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제품·품질 위기

  • 내부가 먼저다!

    내부가 항상 먼저다!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기업&미디어 web@biznmedia.com

    아침 출근을 하자마자 홍길동 홍보팀장은 사내전화를 받았다. 고객만족팀장의 전화다. “음…홍 팀장님, 저 잠깐 3층 회의실에서 미팅 좀 할 수 있을까?” “네? 무슨 일이?” “아니…조금 민감한 문제라서…10분 후에 3층에서 뵙시다.” “네”

    홍 팀장은 또 가슴이 두근거린다. “제품 사고군…” 무겁게 3층으로 내려가니 고객만족팀장이 회의실에 들어오고 문을 굳게 닫는다. “저…홍 팀장. 홍보팀에서 협조를 좀 해주실 사항이 있습니다. 어제 저녁 저희 안양지점에서 보고가 들어왔는데… 안양 사는 소비자 OOO씨가 우리 OO제품을 구입했는데 그 안에 조그만 나사 같은 이물질이 있었나 봐요. 그 집 애가 그걸 먹다가 그만 식도에 걸려서…”

    홍 팀장은 온몸이 쭈뼛해진다. “혹시… 죽었나요?” “아뇨…아뇨…애가 죽지는 않았는데…어젯밤 서울 OO 병원으로 이송 되 식도수술을 했대요. 근데 이 아버지가 절대 합의 안 한다, 용서 못한다 그러네. 문제는 그 애 삼촌이 OOO TV 기자예요. 그것도 사회부…”

    홍 팀장은 한숨을 내쉬며 물어본다… “기자 이름이 뭐래요?” “흠…뭐라더라.. 조OO 기자라던가?” “조 기자라…조 기자…” 홍 팀장은 일단 상황파악을 위해 보고일지와 아이가 입원해 있는 병원 정보, 그리고 조 기자의 이름 등을 적어가지고 사무실로 올라왔다.

    이제부터 또 난리다. 홍 팀장은 OOO TV 출입기자에게 전화를 걸어 조 기자에 대한 신상을 묻고 개인휴대전화 번호를 얻었다. 출입기자 왈 “홍 팀장, 왜 그래? 사회부랑 무슨 관계가 있어? 뭐 일 터졌어?” “아니야… 그냥 아는 사람이 있다 해서, 전화번호나 줘 봐” “에이…아닌 것 같은데…그 선수 까칠한 선수야..조심해” 홍 팀장은 더 심난해진다.

    위기, 홍보팀 혼자 해결하려 해선 안돼
    홍 팀장은 조 기자에게 미리 연락을 취해 자초지종을 설명할 것인지, 아니면 그냥 기다리면서 대응할 것인지 고민한다. 무심한 사장님은 고객만족팀장에게 무조건 잡음이 나지 않도록 하라고만 지시하고 휴가를 떠나셨단다. 일단 상황을 지켜보면서 대응하기로 했다. 일단 상황설명과 회사측의 메시지를 만들었다. 홍보팀원들에게 브리핑을 하고 예상질의응답을 만들어 오라 했다. 두 시간만 있으면 어떻게든 메시지들이 정리 되니 대응이 가능하겠다.

    오전 11시…홍 팀장의 휴대전화가 울린다. 그 조 기자다. “네, 홍길동입니다.” “네…홍 팀장님이시죠? 저 OOO TV의 조OO입니다. 어제 안양에서 OO제품 이물질 사고가 났다는 데 알고 계시죠?” “흠…네…조 기자님. 저도 오늘 아침에 보고를 받았습니다. 먼저 죄송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네요…저희가…” “아뇨..됐고요. 거기에서 나온 게 나사라고 하는데 알고 계시죠?” “네, 조그만 이물질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아니…이물질 종류가 아니라 그냥 나사예요. 제가 아침에 OO 병원에서 의사한테 그 나사를 넘겨 받았거든요. 아주 큰 나사예요…삐쭉한…” “아…네…” “그게 어떻게 들어간 거죠? 회사 입장을 말해주세요.”

    홍 팀장은 문제의 이물질 유입에 사과를 하고 회사의 배상 방침을 자세하게 설명했다. 그리고 또 한번 절절한 사과를 하는 데 조 기자가 말을 자른다. “홍 팀장님. 내가 그런 말 들으려고 전화한 게 아니고요. 이게 왜 여기 들어가 있냐는 거죠? 생산과정에서 들어간 거죠? 봉지 보니까 OO지역에서 만들어진 건데 거기 공장에서 들어간 거 맞죠?” “조 기자님…그 이물질이 일단 저희 쪽에 수거가 되어야 저희가 분석을 해서 유입경로를 추적할 텐데…아직 저희가 그 물질을 회수하지 못해서…” “아…참…답답하시네. 그냥 예, 아니오만 대답해 주세요. 거 선수끼리 뻔한 소리 마시고. 이 공장에서 들어갔겠죠? 그렇죠?”

    홍 팀장은 미디어 트레이닝 기억을 더듬어서 또 답변을 한다. “조 기자님, 이번 사안은 단순하게 생각해서 예다, 아니다 할 문제가 아닌 것 같습니다. 일단 소비자 피해가 있기 때문에 정확한 원인을 조사해서 이에 적절한 배상과 시정조치를 강구해야 하는데…” “에이…진짜…알았습니다. 일단 끊을게요” 딸깍!

    홍 팀장 이마에서는 땀이 흐른다. 전화 인터뷰를 딴 것 같지는 않은데 그 기세로 봐 아마 인터뷰를 위해 오후에 찾아올 기세다. 조 기자가 다음엔 어떤 내용을 취재 할까? 누구에게 연락을 할까 예상을 하다 보니 점심시간이 왔다. 간단하게 먹는 둥 마는 둥 국수를 한 그릇하고 뛰어 올라왔는데 책상전화가 울린다.

