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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해할 수 없는 위기는 어떻게?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대표님과 저희 임원 대부분 나이가 50대입니다. 요즘 골치 아프게 불거지는 이슈는 대부분이 이해하기도 어려운 것들입니다. 온라인 소셜미디어 생태계도 모르겠고. 거기 의견들을 봐도 무슨 의미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이런 위기나 이슈를 관리할 수 있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기업의 대표와 임원들께서 위기나 이슈 대응을 위해 ‘해야 할 일’에 대해 우선 생각해 보시지요. 어떤 상황이 발생되어 그것이 위기나 이슈로 내부에서 판정된다면, 그에 준한 사내의 기준이라는 것이 먼저 존재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 기준이라는 것은 이미 수년에서 수십년에 걸쳐 사내에서 합의된 상황판단 기준이 되겠지요.

    그 후 위기나 이슈로 판정된 상황 자체에 대한 이해를 좀더 깊게 하기 위해 대표나 임원들은 여러 정보채널과 내외부 자문그룹을 활용해 왔을 것입니다. 온라인 소셜미디어 생태계를 이해하지 못하시겠다 하셨는데, 보다 중요한 것은 여러 상황정보와 전문가의 의견을 귀 기울여 듣는 것입니다. 현재 당면 이슈의 배경이나 논리가 옳다 그르다의 의미로 받아들이기 보다는, 현재 그 이슈가 자사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으며, 앞으로 어떤 영향까지 줄 수 있는가에 대한 관점에서의 이해가 중요합니다.

    적절한 상황에 대한 조언 듣기가 끝났다면, 사내적으로 전례와 여러 기준에 따라 대응방안을 결정하고 지시하시는 것이 대표와 임원들의 역할이 되겠습니다. 실행의 큰 방향성과 실무진이 보고하는 장애물을 제거해 주는 것이 그 다음 역할이 되겠지요. 물론 지속적으로 변화되는 환경을 보고 받고, 관제그룹의 업데이트를 확인하시는 것도 중요합니다.

    사람은 자신이 잘 모른다고 생각하면, 일단 두려워집니다. 그리고, 그 대상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더 하게 된다고 합니다. 자신이 충분히 알고 있는 영역에서의 게임이 심리적으로 좀더 편하고 안전하게 느껴지는 것은 당연하지요. 그런 이유로 최근 이해하기 어려운 이슈에 대해 경영진이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역할을 다하지 못하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먼저 이해를 하려고 하시는 거죠.

    사후 그런 경영진에서는 “우리가 사전에 이해하고 있었다면, 좀 더 이슈대응을 잘 했을 것”이라던지  “우리가 이미 그런 마이너 쟁점을 알고 있었다면, 더 이상한 것 아닌가?” 같은 이슈관리 실패 이유를 거론하십니다. 물론, 인간적으로 보면 그런 이해부족과 익숙하지 않음은 자연스럽고 일반적인 것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업을 위해 위기나 이슈를 대응하기 위해서는 좀더 다른 시각을 평소에 만들어 놓으실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당장 내가 이해하지 못해도, 그 이해 안 되는 쟁점이나 논리가 우리 회사에 어떤 실질적 영향을 미칠지를 확인하여 상황을 정의하기. 그 후 적절하게 정의된 상황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신속하게 들어보고, 회사의 의사결정 기준에 따라 대응을 결정 지시하기. 이 프로세스를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이미 오래전 그리스 한 철학자는 “바보도 의견은 가지고 있다”고 했습니다. 현장에서는 그처럼 보이는 화자나 의견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것이 우리 회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인식을 하셔야 적절한 대응이 가능하게 될 것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언론 기사를 읽지 말라고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임원들은 아침마다 홍보실에서 올리는 언론 클리핑을 받아 봅니다. 그 외에도 지사나 해외발 기사들도 봐야 하죠. 어쩔 때는 너무 많아 다 읽지 못합니다. 그 중 제 업무분야 기사만 챙겨보지요. 그런데, 그런 언론 기사를 많이 보지 말라고 하시니 좀 의아합니다. 어떤 의미인지요?””

