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컨설팅·에이전시

  • 예상할 수 없었는데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이런 사고는 저희가 사전에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대응 체계가 사전에 적절하게 세워지지 못한 것이지요. 창사 이래 처음 겪어 본 사고 수준이라 대비책도 적절하지 못했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피치 못한 상황에 대해서도 위기관리 체계를 세워야 하나요?”

    컨설턴트의 답변

    위기 시 해당 위기를 예상하지 못했다 거나, 예상 수준을 넘어섰다는 사후 해명은 상당히 조심하셔야 합니다. 예상하지 못했다는 기업 주장은 종종 사람들의 반론이나 비판에 직면하게 됩니다. 공중과 이해관계자들은 기업측의 예상 못했다는 해명을 사전적 위기 대비가 미비했다는 의미로 받아드립니다.

    기업이 예상하지 못할 위기는 극히 드뭅니다. 얼핏 생각하면 예상 못했던 것처럼 보이지만, 조금만 더 신중한 사전적 고민과 숙고가 있었다면 충분히 예상가능 했던 위기 유형들이 많습니다. 위기관리 전문가 사이에서는 “하늘 아래 새로운 위기 없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기업은 위기를 적절히 예상하지 않았을 뿐입니다.

    대부분 위기는 전례가 있습니다. 자사 전례가 있었을 수도 있고, 경쟁사들에게서도 전례를 발견 할 수 있습니다. 최소한 타업계 타기업에서도 전례는 분명히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단, 기업들은 그런 위기 유형이 자사에게 발생할 것이라 예상하지 못했을 뿐입니다. 위기관리 관점에서는 안일했던 것이지요.

    발생 가능성이 낮다거나, 발생한다면 이정도 수준일 것이라며, 예상 수준을 잘 못 판단했다 해도 그것이 기업을 위한 정상참작의 중요한 기반이 되지는 않습니다. 공중은 기업측에서 과연 어떤 수준으로 위기 상황을 예상했길래 결과가 그렇게 부정적이었는지를 궁금 해 할 것입니다. 사전 예상 수준에 따른 대비 및 대응책 또한 적절했는가를 구체적으로 따지게 됩니다. 상당수의 경우 기존에 가지고 있다 주장한 대비 및 대응책 자체도 의미 있는 수준은 아닐 가능성이 높습니다.

    위기가 발생되면 공중과 이해관계자들이 인식하는 심각성은 상황 그대로가 기준이 됩니다. 당연히 위기관리 주체인 기업은 그 인식된 심각성에 맞는 수준의 대응을 요구받습니다. 성공한 위기관리는 공중 및 이해관계자들의 그러한 요구를 충족시킨 것입니다. 일단 그런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했다면, 그 이후 기업이 아무리 해명해 보아도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만약 기업측에서 계속해서 예상할 수 없던 위기였고, 예상 수준이 아니었다고 주장하려면 해당 위기 유형은 역사상 또는 근래 들어 발생했던 전례가 전혀 없는 것이어야 할 것입니다. 국가간 전쟁과 외계인의 지구 침공 같은 상황간 차이를 떠올리시면 되겠습니다.

    또한 예상 수준을 논하려면 실제 발생된 위기는 공중과 이해관계자들에게 공히 재앙적 공감대를 형성하게 할 만큼 특수한 경우여야 합니다. 기존 대부분의 전례 수준을 훨씬 뛰어 넘는 것이어야 하는 것이지요. 이런 경우 기업이 사후에 예상 수준에 대한 해명을 굳이 하지 않아도 공중과 이해관계자들 간에는 이미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을 것입니다. 이런 두가지 전제가 아니라면 예상 못했고, 예상 수준을 넘었고 같은 기업의 해명은 가능한 피해야 합니다. 이는 구차한 변명으로만 해석되기 때문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설마 그렇게 되겠어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전문가들이 다양한 위기유형과 시나리오를 개발해 놓아서 그 내용을 보면 설마 그런 위기가 발생될 수 있을까 하는 것들이 많습니다. 사실 기업하는 입장에서 그렇게 설마 설마하는 모든 상황들에 주목해서 꾸준히 투자하기는 어렵지요. 가능성에 따라 우선순위를 두어야겠지요?”

    컨설턴트의 답변

    말씀대로 우선순위라는 것은 매우 중요한 것입니다. 우선순위 없는 단순 나열이나 분류는 실제 위기나 이슈관리에 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백과사전식 유형 나열일 뿐이지요. 예전 학교에서 시험을 볼 때도 중요한 기출문제들이 있었습니다. 그중 상당수는 이미 여러 번 출제되었던 문제들이지요. 그게 우선순위입니다.

