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제품·품질 위기

  • 조금 심한 공식 멘트

    주말 노컷뉴스가 보도한 맥도널드 햄버거에서도 이물질 발견, 매장측 성의없는 사과 에서 제품 이물질에 대한 한국맥도널드의 공식 반응이 참 독특하다.

    본사역시 사과를 앞세우기 보다는 보상이 어렵다는 식의 해명만 거듭했다. 맥도날드측은 “이물질로 사람이 다친 것이 아니라 보험회사에서 처리하는 보상을 받을 수 없고 이번은 특별한 경우로 솔 자체에는 이상이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기자들은 전화 통화를 통해서 홍보 담당자의 여러 멘트들 중 일부를 취사 선택해 기사화 하기는 하지만…이번엔 조금 심했다. 누가 심했던 건지는 기자와 홍보담당자 둘 만 아는 이야기다. 그렇지만 심했다.

  • 무조건 사과가 능사는 아니다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기업&미디어 web@biznmedia.com

    일단 사과(apology)하고 보자? 너무 형식적이다. 이미 소비자들은 잘못을 저지른 기업들의 수 많은 사과(apology)들을 봐왔다. 리콜(recall)? 언제부터인가 사과의 가장 큰 표현이 되었다. 사실 위기 시 이 리콜(recall)이란 어차피 논란이 되어 소비자들이 외면해 팔리지 않을 물건들을 먼저 수거하는 꼴일 뿐이다. 따라서 리콜(recall)은 사과(apology)의 표현이나 위기관리의 high profile전략은 근본적으로 아니다.

    사과(apology)는 키 메시지도 아니다. 중요한 키 메시지는 ‘어떻게 현재의 부정적인 이슈를 해결할 것이고, 앞으로 어떻게 재발을 방지할 것이냐’다. 따라서 이것이 셋팅 되어 전달되지 않으면 단순 사과(apology)는 별 소용이 없다. 원인파악도 못하고 사과만 하는 것도 소비자에겐 진심으로 들리지 않는다. 공감은 최대한 표시하되, 성의나 근거 없는 사과는 삼가 하는 것이 좋다.

    이는 연인끼리 서로 싸울 때도 해당이 된다. 남자가 어떤 잘못을 했다 치자. “내가 잘못했어. 미안해”하는 말은 그냥 이 상황을 덮고 마음을 풀어달라는 표현일 때가 많다. 대신 ‘내가 이런 저런 일들을 잘 못했다. 그래서 미안하게 생각한다. 다시는 이런 일들이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수용 가능성이 많다. 무조건 미안하다는 말이 상대의 마음을 열게 한다는 것은 분명 오해다.

    그렇다고 사과를 하지 않고 버티는 것은 어떨까? ‘아직 사실이 확인되지도 않았는데 왜 우리가 먼저 사과를 하고 들어가야 하는가?’ 하는 것이 보통 사내 법무팀의 의견일 때가 많다. 사건이 오픈 되었고, 언론에서 떠들기 시작했다. 각종 검색 포털 사이트에서는 우리 회사명과 제품명들이 검색어 순위 상위권에 오르락 내리락 한다. 매 분 마다 온라인 뉴스 포털에는 이 사건에 대한 기사들이 연이어 업로드 되고 있다.

    이런 긴급한 상황에서 ‘사실이 규명될 때까지 외부와 아무런 공식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하지 말라’는 지시는 마치 태평양 한가운데 빠진 사람에게 구조선이 올 때까지 구명정은 무시하라 하는 것과 비슷한 꼴이다. 소비자 및 오디언스의 시각에서 ‘공감’을 표시하는 것은 사실을 인정하는 것과는 분명 다르다. 일단 가장 먼저 그들과 공감하자고 했다. 공감한 바를 커뮤니케이션 하라고 했다.

    사실규명은 사실규명대로 하겠다 하자고 했다. 최소한 사실 규명 때문에 공감을 표시하는 것을 머뭇거리지 말자는 거다. 책임소재는 사실 규명 이후다. 일단은 공감을 해주고, 아픔이나 상처를 함께 느껴주자. 거만, 안하무인, 막가파, 배째라, 무시일관, 아랑곳…이런 평가를 초반에 받지 말자는 거다. 일단 초기에 이렇게 평가돼 버리면 돌이키기가 너무 힘들다. 사실을 규명해보니 우리의 책임이 아니었다고 해도 남는 것은 하나도 없다.