    컨설턴트의 답변

    매일 쏟아지는 언론 기사를 꼼꼼하게 챙겨 보시는 것은 기본적으로 좋은 습관입니다. 언론 기사를 통해 얻는 다양한 정보와 그에 기반해 길러지는 정무감각은 어떤 역량과도 바꾸기 어려운 가치임에는 틀림 없습니다. 그러한 습관과 역량 제고 노력을 단번에 그만하시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제가 언론 기사를 너무 많이 읽지 마시라 조언 드리는 경우는, 일부 경우에 한합니다. 예를 들어, 회사의 퍼포먼스에 대하여 최근 언론이 부정적 해석을 내 놓으며 방향성을 비관적으로 잡고 있는 상황을 상상해 보시죠. 그런 기사와 분석을 일정기간 동안 자주 접한 회사 임원중 일부는 그 부정적, 비관적 방향성에 무의식적으로 물 들어 버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사실 그 보다 먼저 회사의 메시지가 좀더 명확하게 내부 공유되어서, 외부의 부정확한 분석 내용에 대하여 비판하고 반박하는 논리가 내부에 세워져야 합니다. 그런 선제적 공유 노력이 생략되면, 임직원들은 외부의 분석과 평가에 주로 의지해 자사를 바라보게 되는데, 이런 내부 정보의 진공 현상은 종종 문제가 됩니다.

    그 경우에는 미디어트레이닝을 해 보아도, 현상황에 대한 임원들의 인식이 ‘언론의 피상적 비판과 분석’에 기반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관련 질문에 대한 답변에도 패배의식과 암울함이 깔려 있게 되지요. 사후 컨설턴트가 ‘왜 그렇게 메시징을 하셨나요?” 질문해 보면, 임원들은 ‘OO경제지와 OO일보 같은 데에서 그런 분석을 하고 있어서요.”라는 이야기를 하시곤 합니다.

    상당수 임원은 언론이 아주 정확한 정보를 가지고, 전문적인 분석을 하고 있다고 믿습니다. 여러 언론이 비슷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면, 그러한 관점은 더욱 더 강화됩니다. 내부적으로 반박할 수 있는 공식 메시지가 부족한 상황에서, 그에 대한 외부의 질문을 받게 된 임원은 자신이 접한 외부 분석 내용을 기반으로 답 하게 되는 것이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임원분들에게 언론 기사를 너무 많이 접하지 마시라 조언 드리는 것입니다. 그에 더해 반복 게재되는 언론 기사 내용이 있다면, 내부적으로 홍보실에게 이런 이슈에 대한 우리의 대응 메시지는 무엇인가를 물으시라고도 조언합니다. 순서적으로나 중요도로 보아도 내부의 공식 메시지가 우선이 되어야 합니다. 기업을 대표해 커뮤니케이션 하기 위해서는 자사 내부의 공식 메시지를 전달하시는 것이 기본입니다. 외부의 메시지를 자사 메시지와 혼동하면 안 되는 것이지요.

    우리의 메시지는 무엇인가? 그리고 무엇이어야 하는가? 우리가 그렇게 주장할 수밖에 없는 논리와 이유는 무엇인가? 외부 분석과 평가는 실제로 정확한 것인가? 아니라면 어떤 문제가 있는가? 이런 질문을 내부적으로 자주 해서 업데이트 받을 수 있는 임원이 실력 있는 커뮤니케이터가 됩니다. 준비 차원에서도 이런 노력과 습관은 중요합니다. 그 이전에는 언론 기사를 조금만 멀리하십시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위기관리 때 피해야 할 것?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위기나 이슈관리를 할 때 꼭 이것만은 피해라 또는 하지 말라 하실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요? 많은 케이스를 다루면서 공통적으로 ‘실패 공식’같은 것으로 말씀해 주실 수 있는 것이 있는지요? 저희가 내부적으로 위기관리 시스템을 만들 때 참고하려고 합니다.””

    컨설턴트의 답변

    제가 클라이언트에게 경계하시라 조언하는 다섯 종류의 위기관리 실패증상이 있습니다. 이들 대부분은 대응 체계(시스템)의 문제입니다. 이 증상은 매우 많은 기업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나타납니다. 평시 위기관리 시스템에 대한 실질적 관심과 투자가 부족했기 때문이지요.

    반대로 이런 증상을 경계하고 실제 대응 시 피해나간 기업은 보다 나은 결과를 도출해 냅니다. 이는 기술이나 기법, 운의 주제가 아니라, 공유된 개념, 팀, 그리고 팀워크와 관련된 주제이기도 합니다. 끊임없이 체계적 위기관리를 강조하는 기업문화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대표이사 이하 핵심경영진의 집착 또한 큰 기반입니다. 위기관리, 더욱 정확하게는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실패하는 기업들이 나타내는 공통적 증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커뮤니케이션 해야 할 때 커뮤니케이션 못합니다. ‘커뮤니케이션 해야 할 때’라는 전제가 여기에서는 핵심입니다. 커뮤니케이션 해야 할 때는 필히 커뮤니케이션 해야 합니다.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아야 할 때에는 전략적 침묵이라고 불리는 것처럼 침묵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실패하는 기업은 커뮤니케이션 해야 할 때 적절한 커뮤니케이션을 하지 못합니다. 답답 해 하기만 하지요.