    또한 회사 입장에서 볼 때 발생 가능성을 기준으로 하되, 발생시 예상되는 데미지를 두번째 기준으로 삼아 입체적 우선순위를 부여하셔야 합니다.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지만, 일단 발생된다면 회사에 크나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기 유형에는 상당한 우선순위를 부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발생 가능성이 높다고 분류된 위기 유형들을 보면 또 의외로 미연에 방지 또는 해결해 버릴 수 있는 성격의 것들이 많습니다. 최소한 위기 유형별로 관리 임무를 담당 부서에 배분시킬 수도 있습니다. 전사적으로 매달려 관리해야 할 수준이 아닌 것은 과감하게 해결해 버려야 조직적 부하가 해소됩니다.

    질문에서 설마라고 하셨습니다만, 우리 옛말에 “설마가 사람 잡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설마라는 개념은 발생 가능성이 낮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나, 그 가능성 낮은 사건이 발생되어 ‘사람을 잡게’되는 결과는 발생 시 데미지가 대단히 크다는 의미일 수 있습니다. 즉, 사람을 잡을 수 있는 설마의 위기 유형은 필히 관심을 두셔야 합니다.

    이에 더해 여러 기업에서 궁금해하는 부분이 있는데, 자사에게 발생 가능한 위기 유형을 수십개에서 수백개 뽑아 우선순위에 따라 분류하고, 다시 그 각각의 대응 프로세스와 방안을 만들어야 하는가 입니다. 우선 간단하게 답을 말씀드리면, 그렇지 않습니다.

    특성과 우선순위에 따라 분류된 위기 유형A,B,C,D가 있다고 해 보시죠. 그 각각에 대해 대응하는 프로세스를 각각 정리하다 보면 대부분 실무자들은 그것들이 상당부분 서로 유사하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모든 위기 유형의 대응 주체가 일정하기 때문에 각기 다른 유형이라도 대응하는 프로세스는 일정할 수 밖에 없는 것이 당연한 것입니다. 유형별로 전혀 다른 주체나 프로세스 그리고 대응방안이 수없이 다양하게 준비될 필요는 없다는 것이지요.

    핵심은 어떤 위기 유형이 우리 회사의 가장 중요한 관리 대상인지를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관리 주체인 위기관리팀이 그 다양한 위기 유형을 실제와 유사한 환경에서 반복해서 관리해 보는 시뮬레이션을 해 보면 됩니다. 그때 그때 유형에 따른 변수들을 놓고 의사결정 해 보자는 것입니다. 대응 주체, 프로세스와 대응 방식은 거의 유사하지만, 변수에 따른 의사결정 내용은 천차만별일 수 있으니 그에 대한 경험과 투자를 좀 더 해 보셨으면 합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사회적 주목을 관리하라고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기업에게 위기나 부정 이슈가 발생되면 대응 전략은 어떤 방향성을 가져야 할지 궁금합니다. 일단 피해를 최소화하고, 책임 질 일은 책임지고, 반대로 무리한 여론 공격은 방어해내고 하면 될 텐데, 컨설턴트께서 말씀하신 사람들의 사회적 주목을 관리하라는 의미는 어떤 것인지요?”

    컨설턴트의 답변

    말씀하신 대로 기업에게 위기나 부정 이슈가 발생되면, 가장 중요한 대응의 방향성은 ‘공중이나 이해관계자들의 주목도를 낮추는 것’이 되야 합니다. 위기나 이슈를 들여다보면, 그것이 어떤 유형이든 일반공중이나 이해관계자들 상당수가 집중적으로 주목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사회적 주목을 받게 되지요.

    만약 사람들이 별로 주목하지 않고, 관심 두지 않는 것이라면 그 위기나 이슈는 진짜가 아닐 수 있습니다. 내부적으로는 패닉에 빠졌어도, 아무도 관심 없는 상황을 위기나 이슈로 정의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형 위기나 이슈는 항상 사람들의 주목을 모으는 것들입니다.

    그 위기나 이슈의 중심에 있는 기업은 당연히 해당 상황과 관련된 공중 및 이해관계자들의 엄청난 주목도를 신속하게 낮추는 방향으로 움직여야 합니다. 예전에는 기업의 문제에 대한 언론 기사를 빼거나 수정하려고 노력하면서 공중 및 이해관계자 주목도를 관리하려 하기도 했습니다.

    위기와 이슈관리 전략에 있어 신속한 사과, 해명, 과감한 개선 조치 발표, 재발방지대책의 공표, 책임자의 퇴진, 후한 피해보상, 리더의 가시성 확보 등의 실행은 바로 사회적 주목도를 어떻게 든 낮추어 보려는 목적으로 행해지는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이를 통해 주목도가 낮아지면 해당 관리 전략은 효과적이었다는 평을 받게 됩니다.