    “어이…홍 팀장, 나 OO 공장장인데…거 OOO TV 조모란 기자로부터 전화가 왔어. 우리공장 제품에서 뭔 나사덩어리가 나왔다고……어떻게 그런 게 들어갈 수 있냐 묻더라고. 이거 대답해야 하나? 홍보팀에 전화해보라고 했는데 막무가내더라고.” 헉…홍 팀장은 올게 왔구나 하면서 뒷골을 만진다. “그래서 어떻게 답변하셨습니까? 공장장님?” “응..뭐 내가 아는 게 없어서…그런 경우는 없을 텐데…아마 만약에 그게 나사라면 컨베이어 라인 그 위 천장부근에서…” 으악…끝장이다. 홍 팀장은 전화를 끊었다. 이제 빼도 박도 못한다.

    홍보팀 중심 ‘하나의 목소리(one voice)’를~
    홍 팀장은 조 기자에게 다시 전화를 건다. 받지 않는다. 홍 팀장은 긴급히 각 부문임원들에게 이메일과 SMS를 보내 상황을 브리핑하고 외부전화를 홍보팀으로 일원화 해달라고 했다. 그러나 점심시간…다른 부문 직원들은 화기애애하게 그룹별로 식사들을 하고 있다.

    그때 영업 부사장에게 전화가 왔다. “홍 팀장, 뭐..이런 일을 지금 알리면 어떻게 해. 우리 OO마트 담당하는 영업 직원에게 방송국에서 전화 왔었다고 하던데…그 직원이 어젯밤에 고객 불만 접수 한 걸로…” 홍 팀장은 아예 주저 앉아버리고 싶어진다. 고객만족팀장에게로부터도 전화가 온다. “홍 팀장님, 그 소비자 아들이 입원해 있는 병원에 우리팀원 하나 보내서 이물질 수거할려고 했는데…거기서 몸싸움이 좀 있었나 봐. 애 아빠가 멱살을 잡고 해서…근데 그 자리에 TV 방송국에서 나와 있었다고 해요…”

    끝장이다. 더 어쩔 수가 없다. 그날 저녁 OOO TV 뉴스에는 다친 아이, 의사 인터뷰, 최초 접수 받은 회사의 영업직원, 회수과정에서의 몸싸움, 공장장의 원인발표(?), 그리고 소비자단체의 불매운동 선언까지가 드라마틱하게 꾸며져 방영되었다.

    일반적으로 위기를 홍보팀이 혼자 해결하려 하면 꼭 이런 결과를 낳는다. 외부와 커뮤니케이션을 하기 전에 항상 내부 커뮤니케이션을 먼저 해야 진정한 하나의 목소리(one voice)가 가능해진다. 모든 외적 활동이나 메시지들은 홍보팀장에게 공유가 되어야 하고, 홍보팀에서는 안팎의 메시지들을 관리해야 한다. 내부의 합의되고 일치된 커뮤니케이션과 팀워크가 위기를 관리한다.

    정 용 민

    PR컨설팅그룹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사장
    前 오비맥주 홍보팀장
    前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장
    ICO Global Communication, LG-EDS, JTI Korea, KTF, 제일은행, Agribrand Purina Korea, Cargill, L’Oreal 등 다수 국내외 기업 경영진들 대상 Media Training
    Hill & Knowlton, Crisis Management Training Course 이수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두번째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Training 기법 사사
    네덜란드 위기관리 컨설팅회사 CRG의 Media training/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입력 : 2008년 07월 25일 17:41:37 / 수정 : 2008년 07월 25일 17:43:39

  • 왜 1위 업체들이 슬픈가?

    N사의 ‘위기(?)’가 계속되고 있다. 보통 위기(Crisis)에 대한 정의는 각 회사마다 각기 다르지만 객관적으로 보았을 때 N사의 일련의 해프닝들은 종합적으로 위기임에 틀림없다.

    위기관리(Crisis Management)는 위기 상황 자체를 관리하는 것을 의미한다. 제품을 수거하고 이물질을 검사하고, 원인을 밝혀내고, 배상을 결정하고…하는 프로세스를 위기관리라고 한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은 위기관리 프로세스 전반에 걸쳐 우리회사는 이렇게 위기를 정의하고 대응하고 있다는 사실들을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이다.

    따라서 위기관리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은 하나이며, 따로 존재할 수 없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최근 N사의 대응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는데, 오늘은 어떤 분이 “문득 왜 이렇게 유독 N사에게만 해프닝들이 연이어 벌어지는지?”를 물어왔다. 아마 어제 또 터진 애벌레 사례 때문이겠다.

    물론 음모론을 이야기 하신 것은 아니다. 어떤 정치적 편향성이다 뭐다 하는 것에도 나는 기본적으로 시각을 같이 할 수는 없다. 그냥 기업으로서 왜 이런 일련의 해프닝들이 N사에게만 집중되는 듯이 ‘보이는지’를 한번 살펴보자.

    우리나라 식음료 업계의 구조를 먼저 감안해야 한다.

    1. 라면시장에서 N사의 시장점유율은 70%에 이른다. 이는 유사 과점형태로 가장 강력한(?) 경쟁사인 S사에 비해서도 판매량은 약 5배가량 우위에 있다. 이 의미는 순수 소비자 컴플레인의 수를 단순 비교해도 경쟁사보다 5배가 더 많다는 뜻이다.

    2. 사입(주인이 가게내 판매를 목적으로 진열하는 것)이라는 측면에서도 보통 맘앤팝(소형가게로 우리나라 유통점 수의 대다수를 차지)의 경우 여러개의 라면을 동시 진열 판매하지 않는 경우들이 많다. 진열 공간의 한계때문에 가장 많이 팔리는 must stock 제품만이 선별적으로 진열 판매된다. 따라서 경쟁사의 제품들이 제한된 공간에 진열 판매될 가능성은 N사에 비해 매우 적다.

    그 다음이 context 적인 측면이다.

    3. N사의 생산과자에서의 이물질 발견을 시작으로 연이어 터진 여러 이물질 보고들로 소비자들의 해당 제품 및 연관 제품들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다는 점이다. 예전같으면 그냥 버리고 넘어갔을 여러 사소한 이물질들도 절대 지나치지 않는 분위기가 됬다.

    4. 최근 N사의 부적절한 대응으로 화가난 일부 소비자들이 더욱 색안경을 쓰고 이슈들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이럴때 일수록 low profile해야 하는 부분도 있는데 어설픈 수위 변화들이 난감한 상황을 연출한다.