    둘째, 이미 때가 지나고 나서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합니다. 때늦은 커뮤니케이션이지요. 기업은 큰 위기가 발생될 것을 내부적으로 사전에 인지합니다. 하지만, 그 기간조차 허비하기 때문에, 최초 때를 놓치는 것이죠. 커뮤니케이션 해야 할 때부터 준비하다 보니 늦습니다. 당연히 효과도 사라지죠.

    셋째, 뒤늦은 커뮤니케이션을 하면서도 메시지가 완전하지 않습니다. 허둥지둥 하다 보니 당연히 메시지가 불완전합니다. 제대로 된 정무감각을 담지 못합니다. 이런저런 상황 설명과 해명과 변명을 섞어 합니다. 구체적 문제의 정의를 하지 못합니다. 책임범위나 개선방향 또는 재발방지 대책도 두루뭉실하지요. 커뮤니케이션이 잘 될 턱이 없습니다.

    넷째, 그 불완전 한 메시지를 사내 안팎 여러 창구가 각자 전달/전파합니다. 창구일원화가 되지 않고, 제대로 된 창구를 보유 운용하는 것도 힘들어 합니다. 말이 새고, 여기저기에서 사적 메시지들이 더해집니다. 때때로 이를 통해 공분을 자극해 더 심각한 상황을 만들기도 합니다.

    다섯째, 끝까지 핵심 이해관계자들과 눈높이를 맞추지 못하고 최후를 맞습니다. 가장 먼저 해야 할 눈높이 맞추기를 끝까지 해내지 못하는 것이죠. 이 때부터는 그냥 남은 데미지만 관리하거나, 정신승리를 통해 이만하면 열심히 했다는 결과에 만족하려고 애씁니다. 내부적으로 정치적 해법을 찾기도 합니다.

    이 모든 증상보다 더 중대하고 위험한 증상을 하나 더 꼽으라면, 이를 다 경험하고도, 얼마 후 또 다른 위기가 발생했을 때 동일 유사한 증상을 다시 보여주는 경우입니다. 그 증상을 계속 반복하기만 합니다. 실패에 익숙해지는 것이죠. 이 모든 증상을 주로 관찰하고 경계하기만 해도 완전하게 실패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달걀로 바위를 깰 수 있을까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가 정말 억울해서 문의 드립니다. 대기업 OOO이 우리 회사에게 장기간 갑질로 엄청난 피해를 주었습니다. 이에 대해서 언론 플레이를 좀 해서 대기업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우리 피해를 원복 해 주는 환경을 조성했으면 하는데요. 달걀로 바위를 깰 수 있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먼저 질문해 주신 내용 중 ‘언론플레이’는 현 상황에 적절하지 않은 표현입니다. 그리고 그 단어는 가능한 사용하지 않으시는 것을 권장 드립니다. 언론은 기업이 플레이 해서 관리 통제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닙니다. 언론을 넘어 여론은 더욱 더 그렇습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익숙해 있는 표현이라 그런 개념을 생각하시는데, 현 상황에는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닙니다.

    일단 사실관계에서 있어서 귀사에게 억울함과 실질적 피해가 발생했다는 것은 이해할 수 있겠습니다. 그에 대해 자세한 설명과 근거를 만들어 언론에게 전달해 보는 것은 가능할 것입니다. 최근에는 온라인을 통해 직접적으로 불만을 제기하는 경우도 있어서, 그러한 접근도 가능은 하실 것입니다.

    하지만, 전달 및 접근 가능성과 그로 인한 효과를 직접 연결해 예상하는 것에는 현실적 무리가 있습니다. 상대가 대기업이라면 더욱 면밀한 커뮤니케이션 전략과 방향성이 있어야 합니다. 여기에서 대기업과 언론의 카르텔 같은 피상적 이유를 말씀드리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 대언론 커뮤니케이션 파이프라인이 수십년간 유지되어 있던 상대와 그렇지 못한 귀사의 현실을 그대로 이해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달걀로 깨야 한다는 바위에 대해 한번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 바위가 하루아침에 그렇게 큰 바위로 존재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지금까지 여러 풍파를 견뎌내고 그 자리에 위치해 있는 것이지요. 세상에 나와 얼마 되지 않은 달걀이 바위를 깨뜨리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그 때문일 것입니다.