    반대로 적절하지 못한 대응은 발생된 위기나 이슈에 대한 사회적 주목도를 오히려 증가시키거나 계속해서 유지되게 만든다는 특성이 있습니다. 전략적이지 못한 대응 및 해명은 사회적 주목도를 폭발적으로 악화시킵니다. 위기나 이슈관리 과정에서 불필요한 논란을 스스로 더하게 되면, 사회적 주목도는 상당기간 연장됩니다.

    결국은 사회적 주목도 관리에 실패했기에 해당 위기나 이슈관리에 실패했다는 평을 듣게 되는 것이지요. 따라서 위기나 이슈 시에는 어떻게 하면 사회적 주목도를 급격하게 낮추어 관리할 수 있을 것인지에 모든 전략과 역량 자산을 쏟아 부어야 합니다.

    위기나 이슈 시 긁어 부스럼의 상황을 만들거나, 코끼리를 생각하지 마 같은 커뮤니케이션을 하거나, 황당하고 기괴한 해명을 계속 하면서 순리를 거스르려 하는 경우에는 대부분 사회적 주목도가 증가된 채로 장기화됩니다.

    다양한 비판 패러디나 밈이 출현한다 거나, 언론 기사나 삽화 만평에서 비웃음을 받게 되는 경우가 바로 그와 같은 경우입니다. 오랫동안 사람들 입에 회자되면서, 여러 위기관리 교과서나 기록물 등에 오명이 등재되기까지 합니다. 위기관리 실패의 기억으로 오래 남게 되는 것입니다. 필히 위기와 이슈 시 사회적 주목은 짧게 존재하다 사라져 버리게 만들어야 합니다. 그것이 곧 성공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신속하게 커뮤니케이션해야 하는 이유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위기관리 전문가들이 항상 신속성을 강조하시는데요. 신속하게 대응하는 것은 이해하겠는데, 신속하게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위기 시 신속하게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으면 왜 좋지 않은지요?”

    컨설턴트의 답변

    커뮤니케이션은 이슈나 위기를 관리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더라도, 효과적으로 실행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중요한 핵심이 있습니다. 첫째가 맥락입니다. 커뮤니케이션은 맥락에 기반해 실행되어야 정해진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맥락 없이 진행되는 커뮤니케이션은 사실 노이즈일 뿐입니다. 특히나 이슈나 위기 시에는 전혀 의미가 없거나, 주변 이해관계자들에게 혼돈만 주는 결과로 이어집니다.

    둘째가 대상입니다. 독백이 아닌 이상 상대는 항상 존재합니다. 이슈나 위기가 발생했을 때 해당 회사가 하는 커뮤니케이션을 보면 그가 어떤 대상을 높은 우선순위로 생각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피해자, 고객, 관련자, 주변 이해관계자들이 주된 커뮤니케이션 대상이 됩니다. 커뮤니케이션에 실패하는 기업의 경우에는 최초부터 커뮤니케이션 대상을 잘 못 선정해 문제를 키우곤 합니다.

    셋째는 공감 능력입니다. 이전 기고에서도 설명 드렸지만 이슈나 위기가 발생하였을 때 해당 기업은 인간의 모습을 나타내야 합니다. 인간화라고 합니다. 대상과 이해관계자들에게 기업이 사물처럼 차갑고, 거만하고, 무섭고, 딱딱하게 느껴지면 당면한 문제는 풀리지 않습니다. 기업이 인간화 되어 따뜻하고, 겸손하고, 상냥하고, 부드럽게 보여야 그 이후부터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지는 것입니다. 그에 가장 중요한 부분이 공감 능력입니다. 맥락과 대상에 대한 이해에 기반한 공감은 문제 해결에 특효약입니다.

    넷째는 메시지입니다.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을 정도로 중요한 부분입니다. 같은 맥락과 대상 그리고 공감 능력에 기반해도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는가에 따라 커뮤니케이션 효과는 천지차이를 보입니다. 이슈나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메시지야 말로 앞의 핵심들을 충실히 소화해 냈는지를 판별하는 지표가 됩니다.

    이 모든 핵심들을 모두 갖추었더라도 이슈나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신속함’이란 전반적 관리 활동의 성패를 가를 정도로 큰 의미가 있는 주제입니다. 일단 기업이 충분히 준비되어 있는 경우에는 신속하게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신속하게 커뮤니케이션 하지 못하는 기업이 있다면, 이는 기업의 준비 수준이 충분하지 못했다는 반증입니다.