    그 다음은 시스템적인 부분이다.

    5. 좀더 강력하게 유사한 소비자 컴플레인들을 관리해야 하는 싯점인데도, 처리방식이나 규모가 이전과 그리 다르지 않다. 다른 기업 같았으면 CEO의 재량으로라도 강력하고 즉각적 배상진행으로 일정기간 소비자 컴플레인 노출 비율을 급격히 하락 안정 시킬수도 있는데 그렇게 하고 있어도 계속 터지는 것인지…잘 모르겠다.

    6. 생산과정에서의 품질관리에 여전히 한계를 들어내고 있는것은 아닌가. (회사에서는 아니라는 포지션이지만…누가 아나…)

    마지막으로 언론의 역할 부분이다.

    7. 현재 N사와 관련된 제보나 해프닝은 기사 꺼리가 된다. 언론은 이 꺼리를 어느정도 찬반적인 시각에서 즐긴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저런 이유들로 N사는 괴롭다. 개인적으로 인하우스 시절을 떠올리면서 “내가 만약 N사 인하우스였으면 어땠을까…?” 생각하면… 답이 없다. 회사의 철학이나 시스템을 실무자들이 움직일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CEO를 탓하기도 뭐 하다. CEO 마음대로 조직이 변화하는 데는 시간과 열정 그리고 참여가 소비되야 한다. 그런데 지금 N사에게는 그런 여유로운 소비 환경이 미처 주어지지 않고 있다.

    결론은 low profile 같다. 아무리 생각해도…태풍의 중간에서 아무리 노를 저어봤자…힘들기만 하다. 이 세상 어떤 컨설턴트들을 데려다 놓아도…지금 N사에게 해 줄 수 있는 조언은 low profile일 것이다. 이젠 위기관리의 문제가 아니다. 팔자와 운의 영역인 듯 하다.

  • 위기관리의 경제성을 경계하자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기업&미디어 web@biznmedia.com

    언론을 포함한 일반 국민들과 소비자들은 위기시 줄곧 회사의 ‘안전 불감증’이나 ‘저급한 품질관리’ ‘불결한 생산 프로세스’ ‘건강하지 못한 재료 및 함유물’ 등에 대한 대응 자세(attitude)에 대해 비판을 한다.

    지난 과자, 캔, 빵, 떡볶이 떡, 소시지 등의 사례에서도 반복적으로 소비자들 사이에서 거론된 것이 “왜 우리나라 회사들은 소비자들에 대한 기본 예의가 안 돼 있나?”하는 것이다.

    특히 언론에서는 “왜 소비자가 이물질을 발견했다는 신고를 했는데, 바로 리콜을 선언하지 않았느냐?” “지금까지 쉬쉬하고 있었던 것은 문제를 숨기려 했던 것 아니냐?” “왜 제품 한 세트를 소비자에게 주었느냐? 입 막음용이냐?” “왜 이물질을 발견한 소비자가 말을 번복하느냐?” 등등 의도를 깔고 많은 질문들을 쏟아냈다.

    소비자 단체들은 “소비자 안전을 등한시 하는 기업은 불매운동을 해서라도 버릇을 고쳐야 한다”고 한다. 위기관리 전문가들이나 타사 홍보임원 분들은 “이번 사례가 큰 깨달음의 기회가 되어서 어서 우리 회사들도 위기관리 시스템을 확충하고, 그와 함께 더 더욱 품질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 좋다. 단, 이런 논의는 지난번 이야기한 것과 같이 우리 기업들이 ‘훌륭한 위기관리’의 선결 조건인 ‘훌륭한 경영 철학’이 전제되었다는 가정 하에서 실현성이 있는 비판이며 논의다.

    기업의 진화 프로세스에 있어 우리 기업들은 아직 ‘기업이 존재하는 이유는 이윤창출’이라는 수십 년 전 기업관에서 그리 크게 성장해 있지 않다. ‘사회 시민으로서 맡겨진 책임을 성실히 이행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이윤은 창출되며, 훌륭한 사회 시민으로서 지속적 활동을 해 나감에 따라 그 이윤은 더 더욱 극대화 된다”는 철학이 뿌리 깊게 공유되어 있는가는 의문이다.

    어떻게 보면 필자의 생각에 대해 ‘정말 나이브(naive)’하다 할 수도 있겠다. 필자 스스로도 여러 위기관리 프로젝트에서 이런 철학적인 벽으로 인한 한계를 피부로 느꼈었다. 사실, 이 부분은 한국 기업과 외국 기업간의 차이가 그리 많다고 볼 수도 없다. 외국 기업이라고 다 훌륭한 철학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훌륭한 철학과 함께 그들에게는 ‘한국시장’을 바라보는 시각이 또 부가적으로 큰 영향을 미친다

    대증적 활동 갖고 위기관리‘잘했다, 못했다’

    우리 제품 ‘전복죽’에서 개구리 뒷다리가 나왔다고 치자. 화난 소비자의 마음을 가라 앉히고, 12종 죽 세트를 선물하니 소비자가 ‘다음부터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하면서 없던 일로 처리해 준다. 조금 떠드는(?) 소비자에게는 한 50만원을 건네준다. 그래도 못 참겠다고 하는 소비자가 있으면 ‘얼마를 원하느냐?’해서 적절히 무마 한다.

    자신의 신체가 이 제품으로 해를 당했다고 주장하고 제조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벌이겠다는 적극적인 소비자도 있다. 이럴 때 회사는 머리를 굴린다. (철학을 일깨우는 대신) ‘우리 회사가 사용 중인 로펌에 소송 대응을 맡기면 얼마나 들까?’ 따라서 그렇게 크게 일을 법정으로 까지 끌고 가기 싫으면 로펌의 소송 준비 서류 개발 비용만큼의 돈을 그냥 소비자에게 합의금조로 줘버리면 위기관리는 어느 정도 오케이다. (나름 신속하고, 비용효율적인 대응이다…)

    이렇게 대증적 활동을 가지고 위기관리를 잘했다 못했다 거론하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근본적 원인 해결과 재발 방지에 대한 실제 활동이 없는 것이 당연하다. 왜냐하면 이런 대증적 치료가 근본적 체질 개선 보다 ‘경제적’이기 때문이다.