    즉, 귀사에서 지향하시는 커뮤니케이션 목적과 최종 예상 결과를 먼저 확정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중 하나는 상대를 일정 수준 압박하여 협의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목적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대기업을 완전하게 몰아넣어 협의 자체가 불가능한 환경까지 조성하는 것은 목적이 될 수도 없고, 실현 가능하지도 않다는 것을 이해하셔야 합니다. 따라서, 귀사 내부에서 현실적 희망 결과를 먼저 정의하시고, 언론 및 온라인에 대한 접근 플랜을 꼼꼼하게 정리하시기를 조언 드립니다.

    일반적으로 귀사 같은 경우 예산, 인력, 커넥션, 경험, 역량, 이슈 프로젝트 관리 등에 상대적 한계가 있다는 사실도 감안하셔야 합니다. 당연히 모든 접근은 필수적인 것만으로 제한해야 하고, 가장 효과적인 방식에 주로 집중하는 것이 좋습니다. 정교한 선택과 집중이라고 하더라도, 상대측 움직임에 큰 영향을 받게 된다는 것도 기억하셔야 합니다.

    달걀로 바위를 깰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그 달걀의 목적이 바위를 일부 더럽히는 것이라면 그런 접근은 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그 더럽힘을 달성한 이후 그 바위와 어떤 논의를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미리 준비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냥 마구 여러 달걀들을 쏟아 붓기만 해서는 결과적으로 귀사에게 실익이 없을 수도 있다는 것을 미리 이해하시고 최대한 전략적으로 움직여야 하겠습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위기관리를 해 주실 수 있나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아시겠지만, 저희 회사에 지난 주 큰 일이 터졌습니다. 그 때문에 회사 안팎이 완전히 뒤집혔습니다. 언론이나 온라인은 물론이고, 관계기관과 정치권까지 저희 회사에 부정적 입장을 피력하고 있습니다. 저희 대표님께서는 위기관리 회사를 통해서라도 이 상황을 관리하라 하시는데요. 그게 가능하실 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위기관리에는 항상 주체가 존재합니다. 해당 위기와 주된 관련이 있고, 그에 대한 책임이 있는 주체가 위기를 관리합니다. 질문하신 현재 위기 상황에서 위기관리 주체는 바로 임원께서 재직하고 계신 회사입니다.

    대표님께서 “위기관리 회사를 통해서라도 현재의 위기를 관리해 보라” 하신 의미는, 위기관리 회사의 경험 기반 조언과 지원을 얻어 회사 스스로 보다 나은 위기관리를 하자는 의미일 것입니다. 경험상 어떤 위기 상황에서도 해당 주체의 위기관리 리더십 없이 위기관리 회사나 여타 대행사들이 위기를 관리해 드리는 경우는 없었습니다. 위기관리 주체 스스로 ‘해 보라’ 보다는 ‘해 보자’가 옳은 표현입니다.

    일반적으로 기업이 위기 발생 후 위기관리 회사를 찾는 목적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특수한 위기를 맞아 내부에 적절한 위기관리 전문성이 부족한 경우. 둘째, 보다 나은 의사결정 지원을 위해 경험 많은 컨설턴트들의 지원이 필요한 경우. 셋째, 인력 및 역량 부족으로 위기관리에 집중 투입할 수 있는 인력이나 역량이 부족한 경우.

    따라서 외부 위기관리 회사는 위기 발생 후 클라이언트를 도와 대응에 필요한 상황판단, 대응전략 조언, 의사결정 지원 등을 주로 합니다. 실행에 있어서는 클라이언트에게 필요한 수준과 분야에서 부분적 지원을 제공합니다. 일부에서 상상하는 바와 같이 위기관리 회사가 위기 시 해결사(fixer)의 역할을 하며 클라이언트 대신 모든 위기관리를 기획하고 실행하지는 않습니다. 정확하게 표현하면, 그렇게 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위기관리 회사는 해당 위기를 관리해야 하는 주체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실제 현장에서는 위기 상황의 특성상 짧은 기간 동안 시간적 압박을 받으며 일사불란한 실행까지 해 내야 하기 때문에, 경험 있는 위기관리 회사의 다양한 컨설턴트들이 클라이언트를 도와 위기관리를 하면 많은 도움이 됩니다. 그러나 회사의 상황관리 및 공식 입장 피력 등의 주된 업무는 클라이언트가 하게 됩니다. 각종 이해관계자들과의 커뮤니케이션도 클라이언트가 주체가 됩니다.

