을 인수하는 작업을 하고 있는데, 피인수 예정인 A기업측 반발이 상당히 심각합니다. 저희가 아무리 러브콜을 보내도 그쪽 경영진의 공격성은 줄어 들지 않습니다. 계속해서 저희에 대해 부정적 여론전을 반복해 골치가 아픕니다. 이런 혼돈을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우선 M&A딜을 둘러싼 커뮤니케이션 환경의 전형적 특징에 대한 이해를 하시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자사의 딜이 이상한 것이 아니라 일반적인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실 겁니다. 거의 모든 인수 합병 딜에는 혼돈스러운 상황이 일정 기간 지속됩니다. 각 회사 발 루머나 플레이용 정보가 난무하지요. ‘업계에 의하면’이라는 출처불명의 플레이어들도 흔히 가세를 합니다.

    기사에 실린 정보가 상당히 중요한 대외비라도, 이를 기자에게 전달한 소스를 찾아낼 방법도 없습니다. 그 소스를 찾는 시간에 또 다른 정보가 기사화 되지요. 기자들은 어떻습니까? 딜에 대한 정보를 찾아 여기저기 헤맵니다. 당연히 그럴듯한 정보나 기사 프레임을 가진 측에서는 기자 접근을 강화하지요. 그에 대한 상대는 또 혼란에 빠지게 됩니다.

    이해관계자의 움직임도 큰 혼란의 기폭제가 됩니다. 임직원, 거래처, 업계 관계자들은 물론이고요. 거기에 심각한 경우는 정부 정치권 관계자들이 개입하고, 규제기관이나 사법기관까지 가세하게 되면 상황은 아비규환이 됩니다. 매일 쏟아지는 기사량이나 온라인의 여론 규모는 상상을 초월하게 되지요.

    이런 혼돈을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라는 질문을 하셨습니다. 가장 중요한 핵심은 인수 주체로서 ‘딜’ 그 자체에만 주목하고 그에 대한 목적과 목표에 우선 집중하시는 것 뿐입니다. 상황이 혼란스러울수록 그 딜에 대한 집중 전략은 의미가 있습니다. 옛 로마 스토아 철학자 세네카는 “자신이 항해해야 할 항구를 모른다면 어떤 바람도 도와주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핵심에 집중하고 목적과 목표를 챙기는 기업이 딜 성공에 유리하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상대방이 아무리 여론전을 하더라도 그 성질을 담담히 분석해 보십시오. 만약 그것이 단순 노이즈를 일으키는 성격의 것들이라면 이는 무시해야 할 가치가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에 대해 자사까지 티격태격 하는 (대응이 아니라 단순한) 반응을 한다면 이는 상대 의도대로 노이즈 시장에 함께 좌판을 열어주는 것이 됩니다.

    만약 상대가 지속하는 여론전 성질이 인수자인 자사의 ‘딜’ 자체에 중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성격의 것이라면, 그에 대해서는 강력 대응하고 상대의 움직임을 제한 시켜야 합니다. 이런 의사결정과 대응을 위해서 인수 기업에서는 상대의 여론전을 최대한 안정적 시각에서 분석하고, 중대한 성질을 띠는 경우를 위한 대응 준비와 역량을 갖추며 때를 기다릴 필요가 있습니다.

    반대측 피인수 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적대적 인수합병 딜에서 피인수 기업측이 노이즈를 발생시키며 저항하는 것은 일반적인 것입니다. 하지만, 그러한 노력에 성공하기 위해서라도 스스로 ‘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노이즈에만 집중해야 합니다. 우선순위를 두어 ‘딜’에 영향이 적은 아이디어라면 과감하게 생략하는 지혜도 필요합니다. 단기적으로 단순 노이즈만 풍성하게 내다 결국 인수 당해버린 기업들은 꽤 많습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어떻게 해야 신속 대응할 수 있나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항상 위기관리 전문가들이 신속한 대응을 강조하는데요. 저희 매뉴얼에도 신속하게 대응하라는 원칙적 내용이 적혀 있습니다. 그런데 고민은 어떻게 해야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고요. 또한 얼마나 빠르게 대응해야 신속한 것인지요?”

    컨설턴트의 답변

    먼저 간략하게 몇 가지 원칙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모든 상황에 신속하게 대처하는 것은 원칙이 아닙니다. 신속하게 대응해야 할 것에 대해서는 신속하게 대응하자가 더 옳은 원칙입니다. 거기에 더해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것은 신속하게 대응하자는 원칙도 현실적인 원칙입니다.