    훌륭한 철학이 없는 기업에게 가장 큰 자극은 지금까지 실행했던 ‘대증적 위기관리의 경제성’을 박탈하는 것이다. 대증적 위기관리의 경제성을 박탈하기 위한 소비자 집단 소송제도의 도입은 ‘훌륭한 철학이 존재 하지 않는 기업’들에게는 전혀 다른 위기관리 패러다임을 강요하게 될 것이다. 안타까운 현실이지만 제대로 된 훌륭한 위기관리는 그 다음부터다.

    정 용 민

    -PR컨설팅그룹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사장
    – 前 오비맥주 홍보팀장
    – 前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장
    – ICO Global Communication, LG-EDS, JTI Korea, KTF, 제일은행, Agribrand Purina Korea, Cargill, L’Oreal 등 다수 국내외 기업 경영진들 대상 Media Training
    – Hill & Knowlton, Crisis Management Training Course 이수
    –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두번째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Training 기법 사사
    – 네덜란드 위기관리 컨설팅회사 CRG의 Media training/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입력 : 2008년 06월 24일 10:12:19 / 수정 : 2008년 06월 24일 10:16:02

  • 이 소비자는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

    이 소비자는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

    N사는 위의 해명글에서도 언급을 하고 언론 커뮤니케이션에서도 언급했지만 클레임을 제기한 소비자가 ‘불우한 이웃을 위해 쓰겠다고 라면 100박스를 요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만약 다음주에 나오는 식약청 조사에서 해당 바퀴벌레가 생산과정에서의 문제가 아니라 N사가 과학적 조사를 통해 주장한데로 보관 및 조리과정에서 소비자의 부주의로 유입된 것이라고 밝혀지면 해당 소비자에게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할까?

    분명히 해당 소비자는 ‘소비자피해보상규정’에 의거한 1대1 교환 또는 환불 등의 범위를 넘어서 라면 100박스라는 대규모 보상을 요청했다. 피해자의 부주의로 인한 이물질 유입을 다른 인터넷 매체에 제보함으로서 N사의 제품 브랜드와 회사 자체의 신뢰에 치명적인 피해를 입혔다.

    N사는 해당 소비자를 어떻게 해야 할까? 결론적으로는 식파라치에 준하는 법적 대응을 해야 할까?

     

  • Do Not Speculate

    농심측은 “벌레가 라면과 함께 튀겨져 효소가 파괴되면 과산화수소수 반응이 일어날 수 없다”며 “3개월 이상 유통·보관하는 과정에서 라면 포장지 겉면에 붙게 된 바퀴벌레가 라면을 끓일 때 섞여 들어간 것 같다”고 주장했다.[조선일보, “라면에 바퀴벌레”…식약청 조사 착수]

    위기시 언론과의 커뮤니케이션에서 자주 실수하는 부분들이 true fact와 speculation의 경계를 혼동하거나 넘나든다는 거다. 이 N사는 이전 새우깡 케이스에서도 speculation으로 위기를 성장시켰다. 중국 공장으로 이물질 혼입처를 speculate했었다. 그러나 조사결과 아니었다.

    이번 케이스에서도 그 바퀴벌레가 제조 생산 과정에서는 들어갈 수 없다는 과학조사 결과만 밝히면 되는 데..굳이 친절하게 speculate 까지 해가면서 바퀴벌레의 유입 경로를 설명하고 있다.

    대변인이 하지 말아야 할말… “OOOOO 한 것 같다…”

    만약에 수습기자가 “캡…노량진 수산시장에서 생선을 먹다 가시가 목에 걸려 죽은 회사원 OOO씨는 원래 생선 알레르기가 있었던 사람 같은데요…”하면 “이런 X, 너 기자 맞어?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 같은거야?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이야? 둘중에 뭐야?”할꺼다.

    OOOO한거 같다…는 말 버릇은 위기시 언론 커뮤니케이션에서 그리 좋은 예후를 남기지 않는다.

  • 아무도 믿지 말자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기업&미디어 web@biznmedia.com

    한 기업 내에서 외부와의 ‘공식적’ 커뮤니케이션을 매일 매시간 하고 있는 부서는 어딜까? 바로 홍보 부서다. 홍보 부서가 외부로 전달하는 모든 정보는 공식적이면서 정확한 정보다. 그리고 그 정보의 진실성에 대한 책임은 기업 전체가 진다.

    반면 다른 부서들은 어떨까? 기획, 인사, 생산, 마케팅이나 영업부문의 정보는 대부분 외부 공유를 위한 것이기 보다는 내부 공유를 위한 것이다. 더욱 이 정보가 외부공유에 적절하지 않다는 것은 그 정보에 기업 스스로의 ‘주관성’이 많이 개입해 있다는 것이다.

    보통 경쟁사보다 전국 시장점유율에서 뒤지는 기업의 마케팅이나 영업부문은 주관적으로 전국 권역별 판매나 브랜드별 판매를 분리해 내부 공유하는 트릭을 쓴다. 나름대로 직원들의 사기를 위한 것이기도 하고, 부분적인 접근 전략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는 오직 ‘내부 정보’일 뿐 외부에 밝힐 수 있는 정확한 정보는 아니다. 큰 그림을 보기 원하는 기자들에게는 객관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생산관리 부문은 어떨까? 이 세상 어느 회사에도 우리 생산 부문의 생산성이 경쟁사보다 떨어진다거나, 품질관리 수준이 열악하다고 홍보팀에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생산 부문은 없다. 우리의 품질 관리 수준은 업계 최고 수준이다. 1000만개당 1개 이하로 품질 이상 비율을 관리한다. 절대 제품에 이물질이 들어가거나 잘못된 제품이 출하되지 않도록 우리는 세계 최고의 적외선 검사기(inspector)를 2중 3중으로 설치해 놓았다… 이런 이야기가 생산관리 부문의 주된 메시지다.