    사실이 완전히 밝혀져서 우리 회사의 책임이 크다고 최종 판정이 나면, 그때 깨끗하게 사과하자. 이길 밖에 없다. 변명이나 다른 측에로의 핑거 포인팅(finger pointing)은 절대 금물이다. 이때도 사과 메시지만을 키 메시지로 만들지는 말라고 했다. 재발방지 및 보상대책을 가장 중심으로 놓아 키 메시지로 하자.

    일단 모든 위기는 발발함과 동시에 high profile로 가는 성격이 있다. 이러한 위기를 관리하는 방식은 high profile이 원칙이다. 몇몇 특수한 상황을 빼고는 위기는 high profile로 관리하자. 우리가 잘 못해서 뼈를 깎는 아픔이어도, high profile로 커뮤니케이션 하자.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서 혼심을 다 기울일 것이라는 긍정적인 해결책과 마음가짐을 크게 커뮤니케이션하자. 리콜만 해 놓고 ‘우리는 우리 할 일을 다 했다’고는 하지 말자. 제발.

    정 용 민

    PR컨설팅그룹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사장
    前 오비맥주 홍보팀장
    前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장
    ICO Global Communication, LG-EDS, JTI Korea, KTF, 제일은행, Agribrand Purina Korea, Cargill, L’Oreal 등 다수 국내외 기업 경영진들 대상 Media Training
    Hill & Knowlton, Crisis Management Training Course 이수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두번째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Training 기법 사사
    네덜란드 위기관리 컨설팅회사 CRG의 Media training/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입력 : 2008년 04월 28일 10:18:40 / 수정 : 2008년 04월 28일 10:19:19

  • High profile에 대하여…

    High profile에 대하여…

    위기관리에 있어서 high profile은 몇가지 유형이 있다. 기본적으로는 현상황(context)를 감안하고, 이에 대한 오디언스들의 감정의 수준등을 유기적으로 분석해서 그 종합적인 수준 이상의 그 무엇을 제시하는 것이 high profile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

    제품 이상시에 행하는 제품 리콜은 당연히 해야 할 행동으로 high profile에 속하지 않는다. 또한 기업의 잘못에 대한 사과 자체로는 high profile이라고 볼 수 없다. 사과 이후에 행해지는 결단성(!) 있는 행동이 바로 high profile의 판단 대상이다.

    보통 high profile 전략의 경우;

    1. 일시적 또는 영원히 사람을 없앤다 (세콤의 이우희 사장 케이스)
    2. 일시적 또는 영원히 제품/브랜드를 없앤다 (타이레놀의 존슨앤존슨 케이스)
    3. 일시적 또는 영원히 사업을 없앤다 (CJ의 급식사업 케이스)

    삼성이 예정된 대로 그간의 논란에 대한 High profile 전략 프로그램을 들고 나왔다. Context적인 측면이나 삼성 사내외의 반응 그리고 우리나라 경제 역사적인 측면에서도 적절한 high profile 활동이다.

    이전 두산그룹 YS의 일선퇴진이나…한화그룹의 일시적인 경영 분리가 아니라…삼성의 이번 행동은 high profile의 교과서로 남길 기원한다.

  • 인정 할 때와 안 할 때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기업&미디어 web@biznmedia.com

    미디어 트레이닝 교재에서는 함부로 자사의 잘못을 인정하지 말라고 한다. 또 어떤 교재는 우선 잘못이 있으면 무조건 인정하고 사과하라고 한다. 이런 주장들 사이에서 실무자인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나?

    우선 결론을 말하면 객관적으로 입증이 가능한 부분은 인정하고 그렇지 않은 부분은 절대 인정하면 안 된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인정을 하건 안 하건 항상 chemistry가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일단 인정을 해버리면 그 다음에는 다시 돌이킬 수가 없다는 것이 문제다. 법적으로 소송들이 예상될 때에는 이러한 인정이 매우 큰 부담이 되곤 한다.

    인정 이전에 책임을 ‘통감’하자. 그리고 인정 할 수 없는 부분은 입증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점을 강하게 강조하자. 무엇이 키 메시지가 되어야 할지 알자. 여기에서 키 메시지는 “사실 입증에 최선을 다할 것”이 되어야 한다. “책임을 통감한다”는 취지의 메시지는 서브 메시지로 남겨야 한다.