    위기관리 원칙에서 ‘무조건’이라는 원칙은 있을 수 없습니다. 상황에 따라 타겟에 따라 맥락에 따라 그 외 수많은 변수에 따라 대응 방식과 시점은 결정되어야 합니다. 대응에 대한 개념도 조금 정확하게 재구성해야 하는데요. 대응을 흔히 생각할 때 무언가 움직여서 활동하는 것을 상상합니다. 따라서 위기가 발생하면 ‘무엇이든 해보자’는 행동 중심의 주문이 떨어지게 되는 것이지요.

    그러나, 이슈관리나 위기관리 현장에서는 때때로 대응이 무대응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이 의미는 대응이라는 것이 행동적 의미도 있으며 동시에 행동하지 않는다는 의미도 포함한다는 것입니다. 상황을 숨죽이며 지켜보는 것도 대응이 될 수 있습니다. 일정기간 침묵하거나, 커뮤니케이션 창구를 통제하는 것도 대응이 됩니다. 무조건 움직여 커뮤니케이션하고, 사람을 만나고, 뛰어다니고 하는 것만 대응은 아닌 것이지요.

    신속하다 신속하지 않다는 평가는 예전에도 자주 설명 드렸지만, 이해관계자들의 평가가 기준이 됩니다. 상황이 발생되면 이해관계자들의 중심 여론을 잘 읽고 분석해야 한다는 이유가 그 때문이지요. 그들의 여론을 읽으면 어느 시점이 신속한 대응 시점인지 가늠이 됩니다. 최소한 이 정도 시점에서는 대응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다는 것입니다.

    내부적으로 신속한 대응을 하기 위해서는 두가지 전제가 있습니다. 첫째 전제는 해당 상황에 대한 최초 인지와 입체적 분석이 빨라야 합니다. 그래야 그에 의거한 의사결정 및 준비과정을 거쳐 신속함이라는 대응의 데드라인을 충족시킬 수 있습니다. 간단히 말해 미리 알고 있어야 빠르다는 것이죠.

    둘째 전제는 대응 주체가 상당한 훈련을 통해 의사결정과 대응 준비시간을 최소화해야 합니다. 언제든 어떤 상황이 발생해도 재빨리 움직일 수 있는 조직적 민첩성을 기르는 것이지요. 일부 상황 인지 시점이 늦더라도 대응까지 걸리는 시간은 짧게 가져가는 조직이 그런 조직입니다. 진격 명령을 기다리는 군대 개념과 같습니다.

    이상의 모든 핵심은 평시 자사가 어떤 관심을 가지고 무엇을 준비하는 가에 달려 있습니다. 준비해야 빨라집니다. 훈련해야 빨라집니다. 평시 준비와 훈련을 통해 달리기 출발 벨이 울리기 전에 운동화 끈을 단단히 메고 기다려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책임이 무서운 거 아닙니까?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위기가 발생되면 그로 인해 피해를 입거나 부정적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항상 회사측에 책임을 지라는 주장을 하는데요. 책임이라는 것이 말한마디로 되는 것이 아니라, 진짜 부담스러운 책임까지 져야 하는 경우가 많아서 ‘책임 지겠다’는 메시지는 좀 위험한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시는지요?”

    컨설턴트의 답변

    사실 위기를 관리하기 위해서는 ‘책임’이라는 고개를 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현장에서는 말 한마디로 책임이라는 고개를 일단 넘어보자 하는 경우가 있는데, 권장되지 않는 위기관리 방식입니다. 그것은 제대로 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기업들이 위기 시 위기관리를 위해 책임이라는 표현을 언급하면서도 마음속으로는 ‘가능한 적은 책임 또는 책임을 지지 않고 지나가기’를 바라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런 결과를 위기관리의 성공이라고 내부적으로 정의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특정 위기가 발생되었을 때 위기관리를 마치고 나서 ‘그나마 그 정도로 끝나서 다행’이라는 평을 하는 것에 그러한 인식 기반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책임을 인정하는 것을 어려워하고, 책임을 지기 부담스러워하고, 책임을 가능한 적게 진다면 좋겠다 생각하는 기업이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책임 지겠다’는 메시지를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은 진정성 없는 커뮤니케이션입니다. 그런 커뮤니케이션 이후 실제 제대로 된 책임을 지지 않고 시간을 끌며 넘어가려 한다면 더욱 더 그러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은 공허한 것입니다. 당연히 진짜 위기는 관리하지 못한 것이지요.