    어떤 경우에서도 위기관리 주체가 숨거나 뒤에 머물러서 관리되는 위기는 없습니다. 위기관리 리더십은 위기관리 주체의 것입니다. 위기관리 리더십은 위기관리 주체인 회사 내부 상위 1% (핵심 의사결정 및 실행 그룹)의 역량으로 평가됩니다. 외부 컨설턴트들은 그 핵심 의사결정 그룹과 실행 그룹 일부가 보다 나은 위기관리를 할 수 있도록 돕는 사람들입니다. 이 개념을 정확하게 설정해야 위기 시 불필요한 혼란을 줄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현재 위기 상황에서도 회사가 주체가 되어야 하며, 외부 위기관리 회사는 이를 지원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위기를 관리하면 어떻게 되나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전문가들은 종종 위기관리를 시작할 때에는 그 목적과 목표를 정확하게 세우라는 조언을 하는데요. 쉽게 이야기하면 이번 위기관리를 통해 우리가 무엇을 성취할 것인지를 정하라는 의미 같습니다. 위기를 관리하면서 위기관리 주체는 보통 어떤 결과를 기대해야 하나요?””

    컨설턴트의 답변

    아주 중요한 주제에 대한 질문을 주셨습니다. 위기관리를 통해 우리가 기대할 수 있는 결과에 대한 내용인데요. 현장에서 접하다 보면 많은 기업이 당면한 위기를 관리하면서 내심 위기 발생 이전의 상태로 되돌아가기를 기대한다는 인상을 받습니다.

    예를 들어, 매출 저조로 인해 주가가 폭락하고 회사가 비판을 받는 상황을 가정해 보겠습니다. 이러한 경우, 해당 기업은 위기관리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주가가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고, 주주들의 긍정적인 평가를 다시 얻기를 원합니다.

    자사가 제조 판매한 제품에 유해물질이 검출되어 사회적 논란이 된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해당 회사는 어떻게든 위기관리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해당 제품이 다시 시장에서 선택받기를 희망합니다. 또한, 소비자나 관계 기관의 비판이 사라지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이러한 정상 상황으로의 복귀는 사실 위기관리의 목적이나 결과에 대한 적절한 기대가 될 수 없습니다. 될 가능성이 희박하거나 없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거의 불가능한 것을 바라며 위기관리와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보다는, 보다 현실적이고 성취 가능한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기반으로 전략을 세우고 실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일반적으로 위기관리와 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기대하는 결과는 ‘최악의 상황을 최대한 방지 및 관리하는 것’입니다. 일단 발생한 상황을 이전 정상 상태로 되돌리는 것은 당장은 불가능합니다. 불타서 재가 된 공장을 반짝거리는 이전 상태로 단박에 되돌릴 수는 없습니다. 불가능한 기대보다는 이번 화재로 인해 예상되는 최악의 이후 상황들을 하나하나 짚어보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그리고 관련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거나, 발생하더라도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보다 나은 위기관리가 되겠습니다.

    그러한 노력을 한다고 해도 ‘사라져버린 공장은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이런 생각은 위기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통해 관리될 수 있습니다. 평소에 위기관리를 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위기는 일단 발생하면 원래 상태로 복귀할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특성을 가집니다. 일부에서는 위기를 기회로 볼 수도 있지만, 실제로 그러한 기회는 경쟁사나 주변 이해관계자들이 취할 뿐입니다. 위기를 맞은 기업은 정확하게 위기를 바라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위기를 적극적으로 관리하려는 의지가 생깁니다.

    최악의 상황을 방지하는 것이 위기관리와 그 커뮤니케이션의 역할입니다. 이미 발생한 위기 상황을 한정하여 관리하는 것이 최선입니다. 추가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부정적 상황들을 중립적 또는 일부 긍정적인 상황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면 더욱 좋습니다. 눈 높이를 정확하게 어디에 맞추느냐에 따라 해당 위기관리가 성공했는지 실패했는지도 판단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주제는 매우 중요한 것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상대 측처럼 우리도?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상대 측에서 계속 강하게 나오는데, 우리도 더욱 강하게 무언가 해야 하지 않느냐고 윗분들이 이야기하시네요. 저쪽에서 그렇게 나오니까 우리도 가만히 있으면 안 된다는 생각이신 것 같습니다. 저희 실무선에서 볼 때에는 이 쟁점을 너무 키울 수도 있어 조심스럽습니다. 어떻게 보시나요?””

    컨설턴트의 답변

    항상 강조 드린 것처럼, 이 또한 이슈 관리의 목적에 관한 논의 주제입니다. 먼저, 회사에서 당면한 이슈의 성격을 잘 분석해 보시기 바랍니다. 간단하게 말하면, 이 이슈를 날카롭고 긴 검(劍)에 비유해 볼 수 있습니다. 검의 한쪽 끝에는 칼자루가 있고, 반대편에는 칼날이 있습니다. 이슈에 관한 쟁점이 발생했다면, 상대측이 현재 검의 어느 쪽을 쥐고 있는지를 빨리 객관적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이슈 관리 초기 기간 동안은 그 긴 검을 앞에 두고 누가 먼저, 그리고 더욱 강력하게 칼자루를 쥐게 될 것인지를 결정하는 기간입니다. 한쪽이 칼자루를 쥐게 되면, 반대측은 어쩔 수 없이 칼날을 쥘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됩니다. 그 후에는 당연히 칼자루를 쥔 측이 강하게 칼을 휘두를수록 칼날을 쥐고 있는 측은 상처를 입게 마련입니다.