    그렇다면 커뮤니케이션이 신속성을 나타내지 못하는 경우 해당 기업의 내부 상황은 어떤 현실일까요? 상황파악이 제대로 안 되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의사결정이 분분해서 결론이 나오지 않고 있을 가능성도 있지요. 일부 경우에는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 논리나 팩트가 없는 지경일 수도 있습니다.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다는 이야기처럼 말입니다. 그래서 신속성을 보여주지 못하는 때늦은 커뮤니케이션은 대부분 메시지의 품질이 낮다는 특성이 있습니다. 그 경우 억지 변명이나 엉터리 해명으로 점철되고, 진정성을 의심받곤 합니다. 이와 같이 신속한 커뮤니케이션은 단순하게 시기의 의미를 넘어서는 것으로 매우 중요합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뭘 해야 하고 하지 말아야 하나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가 지금 겪고 있는 이 부정적 상황을 이해하시지요? 급하니 간단하고 직접적으로 묻겠습니다. 지금 우리 회사는 무엇을 해야 하나요?”

    컨설턴트의 답변

    기업 위기 시 대응 차원에서 기업이 해야 하는 옵션 유형은 크게 네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째, 침묵하는 것입니다. 아무 대응도 하지 않으면서 면밀하게 상황을 주시하는 것이지요. 상당히 많은 경우 기업들은 침묵 대응을 옵션으로 결정합니다. 상황이 과도하게 가변적이거나, 적정 수준의 사회적 주목이 없거나, 너무 중대한 상황으로 의사결정이 어려운 경우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여기에서 핵심은 상황을 지속 주시하며 대응 준비를 완료하고 침묵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단순히 패닉에 빠진 침묵이나, 안하무인 또는 묵묵부답형 침묵과는 전혀 다른 의미입니다.

    두번째 대응 유형은, 꼭 해야 하는 대응만 선별해서 대응하는 형태입니다. 이 선택을 결정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A라는 대응을 하지 않는다면, 현 상황은 이후 어떻게 발전 또는 소멸될 것인가를 예측해 보면 됩니다. A대응을 하지 않는다면 현 상황은 극단으로 치닫게 될 것이라는 공통된 내부 의견이 있으면 이 대응을 선택하는 것이지요. 반대로 이를 실행하면 현 상황은 곧 소멸될 것이라 예측되면 당연히 선택해야 할 것이고요.

    세번째 대응 유형은, 안 하는 것 보다는 좋겠지만, 상황 변화에 큰 영향을 주기는 어려운 대응을 하는 형태입니다. 대부분 이런 대증치료식 대응은 딱히 실효성을 가진 대응 방식이 여의치 않을 때 많이 목격됩니다. 이런 대응이라도 해야 경영진이 마음에 안정을 느끼게 되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이 세번째 유형의 대응으로만 위기관리가 진행되게 되는 경우입니다. 실효가 적은 다양한 대응 실행은 조직의 역량과 사기를 저하시킵니다. 그 시간에 더욱 집중적 주목과 역량 강화를 기해 실제 크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꼭 해야 하는 대응’을 찾아야 하는 데, 그 가능성을 약화시키는 것이 문제입니다. 한마디로 덜 중요한 것들을 중심으로만 위기관리를 시도한다는 것이지요.

    네번째 대응 유형은, 실행하더라도 별 효과가 없거나, 심지어 아무 효과도 없는 대응을 하는 형태입니다. 세상 어떤 기업이 별 효과 없는 실행을 굳이 선택해서 하겠는가 하겠지만, 실제 상당수가 이 네번째 대응 유형에 상당한 공을 들입니다. 이는 위기관리의 영역을 넘어선 선택일 수 있습니다. 정치적인 실행들이 계속되는 것이지요.

    이런 경우는 위기 이후 여러 경영진이 받게 될 평가나 책임에 대비한다는 방향성을 가집니다. 외견으로 다양한 실행을 해서라도 ‘이렇게 다양하게 열심히 대응했음에도 불구하고…’라는 사후 평가를 기대하자는 취지입니다. 일견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필요한 위기 대응일 수는 있습니다.