    책임짐이 중요한 것은 그로 인해 그 위기에 대해 기업이 가진 생각을 공중이나 이해관계자들이 이해할 수 있게 되기 때문입니다.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는 메시지는 위기의 발생에 대하여 위기관리 주체의 실수나 원인 제공이 있었다는 것을 인정한다는 의미가 됩니다. 이는 단순하게 미안하다는 의미를 넘어 앞으로 그와 관련하여 발생될 수 있는 모든 관련 문제들에 대해 적극적인 책임을 지겠다는 약속의 의미와도 연결이 됩니다. 더 나아가 그러한 책임을 전력을 다해 지고 나서, 그 이후 다시는 이렇게 책임질 일을 만들지 않겠다는 기업의 각오와도 연결되는 것입니다.

    공중과 이해관계자들은 기업의 책임지겠다는 메시지와 행동을 보며 해당 위기에 대한 비판이나 공격을 이내 자제하게 됩니다. 문제 원인을 기업이 정확히 인정하고, 그로 인해 파생되는 이후 문제들을 책임지고 해결하며, 더 이상 유사한 문제가 발생되지 않게 하겠다는 결심과 각오를 피력하는 기업에게 과도한 압력은 유효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기업이 그러한 결심과 각오를 기술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만으로 위기를 넘기려 하니 문제입니다. 공중과 이해관계자들은 그렇게 단순 무식한 대상들이 아닙니다. 제대로 책임 질 자신이 없다면 책임 지겠다는 커뮤니케이션은 하지 않는 것이 더 나을 수 있습니다. 위기관리에 큰 어려움이 있겠지만, 함부로 책임 지겠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은 더 큰 위기를 가져올 수 있으니 자제하라는 의미입니다. 책임을 회피하며 위기관리에 실패해 얻는 피해와 온전히 책임을 질 때 얻는 부담을 상호 비교 해 이로운 방향으로 결정하면 되겠습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매뉴얼과 훈련 뭐가 더 중요한가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가 내년도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 플랜을 짜고 있습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 예산이 넉넉하지 않아 한 번에 다 끝낼 수는 없어 순서대로 하려고 합니다. 크게 시스템 구축 영역을 보니 위기관리 매뉴얼 부분과 위기대응 훈련 부분이 있더군요. 그 둘 중 어떤게 더 중요할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 문의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질문입니다.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에 있어 가장 근간이 되는 것은 물론 위기관리 매뉴얼이 되겠습니다. 위기관리 매뉴얼 개발 작업은 해당 기업에게 발생될 수 있는 위기 유형을 정리해 보고, 그 각각을 깊이 있게 공부해 보는 아주 좋은 기회가 됩니다.

    위기를 관리함에 있어서 갖추어야 할 인적 구성이나 역할 책임 그리고 프로세스에 대한 고민도 여럿이 같이 하게 됩니다. 그에 더해 어떻게 각 위기를 미연에 완화 또는 방지할 수 있을 것인지도 고민하게 됩니다. 실제 위기가 발생되었을 때 필요할 수 있는 대응 자산에 대한 준비도 시작하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위기관리 매뉴얼 개발 작업에는 상당히 많은 자산 투입이 필요합니다. 일단 매뉴얼 개발을 위해 다양한 서베이와 워크샵이 진행되게 됩니다. 개발작업에 투입되는 담당인력도 상당수 필요합니다. 기간에 있어서도 수개월이상 소요되고, 그 기간 동안 전담인력들이 상시 운영되어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외부 대행사와 함께 협업하더라도 그러한 자산 투입은 크게 달라지지 않습니다.

    위기관리 훈련은 일반적으로 위기관리 매뉴얼이 구축된 후 진행된다는 특성이 있습니다. 위기관리 매뉴얼이 지정한 인력들이 대상이 되고, 매뉴얼에 적시된 프로세스를 그들이 실제 경험하고 점검해 숙지한다는 목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매뉴얼이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는 상태에서 또는 매뉴얼과 무관하게 위기관리 훈련을 진행할 수도 있겠지만, 매뉴얼이 전제되는 훈련이 훨씬 효과는 좋습니다.

    위기관리 훈련은 앞에서 설명 드린 위기관리 매뉴얼과는 다르게 그 과정에 투여되는 자산 투입이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외부 대행사와 협업한다고 하면 추가적인 인력 투입이 없이도 훈련 진행이 가능은 합니다. 훈련 기간이나 예산에 있어서도 매뉴얼 작업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위기관리 매뉴얼은 비유하자면 여행을 떠날 때 지도를 만드는 것과 같습니다. 지도를 만들었다면 그 지도를 숙지하고 나아갈 방향과 길을 반복 예상해 보아야 더욱 편안한 여정이 가능해집니다. 하지만 여행자가 지도를 만들었다는 것은 지도 자체를 공부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실제 미리 길을 가보고 주변상황을 살피고, 걷는 운동을 하며 반복적으로 길을 떠나 보는 연습을 해야 지도도 그 진짜 존재 목적이 생겨나게 됩니다. 만약 지도 없이 길을 가는 연습만 한다면 그것도 완전한 여행을 보장하지는 못할 것입니다. 목적지와 목표가 없이 길만 걷는 것을 상상해 보십시오.