    이 상황에서 칼날을 잡고 피를 흘리는 측이 칼자루를 쥔 손을 비틀어 칼자루를 빼앗으려 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칼자루를 쥐고 있는 측이 순순히 손을 놓고, 스스로 칼날을 잡아주려 할까요? 대부분 칼날을 쥐고 있는 측의 시도가 심해질수록 스스로 더 많은 상처를 입게 될 뿐입니다.

    전략적으로 구도를 바꾸어 칼자루를 쥐고 싶다면, 칼날을 쥔 측에게는 세 가지 선택이 있을 수 있습니다. 첫째, 칼날을 더욱 강하게 쥐고 상처를 견뎌내며 칼자루의 힘을 빼는 것입니다. 이는 맷집을 통한 이슈 관리로, 상당한 수준의 장기 소모전을 의미합니다.

    두 번째 선택은 새로운 칼을 구해 그 칼의 칼자루를 잡는 것입니다. 현재의 칼자루와 칼날의 구도를 버리고, 새로운 칼을 만들어 먼저 칼자루를 쥐는 것입니다. 핵심은 기존의 칼보다 훨씬 강하고 날카로운 칼을 만들어야 하는 것입니다. 상대가 두려워하여 기존의 칼자루를 놓도록 할 수 있는 수준이어야 의미가 있습니다. 이를 프레임을 바꾼다고 표현합니다.

    마지막 선택은 칼날을 잡은 상태에서 더 이상 피해를 확대하지 않기 위해 칼날을 놓아버리는 것입니다. 상대가 계속 칼자루를 잡고 있어도, 대상이 존재하지 않는 구도에서는 지속전을 벌일 수 없습니다. 주변 이해관계자들도 곧 흥미를 잃고, 관심도 사라지게 됩니다. 상대는 혼자 칼자루를 쥐고 서 있게 됩니다. 이를 무시 전략 또는 김 빼기 전략이라고도 합니다.

    중요한 것은 전략적 선택의 다양성이나 유효성보다는 자사가 당면한 이슈의 성격과 이슈 관리 목적입니다. 목적이 명확히 설정되어 있다면, 이에 따른 전략적 고민과 선택은 훨씬 수월 해집니다. 이슈 관리 목적이 정확히 존재한다면, 일희일비하거나 부화뇌동하거나 안절부절하지 않게 됩니다. 반대로 내부에서 우려와 논의가 계속된다면, 이는 이슈 관리 목적을 설정하지 못했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대책회의를 사전에?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상식적으로 대책회의라는 개념이 어떤 사고나 사건이 발생했을 때 그에 대한 관리를 위해 모여서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대책회의를 사전에 하라는 의미는 무엇인가요? 어떤 일이 발생할지 어떻게 알고 평시에 대책회의를 할 수 있다는 이야기인지 이해가 잘 안 갑니다.””

    컨설턴트의 답변

    맞습니다. 대부분의 대책회의는 이슈나 위기가 발생한 이후에 개시됩니다. 그러나, 그 대책회의에 참여해 보면 논의되는 주제는 사후 피해 관리 및 대응에 대한 것이 주를 이룹니다. 일단 소는 잃었고, 다시 소를 잃지 않기 위해 또는 다른 소까지 잃지 않기 위해 외양간을 고치는 것을 논의하는 장면을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이를 ‘데미지 컨트롤’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앞의 비유와 같이 당면한 이슈와 위기를 관리한다고 보다는, 그 이슈와 위기로 인해 발생한 피해를 관리하려 하는 것입니다.

    종종 언론사 기자들이 위기관리 컨설턴트인 저에게 묻습니다. “어떤 회사의 위기관리가 잘 된 위기관리인가요?” 저는 항상 이렇게 대답합니다. “가장 잘 된 위기관리는 우리가 모르는(눈치도 채지 못한) 위기관리입니다.”

    일단 이슈나 위기가 발생하면 세상 사람들은 순식간에 그 사실관계를 파악하게 됩니다. 그 이후에 관련된 기업이 부랴부랴 대책회의를 하고 사후 데미지 컨트롤을 합니다. 이 일련의 과정에서 어떤 면을 평가해야 해당 기업이 이슈나 위기관리를 잘했다고 할 수 있을까요? 그 기업에게 가장 큰 문제는 그 이슈나 위기를 발생하게 그대로 두었다는 사실일 것입니다.