    ‘감정적 인정’에 인색하지 말자
    보통 오디언스들이 위기 시 기업을 비판하는 점은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사실을 인정하냐 아니냐’ 하는 사실관계나 법적 책임의 관계 이전에 ‘감정적 인정’을 구하는 것이다. 항상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실패한 기업들의 공통점은 이 ‘감정적인 인정’에 인색하다는 것이다. 또 일단 ‘감정적인 인정’을 실행했다고 해도, 사실관계 확인에 대한 노력을 강조하는 것을 놓친 경우들이다.

    항상 오디언스의 마음으로 역지사지하라고 한다. 기업을 대변하는 홍보담당자라고 하더라도 위기시에는 자유롭게 모드변환을 해보면서 메시징을 해야 한다. 사실관계 여부보다 감정이 우선되는 그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

    나의 사랑하는 딸이 학교에 간식거리로 가져간 과자에서 인체에 치명적일 수도 있는 유리조각이 나왔다고 상상을 해보자. 아버지로서 또는 어머니로서 나의 마음은 어떨까 생각해 보자. 놀람, 두려움, 안도, 분노, 혼란스러움이 믹스가 되기 마련이다. 사랑하는 자식에게 치명적인 부상이 있었을 수도 있었다는 섬뜩함을 함께 ‘공감’해보자.

    이 공감대 안에서 그 소비자들은 어떤 답변을 이 제품을 생산한 회사로부터 듣고 싶을까 생각해보자. “고객님, 이 제품에서 발견된 유리조각은 저희 생산과정에서는 절대 유입될 수 없는 이물질입니다. 그 이물질의 유입경로를 정확하게 밝히기 위해서 저희가 조사를 해 보겠습니다.” 이런 답변이 위안이 될까? 이 화난 소비자가 원하는 것은 유입경로나 이 회사의 생산시설이 최첨단이냐 아니냐가 아니다.

    화난 상대를 위하는 방법은 최대한 그 상대의 심정을 ‘공감’해주는 것이다. 그 공감의 수준을 극대화해서 화난 상대가 느끼는 절망의 수준 이상까지를 함께 해주는 것이다. 감정을 관리해 주고 추후에 이성적 메시지의 전달이 가능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언론 답변엔 감정과 이성 사이 균형을
    “고객님, 얼마나 놀라셨습니까? 자녀분께서 다치신 데는 없으십니까? 저도 두 명의 자녀를 키우고 있는 부모로서 고객님께서 그런 이물질 때문에 얼마나 맘이 상하고 놀라셨는지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고객님, 저희가 최선을 다해서 문제를 해결하겠습니다. 그 이물질이 어디서 어떻게 유입되었는지를 꼭 밝히겠습니다. 그러나 그 이전에 저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님과 고객님 자녀분의 안전입니다. 다시 한번 자녀분이 해당 제품으로 이상이 없는지 확인해보시고, 저희 담당직원도 곧바로 찾아 뵙고 안전조치를 취하도록 하겠습니다. 본의 아니게 이런 불편을 드려서 너무 죄송합니다.” 이런 정도의 공감적인 표현도 지나치진 않다.

    위의 답변이 고객에게 한 답변이라면 언론에게도 비슷하게 말하자. 단, 언론은 감정과 이성에 약간 균형을 주어 답변해야 한다는 점만 감안하자.

    “이번 이물질 유입 사건으로 심려를 끼쳐드린 점 해당 소비자와 국민 여러분들께 우리 회사 임직원 일동은 깊이 사죄 드립니다. 우리 회사에게는 소비자의 안전이 가장 중요한 가치입니다. 따라서 일차적으로 소비자가 안전한지 여부를 확인했고, 현장에 담당인력들을 투입해서 소비자를 위한 안전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해당 이물질의 성분분석과 유입경로에 대한 정확한 규명은 저희 담당인력이 해당 제품을 회수하여 전문가 분석을 통한 후 즉시 발표하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이번 사건으로 인해 심려를 끼쳐드려서 죄송합니다. 최선을 다해 원인을 구명하고 재발을 방지토록 하겠습니다.” 이 정도가 적절하다.

    분명히 이 답변을 들은 기자는 이렇게 물어 볼 것이 틀림 없다. “아 예, 그렇습니까? 근데요. 팀장님 보시기에는 이 유리조각이 어떻게 들어갈 수가 있었다고 보세요?” 여기에서 다시 홍보담당자는 ‘100% sure’와 ‘100% true’의 메시지 간에 혼동을 겪게 된다. 어떤 답변을 해야 할까? 현재 ‘100% true’인 답변이 없다면 ‘확실한 혼입과정이 밝혀지면 그때 바로 알려드리겠습니다”가 정답이다.