    그럼에도 위기관리 매뉴얼과 위기관리 훈련 중 하나만 해야 한다면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하는지를 질문하신다면, 저는 위기관리 훈련을 진행하시라는 조언을 드립니다. 투입되는 자산 규모가 적고 기간도 짧게 걸릴 뿐더러, 훈련 받는 임직원들이 보다 실질적인 경험과 프로세스를 숙지하게 되어 좀더 쉽게 사내에 위기관리 분위기가 조성될 수 있습니다. 다양한 훈련을 먼저 실행하고, 때를 정해 위기관리 매뉴얼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것도 현실적 조언일 수 있겠습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미리 준비를 하면 좋은 점?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실무그룹에서는 이번 이슈가 수면위로 떠오를 때를 대비해 미리 준비하자는 의견이 많습니다. 그러나, 윗선에서는 예산까지 들여 미리 준비해 우리가 실제로 얻을 수 있는 것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 있는지를 물으시네요. 준비해 대응하면 어떤 이익이 있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이슈관리나 위기관리에 있어서 ‘미리 준비해 대응하면 좋다’는 말은 누구나 하고 모두가 공감합니다. 그러나 한발 더 들어가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무엇이 좋은가라는 기본적 질문에는 답변이 빨리 나오지 않는 것 같습니다. 일단 준비해서 대응하면 무엇이 좋은가? 이런 질문 이전에 ‘준비해서 대응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을 가져야 합니다.

    반대로 준비하지 않고 대응하는 것은 당연하지 않은 것이고, 많은 경우 실패로 연결된다는 것이 상식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준비해 대응하는 것이 당연한 이유는 첫째, 준비하지 않은 대응은 대응의 시점이 늦습니다. 문제가 불거진 직후 대응해야 하는 상황에서 회사는 대응을 위한 준비를 그 때부터 시작하게 되기 때문이지요. 100미터 달리기 경기를 하는 상황에서 출발 신호가 울렸는데, 선수가 그 때부터 신발끈을 메기 시작하는 모습을 상상해 보시면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준비해서 대응해야 하는 것이 당연한 둘째 이유는 준비하지 않은 대응은 전략적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대응 전반에 전략성이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사전에 대응을 준비하게 되면 관련 실무자들과 의사결정자들은 좀더 다양한 상황 시나리오를 머리에 그리게 됩니다. 각종 변수나 반응도 더 많이 고민해 볼 수 있습니다. 그에 따라 실제 대응에서는 전략성이 상승됩니다. 준비하지 않고 대응하다 보면 자꾸 이것 저것을 현장에서 시도해 보게 됩니다. 이슈나 위기가 발생한 현장이 실험실이 되 버리는 것이지요. 당연히 공중이나 이해관계자들은 회사가 오락가락 하는 것으로 인식하게 됩니다.

    준비가 당연한 세번째 이유는 준비한 위기관리 주체는 대응에 있어서 유연하게 됩니다. 앞에서도 말씀드린 바와 같이 좋은 전략을 고민해 본 회사는 이슈나 위기 상황이 급격하게 변화하며 불거지는 각종 변수에 대한 대응이 훨씬 유연합니다. 사전에 각종 변수들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지요. 공중이나 이해관계자들이 볼 때 회사가 상당히 침착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네번째 준비가 당연한 이유는 이슈나 위기관리 실행에 있어 대응부서와 담당자간에 역할과 책임이 뚜렷하게 지켜진다는 것입니다. 미리 축구 대회를 준비한 대표팀이 실제 경기에서 일사불란하게 각자 포지션에 주어진 역할을 다하는 것을 상상하시면 됩니다. 준비하지 않고 대응에 나선 회사는 낯선 사람들끼리 모인 동네 축구처럼 경기 시 공을 따라 여러 명이 우르르 몰려 다니기만 합니다. 각 부서에게 어떤 역할과 책임이 맡겨져 있는지, 대변인은 어떤 부서의 누가 되어야 하는 지와 같은 것은 사전에 준비하는 것이 당연한 것입니다.