    재무부문에서도 누구 하나 홍보팀에 다가와 “사실 우리가 진행한 유상감자가 이런 이런 연유다”라는 내용을 솔직하게 알려주진 않는다. 인사부문이나, 총무, 기획 등 모든 담당자들이 홍보담당자들에게 조차 나름대로의 ‘홍보(?)’를 하고 있는 데서 정보의 정확성에 문제가 있다.

    홍보맨은 기업 내부의 ‘기자’

    위기가 발생 했을 때 홍보담당자는 기업 내부에서 ‘기자’가 되어야 한다. 철저하게 각 관련 부문에서 전해오는 정보들을 객관성과 진실성을 기준으로 분석해야 한다. 100% sure와 100% true간에 명확한 선을 그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홍보담당자는 거짓말쟁이가 되고, 그 기업은 부도덕한 악덕 기업이 돼버린다.

    홍보팀을 둘러싼 부문들이 홍보팀을 속이고 있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그들은 단지 내부에서만 공유할 수 있는 디자인 된 정보와 외부로 공유해도 될 떳떳한 정보간의 차이를 모를 뿐이다. 이를 필터링하고, 이해하는 것이 홍보담당자의 임무라는 이야기다.

    문제는 가끔 일부 CEO들께서도 이렇게 객관적이지 않는 내부의 정보를 기자들에게 흘리시는 분들이 계시다. 홍보담당자들은 이런 경우 참으로 곤혹스럽다. 사장님의 화두를 가지고 달려드는 기자들에게 떳떳하게 줄 수 있는 객관적인 정보가 없기 때문이다.

    그냥 내부에서 공유하고 있는 디자인 된 정보를 제공하게 되면 당장 객관적인 정보를 들이미는 경쟁사로부터 반격을 받게 될 것이 뻔하다. 그렇다고 사장님께서 정확한 이야기를 하신 것이 아니라고 발뺌을 하면 사장님은 무엇이 될까?

    항상 각 부문이나 CEO로부터 나오는 정보는 다시 한번 홍보담당자들이 검증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외부로 커뮤니케이션 할 때는 항상 객관적이고 입증이 가능한 정보만을 선별해 전달할 필요가 있다. 홍보담당자는 그래서 바쁘다. 일단 거짓말쟁이가 되고 나서 그 정보의 소스에게 손가락질을 해 봐도 그 때는 이미 늦은 것을 알기 때문이다.

    정 용 민

    PR컨설팅그룹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사장
    前 오비맥주 홍보팀장
    前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장
    ICO Global Communication, LG-EDS, JTI Korea, KTF, 제일은행, Agribrand Purina Korea, Cargill, L’Oreal 등 다수 국내외 기업 경영진들 대상 Media Training
    Hill & Knowlton, Crisis Management Training Course 이수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두번째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Training 기법 사사
    네덜란드 위기관리 컨설팅회사 CRG의 Media training/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입력 : 2008년 06월 09일 11:10:37 / 수정 : 2008년 06월 09일 11:19:37

  • 위기 / 이슈 관리의 전제 조건

    PR(Public Relations)라는 것의 전제 조건도 마찬 가지지만, 특히나 위기관리 및 이슈관리의 전제 조건은 ‘해당 기업이나 조직이 선(善)하다’는 믿음이다. 반대로 말해서 악(惡)한 기업이나 조직은 위기관리나 이슈관리의 대상이 아니다.

    악한 기업이라고 하니 약간 종교적 냄새가 날 수도 있겠다. 풀어 설명 하면 ‘문제가 없는 기업이나 조직’을 의미하겠다. 제품이나, 서비스, 구성인력, 일을 하는 방식과 철학 그리고 이해관계자들을 바라보는 시각과 태도들에 있어서 ‘특별한 문제가 없는 기업이나 조직’을 의미한다.

    평소 좋은 제품을 오랫동안 만들다가 ‘실수’로 이물질이 하나 들어간 제품을 판매해 소비자들의 불만을 접수한 기업에게는 위기관리나 이슈관리가 필요하다. 그러나, 식재료/원료를 아끼려고 동물의 사료를 섞어 급식용 빵을 제조해 판매한 기업에게는 위기관리나 이슈관리가 있을 수 없다.

    국민을 섬기는 자세를 가지고 열심히 정책을 실행하다가, 예기치 않았던 이슈가 발생해 국민간에 논란이 생기고, 정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늘어가는 것은 분명 위기 및 이슈관리의 대상이다. 그러나, 국민을 속여 정권의 안이나 이득을 취하려고 하는 짓에 대해 국민의 비판이 늘어간다면 이 이슈는 관리의 대상이 아니다.

    실무자들이나 컨설턴트들의 경우 회사의 위기나 이슈를 관리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사실을 확인’해야 한다. 무엇이 사실인가? 누구에게 잘못과 책임이 있는가? 문제의 발단은 무엇이었는가?

    이러한 확인을 통해서 해당 회사가 잘못이 있으면 잘못을 시인하고 용서를 빌면 된다. 잘못이나 문제가 없다면 당당하게 대응 커뮤니케이션을 하면 된다.

    문제는 잘못 했음에도 불구하고, 어떻게든 덮어 보려 하는 회사들이다. 위기관리나 이슈관리를 통해서 어떡해든 무마 하고자 하는 회사들이다. 그들은 위기관리나 이슈관리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공중을 속이고 있는 것이다. 곧 공중 기만이다.

    윤리적인 컨설턴트라면 이러한 공중기만 시도에는 당당하게 뒤돌아 손을 씻어야 한다. 손을 더럽히면 안된다.  

  • 김경해 사장님의 Insight

    오늘 이른 아침 우리 김경해 사장님께서 경총 조찬 포럼 강연을 하시고 오셨다. 요즘 CEO들의 화두인 위기관리에 대한 그의 insight들을 구경해보자.