    정 용 민

    PR컨설팅그룹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사장
    前 오비맥주 홍보팀장
    前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장
    ICO Global Communication, LG-EDS, JTI Korea, KTF, 제일은행, Agribrand Purina Korea, Cargill, L’Oreal 등 다수 국내외 기업 경영진들 대상 Media Training
    Hill & Knowlton, Crisis Management Training Course 이수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두번째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Training 기법 사사
    네덜란드 위기관리 컨설팅회사 CRG의 Media training/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입력 : 2008년 04월 18일 18:39:40 / 수정 : 2008년 04월 18일 18:41:36

  • 아무도 믿지 말자

    한 기업 내에서 외부와의 공식적인 커뮤니케이션을 매일 매시간 하고 있는 부서는 어딜까? 홍보 부서다. 홍보 부서가 외부로 전달하는 모든 정보는 공식적이면서 정확한 정보다. 그리고 그 정보의 진실성에 대한 책임은 기업 전체가 진다.

    반면 다른 부서들은 어떨까? 마케팅이나 영업부문의 정보는 대부분 외부 공유를 위한 것이기 보다는 내부 공유를 위한 것이다. 더욱 이 정보가 외부공유에 적절하지 않다는 것은 그 정보에 기업 스스로의 주관성이 많이 개입해 있다는 것이다.

    보통 경쟁사보다 전국 시장점유율에서 뒤지는 기업의 마케팅이나 영업부문은 주관적으로 전국 권역별 판매나 브랜드별 판매를 분리해 내부 공유하는 트릭을 쓴다. 나름대로 직원들의 사기를 위한 것이기도 하고, 부분적인 접근 전략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는 오직 내부정보일 뿐 외부에 밝힐 수 있는 정보는 아니다. 큰 그림을 보기 원하는 기자들에게는 객관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생산관리 부문은 어떨까? 이 세상 어느 회사에도 우리 생산 부문의 생산성이 경쟁사보다 떨어진다거나, 품질관리 수준이 열악하다고 홍보팀에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생산부문은 없다. 우리의 품질 관리 수준은 업계 초고 수준이다. 1000만개당 1개 이하로 품질 이상 비율을 관리한다. 절대 품질내부에 이물질이 들어가거나 잘 못된 제품이 출하되지 않도록 우리는 세계 최고의 적외선 inspector를 2중 3중으로 설치해 놓았다… 이런 이야기가 생산관리 부문의 주된 메시지다.

    재무부문에서도 누구 하나 홍보팀에게 다가와 “사실 우리가 진행한 유상감자가 이런 이런 연유다”라는 내용을 솔직하게 알려주진 않는 법이다. 인사부문이나, 총무, 기획 등 모든 담당자들이 홍보담당자들에게 조차 나름대로의 ‘홍보’를 하고 있는 데서 문제가 생긴다.

    위기가 발생 했을 때 홍보담당자는 기업 내부에서 ‘기자’가 되어야 한다. 철저하게 부문에서 전해오는 정보들을 객관성과 진실성을 기준으로 분석해야 한다. 100% sure와 100% true간에 명확한 선을 그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홍보담당자는 거짓말쟁이가 되고, 기업은 부도덕한 악덕 기업이 돼버린다.

    홍보팀을 둘러싼 부문들이 홍보팀을 속이고 있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그들은 단지 내부에서만 공유할 수 있는 디자인 된 정보와 외부로 공유해도 될 떳떳한 정보간의 차이를 모를 뿐이다. 이를 필터링하고, 이해하는 것이 홍보담당자의 임무라는 이야기다.

    문제는 가끔 일부 CEO들께서도 이렇게 객관적이지 않는 내부의 정보를 기자들에게 흘리시는 분들이 계시다는 거다. 홍보담당자들은 이런 경우 참으로 곤혹스럽다. 사장님의 화두를 가지고 달려드는 기자들에게 떳떳하게 줄 수 있는 객관적인 정보가 없기 때문이다. 그냥 내부에서 공유하고 있는 디자인 된 정보를 제공하게 되면 당장 객관적인 정보를 들이미는 경쟁사로부터 반격을 받게 될 것이 뻔하다. 그렇다고 사장님께서 정확한 이야기를 하신 것이 아니라고 발뺌을 하면 사장님은 무엇이 될까?