    이 외에도 사전에 준비해 대응하는 것이 당연한 이유는 차고 넘칩니다. 위분들이 구체적으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 물으신 이유는 아마 실무그룹이 사전에 어떤 준비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계획을 물으신 것이라고 봅니다. 좀더 철저하게 준비해 상황이 발생되면 더욱 잘 대응하라는 요청이기도 할 것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잘 안될 것이라는 것을 전제로?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는 아주 훌륭한 기업 철학을 가지고 있고, 각종 원칙과 컴플라이언스 등이 강력해 위기발생 가능성이 타기업에 비해 낮다고 보고 있습니다. 위기관리팀도 매뉴얼 기반으로 잘 훈련되어 있고요.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발전적 비관주의를 견지하라는 조언을 하더군요. 그 이유는 무엇인지요?”

    컨설턴트의 답변

    사실 위기관리는 ‘잘 되어 있다, 다 갖추어져 있다, 잘될 것이다’는 낙관주의에 기반해 있으면 위기 시 현실적 한계와 변수로 더욱 더 어려워질 수 있는 분야입니다. 그 이유는 위기의 특성에 기인하는데요. 위기라는 것은 아무 문제나 이상이 없는 데에서 발생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일단 위기가 발생되었다면 그 원인은 무엇인가 잘 되어 있지 않았거나,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았던 부분이 있었거나, 잘 되지 않았다는 의미일 수밖에 없습니다. 평소 낙관주의를 가지고 있다가 갑작스럽게 위기를 맞게 되는 기업은, 회사와 관련된 비관적 발견이 속속 모습을 드러내는 상황이 되면 이내 발전적이지 못한 비관주의로 빠지거나, 무시, 외면이나 침묵을 선택하게 됩니다.

    물론 ‘우리는 위기를 관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은 필요합니다. 하지만 그런 자신감도 실질적 평시 위기관리 노력과 투자 위에 성립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우선 어떤 문제라도 언젠가는 발생될 수 있다는 전제가 필요합니다. 경쟁사나 타사에게 발생된 위기를 바라보면서 ‘저런 위기가 우리 회사에게도 발생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그에 대비하자’는 공통된 인식이 중요합니다.

    반대로 ‘저 회사라서 저런 위기를 겪는 것이고, 우리는 달라서 저런 위기는 발생되지 않을 것이다’는 인식을 가지게 되면 아무 발전은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억지로 위기의식을 조장하거나, 부풀려서 위기대응에 과도한 투자를 하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위기 요소는 항상 존재하고, 그 요소가 어떤 계기를 맞아 수면위로 떠오르는 시기가 있을 것이라는 사실에 대한 정확한 인식과 확신을 가지라는 것입니다. 그 위기 요소를 구체적으로 들여다보고, 평시에 관리해 나가는 노력을 포기하지 말아야 합니다. 더 나아가 그 위기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발생되면 우리 회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가? 대응에 있어서 무엇이 어떻게 필요한가를 고민해 볼 가치도 있습니다.

    여러 위기 사례를 분석해 보면 위기 이전에는 잘되어 있고, 갖추어져 있고, 잘될 것이라 자랑하던 위기관리 주체가 많습니다. 그러나 위기를 맞은 이후에는 자사에게 잘되어 있었지만 이런 이런 문제가 있었고, 잘 갖추어져 있었지만 그것을 활용하지 못했다, 잘될 것 같았는데 현실적으로는 어려웠다는 사후 해명을 접하게 됩니다. 이는 단순히 회사 자랑만으로 사람들을 속이려 했던 것은 아닐 것입니다.

    평시에 일반적으로 사내에 팽배한 낙관주의는 경계해야 합니다. 대형 위기를 경험해 본 실무자들은 이해할 것입니다. 아무것도 제대로 되는 것이 없고, 대응할 수 있는 방법도 극히 제한되고, 여러가지가 뜻대로 되지 않는 상황이 위기 상황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낙관주의보다는 발전적 비관주의가 보다 나은 자세라고 하는 이유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건전한 언론관은 왜 가져야 하나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정치인들이야 언론에 대해 건전한 철학을 가지고 그들을 대하는 게 당연해 보이는데요. 기업은 기업으로서 영리적 목적을 추구하는데, 왜 언론에 관해 건전한 언론관을 가져야 한다고 하는 걸까요? 기업이 보는 언론은 불가근 불가원 수준이면 되지 않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사회적으로 소통에 대한 관심과 수요 그리고 공급이 대폭 증가하면서, 기업에게도 사회가 정무감각을 요구하는 환경도 정착되었습니다. 예전 정치인은 정무감각이라고 해서 특정 이슈에 대해 국민 여론과 여러 반응을 미리 또는 현장 감지하여 의사결정에 감안했는데, 기업도 그런 동일한 프로세스를 밟게 된 것이지요.