    “위기의 99%는 예측가능”

    김경해 사장, 경총 위기관리강연 全文

    기업&미디어 web@biznmedia.com

    김경해 커뮤니케이션즈코리아 사장(한국위기관리전략연구소 소장)은 5월 29일 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한국경영자총연합회 포럼 조찬 모임에서 “위기에 대비하지 않는 조직은 21세기에 살아남을 수 없다”는 내용을 중심으로 기업들의 위기관리 사례들을 발표, 주목을 끌었다. 김 사장의 강연 내용을 전재한다. <편집자 주>

    ▲ 김경해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사장
    한국위기관리전략연구소 소장

    위기의 종류는 과연 몇 가지나 될까요? 수백? 수천? 우리가 그 수와 유형에 대해 확실하게는 알 수 없지만 오직 확실하게 아는 부분이 있다면 ‘엄청나게 많다’는 것입니다. 새로운 유형의 위기들은 지금 이 시간에도 계속 생겨나고 있습니다. 생각 해 봅시다. 불과 20년 전만 해도 오프라인이 아닌 ‘온라인상’에서 광우병과 같은 괴담이 도는 상황을 누가 예상했겠습니까? 20~30년 전에 미니홈피니 블로그니 하는 개인 미디어들이 나타나 위기의 진원지가 되리라는 이야기를 했었다면 아마 기업들은 그냥 미래학자의 재미난 시나리오 정도로 여겼을 겁니다.

    기업이 겪을 수 있는 위기의 수를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는 재미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일단 CEO를 포함한 전임직원의 수를 적어보십시오. 그 수에 자사가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 제품과 서비스의 수를 곱해보십시오. 거기에 거래처를 비롯한 언론, 정부, NGO, 모든 이해관계자들의 수를 곱하십시오. 마지막으로 그 결과에 소비자의 수를 곱하십시오. 그 만큼이 경험 가능한 대략 위기의 분량입니다. 엄청나게 많지요?

    ‘엄청나게 많은’ 위기들
    많은 학자들이 위기의 유형을 다양하게 분류하고 있습니다. 적게는 십여 가지에서 많게는 백여 가지에 이릅니다. 여기에 계신 CEO분들께서 그런 학문에 관심을 두실 필요는 물론 없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위기는 너무 많고, 다양해서 셀 수 조차 없다’는 생각은 공유 하 실 가치가 있다는 것입니다.

    기업 경영자로서 위기를 크게 대분 해 보자면 예측이 가능했던 위기와 예측이 불가능했던 위기로 나눌 수 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위기 관리 사례들을 가만히 들여다 보면 거의 대부분의 위기들은 ‘예측이 가능했던 위기’ 라는 것입니다. 이 세상에 예측이 불가능한 위기가 무엇이 있겠습니까? 언제, 어디서, 누가, 어떻게 이런 위기를 발생시킬 것인지는 물론 알 수가 없지요. 하지만 그 의미가 ‘예측이 불가능 하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조금만 관심을 가진다면 모든 위기는 예측이 가능한 것들입니다. 최근의 광우병 논란이 예측하지 못했던 위기인가요? 또 각종 먹거리에 이물질들이 들어간 사례들은 전혀 예측을 못했던 것인가요? 한번의 위기가 발생하기 위해서는 300여 번의 전조가 선행한다고 합니다. 문제는 이 300여번의 전조를 그냥 무감각하게 지나쳐 버린 기업들에게 있는 것이지요.

    관심이 중요합니다. 위기를 발생 시킬만한 이슈들에 대한 관심입니다. 여기 계신 CEO 여러분 들께 묻고 싶습니다. CEO의 가장 큰 임무가 무엇입니까? 제가 생각하는 CEO의 가장 큰 임무는 ‘회사를 잘 되게 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그러면 회사가 잘 되는 것은 무슨 뜻 입니까? 매출이 성장한다? 좋습니다. 주주가 만족한다. 그렇지요. 직원들이 행복하게 일한다? 맞습니다. 소비자가 품질 높은 제품으로 만족해 한다? 멋집니다. 이 모든 것들이 ‘회사가 잘 되는 것’입니다.

    그러면 위기라는 녀석은 어떤 짓을 합니까? 매출을 떨어뜨립니다. 주주를 실망시키고 직원을 불행하게 하고 소비자들을 화나게 합니다. CEO의 임무를 방해하는 것이 바로 이 위기입니다. 이 의미는 위기를 관리하지 못하는 CEO는 성공하기 힘들다는 뜻입니다.

    위기관리 못하는 CEO는 실패
    위기는 항상 일어납니다. 믿으십시오. 위기는 꼭 일어 납니다. 단지 우리가 모르는 것은 그 위기가 ‘언제’ 일어날 지만 모를 뿐입니다. 우리가 죽음의 때를 알지 못하지만, 언젠가는 죽는다는 당연한 사실을 받아 들이듯, 위기는 꼭 찾아 온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일 때 이상적인 위기대비가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기업의 CEO로서 위기에 대해 어떻게 준비하는 것이 좋을까요? 위기관리팀을 조직한다? 위기관리 매뉴얼을 만든다? 위기관리담당 직원들을 훈련시킨다? 다 좋습니다. 많은 기업들이 그런 노력들을 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해야 하는 시스템적 노력이지요.

    그러나, 오늘 제가 말씀 드리고 싶은 것은 이겁니다. ‘잘해야 본전’이라는 말이 있지요? 아주 일을 잘해도 본전 정도 밖에 못 건질 뿐이니 얼마나 속상하겠습니까? 그런데 위기 관리는 아무리 잘해도 절대 본전을 건질 수 없습니다.

    방탄유리를 예로 들어보죠. 대통령이나 주요인사들이 방탄유리가 장착된 리무진을 타지 않습니까? 이 방탄유리에 어떤 테러리스트가 총을 여러 발 쐈다고 가정 해 봅시다. 차 안에 있는 주요인사들은 방탄유리 덕에 그나마 안전하지요? 그렇지만 그 차의 방탄유리 자체는 예전과 동일합니까? 아니지요. 방탄유리를 장착한 그 차의 모습은 그 이전의 반짝이는 멋진 리무진의 모습은 분명 아닐 겁니다. 위기관리를 잘 했지만 본전은 절대 못 건지는 것이지요.

    그럼 가장 이상적인 위기관리란 무엇일까요? 맞습니다. 위기를 최대한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중대하건 사소하건 위기들을 각각 미연에 방지해 주는 것이지요. 이것이 위기관리의 핵심입니다.

    이를 위기 대비라고 부릅니다. 위기 대비의 방법을 나누어 보면 완화(mitigation)와 예방접종(inoculation)이라는 두 가지 방식이 대표적입니다.