    항상 각 부문이나 CEO로부터 나오는 정보는 다시 한번 홍보담당자들이 검증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외부로 커뮤니케이션 할 때는 항상 객관적이고 입증이 가능한 정보만을 선별해 전달 할 필요가 있다. 홍보담당자는 그래서 바쁘다. 일단 거짓말쟁이가 되고 나서 그 정보의 소스에게 손가락질을 해 봐도 그 때는 이미 늦은 것을 알기 때문이다.

  • 위기관리의 경제학

    언론을 포함한 일반 국민들은 식품회사나 다른 여타 회사들의 ‘안전 불감증’이나 ‘저급한 품질 관리’ ‘불결한 생산 프로세스’ ‘건강하지 못한 재료 및 함유물’ 등에 대한 자세(attitude)에 대해 비판을 한다.

    이번 새우깡, 참치캔, 빵, 떡복기떡, 소시지…사례에서도 반복적으로 거론 되는 것이 “왜 우리나라 회사들은 소비자들에 대한 기본 예의가 안되있나?”하는 것이다.

    특히 언론에서는 “왜 소비자가 이물질을 발견했다는 신고를 했는데, 바로 리콜을 선언하지 않았느냐?” “지금까지 쉬쉬하고 있었던 것은 문제를 숨기려 했던 것 아니냐?” “왜 참치캔 한 세트를 소비자에게 주었느냐? 입 막음용이냐?” “왜 지렁이를 발견한 소비자가 말을 번복하느냐?”등등 의도를 깔고 많은 질문들을 쏟아내고 있다.

    소비자 단체들에서는 “소비자 안전을 등한시 하는 기업은 불매운동을 해서라도 버릇을 고쳐야 한다”고 한다.

    위기관리 전문가들이나 홍보 임원분들은 ‘이번 사례가 큰 깨달음의 기회가 되어서 어서 우리 회사들도 위기관리 시스템을 확충하고, 그와 함께 더더욱 품질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 좋다.

    단, 이런 논의는 우리 기업들이 ‘훌륭한 위기관리’의 선제조건인 ‘훌륭한 경영 철학’이 전제되었다는 가정하에서 실현성이 있는 비판이며 논의다.

    기업의 진화 프로세스에 있어 우리 기업들은 아직 ‘기업이 존재하는 이유는 이윤창출’이라는 수십년전 기업관에서 그리 멀리 성장해 있지 않다. ‘사회 시민으로서 당연히 맡겨진 책임을 성실히 이행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이윤은 창출되며, 그 이윤은 훌륭한 사회 시민으로서 지속적인 활동을 해 나감에 따라 더더욱 극대화 된다”는 철학이 아직 뿌리깊게 공유되지 않아 있는게 현실이다.

    어떻게 보면 ‘정말 나이브한 생각이군…’할수도 있겠다. 나 스스로도 인하우스 시절 이런 철학적인 벽으로 기업의 한계를 피부로 느꼈었다. (사실, 이 부분은 한국 기업과 외국 기업간의 차이가 그리 많다고 볼수도 없다. 외국 기업이라고 다 훌륭한 철학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훌륭한 철학과 함께 그들에게는 ‘한국시장’을 바라보는 시각이 또 부가적으로 큰 영향을 미친다)

    우리 제품 ‘전복죽’에서 개구리 뒷다리가 나왔다고 치자. 화난 소비자의 마음을 가라 앉히고, 12종 죽세트를 선물하니 소비자가 ‘다음부터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하면서 없던 일로 처리해 준다. 조금 떠드는(?) 소비자에게는 한 50만원을 건네준다. 그래도 못 참겠다고 하는 소비자가 있으면 ‘얼마를 원하느냐?’해서 적절하게 무마 한다.