    그러한 정무감각을 따질 때 빼 놓을 수 없는 플레이어가 바로 언론이 되겠습니다. 최근에는 온라인 여론을 비롯 다양하게 여론의 흐름을 확인 할 수 있는 시스템이 생겨나 언론이 중심이었던 예전과는 다른 토양이 되었습니다만 아직까지도 언론의 영향력은 무시할 수 없습니다.

    정치인 중에서도 건전한 언론관을 가지지 못한 정치인은 언론을 대함에 있어 일희일비 하는 모습을 보이고는 합니다. 그때 그때 다른 잣대로 언론을 다루려고도 하지요. 더 나아가 언론을 스스로 통제할 수 있다고 믿는 경우까지 있습니다. 한마디로 그런 정치인은 건전하고 정확한 언론관을 가지지 못한 불행한 분입니다.

    기업의 핵심 경영진이 보다 나은 언론관을 가지게 되면, 기업 차원에서 언론을 대할 때 상당히 안정적인 모습을 띄게 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기사 하나 하나에 일희일비 하지 않게 되지요. 기업을 둘러싼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영향력자 사이에서 아주 의미 있는 역할을 하는 언론 자체에 큰 가치를 두기 때문입니다.

    건전한 언론관을 지닌 기업은 결코 언론을 통제가능한 대상으로 보지 않습니다. 물론 통제관련 권력을 보유한 정치인들과는 다른 입장이지만, 그럼에도 흔히 이야기하는 광고나 협찬을 통한 언론 통제에 대해서도 일정 선을 긋습니다. 그렇게 언론을 핸들링해서 기업이 중장기적으로 얻는 실익이 많지 않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영리한 것이지요.

    기업이 언론을 정확하게 바라보고, 건전한 철학을 바탕으로 언론을 중요한 플레이어로 상대한다면 기업은 언론과 성공적으로 공존할 수 있습니다. 평시나 위기시에도 그 기반 위에서 기업은 보다 전략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언론과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게 됩니다. 기업이 언론과 성공적으로 공존하게 될 때 상호간에는 신뢰(trust)가 자리잡게 되기 때문입니다.

    기업이 건전한 언론관을 보유하게 되면 될수록 기업과 언론간에는 신뢰가 두껍게 쌓이게 됩니다. 그러한 자산은 기업 경영을 넘어 해당 기업이 가진 사회적 가치까지 성장시켜 줍니다. 일부 잘못된 언론관을 가진 정치인 일수록 점차 결핍되어지는 것은 자신에 대한 국민의 신뢰입니다. 그들에게서 기업은 반면교사를 얻어야 할 것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왜 우리의 위기관리를 쇼라고 할까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는 이번 위기관리를 진정성을 가지고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여러 메시지도 전달하고, 다양하게 VIP가 나서서 각종 활동을 이어 나가면서 위기를 관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이런 저희 위기관리를 쇼 한다, 퍼포먼스 한다며 비판을 합니다. 어떤 문제가 있는 것일 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위기관리에 있어서 중요한 주제 중 하나라고 봅니다. 한마디로 위기 시 위기관리 주체가 어떻게 진정성을 표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인데요. 이런 고민은 직접적으로 위기관리 결과와 이어지기 때문에 상당히 중요합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위기관리 주체의 활동을 보며 ‘쇼다’ ‘퍼포먼스’다 하고 평할 때에는 몇 가지 주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가장 큰 이유가 그 활동에 강력한 메시지가 같이 전달되지 않는 경우입니다. 강력한 메시지는 모든 활동에 의미를 부여합니다. 맥락과 상황에 맞는 적절한 메시지는 매우 큰 힘을 발휘합니다. 만약 정성 드려 진행한 위기관리 활동이 제대로 비춰지지 않는다면, 그와 함께 전달했던 메시지를 재검토하셔야 할 것입니다.

    반대로 강력해 보이는 메시지는 있는데, 그와 연관된 활동이 없다면 그것도 사실 문제입니다. 이런 경우에는 말뿐이다, 행동을 보여주지 않는다는 등의 비판이 나오게 됩니다. 결과적으로 행동과 메시지는 항상 함께 움직여야 하는 샴 쌍둥이 같은 성질을 지닙니다. 어느 한쪽이라도 부족하거나 생략되어서는 안 되는 것이지요.

    맥락과 상황에 맞는 적절한 메시지란 그럼 어떤 것일까요? 그것은 그리 어려운 개념이나 전략적 인사이트가 필요한 대상은 아닙니다. 공중이나 이해관계자들의 인식과 의견, 감정을 그대로 분석해 보면 어느 정도 방향성이 드러납니다. 현재 이와 같은 상황에서 그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으며 어떤 느낌을 가지고 있는지를 그대로 받아들여 위기관리 주체의 위기관리 의도 속에 녹여 내야 합니다.