    위기관리를 위해서는 상황에 대한 정확한 판단과 그에 기반한 대응 옵션의 우선순위화가 아주 중요합니다. 꼭 해야 하는 대응만을 선별적으로 실행해야 한다는 원칙을 세우는 것도 좋겠습니다. 모든 주목과 역량을 집중해 단순화해야 합니다. 제한된 조직 역량을 분산시키며 효과 적은 대응에만 몰두하게 하지 마십시오. 차라리 기다리며 때를 노리는 침묵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것도 기억하십시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커뮤니케이션이 도움이 되나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제가 오랫동안 기업 경영을 해 왔는데, 사실 커뮤니케이션이 위기관리에 효과가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해당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도 아니고, 그냥 위기관리를 위해 커뮤니케이션해서 상황을 극복해 보자 하는 느낌 정도?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이 위기관리에 진짜 도움이 될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기업에게는 기업마다 여러 특성이 존재하고, 성장과정도 각기 여러 단계에 걸쳐 있습니다. 따라서 어느 하나의 기업이 모든 기업의 특성을 대표하거나, 성장과정을 포괄한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질문해 주신 것처럼 특정 기업의 위기상황에 있어 위기관리를 위한 커뮤니케이션이 별 효과를 보이지 못하는 경우는 물론 있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위기 유형이 기업의 이해관계자들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지 않는 경우가 그렇습니다. 기본적으로 그 기업이 사회에서 여러 이해관계자들과 연결되어 있는 관계 수준이 느슨한 경우도 그럴 수 있습니다. 기업의 규모나 영향력이 사회적으로 큰 의미 없는 경우에도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은 그리 큰 효과를 발휘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런 경우에는 대부분 위기 상황에서 대표이사가 중심이 되어 부정 상황을 재빨리 마무리하는 선에서 위기가 관리됩니다. 그에 실패하면 그 기업은 곧 극단적인 상태에 처하게 되는 경우도 흔합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이 중심이지, 그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은 대상도 모호하거나, 동기나 역량도 제한되기 마련입니다.

    일단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이 효과를 발휘하는 기업은 해당 기업이 사회적으로 여러 이해관계자들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특성이 있습니다. 직원과 소비자는 물론이고, 거래처, 규제기관, 정부, 국회, 언론, 노조, NGO, 지역 커뮤니티, 투자자 등에 걸쳐 상호 영향을 주고받는 기업이 되겠습니다. 이런 기업에게 부정적 상황이 발생되면, 주변 많은 이해관계자들에게 그 영향이 즉각 미치게 되고, 그들 각자도 해당 기업에게 영향을 끼치게 되는 상황으로 이어집니다. 위기관리의 영역이 폭발적으로 커진다는 의미입니다.

    사회적으로도 이런 기업의 경우에는 여러 사회적 책임과 성실성, 신뢰를 요구 받습니다. 사회의 많은 구성원들이 ‘이 정도의 기업이라면 이 정도는 해야 마땅하다’는 평시 눈 높이가 존재합니다. 또한 부정적 상황에서는 ‘이 정도 기업은 이 정도로는 대응할 것’이라는 기대도 존재합니다. 이런 눈높이와 기대감을 관리해야 하는 숙제가 위기관리에 있어 중요한 핵심이 됩니다.

    일정 수준 이상의 기업에게는 위기관리를 구성하는 상황관리(문제해결)와 커뮤니케이션 관리의 두 기능은 균형감을 유지하며 상호 긴밀하게 연결되어져야 합니다. 이런 기업에게 효과적 커뮤니케이션 관리 없는 상황관리는 큰 의미가 없습니다. 반대로 적절한 상황관리 없는 커뮤니케이션 관리는 기만이 되어 버립니다. 정확한 이해관계자관과 성실한 사회적 책임 의식이 효과적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의 필수 전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무조건 모든 기업에게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이 유효하지는 않을 이유가 되겠습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M&A는 어떻게 답변하나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가 대형 M&A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몇 달 내에 딜이 끝날 것 같은데요. 기자들이 어디에서 정보를 들었는지 문의를 해오고 있습니다. 저희 내부에서는 아무 말도 하지 말자는 입장인데, 일선에서는 침묵하는 것이 참 어렵습니다. 어떻게 답변해야 위험하지 않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대부분 M&A는 딜이 종결되기 이전에는 어떠한 관련 내용도 외부로 공지되는 것을 금하고 있습니다. 강력한 NDA(기밀유지협약)을 체결하여 어느 한쪽이라도 정보 유출을 하는 경우 해당 딜을 중단하거나, 상대에게 큰 책임을 묻는 조건을 걸기도 합니다. 딜 양측에서 공히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는 이유지요.

    회사의 창구 역할을 하는 홍보팀, 딜을 지휘하는 담당 임원 그리고 대표이사는 M&A 관련해서는 최대한 말을 아끼는 것이 기본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말을 아껴야 하는가에 대한 방법론적 고민이 생기지요. 전문적으로 훈련받고 일정 수준 이상 경험 가진 핵심 임원의 경우 M&A관련한 기자의 질문에 대응하는 방법과 자세는 명확하게 정해져 있습니다.

    일관성을 가지고 “M&A와 관련된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할 수 없다”는 원칙을 반복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기자가 혹시나 하는 마음에 M&A 가능성을 언급할 때 회사 임원이 “M&A와 관련된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할 수 없다”는 답변을 그대로 내놓게 되면, 기자는 실제로 모종의 딜이 진행되고는 있구나 하는 확신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커뮤니케이션 창구가 질문의 맥락을 잘 확인해야 하는 경우입니다.