    자신의 신체가 이 제품으로 위해를 당했다고 주장하고 제조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벌이겠다는 적극적인 소비자도 있다. 이럴때 회사는 머리를 굴린다. (철학을 일깨우는 대신) ‘우리 회사가 사용 중인 로펌에 소송 대응을 맡기면 얼마나 들까?’ 따라서 그렇게 크게 일을 법정으로 까지 끌고 가기 싫으면 로펌의 소송 준비 서류 개발 비용 만큼의 돈을 그냥 소비자에게 합의금조로 줘버리면 위기관리는 어느정도 오케이다. (나름 신속하고, 비용효율적인 대응이겠다…)

    이렇게 대증적인 활동을 가지고 위기관리를 잘했다 못했다 거론 하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근본적인 원인 해결과 재발 방지에 대한 실제 활동이 없는 것이 당연하다. 왜냐하면 이런 대증적 치료가 근본적인 체질 개선 보다 ‘경제적’이기 때문이다.

    훌륭한 철학이 없는 기업에게 가장 큰 자극은 지금까지 실행했던 ‘대증적 위기관리의 경제성’을 박탈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자 디지털 타임즈에 안병한 법무법인 장백 변호사가 올린 기고문에 동감한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성

    대증적 위기관리의 경제성을 박탈하기 위한 소비자 집단 소송제도의 도입은 ‘훌륭한 철학이 존재 하지 않는 기업’들에게는 전혀 다른 위기관리 패러다임을 강요하게 될 것이다. 제대로 된 훌륭한 위기관리는 그 다음부터다.

  • 진짜 이유가 뭘까?

    진짜 이유가 뭘까?

    국내 최대의 식품회사 N사가 3주가 넘도록 밝히지 못한 이물질의 성분을 우리나라의 식약청은 사진만보고 몇일만에 성분을 알아(?)냈다.

    국내 최대의 어류통조림 회사인 D사가 2주가 넘도록 밝히지 못한 이물질의 유입 경로를 우리나라의 식약청은 10시간만에 알아냈다. 그 10시간 중에서도 실제 실험은 10분 가량이었다.

    우리나라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경찰이 4일간씩이나 밝혀 내지 못하던 아동 성추행범의 위치를 대통령의 항의 방문 한번이 단 6시간만에 밝혀냈다.

    궁금증:

    1. 기업이나 경찰이 일을 잘 못하는 것일까?
    2. 아니면 식약청이나 대통령이 일을 무지무지 잘하는 것일까?
    3. 그것도 아니라면 다들 자기일들을 대충 대충하는 것일까?

    뭘까.

  • 위기의 심리학 2

    위기의 심리학 2

    오늘자 한겨레에 전상일 한국환경건강연구소 소장께서 쓰신 칼럼에 매우 공감이 간다. 새우깡의 이물질, 참치캔의 칼날 사건과 치즈에서의 다이옥신 사건은 거의 동시에 일어 났는데 공중들의 관심은 ‘이물질’에만 머무른다는 것이다.

    이성적으로 생각해 보면 우리 몸에 더 나쁜 영향을 주는 것은 식품속에 포함된 ‘유해성분’이다. 식품 바깥에 걷도는 이물질은 혐오스럽다 해도 그 위해가 한정적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물질에 더 집착한다. 눈에 보이는 것이 눈에 보이지 않는 것 보다 더 심각해 보이는 법이다. 매우 흥미로운 심리다. 그냥 지나쳐 갈 뻔한 insight다.

    그러면 이 사건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 관심을 끌수 있을까?

  • 무조건 사과가 능사는 아니다

    일단 사과(apology)하고 보자? 너무 형식적이다. 이미 소비자들은 잘 못을 인정한 기업들의 수 많은 사과(apology)들을 봐왔다. 리콜(recall)? 언제부터인가 사과의 가장 큰 표현이 되었다. 사실 위기 시 이 리콜(recall)은 어차피 논란이 되어 소비자들이 외면해 팔리지 않을 물건들을 수거하는 셈이다. 따라서 리콜(recall)은 사과(apology)의 표현이나 위기관리의 high profile전략이 근본적으로 아니다.

    사과(apology)는 키 메시지도 아니다. 중요한 키 메시지는 ‘어떻게 현재의 부정적인 이슈를 해결할 것이고, 앞으로 어떻게 재발을 방지할 것이냐’다. 따라서 이것이 셋팅 되어 전달되지 않으면 사과(apology)는 별 소용이 없다. 원인파악도 못하고 사과만 하는 것도 소비자에겐 진심으로 들리지 않는다. 공감은 최대한 표시하되, 성의나 근거 없는 사과는 삼가 하는 것이 좋다.