    어떤 기업은 그런 이슈나 위기가 발생할 것을 상상도 하지 못했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 보면 그런 주장은 습관성 변명입니다. 이슈나 위기를 맞은 기업은 그 이슈나 위기에 대해 사전에 알고 있던 경우가 많습니다. 상상도 하지 못했기보다는, 일부러 또는 무심해서 상상해 보지 않았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 것입니다.

    만약 사전에 특정 이슈나 위기를 예측하고, 그에 대한 대책회의를 진행했다면, 그 이슈나 위기는 발생하지 않았을 확률이 부쩍 높아질 것입니다. 그것이 진정한 의미의 이슈관리이자 위기관리입니다. 대책회의는 사후에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계셨다면, 이번 기회에 대책회의는 원래 사전에 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가져 보시기 바랍니다.

    옛말에 ‘예측할 수 있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라는 말도 있습니다. 우리가 일상생활을 하면서도 문제 가능성이 있는 여러 개인적 주제들을 하나하나 사전에 생각해 보고, 해결 방법을 고민해 본다면, 그 문제 가능성은 말 그대로 가능성으로만 머무를 것입니다. 반대로 갑자기 문제가 되었다면, 그 이전에는 그 주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보지 않았다는 의미가 되겠지요. 예측했었는가? 예측하지 않았었는가? 이에 따라 상황은 크게 달라지는 것입니다.

    일이 발생하자 허둥지둥 대책회의를 하고, 피해를 정리 계산하고, 그에 대한 사후 관리 방안을 마련하는 일반적인 이슈관리나 위기관리에서 이제는 좀 더 진일보할 필요가 있습니다.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한다면, 사후에 하는 대책회의나 노력이나 투자는 전혀 필요가 없습니다. 사후 대책회의만 반복하는 습관을 고쳐보자는 이야기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소통으로 문제해결이 될까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회사가 얼마 전 큰 논란의 중심에 있었을 때, 언론과 전문가들이 소통을 열심히 해야 논란도 해소되고, 문제가 해결된다는 조언을 하더군요. 사실 이런 상황에서 저희는 소통이란 것을 열심히 한다고 해서 진짜 위기가 관리될까 하는 의구심이 있습니다. 소통으로 문제 해결이 되나요?”

    컨설턴트의 답변

    회사가 겪은 위기 상황의 유형이나 맥락이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되어야 적절한 답변을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일반적으로 말씀드리자면, 소통을 잘 해야 위기가 관리된다거나 문제가 있을 때 소통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라는 조언은 현장에서 현실적이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한 조언은 마치 머리가 아플 때 진통제를 먹으면 낫는다는 상식과 경험을 기반으로 배가 아플 때도 진통제, 어지러울 때도 진통제, 경련이 일어날 때도 진통제로 치료하라는 것과 비슷합니다. 소통은 만병통치약이 아닙니다. 또한, 소통이 문제 해결이나 위기 해결을 위해 즉각적인 효과를 발휘하는 특효약도 아닙니다.

    반대로, 소통은 위기가 발생하기 전에 효과를 발휘합니다. 불필요한 논쟁이나 사고를 예방하는 것이 소통의 노력입니다. 이해관계자들과의 소통도 마찬가지입니다. 부정적인 이슈나 위기가 발생했을 때 급히 소통을 시작하는 것보다 평소에 일관성 있게 소통에 힘쓰는 것이 훨씬 더 나은 효과를 발휘합니다.

    중대한 이슈 또는 위기가 발생했을 때 소통은 현장에서의 상황 관리를 지원하고 그 관리 효과를 높여주는 보조 기능을 합니다. 대규모 이슈나 위기를 맞은 기업이나 조직이 감당해야 할 피해를 일부 또는 상당 부분 경감시킬 수 있는 기능도 있습니다. 이를 ‘데미지 컨트롤’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소통만으로 중대한 이슈나 위기를 직접 관리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게 믿고 이슈 및 위기 관리 커뮤니케이션에 주로 신경을 쓰는 기업들이 존재하긴 하지만, 그런 관리의 결과는 그리 좋지 않습니다. 상황 관리가 실질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노력입니다. 소통(communication)은 그러한 생산적인 노력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이해관계자와 피해 당사자들의 이해(understanding)와 수용(acceptance) 분위기를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순수하게 소통으로만 관리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그것은 엄격하게 보아 중대한 이슈나 위기가 아닐 것입니다. 중대한 이슈나 위기임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이 소통을 잘해서 문제를 해결하라는 조언을 한다면, 이는 소통을 통해 상황 관리 현황에 대해 적극 커뮤니케이션하라는 의미일 수도 있습니다. 또한 소통을 통해 향후 추가될 데미지를 사전에 관리하라는 의미일 수도 있습니다.