    일부 임원은 기자가 “현재 A와 M&A를 진행중인가?” 라는 구체적 질문을 해 왔을 때, “아니다”라는 회피성 답변을 하는 것을 고민합니다. 실제로 A와 딜을 마무리 짓고 있는 단계에서 아니라고 답변하면 결과적으로 거짓말이 될 것이고, 이후 딜을 발표했을 때 자신이 신뢰를 잃을 것을 두려워하는 것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M&A딜에 대한 질문을 받았을 때는 “예” 또는 “아니오”라는 답변도 피해야 합니다. “확인드릴 것이 없다”는 답변이 최선입니다.

    한 임원분은 기자가 “현재 귀사가 인수 검토하는 회사가 A,B,C 중 하나인가?”라는 업계 소스 기반 질문을 해 오면 어떻게 답해야 할지 고민 합니다. 실제로는 그들이 아니라 D사와 딜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자칫 자신이 “확인 해 드릴 것이 없다” 답변한다면, 기자는 임원이 부정하지 않는 것을 보니 그 세 회사 중 하나일 것이라 확신하게 될 것을 우려합니다. 그렇다고 임원께서 “그 회사들은 대상이 아니다”라는 답을 하는 것은 추가적 취재 동기를 제공할 수 있어서 민감합니다.

    M&A에서 잘못된 정보나 확신을 가진 기자의 오보는 어쩔 수 없는 것입니다. 그에 대해 교정이나 사실관계 제공을 하려 하면 더욱 더 자사는 민감한 상황에 빠지게 될 뿐입니다. 창구는 일관되게 침묵하는 것이 낫습니다. M&A에서 커뮤니케이션 창구는 딜을 둘러싸고 있는 이해관계자들 이익에 우선 주목해야 합니다. 그들에게 피해를 주거나 혼란을 주는 어떤 메시지도 창구를 통해 흘러 나가면 안 됩니다. M&A와 관련한 회사의 공식 메시지는 그래서 전형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기자들은 왜 그런 거죠?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얼마 전 저희 대표님께서 아는 기자와 식사를 하셨는데, 그 자리에서 회사 관련 한 민감한 이야기를 하신 모양입니다. 대표께서는 그 기자를 믿었기 때문에 기사화는 하지 않겠지 했는데. 오늘 아침에 그 매체 다른 기자 명의로 크게 기사화되었습니다. 인간적으로 기자들은 왜 그런 거죠?”

    컨설턴트의 답변

    기자에게 하는 모든 말은 기사화를 전제로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당연히 기자는 기사화하게 됩니다. 기사화해도 되는가 아닌가는 화자가 결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기자가 그 말을 듣고 기사 가치를 판단해 결정하는 것이지요. 흔히 혼동하는 부분이 그 부분입니다.

    기사화되면 곤란한 이야기는 화자가 미리 입 밖으로 내지 않는 것이 가장 안전한 선택입니다. 스스로를 통제하면 타자를 통제해야 할 상황은 생기지 않는다는 것을 기억하셔야 합니다. 비밀을 3명이 안다면 2명이 죽어야 비밀이 지켜진다는 이야기까지 있습니다. 비밀이나 민감할 수 있는 내용은 혼자만 알고 있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는 의미입니다.

    왜 기자가 인간적으로 그런 배신 행위를 하는가 하시는 데, 그것은 사실 배신 행위가 아닙니다. 기자로서 기자의 본연의 업무를 하는 것뿐입니다. 대표님께서는 기자를 인간적으로 만나 상호 신뢰를 가지고 말씀 하셨는데도 불구하고 기자가 기사를 썼다는 것에 크게 놀라신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런 놀라움을 느끼신다는 것 자체가 문제 원인입니다. 아주 당연한 결론을 미리 예상하지 못하셨다는 증거이기 때문입니다.

    기업의 대표와 기자는 개인 대 개인으로 얼굴을 마주한다고 생각하시기 보다, 법인 대 법인을 대표해 서로 마주한다고 생각하시는 것이 좀 더 정확한 개념입니다. 대표님 말씀은 법인을 대표해서 하시는 말씀입니다. 기자의 기사도 매체 법인을 대표해 게재 한 기사입니다. 이 구도에서 개인적 감정을 논하시는 것은 부질없습니다.