    2대 위기대비 방식, ‘완화’와 ‘예방접종’
    먼저 이 완화라는 작업은 위기가 발생하는 것을 미연에 예측해서 그 발생 가능성을 최소화 하는 작업입니다. 우리나라 매년 수해가 많이 나지 않습니까? 여름이 오면 수해가 예측 가능하지요? 또 수해 지역도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합니다. 그 지역의 수해 전례가 있었고, 수해를 입은 방식도 이미 파악이 되고 있습니다. 이런 유형에는 완화작업이 가능하고 필요한 곳입니다. 이 지역을 위해 수해방지사업을 하면 되지요. 분명히 이 지역 주민들은 똑 같은 수해를 내년에는 입지 않겠지요.

    기업의 예를 들어볼까요? 소비자 불만을 분석해 보시기 바랍니다. 공통되는 불만들이 있을 겁니다. 제품안에 이물질들이 많이 보고가 되나요? 그러면 그 이물질 유입의 원인을 밝혀내는 겁니다. 제품 생산라인의 검수 장비가 부실하다면 강화하면 되지요. 만약 다른 문제가 있다면 그 문제를 밝혀내서 해결하면 되지요. 관심을 가지면 충분히 미연에 완화가 가능한 많은 위기들을 그냥 지나치는 것이 문제지요.

    소비자들에게 우리 제품이 비만을 유발한다고 비난을 받을 것 같은가요? 완화시키는 작업을 해 보려는 노력이 필요하겠지요. 우리 제품 내 지방 비율을 개선해 보죠. 조리에 사용하는 기름을 개선해 보죠. 채식주의자들을 위한 제품들을 만들어 보죠. 소비자들에게 건강한 식생활에 대한 교육을 시켜보죠. 다 이런 것들이 완화의 작업들입니다. 최소한 이런 완화의 작업들이 꾸준히 진행되면, 막상 위기가 벌어져도 많은 주변의 이해관계자들은 우리의 방지 노력에 대해 이해를 해주는 경향이 조성되게 됩니다. 이게 중요한 겁니다.

    소비자들은 용서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입니다. 기업은 소비자들에게 용서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용서받기 위해서는 기업 스스로 용서 받을 수 있는 일을 해야 합니다. 이 위기에 대한 완화작업은 미연에 위기를 방지하는 가치도 있지만 위기시 이해관계자들이 우리 회사를 용서해야 하는 큰 이유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도 가치가 있습니다.

    그 다음이 예방접종 방식입니다. 어차피 일어날 수 밖에 없는 위기라면 사전에 미리 이해관계자들에게 그 위기에 대한 많은 부분들을 공유해 놓는 것입니다. 미리 백신 예방접종을 해 놓는 거지요. 예를 들어 제품의 이물질 유입 가능성을 1000만분의 1로 관리한다고 해도,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에 1억개의 제품이면 10개의 이물질이 유입될 가능성은 있는 것이지요?

    이에 대해 ‘우리는 제품하자비율을 1000만분의 1 이하로 관리할 만큼 완벽하다’고 딱 이야기 하는 것보다는 ‘우리는 제품하자비율을 1000만분의 1로 관리를 하고 있지만, 그래도 사람이 하는 일이라 제품하자는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해 달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혹시 제품하자가 발견되면 우리가 이렇게 잘 처리하겠다’고 미리 이해를 구해 놓는 것이 좋다는 겁니다.

    소비자를 비롯한 이해관계자들을 놀라게 하지 말라는 게 이 예방접종 작업의 핵심입니다. 우리가 최선을 다해서 관리를 하지만 이러한 상황이 혹이라도 발생할 수 있으니 놀라지 말라는 것이지요. 만약에 그런 일이 막상 일어나면 우리는 이렇게 이렇게 사후 관리를 잘 하겠다고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입니다.

    앞의 완화작업이 상황적인 위기관리의 개념이라면, 뒤의 예방접종 작업은 커뮤니케이션적인 의미의 위기관리 개념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또 상황관리적인 개념의 완화작업이 선행되어야 올바른 예방접종 작업도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위기의 1%만이 사후관리 대상

    제가 사장으로 있는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의 컨설턴트들이 위기관리 클라이언트들을 위해 위기 요소 진단을 해보면 항상 각 사의 위기 요소 99%는 그 회사 직원들이 흔히 예측 가능한 것들이었습니다. 예측 가능한 모든 위기 요소들이란 사전에 완화작업과 예방접종 작업을 통해 대비가 가능한 것들이라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전체 위기 요소들 중 99%는 완화 방지가 가능하다는 뜻 입니다. 사전 대비가 큰 역할을 하는 것이지요.

    나머지 1%가 문제인데, 이 1%가 바로 사후관리의 대상입니다. 예측이 불가능한 상황들은 사후관리가 차선입니다. 사후관리의 핵심은 맨 앞에서 잠깐 말씀 드린 위기관리 시스템입니다. 위기관리팀을 구성하고, 위기관리 매뉴얼을 만들고, 위기 관리팀 들을 훈련하는 겁니다.

    일본의 대표적 백화점 중 하나인 이세탄 백화점이 가지고 있는 위기관리 매뉴얼은 A4용지 총 3장 짜리라고 합니다. 이 3장에 어떻게 이렇게 큰 기업의 위기관리 시스템을 모두 담을 수 있냐 했더니, 이세탄의 담당자는 이 3장 이외에 더 담을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 하더군요.

    그 3 페이지의 구성은 이렇습니다. 첫 페이지에는 이세탄 백화점이 겪을 수 있는 위기 요소들을 열거 해 놓았습니다. 두 번째 페이지는 전체적으로 위기관리를 실행 할 조직과 대응 프로세스로 꾸며 놓았습니다. 마지막 세 번째 페이지에는 이세탄 백화점 위기관리 조직의 역할을 분장해 놓았습니다. 이게 다입니다.

    제일 중요한 위기관리 시스템의 구성요소들이 무어냐고 물어 봤습니다. 첫째가, 어떤 위기가 우리에게 일어날 수 있는지를 아는 것, 두 번째가 위기를 관리할 시스템을 자주 업데이트해서 살아있게 하는 것, 그리고 셋째가, 담당자들이 위기관리를 할 능력을 키워주는 것이라고 하더군요.