    이는 연인끼리 서로 싸울 때도 해당이 된다. 남자가 어떤 잘못을 했다 치자. “내가 잘못했어. 미안해”하는 말은 그냥 이 상황을 덮고 마음을 풀어달라는 표현일 뿐일 때가 많다. 대신 ‘내가 이런 저런 일들을 잘 못했다. 그래서 미안하게 생각해. 다시는 이런 일들이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할게”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수용될 가능성이 많다. 무조건 미안하다는 말이 상대의 마음을 열게 한다는 것은 분명 오해다.

    그렇다고 사과를 하지 않고 버티는 것은 어떨까? 아직 사실이 확인되지도 않았는데 왜 우리가 먼저 사과를 하고 들어가야 하는가?하는 것이 보통 사내 법무팀의 의견일 때가 많다. 사건이 오픈 되었고, 언론에서 떠들기 시작했다. 각종 검색 포털 사이트에서는 우리 회사명과 제품명들이 검색어 순위 상위권에 오르락 내리락 한다. 매 분 마다 온라인 뉴스 포털에는 이 사건에 대한 기사들이 연이어 업로드 되고 있다.

    이런 긴급한 상황에서 ‘사실이 규명될 때까지 외부와 아무런 공식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하지 말라’는 지시는 마치 태평양 한가운데 빠진 사람이 구조선이 올 때까지 구명정은 잡지 않겠다 하는 것과 비슷한 꼴이다. 소비자 및 오디언스의 시각에서 ‘공감’을 표시하는 것은 사실을 인정하는 것과는 분명 다르다. 일단 가장 먼저 그들과 공감하자고 했다. 공감한 바를 커뮤니케이션 하라고 했다.

    사실규명은 사실규명대로 하겠다고 하자고 했다. 대신 사실 규명 때문에 공감을 표시하는 것을 머뭇거리지 말자는 거다. 책임소재는 사실규명 이후다. 일단은 공감을 해주고, 아픔이나 상처를 함께 해주자. 거만, 안하무인, 막가파, 배째라, 무시일관, 아랑곳…이런 평가를 초반에 받지 말자는 거다. 일단 초기에 이렇게 평가 되 버리면 돌이키기가 너무 힘들다. 사실을 규명해보니 우리의 책임이 아니었다고 해도 남는 것은 하나도 없다.

    사실이 완전히 밝혀져서 우리회사의 책임이 크다고 최종 판정이 나면, 깨끗하게 사과하자. 이길 밖에 없다. 변명이나 다른 측에의 핑거 포인팅(finger pointing)은 절대 금물이다. 이때도 사과 메시지만을 키 메시지로 만들지는 말라고 했다. 재발방지 및 보상대책을 키 메시지로 하자.

    일단 모든 위기는 발발함과 동시에 high profile로 가는 성격이 있다. 이러한 위기도 관리하는 방식은 high profile이 원칙이다. 몇몇 특수한 상황을 빼고는 위기는 high profile로 관리하자. 사실 우리가 잘 못해서 뼈를 깎는 아픔이어도, high profile로 커뮤니케이션 하자.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서 혼심을 기울일 것이라는 긍정적인 해결책과 마음가짐을 크게 커뮤니케이션하자.

    리콜만 해 놓고 ‘우리는 우리 할 일을 다 했다’고는 하지 말자. 제발.

  • 인정 할 때와 안 할 때

    미디어 트레이닝 교재에서는 함부로 자사의 잘못을 인정하지 말라고 한다. 또 어떤 교재는 우선 인정하고 사과하라고 한다. 이런 주장들 사이에서 실무자인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나?

    우선 결론을 말하면 객관적으로 입증이 가능한 부분은 인정하고 그렇지 않은 부분은 인정하면 안 된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인정을 하건 안 하건 항상 chemistry가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일단 인정을 해버리면 그 다음에는 다시 돌이킬 수가 없다는 것이 문제다. 법적으로 소송들이 예상될 때에는 이러한 인정이 매우 큰 부담이 되곤 한다.

    인정 이전에 책임을 ‘통감’하자. 그리고 인정 할 수 없는 부분은 입증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점을 강하게 강조하자. 무엇이 키 메시지가 되어야 할지 알자. 여기에서 키 메시지는 “사실 입증에 최선을 다할 것”이 되어야 한다. “책임을 통감한다”는 취지의 메시지는 서브 메시지로 남겨야 한다.