    그렇다면 기자와는 아무런 이야기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냐 하고 질문하시는 대표님들도 계십니다. 맞습니다. 기자와는 기사화가 가능한 이야기는 최대한 줄이시는 것이 안전한 것입니다. 특히 기사화되어서는 안 될 이야기는 절대 하시면 안 됩니다. 대신 기사 가치가 없고, 기사화되어도 괜찮은 이야기를 하시면 됩니다. 그 가름의 연습과 고민이 충분하지 않다면 기자를 만나시지 않아야 하고요.

    수백 년 동안 기자는 기자 스스로 본연의 업무를 해 왔습니다. 기자는 듣고 보고 확인한 것들을 기반으로 기사를 쓰는 사람들입니다. 기사화를 위해 질문하는 사람들입니다. 기자에게 기사 가치가 있는 정보를 주면 언젠가는 기사화된다는 것은 오랫동안 변하지 않는 원칙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자의 행동은 언제나 예상 가능합니다. 미리 예측할 수 있으니 그에 대해 주의를 할 수도 있습니다.

    항상 변하지 않고 원칙대로 움직이는 상대에게 당한다는 것은 상대의 문제가 아닌 것이지요. 그 실제 원인은 그들이 하는 일을 자신이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거나, 예상 했음에도 부주의했거나, 의도적으로 기사화 시킨 것으로 밖에 해석될 수 없습니다. 대표님께서 현재 우려하시는 것도 그런 범주 내에 있을 것입니다. 항상 강조 드리지만, 준비하고 준비하고 준비하십시오. 연습하고 연습하고 연습하십시오. 그렇게 해도 기자를 이길 수는 없지만, 그렇게 해서라도 생존하려 최대한 노력하십시오. 그 뿐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허심탄회하게 기자를 만나볼까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회장인 제가 한번 기자와 데스크를 만나 보는 것은 어떨까요? 제가 좀 마음 속에 할 말이 있어서 그렇습니다. 그쪽 기자하고 시간을 잡아 주시면 허심탄회하게 제가 설명해서 그 기사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는 걸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만나 보면 좀 달라지겠지요?”

    컨설턴트의 답변

    부정적인 기사가 연이어 게재된 상황에서 회장님께서 해당 기사를 쓴 기자와 데스크를 직접 만나 보시고 싶어하시는 마음은 이해합니다. 기사 내용 대부분이 오해에서 비롯되었다고 생각하시는 것도 이해합니다. 기자와 인사하며 실제 어떤 이유로 그런 오해가 발생되었는지를 차근차근 설명하시고 싶어하시는 거지요.

    그러나, 컨설턴트의 경험에 의하면 회장께서 직접 기자와 데스크를 만나시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씀드려야만 하겠습니다. 이미 그 매체에서는 해당 논란에 대하여 수차례 반복적 기사를 게재하였습니다. 기사 내용을 분석해 보면 이미 기자가 많은 관련 조직과 관련자들을 취재한 상태입니다. 상당부분 내부 고발성 정보가 기사에 포함되어 있기도 합니다.

    이런 경우 기자의 기사는 단순한 맥락의 오해나 사실관계 혼동이 아닐 수 있습니다. 더구나, 해당 기사는 특정 규제기관과 조사기관이 주목할 수 있는 성격의 주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이미 게재된 기사를 두고 사후에 여러 노력을 하시는 것 보다, 앞으로 어떤 부정적 상황 변화가 생길지를 미리 챙겨 준비하시는 것이 더 나은 위기대응일 것입니다.

    그 뿐 아니라, 회장님께서는 아직 기자들과 공격적인 분위기에서 대면해 커뮤니케이션 해 보신 경험이 없으실 것입니다. 민감한 주제를 가지고 훈련된 기자들을 만나 허심탄회하게 대화하신다는 것은 현실적으로는 아주 위험한 행동입니다.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의 반대말은 곧 허심탄회입니다. 준비하고 훈련을 여러 번 한 뒤 그들과 마주 앉더라도 승산은 높지 않은 게임입니다. 허심탄회하시다는 것은 곧 아무 무기나 갑옷도 입지 않고 전쟁에 나서는 꼴입니다.

    만에 하나 기자들이 회장님의 진솔한 설명에 감화 받아 자신들의 취재 내용이 완전한 허위였다는 깨달음을 얻게 된다고 해보지요. 그렇게 되더라도 그들은 이전 관련 기사들을 순순하게 삭제하거나, 고쳐서 ‘해당 기사는 알고 보니 허위였다’는 톤의 기사를 만들지는 않을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허심탄회 한 커뮤니케이션을 회장께서 직접 하신 뒤 얻을 수 있는 실익은 아무것도 없다는 의미입니다.

    오히려 허심탄회하게 기자들을 만나 대화 나누시게 되면 최악의 경우, 이전 기사들 보다 훨씬 더 정교한 기사들이 재생산되기 시작할 것입니다. 기사의 품질이 높아지면 질수록 다른 매체에서 해당 기사를 받아 후속취재도 하게 될 것입니다.