    자, 이 곳에 계신 CEO 여러분들께 마지막으로 한 말씀 드립니다.

    여러분께서 경영하고 계신 회사의 위기 요소들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가져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그 관심을 전 직원 및 구성원들과 ‘공유’하시기 바랍니다. 그 관심을 그들과 ‘반복해서 커뮤니케이션’ 하시기를 바랍니다.

    자발적인 위기관리 의식이 공유되어야 올바른 방향의 위기관리 시스템이 구성됩니다.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에 있어서 CEO의 임무는 여기까지 입니다. CEO의 지속적인 위기관리에 대한 관심이 직원들로 하여금 자발적인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게 하는 원동력이기 때문입니다.

    부디 여러분들의 회사 각각에 진정한 위기관리 시스템이 구축되어서 조만간 ‘큰 위기 없는 대한민국’이 되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입력 : 2008년 05월 29일 15:05:21 / 수정 : 2008년 05월 29일 15:10:38

  • 진짜 전략적인가 보다…

    진짜 전략적인가 보다…


    [이코노 카페]‘쇳조각 햄버거’ 맥도날드 “사과는 무슨…”
    [뉴스비타민] 한국 엄마들에 혼쭐난 ‘미국 명품분유’

    맥도널드와 한국BMS의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참 흥미롭다. 기업의 모든 활동은 어느정도 전략에 근거하는 법인데, 이와 같은 케이스들은 그 근거를 찾을 수가 없다는 점이다. 이들의 공통점이라고 하면

    1. 발뺌/부정
    2. 변명
    3. 자기합리화 (비이성적/비논리적)
    4. 소비자를 분노하게 함
    5. 공중/언론들도 무시함

    궁금한게 ‘어떻게 이렇게 할 수 있을까?”하는 거다. 이 두회사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

    대응 메시지 정리 (맥도널드 쇳조각 햄버거 케이스 / 한국BMS의 쇳가루 분유 케이스)

    소비자 송씨가 맥도널드 햄버거 패티에서 쇳조각들로 보이는 이물질 발견

    • 송 씨가 매장 측에 항의하자 매장 관계자는 “후추 같다”
    • 한국맥도날드 본사는 당시 동아일보 기자의 취재에 대해서도 “우리 쪽에서 이물질이 들어가지 않았을 수 있지 않느냐”
    • 송 씨가 나서서 식약청에 신고한 뒤에도 맥도날드는 “주방 위생 관리에는 문제가 없다”
    • 기자가 “문제가 된 관훈점에라도 사과문을 붙일 계획은 없느냐”고 묻자 맥도날드 관계자는 “햄버거 한 개에만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그럴 계획이 없다”
    • 취재 당시 “왜 식약청에 바로 신고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식파라치 사례도 많고…”

    맥도날드는 이물질이 들어간 햄버거를 아기와 함께 먹느라 놀란 송 씨의 마음을 안심시키기는커녕 분노로 바꿔 놓았습니다. <동아일보>

    미국산 조제 분유 ‘엔파밀 리필(Enfamil LIPIL)’에서 검은색 이물질을 발견

    • 윤씨는 수입업체인 한국BMS제약의 고객상담실에 연락했다. 상담원은 “가끔 그런 전화가 오는데 분유 조제 과정에서 생긴 검은 먼지일 뿐 인체에 아무 해가 없다”고 해명했다. 상담원은 “계속 먹여도 된다”
    • 직원들은 자석 실험을 눈으로 확인하고도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제품인데 어떻게 쇳가루가 나오겠느냐”
    • 미드존슨사는 해명 광고를 내며 ‘인체에 무해한 비독성 금속물질’

    일반적으로 국내에 들어와 있는 외국기업들의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들은 대행사를 쓰거나 해서 되도록 언론사 기자들과의 관계를 한정적으로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대언론 거리두기 전략은 이러한 위기시에 아이러니컬하게도 많은 도움이 된다. 기자들이 모르고 신경을 안쓰니 기자들 사이에서 회자가 잘 안되는 효과를 얻기 때문이다.

    그런 전략적인 효과 때문에 기자들과 거리를 두고 있다면…정말 머리는 좋은 사람들이다.

  • 쇠고기 수입 재개에 대한 버시바우 대사의 메시지 분석

    아래와 같은 질문들에 대한 버시바우 미대사의 메시지를 한번 살펴 보자.

    “최근 타결된 한.미간 쇠고기 수입 재개 협상 내용은 국민들이 우려하는 식품 안전 문제를 다뤘다. 국제과학기준을 존중한 안전한 협정이라 생각한다”

    –> 국민들의 식품 안전문제를 직접 거론했다. 피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리고 국제과학기준 즉, endorsement를 들어 안전 논란을 통제하려 하고 있다.

    “만약 비허가 부위가 수입되는 등의 문제가 생기거나 광우병이 재발할 경우 그에 대처하는 다양한 매커니즘을 보유하고 있다. 우리는 항상 OIE를 기준으로 삼을 것”

    –> 기본적으로 만약(what if…)에 대한 표현을 쓰지 않는 것이 좋다고 한다. 그러나 버시바우 대사는 문제가 중차대하기 때문에 가정에 근거한 솔루션을 언급했다. 좀더 준비되어 있다는 느낌을 주기 위한 전략적인 메시징 기술이다. 다시한번 OIE기준을 endorsement로 재차 활용한다.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는 다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 위기 이슈에 대해서는 위기관리 주체가 완벽하게 control하고 있다는 느낌을 오디언스에게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이게 지나쳐서 개런티가 되면 안된다.

    “중요한 것은 이번에 타결된 한국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 협상이 국제 과학기준을 근간으로 했다는 것”

    –> 중요한 것은…(이 부분은 전형적인 브릿징 기법이다) 답변 말미에 다시한번 국제과학기준이라는 endorsement를 세번째 활용했다. 이 부분이 키메시지였던 것으로 파악된다.

    얼핏 봐도 우리나라 외통부 답변 보다는 훨씬 완성도가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