    보통 오디언스들이 위기 시 기업을 비판하는 점은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사실을 인정하냐 아니냐’ 하는 사실관계나 법적 책임의 관계 이전에 ‘감정적 인정’을 구하는 것이다. 항상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실패한 기업들의 공통점은 이 ‘감정적인 인정’에 인색하다는 것이다. 또 일단 ‘감정적인 인정’을 실행했다고 해도, 사실관계 확인에 대한 노력을 강조하는 것을 놓친 경우들이다.

    항상 오디언스의 마음으로 역지사지하라고 한다. 기업을 대변하는 홍보담당자라고 하더라도 위기시에는 자유롭게 모드변환을 해보면서, 메시징을 해야 한다. 사실관계 여부보다 감정이 우선되는 그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

    나의 사랑하는 딸이 학교에 간식거리로 가져간 통조림에서 인체에 치명적일 수도 있는 유리조각이 나왔다고 상상을 해보자. 아버지로서 또는 어머니로서 나의 마음은 어떨까 생각해 보자. 놀람, 두려움, 안도, 분노, 혼란스러움이 믹스가 되기 마련이다. 사랑하는 자식에게 치명적인 부상이 있었을 수도 있었다는 섬뜩함을 함께 공감해보자.

    이 공감대 안에서 어떤 답변을 이 제품을 생산한 회사로부터 듣고 싶을까 생각해보자. “고객님, 이 제품에서 발견된 유리조각은 저희 생산과정에서는 절대 유입될 수 없는 이물질입니다. 그 이물질의 유입경로를 정확하게 밝히기 위해서 저희가 조사를 해 보겠습니다.” 이런 답변이 위안이 될까? 이 화난 소비자가 원하는 것은 유입경로나 이 회사의 생산시설이 최첨단이냐 아니냐가 아니다.

    화난 상대를 위하는 방법은 최대한 그 상대의 심정을 공감해주는 것이다. 그 공감의 수준을 극대화해서 화난 상대가 느끼는 절망의 수준 이상까지를 함께 해주는 것이다. 감정을 관리해 주어 추후에 이성적인 메시징의 전달이 가능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고객님, 얼마나 놀라셨습니까? 자녀분께서 다치신 데는 없으십니까? 저도 두 명의 자녀를 키우고 있는 부모로서 고객님께서 그런 이물질 때문에 얼마나 맘이 상하고 놀라셨는지 이해가 조금은 됩니다. 고객님, 저희가 최선을 다해서 문제를 해결하겠습니다. 그 이물질이 어디서 어떻게 유입되었는지를 꼭 밝히겠습니다. 그러나 그 이전에 저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님과 고객님 자녀분의 안전입니다. 다시 한번 자녀분이 해당 제품으로 이상이 없으신지 확인해보시고, 저희 담당직원도 곧바로 찾아 뵙고 안전조치를 취하도록 하겠습니다. 본의 아니게 이런 불편을 드려서 너무 죄송합니다.” 이런 정도의 공감적인 표현도 지나치진 않다.

    위의 답변이 고객에게 한 답변이라면 언론에게도 비슷하게 말하자. 단, 언론은 감정과 이성에 약간 균형을 주어 답변해야 한다는 점만 감안하자.

    “이번 이물질 유입 사건으로 심려를 끼쳐드린 점 해당 소비자와 국민 여러분들께 우리 회사 임직원 일동은 깊이 사죄 드립니다. 우리 회사에게는 소비자의 안전이 가장 중요한 가치입니다. 따라서 일차적으로 소비자가 안전한지 여부를 확인했고, 현장에 담당인력들을 투입해서 소비자를 위한 안전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해당 이물질의 성분분석과 유입경로에 대한 정확한 규명은 저희 담당인력이 해당 제품을 회수하여 전문가 분석을 통한 후 즉시 발표하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이번 사건으로 인해 심려를 끼쳐드려서 죄송합니다. 최선을 다해 원인을 구명하도록 하겠습니다.” 이 정도가 적절하다.

    분명히 이 답변을 들은 기자는 이렇게 물어 볼 것이 틀림 없다. “아 예, 그렇습니까? 근데요. 팀장님 보시기에는 이 유리조각이 어떻게 들어갈 수가 있었다고 보세요?” 여기에서 다시 홍보담당자는 ‘100% sure’와 ‘100% true’의 메시지 간에 혼동을 겪게 된다. 어떤 답변을 해야 할까? 현재 ‘100% true’인 답변이 없다면 ‘확실한 이유가 밝혀지면 바로 알려드리겠습니다”가 정답이다.