    기자들과의 대화에서 아주 심각한 실수가 있다면, 기사는 훨씬 더 자극적으로 꾸며 질 것입니다. 사회적 공분을 만들게 되고, 이어지는 여러 기관의 조사 대상이 되는 것에 한발자국 다가가게 됩니다. 회장님의 심정은 이해하지만, 직접 만나 허심탄회 해 보겠다는 생각은 절대 위험한 것입니다. 앞으로 전개될 수 있는 여러 가능성과 실익을 따져 보시기 바랍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위기인지 아닌지 분별하라고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는 이번 상황을 위기라고 봅니다. 그런데 컨설턴트께서는 이번 상황을 그렇게 보시지 않는 것 같습니다. 저희가 이 상황으로 인해 중장기적으로 매출이 줄 수도 있고요. 너무 고객들에게 욕을 많이 먹어서 괴롭기까지 합니다. 그런데 이런 상황이 위기가 아니라는 건가요?”

    컨설턴트의 답변

    위기관리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첫 단추라고 하면 바로 ‘주어진 상황을 위기로 정의하기’ 단계일 것입니다. 어떤 상황이라 해도 회사 내부에서 그것을 위기로 정의해야만 위기가 됩니다. 아무리 어려운 상황도 회사 스스로 그것을 위기라고 정의하지 않으면 위기가 아닌 것이 되지요. 그냥 한번 지나가는 성장통이라고 생각하거나, 시끄럽고 귀찮은 노이즈라고 정의하는 경우가 그런 것입니다.

    위기에 대한 정의는 기업마다 서로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예를 들어 매출이 1조원인 회사에게 1억짜리 제품 리콜은 위기라고 정의하기에는 좀 모자란 면이 있습니다. 신속하게 압도적으로 리콜 하고 보상하면 계획대로 문제는 쉽게 풀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매출이 10억인 기업에게 제품가 1억짜리 리콜은 다른 성격을 가집니다. 그것은 그 회사에게 분명한 위기 일 수 있으나, 신속성이나 압도적인 위기관리는 1조짜리 기업보다 어려워집니다.

    위기를 정의할 때에는 위와 같이 매출이나 재무적 영향만을 기준으로 하지는 않습니다. 그 외에도 아주 다양한 기준을 기업이 제 각각 가지고 있습니다. 회사 명성이나 이미지를 기준으로 하는 곳도 있습니다. 단순하게 1억원짜리 제품 문제라도 상당히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고객 커뮤니케이션과 개선을 통해 위기관리를 하려는 1조짜리 회사가 그런 경우입니다.

    그 외에도 상황에 따른 민감성을 위기의 정의 기준으로 삼는 기업도 있습니다. 최근 들어 자사를 향한 국세청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고 느끼고 있는 상황에서, 재무관련 부정 이슈가 발생되는 경우에는 민감성이 위기 정의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검찰 조사를 앞두고 벌어지는 내부고발이나 이해관계자 갈등 또한 마찬가지지요.

    중요한 것은 기업이 평소에 “우리는 어떤 기준을 가지고 위기를 판단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해 보는 것입니다. 자사만의 위기 판별 기준이 세워진다면, 그 기준을 전사적으로 공유해야 합니다. 그래야 사내 모든 구성원들이 정확한 위기관을 가지게 됩니다. 모든 상황을 공통된 기준으로 바라보게 되면 의외로 위기 요소들은 금세 눈에 띄게 됩니다. 사전에 위기를 관리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 것이지요.

    그렇지 못하고 위기에 대한 자산의 기준을 미처 가지지 못하는 기업은 부정적 상황이 발생될 때마다 갈팡질팡합니다. 큰 그림을 보지 못하고 아주 작고 미세한 감정과 분위기에 휘둘립니다. 당연히 상황이 변화되면 그런 감정과 분위기도 순식간에 잊게 됩니다. 아주 얇은 냄비에 물이 끓듯이 금세 부글대다가 순식간에 식어 버리게 되는 형국이지요. 상당히 소모적인 위기관리가 됩니다.

    그런 이상한 위기 정의와 대응이 반복되는 회사에는 위기를 바라보는 관점이나 위기관리에 임하는 태도에도 문제가 생깁니다. 위기와 이해관계자를 우습게 알게 됩니다. 위기관리가 별것 아니라는 경험적 자조가 태도를 지배하게 됩니다. 이런 부작용은 위기를 바라보고 판별하는 기준의 부재에서 기인합니다. 먼저 위기를 판별하기 위한 자사만의 일관된 기준을 세워 보십시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