    그들이 이번 위기로 인해 많이 슬퍼한다면 위기관리 주체는 최대한 함께 슬퍼하는 입장을 견지하며 메시지도 그에 맞추어 지속적으로 전달해야 합니다. 그런 메시지를 보다 가시화하고 강화 시킬 수 있는 활동을 고안해 실행해야 합니다. 그들이 슬퍼하는 수위에 메시지와 활동을 맞추고, 그 수위를 압도하여 실행하게 되면 보다 나은 결과를 얻게 됩니다.

    단순하게 공중이나 이해관계자들에게 감동을 주어야 하겠다, 진정성을 나타내야 하겠다, 무언가 이미지를 전달해야 하겠다, 인식을 획기적으로 바꿔야 하겠다는 식으로 위기관기 주체의 일방적 생각이 기반이 된 활동에서는 제대로 된 메시지도 전달되기 어렵습니다. 이런 경우 대부분 그들은 위기관리 주체의 활동에 대해 이질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지요.

    가장 중요한 것은 위기관리 주체의 생각이나 의지가 아닙니다. 위기를 둘러싸고 있는 공중과 이해관계자들의 인식과 감정이 중심입니다. 그들에게 공감 받고 싶다면, 위기관리 주체 스스로 자기만의 생각과 의도를 우선 내려 놓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들이 원하는 방향을 함께 바라보면서 그 방향에 위기관리 주체의 위기관리 의도를 녹여낼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그냥 쇼나 퍼포먼스로 위기관리가 추락해 버릴 뿐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이번 위기는 불가항력이었거든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가 볼 때 이번 위기는 말 그대로 불가항력이었습니다. 사전에 아무리 대비했어도 관리가 어려울 위기였지요. 그나마 사후 위기관리를 열심히 했으니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컨설턴트께서는 왜 이번 위기를 불가항력적이라 커뮤니케이션 하지 말라고 하시는 건가요?”

    컨설턴트의 답변

    위기 시 관리 주체는 좀 더 나은 위기관리를 위해 위기관리 목적의 커뮤니케이션을 합니다. 그것을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이라고 하지요. 이러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서 위기관리 주체가 전달하는 ‘OOO때문에 위기관리가 어려웠다’는 불가항력적 메시지는 다음 같은 문제가 있어 보다 심각하게 경계해야 합니다.

    첫째, 위기관리 주체가 위기 발생 원인을 타자에게 전가하는 느낌을 주어 문제입니다. 여기에서 문제 핵심은 ‘전가 (轉嫁)’입니다. 그 위기 원인으로 ‘전가’하는 대상이 자연이나 무생물이면 모르는데, 대부분 위기 시 ‘전가’ 대상은 이해관계자, 공중, 피해자라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자칫 끓는 기름에 물을 붓는 결과로 이어지는 경우도 생기지요.

    둘째, 사전에 위기관리 주체가 해당 위기를 정확하게 예상하지 못했다는 실토라서 문제가 됩니다. 공중이 해당 메시지를 듣고 위기관리 주체의 사전 위기 대비 역량에 대한 불필요한 의문을 갖게 되는 것이지요. 일부 공중은 왜 그런 당연한 예상도 하지 못했는가 질문하게 됩니다.

    셋째, 위기관리 주체가 사전 위기 대비보다는 사후 데미지 컨트롤에만 의미를 둔다는 느낌을 주어 문제입니다. 사후 데미지 컨트롤은 아무리 준비해도 어려운 게 당연합니다. 그것 만을 두고 불가항력이라 이야기하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지요. 사고로 죽거나 죽어가는 사람을 살리는 것 보다 사람을 사전에 죽지 않게 하는 것이 더 쉽다는 것은 진리입니다.

    넷째, 위기관리 주체의 위기관리 의지를 의심하게 해서 문제가 됩니다. 해당 메시지를 들은 공중은 위기관리 주체가 위기관리에 실패하니 사후 불가항력 핑계를 댄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이 부분이 가장 큰 문제인데, 이 불필요한 ‘때문에’ 메시지를 통해 위기관리 주체가 얻을 수 있는 실익은 전혀 없습니다.