    소통은 중대한 이슈나 위기가 발생하기 전에 중요한 노력입니다. 사전적인 소통 노력은 실제로 문제 해결과 위기 방지에 큰 역할을 합니다. 적절한 소통이 전제되어 있다면 이슈나 위기가 발생해도 그 피해는 그러한 노력이 없었을 때와는 크게 다를 것입니다. 가벼운 이슈나 위기를 소통으로 잘 해결할 수 있다고 해서 중대한 이슈와 위기도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소통은 문제 해결의 중요한 도구이지만, 직접적인 해결책은 아닙니다. 소통의 역할은 주로 상황 관리의 지원 역할을 하며, 평소의 일관된 소통이 위기 발생 시 효과적인 데미지 컨트롤을 가능하게 합니다. 따라서 위기 상황에서는 상황 관리와 함께 소통 전략을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여론의 법정에서 이긴다면?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회사 관련한 이슈가 발생되면, 무조건 여론의 법정에서 이겨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경험해 보니 여론을 우리편으로 만드는 데 실패해버리면 여러가지 더 큰 문제들이 생기더군요. 이슈발생 초기에 여론전을 펼치는 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컨설턴트의 답변

    여론의 법정에서 이겨야 실제 법정에서도 승률을 높일 수 있다는 주장이 맞는 경우가 있기는 합니다. 법조계분들은 사실 그런 주장을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동의하지 않는다 기 보다는 그런 주장 자체가 사법체계를 가볍게 여기는 것 아닌가 하는 느낌으로 싫어하시는 것 같습니다.

    그 주장에 따라 이슈에 관련된 기업 중 일부는 초기부터 강력하게 여론전을 이끌기도 합니다. 신속하게 입장을 발표하고, 여러 관련 사실들을 언론에 제공하고, 온라인 등에서 상당한 주목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그를 기반으로 자사 입장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여론을 만들려고 하는 것이지요.

    그러나, 이런 여론의 법정 접근은 회사가 당면 이슈와 관련하여 전혀 책임이 없거나, 그 책임의 수준이 매우 경미한 경우에 시도할 수 있는 접근입니다. 일반 법정에서 같이 결백성(not guilty)이 확실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 한해서만 시도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문제는 실제 현장에서 이슈 관련 기업이나 조직 중 그와 같은 완전한 ‘결백성’을 지닌 곳은 찾기가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기업이나 조직이 누가 봐도 결백하다면 일단 이슈화가 되지 않습니다. 일부 이슈화 되었다고 해도 실제 법정의 싸움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더 흔치 않습니다.

    그렇게 본다면 지금도 여론전을 통해 초기 이슈관리를 하는 기업이나 조직들은 결백성을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유죄기업인 경우가 많다는 의미입니다. 자신의 유죄 또는 일부 유죄의 부분을 최대한 숨기고, 강력한 커뮤케이션으로 여론의 지지를 받아 실제 법정에서의 출구 전략을 희망하는 것이지요. 만약 그렇다면 이는 진정한 의미의 여론의 법정 접근 방식이 아닙니다.

    이를 통해 만에 하나 여론의 법정에서 지지를 이끌어 내었다고 해도, 실제 법정에서 사실관계가 더욱 구체적으로 드러나면 해당 기업이나 조직에 대한 여론의 신뢰는 완전 붕괴될 것입니다. 해당 이슈도 관리가 힘든 상황에서 이슈관리의 기반인 신뢰 자산이 함께 붕괴되는 결과를 마주하게 되는 것이지요. 이슈관리가 성공할 수 없게 되는 최악의 환경을 스스로 조성해 버린 셈입니다.

    일부 기업은 그런 경우 진실한 사과와 배상 대책, 재발방지책을 커뮤니케이션 하면서, 여론의 동정과 이해를 이끌어 내려는 전략을 실행하기도 합니다. 그런 경우라면 일반 법정에서의 커뮤니케이션과 일관성을 유지하는 한 이슈관리 관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법정과 전혀 다른 여론만을 위한 커뮤니케이션 전략은 득보다 실이 많습니다. 여론을 구성하는 사람들은 절대 바보가 아닙니다. 잠깐 그들을 속일 수는 있어도 영원히 속일 수는 없습니다. 만약 실제 법정으로 가는 것을 피하기 위한 여론전이라고 해도 다양한 내부 점검과 분석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쉽게 노이즈나 버즈의 개념으로 접근하면 대부분 실패하게 됩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