    ‘때문에’ 메시지 보다 ‘불구하고’ 메시지가 좀더 나은 전략적 선택입니다. ‘불구하고’ 메시지를 정확하게 커뮤니케이션 하기 위해서는 위기관리 주체가 위기의 원인을 전가하지 않고 (리더십을 가지고), 실행했던 사전 대비 활동을 충분히 설명해야 합니다. 또한 그에 기반한 사후 관리 활동을 설명하고, 위기관리 주체의 강력한 위기관리 의지까지 표현한 뒤에 해당 메시지를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단, 여기에서 위기관리 의지는 흔히 보여지는 사후 데미지 컨트롤 의지가 아닙니다. 데미지 컨트롤은 그냥 공기처럼 당연한 것이니까요.

    이 모든 전제를 강조해야 ‘그러했음에도 불구하고’ 메시지는 효과를 발휘합니다. 그 후 여론이 스스로 ‘아…이번 위기는 진짜 불가항력이었구나’하는 공통된 평가를 내리는 것이지요. 위기관리 주체 스스로 불가항력을 선제적으로 이야기하면 기본적으로 순서와 주체가 틀린 것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왜 밉상 기업이 되었을까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최근 모 기업 위기 케이스를 보면 그 기업이 이미 국민들에게 밉상 기업이 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타사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문제가 그 기업에게 일어나면 세상이 떠들썩 해 지네요. 그렇게 일개 기업이 국민적 밉상 기업이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온라인 상의 여론화가 일상화되면서 말씀하신 것처럼 국민적 ‘밉상 기업’ 현상이 잦아지고 있습니다. 그런 기업에게는 가끔 부정 이슈나 위기가 발생되면 국민들 사이에서 금세 “또야?” 같은 반응이 생겨납니다. “그럴 줄 알았어” 같은 부정적 인식도 초기부터 고착화됩니다. 해당 기업에게는 정말 힘들고 어려운 위기관리 환경이 주어지는 것이지요.

    일단 그런 기업이 국민적 밉상으로 자리매김하게 된 직접적 이유를 돌아보기 보다는, 그런 기업이 종종 간과하는 위기관리 원칙들을 살펴보는 것이 다른 많은 기업에게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하단과 같은 원칙을 지키는 기업은 위기를 겪더라도 최소한 밉상 까지는 되지 않을 것입니다.

    첫째, 일반 기업은 독특하고 희귀한 위기상황을 만들지 않습니다. 흔히 ‘뉴스 가치’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부정 이슈나 위기 형태 자체에 세상이 떠들썩 할 만한 뉴스 가치가 부족하다면 해당 케이스로 인해 기업이 밉상이 되는 경우는 드뭅니다. 뉴스 가치가 충분 할 만큼 특이하고 때때로 기괴하기까지 한 위기 형태는 극히 경계해야 합니다.

    둘째, 일반 기업은 그런 이상한 위기를 여러 번 반복하지도 않습니다. 한번 발생한 기괴한 위기 형태를 반복하지 않는 기업은 국민의 기억이 사라지면 자연스럽게 일반 기업으로 돌아갑니다. 일반 기업은 유사 위기는 말할 것도 없지만, 다른 기괴한 위기도 새롭게 발생시키지 않습니다. 다양하게 기괴한 위기를 발생시키는 것을 절대 경계하기 때문입니다.

    셋째, 일반 기업은 기괴한 위기가 발생되었더라도 과감하게 위기대응 합니다. 피치 못하게 또는 불행하게 이상한 위기가 발생되었다고 해도, 일반 기업은 그에 맞게 더욱 더 과감하게 위기관리를 합니다. 적극적 피해 복구, 수준 높은 보상 또는 배상, 책임감 있는 처신과 메시지로 당시 사회적 여론에 공감하며 사후 데미지를 일관성 있게 관리해 나가려 노력합니다.

    넷째, 일반 기업은 명성이 높은 만큼 책임감도 높이 가져 갑니다. 기업의 강한 명성이 부정적 위기나 이슈에 대한 갑옷이 되는 것이 아닙니다. 강한 명성에 걸 맞는 기업 구성원의 책임감과 실천이 위기나 이슈에 대한 전략적 갑옷이 되는 것입니다. 명성이 우리를 보호해 줄 것이라고 믿기 보다는 명성을 잃지 않기 위해 기하는 끊임없는 노력이 우리를 보호해 준다고 믿어야 합니다.

    국민적으로 기업이 밉상이 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위와 같은 여러 노력을 전혀 기울이지 않는 경우에만 겨우 그런 결과를 맞게 될 뿐입니다. 만약 자신의 기업이 혹시 국민적 밉상 기업이 되지는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있다면 위와 같은 원칙에 대한 주목과 노력에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국민적 밉상 기업이 되는 것은 어렵지만, 밉상 기업에서 탈출하는 것은 훨씬 더 어렵다는 것을 꼭 기억하셔야 합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